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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권 메르스 사태 초당적 대처, 행동으로 보여라

    여야 수뇌부가 어제 메르스 확산 방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초당적 협력에 합의하고 사태 조기 종결을 위해 ‘국회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정쟁적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모래알처럼 흩어져 비난전에 열을 올렸던 정치권이 뒤늦게나마 국가적 재난 사태 해결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여야는 정부의 초기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토대로 신종 감염병에 대한 검역 조치 강화, 대응 매뉴얼 개선, 지원방안 마련 등을 위한 제도개선 관련 법안들을 6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신속히 공개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위기경보 수준의 격상을 적극 검토하고 격리시설의 조속한 확보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메르스 확산 사태로 피해가 발생한 평택 등에 대한 별도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실크로드 경제 2015 등 국제행사들이 차질 없이 개최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모두 국민의 불안을 덜고 사태 해결을 위해 시의적절한 일들이다. 정치권의 초당적 합의가 일시적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고 법 개정과 예산 지원으로 실천되기를 기대한다. 메르스 사태로 어수선한 가운데 오늘부터 6월 임시국회가 한 달간 일정으로 열린다. 당장 메르스 사태와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현안이 쌓여 있다. 메르스 사태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미숙한 방역 체계와 초기 대응의 문제점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이념·종교 편향성과 황 후보자와 그 아들의 병역 특혜,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료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검증의 칼날을 갈고 있다.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일명 크라우드펀딩법) 등도 모두 시급한 사안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처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가적인 비상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책임 문제는 사태를 해결한 뒤 추궁해도 늦지 않다. 여야 모두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가 완전 퇴치될 때까지 정쟁을 중단하고 계파·정파적 이익에서 벗어난, 성숙한 정치 의식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 [독박(讀博) 육아일기] (11) ‘아빠 육아’ 예능 프로를 끊은 이유는

    [독박(讀博) 육아일기] (11) ‘아빠 육아’ 예능 프로를 끊은 이유는

    -고된 하루를 마치고 퇴근길,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한다. 현관문을 열면 앞치마를 두른 예쁜 아내가 상냥하게 맞아준다. “잘 다녀왔어요?” 집 안엔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풍긴다. 피로가 싹 녹는 듯 하다. 귀여운 아기를 번쩍 들어올린다. ‘꺄르르’ 행복한 웃음이 터져나온다. 아마도 많은 아빠들의 머릿 속에는 이런 로망이 있지 않을까. 깨끗한 집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는 단란한 가정. 가장의 책임이란 게 거기서 나온다고 믿고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런데 현실은 거의 이랬다. -현관문을 열고 퇴근했는데 아내의 눈은 ‘백안시’가 되어있다. “왜 이렇게 늦었어?” 쏘아붙이는 아내 뒤로 보이는 집안 꼴이 가관이다. 도둑이라도 들었나, 온갖 잡동사니가 거실에 늘어놓여 있고 설거지 거리는 쌓여 있다. 아내의 우울한 얼굴은 또 어떻고. 연애할 때 수줍고 예쁘던 여인은 어디로 갔을까. 아기가 보챈다. 순간 짜증이 몰려온다. 아이를 키우면서 남자들 누구나 갖고 있다고 알려진, 이 로망이 너무나 스트레스였다. 물론 남편이 내게 이런 꿈 같은 상황을 요구하진 않았다. 꾀죄죄한 모습으로 있다고 해서 타박을 하거나 발 디딜 틈이 없는 거실을 보며 “집안 꼴이 이게 뭐냐”고 짜증을 낸 적도 없다. 다 이해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눈치가 보였다. “과연 나를 다 이해했을까?” 늘 의문이 들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접점을 찾아서 아빠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남편이 무척 가엾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기가 태어난 뒤부터 나에게 1순위는 무조건 아이다. 남편은 사실 안중에도 없었다. 나를 도와주는 존재, 그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 엄마들은 남편을 ‘큰 아들’이라고 종종 표현한다. 분명히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하는 짓은 꼭 아이 같다. 눈이 한참 나쁘면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내 안경 어딨지?”하고 왜 나한테 묻는 걸까. 만날 신는 양말, 짝도 다 맞춰 놨는데 왜 못 찾고, 용케 구멍난 걸 찾아 신고 가는 건지. 정말 아직도 손이 많이 가야 하는 아이 같기만 하다. 아무튼 이런 남편이 아이에게 완전히 밀렸다. 내 손길이 남편에게까지 뻗칠 겨를은 없었다. 힘들게 일하고 퇴근한 남편에게 제대로 된 저녁상을 차려준 것도 일주일에 사나흘 뿐이었다. 뭔가를 차릴 여력도, 의지도 부족했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김치 한 종지만 내놓을 수는 없으니 그냥 시켜먹자고 하면서 연신 미안했다. ‘도대체 하루종일 집에서 뭘 하길래 밥도 안 해놓았을까’라고 생각할 게 분명했다. 반면 아기에게는 1++등급 한우만 먹였다. 어느 날 이유식 육수를 끓이고 있었는데 퇴근한 남편이 자기를 위해 사골이라도 끓이는 줄 알고 들뜬 마음으로 냄비를 열었다. “그거 OO이 먹일 육수야”라고 했을 때 실망스런 표정이 지금도 미안하긴 하다. 겨우 저녁을 먹고 나서도 남편이 쉴 시간은 별로 없다.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청소 등 몇 가지 집안일을 도와준다. 퇴근하고 잠들기 전까지 집에서 약 3시간 동안 쇼파에 제대로 앉아 보지도 못하고 바쁘다. 오랜 취미생활도 딱 끊었다. 결혼 전에는 매주 일요일 오전 사회인 야구 경기를 하러 나갔지만, 아기가 태어난 뒤로 그런 일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를 둘러보는 게 취미가 된 것 같다. 언제부턴가 유독 화장실에 들어가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 혹시나 집에서 유일한 도피처로 화장실을 찾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주말이라고 늦잠 한 번 제대로 자기 어렵다. 평일 내내 아기와 씨름했던 나는 남편에게 외출하자고 조른다. 맛있는 ‘남이 해주는 밥’을 먹으면서라도 한 주의 피로를 풀고 싶다. 바깥 공기도 쏘이고 사람 구경도 좀 해야겠다. 남편의 피로는 더 쌓였을 것이다. 가뜩이나 요즘 ‘아빠 육아’ 예능 프로그램들의 영향으로 아빠들이 주말에 낮잠을 자거나 쇼파에 누워 TV를 보는 것은 ‘간 큰’ 행동이 됐다. 발 뻗고 쉬지도 못하고 바쁜데 마음도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을 거다. 가끔은 내가 남편이라면 집에 들어오기가 참 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종일 남편이 오는 시간만 기다리다가도 막상 얼굴을 보게 되면 이상하게 짜증이 밀려왔다. 씻지도 못하고 있다가 남편이 온다고 겨우 세수를 하며 기다리는데도 문을 여는 순간, 하루의 설움이 복받쳤다. 육아 스트레스를 풀 데가 남편이 유일했고, 내가 이렇게 힘든 게 모두 남편 탓이라는 유치한 생각도 들었다. 그냥 미웠다. 냉랭한 분위기가 느껴지면 남편은 말 없이 집안일에 더 열중했다. ●”고된 퇴근길, 웃어주지도 않는 아내” vs “입꼬리 올릴 힘도 없어” 얼마 전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쌍둥이 독박육아’를 하는 아내에게 “퇴근하고 돌아오는 나를 웃으며 반겨줄 수는 없냐”고 따졌다가 크게 다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정말 뜨끔했다. 그런데 그 글을 쓴 남편은 육아의 어려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나는 마주치기 싫은 상사들과 하루종일 시달리면서도 억지로 웃으며 사회생활을 한다, 너는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있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웃어주지도 않느냐”는 식으로 아내에게 따졌다고 해 수많은 엄마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비판하는 댓글이 순식간에 1000여개가 넘었다. 남편이 나의 ‘엄마로서의 책임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듯이 나 역시 남편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어느 정도인지 추측만 할 뿐이다. 똑같이 사회생활을 하지만, 아마 남편이 체감하는 정도가 더 무거울 수도 있다. 똑같은 월급을 받더라도 남편 통장에 들어가는 돈이 더 빠듯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왜 유독 육아만 힘든 것처럼, 사랑하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처럼” 이야기하냐고 묻는 남편들의 질문에 단호하게 이렇게 답할 수 있다.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매일 도저히 몇 시에 잤는지, 몇 시에 일어난 건지도 모르도록 밤새 잠을 설치며 모유 수유를 하고, 날이 밝으면 또 이유식을 만들어 세 끼를 챙겨 먹여야 했다. 밥 한 끼 먹이는 것도 전쟁. 요즘도 입에 밥 한 숟가락 넣으려고 온갖 애교와 굽신거림으로 “제발 한 입만 먹자”를 연발해야 하고, 마치내 입을 “아~”하고 벌려주면 황송하기 그지 없다. 17개월이 된 지금도 안아서 재워야 할 만큼 잠에 대해서는 예민한 아기다. 겨우 다 재워놓고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오면 어느새 침대 위에 벌떡 앉아 있는 아기가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분명히 5분도 안 잤는데, 그럼 다시 잠 들어야 하는데, 언제 졸렸냐는 듯 다시 놀기 시작한다. 아이는 ‘급속 충전’이 가능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급속 방전’이 돼버렸다. 기본적으로 피곤함을 달고 외로움과 우울함과도 싸우며, ‘나’라는 존재는 철저히 감추고 아이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생활. 이게 반복되다 보니 남편을 봐도 도저히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서 마주친 내 모습이 정나미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됐다. 그래서 몇 번이나 남편에게 세뇌를 시키기도 했다. “나는 지금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심지어 한 번은 “나를 그냥 정신병에 걸린 환자로 생각하라”고 말한 적도 있다. 아직도 남편에게는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 그런 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때 심정은 참담했다. “그러니 제발 나를 이해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밤마다 헤어지는 게 아쉬워, 집 앞에서 손을 꼭 붙잡고 놓지 못하던 연인에게 불과 3년 만에 닥친 현실은 이랬다. 물론 여전히 사랑하고, 오히려 아기가 생긴 뒤부터는 연애할 때와는 또 다른 깊은 사랑이 생겼고 둘의 관계도 더 돈독해졌다. 다만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너무 쉽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접점을 찾는 여정은 어렵기만 했다. 엄마들은 아이를 낳음으로써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질 수도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빠들은 온종일 집에서 아이와 ‘노는’ 엄마들이 뭐가 그렇게 힘들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빠들도 눈치 보며 쉬지 못하고 일을 하는데 돌아오는 것은 잔소리 뿐이다. ’아빠 육아’의 필요성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빠 육아’ 콘셉트가 넘쳐난다. 물론 ‘아빠 육아’의 필요성이 널리 알려지고 아빠들에게 육아에 대한 일정 부분의 의무나 책임감을 안겨준 것은 매우 반길 일이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올해 1분기 남성 육아휴직자가 879명으로 지난해(564명)에 비해 55.9%나 증가했다고 한다. ●’아빠 육아’ 예능 프로를 끊게 된 이유 육아휴직을 하고 제대로 된 육아를 해본다면 분명 다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남편들에게는 ‘아빠 육아’라는 것이 TV에서 하듯이 아이와 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체험, 이벤트를 하는 것, 또는 몸으로 격하게 놀아주는 수준으로 좁혀지는 게 아닌가 우려도 된다. 어쩌다 한 번 아이를 ‘봐주는 것’, 엄마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빠 육아인 것처럼 되는 게 오히려 아쉽다. 어찌보면 출산하고 딱 사흘만 같이 있어주는 아빠에게 육아에 대한 공감을 해달라는 게 더 말이 안 되기도 하다. 하루에 3~4시간 겨우 집에 있는 아빠에게 나와 아이가 갖고 있는 만큼의 친밀감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즐겨 보던 아빠 육아 예능프로그램을 보지 않게 된 것은 이런 현실과의 괴리감이 너무 커서다. 엄마들이 매일 겪는 일상은 행복하고 즐겁기만 한 이벤트가 아니다. 이걸 아빠도 경험하고 느끼는 게 진짜 아빠 육아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주말 하루, 몇 시간 함께 해서는 알 수가 없다. 놀이터에서 한 두시간 뛰어 놀아준 것으로는 부족하다. 연예인 아빠들은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내 남편도 일을 잠깐 쉬고 육아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나도 육아휴직할까?”라고 농담이라도 하면 곧바로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나무라게 된다. 일단 생활을 이어가려면 지금 수준의 월급을 꾸준히 벌어야 한다. 남성 육아휴직을 아무도 쓰지 않는 회사에서 남편이 굳이 눈초리를 받아가며 총대를 메게 하고 싶지도 않다. 꼭 ‘휴직’이라거나 ‘아빠의 달’이라는 등의 특별한 제도, 있어도 쓸 수 없는 제도가 아니더라도 아빠들이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갖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엄마들이 진짜 바라는 것은 TV 속 연예인들처럼 ‘슈퍼맨’인 아빠가 아니다. 연애할 때 내 이야기를 실컷 들어주고 내 편만 들어주었듯이, 육아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는 나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고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아이에 대해 하나라도 더 알아가고 기억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밖에서 공 한 번 차고 놀아주는 것보다 힘이 된다. 돈도 잘 벌고 집안일도 잘하고 육아도 잘하는 완벽한 아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엄마가 혼자가 아님을, 우리의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 “얼마나 피곤하길래...자갈밭에서...그래도 편해보이네”

    “얼마나 피곤하길래...자갈밭에서...그래도 편해보이네”

    이라크군 병사가 27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탈취한 안바르주 중심도시 라마디 탈환작전 개시에 앞서 바그다드 북서쪽 알-니바이에 전선에서 자갈밭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이라크 군은 라마디에 접근, 공격 태세를 갖췄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 복면검사(KBS2 밤 10시) 검사라는 신분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주먹으로 해결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중부지검 검사 대철은 강남경찰서 강력계 형사 민희와 재회한다. 십여 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대철에게 민희는 첫사랑이었다. 그런데 당시 고아로 살아가던 대철은 갑자기 나타난 친부 정도성으로 인해 검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비웃는 민희에게 반드시 검사가 돼 나타날 것이라 약속하며 이를 악물었다. ■ 맨도롱 또똣(MBC 밤 10시) 화병 걸린 개미와 애정 결핍 베짱이의 사랑이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된 로맨틱 코미디로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이야기. 건우는 지원이 제주도로 온다는 소식에 특별한 메뉴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들떠 있고, 정주는 건우의 들뜬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설렌다. 정근은 해실과 드라마틱한 첫 만남을 가진다. ■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5시 30분) 열두 살 연수는 바람 소리, 새소리 등 재미있는 숲 속의 소리가 아이돌 음악보다 더 좋다고 한다. 학원에 다니지 않는 연수는 학교가 끝나면 집 근처의 청명산으로 놀러 가서 나무 위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달콤한 낮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연수에게 작은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숲 속 놀이터에 학교 친구들을 초대하려고 하는데….
  • ‘꿈의 직장’ 구글 성공 비결…인간 본성 향한 믿음과 애정

    ‘꿈의 직장’ 구글 성공 비결…인간 본성 향한 믿음과 애정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즐로 복 지음/이경식 옮김 알에이치케이코리아/592쪽/1만 8000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6년 연속 1위에 오른 데 이어 전 세계 대학생이 뽑은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에서도 1위를 차지한 기업 구글. 구글은 잠깐 낮잠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의자가 놓인 사무실과 최고 요리사가 만든 호텔급 유기농 음식을 공짜로 제공하는 식당 등 놀라운 복지와 최고의 대우 그리고 탄탄한 경력을 보장하는 직장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구글 직원들은 놀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일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 구글 직원들은 어떻게 자유롭게 일하면서도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구글 인사 책임자인 라즐로 복 수석 부사장이 인간 중심적인 조직문화와 인재 등용 비결을 공개한다. 구글이 직원을 어떻게 대우하고 지난 15년간 무엇을 배웠는지 밝히고,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실천적인 지침을 곁들여 풀어낸다. 복 수석부사장 입사 후 구글 직원은 6000명에서 5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구글의 핵심에는 인간은 선하다는 믿음이 있다. 전문성을 갖추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하고 기꺼이 다른 직원을 돕는다. 33세에 구글 수석부사장의 자리에 오른 저자는 최신 경영 이론과 심리학, 행동경제학을 접목해 구글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어떻게 인재를 길러내는지 나름대로 해석한 업무 규칙을 내놓는다. 또한 저자는 경제적인 동기를 바탕으로 한 기존의 하향식 동기부여 모델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직원에게 높은 수준의 자유와 재량권을 줄 때 어떤 이득이 생기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실험을 들어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전략 없는 日·아베 규탄 결의안

    12일 국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결의안과 조선인 강제 징용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안 등 2건이 채택됐습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침략 역사 및 위안부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 아베 총리 규탄 결의안’은 재석 인원 238명의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아베 총리 규탄 결의안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인신매매 희생자로 물타기 하는 그의 행동을 국회가 총의를 모아 정면 비판했다는 점에서 통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주요 외교 상대국 정상의 이름을 결의안에 올리는 ‘실명 규탄 결의안’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상대가 있는 외교 관계에서는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국회가 일본과 관련해 발의한 규탄 결의안은 총 36건입니다. 그중 본회의에서 가결된 건 이번까지 모두 13건입니다. 이 정도면 국회 규탄 결의안 자체가 남발되는 수준입니다. 이번 실명 규탄 결의안은 신사 참배나 망언 등 특정 행위를 소재로 하기보다는 지난달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등 방미 일정에서 ‘반성을 표하지 않은’ 아베 총리의 포괄적인 태도 자체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의안에는 ‘일말의 사죄도 없었다는 점에 개탄’,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반인권적 행태’라는 두루뭉술한 표현들만 나열돼 있습니다. 아베 총리를 실명 규탄하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지극히 우리 식 정서에만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심재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7일 대표발의한 ‘유엔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일 지정 촉구 결의안’과 같은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결의는 한 달째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소위에서 낮잠만 자고 있습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에 의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특례법안 처리가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국회 규탄 결의안은 진정성 없는 립서비스”라고 동료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포토] 찢어지게 하품하는 동자승 “낮잠은 안 자나?”

    [포토] 찢어지게 하품하는 동자승 “낮잠은 안 자나?”

    11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동자승 단기출가 삭발수계식에 참가한 동자승들이 하품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사설] 경제살리기법 표류가 국회 선진화인가

    국회가 극심한 무기력증을 앓고 있다. 각종 경제살리기 법안들이 다시 6월 국회로 이월될 참이다. 오늘 4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잡혔지만, 서비스산업발전법·관광진흥법 등은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골든타임을 번번이 놓치고 있는 꼴이다. 이는 청년 구직난과 기업의 영업수익 악화 등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안건을 표결 대신 합의 처리하도록 한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하는 ‘갑(甲)질’이 큰 문제라고 본다. 우리 국회가 ‘합의의 덫’에 걸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표를 의식해 다수 국민보다는 이해집단의 눈치를 살피는 행태가 상례화되면서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연금 ‘개악’과 같은 기형적 결과를 도출하기는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합리적인 절충은커녕 통과도 부결도 안 시키고 법안들을 무기한 표류시키기 일쑤다. 2012년 7월 상정된 서비스산업발전법이 1000일이 넘도록 낮잠을 자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학교 앞 정화구역에 유해 시설이 없는 관광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과 의사의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도 먼지만 쌓이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부지하세월로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 경제의 경쟁력은 계속 처지고 있다. 우리가 의존하는 양대 시장 중 미국은 생산기지 유턴이 이어지며 제조업 일자리가 늘고 있고, 중국도 가격경쟁력과 기술 혁신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탈출구는 핵심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미래 먹거리를 찾거나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도 야권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의 합의를 가로막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서울에서 빈방을 구하지 못한 유커(중국 관광객)들은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우리보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싱가포르가 고급 의료관광객을 싹쓸이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제살리기법이 겉도는 원인으로 국회선진화법을 꼽는 모양이다. 하지만 다수결 원리를 부정한 이 법을 앞장서 만든 여당이 할 소리는 아니다. 뒤늦은 위헌 제청으로 이런 자승자박이 풀릴지도 의문이다. 오늘 임기를 마치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제 상대를 케이오시킬 수는 없다”고 했다. 맞는 얘기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해 합리적 부분은 받아들여 타협하는 게 의회민주주의의 요체다. 그런 맥락에서 새누리당은 여야 지도부의 합의대로 보건·의료 부문은 일단 빼고 서비스산업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했어야 했다. ‘의료 민영화’를 부른다는 야당의 반대 논거의 타당성은 추후 재개정 시 다시 따지더라도 말이다. 현행 헌법과 5년 대통령 단임제에서 국회가 작심하고 나서면 대통령이 임기 중 법안을 밀어붙일 여지는 거의 없다. 야권이 선거 때마나 정권심판론을 내세우고, 심지어 독재 정권을 입에 올리지만 유권자들이 냉소적으로 보는 배경이다. 국회선진화법은 날치기 처리나 폭력을 막기 위해 선용하는 데 그쳐야 한다. 여든 야든 ‘의회 권력’을 합리적으로 행사할 길을 찾는 게 급선무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주부 이모(57)씨는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일로 보험에 가입하려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경미한 우울증이었지만 보험사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며 퇴짜를 놨다. 이씨는 “차라리 우울증 치료를 받지 말 걸 그랬다”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4.4%(519만명)나 된다. 국민 7명 가운데 1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사람은 15.3% 정도다. 미국(39.2%), 호주(34.9%), 뉴질랜드(38.9%) 등 다른 선진국의 정신의료서비스 이용률을 한참 밑돈다. 정신질환의 경중에 상관없이 정신과 진료 병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격증 취득에 제한을 두거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마음의 병이 있어도 혼자 억누르고 참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제도 개선 요구가 수년간 계속됐지만, 보험사의 보험가입 차별 행태를 막을 법과 제도 정비는 답보 상태다.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정신질환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한 정신건강증진법(정신보건법 개정안)은 국회의 무관심 속에 복지부가 제출한 지 1년 남짓 낮잠을 자고 있다. 물론 이 법이 통과된다고 우울증 환자의 보험 가입이 자유로워지고, 경미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보건법은 다른 법률의 참고문헌 격으로, 이 법에서 정의한 모든 기술적 용어들이 다른 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다른 법이 규정한 ‘정신질환자’ 정의를 수정할 여지가 생기고, 우울증 환자 등에 대한 차별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29일 “정신질환 관련 표현을 사용한 현행 법률은 130여개에 이른다”며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를 정의한 다른 법률의 내용도 개정되도록 관련 부처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의 보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법은 상법 제732조다.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3자가 의사 능력이 없는 정신질환자를 생명보험에 가입시킨 뒤 보험금을 가로채는 등의 보험범죄를 막기 위한 법이지만, 보험사들은 ‘심신박약자’의 범주에 경미한 정신질환자까지 포함시켜 생명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2005년 경북 칠곡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장애인 4명이 사고 발생 전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해 사후 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국가인권위원회가 제732조 삭제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2005년 6월, 2008년 11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어렵게 하는 상법 제732조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통과는 번번이 무산됐다. 법률사무소 히포크라의 박호균 변호사는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어느 정도의 정신질환으로 볼 것이냐가 명확하지 않아 보험사 등이 악용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서울신문의 유권해석 요청에 “상법 제732조의 단서는 심신박약자라도 계약 체결 시에 의사능력이 있으면 일정한 경우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심신박약자라도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관련법상으로는 우울증 환자가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보험사들도 우울증 등 경미한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명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해서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고,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상법 제732조가 있기는 한데,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많아 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는 보험금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약 체결을 안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법 제97조는 보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신체적 장애 외에 정신적 장애까지 ‘차별해서는 안 될 장애’로 본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계약 거부는 보험업법에도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정신질환 차별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한 단국대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현행 법률에 정신질환 관련 표현이 너무 많고, 정리가 돼 있지 않아 이런 혼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경증 정신질환까지 법적 ‘정신질환자’ 범위에 포함한 나라는 영국 정도이며, 호주나 일본 등은 중증 질환자만 정신질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카시트 했으니 끝?...방심하다 ‘유아 질식사’ 많아

    카시트 했으니 끝?...방심하다 ‘유아 질식사’ 많아

    따뜻한 봄날,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나들이를 계획하는 부모들이라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 해외 연구진은 아이를 카시트에서 재울 경우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펜스테이트 밀턴허시메디컬센터(Penn State Milton S. Hershey Medical Center) 연구진은 카시트 등 유아전용 이동·좌식기구와 관련한 영유아 사망사건 47건을 정밀 분석했다. 2004년 4월~2008년 12월 사이에 사고로 사망한 영유아 47명은 모두 2세 이하였으며, 모두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분의 2가 카시트로 인해 사망했으며, 카시트로 사망한 영유아 중 52%가 카시트의 스트랩에 의해 목이 졸려 질식사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카시트 외에 아기띠로 불리는 슬링이나 바운서 등을 사용할 때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생후 11개월의 한 남자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카시트에 태운 뒤 가슴 부위의 스트랩(안전벨트)만 채우고 허리 부분은 채우지 않은 채 낮잠을 재웠다. 아이는 자던 중 허리 벨트를 채우지 않아 몸이 의자 아래로 미끄러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슴 부위의 스트랩이 아이의 목을 조르는 바람에 1시간 20분 뒤 사망한 채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에리카 배트라는 “사망한 영유아의 유가족을 인터뷰한 결과 부모 또는 보모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운 뒤 4분에서 길게는 11시간 만에 숨진 것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이를 카시트에 태웠다면 반드시 부모가 옆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안전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부모들이 카시트나 바운서, 슬링 등의 장비를 이용할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차 안에서는 질식사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의 관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카시트를 푹신푹신한 쇼파나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에는 설치하지 말아야 하며, 카시트를 포함해 바운서나 스윙 등의 기기의 사용할 때에는 스트랩의 위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전 위한 유아 카시트, 생명 위협할수도

    안전 위한 유아 카시트, 생명 위협할수도

    따뜻한 봄날,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나들이를 계획하는 부모들이라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 해외 연구진은 아이를 카시트에서 재울 경우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펜스테이트 밀턴허시메디컬센터(Penn State Milton S. Hershey Medical Center) 연구진은 카시트 등 유아전용 이동·좌식기구와 관련한 영유아 사망사건 47건을 정밀 분석했다. 2004년 4월~2008년 12월 사이에 사고로 사망한 영유아 47명은 모두 2세 이하였으며, 모두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분의 2가 카시트로 인해 사망했으며, 카시트로 사망한 영유아 중 52%가 카시트의 스트랩에 의해 목이 졸려 질식사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카시트 외에 아기띠로 불리는 슬링이나 바운서 등을 사용할 때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생후 11개월의 한 남자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카시트에 태운 뒤 가슴 부위의 스트랩(안전벨트)만 채우고 허리 부분은 채우지 않은 채 낮잠을 재웠다. 아이는 자던 중 허리 벨트를 채우지 않아 몸이 의자 아래로 미끄러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슴 부위의 스트랩이 아이의 목을 조르는 바람에 1시간 20분 뒤 사망한 채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에리카 배트라는 “사망한 영유아의 유가족을 인터뷰한 결과 부모 또는 보모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운 뒤 4분에서 길게는 11시간 만에 숨진 것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이를 카시트에 태웠다면 반드시 부모가 옆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안전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부모들이 카시트나 바운서, 슬링 등의 장비를 이용할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차 안에서는 질식사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의 관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카시트를 푹신푹신한 쇼파나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에는 설치하지 말아야 하며, 카시트를 포함해 바운서나 스윙 등의 기기의 사용할 때에는 스트랩의 위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부가 싫은 베트남 며느리 콤플렉스 극복할 수 있을까

    공부가 싫은 베트남 며느리 콤플렉스 극복할 수 있을까

    경기도 시흥에는 한 집에 두 명의 베트남 며느리를 데리고 사는 심순옥(오른쪽·64)씨와 자매끼리 한국으로 시집 와 시어머니에게 기대고 사는 며느리들이 살고 있다. 큰며느리 팜티짱(왼쪽·29)은 “시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게 좋다”고 하지만 사실 시어머니 없이 생활하는 게 겁이 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인 탓에 나와서 살면 생활 전반이 지금보다 힘들어질 것 같다. 시어머니는 집이 넓지도 않은데 열 식구가 함께 살려니 복잡해도 너무 복잡하다고 한다. 분가해서 살라는 말을 몇 번이고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똑같다. 집안일과 뛰어다니는 네 명의 손주 육아까지 하느라 힘이 부친다. 팜티짱은 시집 온 동생과 베트남어로 대화하다 보니 한국어가 늘지 않는다. 시어머니는 한국어 공부를 조금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에 낮잠을 챙겨 자는 며느리가 못마땅하다. 하지만 팜티짱은 베트남에서조차 가난 탓에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해 베트남어를 쓰지도 읽지도 못한다. 한국어를 배우러 다녔지만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의 무시에 상처까지 받고, 한국어에 대한 높은 벽이 생겨버렸다. 자신의 그런 아픔도 모르고 계속 공부만 하라는 시어머니가 부담스럽다. 팜티짱의 고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시간이 걸리는 하이퐁이다. 그동안 며느리에게 무엇이든 공부하기를 바랐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고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나서야 며느리가 왜 공부에 뒷전이었는지 알게 된다. 며느리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찾은 베트남에서 고부는 웃을 수 있을까. 23일 밤 10시 45분 EBS 1TV ‘다문화 고부 열전’에서 이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강제징용 피해자 920명, 日기업 72곳에 손배訴

    강제징용 피해자 920명, 日기업 72곳에 손배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기업 70여곳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사단법인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는 21일 668명을 원고로 내세워 미쓰비시, 미쓰이, 아소, 닛산 등 일본 기업 72곳을 대상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청구액은 1인당 1억원이다. 앞서 유족회는 2013년 12월 252명을 모아 일본 기업 3곳을 상대로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두 소송의 원고를 합치면 모두 920명으로, 비슷한 소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유족회는 소장을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서는 강제징용 한국인들의 미지급 노임공탁금, 후생연금, 군사우편저금, 기업우편저금 등으로 구분되는 수십조원의 돈이 일본 우정성과 유초은행에 공탁돼 지금도 낮잠을 자고 있다”며 “정당하게 받아야 했을 돈을 찾아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회는 미국의 대형 로펌과 협력해 일본 기업들이 배상을 실행하도록 압박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동명은 미국 대형 로펌 콘앤드스위프트와 협약을 맺고 국제 배상에 관한 조언을 받는다. 콘앤드스위프트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군수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75억 달러를 받아 낸 경험이 있다. 두 로펌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 미국 법원에서 강제집행 승인을 받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2년 대법원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까지 소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뒤 각급 법원에서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1년 전 그 시각, 백일을 갓 넘긴 아기를 안고 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밤새 아기와 씨름하느라 잠을 못자 게슴츠레한 눈으로 멍하니 앉아 수유를 하고 있었다. 뉴스 속보 알림이 떴고, 바다에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게 어떤 상황인지 도무지 감도 못 잡았던 데다 구조 중이라 하니 ‘별 일 아니겠지’ 생각했다. 아기가 배를 다 채우고 잠이 든 시간이 오전 11시. 드디어 한숨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워 아기를 안고 얼른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이나 단잠을 잤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달게 낮잠을 잤는지까지 생생하다. 밤새 쌓인 피로가 다 풀린 것처럼 가뿐했고 ‘이것이 백일의 기적이구나’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 잠깐의 기쁨이 이렇게 죄의식으로 남을 줄은 미처 몰랐다. 별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잔인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 자식을 배불리 먹이면서 남의 아이들이 스러져 가는 모습을 가만히 앉아서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트라우마로 남았다. 엄마가 되어서 맞닥뜨린 대형 참사는 슬픔의 단계를 뛰어 넘었다. 그것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모두가 내 아이, 내 가족 같았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는 길에 배가 가라앉아 바다에 빠졌다, 부모가 실시간으로 현장을 목격했다, 그런데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절망적이다. ●아기엄마가 본 세월호 참사…그것은 공포였다 설렘으로 가득찼을 여행길이 순식간에 지옥이 되고, 엄마를 찾으며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시커먼 바다에 대고 이름을 불러 보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던 부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면서 아이들이 따뜻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앞다퉈 배에 담요를 던지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내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유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마저도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지만.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몇날 며칠을 울었다. 울음은 곧 분노가 되었다. 사건이 수습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수습’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무리일 수 있겠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로서 지켜본 세월호 참사는 생후 106일 아기에게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부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부패와 무능의 총 집합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었다. 또 초보 엄마인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내 자식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내가 ‘빽’이라도 있었으면, 이 아이들이 힘 있는 집 자녀들이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겠느냐”던 부모들의 절규가 너무 아팠다. 그 말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내 아이를 무슨 힘으로 지킬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하다. 정말로 남의 일 같지 않았고 희생된 아이들을 비롯해 모두에게 미안했다.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져버리게 해서 미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내 아기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래서 뭐라도 하고 싶었다. 비겁한 변명일 뿐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안산에 있는 분향소에도 한참 뒤늦게 찾아갔고, 매일 신문과 뉴스를 보며 혼자 눈물을 훔치는 게 다였다. 주말에 광화문에 나가 멀찌감치서 유가족들을 향해 기도를 하고 돌아오고 거기서 받아온 노란 리본을 기저귀 가방이나 유모차 등에 달고, 친구가 선물한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문패를 현관에 붙여놓았다. 나도 슬픔과 분노를 함께 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그 정도 뿐이었다. 일부 용기 있는 엄마들은 자발적으로 비용을 모아 동네 곳곳에 노란색 현수막을 달고 유가족들과 모임을 가지며 아픔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무튼 엄마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함께 감정을 나누는 것뿐이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참사가 일어난 것보다 더욱 공포스러웠다. 아이가 사고를 당해도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는데 더 이상 슬퍼하지도 말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독박 육아’라는 콘셉트에 따라 지금까지 주로 육아의 어려움만 적어왔지만 사실 아기를 통해 얻는 것은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남는다. 아기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나의 모든 것이 됐다. 눈빛 하나, 몸짓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행복하고 신비롭다. 기침 한 번에도 가슴이 철렁, 눈물 한 방울에도 마음 졸이게 된다. 나를 쏙 빼닮은 한 생명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이 벅찬 감정을 안겨준다. 아기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것을 버리고 포기해 가면서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랑하고 소중한 존재다. 이제 겨우 1년 남짓이지만 이 아기가 없던 세상은 원래 없었던 것처럼 까맣게 잊혀졌다. 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자식은 그냥 내 자체이고 전부다. 세월호에는 그렇게 17년을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휴대전화를 꾹꾹 누르며 “엄마,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던 아이들이었다. 누가 감히 그 부모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반 년도 채 안 지나서부터다. 할 수 있는 게 그저 슬퍼하는 것밖에 없는데 그것도 하지 말라며, 자신의 전부를 황망하게 잃은 부모들에게 등을 돌렸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을 도대체 무슨 자격과 권리로 할 수 있을까. 수족(手足)을 잃은 것보다 더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만하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이다. 희생자 가족들 중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는, 그냥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아기 엄마에 불과했던 나는 혼자 화내고 우는 것 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늘 안타까웠고 미안했고 괴로웠다. 편안히 앉아서 두 눈으로 사건을 지켜본 목격자라는 사실이, 내 아기에게 젖을 먹이며 다른 아이들의 최후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오랫동안 죄책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선 지금까지 어떠한 죄의식도 느껴지지 않았다. 드러나는 잘못과 치부를 덮는 데에만 급급해 보였다. 자기들도 부모이면서, 가족이면서 생떼 같은 자식들을 어이 없게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그만하라고,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이성을 차리라고 요구한다. 배 안에 있던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으면서, 그런 나라로부터 희생자 가족들이 받는 것을 ‘특혜’라고 했다. 지켜주지 못한 내 자식들이 어떻게 사고를 당했고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는데 그 앞에서 주판알을 먼저 튀겼다. 가까스로 살아 남았지만 친구를 잃은 고통에 휩싸인 아이들을 위로하는 방법이 대학 특례 입학이었다. 심지어 세월호에 매몰돼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며 호도했다. 탐욕, 결국은 돈 때문에 이 사단이 났는데 해결책으로 돈부터 들이미는 천박함에 몇 번이나 가슴을 쳤다. 당장 내 아이가 없는 곳에서, 그리고 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자랄 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곳에서 돈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빨리 잊었고, 너무 빨리 물들었다. 언제부턴가는 인터넷에서는 세월호 관련 기사를 읽기가 겁이 날 정도가 됐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저버린 것 같은 댓글들은 나에게도 상처가 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교적 더 울분을 느꼈던 엄마들 사이에서도 “돈이 많이 든다는데 인양을 꼭 해야하나요”라는 이야기를 접하면 힘이 쭉 빠졌다. 아직도 그 안에 9명이나 남아있는데.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이고 또 부모가 될 텐데, 세월호 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현상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어떻게 이념이나 성향으로 구분지어질 수 있으며, 사건을 막지 못하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국가에서 정치가 아닌 정쟁(政爭)만 눈에 띄는지. 이런 세상에서 내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깜깜할 뿐이다. ●10명 중 6명 “국가 안전 의식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해는 유독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2014년 1월 1일생인 아기가 태어나 마주한 세상은 암담했다. 수시로 등장하는 어린이집 사고에 끔찍한 아동 학대 살인(칠곡·울산 계모 학대살인)이 벌어졌고, 학교에서는 가뜩이나 입시 스트레스에 왕따 문제도 심각한데 학교폭력(진주 학교폭력 사망) 사건도 심심치 않게 드러났다. 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인 수학여행길에 일어난 끔찍한 대형 참사(세월호 사건), 그리고 겨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고까지(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그 뿐인가.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판교 지하철 환풍구 추락사고 등. 사고는 도처에서 일어났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들만 나열을 했는데도 아이가 자라는 단계마다 빠짐이 없다. 과연 내 아이가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겪지 않고, 아무런 사건에도 엮이지 않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을까. 그것은 기적일 것 같다. 아이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건강하게 아무런 사고 없이, 온전히 자라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세월호 참사 1년. 국가의 안전의식이 변화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10명 중 6명은 아니라고 답했다.<서울신문 4월 6일자 4면 기사 보기 클릭> 뜬 눈으로 304명이나 희생되는 장면을 본 처참한 일을 겪고도 아직까지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헤치지 않는 여전히 불안한 세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위로는커녕 비난을 받는 너무나 비정한 곳에서 나는 아기를 키워야 한다. 아무도 내 가족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 내 아이에게 운이 따르길, 기적이 함께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 [사설] 탈북단체 대북전단 살포 이대론 안 된다

    한동안 대북 전단 살포를 자제해 온 탈북단체들이 다시 활동에 나섰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그제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수십만 장과 영화 ‘인터뷰’ DVD 등을 북으로 날리려다 경찰과 대치 끝에 포기했다. 이에 앞서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측 인사는 강화도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대북 전단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달 대북 전단 살포 잠정 중단을 선언한 탈북단체 등이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남북 간 갈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은 이미 무력 대응까지 공공연히 언급하는 등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전단 살포 단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식이니 그들만의 도덕적 확신은 돋보일지 모르지만 책임 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북한 인권개선 활동’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듯 무차별적인 대북 전단 살포가 남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해당 지역 주민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면 그만둬야 한다. 주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대북 전단 살포행위는 그 어떤 명분을 들이대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정부는 늘 그렇듯 민간의 대북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판박이 논리를 되풀이한다. 고작 ‘무대책이 대책’이라면 이보다 더 딱한 노릇도 없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2004년과 2006년에 각각 북한인권법을 제정했고 유럽의회와 호주 또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반면 우리의 북한인권법은 10년 넘게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런 비대칭적인 현실은 북한인권법이 대북전단살포법에 가깝다며 법안 처리에 선뜻 나서지 않는 야권의 태도와 무관치 않다. 대북 전단 살포가 여론에 귀를 막은 채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계속된다면 이를 추진하는 단체 또한 북한인권법 지체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대북 전단 살포는 남남 갈등의 씨앗이 될 만큼 중차대한 사안이다. 국민의 대북 전단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인권뿐 아니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도 관련된 사안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대북 전단 문제 해결에 나서 남북 관계 개선의 한 가닥 물꼬라도 터야 할 것이다.
  • [뉴스 플러스] 어린이집서 2세 여아 숨진 채 발견

    6일 오후 4시 23분쯤 경북 영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A(2)양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어린이집 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A양은 어린이집 원생들과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A양에게 별다른 외상 흔적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계획이다.
  • 영주 모 어린이집 “생후 20개월 여야 숨진 채 발견” 왜?

    영주 모 어린이집 “생후 20개월 여야 숨진 채 발견” 왜?

    영주 모 어린이집 여야 사망 영주 모 어린이집 “생후 20개월 여야 숨진 채 발견” 왜? 경북 영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20개월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영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2분쯤 영주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A양(2)이 숨져 있는 것을 보육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보육교사는 “낮잠 자는 시간이 끝나 깨우러 갔더니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A양의 몸에는 별다른 외상 흔적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당시 또래 아이 세 명과 낮잠을 자고 있었으며 낮잠을 잔지 2시간 30분만에 숨진채 발견됐다. 해당 어린이집은 출입구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고 내부엔 CCTV가 없어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학교 중간고사 대비 이렇게

    중학교 중간고사 대비 이렇게

    이르면 다음주부터 중학교에서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초등학교 때와 달리 출제 범위가 넓어지고 시험 난도가 높아져 ‘멘붕’을 겪는 신입생도 많아진다. 중학생은 중간고사를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중간고사 성적이 반영되는 중학교 내신성적은 일부 고교를 진학할 때에 필수적이다. 교육부의 학부모 지원센터와 중학생 교육업체인 수박씨닷컴의 도움으로 중간고사 대비법을 알아봤다. 6일 모바일 리서치 전문기관인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중학생 24.6%가 중간고사 2주 전부터, 23.5%가 한 달 전부터, 18.3%가 3주 전부터 시험을 대비한 공부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에서는 시험 3~4주 전부터 학생들에게 그날 수업한 내용을 써 보게 하거나 주요 내용을 외우게 한다. 하지만 시험 범위도 정해지지 않았고, 수업 진도도 얼마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 계획을 짜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중간고사는 학교에서 시험 범위를 발표하는 2주 전부터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중간고사를 준비한다고 무턱대고 교과서부터 펴보기보다는 공부계획을 짜는 일이 중요하다. 계획표는 좋은 성적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계획을 짜는 습관을 익히면 고교 등에서 공부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학부모 지원센터는 ▲무엇을 언제, 어떻게 공부할지 ▲쉬는 시간은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은 어떻게 수정할지 ▲공부 뒤 평가는 어떻게 할지 등에 따라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학생들이 주중에는 학교와 학원에 다니기 때문에 하루에 1~2시간 정도의 공부로도 충분하지만 주말이나 연휴에도 이렇게 공부하면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도 있다. 특히 중간고사를 앞둔 2주 전부터는 시험 대비 계획표를 짜야 한다. 공부를 언제 얼마나 할지는 학생 자신의 일과와 능력을 고려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5개를 공부하는 데 15분이 걸린다면 이 학생은 매일 30분씩 하면 영어 단어 10개 정도를 외울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얼마나 외울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한다. 쉬는 시간을 어떻게 할지 고려하는 일도 중요하다. 학생 대다수는 남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공부시간만 세우곤 한다. 특히 시험기간을 앞두고 인터넷 서핑, 텔레비전 시청, 낮잠 자기 등 휴식을 계획하지 않고 무조건 공부만 하도록 계획을 짜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쉬는 시간은 필수적이다. 또한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공부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다. 일정 시간 수학을 공부했다면 그 다음은 수학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과목인 국어를 공부하고 그 후에는 과학을 공부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성질의 과목을 섞어서 공부하는 것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분산학습’이라고 한다. 공부한 것을 반복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한번 공부한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조금씩 사라진다. 잊어버리기 전 반복을 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를 ‘반복학습’이라고 하는데 시험 전 3번 정도 반복하면 학습 내용 대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이주연 수박씨닷컴 학습전략 선임연구원은 “분산학습과 반복학습을 60%대 30% 정도로 섞어서 공부하면 중간고사에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우선 분산학습으로 범위 전체를 정리하고 여기서 익힌 내용을 여러 차례 반복해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10%는 공부한 내용을 총정리하는 데 사용하자. 시험 전날에는 다음날 시험 볼 과목에 대해 총정리하는데, 이때 공부를 하면서 잘 외워지지 않았던 부분과 중요한 내용을 중점으로 암기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2주 전부터 계획표를 꼼꼼히 짜고 공부를 하더라도 생각과 달리 실행이 어려운 때도 있다.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고쳐야 한다. 단어를 외우는 데 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걸렸을 수도 있고, 공부를 하기로 한 시간에 잠이 쏟아졌을 수도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험 성적이 잘 나온 과목이 있고, 반대로 망친 과목도 있을 것이다. 공부계획을 수정할 때에는 실천하지 못한 이유를 메모하고 나서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반드시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도록 한다. 어려움 없이 실천할 수 있는 공부는 분량을 조금씩 늘려 보는 것도 좋다. 매주 반복되는 비슷한 공부계획이 지루하면 요일별로 공부 과목을 바꿔 보는 것도 권한다. 학생이 공부한 것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시험 점수보다는 스스로 평가한 내용에 더욱 민감해야 한다. 이전보다 나아진 점은 무엇인지,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지, 다음 시험에 반영할 내용은 무엇인지 등 시험이 끝나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부모 지원센터는 “학부모가 ‘시험 후 필수 점검사항’ 등을 토대로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을 하면 자녀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북 산불감시로봇 3년째 낮잠

    경북 산불감시로봇 3년째 낮잠

    경북도가 많은 예산을 들여 제작한 산불감시로봇이 성능 등이 떨어져 수년째 창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25일 도에 따르면 예산 1억 5000만원(봉화군비 1억원, 도비 5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산불감시로봇이 2012년 봉화군에 인계됐다. 인계하기 전에 산림 당국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불감시로봇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산불감시로봇은 전체 면적의 83%가 임야인 관계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봉화지역 일원의 산불감시를 위한 것으로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2년 가까이 걸려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감시로봇은 무선조종 비행체에 고정식 카메라 모듈을 탑재해 20분간 반경 1㎞를 감시하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도와 군은 산불감시로봇의 현장 투입으로 그동안 산불 관련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으로 다소 허점이 보였던 산불감시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로봇은 지금까지 3년 동안 실제 상황에 거의 투입되지 못한 채 봉화군청 창고에 방치돼 있다. 로봇의 배터리 성능과 카메라 화질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는 데다 총 무게 3.3㎏로 가벼워 강풍이 불 때 제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 등이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의욕적으로 개발·보급한 산불감시로봇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예산낭비는 물론 전시성 행정 논란까지 일고 있다. 게다가 2013년까지 산불감시로봇의 상용화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에는 산불감시로봇 5대를 생산·운영한다는 당초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 봉화군 관계자는 “산불감시로봇은 성능이 형편없어 도저히 활용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포항지능로봇연구소 등과 협의해 로봇의 성능을 개선해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의 로봇 개발 사업은 차세대 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선도 투자로,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가르치랴, 일지쓰랴, 청소하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네요”

    가르치랴, 일지쓰랴, 청소하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네요”

    처음부터 각오 없이 간 것은 아니었다. 조카를 돌본 적이 있어 나름의 ‘기본기’는 갖췄으니 열심히 하면 민폐는 안 끼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처음 맞닥뜨린 어린이집의 일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지난 18일 어린이집 교사 일일체험을 하기 위해 찾아간 서울 종로구의 S국공립어린이집은 원장 1명과 4명의 담임교사, 2명의 보조교사가 아동 29명을 돌보는 곳이다. 어린이집의 하루는 등원부터 전쟁터였다. “얘가 왜 이렇게 울어? 코~자고 나면 엄마 금방 온다니까….” 우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떼어놓는 엄마, 아이를 안심시키려고 팔이 떨어져 나가도록 손을 흔들어가며 아이를 반기는 보육교사. 이들 옆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는데도 기운이 쏙 빠져 하루의 절반은 지난 것 같았다. 잠시 숨이라도 돌리고 싶었지만 쉴 새 없이 오전 일과가 시작됐다. 오늘의 메뉴는 카르보나라 떡볶이. 교사 1명이 15명분의 식판과 밥상을 지하 1층 조리실에서부터 2층 교실까지 들고 나른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우습게 봤다간 큰코다친다. 매일 오전 간식, 중식, 오후 간식까지 식판과 밥상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함께 일일체험을 한 보건복지부의 건장한 남성 직원조차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후들거리는 손으로 아이들의 식판에 떡볶이를 덜어주고 배식 지도까지 하고 나서 겨우 내 식판에 떡볶이를 담았다. 14년차 베테랑 어린이집 교사인 류모씨가 “그것만 드시고는 못 버텨요”라며 음식을 듬뿍 얹어줬다. 간식을 먹은 뒤에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줬다. 환심을 얻으려고 성우처럼 목소리를 바꿔 가며 성의껏 읽었는데 “재미없어요. 다른 것 읽어 주세요”라는 투정이 나왔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집에 가서 “어린이집 재미없었다”고만 말해도 학부모들이 민원을 넣는단다. 초보 일일체험 교사의 애간장이 탔다. 이 와중에 네 살배기 남자아이가 갑자기 아프다며 벽을 보고 돌아앉았다. 학부모에게 연락을 했지만, 아이가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니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내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보육교사 업무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배변 지도다. 15명의 아이들이 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 줄 서는 예절부터 가르쳐야 하지만 짓궂은 아이는 소변을 보다 말고 바지를 벗은 채로 화장실 바닥에서 굴렀다.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옆 소변기에 선 아이에게 소변 보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줄 서 있던 아이들이 서로 화장실에 먼저 가겠다며 싸우기 시작했다. 싸우는 아이들의 울음소리, 바닥을 굴러다니는 아이의 웃음소리로 북새통이 됐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찼다. 율동 시간에는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 속에서 더 신나게 뛰어다녔다. 교사가 신나야 아이가 신나기 때문에 힘들어도 쉴 틈이 없다. 일일 교사가 익숙해진 아이들은 팔다리를 붙잡고 매달렸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복지부 직원은 “어린이집 선생님은 만능 엔터테이너”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폭풍 같은 일정이 끝나고 오후 2시 드디어 아이들의 낮잠 시간이 왔다. 아이들을 재우고 슬쩍 눕자 교사들이 화들짝 놀라며 “누우시면 선생님 잤다고 부모님께 민원이 들어와요”라고 나무란다. 아이들이 집에 가면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본격적인 일은 오후 4시 30분 귀가 지도가 끝난 뒤였다. “화장실 청소하고서 미끄러움이 남으면 아이들이 위험하니까 고무장갑 안 끼는 게 좋아요.” 어린이집 화장실 청소만 10년 이상 한 선생님들은 청소 전문가가 따로 없다. 어린이집 평가인증 항목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교실 청소와 교구 관리다. 교구를 쓸어 먼지가 남아 있으면 감점된다. 3월과 같은 새 학기에는 시설 관리에 유독 신경을 써야 한다. 청소가 끝나면 양치컵과 물컵, 물통 등을 소독하는 일이 남아 있다. 열댓명의 아이들과 씨름하다 든 물통의 무게는 허리를 붙잡게 했다. “이걸 어떻게 혼자 하셨어요”라고 보육교사에게 되물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인기가 많지만 보조 인력 채용은 꿈 같은 소리다. 청소가 끝나고서는 일지를 손에 들었다. “선생님, 늘 고생이 많으세요”라고 적힌 학부모의 편지를 읽으며 뭉클해졌다. 오후 6시. 내일 수업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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