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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말 30도 넘는 초여름 더위…아침은 쌀쌀 “건강 유의”

    이번 주말 30도 넘는 초여름 더위…아침은 쌀쌀 “건강 유의”

    5월 둘째주 주말은 30도 가까이 오르는 초여름 더위를 보이겠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11일은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고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지만 대기 불안정으로 강원 영서지역은 오후 한때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겠다”고 10일 예보했다. 1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7~16도, 낮 최고기온은 21~30도 분포로 평년보다 높은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춘천, 대전, 대구 29도, 광주 28도, 서울 27도, 부산 24도, 제주 22도 등이다. 초여름 날씨는 12일 일요일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서울과 대전의 낮 최고기온이 29도까지 오르고 대구, 광주 등도 28도까지 오르는 등 내륙지방 대부분이 30도에 육박하는 기온분포를 보이겠다. 낮에는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운 날씨를 보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떨어져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게 나타나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겠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주말 미세먼지 농도는 “국외 미세먼지 유입과 대기정체로 중부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농도가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올 여름 더 덥다는데…일본은 오늘부터 ‘쿨비즈’ 돌입

    올 여름 더 덥다는데…일본은 오늘부터 ‘쿨비즈’ 돌입

    일본 정부가 7일부터 ‘쿨 비즈’(Cool Biz) 캠페인에 돌입했다. 일본은 지난 2005년 에너지 절약 차원으로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중앙정부부처는 물론 각 기업도 매년 여름 이 캠페인에 참여해 가벼운 복장을 권한다. ‘쿨 비즈’ 캠페인은 한여름에도 에어컨 온도를 28도로 설정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대신 넥타이 착용을 강요하지 않고 반소매 차림을 독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언론은 7일을 기점으로 일본 정부가 ‘쿨 비즈’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정부 관리들은 재킷과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며, 폴로셔츠나 운동화, 하와이안 셔츠까지 입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 2009년부터 정부와 각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쿨비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쿨 비즈’와 더불어 ‘쿨 셰어’(Cool Share) 캠페인도 독려하고 있다. ‘시원함 나누기’로 불리는 이 운동은 개별 공간에서 혼자 에어컨을 가동하지 말고 상업시설과 카페 등 냉방이 잘 되는 공동공간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다. 환경성 생활정책실장 이소베 신지는 “캠페인 참여가 의무는 아니지만,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 지구온난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열도 각지에서 기록적 더위가 관측됐다.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구마가야(熊谷)시는 관측 사상 가장 높은 41.1도를 기록했으며, 히가시니혼(東日本) 지역의 평균 기온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고를 기록하는 등 혹서를 겪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8월 1일 서울 최고기온이 39.6도를 기록하면서 1907년 기상관측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기상학자들은 우리나라 여름이 시작도 빨라졌으며 기간도 길어졌다고 말한다. 보통 일평균 기온 20도 이상인 날이 지속되면 여름이 시작됐다고 보는데, 1910년대 6월 중순부터였던 것이 201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5월 말로 20일 정도 앞당겨졌다. 여름 날씨가 지속되는 기간도 1910년대 95일에서 2010년대 126일로 길어졌다. 기상청은 사상 초유의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올여름이 더 더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벌써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이상고온이 관측됐다. 이처럼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빨라진 여름에 맞춰 ‘쿨 비즈’ 캠페인의 시작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름의 초입 ‘입하’인 6일 맑지만 덥지 않은 날씨

    여름의 초입 ‘입하’인 6일 맑지만 덥지 않은 날씨

    6일은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 날이자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어 산과 들에 신록이 짙어지면서 봄이 완전히 퇴색하고 여름에 들어가는 입구라고 하는 ‘입하’이다. 초여름이라는 의미의 ‘초하’(初夏)라고 불리기도 하는 입하는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고 해서 맥량(麥凉)이라고도 부르는데 올해 입하도 5월 1일부터 찾아온 때이른 무더위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6일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맑아질 것”이라고 5일 에보했다. 동풍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동해안 지역은 비가 내리기도 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실제로 어린이날인 5일 낮 최고기온은 20~24도 분포로 평년보다 1~5도 높고 내륙 지역은 구름 없이 맑은 날씨를 보여 일사에 의해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낮과 밤 기온차가 15도 가량 났다. 그렇지만 6일 아침 최저기온은 6~15도 분포를 보이고 낮부터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낮 최고기온은 14~22도 분포를 보이는 등 평년보다 2~6도 낮은 기온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낮 최고 기온은 제주 18도, 서울, 춘천, 대전, 광주, 부산 20도, 대구 21도 등이 되겠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6일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 확산이 원활해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보통’으로 예상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 낮 최고 28.2도… 벌써 여름?

    서울 낮 최고 28.2도… 벌써 여름?

    서울 낮 최고기온이 28.2도를 기록하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인 22일 서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분수대가 뿜는 물을 만지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이날 충북 청주의 수은주가 29.8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으며 강원 영월(29.7도), 강원 홍천과 충남 부여(이상 29.6도) 등도 29도를 웃돌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올 들어 가장 더운 낮…서울 낮 최고기온도 28도 가까이 올라

    올 들어 가장 더운 낮…서울 낮 최고기온도 28도 가까이 올라

    22일 월요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25도를 웃돌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하지만 동해안 지역은 서늘한 동풍의 영향으로 강릉의 낮 기온이 18도에 머물면서 선선한 날씨를 보이는 등 동서간의 기온차이가 10도 이상 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동풍이 유입되면서 태백산맥을 넘은 건조한 공기가 서쪽지방으로 유입되는 푄현상에 일사에 의해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의 낮 기온이 20도를 넘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10년간(2009~2018년) 4월 낮 최고기온 순위를 보면 지난해 4월 21일 강릉이 32.3도까지 올라갔으며 같은 날 대구도 32도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최근 10년간 4월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 오른 봄철 이상고온 총일수가 5일이나 됐으며 강릉도 30도를 넘는 4월이 사흘이나 나타났다. 또 전국 지역별로 낮 최고기온이 25도 이상 오른 이상일수가 가장 길게 나타났던 때는 지난해로 64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는 서울도 25도 이상의 고온현상이 나타난 때가 사흘이나 됐다. 서울에서 4월 중 가장 더웠던 때는 2016년 4월 26일로 낮 최고기온이 29.6도까지 올랐었다.그러나 23일 화요일에는 오전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는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무더위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초미세먼지와 건조함 역시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은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다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가끔 구름이 많다가 차차 흐려지면서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번 비는 이번 비는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오전부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된 뒤 다음날인 24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남해안, 지리산 부근은 30∼80㎜(많은 곳 120㎜), 충청과 남부지방은 10~40㎜, 서울 경기와 강원도 지역은 5~20㎜이다. 특히 23일 밤부터 24일 새벽 사이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고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시간당 20㎜의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다소 많은 양의 봄비로 평년보다 4~7도 가량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던 때이른 더위도 한 풀 꺾이는 한편 초미세먼지와 함께 전국 곳곳에 내려진 건조특보도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날 풀리니 음식물 세균도 풀려… 추석 때 넣은 냉동실 굴비 버리세요

    날 풀리니 음식물 세균도 풀려… 추석 때 넣은 냉동실 굴비 버리세요

    작년 3월 42건…6·7·8월보다도 많아 황색포도당구균, 1시간 끓여야 파괴 빙과류 4개월 넘게 냉장고 두면 안 돼 쌈 채소 씻어 실온에 두면 균류 더 증가 손 청결·주방 용품 살균 소독으로 예방식중독은 여름철에 자주 걸리는 단골 질병 가운데 하나이지만 기온이 점점 오르는 겨울과 봄 사이에도 발병률이 높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식중독은 42건으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30건), 7월(38건), 8월(39건)보다도 많았다. 날은 풀렸는데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져 위생관리를 소홀히 한 탓으로 보인다. 식중독은 최근 5년(2013~2017년)간 매년 평균 331건씩 발생했으며 이 중 25.1%(83건)가 봄에 몰렸다. 여름(32.0%, 106건)에 이어 발병률이 두 번째로 높다. 봄에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하지만 낮 동안 기온이 높아 식중독균이 잘 증식한다. 먹다 남은 국이나 찌개 등을 냄비째 베란다에 보관했다가는 세균이 자랄 대로 자라 배앓이를 하게 될 수 있다. 균은 상온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데, 특히 어패류를 통해 감염되는 장염비브리오는 다른 균에 비해 증식력이 매우 좋아 최적의 조건이 갖춰지면 1000개의 균이 2시간 30분 내에 1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 균은 살모넬라균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을 많이 일으키는 세균으로 꼽힌다. 보통 장염비브리오균과 살모넬라균은 60도에서 20분 이상 가열하면 죽지만 황색포도상구균이 내뿜는 독소는 내열성이 강해 100도에서 60분간 가열해야 파괴된다. 끓인 음식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육류와 육류 가공품, 우유, 크림, 버터, 치즈, 김밥, 도시락, 두부, 소스, 어육 연제품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건강한 사람의 30%가 이 균을 보유하고 있으며, 손 등에 상처가 난 사람이 음식을 만들면 황색포도상구균이 식품으로 옮겨올 수 있다. 따라서 상처가 난 손으로 음식을 만들면 안 된다. 완전히 밀봉된 통조림도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통조림이나 병조림에서도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균이란 식중독균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식중독균 중에는 4~5도의 냉장고에서 자랄 수 있는 저온세균도 있다. 오염된 육류와 생우유, 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균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균이다.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은 물론 고(高)염도 음식에도 잘 적응해 성장한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고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되 가능하면 즉시 먹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냉동고도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냉동고에 음식을 보관할 때 보관 날짜 정도는 적어 두는 게 좋다. 얼려 판매하는 아이스크림도 냉동고에 4개월 이상 둬서는 안 된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고기도 마찬가지다.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냉장(5도) 보관 때 이틀 내에 먹어야 하며 냉동(영하 18도) 보관해도 4개월을 넘기면 안 된다. 냉장 보관한 구이용 소고기는 닷새 안에는 먹어야 하고 냉동 보관한 것도 최대 1년까지만 괜찮다. 구이용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보관 가능 기간이 짧다. 냉장 보관 땐 닷새 안에, 냉동 보관 땐 6개월을 넘겨선 안 된다. 냉장 보관한 닭고기는 이틀 내 먹고 냉동고에 뒀을 땐 최대 1년까지만 안전하다. 생선류의 보관 기간은 냉장에서 이틀, 냉동고에서 3개월이다. 따라서 지난 추석 명절 때 선물로 받은 굴비, 고등어 등은 아까워도 포기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대표적인 겨울철 식중독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는 심지어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오래 생존하고 단 10개의 입자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겨울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겨울에만 활동하는 바이러스로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어느 때나 식중독을 일으킨다. 겨울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날이 추워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고, 실내 활동이 늘어 사람 간 감염이 잘 되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진다. 주로 분변과 구토물을 통해 전염되며, 설사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를 갈다 가족이 감염되는 일도 많다. 노로바이러스를 한 번 앓았던 사람은 증상이 회복된 뒤에도 최소 2주 이상 음식을 만들어선 안 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우선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익혀 먹지 않는 쌈 채소 등은 먹기 직전에 씻는 게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추와 케일을 씻고서 실온에 12시간 두자 부추에선 식중독균인 병원성대장균수가 평균 2.7배, 케일에선 폐렴간균이 평균 7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씻지 않고 실온에 둔 부추와 케일에서는 12시간이 지나도 식중독균이 증가하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척 과정에서 채소류 표면에 원래 분포하고 있던 ‘상재균’ 군집의 평형이 깨져 유해균에 대한 방어 능력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재균은 외부에서 미생물이 침입하지 않도록 일종의 방어 장벽 역할을 하는 좋은 균이다. 만약 채소를 씻었다면 냉장보관해야 한다.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외출하거나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 손 씻기는 필수다. 손에 각종 균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채기를 해 황색포도상구균이 음식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요리하는 게 좋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소금기 없는 물에 약하기 때문에 생선을 사온 뒤 수돗물에 잘 씻어 곧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고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 뒀다면 다시 먹을 때 재가열해야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식품 위생만큼 중요한 것이 주방 위생이다. 젖은 행주를 펴서 말리지 않고 뭉친 상태로 12시간 놔두면 식중독균이 100만 배 이상으로 증식한다. 하루에 한 번 삶는 게 어렵다면 젖은 상태에서 전자레인지에 8분간 가열하거나 햇볕에 잘 말려 살균해 주는 게 좋다. 도마나 칼 손잡이 등은 소금으로 닦거나 끓는 물을 부어 소독한 뒤 햇볕에 말려야 한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세균에 직접 감염된 감염형, 세균이 분비한 독소로 인한 독소형으로 나뉜다. 김정욱 경희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감염형 식중독은 세균이 증상을 일으킬 때까지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섭취 후 증상 발생까지의 시간이 1~3일 정도로 긴 반면 독소형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 섭취 후 수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경미한 식중독은 대개 2~3일 내에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설사를 멈추겠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먹으면 장 속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증세가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포 최초로 체험·관광하는 낙농업 6차산업화로 행복한 목장 만드는 게 꿈”

    김포 최초로 체험·관광하는 낙농업 6차산업화로 행복한 목장 만드는 게 꿈”

    “35년간 젖소와 살다보니 이젠 소 얼굴만 봐도 건강상태를 알 수 있어요. 앞으로 김포에서 낙농업 체험·관광까지 할 수 있는 6차산업화를 이뤄 모두가 행복한 목장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 서암리에 시민들은 몰라도 제주도 목장주들까지 알 정도로 유명한 젖소목장이 있다. 연덕흠(52) 대표가 운영하는 ‘연보람목장’이다. 연 대표는 평균 단위생산 우유량이 10년 넘게 전국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젖짜는 기술이 남다르다. ●평균단위 우유생산량 10년 넘게 ‘전국 최고’ 그동안 받은 상장도 넘쳐난다. 2002년 카길코리아로부터 전국 1위 최우수목장으로 뽑힌 데 이어 2004년에는 305일 젖소평균 산유량 1만 4432㎏을 기록해 전국 1위에 올랐다. 같은해 최우수검정농가 농림부장관상과 2014년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축산물해썹우수작업장으로, 지난해에는 농림부지정 깨끗한목장가꾸기 우수목장으로 선정됐다. 네덜란드산 홀스타인종을 키운다. 다른 목장에서는 보통 하루에 젖을 2번 짜는데 연보람목장은 3번 짜낸다. 유량이 남아돌면 유방염이 걸려 소가 죽을 위험이 크단다. 알고 보니 최고 우유를 생산하는 비결이 별게 아니다. 연 대표의 비결이라면 항상 소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소와 같이 생활하면서 소의 상태를 살펴보고 철저하게 바닥을 깨끗이 위생관리한다.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주는데 하루에 4~5차례씩 나눠서 주고, 바닥에 톱밥도 자주 갈아줘 청결상태를 유지해준다. 그래서인지 농장에서 소농장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특히 더위에 약해 여름철 소가 더위를 먹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사소한 것이지만 여름철 낮에 밥을 많이 주면 소는 땀구멍이 없어 헐떡거리고 가스가 발생한다. 그래서 연 대표는 소가 소화하기 힘들까봐 되도록 밤에 먹이를 더 많이 준단다. 남다른 노력으로 연보람목장은 2006년 경기도 안전관리인증(HACCP)으로 우유와 제품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17살때부터 12년간 남의 집살이… 송아지 3마리로 시작 100마리규모로 성장 한 살 때 아버지를 여읜 연 대표는 1987년 김포종고 축산과를 졸업했다. 졸업후 가진 게 없어 17살 때부터 남의 집살이를 하며 어렸을 적 꿈이었던 낙농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월급 8만원짜리 남의 집살이를 12년간 해 장만한 돈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셋방을 얻어 살았다. 처음 400평짜리 목장에서 시작해 현재는 1200평규모 목장으로 키웠다. 어미소에서 탄생한 송아지가 30마리, 젖소는 70마리가량 된다. 전국에서 목장하는 분들 중 ‘연보람목장’을 모르면 간첩이란다. 젖소는 위생청결이 가장 중요한데 사람 사는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과 물통도 하루에 한번씩 닦아 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 서울우유 사료를 쓰지만 강원도처럼 대규모 목장 말고 대도시 수도권 지역에서 먹이는 대동소이하다. 소들이 젖을 짜러 들어오면 신나게 들어와야 하는데 젖짜는 게 아프다고 소가 안들어오려고 한다. 이런 소는 매맞는 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우유 짤때 발길질을 하는 이유다. ●통진읍 마송에 치즈카페 ‘보네르’ 운영중… 우유 체세포 수 1등급 고소한 맛 연보람목장에서는 우유와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치즈와 요구르트는 물론 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아이스크림도 아이들이 좋아해 판매하고 있다. 연보람목장에서는 당일날 생산한 우유로 요구르트나 치즈·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낸다. 지난 1월 제조업허가를 받았다. 이곳 제품이 타농장 제품하고 다른 점은 수제다. 전국에는 100군데 농장제품이 있으나 제각각 맛이 다르다. 우유 품질에 따라, 소의 특성에 따라 맛이 다르단다. 우유 중 92%가 수분이다. 나머지 8%가 고형분이다. 다른 업체는 일반 유제품을 가져가서 단백질을 뺀 뒤 버터와 치즈·요구르트를 만드는데 연보람목장은 원재료로 제품을 만드는 게 차이점이다. 목장마다 소를 키우는 방식이 다르고, 같은 풀을 먹어도 원유가 다르단다. 연보람목장 우유는 체세포 수가 1등급으로 고소하고 단맛이 나며 배탈이 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한 소에서 질좋은 우유가 생산된다. 치즈는 구워 먹으면 입에서 우유향이 확 돈다. 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로한 소한테 짠 우유는 신맛이 난다. 연 대표는 2017년 가을 통진읍 마송에 치즈카페 ‘보네르’를 열었다. 질 좋고 신선한 우유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반응이 좋아 조만간 장기동에도 카페를 낼 예정이다. 목장에서 나오는 매출액은 유제품이 하루 1500㎏으로 한 달에 5000만원가량, 1년이면 6억원어치다. 카페매출액이 월 700만원으로 1년에 8000만원을 거둬들인다. 모두 합하면 7억원대 매출액으로 농촌에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서암리 목장 입구에 ‘목장이야기’ 카페공간 꾸며 시민에 무료 개방 최근에는 서암리 목장입구에 ‘목장이야기’라는 카페공간을 꾸몄다. 이곳을 작은 동창모임이나 동호인들 모임장소로 무료 제공한다. 누구나 편안히 와서 고기 구워 먹고 놀다가는 곳이다. 커피는 덤이다. 대신 이곳에 가공식품 진열대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요구르트나 치즈를 사갈 수 있게 카페식으로 조성했다. 첫 1호 손님으로 뜨개질하시는 분들이 예약했단다. 아주머니들이 강사를 모시고 작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주저없이 연 대표는 “낙농업의 6차산업화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차로 목장에서 젖소에서 우유를 생산하고 2차로 요구르트·치즈로 가공해, 3차로 카페서 판매하며, 체험·관광까지 하는 6차산업화가 꿈이란다. 바로 앞에 있는 농지 1000평을 구입해서 6차산업농장으로 만들고 싶다며 이 토지만 구입하면 꿈이 이뤄질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 현재 김포에는 유착체험 농장이 없다. 2~3년내 반려견이나 고양이를 데리고 와 4계절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힐링테마 목장을 만들고 싶단다. 이웃 파주에는 이런 목장이 5개 넘게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유학파로 호주에 살고있는 큰딸 부부를 끌어들였다. 작은 딸은 마송 치즈카페 운영을 맡고 있다. 큰딸 부부는 제조업을 맡기 위해 올해 농업대학에 다닐 계획이다. 연덕흠 대표는 “17살 때부터 35년간 젖소하고 생활해 왔다. 이젠 6차산업이라는 부푼 꿈을 갖게 됐고 기와집도 짓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행복한 목장을 만들어 일에만 치이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목장을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서울에서 만나는 열대과일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서울에서 만나는 열대과일

    식물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가 있다. 조경을 전공한 가드너였고, 우리나라의 한 식물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다 정규직이 되지 못한 실망감에 아예 식물계를 떠나 베트남으로 취업을 간 이였다. 식물을 좋아했으나 이제는 애증만 남았다는 친구. 그가 한국을 떠난 후에도 우리는 자주 연락했다.우리의 대화 주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식물이었다. 그는 아열대식물에 관심이 많은 나를 위해 출근길에 흔히 본다는 바나나와 파파야 나무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동네 마트 매대의 온갖 작물들을 찍어 보내주기도 했다. 그가 보내는 사진 중엔 유난히 과일이 많았다.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해 퍽 가까이에 있는 듯 느끼면서도, 사과를 베어먹고 있다는 나와 덜 익은 망고를 소금에 찍어 먹고 있다는 그의 대화에서, 문득 우리는 참 멀고도 다른 곳에 있구나 실감하곤 했다. 그가 보낸 사진 중엔 내가 모르는 과일들이 많았다. 그러면 나는 늘 과일 이름이 무엇인지 무슨 맛이 나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먹는지와 같은 것들을 묻곤 했다. 세상엔 내가 모르는 참 다양한 과일이 있구나 그 친구를 통해 알아갔다. 3년 전 일이다.최근 우리나라의 슈퍼와 시장을 다니면서 내가 느끼는 흥미로운 점은, 그때 이 친구가 보내주었던 아열대 과일들을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붉은 껍질의 열매를 반으로 갈라 안에 든 노란 과육을 숟가락으로 퍼먹거나 주스로 만들어 먹는다는 패션푸르트, 잘라서 샐러드에 넣어 먹거나 소금을 찍어 먹는다는 용과와 파파야. 대형마트에는 당연하게도 사과와 배, 토마토와 함께 이들이 있고, 농산물 도매시장 한 축에는 수입 과일을 판매하는 상점이 주욱 자리를 잡고 있다. 제주산 귤 옆에는 제주에서 재배되는 또 다른 과일, 망고와 아보카도, 구아바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1년 내내 여름인 연평균 기온 30도의 베트남과 극한의 추위와 더위가 공존하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같은 과일을 재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00년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후, 체리와 레몬 그리고 오렌지 등의 수입 과일 가격이 싸지고 소비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사람들은 수입 과일을 친숙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동시에 해외여행객이 늘어 동남아에서 맛본 달고 진한 향의 아열대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결정적으로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작물의 재배가 가능하게 되면서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고자 하는 농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설원예 기술의 발달도 한몫을 했다. 숲을 뒤흔들고 있는 기후변화는 도시 생태계까지 변화시켰다. 높아진 기온 덕분에 우리는 농약을 치지 않은 국산 바나나와 패션푸르트, 망고 등 새롭고 달고 맛있는 아열대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됐고, 그만큼 기존에 재배되던 사과와 배, 감, 참외 등의 과일은 그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게 됐다. 슬픈 일이다. 언젠가 베트남의 친구에게 싼 가격에 망고를 실컷 먹을 수 있어 부럽다 말했더니 그는 사과와 감, 배를 먹을 수 있는 내가 더 부럽다는 이야기를 했다. 늘 달고 자극적인 맛의 아열대 과일을 먹으니 이제는 시원하고 담백한 우리나라 과일들이 그립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발간하는 농촌진흥청 잡지 표지에 매달 이슈가 될 만한 식물들을 그렸었다. 1년간 그리는 열두 종 중에 한 종 이상은 꼭 열대 과일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이제 더이상 별미 과일이 아니라 , 우리나라 과수 산업에서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 변화를 좋다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순 없는 일이다. 그저 자연의 흐름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 뿐. 도시의 식물은 어떤 이유에서든 늘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다. 우리가 늘 먹는 고추와 감자, 가지 역시 아열대식물로서 우리나라에 도입돼 자리를 잡은 채소들이다. 지금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 아열대 과일의 인기가 얼마나,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으나 건강한 원예산업 안에서 다양한 품종의 과일이 재배, 소비되길 바랄 뿐이다. 50여 년 후 여든의 할머니가 된 내가 그즈음의 도시 과일들을 그린다면, 나는 어떤 과일을 그리게 될 것인지 상상해본 적이 있다.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재배될 사과, 전국 각지에서 재배될 감귤류와 바나나, 아보카도, 용과, 패션푸르트. 어쩌면 내가 알지 못하는, 지금껏 맛본 적 없는 미지의 과일을 그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말이다.
  • 미국은 ‘꽁꽁’ 호주는 ‘펄펄’…지구촌 기상이변 극과 극

    미국은 ‘꽁꽁’ 호주는 ‘펄펄’…지구촌 기상이변 극과 극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이 살인적인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반면 호주는 펄펄끓는 날씨로 고통받는 그야말로 극과 극 기상 이변이 정점에 달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 주요언론은 추위와 더위라는 극과 극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지구촌 풍경을 일제히 보도했다. 먼저 미국과 영국 등 유럽일부 지역은 알래스카를 능가하는 살인적인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먼저 한파가 몰아닥친 미국 북서부 680개 지역의 경우 지난달 30일, 31일 역대 최저 기온 기록이 잇달아 경신됐다. 미네소타와 일리노이, 뉴욕,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등 11개주의 기온은 모두 영하 25℃ 이하로 떨어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지난달 30일 새벽 영하 48℃를 기록한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폴스를 비롯해 시카고 등 중북부 대도시들이 수십 년 만에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얼어붙게 만든 이같은 한파로 지난 1일 기준 사망자수는 최소 27명에 달했다. 대서양 건너 영국도 한파와 폭설로 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스코틀랜드 일부 지역의 경우 1일 오전 한때 기온은 영하 14.4℃까지 떨어져 2012년 관측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그러나 지구 남반구 호주는 정반대다. 지난 1월이 호주 역사상 가장 더운 1월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1월 평균 기온이 30.8℃를 기록해 1월 평균 기온보다 2.91도 더 높았다. 이같은 찜통더위로 수많은 물고기와 야생마, 박쥐 등이 떼죽음을 당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기후변화 전공인 벤 웨버 교수는 "기후변화가 이같은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전지구적인 노력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일"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폭염 무방비 ‘베레모’…올해도 넘길 건가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폭염 무방비 ‘베레모’…올해도 넘길 건가요

    40도 뙤약볕에 불만 폭발 “디자인만 중시”베레모 만족도 2.6점…근무모 2.9점 그쳐 20대 병사들 불만 살펴 품질 등 개선 필요 지난해 여름은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가장 더운 해라는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강원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기도 했고요. 2017년은 경북 경주의 39.7도, 2016년은 경북 영천의 39.6도가 최고 기온이었습니다. 해마다 ‘40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사들의 어려움이 많아졌습니다. 극한의 상황이 아니라면 병사들은 날씨가 덥다고 야외활동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해졌습니다. 육군 병사들이 사용하는 ‘베레모’와 공군 병사들의 근무모인 ‘게리슨모’(삼각모)가 더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큰 고통을 준다는 겁니다. 2011년 국방부는 흑록색 베레모를 육군 병사 통합군모로 정하는 내용의 ‘군인복제령’ 개정안을 공포했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발표 자료에서 베레모의 장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공군은 같은 해 게리슨모 도입을 결정하면서 약간의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기존 야구모자형 근무모보다 시야를 더 넓게 확보할 수 있고 휴대와 보관, 관리가 편리하다”는 겁니다.●디자인 우선했더니…“덥다” 불만 폭발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베레모와 게리슨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멋스러움’입니다. 베레모는 특히 이전까지 특전사의 상징이었고 군의 ‘강인함’을 의미합니다. 모자의 기능적 장점보다 이런 디자인적 장점을 우선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병사들의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병사들의 불만은 정부 공식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가 2017년 말 육군 병사 1400명을 대상으로 베레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절반을 겨우 넘는 2.60점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활동성이 2.30점, 착용감은 2.37점으로 병사들의 불만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나마 체면을 세운 게 디자인 점수, 2.94점입니다. 대체적인 평은 역시 딱 점수대로 입니다. ‘디자인은 좋지만 활동하기에는 불편하다.’ 병사와 장교 인터뷰에서 ‘덥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챙이 없어 햇볕을 막지 못하는데다 100% 모(毛) 소재라서 통풍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문제도 많았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해 관리가 어렵고, 마감 부위가 가죽이어서 ‘답답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착용할 때마다 각을 잡아야 하고 바람이 불면 쉽게 벗겨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게리슨모 등 근무모에 대한 불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근무모 만족도는 2.87점으로 베레모보다 높았지만 ‘여름에 햇볕을 가려주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왔습니다. 활동성은 2.91점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착용감은 2.85점에 그쳤습니다. ‘세탁하면 재질이 변형된다’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방한 기능을 최대한 살린 ‘동계생활모’(비니)는 3.70점으로 피복류 중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이었습니다.지난해는 특히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병사들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국방부와 군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현재 챙이 있는 전투모를 베레모와 병행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그렇지만 새 모자를 도입하려면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올해 예산도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전투모 재도입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올 여름도 병사들은 덥고 햇볕도 못 가리는 모자로 여름 불볕더위를 견뎌야 합니다. ●“단화 대신 전투화 더 보급해달라” 모자 외 피복류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병사들이 내의로 주로 착용하는 ‘유소매 런닝’ 만족도는 2.59점이었습니다. 활동성(3.09점), 착용감(2.86점) 점수는 비교적 높았지만 디자인(2.28점), 세탁 후 형태 안정성(2.32점)은 불만 요소입니다. ‘세탁하면 잘 늘어나고 잘 찢어진다’, ‘땀 배출이 제대로 안 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분들이라면 이 문제를 잘 알 겁니다. 유소매 런닝의 내구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문제였지만,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너무 많이 보급한다’는 불만까지 제기됐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군이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군은 올해 병사들이 선호하는 ‘기능성 런닝’과 삼각팬티, 사각팬티의 장점을 가져온 ‘드로어즈 팬티’를 병영 기간 6매씩 제공하던 것을 8매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드로어즈 팬티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됐는데 병사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전방부대에 도입하기로 한 ‘패딩형 동계점퍼’도 좋은 예입니다. 벌써 병사들은 물론 부모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군용 구두인 ‘단화’는 “차라리 전투화를 더 보급해달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품질 개선이 꼭 필요한 품목입니다. 군용 단화 만족도는 2.44점으로 피복류 만족도 조사에서 사실상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활동성과 착화감이 각각 2.21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모양은 예쁘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단화를 착용했을 때 느낌을 물어보니 ‘뒤꿈치가 까진다’, ‘신으면 발이 아프다’, ‘활동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신기 불편하지만 착용감이 좋은 전투화를 더 보급해달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 겁니다. 병사들에게 피복 개선 방향(복수응답)에 대해 질문하자 ‘성능’(기능 발휘)이라는 답이 36.8%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다음이 착용감(33.0%), 디자인(24.5%), 내구성(14.9%), 치수 적합성(10.5%) 등입니다. 군이 병사들의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병사들에게 불필요한 피복이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유소매 런닝’, ‘손수건’을 많이 꼽았습니다. 육군은 유소매 런닝(14.7%), 손수건(8.6%), 사각팬티(4.0%)순이었고 해군은 손수건(11.9%), 유소매 런닝(4.2%), 축구화(4.0%)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공군은 손수건(17.0%), 유소매 런닝(6.8%), 사각팬티(1.9%)로 나와 대체로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이제 의견을 들었으니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20~30대 청년들에게 ‘국방의 의무’만 지우는 시대는 갔습니다. 작은 부분부터 세심한 관심을 갖고, 의무를 다한만큼 보상도 따라줘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8년은 한파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이상한’ 한 해

    2018년은 한파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이상한’ 한 해

    2018년은 겨울과 여름철 기온 변동이 큰 한 해였으며 크고 태풍 2개가 한반도를 지나가는 등 이상기후가 계속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8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8년 기상특성’을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월 23일~2월 13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걱정할 정도로 강한 한파가 발생해 전국 최고기온이 0.6도에 머무는 등 1973년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설치된 이후 최저기온을 기록하며 2018년이 시작됐다. 봄이 시작되는 3월에는 따뜻하고 습한 남풍기류가 자주 유입돼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도 많아 급격한 계절변화가 나타났었다. 또 평년 32일 정도 이어진 여름철 장마 기간이 14~21일에 불과해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은 장마기간을 기록했다.장마가 빨리 끝나면서 티벳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장기간 계속돼 폭염일수가 31.4일(평년 9.8일), 열대야일수 17.7일(평년 5.1일)로 이례적인 폭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기사엉은 밝혔다. 이는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1위, 최고, 최저기온은 2위,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최다 1위에 해당된다. 특히 8월 1일에는 강원도 홍천 낮 최고기온이 41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최고로 나타났으며 서울도 39.6도로 나타나 1907년 10월 1일 근대 기상관측 이후 111년만에 극값을 기록했다. 8월 26~31일에는 6년만에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강한 국지성 호우와 함께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또 10월에는 상층 기압골의 영향으로 때이른 추위가 찾아왔지만 10월 5~6일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제주도와 남해안을 통과하면서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가 10월 전국 강수량이 164.2㎜를 기록해 1973년 이후 10월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르헨은 폭염…길바닥 열기로 스테이크 요리

    [여기는 남미] 아르헨은 폭염…길바닥 열기로 스테이크 요리

    여름을 맞아 무더위가 한창인 남반구 국가 아르헨티나에서 보기 드문 '길바닥 스테이크'가 탄생했다.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를 방문한 한 남자가 후끈 달아오른 고속도로 아스팔트 바닥에 프라이팬을 얹고 스테이크를 요리하는 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의 불볕더위를 입증하기 위해 실외에서 달걀프라이를 요리한 사람은 여럿이지만 길바닥에서 스테이크를 구워 먹은 사람은 처음이다. 현지 언론에 소개된 영상은 27일 낮(현지시간) 촬영된 것으로 5분9초 분량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티크레에 거주하는 현직 기자 마르코스 테나갈리아는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의 날씨가 엄청 덥다고 하면 믿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진실을 보여주겠다"면서 도전에 나섰다. 그가 준비한 건 프라이팬과 생고기 등심 2조각, 온도계, 작은 테이블과 의자 등이다. 테나갈리아는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 가르사 지역을 관통하는 국도 34번이라고 위치를 확인하고 프라이팬을 길바닥에 놓는다. 뒤이어 곧바로 생고기 2조각을 프라이팬에 얹는다. 테나갈리아는 "여름이면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의 온도가 60도까지 치솟는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안 믿는 사람들이 많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이런 주장은 금방 사실로 드러났다. 테나갈리아는 2분30여 초 만에 스테이크를 뒤집었다. 프라이팬 바닥에 닿았던 스테이크는 이미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옆으로 트럭과 승용차가 쌩쌩 지나가는 바람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번 프라이팬을 치워야 했지만 3분50초 만에 그는 잘 익은 스테이크를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테나갈리아는 "(달아오른 아스팔트와 무더위 덕분에) 5분 만에 스테이크가 완성됐다"면서 갓길에 설치한 테이블에서 스테이크를 잘라 먹기 먹었다. 그는 "맙소사! 더위로 익힌 스테이크라니!"를 연발하면서 네티즌들에게 행복한 연말연시를 기원했다. 사진=영상캡쳐 (출처=마르코스 테나갈리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낙동강 보 개방 후 겨울 녹조 크게 줄어

    낙동강 보 개방 후 겨울 녹조 크게 줄어

    모래톱 축구장 260개 면적 새로 생겨정부가 낙동강 하류의 4개 보를 개방하면서 겨울 녹조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강정 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하류에 있는 4개 보를 지난 10월 확대 개방한 결과 물의 평균 체류 시간이 4.6∼12.8일에서 2.7∼9.5일로 16∼55% 감소했다. 유속은 초속 1.2∼3.9㎝에서 1.4∼6.9㎝로 17∼156% 증가했다. 수질을 나타내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 등도 개선됐다. ‘조류’(클로로필a)는 1∼9월 가뭄과 불볕더위 등으로 달성보를 제외한 3개 보에서 예년보다 20% 이상 증가했지만 10월 이후 함안보를 뺀 3개 보는 15∼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 경보 발령일수도 줄었다. 조류 경보제를 운용 중인 고령보, 함안보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조류 경보 발령일이 각각 51일, 73일이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단 하루도 발령되지 않았다. 보 개방으로 수계 전체 모래톱은 국제 규격 축구장 260개 크기인 1.826㎢가 새로 생겨났고 수변 공간도 3.17㎢ 증가했다. 특히 고령보에서는 2010년 이후 8년 만에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인 ‘흑두루미’가, 창녕함안보에서는 ‘큰고니’가 발견됐다. 완전히 개방한 기간 해당 지역의 취수장 18곳, 양수장 28개 모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올해 하반기 보 개방으로 인한 농업 피해는 없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지하수 이용이 많은 함안보는 낮 시간대 시간당 1~2㎝ 정도로 개방속도를 조절했지만 지하수위 변동 폭(3.94m)이 개방 폭(2.80m)보다 컸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풍수지리로 해석한 건축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풍수지리로 해석한 건축

    사람이 무엇인가를 만들 때는 일차적인 필요 때문이다. 내외부적 환경이 변화하고 1차적 필요가 충족되면 2차적 기능이 추가되고 마지막은 최상위 기능이 추가된다. 그 최상위 기능은 형이상학적 기능들이다. 풍수지리는 집과 무덤이라는 사람의 목적물에 최상위 기능을 담은 것이다. 무덤의 최상위 기능은 추모와 기원이고 집의 최상위 기능은 괘적한 환경으로 건강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동물도 집을 짓는다. 사람과 동물의 차별성은 집보다 무덤이 먼저였다. 수만년 전 유인원에 가까운 조상이 주검을 앞에 두고 망자를 추모했다면 그 원시인들이 우리의 조상이라는 생각이 좀 쉽게 다가오지 않는가. 수만년 전의 죽은 원시인의 화석 위에서 온갖 종류의 꽃 유전자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추모하며 꽃을 바쳤을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인류의 무덤을 동물과 차별되게 만들었으며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영원할 것 같은 무언가를 찾아 숭배하는 신앙이 되었다. 풍수지리는 대개 외부 요인을 극복하려는 학문이었다. 요즘 가장 중요한 환경을 꼽으라면 자연환경보다는 인공환경을 꼽을 것이다. 교통, 교육, 편의시설 인프라 외에 사람들이 구분하는 무형의 이미지까지 수많은 인공 환경이 땅이나 집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통적인 풍수를 따지는 이가 적지 않다. 전통적인 풍수는 무엇일까? 미신으로 취급하는 이들이 많지만, 풍수를 미신이라고 무시하기엔 인간적이기도 하고 합리적인 면도 있다. 과거 환경을 연구한 학문 중 하나가 풍수지리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요즘 배우는 학문과 굳이 연관시키면 환경공학과 인간공학일 것이다. 물론 지리학, 지질학, 천문학까지 연결되어 있지만, 그것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원론적이고 상식적인 범위는 아니다. 일반인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하기 어려운 우주의 기운이니 땅의 기운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빼고 살펴보면 풍수는 양택(주택)이든 음택(무덤)이든 모두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이론임을 알 수 있다. 명당을 찾는데 그 이유가 자신과 후손들을 위한 것이다.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땅을 고른 것이다. 북풍이 매서우니 북쪽을 산이 막아주고 좌청룡 우백호가 호위하듯 감싸니 마음이 안정적이다. 좋은 기운의 물이 휘돌아 나가며 땅을 비옥하게 한다. 남쪽으로는 넓은 평지가 있어 햇볕이 잘 들고 양식거리가 충분하니 겨울이 무섭지 않다, 태평양을 지나온 남동쪽의 바람은 여름 더위를 식혀준다. 조상의 묘 옆에서 해를 넘기며 3년씩 시묘하던 자식들에겐 습하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고 양지바른 조상의 묘소가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시묘를 살며 탁 트인 남쪽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상을 살필 수 있고 왕래가 쉬워야 좋을 것이다. 춥고 습하고 어두운 곳에서 탈상을 한 친구보다 건강하니 자손을 보기가 어렵지 않다. 자신의 묘자리를 미리 만들며 후손들의 건강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최근 개봉해 상영 중인 명당에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왕이 두 명 나오는 자리라 하여 절이 있던 자리를 강탈하여 만든 묘라니 참 과해도 너무 과했다 싶다. 그 명당에 묘 대신 절이 있어 스님들이 나라의 안녕을 기원했다면 흥선군의 자손이 왕이 되지는 않았더라도 조선의 운명은 그처럼 급격히 쇠락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운송수단이 배나 뗏목이던 시절 물결이 거칠지 않고 배를 대기 좋은 곳이고 논밭에 물을 대기 좋으니 어찌 명당이 아닐까? 지는 해보다 뜨는 해를 매일 볼 수 있으니 마음이 부유하다. 지대가 낮지 않아 수해의 염려가 없고 앞이 탁 트여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어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으니 어찌 명당이 아닐까?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명당을 고르던 풍수가 요즘 현실에 맞게 발전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명당인 곳이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길을 내기 힘든 곳에 길이 나고 수해가 잦던 곳이 치수가 돼 경관 좋은 관광지가 되었다. 물 위에 집짓기도 한다. 풍수가 건강한 삶을 보조할 때 발전하고 사랑받는다.
  • [애니멀구조대] 모란시장 야산 자락서 발견된 박스 속 개들

    [애니멀구조대] 모란시장 야산 자락서 발견된 박스 속 개들

    박스 속 개들은 죽지 않고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라는 말을 연신 해대며 우리는 그 개들을 구조 케이지 속으로 빠르게 넣고 있었습니다. 밀려드는 구조 제보 태평이(https://news.v.daum.net/v/20180823135104725)를 구조한 날, 아니, 구조된 태평이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무서운 피를 쏟으며 그렇게 허망하게 간 날, 태평이의 사체를 끌어안고 있던 우리에게 날아든 또 하나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이었으니, 동물들 또한 극심한 고통 속에 처해 있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겠지요. “와, 이건 뭐 볼 수가 없어. 처참하다는 말 밖엔. 야산에 한 작은 박스 안에 개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 움직이기나 할까... 딱 개가 서 있는 그 크기야. 근데 개들이 너무 많아서 지들끼리 붙어 옴짝달싹을 못한다니까. 뭐 그렇게 개를 기르는지, 오죽하면 내가 그렇게 키우면 안 된다고 말을 다 했다니까요.” 개들이 있다는 장소는 태평이를 구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습니다. 모란시장 길 건너편 야산. 제보자는 우연히 그 야산을 갔다가 발견했다고 하였습니다. 빨리 구하라는 말과 함께 제보자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보를 듣고 또 다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머리는 계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들을 구한다면, 치료비는? 공간은? 그리고 입양을 못 간다면 계속 보호소 동물들이 늘어나는데?’ 위급하고 고통 받는 동물들에 대한 사연을 듣고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구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역량이 시민단체에는 없습니다. 재정, 공간, 인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케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구조를 하는 민간단체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는 한계가 따릅니다. 그래서 구조 전 고려해야 할 원칙이 불가피합니다. 구조의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긴급성’입니다. 제보가 먼저 들어왔다 하더라도 뒤이어 들어온 동물의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고 위급한 경우 그 동물이 구조대상이 됩니다. ‘일단 확인부터 하고 나중에 생각하자.’ 우선 야산에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태평이와 함께 데리고 나온 살아있는 녀석 한 마리에 대한 치료비와 인플루엔자 걸린 사체 7구에 대한 사체 처리비를 머릿속으로 계산하면서 말입니다. 박스 속 개들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야산, 벌레들이 자꾸 붙어 몸을 마구 뜯어댔습니다. 5분만 땡볕에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의 폭염 속에 개들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풀 숲 안쪽으로 있는 작은 공터, 숨죽인 개들은 조용히 사람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묶여 있는 개 두 마리와 함께 문제의 박스를 발견했습니다. 벽면은 철망으로 되어 있는 낮은 박스. 그 안에 개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람을 보더니 반가운지 연신 꼬리를 흔들어 댑니다. 사방에 냄새가 지독했습니다. 부패된 음식물과 배설물, 그리고 가끔씩 내린 비로 개들의 몸은 축축해 보였습니다. 더러운 공간보다 더 참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좁은 곳에서 더위를 이겨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개들인 것 같았고, 한 어미의 배에서 나온 새끼들처럼 모두 생김새가 닮아 있었습니다. 제보자의 말로는 20마리쯤 있었다고 했고 하나 둘 잡아먹는 개들이라고 했는데 막상 와 보니 남아 있는 개들은 9마리가 전부였습니다. 복날 다음이었으니 사라진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아, 어쩌지?’ 오긴 왔지만 9마리를 다 데려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보다 더 위급한 구조건들이 이미 밀려 있었고, 그 사안들은 물리적 폭행을 당하거나 목이 썩은 채로 다니는 경우였기에 훨씬 더 긴박하였습니다.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들의 주인도 없었고 무작정 데려오자니 또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 뻔했습니다. “일단 기다려 줘.” 방법을 찾아볼게. 고민 회의 “올해 벌써 500마리 넘게 구조했어요, 단체 보호소에 더 이상 공간이 없어 유료 위탁 시설을 이용하는 상황인데, 재정적으로 무리인데 괜찮을까요?” 내부에서의 고민은 너무도 당연했습니다. 차라리 보지 않았으면 괴롭지나 않을텐데. 박스 속의 개들을 생각하며 괴로웠지만 일단 시간을 더 두고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폭우 여러 날이 지나고, 비가 내리지 않는 여름이 있나 싶을만큼 폭염만 지속되던 어느 날,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내리는 비의 여유를 즐길 수 없었습니다. 야산 속 개들은 박스 안에 갇혀 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날 새벽, 다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차바퀴가 빠질 만큼 진흙이 산 위에서 내려오는 산길을 차를 타고 거슬러 올랐습니다. 빗물은 마치 냇물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 바퀴가 빠지면 오도가고 못하는 신세가 될 것이 뻔했지만 이왕 온 길, 멈출 수 없었습니다. 새벽이라서 주인이 없을 것은 뻔했지만 다시 한 번 눈으로 개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빗 속에 방치된 개들 개들은 공포에 질려 마치 사람이 부둥켜 안 듯 한쪽으로 몰려 붙어 있었습니다. 비는 바닥에 떨어져 튕겨 다시 개들의 몸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위에 덮은 박스의 나무 뚜껑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 개들을 이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주인의 동의를 구하면 좋지만, 나타나지 않는 주인을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었습니다. 가끔이라도 올 주인이 보도록 쪽지에 연락처를 붙이고 돌아왔고, 구조 계획을 세워 실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구조 마음은 먹었지만 개들을 태울 차량이 되는 날을 또 기다려야 했고, 받아줄 수 있는 병원 섭외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또 여러 날이 지났지만 개들의 주인은 연락이 없었습니다. 동의없이라도 구조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구조하러 간 날, 드디어 주인을 만났습니다. “데려 가세요.” 주인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건만 주인의 반응은 의외로 싱거웠습니다. “요즘 개 사 가는 사람도 없어요, 저 개들 큰 개도 아니어서 제 값도 못 받고 귀찮아 죽겠으니 얼른 가져가쇼. 누군가 어미 한 마리가 낳은 새끼들을 다 가져온 건데, 나머지는 팔았고 이 개들을 지금 4개월째 저러고 있소.” 4개월. 박스 개들은 무려 4개월이나 그곳에서 있었던 것입니다. 박스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마치 흙 속에 숨어 있던 벌레들이 깜짝 놀라 기어 나오듯, 개들은 앞다투어 열린 뚜껑을 비집고 나오며 좋아했고 그렇게 우리를 반겼습니다. 그 날 그렇게 박스 개들은 세상 밖을 나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안전한 기준 안에서만 구조를 결정할 수 없는 현실. 이것이 우리나라 동물구조의 현실입니다. 케어는 오늘도 밀려드는 제보와, 부족한 역량 사이에서 한숨을 내쉬곤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이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구조되어 활기를 되찾고, 새 삶을 맞이한 동물들의 모습을 볼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케어가 이 여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케어와 함께해주십시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soyounpark@fromcare.org
  • [열린세상] 교도소는 어디로 가야 하나/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열린세상] 교도소는 어디로 가야 하나/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지난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가장 더웠다던 1994년의 더위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밤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였다. 폭염으로 인해 교도소 수용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과밀 수용이 원인이라는 지적이었다. 독자들도 깊은 공감을 담은 댓글로 화답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밀 수용을 해소하려는 당국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연이어 나왔다. 물론 그런 점도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용시설을 제때에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시 다른 원인은 없을까.30여년 전 교도소에 면회 갈 기회가 있었다. 지하철은 물론 노선 버스도 없었다. 주변에 변변한 식당조차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파트가 생기고, 생활 편의시설도 생겼다. 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교도소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새로운 건물을 지은 것도 아니었다. 아파트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교도소는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혐오시설이라며 이전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었다. 지역의 한 중소도시는 축사가 밀집해 있었다. 날씨라도 흐린 날에는 냄새 때문에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자치단체에서 묘안을 생각해 냈다. 자체 재정으로는 축사를 철거하기 어려우니 교도소를 유치하자는 것이었다. 국가에서 부지를 매입한 후 축사를 철거해 악취 문제를 해결하자는 생각이었다. 여러 번의 협의를 거쳐 계획이 실행됐다. 덕분에 주민들의 생활이 쾌적해졌다. 그러고 나자 생각이 달라졌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생각과 나올 때 생각이 다르다더니 딱 그런 격이었다. 도시 주변에 수용시설을 짓는 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1장 총강(總綱)을 제외하면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정한 제2장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조문이다. 그만큼 가장 중요한 조문이고,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인간’이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직업의 좋고 나쁨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 재산의 많고 적음도 가리지 않는다. 범죄자도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도 과밀 수용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아무리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해도 수용 공간이 너무 좁아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당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수용자는 실제 사용 가능한 1인당 면적이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1㎡는 어느 정도 크기일까? 가로 1m, 세로 1m 크기가 1㎡다. 사람의 체격으로 환산해 보면 키가 1m 75㎝인 사람에게 주어진 너비가 57㎝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몸을 한 번 뒤척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은 공간이다. 위헌 결정은 단순한 결정으로 그치지 않았다. 수용자들이 잇따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과밀 수용으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당했으니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는 것이었다. 법원도 수용자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용자들에게 돈을 주면서 징역살이를 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교도소 같은 수용시설을 짓는 게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용시설로 인해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용시설 주변의 범죄율이 높다는 통계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경찰서나 검찰청 부근의 범죄율이 낮은 것처럼 수용시설 부근의 범죄율도 평균치 이하 수준을 유지한다. 그곳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가는 바로 검거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마음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와 조금 떨어져 있는 일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해진다. 매우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막상 나와 조금이라도 관계된 일이 되고 나면 달라진다. 이성 대신 아무런 근거 없는 의심과 저항감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대신 내 안에 깊숙이 숨어 있던 이기주의가 격렬히 반응한다. 과밀 수용의 해소는 그것을 깨는 데서 시작된다.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불편의 참을성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불편의 참을성

    얼마 전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병원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고성이 들렸다.“왜 안 된다는 거야!” “보호자 출입증이 없으면 출입하실 수 없습니다.” “여긴 왜 이리 빡빡해요? 다른 데는 다 그냥 되는데.”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견된 후 보호자 출입증이 없이는 병동 출입을 확실히 통제하기 시작하던 때다. 작년부터 병동에 차단문을 만들어 시행 중이었다. 융통성 있게 시행하다 제대로 하는 것일 뿐이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싶지 않은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를 행여 있을 감염의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불편함을 고통스러운 짜증으로 인식하고 공격적으로 반응을 한 것이다. 오직 자신의 편의에 세상이 맞춰 주기를 바라는 심리다. 사실 이런 심리는 보편적으로 확산되는 면이 있다. 올여름은 정말 더웠다. 그러니 실내에 들어가 바로 시원한 기분이 들지 않으면 “여긴 왜 이렇게 덥지?”라며 조급하고 마음이 불편해지고는 했다. 오 분만 지나면 견딜 만해지는데도 말이다. 에어컨이 없었다면 그냥 그대로 이 더위를 견뎌야 했을 텐데, 신기하게도 에어컨이 일상적이 되면서 더위에 대한 참을성은 줄어들었다. 수십년 전에 비해 환경은 훨씬 편리하고 편안해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거꾸로 불편을 잘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불편을 제거하려고 애를 쓰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낸다. 이건 고통과 불편을 구별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고통은 위험을 알리는 신호로 생존과 직결돼 있다. 고통의 원인은 어떻게든 제거하는 게 맞다. 그러나 불편은 생존과 직접 연관은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견딜 만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둘을 구별해야 하는데, 뭔가 부정적이고 싫다는 감정은 둘을 하나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래서 불편한 것도 어떻게든 없애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고 조바심부터 생긴다. 그걸 없애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뇌가 오인하게 만든다. 원시시대에는 주변의 모든 것이 위험한 것투성이였고, 고통의 근원으로 가득했다. 얼어 죽을 수도, 굶어 죽을 수도 있는 세상이다. 현대사회의 삶은 어떤가. 그때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편해졌다. 쾌적한 온도에서, 안락한 주거시설에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고, 아프면 적은 비용으로 병원을 가면 해결된다. 그런데도 불편은 더 예민하게 느껴진다.미국의 심리학자 마크 셴은 ‘편안함의 배신’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편안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불편을 감지하는 센서의 역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작은 흔들림, 사소한 어려움, 자잘한 일상의 불편함도 힘든 고통과 유사하게 느끼도록 마음의 세팅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는 살짝 더 불편한 일인데도, 생존과 관련한 고통의 신호로 인식하고 반응하게 된다. “여긴 왜 이래!”라는 말은 현대사회의 안락함이 준 역설적 아픔이라 할 만하다. 불편은 참을 만한 것이다. 불편함에 확 화를 내는 건 뇌가 위험한 고통으로 오인해 벌어진 반응일 뿐이다. 무조건 돌파하려 하기보다 일단 멈추고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고 생각을 몇 초만 했으면 한다. 막무가내로 여기는 왜 이런가, 예민하게 반응하기 전에 내가 거기 맞춰야 더 큰 모두의 고통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편안함이 많아질수록 불편에 대한 역치는 내려간다. 하지만 불편은 견딜 만하고,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줄어들며 적응할 수 있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평상시에 어떤 일이 불편하게 느껴지면, 이게 진짜 불편해할 만한 것인지, 내가 예민한 것인지 생각해 보자. 심각하지 않은 일이라면 그냥 무시하거나 견뎌 내면서 내 마음의 내성이 약해지지 않게 해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사는 게 편해질수록 근육을 쓸 일이 줄어들고 약해지니 시간을 내서 근력 운동을 해야 하듯이 불편에 대한 내성을 견디는 훈련도 이런 마음으로 해야 복잡한 사회에서 짜증을 안 내고 여유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상상을 하는 아침이었다.
  • [날씨]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아침…일교차 큰 가을 날씨 계속

    [날씨]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아침…일교차 큰 가을 날씨 계속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열대야와 가마솥 더위 때문에 ‘도대체 이 더위는 언제 사라지나’라며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언제 그랬냐 싶게 이제는 아침 공기가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느낌까지 주고 있다. 가을이 깊어진 탓이다. 그렇지만 한 낮 햇살은 여전히 따갑다. 이런 일교차 큰 가을 날씨는 12일 수요일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2일에는 전국이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가끔 구름이 많겠으나 남해안과 제주도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고 경상 동해안은 동풍 영향으로 가끔 비가 오겠다”고 11일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남해안, 경상동해안, 제주도는 5~20㎜가 되겠다. 1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2~21도, 낮 최고 기온은 22~29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강릉 23도, 부산 25도, 대구, 제주 26도, 대전 27도, 서울, 광주 28도 등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아침 기온과 낮 기온의 차이가 13도 이상 나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의 일교차가 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까지 기온은 평년보다 낮은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아침에는 복사냉각 때문에 기온이 내려가 다소 쌀쌀하고 13일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으나 당분간 일교차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환절기 건강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30 세대] 기후변화는 어떻게 난민을 만들까/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기후변화는 어떻게 난민을 만들까/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타는 듯한 여름도 마침내 끝났다. 자세한 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대단한 더위였다. 하지만 이번 더위가 진정 오싹한 점은 이 더위가 일회적 사건보다는 장기적 추세라는 데 있다. 산업혁명 이래로 인류는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그 결과 지구는 계속해서 더 뜨거워졌다. 기후 시스템이 반응하기에는 시간 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온실가스를 대폭 감축하더라도 혹독한 폭염은 당분간 더 계속될 것이다.그래도 다른 곳과 비교하면 한국의 사정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중동 지역의 경우, 최근의 기후변화는 단순히 더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가 이 지역의 고질적인 수자원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면서 국가 안정성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느 제3세계 국가들처럼 중동 지역 국가들도 독립 이후 상당한 인구 증가를 경험하였다. 국민 보건 시스템이 보급되고 사망률은 낮아졌지만, 출생률은 높은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어난 인구는 곧 부담이 되었고, 안 그래도 부족한 수자원과 토지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서 농촌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부족한 자원을 두고 종파, 부족 간의 갈등이 격해졌다. 농촌에서 감당 불가능해진 유휴 인구들은 도시로 이주해 슬럼가를 형성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도시 빈민의 거주지는 급진 이슬람주의의 배양실이 되었다. 20세기 후반을 거치며 국가는 점점 취약해졌다. 21세기 기후변화는 이 같은 불안정이 더 크고 널리 확산하도록 자극했다. 2011년 이집트 무바라크 정부의 붕괴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정치적으로 억압적이던 정부는 빵값을 인위적으로 낮게 만들어 도시 빈민의 불만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2010년 이상고온이 러시아를 덮쳤고 그 결과 러시아의 밀 생산이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밀 가격이 폭등했다. 정부는 더이상 빵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이집트 혁명의 구호에 다른 무엇보다 ‘빵’이 들어갔던 이유다. 이집트 말고 다른 예시들도 많다. 기후변화, 인구증가, 가뭄, 정치경제적 무능으로 구성된 주제곡은 여러 변주를 거쳐 중동 각지에서 연주되고 있다. 수단과 예멘에서는 수자원 문제가 종파, 부족 갈등을 부추겼다. 이란에서는 이집트처럼 가뭄과 식량가격 상승이 반대시위에 불을 붙였다. 위기를 맞이한 국가들은 난민과 이주민을 통해 다른 국가로 불안정을 확산시킨다. 그런 점에서는 이번 여름에 한국을 달구었던 더위와 제주도의 예멘 난민들은 서로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을바람이 불어 더위는 물러가고 제주도 난민 문제가 일단락된다고 하더라도 안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는 더 더운 여름, 더 많은 난민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에서 2018년 8월은 ‘폭염의 끝’이 아닌 것이다. 단지 ‘시작의 끝’일 것이다.
  • 폭염 마왕 2018

    폭염 마왕 2018

    31.4일간 33도 넘어 1994년 기록 경신 열대야도 평년보다 5.1일 더 길어 ‘최다’ ‘가마솥더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더웠던 올여름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는 1994년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상청이 발표한 ‘8월 기상 특성’에 따르면 올여름(6~8월)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 일수는 31.4일로 평년보다 9.8일 많고 1994년의 기록인 29.7일을 넘어섰다. 1973년 기상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고 기록이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평년보다 5.1일 길고 1994년의 18.4일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서울의 폭염 일수도 35일로 지역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열대야 일수는 29일로 1994년 36일과 2016년 32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여름철 전국 평균 기온도 평년의 23.6도보다 높은 25.4도를 기록해 기상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햇빛이 내리쬔 시간을 의미하는 일조시간도 695.2시간에 달해 1994년 680.7시간보다 14시간 이상 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름이 유난히 더웠던 이유에 대해 기상청은 한반도 서쪽 티벳 지방에서 고온건조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한편 북태평양고기압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더해진 데다 태풍의 잦은 북상으로 뜨거운 수증기까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됐고 대기 상층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 북미, 중동, 유럽 등 북반구 전체가 폭염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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