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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안보법안 ‘카운트다운’

    아베 신조 내각이 밀어붙여 온 안보 관련 법령 제·개정 절차가 16일 청문회까지는 마쳤으나 야당 저지로 최종 질의는 밤늦도록 열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민주당과 사회당 등 5개 주요 야당 의원들은 이날 밤 표결 통과를 위한 마지막 형식 절차인 최종 질의가 열릴 도쿄 국회의사당 참의원 회의실 복도를 점거하면서 회의 개최를 온몸으로 저지했다. 이 때문에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할 예정이던 최종 질의 절차는 자정 무렵까지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회 경위들이 참의원 회의실 주변 복도 통행을 위해 대거 투입돼 의원들을 밀어내는 등 몸싸움을 벌이면서 심야에 최종 질의를 위한 ‘정지 작업’을 벌였다. 당초 아베 신조 내각은 이날 저녁 일찍 아베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질의를 거쳐 참의원 특별위원회 표결까지 마칠 예정이었다. 집권 자민당은 특별위원회의 표결까지 마친 뒤 이르면 17일, 늦어도 18일까지 본회의 통과를 강행할 방침이었다. 이날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나흘째 3만 5000여명이 넘는 시민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전쟁법안 그만두라”, “아베 정권 퇴진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법안 통과 반대 집회를 벌였다. 시위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에 열리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이날 안보법안 관련 지방 공청회가 열리는 요코하마시에서는 회의장 주변에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몰려 경찰과 몸싸움을 하거나 도로에 눕는 등 항의가 이어졌다. 교토시에서는 교토변호사회 주최로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10시간 연속 ‘마라톤 연설’ 대회가 열렸으며 오사카에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보법안 표결에 반대하는 행진이 펼쳐지는 등 아베 정권의 법안 통과를 독단적인 폭주라며 비난했다. 연립 여당인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와 공명당의 이노우에 요시히사 등 양당 간사장은 이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만나 관련 법안을 18일까지 어떻게든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참의원 의석 과반을 확보하고 있는 양당은 시민단체와 야당이 강한 반대를 하더라도 법안을 가결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자민당은 여당의 독단적인 절차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보수 성향의 소수 정당들의 법안 지지 입장을 이끌어 냈다. 한편 일본 전직 판사 75명은 집단 자위권을 포함한 안보 관련 11개 법률 제·개정안은 헌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17부·5처·16청 ‘컨트롤 타워’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17부·5처·16청 ‘컨트롤 타워’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대한민국은 대통령제이면서도 내각제의 수반인 국무총리를 두고 있다. 총리는 일종의 부통령 격이지만 대통령제의 부통령에 비해선 국무위원을 통할(統轄·모두 거느려 다스림)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총리실 공무원은 다른 17부, 5처, 16청의 공무원보다 직무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총리실은 장관급 기구인 국무조정실과 차관급 기구인 총리비서실로 나뉜다. 총리실은 역대 출범 정부에 따라 그 위상과 역할이 조금씩 달랐다. 5~6공화국 때는 각 부처로부터 모든 공문서를 직접 보고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국정상황실을 설치함으로써 감사원이나 수사기관과 별도로 공직 기강 감찰 활동까지 했다. 더욱 막강한 권한을 지녔던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부처 중심으로 각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고, 총리실은 부처 간에 얽힌 문제를 푸는 조정 업무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출범 때부터 강조하고 있는 규제 개혁이 3년째 진행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기업 활동 현장 등으로부터 접수된 609건을 심사해 55건을 중요 규제로 지정한 뒤 이 가운데 38건(69.1%)을 개선했다. 지난해에도 138건 중 84건을 개선한 바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게 민생 경제 발전의 지름길이라는 게 현 정부의 규제 정책 기조다. 예를 들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홍대 클럽 등 이른바 ‘감성 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춤추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총리실이 나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기준과 영업시간 등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춤추는 것을 허용했다. 또 야영장의 천막 안에는 난방용 전기용품이나 액화석유가스(LPG)용품을 반입할 수 없었으나 사고 발생 위험이 낮은 캠핑용품은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이와 함께 국무조정실은 현 정부 공약인 140개 국정 과제가 부처별로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성과를 정부업무평가를 통해 독려하는 역할도 한다. 아울러 국조실은 범정부 차원의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도 한다. 세월호 피해자 지원 및 추모 사업과 광복 70년 기념사업 등을 지원해 마무리했다. 현재는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추진과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녹색 성장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황교안 총리가 강조하고 있는 사회 전반의 부패 척결과 공직 기강 확립을 중요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총리의 역할 가운데 꽤 중요한 것이 외국에 대한 국가 의전과 국내 생활 현장에서 민심을 달래는 일이다. 국가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 대통령의 순방을 원하거나 방한 때 대통령 예방을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때 수상 격인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했을 때 의전에도 허술함이 없게 된다. 또 총리는 민생 안정을 위해 사회 곳곳을 찾기도 한다. 황 총리는 15일 신학기를 맞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로 북성초등학교와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를 찾아 시설 안전을 점검하며 근무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황 총리는 “교육안전 분야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나 현장에는 불량 식자재 유통, 스쿨존의 교통 불안전 등이 여전하다”며 대책을 당부했다. 이처럼 총리실은 정부 사업을 직접 집행하지는 않지만 국민 생활과 밀접한 각 분야의 정책 사안들을 두루 살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공직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총리의 정책적 행보를 수발하는 게 비서실의 역할이다. 시민사회와 국회 등에 대해 정부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아울러 국민 불편 사항의 민원을 접수해 부처에 할당하거나 직접 처리에 나선다. 비서실은 올해 1만 4495건의 민원을 인터넷으로 접수해 1만 2440건을 부처별로 이첩하고 2055건을 직접 해결했다. 한편 국조실에는 5급 141명, 9급 26명 등 총 360명이 근무하고 비서실에는 5급 19명, 9급 21명 등 94명이 일하고 있다. 1~2급 고위 공무원단의 인원이 각각 26명과 11명으로 다른 부처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안보법 강행 막자” … 日시민 5만명 의사당 포위 심야 농성

    일본의 안보 관련 법안이 이번 주 참의원에서 강행 처리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 5만여명이 14일 도쿄 지요다구 국회의사당을 포위, 밤늦게까지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국회 앞 중앙 도로를 점거한 채 “전쟁 법안 폐지”와 “아베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손팻말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낮과 밤에 국회의사당을 포위하는 시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 등은 “안보 법안이 통과되면 평화헌법 아래의 일본은 없어지고 만다”며 시위에 참가해 법안 저지를 호소했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 요시다 다다토모 사민당 당수 등 야당 대표들도 시위대에 모습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전쟁 반대와 헌법 9조(전쟁포기) 파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강조했다.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 등에서도 매주 금요일 밤과 주말 등에 1만여명의 시민이 아베 신조 총리의 안보 법제와 원전 재가동 반대를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그동안 시위는 오사카 등 지방으로 확산돼 왔다. 고교생과 유모차를 끈 젊은 주부들도 시위에 참가해 “전쟁 반대“, “아베 퇴진”을 외쳤다.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이 중의원·참의원 등 양원 모두 과반수 의석 이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의회 밖에선 아베 정권의 독주에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이번 주에 집단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하는 안보 관련 11개 법률 제·개정안을 참의원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워 두고 있다. 15~16일 공청회, 17일 참의원 특별위원회 통과, 18일 참의원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부터 23일까지 가을 연휴여서 그전에 법안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베 내각은 참의원에서 법안 가결이 어려우면 ‘60일 규정’에 따라 중의원에서 재가결해 법안을 성립시키겠다는 자세다. 중의원에서 참의원으로 법안이 송부된 시점부터 60일이 지나면 중의원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재가결해 법안을 성립시킬 수 있다. 안보 법안은 14일부터 ‘60일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 헌법학자 대다수가 집단자위권 행사를 담은 안보 법안은 위헌이라고 지적하는 가운데 이날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8%는 “이번 회기 내 안보 법안 통과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급진 좌파’의 귀환… 英노동당 색깔 바뀐다

    ‘급진 좌파’의 귀환… 英노동당 색깔 바뀐다

    “재앙적 선택” vs “변화의 단초”. 12일(현지시간) 영국 노동당 당수로 ‘급진 좌파’ 제러미 코빈(66)이 선출되자 현지 언론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신뢰할 수 없는 정책으로 노동당의 집권 가능성은 물론 영국 정치의 안정성마저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부터 정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심화된 사회 불평등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코빈은 노동당 당수 선출을 위한 1차 투표에서 59.5%를 득표하며 과반을 확보해 신임 당수로 선출됐다. 2위인 앤디 버넘 후보와의 표차는 약 40% 포인트였다. 코빈은 입후보 당시만 하더라도 후보 신청을 위한 지지 의원 35명을 마감 직전에 가까스로 모으는 등 별 주목을 받지 못하는 후보였다. 1983년 처음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코빈은 당내 주류인 ‘신노동당’ 노선에 반대하며 당 주변을 맴돌던 아웃사이더였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주창한 ‘신노동당’은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전통적 좌파 공약을 버리고 우파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는 노선이다. 코빈의 압승은 ‘신노동당의 죽음’을 의미한다. 보수당이 2010년 집권한 뒤 복지 혜택 축소 등 긴축재정을 밀어붙이면서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자 청년과 노동조합, 좌파 세력의 불만이 커졌다. 코빈의 전임인 에드 밀리밴드 전 당수는 긴축재정에 무기력하게 동의하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최저임금 인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통 좌파의 어젠다인 복지마저 선점당하면서 노동당은 크게 패배했다. 이에 철도 재국유화, 긴축재정 반대, 부자 증세, 이라크 전쟁 반대 등 급진 좌파적 정책을 내세운 코빈이 당수 선거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수가 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좌파로서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점이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코빈은 기존의 정치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해 호감을 얻었다. 인디펜던트는 “타협적이고 자신의 발언이 미치는 영향을 항상 계산하는 기존 엘리트 정치인과 달리 코빈은 단순 명료하게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급진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빈을 당수로 선출한) 노동당원들이 국민의 뜻을 압도적으로 무시했다”면서 “국민은 노동당을 중도로 이끈 블레어를 세 번 총리로 선출했으며 지난 5월에는 좌파 쪽으로 이동하려는 에드 밀리밴드에게 철퇴를 내렸다”고 분석했다. 비주류에서 제1야당의 지도자로 화려하게 변신한 코빈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중도파인 당내 주류를 달래야 한다. 이미 예비 내각에 참여하고 있었던 당내 중진들은 코빈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며 속속 사퇴할 뜻을 밝혔다. 보수당의 공세 또한 헤쳐 나가야 한다. 보수당의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코빈의 노동당은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일자리와 소득에 대해 세금을 올리고 공공부채를 늘리며 돈을 마구 찍어 내 물가를 끌어올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원전이 안전? 전부 거짓말” 고이즈미, 아베에 직격탄

    “원전이 안전? 전부 거짓말” 고이즈미, 아베에 직격탄

    일본이 지난달 11일 센다이 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재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내각의 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13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전은 안전하고 가장 비용이 싸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정부와 전력회사, 전문가들의 말은 전부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민당이 공약과 다른 방향(원전 재가동)으로 가는 것은 유감이며 전력회사, 철강, 건설업계의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정치”라면서 아베 정권이 원전 추진론자들의 영향을 받은 것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일본의 대형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원전의 안전성 유지와 핵폐기물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며 원전 가동은 대체에너지의 확산을 막는다”고 말했다. 또 “지난 2년 동안의 정전 사태 없는 원전 가동 중지 경험은 원전 제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총리 재임 중 원전 정책에 대해 그는 “앞서 원전을 추진했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논어에서도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총리 경험자로서 달아날 일이 아니며 원전 반대 운동을 다짐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올 3월 전직 총리들이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아베 총리에게 원전 제로를 결단하라고 촉구했으나 “아베 총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2013년 가을부터 ‘탈원전’을 주장하는 공개 강연을 하는 등 원전 반대 운동을 벌이는 그는 “강연 등을 통한 원전 반대 운동은 가치가 있으며 계속해 나가겠지만 정계 복귀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가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2006년 9월 총리 퇴임 후 처음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박원순 시장, 남경필 지사 첫 ´토크배틀´

    박원순 시장, 남경필 지사 첫 ´토크배틀´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1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토크 배틀’을 벌였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거대 지방자치단체를 이끄는 두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으로 당적은 다르지만, 대권에 대해서는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여러분 행복하십니까’란 제목으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박 시장은 “당이 다른 걸 의식 못 하고 그동안 잘 협력해왔다”, 남 지사는 “일할 때는 당이 필요 없었으면 좋겠다”며 전반부에는 훈훈한 덕담을 나누었다.  하지만 대권 도전과 같은 민감한 질문에는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꼭 지금이 아니라도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하면 저것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질문하자 두 사람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공적인 일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고, 국가 사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부연 설명을 했다.  막상 대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말을 아꼈다. 남 지사는 “박 시장은 나가실 것 같다. 나가실 것 같으니 나가셔야죠”라면서 “저는 (도지사) 임기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렇게 골치 아픈 질문 묻지 마라”며 “시장을 4년간 하며 배운 건 절대 그런 유도신문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현행 대통령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두 사람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남 지사는 “혹시라도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이란 자리를 없애고 싶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가 안 맞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제를 없애고, 의회 여러 당이 연합한 연정으로 국정을 끌어가는 형태가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막상 일할 만하면 레임덕이 와 정책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내각제나 4년 중임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통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견해 차이를 보였다.  남 지사는 “도민들이 앉아서 갈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 버스가 좀 많이 서울로 들어가도록 허용해달라”고 말하자 박 시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다 허용하면 대기 질·교통 혼잡의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은 “수도권 지하철 운영 주체만 하더라도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코레일 등으로 나뉘어 있다”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각자 가진 권한을 통합 조정해 수도권교통청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도 “지난해 지방선거 때 수도권교통청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서로 반대 의견이 만만찮은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변호에 나섰다.  남 지사는 박 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 프로젝트에 대해 “뉴욕 하이라인 파크에 가보고 무릎을 탁 치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청계천사업도 그랬지만 이해관계만 잘 조정되면 모두 ‘윈윈’ 할 수 있고 명소가 될 것 같다. 성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기도청사의 광교 신도시 이전 추진과 관련해 “10여년 전 손학규 전 지사 때 도청사에 가봤는데 이미 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단순히 도청만 옮기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함께 가는 것은 큰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같은 현안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남 지사는 “역사는 그렇게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정교과서는 시대 방향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국가의 가장 중요한 발전 경쟁력은 다양성”이라며 “국가가 특정 교과서를 정해 이것만 교육받으라고 하는 건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중앙정부가 지방의 목소리를 수용해 달라며 공통된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이 최근 서울시 부시장을 7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남 지사는 “우리도 어제 도의회를 통해 책임부지사를 2명 더 늘려 부지사직을 현재 3명에서 5명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냈다”고 옹호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서울시 소셜방송 라이브서울(http://tv.seoul.go.kr)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北,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겨냥 금강산관광 우선 재개 요구 가능성

    北,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겨냥 금강산관광 우선 재개 요구 가능성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한 북한이 향후 개최될 당국 회담에서 어떤 문제들을 제기할까. 정부 당국자는 9일 “북한이 10월 남북 이산상봉과 관련한 대가는 요구하지 않았지만, 향후 당국 회담에서 현안들에 대한 주고받기식 요구를 해 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 인권문제 불개입, 금강산관광 재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북한 입장에서 대북전단 문제는 ‘최고 존엄’이라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권위와 직결되기 때문에 향후 남북 당국회담에서 우선적으로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북한이 목함지뢰 도발로 재개된 대북 심리방송에 대해 우리 측 지역으로 포사격을 하는 등 격하게 반응한 것도 지도자의 치부가 내부에 공개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극단의 조치였다. 이와 함께 인권문제 불개입 원칙을 내세워 남북 간 회담에서 이를 거론하지 말자고 주장할 수 있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지난 8일 남한을 우회적으로 겨냥해서 “오늘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그 무슨 인권문제에 대하여 요란스럽게 떠들면서 우리 제도를 악랄하게 비방중상하고 있지만 공화국의 존엄과 권위를 절대로 허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북한이 거론할 수 있는 주요 현안이지만 5·24 조치 해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사실상 5·24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상징적 수단으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5·24 조치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금강산관광 재개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고자 할 것”이라면서 “경제협력이나 민족공동 사업 등 다른 회담으로 넘어가기 위한 환경조성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북한의 제안들과 우리 측 현안들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경원선 복원,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사업은 물론 개성공단 3통(통신·통관·통행)과 이산가족 상봉 상시화가 거론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날개 단 아베 독주… ‘집단자위권 법안’ 다음주 강행 처리

    날개 단 아베 독주… ‘집단자위권 법안’ 다음주 강행 처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일 임기 3년의 집권 자민당 총재에 연임됨에 따라 장기 집권의 길에 들어섰다. 자민당은 이날 총재 선거를 공시했으나 다른 입후보자가 없어 아베 총리가 무투표로 당선됐다. 자민당 총재 무투표 당선은 2001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래 14년 만이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첫 집권 직후인 2006년 10월 자민당 총재로 취임한 뒤 3선 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그가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을 확정한 것은 당내 기반이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런 점으로 미뤄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이 전망된다. 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선 집권당 당수가 총리가 되는 까닭에 아베 총리는 총재 재선으로 총리직을 3년 동안 더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초 개각과 당3역 등 간부진 교체 등의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새 총재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3년간이다. 그는 집권 2년 8개월째여서 자민당 총재 임기 종료 시기인 2018년까지 하면 2001년 4월부터 5년 5개월 동안 집권한 고이즈미 전 총리를 넘어서는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당장 현안은 참의원에 계류 중인 ‘집단자위권 법안’(안보 법안)의 처리다. 자민당은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에도 “오는 16일쯤 참의원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강행 처리 입장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장기 집권의 발판이 된 양적 완화와 엔저를 기반으로 한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다지면서 “필생의 업”이라고 공언한 헌법 개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대미 안보동맹 강화를 축으로 주변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한 외교 관계 안정화를 겨냥하고 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 한국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첫 정상회담을 통한 관계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베의 장기 집권과 헌법 개정을 위한 첫 관문은 내년 7월 상원 격인 참의원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 크게 이겨 개헌 지지 세력을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양원 각각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구도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참의원에서 자민당은 정원인 242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115명을 확보하고 있다. 중의원에서는 전체 의원 475명의 절반이 넘는 291명을 자민당이 확보한 상태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35명을 합치면 개헌에 필요한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놓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앞길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다음주로 예정된 안보 법안 법제화 강행 처리 과정에서 국민 여론과 야당의 반발을 무시하는 ‘일방통행식’ 정치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을 넘어서야 한다. 지난달 30일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12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국회의사당 도로와 주변을 점거하는 등 ‘반(反)아베 운동’이 뜨겁다. 아베의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아베노믹스도 중국발 불안 등으로 흔들거리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 침체가 바로 국제적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강세를 가져오고, 일본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주식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어 엔저와 수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아베노믹스의 앞길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재정 적자 보완책의 일환으로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리는 2차 인상 단행일인 2017년 4월도 다가오고 있어 서민들의 반발도 정권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원전 재가동,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도 아베의 장기 집권 가도에 입을 턱 벌리고 지키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英 브렉시트 국민투표법 하원 통과…보수당 일부 강경파 캐머런에 반기

    영국 집권 보수당 의원 강경파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판가름할 국민투표 시행 법안 표결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반기를 들었다. 결국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영국 하원에서 수정, 통과됐다. 영국 하원은 7일 국민투표 시행 관련 정부 법안을 찬성 312표, 반대 265표로 부결시켰다. 보수당 의원 37명이 정부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는데, 주로 강경파인 이들은 국민투표일까지 28일 동안 내각 장차관과 부처가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견해를 표명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을 문제 삼았다. 보수당 강경파는 내심 EU 잔류를 희망하는 캐머런 총리가 국민투표 D-28일 이전까지 정부 차원의 브렉시트 잔류 캠페인을 벌일까 우려를 드러냈다. 결국 정부의 중립의무 조항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쪽으로 정부 법안이 수정, 가결됐다.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한·일 관계 찬물에도… 올 한국인 380만명 사상 최대 일본 여행

    [글로벌 인사이트] 한·일 관계 찬물에도… 올 한국인 380만명 사상 최대 일본 여행

    “일본을 찾는 한국인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반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근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고….”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 국민이 상대방 국가를 방문한 수가 대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더 많아진 현재의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보다 180만명가량 더 많을 것으로 관광업계는 추산한다. 7일 현재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74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측은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최소 38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최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일본인의 한국 방문이 절정이었던 2012년의 351만 9000명보다 28만명을 웃돈다. 일본 인구가 한국의 2.5배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일 국민 간의 상대 국가 방문 불균형은 현저하다. 한국인의 방일은 그동안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2012년 204만명에서 2013년 245만명, 지난해 275만명 등으로 늘어났다. 이달 말 한가위 연휴까지 끼어 있어 더 많은 한국인이 엔저 환경 속에서 일본을 찾을 전망이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 방문객은 120만명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여행업계와 관계 당국은 올 연말까지 어떻게든 200만명 선을 넘겨 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 연말쯤이면 한·일 간에는 180만명의 관광객 격차가 생긴다는 말이 된다. 일본인의 방한 열기는 한·일 관계 경색과 함께 얼어붙기 시작했다. 2010년 302만명, 2011년 329만명을 거쳐 2012년에는 351만 9000명까지 올랐던 방한 일본인 규모는 2013년 274만명, 지난해 228만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200만명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은 줄고, 방일 한국인은 늘다 보니 상대방 국가를 찾는 관광객 수도 지난해부터 역전됐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방한 일본인 수가 월등히 많다가 그 차이가 좁혀지더니 이제는 역전,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많아진 것이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엔저 현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감소하는 이유는 악화된 정치 관계와 안전 부재 탓이 더 크다. 엔저는 부차적이란 설명이다. 강중석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은 “엔저로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 관광객이 2013년 5.5%, 2014년 3.3% 각각 줄어든 반면 냉각된 한·일 관계의 영향이 나타난 2013년부터 방한 일본 관광객들은 2013년에 17%, 2014년에 22%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한·일 관계가 나빠지자 직원 사기 진작 등을 위해 해외 단체여행을 실시하는 일본 주요 기업들이 단체 여행의 행선지를 한국에서 대만이나 말레이시아 등으로 바꾸었다. 지자체와 청소년 교류 등도 끊겼고, 거기에 세월호 사고까지 겹쳐 일본 중고생 수학여행의 주요 행선지에서 한국은 제외됐다. 한·일 관광교류 행사를 위해 지난 1일 도쿄에 왔던 한국여행업협회 양무승 회장은 “일본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좋지 않다”면서 함께 온 국내 여행사 사장 15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대책을 협의했다. 행사 참석을 위해 도쿄에 온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도 같은 날 구보 시게토 관광청장 회담 등 일본 측 당국자와 관계자들을 만나 양국 관광 활성화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일본 당국은 한국 측의 요청에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발표가 난 뒤에야 한국의 메르스 종식을 정식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그 후에야 한국에 대한 공공기관 등의 단체여행이 활성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친밀도가 1990년대 중반 수준으로 되돌아가 버린 것도 큰 문제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한류가 절정에 있던 2011년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느낀다는 대답은 62%나 됐고, 친밀감을 못 느낀다는 대답은 35%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4년 10월 조사에 따르면 결과는 거꾸로가 됐다. 친밀감을 느낀다는 대답은 32%, 못 느낀다는 답변은 66%으로 나왔다. 같은 조사에서 “관계가 안정될 때까지 한국 여행을 피하고 싶다”는 답변이 63.7%나 됐다. 일본 전문 관광사 한나라관광의 홍원의 대표는 “정부 입장에 순응하고, 언론 보도 등 일반적인 추세에 민감하고 동조적인 일본 국민의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추진 등 정상화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자국 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은 나라는 잘 가지 않으려 하고, 정부 정책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면서 동조성이 높은 일본인의 행태가 한국 여행을 꺼리고, 한류를 식히게 된 주요인이라는 해석이다. 이런 일본인의 행동은 한국인이 한·일 관계에 상관없이 엔화 약세를 계기로 일본에 밀려드는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한·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일본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백화점 진열대에서 밀려나는 것과도 대비된다. 강 지사장은 “양국 관계가 풀리는 최근 들어서야 일본의 주요 TV에서 한국 소개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우리 제의에 긍정적인 회답을 보내오기 시작했다”면서 “문화재와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건강 및 웰빙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을 잘 활용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경형 칼럼] 통일 위한 중첩외교, 내치 짐 더는 지혜 필요

    [이경형 칼럼] 통일 위한 중첩외교, 내치 짐 더는 지혜 필요

    ‘박근혜 독트린’의 ‘신(新)외교’가 시작됐다. 톈안먼 성루에 선 박 대통령의 지난주 방중 외교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에 등거리를 취하는 균형외교라고 말한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박 대통령이 방중에서 보여준 ‘낯선 외교’는 단순한 균형외교를 뛰어넘고 있다. 북한의 핵 문제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고 한반도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동북아 역학 게임의 중심부에 스스로 서고자 한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신외교’는 ‘중첩외교’를 확장하고, 동북아에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질서 속에서 통일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다. 중첩외교는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가 먼저 제기한 용어이다. 동맹국 미국과 경제대국 중국 사이의 한 가운데쯤 위치해서 균형을 취하겠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양쪽을 적극적으로 우리의 전략 목표에 끌어들이는 외교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동북아 국제 역학 지도 위에 전통적인 한·미 동맹외교의 큰 원(圓)을 그리고, 동시에 새로이 다진 한·중 전략적 동반자 외교의 큰 원을 그려 두 개의 원이 겹치는 교집합을 최대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한·미, 한·일 양자는 물론 한·중·일, 한·미·일, 한·중·러의 3자 중첩외교를 통해서도 이 같은 교집합의 면적을 크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박 대통령의 한반도 주도권 외교는 더욱더 추동력을 받게 된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주목되는 수식어들이 있다. “한반도가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것”, “통일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 “‘의미 있는’ 6자 회담” 등이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는 기내에서 “중국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간에는 많은 함의가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한·중 정상회담 직전에 “통일 한국과 중국의 국경선에 관한 논의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조야에는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 그래서 북핵 문제도 방치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생각이 다르다. 북핵 문제에 잠자는 오바마 행정부를 흔들어 깨워 ‘6자 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카드를 언급하고, “반복되는 남북 긴장상태의 귀결점은 평화통일”이라고 말한 것은 남북관계를 긴장완화, 협력 국면으로 끌고나가겠다는 구상의 일단을 보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달 하순의 유엔 외교, 10월 16일 한·미 정상회담, 10월 하순~11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 이후의 한·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련의 정상외교 시리즈는 모두 한반도 통일을 최종 목표로 한다. 통일은 주변 강대국의 동의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독 기민당의 헬무트 콜 정부는 1982년 집권 이후 아데나워 전임 총리의 ‘서방 중시외교’를 이어받아 미국 부시 대통령을 독일 통일의 강력한 후원자로 만들었다. 경쟁 정당이었던 사민당의 ‘동방정책’도 과감히 수용하여 동독과 소련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통일을 이끌어 냈다. 서방 중시외교와 동방정책은 제로섬의 안티테제가 아니라는 것을 실증해 보였다. 중국은 ‘군사굴기’를 과시하고 있고,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동북아의 이런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은 과거의 이분법적인 진영외교를 뛰어넘어 미·중 중첩외교를 최대한 확장하는 ‘박근혜 독트린’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국내 경제의 침체, 청년 일자리,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 등 내치의 여러 과제들이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 행보를 무겁게 할 수도 있다. 이런 국내 문제는 가급적 내각과 여야 정치권이 협력해서 풀어나가야 한다. 연말까지라도 대통령에게 내치의 짐을 덜어주는 국민적 지혜가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한·미 동맹외교와 한·중 통일외교가 서로 안티테제로 작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한·중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의 통일 주도 외교의 ‘시즌 1’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전개될 한·미 정상회담 등 ‘시즌 2’ 그 이후의 ‘시즌 3’ ‘시즌 4’를 기대한다. 주필
  • “아베 독주 막겠다” 女의원 도전장

    “아베 독주 막겠다” 女의원 도전장

    일본의 한 여성 중진 의원이 자민당의 총재 선거에서 독주하는 아베 신조 총리에게 홀로 도전장을 냈다. 집권 자민당 총재가 총리를 겸하고 있어 그의 당권 도전이 대권을 향한 행보로 읽힌다. 노다 세이코(55) 중의원 의원은 오는 20일 시작될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선다고 밝혔다. 8선인 그는 총재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기후에서 기자들에게 “(총재를) 무투표로 선출하는 건 상식이 아니다”라며 출사표를 밝혔다고 도쿄신문 등이 6일 전했다. 총재와 총리를 겸한 아베에 대한 당내 경쟁자들이 모두 머리 숙여 추대 의사를 밝혀 아베의 무투표 당선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었다.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등 아베의 대항마들이 모두 ‘꼬리’를 내린 반면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은 여성 의원이 ‘아베 독주 체제’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출마 선언을 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는다. 노다 의원이 추천인 20명을 채우면 오는 20일 경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가 20명을 채우지 못하면 아베의 ‘무투표 재선’이 확정될 가능성도 높다. 노다 의원은 추천인 20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동지들에게 추천인으로 나서 줄 것을 꾸준히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인 노다 의원은 아베 이후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꼽힌다.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4년간의 직원 생활을 거쳐 1987년 26살 때 기후현 현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1993년 중의원 배지를 달며 중앙 무대에 데뷔했고 1998년 오부치 (게이조) 내각에서 37살에 우정상에 발탁됐다. 최연소 홍일점이었다. 제2차 아베 정권에서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총무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일·한의원연맹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난해 7월 방한해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2004년 ‘나는 낳고 싶다’라는 책을 냈고 2011년 50세의 나이에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낳은 일로도 유명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 집단자위권 인정하는 아베의 안보법안은 위헌”

    “日 집단자위권 인정하는 아베의 안보법안은 위헌”

    일본의 대법원장 격인 최고재판소 수장인 장관을 지낸 이가 “집단자위권 행사는 위헌이며, 이를 인정하는 법안도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내각이 이번 국회 회기인 오는 27일까지 참의원에서 통과시키려고 하는 안보 관련 제·개정 법안을 위헌이라고 말한 것이다. 아베 내각은 집단자위권 등을 용인하는 등의 11개 안보관련 법률안의 제·개정안을 중의원을 거쳐 참의원에서의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야마구치 시게루(82) 전 최고재판소 장관은 3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보 법안과 관련, “적어도 집단자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입법은 위헌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일본)는 집단자위권을 갖고 있지만 행사는 하지 않고 전수(專守) 방위로 일관해 왔다”며 “이것이 헌법 9조에 대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전수 방위는 공격을 받았을 때 처음 무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헌법 9조에 대한 기존 정부 해석은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규범으로 승격된 것”이라며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려면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못박았다. 야마구치 전 장관은 이어 “그 해석에 따라 60여년 동안 각종 입법과 예산 편성이 이뤄져 왔고, 그 해석을 채택한 집권 여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 왔다”며 “이 사실은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베 내각의 헌법) 해석 변경이 모순이 없는 정합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가 그전까지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고 선언해야 맞다”며 아베 내각의 해석 변경을 질타했다. 그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최고재판소 장관을 지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 안보법제 즉각 철회하라” 자민당 지방의원 분노의 반란

    아베 신조 정권이 추진 중인 안보 법안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반대와 저항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민당 소속 지방의원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자민당 소속인 고바야시 히데노리(63) 히로시마현 의회 의원은 지난 1일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 안보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 1만 3000명분의 서명을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에게 전달하고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바야시 의원은 에토 보좌관에게 “안보 법안은 헌법 9조에 저촉되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며 “참의원에서 아베 총리와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한 답변도 부적절하고 맞지 않은 것이 많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총재를 맡은 자민당에서 시민 반대 서명을 받아 안보 법안을 반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총재와 당의 입장을 지방의원이 거스르는 일은 일본 정치 상황상 이례적이다. 그는 서명을 제출하고 기자들과 만나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무력을 앞세우지 말고) 외교 중시 정책을 취하고, (참의원에서) 심의 중인 법안은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의원은 지난 7월 히로시마현 쇼바라시에서 ‘안보 법제 멈춰라. 쇼바라 시민 모임’을 결성, 서명운동을 벌여 왔다. 2차대전 당시 원폭 피해를 당한 히로시마 지역은 반전 분위기가 강하고 안보 법안 제·개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유독 높다. 아베 정권의 안보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야당 및 시민사회의 저항은 만만찮다. 지난달 30일 도쿄의 국회의사당 앞에서만 13만여명이 모여 안보 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등 전국 300여곳에서 반대 시위가 열렸다. 민주당의 아스미 준 국회 대책 위원장 대리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 법안의 참의원 심의와 관련, “정부·여당의 대응에 따라서 아베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유신당 등 다른 야당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강조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 여당은 국회 회기가 끝나는 오는 27일까지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른바 ‘60일 규정’을 쓰지 않고도 참의원에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간사장은 “13일이면 법안이 참의원에 제출된 지 60일이 된다”며 “참의원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명당 이노우에 요시히사 간사장도 “참의원에서 결론을 얻는 데 대해 확신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일본의 국회법은 참의원에 법안이 넘겨진 지 60일이 지나도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안을 중의원으로 다시 돌려보내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60일 규정’을 두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뉴스 분석] 北中 혈맹 넘어 韓中 새 패러다임 연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6번째 한·중 정상회담을 하게 됨에 따라 숨 가쁜 동북아 외교전의 막이 올랐다. 이번 방중은 남북이 8·25합의 이후 대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을 바탕으로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까지 내다보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역내 외교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방중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에서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시 주석의 바로 옆에 설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깍듯하게 환대한다는 얘기다. ‘중국 경사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열병식 참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박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한·중·일 정상회담에 소극적인 중국의 참석 약속을 답례품으로 받아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2012년 5월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정부가 가동시킬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로 인한 한·미·일 공조 약화를 우려하는 미국을 안심시킬 수 있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이 ‘최상의 파트너십’ ‘글로벌 전략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늘 푸른 동맹’의 상징으로 소나무 묘목을 케리 장관에게 선물하기로 한 것도 한·중 관계 강화가 굳건한 한·미 동맹의 바탕 위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시그널이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한·중 양국 협력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북한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만 열병식에 참가한다. 1954년 10월 당시 김일성 내각 수상이 마오쩌둥 옆에 서서 열병식을 참관했는데 이번에는 박 대통령이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북·중 혈맹을 넘어서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1일 국무회의에서 “어렵게 이뤄낸 이번 남북 합의를 잘 지켜 나간다면 분단 70년간 계속된 긴장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한·미·중 차원의 협의를 강화해 나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2만 퇴진 시위에도 끄떡없는 아베 지지율

    일요일인 30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 집단자위권을 밀어부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12만 여명이 운집했다. 안보법안 관련 집회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시민단체 등은 전국 300곳 이상에서 ‘아베 정권 퇴진을 위한 10만인, 전국 100만인 행동’ 집회를 개최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63)도 시위대에 합류했다. 사카모토는 영화 ‘마지막 황제’의 영화음악으로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유명인이다. 좀처럼 정부에 대한 불만을, 특히 시위라는 형태로 표출하지 않던 일본인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2012년 고쿄에서 반원전 시위에 17만명이 모인 이후 3년여 만이다.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아이를 안고 나온 엄마,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전 연령층이 망라됐다. 국회의사당 주변을 발디딜 틈 없이 채운 일본인들의 시위 사진은 31일 상당수 신문의 1면에 실렸다. 아베 총리의 보수적인 대외정책 등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일텐데, 이날 일제히 발표된 일본 언론들의 아베 총리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는 시위대의 목소리와 달리 다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전체적인 내각 지지율은 반등했지만 안보법안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아베 담화 발표 이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0%대를 회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TV도쿄가 8월 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7월 조사결과에 비해 8%포인트 오른 46%로 집계됐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10%포인트 떨어진 40%였다. 닛케이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반등한 것은 4개월만이다. 지난 7월 2차 아베 내각(2012년 12월 출범)들어 처음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지지한다는 응답자를 앞섰는데, 1개월 만에 뒤집혔다. 7월 지지율 하락의 최대 원인이 아베 정권의 안보법안 강행처리였다면 이번 지지율 반등은 아베 담화에 대한 국내외의 긍정적 평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앞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담화 발표 직후에 나온 교도통신(14∼15일 실시) 조사에서 43.2%, 산케이신문 조사(15∼16일)에서 43.1%를 각각 기록하며 40%대에 다시 들어섰다. 하지만 개별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닛케이 조사에서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을 담은 안보법안을 9월 27일까지인 현 정기국회 회기 중에 통과시킨다는 아베의 계획에 대해 반대가 55%로 27%에 그친 찬성의 배 수준이었다. 센다이 원전을 시작으로 약 2년만에 이뤄진 일본의 원전 재가동 회귀에 대해 반대가 56%로 찬성 응답 비율(30%)을 크게 웃돌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확연해진 안보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과 빗속에 국회의사당을 에워싼 성난 민심을 아베 총리가 과연 어떤 식으로 수용할 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사설] 선거 주무 장관의 경솔한 언행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선창한 것은 행자부 장관의 공적 임무나 지위에 비춰 너무나 경솔했다. 행자부 장관이 누구인가. 각종 선거 관리의 주무부처 수장 아닌가. 누구보다 그 막중한 업무를 잘 알고 있을 정 장관이 여당 의원들에게 “제가 ‘총선’을 외치면 ‘필승’을 외쳐 달라”고 먼저 제의한 뒤 건배를 했다니 도가 지나친 정도가 아니다. 20대 총선이 8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을 위한 ‘총선 필승’ 건배사는 누가 들어도 선거 중립을 의심할 만한 언사다. 예로부터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매지 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른 장관들은 같은 자리에서 정치와는 무관한 건배사를 했다고 한다. 속으로 여당의 승리를 바란다 해도 정 장관은 자중했어야 마땅하다. 정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내각제였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공무원의 정치 중립은 헌법에 정해 놓은 원칙이다. 공권력이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면 패자의 선거 불복 등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에 엄정하게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법에 명문화해 놓은 것이다. 우리는 관권선거의 폐해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관권선거를 막고 공정선거를 이끌어야 할 행자부 장관이 도리어 선거의 공정을 심각하게 해치는 돌출 발언을 했으니 정부로서는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잔칫집에서 덕담한 것”이라는 취지의 행자부 해명은 참으로 군색하다. 정 장관의 행동은 정부, 여당으로서는 작지 않은 악재다. 따라서 사후 처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일단 정 장관의 적절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기는 했다. 그러나 무조건 감싸고 도는 태도는 옳지 않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 명칭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는데 그러면 야당의 승리를 외쳤다는 말인가. 애초에 여당의 연찬회에 장관들을 불러들인 것 자체가 잘못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중앙선관위는 엄정하고도 신속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그에 앞서 정 장관은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일을 앞으로 선거 중립을 더 엄정하게 지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레바논 ‘치욕의 벽’ 철거… 그 자리엔 다시 철조망

    레바논 ‘치욕의 벽’ 철거… 그 자리엔 다시 철조망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는 레바논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수도 베이루트 정부청사 앞에 설치된 콘크리트 벽을 군인과 노동자가 25일(현지시간) 철거하고 있다. 정치권을 풍자하는 낙서로 뒤덮인 콘크리트 벽은 시위대를 달랠 목적으로 탐맘 살람 총리가 철거를 지시했다. 앞서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쓰레기 시위’는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규탄하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졌고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진은 콘크리트 벽이 철거된 자리에 경찰이 철조망을 치는 모습. 베이루트 AFP AP 연합뉴스
  • [오일만 기자의 중국 엿보기 2] 중국 전승절과 북한의 응석받이 전술

    북한은 내달 3일 중국이 개최하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참석시키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지도자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에서는 최 비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판공실이 발표한 참석 국가정상급 명단에는 30명의 국가원수와 19명의 고위급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 10명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물론 국가원수격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이번에는 중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공식 확인됐다. ●서열 6위 최룡해 방중... 북중 냉랭한 기류 대변 중국의 유일한 군사 동맹국인 북한이 최룡해 당 비서를 전승절 행사에 참석시킨 것은 냉각되고 있는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최룡해 비서는 김정은 체제 들어 한때 북한의 권력서열 2위까지 올랐으나 최근 김영남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 당비서 다음인 6위로 밀려있다. 그가 실세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중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전승절에 적어도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가는 것이 격에 맞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은 체제들어 북한과 중국은 서로를 ´길들이는 시기´로 보고있는 듯하다. 양국간 냉랭한 기류는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확인됐다. 6자회담 당사국 외교수장이 모두 모이는 ARF에서 ‘혈맹관계’인 북중이 외무장관 회담을 갖지 않았다. 지난해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ARF에서는 북·중관계가 소원한 가운데서도 북중이 양자회담을 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1년 사이 북중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지난 3월 평양에 부임한 리진쥔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가 아직까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 대사는 부임 직후인 지난 3월 3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뒤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리 대사가 만난 고위인사로는 김영남 위원장 외에도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용남 대외경제상, 강하국 보건상, 리길성 외무성 부상 등이 꼽힌다. ●부임 5개월 된 리진쥔 중국대사 아직 김정은 못만나 리 대사는 부임 후 북중관계의 기본 원칙인 16자방침(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을 언급하고 ‘순망치한’을 의미하는 ‘순치상의’(唇齒相依·입술과 이처럼 밀접한 관계)란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북중 관계의 개선 의지를 피력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전임 류훙차이 대사는 2010년 3월 초에 부임해 한달도 채 안 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접견한 뒤 만찬까지 함께 한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이 아무리 관계가 나빠졌다해도 북한이 이번 전승절에 최룡해 당 비서를 보낸 것은 외교 관례상 모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북한이 과거처럼 중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인 동시에 중국에 대한 경고라는 의미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북 3성을 잇따라 방문하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6·25 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경의를 나타내는 등 북중간 ‘해빙’으로 보이는 흐름도 보였지만 아직 관계 정상화까지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고위급 왕래는 지난해 2월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 지난해 3월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북한의 벼랑끝 외교는 허세... 버려질 가능성 막기위한 것 북중 관계는 이렇게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일종의 규칙성도 발견된다. 동북아 외교 전문가인 스나이더(Glenn H. Snyder) 박사는 북중 관계를 ‘허세(bluff)’ 게임의 틀에서 해석했다. 북한의 강압외교 또는 ´벼랑끝 외교´가 일종의 허세이며 이러한 게임의 구조를 ‘응석받이(spoiled child)’ 이론으로 명명했다. 북한의 반복적인 대외적 강경 국면을 추적해 보면, 중국으로부터의 방기(放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강압외교를 통해 자신의 후원자 격인 중국의 분쟁 연루 수준을 높아가면서 발을 빼지 못하도록 하는 전술을 반복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중미관계가 급 진전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2차 북핵위기를 초래했던 사실이나 2006년초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에 중국이 암묵적으로 공조하는 상황에서 7월 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을 감행했던 사실, 그리고 2009년 4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의장 규탄성명에 중국이 찬성한 직후 인 5월 2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사실 등은 모두 이를 뒷받침한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자료에서 중국고위 관리가 북한을 “응석받이”로 묘사한 것은 이러한 중북간 게임의 구조를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0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몽골 미 대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전년 8월 ‘몽골과 북한 연례협의회’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지한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했다고 한다. 당시 김 부상은 “한 · 일은 미국의 동맹인데 러시아와 중국까지 3자를 지지하면서 북한은 마치 5 대 1 상황에 처한 느낌”이라고 했다. 또 “6자회담의 목적은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인 만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만을 원한다”고 했으며, 미국을 겨냥해 “세상에 영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보면 중국 외교부의 고위관리가 북한에 대해 “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응석받이”라고 비난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살펴보자. 개혁 개방기 중국의 국가목표는 지속적 경제발전을 통한 ‘부민강국’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국가목표 달성을 위해 ‘화평굴기’와 ‘유소작위’라는 다소 상반된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화평굴기 전략을 통해 안정적 대미관계를 비롯해 평화로운 국제환경을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유소작위’ 전략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극복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한반도 안정 통해 미국 입김 최소화 이러한 중국의 전략은 대한반도 정책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해서는 미국과 상호협력함으로써 ‘책임 있는’ 강대국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견제라는 미국의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서 안정적 북중관계를 견지하는 현실주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미중관계가 기본적으로 상호협력과 상호배반이 공존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유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중관계가 일회성 게임이 아니라 반복게임이라는 현실은 현재의 미중관계를 상호협력적 상황(파레토 최적)에 보다 근접하게 만들고 있다. 대미관계가 교착상황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은 반복적으로 강압외교를 통해 중국을 묶어두면서 북·중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패턴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북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한 지금 북한은 지뢰 및 포격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무력 대치 정국으로 몰아가면서 대중 협상력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분석도 이런 맥락이다.
  • [옴부즈맨 칼럼] 정보 그래픽, 원칙을 지키자/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정보 그래픽, 원칙을 지키자/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100원은 큰돈인가? 그렇다. 100원은 작은 돈인가? 그렇다. (옛날식 표현을 빌려서) ‘엿장수 마음대로’인가? 그것도 그렇다. 누가 그렇게 말하나? 한국 신문들이다. 서울신문도 그러나? 그렇다. 그래도 되나? 안 된다. 다른 나라 신문도 그렇게 하나? 아니다. 원칙이 있는가? 그렇다. 중요한가? 그렇다. 왜? 종업원에게 하루 만원씩 주던 주인이 어느 날 100원을 얹어 주었다. 무려 100원씩이나 품삯을 올려 주었다며 주인은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 주인은 천원에 팔던 물건을 천백 원에 팔기 시작했다. 껌 한 개 값인 100원을 올렸을 뿐이라며 그건 인상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인은 말했다. 아니, 한국의 신문이나 서울신문이 그렇게 말한다고? 그렇다. 너무 심한 말 아닌가? 그럼 당신이 어느 날짜 신문이건 아무거나 집어서 서너 페이지만 넘겨 보시라. 언론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제공하는 방식도 적절해야 한다. 제공 정보가 실제 가치보다 과장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숫자 정보를 그래픽으로 처리할 때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편집자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래픽 정보가 왜곡될 수 있다. x축과 y축을 가진 선형 그래프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y축의 급간을 균등하게 표기하지 않으면 100원은 더러 하늘이 되고 가끔은 땅바닥이 된다. 조사 시점을 나타내는 x축도 주기성 여부에 따라 정보의 해석 오류가 발생한다. 이런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해외 언론은 기준점과 급간의 크기, x축과 y축의 정보를 명확하게 표시한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서울신문이 활용한 정보 그래픽 중에서 절대 영점, x축과 y축의 급간 표시 원칙을 지킨 사례는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면에 실린 한·일 양국 국민들의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 추이를 제시한 그래프, 중국발 쇼크에 하락한 코스닥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에는 아예 y축 급간이 없다. 속지의 막대그래프도 기준점이 없어서 높고 낮음의 판단이 자의적이다. 65세 이상 노인 성 범죄자 현황, 60세 이상 남녀 재혼, 개업 변호사와 평균 수임사건 수, 20년간 가구원 수별 비율 현황, 한·일 교역 추이, 개명 신청 및 허용 현황, 서울시 수거 방치 자전거 수 등의 기사를 보라. 근로시간을 단축 시행한 기업의 효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시행할 때의 경제적 파급효과, 가계 빚 추이, 연도별 종합부동산세, 서울시 조정교부금, 서울 자치구 기준재정 수요 충족도를 표시한 그래픽도 그렇다. 시간당 임금 총액이나 근로소득세·법인세 면세비율, 교과서 가격, 서울 9호선 하루 평균 이용객, 생활임금과 최저임금 추이처럼 대단히 민감한 정보를 표시한 그래프들도 편향적 정보 제공이라는 혐의를 받을 수 있다. 내각 지지율 추이를 보도한 일본 신문들의 그래픽과 역대 대통령 지지도 추이를 처리하는 한국 신문의 그래픽을 비교해 보자. 서울신문에도 마침 한 일본 신문의 기사가 7월 20일자에 소개돼 있다. 우리나라 신문들이 원칙에 따라 정보 그래픽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신문사 인력이나 비용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기준과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부족하거나 언죽번죽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깔봐서일 것이다. 쥐락펴락하듯 왜곡 해석될 소지가 큰 유형의 정보 그래픽을 우리나라 독자들이 좋아한다는 게으른 변명은 하지 말자. (미안하지만) 엿장수들도 저울 눈금에 정량을 맞추어 엿을 파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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