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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정론’ 보도 틀에박힌 비판 못벗어

    ‘뻔하디 뻔한 논란’. 지난 2주간 정치권과 언론을 달구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론’을 보면서 갖게 된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비판적’이기는 매우 쉽다. 늘 그래온 것처럼 ‘대통령’과 ‘정치’만 욕하면 된다. 또 이 비판의 방식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제3자처럼 뒷짐지고 근엄한 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상 모든 문제의 시작을 ‘대통령’과 ‘정치’ 탓으로 여기더니 막상 그 비판의 대상인 대통령과 정치에 손대보자니까 ‘지금이 정치타령할 때냐.’는 식으로 한 걸음 물러선다.‘대통령’이나 ‘정치’쪽에서 불쾌해 하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 한마디만 하면 된다. 그러면 한 쪽에서는 ‘정권의 압력에 맞선 영웅’으로 대접해줄지도 모른다. 지난 4일자 서울신문 보도를 시작으로 지난 2주 동안 연정론에 관련된 갖가지 기사들이 지면을 빼곡이 채웠지만 연정론에 대해 그나마 긍정적으로 반응한 글은 1건에 불과했다. 동아일보 7일자에 실린 최정호씨 칼럼이다. 물론 곱게 반응한 것은 아니었다. 최씨는 노 대통령의 연정구상에 대해 내각제 개헌론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스스로 그렇게 해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밖의 언론보도 태도는 거의 비슷했다.‘일본식 우파 내각의 영구집권’을 염두에 두고 내각제 개헌을 심심찮게 거론해오던 보수지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제살리기가 중요한 이 마당에 정치얘기는 난센스라는 태도였다. 조선일보는 7일자 5면에서 여소 때 일잘하고 여대 때 외려 놀았다고 지적한 박스 기사를 실었다.‘대통령 고집인가 아집인가’라는 사설에서는 서울대 입시안 파문과 묶어 연정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일자 보도에서부터 ‘과연 속셈이 뭔가.’라는 식의 철저한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중립적 입장을 보였다. 물론 비판적인 사설도 있었지만 기사는 ‘거국내각이냐 내각제냐’(6일자),‘인터넷 서신정치 왜 하나’(7일자) 등으로 자체의 목소리보다는 노 대통령의 ‘의중’을 설명하는 데 치중했다. 그러나 연정론이 가지는 무게에 비해 그다지 기사량이 많지 않았다. 한마디로 냉소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경향·한겨레신문과 다른 신문들도 이 틀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은 느낌이다. 이런 식의 보도태도는 항상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대통령과 정치 문제에 손을 댈 수 있느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테면 ‘내가 제시하면 국가발전을 위한 것, 네가 제시하면 오로지 정략’이라는 이분법이 발동한 것이다. 그러나 정략없는 정치인의 행위라는 것은 없다.“여기저기서 개헌이니 뭐니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략에 대한 비판도 좋지만 동시에 ‘한국에 맞는 권력구조에 대한 수준 높은 고민’을 언론이 의제화할 수는 없었을까.”심포지엄 현장에서 만난 한 정치학자가 토로한 아쉬움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방송통신융합시대에 끝없이 도전받는 방송계

    방송통신융합시대를 맞아 방송계에 반발과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IPTV(인터넷방송)와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은 그런대로 무사히 넘긴 편이다. 방송의 공익성을 내세워서다. 그러나 방통융합은 또 새로운 문제를 던져줬다. 바로 방송사들에 대한 전파사용료 징수다. 여기에 방통융합의 대책으로 꼽혔던 통합기구 설치 문제도 총리실에서 논의될 듯하다. 방송계로서는 이래저래 불편한 여름이다.●방송사도 전파사용료 내라? 전파법은 한정된 전파를 할당하는 만큼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방송사는 예외였다. 방송의 공익성과 방송발전기금 납부 등이 고려됐다. 그러나 최근 정통부가 전파법 개정안을 만들면서 이 조항을 바꿨다. 법에서 면제조항을 없애고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면제·감액대상을 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반대의견서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정통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한 뒤 “정통부의 이번 시도가 방송위와의 힘겨루기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면 더욱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정통부도 이 사안의 민감성을 미리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가 낸 6쪽에 걸친 ‘전파법 개정법률안 입법예고 주요내용’ 보도자료를 보더라도 전파사용료 조항은 맨 끝에 짤막하게 실어놨다. 물론 구체적인 맥락에 대한 설명은 없고 ‘제도의 탄력적 운용을 기하고자 함’이라는 이유만 제시되어 있다.●끝이 보이지 않는 방송통신구조개편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방통융합과 이에 따른 부처간 갈등이다. 그래서 통합현상에 대처할 수 있는 기구 설립이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쟁점은 그 기구가 국무총리 산하기구냐, 대통령 산하기구냐 하는 점이다.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각을 관할하는 총리실 산하가 되면 부처간 이견조정에 힘이 실린다. 반면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대통령 산하기구가 되면 부처뿐 아니라 언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다. 정통부가 총리실 산하, 방송위가 대통령 산하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문제의 결론은 아직 명확히 나지 않았다.‘IT강국’을 내세우는 형편에 정통부를 깔아뭉갤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송의 공공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지역주의 핑계댈 때가 아니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역주의 핑계댈 때가 아니다/김경홍 논설위원

    아무리 정치가 ‘말잔치’라지만 요즈음 정치권에서 난무하고 있는 말들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말들인지 헷갈린다. 이 말들의 진원지는 대체로 대통령이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한마디하면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거나 확대재생산하는 청와대나 여당이다. 최근의 논쟁을 보자. 열흘 남짓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얘기를 꺼냈다. 요점인즉, 여소야대가 되어서 국정이 잘 안되니까 이 구조를 연정이든,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든지 해서 극복해 보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우리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의 권력도 내놓겠다.”고까지 했다. 대통령이 권력구조 문제를 거론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여론이 들끓고, 야당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열린우리당의 문희상 의장은 “정치개혁을 위한 연정구상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한목소리로 연정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런 방식은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아니다. 말이 말을 부르는 ‘흔들기’나 ‘떠보기’에 불과하다. 말은 계속된다. 노 대통령은 또 “국정의 여러가지 과제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정치적인 지역분할구도가 지역주의를 확대재생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확대해석하자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 내각제를 도입하자는 애드벌룬일 수도 있고, 선거제도를 바꾸자는 희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시 여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안했다.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가 최선의 대안인지는 논외로 치자. 왜 갑자기 지역주의가 국정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했을까. 지금 지역주의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주의로 상징되던 이른바 ‘3김시대’는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대통령이 됐다. 경상도 출신인 노 대통령이 전라도가 주축인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됐고, 전국적인 고른 지지도 얻었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시대가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왜 대통령이 다시금 지역주의를 들고 나오는지 어리둥절하다. 대통령의 권한과 행정력으로 지역균형발전도 추진하고 있고, 일정부분 인사로서도 지역불균형을 해소했고, 또 해소하면 된다. 굳이 지역주의를 들고나와 제도를 뜯어고치자는 것은 다분히 정파적 목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여당은 지역주의나 기득권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지만 핑계일 뿐이다. 거꾸로 여당이 과반을 넘긴 여대야소라면 기득권 얘기가 나왔을까. 또 열린우리당이 헌신짝 버리듯 내던져버린 민주당이 스러져 버렸다면, 열린우리당이 지난 재·보선에서 영남지역에서 한 석이라도 건졌다면 지역주의가 거론됐을까. 지역주의를 거론하는 자체가 지역주의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여당의 여건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원내 제1당의 위치가 여전하고, 단단한 지지세력이 버티고 있고,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나 추진력도 다른 정권에 견주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잘 안되는 일은 전부 남의 탓, 제도의 탓, 지역주의로 돌리려는 발상에 있다. 손을 내밀지 않고 양보와 타협을 바라는 것도 문제다. 정치는 물이 흐르듯 해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한다. 자꾸 역류를 만들고 소용돌이치게 해서는 안 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聯政 대상은 한나라당”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18일 “일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을 하자는 대상을 민주·민주노동당으로 한정하는데, 궁극적으로는 한나라당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야당이 지명한 총리는 최고 30%까지 각료 임명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회가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합의하여 만들면 야당에 총리 지명권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발언을 구체화하는 내용이다. 그는 “2004년 1월쯤까지 여권은 당시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와 물밑교섭을 통해 17대 총선을 도농복합선거구제로 전환해 치르는 대신 국회의 다수파에게 총리 지명권과 각료 임명권을 부여하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상에서 거의 합의에 도달했었다.”면서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탄핵이 터져서 합의가 무산됐다.”는 비화도 공개했다. 그는 “당시는 여권에서 야당에 한 제안은 대통령의 임기를 4년여 남겨놓은 상태에서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내용으로 대단히 충격적인 제안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사덕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당시 여권이 선거구제를 전면적으로 바꿀 구상을 했었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과 권력 배분 방안까지 논의했었다.”고 논의 내용을 시인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있어 논의가 종결됐다.”고 덧붙였다. 문소영 이지운기자 symun@seoul.co.kr
  • 타이완 정국 돌풍 예고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마잉주(馬英九·55) 타이베이 시장이 국민당의 새 주석에 올라 타이완 정국에 돌풍이 예고되고 있다. 마 신임 주석은 16일 104만명의 국민당원 가운데 54%가 참가한 주석 선거에서 72.36%의 압도적 득표율로 왕진핑((王金平·64) 입법원장을 누르고 롄잔(連戰)에 이어 타이완 제1야당의 주석으로 당선됐다. 마 주석은 1950년 홍콩에서 태어났으나 부모들은 모두 대륙의 후난(湖南)성 출신이다. 마 주석은 타이완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석사), 하버드대(박사)에서 공부했다.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영어통역을 시작으로 국민당 부비서장(84∼88년)을 거쳐 1998년부터 타이베이 시장을 연임, 타이완 정국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차기 대권주자 중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정계입문 전 미국계 은행에서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81년부터 수년간 정즈(政治)대학 법학대학원 부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마 주석은 그동안 선거 유세를 통해 ‘타이완 독립 반대’와 양안간 경제 교류 확대 등 국민당의 대륙정책 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홍콩·타이완 언론들은 마 주석이 이른 시일 내에 대륙을 방문,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대륙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마 주석에 대해 중국 지도부도 ‘환영’ 분위기 일색이다. 후 주석은 17일 “양안 관계의 평화정착과 발전,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양당이 함께 노력하자.”는 축전을 마 주석에게 보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마 주석의 등장으로 국민당 내부는 물론 타이완 정국 전체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홍콩·타이완 언론들은 오는 8월 마 주석의 취임과 함께 국민당 내부는 ‘마잉주·롄잔·왕진핑의 3각구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민당 내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롄잔 전 주석과 타이완 의회를 장악한 왕 입법원장, 새로운 기수로 떠오른 마잉주가 3각 지도체제를 구축,‘협력과 견제’의 정치를 펼칠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집권 여당인 민진당은 마 주석이 강력한 대선 주자로 떠오르자 벌써부터 대항마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타이완 헌법상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두번 연임했기 때문에 차기 대선에는 입후보할 수 없다.천 총통이 아직 후계자 문제에 대해 ‘천심(陳心)’을 감추고 있지만 셰창팅(謝長廷) 행정원장과 쑤전창(蘇貞昌) 민진당 주석이 민진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유력시 된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천 총통은 셰 원장이 내각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지난 5월 지방선거 승리 직후 쑤 주석의 지도력을 공개석상에서 치하하는 등 2인자 경쟁 구도를 통한 ‘레임덕 방지’를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oilman@seoul.co.kr
  • [남북 화해·협력 인식] 盧대통령 지지도 호남·진보층 이탈 심화

    [남북 화해·협력 인식] 盧대통령 지지도 호남·진보층 이탈 심화

    ‘추락의 끝은 없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특히 여권은 대통령 지지도뿐 아니라 여당과 여권 대선후보 지지도가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하락’이라는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취임 직후 7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이번 조사에서 긍정적 평가는 두자리 숫자에 겨우 턱걸이(10.8%)를 했다. 부정적 평가는 43.1%로 긍정적 평가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청와대와 대통령 측근이 개입된 유전개발 의혹과 행담도개발 의혹으로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보태졌다. 또한 지난 4·30 재·보선에서의 여당 참패는 이런 기류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요즘 노 대통령의 ‘연정’ 발언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배경에는 여권의 지지도 트리플 하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나온 고육책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이런 위기 상황이 여권 수뇌부로 하여금 대통령제보다는 내각 책임제로의 개헌을 고민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지지계층을 분석해 보면 대재 이상 고학력층(12.1%), 농림어업층(24.6%), 학생(12.9%), 호남(18.0%), 진보계층(15.3%), 열린우리당 지지층(24.5%)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50대 이상(52.4%), 서울(50.3%), 자영업(57.2%), 한나라당 지지층(65.0%)과 민노당 지지층(50.9%)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2004년 12월 조사와 비교할 때 20대, 화이트칼라, 학생, 강원, 호남, 진보계층,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정리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현 헌법 태생적 문제… 개헌 공론화 해야”

    “현 헌법 태생적 문제… 개헌 공론화 해야”

    ‘민주화’ 이후 정권 중·후반기마다 ‘개헌론’이 거론돼 왔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연정론’도 그렇다. 흥미있는 점은 권력의 절반이라도 내놓겠다는 대통령의 공언에 대한 반응이다.‘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과 내각제 개헌을 옹호하던 편에선 반색할 만도 한데 외려 헌법을 무시하지 말라며 화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적합한 권력구조가 무엇이냐.”는 문제를 정략적으로만 생각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예 개헌 문제를 공론화하자는 심포지엄 소식이 반갑다.‘창작과 비평’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함께 주최하는 “87년체제의 극복을 위하여-헌법과 사회구조의 비판적 성찰”심포지엄.15일 오전10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87년체제’란 6월항쟁으로 이뤄진 기초적인 수준의 제도적 민주주의 체제를 일컫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참가자들 가운데 ‘한국헌법과 민주주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헌플랜을 제시한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박명림 교수가 눈길을 끈다. 미리 배포된 자료에서 박 교수는 우리의 경우 모든 정치적 갈등이 곧장 헌법적 갈등으로 치달아왔다고 평가했다. 최근의 탄핵심판이나 수도이전 위헌심판 등은 그 증거들이다. 이런 사례들은 “대통령들의 무능과 정략”이기보다는 “헌법체계가 지닌 문제점”에 기인한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왜 헌법이 문제인가. 태생적이다.“6월 항쟁 당시 결성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65명 가운데 정치인은 단 8명에 불과했지만 6·29선언 뒤 개헌안 타결 때까지 정치인의 ‘8인 정치회담’이 한달여간 작동했다.”이는 건국헌법을 만들 때 수십개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의견을 제시,3년 동안 논의한 데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헌법문제로만 축소됐고 그 헌법마저도 정치인들의 타협거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박 교수는 그렇기에 87년체제는 반드시 해체돼야 하고 또 지금이 개헌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불만족스럽더라도 지금껏 쌓아온 민주주의 역량으로 볼 때 쿠데타 등에 의한 불법적 정권장악 우려가 없고, 다음 대선 시기가 총선과 겹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국회에서만 논의할 게 아니라 시민사회의 의견까지 다양하게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헌법개정 때 참고할 몇가지 제안도 내놨다. 대통령을 4년 중임제로 하되 대선과 지역대표 국회의원 선거시기를 일치시키고, 그 대신 정당명부제에 의해 선출하는 비례대표 수를 지역대표의 50% 수준으로 대폭 늘린 뒤 이들에 대한 선거를 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한다. 박 교수는 그러나 내각제는 반대했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좁고 사회적 기반도 없는 데다 시민사회와 연계조차 부족한 정당들로 내각제를 하겠다는 것은 정치의 파탄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재벌과 언론의 경우 정치인 그룹을 거느리면서 견제하기 어려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봤다. 박 교수는 ▲올해부터 헌법논쟁을 시작, 주요 헌법쟁점을 뽑아내고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 민간 전문가 중심의 민주헌법연구회를 설치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회 시민사회대표 등을 중심으로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최대한 단일안을 마련한 뒤 ▲2007년 여·야합의와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정일“한반도 비핵화 위해 6자회담은 중요한 장”

    김정일“한반도 비핵화 위해 6자회담은 중요한 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장’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오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 중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목표”라며 “6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중요한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번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 국무위원의 방북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미국측의 대북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탕 국무위원은 평양에 도착한 첫날인 12일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 백남순 외무상과 각각 회담했으며 13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과도 면담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환영한다고 밝힌 뒤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고 13일 이타르타스통신은 보도했다. oilman@seoul.co.kr
  • 연정 불씨 ‘가물 가물’

    열린우리당의 연정(聯政) 논의는 12일 별다른 진전을 보지는 못했다.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이날 마련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발제자로 나선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가 “연정이 지역구도 극복에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해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한나라당은 논의를 원천 거부한 채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발제자 손혁재 교수 “정치력 부족이 문제” 손 교수는 “중대선거구제가 지역구도를 완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라며 “2인 동반 당선제를 실시했던 유신과 5공화국 시절에 지역구도가 더욱 악화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권한을 정당히 행사해야 한다.”며 “선거구제 변화가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논의하고 여론을 수렴해야지,‘어떻게 하면 뭘 주겠다.’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여소야대 구도로는 국정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해 “여소야대는 상황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의 충돌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는 정치력 부족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손 교수는 “노 대통령은 취임 당시에도 여소야대였고,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는 독자적인 입법 발의도 힘든 소수정당이었으므로 원내 과반에서 몇석 부족한 지금의 국회 구성에 대해 대통령이 크게 불편해할 상황도 아니고, 위기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한나라 `오로지 민생´ 김빼기 전략 한나라당은 연정 불씨를 살리기 위한 여권의 제안을 일축하며 민생·경제 챙기기에만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각종 미디어를 통한 연정 관련 토론회에 일절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는 등 ‘연정 김빼기’ 전략을 세웠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수도권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손학규 경기지사를 만나는 등 경제해법 마련에 분주했고, 한나라당은 연정 논란에 대해 더 이상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전날 금리 인상 추진 검토를 주장했고, 이에 대해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반응’이 나오면서 여권이 던진 연정 이슈를 희석시키는 데 부분적으로나마 성공했다는 평가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형 건설업체가 부도 직전의 회사와 누가 상대를 하겠으며, 중소형 업체도 공사대금을 다 써버린 사이비 업체와 손잡을 리 없다.”며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한나라당은 전날 전국 성인 남녀 30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여소야대로 국정운영이 안 되기 때문에 연정하자.’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반대 46.4%, 찬성 33% 등으로 나타났다.또 ‘내각제 수준의 권한 이양’ 언급에 대해서도 49.2%가 정략적 의도라고 답했으며, 선거구제가 개편되면 지역주의 정치가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7%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전광삼 이지운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손학규 12일 회동

    여권의 연정 제의로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박근혜(사진 왼쪽) 대표와 손학규(사진 오른쪽) 경기지사가 12일 회동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박 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경제 살리기와 수도권 발전대책’을 주제로 수도권 규제 완화 등과 관련된 현안과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 국토균형발전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이한구 의원도 참석한다. 박 대표측은 “여권이 권력구도 개편에만 골몰하느라 민생을 방치하고 있는데 경제난 해법의 하나로 수도권 규제완화 대책과 당 차원의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전날 수도권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지사는 이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3M 등 첨단산업 25개 업종의 경기도 유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여권이 제안한 연정이나 내각제 개헌 등에 대해서도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권력구조 개편은 차기 몫/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권력구조 개편은 차기 몫/이목희 논설위원

    우리 헌법은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두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쉽게 바꾸지 말며, 개정하더라도 현 집권자를 위한 개편은 안 된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이 이를 망각한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고, 국가에너지 낭비가 심각해진다. 헌법 130조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에 이어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헌법개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두 거대정당이 합의해야 개헌 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 사실상 여야 정치권의 만장일치를 요구하고 있다. 헌법은 또 128조에서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못박았다.1987년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뒤 내각제로 포장을 바꿔 128조의 정신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거듭됐지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전두환은 집권 말기 한때 내각제개헌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2인자 노태우측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랬던 노태우가 대통령이 된 뒤에는 3당합당이라는 극약처방을 써가며 내각제를 도입하려 했다. 역시 2인자였던 김영삼(YS)은 이를 뒤엎고 직선대통령을 쟁취했다.YS에 당한 김종필(JP)은 ‘2년짜리 대통령’을 조건으로 내걸어 김대중(DJ)의 집권을 도왔다. 하지만 DJ도 JP와의 내각제 약속을 저버렸다. 반복되는 개헌 논란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그런데도 비슷한 사태가 또 벌어진다면 역사에 책임질 일이다. 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현행 헌법체계에서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를 시범운용한 뒤 집권 말기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최근에는 온갖 기발한 제안을 내놓으면서도 개헌공론화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개헌을 앞세우면 될 일도 안 된다는 교훈을 과거 사례에서 배웠을 수 있다. 개헌론을 빼고 연정과 국회의원선거구제 개편을 연결시키다 보니 여권의 논리가 어지러워졌다. 선거구제에 정권을 걸겠다는 식의 언급은 선뜻 이해가 안 간다. 특히 노 대통령의 임기는 2008년 2월 끝난다.17대 의원 임기는 같은 해 5월까지다. 여권의 제안대로 선거구제에 여야가 합의하더라도 실행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간다. 다음 정권에서라도 지역구도가 깨질 제도가 마련될 경우 당장 총리직을 야당에 넘겨주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연정과 선거구제 논의의 다음 단계가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이라는 추측을 쉽게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현행 헌법 아래서 연정이나 거국내각을 하겠다면 말리기 힘들다. 여소야대로는 국정운영이 도저히 안 되므로 무리해서라도 남은 임기 잘해보겠다는데 어쩌겠는가. 야당의 선택은 다음 문제다. 그러나 개헌을 염두에 둔 연정, 정치판 뒤엎기라면 참는 게 낫다.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개헌문제만큼은 차기 주자군에게 맡겨야 한다. 권력구조 변경은 사생결단식의 싸움이 된다. 여권내에서도 그렇고, 여야간에도 그렇다. 차기주자군을 무시한 집권자의 개헌 추진이 성공한 전례가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 잠재후보군의 선호는 대통령중임제 개헌에 쏠려 있다. 여권은 이제라도 연정, 선거구제, 개헌 문제를 차분히 정리해줬으면 좋겠다. 사안별 공조에서 조금더 나가는 정책 연정은 지속적으로 모색해도 괜찮을 듯싶다. 선거구제는 국회 특별기구를 만들어 인내심을 갖고 논의를 이끌면 된다.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내년말쯤 개헌논의 기구를 만들되 노 대통령은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의 개헌 소신은 소신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 새 권력구조는 새로 나라를 이끌려는 사람들이 짜도록 해야 한다. 헌법개정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청와대는 경제·영토·통일·지방분권 등 권력구조와 관계없는 부분에서 헌법이 새 모양을 갖추도록 조언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연정→개헌→중대선거구→野총리 ‘럭비공’?

    연정→개헌→중대선거구→野총리 ‘럭비공’?

    노무현 대통령의 ‘야당과의 연합정부(연정) 구상’ 발언이 보도된 지 11일로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 구상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에 여당인 열린우리당조차도 제대로 ‘감(感)’을 잡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는 평가다. 계파간 이해도 엇갈린다. ●손발 안맞는 黨·靑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연정 정국’초반에 “공론화하겠다.”고 연일 기염을 뿜어댔지만, 여당 대표 등 지도부들은 “큰 의미 아니다.”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당·청간에 손발이 안맞은 것이다. 청와대 조기숙 홍보수석은 “권력구조 개편”이라며 내각제 개헌의 가능성마저도 열어놓았지만,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논의는 시기 상조”라며 뒤엎었다. 그러나 문 의장은 10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중·대선거구제에 합의하면 총리 지명권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제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병석 기획위원장도 사견을 전제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총리를 맡는 대연정”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 7일 노 대통령이 이미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간신히 화답한 것이라는 평가다. ●연합정부는 대체 누구와? 문 의장은 처음에 ‘연정 구상’이 보도되자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폄하하면서 “내각을 통해 장관 몇 사람을 주는 것을 당당히 합의해오면 소연정, 야당과 정부가 합쳐서 하면 중연정, 제일 큰 야당과 여당이 하면 대연정”이라고 설명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민주노동당뿐만 아니라 민주당·한나라당도 연정 대상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즉각적인 반발이 나왔다. 민노당은 노회찬 의원을 비롯해 일각에서 “비정규직법안 등 정책에서 양보하면 가능하다.”는 등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지지도가 연동하는 상황에서 ‘개혁 연대’를 꿈꿨음직하다. 그러나 10일 ‘박근혜 대표 총리’발언이 나온 뒤로 민노당 지도부는 재차 “연정 불가”를 강력히 선언했다. ●야당에 총리지명권까지? 여당 내부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재야파에서는 “노 대통령이 성사 가능성이 없는 연정을 들고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민노당이나 민주당이라면 몰라도 정체성이 다른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면 당내 반발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의 ‘차기 주자’ 중 하나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측은 “노 대통령이 대연정과 내각제라는 개념으로 차기 대권구도를 흔들어 놓음으로써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얻은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친노 직계’인 이광재 의원은 “남북관계와 북핵문제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한 만큼 연정 논의를 의미있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연정론과 재외동포법/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 한 주는 노무현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론’을 놓고 크게 술렁거렸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연정(연합정부)론은 향후 정치구도의 개편과 연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연정 논란의 불씨를 댕긴 것은 7월4일 서울신문이 1면에 단독으로 보도한 ‘노 대통령, 연정이라도 해야’라는 기사였다. 발빠른 취재와 대통령의 발언에서 쟁점을 끌어내 공론화시킨 점이 돋보인 보도였다. 이후 서울신문은 연정론에 대한 후속 기사를 연속으로 내보냄으로써 관련보도를 주도했다. 대통령의 연정에 대한 과거 발언에서부터 여야의 반응과 대응, 그리고 향후 시나리오까지 심층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나친 추론에 근거한 기사는 단독보도의 빛을 가리는 옥의 티였다. 대통령의 발언이고,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할지라도 향후 진행될 연정의 시나리오까지 보도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서울신문은 ‘의회해산’ 과 ‘내각제’(7월6일자)의 진행가능성과 ‘차기 대권 주자의 반응’(7월7일자)까지 보도했다. 7월5일자 ‘정책공조→소연정·대연정→내각제 개헌’이라는 기사에서는 노 대통령의 장단기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기사에는 “거의 없는 것 같다.”,“갖고 있었던 것 같다.”,“가능성도 없지 않다.”,“소지도 안고 있다.”와 같은 추측성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사실에 근거한 취재를 통해 후속보도를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정론과 비교되는 보도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재외동포법’에 관한 기사이다.‘재외동포법’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발의하여 부결된 법안이다.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재외 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이다. 서울신문 6월30일자의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은 “이중국적인 남성이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 재외동포의 자격과 혜택을 박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텔레비전에서는 이 문제를 뉴스뿐만 아니라 시사다큐와 시사토론회를 통해 심층적으로 다룰 정도로 반향이 컸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법안이 어떤 취지에서 발의되었고, 무슨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알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네티즌들간에는 이 법안의 내용과 효과에 대해 논쟁이 분분하였다. 텔레비전 토론에서는 출연자들간에 법안의 해석을 둘러싸고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혼란의 일차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와 관계없이 신문들은 이 법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신문의 보도내용은 법안이 부결되었고, 이를 둘러싸고 의원들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지면을 통한 해설과 심층 보도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서울신문에서는 이 사안과 관련,‘국적포기 단죄 수포로, 재외동포법안 부결’(6월30일자),‘여, 재외 동포법 부결 후폭풍’(7월1일자),‘재외동포법 대안 싸고 논란’(7월2일자)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 하지만 이들 기사 중 어디에도 재외동포법이 어떤 법안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재외동포법은 국민들의 관심사인 병역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그런데도 보도내용은 정치권의 행위와 갈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법안 부결과 관련한 정치권의 동향을 주로 보도했다. 따라서 신문보도만으로는 왜 재외동포법이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주요 사건에 대한 해설과 예측을 통해 독자들에게 사건의 진행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은 신문의 중요한 역할이다. 사건의 핵심 쟁점과 주요 의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독자를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하여 사건을 보도하고 예측해야 한다. 신문의 저널리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반면 인터넷 저널리즘과 영상저널리즘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절제된 해설은 신문이 다른 매체에 대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 “고이즈미 총리직 유지해야” 55%

    |도쿄 이춘규특파원|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55%는 “고이즈미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서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9월까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고 응답, 참의원에서 우정민영화 법안이 부결돼 고이즈미 총리를 포함, 내각 총사퇴와 총선거가 실시되는 정국혼란에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고이즈미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3%로 6월 조사 때에 비해 5%포인트 낮아졌다.taein@seoul.co.kr
  • 문의장 “선거구 개편 전제 野에 총리지명권”

    문의장 “선거구 개편 전제 野에 총리지명권”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야당에 총리지명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야당은 이를 일축하는 등 여야간 연정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 의장은 10일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구상과 관련,“국회가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합의해 만들면 야당에 총리지명권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질적인 지역주의 타파와 그 구도 위에 성립된 현재의 낡아빠진 지역정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면 누구든지 논의하고 얼마든지 협의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언제 어느 때나 모든 정파와의 연대가 가능하며, 한나라당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싹쓸이해 지역정당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대안으로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제시했다. 그는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선거구제 개편”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제3기 정치개혁협의회’를 17대 국회 임기 내에 구성, 운영할 것을 야당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생과 동떨어진 얘기’,‘헌법 파괴적 발상’이라며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표는 문 의장의 회견 직후 “지금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얘기를 계속 해야 하느냐.”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선거구제와 연정은 무관하다.”는 이유를 들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오는 8월15일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민대통합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대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면 대상으로는 서민생계형 전과사범, 가벼운 경제사범은 물론 불법대선자금 관련 정치인도 포함시켰다. 문 의장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 남북 국회회담 개최와 이를 위한 실무접촉을 우리 국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에 제안했다. 그는 “필요하면 적절한 시기에 당 의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입시안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서울대의 마찰에 대해 문 의장은 “3불 정책은 기본원칙”이라고 전제한 뒤 “본고사의 부활이 아니면서 서울대가 자율권을 갖는 안이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부동산 문제에 대해 문 의장은 “부동산 투기는 공공의 적”이라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기 이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박찬구 이종수기자 ckpark@seoul.co.kr ▶관련기사 4면
  • 比 주교단, 아로요 사임요구 않기로

    |마닐라 연합|필리핀의 최대 종파인 가톨릭 주교단이 10일 야권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에 대해 ‘사퇴 요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 사실상 아로요 대통령에게 사태 수습을 위한 중대한 계기를 제공했다. 주교단은 지난 7일 이후 계속된 회의를 정리하면서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페르난도 카팔라 대주교는 “우리는 구체적인 정치적 옵션을 제시하지 않는다.”면서 “그녀(아로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교단은 대통령 스스로의 결정을 촉구하는 한편 논란이 된 지난해 5월 대선과정의 의혹을 담은 테이프 등 자료에 대한 조사 활동을 지지했다. 가톨릭 주교단의 이번 결정은 외형적으로는 중립을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임 요구를 직접 밝히지 않음에 따라 야당을 비롯한 아로요 반대파들의 세력 확산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아로요 대통령은 사태수습을 위해 개헌 등 새로운 정치적 현안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 등이 이미 내각제 개헌 제안을 한 바 있어 대통령 사임 요구와 개헌론이 맞물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사관의 권세영 참사관은 “아로요의 사태 수습이 주효할지는 향후 1∼2일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野 “민생이 더 시급”… 선거구제 개편 일축

    野 “민생이 더 시급”… 선거구제 개편 일축

    ‘민생과 동떨어진 얘기’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10일 제의한 ‘선거제도 개편 합의 뒤 야당 총리지명권 이양 건의’ 등에 대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첫 반응이다. 문 의장의 이날 제의가 노 대통령의 잇따른 ‘연정 언급’과 같은 맥락이라 판단,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생 올인’으로 차별화한다는 원칙도 거듭 밝힌 셈이다. 여권의 정략적 의도를 ‘대답없는 메아리’로 만들어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연정논의 무대응… 무력화 전략 한나라당 지도부의 반응도 엇비슷했다. 맹형규 정책위 의장은 “국민은 민생경제 살려내라고 아우성인데 대통령과 문 의장은 못 듣고 있는 모양”이라며 “연정이다, 총리지명권이다 하는 정략적 사탕발림 놀음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정부 여당이 초헌법적 발상으로 정국을 혼란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국민들은 내각제나 중선구제보다는 당장 물어야 할 이자 걱정, 기름값 인상 등 경제 실패로 인한 고통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번 제의는 최근 총기난동사건 등 여당의 실정을 가려 보려는 목적에다 국정 운영에 자신이 없으니 중·대선거구제로 2등 당선이라도 하려는 떳떳하지 못한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노 오늘 의원연찬회서 논의 예정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책임전가용 미끼정치일 뿐 민생파탄 해결의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재 ‘선거구제-연정은 무관’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일부 의원이 입장을 달리해 11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의원연찬회에서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무책임한 연정 굿판을 당장 집어치워라.’라는 논평에서 “집권당 의장이 국민 뜻은 살피지 않고 대통령의 잘못된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중대선거구제땐 지역구도 깬다”

    “중대선거구제땐 지역구도 깬다”

    10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선거구제를 개편하자는 제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현재의 고질적인 정당구조를 고칠 수 있다면 ‘국정의 절반’을 야당에 과감하게 넘기겠다는 뜻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간담회에서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문 의장이 10일 회견에서 “중대선거구제만 도입되면 지역구도는 반드시 깨진다고 본다.”고 호언장담한 부분이다. 총리지명권의 이양을 전제로 선거구제를 개편해 ‘영남당’과 ‘호남당’으로 나뉜 정치판의 폐해를 뜯어고치는 데 ‘올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전병헌 대변인은 “지역구도를 깨려면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면 기득권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정논란 선거구제로 압축 문 의장의 언급은 그동안 뚜렷한 방향성 없이 중언부언 흘러갔던 여권의 연정론을 선거구제 개편으로 압축해 ‘설익은’ 개헌론을 톤다운시키는 효과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내 기류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이 지난 8일 KBS 심야토론에서 “현 시점에서 연정론과 선거구제 개편은 따로 떼내어 논의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문 의장은 “중대선거구제는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어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포함하는 쪽으로 가야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는데, 그러려면 현재 지역구 기득권과 맞물려 의석 수를 늘리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그러니 정개협에서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15대사면 건의도 밝혀 문 의장은 이날 8·15 광복절 대사면 건의와 여야정 정책협의회 가동 등도 함께 제안했다.‘정략적 제안’으로만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는 듯 민생에도 방향을 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당 안팎에서는 문 의장의 제안이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연정 구상의 나락을 펴보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문 의장은 “(선거제도 합의가)제1야당을 염두에 두고 한 말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당과도 가능하다.”면서 “민주 정당이 제 정파와 연대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 의장의 회견 내용은 향후 정치일정이나 파급력으로 볼 때 여권내 조율을 거친 결과물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야당이 일제히 반발한 데서 보듯 ‘게임의 룰’을 정하는 일이 카운터파트의 불참으로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임영숙 칼럼] 대통령과 ‘앞으로 10년’

    [임영숙 칼럼] 대통령과 ‘앞으로 10년’

    지금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이 권력구조 논쟁보다는 경제, 교육, 외교안보 등에 혼신의 힘을 쏟기 바라고 있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한국의 잃어버린 세월’로 빨려들어가서는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보도를 읽으면서 몇달전 만난 한 기업인을 떠올렸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재벌급 기업의 회장이 된 그는 정치와 언론에 대해 지독한 불신감을 나타냈다.“정치 기사는 안 읽습니다. 한두번 속아 보았나요. 요란하게 보도된 정치문제 대부분이 깜짝쇼로 끝난 게 얼마나 많습니까.”정치권의 이른바 쟁점 만들기와 그에 따라 춤추는 언론보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었다. 그 기업인은 최근 며칠동안 대서특필된 연정론과 정치구조 개편 논의에 대해 아마도 ‘깜짝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엊그제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면서 이는 “문제의 중요성과 기울이는 정성을 다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연정에 대한 금기만 사라져도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부결 이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연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 8일자 사설은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결국 지난 며칠동안 실체가 불분명한 연정문제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를 더 확산시키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나는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구조 개편은 여당 내부에서 계속 연구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서울신문 사설도 밝혔듯이 지금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이 권력구조 논쟁보다는 경제, 교육, 외교안보 등에 혼신의 힘을 쏟기 바라고 있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한국의 잃어버린 세월’로 빨려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지난 임기는 경제적으로 이미 잃어버린 세월로 치부되고 있지 않은가. 미국 경제는 지난 1973년부터 95년까지 22년간의 구조조정기를 거쳐 이제는 고성장, 낮은 물가, 그리고 고용창출이라는 신경제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다시 일어서고 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올해 들어서야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첫 1년을 제외한 나머지 4년과 노 대통령의 지난 2년반동안 우리 사회와 경제의 구조조정에 실패했고 앞으로 10년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이번 간담회는 임기 중반을 맞아 국정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자리라고 미리 예고됐다. 그런 만큼 앞으로 10년에 대한 고민, 그 슬기로운 극복을 위한 우리 국민과 사회, 기업역량 결집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한 대통령의 적극적인 언급을 기대했으나 실망했다. 부동산 투기, 서울대 입시 문제 등 당장의 현안도 중요하다. 그러나 거대한 블랙홀로 일컬어지는 중국의 부상 속에서 좁아지는 한국 경제의 입지와 높은 실업률,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통일비용과 북한 핵문제 등 우리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더욱 깊이 모색해야 할 때이다. 자본이 중심이었던 산업사회에서 사람이 중심인 지식사회로 어떻게 이행해 갈 것인지, 사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투자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이 지금 정책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은 또 잃어버린 세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률 3.8%를 나쁘다고 보지 않고 상당히 잘 관리되고 있고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주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을 경계한 것이겠지만,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정치구조 개편의 중요성보다는 ‘앞으로 10년의 중요성과 (여기에)기울이는 정성’에 대해 이야기했더라면 많은 국민이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논설고문ysi@seoul.co.kr
  • ‘권력구조 개편’ 진정 기미

    청와대는 8일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결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정·개헌 등의 정치현안과 부동산, 본고사 부활, 낙하산 인사 등의 현안이 모두 깨끗이 정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정은 부도덕´ 인식 해소되면 노 대통령은 간담회 결과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바로 이런 침묵이 만족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핵심 관계자는 풀이했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연정과 개헌을 둘러싼 논란이 정리됐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관계자는 “연정과 개헌, 내각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언급 가운데 ‘연정이라는 말 자체가 부도덕한 것은 아니구나라는 수준으로 국민에게 인식되면 성공한 것이며, 그 이상 특별한 것은 없다.’는 부분에 포인트가 있다.”고 설명한다.“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도 내각제에 대한 구상의 일단을 보여준 게 아니라,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된다는 전제조건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 특유의 강조 화법이라는 설명이다. 노 대통령의 간담회로 연정·개헌 등의 권력구조개편 논란은 일단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野 “무시전략… 우리길만 갈것” 게다가 한나라당이 내각제·연정론에 대해 일절 대꾸하지 않는 ‘무시 전략’을 분명히 하면서 노 대통령의 의도가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상황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표는 앞으로도 별 말씀을 안할 것”이라면서 “연정이건 내각제건 혼자 (노 대통령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며 우리는 작심하고 우리 길만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앞으로 필요할 경우 야당과의 사안별 정책공조나 소연정은 추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사안별 정책공조를 하자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노 대통령의 진짜 의도는 내각제를 하자는 게 아니라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선거제도를 개편하자는 것”이라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을 1대1로 선출하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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