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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찬 서리가 새벽 산봉우리 구름에 걸리더니 어느새 빨간 화염(火焰)들이 두륜산을 하나 둘씩 점령해나가고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설악대청을 넘어 이곳 두륜산에 도착한 것이다. 그 하얀 무서리 위로 하얀 차꽃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그 차꽃사이로 노란 꽃술을 잔뜩 묻힌 벌들이 윙윙거리며 바쁘게 꿀을 모으고 있다. 온갖 만물이 풍성하고 바쁜 계절들을 뒤로하고 서서히 생을 마감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쯤 차인들은 자신의 차 곳간이 비어가고 있음에 벌써 초조해진다. 이때부터 차인들의 ‘차 인심’은 각박해진다. 봄은 아직 멀리있기 때문이다. 보관하고 있는 차 역시 마찬가지다. 장마가 지나고 가을이 오면 햇차맛은 사라지고 묵은 차 밭이 시작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차와 아닌 차가 감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차는 그 성질이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차를 고르고 보관하는 법 역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만든 지 한 두 달이 된 햇차는 대부분 어떤 것을 고르더라도 색과 향 그리고 맛이 좋다. 찻잎이 가지고 있는 맛 향 색이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초의스님은 (다신전)에서 “차에는 스스로 진향(眞香), 진색(眞色), 진미(眞味)가 있으니 한번 한점이라도 물들게 되면 곧 참다움을 잃게 된다. 예컨대 물에 소금기가 있는 것과 차에 다른 물질이 있는 것과 다완에 생강이 있으면 모두 참됨을 잃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차의 보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차를 만들 때는 정성을 다하고, 보관할 때에는 건조한 곳에 두어야 하며, 탕을 끓일 때는 청결하게 하여야 한다. 정성을 다하고 건조하게 보관하고 청결하게 끓이게 되면 다도를 극진히 했다고 할 수 있다.”며 차의 보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차 보관법은 그런 점에서 매우 특이했다고 보여진다. 초의스님은 먼저 차를 청결한 병에 담아 대나무로 만든 피편(皮編)으로 눌렀다. 그리고 몇 차례 종이와 죽순 껍질로 빈틈없이 차통을 봉해버렸다. 그리고 예쁜 기와를 얹어 다실에 두었다. 명나라때 다서인 (다소)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다소)에서는 “차를 자기 항아리에 넣고 죽순껍질로 누르고 죽피를 채워 봉한 후 상끈으로 매어 새로 구운 곱돌을 그위에 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의스님이 다성인 이유를 우리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봉지의 차를 보관하기 위해 손수 만든 차통을 밀봉한 후 그 차의 올곧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따로 다실까지 만드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차를 직접 제다했던 다인으로 차 한잎에도 늘 그 가치를 부여했다. 송나라 채양의 (다록)에도 차의 성질에 대해 논하고 있다.(다록)에는 “차는 대껍질과 상화하고 향이나 약 냄새를 싫어한다. 또 건조한 곳을 좋아하며, 축축한 곳을 꺼린다.”고 되어 있다. 옛날 우리 다인들은 차를 대나무로 만든 상자나 죽통에 보관하기도 했다. 또한 오동나무통에 넣어 끈으로 묶어서 처마 밑에 걸어두었다. 그것은 땅의 단열성과 흡수성으로 온 습도가 자연적으로 조절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자연식 김치냉장고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바로 먹을 차의 용기는 한지같은 종이재료를 사용했고, 오래 두고먹을 차는 옹기같은 흙을 재료로한 것을 많이 이용했다. 과거 우리 차인들은 이렇게 차를 저장하는 집을 따로 마련,‘찻집’이라고 불렀고 차를 보관하는 방을 ‘다실’ 또는 ‘차실’이라고 불렀다. 자연을 이용해 그 사물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우리선조들의 지혜가 경이로울 뿐이다. 먼저 법제된 차가 변질되지 않으려면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가 지닌 본래의 맛과 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차는 먼저 햇볕을 피해야 한다. 차가 햇빛에 직접 닿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쉽게 산화될 뿐만 아니라 온도가 높으면 차의 엽록소가 쉽게 분해되어 찻잎이 누렇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차는 또한 섭씨 5도 가량 저온에 저장하는 것이 매우 좋다. 그래서 요즘 어떤 차인중엔 김치냉장고 같은 냉장고를 차 전용 냉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약 여러 음식과 함께있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면 흡착성이 매우 강한 차의 성질을 막아내기 위해 철저하게 밀봉하여 넣어두는 것이 좋다. 차는 가능한 한 차통에 보관해야 한다. 요즘 차를 보관하는 차통은 상품에 따라 다양한 재료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쓰이고 있는 차통은 자기나 토기 금속 유리 종이 등이다. 그중 가장 무난한 것은 바로 자기나 토기로 된 차통이다. 금속 중에서는 주석통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차중에서도 녹차나 말차는 그 보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황차나 홍차등 발효차에 비해 공기중에 노출되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차가 공기중에 노출되면 습기를 흡수해 수분 함량이 높아진다. 차가 수분에 의해 용해되면 재빨리 변질되어 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는 자체 변질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오룡차나 반야병차처럼 발효시켜 만든 차는 오래 저장할수록 그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만 생잎을 가지고 만든 덖음차나 녹차는 아무리 잘 보관하더라도 일년이 지나면 변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차를 개봉해서 마시며 보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봉한 차는 늘 사람의 손보다는 찻숟가락 같은 도구를 이용해 마실 양을 꺼내야 한다. 사람의 손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도구들을 사용하면 그 냄새를 차가 흡수해 좋은 차맛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 보관에 못지 않게 좋은 차를 고르는 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차는 먼저 어떤 곳에서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등 사용하는 곳에 따라 차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여러사람들이 차를 마셔야 한다면 값싸고 가볍게 마실수 있는 중작 정도의 차나 발효차가 무난하다. 특별히 격식을 갖추지 않고 여러사람이 두루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정이나 귀한 손님을 접대할 차를 원한다면 가장 최고의 차로 꼽히는 첫물차 즉 우전 같은 차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품질이 뛰어난 첫물차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등 시기별로 고르는 차의 종류는 보통 차를 처음 대하는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차를 감별하는 방법은 색·향·미다. 차는 초의스님이 말했듯이 진미, 진향, 진색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차는 그 발효정도에 따라 고유한 맛과 향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차는 신선한 자연의 풋냄새와 열처리에 의한 깊은 향이 제맛이다. 차를 끓였을때 찻물은 맑고 신선한 것이 매우 좋으며 색이 어둡고 잡티가 섞인 것 같은 것은 좋지 않은 차에 속한다. 찻잎은 가늘고 말려진 상태가 균일한 것이 좋은 차다. 찻잎이 고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을 완상(玩賞)이라고 한다. 완상은 오른손으로 찻잔을 쥐고 왼손으로 가볍게 받쳐서 가슴까지 가져간 후 눈으로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이다. 이때 차의 빛깔은 봄날 갓 돋아난 여린 잎에서만 볼 수 있는 맑은 취색(翠色)을 으뜸으로 친다. 다음은 차의 향이다. 차의 향에서는 사향 즉 네가지의 향이 있다. 진향 난향 청향 순향을 말하는데 겉과 속이 똑같이 순수한 것을 순향, 설익지도 타지도 않은 것을 난향, 싱그러운 냄새를 갖춘 것을 진향이라고 한다. 차맛을 감미할때는 먼저 차 한모금을 입에물고 입안에서 한바퀴 굴려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차가 가진 색·향·미의 감미로움과 상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차에 대해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차 한잎은 마치 참새의 혓바닥처럼 작고 가늘다. 그 참새의 혀같은 차를 한통 채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다. 그 차를 법제하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진기가 소모되는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차는 탄생에서 소비까지 모든 인간의 순수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정심한 것이다. 과거 우리 차인들이 차방을 만들고 다실을 만드는 행위가 자칫 지배계층의 유희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한가지 음식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연과 합일된 생명사상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차를 마시기 위해 투여된 중생들의 뜨거운 눈물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차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발아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역설의 미학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정약용의 걸명소 차는 사람의 마음속에 차분한 기운으로 깃들어 있을 때 비로소 차가 된다. 차는 그 어떤 것보다 신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묘함이란 것은 우리가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신비스러움이 아니다.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는 청정한 그 자리에 차는 있다는 것이다. 삶의 형식과 내용도 마찬가지다.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영위하지 않고 오염이 된다면 세상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평생을 치욕속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지도층의 추문은 그같은 삶의 또다른 반영이다. 한잎의 차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는 것은 바로 그속에 생멸의 윤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일상에서 하나의 삶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것이 일상과 현실속에서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삶의 비밀을 자연스럽게 투영하는 또하나의 반영체로 자리잡을때 비로소 살아 숨쉬는 것이 된다. 차가 우리시대에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의 삶에서 거칠게 부대끼는 중생들의 삶속에 여유와 평안함을 줄수 있는 간절한 힘이 바로 차속에 충만하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같은 예는 조선시대 최대의 실학자요, 당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정약용의 (걸명소)에서 확인된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소외된 자의 마음을 달래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차의 마음을 정약용이 읽어냈기 때문이다. 그 차의 마음속에 깃든 힘을 통해 그는 새롭게 시대를 관통해내는 살아있는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다산이 초의스님에게 보낸 차를 구하는 마음은 그같은 철학적 현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요새 차에 걸신이 들려 차를 약으로 하고 있다오, 다서 중에 중요한 것은 육우의 (다경)3편에 능통해야 하고 병든 주제에 꿀떡꿀떡 노동의 일곱잔을 다 마시고 있소, 비록 정력이 가라앉고 기력이 없어진다는 기 모경의 말을 잊지 않고 소화를 돕고 기미가 없어진다고 해서 이찬황의 버릇만 생겼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둥실 떴을 때,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밝은 달이 시냇가에 떠있을 때, 한잔의 차가 목마르다오. 바람 부는 산, 등잔 밑 따끈한 차 한잔은 자순의 향이요, 물을 긷고 불을 지펴 마당에서 달인 차는 백토의 맛이지요. 화자 홍옥잔의 사치는 부호 노공에 미칠 수 없고, 돌솥에 푸른연기 지피는 검소는 한비자를 따를 수 없소, 게 눈이니 고기 눈이니 하는 옛 사람들의 완호는 부질없고, 궁궐의 용단봉단은 너무 심한 사치라오. 땔감나무조차 하지 못할 깊은 병이 들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차를 얻고자 할 뿐이오. 살짝 훔쳐듣건대, 고해의 다리를 건너는 데는 스님들의 보시가 제일이고, 명산의 고액인 서초의 우두머리인 차를 살짝 베풀어 주시는 것이라 했소, 목마르게 바라노니, 부디 그 은혜를 아끼지 마옵소서” 한사람의 생활인으로 차인으로서 간절한 마음은 시공을 초월해 있다. 난마같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듯 다산은 차의 모든 것을 일거에 관통해내고 있다. 그리고 또한 차를 법제하고 보내는 그마음이 바다보다 넓은 은혜임을 일깨우고 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차인의 마음자리인 것이다. 차 한잎에 깃든 우주의 생멸을 깨닫는 것이…
  •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최근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에 매각되면 수출주력산업의 핵심기술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부 유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이 시급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 상정된 지 1년여가 지나도록 ‘낮잠’을 자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현재로선 속수무책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오는 11월까지 보유지분 73.8% 가운데 22.8%(1억 500만주)를 해외와 국내에 6대4 비율로 우선 매각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또 경영권과 관련있는 지분 51%는 전략적 투자자나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을 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매각 시기만 연기했을 뿐, 매각 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경영권이 해외기업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일 “채권단이 보유 중인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전량을 해외에 팔더라도 현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이 이뤄진 부분이 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지분 매각에)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국회에 계류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안은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이나 정부 지원 아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매각·기술이전 등을 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고,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정부에 사전통지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기술유출방지법을 오는 11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상정, 연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술유출방지법이 정부의 계획대로 제정되더라도 당장 시행에 들어갈 수는 없다. 국가 핵심기술의 종류와 범위를 구체화한 시행령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되기 전에 나머지 51% 지분에 대한 조기매각을 결정할 경우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기술유출방지법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채권단의 매각 일정상 나머지 지분 51%에 대한 매각은 오는 2008년 이후에나 가능해 최악의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기술 보호수단” VS “과학기술 국가보안법” 정부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 일정이 예정대로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법안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과학기술계가 팽팽히 맞서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지난해 11월 당정 협의를 거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산업계는 “국내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무방비로 있을 수 없다며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올 6월까지 국내 핵심기술을 해외 등으로 빼돌리다가 적발된 건수는 82건이다.2003년 이전까지는 적발 건수가 연간 10건에도 못 미쳤으나 지난해 26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는 6월까지 벌써 16건에 이른다.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예상액도 7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기술유출방지법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 민간기업 비밀 누설만을 처벌하도록 돼 있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과학기술계는 기술유출방지법이 ‘과학기술 국가보안법’이라는 혹평도 내놓고 있다. 이 법은 연구개발직 종사자들에 대한 전직 제한은 물론 퇴사 후에도 일정기간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은 과학기술인들을 잠재적 산업스파이로 규정하고 있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불필요한 간섭과 통제가 늘어 과학기술인들의 개발 의욕을 떨어뜨려 국가 기술경쟁력에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유출의 범위, 연구개발인력에 대한 보호장치, 법의 오·남용 방지 등에 대해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인권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 23일개봉

    인권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 23일개봉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범람하는 차별에 대한 뒤집기가 시작된다. 옴니버스 인권애니메이션 ‘별별 이야기’가 23일 개봉하는 것. 인권프로젝트의 하나로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2003)을 제작했던 국가인권위원회가 2년의 산고를 거쳐 내놓은 작품이다. 한국 사회에 똬리를 틀고 있는 여러 가지 차별을 6개의 이야기에 나눠 담았다. 2002년 ‘마리 이야기’로 안시국제애니페스티벌 그랑프리를 받았던 이성강, 인기 만평 작가에서 애니 작가로 변신한 박재동,‘강아지 똥’으로 도쿄국제애니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쥔 권오성 감독 등이 상상력의 향연을 펼친다. 정통 셀에서부터 찰흙으로 빚은 클레이, 종이에 그리는 드로잉,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컷 아웃 등 표현 기법도 진수성찬이다.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유진희 감독의 ‘낮잠’은 손발이 불편한 소녀가 꿈 속에서도 쓰라린 현실과 마주한다는 이야기.‘동물농장’(권오성 감독)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양들에게 왕따당하는 염소를 통해 소수자 차별에 경종을 울린다.‘그 여자네 집’(5인프로젝트)은 직장 일에다 집안 살림까지,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는 여성을 소재로 했다. 이애림 감독은 ‘육다골대녀’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며, 이성강 감독은 파스텔톤 ‘자전거 여행’으로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다뤘다.‘사람이 되어라’(박재동 감독)가 입시 교육을 꼬집으며 대미를 장식한다. 고릴라 모습의 고교생 원철이가 곤충학자가 되고픈 자신을 발견하며, 대학 가기 전에 사람이 되버리는 죄(?)를 저지르는 과정을 그렸다. 조영황 국가인권위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루 7시간 뜀박질’ 괴력의 3세

    인도에서 태어난 지 3년 6개월밖에 안된 남아가 하루 7시간씩 계속 달음박질을 하고, 간혹 한 달음에 48㎞를 주파하는 등 놀라운 마라토너 소질을 선보이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인도 동부 오리사주 주도 부바네스와르에서 태어난 부디아 싱은 아버지가 1년 전 사망하자 네 자녀를 모두 건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어머니에 의해 단돈 800루피(2만 400원)에 낯선 남자에게 팔려간 불행한 아이였다. 어느날 장난을 치던 부디아는 지역 유도협회 임원 겸 코치인 비란치 다스의 눈에 걸려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뛰라는 엄벌을 받고 달리기 시작했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5시간 뒤 돌아온 다스는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 부디아가 계속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특별한 재능을 확인한 다스는 부디아를 산 남자에게 800루피를 주고 자기 집으로 데려와 엄격한 식사 조절과 함께 본격적인 달리기 훈련을 실시했다. 생모 밑에서 쌀 몇톨로 끼니를 해결하던 부디아는 이제 계란과 우유, 콩, 고기를 먹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쉬지 않고 정오까지 달린 후 점심 뒤 낮잠을 즐기고 다시 오후 4시부터 뛰는 일과를 반복하고 있다. BBC 기자는 그가 “달릴 수 있고 마음먹은 만큼 먹을 수 있어” 유도 합숙소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스는 “부디아가 한 달음에 90㎞를 달리는 것도 조만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메밀국수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메밀국수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는 비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비 피해가 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여름 내내 벼르고 벼르던 메밀국수를 드디어 집에서 해먹었네요.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아이를 데리고 외식을 하기가 쉽지 않아 맘 편히 원없이 한번 먹어보고 픈 맘에 결심하고 만들었답니다. 재료준비:다시마 3장, 무 150g정도, 멸치 4마리, 양파 1/2개, 물 4컵, 간장 1컵, 설탕 1컵, 고추냉이, 실파 김 조금씩, 가다랑어 10g(한주먹 조금 넘게), 실파 1뿌리, 메밀국수 한주먹 1. 다시마, 멸치, 무, 양파를 한 데 담고 물을 부어 1시간정도 은근히 국물을 우려주세요. 2. 우러난 다싯물에 간장, 설탕을 넣고 다시 한 번 우르르 끓으면 가다랑어 포를 넣고 2분 정도 더 끓여주세요. 그리고 채에 걸러 냉장보관해주시면 된답니다. (전 하루전날 준비해 냉장 보관했어요.) 3. 무를 조금 잘라 필요한 만큼 무즙을 내주세요. 실파는 송송 썰고∼. 4. 이제 끓는 물에 메밀국수를 투명해질 때까지 삶아 찬물에 여러 번 씻어 건져주세요. 5. 국수 위에 김을 조금 잘라 얹어주고 미리 만들어놓은 장국은 물과 희석해서 원하는 농도로 맞춰 무즙, 실파, 고추냉이를 넣어 국수를 말아 드시면 돼요∼. 장국만 미리 만들어 넣고 냉장보관해서 그때그때 국수만 삶아 드시면 아주 간단하겠지요? 시원한 무즙에 고추냉이의 톡∼ 쏘는 맛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신랑은 메밀국수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라 장국도 조금 만들어 혼자 해먹었답니다. 요즘 점심 혼자 먹기가 정말 곤욕이었는데 한동안 간단하면서 스피드한 점심거리가 될 것 같네요. 원래 ‘모밀국수’란 말은 함경도 사투리라고 해요. 메밀국수라 부르는 게 옳은 표현이랍니다. 메밀은 영양가도 높고, 단백질 함량이 다른 곡류보다 우수하다고 해요. 또 고혈압증으로 인한 뇌출혈 등의 혈관손상을 막아주며 모세혈관의 저항성을 강하게 해준답니다. 영양만점 메밀로 즐겨보심이 어떠실지∼?  ㅋㅋ ■ 블루버드의 조잘조잘 가은이가 낮잠 들고서야 이렇게 원고를 쓸 시간이 나네요.^-^ 애 엄마의 일상이란 게 보통 이렇듯 아이가 잠이 들고서야 시간이 나지요. 하루종일 정신을 쏙 빼놓다가도 잠이 들면 어느새 천사가 되어있네요. 그런 내 아이를 볼 때면 세상을 좀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얼마전 미국은 허리케인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선 사원참사로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었지요. 온 지구안에서 자연재해와 전쟁피해 테러위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를 보면 일부에선 인간이 부른 재앙이다 자업자득이다 얘기하기도 하더군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 또는 물가안정 이런 것들이 더 급하고 현실적인 고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 들리는 그런 무서운 소식들을 접할 때면 내 아이에게 얼마나 좋은 책을 사주느냐, 혹은 얼마나 많은 장난감을 사주느냐 등등의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 우리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얼마나 깨끗이 만들어 주고 물려주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너무 거창하게 늘어 놓았나요? ^-^;; 문득 세상 모르고 잠든 아일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요. 진정 내 아이를 위하는 게 어떤 것인지 오늘 진지하게 계획을 좀 세워봐야겠네요. 시원한 메밀국수 한사발 비우고 나서요.ㅎㅎㅎㅎ 김항아 www.cyworld.com/parangsegaeun
  • [영화속 수능잡기] 마다가스카

    [영화속 수능잡기] 마다가스카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데즈먼드 모리스는 ‘인간 동물원’이라는 책에서 비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는 동물도 인간처럼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고 지적한다. 야생에서는 멀쩡하던 동물들이 동물원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갇히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애써 사냥을 할 필요 없으니 그만큼 운동량은 줄고, 하품의 횟수만큼 복부에 기름기가 쌓인다. 낮잠도 하루 이틀이지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따분하고 지루할 게 분명하다. 바로 이 스트레스가 동물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동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데즈먼드 모리스의 주장이다. 인간도 자연 상태를 떠나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라고 하는 ‘인간동물원’에 갇히면 낙태와 살인이나 자살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데즈먼드 모리슨의 주장이 먹히지 않는 공간이 있다. 바로 영화 ‘마다가스카’의 배경인 뉴욕의 동물원이다. 사자 알렉, 얼룩말 마티, 기린 멜먼, 하마 글로리아는 동물원의 생활이 만족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던 어느 날, 호기심 많은 마티가 탈출기회만을 노리는 정체불명 펭귄 특공대의 꾐에 빠져 야생에 대한 동경을 안고 외출을 시도한다. 알렉스와 친구들은 사라진 마티를 찾기 위해 동물원 밖으로 나가게 되고, 사람들에게 발견된 동물 ‘4총사’는 갑갑한 동물원 탈출을 모의했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은 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로 향하는 배에 오르게 된다. 그들에게 마다가스카는 자유의 낙원이 아니었다. 냉혹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였다.‘4총사’는 자유를 얻었지만, 그 자유의 공간은 불안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시키는 명령에 고분고분 따랐던 동물원의 시절이 더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된 존재, 설령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 결정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된 존재들은 오히려 노예 시절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들을 감금했던 뉴욕의 동물원을 오히려 그리워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통해 나치즘이라고 하는 전체주의가 대두하게 된 원인을 사회 심리학적 측면에서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자유를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로 구분했다. 전자는 어떤 속박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찍이 중세 이후 서구 사회에서 개인이 획득한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자유가 여기에 속한다. 반면 외적 억압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해갈 수 있는 자유가 적극적 자유다. 소극적 자유를 적극적 자유로 전환해갈 수 없는 인간들은 영화 ‘마다가스카’의 ‘4총사’처럼 불안감과 무력감에 휩싸이게 된다. 바로 이런 상황이 나치즘을 낳는 배경이라고 에리히 프롬은 설명한다. 독일의 민중들이 자유에 따르는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권력자에게 자신의 자유를 반납하는 데서 나치즘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영화 ‘마다가스카’는 우리에게 말한다. 노예가 되느냐 자유인이 되느냐는 당신에게 달렸다. 진정한 자유를 원한다면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을 길러라. 에릭 다넬·톰 맥그래츠 감독,2005년작.
  • [Zoom in 서울] 90억 든 탄천 슬러지처리장 ‘낮잠’

    서울시가 운영하는 탄천 하수처리장 슬러지 시설이 3년째 가동 중단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강남구 일원동 580 일대에 자리한 시설이 3년 넘도록 가동되지 않은 채 ‘돈 먹는 하마’로 남아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으로부터 ‘이달의 밑빠진 독’ 상에 선정됐다. 이 시설은 사업비 90억여원을 들여 2002년 10월 준공됐다. 그러나 준공 이래 오는 10월까지 S중공업이 위탁운영하는 이 시설은 가동 2개월 만에 악취를 풍기는 등 기계적 결함을 나타내 멈춰섰다. 당초 하루 200t의 슬러지를 처리할 예정이었다. 설비고장의 원인으로는 건조 슬러지 이송배관 마모 및 파손과 분진을 포함한 배출가스가 필터를 통과하면서 필터에 응집돼 건조기 압력이 높아져 화재 및 폭발위험이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서울시는 2003년 4월 위탁운영을 맡은 시공사에 시설보수를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시설의 가동이 중단된 것은 인근 주민들이 가동 초기부터 악취가 발생, 이를 신뢰할 수 없다며 2002년 12월 가동중지 봉인을 부착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서울시가 시설보수 방침을 밝히자 주민협의체가 ‘주민과의 협의 없이는 봉인을 개봉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서울시로부터 받아낸 뒤 이제껏 별다른 협의가 따르지 않아 3년째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03년 7월부터 하수 슬러지에 대한 직매립 전면금지 조치와 해양투기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슬러지 처리시설은 당초 효과는 차치하고 연간 시설운영비만 23억 4000여만원을 먹는 고물이 됐다. 서울시의 회계결산을 담당한 한 시민단체 간부는 “더욱 심각한 것은 시설이 계속 봉인돼 내부점검조차 불가능해 노후화 정도를 가늠하기 힘든 상태”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협의가 이뤄진다 해도 재가동 여부는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서울시에 중립적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감사원 특별감사 청구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로 이뤄진 환경대책위원회 권용태(61) 위원장은 “심한 경우 구토증세를 보이는 주민이 많다.”면서 “악취도 악취지만 계속 환경개선 약속을 미루는 서울시를 믿지 못 하겠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안산 사계절 썰매장 6개월째 ‘낮잠’

    경기도 안산시가 45억원을 들여 건설한 4계절 썰매장이 법적 분쟁에 휘말려 6개월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03년 12월 단원구 원곡동에 4계절 썰매장을 건설, 공개입찰을 통해 2년간 6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겠다는 업체를 운영자로 선정했으나 이 업체가 지난해 한차례 1억원만 납부한 채 임대료 지급을 미루고 있다. 당시 시는 2년간 임대료로 1억 9000만원을 책정했으나 7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과열경쟁이 일어나 6억원을 쓴 업체가 최종 선정됐다. 이 업체는 그러나 계획보다 영업이 부진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썰매장과 스키연습장 등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며 임대료 납부를 거부했다. 시는 민간자본이 추가로 투자될 경우 향후 운영권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 업체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지난 2월 허가를 취소했으며 이에 업체가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때문에 45억원을 들여 건설한 4계절 썰매장은 고작 1년밖에 사용하지 못한 채 6개월째 문을 닫고 있어 여름철 물썰매를 타기 위해 썰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안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깔깔깔]

    ?아내의 재치 한 부부가 휴가를 받아 호수가 있는 휴양지로 갔다. 낚시광인 남편이 보트를 타고 밤 낚시를 나갔다가 돌아와 낮잠을 자는 동안 아내가 보트를 타고 호수로 나가 책을 읽고 있었다. 그때 경찰 보트가 순찰을 하다 아내가 탄 보트로 다가와 검문을 했다. “여기서 뭐하십니까?” “독서하는데요. 뭐 잘못된 것이라도 있나요?” “이 지역은 ‘낚시금지구역’이라 벌금을 내셔야 합니다.” “아니, 여보세요. 낚시를 하지도 않았는데 왜 벌금을 내야 하죠?” “낚시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배에 낚시도구를 갖추고 금지구역 내에 있는 것은 벌금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래요? 그럼, 나는 당신을 강간죄로 고발하겠어요.” “아니! 부인, 저는 부인에게 손도 댄 적이 없는데 강간이라니요?” “당신도 지금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가까이에 있잖아요?”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번개/오세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번개/오세영

    무더위에 지치면 지구도 게으름을 피우는 것, 황도(黃道)에서 벗어나 낮잠에 빠졌다고 벽력같이 치는 호통 소리, 번쩍 정신 나게 따귀 때리는 소리 주르륵 눈물을 쏟는다. 무사히 걸어갈 수 있을까. 또 한해, 아무 데도 없으면서 아무 데나 있는 길
  • [사설] ‘술마시면 출근않고 투기에만 관심’

    유화선 경기도 파주시장이 인터넷 홈페이지 ‘월요메일’에 올린 글은 철밥통 공무원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쓰레하기 짝이 없다. 유 시장은 청내외에서 듣고 조사하고 점검한 내용이라며 각 국별로 문제 직원의 유형을 열거했다. 기획재정국 등에는 병원치료를 핑계로 자주 자리를 비우는 담당, 자치행정국에는 장기병가 등으로 격무부서를 회피하는 직원, 도시건설국에는 차에서 낮잠을 즐기는 담당과 술 먹으면 출근하지 않고 연락두절되는 담당 등이 문제 유형으로 지적됐다. 일부 읍면에는 땅투기에만 관심있는 담당과 보상금 많이 받아 건달처럼 행동하는 담당 등이 적시됐다. 유 시장은 올 1월 말에도 근무시간 중 고스톱을 즐기는 직원, 술 먹고 밤늦게 들어와 초과근무카드 찍는 직원, 전자게임으로 소일하거나 개인 볼일을 보고 늦게 들어오는 직원 등이 있다며 10년 전 구태에서 탈피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외부기관의 평가에서 혁신대상을 받았다는 파주시가 이 정도라니 소중한 혈세로 이들의 자리를 보전해주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벌써 지자체마다 내년 선거에 대비한 줄서기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지 않는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직사회도 혁신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민의 기대 수준에는 크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유 시장은 ‘분발하고 생각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지만 공무원들도 변하지 않으면 자리 보전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공직사회를 바로 세우고 나라도 살리는 길이다.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어느 나라보다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나라다.‘효율성의 걸림돌’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들의 권리는 무시될 수 없고 그만큼 여성의 능력을 발휘하며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다. 이를 받쳐주는 원동력은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이 달려 있는 육아 문제를 여성에게만 맡기지 않는 국가 사회적 인식이다. 정부나 기업이 육아에 대해 책임감을 가짐으로써 여성들이 마음껏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7시20분. 뉴질랜드 유명 방송국 TVNZ의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셰릴 가비(34·여)는 출근 준비로 분주하다. 아들 대니얼(2)에게 시리얼로 아침을 먹인 뒤 함께 승용차로 출근길에 나선다. 50분 걸려 방송국에 도착하면 셰릴과 같이 아이를 회사로 데려오는 부모를 위해 따로 마련된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방송국 2층에 위치한 차일드케어 센터(Childcare Centre)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면 셰릴이 퇴근하는 오후 5시까지 대니얼은 이곳에서 50여명의 또래 친구,5명의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뉴질랜드에서는 육아 문제를 여성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모성 보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육아는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의무’라고 정부나 사회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마련한 육아 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부담없이 일하는 뉴질랜드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일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육아는 사회의 책임” TVNZ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 중심 거리 빅토리아 스트리트에 있다. 차일드케어 센터는 이 건물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쉬운 2층에 있다.2세 이하 영아와 3∼4세 유아를 위해 두 개의 침실과 실내외 놀이방, 목욕탕과 식당, 컴퓨터 이용실 등이 마련된 센터에서 50여명의 아이들이 장남감 놀이, 종이접기, 낮잠자기 등 저마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이들은 모두 TVNZ 직원의 자녀들이다. 셰릴은 원래 주치의가 있는 병원 근처 사설 센터에 대니얼을 맡긴 적도 있다. 하지만 대니얼이 자꾸 울면서 엄마를 찾는 바람에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넉달 전 회사 내 시설로 옮겼다. 업무 도중 잠시 짬을 내 대니얼을 품에 안은 셰릴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기든 바로 찾아볼 수 있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며 대니얼의 뽀얀 볼에 입을 맞춘다. TVNZ은 지난 89년 이 보육 공간을 만들어 사설 센터보다 15% 가량 싼 값에 직원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뉴질랜드의 기업들은 기업이나 사회가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할 의무를 갖게 된 점을 알고 있다. 현재 TVNZ의 여성 직원 비율은 전체 980명 가운데 47%로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뉴질랜드에서는 공공기관이나 대학, 병원, 방송국 등에서 직원들을 위한 자체 차일드케어 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 중소기업 직원들은 보통 공공 또는 사설 센터를 이용하며 국가로부터 수입에 비례한 육아보조금을 노동시간당 2.34달러 정도 지급받는다. 때문에 사설 센터의 주당 이용료는 180∼200달러(한화 13만∼15만원) 정도지만 가계에 큰 부담은 없다. 뉴질랜드 정부는 또 만약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가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아동 수에 따라 일종의 운영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160명 돌보는데 선생님 45명 같은 날 오후에는 중심가에서 택시로 5분 거리인 르무에라 로드의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를 찾았다.2년전부터 이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사무직원 수지타 쉐티(29·여)는 업무를 마치고 4살된 딸 선지나의 도형만들기를 도와주고 있었다. 수지타 역시 매일 아침 선지나와 함께 출근한 뒤 사무실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센터에 선지나를 맡기고 오후 5시까지 업무를 본다. 임신 8개월째인 수지타는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역시 대학이 마련해준 센터에 맡기고 자기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수지타는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집에서 육아와 가정 일로 분주해 다른 직업을 가진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지금의 우리는 육아의 부담을 덜고 자기 일을 가질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1970년 만들어진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는 오클랜드 시내 4곳에 분산 운영된다. 학생과 교수, 사무직원과 대학 부설 병원 직원 등의 생후 6개월 이상 5살 미만 영유아 자녀 160여명이 45명의 자격증을 갖춘 선생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2살 이하 영아들을 위해선 ‘몇 시에 기저귀를 갈았다.’,‘오늘은 아이가 자꾸 칭얼거린다.’는 등의 상세한 육아일기를 부모에게 제공하고 3∼4세 유아들을 위해서는 예술과 과학, 언어 등의 공부도 시켜준다. nomad@seoul.co.kr ■ 지금 뉴질랜드에선|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호텔방으로 배달된 뉴질랜드 유력 일간지 ‘뉴질랜드 헤럴드’를 펼친 기자는 졸린 눈을 다시 한번 비벼야 했다. 뉴질랜드의 모성보호에 대해 취재하러 간 기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건 바로 ‘선거 2005, 차일드케어-국민당이 세금으로 가족들을 유혹하려 한다.’는 신문의 1면 톱 기사 제목이었다. 뉴질랜드 제1야당 국민당이 오는 9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엄마 이상의 그 무엇’이 되고픈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다. 공약의 골자는 “한 가정의 취학 전 아이 한명당 연간 1650뉴질랜드 달러(이하 달러)의 세금을 환불, 아이 키우는 비용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신문은 ‘3살 된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고 있는 사라와 마크 부부의 경우 1년 수입은 8만달러 정도. 이 가운데 아이를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에 맞기는 비용은 주당 180달러로 1년에 8820달러 정도인데 국민당이 이 비용 가운데 1650달러를 보전해 주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집권 노동당이 이제까지 보전해준 세금은 연간 310달러 상당이었다. 하지만 노동당은 2007년부터 3∼4세 취학 전 아동을 주당 20시간 국가가 의무 교육시키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사람들마다 화제는 ‘이 공약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였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가장 큰 사설 차일드 케어 센터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킨더케어 러닝센터(Kindercare Learning Centre) 로젠느 살루니 센터장은 “나도 4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매주 200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1650달러면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 직원 수지 왓슨은 “뉴질랜드의 미취학 아동이 모두 14만명이라 이를 위해선 1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야하는데 이 역시 다른 세금 부담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모성보호라는 이슈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주요 공약으로 신문 1면 톱을 장식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육아 문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며 현실성 여부를 토론하는 나라. 뉴질랜드는 그래서 ‘여성 선진국’이란 이야기를 들을 만한 나라였다. nomad@seoul.co.kr ■ 여성정책과 실태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해준 나라다. 헬렌 클라크 총리, 아넷 킹 보건장관, 매리언 홉스 환경장관, 케리 프랜더게스트 수도 웰링턴 시장이 모두 여성이고 국회의원 120명 가운데 여성의원은 35명으로 29%를 차지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비율은 60.8%로 남성의 75.0%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지난 5월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경제활동 기회, 정치적 권리, 교육 성취도, 보건복지 수준 등 5개 평가항목을 바탕으로 발표한 ‘여성의 권리와 남녀불평등조사’ 보고서에서 뉴질랜드는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최하위권인 54위였다. 집권 노동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레슬리 소퍼 의원은 뉴질랜드 여성의 지위가 높은 이유를 국가 태생의 역사에서 찾았다. 지난 5일 웰링턴 국회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소퍼 의원은 “19세기 초반 유럽인들이 섬나라 뉴질랜드를 개척하고 정착하는 데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고 이후 여성들의 교육수준도 높였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자연스레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높은 여성 지위와 여성의 정치·경제 참여비율은 자연스레 여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갖추게 만들었다.1972년 남녀 동등임금법을 만들어 지난해 여성의 임금수준을 남성의 87%까지 끌어올렸고 1986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성부를 만들었다. 여성부는 내각 최상급기관으로 모든 이슈를 여성의 입장에서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1990년에는 기업내 남녀 고용 비율을 똑같이 맞추게 하는 동등고용법을 만들었으나 3년 뒤 집권당이 노동당에서 국민당으로 바뀌면서 폐기됐다. 하지만 1999년 재집권한 노동당이 법안 마련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2007년부터는 모성보호를 위해 정부기관이 모든 3∼4세 아동들의 교육을 주당 20시간 책임지는 의무 육아교육시스템도 시행할 예정이다. nomad@seoul.co.kr 협찬 KT
  • [건강칼럼] 헉, 열대야

    장마에 얹혀 온 무더위로 숨이 턱턱 막힌다. 한낮의 따가운 햇빛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밤의 열대야는 수면을 방해하고 지친 몸을 더 지치게 해 짜증스럽기 짝이 없다. 한밤중까지 기온이 23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에 시달리다 보면 불면의 피로감이 더해져 낮에도 계속 졸리고 일의 능률도 도무지 오르지 않는다.‘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나 몸살을 앓는 사람도 있다. 특히 아토피나 심장병, 당뇨병, 만성 폐질환자나 어린 아이들은 더 힘겹다. 이런 열대야를 유난히 힘들어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수면을 쫓는 카페인 음료나 땀을 내게 하는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는 부류이다. 잠들기 전에 하는 심한 운동도 두뇌를 각성시키고 체열을 올려 잠들기 어렵게 한다. 덥다고 종일 에어컨을 켜놨다가 냉방병으로 곤욕을 치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열대야, 무슨 대책이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숙면에 빠지는 것이다. 수면을 취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는 18∼20도 정도이고, 습도는 60% 안팎이다. 외기 온도가 20도를 넘으면 뇌신경이 바짝 긴장해 숙면을 취하기 어렵게 된다. 스트레스도 숙면의 적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불안이 가중되어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불쾌하고 짜증나는 열대야, 이걸 건강하게 이기기 위해서는 나름의 생활 수칙을 정해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 수칙을 살펴보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오후나 저녁시간에 카페인 음료를 삼간다.▲저녁 식사 1∼2시간 후에 20∼30분 정도 가볍게 운동을 한다.▲낮동안에 짬짬이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푼다.▲잠들기 전에 약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족욕은 5∼10분 정도가 좋다.▲양파 상추 바나나 토마토 잣 호두 등 숙면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잠들 때 라벤다향을 이용한다.▲낮잠은 20분을 넘기지 않는다.▲마른 베개와 이부자리를 사용한다.▲새벽 1시를 넘기지 않고 잠든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원장
  •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떠나자. 바쁜 일상 탓에 영화와 드라마로 평소의 여가를 대신하는 도시민들에게 영화 촬영지는 한번쯤 가보고 싶픈 여행지. 화면을 통해 보던 멋진 풍경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세트장을 돌아보며 잠시 영화 속으로 빠져도 좋고, 주인공 기분을 내도 좋다. 올초 개봉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파도’는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경치가 아름답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펼쳐진 해안선은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파도는 가상의 섬. 지도를 아무리 훑어봐도 찾을 수 없다. 영화 속에서는 전남 고흥 앞바다에 있는 섬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 동백마을에서 촬영됐다. 섬은 아니지만 섬보다 더 멋진 해안선을 뽐내고 있는 영화 속의 그곳, 마파도의 절경 속으로 가족들과 함께 떠나보자. 글 사진 영광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아담하고 깔끔한 해수욕장 개펄을 끼고 펼쳐진 해안도로 주변 어느 곳에 가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지만, 그래도 가마미해수욕장과 모래미해수욕장이 가장 좋은 피서지다. 해수욕장을 거점 삼아 2∼3일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좋다. 가마미해수욕장은 예부터 호남 3대 피서지로 알려진 곳. 병풍처럼 넓게 드리워진 솔숲에서 낮잠을 즐겨도 좋은 곳이다. 깨끗한 백사장과 바닷물 등 깔끔한 것이 최대 장점. 시골 인심이 살아 있어 바가지도 없다. 주차료 2000원만 내면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정에 관계없이 쉬다 갈 수 있다. 물론 별도 입장료도 없다. 해수욕장에는 군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널찍한 숙박용 텐트 30동이 해변과 마주하고 있으며 4인 가족이 묵기에 충분하다.1일 숙박료는 2만원,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민박집은 성수기 3만원이다. 가마미해수욕장 관광협의회(356-1020). 즐길거리도 많다. 밤마다 매주 3차례씩 백사장에서 무료 영화가 상영된다. 해변에서 바나나보트(1회 1만 2000원)와 플라이피시(2만원)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원전홍보 전시관을 무료로 둘러보며 원자력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모래미 해수욕장은 아담한 해수욕장. 해안선은 길지 않지만 해안선을 때리는 파도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곱디고운 모래와 아직 때묻지 않은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다소 작은 것이 흠이다. 촬영지에서 멀리 보이는 송이도에는 멋진 조약돌 해수욕장이 있다. 섬 전체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생기고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송이도는 납작하고 매끈한 하얀 조약돌이 넓게 깔려 아름답다. 길이가 2㎞나 되며 맨발로 밟고 다녀도 전혀 아프지 않다. 계마항에서 하루 1차례 배편이 있으며,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 마파도를 찾아 영광 동백마을로 ●엽기 할매들의 보금자리 마파도로 향하는 길은 즐겁다. 영화 속의 코믹한 장면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쏟아진다.160억원짜리 로또 당첨권을 들고 잠적한 여자를 찾아 마파도에 잠입한 비리형사(이문식 역)와 모범 건달(이정진 역), 마파도 다섯 할매의 코믹 연기가 머릿속을 맴돈다. 서울을 떠난지 3시간.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를 빠져나와 영광읍을 거쳐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서자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른다.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굽이 뻗은 해안도로를 달리자 막혔던 가슴이 시원하다. 해안도로는 백수읍 백암리 답동마을에서 시작해 동백마을을 거쳐 원불교 성지까지 총 16.3㎞에 이른다.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 달리자 ‘마파도 촬영지’라는 조그만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정도로 표지가 크지 않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수 있지만 마을엔 주차할 곳이 없다. 도로에 차를 세우고 좁은 샛길을 따라 100여m를 걸어 내려가자 17가구가 모여 사는 아담한 시골마을인 동백마을이 나타난다. 봄이면 홑동백꽃이 아름답게 피는 마을이다. 해변 마을이지만 동글동글한 돌을 쌓아 만든 돌담은 마치 섬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파도(麻婆島)라는 이름은 영화 속의 소재인 대마(大麻)와 노파(老婆)에서 만든 합성어다. 마을을 지나 해변에 이르자 언덕 위에 폐허 같은 허름한 흙집 몇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마파도 세트장. 집 앞에서 머뭇거리자 마을 주민 정병양(61)씨가 다가와 “거기가 촬영지여, 들어가서 봐요.”라면서 “저 집이 할매들이 살던 집이고, 언덕 위의 저것이 일용엄니(할매역을 맞은 김수미)가 기도하던 사당이니까 천천히 돌아봐요.”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정씨는 “이 동네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영화를 6개월 찍었는데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다.”면서 “영화 시사회 때 동네사람을 모두 초청해서 봤는데 우리마을이 나오니까 신기했다.”고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지은 집은 모두 다섯채. 바다를 내려보는 밭뙈기 위에 집을 짓고, 돌담을 쌓고, 밭을 일구어 가상의 섬을 탄생시켰다. 안으로 들어가자 항아리며, 가구며, 절구, 우물 등 영화 속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세트장의 담벼락에는 관광객들이 써놓은 낙서들이 눈길을 끈다. 집 안에서는 마치 “이놈들아 뭐하는 거여!”라며 소리치는 할매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특히 세트장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과 바다를 연결한 한적한 길이 눈에 익는다. 산등성이를 넘어 꼬불꼬불 이어진 길에서는 갯내음과 풀내음이 마파도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한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대마밭은 이곳에 없다. 영화 속 이 장면만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율무밭을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경 촬영지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 방향으로 올라가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평지가 많은 서해안답지 않게 높은 해안 절벽이 장관을 연출한다. 오솔길 정상에 있는 백암해안전망대에 오르자 광활한 개펄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보이는 송이도와 안마도, 칠산도 갈매기 섬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7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을 한데 묶은 칠산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 389호)로 지정돼 있다. 전망대에서 가파른 절벽길을 타고 해변으로 내려가자 갯내음이 상쾌하다. 바닷물이 만나는 해안에는 거북이 모습의 거북바위와 어머니와 아들이 껴안고 있는 형상인 모자바위 등 멋진 바위들이 솟아 있다. 개펄은 진흙과 모래가 적절히 섞여 물 빠진 개펄 위로 차를 몰고 달릴 수 있을 만큼 바닥이 단단한 게 특징. 개펄을 호미로 헤집으면 백합과 바지락, 맛 등 각종 조개를 잡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관광지로는 정유재란 열부순절지와 숲쟁이 꽃동산을 비롯해 원불교 영산성지, 소태산 박중빈 생가,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등을 만난다. 정유재란 열부순절지는 정유재란 때 부인들이 왜군으로부터 화를 면하기 위해 서해바다에 투신, 순절했던 곳으로 이 곳에서 보는 서해 낙조가 매우 아름답다. 공기가 맑고 시원한 공원이 조성된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생가는 잠시 쉬어가는 맛이 있다.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 불갑사와 함께 해변을 끼고 있는 나무 데크가 예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도 둘러볼 만하다. 불갑산 기슭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로 백제 불교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먹을거리 먹을거리로는 영광의 대표 음식인 굴비백반을 비롯해 백합죽, 덕자찜 등이 유명하다. 백합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백합죽은 각종 약재를 넣어 따뜻하고 맛깔스럽다. 갖은 양념에 맛좋게 익힌 덕자찜은 영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다. 굴비백반과 굴비구이를 파는 음식점이 많지만 굳이 백반을 시키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식당에서 기본 반찬으로 굴비구이가 나온다. 고두섬의 절경을 마주한 언덕 위에 있는 고두섬 횟집(352-0001)은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백합죽(7000원)과 백합탕(2만 5000원)을 비롯해 자연산 활어(5만원) 등 각종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영광굴비는 기본 반찬으로 맛볼 수 있다. 민박도 겸하는데, 최성수기에도 4인가족 기준으로 3만∼5만원이면 숙박이 가능하다. 이 집은 마파도 촬영팀 일부가 촬영기간 중 민박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법성포에 가면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영광 굴비를 만날 수 있다. 음력 3월경 칠산앞바다에서 잡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법성포에서 소금에 절여 건조시켜 맛이 독특하고 영양이 풍부한 영광 대표 특산품이다.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300여개의 굴비 판매점이 즐비하다. 크기에 따라 50만∼70만원짜리 굴비세트부터 3만∼5만원짜리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굴비특품 사업단(356-5667). 이 중 천연 옥물에 담가 굴비의 비린맛을 없앤 옥굴비(356-5002)가 맛있다.20마리짜리 굴비세트가 5만원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절반가격에 좋은 품질의 영광 굴비를 살 수 있다. 가는 길은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나와 영광읍 방향(22번 국도)을 타면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안양·안산·성남·이천에서 고속버스가 운행되며 3∼4시간 소요된다. 영광읍에서 가마미해수욕장까지 군내버스가 운행되는데 30분 걸리며 요금은 1900원이다. 영광터미널(351-3379). 영광군청 문화관광과(061)350-5208.
  • 「타이」라곤 생후 두 번 맨 명함없는 햇병아리

    「타이」라곤 생후 두 번 맨 명함없는 햇병아리

    제1회 한국문화대상 연예부문 대상을 탄 조영남(趙英男)씨 별명이「타잔」. 납작한 얼굴에 납작한 코, 짤막한 키에 멋대로 자란 더벅머리, 아무리 귀엽게 봐주려 해도 결코 미남은 아니다. 서울신문사 제정 제1회 한국문화대상의 연예부문 대상 수상자 조영남.「데뷔」1년 6개월이 채 못 되는 그가 권위를 다짐하는, 그리고 부상 45만원의 푸짐한 상금이 달린 대상을 차지하기까지는? 별명「타잔」, 더벅머리 총각 - 본격적 활동은 겨우 여섯 달 「데뷔」한지 1년 반이라고는 하지만 조영남이 본격적인 가수활동을 한 것은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작년 4월 모 방송국의「오늘도 명랑하게」라는 아침「프로」에서 어느 외국가수의「컨트리·송」을 흉내낸 게 최초의 방송무대이고 그로부터 1년 가까이는 8군 무대가 주무대였다. 그리고 지금도 서울대 음대 3년에 재학중인 성악도(聲樂徒). 독집을 십여개씩 가지고 있고「레코드」사, 방송국,「쇼」무대를「서커스」처럼 뛰어다니고 가요상이라면 단골로 차지하는 관록파 가수들에 비하면 조영남은 아직 햇병아리이다.「레코드」가 가수의 명함이라면 조영남은 아직 명함도 없다(현재 그의「레코드」는 3개가 거의 동시에 출반단계에 있지만). 시상식 무대 위에서의 그는 남달리 상기돼 있었다. 7명의 심사위원이 대상후보자 선출을 위해 이례적으로 무대 위에서 투표용지를 함 속에 집어넣을 때까지, 그는 그가 차지한「남자가수상」이란 영예만으로도 충분히 흥분상태였다. 그러나 개표결과는 6대 1이라는 압도적인 수로 그의 이름이 호명됐다. 심사위원회는 당초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안나올 경우 2차 투표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그럴 필요도 없이 부상 45만원의 큼직한 상금이 달린 최고의 영예인 대상이 그의 손에 굴러들어간 것이다.「인기보다는 재능을, 관록보다는 장래성」을 주장한 심사위원들이 그에게「몰표」를 던져준 셈이다. 「극장엔 낮잠자러 간다」, 맥주 30병 마신 끝에 이틀 앓아 『처음으로 가수가 됐다는 기분입니다』 시상식 뒤 조영남은 생후 두 번째 매어봤다는「보·타이」를 어루만지며 히죽 웃었다.「넥타이」를 처음 매어본 것이 지난 9월「드라마·센터」에서「조영남 리사이틀」을 가졌을 때.「안매는 게 아니라 못맨다」고 주장한다.『신사복은「리사이틀」때 이모가 사준 검정색 한 벌 뿐이고 목욕은 잘해야 1년에 몇 번, 이발소와는 담을 쌓을 정도이고 영화관엔 낮잠자러 간다』약간 엉뚱한 얘기다. 사실상 그의 차림새나 얘기에서「히피」적인 체취가 없는 것도 아니다. 술은 즐기지 않으나 마신다면 소주를 맥주「컵」으로 마시고 때론 술로 밤샘을 한단다. 『새벽 3시까지 한 30병 마시고 나서 이틀을 앓아 누웠습니다.「컨디션」이 나빴던 것 같습니다』 무대에서도 그는「무대화장」이란 걸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더 우스꽝스럽게 보이려는 듯(?) 그「퍼니·페이스」를 마음껏 찌푸린다. 노래는『애써 배우는게 아니고 저절로 배우게 된다』집에는 TV, 전축은 물론 가수의 필수품격인 녹음기,「라디오」하나 없단다. 다방이든 극장이든 흘러 들어오는 노래가 곧 교과서이고『한번 들으면 대개는 외게 된다』는 것. 따라서 다른 가수들처럼「레슨」이니 연습이니 하는 과정을 밟지 않았다고 자랑한다. 「연애사건」으로 H대 중퇴, 지금은 서울음대 3년 재학중 조영남의 이 천재적(?) 재능은 이미 고2(강문고)때부터 실증됐다. 한양대 주최 전국 고교「콩쿠르」에서 수석을 차지한 그는 장학금으로 고등학교를 마쳤다. 그리고「해외유학」까지 보장되는 조건의 장학생으로 한양대 음대에 들어갔다. 2학년에서 중퇴한 그는 다음해에 현재의 서울음대에 다시 1학년으로 입학했다. 한양대를 퇴학한 이유는「연애사건」때문이란 것.『퍽 심각한 연애였다』면서 상대방 여학생이 자퇴하자 자신도『더 다닐 마음이 안생겨 중퇴해 버렸다』는 얘기다. 당시 19세였던 그가 어느 정도의「심각한 연애사건」을 벌였는지에 관해서는 애써 입을 다문다. 또 한 곳 그에게 장학금을 대준 곳은 그가 고등학생 때 성가대로 있던 D교회. 한 달에 2천원씩 학비보조를 해줬는데…. 『너무 조건을 내세우고 치사하게 굴어서』1년 만에 교회를 뛰어나왔다. 협조를 이유로 자유를 구속하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란 주장. 그의「비틀즈」에 대한 견해는『자유분방해서 좋고』「히피」쪽에 대한 견해는『개성이 있고 사회에 생명감을 넣어주는 것 같아서』할 수 있으면 자신도『「히피」적인 생활을 해보고 싶다』한다. 홀어머니 김씨(54) 슬하 7남매의 넷째, 가정형편은 퍽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게 산다. 8군 무대에 선 것은 대학 2학년 때, 장학금을 차버린 뒤 학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승한 재능이 이때부터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세미·클래식」에서부터「컨트리·웨스턴」「포크·송」「칸소네」유행「팝·송」등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가창과 특이한 무대「매너」는 날과 함께 그의 주가를 높였고 파격적인「개런티」상승이 뒤따랐다. 이런 현상은 그의 TV무대 진출에서도 곧 재현되었다. 그가 부른『딜라일러』는 지금 선풍처럼 가요계를 휩쓸고 TV극『목격자』의 주제가『이 생명 다하여』정훈희(鄭薰姬)의 「히트·송」인『안개』도「스타일」이 바뀐 채 못지않게「히트」하고 있다.『딜라일러』는 영국가수「톰·존스」가 금년 초에 불러 英·美를 비롯하여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세계적인 가수로 군림케 된「컨트리·뮤직」이다. 조영남의 등장은 바로 이「딜라일러」의 한국상륙과 때를 같이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 있다. 그를 둘러싼 작곡가,「레코드」사들이 거의 동시에 세 곳에서 나타나 취입쟁탈전을 벌였고 조군은 번역곡을 3개의「디스크」에 취입, 곧 출반될 단계이다. 음대에서 기초교육을 착실히 쌓은 그가 몇 개의 대중가요에서 가능성을 보이자 가요계의 기대는 거의 절대성을 띠고 있다. 이봉조(李鳳祚), 홍현걸(洪鉉杰), 손석우(孫夕友), 서영은(徐永恩) 등 많은 작곡가들이 저마다 자작곡의 취입을 위해 집중공격을 펴고 있고 몇 개의「레코드」사들이 그를 끌어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에게 한국문화대상의 연예대상을 주는데 서슴지 않은 심사위원들은『종래 가수들의 창법에서 완전히 탈피한 가수』『풍부한 기초실력, 풍부한 성량, 놀라운 소화력』을 내세우며 극찬을 펴고 있다. [ 선데이서울 68년 12/1 제1권 제11호 ]
  • 안면도 캠핑카여행

    안면도 캠핑카여행

    “어디로 갈까? 어디서 자야 하나?” 아무리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도 여행을 떠나려면 걱정이 앞서죠. 게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때는 더 꼼꼼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에는 이색여행 캠핑카를 추천합니다. 숲이 우거진 곳, 바닷가라도 좋아요. 차를 몰고 가다가 문득 멈춰 서고 싶은 곳이 나타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됩니다. 거기가 바로 여행지이니까요.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여행, 그것이 바로 캠핑카 여행의 매력입니다. 발길 닿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자연속으로 같이 떠나세요. 글 사진 태안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바다가 보고 싶다.” 지난 금요일, 고등학교 동창 이종원(37·동창볼트영업부장)이 전화를 했어요. 두 아이를 키우며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아내 오신원(37·오버넷기획국장)씨가 금요일 뜬금없이 하소연하더랍니다.“종원씨, 우리 내일 여행가자!” 요즘 아내가 지친 것같아 안쓰러웠다는 종원이 제게 SOS를 친 겁니다.“야, 콘도 하나 빌릴 데 없겠니?” 저야 좋죠.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도 만나고, 아이들끼리도 어울려 놀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들떴어요.“금요일에 콘도예약은 틀렸고, 캠핑카 하나 빌려 떠나면 어떨까?” 이렇게 두 가족의 캠핑은 시작됐죠. 국내 최대의 캠핑카 렌트업체 굿위크앤드에 예약을 했어요. 다행히 캠핑카 한 대가 남아 있었거든요.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캠핑카를 가지고 떠나고, 종원네 가족은 큰딸 학교가 파하면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양재동 굿위크앤드로 갔습니다. 직원으로부터 30분 정도 캠핑카 사용법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걸 누르면 계단이 나오고요, 여기는 혹시 물이 떨어지면 보충하시는 곳, 기름은 여기, 창문은 이렇게 열고 닫으며….”아들은 신이 났습니다.“야, 이런 차도 있어? 멋지다! 이거 우리가 타고 갈 거야? 빨리 가자∼.”아이의 재촉에 우리 가족은 서둘러 차에 올랐습니다.“언제든 전화주세요. 무엇이든 알려드리겠습니다.” ●달리는 요술집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삐∼익’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다시 시동을 껐다 켜도 마찬가지였다.“계단이 끝까지 올라가지 않았거나 문이 열려 있으면 경고음이 울립니다.”직원의 지적이 뒤따랐다. 드디어 안면도로 출발. 뒤에서는 난리가 났다. 아들이 계단을 밟고 침대에 올라가 뛰기도 하고 소파를 건너뛰며 놀이터에 온 것보다 더 좋아한다. “소파를 이렇게 하면 침대가 되네. 엄마 여기 ‘쉬’하는 곳도 있어, 여긴 주방이네. 신기하다!”아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짐짓 화난 듯,“아무래도 차를 아까 그 아저씨에게 도로 돌려줘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는 듯 아이가 조용해졌다. 그래서 TV를 틀어줬다. ●바로 이 맛이야 안면도에 들어서자 12시가 넘었다. 제일 먼저 만난 삼봉해수욕장으로 들어갔다. 털컹털컹 비포장도로. 싱크대에 있는 그릇들이 부딪치는 소리에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바로 쭉쭉 뻗은 소나무 숲에 차를 세웠다. 바로 앞이 바다! 우선 밥을 짓기 시작했다. 아이도 돕겠다며 나섰다. 싱크대 앞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 상추, 고추를 씻었다. 아내가 상을 차리는 동안 아이와 바다로 나섰다. 아이와 함께 게와 소라 등을 관찰하고 있으니 “식사하세요!”아내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우선 차양을 치고, 야외 테이블을 꺼내 근사하게 세팅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철썩철썩 소리를 내는 파도 소리를 음악 삼아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늘 식사시간마다 아내와 아이가 씨름하는 것을 봐야 했는데 캠핑카 식탁에선 아이도 식욕이 왕성해졌다. ●호텔이 따로 없어요 오후엔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아빠 잡아봐라.”앞서 달려가자 바닷물을 일부러 튀기며 아이가 쫓아왔다.“성주 감기 걸린다. 물에는 들어가지 마!” 하는 아내의 목소리는 파도소리에 묻혀 버렸다. 나와 아이의 옷이 온통 젖었다. 더 놀고 싶다는 아이를 달래 차로 돌아왔다. 감기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발전기 스위치를 누르자 따뜻한 온수가 흘러나왔다.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자 아이는 침대에서 낮잠이 들었다. 소파에 앉아 선루프를 열자 파도 소리가 들리고 커다란 창문 너머로 바다가 남실댔다. 머그잔의 커피향이 여느 커피전문점보다 더 그윽했다. 원님덕에 나팔 분다더니 친구 대신 우리 가족이 호사인 것 같았다.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길이 밀린다며 오후 6시는 돼야 도착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이 곁에 누웠다. 운전석 위에 위치한 침대가 천장과 채 1m도 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셋이 눕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80㎝가 넘는 큰키라면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멋진 석양을 배경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싶어 꽃지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주차하자 캠핑카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다가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 아예 구경 좀 해도 되겠느냐며 차에 올라와 살피기도 했다. “침대는 불편하지 않아요?”“하루 빌리는데 얼마예요?”“어디서 빌려요?”아이는 자랑스레 차 내부를 설명하기도 했다. ●몰디브가 부럽지 않아요.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친구 가족이 도착했다. 차안에는 전쟁이 벌어졌다. 혼자서 공간을 독차지했던 아들과 경은(7·초등학교 1학년), 지나(3) 두 자매 사이에 신경전이 시작됐다. “안돼, 내 거야.” 기득권을 주장하는 아들녀석과 “동생이니까 양보해 줘야지.”의젓한 경은의 나무람이 뒤엉켰고, 엄마들의 만류까지 시끌벅적하다. 아무래도 캠핑카에서 두 가족이 함께하기엔 좁은 것 같다.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 아이들을 끌고 바닷가로 나왔다. 어둠이 내려앉고 있는 바다는 선남선녀들로 북적인다.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꽃지해수욕장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넘어지고 굴러도 전혀 다칠 염려가 없다. 고동과 소라들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그림, 손톱만한 게들을 감상하며 하루가 저물어간다. 아쉬울 정도였다. 석양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좋으련만…. 그냥 그렇게 날이 어두워진다. 바비큐 그릴에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다. 시끌벅적 대가족의 식사시간 같은 활기가 느껴졌다. 아내들은 커피를 마시며 어둠이 깔리는 해변에서 감상에 젖어 있고, 우리 남편들은 설거지를 하며 아이들을 돌봤다. 마법사가 꿈이라는 경은이는 “이거 마술차죠?”라고 물었다. 정말 나는 마술이라도 부리듯,“TV 나와라 뚝딱!”하며 구석에서 TV를 꺼냈다. 아이들의 환호성! 친구의 아내도 활짝 밝은 얼굴로 말했다.“정말 좋네요. 이렇게 바닷가에서 하루를 지낼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잠든 아이들을 침대에 몰아놓고 의자에 앉아 바다의 저녁 풍경을 감상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더 운치가 느껴졌다. 유리창을 타고 내리는 빗물에 아름답게 퍼지는 가로등 불빛, 잔잔한 음악과 진한 커피 한 잔. 캠핑카에서의 꿈 같은 하루가 저물었다. ■ 캠핑카 이렇게 이용하세요 ●이것이 캠핑카 보통 캠핑카는 운전석이 붙어 있는 모터 캐러밴과 차와 연결을 해서 사용하는 캐러밴(트레일러 캐러밴이라고 부른다) 두 종류가 있다. 보통 캐러밴은 차 안에는 가스레인지, 냉장고, 전자레인지, 싱크대, 화장실 및 샤워실,4인용 테이블(2인 침대로 변형 가능),3인용 침실,TV, 각종 그릇과 주방용품이 갖춰져 있으며 약 200L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차의 크기는 일반 밴보다 크지만 2종 보통 운전면허로도 운전이 가능하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26세 이상만 운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곳도 있다. 차를 빌릴 때는 보험가입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좋은 주말’ 장혁재 팀장은 “불법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 많으므로 차량이 최소 50대 이상있는 업체를 선택해야 하며 차량 넘버가 ‘허’자로 시작되는지를 꼭 살펴야 한다.‘허’넘버가 아니면 렌트를 할 수 없는 차로 각종 사고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전할 때 주의할 점 우선 차량이 승용차보다 넓고 높기 때문에 톨게이트 통과할 때나 좁은 길, 터널 등을 지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후방 감시카메라가 있지만 후진을 할 때는 누군가가 뒤에서 신호를 해주지 않으면 다소 위험하다. 차량에 문제나 작동이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해야한다. 무리하게 작동하다 고장나면 변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빌리는 데 요금은 업체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굿위크앤드’에서는 모터 캐러밴은 24시간에 30만원. 수입차여서 다른 업체(24시간 20만원선)에 비해서는 비싼 편. 하지만 홈페이지 각종 이벤트를 통해 예약하면 보통 30∼40% 할인된 가격에 빌릴 수 있다. 좀 비싼 듯하지만 숙박비, 식사비, 기름값(경유차) 등을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이 이용해본 사람들의 소감이다.www.egoodweekend.com,(02)2105-1900.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책벌레도 좋은 말을 사랑해요

    ‘노란 똥 책벌레’(이상교 글, 이경희 그림, 작은책방 펴냄)는 책 읽는 기쁨을 간지럼 피우듯 즐겁게 전해주는 그림동화책이다. 책 읽기를 너무 싫어하는 꼬마 친구 결이. 그런 결이에게 책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리 없다. 징검다리 장난감이 되질 않나, 낮잠 잘 때 눌러 베는 베개가 되질 않나…. 그런 어느날 책갈피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온 송충이 모양의 초록색 벌레 한 마리. 사각사각 책의 글자를 잘도 갉아먹는다 싶더니 글자가 사라진 자리에 노란색으로 반짝이는 똥을 싸놓는 거다! “옳아, 때는 이때다!” 평소 읽기 싫었던 책들에다 국어사전까지 몽땅 책벌레에게 갖다 줘버린 결이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밖에서 놀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데…. 한참 뒤 어떤 일이 벌어질까. 큰일 났다. 냉장고에 꽁꽁 숨겨뒀던 아이스크림, 변신 로봇, 장난감 블록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벌레가 글자를 갉아먹은 물건들은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결이는 그만 깜빡 잊고 있었던 거다. 나쁜 말을 갉아먹으면 까맣게 흉한 색깔로 변해버리거나, 책을 읽을수록 향기로운 똥을 누는 책벌레. 자잘한 아이디어들이 어느새 아이들에겐 풍성한 메시지로 다가간다.4세 이상.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집안일’ 취업여성 ‘놀토’=집안일

    취업자들은 주5일 근무로 생기는 여유시간을 주로 수면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일제로 생기는 여유시간은 3시간 48분이며 수면에 53분, 가사노동에 51분을 쓰고 나머지는 여가 활동에 할애한다. 다음은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한국인의 생활시간의 주요 내용이다. 10세 이상의 평균 취침시간은 평일과 토요일은 11시 38분, 일요일은 11시 25분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요일에 관계없이 밤 10시 25분에 잔다. 농가의 취침시간은 밤 10시 35분으로 비농가의 밤 11시 44분보다 1시간 9분이 빠르다. 일어나는 시간은 월요일 아침 6시 47분으로 가장 빠르고 다른 평일은 아침 6시 53분, 일요일 아침 7시 40분이다. 고등학생은 밤 12시 13분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 35분에 일어난다. 이들은 수면 부족을 낮잠 등으로 21분간 보충한다. ●식사:미혼여성 3명 중 1명은 아침식사 안해 평균 아침식사 시간은 평일 오전 7시 44분, 일요일 오전 8시 29분이다. 저녁은 7시 20분 전후다. 아침을 거르는 비율은 15% 안팎으로 여성(15.4%)이 남성(15.2%)보다 높았다. 남성은 4%포인트, 여성은 2.2%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미혼여성 3명 가운데 1명은 아침을 걸렀다. 학생중에는 대학생(25.4%) 고등학생(14.4%) 중학생(9.6%) 초등학생(6.4%) 등의 순이다. ●취업 및 가사노동:남성의 가사노동 하루 31분 20세 이상 취업자가 하루에 일한 시간은 6시간 49분으로 5년전보다 28분 줄었다. 남성은 7시간 17분으로 5년전 7시간 43분보다 26분, 여성은 6시간 38분에서 6시간 9분으로 29분 각각 줄었다. 20세 이상 남자 가운데 하루 10분 이상 가사를 돕는 비율은 45.8%로 5년전보다 1.8%포인트 늘었으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31분으로 20세 이상 여성의 3시간 39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토요일 여성의 가사노동은 4시간 3분으로 평일이나 일요일보다 많았다. 토요 휴무를 밀렸던 가사 처리에 활용한다는 얘기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5시간 29분, 취업주부는 3시간이다. ●학습:자기계발하는 대학생 11.3%에 불과 실제 학습하는 시간과 이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합친 총 학습시간은 초등학생이 7시간 33분, 중학생이 8시간 45분, 고등학생이 10시간 14분이다. 학교 외에서의 총 학습시간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각각 2시간 37분,2시간 40분이고 고등학생은 3시간 6분이다. 과외 수업시간은 초등학생이 오후 6시 30분까지인 반면 중학생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고등학생은 오후 8시부터 밤 늦게까지다. 대학생이 자기계발을 위해 하루 10분 이상 학습하는 비율은 11.3%로 5년전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일반인들은 5%로 같은 기간 0.2%포인트 줄었다. 남성은 취업과 자격증과 관련된 게 42.6%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취미관련 강습이 많았다. ●TV와 컴퓨터:하루 2시간 이상 TV 본다 10세 이상 국민은 TV 시청에 평일 2시간 6분, 토요일 2시간 38분, 일요일 3시간 14분 사용한다. 시청시간은 남성의 경우 뉴스시간대인 밤 9시부터 9시 30분까지가 31.6%로, 여성은 드라마 시간대인 밤 8시 30분부터 9시까지가 30.4%로 가장 많다. 전업주부의 하루 평균 시청시간은 3시간 15분인 반면 취업주부는 1시간 52분이다.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1시간 28분으로 가장 길고 고등학생이 43분으로 가장 적다. 신문 읽기에는 남성이 8분, 여성이 3분 활용한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은 28분으로 이 가운데 15분이 컴퓨터 게임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씨줄날줄] 시에스타/신연숙 수석논설위원

    프랑스와 함께 세계1위 관광국가 자리를 다투는 스페인을 여행할 때 주의사항 1호가 시에스타 체크라는 점은 흥미롭다. 스페인사람들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낮잠을 자는 시에스타 시간엔 돈도, 손님(관광객)들에 대한 예의도 안중에 없다는 태도다. 시장이나 가게는 물론 유명한 박물관도 문닫는 곳이 많으니 허탕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사전확인을 해야 한다. 한푼이라도 더 벌자고 눈이 벌건 시대에 이 무슨 태평인지,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시에스타는 게으름이나 끈기부족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낮잠은 생물학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 처음 과학자들은 오후시간의 졸음 증세는 점심 식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졸음이 올 때는 주의력 상실과 체온저하 증세가 나타났는데 이는 저녁잠의 1단계 증세와 똑같았다. 후속 연구결과 사람 몸의 생체시계는 밤잠을 잔 지 정확히 12시간 시점에 낮잠을 요구한다는 게 밝혀졌다. 그러나 낮잠은 밤잠보다 요구 정도가 약했기 때문에 생략되는 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시에스타는 생체시계에 순응한 것이다.30분정도 짧게 눈을 붙이거나 친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원기를 회복하고 지적·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포르투갈 남부지방에서 시작돼 스페인과 그리스 등 유럽을 거쳐 멕시코·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로 퍼졌다. 이들은 대부분 열대나 아열대기후 국가들이지만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도 모든 연령대가 평균 1주에 1∼2회 낮잠을 자고,33%는 4회 이상 잔다고 한다. 낮잠의 생래적·보편적 욕구설을 뒷받침하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기후가 아열대 쪽으로 이동해 감에 따라 시에스타가 생길 모양이다. 소방방재청이 폭염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일반직장 등에 낮잠시간의 한시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고교시절 여름방학 보충수업 때나 한여름 군대의 낮잠 풍경을 생각해 보면 전혀 새로운 제도라고 할 수도 없다. 다만, 속도와 경쟁이 유별난 이 사회에 이런 여유가 제도화된다면 그건 또다른 얘기가 될 것 같다. 물론 ‘폭염재해’ 기간에 국한되겠지만, 모두가 일과를 멈추고 느림에 빠져본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폭염땐 낮잠·공사중지”

    폭염을 재난개념에 포함시키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추진된다. 소방방재청은 오는 25일쯤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 폭염에 따른 관계부처별 주요 임무 설정과 함께 국민행동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소방방재청은 미국처럼 한여름 열재해지수(체감온도)를 개발, 기상예보시 발표해 효과적인 폭염재난 방지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차원의 폭염 종합대책은 건설부에 야외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을 고려, 일정온도 이상시 공사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일반 직장 등에서는 낮잠시간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밖에 야외 근무자에게는 아이스팩 조끼 지급, 탄력시간근무제, 자유복장제 등도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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