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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칩거의 정치학/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칩거의 정치학/오일만 논설위원

    정치인들은 위기의 순간이나 중대 결정에 앞서 간혹 칩거를 택한다. 월급쟁이들이 통고 없이 칩거에 들어가면 당장 사표감이지만 정치인의 칩거는 무언의 정치 행위다. 당무 거부를 겸한 칩거를 통해 반대파의 압력을 돌파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는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칩거 정치가 성공을 거두려면 반드시 침묵 뒤 상황을 반전시킬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칩거의 정치학’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인물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1990년 당시 내각제 각서 유출 파문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그는 마산으로 내려가 ‘칩거 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칩거를 마친 뒤 “국민의 동의 없는 개헌은 있을 수 없다”며 일거에 국면을 뒤집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김윤환 원내총무를 보내 YS에게 내각제 포기를 약속하며 백기 투항했다. YS는 민정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1992년 12월 대선에서 대권을 거머쥐었다. 최근의 성공 사례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4·13 총선을 20여일 남겨 두고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되자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중심으로 ‘셀프공천’이란 비판이 들끓었다.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 배수진을 쳤고 결국 비대위원들의 석고대죄를 받아내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재미를 본 축에 든다.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고 있을 당시 안 대표는 혁신전대 개최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 칩거에 들어갔고 신당 창당을 결행했다. 야권 분열의 원흉이라는 비판도 거셌지만 총선에서 일거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성공을 거뒀다. 칩거 정치는 양날의 칼날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혁신위원장 선임 무산 이후 1박2일간 칩거의 항의를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부잣집 도련님의 한계’라는 역풍을 맞았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손학규 전 대표는 전남 강진 흙집에서 장기 칩거 중 최근 정계 복귀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아직 미완의 상태다. 최근 새누리당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칩거는 어떤가. ‘유승민 복당 파문’으로 칩거 사흘 만에 정 원내대표의 ‘90도 사과’를 받고 20일 당무에 복귀했지만 당내 내분을 부채질한 꼴이 됐다. 자신이 주재한 회의의 과정과 결과를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한 것도 모자라 친박계의 주문 사항인 비박계 권선동 사무총장의 경질을 요구한 것이다. 반대로 “모든 결정은 내 책임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계파 간 단합을 요구했다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칩거 미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월나라 여인들이 절세미인 서시의 찡그린 모습을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된 이른바 ‘효빈(效顰)의 고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선거 20여일 앞두고… ‘개헌’ 숨기는 아베

    보름 만에 내각 지지율 4%P 하락 “선거 결과를 보고 어떤 조항을 어떻게 바꿀지 논의하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참의원 선거전이 뜨거워진 와중에 나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선거결과를 보고 헌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듯한 그의 발언은 “발톱을 숨긴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아베 총리는 19일 NHK에 나와 자민당 총재 입장에서 개헌 발의 방식에 대해 “다음 국회에서 헌법심사회를 꼭 가동하고 싶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헌법심사회의 논의가 정리되지 않아 (무엇을 바꿀 것인지를) 선거 쟁점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다음달 10일 선거결과를 보고 올가을 국회에서 중·참의원 양원에 설치된 헌법심사회를 가동해 어떤 내용, 어느 조문을 개정할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카다 가쓰야 제1야당 민진당 대표 등은 “선거에서 불리할지 모르니 쟁점을 숨기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주요 언론들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과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세는 주춤했다.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는 직전 조사(3∼4일) 결과(53%)에 비해 4% 포인트 하락한 49%로 나왔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도 35%에서 38%로 올라갔다. 참의원 선거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은 항목에서 자민당은 35%를 기록하며 2위인 민진당(12%)을 따돌렸지만 지난번 조사에 비해서는 7% 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개헌이 민감한 주제이고 반대 여론이 우세한 만큼 개헌 대신 기대 심리가 큰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내세워 최대한 많은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지방 현장서 보면 여의도는 작은 섬… 경제가 더 급하다

    지방 현장서 보면 여의도는 작은 섬… 경제가 더 급하다

    “여의도를 벗어나 지방의 현장에서 보면 여의도가 작은 섬으로 보인다.” 이낙연(63) 전남도지사는 지난 16일 전남도 순천동부지역본부에서 한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여의도 정치’를 평가하며 “국회의원 할 때는 경제라는 것이 별로 눈에 안 들어왔는데 지금은 잘 보이고, 한두 시간 정도 경제 강의를 할 정도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의 논리에 빠져 그것이 전부인 양 착각하고 시간을 보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말 기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 제조업 고용 증가가 4만 8000명이었는데 딱 그 절반인 2만 4000명이 전남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었다”고 자랑했다. 제조업 종사자가 10만명을 훌쩍 넘어섰단다. 18대 국회에서 ‘헌법연구회’ 공동대표였던 이 지사는 20대 국회의 개헌 논의와 관련해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있는 한 내각제로 바로 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간 단계로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선 의원이 왜 도지사에 도전했나. -3선 때 국회 농수산위원장을 했는데 비로소 지방의 현실을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게 됐다. 위원장으로 여러 농어촌 현장을 많이 다니고 농어업 계통의 현장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면서 국회의원보다는 좀더 직접적으로 ‘뭔가 내가 할 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지방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수도권과 격차가 너무 커져 지방을 버릴 것 같았다. 4선 국회의원으로 유권자들한테도 조금 미안했다. 20살 청년이 36살이 되도록 16년간 국회의원이 똑같은 사람이다. 청년들에게 지나친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입으로 정치’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행정’으로 적극적인 대민봉사를 한다는 것이었나.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다. 제일 중요한 변화는 야당 국회의원을 할 때는 경제가 별로 눈에 안 들어왔는데 지금은 잘 보인다. 한두 시간 정도 경제 강의를 할 정도가 됐다. 국회의원 할 때는 여의도의 논리에 빠져 그것이 전부인 양 착각하고, 그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여의도를 벗어나서 지방의 현장에서 보면 여의도가 작은 섬으로 보인다. ●대통령 권력 분산과 입법부·행정부 균형 필요 →지금 개헌 논의가 한창이다. -그나마 국회의원들이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일이다. 내가 18대 국회 때 4년 동안 이주영·이상민 의원 등과 헌법연구회 공동대표를 했다. 내 후임 공동대표가 우윤근이다. 우리가 유럽 6개 나라를 다니면서 헌법학자들과 직접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공부를 해 두꺼운 책 두 권으로 내놓았다. 개헌 정보는 거기 다 있다. →대통령 연임이나 내각제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었나.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권력을 균형 있게 분산해야 한다. 요컨대 대통령 1인에게 너무 권력이 집중돼 효율적이지 않고 한국의 정치 문화에 비추어 볼 때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결론이었다. 3권 분립을 원칙으로 하는 대통령제를 채택하면 연임 여부는 반드시 따라온다. 다만,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있는 한 내각제로 바로 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각제로 가는 중간 단계쯤인 분권형 대통령제가 거론됐다. →권력 분산이라는 차원에서 지방자치가 강화돼야 하나. -그렇다. 지방자치가 마치 중앙의 하부기관처럼 돼 있다. 말만 자치다. →분권 차원에서 지방자치의 변화 방향은. -조직·재정·정책의 독립성을 훨씬 더 인정해 줘야 한다. 그런데 ‘재원의 재분배’가 전제가 돼야 한다. ‘재정 독립이니까 수입도 너희가 알아서 (재정수입을) 조달하라’ 그러면 완전히 양극화가 심해진다. 바로 그 점에서 재정의 독립, 지방 분권, 균형 발전이 꼭 일치된 개념이 아니라 서로 상충할 수가 있다. ●“성남·수원시, 지방재정 개편안 무리한 주장”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을 놓고 성남시 등 경기도 6개 시가 반발하고 있다. -성남시와 수원시 등에서 무리한 주장을 한다. 이제까지 전국 시·도지사들이 같이 균형발전을 내세우고 격차를 완화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그걸 못하겠다고 그러면 곤란하다. ‘대기업 법인세 인상론’이 뭔가. 대기업들한테 세금 더 받아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주자는 게 아닌가. →도지사와 국회의원의 차이는 뭔가. -‘국회의원은 주말에 바쁘고 도지사는 평일에 바쁘다’고 한다. 도지사는 직접 변화를 만들고 느낄 수 있다.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약도 많다. 도지사 재량예산이 그다지 많지가 않고, 굵은 사업일수록 중앙정부의 눈치를 더 많이 봐야 한다. →도지사 2년 만에 전남이 ‘2016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인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일자리는 전국 평균 증가율의 두 배를 넘었다. 1년 사이에 취업자 수가 1만 5000명 늘었다. 그중 청년 취업자도 3000명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지난 4월 말 기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 제조업 고용 증가가 4만 8000명인데 그 딱 절반인 2만 4000명이 전남에서 나왔다. ●‘빛가람혁신도시 활성화 정책’으로 일자리 늘려 →성과가 놀라운 수준이다. -추가로 지난 5월 말까지 전남에 투자한 기업이 284개에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9556개였다. 종업원 20명 이상 기업을 집계한 수치다. ‘빛가람혁신도시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꽤 컸다. 에너지 기업만 지난해 1월부터 오늘까지 133개 기업이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그중에 54개 기업은 이미 투자를 실현했다. 전라남도가 농업도(農業道)라 제조업 불모지대라는 인상이 있는데 제조업 종사자가 17년 만에 10만명을 회복했다. →쉽지 않았을 텐데 비결이 있나.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도정의 최고 목표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인데 그것을 위한 제1의 행동이 일자리정책실을 만든 것이다. 다른 지방정부는 과 단위이다. 일자리정책실을 모든 부서의 위에 얹어 놓고, 또 부서마다 전부 일자리 목표를 뒀다. 일자리 창출과 유지를 위한 예산이 2014년에 188억원, 2015년에 240억원, 올해 302억원으로 2년 새 61%가 늘었다. →‘청년 일자리’는 중앙정부나 모든 지방정부도 최우선 정책인데 증가율 1위에 오른 요인이 뭔가. -지난해 5100가구, 8700명이 전남으로 귀농·귀어·귀촌했는데, 전국 1위다. 20~30대 전입 수는 압도적으로 1등이다. 전남은 ‘논밭 값이 싸고, 아직도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이 장점이다. ‘나는 죽어도 서울에 살겠다’는 사람과 ‘나는 시골에 살아도 좋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생각도 다르지 않겠나. 아이를 돌봐 줄 부모님이 가까운 거리에 사는 이점도 있어서 출산율 상승에 미세한 영향을 준다.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진행은. -남도를 의향·예향·미향이라고 한다. 그런데 경제적 위축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많이 축소돼 되살리려는 취지다. 3가지다. 첫째는 비엔날레가 12개가 있는데 수묵화(동양화)가 비어 있다. 전남은 목포·진도를 중심으로 남종화의 맥이 이어지고 있어 수묵화 비엔날레를 하겠다. 둘째는 ‘한국 전통정원’ 조성 사업이다. 담양에 소쇄원, 완도엔 윤선도가 지낸 세연정이 있는데 이들을 복원하고 네트워크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바둑 국수가 5명인데 이 중 3명이 전남 사람이다. 김인과 조훈현, 이세돌이다. 그래서 ‘국수 기념관’을 만들려고 한다. 조훈현 국수가 국회의원이 됐으니 잘될 것이다. ●동부출장소, 동부지역본부로 확대해 민원 해소 →전남은 동부권 발전의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가. -어디나 자기 동네가 소외됐다고 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도청·경찰청·교육청 등 관공서는 서부에 많이 몰려 있다. 하지만, GS와 포스코 등 기업은 동부권에 더 많다. 사회간접자본(SOC)도 동부권에 더 많이 깔렸다. 도청의 산하기관도 가급적이면 동부에 두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동부지원, 농산물검사소, 도로관리사업소 동부지소 등이다. 관광객도 동부권이 더 많다. 지난해 여수만 해도 1358만명이 왔다. 접근성이 개선됐다. 서울에서 여수역까지 KTX로 3시간대이다. →순천동부지역본부를 더 확대할 것인가. -기존 동부출장소를 동부지역본부로 확대해 동부권 사람들의 민원 해소에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 원래 1과 17명이 근무하는 출장소인데 부임 이후 동부지역본부로 승격하면서 1국 3과 65명으로 늘렸다. 책임자도 4급에서 3급으로 올렸다. 원래 환경산림국으로 해서 산림과까지 여기에 넣으려고 했는데, 도의원의 반대로 실현이 안 됐다. 도의회 동의가 없으면 어렵다. ●전남 화순에 국내 유일 백신특구 지정돼 있어 →전남테크노파크의 발전상이나 신산업은. -2019년까지 순천에 뿌리기술지원센터가 들어온다. 파루 같은 강소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 같은 뿌리기술지원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또 전남 화순에 국내 유일의 백신특구가 지정돼 있다. 국내 제약기업과 독일 국책연구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세계적 백신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것이다. →같이 정치하던 분들이 모두 국민의 당으로 갔다. 재선을 준비하실 때는 당적을 옮기나. -지금까지 당을 한 번도 옮기지 않았었다. 그래서 손해도 있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대변인까지 했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를 최종적으로 정리한 사람이다. 그래도 열린우리당에 안 갔다. 손해 본다고 당을 떠나진 않았을 거다. 이력서는 심플할수록 좋다고 믿는다. 대담 문소영 사회2부장 정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금요 포커스] 선진국 최대인 일본의 국가채무, 어떻게 만들어졌나?/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선진국 최대인 일본의 국가채무, 어떻게 만들어졌나?/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국가도 지출이 수입보다 크면 자금을 빌려야 하는데 이처럼 정부가 지는 빚을 ‘국가채무’라고 한다. 늘어난 국가채무는 국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거나 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수지를 흑자로 만들어야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이 세금을 늘리기 싫어하는 데다 정부 지출을 줄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감세나 복지 확대와 같이 국민이 원하는 인기 영합적 정책만 펼치다 보면 국가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15년 말 현재 국가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1위인 일본은 어쩌다 이 수준까지 오게 됐을까. 전쟁 비용 조달 때문에 태평양전쟁 종전 직전인 1944년 말 일본의 국가채무 비율은 204%에 달했다. 이후 더글러스 맥아더의 영향하에 1947년 제정한 ‘재정법’을 통해 원칙적으로 공채 발행을 금지하는 등 재정 건전화 노력을 지속했고, 연평균 178%에 달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1950년 말 국가채무 비율이 14%로 급감했다. 그러나 1965년에 사토 내각이 1년만 할 것을 전제로 1972억엔 규모의 특례공채를 발행함으로써 18년 동안의 공채 미발행 기록이 깨졌는데, 이는 경기 대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실시하면서 그 재원을 공채로 조달했기 때문이었다. 또 1966년에는 일본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로와 공공사업의 특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초로 6656억엔 규모의 건설공채를 발행했다. 이후 특례공채는 1990~1993년의 4년간을 제외하고 매년, 건설공채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발행돼 2015년 말 잔액이 각각 534조엔 및 270조엔이 됐다. 여기에 연금특례채, 부흥채, 재투채 등 기타 공채 8조엔을 더하면 중앙정부 부채 규모는 총 812조엔에 달한다. 일본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는 1990~2016년 중 664조엔 증가했는데 이를 분석해 보면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 251조엔,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사업 지출 증가 59조엔 등 주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복지 지출은 1960년대에는 실업 대책이나 생활 보호 등이 중심이었지만 1973년 ‘복지 원년’ 이후에는 의료보험, 연금 등 사회보험과 사회복지, 장기요양 등 노인복지로 중심이 옮겨져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1990년 11조 6000억엔에서 2016년 32조엔으로 약 3배가 됐는데, 이는 정치권의 선거 공약과 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 때문이었다. 또한 도로 등 공공사업 지출도 1970년대에는 다나카 내각의 ‘일본 열도 개조’ 정책과 석유 파동에 따른 경기 대책으로, 1980년대에는 경상수지 흑자 해소를 위한 ‘내수 확대’ 정책으로, 1990년대에는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여러 차례의 대규모 경기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사업이 적극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지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본래 일본은 산지가 많고 내진 설계도 필요하기 때문에 도로 건설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 당시 건설된 수많은 도로 가운데는 교통량이 극히 미미한 곳도 있어 노루나 사슴이 차량보다 더 많은,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2000년대 들어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지출 삭감 대상에 포함돼 증가세가 억제되기도 했으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한편 경제 전체의 수축에 의한 소득과 소비 등 과세 대상의 감소와 디플레이션에 의한 세수 감소, 소득세 특별 감세와 법인세 감세 등을 포함한 세제 개정 등은 조세제도의 첫 번째 기능인 재원 조달 기능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 일본의 일반회계 조세수입 규모는 1990년 60조 1000억엔을 정점으로 2014년 50조엔 수준까지 감소했다. 결국 일본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는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정치력의 부재,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수요 증가, 일본 국민의 세금 인상에 대한 강력한 저항, 낮은 금리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손쉬운 국채 발행 환경 등이 낳은 국가적 비극이다. 요즘 국내에서도 정부와 재정 전문가가 이러한 일본 재정정책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중장기 재정 위험에 대비해 강력한 재정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가칭 ‘재정건전화특별법’에 담아 올 하반기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이제 막 출범한 20대 국회가 정치력을 발휘해 이를 통과시킴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 백가쟁명식 개헌론 쏟아내는 정치권

    백가쟁명식 개헌론 쏟아내는 정치권

    새누리, 필요성엔 공감…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 더민주, 주류 ‘4년 중임제’… 비주류 ‘책임총리제’ 국민의당 “기본권이 먼저… 선거제도 변화가 시급” 정치권에 개헌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백가쟁명식’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개헌 논의의 필요성에만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을 뿐 시기·방식·방향 등은 모두 제각각이다. 특히 각자 계파 진영 논리, 혹은 고도의 정치 셈법에 따른 개헌론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번에도 ‘말의 성찬’ 속에 개헌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에서는 개헌론이 의원별로 산발적으로 분출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이후 입을 굳게 닫았던 19대 국회 때보단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다. 그러나 개헌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논의 시기에 있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개혁법 처리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야권의 개헌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서도 일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6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개인적으로 ‘87년 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정치인 몇몇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는 필패할 것”이라면서 “범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도 “대한민국이 새로운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개헌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게 되면 결국 정치는 올스톱된다. 모든 것이 개헌의 블랙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분권형 이원집정부제든 의원내각제든 권력 구조 개편에는 동의하지만, 현 정부 내 개헌이 성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국회의장 중심으로 개헌연구모임을 하거나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주류와 비주류 간 주장의 결은 조금씩 다르다. 뚜렷한 차기 대권 주자가 있는 주류(친노무현계) 측에선 ‘4년 중임제’를 중심으로 하는 개헌을, 마땅한 주자가 없는 비주류(비노무현계) 측에선 ‘책임총리제’와 같은 권력 나누기 형태의 개헌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개헌은 해야 한다.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헌법만 다루기보다 선거제도 개선 문제까지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개헌은 차기 대권 후보들이 고민할 문제다. 박근혜 정부 임기 말에 개헌이 설마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부겸 의원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내년 대선 출마자들이 개헌 공약을 하고, 다음 대통령이 임기 중에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조속한 개헌 논의에 대해선 찬성하면서도 논의 방식과 방향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민의 기본권이 먼저고 그다음이 권력 구조인데, 정치권에선 권력 구조 얘기만 한다”면서 “먼저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개헌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개헌보다 시급한 것이 선거제도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헌법개정안이 확정되더라도 국회 의결 등 100일 이상 소요되는 일정을 생각할 때 개헌 논의는 ‘조조익선’(早早益善·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미)”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슈人]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이슈人]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신임 국회 사무총장에 내정된 우윤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화의 절반이 ‘개헌’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원내대표 시절에도 여야 협상 테이블에 늘 개헌 문제를 꺼냈던 우 전 의원이었지만, 각종 현안에 밀려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20대 총선 낙선으로 잠시 정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우 전 의원은 ‘정세균발(發)’ 개헌론과 함께 20대 국회 첫 사무총장에 내정되며 다시 한번 정치권 이슈의 중심에 섰다. 우 전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속도전’을 연상케 한다. 그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특위가 6~7월 구성되지 않으면 앞으로 논의가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사무총장이 개헌을 주도하면 정치 문제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지만, 우 전 의원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내년 4월 재·보선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로드맵을 제시한 그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여야가 개헌하자고 합의할 시간이 없다”면서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너무 빠르지 않느냐’는 우려에도 우 전 의원은 “이미 충분한 연구가 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18대 김형오 국회의장 시절 헌법연구자문위가 만든 보고서가 500페이지가 넘고,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의장 시절 헌법개정 자문위원회도 헌법 개정안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 전 의원은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식 모델이 좋다고 본다”면서 “대통령은 직선으로 뽑아 국가원수 지휘를 부여하고 총리는 국회에서 뽑는 방식으로 ‘직선형 분권내각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헌에 대한 우 전 의원의 관심은 1997년 독일대사관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가 쓴 논문 제목이 ‘독일 의원내각제의 안정화 요소’다. 그의 희망대로 개헌이 현실화되면 ‘개헌전도사 우윤근’의 꿈은 20년 만에 실현되게 되는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우윤근 사무총장 “국회 개헌특위, 6~7월에 구성해야”

    우윤근 사무총장 “국회 개헌특위, 6~7월에 구성해야”

    신임 국회 사무총장에 내정된 우윤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화의 절반이 ‘개헌’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원내대표 시절에도 여야 협상 테이블에 늘 개헌 문제를 꺼냈던 우 전 의원이었지만, 각종 현안에 밀려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20대 총선 낙선으로 잠시 정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우 전 의원은 ‘정세균발(發)’ 개헌론과 함께 20대 국회 첫 사무총장에 내정되며 다시 한번 정치권 이슈의 중심에 섰다. 우 전 의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특위는 늦어도 6~7월에는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우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헌 논의에 대해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대선 국면에서는 개헌 논의가 어렵다. 대통령이 되면 권력을 내놔야 하기 때문에 개헌이 어렵다. 내년 4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여야가 개헌하자고 합의하기는 어렵다. 물론 정 의장은 신중하게 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개헌특위의 그림은.→여야 의원, 각계 전문가, 헌법학자, 정치학자 등이 참여할 것이다. 18대 김형오 국회의장 시절 헌법연구자문위가 만든 보고서가 500페이지가 넘고,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의장 시절 헌법개정 자문위원회의 개정 헌법안이 있다. 국회의장 직속으로 연구가 이미 충분히 됐다고 본다. 개헌 특위가 6~7월 구성되지 않으면 앞으로 논의가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 지금은 여소야대이다. 야당의 대다수가 개헌에 찬성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한다. 개헌이 필요없다고 말하는 주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 논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공론의 장으로 갖고 와야 한다. -개헌이 권력구조 개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세가지다. 첫째는 기본권이다. 환경권, 정보접근권 등 30년전과 많은 것이 바뀌었다. 둘째는 권력구조다. 셋째는 선거제도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를 반드시 손봐야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하면 실질적인 지방분권도 중요하다. -우 전 의원이 생각하는 권력구조 개편 그림은.→나는 이원집정부제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원집정부제라고 하는 프랑스도 사실은 내각제다. 나는 대통령은 직선으로 뽑아 국가 원수 지휘를 부여하고 총리는 내각제 형태로 국회에서 뽑는 방식을 주장했다. 굳이 표현하면 ‘직선형 분권내각제’다. -대통령 중임제에 대한 생각은.→지금 단임제와 오십보백보다. 단임제든지 중임제든지 대통령 권한이 너무 세다. 미국을 대통령제라고 하는데 사실 철저한 연방제 국가다. 독일 헌법학자 카를 뢰벤슈타인은 “미국의 대통령제를 수입하는 나라는 죽음의 키스를 맞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치학자 뒤베르제는 “미국의 대통령제는 내적 전이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되는 미국만의 제도”라고 했다. -개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변호사 시절인 20년 전에 논문 하나를 썼다. 독일대사관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독일이 왜 저렇게 번영을 할까 궁금했다. 당시 쓴 논문이 ‘독일 의원내각제의 안정화 요소‘다. 독일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우수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무총장으로서 취임 일성은.→국회가 행정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의회주의 강화, 의회 역량 강화를 임기 내에 이루고 싶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치자금 사적 유용’ 도쿄도지사 결국 사퇴

    ‘정치자금 사적 유용’ 도쿄도지사 결국 사퇴

    전임 도지사 이어 ‘불명예 퇴진’ 마스조에 요이치 일본 도쿄도 지사가 15일 결국 지사직을 사직했다.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과 고액 해외출장 등으로 사퇴 압박에 몰려온 마스조에는 이날 가와이 시게오 도쿄도의회 의장에게 21일로 표기된 사직서를 제출했다. 마스조에는 고액의 해외출장 경비, 관용차를 이용한 별장 휴가,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그는 이날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을 포함한 거의 모든 정당이 불신임 결의안을 공동제출하기로 하자 사퇴의 길을 택했다. 전날까지 그는 자민당 등의 사퇴 종용을 거부하면서 “9월 리우올림픽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예해 달라”고 도의회에 읍소해 왔었다. NHK는 “그가 불신임 결의안 가결을 예상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마스조에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6일 변호사들에게 조사를 의뢰하며 비판 여론의 무마를 시도했지만 결국 낙마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고액 숙박비·식비 등의 처리가 일부 부적절했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전임자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도 지사 역시 일본 최대 의료법인인 도쿠슈카이 그룹으로부터 지사 선거 직전 5000만엔(약 5억 5000원)을 부정하게 받았다는 의혹으로 사퇴했다. 도쿄의 수장 두 명이 연거푸 돈 문제로 사퇴하게 됐다. 후임 선거는 도의회 의장의 선관위 통보 날을 기준으로 50일 이내에 치러진다. 마스조에는 도쿄에 제2 한국학교 부지를 한국 정부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계약 등 필요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퇴해 부지 확보가 불투명하게 됐다. 그는 친한적인 발언과 활동으로 국수주의자들로부터 “조센징”(조선인)이란 비난을 들었고, 제2 한국학교 부지 제공 약속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보육시설 자리도 없는데 외국학교에 자리를 주려 하는 매국노”라는 뭇매도 맞았다. 이번 그의 낙마도 국수적이고 우경화된 세력들에 의한 여론 흔들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의 행동은 부적절하지만 일본 실정법에 따르면 위법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그는 도쿄대 출신의 국제정치학자로서, TV 등에서 개방적인 시각의 국제정치 해설자로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7·2008년 1차 아베 내각, 아소 내각 등에서 3차례 후생노동상을 지냈고, 자민당 소속으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참의원을 지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새누리에도 불붙는 개헌공방

    새누리에도 불붙는 개헌공방

    개헌논의가 새누리당에도 시작될 조짐이다. 친박계 인사들 중에도 개헌론에 가담하는 인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친박계인 헌법학자 출신 정종섭 의원은 “내년 대선에 들어가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여 개헌은 안 된다. 그렇게 되기 전에 이번 연말 전에 개헌해서 새 헌법으로 대선을 치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분권형 대통령제를 얘기했고 이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갑작스럽게 개헌을 한다고 하면 안 되고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박계로 통하는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87년 체제의 산물인 헌법은 정치적으로나 내용에서 그 수명을 다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및 정치체제를 바꾸는 것은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본권 조항의 개정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논리에 매몰돼 마냥 논의를 늦출 수 없다”면서 “빠르게 논의한다면 일거에 헌법을 개정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일단 정치체제 개편을 내년 보궐선거나 대통령선거까지 하고, 기본권 부분은 다음 지방선거로 나누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이번 개헌의 정치체제에 관한 효력은 다음 대통령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에게는 미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도 “분권형이든, 의원내각제든 권력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는 게 저의 정치적 소신”이라면서 “현재 대통령 임기에는 불가능하고,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워야 추진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늦어도 내년 4월 개헌 국민투표해야”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늦어도 내년 4월 개헌 국민투표해야”

     정치권의 대표적 ‘개헌론자’로 꼽히는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는 15일 “여야가 특위에서 조용히 (논의) 하다가 연말 정도 돼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연초에, 늦어도 내년 4월 보궐선거 즈음에 국민투표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우 내정자는 20대국회 개원사에서 개헌추진을 공식화한 정세균 의장에 의해 전날 전격 발탁됐다.  우 내정자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우선은 급선무가 국회 개헌특위 구성으로, 정기국회는 국회대로 국정 현안을 논하고 개혁특위는 전문가들로 구성해서 (논의하면 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1년 8개월 정도 남아있고, 더군다나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어 가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올해가 적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이 되면 여야 대선주자들이 올인하기 때문에 여야 정치인들은 오직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축적된 연구자료가 많은 만큼, 여야가 당리나 개인적 욕심에 매이지만 않는다면 연말에도 타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의 방향에 대해선 ‘독일과 오스트리아식 모델’을 꼽으며 “(우리나라에서) 지금 총리는 대통령의 대변인에 불과하다”며 “소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의 화합의 상징으로 두고, 총리를 국회에서 뽑아 여야가 싸우지 않고 연정도 가능하고 상생할 수 있는 분권형 내각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구 제도와 관련,”소선거구제가 갖는 폐해가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정당명부식 독일식 비례대표제가 좋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이슈?/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개헌,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이슈?/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우여곡절 끝에 20대 국회의 막이 오르자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의장이 된 정세균 의장의 첫마디는 뜻밖에도 수년 동안 정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개헌’이었다. 그는 개헌이 ‘결코 가볍게 꺼낼 얘기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천명함으로써 20대 국회 전반부에 개헌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개헌 문제를 들으면서 문득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첫머리가 생각났다. 1936년 조광(朝光)이라는 잡지에 발표된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버려 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농사로 한창 바쁜 여름 장날에 사람들이 북적거릴 수 없다는 것을 맛깔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우리의 개헌 문제와 어쩌면 그리도 닮았을까. 1987년 민주화와 함께 탄생한 현행 헌법은 30년 가까운 세월을 거쳐 오면서 현실에 맞지 않는 문제들이 누적돼 왔다. 이에 따라 개헌 문제는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돼 왔다. 그러나 모두 그뿐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의제와 일정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에 개헌이란 마치 메밀꽃 필 무렵의 여름장처럼 ‘애시당초’ 글러 먹은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소위 원포인트 개헌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켜 정치 비용을 줄이자고 주장했지만 다음 대선을 떼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당시 한나라당으로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정략적 제안으로 치부됐다. 19대 국회 전반부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취임 일성도 역시 개헌이었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개헌특위와 자문위를 만들어 다양한 대안을 개발하고 퇴임 후에도 적극적으로 개헌 전도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정치 세력에 개헌이란 그저 적당히 입장을 유지하다가 정권을 잡으면 피하고 싶은 문제였다. 정권 초기부터 굳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개헌을 공론화해 국정 과제 추진을 위한 동력을 약화시키는 일을 스스로 하겠는가 말이다. 가깝게는 2014년 김무성 대표가 중국 방문 때 개헌 문제를 꺼냈다가 청와대의 반발과 함께 꼬리를 내렸고, 2015년 11월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꺼내자 야권이 친박발 장기 집권 음모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흐지부지됐다. 그런가 하면 현재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손학규 등 정치인들도 과거 한두 차례씩은 개헌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처럼 개헌은 거론은 하되 굳이 추진할 이유가 없는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이슈였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거론한 개헌 문제는 수많은 이슈 중 단 하나, 권력 구조의 문제뿐이었다. 대통령제를 계속할 것인가,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등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꿀 것인가, 또는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4년 중임제로 갈 것인가 등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논의를 반복해 왔다. 문제의 성격상 정답이 있을 수 없기도 했지만, 논의 당시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선택하다 보니 여야가 바뀌면서 서로 상대방의 주장을 반복하는 우스운 꼴도 보였다. 87년 체제로 불리는 현행 헌법은 권력 구조를 넘어선 많은 의제를 내포하고 있다. 국민 기본권의 확장과 복지국가화, 국민통제 강화와 투명성 제고, 의회의 대통령 및 행정부 견제 능력의 제고, 영토 규정과 통일에 대비한 헌법 체제, 검찰권의 독립을 위한 논의, 정보화에 따른 변화 등 많은 문제가 국민적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 수많은 의제는 고사하고 권력 구조 하나에 대하여도 정치권의 합의를 도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시간도 개헌론자의 편이 아니다. 개헌 문제는 늘 정권 후반부에 논의되기 시작하다가 대선과 함께 절정에 이르고, 대선 후에는 새 정권에 의해 뒤로 미뤄지곤 했다. 정세균 의장이 개헌 카드를 꺼낸 것은 이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스스로 주장한 것처럼 수많은 사람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루지 못했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다시 개헌이 한여름 장날처럼 애시당초 글러 먹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문경근의 남북통신]택시기사는 평양시민 선망의 직업…외화노린 전문털이범 기승

    [문경근의 남북통신]택시기사는 평양시민 선망의 직업…외화노린 전문털이범 기승

    북한에서 택시기사가 인기라고 합니다. 14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평양에서 택시기사가 인기직업으로 떠오르면서 채용 과정에서 뇌물이 오가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RFA는 최근 벌어진 상황처럼 설명하지만, 이는 과거로부터 계속되온 관행입니다. 1980~90년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달러를 만질수 있는 직업이 몇 안됐을 당시 택시 기사는 인기 직종이었습니다. 특히 외화 택시기사가 되면 당국에 적절히 상납하고 일부를 착복할 수 있을 수 있어 운전기사들 사이에서는 선망의 직업이었습니다. 과거 정무원, 현재는 내각 산하에 대외봉사총국 소속 택시사업소는 외국인들과 북한 내 부유층들을 상대로 달러를 받고 운행하는 택시를 운영해 큰 돈을 벌었습니다. 2000년대까지 평양 시내를 누비는 택시차량은 1970~80년대 스웨덴에서 500대 가량 구입한 ‘볼보’ 승용차들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에서 수입한 ‘다찌야’ 승용차들이 내국인용으로 돈을 받고 운영했습니다. 현재는 중국제 차량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택시 타기는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엄두도 낼 수 없다는 얘기도 있지만, 제 경험으로 비춰볼 때 그다지 부자가 아니어도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물론 큰 장사꾼이나 외화벌이일꾼, 화교, 북송재일교포가 주로 이용했지만, 신흥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대신 택시를 이용하는 빈도가 늘어났습니다. 북한 내 전력 사정으로 주요 시내 통행수단인 지하철과 궤도 전차의 운행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자 택시 이용도 그만큼 증가했습니다. 택시는 단거리를 이용하거나 도시와 도시를 왕래하는 장거리 운행 서비스는 물론 몇시간 또는 하루종일 대절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하루 대절 값은 미화 100달러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가격이 200~300달러 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입니다. 요금으로 외화만 받는 택시는 외화택시라고 하고 북한돈을 받는 택시는 내화택시라고 하는데 요즘은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내화택시도 외화를 선호하기에 따로 구분하는 것이 의미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외화택시가 훨씬 깨끗하고 좋습니다. 미터기도 설치돼 있고, 콜은 기본이며, 카드용 단말기도 설치돼 있습니다. 기본 요금은 1달러 정도이고 1km주행에 1.5달러가 추가됩니다.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택시기사가 적당히 요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평양에서 외화택시는 중심가인 고려호텔등에 호텔과 외화상점 주변에 서 있고, 내화택시는 대부분 평양역이나 김일성광장 근처 등에서 손님을 기다립니다. 국가보위부에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택시기사를 두고 “당 간부보다 수입이 좋다”는 평가를 합니다. 택시기사들은 모두 배경이 좋거나 권력기관과 연줄이 닿아 있어 보위부나 보안성에서 함부로 단속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연료나 자동차 부속품등을 스스로 외화로 사야 하고 운행과정에서 생기는 사고 등의 모든 문제도 혼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고충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의 ‘사납금’과 비슷한 외화를 매일 사업소에 바쳐야 하기에 하루를 느긋하게 보낼수 도 없습니다. 택시기사들의 고민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평양시내 택시 전문 털이범들이 기승을 부려, 피의자 몽따주 전단지를 만들어 택시에 붙이고 다니는 기사들도 있습니다. 아침부터 운행한 택시는 저녁 때쯤 되면 적지않은 외화가 쌓입니다. 이 돈을 노리고 털이범들은 택시기사들을 유인한 뒤 폭행하고 돈을 빼앗기도 합니다. 당국에서 조사와 처벌을 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만 보안원들이 생각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부패한 관료사회이기 때문에 뇌물을 제공하지 않는 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자 일부 택시기사들은 함정을 파 택시 털이범을 검거 한 뒤 보안당국에 넘기지 않고 모처에서 앙갚음을 하고 놓아줍니다. 물론 ‘법보다 주목이 가깝다’는 식으로 일방 폭행으로 마무리됩니다. ‘죄 지은 자’ 입장에서는 지은 죄가 있으니 택시기사들의 폭행사실을 신고하기가 어렵습니다. 대개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 갑니다. 북한에서 주요 택시회사는 내각의 대외봉사총국과 해외동포영접국, 인민봉사총국, 노동당 재정경리부 등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동포영접국 산하의 박두선애국차봉사사업소는 재일교포인 박두선씨가 100대의 일제 중고차를 기부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택시는 약 10000대 정도이며, 대부분 평양시내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20대 열리자마자 ‘개헌론’ 수면 위로… 정세균 “반드시 해야 할 일”

    제20대 국회 개원식이 열린 13일, 정치권은 ‘87년 체제’(대통령 5년 단임제)의 극복을 뜻하는 개헌 논의에 휩싸였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개원사에서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다 국회에서 여야 중진 의원들이 참석한 개헌 세미나까지 열리는 등 수면 아래에 있던 개헌 담론이 본격 부상할 태세다. 정 의장은 이날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다. 개헌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개헌 논의를 20대 국회의 과제로 공론화했다. 정 의장은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라며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목표는 국민통합과 더 큰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대 국회가 변화된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 내는 헌정사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겠다”며 역할을 자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반도선진화재단 등 6개 사회단체 연합체인 국가전략포럼은 ‘개헌, 우리 시대의 과제’ 세미나를 열었다. 2014년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청와대의 ‘경고’를 받았던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이주영·나경원·배덕광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서영교·박재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강연자로 나선 인명진 목사는 “4·13 총선을 통해 개헌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이미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은 우선 개헌에 매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친박근혜) 중진 이주영 의원은 “차기 대선까지 1년 6개월 정도 시간 여유가 있다”며 “신속하게 국민투표까지 한다면 개헌 역사를 이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열심히 듣겠다”고만 했다. 정치권은 그간 개헌론에 상당히 공감해 왔다. 다만 여권은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야권은 잠룡들의 외면으로 후순위로 밀렸다. 그러다 87년 체제의 또 다른 축인 양당체제가 여소야대의 3당체제로 바뀌면서 개헌론자들의 운신의 폭이 커졌다. 일각에선 개헌 논의가 ‘블랙홀’처럼 현안들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회의론도 적지 않다. 1997년 내각제로 뭉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이후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번번이 개헌론이 불거졌지만 국면 전환용에 머물렀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29일 ‘김정은 대관식’ 마침표

    4년 전엔 제1비서→ 위원장 변신… 내각·인사 개편 체제 강화 조치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를 오는 29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기존 국가직책을 버리고 ‘최고 수위’에 해당하는 새로운 국가직에 추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 ‘김정은 시대’ 대관식의 완결판으로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해 김정은 유일 체제를 ‘완성’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은에게 부여될 새로운 국가직책으로는 ‘중앙인민위원회 위원장’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일 통일준비위원회 주최 공개세미나에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중앙인민위원회’ 혹은 ‘중앙최고인민위원회’라는 새로운 국가기구를 신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이 기구의 위원장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갑식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지난달 16일 ‘북한의 제7차 당대회: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1972년에 국가주석제가 생기면서 (김일성이)입법, 사법, 행정을 통솔하는 중앙인민위원회 ‘수위’ 자리에 올랐다”며 김정은이 중앙인민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국가직에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가조직으로 ‘정무위원회’ 혹은 ‘국가최고국방회의’가 신설돼 김 위원장이 위원장 혹은 의장으로 추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무위원회 혹은 중앙위원회, 아니면 국방을 중시한다면 국가최고국방회의를 두고 김정은을 수장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최고국방회의를 두면 국방위원회는 폐지하거나 그 산하에 둘 수 있다”고 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김정은이 국방위원장으로 올라설지 아니면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새로운 형태의 안보기구를 만들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명칭은 ‘국방 최고위원회’ 또는 ‘국방최고회의’가 가능하고 김정은이 그 수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베, 증세약속 또 깼지만···일본인 60% “소비세율 인상 연기는 잘한 일”

    아베, 증세약속 또 깼지만···일본인 60% “소비세율 인상 연기는 잘한 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두차례나 소비세(부가가치세) 세율 인상(8→10%)을 연기했지만 일본인 10명 중 6명은 “잘했다”고 평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요리우리신문이 지난 3~5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소비세율 인상 연기에 대해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의 ‘평가한다’는 응답이 약 63%로 집계됐다. 그 반대의 의미에 해당하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약 31%에 불과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56%가 소비세율 인상을 연기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4년 11월 소비세율 증세 연기를 발표하면서 “(2008년 9월 발생한) 리먼 사태 정도의 충격이나 동일본 대지진급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재차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안을 2019년 10월로 연기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엔화의 양적완화를 통해 저금리 정책과 친기업 정책을 확산시켜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아베 정부는 소비세 증세를 전제로 약 1조 3000억엔(약 13조 9493억원)의 사회보장 지출을 구상했으나 이번 증세 연기로 집행이 어렵게 됐다. 복지 예산 지출의 대폭 삭감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제1야당인 민진당은 “아베 총리의 증세 재연기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면서 다른 야당인 공산·사민·생활당과 공동으로 오는 31일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필리핀 두테르테 “부패 경찰관도 죽이겠다”

    “부패 언론인 암살당해도 괜찮아” 논란 일자 “언론 접촉 자제” 밝혀 오는 30일 취임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의 막말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 기간 표를 얻기 위해서 막말을 했다고 치더라도 현직 대통령과 무게감이 비슷한 당선인 신분에서 하는 그의 막말이 예사롭지 않다.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은 두테르테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밤 열린 당선 축하행사에서 “마약상은 물론 부패 경찰도 죽이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다바오 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는 “피비린내 나는 범죄와의 전쟁을 이어 가겠다”면서 실명을 밝히지 않고 부패한 경찰 간부 3명의 사퇴를 요구했다. 두테르테는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마약 매매에 연루된 경찰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일반 시민도 범죄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서로 데려와야 하며 용의자가 저항하면 총을 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약과 강간, 살인 등 강력범죄를 대상으로 사형제 부활을 추진하는 그는 취임 6개월 내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공약했다. 마약상이 저항하면 죽여서라도 붙잡으라며 경찰과 군인에게 300만 페소(약 76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그는 부패한 언론인은 암살당해도 괜찮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 필리핀 정치가의 비리를 취재하던 기자가 살해된 것과 관련, “비리에 가담했기 때문에 살해당했다”고 막말을 했다. 지난 2일에는 국내외 언론단체의 반발에도 “기자 중에는 무뢰한도 많으며 내가 돈을 준 기자 이름도 폭로할까”라며 협박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앞서 그는 내각 구성을 묻는 한 여기자의 질문에 “내 관심을 끌려고 한다”며 휘파람을 불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지만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사과를 거부하기도 했다. 릴리아 드리마 상원의원이 “국민을 위해 대통령다운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난하자 두테르테는 앞으로는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나는 아직 대통령에 취임하지 않았다”며 “막말은 과거일 뿐이며 대통령이 되면 해야 할 일이 많아 목소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언론과의 접촉은 피하고 성명 발표는 관영 TV를 통해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증세 약속 파기한 아베… 선거에 약될까 독될까

    증세 약속 파기한 아베… 선거에 약될까 독될까

    與 “세계경제 불확실 탓에 연기” 野 “아베노믹스 실패 인정한 것” 소비세 증세 약속 파기가 선거에서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일본 정국이 소비세율 인상 연기 발표로 요동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국민의 안도와 걱정도 교차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소비세율 인상 연기 다음날인 2일에도 연기의 주원인을 국제경제 환경에 돌리고 있다.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적 위축을 걱정했던 기업과 상인들은 당장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반면 복지 예산 축소를 우려하는 관계자들은 한숨을 쉬면서 불만을 토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소비세 증세를 전제로 약 1조 3000억엔(약 13조 9493억원)의 사회 보장 지출을 구상했다. 아베의 핵심 정책인 ‘1억 총활약 사회’ 달성과 보육사나 간호·돌봄 인력의 처우 개선에 약 2000억엔을 쓸 계획이었다. 그러나 증세연기로 재정 운용은 어렵게 됐다. 양육·간병 등을 중심으로 복지 예산 지출의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게 됐다. 재정 건전성에도 빨간불이다. 소비세 인상을 늦추면 단순 계산으로 약 2조 5000억엔의 재정 수입이 준다. 일본 정부는 2020년도까지 기초 재정수지 적자를 해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소비세율 인상 연기로 4년이나 인상 시기가 늦춰지면서 건전 재정 달성은 물 건너갔다. 내각부 추산으로는 내년 4월에 예정대로 소비세를 올리고 실질 2%, 명목 3%의 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2020년도에 여전히 6조 5000억엔의 재정수지 적자가 남는다. 재정 적자가 일본정부와 국민들의 목을 더 옥죌 전망이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는 야당의 비판속에서도 아베가 2번이나 약속을 깨고 이를 연기한 것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넘어보자는 심산이다. 증세는 당장 역효과와 반발이 있지만 복지예산과 재정건전성에 구멍이 나는 것은 미래의 일이라는 식이다. 눈앞에 선거에 전력투구를 시작한 아베 총리는 올가을 5조엔에서 10조엔 대의 대규모 2차 추경을 단행해 경기를 살려내겠다는 추경 카드를 흔들어대고 있다. 앞서 지난달 구마모토지진 복구지원을 위한 1차 추경예산 7780억엔이 국회를 통과해 확정됐다. 선거를 앞둔 아베와 자민당은 2014년에 이은 두 번째 소비세 인상 연기가 경기 부양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의 증가에 대한 대처를 위한 것이라고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야당은 “아베노믹스 실패로 국가 금고가 비게 됐다”고 맞서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청년들은 이제 50대 장년을 훌쩍 넘었다. 이 시기 통신 수단이 전화였다면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모바일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인쇄술, 화약의 발명과 맞먹는 인터넷이 등장한 것이 1991년이고 보면 세상은 엄청 변했다. ‘1987년 체제’ 곧 현행 헌법체제는 당시 민주화의 염원에 모든 초점을 맞춰 5년 단임 직선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20대 국회가 금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는 진화를 거듭했다. 하지만 선거제도, 정당 구조 등 대의정치의 기제는 옛날 그대로다. 민주화는 이미 성취한 가치다. 국민들은 공정한 복지사회를 원하고 있다. 4·13 총선은 지금의 정치제도가 과연 변화된 국민의 정치적 욕구 수준에 걸맞은 제도인가에 많은 의문을 던졌다. 유권자들은 여당을 제2당으로 끌어내리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에 600만 표가 넘는 27%의 득표를 안겨주었다. 대통령의 독선적인 권력 행사, 양당 중심의 기득권 정치에 염증을 느꼈다. 국민들은 양극화 등 격차 해소, 개인의 자유권 확대, 다양성과 통합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를 이룬 이번 국회는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칫 자파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정권 쟁탈전에 몰입하기 쉽다. 현행 헌법이 지속된 지 한 세대를 맞는 시점에 개원되는 20대 국회는 지금의 대통령과 국회 관계 등 권력 배분 시스템을 총 점검할 헌정사적 소명을 갖고 있다. ‘87년 체제’가 다음 한 세대, 미래 30년까지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개선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51대49라는 다수결의 원리는 존중되지만 승자가 독식하면 ‘49’의 협력을 끌어낼 수 없다. 득표의 지분만큼 권력을 나누자는 생각이 먹혀들고 있다. 새 국회는 가급적 빨리 헌정 발전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개헌이 모든 국정 현안을 삼키는 블랙홀이라며 금기시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개헌안을 두고 내년 대선에 적용할지, 차차기 대선부터 적용할지는 나중에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해도 된다. 지금처럼 원내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국회선진화법이 계속 유효한 상황에서 국회와 대통령이 대립하면 국정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한다.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면 대통령제보다 내각제나 내각제 요소를 더 가미한 권력구조가 적합할 것이다. 국회 헌정 발전 기구가 가동되면 지금의 소선거구제 외에도 다양한 선거제도를 논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더 촘촘하게 반영할 수도 있다. 원 구성도 차일피일하는 20대 국회에 개헌 문제까지 논의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대선 구도가 정립되지 않았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이 개헌에 관한 소신을 밝히는 국면이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각 정파가 국회를 대선 고지의 교두보로 삼고 대중영합 입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 20대 국회는 19대 식물국회보다 더 못한 ‘나라를 망치는 국회’가 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이나 지금 남미 국가들이 쇠락하는 원인도 귀족이나 정치 엘리트들이 이기주의에 빠진 대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재정을 파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장기 침체, 청년 일자리 부족, 저출산 고령사회 진입 등 난국을 맞고 있다. 여차하면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데 벌써부터 표밭을 겨눈 ‘포퓰리즘 입법’들이 춤을 추고 있다. 대통령의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20대 국회는 출범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황금 분할의 의석 분포는 잘 쓰면 한국의 의회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보약이 되겠지만, 잘못 쓰면 돌이킬 수 없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의 낡은 대의정치의 기제를 개별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순식간에 집단지성으로 공론화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맞게 과감하게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주필
  •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野 내각 불신임안 부결

    새달 참의원 선거까지 영향 줄 듯 민진당 등 일본의 4개 야당이 31일 제출한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이날 즉시 중의원에서 부결됐다. 그렇지만 아베 총리의 소비세 인상을 둘러싸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연립 여당인 자민당 및 공명당과 조율을 마치고 1일 “내년 4월로 예정했던 소비세 2% 인상(8→10%) 시기를 2019년 10월로 2년 6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은 현재 소집된 정기(통상)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30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자민당 주요 간부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등과 만나 이런 방침을 설명하고 동의를 끌어내는 등 조율을 마쳤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날 각각 정책조정회의 등 당내 논의 절차를 거쳐 아베 총리의 결정을 확인했다. 그러나 민진당 등 야 4당이 “소비세율 인상 연기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이를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여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불신임안이 이날 부결됐지만 제출을 통해 다음달 참의원 선거에 앞서 야당의 결속을 과시하고, 자민당에 대한 단일전선을 강화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무제한 재정 투입과 마이너스 금리 등을 동원한 성장을 자신했던 아베 총리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소비세 인상 연기를 주도한 만큼 스스로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는 게 야당의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원폭 투하지 히로시마 방문 등으로 아베 총리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어 이런 야권의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캐머런 축출을”… 보수당 ‘브렉시트 내전’

    “캐머런 축출을”… 보수당 ‘브렉시트 내전’

    고용장관도 “이민정책 잘못” 반기 잔류파 “경제타격 해법 있나” 반박 국민투표 후에도 분열 계속될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보수당의 EU 탈퇴파가 잔류파의 리더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으면서 당내 분열이 ‘내전’으로 격화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를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국민투표 후에도 두 세력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당 유력 하원의원인 앤드루 브리젠은 29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캐머런이 EU 잔류 캠페인을 이끌면서 (탈퇴를 지지하는) 소속 의원 50% 및 당원 70%와 대립하게 됐다”며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캐머런의 총리 자리는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이 양분된 상황에서 캐머런이 내분을 수습하고 정부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이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해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젠은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기 위해 필요한 하원의원 50명 이상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같은 당의 네이딘 도리스 하원의원도 ITV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당 평의원위원회에 총리 불신임 건의서를 제출했다”며 “캐머런이 국민투표에서 지거나, 이기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이긴다면 선거 후 며칠 내에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원의원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총리의 사임 또는 불신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EU 탈퇴 운동을 주도하는 당내 유력인사들도 캐머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프리티 파텔 고용장관은 이날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칼럼에서 “EU 잔류에 따른 이민자 급증으로 영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만 캐머런과 같은 부유한 사람들은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EU 잔류를 고수한다”며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U 탈퇴파의 리더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이날 공개서한에서 캐머런이 이민 통제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캐머런은 영국이 EU에 잔류해도 순이민을 10만명 아래로 유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판별됐다”며 “공약을 어긴 캐머런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EU 출신 순이민자 수는 전년 대비 1만명이 증가한 18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국에 이민 온 EU 시민이 영국을 떠난 EU 시민보다 18만 4000명 많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EU 잔류파는 탈퇴파가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타격에 대해 제대로 방어를 못 하자 전선을 이민 문제로 옮긴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캐머런의 측근은 가디언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경제가 심각한 쇼크를 받을 것이라는 증거는 수없이 많다”며 “이민 문제를 다루기 위해 경제를 망치자는 주장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재무부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경제 성장률이 2년간 애초 전망치보다 3.6% 포인트 낮은 0.6%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EU 탈퇴파가 캐머런을 직접 공격하면서 보수당이 내전에 빠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EU 탈퇴파인 크리스 그레일링 하원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해 탈퇴파든 잔류파든 보수당 의원 대다수가 조기 총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각 불신임 투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보수당이 현재 하원에서 과반(326석)보다 단 4석 더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EU 탈퇴파 중 일부 강경 세력이 캐머런에게 반기를 들면 캐머런 정권은 사실상 소수 정부로 전락해 당내 이전투구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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