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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 多문화가 경쟁력이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 多문화가 경쟁력이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 저녁 어스름, 네온사인에 하나둘 불이 켜지자 역앞의 거리에는 외국인들이 모여들어 강남의 중심가 못지않게 활기찼다. 대부분 인근 반월·시화공단에서 고단한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행렬은 500여m 떨어진 원곡본동 사무소까지 이어졌다. 왕중왕관점(王中王串店), 산동제일가(山東第一家) 등의 한자식 간판은 중국이나 동남아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100여곳의 외국 음식점이 영업 중이며 200여곳의 외국 상점이 밀집해 있다. 각국 음식의 백화점인 셈이다. ●3명 중 2명은 외국인 ‘국경없는 마을’로 불리는 이곳만큼은 한국인이 외국인이다. 안산시에 등록된 외국인은 지난 4월말 현재 59개국 3만 2940명이며 원곡동에 밀집해 있다.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6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원곡동에는 내국인이 2만 250명에 불과해 전체 주민의 60%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가운데 조선족 등 중국계가 67%를 차지한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등이 뒤를 잇는다. 원곡동이 국내 최대의 외국인 밀집지역이 된 것은 산업연수생제도가 도입된 1993년부터. 반월·시화공단과 가깝고 집값이 싼 이곳에 이들이 하나둘씩 정착하면서 밀집촌이 형성됐다. 초기에는 내·외국인간 갈등도 적지 않았으나 이제 공존하는 법을 배워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와 주민들의 판단이다. 안산시외국인주민센터가 최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외국인이 거주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56%가 “없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44%의 주민이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말해 이질감은 남아있다. 지난해 초 이곳에서 중국인에 의한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원곡동은 다문화가 공존하는 곳 그렇지만 많은 주민은 이방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다. 외국인들이 살면서 쓰는 돈이 지역경제를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원곡동에 사는 성인 외국인 3만여명이 1명당 월 30만원을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했을 때 매월 100억원가량의 돈이 지역에 풀린다.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이영자(47·여)씨는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주 고객이다. 일요일에는 전국 각지의 외국인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매상이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원곡본동 임승원 동장도 “과거에는 주민들이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을 꺼리는 경향이 없지 않았으나 외국인들이 지역경제를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면서 같은 주민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 공존하는 원곡동에는 이곳만의 풍경이 존재한다. 식재료 등 물가가 전국에서 가장 싼 동네로 알려졌다. 상인들이 수입의 70∼80%를 고국에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형편을 고려해 가급적 비싼 물건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시금치 한 묶음 1500원, 무 1개 1000원, 파 한묶음 1000원, 쇠고기와 생 삼겹살, 돼지갈비는 1근에 4000원씩 판매한다. 다른 지역보다 40∼50% 싼 가격이라고 상인들은 말했다. 이곳에 은행이 4개나 있는 것도 특이하다. 고국에 송금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토·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노래방 업소 기계에는 7개 나라의 노래가 입력돼 있는 것도 이곳만의 풍속이다. 이들도 한국인처럼 2차 후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물가 가장 싼 휴대전화 천국 PC방도 이들의 해방구이다. 시간당 500∼1000원을 받는 PC방에는 주말과 휴일, 외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렇다고 게임을 목적으로 찾는 것은 아니다. 게임은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는 절차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이곳에서 고국의 가족과 친구들을 화상 채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만난다.PC방 업주 김모(56)씨는 “가게 단골은 인도네시아인이다. 휴일에는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사랑방처럼 모여 향수를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W미용실 주인 최소정(35·여)씨는 “머리를 깎을 때 국가 성향이 고스란히 나온다.”고 전했다. 태국 출신 사람들은 대충 손질해도 무난히 넘어가지만 무슬림 국가 사람들은 자기 맘에 쏙 들지 않으면 심하게 화를 내는 등 까다롭다. 원곡동은 또 휴대전화 천국이다. 한집 건너 하나씩 휴대전화 가게가 있다. 원곡동 주변에만 100여곳에 휴대전화 판매점이 성업 중이다.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점원은 “외국인들은 첫 월급을 타면 맨 먼저 하는 게 휴대전화 사는 것”이라며 “구직 등 새로운 정보를 얻고 친구와 연락하기 위해선 휴대전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매년 4월 이곳에서 열리는 ‘국경없는 마을배 안산월드컵’ 축구대회도 볼만하다. 올해는 12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로 구성된 팀들이 참여,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줬다. ●집값 상승·구직난에 시름 원곡동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조선족 동포에 대한 비자 발급이 완화된 이후 이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구직난과 집값 상승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M부동산 이모(67)씨는 “외국인들이 세들어 사는 원룸은 월세가 올해 초만 해도 20만∼25만원이었는데 최근 30만원선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방글라데시인은 “두달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놀고 있는데 방세 낼 돈이 없고 물가도 올라 친구집에 얹혀 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안산시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원곡동 거주 외국인들이 인근 선부동으로 집을 옮기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선부동이 깨끗하고 주거 환경이 좋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외국인들이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원곡동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산시에는 결혼 이민자 수가 3353명(4월말 현재)에 이른다. 이들은 1018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424명은 안산시내 학교에 다니고 있다. 토착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주민통역지원센터 서민우(34) 상담팀장은 “이제 우리 사회는 다문화공동체로 가고 있고 외국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권과 자유를 가진 우리 사회의 일부”라고 단정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특허청, 국제특허 조사료 인상 추진

    특허청이 국제특허출원 국제조사료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특허 국제조사는 국제특허출원을 하면서 선행기술 존재 여부 및 특허 가능성을 확인하는 업무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허청은 조사료 인상을 추진 중이다. 외국기업 등의 국제조사 의뢰는 2005년 17건에 불과했으나 2006년 735건, 지난해 2853건, 올해는 1만 5000여건으로 추산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특허청의 빠른 심사처리기간과 특허심사인력 강화, 특허정보 DB 등 심사품질 향상에 기인한 것. 아시아문헌 정보 접근성이 높고, 무엇보다 국제조사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건당 조사료는 22만 5000원으로 미국(1800달러)의 8분의1 수준이다. 더욱이 미국은 10월부터 조사료를 2225달러로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이 조사료 인상에 나선 것은 조사의뢰 증가에 따른 심사관 부담 가중도 한몫했다. 국제조사는 심사관들이 병행하는데 건당 조사기간이 3∼6개월이나 된다. 더욱이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인상 폭이 고민거리다. 특허청은 건당 80만원 정도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 경우 내국인들의 부담이 걸림돌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2006년 미국 특허청과 업무협약체결 후 조사 의뢰가 급증했다.”면서 “조사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라울 ‘실용적 공산주의’ 공식선언

    “공산주의는 평등주의가 아니다.” 라울 카스트로(77)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실용적 공산주의’를 공식선언했다. 과도한 국가보조금 제도를 없애고,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생존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쟁 체제 도입과 이에 따른 임금 차등지급 등 자본주의적 요소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친형 피델 카스트로(82)가 수십년 간 추진해온 ‘평등사회’건설 노선과 단절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라울 의장은 11일(현지시간) 하바나에서 열린 국가평의회 연설에서 “사회주의는 정의와 평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평등은 권리와 기회의 평등이지 소득의 평등은 아니다.”면서 “평등(equality)과 평등주의(equalitarian)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월 라울이 피델 카스트로의 후계자로 선출된 이후 처음 열린 국가평의회로, 라울의 연설은 국영TV를 통해 녹화중계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라울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조용하지만 강력한 개혁 정책을 추진해 왔다. 내국인에게 금지됐던 휴대전화와 컴퓨터,DVD플레이어 등의 전자기기 구매를 허용했고, 주택과 자동차도 본인 이름으로 직접 사고 팔 수 있게 했다.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던 렌터카나 고급 호텔도 쿠바인들에게 개방됐다. 가장 큰 변화는 쿠바 사회주의 경제의 근간을 이뤄온 동일 임금 체계의 개혁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국영기업 근로자들이 성과에 따라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임금 상한선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지난 6월 임금 차등 지급 제도 시행을 발표했다. 피델 카스트로 체제 아래서 정부는 쿠바 경제의 90%를 통제해 왔으며, 모든 근로자들은 월 평균 408페소(19.5달러)의 동일 임금을 받았다. 라울 의장은 그러나 “우리 모두가 더 빠르게 진행되길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속도 조절 가능성을 제기했다. 라울 의장은 개혁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선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취한 조치에 대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미국 관리들이 불충분하다거나 가식적이라고 폄하했다.”면서 “우리는 결코 압력이나 협박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임을 재차 밝힌다.”고 말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Metro & Local] 글로벌빌리지센터 추가 개관

    서울시는 14일 용산구 이촌동과 한남동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빌리지센터’ 2곳을 추가 개관한다고 13일 밝혔다. 외국인 1만 3000여명이 거주하는 용산구에 ‘이촌 글로벌빌리지센터‘와 ’이태원·한남 글로벌빌리지센터‘가 문을 연다. 이로써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글로벌빌리지센터는 연남, 역삼, 서래마을을 합쳐 모두 5곳으로 늘었다. 글로벌빌리지센터는 ▲행정민원서류 발급 ▲생활정보 제공 ▲한국어 교실 ▲내국인 대상 외국어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내국인·외국인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한다. 이촌 빌리지센터장은 일본인 이시하라 유키코(30·여)가, 이태원·한남 빌리지센터장은 캐나다인 폴 핫세(31)가 맡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고향처럼 느낄 수 있도록 편안하게, 권역별 특성에 맞춰 각 센터를 특화하겠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촛불로 관광객수 감소’ 논란

    ‘촛불로 관광객수 감소’ 논란

    촛불집회가 ‘외국인 여행객의 감소를 불러일으켰다.´,‘아니다.´ 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초는 정부 대변인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공했다.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촛불집회 때문에 한국에 오는 외국인 여행자 수가 줄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대부분은 촛불집회가 여행 시장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국내외 여행객 수의 증감에 가장 민감한 여행사와 호텔 등 숙박업소 관계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업계 “영향 거의 없다” 한 목소리 서울 시내 A호텔 관계자는 “촛불집회가 시작된 5월부터 현재까지 호텔 투숙률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6월엔 (비즈니스맨보다) 순수 여행객이 늘면서 투숙률도 다소 높아졌기 때문에 촛불집회가 호텔업계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B여행사 관계자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의 경우 5,6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라고 전제한 뒤 “고유가로 인한 항공료 인상 등 여행비용 상승 때문에 여행객이 줄어드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H투어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촛불집회 때문에 관광객이 줄었다고 하는데 외국에서는 한국에서 촛불집회를 하는지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다.”면서 “오히려 한국에 와서 뜻밖의 대규모 촛불집회를 보고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는 관광객도 많았다.”고 말했다. 통계자료 역시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작성한 ‘2008년 5월 방한 외래객, 내국인 출국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은 57만 224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8.7% 늘었다. 공사는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환율마저 회복한 일본 관광객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데다, 동남아와 유럽·미주 쪽에서의 입국이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5~6월 비수기에다 고유가 여파 커 내국인 해외여행자는 109만 9977명으로 전년에 비해 0.7% 하락했다. 올들어 두 번째 마이너스 증가세다. 공사 관계자는 “아웃바운드(국내 여행객의 해외여행)의 경우 5월은 휴무일은 많은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유류할증료 인상 및 국내 경기침체, 원화 약세 등으로 인해 출국자 수가 줄었다.”며 “이 또한 촛불집회를 원인으로 보기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6월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배포한 ‘2008년 상반기 관광 출입국 및 수지 분석과 전망’ 자료를 보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52만명으로 지난 해에 비해 0.45% 감소했다. 그러나 이 역시 촛불집회보다는 고유가 등 때문이란 것이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손원천 이경주기자 angler@seoul.co.kr
  •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찬반 ‘팽팽’

    여행객 편의를 위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내 면세점 설치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달 19일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이 공항으로 입국하는 내·외국인들이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한 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서다. 이는 16·17대 국회에서도 의원입법으로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했다.21개국이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도 논란에 한몫 하고 있다. 찬성자들은 여행객의 편의를 높이고, 외화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입국장 내 면세점이 없어 출국시 또는 외국공항 출국장에서 면세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항공기 내 면세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종류와 수량이 한정돼 구매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공항 설계 당시에는 출국장 1층에 396㎡ 규모의 입국장 면세점이 반영됐었다.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매출 규모는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제주도 내국인 면세점(600만명,1950억원) 실적을 고려한 수치다.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액체류 반입 등에 따른 이용불편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거세다. 우선 입국장 면세점은 관세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 면세품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사용한다는 전제다. 외국인 유치나 외화 소득 증가라는 목적도 내포돼 있다. 입국 현실은 다르다. 올들어 5월 말 현재 우리나라 입국자수는 746만여명. 그중 내국인이 520만여명으로 80%를 차지한다. 입국장 면세점이 내국인의 국내 소비를 위한 구입처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소비 조장, 형평성 논란도 피하기 힘들다. 세관에서는 감시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보안문제가 뒤따른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관련 업체간 입장차도 분명하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시 기내 면세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기내 면세 판매액은 2억 9341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연간 150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면세점 운영업체는 출국장 수입 감소로 신규 수익 창출은 크지 않지만, 놓칠 수 없는 사업으로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한국문학 부실 번역 없앤다”

    “한국문학 부실 번역 없앤다”

    “올해부터 10년간 최소한 100명 이상의 원어민 번역가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윤지관(54) 원장은 10일 오는 9월1일 시작되는 번역아카데미 정규 과정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윤 원장은 “원어민 번역가를 양성하지 않으면 현재의 부실번역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면서 “10년간 원어민 번역가를 집중 육성하기만 하면 한국문학의 해외진출 길은 분명히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한국문학을 외국어로 소개하는 번역가는 600여명. 이 가운데 원어민은 영어권을 포함해도 채 70명이 되지 않는다. 중남미 공용어인 스페인어 번역가는 겨우 한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번역원은 특별예산을 배정받아 이번에 처음으로 개설되는 1년 코스의 번역아카데미 정규 과정 정원 30명 가운데 10명을 반드시 원어민으로 채우기로 했다. 윤 원장은 “예산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줄어 아쉽기는 하지만 아카데미를 내실화해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번역원은 또 번역가 양성과 함께 해외 유수 출판사와의 접촉도 상설화했다. 최근 뉴욕의 한 출판에이전트와 계약을 맺고 그에게 랜덤하우스, 펭귄북스, 노턴 등 유명 출판사측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겼다. 윤 원장은 “한국문학 번역사업은 이제 ‘양’에서 ‘질’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내국인 번역가와 원어민 번역가의 협동번역을 장려하고, 전문 에디터 시스템을 갖춰 부실 번역의 싹을 원천봉쇄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자국 문학의 자발적인 해외번역이 활발한 일본도 최근 1970년대 이후 중단했던 정부지원을 재개했고, 중국도 고전 1000권의 해외번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문학작품 번역사업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오디세이 서울] (2) 소공로(상)

    [오디세이 서울] (2) 소공로(상)

    소공로는 일찍이 장안의 댄디(멋쟁이)들이 출몰하던 첨단의 거리였다. 총독부와 경성부청에 근무하는 일본인 관료들의 통근로였고, 중산모와 회중시계로 멋을 낸 모던보이들이 소파에 몸을 묻고 제임스 조이스와 예세닌을 논하던 식민지 살롱문화의 본산이었다. 소설가 박태원이 하루에 세번씩이나 드나들며 가배(커피)를 홀짝이던 다방도, 시인 박인환이 일본 패션잡지를 찢어들고 찾아가 홈스펀 양복을 맞춰입던 테일러 숍도 이곳에 있었다. 소공로가 댄디의 주무대로 자리잡은 것은 이곳이 조선은행으로 상징되는 경제권력과 총독부·경성부라는 식민통치의 심장부를 연결하는 직통 루트였다는 데서 연유한다. 1922년 일본 양복점 재벌이 정자옥(현 미도파백화점)을 설립한 뒤 이 일대는 남성 패션의 중심거리로 부상한다. 뒤이어 상공회의소와 기독청년회, 빅터 레코드사 등이 들어서고 철도호텔(현 조선호텔) 지척에 반도호텔이 건립되면서 ‘모데로노로지오’(考現學·현대를 탐구하는 학문)의 현장학습장으로, 첨단과 유행에 목마른 모던보이들을 불러모으게 된 것이다. 댄디의 시대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쳐 1970년대까지도 이어졌다. 물론 문인과 지식인들이 모여 앉아 문단사와 시국담을 나누던 맹아적 살롱문화의 거점은 명동으로 옮겨간 뒤였다. 궁핍한 예술가와 ‘먹물’들의 빈 자리는 재력있는 멋쟁이들이 채웠다. 이 시기 소공로는 맞춤양복의 메카였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양복점 한구석을 빌려 의상실을 개업한 것이 1962년이었다. 소공로와 명동 일대에만 내국인과 일본 관광객을 상대하는 크고 작은 양복점이 300여개나 됐다. 소공동 양복가로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1920년대 필동에 살며 소공로로 출퇴근하던 총독부 관리들을 상대로 일본인들이 점포를 내면서 시작됐다는 설이 우세하지만, 볼셰비키 정부의 박해를 피해 이주한 터키인들의 테일러 숍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기원이야 어찌됐든 소공동 상권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이 거리의 주인공은 당대 최고의 전문직으로 꼽히던 은행원과 고급 공무원, 그리고 소수의 선택받은 예술가들이었다. 이들은 세련된 라이프스타일과 고급스러운 몸치장으로 곤핍에 찌든 대중들과 스스로를 구별했고, 취향의 심미화를 통해 범속한 졸부들이 넘볼 수 없는 ‘그들만의 궁정’을 구축하려 했다. 천박한 세태에 대한 반감을 자의식적 저항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까닭에 이들의 ‘구별짓기’는 세기말 유럽을 풍미했던 댄디즘의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다만 ‘일상의 미학화’를 무기로 교양·예술과는 담을 쌓은 졸부집단을 향해 지독한 멸시와 혐오를 공공연히 표출함으로써, 문화와 취향의 영역마저 식민화하려던 경제권력의 공세에 저항한 공로만은 인정받을 만하다. 오로지 돈과 사익을 위해 들쥐처럼 내달리는, 이 만개한 속물의 전성시대에 소공로의 몰락과 댄디의 죽음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 사진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휴양관광지 적격 가덕도 개발 추진

    휴양관광지 적격 가덕도 개발 추진

    허남식 부산시장은 7일 “강서구 가덕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세계적인 휴양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덕도는 기존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가까이 있는 데다 섬이란 지리적 특수성도 있어 관광휴양지로서 매우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부산시가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가덕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외국자본 등 민자를 유치해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가능하면 가덕도에 내국인 카지노도 유치할 방침이다. 허 시장은 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하고, 홍콩과 같은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한 여러 여건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원도심과 서부산권 등 낙후된 지역의 균형 발전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그는 이를 위해 뉴타운 사업을 추진해 원도심을 재생시키고 필요할 경우 시가 공공기반 시설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부산경제 중흥과 관련한 분야별 시책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와 민간투자 활성화 시책, 부산경제진흥원의 원스톱 서비스 등의 다양한 시책을 통해 기업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약속이다. 저소득층 주민의 자활 지원과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도 지난 5월 문을 연 ‘광역자활센터’를 활성화하고 미분양 주택문제도 시정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풀어 가기로 했다. 허 시장은 “부산경제 중흥과 도시 재창조, 민생 안정 등은 시민 모두가 동참할때 가능하다.”며 “부산이 동북아 해양물류 허브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베이징올림픽 D-30] 中 준비 ‘착착’… 특수는 실종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베이징올림픽이 오는 9일로 D-30일을 맞는 가운데 중국이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막바지 점검에 돌입했다. 올초 ‘티베트 사태’로 개막식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마음을 졸인 중국은, 막상 사상 최대 규모인 80여개국 수뇌급 인사들이 참석 의사를 최종 확인함에 따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베이징의 서우두(首都)국제공항이 8일 올림픽 선수단과 패밀리를 위한 올림픽 전용통로를 여는 등 손님맞이 채비도 본격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은 ‘안전 올림픽’에 중점을 두면서 각종 규제를 과도하게 강화해 오면서 정작 베이징은 올림픽 분위기가 가열되지 않고 있다. 우선 외국인 출입국 조건 및 내국인 베이징 진입 관리 강화 등으로 숙박·요식·관광업계 등이 한파에 울상을 짓고 있다. ●본격 손님 맞이 둥즈이(董志毅) 베이징 서우두공항 총경리는 “세계 각국 올림픽위원회 임원·선수단과 취재진 등 올림픽 전용 통로를 이용하는 6만여명의 올림픽 가족들이 10분 안에 탑승 수속을 마치게 하고 15분 안에 출국심사와 보안점검을 마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특별 대우’를 약속했다. 국내선 탑승 수속에도 10분내 탑승을 장담했다. 베이징은 창안제(長安街)와 공항 고속도로,2∼5환(環)등 베이징 시내 주요 도로들에 오륜 마크를 새겨넣고 오는 20일부터 올림픽 전용 도로제를 실시한다. 올림픽 전용 도로는 총 285.7㎞이며, 올림픽 전용 도로제가 실시되는 20일부터 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는 오는 9월20일까지 베이징 시내 329만대의 차량들에 대해 홀짝 운행을 실시한다. 베이징시는 특공대·경찰·무장경찰 10만명에 달하는 대터러 병력이 최근 경기장 주변과 베이징 도심 등에서 ‘창청(長城) 5호’로 명명된 대규모 합동 대테러 훈련을 마무리한 뒤 비상 대기 중이다. ●“올림픽 특수(特殊) 불경기” 업계에서는 “특수는 고사하고 불경기가 닥쳤다.”고 볼멘소리다. 호텔업계는 지난 연말 이미 평소보다 10배나 뛰었던 가격을 하향 조정하면서 예약률을 채우기 위한 판촉전에 나섰다. 화물차량의 베이징 진입이 대폭 제한되면서 이사짐마저 나르기 어려운 형편에 처했다. 유통업계는 사실상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한 관계자는 “전자제품, 건자재, 화학 물품 등 거의 모든 유통상가들이 일시 휴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심지어 안정적인 통신망 운용을 위해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신규고객 모집도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 각종 공연을 비롯해 일정 규모 이상의 대중 집회는 정부주관 행사가 아닌 한 일절 허가가 내려지지 않고 있어서다. 베이징에 장기 거주했던 한국인뿐 아니라 미국인들까지 비자 연장을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는 형편이다. jj@seoul.co.kr
  • [고유가에 라이프스타일 바뀐다] 한국 해외여행객 발목 잡아

    고유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해외 여행시장까지 얼어붙고 있다. 여행업계는 경기가 뒷걸음질치고 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3일 한국관광공사의 ‘5월 출입국 동향’에 따르면 5월 외국인 방한객은 57만 2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다. 반면 내국인 해외 여행자는 109만 99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7% 줄었다. 올들어 해외 여행객이 줄어든 것은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여행업계는 고유가에 따른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인상과 환율변동에 따른 해외여행 상품 가격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해외여행 상품은 노선별로 최고 9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내국인 해외 여행자가 평균 20% 이상 급증했지만 올 1∼5월까지 누적된 내국인 해외여행자는 556만 568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가 늘었을 뿐이다. 5월 출국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40대는 지난해에 비해 1.5%로 소폭 늘었지만 10대는 2.5%,50대는 1.5%,60대 이상은 8.6% 각각 줄었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연령층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년 같으면 진작 매진됐을 동남아, 중국, 일본 등의 인기 휴양지 상품마저 8월 초·중순을 제외하고는 여유가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여행사들의 7∼8월 해외여행 예약은 지난해보다 평균 30% 정도 빠졌다. 한편 하반기에도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광공사는 전망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제주관광공사 출범

    제주도의 관광홍보 마케팅을 총괄하게 될 지방 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가 2일 출범했다.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각각 15억원,5억원을 출자해 2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제주관광공사는 2012년까지 자본금의 규모를 100억원으로 늘리고, 연내에 설치될 예정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내 내국인 면세점을 운영관리해 그 수익금으로 조직 운영경비를 충당할 계획이다.제주관광공사는 보문관광단지를 관리하는 경북관광공사나 한류우드 개발기능과 홍보마케팅 기능을 중복 수행하는 경기관광공사, 송도개발 부분이 강한 인천관광공사와는 달리 제주도의 관광객 유치 및 총량 증대를 통한 관광산업 진흥에 주력하게 된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민선4기 중간 점검] 제주특별자치도

    [민선4기 중간 점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가 1일 출범한 지 2주년을 맞았다. 제주도는 지난 2년간 중앙정부로부터 자치권을 부여받아 제주만의 특별한 실험을 해왔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 전지역 면세화, 항공자유화 등 제주가 요구하고 있는 핵심 규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앞세워 규제 완화에 소극적이고 제주 내부에서도 이를 추진할 강력한 힘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국방·외교 등 국가존립 사무를 제외한 모든 사무를 단계적으로 넘겨 받아 자치권을 확대하고 관광과 청정1차산업, 교육, 의료, 첨단산업(IT·BT)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조 6771억 유치… 11개 대형사업 공사중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주도와 유사한 조세 감면 등의 특례를 부여받는 경제자유구역이 3개 지역에서 6개로 확대되고, 관광·의료·교육분야의 규제 완화도 전국적으로 확산, 제주만의 특례가 퇴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는 데 필수적인 항공 접근성 개선을 위한 신공항 건설이 오락가락하는 데다 최근에는 국제유가 폭등에 따라 항공요금마저 인상돼 관광객 유치에 적신호가 커졌다. 그러나 관광개발과 관련된 투자유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부지 10만㎡ 이상의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것만도 11개 사업,2조 6771억원에 달해 특별자치도가 출범하기 이전 2년간(2004∼2005년)에 이뤄진 5개 사업, 투자비 7864억원과 비교해 사업수는 2배, 투자규모는 3.5배가량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는 말레이시아, 미국,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등 5개국에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컨벤션부속호텔, 신화역사공원 등에 모두 3조 4697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제주도는 새 정부가 영어교육도시를 차질없는 추진하겠다는 약속과 헬스케어타운 등 제주도 특정지역에 한해 국내영리병원 허용을 검토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법인세 인하 등 핵심 규제는 요지부동 2년 전 4개 시·군을 폐지하고 제주도 단일 자치체제로 개편한 제주특별자치도는 자치분권 563건, 국제자유도시 개발 499건 등 모두 1062건의 사무 권한을 넘겨 받으며 출범했다. 제주도는 이후 항공자유화, 면세지역화, 법인세율 인하 등 이른바 ‘빅3’를 포함한 특별자치도 2단계 제도 개선에 착수해 1454건의 과제를 확정했으나 전국 형평성 논리 등에 가로막혀 278건의 권한이양 및 규제개선을 이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특히 제주도가 강력히 요구한 ‘빅3’와 관련해서는 내국인 면세점 이용 횟수를 연 4회에서 6회로 확대하고,12만원인 주류 구매한도를 40만원으로 높이는 한편 면세점을 추가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푸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항공자유화는 국가간 항공회담을 거친다는 전제 아래 제주도를 경유하는 외국 항공사에 대해 제주에서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하는 ‘제5자유 운수권’을 따내는 데 그쳤다. 지난달 새 정부는 제주도가 3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요구한 655건 가운데 428건을 반영한 제도 개선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관광진흥법과 국제회의산업육성법, 관광진흥개발기금법 등 이른바 ‘관광 3법’ 가운데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가권을 제외하고는 일괄적으로 권한을 이양키로 해 관광개발계획 수립 등의 정책 추진에 자율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초·중등 국제학교 설립과 외국교육기관의 과실송금을 사실상 허용한 상태다. ●“영리병원은 제주 미래 위한 시설” 제주 영어교육도시, 국내 영리병원 허용에 대한 반대 분위기가 만만치 않아 앞으로 상당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영리병원 설립이 허용되면 시장에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고, 의료시장과 자본시장, 민간의료보험시장은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며 저지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또 영어교육도시에 대해서는 귀족학교 우려와 공교육 붕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국내영리병원 허용 문제는 제주의 미래를 결정짓는 사안이라며 반드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국인 카지노 도입 추진도 정부의 허가 불허 방침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덕순 제주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할 때 제주도만 특별하게 대우해 주는 데는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중앙정부와 제주도간의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이 중요하며, 결국 내부의 역량을 모아 핵심적 전략을 발굴해 중앙정부에 제시하고 협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 확보 긴요” 김태환 제주지사는 “2년전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시작한 제주만의 특화된 제도들이 새 정부 들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제주가 선점한 제도들을 한발 앞서 활용하는데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에 대한 헌법적 지위를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자치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형평 논리를 극복하기 위한 연방주 수준의 법적 지위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정치권의 개헌논의 과정에서 제주자치도의 지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제주도에 ‘국내 영리병원 허용’과 관련,“모처럼 제주에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제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추진 의사를 확인했다. 또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한라산 탐방객이 늘면서 이에 따른 대안을 모색 중”이라며 “정부가 케이블카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국인 관광객전용 카지노 도입 추진은 “다른 시·도에서도 내국인카지노 유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도민 공론화를 거쳐 유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일상속의 미술, 미술속의 일상

    [백지숙의 미술산책] 일상속의 미술, 미술속의 일상

    걸어가면서 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걸을 때는 발밑에 신경을 쓰느라 멀리 보지 못하고, 익숙한 길을 걸을 때는 잡생각에 빠져서 바깥을 보지 못한다. 그렇지만 걷는 사이, 틈틈이, 우리는 또한 본다. 걷다 쉬는 사이 우리 눈앞에 낯선 풍경이 끼어들기도 하고, 냄새나 소리가 사념 바깥으로 우리를 끌어내 보게 만들기도 한다. 적어도 미술이 보는 방법과 관련된 삶의 태도를 숙련시킨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미술은 그렇게도 우리 일상 속에 있다 말할 수 있다. 즉흥적으로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즉흥적이라고는 했지만, 제주도 관광을 해 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몇 년 동안 마음속으로 혼자 별러 온 일이기도 했다. 때 맞춰 여름 물이 잔뜩 오른 나무 숲길을 따라 한라산에 올랐다. 노루도 만나고 백록담도 보았다. 대장금 촬영장소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 외돌개는 바다 속에 우뚝 서 있는 그 자태가 예상 밖으로 멋들어졌다. 무엇보다 검은 절벽과 깊은 물이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던 쇠소깍은 전해 내려온다는 설화와 함께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소다. 미술관 일로 ‘열 받은’ 머리를 식힌다고 떠난 길이었지만, 직업병인지, 삼다도 제주도의 사다(四多)라는 미술관, 박물관을 지나치진 못했다. 제주 돌박물관의 ‘하늘 연못’은 압도적인 크기와 단순화로 설문대할망의 전설을 시각화하고 있었고,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는 바람, 물, 돌 미술관은 현대미술의 어법을 따라 제주도의 풍경을 깔끔하게 추상화하고 있었다. 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제주도에서 가끔 한가롭게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마주 치는데, 하나 같이 외국인들이다. 내국인들은 다 렌터카를 타고 관광지를 돌기 때문이다. 멀리 제주도까지 와서 홀로 걷고 있는 저 사람들은 과연 무얼 보는 걸까? 마침, 여행에서 돌아오니 제주도에 있는 외국인들의 일상과 꿈을 포착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김옥선의 사진전 ‘함일(‘하멜’의 한국어 표현)의 배’(금호미술관)는, 제주도를 관광하는 외국인들보다는, 거기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사진 속에서 이들은 어색하지만 편해 보이고, 순진하지만 피곤해 보인다. 제주도에 표류해 왔다가 13년 만에 배를 타고 기어이 조선을 탈출했다는 저 옛날의 하멜 일행과 달리, 오늘날의 이 함일들은 ‘자발적으로’ 제주도에 정착한다. 제주도에 산 지 13년이라는 작가 김옥선은 이들의 존재와 자신의 시선을 교차시킨다. 그가 찍은 사진 속에서 제주도는 더 이상 그저 아름다운 ‘이국적’ 관광지만은 아니다. 여행의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소중하고 즐거운 기억을 간직하는 것뿐이 아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마치 관광객과 같은 집중력과 호기심으로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너무 구린 이야기인가? 아니면 촛불시위 현장 옆에서 너무 한가로운 소리인가? 아르코미술관 관장
  •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해마다 여름이면 우리는 늘 아름다운 추억과 편안한 휴식을 꿈꾸며 바닷가로, 산으로, 또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돌아올 땐 좋은 추억뿐 아니라 나쁜 기억도 함께 가져온다. 무더운 여름, 지친 일상의 끝에 우리를 기다리는 여름휴가. 고유가·고물가 시대라 주말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마음을 꾹 눌러 담기만 했던 직장인에게 기억에 남는 휴가는 어떤 모양일까?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여름 바닷가의 추억과 아련한 기억으로 휴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 잊고 싶은 속쓰린 휴가 이야기도 들어보자. ●누나같은 그녀들과 바닷가 로맨스 대학생 류모(27)씨는 7년 전 바닷가에서의 ‘첫 키스’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류씨는 2001년 여름 고등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찾았다. 떠나기 전날 친구들과 현장에서 즉석 미팅을 통해 여대생들을 사귄 뒤 멋진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문제는 류씨를 비롯해 친구들이 말주변이 없다는 것. 여자 앞에만 서면 입이 얼어붙었다. 민박집 방바닥을 긁으며 이틀을 허망하게 보냈다. 귀경하기 전날도 해가 떨어지자 마찬가지 상황이 이어지는 듯했다. 류씨 일행은 해수욕장 인근 주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친구 한 명이 벌떡 일어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미팅을 주선해 오겠다.”며 박차고 나갔다. 1시간쯤 지나자 그 친구가 여대생 다섯 명을 데리고 왔다. 친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함께 온 여대생 중 한 명이 “얼굴 붉히며 쑥스럽게 말하는 게 귀여워서 왔다.”고 했다. 여대생들은 류씨 일행보다 세 살 많았다. 나이를 떠나 한데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류씨는 한 여대생과 가슴 떨리는 느낌을 주고받았다. 둘은 조용히 자리를 떠 바닷가를 거닐었다. 평온한 바다를 보며 서로 짧은 입맞춤을 가졌다.“그때 처음으로 키스를 했어요.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물론 지금 여자친구에겐 비밀이지만요.” 회사원 윤모(31·여)씨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 전 함께했던 알뜰 휴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윤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남편은 대학을 졸업했으나 모두 백수였던 3년 전 7월. 둘은 가장 저렴한 휴가를 계획했다. 지친 마음을 다잡기 위해 10일간 국내 배낭여행을 떠났다. 따로 자취를 하던 둘은 각자의 집에서 보내온 쌀과 반찬들을 담고 배낭을 짊어졌다. 시내버스·시외버스·도보로 서울에서 분당으로, 용인으로 또 충남 천안으로 그리고 공주를 지나 대전까지 갔다. 열흘을 민박집 각방에서(?) 묵으면서 못 볼 것까지 다 보게 됐다. 또 남편이 나뭇가지를 주워 마련한 조촐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둘은 미래까지 약속했다. 아침식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산 빵이었고, 점심은 김밥, 그리고 저녁은 라면 한 개에 김치와 밥뿐이었지만 종일 걷다가 먹는 밥은 행복 그 자체였다.2년 전 결혼한 윤씨는 지난해에 다시 한 번 알뜰여행을 계획했지만 신랑의 반대로 다행히(?) 포기했다.“아마 앞으로도 그 힘든 여행을 다시는 못할 거예요. 우리에겐 너무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돈 없이도 행복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요.” ●생일보다 기뻤던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직장인 이모(27·여)씨는 초등학생 시절 가족들과 함께했던 피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20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어릴적 아버지 휴가날짜만 기다렸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1년에 한 번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던 아버지 휴가일. 매년 아버지 휴가일이 올 때마다 어머니는 이씨에게 예쁜 반팔티와 치마, 그리고 수영복, 튜브 등을 사주셨다. 어린 마음에 해수욕장을 가는 것도 기쁜데 옷까지 덤으로 선물받으니 이씨에겐 아버지 휴가일이 생일보다 더 기뻤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도 여름 휴가는 초등학생 시절의 그것에 비해 훨씬 재미가 덜했다. 직장인이 되고 나선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휴가는 그저 회사를 안 간다는 사실에 기쁠 뿐이다.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렸던 순간은 그에게 있어선 순수했던 초등학교 시절뿐이다. 이씨는 “작은 계곡에서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면서 “어린 마음에 놀러간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금융회사를 다니는 김모(35)씨는 입사 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휴가를 보냈던 2003년 여름휴가를 최고의 휴가로 꼽았다. 입사 후 2년간 저축해 만든 여윳돈으로 부모님과 함께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던 것. 부모님은 물론 김씨에게도 해외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파란 빛깔의 바다도 훌륭했고, 각종 해산물을 부모님께 원없이 사드렸던 당시를 생각하면서 김씨는 “올해도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처음 탄다며 좋아하시던 부모님을 보며 ‘앞으로도 자주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김씨. 결혼한 뒤로는 아직 부모님과의 해외여행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올해 휴가 땐 꼭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려고요.5년이나 지났는데 그 사이에 부모님 모시고 어딜 다녀온 적이 없네요.” ●여행에서 배운점, 느낀점 회사원 최모(28·여)씨는 재작년 여름, 우리나라 유일의 내국인 합법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놀러갔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원랜드에 도착해서 매장에 들어가니, 난생 처음 보는 기계들과 딜러들이 마냥 신기해보였다. 그 중 어려보이는 대학생 3명이 눈에 띄었다. 그들도 처음 온 듯한 분위기였는데,1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꺼내 딜러에게 코인교환을 요청하는 게 아닌가.‘보기보다 통이 큰 녀석들이군.’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카드게임하는 걸 지켜봤다. 그런데 코인을 넣은 지 10여분만에 100만원어치가 금세 날아가 버렸다. 그들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최씨는 돈을 왕창 투자해보려는 마음이 한순간 사라졌다. 결국 1만원으로 이것 저것 해보니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돈이 사라졌다. 호텔로비에는 눈빛이 흐려진 사람들이 자리잡고 누워 있었다.“처음엔 모든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돈을 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건 구경만으로도 알 수 있겠더군요.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을 보면서 휴가치곤 정말 좋은 공부를 하고 온 것 같아요.” 회사원 신모(27·여)씨는 친구와 함께 다녀온 지난해 홍콩 여행을 잊을 수 없다. 외동딸인데다, 엄숙한 집안 분위기 탓에 이제까지 홀로 여행은커녕 외박조차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수학여행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해 여름,“이런 식이면 도저히 내 청춘이 불쌍해 견딜 수 없다.”고 다짐한 신씨는 과감하게 부모님께 혼자 여행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부모님이 난리가 난 건 불을 보듯 뻔한 일.“명품 가방을 사줄테니, 올해도 우리랑 여행을 가자.”고 회유하기도 했고,“너 혼자 여행갈 거라면 앞으로 나가서 살아라.”는 엄포도 날아들었다. 하지만 신씨는 꿋꿋하게 밀어붙여 결국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으로 타협을 봤다.“자유, 그거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어떤 기분인지 모르죠. 홍콩이래봤자 서울과 크게 다른 건 없었지만, 아무에게 연락도 오지 않고 그저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국내외서 바가지 쓴 휴가 즐거울리 없죠” 초등학교 교사 김모(27·여)씨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모두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대부분의 방학이 좋은 기억들이지만, 지난해의 무박2일 테마여행은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5만원이면 교통비와 식비까지 포함해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혹한 김씨는, 속는 셈치고 짧게 경남의 소매물도에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는 당일 오후 10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고 했다. 김씨는 기분좋게 버스에 올라 밤길을 달리면서 아침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새벽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버스가 서는 것 같아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그런데 가이드는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근처 찜질방이라도 다녀오시라.”는 게 아닌가. 찜질방에 가는 돈은 여행비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한여름에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는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할 수는 없었다. 모기 때문에 창문을 열기도 어려웠다. 결국 버스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다들 찜질방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저렴하다고 좋아했더니 결국 숙박비를 낸 셈이 돼 버렸죠. 무조건 싸다고 좋아할 건 아니더라고요.” 직장인 김모(34)씨는 2년 전 여름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솟구친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휴가 날짜를 맞춰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사귄 이후 처음으로 함께 떠난 여행이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낮에는 바나나보트를 타거나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에는 팔짱을 끼고 모래사장을 거니는 등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눈 깜짝할 새 2박3일이 지났다. 상경하는 날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돌변했다. 서둘러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서울로 향하는 도로가 통제됐다. 몇 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움직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해가 질 무렵 버스는 강릉으로 되돌아왔다. 강릉에서 김씨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가지’였다. 전날에 비해 모든 것이 두세 배로 껑충 올랐다. 폭우로 귀경하지 못한 사람들이 일제히 강릉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숙박료와 음식값을 지불했다.“여자친구와 하루 더 있어서 좋긴 했지만, 그날 해수욕장 인근 숙소와 가게들의 악덕 상술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회사원 신모(29)씨는 “내가 다녀온 동남아 여행은 정말 끔찍했다.”고 회고했다.5년 전 39만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만 보고 떠난 태국여행은 그에게 동남아를 다시는 못 갈 곳으로 만들었다. 가이드는 비행기에서 내린 방콕공항에서부터 “내가 인생의 밑바닥을 거쳤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만큼 자신의 말을 잘 따라달라는 취지였지만 기분이 나빴다. 또 하다 못해 물조차도 가이드가 정해준 장소에서만 살 수 있었다. 그외 3박4일 동안 하루 4∼5 군데씩 기념품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다. 항의하는 신씨에게 가이드는 “그렇게 싼 가격에 왔으면 이만한 것은 예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 관광지라고 가는 곳도 파인애플 농장 등 별로 흥미가 안 가는 곳이었다. 마지막 날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도 가이드는 버스기사를 위해 기념품을 사달라고 종용했다. 안 사면 공항에 안 가겠다는 농담 섞인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선택관광이라는 것도 죄다 게이쇼 같은 것들이었죠. 조용한 해변을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그 이후로 동남아 여행은 한 번도 안 갔어요. 남들은 이제 안 그렇다는데 한 번의 경험이 무섭더군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개방직 민간 채용 어려워진다

    정부가 개방형 고위 공무원 임용과 관련해 기존 공무원의 지원은 쉽게 하고 상대적으로 민간 전문가는 임용되기 어렵도록 규정을 수정, 논란이 예상된다. ●50만弗 투자 외국인에 영주권 부여 정부는 2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개방형직위 및 공모직위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공무원 중 개방형 직위에 임용된 사람은 앞으로 임기(2년)가 만료되면 원할 경우 자동으로 원직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원 소속기관에 결원이 났을 경우에만 복귀가 가능했다. 이는 정부가 2006년 7월 개방형 직위를 도입할 당시 기존 공무원보다는 민간 전문가 발탁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당시 임용된 개방형 공무원들의 임기가 만료되기도 전, 자동복귀를 허용함으로써 이같은 취지가 무색해지게 됐다. 까다로운 자격요건 탓에 가뜩이나 지원에 어려움을 겪어온 민간 전문가들의 발탁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은 또 개방형직위 최초 임용시 다른 직위에 우선해 충원하도록 하던 것을 일반 직위와 마찬가지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 충원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특정 직위가 개방형으로 지정될 경우 개방형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 보직자를 다른 곳으로 전보하고 공모를 통해 우선 충원하던 것이 어렵게 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개방형 도입 당시 민간인 응모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무원 임용자의 원직 복귀를 어렵게 한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공무원들의 응모가 너무 제약돼 규정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외국인 투자자가 50만달러 이상 투자하고 5인 이상 내국인을 고용하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시행령’개정안도 의결했다. 지금까지는 200만달러 이상 투자하고 내국인 5인 이상을 고용하거나,50만달러 이상 투자하고 3년 이상 체류하면서 내국인 3인 이상을 고용해야만 영주 자격 취득이 가능했다. 개정안은 또 병역 의무자가 출국할 때 병무청으로부터 해외여행 허가를 받은 뒤, 확인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을 생략하도록 했다. 대신 병무청장으로부터 정보통신망을 통해 해외여행 허가를 통보받았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원부국 5개국에 대사관 신설 정부는 아울러 자원외교 강화 차원에서 자원부국인 볼리비아, 카메룬, 콩고민주공화국, 트리니다드토바고,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에 대사관을,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총영사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외교통상부 직제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회의에선 이밖에 시·군·구 단체장이 소속기관의 4급 이상 공무원 직위를 정할 때 행안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하던 것을 시·도지사와 협의하도록 지방 자율권을 높였다. 또 지방공무원 종류별·직급별 정원책정 기준을 행안부령에서 조례로 정하는 내용의 ‘지자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개정안 등도 처리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미래에셋생명, 러브에이지 은퇴자금설계 연금보험 자신이 원하는 은퇴 자산에 맞춰 보험료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은퇴후 희망하는 삶을 도시형, 전원형, 실버타운형 등으로 나누고 각 형태별로 기본형, 여유형, 윤택형 등의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다. 이어 현재 자산과 소득을 분석, 목표자금을 정한 뒤 내야 하는 보험료를 계산한다. 지급방법은 일시금, 종신연금, 확정연금, 생활자금상속연금, 장기간병연금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삼성생명, 인덱스UP변액연금보험 보험료를 인덱스펀드인 KODEX200 등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투자운영실적에 따라 최저보증금액이 늘어나는 다이내믹형과 투자기간에 따라 늘어나는 스탠더드형이 있다. 다이내믹형은 적립금이 낸 보험료보다 적으면 낸 보험료를 최저 보증해 준다. 적립금이 보험료의 100∼120%면 적립금액을,120% 이상이면 120%를 최저보증한다.3년 주기로 최저보증금액이 변하는 만큼 투자실적이 좋으면 투자수익이 증가한다. 스탠더드형은 완납후 거치기간 10년 이내에는 110%를 보증하고 연금개시까지 5년마다 5%씩 보증금액이 늘어나는 형태다.●우리투자증권, 슈로더 이머징마켓 커머더티 주식형펀드 세계 신흥시장에 상장된 에너지·원자재 관련 기업 주식 등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한다. 브라질, 러시아, 중국, 남아공, 한국, 멕시코, 태국 등이 주요 투자국이며, 이 밖에 세계 신흥시장에도 분산투자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5만원. 매매차익에 대해 내년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다. 가입 후 90일 전에 환매하면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슈로더투신운용이 운용한다.●삼성투신운용, 차이나2.0펀드 중국,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 등 범 중화권 시장에 고르게 분산투자,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것에 따른 리스크를 낮춘 펀드다. 삼성투신 홍콩 현지법인에서 직접 운용한다. 특히 삼성투신은 중국 외환관리국으로부터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자격(QFII) 부여 직전 단계인 패널심사를 받은 상태로 내달 초 QFII를 획득하면 내국인 전용 주식인 A주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목표로 하는 기본수익률은 ‘MSCI골든드래건’ 지수다. 최저가입금액은 없으며 선취수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 순대외채권 급감… 순채무국 전락하나

    순대외채권 급감… 순채무국 전락하나

    우리나라의 순(純)대외채권이 올 들어서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면 올 상반기 안에 순대외채무국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월말 현재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149억 5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355억 3000만달러보다 205억 8000만달러가 줄었다. 순대외채권은 1997년말 외환위기 당시인 -680억 8000만달러에 달했지만 2000년 플러스로 전환된 뒤 2005년말 1207억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2006년말 1066억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55억 8000만달러로 급감했다. 한은은 외국인들이 대외채무로 분류되는 확정채권 위주로 국내에 투자하는 반면, 내국인들은 대외채권에서 제외되는 지분성 자산(직접투자 또는 주식)을 중심으로 해외에 투자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외채무는 3월말 현재 4124억 8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303억달러 늘었다. 이 가운데 단기채무가 612억 3000만달러로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1.9%에서 42.8%로 높아졌다. 부문별 대외채무 증가액은 은행이 203억 2000만달러, 통화당국 38억 2000만달러, 일반 정부 8억 2000만달러, 기타 부문(비은행 금융사, 공기업, 민간기업 및 개인) 53억 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은행의 해외차입은 올 들어 145억 6000만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은 4274억 3000만달러로 97억 2000만달러 늘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강원랜드, 해외 카지노 진출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장인 강원랜드가 해외 카지노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마카오에서 열린 ‘아시아 게이밍 쇼’의 주요 후원업체로 참여, 강원랜드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고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행사에 참석한 조기송 강원랜드 사장은 “강원랜드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카지노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3∼4년 후에는 2∼3개의 해외 카지노 건설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필리핀 등 아시아 카지노 시장에 영업장과 마케팅, 보안 등 각 분야에 인력을 진출시켜 운영하면서 일정액의 투자 이익을 받는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한 뒤 3∼4년 후 2∼3개의 해외 카지노를 건설해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강원랜드가 진출하기로 한 해외 카지노 시장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사이판, 태국, 카자흐스탄 등이다. 해외 카지노시장 진출을 위해 회계, 법률 등의 분야에서 100여명의 전문가를 채용할 계획이다. 외국투자를 위해서는 글로벌한 시각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홍콩 등지에서 기업 설명회와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으며 외국 투자회사로부터 투자 의향을 받는 등 해외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조 사장은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2000만명,6기간 이내에 3500만명의 관광객이 있다는 점이 강원랜드 입장에서 볼 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또 일본의 카지노 산업 진출 등 거세지고 있는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숙박시설을 추가로 건립하고 초대형 워터파크를 조성하는 등 복합 휴양단지 건설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마카오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문화마당] 넘버원 관광 코리아/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넘버원 관광 코리아/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연휴만 되면 인천공항이 북새통이다. 아니 평일에도 초등학생에서부터 시골 할머니 단체관광객에 이르기까지 인천공항은 늘 분주하다. 원유가며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언론의 보도는 적어도 인천공항과 관계가 멀다. 이제 대학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중순부터 휴가철이 끝나는 8월 말까지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의 엑소더스는 역대 최고가 될 것이다. 이미 해외여행 예약은 성시를 이루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은 645만명인 데 비해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무려 1330만명이 넘었다. 세계 최고 해외관광객 송출률을 자랑하는 일본의 1700만여명에 비하면 아직은 적은 숫자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2.7배의 인구와 1.7배의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의미에서 일본보다 훨씬 많은 몇 배의 숫자가 해외로 나가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작년 한 해만 101억달러 곧 10조원이 넘는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였다. 가히 해외관광대국이라 할 만하다. 해외여행을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누구나 여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해외여행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다. 구태여 국제적 안목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이만큼 발전하는 데 해외여행도 눈에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외국의 관광지를 찾기에 앞서 얼마나 우리나라의 관광지를 가보고 또 알고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모든 면에서 제일가는 것은 아니다. 크기로 따진다면 우리가 자랑하는 경복궁이 어찌 중국의 자금성에 비길 수 있으며, 제주도의 천지연 폭포가 남미의 이구아수폭포나 북미의 나이아가라폭포에 견줄 수 있겠는가. 관광 인프라 또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관광(觀光)은 말뜻 그대로 그 나라의 빛 곧 문화와 정신을 보는 것이다. 유형의 문화유산은 물론이고 무형의 문화유산 그리고 한 민족의 종교와 정신과 문화를 빚어낸 자연유산의 깊은 내면을 음미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의 관광자원은 세계에 내놓아 결코 뒤지지 않는다. 7년 전 모처럼만에 여름휴가를 얻어 가족과 함께 강원도 일원을 여행했었다. 영국에서 한 4년 체류하면서 유럽여행 기회도 얻었던 우리 가족은 유럽 어느 곳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강원도의 산천에 감탄을 그칠 줄 몰랐다.700고지를 자랑하는 동계올림픽 후보지 평창에서부터 정선의 산기슭을 따라 민둥산 너머 태백으로 이어지는 이런 멋들어진 여행코스를 세계 어디에서 흔히 볼 수 있단 말인가. 문화유적지는 물론이고 가는 곳곳마다 깃들여 있는 설화며 옛 이야기들은 얼마나 구수하고 또 인간적인가. 제주의 구구한 전설이며 우람하면서도 어머니 품 같은 한라산과 주변에 봉곳이 솟은 오름들 그리고 아열대 작물들을 한꺼번에 간직하고 있는 섬을 미국이나 영국에서 쉽게 볼 수 있단 말인가. 처연하리만큼 고고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서해 바다의 저 외딴섬 홍도, 한 폭의 조선시대 정원 그 자체인 완도의 보길도, 늦은 가을 보슬비라도 내리면 왠지 서글픔이 세 겹 가슴 깊은 곳까지 후비는 듯한 민통선 안에 있는 고성의 건봉사. 어찌 우리의 발길을 사모하는 곳이 이곳들뿐이겠는가. 우리의 산하와 유적, 사람냄새가 진동하는 재래시장, 어느 곳인들 우리의 문화와 역사 없는 곳이 있단 말인가. 해외여행 가실 분은 가더라도 갈까 말까 망설이는 형제 이웃들이여, 이번 여름에 우리 국내 여행 한번 해봅시다. 북으로는 강원 고성에서 남으로는 제주 마라도까지, 동으로 경북 독도에서 서로는 전남 홍도까지 우리 국토 구석구석을 두루두루 관광(觀光)합시다. 혹시 해남 땅 끝 전망대에서 우연히 마주치걸랑 우리 서로 반갑게 아는 체합시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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