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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위안부는 성노예’ 유엔보고서 일부 철회 요구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행보가 나날이 과감해지고 있다. 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표현하고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권고한 1996년의 유엔보고서(일명 쿠마라스와미 보고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작성자인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유엔 전 특별보고관에게 내용 일부의 철회를 요구했다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사토 구니 일본 외무성 인권·인도담당대사가 지난 14일 미국 뉴욕에서 쿠마라스와미 전 특별보고관을 만나 보고서의 일부 철회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아사히신문이 오보를 인정한 요시다 세이지의 조선인 군 위안부 강제연행 증언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일본 정부가 “요시다 증언은 허위였음이 판명됐고 아사히신문도 관련 기사를 철회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요시다 증언과 관련된 보고서 일부 내용의 철회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마라스와미 전 특별보고관은 “요시다 증언은 증거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보고서의 철회나 수정은 필요하지 않다”면서 철회를 거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 기사 취소 이후 일본 정부는 군 위안부의 강제연행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다각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15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 출석해 쿠마라스와미 보고서가 나왔을 당시 일본의 반론 문서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기시다 외무상은 당시 반론 문서가 ‘문장이 지나치게 자세하다’는 각국의 지적에 따라 이를 간단하게 정리한 문서로 대체했고, 원래 문서를 비공개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같은 날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역사 인식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대외 홍보 전략에 대해 “올해 정부 홍보실의 국제 홍보 예산을 지난해의 2배로 올렸다”며 “내년에 다시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권 자민당은 이달 내로 ‘일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를 설치, 군위안부 문제 관련 정보를 해외에 홍보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언하는 역할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무성發 개헌론… 권력다툼 불댕겼다

    김무성發 개헌론… 권력다툼 불댕겼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개헌 논의와 관련해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력 집중의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개헌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개헌에 대해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힌 이후 열흘 만에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의 의견과는 반대로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거론한 것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개헌론은 여당 내 대권 경쟁을 조기에 과열시킬 수 있고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 권력투쟁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 내 개헌 세력과 얽히면 정계 개편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김 대표의 개헌 발언에 대해 “올해 안에 국회 차원의 개헌특별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 중 개헌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적극 화답했다. 김 대표는 “개헌론이 시작되면 경제활성화가 방해받는다는 지적은 맞는 것”이라면서도 “다음 대선에 가까이 가면 (개헌은) 안 되는 것”이라고 친박(친박근혜)계의 ‘시기상조’론을 반박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뽑는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고 국회에서 뽑힌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최근 의원들의 선호도가 정부통령제에서 이원집정부제로 바뀌고 있다. 나도 내각제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정부통령제를 선호했었는데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짧고 무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길다”며 듣기에 따라선 현 정권을 겨냥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미묘한 발언을 덧붙였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선 “중대선거구제냐 석패율제로 가느냐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홍문종 전 사무총장을 비롯한 친박 측에서 당무감사를 두고 ‘친박 죽이기’라고 반발하는 데 대해 “당무감사와 조직강화특위는 매년 있어 왔다”며 “불안해하지 말고 자신의 지역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나만 돼야 한다는 생각은 없고 우리 중 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무성 개헌론 파장]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6일 선호를 밝힌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형태를 말한다. 러시아 푸틴 총리가 한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데에서 보듯이 대통령과 총리를 함께 선출하는 국가는 드물지 않다. 대통령제적 요소와 내각제적 요소 중 강한 쪽에 따라 그리스식(내각제에 대통령제적 요소를 다소 가미), 프랑스식(대통령제에 내각제적 요소를 다소 가미), 오스트리아식(대통령제적 요소에 내각제 요소를 강하게 가미)으로 구분된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에서 대통령은 조약체결, 국방통수권, 국회해산, 정당해산 제소, 계엄선포, 긴급명령권을 갖는다. 총리는 행정부 통할, 법률안 제출권, 예산편성권, 행정입법권 등을 행사한다. 참여정부 이후 한때 실현됐거나 강조된 책임총리제 역시 ‘대통령-총리 분담 모델’이지만,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내각제적 요인을 중심으로 한 모델인 셈이다. 내각제 자체는 개헌 헌법 논의 당시부터 꾸준히 제안된 방식이었고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반발로 지지 여론도 꾸준했다. 그러나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이념 차이가 크지 않고 당선 목적으로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국내 정치 풍토에서 내각제 요소를 강화한 이원집정부제를 추진하면, 불안한 내각 구성 반복 현상을 부를 수 있단 우려도 제기돼 왔다. 개헌은 재적 과반(150명) 이상 발의, 재적 3분의2(200명) 이상 찬성일 때 가능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또 야스쿠니 가는 日총무상

    또 야스쿠니 가는 日총무상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무상이 오는 17~20일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에 맞춰 참배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1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무상은 이날 오전 내각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매년 봄, 여름, 가을 등에 한 명의 일본인으로서 영령에 감사와 존숭(尊崇)의 뜻을 표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일원으로서 참배했지만 이번에는 일정상 별도로 참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당 정조회장을 지내다 지난달 입각한 다카이치 총무상은 주요 행사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앞장서 단골 참배해온 여성 정치인이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베 신조 정권 발족 이후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 판단에 맡겨왔다”면서 “국가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은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다음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의식해 이번 추계 예대제에는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지팡이는 도대체 왜?”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지팡이는 도대체 왜?”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공개활동에 나서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현지지도하는 사진이 공개돼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 제1위원장이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과거 보도 관행으로 미뤄 하루 전인 13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 이후 40일 만이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최장기간의 두문불출을 깨고 건재를 과시한 만큼 그동안 불거진 그의 신변이상설도 빠르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살림집(주택), 소학교, 초급중학교, 약국, 종합진료소, 위성원, 태양열 온실 등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건설 정형(실태)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셨다”고 밝혀 그가 거동에 큰 불편이 없음을 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과 함께 게재한 사진에는 그가 허리 높이의 지팡이를 든 모습이 담겨 다리 부상이 다 낫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사진 속 김 제1위원장은 그리 수척해 보이지 않았고 간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활짝 웃기도 하는 등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에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 “희한한 풍경”이라며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내각 산하 국가과학원 자연에네르기(에너지)연구소도 방문해 여러 곳을 둘러봤으며 국가과학원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앞에서 과학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의 이번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태복·최룡해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동행했으며 장철 국가과학원장과 김운기 국가과학원 당 책임비서가 이들을 안내했다. 위성과학자주택지구는 김 제1위원장이 올해 1월 과학자와 기술자의 복지를 강조하며 내린 지시에 따라 3월 건설을 시작해 약 7개월 만에 완공됐다. 자연에네르기연구소는 환경오염이 없는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라는 김 제1위원장의 지시로 건설됐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처음으로 다리를 저는 모습이 포착돼 건강이상설을 낳았다. 이어 그는 9월 3일 모란봉악단 음악회 관람 이후로는 공개활동을 하지 않아 뇌사상태 설과 쿠데타 설 등 근거 없는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이 전격적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은 이 같은 억측을 잠재우고 최고지도자의 장기 잠행으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등장해 건재를 보여준 만큼 향후 남북관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결국 뇌사상태는 헛소문이었네”,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저렇게 짠하고 나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지팡이 짚은 건 역시 건강 완전히 좋아진 건 아니라는 얘기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의 창] 예측 불허 활화산만 110개… 시한폭탄 안고 떨고 있는 日열도

    [세계의 창] 예측 불허 활화산만 110개… 시한폭탄 안고 떨고 있는 日열도

    단풍이 수줍게 제 몸을 물들이던 토요일이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단풍이 예쁘기로 유명한 이 산을 찾았다.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슬슬 꺼내 볼까 하던 정오 무렵, 그곳은 지옥으로 변했다. 갑자기 정상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산재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재는 순식간에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작은 돌멩이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분화한 일본 온타케산(해발 3067m) 생존자들의 증언이다. 당시 온타케산은 일본 기상청이 정하는 분화경계레벨상 제일 낮은 1이었다. 등산객의 출입 규제는 없고 주변 주민들에게도 특별한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 단계였다.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날벼락이었다. 자연재해에 익숙한 일본도 56명(12일 현재)이 사망해 전후 최악의 피해로 기록된 온타케산 분화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태풍이나 지진 등 다른 재해보다도 예측하기 어렵고, 한번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이 화산 관련 피해이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 전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 화산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이 진단하면서 일본 내에서 화산에 대한 공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화산 열도’ 일본에는 전 세계 활화산의 7%를 차지하는 110개의 활화산이 있다. 후지산을 비롯한 동일본 지역에 화산이 많다. 동일본에 89개, 서일본에 21개의 화산이 있다. 화산은 세 종류로 나뉜다. 활발히 활동하는 활화산, 한 번 분화했지만 쉬고 있는 휴화산, 한 번도 분화한 적이 없는 사화산이 그것이다. 그러나 46억년 된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수백 년의 휴지기는 얼마 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일본 기상청은 1960년대 이후 분화 기록이 있는 모든 산을 활화산으로 분류하게 됐다. 그러나 1979년 사화산으로 여겨지던 온타케산이 분화한 것을 계기로 기상청장의 사적 자문기관인 ‘화산분화예지연락회’는 활화산의 정의를 점차 확대해 갔고, 그 결과 1970년대 77개였던 활화산이 2011년에는 110개로 늘어나게 됐다. 일본 기상청은 110개 중 특히 활발히 화산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47개 화산을 24시간 상시 감시한다. 2007년부터는 화산활동의 지표인 ‘분화경계레벨’을 운용해 47개 중 30개 화산에 도입하고 있다. 분화경계레벨은 경계가 필요한 범위나 주민이 잡아야 할 방재 대응을 5단계로 나눠 발표한다. 평상시(레벨1)→화구 주변 규제(레벨2)→입산 규제(레벨3)→피난 준비(레벨4)→피난(레벨5)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번 온타케산의 경우처럼 분화경계레벨이 1이라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분화 예지 기술로는 분화의 징조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화산으로 인한 피해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973년 ‘활화산 대책 특별 조치법’을 제정, 화산 재해가 일어날 경우 구조 매뉴얼이나 근처 농·수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1974년에는 화산 분화 예지 계획을 세우고 화산학자와 기상청 전문가 등 31명으로 구성된 화산분화예지연락회를 발족했다. 화산을 근처에 두고 있는 지자체들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에서는 2009년부터 사쿠라지마 쇼와 화구의 활동이 본격화된 뒤 분화경계레벨이 5가 될 경우 약 5000명의 섬 주민들에게 피난 권고를 내리고 페리로 피난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후지산을 근처에 두고 있는 야마나시, 시즈오카, 가나가와 3개 현에서도 지난 2월 광역 피난 계획을 완성했다. 1707년 후지산 동남 경사면에서 발생한 ‘호에이 대분화’와 같은 규모의 분화가 발생할 경우 화산재로 인한 주택 붕괴 우려 때문에 주민 47만명이 피난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아직도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상시 감시가 필요한 47개 화산 가운데서도 주변 지자체의 피난 계획이 갖춰져 있는 것은 7개 화산에 불과했다. 47개 화산에 영향을 받는 130개 지자체 중 계획을 세운 곳은 20개에 불과하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대규모 분화가 일어나지 않아 지진이나 태풍 등 다른 빈번한 재해보다 우선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 대학에서 화산 관측이나 조사에 종사하는 연구자는 40명에 불과하다. 일본처럼 화산활동이 활발한 미국은 130여명, 이탈리아는 150여명, 인도네시아는 120여명이 있는 데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다. 일본에는 화산만 관측하고 조사하는 국가 산하의 전문 기관이 존재하지 않고 일자리가 대학 등 연구기관에 한정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온타케산 분화를 계기로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30일 화산 전문 연구자 육성 방법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라마키 시게오 도쿄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산 재해는 다른 재해보다 발생 확률이 낮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도 대책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대책을 세우기 위해 화산에 정통한 전문가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현지지도 사진 속 김정은 표정 보니 ‘깜짝’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현지지도 사진 속 김정은 표정 보니 ‘깜짝’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공개활동에 나서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현지지도하는 사진이 공개돼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 제1위원장이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과거 보도 관행으로 미뤄 하루 전인 13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 이후 40일 만이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최장기간의 두문불출을 깨고 건재를 과시한 만큼 그동안 불거진 그의 신변이상설도 빠르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살림집(주택), 소학교, 초급중학교, 약국, 종합진료소, 위성원, 태양열 온실 등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건설 정형(실태)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셨다”고 밝혀 그가 거동에 큰 불편이 없음을 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과 함께 게재한 사진에는 그가 허리 높이의 지팡이를 든 모습이 담겨 다리 부상이 다 낫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사진 속 김 제1위원장은 그리 수척해 보이지 않았고 간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활짝 웃기도 하는 등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에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 “희한한 풍경”이라며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내각 산하 국가과학원 자연에네르기(에너지)연구소도 방문해 여러 곳을 둘러봤으며 국가과학원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앞에서 과학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의 이번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태복·최룡해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동행했으며 장철 국가과학원장과 김운기 국가과학원 당 책임비서가 이들을 안내했다. 위성과학자주택지구는 김 제1위원장이 올해 1월 과학자와 기술자의 복지를 강조하며 내린 지시에 따라 3월 건설을 시작해 약 7개월 만에 완공됐다. 자연에네르기연구소는 환경오염이 없는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라는 김 제1위원장의 지시로 건설됐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처음으로 다리를 저는 모습이 포착돼 건강이상설을 낳았다. 이어 그는 9월 3일 모란봉악단 음악회 관람 이후로는 공개활동을 하지 않아 뇌사상태 설과 쿠데타 설 등 근거 없는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이 전격적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은 이 같은 억측을 잠재우고 최고지도자의 장기 잠행으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등장해 건재를 보여준 만큼 향후 남북관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뇌사 상태로 있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네”,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주민들의 동요가 커지니까 몸이 완전히 좋아진 것도 아닌데 나왔네”, “김정은 공개석상 등장, 이제 적극적으로 나오는구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개헌 논의와 이재오 의원의 정치

    [이태동 鐘樓에서] 개헌 논의와 이재오 의원의 정치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인 중에는 참된 정치인과 가짜 정치인이 있다. 참된 정치인은 늘 국민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서 자기라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사이비 정치인, 즉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진출해 있다. 국민은 그들의 이기적이고 저급한 당파적 행위에 대해 절망한 나머지 “국회를 해산해야만 한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자기네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광분하는 저속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거의 2년이 지났지만, 국정원 댓글 논란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정쟁의 덫에 걸려 아무런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달 말 겨우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돼 이제 겨우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경제 살리기의 기치를 들자, 이번에는 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이 개헌론을 들고 나와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 대통령이 경제가 어려운데 블랙홀과 같은 개헌 문제를 지금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을 때 이재오 의원은 “국회의 개헌 논의는 대통령이 간섭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개헌논의에 대해 얼마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왜 이 시점에서 이재오 의원이 일부 비박계(非朴系) 의원들과 함께 개헌문제를 들고 나왔는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에 대해 이 의원은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여러 장애적 요인 중 가장 큰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못 박고 있다. 이어서 ”개헌은 특정 정파나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개혁 과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권력의 제2인자 자리에 있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그에게 개헌 논의의 최적기는 지금이 아니라 박근혜 정치 세력을 제거하려 했던 이명박 정권 당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개헌 문제를 국가 경쟁력과 결부시키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얘기다. 정치에 있어 권력 집중과 분산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대통령 중심제 헌법을 갖고 있는 미국이 내각제나 혹은 이원정부제를 하고 있는 다른 여러 나라보다 국가 경쟁력이 없단 말인가. 또 중국이 지금 누리는 번영과 국가 경쟁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민주주의가 미성숙한 국가에서 의원 내각제를 시행했을 때 ‘권력 나눠먹기’ 저질 싸움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혼란 문제도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한때 그와 같이 민중당에 몸담고 있었던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은 “헌법이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이 문제다. … 권력구조를 고치면 정치가 좋아지느냐”고 반문하면서 개헌 논의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금의 헌법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친 후 국민이 독재정권과 싸워서 쟁취한 것이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헌법은 시대적인 요구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나라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개인이나 당파의 일시적 이익을 위해서 결코 가볍게 취급할 수는 없다. 침묵하는 많은 국민은 이 의원이 이 시점에서 개헌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두고 자신의 숨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비장의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 의원은 집요하게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비난하며 권력분점의 당위성을 설파하지만, 국민은 그가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권력을 잡고 있을 때 권력 독점을 위해 18대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 친박계 ‘대량학살’을 주도했던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 의원이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다음 시대의 일을 생각하는 ‘정치가’라고 믿고 싶으며 마음을 비워주기를 바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정치를 명예로운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로버트 케네디의 말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의미/ 이상미(경복대 복지행정학과 교수)

    ‘세월호 특별법’제정의 의미/ 이상미(경복대 복지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행정권이 입법, 사법에 비해 월등히 큰 전형적 개발 도상국형 현대행정국가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안행부장관은 ‘세월호 특별법’에 관련지어 국회선진화법을 비난하면서 “내각제였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회 자진해산을 촉구했다. 이런 발언을 보면 관료제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입법부를 얼마나 무시하며 국민을 깔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관료는 원래 정책결정의 주된 참여자는 아니었으나 행정활동이 전문화, 복잡화 되면서 정책결정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는 사회발전에 따라 입법활동이 기술적으로 복잡해 져 행정수반의 역할이 증대되었고, 법률규정의 모호성과 비정밀성이 공무원들에게 재량적 결정권을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진 관료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세력이 될 수 있으므로 정책의 민주화를 위해 관료의 결정권은 어떤 방식으로든 통제되어야 한다. 정책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정체(polity)에 따라 달라진다. 내각책임제보다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의 정책결정권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우리나라 대통령은 입법, 사법, 행정을 불문하고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제왕적(帝王的)대통령이라 부를 만큼 정책과정에 대한 대통령의 지배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 현시점 우리사회에서 가장중대한 사회문제이자 정책형성과정에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 최고정책결정자인 대통령은 이상하게도 대통령이 관여할일이 아니라며 입법부가 처리하라고 했다. 가장 강력한 정책결정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 스스로 중대한 정책결정권한을 포기한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입법부는 헌법상 국가의 최고정책기관이다. 정책과정에서 입법부는 정책의제형성에 대한 민의(民意)반영, 법률 혹은 예산의 형태로 정책을 결정하는 기능, 정책집행에 대한 통제와 감시, 결산을 통한 정책평가기능 등을 수행한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 행정 국가화 현상이 나타나면서부터 정책과정에서 입법부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기 시작했다. 사법부는 법률심사권, 법령해석권 등을 통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다. 사법부의 정책참여는 선진국의 경우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행정권이 지나치게 큰 개발도상국에서는 사법부가 정책과정에서 거의 제외되어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지나치게 비대해진 행정수반과 관료제권한의 확대로 인해 입법, 사법부의 작동이 거의 마비된 상태에 이르렀다. 국회의원들이 민의(民意)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고, 사법부도 정의의 편에서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채동욱, 원세훈 사건에서 보듯이 행정부의 입맛에 맞는 법률심사와 법령해석을 한 흔적이 역력하다. 대통령은 편리할때만 삼권분립의 원칙을 주장하며 책임회피와 독재에 나서고 있고, 국회는 국민의 입과 발이 되지못하고 정권획득에만 관심 있는 듯 하고, 사법부는 탄압이 두려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판결만 내리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정보차단 명령을 내리고 SNS검열 등 개인정보조차 위협하고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총체적인 무능과 부실, 독재가 세월호와 같은 사건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병들어 있다. 원인분석과 대처방안, 치료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특별법’제정은 이 모든 총체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시작이 될 것이다. 만약 ‘세월호 특별법’제정이 흐지부지 묻혀버린다면 우리사회는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중대한 기회를 잃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현대사의 괴물이라 일컬어지는 ‘서북청년단’이라는 집단이 활개를 치는 사회가 결코 와서는 안될 것이다. 더블어, 가장 강력한 정책결정 권한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대통령과 관료, 입법, 사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miamialee@hanmail.net
  • 김정은, 건강 악화설 증폭

    지난달 3일 이후 37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매년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 10일)에 해 오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짐에 따라 ‘건강 이상설’이 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관련, “노동당 창건 69돌을 맞으며 당과 국가, 군대의 책임 일꾼들이 10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면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이 참배했다고 전했지만 김 제1위원장의 참배 소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과 지난해 모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발목 질환이나 고지혈증과 당뇨 등을 동반한 통풍을 앓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의 칩거가 길어지자 급기야 외신에서는 ‘정신이상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N은 9일(현지시간) 동북아 외교 전문가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마이클 그린 미 전략 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김 제1비서가 ‘정신질환’ 때문에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 창건 69주년인 올해는 북한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끝자리 숫자가 ‘0’이나 ‘5’인 주년)가 아니다. 과거 김 국방위원장도 1994년 김 주석 사망 직후 87일간 칩거한 적이 있고, 특히 당 창건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불참하기도 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구체적 건강 상태에 대해 정부가 확인해 드릴 사항은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리더십 관련 사항을 지속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김 제1위원장의 통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日우익 공세 속… 교도통신도 위안부 ‘양심 보도’

    아사히신문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과거 기사 일부를 취소한 것을 계기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한 일본 내 보수우익 세력의 총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도통신이 위안부 강제동원의 실상과 피해 상황을 상세히 다룬 특집 기사를 11일 보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신문이 10일 미리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교도통신은 ‘위안부 문제를 생각한다’는 주제로 14건의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동남아를 오가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는가 하면 “일본에서 논의되는 ‘강제 연행’ 유무와는 상관없이 위안부의 존재만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국제사회의 반응을 자세히 실었다. “17살이던 1943년 루손섬 헤르모사를 걷고 있는데 일본군 트럭이 멈춰 서더니 타라고 명령했다. 반항하면 얼굴과 배를 때렸다. 주둔지로 끌려가 일본군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다음날부터 낮에는 세탁과 취사를, 밤에는 일본군을 상대했다. 감금은 1년간 계속됐고 보수는 받지 못했다.” 필리핀의 위안부 피해자 힐러리아 부스타만티(88)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위안소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80대의 인도네시아인 미윤은 자바섬 족자카르타 교외에서 일본군에게 연행돼 다수의 병사에게 폭행당했다고 증언했다. “3개월간 밤낮으로 성적 봉사를 강요당했다. 군홧발로 밟힌 적도 있었다. 몸도 마음도 고통을 겪었다. 보수는 없었고, 수십 명의 소녀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폭행한 병사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분노와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속출하는데도 아베 신조 내각이 “강제 연행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없다”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교도통신은 문제를 제기했다. 통신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여성의 인권 침해로 보는 입장과 ‘일본을 동정할 여지가 전혀 없다‘(토머스 시퍼 전 주일 미대사)는 의견이 대세를 점하고 있다”고 해외의 시각을 전했다. 지난 8월 아사히신문이 제주도에서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한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과 관련된 과거 기사 일부를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유럽·미국과 동남아의 언론들이 이를 거의 다루지 않은 것은 요시다의 증언이 부정돼도 그와는 상관없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마이크 모치즈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면 결과적으로 성적 예속을 강요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요시다의 증언이 허위였다고 해서 강제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노 담화 수정은 일본 외교에 괴멸적 타격을 갖고 올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방한해 위안부 피해자들과 면담하는 기회를 만들면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북한 김정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도 모습 안 드러내…37일째 행방불명, 어디에?

    북한 김정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도 모습 안 드러내…37일째 행방불명, 어디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창건일’ ‘북한 10월 10일’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일(북한 10월 10일)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이상설 내지 신변이상설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매년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10일)에 해오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과 작년 모두 10일 밤 12시 군 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오전 4시쯤 이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 매체가 이날 오후 2시까지 현재 북한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노동당 창건 69돌을 맞으며 당과 국가, 군대의 책임일꾼들이 10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이 참배했다고 전했다. 당 창건 69주년인 올해는 북한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끝자리 숫자가 ‘0’이나 ‘5’인 주년)가 아니기 때문에 통상 기념일 전날 열리는 중앙보고대회도 없었고,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 창건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적도 많았던 만큼 북한 김정은이 건강 문제로 이날 참배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이 2012년 집권 이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최고인민회의(9월25일)에 불참한 데 이어 역시 매년 해왔던 당 창건기념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그의 건강 이상설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처음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며 등장해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이후 공개된 기록영화에서 심하게 절던 오른쪽 다리가 8월 이후 빠르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8월 31일 일용품 공장 시찰 현장에서 문제가 없었던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을 끝으로 이날까지 37일째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발목 질환이나 고지혈증과 당뇨 등을 동반한 통풍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김정은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류길재 통일부장관에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집단 자위권, 헌법 부정하는 것”

    “日 집단 자위권, 헌법 부정하는 것”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는 9일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서 인정할 수 없다”며 아베 신조 내각의 집단적 자위권 정책을 비판했다. 또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정권이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에는 명백히 반대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되는지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일 관계가 좋지 않지만 정상회담을 열지 못할 일은 없다”며 “양국 관계뿐 아니라 아시아의 발전을 위해서도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국민이 반대하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지 총리가 답해야 하고,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정상끼리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표명해 협의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 인정)와 ‘무라야마 담화’(1995년 무라야마 당시 총리의 태평양 전쟁 당시 식민지배 공식 사죄)를 부정한 데 대해 “두 담화는 국제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수정하는 것은 불가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 아래에서 1994년 6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총리를 역임했다.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숭실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재수 끝 원내 지휘봉 잡은 개헌파… 자칭 ‘파랑새파’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원내대표인 우윤근(57·전남 광양·구례)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직전까지 당 정책위의장으로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보좌해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임했다. 독일식 의원내각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천주교 신자이고 등산 애호가다. 원내대표 도전은 두 번째로, 지난해 5월 전병헌 전 원내대표에게 패한 바 있다. 합리적 성품으로 당내에서 두루 친하고, 변호사 경력 덕분에 법률 관련 사안이 있을 때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해 왔다. 18대 국회 때 이강래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2007년 대화록 증발 논란 당시에는 야당 측 기록물 열람단장을 맡았다. 2012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직능·조직을 총괄하는 동행본부장을 맡아 친노무현(친노)계와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신을 매파(강경)도 비둘기파(온건)도 아닌 ‘파랑새파’라고 지칭했다. “평소 온순하지만 제 둥지를 지킬 때 다른 새들과 목숨 걸고 싸운다”는 설명이다. 광주 살레시오고-전남대 법학박사 출신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日, 집단자위권 지리적 제약 없앤다

    일본 자위대의 행동 반경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재개정의 윤곽이 8일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의 국방·외교 당국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국장급 인사가 참가한 방위협력 소위원회를 열고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위한 중간 보고서를 정리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아베 신조 내각의 지난 7월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반영해 자위대의 역할을 넓히고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보고서의 핵심은 대(對)미군 지원과 관련한 자위대의 활동범위 제한을 없앤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에 대한 공격이 아니더라도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양국은 평시에서 유사시까지 일본의 안전보장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존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평시 ▲일본 유사시 ▲주변사태(전쟁)의 분류를 없앰으로써 미·일 방위 협력의 지리적인 제약을 지운 것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한반도, 타이완해협 등에서의 유사시를 염두에 둔 ‘주변사태’를 상정했기 때문에 미군을 지원하는 자위대의 활동 영역은 일본 주변에 한정됐다. 다만 보고서에는 한반도나 북한 등 특정 국가나 지역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또 새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일본 내각의 각의 결정을 반영,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뿐 아니라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 미·일 간 협조 사항에 대해서도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부에서마저 의견이 엇갈리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는 보고서에 적시하지 않았다. 양국이 협력하는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 보고서는 수송 협조, 수색과 구조, 비전투용 구출 작전, 해상 안보, 효율적 경제 제재를 위한 활동 등을 명시했다. 보고서에 미군에 대한 지원활동의 사례들을 이같이 열거한 것은 해양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과 충돌할 때 자위대가 새 가이드라인에 입각해 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활동이 활발한 우주·사이버 공간에서의 미·일 공동 대처도 보고서에 새롭게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연내를 목표로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추진해 왔지만 자위대법을 비롯해 일본의 법제 정비가 지연되는 바람에 미국과 협의를 거쳐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역할분담을 규정한 양국 정부 문서로 1978년 소련군의 일본 침공을 상정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으로 상황이 달라지면서 1997년 한반도 유사시나 중국·타이완의 양안(兩岸) 사태 가능성 등을 반영해 개정안을 발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북미 제네바합의 20년 북핵리포트] “北 핵탄두 소형화 근접… 머지않은 미래 북핵 ‘게임 체인저’ 온다”

    [북미 제네바합의 20년 북핵리포트] “北 핵탄두 소형화 근접… 머지않은 미래 북핵 ‘게임 체인저’ 온다”

    #장면 1:북한 국방위원회 중대 발표 201X년 3월 12일 낮 12시. 북한 조선중앙TV가 사전 예고하지 않은 ‘특별 방송’을 시작했다. 북한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 발표문을 리춘히 앵커가 비장한 목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방위원회는 외부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자위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현 시간부로 조선반도에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화한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최고지도자의 영도하에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억제력의 우수한 능력을 실전에 배치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북한이 1993년 3월 12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공언한 같은 날 핵무기 실전 배치를 선언한 것이다. 중대 발표 전인 지난 11월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장면 2:한국 국가안보회의(NSC) 긴급 회의 그날 오후 2시 청와대 인왕실. 한국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에 국가안보실장과 외교·통일·국방, 국가정보원 등 안보 부처 수장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주한 미군사령관이 배석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대북 감청 및 위성 감시 데이터를 기초로 ‘북한이 3000~8000㎞ 사거리를 가진 10기 안팎의 핵탄두를 실전 배치하고 지휘통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안보 부처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에서 핵위협을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발표하며 사실상 북한군의 핵무기 실전 배치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 백악관 및 국무부, 중국 외교부, 일본 내각의 기자회견이 줄줄이 예고되며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쏠리게 된다. 한반도와 동북아를 격동시키는 북핵 판도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국면이 바뀌는 근본적 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두 장면은 기자가 상상한 ‘가상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외교안보 당국은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개연성이 짙다고 보는 북핵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 핵·경제 병진노선을 헌법에 국가 정책으로 명기하며 핵탄두의 소형·경량·다종화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의 1993년 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이듬해 10월 21일 북·미 제네바합의, 그리고 2002년 10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 가동 확인으로 촉발된 2차 북핵 위기는 제네바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그후 2012년 2·29 북·미 합의가 다시 파기될 때까지 북핵 사태는 지난 20년간 출구를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북핵 위기의 확대재생산을 통해 한반도 분단 구조를 고착화시킨다는 북한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은 과거 대북 제재·압박 전략의 재탕으로 평가되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thinking) 이외의 정책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동 문제에 대한 관여는 북핵의 현상 유지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도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지적한 ‘강대국과 사사건건 다투며 문제를 일으키고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식의 배드 보이(bad boy) 전술을 되풀이하고 있다.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개점 휴업 상태인 6자회담이 방증하듯 북·미의 이질적 외교 접근은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시간을 벌어 주는 ‘북핵 딜레마 현상’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2012년 2·29 북·미 합의가 불과 한 달 만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파기된 후 워싱턴은 북한을 대화 상대로 무시하는 깊은 불신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대북 제재 강화 등이 해법 아닌 해법으로 부각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북핵 외교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 조치가 효과적으로 가동되는지도 의문이다. 북한의 주요 물자 수송로인 중국 다롄 및 칭다오의 화물에 대한 전수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으로 가는 핵물자의 밀거래망은 중국 내 위장기업 등이 중개상 역할을 하면서 중국 당국의 검색을 회피하고 있다. 국제 안보 환경의 변화는 북핵의 부정적 학습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2003년 핵개발 포기를 선언한 지 8년 만에 서방 국가들이 지원하는 반군에 의해 붕괴된 리비아 카다피 정권과 1994년 핵무기 폐기 대가로 체제 안전을 보장받은 우크라이나의 내전 사태 등은 현 국제 정치에서 체제 보장을 담보하는 방식의 북핵 해법이 작동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정부 내에서도 북핵 폐기 정책 실현이 어려워진 ‘불편한 현실’을 인정하고 북핵 동결을 우선순위로 접근하는 방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미·중의 북핵 대화 재개 방안을 절충한 것으로 알려진 ‘코리안 포뮬러’에는 현 수준에서 북핵 능력을 동결하고 이를 검증하는 선에서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문턱 낮추기’ 구상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종섭 장관, ‘국회 해산’ 발언 결국 사과

    정종섭 장관, ‘국회 해산’ 발언 결국 사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자신의 ‘국회 해산’ 발언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정종섭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안행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장관의 국회 해산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받고 “제 발언의 진의가 왜곡돼 국회와 국회의원의 권위에 손상이 갔다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달 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와 같은 국회 교착상태라면 의원내각제에서는 의회를 해산할 사안”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안행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무위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제 발언이 언론을 통해 와전된 것”이라며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국회가 장기간 교착되는 경우 의원내각제 국가라면 국회 해산을 통해 국민에게 다시 신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헌법학자로서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 강창일·주승용 의원이 잇따라 장관을 압박하고 여당의 조원진 간사까지 “진의가 오해되거나 기자가 잘못 썼을 수도 있지만 장관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거들자 결국 정 장관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물론 진심이 담겨 있는 사과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등산객 31명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 ‘충격과 공포’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일본 중부에 위치한 온타케산(御嶽山·3천67m) 화산 폭발로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경찰과 육상자위대 등이 화산이 분출한 온타케산 정상 부근에서 28일 구조 활동을 진행한 결과 심폐정지 상태의 등산객 31명을 확인했다. 이들 중 남성 4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나가노(長野)현 경찰이 밝혔다. 중·경상을 입은 등산객은 확인된 사람만 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타케산을 관할하는 니가타(新潟)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일본 화산 폭발에 “한국인 피해 상황은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장 자위대원과 경찰 등은 분화구 근처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때문에 오후 2시께 수색 및 구조활동을 중단했다. 온타케산은 27일 오전 11시53분께 갑자기 굉음과 함께 분화, 화산재가 대량 분출됐다. 가을단풍을 즐기려던 등산객들은 급히 하산하거나 인근 산장으로 피했지만 일부는 정상 부근까지 올라갔다가 미처 화산재 낙하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8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내각부 정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현지 대책본부를 나가노 현청에 설치했다. 또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마련한 관저 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격상했다. 이번 화산 폭발은 지하 깊은 곳의 마그마가 상승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끓어 폭발한 ‘수증기 폭발’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또 산 정상에서 남서 사면을 따라 3km 가량 흘러내린 물질은 이번 분화로 화산재와 고온의 화산가스가 일체가 돼 고속으로 흘러내린 화쇄류(火碎流)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무섭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31명이 심폐정지라니.. 일본 재앙이 끊이질 않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라는 말이 사망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깨어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뉴스 캡처(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與 보수혁신위, 첫날부터 ‘개헌’ 탐색전

    與 보수혁신위, 첫날부터 ‘개헌’ 탐색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29일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김문수 위원장을 비롯해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대권 후보군이 대거 모이며 ‘잠룡들의 경쟁장’으로 기대를 모은 만큼 첫날 상견례부터 ‘탐색전’의 기미를 엿보였다. 특히 개헌 논의를 두고 위원 간 온도 차가 감지돼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혁신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 대표는 “보수와 혁신은 반대어인데 이렇게 조합을 했다. 그만큼 우린 절박하다”며 혁신위 활동을 ‘혁명적 길’이라고 표현하는 등 위원들을 치켜세웠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제 자신이 지금 현역 의원도 아니고 특별하게 당직이 없기 때문에 김 대표가 위원장이라는 생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받아쳤다. 김 대표를 존중하는 듯하면서 자신에게 ‘전권’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의 표현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는 또 “어떤 분들은 대표와 저 사이에 경쟁이 있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경쟁이 있다면 혁신 경쟁”이라며 서로를 ‘동지, 친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 최고위원회의 반대로 혁신위원 대신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원 지사는 “저도 쇄신위원장을 해 봤는데 범위를 공천이나 당정 관계 등으로 제한하면 기존보다 더 큰 혁신이 없다”며 바로 개헌론을 꺼냈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력은 직선 대통령과 내각제가 함께 가는 방향으로 하고 정당 득표에 따른 의석 배분, 완전개방 국민경선제 등으로 가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이에 김 대표는 “권력 구조에 대해서는 자제해 달라”며 농담을 던지듯 바로 어깃장을 놨다. 김 대표는 물론 김 위원장도 이미 “혁신위에서의 개헌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역시 자문위원으로 합류한 홍 지사는 회의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은 대신 라디오 방송과 페이스북을 통해 ‘훈수’를 뒀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혁신위라고 명명한 이상 보수가 안고 있는 부정적 측면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며 “부패 청산, 대북 공존, 기득권 타파를 논의해야 하는데 과연 6개월 만에 정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썼다. 혁신위는 이날 민생 부문 혁신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직후 “우리 사회에 세대·지역갈등, 빈부격차 등 문제가 있는데 이런 민생 혁신을 포함해 족집게 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의제 설정 마무리를 위해 새달 2일 워크숍 형태의 끝장 토론 모임을 연다. 한편 혁신위 부위원장에는 나경원 의원·김영용 전남대 교수, 대변인에는 민현주 의원, 간사에는 안형환 전 의원이 선정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고향서 퇴출 ‘홍명희 문학제’ 파주서 개최

    보수 성향의 보훈단체 반대에 부딪혀 고향인 충북 괴산에 정착하지 못한 홍명희 문학제가 올해는 경기 파주에서 열린다. 충북 민예총은 소설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문학 혼을 기리는 문학제를 파주에서 열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학술강연, 세미나, 창작판소리, 소설 낭독, 자료 전시 등으로 꾸며지는 이번 문학제는 다음달 11일 파주시 출판문화단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충북 민예총 관계자는 “보훈단체가 괴산에서 개최하는 것을 반대하는 데다 대중성 확보 차원에서 서울에서 가까운 파주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며 “소설 임꺽정의 무대로 파주지역이 나와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 민예총은 내년엔 다시 홍명희 문학제를 충북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도는 홍명희 문학제가 파주에서 열리지만 당초 계획했던 예산 1800만원은 그대로 지원하기로 했다. 1996년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열린 홍명희 문학제는 이후 괴산과 청주 등지에서 번갈아 가며 열렸다. 그러나 상이군경회 괴산군지회 등 보훈단체가 북한 부수상을 지낸 홍명희의 전력을 문제 삼아 괴산 개최를 반대, 지난해 결국 행사 주최 측이 보훈단체와 ‘앞으로 괴산에서 개최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1888년 괴산에서 출생한 홍명희는 1928년 ‘임꺽정’을 발표했으며 해방 뒤 좌익운동을 하다 월북, 1948년부터 1962년까지 김일성이 수상을 맡은 북한 초대 내각의 부수상을 지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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