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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 저는 김정은… 軍시찰 중 다쳤나

    다리 저는 김정은… 軍시찰 중 다쳤나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 나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리를 저는 모습이 포착됐다. 8일 조선중앙TV에 생중계된 중앙추모대회에서 김 제1위원장은 오른쪽 다리를 약간 절면서 주석단으로 이동했다. 이날 조선중앙TV는 김 제1위원장이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영상도 방영했는데, 이때도 김 제1위원장은 부자연스럽게 다리를 절고 있었다. 이처럼 다리를 저는 모습은 북한 매체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최근 군 시설을 잇달아 방문하는 현지 시찰 중 다리를 다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건강이상설도 제기하지만, 다리 저는 모습을 그대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단순 부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 당국자는 “건강이상설과 같은 분석에 크게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추모대회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당 비서 등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지만, 김 주석의 친딸 김경희 전 당 비서는 보이지 않았다. 또 건강이상설이 나도는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도 주석단에서 목격되지 않았다. 앞서 이날 0시 김 제1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서는 황 총정치국장과 리영길 총참모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군 지도부가 함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19주기였던 지난해 김 제1위원장과 함께 참배했던 최룡해 당시 군 총정치국장과 김격식 군 총참모장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김정은 체제의 대폭적인 군 인사 교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전면전 가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전면전 가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습과 로켓포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군대를 배치하는 등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간 교전 끝에 160여명이 사망했던 2012년 11월 이후 최악의 사태다. AP, AFP통신은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에 추가 공습을 퍼부었다고 8일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 요원 등 9명이 사망했고, 4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하마스가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가자지구의 테러기지와 로켓 발사기지 등 50곳을 공격했다”면서 “팔레스타인이 멈추지 않으면 요격 범위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무인 전투기를 이용했지만 3곳은 해상에서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근에 보병 2개 대대를 배치하고, 1500명에 달하는 예비군 방공부대 소집을 승인했다. 가자지구 인근에는 이스라엘군 탱크와 무기를 실은 트럭이 집결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7일 열린 내각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면 충돌은 경계하면서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피터 러너 군 대변인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전쟁 준비를 논하고 있다”면서 “만일 (팔레스타인이) 차분한 모습으로 대화하기를 원했다면 우리도 차분하게 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전날부터 로켓포 100여발을 이스라엘 남부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 10여개 도시에서 사이렌이 울렸으며 1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즉각 공격을 멈추라”고 경고했다고 팔레스타인 관영 WAFA통신이 보도했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대변인은 “이미 심각한 확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을 주장하는 극우주의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극우파인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치적 연대를 끝낸다고 선언했다. 리에베르만 장관은 “테러단체가 로켓 수백 발을 마음대로 쏴 대는 상황에서도 (네타냐후 정부는) 기다리라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리에베르만 장관의 베이테누당은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리쿠드당과 2년 전 합당했다. 이스라엘 국회의원 아이에레트 샤케드는 페이스북에 “노인, 여자, 도시, 시골 등 팔레스타인 사람과 시설을 모두 파괴해야 한다”면서 집단 학살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은 5000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기 내각 인사청문회] 野, 차떼기 맹공… 이병기 “후회… 머릿속 ‘정치 관여’ 지워 버릴 것”

    [2기 내각 인사청문회] 野, 차떼기 맹공… 이병기 “후회… 머릿속 ‘정치 관여’ 지워 버릴 것”

    국회 정보위원회가 7일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과 이른바 ‘북풍’ 관여 의혹을 도마 위에 올렸다. 청문회 초반에는 국정원 직원이 야당 의원의 질의 자료를 몰래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회의가 한때 파행을 빚었다.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 등의 의혹을 놓고 여야는 태도를 달리했다.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소명 기회를 주는 등 ‘엄호 모드’를 보였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장으로서의 자격 검증에 치중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 연루 전력과 관련해 “당시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불법 자금을 받아 적발됐다”면서 야당을 겨냥했고,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느냐 하는 것이 국민적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일생일대의 뼈아픈 기억이며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특보로서 이인제 의원의 공보특보였던 김윤수씨에게 5억원을 전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1997년 대선 당시 안기부(국정원)의 이른바 ‘북풍’ 사건과 관련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권 의원이 ‘북풍의 진상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 관여했느냐’고 질의하자 “북풍과 관련해서 출국 금지까지 당하며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를 당하지도 않았고 재판을 받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안기부 2차장으로 재직했고, 김대중 대선 후보 측이 북한과 접촉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안기부 주도의 ‘북풍 공작’ 연루 의혹을 받아 왔다. 이 후보자는 5·16 군사정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젊은 학생들이 판문점으로 가서 ‘가자, 북으로’를 외칠 때인데 상당히 어린 마음이었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쿠데타라는 것은 분명하다. 5·16으로 정치발전이 조금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원을 정치 개입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만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며 “‘정치 관여’라는 네 글자는 머릿속에서 지우고 원장직을 수행하려 하고 가슴 한구석에 사표를 들고 다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국정원 직원의 카메라 촬영이 문제가 돼 ‘야당 의원 감시’ 논란으로 40여분간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후 국회사무처가 임시취재증을 발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회의가 속개됐다.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운영위에서 국회 출입기자등록 내규에 따라 임시취재증을 발급하는 관행에 대해 검토하고 조사단을 꾸려 촬영한 사진을 확인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고, 이 후보자는 “청문회 촬영이 관행이라 해도 과잉이었다”고 사과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기 내각 인사청문회] 김명수 “5·16 평가 시기상조”

    [2기 내각 인사청문회] 김명수 “5·16 평가 시기상조”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사전답변서에서 5·16 쿠데타와 유신헌법과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7일 국회에 제출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김 후보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5·16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지나친 개인 검증’ 문제라고 비난하면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연구비 부정 수령, 교수 승진 심사에서의 연구 업적 논란에 대해 “당시 관련 학계의 문화와 절차에 비춰 큰 하자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자의 논문을 베껴 자신의 연구계획서로 작성한 사실과 공동 저작물을 단독 연구 실적으로 등재하고 중복 게재한 사실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았다”고 답했다. 연구비 부당 집행 의혹에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직위를 남용해 논문 작성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에 고발당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구비를 부당하게 받은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자를 사기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김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기 내각 인사청문회] “최양희, 다운계약서 작성·농지법 위반 의혹” 난타

    [2기 내각 인사청문회] “최양희, 다운계약서 작성·농지법 위반 의혹” 난타

    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최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 및 세금 탈루 의혹, 농지법 위반 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유승희 의원은 “최 후보자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매입, 방배동 아파트 매도 시에 실제 거래액보다 금액을 낮춘 다운계약서로 4179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당시 세무 지식이 부족해 중개업자를 따라 잘못된 관행으로 거래했다”며 “사과드리고 납부하지 못한 금액은 세무 당국의 조치에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전국농민회에서 고추 좀 그만 괴롭히라는 성명서를 냈다”며 최 후보자가 농지법 위반을 모면하기 위해 경기 여주시 전원주택의 잔디밭에 고추 모종을 듬성듬성 심은 사진을 공개했다. 최 후보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행동을 해서 거듭 사과한다”고 답했다. 송호창 의원은 최 후보자가 포스코ICT 사외이사 재직 시 받은 수당 1억 900만원에 대한 세금을 뒤늦게 낸 점을, 최민희 의원은 군 복무 당시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으나 근거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점을 추궁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주요 통신 정책인 ‘요금인가제’ 폐지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오전 질의에서 전 의원이 “요금인가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사전 규제다. 폐지를 통해 요금 및 서비스 경쟁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어떤가”라고 묻자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다 오후에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확인 질문을 던지자 “인가제 폐지에 동의하는 게 아니고 보조금 경쟁을 요금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 것”이라며 “인가제는 찬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또 정보·수사기관의 휴대전화 감청과 관련해 “사익과 공익이 충돌하는 면이 있지만 허용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옳지 않나”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여야는 최 후보자가 장관직 수행에 있어 큰 결격 사유가 없다는 데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오는 10일 전체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끝난 뒤 야당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부적격’ 판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교수들, 슈퍼甲 행세 이젠 그만/이종락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교수들, 슈퍼甲 행세 이젠 그만/이종락 사회부장

    7일부터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야당은 부적격 후보자들의 낙마를 공언하고 있어 인사 청문회 내내 여야 간 치열한 불꽃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을 후보자들은 대부분 대학교수 출신이다. 한국교원대 출신인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부당 연구비 수령, 제자들에게 대리수업을 지시하고 언론사 칼럼까지 대필시켰다는 등 각종 의혹을 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받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지낸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역시 병역에서부터 땅투기, 탈세에 이르기까지 야당으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았다. 서울대 법학과 교수인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도 논문 표절과 아파트 투기의혹, 수천만원의 연구비에 대한 소득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교수들의 이런 행태들이 알려지면서 갑(甲) 중의 갑이라는 의미에서 ‘슈퍼갑질’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을 정도다. 과연 한국 교수들은 갑 중의 갑일까.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한국 교수들의 위상과 처우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자는 2004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 동안 방문연구원으로 생활하며 미국 대학교수들을 대할 수 있었다. 이들에 대한 느낌은 한 마디로 한국 교수와 달리 소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신들의 강의 자료를 직접 복사하는 교수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한국 교수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권위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달리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실제 미국 교수들은 방학기간 학교로부터 월급을 받지 않는다.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봉급을 받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일종의 ‘무노동 무임금’의 적용을 받는 셈이다. 대신 연구프로젝트 등으로 방학기간 생업을 해결한다. 2010년부터 3년간 도쿄특파원으로 재직 시 만났던 일본 교수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본 대학원의 경우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교수들을 위해 도시락 심부름, 운전기사 노릇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지도교수가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참석해 안내나 보조역할을 맡아도 시간당 약 1000엔(약 9890원)의 수고료를 받는다.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때는 이에 상응한 보수를 지급한다. 교수들이 고위 공직자로 지명될 때마다 불거지는 교수들의 일탈행위는 ‘도제(徒弟·apprentice)식 교육’의 폐해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내 학계에 학생들의 인권을 도외시한 주종(主從) 관계가 너무 뿌리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대다수의 대학들은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대학의 윤리헌장과 규정 등을 두고 있다. 하지만 김명수·정종섭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정작 관련 대학들은 검증에 손을 놓고 있었다. 오히려 학위논문 표절 논란은 연구윤리지침제정 이전 규정이 느슨했던 과거 얘기라거나 오해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교수들을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은 여전히 ‘관행’에 기대거나 성과 압박에 떠밀려 연구부정을 자주 저지르는 실정이다. 사실상 윤리 규정이 사문화돼 있는 셈이다. 교수는 학자이며 연구자이고 교육자다. 학문 연구자로서 사명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대학교수들의 검증은 다른 직군 출신들보다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교수들의 새로운 각오와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아베노믹스의 정치경제학/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아베노믹스의 정치경제학/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지난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납북자 문제와 관련,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한반도는 다시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앞세운 아베 총리는 강한 일본의 회복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다. 아베노믹스란 엔화의 양적완화를 통해 저금리 정책과 친기업 정책을 확산시켜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정책이다. 현재의 일본은 아베노믹스가 중장기적으로 일본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현재의 아베 내각은 중장기적 시각과 정책의 시계(視界)를 가질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같이 아베노믹스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보수세력을 결집하고 이들의 지지를 규합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됐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고노담화를 부관참시하는 작태는 일본 외교가 자기부정의 길을 걷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자기부정의 극치는 지난주 발표된 일본 헌법 9조의 재해석으로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합법화한 것이다. 북한이 일본 본토를 향해 쏘아대는 미사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자기부정 정책은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가속화해 나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기업들의 군·산협력사업들은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일본 사회의 내부적 움직임은 아베 총리가 교체돼도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에는 2290억 달러에 도달했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지난 5월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내놓은 ‘아시아 신질서’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국의 대폭적인 협조를 요구할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 경제협력은 더욱 심화하겠지만 우리는 미·일동맹을 최우선시하는 미국의 동북아정책으로부터 점점 더 고립화될 우려가 있다. 만일 일본과 북한의 접근이 가속화돼 일본이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해 나가면 미국도 이를 묵인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결과 중국-남한, 일본-북한의 구도가 고착화될수록 한·미 동맹은 상호모순 속의 동맹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국제 정치·경제의 현실을 우리나라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과 일본·미국 사이에서 우리의 국가이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동북아 국제경제 질서의 전개는 일련의 국제경제 정책 문제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고심 끝에 가입의사를 밝힌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의 가입 전망도 먼저 가입한 일본의 입장이 소극적이기 때문에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선뜻 가입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당장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의 참여 문제가 미국의 반대로 벽에 부닥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북한과의 통일이 이뤄질 경우 AIIB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재구축에 투자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AIIB에의 참여를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이 이와 같은 다국간투자은행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미국에 대해서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들 전부가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냉엄함과 엄중함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의 남북한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동북아 정치·경제 질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한 척의 배와 같다. 동북아 질서라는 험로를 따라 항해해야 하는 우리들의 배는 예정된 항로가 없기 때문에 함장, 조타수, 갑판원, 기관사 등 모든 구성원의 일치단결로 안전한 최선의 항로를 찾아나가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여야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의 지혜를 모아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 [사설] 청문회 무용론 안 나오게 팩트 위주 검증하길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을 담당하게 될 박근혜 정부 제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어제부터 시작됐다. 오는 10일까지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8명의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공들여 지명한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서기도 전에 여론 검증 단계에서 낙마하는 등 두 차례 ‘인사 참사’를 겪은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8명의 후보자들이 모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길 바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석 달 가까이 국정파행이 이어지면서 국가 전체가 무기력증에 빠져 있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인사청문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돼도 무방하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더 철저한 검증을 통해 후보자들의 됨됨이를 낱낱이 밝히고, 도저히 국정을 맡길 수 없는 후보자가 있다면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취지고,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권한을 맡겨 후보자들을 검증하도록 한 이유다. 물론 거기에는 몇 가지 전제가 있다. 정략 불개입과 팩트 위주의 검증이다. 야당의 공격과 여당의 수비라는 전형적 공수(攻守)패턴, 사실 확인에 앞서 의혹만으로 후보자들을 닦달하는 구태가 되풀이되면 또다시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사실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런 인사청문회는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 문제는 벌써부터 구태가 재연될 조짐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여당은 ‘전원통과’를 목표로 세우고, 야당은 최소한 특정 후보자 2명 낙마를 공언하는 등 스포츠 시합하듯 목표를 정해놓고 인사청문회에 임하고 있다. 검증이 아닌 정략적 판단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어제 첫 테이프를 끊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부터 국정원 직원의 청문회장 촬영을 놓고 한때 파행되는 등 곳곳에 암초가 즐비하다. 우리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직후부터 제자논문 표절, 칼럼 대필, 논문 허위 기재, 연구비 부당 수령 등 고구마 줄기처럼 터져 나오는 의혹과 관련해 그가 이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다면 도저히 교육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보고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어제 청문회가 열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다른 후보자들도 크고 작은 탈법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 인사청문회가 열린 이상 의원들이 제대로 검증해 적격 여부를 가려주길 바란다.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의혹이 아닌 팩트를 중심으로 도덕성과 국정수행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어제 2명, 오늘 4명 등 나흘 동안 8명의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몰아서 하다 보면 일부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몇 차례 질문과 답변만 오가다 끝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인사청문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몇몇 후보자들은 이미 큰 흠집이 드러나 부처를 제대로 장악해 강력한 행정력을 펼칠지 의문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적격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인사청문회 결과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게 마땅하다. 국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개혁은커녕 정치적 부담만 커질 뿐이다.
  • 박근혜정부 2기내각 8인 ‘청문회 위크’ 스타트… 3대 관전 포인트는

    박근혜정부 2기내각 8인 ‘청문회 위크’ 스타트… 3대 관전 포인트는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7일부터 본격 실시된다. 장관 청문회 일정은 ▲7일 이병기(국가정보원장), 최양희(미래창조과학부) ▲8일 최경환(기획재정부), 정종섭(안전행정부), 이기권(고용노동부), 김희정(여성가족부) ▲9일 김명수(교육부) ▲10일 정성근(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순이다. 여야는 6일 청문회장에도 들어서지 못한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올지, 청문회 과정에서의 여야 대치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우선 관전 포인트는 청문회를 몇 명이 통과할지에 모아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논문 표절과 연구비 부당 수령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명수 후보자와 2002년 대선에서 불법 정치자금 전달책 역할을 한 이병기 후보자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이 후보자를 비롯한 ‘2+α 낙마설’에 대해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청문회에서 의혹이 해명될 수도, 증폭될 수도 있다”며 결기를 내보였다. 반면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지금까지는 도덕성 검증에 치중했지만, 실제 업무력 검증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후보자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환 후보자는 이날 딸의 미국 복수 국적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를 허용하는 현행 국적법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 과정에서의 여야 논쟁이 7·30 재·보궐 선거나 향후 국정 운영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지가 두 번째 관전 포인트다. 이날 국회에서 ‘가계소득중심 경제성장방안’을 발표한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최경환 후보자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현행 규제 유지를 주장하며 여야 정책 대결을 예고했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것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보는 정부·여당과 경제민주화 불씨를 되살리려는 야당이 입장 차를 드러내며, 재·보선 캠페인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청문회 과정 또는 직후에 인사청문회 개편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재현될지가 세 번째 관전 포인트다. 새누리당 내 인사청문제도개혁태스크포스 위원장인 장윤석 의원은 “국가에 필요한 인재들이 청문회제도 때문에 기회를 제약받는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출범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최근 공직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는 청문회 때문이 아니라 한정된 인재풀에 의존하는 현 정권의 인사시스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계좌추적권을 주는 등 청문위원의 권한을 강화한다면 도덕성 검증에서 확장해 후보자 재산이나 업무 능력 검증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靑·여야 원내 지도부, 정국 실타래 푼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오는 10일쯤 청와대에서 정국 현안 논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6일 양당에 따르면 청와대와 여야 원내 지도부는 이번 주중 이 같은 회동 원칙에 합의했다. 회동 날짜는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주례회동에서 확정키로 했지만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대상자는 양당 원내대표 외에 새누리당 주호영·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 지도부만 청와대로 초청해 만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와 연이은 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출발에 앞서 청와대와 여야가 처음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통해 교착된 정국 현안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박 대통령이 국회 사랑재를 방문해 여야 대표·국회의장단과 함께 원내대표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당시 회동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 격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여야 원내 지도부와의 티타임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요청을 수용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 세월호 후속 입법 차원에서 마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 세월호특별법, 관피아 방지를 위한 일명 ‘김영란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 규제처벌법), 재난안전관리 기본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회동 결과에 따라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 정례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버티는 이라크 총리… “ISIL 물리칠 때까지 못 물러나”

    버티는 이라크 총리… “ISIL 물리칠 때까지 못 물러나”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뒤 군경 수뇌부 2명을 해임했다고 A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퇴진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알말리키 총리는 전날인 4일 성명에서 “나를 총리직에서 몰아내려는 어떤 시도와도 맞서 싸울 것”이라며 “(세 번째) 총리직을 위한 입후보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를 물리칠 때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5일에는 알리 가이단 지상군 사령관과 모흐센 알카비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했다. 이들 모두 가택 연금 조치가 내려졌고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AP통신은 “수니파 반군 봉기 직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군경 조직을 쇄신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국내외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총리 퇴진을 촉구하며 “의회는 빨리 반군에 대항하고 나라를 단합시킬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알말리키 총리가 물러나야 할 국면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총리를 계속한다면 결국 이라크는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국 정치권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 1일 개막했지만 수니파, 시아파, 쿠르드족 간 갈등으로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8일 다시 소집되는 의회는 의장과 정·부통령을 선출하고 대통령은 총리를 임명한 뒤 내각 구성을 위임할 예정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집단자위권’ 아베, 군사대국 시동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과 관련, 9월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안전보장법제 담당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6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일 각의 결정에 따른 후속 법률 정비 작업에 대해 “대규모의 법 개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안보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아베 내각에는 법률 상한인 18명의 각료가 있기 때문에 안보담당상을 신설하게 되면 다른 각료가 겸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관련 법 정비 절차에 대해서는 “그레이존 사태(자위대 출동과 경찰 출동의 경계에 있는 사태)에서 집단적 자위권에 이르기까지 전체 그림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엄청난 작업이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 올가을 임시국회가 아닌 내년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일괄 제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에 따라 행해지는 집단 안전보장의 틀에서도 자위대의 기뢰 제거 등 무력 행사가 헌법상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이달 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 회의를 열고 요격 미사일 고성능 센서의 미국 수출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미국 방산회사인 레이시온의 라이선스로 생산하는 지대공 요격 미사일 ‘패트리엇 2’(PAC2) 탑재용 고성능 센서가 대상이다. 무기 수출이 결정되면 지난 4월 아베 정부가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마련한 이후 첫 사례가 된다. 미국은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 등으로 미사일을 조립, 중동 카타르에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요미우리신문은 8일 예정된 아베 총리의 호주 방문에 맞춰 일본과 호주가 상대국에서의 합동 군사훈련을 확대하는 방문부대지위협정(VFA·Visiting Forces Agreement) 체결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일본이 외국과 처음으로 맺는 VFA다. 아베 총리는 뉴질랜드·호주·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 3개국 방문을 위해 6일 오전 출국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시진핑 방한] 시 주석 “임진왜란 때도 우린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

    [시진핑 방한] 시 주석 “임진왜란 때도 우린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이틀째인 4일 서울대에서 강연을 갖고 “중국과 한국은 일본의 야만침탈(野蠻侵奪) 때 서로 도왔다”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 간 역사적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작심한 듯 비판한 것이다.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고노 담화 부정 등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한·중 양국이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 대강당에서 한·중 학생과 교수진, 정·재계 인사 등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약 30분간 한·중 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중국 국가 주석이 우리나라에서 대중을 상대로 강연한 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강연장에 들어선 시 주석은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어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질곡의 역사적 순간 때 협력했던 한·중 과거사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외 전쟁이 가장 치열했을 시절 우리 양국은 온힘을 다 바쳐 서로 도왔다”면서 “4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도 양국 국민은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해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의 핵무기 존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양국 관계가 개선되길 희망하고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김구 선생,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만든 정율성 작곡가 등 인물을 일일이 거론하며 수천년간 쌓아온 한·중 간의 정을 강조했다. 전날 펑리위안에 이어 시 주석도 중국에서 다시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시 주석은 한국어로 ‘대한민국,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한편 이날 강연이 시 주석의 첫 한국 내 대중 강연임을 감안한 중국의 신중함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날 오전까지도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서울대와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강연 내용에 대해 함구했고, 시 주석은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강연장을 떠났다. 또 KBS가 시 주석의 강연을 생중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연 시작 전 녹화 방송을 하기로 변경했다. 2012년 3월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외대 강연이 지상파 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된 것과 상반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찬구의 시시콜콜] 세월호, 반복되는 가해와 피해

    [박찬구의 시시콜콜] 세월호, 반복되는 가해와 피해

    영화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2007년 작품이다. 아들이 납치 살해당한 피해자의 뜻과는 무관하게 가해자는 스스로 신의 구원을 받았다고 강변한다. 피해자는 울부짖지만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 부조리와 모순이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개봉한 ‘일대일’에서 ‘오민주’라는 여학생을 살해한 권력과 하수인들, 그리고 이들에게 가해의 죄를 묻기 위해 테러를 감행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그린다. 가해자들은 책임을 윗선과 조직에 미루며 또다시 가해를 자행한다. 이 감독의 2010년 영화 ‘시’에서는 여학생을 유린한 남학생들의 부모들이 돈 몇 푼으로 입막음을 하려는 철면피한 행태를 보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의 가해는 되풀이된다. 세월호 참사의 가해자는 국가 권력과 자본이다. 국가 권력은 불통의 리더십을 대변하듯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며 골든타임을 놓쳤다. 나쁜 자본은 공공성과 생명의 가치를 외면하고 이윤 추구에만 집착했다. 참사 이후에도 권력과 자본은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복원하고 치유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물러난 총리가 다시 등장하고, 편협한 리더십은 2기 내각 인사에서도 여전했다. 선사와 권력자의 검은 유착을 겨냥한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의회 권력은 진상 규명을 한답시고 국정조사를 열어 놓고 유가족에게 ‘당신 누구냐. 가만히 있으라’고 호통을 친다. 보다 못한 피해자 가족들은 진상조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사고 71일 만에 복귀한 단원고 학생들은 “진짜 죽을 때는 잊힐 때”라며 “잊히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는 걸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과도한 취재경쟁과 일방적인 치유 프로그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비아냥으로 고통을 겪는다고 했다. 왜 피해자들은 온전히 위로받지 못하고 2차, 3차 피해에 시달려야 하는가. 왜 국가 권력은 그들에게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올곧게 진행될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주지 못하는가. 무책임과 불통의 가해가 반복되면서 피해자들은 한줄기 미련마저 유린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책임과 배려의 사회를 만들어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 모델로 삼겠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며 경제민주화와 공정한 시장질서도 언급했다. 말의 성찬에 불과했던가. 아니라면 다시 취임사로 돌아가라. 공동체와 사람의 가치를 복원하고 가해와 피해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관건은 진정성과 실천이다. ckpark@seoul.co.kr
  • “집단적 자위권은 위헌” 日 현직시장 소송낸다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방침이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베 내각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 위해 헌법 해석을 바꾸는 각의 결정을 지난 1일 강행한 뒤 지지율이 하락하고, ‘해석 개헌’에 맞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이 각의 결정 직후 이틀간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7.8%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21~22일 조사 때보다 4.3% 포인트 낮아진 것이며 각의 결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응답자의 82.1%가 충분한 검토 없이 각의 결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각의 결정의 폐기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있다. 야마나카 미쓰시게 미에현 마쓰사카시장은 3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됐다”며 각의 결정의 위헌성 확인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야마나카 시장은 “폭주를 그치도록 국민의 목소리를 결집하고 싶다”며 전국에서 원고를 모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밖에 일본변호사연합회나 시민단체 ‘전쟁을 하지 않는 1000명 위원회’ 등도 각의 결정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어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각지의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의회는 2일 “항구적 평화주의라는 헌법 원리와 입헌주의에 반하며 역대 내각의 공식 견해와 상반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채택해 중앙정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아사히신문은 사이토 고키 아사히대 교수가 지난 2일 헌법 강의에서 집단적 자위권에 관한 각의 결정을 소개하고 “해석 개헌을 교묘하게 진행하는 방식은 위험하다”고 설명한 일 등 법학자들이 강단에서 맞서는 사례를 소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하) 미·일·유럽 등 해외사례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하) 미·일·유럽 등 해외사례

    선진국의 대통령이나 총리는 모든 사안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장관들은 고개를 숙인 채 대통령이나 총리의 말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받아 적지 않는다. 선진국의 대통령실과 총리실은 공무원과 정부 산하 기관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보다 권력욕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선진국의 장관들이 우리 장관들보다 충성심이 약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대통령과 장관이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는 시스템이 국가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고, 장관은 장관의 권한을 행사한다. 대통령은 법률에 정해진 만큼만 지시하고, 장관은 법률에 정해진 만큼의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한다. 선진국의 대통령 및 총리와 장관의 관계, 장관의 역할을 짚어 봤다. ■美, 부처인사·예산 좌지우지 장관의 권한과 책임 막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섰다. 보훈병원 운영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위 사실이 파악되면 관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조사 보고서 발표 뒤 결정하겠다. 에릭(장관)은 우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1기에 발탁해 2기에도 유임시켰을 만큼 신뢰해 온 신세키 장관을 당장 내치기보다 책임을 다한 뒤 물러나게 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그러나 신세키 장관은 9일 뒤 사의를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는 보훈부에 새 리더십이 필요하고, 더 이상 거취 문제로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이를 수용했다. 미국은 장관을 함부로 교체하지 않는다. 대통령 임기(4년)와 함께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2기에 유임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전 정권의 장관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인 2006년부터 오바마 1기인 2011년까지 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대표적이다. 미 정부 소식통은 3일 “미국에서는 장관의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함부로 쫓아낼 수 없다. 장관은 물론 차관보까지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명에서 인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상원의원들은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정책 관련 질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장관과 부장관, 차관, 차관보까지 대통령이 지명한 뒤 엄격한 상원 인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준을 받아 자리에 오르면 그만큼 권한이 주어지고,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특히 장관은 상당한 기간의 임기를 보장받는 만큼 부처 내 인사와 예산을 좌지우지하며, 대통령에게 스스럼없이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에릭 홀더 법무장관, 안 덩컨 교육장관 등은 2기에도 유임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두 달에 한 번씩 주재하는 각료회의는 상하수직 상명하달의 분위기가 아니라 모든 장관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각료회의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장관들이 꽤 있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이지만 토론은 뜨겁고 반론도 많이 개진된다”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장관들이 이를 무조건 수용해 따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건설적인 토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日, 각료간담회서 의견 조율 현안 결정은 만장일치로 ‘4월 1일 각의(국무회의). 오전 8시 22~34분 총리관저에서 개최. 참석자는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국무대신 18명.’ 지난 4월 22일 일본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각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1885년 각의 제도 시행 이후 처음 공개된 의사록에는 안건 소개와 함께 참석한 국무대신들의 발언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A4 용지 6쪽 분량의 의사록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각의가 끝나고 곧바로 열리는 ‘각료간담회’다. 각의에서 다뤄진 안건 이외에 국무대신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업무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자리다. 1990년대 중반 호소카와 내각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래 비밀 회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아베 내각이 처음 공개한 의사록에는 각료간담회의 내용도 일부 소개돼 있다. 한국의 장관에 해당하는 일본의 국무대신들은 매주 화·금요일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와 임시 국무회의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일본의 국무대신들이 활발하게 의사교환을 하는 배경에는 각의가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의견 교환을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일본의 행정부는 국무대신 임면권을 총리가 갖고 있다 보니 총리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국무대신은 파면함으로써 의견 일치를 볼 수 있다. 비근한 예가 2010년 5월 하토야마 유키오 당시 총리가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를 같은 현의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한 미·일 합의에 반대해 각의 서명을 거부한 사민당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 소비자담당상을 파면한 것이다. 국무대신은 총리가 임명하고 일왕이 인증한다. 일본 내각법에 따르면 총리를 제외하고 15명의 국무대신을 임명할 수 있는데 특별한 필요가 있을 때는 18명 이내까지 임명할 수 있다. 일본 헌법 68조에 따라 총리와 국무대신들은 전부 문민으로 한정된다. 또 과반수는 반드시 국회의원 중에서 임명하도록 돼 있다. 내각에서 결정하는 사안은 국무 전반이다. 외교 관계를 처리하고 조약의 체결을 맡을 뿐 아니라 예산 편성, 정령(政令) 제정, 사면·특사·감형·복권 등을 결정한다. 또 일왕의 국사 행위에 관한 조언과 승인을 하며 최고재판소의 장(長)인 재판관을 지명한다. 임시국회 소집, 참의원의 긴급집회 소집, 예비비 지출, 예산 제출 및 재정상황 보고 등의 권한을 가진다. 국무대신의 권한은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의안을 각의에 제출하는 것이다. 내각법에는 ‘모든 국무대신은 안건의 여하를 불문하고 의안을 각의에 제출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담당 분야에만 관여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佛, 견제·보완 이원집정제… 獨, 중앙과 지방 권력 분할 프랑스는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우리와 달리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돼 있고 각각 고유한 권력을 갖는 ‘이원집정제’를 택하고 있다. 견제와 상호보완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신 책임도 명확하다. 정책 실패의 책임은 총리와 장관의 몫이다. 권한으로 보면 우선 총리는 장관 인선에 대한 제청권을 보장받는다. 지난해 5월에 새로 발표된 34명의 새 정부 각료 역시 장마르크 에로 총리가 제청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임명했다. 특히 총리는 인사뿐 아니라 업무조정 권한 등을 가지고 행정부의 기능을 총지휘하며, 국방 및 법률 집행까지 국정 전반을 책임진다. 심지어 새로 임명된 총리는 정부 부처의 수와 형태 역시 자신이 결정한다. 총리와 ‘뜻을 함께하는’ 장관의 입김 역시 그 조직에서 셀 수밖에 없다. 다른 부처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당연히 조직 장악력도 강하다. 임기가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총리가 ‘뒤에 있는 만큼’ 정책 추진이 수월하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사실상 총리와 장관이 일반적인 모든 행정에 대해 스스로 독립적이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내각제는 의회의 과반수 당이 행정부를 구성하는 제도다. 국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총리와 장관으로 임명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실리는 힘은 다른 정치형태(대통령제, 이원집정제 등)와 비교해 가장 막강하다. 김계동 연세대 교수는 “인사, 조직구성, 정책 등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실직적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의 부처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예산부터 사람까지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우리도 2공화국 때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분단 후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정서와 중앙집권의 역사적 전통, 보수진영의 반대 등으로 다시 시도되지 못했다. 독일과 호주처럼 연방제인 나라도 있다. 연방제는 입법·행정·사법 등 국가의 권력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수평적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다. 연방 대통령은 상징적 수반이고 각 주의 주지사가 가장 직접적이고 강한 권한을 지닌다. 2009년 2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블랙 새터데이’라 불리는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피해 상황을 알리고 사태를 수습한 것도 주지사의 몫이었다. 크리스 콜렛 호주 재난위기관리청 부청장은 “정부는 주에서 지원 요청이 올 경우에만 도움을 주고 응급 관리 시스템부터 피해 지원 등 모든 것이 주에서 결정된다”고 주지사의 권한을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각의 결정은 모순… 아베만의 생각”

    “각의 결정은 모순… 아베만의 생각”

    2004년부터 5년간 고이즈미·제1차 아베 내각의 안보정책을 맡아 온 야나기사와 교지(68) 전 내각부 부장관보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이번 각의 결정은 본인이 하고 싶어서 했다고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며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헌법 해석 변경을 거세게 비판했다. 야나기사와 전 내각부 부장관보는 ‘21세기의 헌법과 방위를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어 아베 내각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활발히 내고 있다. →이번 각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무력행사의 신(新)3요건을 보면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국이 무력 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이 위태롭고 국민의 생명·자유·행복 추구의 권리가 근본부터 전복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라고 상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논리 모순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개별적 자위권 외의 다른 수단은 없다고 해 왔는데 아베 내각이 이번 각의 결정을 통해 타국에 대한 공격이 일본 국민을 위험하게 한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시 말해 의미를 알 수 없는 각의 결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미·일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있다. -이번 각의 결정은 미국이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주변국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이 아시아 지역 내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결국 이번 각의 결정은 미국의 포괄적인 국익과 일치되지 않는다. 또 미국이 함께 싸우기를 바라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에 대한 니즈(수요)가 실제로 있는지도 의문이다. →왜 아베 정권이 이렇게 무리해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서두르나. -아베 총리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전략적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결정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일본이 중국에 제2의 경제대국 자리를 내주고 자신을 잃은 상태에서 일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묻는 상황에 나온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의 평화헌법을 그대로 지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손을 봐서 고쳐 나갈 것인가’인데 이는 적어도 10년을 내다보고 해야 할 문제다. 이렇게 해석 변경으로 간단히 바꿀 수 없는 문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자위대 등 10여개法 정비팀 설치

    일본 정부가 1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한 헌법 해석의 각의결정 통과 이후 자위대 임무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법 정비 준비에 들어갔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부 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인 국가안보국에 관련법 작성을 위한 작업팀을 30명 규모로 설치했다고 2일 밝혔다. 다카미자와 노부시게(방위성 출신), 가네하라 노부가쓰(외무성 출신) 등 2명의 내각관방 부장관보가 팀장을 맡아 관계 부처와의 연락 및 조정, 법률 개정안 검토 등을 하게 된다. 이들은 올가을 임시국회 이후를 목표로 자위대법과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 등 10개 이상의 개정안을 만들게 된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은 “집단적 자위권에 관한 법안의 본격적인 심의 시기는 2015년도 예산안 통과 후인 내년 4~5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내년 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방위성도 1일 밤부터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을 필두로 방위성·자위대 간부들로 꾸려진 위원회를 구성해 관련법 정비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관련법 정비 외에도 방위예산 증액, 명문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1일 각의결정 후 기자들에게 “(전쟁) 억지력 효과를 높이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국제정세를 고려하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이) 적절한 판단이지만 다음 단계로 개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전쟁국가’ 선포… 日 ‘침략 DNA’ 부활

    아베 ‘전쟁국가’ 선포… 日 ‘침략 DNA’ 부활

    일본 정부가 1일 역대 내각의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견해를 채택했다. 아베 신조 내각은 오후 총리관저에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가 공격을 당할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무력행사가 허용된다는 취지의 헌법 해석을 결정했다. 평화헌법 9조에 근거해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행사만 허용) 원칙을 지켜 온 역대 정권의 방침을 깨고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전환하게 됐다. 아베 총리의 목표인 ‘전후 체제 탈피’가 가시화된 것이다. 이날은 일본 자위대 발족 60주년 기념일이었다. 각의결정안은 “그동안 정부는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에만 무력 행사가 허용된다고 판단했지만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향후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도 일본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명기했다. ‘무력행사의 신(新)3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집단적 자위권뿐 아니라 집단안전보장 분야에서도 무력행사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낙도에서의 비상사태를 가정한 그레이존 사태(자위대 출동과 경찰 출동의 경계)에 대비해 발생 즉시 자위대가 출동할 수 있도록 출동 절차를 신속화하기로 했다. 특히 무력 행사의 요건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정권의 입맛대로 무력 행사 여부를 결정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토·영해에 들어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각의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일본이 전후 걸어온 평화국가로서의 길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이번 각의결정으로 전쟁에 휘말릴 우려는 한층 사라질 것이다. 다시 전쟁을 하는 나라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향후 자위대법 개정 등 법제도 정비를 위한 팀을 만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우리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우리 요청 및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집단적 자위권이 남의 땅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스라엘 10대 주검으로… 가자 34곳 ‘피의 보복’

    이스라엘 10대 주검으로… 가자 34곳 ‘피의 보복’

    중동의 ‘화약고’인 요르단 강 서안에서 지난달 12일 실종됐던 이스라엘 10대 청소년 3명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이 이번 납치·살해 사건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고 ‘피의 보복’을 시작하면서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브론 부근 할훌마을 들판에서 실종됐던 에얄 이프라(19), 길랏 샤르(16), 나프탈리 프랭클(16)로 추정되는 시신 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10대 세명은 납치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돌과 나무로 덮여 있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전보장 내각회의를 소집한 뒤 “이스라엘의 10대들이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에 의해 냉혹하게 살해됐다”며 “하마스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어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34곳을 폭격했다. 해군 함정도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 대원 훈련소를 향해 포격을 가했고 용의자 2명의 자택도 급습했다. 서안지구의 유대인 신학교에 재학 중이던 10대 3명은 12일 저녁 헤브론 마을 인근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다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당국과 국민들은 피해자들이 10대인 데다 비무장 상태였다는 점에서 무사 귀환을 염원해 왔다. 텔아비브에서 열린 한 집회에는 수만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하마스의 납치극’을 제기했다. 수색 작업과 용의자 색출 과정에서만 14세 청소년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5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또 하마스 조직원 400여명도 구금했다. 이처럼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피해자들이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이스라엘의 보복은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니 다논 이스라엘 차관은 “테러리스트들의 본거지는 파괴되고 그들의 무기는 박살 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자 하마스도 반격에 나섰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대변인은 “(사건 배후라는 것은) 어리석고 근거도 없는 주장”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전쟁을 불러온다면 지옥의 문을 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이들은 이날 이스라엘 통치 지역인 에슈콜주 등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 지역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새로운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를 붕괴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축인 파타흐 세력과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반발에도 7년간의 분할통치를 끝내고 지난 2일 통합정부를 출범시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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