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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2차 핵실험 이후] 日 북핵 틈타 무기수출 완화 ‘목청’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치권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무기수출 3원칙’의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또 정부와 경제계도 거드는 형국이다. 고성능화된 무기개발, 특히 첨단 전투기 개발과 관련해 3원칙에 묶여 첨단기술을 확보할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된 논리다. 3원칙은 지난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내각 시절 만들어진 지침으로 ▲공산권 국가 ▲유엔 결의로 금지된 국가 ▲국제분쟁 당사국 또는 분쟁 우려국 등에 해당되는 국가에 무기 및 관련 기술 수출을 금지한 조치다. 1976년 미키 다케오 내각에서 3원칙의 적용 범위를 확대, 무기의 수출을 완전 차단했다. 다만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 미사일방위(MD)시스템의 미·일 공동개발에 대해서만 3원칙의 예외로 인정했다. 자민당의 방위정책검토 소위원회는 최근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 기업과도 공동연구·개발 인정, 무기 정의의 재해석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3원칙의 대폭적인 수정이다. 정부측의 안보·방위력 간담회에서도 “각국 공동으로 기술과 재원을 투입한 첨단 전투기의 개발에 일본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올해 연말에 확정될 방위계획에 포함시킬 태세다. 3원칙의 완화 요구는 북핵실험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투기의 도입과도 맞물려 있다. 방위성은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기 ‘F22’를 차세대용으로 선정하려다 군사기술 유출을 우려한 미국 측으로부터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현재 대안은 ‘F35’다. F35는 미국과 영국 등 9개국이 공동 개발한 뒤 생산되면 참여한 국가에 우선적으로 인도되는 까닭에 일본도 개발에 뛰어들 뜻을 미국 측에 타진하고 있다. 경제계도 군용 기술의 민간 활용을 위해 정부 측을 압박하고 있다. 방위산업체의 육성과 경쟁력 확보라는 명분에서다. 방위성도 경제계의 입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hkpark@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민주 ‘서거 책임론’ 총공세 나설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일정이 29일로 마무리되자 여야는 임박한 6월 임시국회에 대비해 각각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며 정부와 한나라당을 압박할 태세다. 한나라당은 자극적인 언행을 자제하면서도 민심의 흐름을 살피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의 정국이 다가오고 있다. ●민주당, “활시위 놓는다.” “이제는 총공세다.” 민주당은 침통한 심정을 다잡고, 당내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있다. 국민장 기간 동안 참아왔던 노기가 정부·여당으로 쏟아질 참이다. ‘서거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거센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사과를 하지 않는 현상은 분명히 잘못됐다.”면서 “확실하게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당 내부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와 김경한 법무부장관·임채진 검찰총장의 경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검찰의 표적 수사와 피의사실 중계방송으로 나라의 큰어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면서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또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검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한나라당과 검찰의 반대로 무산된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상설특검제 도입 등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운영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6월 국회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을 비롯해 ‘MB악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여론 동향에 촉각 국민장 기간 동안 모든 일정을 중단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영결식 이후 민심이 어디로 어떻게 흐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전국적인 추모 열기가 지난해에 이어 ‘제2의 촛불’로 번지지 않을까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서거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치 쟁점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맞물려 있다. 한 당직자는 이날 “국가적인 불행인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정치권도 이제 화해와 대화의 정치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쟁화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며 야당의 공세에는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야당의 정치 공세에 섣불리 대응하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거 책임론’을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신경을 쏟고 있는 것은 여론의 움직임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성향이 옅은 보통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이후 정국의 흐름을 두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여권이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한나라당 지지율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한나라 “통합·평화 계기로” 민주 “민주주의, 남은 자의 몫”

    여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9일 각각 추모 논평을 내고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했다. 하지만 방점은 달랐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현 정부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남겼다. 고인이 남기고 가신 순수한 뜻, 생전의 꿈과 이상은 남은 자의 몫이 됐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합과 평화로 승화시키는 계기로 삼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국민 통합의 시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인 당면 과제”라면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갈등과 분열이 조장되고 더 악화된다면, 그것은 결코 고인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추모 성명을 통해 “인권과 정의, 민주주의가 노 전 대통령이 떠난 지금, 미완의 숙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뜻은 이제 살아남은 우리의 몫이다. 뜨겁게 살다 간 노 전 대통령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성명에서 “책임져야 할 사람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며, 반민주적 통제와 억압의 정치를 중단하라는 국민 요구는 여지없이 묵살되고 있다. 더 이상 두고만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진심어린 공개 사과와 내각 문책, 정치보복의 진상 규명 특검과 책임자 처벌, 국정 운영기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北 군사적 타격 위협]日, 적기지공격론 재부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치권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적기지공격론’이 또 부상했다. 공식 명칭은 ‘적기지공격 능력보유’다. 선제공격론으로도 불리는 적기지공력론은 지난 1956년 하토야마 이치로 총리 내각이 ‘자위의 범위’와 관련,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한 적기지공격이 헌법상 가능하다.”고 정리한 방위정책의 방향이다. 자민당의 방위정책검토 소위원회는 26일 올해 말 확정될 예정인 ‘2010∼14년의 방위계획대강(大綱)’에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맞서 적기지공격 능력보유를 포함시키도록 정부에 제안했다. 소위원회는 “일본은 미국의 방위정책 전환에 대비, 전방위적인 체제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위협 수준이 높아졌다. 선제 공격을 받고 나서는 늦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적기지공격능력을 위해 정보수집 및 통신위성, 크루즈 미사일, 소형고체 로켓기술 등을 갖춰야 한다.”며 공격력 보유가 억제력이라는 논리를 폈다. 적기지공격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6년 7월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당시 아베 신조 당시 관방장관은 “자위대가 미사일 발사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헌법의 자위권 범위 안에 있다.”고 발언, 물의를 빚었다. 그러나 정부는 신중하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단순한 논의는 국민의 감정을 부추길 뿐”이라며 미·일 안전보장체제를 의식, 냉정한 대처를 주문했다. 자칫 미국이나 주변국의 오해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hkpark@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 금권정치 극복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없는 사회” 2008년 1월 퇴임을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바라던 사회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돈도 계보도 없던 소수파 정치인이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지켜 본 금권정치에 대한 환멸이 노 전 대통령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특권과 차별을 시정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공정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당시 대선에서부터 금권선거가 눈에 띄게 퇴색했다. 금품살포는 물론이고 청중을 대거 동원하는 유세작전도 거의 사라졌다. 이후 불거진 대통령 선거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2003년 2월 취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한다.”면서 “정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기간 중에도 “지난 수십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 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해체될 것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다가설 것”이라고 자부했다. 실제 참여정부는 정치개혁법을 통과시켜 돈 안 드는 선거를 제도화했다. ‘3김 정치’를 청산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최대 무기인 ‘도덕성’은 친노 인사를 비롯해 형 건평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정치자금법이나 뇌물수수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서 점차 힘을 잃었다. 결국 노 전 대통령과 가족마저 검찰에 소환되는 처지를 맞았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임기 후 넘어야 할 ‘게이트의 고개’”를 넘지 못한 셈이다. 정치 지도자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그 주변의 의식 변화, 법 제도의 착근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지역주의 해소 “지역대결은 답이 없는 감정싸움이며 독재시대의 유산이다. 불신과 적개심을 부추겨 편을 가르고 분노와 증오로 반목하게 하는 것은 정치인이 발명한 득표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지난 2005년 2월 국정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을 향해 소선거구제를 개편해줄 것을 이렇게 호소했다.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관계없이 특정 정당의 깃발만 흔들면 무조건 당선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고, 국민통합과 선진국가 진입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를 떠나 ‘정치인 노무현’의 언행에는 지역주의 해소라는 일관성이 담겨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부산에서 당선됐지만 이후 3당 통합을 거부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 김 전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내기는 했으나 1992년 이후 연거푸 부산 지역에서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 국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바보 노무현’이란 수식어가 따르는 이유다. 2002년 대선 때에도 영남 출신으로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지역주의 극복은 재임 기간에도 화두가 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기업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행정수도 건설, 산업클러스터 정책 등을 추진했다. 그는 2003년 4월 국정연설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달라. 이런 제안이 내년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 권한을 이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대야소가 붕괴된 2005년 7월에는 “지역주의 극복은 내 필생의 과업”이라며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의심하며 거부하자 “대연정을 않더라도 선거제도만 고친다면 권력을 내줄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극복은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특파원 칼럼] 막 오른 日 국민참여재판 시대/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막 오른 日 국민참여재판 시대/박홍기 도쿄특파원

    2001년 6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이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사법의 국민적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일반 국민이 판사와 함께 책임을 분담, 재판에 주체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내각에 제안했다. ‘국민이 주체가 되는 형사재판’에 대한 요구다. 당시 사법 불신이 팽배했던 때다. 형사재판의 유죄율은 99%를 넘어섰다. “절망적인 형사재판”이라는 원성이 자자했다. 법조문에 갇힌 판결이라는 이유에서다. 사법계는 반발했다. “형사재판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오히려 개혁을 가속화시켰다. 이른바 ‘재판원제’의 출발이다. ‘관에서 국민으로’, ‘구조개혁’이라는 기치를 내건 고이즈미의 정책노선과도 맞물려 있었다. 일본은 21일 재판원제의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명칭 앞에는 ‘국민이 사법에 참여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건전한 상식과 경험이 재판에 반영되도록 한 취지를 내세우기 위해서다. 형사재판법이 개정된 지 꼭 5년 만이다. 모의 재판을 통한 예기치 못한 사안의 점검과 대국민 홍보를 위한 준비 기간을 거친 셈이다. 재판원제는 일본 사법제도의 대전환이다. 사법의 민주화로 불릴 정도다. 영국·미국의 배심제, 독일·프랑스의 참심제를 절충한 ‘독특한’ 일본형이다. 흥미로운 제도임에 틀림없다. 국가의 역사적·사회적 상황이 반영된 시대의 산물인 까닭에서다. 재판원제는 20세 이상 유권자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6명의 재판원과 3명의 판사가 함께 재판에 참여, 유·무죄뿐만 아니라 형량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다. 다만 형량을 판단할 때 다수결 원칙이지만 판사 1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재판원의 위치는 판사 3명을 중심으로 양쪽에 3명씩 나란히 배석하도록 짜여졌다. 국민 판사로서의 확실한 대우다. 재판원이 다룰 대상은 살인이나 상해치사, 강도치상, 방화 등으로 법률로 정하고 있다. 해당 범죄는 반드시 재판원제를 채택해야 한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제와 다른 점이다. 배심제와 참심제의 혼합형이지만 재판은 피고인의 신청과 함께 법원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도 유·무죄를 따질 수는 있지만 구속력이 없다. 권고의 성격이 강하다. 재판원제는 사법의 새틀짜기다. 일본 국민 전체가 ‘재판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재판 대상사건은 연간 평균 2300건으로 전체 형사사건의 2.5%다. 재판원은 예비 인원 2명을 포함, 11만 8000여명에 이른다. 재판원 후보로 선정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판원을 거부할 수 없다.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후지뉴스네트워크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45.8%가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당연한 결과인 듯싶다. 죄의 유무 및 경중을 따지는 자리에 대한 중압감에서다. 단죄할 자격 여부도 부담이다. 또 재판원을 끝낸 뒤 비밀을 지킬 의무 등 적잖은 숙제를 갖고 있다. 재판원으로 활동하는 동안의 생활 문제도 걸림돌이다. 물론 재판원제의 정착을 위한 제도적 보완은 추진된다. 시대의 흐름 속에 사법제도도 바뀌고 있다. 재판원제는 국민의 시선과 감각 즉, 법감정을 섞는 하나의 유형이다. 사법의 신뢰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사법은 국민과 멀찍이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당장 일본은 실체적 진실을 법정에서 가리는 공판중심주의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이 알기 쉬운 재판의 실현도 마찬가지다. 재판 절차나 판결 내용도 법률가가 아닌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개선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의식개혁, 사회의 변화도 필연적이다. 그렇기에 사법 불신을 국민 스스로 털고 나갈 일본의 재판원제는 주목할 만하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印 4번째 연임 총리 만모한 싱

    [피플 인 포커스] 印 4번째 연임 총리 만모한 싱

    프라티바 파틸 인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압승한 국민회의당의 만모한 싱 현 총리를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하고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에 내각 구성 권한을 부여했다. 이로써 싱 총리는 인도 역사상 네번째 연임 총리가 됐다. 싱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전체 543석 중 262석을 확보한 UPA와 함께 정국을 더욱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전망이다. 싱 총리는 이번 총선 압승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인도가 5%대의 성장률을 보였던 것은 경제전문가로서 싱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미국 코넬대 코식 바수 교수는 최근 BBC에 실은 기고문에서 “인도 자본주의는 연고주의가 팽배했지만 싱은 중립성과 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했다.”면서 “이를 통해 싱은 명성을 얻었다.”고 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출신 경제학자로 1991년 재무부장관이 된 싱은 2004년 총리직에 올라 인구 11억 대국의 경제개혁을 이끌어 왔다. 차기 정부의 조각 작업도 본격화된다. 파틸 대통령을 면담한 싱 총리는 “차기 내각은 22일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가 새 정부의 각료로 인선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총선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한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 라훌 간디의 입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또 프라납 무케르지 외무장관이 재무장관직을 맡아 경제 개혁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차기 정부는 싱 총리가 주도했던 빈민문제 해결과 양극화 해소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싱 총리는 집권 이래 도시빈곤층의 고용 안정과 농가 부채 해결에 초점을 맞춰 왔다고 AP통신은 20일 보도했다. 자나르단 드위베디 국민회의당 대변인은 “싱 총리는 차기 정부의 우선순위로 국가 안보와 사회안정을 꼽았다.”고 전했다.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차기 정부가 조세개혁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면세 기준 인상과 부과급부세 폐지 등을 추진한다.”고 21일 보도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日 1분기 GDP 年 -15.2% 성장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경제가 1·4분기(1∼3월)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내각부는 20일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이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4.0% 감소, 연율 환산으로 -15.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세계대전 이후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내각부는 세계적인 불황으로 일본 경제의 견인차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의 수출이 급감한 데다 개인 소비와 기업의 설비 투자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분기 수출은 26.0%, 기업 설비투자는 10.4%, 개인 소비는 1.1%가 감소했다.일본의 경제전문가들은 “1∼3월 즉, 1분기가 경기의 바닥”이라면서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지만 V자형이 아닌 L자형 회복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hkpark@seoul.co.kr
  • 반쪽짜리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결국 ‘반쪽자리 정부’로 전락하게 될까. 이스라엘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를 주축으로 살람 파야드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을 19일(현지시간) 출범시켰다. 이번 내각에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배제돼 있어 그간 모든 정파를 아우를 통합정부 구성 논의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유임된 파야드 총리를 비롯해 내각 각료들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임시 수도 라말라에 있는 자치정부 청사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새 내각의 각료 20여명 중 절반은 파타 출신이고, 나머지는 다른 군소 정파 소속이지만 하마스 출신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간 파타와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정파들은 이집트 카이로에 모여 여러 차례 통합 협상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파타 측은 새 통합정부가 과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이스라엘 간 체결한 협정들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 협정을 따를 수 없다며 맞서왔다. 협상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자 아바스 수반이 하마스를 배제한 새 내각을 출범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독자적인 행정부를 꾸리고 있는 하마스는 “새 내각은 불법적이다. 우리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파타 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 정파는 새해 1월 팔레스타인 통합 정부의 수반과 자치의원을 뽑는 총선을 치르기로 했지만 이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팔레스타인 정치권이 미래를 향한 돌파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대남사업 관련 北인사들 잇단 숙청설 왜…

    대남사업 관련 北인사들 잇단 숙청설 왜…

    개성공단과 남북경협에 관여했던 북측 인사들의 숙청설과 경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최근들어 대남파트 관계자들의 숙청설 및 경질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2007년부터 북한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남파트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07년 9월부터 당 조직지도부와 중앙검찰소 등이 앞장서 통일전선부와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등 대남·대외 기구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남북경협과 접촉, 남한의 대북지원 물자 처리 과정 등에서 일부 비리를 찾았다는 설도 있다. 조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주로 이뤄졌던 남북교류와 경협 활성화 등이 북한 사회 전반에 미친 부작용에 대한 평가로 확대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2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남북관계가 나빠진 것을 대남파트에 대한 조사와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원래 북한 군부는 남북경협에 부정적이었다. 최근 북한 군부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대남파트 관계자들의 숙청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개성공단 북측 책임자였던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은 지난해 3월 경질됐다. 남북 당국간 회담에 북한 대표로 참가했던 민경협 정운업 회장도 거액을 착복한 혐의가 포착돼 2007년 11월 말 우리의 검찰에 해당하는 검찰소에 끌려가 조사받은 뒤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선 남북경제협력을 담당해온 민경협 조직이 내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초부터 자취를 감춘 남북정상회담 북측 주역인 최승철 통일전선부 제 1부부장의 숙청설·처형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 부부장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방북했을 때 북측 대표로 노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최 부부장은 이산가족 상봉 등을 담당하는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조선적십자회 상무위원, 최고인민회의 제11기 대의원 등 5개의 ‘모자’를 필요에 따라 썼다. 대남 관계개선에 적극적이던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도 지난해 초 경질됐다. 자본주의 요소를 일부 도입한 ‘7·1 경제개선 조치’(2002년)에 앞장섰던 박봉주 내각 총리는 2007년 4월 공장 지배인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9일 “남북경색 국면에서 최승철 부부장 등 지난 10년간 대남파트를 담당해온 북측 인사들의 숙청 및 처형설이 잇따라 제기되는 것은 북한 내 대남파트에 군부를 비롯한 강경파들이 등장, 권력을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12·1조치 등 대남 경협 분야에서 북한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시점과 대남파트 북측 인사들의 숙청·경질설이 제기된 시점이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리투아니아 첫 여성대통령 당선자 그리바우스카이테

    러시아 북서부 발트해 연안 3국의 하나인 리투아니아에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치러진 리투아니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럽연합(EU) 예산담당 집행위원인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후보가 69%의 득표로 압승, 리투아니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리투아니아의 다섯번째 대통령이 되는 그리바우스카이테는 수도 빌뉴스에서 태어났다. 옛소련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통’으로 1999년 재무차관을 비롯해 2000년 외무차관, 2001년 재무장관 등 행정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선출직 경험이 전무한 이력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유권자들은 리투아니아의 극심한 경제난을 돌파할 카드로 그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취임 후 장관 최소 5명 교체할 것”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내각은) 경기 침체의 실상을 과소평가했다.”면서 취임 후 최소 5명의 장관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예산안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돈을 아껴야 한다.”며 임기 동안 연봉 12만달러(약 1억 5000만원) 중 절반만 받겠다고 덧붙였다. ●유럽국가 중 최악의 경제난 벗어날까 실제로 리투아니아는 최근 유럽 국가 가운데서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의 올해 1·4분기 경제는 전분기 대비 10%나 곤두박질쳤다. 지난 3월 실업률도 15.5%로 전년 동기 4.3%에 비해 치솟았다. 경제난을 이기지 못해 최악의 폭동이 일어난 지난 1월 그리바우스카이테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영어, 폴란드어, 프랑스어 등을 두루 구사하는 데다 거침없는 언변에 가라테 유단자로도 알려진 그의 롤모델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집권 보수당의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대처 전 총리가 그랬듯 위기의 리투아니아를 정치·경제적 혼란에서 구하겠다고 공약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印 1개월 총선랠리 국민회의당 재집권

    印 1개월 총선랠리 국민회의당 재집권

    한달에 걸쳐 실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총선 결과 집권 국민회의당이 이끄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승리했다. 특히 260석이 넘는 압도적인 의석 확보로 재집권에 성공,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기반을 다지게 됐다. ●인도국민당, 1991년 이래 최다 의석 AFP통신 등 외신과 힌두스탄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16일 총선 개표 결과 UPA가 543석 중 261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정권 교체를 노렸던 제1 야당인 인도국민당(BJP) 중심의 전국민주연합(NDA)은 157석을 얻는데 그쳤다. UPA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반 272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260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한 만큼 차기 정부 구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국민회의당은 1991년 이래 최다 의석인 201석을 확보, 이번 선거는 말 그대로 ‘국민회의당의 귀환’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헌법상 새 정부는 다음달 2일 전까지 출범해야 한다. 추가로 확보해야 할 의석이 적다는 것은 중도 좌파 성향의 현 정부가 다른 정파의 ‘방해’ 없이 정부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모한 싱 총리는 지난 5년간 경제 개혁을 포함한 각종 현안을 놓고 연정에 참여한 좌파 정당과 갈등을 빚었다. 미국과의 민간 핵협정을 문제 삼아 연정을 탈퇴한 좌파연대는 ‘제3전선’을 구성, 80석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좌파연대를 이끌고 있는 인도공산당(CPM)은 2004년 42석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15석을 얻었다. 좌파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이다. ●라훌 간디의 급부상 이번 총선 승리로 싱 총리는 인도 역사상 네번째 연임 총리가 됐다.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와 그의 딸인 인디라 간디에서 시작된 ‘네루-간디’ 가문 사람이 아닌 이로는 두번째 연임 총리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최고 스타는 단연 네루-간디 집안의 라훌 간디다. 정치 신예였던 그는 지난해 9월 사무총장을 맡은 뒤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전국을 누볐고 차기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루 평균 4번의 유세전을 펼치는 강행군을 펼치며 새 바람을 일으켜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잠재웠다. 일각에서는 싱 총리 대신 새 총리가 돼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UPA의 의장이자 라훌의 어머니인 소니아 간디는 개표 당일 총리직은 자신의 아들이 아닌 싱 총리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싱 총리는 “내각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여권의 1·2인자 갈등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음모와 술수, 배신이 엉겨 있다. 2인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골치가 아프다. 오죽했으면 대통령 시절의 노태우가 김영삼의 공세에 열받아 신경성 설사병까지 걸렸겠는가. 단임제에서 시간은 미래의 권력 편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2인자를 마음먹은 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역대 대통령이 2인자를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는 측근을 내세워 견제하는 것이다. 돈과 자리, 비리정보들이 물밑에서 활용되었다. 둘째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2인자의 궁극적 목표인 대권 도전을 방해하는 것이다. 고건을 낙마시킨 노무현의 직설 어법을 대표 사례로 꼽을 만하다. 셋째는 권력구조 개편이다. 정치제도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면 미래의 권력에 힘이 쏠리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 배경이 된다. 역으로 집권자가 개헌을 반대해 2인자가 뛰쳐나간 사례도 있다. 김영삼·김대중 정권에서 김종필이 그랬다. 넷째는 대항마를 키우는 방법. 전두환 정권에서는 노신영·장세동의 대권 가능성을 끝까지 흘렸다. 노태우 정권에서는 박태준·박철언이 맹렬히 뛰었다. 김영삼 정권은 이홍구·이수성 등 기획성 잠룡들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4·29 재·보선 이후 위상이 부쩍 높아진 박근혜 전 대표를 이명박 대통령이 껴안으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나서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 모든 일이 풀릴까.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 여당이 이긴다면 권력의 향배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악수하는 사진을 찍고 몇 개의 자리를 배분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현직 대통령의 낙점’은 확실한 감표 요인이다. 대통령을 치받아야 표가 모인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1인자를 공격해 주가를 높이려 할 것이다. 싸우면 크는 게 정치판의 진리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싸움의 관리자가 되어야지, 당사자로 내몰리면 안 된다. 정치적인 화해도 마찬가지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2인자의 도전을 적정한 선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게 옳다. 나라를 어지럽지 않게 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정치는 어차피 반복되는 것. 과거 2인자 관리법을 연구해 보라. 지금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고 당시에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해 보라. 술수나 네거티브로 2인자를 못살게 하는 방법은 민주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정보가 워낙 공개되고 있어 역풍을 맞는다. 특히 어느 정권에서건 대통령의 측근들이 여론전에서 불리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2인자 관리법은 여기에 머물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보다는 권력구조를 분권화쪽으로 바꾸고,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갖춘 또 다른 실력자를 만들어 내는 큰 그림이 낫다. 제왕적 대통령중심제가 갖는 부작용에 많은 이들이 염증을 내고 있다. 권력을 나누는 정치제도를 향한 공감대는 얼마든지 열어갈 수 있다. 설령 권력구조 개편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논의 자체로서 2인자에게로 힘 쏠림을 늦출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넓힐 자질을 가진 정치인을 빨리 키우든가, 영입이라도 해야 한다. 1·2인자 갈등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정권은 다른 일 역시 잘하기 힘들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오자와 日민주당 대표 사퇴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67) 대표가 11일 전격적으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13선의 중의원이다.오자와 대표는 이날 오후 5시쯤 민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의원 선거의 승리와 정권 교체의 실현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중의원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면서 “새 대표 체제에서 당원의 일원으로서 중의원 선거의 승리를 위해 앞장서겠다.”며 백의종군할 뜻도 분명히 했다.오자와 대표의 사임은 오는 9월1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치러질 중의원 선거의 정국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아소 다로 내각의 지지율이 30%에 다시 들어선 시점인 만큼 아소 총리의 중의원 해산에 대한 결단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오자와 대표는 지난 3월4일 자신의 비서관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줄곧 당 안팎에서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게다가 오자와 대표가 정치자금수수 의혹에 휘말린 이래 민주당의 지지율은 추락한 반면 자민당의 지지율은 반사이익에 상승했다.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23.4%, 자민당은 26.8%로 나타났다.오자와 대표는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뒤 정권교체를 향해 달려왔다. ‘여소야대’의 정국을 최대한 활용, 아베 신조와 후쿠다 야스오 총리를 잇따라 중도 하차시켰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덫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정권 교체를 실현시키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대표직에서 물러앉는 신세로 전락했다. 오자와 대표는 일본 정계에서 ‘풍운아’로 불린다. 지난 2006년 4월 대표에 선출된 뒤 지난해 8월 무투표로 3선에 성공했다. 47세에 자민당 간사장을 지낼 정도로 정치적 역량도 뛰어나다. 오자와 대표의 사임으로 민주당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의원 선거의 전략에 차질도 불가피하다. 또 대표직 선출을 둘러싸고 오자와 대표 측의 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의 대표로는 오카다 가쓰야 부대표, 하토야마 유키로 간사장, 간 나오토 대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hkpark@seoul.co.kr
  • 남아공 새 대통령에 제이콥 주마 ANC총재

    남아공 새 대통령에 제이콥 주마 ANC총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새 대통령에 제이콥 주마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총재가 공식 선출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의회는 6일 케이프타운 의사당에서 투표를 실시, 주마 총재를 대통령으로 선출했으며 오는 9일 취임식을 갖는다. 주마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철폐 이래 4번째 흑인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주마 대통령 내정자는 277표를 얻어 47표에 그친 음부메 단달라 국민회의(COPE) 후보를 상대로 낙승을 거뒀다. 남아공은 의회에서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주마는 남아공 최대 부족인 줄루족 출신으로 1942년 3월 콰줄루-나탈 주(州) 인칸들라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슬하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7세이던 1959년 ANC에 가입했다. 1963년에는 정부 전복 혐의로 체포,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던 로벤섬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했으며 1973년 출소한 뒤 스와질란드, 모잠비크, 잠비아 등지를 오가며 조직 구축 및 정보 활동을 이끌었다. 1990년 ANC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귀국, 1995년 ANC 사무차장과 1997년 부총재, 1999년 부통령을 거쳤다. 주마는 취임식 이튿날인 10일 내각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靑 국정기조 혼선 우려… 인적쇄신에 신중

    청와대는 4일 한나라당 내에서 불붙고 있는 쇄신론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정·청 인적쇄신론에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모습이다.이명박 대통령이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당 기류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지만 내부적으로 아직 공론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일정 부분 당의 주장에 공감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 소장파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수용할 부분은 최대한 검토하되 무조건적인 비판론이나 쇄신론에 대해서는 일정 선을 긋겠다는 입장이다.자칫 당의 요구에 휩쓸릴 경우 국정 기조가 흔들리고 이명박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는 집권 2년차 구상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여권의 인적 개편 요인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실제 청와대 수석과 장관 중 교체 대상이 거명되고 있기도 하다. 청와대 수석의 경우 윤진식 경제수석을 제외한 대부분이 오는 6월 1년 임기를 채우게 돼 인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각 역시 최근 남북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내각의 외교·안보라인과 일부 경제·사회부처 장관들이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개편 시기에 대해서는 미디어법 등 6월 입법전쟁이 마무리된 뒤 7~8월쯤이나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6일 회동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 인적쇄신을 포함해 여권 전열 재정비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한나라 쇄신요구 무겁게 받아들여야

    4·29 재·보궐선거에서 완패한 한나라당이 쇄신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쇄신을 둘러싸고 당지도부와 소장파의 속내가 다르다. 당지도부는 일부 제도개선을 통해 당장의 어려움을 모면하려는 눈치다. 소장파는 인적 쇄신을 앞세웠으나 그 또한 방향성이 모호하다. 한나라당은 먼저 이런 사태가 벌어진 원인을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쇄신 요구에 임기응변이 아닌, 근본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경제위기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안정적인 모습을 바라고 있다. 청와대, 정부와 의사소통을 강화해 정책 측면에서 효율성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동산 세제, 비정규직법, 송파 신도시 예정지역내 특전사 이전계획 재검토, 잠실 롯데월드 신축허용, 그리고 며칠전에 빚어진 금산분리 완화 파문까지 당내부, 또한 당·정·청간 정책조율이 너무나 엉성했다. 청와대와 내각의 잘못이 있었겠지만 국민들의 뜻을 우선 수렴해야 할 책무를 진 당의 잘못이 더 크다. 여당이 제 역할을 못하니 정당정치는 비웃음을 사고, 친이(親李)·친박(親朴)의 정치적 논리가 선거판을 지배하게 만들었다.따라서 여권 쇄신은 정책정당 면모를 강화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권력투쟁적이거나, 자신의 자리를 노린 인적 쇄신 요구는 여권을 침체에서 구출할 수 없다. 당내부의 정책조율 과정과 청와대·내각과의 의사소통로를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책위의장을 인기투표식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에서 떼어내는 것은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인적 쇄신 역시 누구를 표적으로 삼는다거나, 분위기 쇄신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 친이·친박 나눠먹기식으로 흘러서도 안 된다. 계파를 가리지 말고 민심을 잘 수렴하고, 안팎으로 조율 능력이 뛰어난 이를 당·정·청의 요직에 발탁해야 한다. 방향성이 확실한 제도개선과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이다.
  • 아소총리 외교행보 성과없이 동분서주

    아소총리 외교행보 성과없이 동분서주

    │도쿄 박홍기특파원│아소 다로 총리가 3일 체코·독일 방문에 나섰다. 3박4일 일정이다. 국회의 회기를 고려, 6일까지의 황금연휴 기간을 잡았다. 지난달 29, 30일 중국을 갔다 온 지 사흘 만이다. 아소 총리의 ‘외교 행보’는 한마디로 쉴 새가 없다. 지난해 9월24일 취임 직후 유엔총회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12차례에 걸쳐 해외 순방 및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방문국까지 편도 비행거리만 9만여㎞로 지구를 두 바퀴가량 돌았다. 취임 7개월 시점으로 비교하면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는 6차례, 아베 신조 전 총리는 5차례에 불과했다. 아소 총리가 직접 방문하거나 일본을 찾은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만 20개국 39차례다. 아소 총리가 스스로 강점으로 내세운 외교에 전념한 셈이다. 또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아소 총리의 ‘가치관 외교’의 실현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일본의 존재감과 미·일 동맹의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아소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미·일 간의 신뢰구축에 힘썼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도 6차례, 중국과도 6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러시아와는 2차례 회담했다. 지난 30일 중국 방문 땐 “싫어하는 일을 말할 수 있는 부부관계가 됐다.”고 밝힐 만큼 중·일 회담에 만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치관 외교’의 일환으로 동유럽에도 적잖게 신경쓰고 있다.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처음 열린 파키스탄 지원국 회의에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을 초대했다. 체코 방문도 마찬가지다. 아소 총리는 유럽연합(EU)의장국인 체코의 미레크 토폴라네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신종인플루엔자 확산방지 대책과 경제위기 극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전방위 외교다. 그러나 성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장 민감한 현안인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와 북방4개섬 영토문제에서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한과의 대화는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때문에 ‘역사에 이름을 남길 치적’은 아니더라도 내각 지지율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또 아소 총리의 의욕과는 달리 ‘중의원 선거까지의 정권’이라는 한계 탓에 장기적인 외교 관계의 강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hkpark@seoul.co.kr
  • MB, 박희태 체제에 힘실어 준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6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조찬회동을 갖는다.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수습책 및 정국 현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패배로 흐트러진 여권의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반을 받아들이면서도 ‘박희태 체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으로선 박 대표 체제 유지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물어 박 대표가 물러나면 차기 대권 주자들이 당권을 놓고 계파간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등 당이 심각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의 장악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박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여권의 전열 재정비에 나서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당·청 엇박자 잠재우기 ▲강력한 구조조정 등 민생정책을 통한 민심잡기라는 두 가지 목표점을 향해 치달을 태세다. 청와대는 민심을 회복하는 길은 ‘역시 경제살리기’로 결론을 내리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재·보선 다음날 여의도에 있는 금융위원회에서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구조조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2차 공기업 선진화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면 지지층이 다시 결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여권 일부에서 제기된 당·정·청 인적 개편 주장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 2기 참모진 재임 1년이 되는 오는 6월을 전후로 여권 진용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해 한두 달 내에 강력한 국정 추진을 위한 인적쇄신의 필요성이 다시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내각 및 청와대 수석 등 참모진에 대한 인사요인은 있다. ‘1·19개각’은 급한 대로 기획재정부 장관, 통일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등 극히 일부만 교체하는 선에 그쳤다. 개각을 하게 될 경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질 0순위로 거론된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물러난다면 개각의 폭은 커질 수 있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 주장의 이면(裏面)에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않고서는 후반기 국정운영, 더 나아가 차기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년 6월 지방선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4·29 재·보선 패배에 따른 수습국면으로 조용히 당·청을 수습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올해가 현 정부가 힘있게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6월 이후 인적 개편이 가시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일왕 방한은 시기상조/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일왕 방한은 시기상조/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한·일 양국의 역사학계와 매스컴 등 관련 단체에서는 2010년을 앞두고 여러 가지 학술회의나 행사 혹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2010년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강제병합 된 지 100년째가 되는 역사적인 해이기 때문이다. 이 중 우리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은 일본의 진보 인사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일왕의 방한 제안이다. 즉, 아키히토 일왕이 한국병합 100년을 맞이하는 해에 한국을 전격 방문하여 고종과 명성황후 묘소에 헌화하고 참회하는 의식을 행함으로써 한·일 간 역사적인 민족 화해의 길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2010년 일왕의 방한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본의 정치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정국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총선에서 아소가 이끄는 자민당과 오자와의 민주당이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일본 정치권은 당면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심각한 일본의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느라 혈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외교 이슈는 일본국민의 흥미를 끄는 중요한 주제가 아니며 더더욱 한·일 과거사 문제는 정치권의 관심 사항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은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대한반도 정책수립에 나서기보다는 기존의 구태의연한 자세를 답습하고 있다. 일왕 스스로는 한국의 방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정치적으로는 리버럴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국제 평화주의를 지향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헌법문제나 군사문제에 대해서도 부드럽고 온건한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반도에 대해서는 간무 일왕의 생모가 백제왕족의 딸이었다는 것을 언급하는 등 조선에 대해 특별한 친근감을 표명한 바 있다. 또한 사이판 방문 시에는 전쟁 중 조선인이 고통을 당한 것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와병 중에 있는 고령의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한국을 방문하여 식민지배 문제에 대한 명확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다면 일본과 한국의 역사화해에 큰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은 단지 일왕 개인의 선호로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일왕의 방한 문제는 집권당과 내각이 정치적인 차원의 결정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데 현재 자민당 내의 분위기나 외무성을 비롯한 일본 정부 내부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조기 방한 실현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일본 사회 내에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여 고개를 숙이는 일을 달가워하지 않는 세력이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일본 정부로서는 만약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여 예기치 않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일관계는 화해는커녕 오히려 그로 인해 수습하기 어려운 갈등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1992년 중국을 방문하여 역사적인 중·일 화해 분위기 조성에 일조한 바 있으며 2000년에는 쇼와 일왕의 1971년 최초 방문에 이어 두 번째로 네덜란드를 방문하여 암스테르담에 있는 전몰자 기념비에 헌화함으로써 역사적 화해에 기여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김대중 대통령 이래 일왕의 한국 방문을 의례적으로 요청해 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번 정상회담 시 일왕의 한국방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일왕의 방한문제를 한·일 간의 구체적 외교 어젠다로 다룰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한·일 민족 대화해 실현이라는 목표가 아무리 시급하더라도 일왕의 방한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다. 교과서문제나 일부 일측 인사의 역사망언, 독도분쟁 등 불씨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왕의 방한-사죄 문제가 새로운 외교쟁점으로 부상한다면 한·일관계는 또 한번 과거사 갈등의 악순환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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