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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아이가 아동학대당했어요… 김포 시립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주세요”

    “제아이가 아동학대당했어요… 김포 시립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주세요”

    경기 김포에서 7살·5살짜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아버지 A씨가 “발달장애 아들인 둘째가 김포시 풍무동 시립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팔다리와 배 등에 심한 멍자국이 생길 정도로 아동학대를 받았다며 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A씨는 청원을 통해 “경찰에 아동학대 사건이 접수된 것은 지난 3월인데 아직까지도 조사가 진행 중으로, 직접적인 학대 가해자는 바로 사직 처리가 됐지만 원장은 아직도 어린이집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을 포함에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이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의 관리하에 있다”면서, “하루빨리 처벌해 더 이상 이런 사람이 어린이집의 원장, 아니 선생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원장해임을 요청했다. 다섯살 짜리 남자아이는 장애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 정도 말 밖에 못하고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느린 편이다. 여러 병원에서 검사 한 결과 언어 지연과 인지지연 판정을 받아 장애 통합반이 있는 풍무동의 시립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몇 달 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둘째 아이가 학대를 당해 온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 워낙 활발해 이곳저곳 멍이 들어 집에 오는 편이었고 남자아이니까 놀다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가볍게 넘겨 왔으나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심각한 멍이 발견될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린이 집을 다닌 지 몇 달 후부터 허벅지에 어른 주먹만 한 멍이 들어올 때도 있었고 팔과 다리·배 등에 작은 멍자국이 생긴 적이 많았다. 학대를 의심하기보다는 왜 다쳤는지 알고 싶어 물어보면 모른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왜 멍이 들었는지 모르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으나 장애 통합반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많지 않을 뿐더러 워낙 힘든 아이를 맡아주는 게 고마워 참고 오랜 기간을 지나쳤다. A씨는 가끔 어린이집의 원장에게 CCTV를 확인할 수 있냐고 문의했으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와야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A씨의 아내는 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회의 때 CCTV 사각지대가 많으니 추가 설치 가능 여부를 요청했지만 원장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시청에 문의하기는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지난 2월쯤 목뒤와 팔 안쪽·뒤통수에 멍이 들어오는 일이 발생해 CCTV 확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일주일쯤 후 아동보호기관에서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아동에 대한 학대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후 아동보호기관 담당자들과 경찰관 및 관련 부서 시청 직원들이 어린이집을 방문해서 CCTV를 확인하면서 여러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그날 바로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고 아직까지도 조사 중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를 밀치고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앉은뱅이 책상 아래에 아이를 집어넣고 못 나오게 했다. 그 사람을 보는 자체가 고통이었고 또 학대당한 아이가 그 사람을 볼까 봐 집 앞 놀이터도 마음대로 나갈 수가 없는 2차적 고통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찰 조사 결과 원장이 아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고 해왔던 사실이 밝혀졌다. 청원글 말미에서 A씨는 “우리 아이를 학대한 관련자들이 처벌받고 사건이 종결돼도 저희 부부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원장의 해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부정부패 소굴, 감사해 달라” 국민청원 글센터장 “요원의 음해…법적대응” 진실공방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민센터에 근무했던 사회복무요원이 공직사회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자 공무원들이 이에대한 법적 조치를 할 방침이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간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일한 사회복무요원 A씨는 인터넷 한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무원들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고발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정부패의 소굴 주민센터를 감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청원 글을 통해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방역용품과 기부 물품을 빼돌리고 관용차를 무단 사용하는가 하면, 근무지 이탈 및 낮잠 등 일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주무관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해야 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빼돌려서 나눠 가졌갔다”고 밝혔다. 또 “오후 3시 10분은 근무 시간인데 주무관들은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고 오후 5시부터 고기와 술을 먹었다. (이웃돕기 차원에서) 기부받은 연어 통조림과 컵밥은 주무관들이 나눠 먹고 식초 음료는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갖고 있다가 버렸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장은 낮에 막걸리를 마시고 늦게 들어왔고, 주민에게 나눠줘야 할 지자체 소식지와 코로나19 포스터는 무겁다고 쓰레기장에 내버렸다”고 올렸다. 남자 주무관들은 주민센터 모유 수유실에서 이불을 깔고 낮잠을 자는가 하면 한 주무관은 매일 관용차를 타고 커피숍에 간다고 고발했다. 몇몇 직원은 근무 시간에 인터넷 서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보내기, 모바일 게임 등을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구청에 감사 요청을 구두로 여러 차례 말했으나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꼭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해당 공무원들을) 징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대해 해당 주민센터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한중희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장은 2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이 마스크를 빼돌렸다거나 근무 중에 바비큐 파티를 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동장은 “낮에 통장들과 술을 먹었다는 주장도 근무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였고 공무원들은 7시에나 저녁을 먹었다”며 “(공익요원은) 발령받을 때도 공무원들과 여러 트러블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보 또한 통장에게 제대로 배부했고 시일이 지난 과거 관보를 폐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현재 감사원 지시로 전주시 감사관실과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동장은 해당 공익요원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지적하며 “그동안 참아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공익요원은 주민센터 기자회견 내용이 허위라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그는 “모든 비리를 직접 눈으로 봤고 사진과 녹취를 통해 기록했다”며 “이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아니다’라고 부인만 하니 기가 찰 따름”이라고 했다. 또 “주민센터 내에 폐쇄회로(CC)TV가 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CCTV를 삭제하기 전에 감사원에서 이를 확보해 분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익요원은 최근 자신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주민센터 공무원을 검찰에 고소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주민센터 직원이 밖에서 치킨을 먹고 저녁 8시에 퇴근했다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타낸 정황도 있다”며 “이 또한 해당 공무원의 카드 결제 기록과 퇴근 시각 등을 분석하면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꿀잠’은 최고의 보약… 머리맡 TV·스마트폰부터 ‘OFF’

    ‘꿀잠’은 최고의 보약… 머리맡 TV·스마트폰부터 ‘OFF’

    “우리가 화초사위로 두고 볼 처지가 못 되니까 인제는 일을 좀 해봐야지. 해가 한나절까지 자빠져 잠이나 자서야 쓰나!” 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에는 연산군 당시 유배됐다가 탈출해 함경도까지 가게 된 홍문관 교리 이장곤이 고리백정 딸 봉단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장곤은 날이면 날마다 해가 중천에 뜨도록 늦잠을 자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혀 아예 ‘게으름뱅이 사위’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여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던 전통시대에 늦잠이란 굶어 죽기 딱 좋은 악덕일 뿐이었다.경제개발에 매진하던 20세기 후반기 한국에서도 잠은 적게 자야 성공한다는 인식이 파다했다. 대학입시를 위해선 사당오락(四當五落)이고, 승진을 위해선 얼리버드를 해야 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분명한 변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잠이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조선시대만 해도 농한기에 여유를 부릴 수 있었지만 21세기에는 원 없이 잠을 자고 싶다는 사람들 투성이다. 잠이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까지 넘쳐난다. 자연스럽게 꿀잠을 자기 위한 각종 도우미도 넘쳐난다. 사람은 인생의 3분의1을 자는데 보낸다. 100세 수명이라 치면 33년은 꿈속을 헤매는 게 인생이다. 근육과 혈관이 긴장에서 풀려나 이완되고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는 등 잠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상식 중에서도 상식이 됐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를 보면 2013년 약 42만명이던 불면증 환자는 2019년 약 63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잠이 좋은 줄도 알겠고 잠을 잘 자고 싶다는 사람도 많은데 정작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만 늘어나는 역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잠과 경제를 합성한 ‘슬리포노믹스’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기능성 매트리스 같은 섬유·침구·가구, 수면장애 관련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조명이나 음향·아로마 등 수면을 위한 각종 제품 등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숙면을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에 심지어 끌어안고 잘 수 있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우리나라 수면산업 규모가 3조원이 넘고 연평균 약 5%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수면은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수면시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 ‘비렘수면’에서는 뇌의 일정 부분만이 기능을 하기 때문에 뇌의 에너지 소비가 적고 뇌가 일종의 휴식상태에 있지만, 수면시간의 나머지 25%를 차지하는 ‘렘수면’ 중에는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이고 에너지 소비도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하다. 우리가 새벽녘에 꿈을 많이 꾸는 이유도 바로 이렇게 수면 후반부로 갈수록 렘수면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이다. 잠은 신체기능 회복, 학습내용 기억, 성장 촉진이라는 세 가지 구실을 한다. 우리 몸은 깨어 있는 동안은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여러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는데, 비렘수면기에는 깨어 있을 때에 비해 신진대사의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 또 깨어 있을 때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도 수면이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비렘수면 시기 중 깊은 수면 단계에서 최고의 분비를 보인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어린아이는 적절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수면장애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불면증은 사실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다. 기간이 한 달 미만이면 일시적 불면증이라 하고, 6개월 이상이면 만성적 불면증으로 분류한다. 성인의 경우 일시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3분의1에서, 만성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10% 내외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주기적 사지운동증, 하지불안증후군, 약물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이 있다. 불면증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집단 중에는 고령층도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심창선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5~2013년)을 바탕으로 한 연구를 보면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불면증을 겪고 있다. 정 교수는 “노인은 신체 기능이나 면역력, 정신적인 회복도가 종합적으로 저하돼 있다. 불면증을 방치할 경우 기저질환이 악화된다거나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면증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23일 “수면클리닉에 불면증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환자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불면증이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나타난다”면서 “특별한 원인이 없는 불면증의 경우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담당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을 투여하지 않고 불면증을 치료하는 비약물 치료는 수면에 방해가 되는 생활습관 요인을 제거하고 수면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는 과정으로 인지행동치료라고도 부른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이완훈련은 중요한 비약물 치료법 중 하나다. 불면증 환자는 자주 초조와 불안 증상을 보이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은 교수는 “불면증이 길어지면 과도한 각성이 지속되면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2차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낮잠, 오래 누워 있기, 일찍부터 자려고 노력하기 등은 불면증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졸리기 전에는 눕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평소 수면 스케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서 수면 이외에 독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은 금지해야 하고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만 심한 운동은 자기 전에 피해야 한다. 카페인에 민감할 경우 커피는 아침에만 마시고 술을 마시면 새벽에 일찍 깬다는 사실도 숙지해야 한다. 수면을 취하기에 적절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겨울철에는 16~18도, 여름철에는 25~26도가 적당하다. 온도가 너무 높아도 문제지만 너무 낮아도 숙면에 방해가 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 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 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과거 경찰의 공권력이 적정하게 행사되지 못한 면이 있었고, 경찰이 온갖 비난을 받았습니다. 잘못한 부분은 그때그때 확인해서 용서를 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하고자 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 당연히 지녀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15만 경찰을 대표하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별명은 한때 ‘애플청장’이었다. 경찰의 수장이 여기저기 사과를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우려 목소리가 담긴 별명이다. 그러나 민 청장은 생각이 달랐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경찰이 되려면 경찰을 대표하는 자신이 스스로 머리를 숙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1988년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해 경위로 임용됐을 당시 민 청장은 경찰청장까지 오를 생각을 못 했다고 한다. 그런 청장 임기가 다음달 23일이면 끝난다. 2년 임기를 꽉 채웠다.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성사시켰고, 최근 이슈였던 디지털 성범죄 수사 역시 ‘박사방’ 일당을 모두 소탕하는 등 비교적 큰 성과를 이뤄 냈다. 서울신문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청장실에서 민 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남은 경찰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취임 기간 중 가장 큰 이슈는 수사권 조정안이었던 것 같다. 현재 이뤄 낸 수사권 조정안에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점수로 평가하기엔 곤란한 것 같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처음 논의한 게 1996년이니 25년이 흘렀다. 그때 경찰이 검토했던 방안과 비교해 보면,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구현된 것 같다. 물론 수사·기소의 분리까지 나아가야 하고, 이게 세계 기준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 1월 13일 개정된 개혁안은 더 정비가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수사·기소 분리 방향으로 개혁할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일부 경찰관이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로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를 애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 보자면 어떻게 보시는가. “경찰과 시민이 대립하는 관점은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창설 때부터 민주경찰이었다. 특히 취임 이후 헌법적 가치를 투영한 민주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영국 정치가 로버트 필)이라는 경구를 가슴에 새기고자 노력했다. 저도 우리 조직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신념 체계를 좀더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이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경찰의 혼을 일깨우는 경찰역사 재조명 사업을 활발히 추진한 이유 또한 올바른 민주경찰상, 제복 입은 시민상을 구현하기 위한 다짐의 일환이었다.” -정보경찰을 폐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개혁은 어떤 존재가 필요에 맞게끔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을 위해선 국민의 충격적 요구가 생겨나기도 한다. 정보경찰을 차라리 없애버려라 하는 건 질타라고 본다. 정보경찰은 위험요인을 ‘사전 탐지’하고 그에 대해 예방·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알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경찰 업무에 있어 위험에 대한 사전 정보활동과 예방과 대응 조치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경찰 본연의 임무 수행을 위해선 정보경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보경찰의 활동규칙을 제정하고 인력·조직 개편, 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경찰청장 재직 2년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나. 다음 청장에게 훈수를 두자면 뭐라고 두실 건가.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개혁 등 큰 개혁과제에 대해 경찰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지만 입법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경찰개혁 관련 추진 방안들은 법으로 정립돼야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안정된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 입법까지 완수하지 못하고 가는 게 후임 청장에게 미안하다. 경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기대가 큰 만큼 경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부탁하고 싶다. 또 장기실종자 가족분들과 개구리소년 사건 같은 장기미제사건 유가족분들의 응어리를 끝내 풀어드리지 못한 일이 마음에 남는다.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 동료를 위한 보수수당 현실화 등 처우개선을 완전히 이루지 못해 미안하다.” -퇴임 후 자연인으로서 어떤 삶을 계획하고 계신가. “인터뷰를 하는 걸 보니 이제는 제복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그간 산적한 업무와 현안들로 퇴임 후 계획을 세울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퇴임 후에는 그간의 부담과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낮잠을 실컷 자보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족들과 저녁식사도 하고 차분히 책도 읽고 싶다. 어렸을 때 부모님의 벼·왕골·담배 농사일을 돕곤 했는데, 스마트 팜 같은 농업기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농업기술도 공부해 보고 싶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공동체의 안녕에 보탬이 되고 싶다.” 진행 유영규 사회부장 whoami@seoul.co.kr정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경찰이 곧 시민, 시민이 곧 경찰민주경찰 되려면 시민과 대립 안돼수사, 기소권 완전 분리 디딤돌 마련입법 마무리 후임 청장에 맡겨 미안할 뿐퇴임 후 낮잠 한번 실컷 자보고 싶어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과거 경찰의 공권력이 적정하게 행사되지 못한 면이 있었고, 경찰이 온갖 비난을 받았습니다. 잘못한 부분은 그때그때 확인해서 용서를 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하고자 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 당연히 지녀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15만 경찰을 대표하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별명은 한때 ‘애플청장’이었다. 경찰의 수장이 여기저기 사과를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우려 목소리가 담긴 별명이다. 그러나 민 청장은 생각이 달랐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경찰이 되려면 경찰을 대표하는 자신이 스스로 머리를 숙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1988년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해 경위로 임용됐을 당시 민 청장은 경찰청장까지 오를 생각을 못 했다고 한다. 그런 청장 임기가 다음달 23일이면 끝난다. 2년 임기를 꽉 채웠다.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성사시켰고, 최근 이슈였던 디지털 성범죄 수사 역시 ‘박사방’ 일당을 모두 소탕하는 등 비교적 큰 성과를 이뤄 냈다. 서울신문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청장실에서 민 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남은 경찰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취임 기간 중 가장 큰 이슈는 수사권 조정안이었던 것 같다. 현재 이뤄 낸 수사권 조정안에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점수로 평가하기엔 곤란한 것 같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처음 논의한 게 1996년이니 25년이 흘렀다. 그때 경찰이 검토했던 방안과 비교해 보면,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구현된 것 같다. 물론 수사·기소의 분리까지 나아가야 하고, 이게 세계 기준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 1월 13일 개정된 개혁안은 더 정비가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수사·기소 분리 방향으로 개혁할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일부 경찰관이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로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를 애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 보자면 어떻게 보시는가. “경찰과 시민이 대립하는 관점은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창설 때부터 민주경찰이었다. 특히 취임 이후 헌법적 가치를 투영한 민주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영국 정치가 로버트 필)이라는 경구를 가슴에 새기고자 노력했다. 저도 우리 조직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신념 체계를 좀더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이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경찰의 혼을 일깨우는 경찰역사 재조명 사업을 활발히 추진한 이유 또한 올바른 민주경찰상, 제복 입은 시민상을 구현하기 위한 다짐의 일환이었다.” -정보경찰을 폐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개혁은 어떤 존재가 필요에 맞게끔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을 위해선 국민의 충격적 요구가 생겨나기도 한다. 정보경찰을 차라리 없애버려라 하는 건 질타라고 본다. 정보경찰은 위험요인을 ‘사전 탐지’하고 그에 대해 예방·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알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경찰 업무에 있어 위험에 대한 사전 정보활동과 예방과 대응 조치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경찰 본연의 임무 수행을 위해선 정보경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보경찰의 활동규칙을 제정하고 인력·조직 개편, 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경찰청장 재직 2년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나. 다음 청장에게 훈수를 두자면 뭐라고 두실 건가.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개혁 등 큰 개혁과제에 대해 경찰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지만 입법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경찰개혁 관련 추진 방안들은 법으로 정립돼야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안정된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 입법까지 완수하지 못하고 가는 게 후임 청장에게 미안하다. 경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기대가 큰 만큼 경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부탁하고 싶다. 또 장기실종자 가족분들과 개구리소년 사건 같은 장기미제사건 유가족분들의 응어리를 끝내 풀어드리지 못한 일이 마음에 남는다.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 동료를 위한 보수수당 현실화 등 처우개선을 완전히 이루지 못해 미안하다.” -퇴임 후 자연인으로서 어떤 삶을 계획하고 계신가. “인터뷰를 하는 걸 보니 이제는 제복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그간 산적한 업무와 현안들로 퇴임 후 계획을 세울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퇴임 후에는 그간의 부담과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낮잠을 실컷 자보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족들과 저녁식사도 하고 차분히 책도 읽고 싶다. 어렸을 때 부모님의 벼·왕골·담배 농사일을 돕곤 했는데, 스마트 팜 같은 농업기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농업기술도 공부해 보고 싶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공동체의 안녕에 보탬이 되고 싶다.” 진행 유영규 사회부장 whoami@seoul.co.kr 정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라면 먹고 자는 첫째 빼고” 창녕 학대 친모 맘카페 글(종합)

    “라면 먹고 자는 첫째 빼고” 창녕 학대 친모 맘카페 글(종합)

    직접 쓴 것으로 추측되는 지역 맘카페 글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9세 아동학대 사건의 친모가 지역 맘카페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이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됐다. ‘딸 4명의 엄마’ 뜻을 가진 활동명으로 글을 쓴 친모 A씨(27)는 카페에 올린 다수의 글에서 둘째·셋째·넷째 딸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다. 하지만 피해 아동인 첫째 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프로필은 맘카페 두 곳 모두 아이들 사진이다. 그중 한 사진에는 남편도 등장한다. 남편의 무릎에 둘째·셋째가 앉아 있고, 피해 아동인 B양(9)은 그 옆에 앉아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고 있는 사진이다. 100개가 넘는 게시물 중에서 B양에 대한 글은 딱 1건뿐이었다. 2월 16일 ‘나를 칭찬해’ 게시판에 올린 ‘첫째를 용서한 것을 칭찬해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친모는 “며칠 전 첫째가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너무 화가 나 말도 안 하고 냉전 상태로 지냈는데 오늘 둘째·셋째가 ‘엄마, 언니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라고 해서 첫째를 용서해줬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란다’면서 있는 힘껏 첫째를 안아줬다”며 “첫째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단 댓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첫째만 초등학생이고 둘째·셋째는 유치원생인데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안 보낼까 싶다. 태어난 지 이제 3일 된 신생아가 있는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대구 카페에 처음 글을 올린 것은 1월 23일이었으며, 마지막 글은 지난달 14일에 게시됐다. 창녕 카페의 경우 첫 글은 1월 3일에, 마지막 글은 이달 1일에 작성됐다. A씨는 게시물에서 주로 남편과 딸들을 언급했다. 둘째 딸의 생일, 결혼기념일, 넷째 출산 등 다양한 소식이 글에 담겼다. 넷째 딸의 출산 직후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둘째·셋째 딸의 사진도 카페에 올라왔다. A씨가 쓴 ‘저녁 대충’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밥상 사진과 함께 둘째·셋째의 손, 다리 등이 나온다. A씨는 이 글에서 “라면 먹고 낮잠 주무시는 첫째 빼고, 밥 같이 먹자며 9시까지 기다리라는 신랑 빼고 오순도순 식사합니다”라고 했다. 둘째와 셋째가 테라스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사진도 있었다. 이 테라스는 B양이 쇠사슬에 묶여 이틀간 지낸 곳이다. A양은 탈출에 성공한 지난달 29일 이 테라스에서 난간을 타고 옆집으로 이동했다.베란다에 감금됐다가 풀린 사이 탈출한 아이 B양은 친모가 글루건과 불에 달군 쇠젓가락 등으로 발가락과 발바닥 등을 지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양 진술에 따르면 의붓아버지도 “집에서 나가고 싶으면 손가락 지문을 없앤 뒤 나가라”며 달군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지도록 강요했다. 의붓아버지와 친모는 물이 담긴 욕조에 B양의 얼굴을 담그기도 했다. 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부가 함께 B양 목을 쇠사슬로 묶은 뒤 베란다 난간에 자물쇠로 고정해 도망가지 못하게 감금했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쇠사슬을 풀어 줬다. B양은 부모가 식사도 하루에 한 끼만 줬다고 진술했다. B양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심한 빈혈 증상이 있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얼굴과 등을 비롯한 온몸에서 멍과 골절, 화상 등의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B양이 보호기관과의 상담에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고 학교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아이 가출 후에도 양육수당 챙기기 바빠 창녕군에 따르면 이들은 그간 B양을 포함해 총 4명을 키우면서 매달 양육수당 등 각종 수당 명목으로 90만원을 받아 챙겼다. B양이 탈출한 이후인 지난 10일에는 B양의 동생 두 명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추가로 가정양육수당을 신청했다. 세 자녀 이상을 키울 때 군에서 지원해 주는 출산지원금 1000만원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공황장애(Panic Disorder)/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황장애(Panic Disorder)/박홍환 논설위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판(Pan)은 인간의 얼굴과 상반신에 염소나 산양의 뿔과 하반신을 갖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목동을 보호하고 가축과 자연을 관장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하지만 반인반수의 험악한 형상과 변덕스럽고 화를 잘 내는 성격 탓에 인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특히 낮잠을 방해하거나 기분이 언짢으면 극도로 포악해져 인간과 동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곤 했다고 한다. 극심한 공포, 공황을 뜻하는 영어 단어 패닉(Panic)은 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대형 사고 등을 맞닥뜨리면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환경을 직면했을 때 보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뇌의 반응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 얼굴에 염소 뿔을 달고 있는 반인반수의 신, 판을 눈앞에서 목도한다면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몸이 굳어버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사소한 갈등 상황에서도 ‘생명이 위태롭다’는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수 있다. 이른바 공황발작으로 심장 박동이 매우 빨라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공황발작은 일상생활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령 운전 중 공황발작이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제3자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공황장애로 판단한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갑자기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당사자로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영화배우 이병헌·차태현, 방송인 김구라, 개그맨 이경규·정형돈, 가수 김장훈·소율 등 공황장애를 고백한 유명 연예인이 잇따르면서 공황장애 질환이 주목을 받았는데 최근 국내 한 수용시설에서는 공황장애를 가진 수감자의 손발을 14시간 동안 묶어 두고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최근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잠시 국회를 떠나 있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에서 밝힌 그의 증상은 공황장애의 전형이다.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 일시적인 정신 마비, 불면증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2017년 2월 사법농단 사태 와중에 발병했는데 다소 호전됐다가 총선 때 논란이 이어지면서 증상이 다시 심해졌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의원의 공황장애 고백을 놓고 응원과 비판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공황장애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고 한다. 당사자의 고통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지지 여부를 떠나 빠른 회복과 국회 복귀를 기원하는 게 맞다. stinger@seoul.co.kr
  • 파키스탄 ‘명예 살인’ 경찰의 대처, 과거와 달라졌다

    파키스탄 ‘명예 살인’ 경찰의 대처, 과거와 달라졌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북부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둘에 대한 ‘명예 살인’의 원인을 제공한 동영상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우마르 아야즈(28)가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당초 현지 보도에 따르면 16세와 18세 소녀를 각각 아버지와 오빠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로이터 통신은 희생자들이 친자매 사이로 경찰은 아버지와 오빠를 검거하고 범행을 도운 친척 한 명을 쫓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여성 인권 활동가들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BBC는 검거된 사람 숫자와 소녀들의 관계 등에 대해 다르게 보도하고 있어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알 수가 없다. 카이버 파크퉁크와 지방 북와지리스탄의 오지 마을에서 비극이 벌어졌다. 아야즈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자매와 다른 소녀까지 어울려 셀피 동영상을 찍었는데 아야즈는 자매의 볼에 입을 맞춘다. 동영상은 거의 일년 전쯤 촬영된 것인데 왜 몇 주 전에 소셜미디어에 올려 억울한 죽음을 불렀는지 아야즈를 상대로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간 남자와 함부로 만나거나 신체 접촉을 하는 일은 가족의 명예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명예 살인’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는 이들이 아직도 이 나라에는 적지 않다. 매년 수백명의 여성이 이런 식으로 억울한 죽임을 당하지만 그마저도 지역이나 사회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지난 2016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칸딜 발로크가 오빠 손에 살해되면서 뜨거운 논란에 불을 지폈고, 정부가 더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하라는 압력이 거세졌다. 경찰에게는 이런 류의 사건을 더 열심히 수사하라는 압력이 높아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 간부 샤피울라 간다푸르는 “우리 의도는 진지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건을 처음 듣자마자 이를 확인해주기로 결정했다. 현장에 달려가보니 혈흔이 낭자했다. 살해된 두 소녀의 아버지와 오빠를 곧바로 검거했으며 오늘은 동영상을 만든 우마르 아야즈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여권 운동가로 미국에 망명해 있는 굴라라이 이스마일은 살인 사건이 접수된 날 곧바로 경찰이 취한 조치는 오지의 “부족 여성들에겐 승리”라며 “이런 범죄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번 달에만 이런 살인 사건이 일곱 건이나 발생했는데 만약 지체하면 사건이 재빨리 카펫 아래로 숨어 버리고, 극단적 선택이나 자연사한 것으로 처리돼 버린다”고 말했다. 인권 전문가들은 여성에게 저질러지는 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정의가 낮잠을 자는 일이 적지 않으며 때때로 용의자가 풀려나거나 보석으로 석방되거나 사건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나 북와지리스탄처럼 오지에다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연방 사법체계보다는 현지 관습이 더 좌우하는 일이 많아 여성은 자유를 훨씬 덜 누리는 상황이다. 이스마일은 “2018년 이전에는 이런 종류의 살인은 부족 사회에서 범죄로 인식되지도 않았으며 제대로 신고되지도 않았다. 이들 지역에서는 절반 정도의 자치권이 주어져 파키스탄 연방의 사법체계는 2018년에야 제대로 작동했다. 그는 부족 지도자들이 이런 동영상이 온라인에 돌아다닌다는 말을 듣고 주민들에게 소녀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부족의 관습법에 처벌이란 살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등장하지만 볼맞춤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 세 번째 소녀의 행방이 아직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경찰의 신변 보호가 필요하다고 이스마일은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로 인도양 섬나라에 석달째 갇힌 중국인

    코로나로 인도양 섬나라에 석달째 갇힌 중국인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사는 렉스 양(33)이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지상천국 섬나라 세이셸에 도착한 것은 지난 1월 말이었다. 그는 가족들과 계획한 이 주일간의 휴가가 3개월이 넘도록 이어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휴가는 언제 끝날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중국인 양씨 가족이 세이셸 군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라디그에서 코로나19 격리 때문에 긴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씨 가족의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았던 데다 세이셸 국제공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따른 조치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시작되기 전 양씨는 어머니와 누이, 조카와 함께 라디그의 해변과 숲을 즐겼다. 가족들은 매일 해변에서 거북이와 놀거나 파도를 즐겼으며 낮잠을 즐긴 후에 또다시 해변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했다. 하지만 3월 14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세이셸에서 발생한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세이셸 정부는 긴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실행했으며 학교와 상점 등이 문을 닫았고 외국인은 출입국이 금지되었다. 심지어 해변도 4월부터 통제되어 양씨 가족은 약 200㎡의 이층집 안에서 감금 생활을 하다시피하고 있다. 양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본다”며 “마당에서 테니스와 배구를 하며 어머니는 중국 드라마를 보고 나는 세이셸의 공식언어인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 일상 프랑스어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정보통신(IT) 업종에 종사했던 양씨는 긴 근무시간에 지쳐 2018년 직장을 관두고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세계 여행을 했다. 그는 “세이셸 여행에 어머니와 조카를 데려온 것은 설 연휴를 여기서 보내고 2020년에는 베이징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양씨의 어머니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약도 떨어져 가는데다 장기간의 해외 체류로 돈도 바닥날 지경이다. 다행히 맘씨좋은 집주인을 만나 원래 한달 월세는 9만위안(약 1500만원)이 넘어야 하지만 1만 5000위안(약 260만원)만 내고 있다. 누이와 월세를 나눠 내고 있어 한달 생활비 2만 위안으로 세이셸에서 양씨 가족은 버티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아프리카 대륙에 치명적으로 퍼지지는 않았다. 지난 2월 14일 중국인이 이집트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2억명이 사는 대륙에서는 3만명의 확진자와 200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중이다. 양씨는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하늘길이 열리는 것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중국판 유튜브인 틱톡에 자신의 세이셸 생활을 공개했다. 중국인들은 양씨의 끝없는 긍정적인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라디그의 경치를 담은 웨이보 게시물은 1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세이셸의 비공식적 관광 홍보대사가 되어 200살 이상 사는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이의 사랑스러움을 중국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인구 10만명의 세이셸은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고 난 뒤 몰려올 중국인 관광객들을 양씨를 통해 기대하고 있다. 양씨는 중국인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으며 공짜로 야채와 과일, 닭고기를 주는 세이셸 이웃들의 친절을 인터넷을 통해 중국 대륙에 알리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신한 인도 여대생 시위 주도했다며 교도소에 한달째 수감

    임신한 인도 여대생 시위 주도했다며 교도소에 한달째 수감

    인도 수도 뉴델리의 남동쪽에 있는 여대생 사푸라 자르가르(27)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친 것은 오후 2시 30분이었다.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대학인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 대학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자르가르는 지난달 10일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고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는 남편이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털어놓았다. 19개월 전 결혼한 부부는 일주일 전에야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멀미 증세도 있었고 늘 무기력해지곤 했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델리 경찰서의 테러 사범들을 가두는 특별 감방에서 왔다며 델리 중심가에 있는 자신들의 사무실에 임의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무슬림들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많은 반발을 샀던 영주권 개정 법(CAA) 반대 시위에 얼마나 깊숙이 연루돼 있는지 심문하겠다고 했다. 몇 시간 동안 심문한 뒤 경찰은 자르가르를 밤 10시 30분쯤 체포했다. 그렇게 한달 동안 그녀는 델리의 과밀한 티하르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봉쇄되고 정부에 자문한 이들조차 임신 여성은 특히 감염에 취약하다고 조언했는데도 여전히 풀려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주어진 혐의는 불법 행동 예비법(UAPA) 위반인데 보석 석방이 거의 불가능하게 규정돼 있다. 체포된 뒤 딱 두 차례, 남편과 변호인과 5분 정도 전화 통화했을 뿐이었다. 면회도 서신도 코로나19를 전염시킨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자르가르는 지난 3월 25일 인도가 국가 봉쇄에 들어간 뒤 수감된 무슬림 학생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데 정부가 언론 자유와 체제 반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악용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학생 조직인 자미아 협력 위원회(JCC)를 이끌어 델리 북동부의 대학생 시위를 조직했다. 여동생 사미야는 “아주 배짱 있고, 솔직하고, 주관이 뚜렷한” 여성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무슬림들이 위주인 53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목숨을 잃은 2월 시위를 주모한 인물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은 2월 항거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만 800명에 이르는데 수십 명은 봉쇄령을 틈타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만 768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2294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습관의 힘/전경하 논설위원

    “방학이 다섯 달이었네.” 오는 20일 등교를 앞둔 고2 아들이 문득 뱉은 말이다. 지난달 16일 온라인개학을 했지만 아들에게는 여전히 방학이었다.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학습 영상을 마감시간 앞두고 때론 몰아보고, 중간중간 낮잠도 자고, 온라인게임 등 딴짓도 했으니 개학이라고 느끼긴 무리였다. 물리적 개학이 다가오면서 아들도 나도 슬슬 걱정이다. 방학이었던 다섯 달 동안 최소한 평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어디를 간다는 것은 별로 안 해 봤는데. 이런저런 준비물에 교복도 입어야 하니 은근 신경이 더 쓰인다. 예년처럼 3월 개학이었으면 두 달이 예외였던 셈 치면 되는데 다섯 달 동안 몸에 밴 습관이 쉽게 고쳐질까. 물리적 개학 이후에도 행여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한다는데 그러면 학사일정이 또 뒤죽박죽이 되겠지. 학부모 단체대화방에 중간고사 기간 등 변경된 학사일정이 며칠 전 공유됐는데 엄마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더이상 일정 변경이 없었으면’이었다. 학사 일정이 뒤죽박죽이 돼도 정해진 일과는 하는 습관, 그런 습관의 힘을 길러야 할 상황이었는데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어른인 나도 잘 못하는데 학생들이 잘할 수 있었을까 싶다. lark3@seoul.co.kr
  •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여하튼 동물들은 제세상을 만난 것처럼 보인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애들레이드 도심에서 촬영한 캥거루 모습을 영국 BBC가 20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봉쇄령이 내려져 사람과 자동차 통행이 뜸해지자 전날 아침 텅 빈 거리에 나와 겅중거렸다. 경찰은 장난스럽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색 털코트를 걸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캥거루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부딪칠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넘긴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어딘가로 사라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40만 3963명, 사망자는 16만 5154명인 가운데 호주는 각각 6547명, 67명을 기록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신규 확진자가 6명으로 줄자 시드니 주변 해변 세 군데의 개장을 허용했다. 물론 호주 연방정부는 확진자 감소 추세에도 여전히 엄격한 봉쇄령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지난 6일 남부 오악사카주 라벤타닐라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진을 공개했다. 생태 투어로 관광객들이 찾아와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한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백사장을 거니는데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 마리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 없이 하루만 더’라고 제목을 달았다. 영국 BBC는 지난 16일 남아공에서도 사파리 관광 명소로 이름 난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인데 봉쇄령 탓에 텅 비자 사자들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라면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랭커셔주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점령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개미핥기까지 출몰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와 여우가 목격되기도 했다. 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인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인류의 움직임이 둔화되자 반대로 야생동물에게는 천국의 시간이 되고있다. 최근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현지 남부에 위치한 오악사카 주 라 벤타닐라 해변에서 촬영된 악어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따뜻한 햇빛 아래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는 이 악어들은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처럼 여유로운 휴식 기회를 얻지 못했다. 멕시코 당국이 생태보호지로 지정해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지만 반대로 생태투어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기 때문.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은 온전히 악어들의 천국이 됐다. 소란스럽고 위협적인 인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이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해변의 모래밭을 거닐고 있을 때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마리의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없이 하루만 더'라는 글을 올렸다.  인간없는 야생의 삶이 어떤 지는 다른 사진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명 야생공원인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가는 길이지만 이 사자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한가로운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간이 사라지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 보지못한 야생동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잉글랜드 랭커셔 지역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나타나 일명 ‘뱅뱅이’에 올라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나타났다.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코로나 역발상… 스포츠는 계속된다

    코로나 역발상… 스포츠는 계속된다

    UFC, 美 섬에서 두 달간 무관중 대회 대만 프로야구, 관중석에 마네킹 배치 ‘테니스 황제’ 페더러, 원 포인트 강습 보라스 “모든 팀 애리조나에서 경기”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되자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확산이 역설적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시켜 주는 모양새다. 가장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 것은 세계적인 종합 격투기 단체 UFC다. 한 달에 적어도 2~3개 대회를 세계 곳곳에서 치러 오던 UFC는 코로나19로 대회 장소를 구하는 게 어려워지자 아예 외딴섬을 통째로 빌려 선수들만 모아 놓고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8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미국 내 개인 소유의 한 섬에서 UFC 249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섬을 두 달간 폐쇄하고 우리의 모든 국제 대회를 여는 등 격투기 대회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는 이 섬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재 대회를 열기 위한 인프라가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로 러시아에 발이 묶인 라이트급 챔피언 하비프 누르마고메도프가 대회 출전을 포기함에 따라 같은 체급 1위 토니 퍼거슨과 4위 저스틴 게이치의 타이틀 매치가 치러진다.세계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앞서 이번 주말 개막하는 대만 리그(CPBL)는 ‘마네킹 응원단’을 준비했다. 지난해 챔피언 라쿠텐 몽키스가 오는 11일 중신 브러더스와 치르는 홈 개막전에서다. 라쿠텐은 코로나19로 개막전을 관중 없이 열기로 했지만 팬 없는 개막전이 어색하다고 판단해 로봇 마네킹에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케 하고 일부는 응원 피켓도 들도록 하는 등 마치 관중이 입장한 것처럼 분위기를 띄운다는 전략이다.‘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에 나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보통 스포츠 스타들이 재택 훈련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발리 동작을 보고 따라해 보라고 지난 7일 팬들에게 제안한 것. 이후 영상이 올라오자 페더러는 “몸을 굽히지 말고 손목에 힘줘라”, “낮잠 자고 있는 강아지 위로 공을 날리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등의 조언을 해 줬다. 이 게시물은 6시간 만에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어섰으며 1300여개 응답 영상이 달렸다. 코로나19로 아직 개막이 멀어 보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리그 단축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가을 포스트 시즌 관례를 깨고 대담하게 크리스마스 월드시리즈를 제안했다. 또 ‘전체 30개 팀이 애리조나에 모여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이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팀 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던 것과 배치되는 ‘비밀 훈련’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에 올랐다. 8일 현지 언론에 조제 모리뉴 감독이 영국 북런던의 한 공원에서 탕귀 은돔벨레 등 일부 선수들과 가까이 붙어서 운동하는 사진이 공개된 것. 토트넘 구단은 “선수들에게 야외 훈련 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왔다. 더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 호모사피엔스의 상상력을 시험하다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 호모사피엔스의 상상력을 시험하다

    격투기는 외딴 섬 통째로 빌려 두달 간 대회 개최대만 야구는 경기 분위기 나게 마네킹 응원단 도입페더러는 소셜미디어 통해서 즉석 원포인트 레슨메이저리그는 크리스마스 월드시리즈 제안도 나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되자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확산이 역설적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시켜 주는 모양새다. 가장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 것은 세계적인 종합 격투기 단체 UFC다. 한 달에 적어도 2~3개 대회를 세계 곳곳에서 치러오던 UF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 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아예 외딴 섬을 통째로 빌려 선수들만 모아 놓고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8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미국 내 개인 소유의 한 섬에서 UFC 249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섬을 두 달 간 폐쇄하고 우리의 모든 국제 대회를 여는 등 격투기 대회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는 이 섬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재 대회를 열기 위한 인프라가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로 고향에서 발이 묶인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가 대회 출전을 포기해 같은 체급 1위 토니 퍼거슨(36·미국)과의 타이틀 매치는 퍼거슨과 라이트급 4위 저스틴 게이치(32·미국)의 대결로 대체됐다. 세계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앞서 이번 주말 개막하는 대만 리그(CPBL)는 무관중 경기에 흥이 안난다고 ‘마네킹 응원단’을 준비했다. 지난해 챔피언 라쿠텐 몽키스(옛 라미고 몽키스)가 오는 11일 중신 브라더스와 치르는 홈 개막전에서다. 라쿠텐 구단은 코로나19로 개막전을 관중 없이 열기로 했지만 팬 없는 개막전이 어색하다고 판단해 로봇 마네킹에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케 하고 일부는 응원 피켓도 들도록 하는 등 마치 관중이 입장한 것처럼 분위기를 띄운다는 것이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에 나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보통 스포츠 스타들이 ‘외출 자제’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재택 훈련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발리 동작을 보고 따라해보라고 지난 7일 팬들에게 제안한 것. 이후 영상이 올라오자 페더러는 “몸을 굽히지 말고 손목에 힘줘라”, “낮잠 자고 있는 강아지 위로 공을 날리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잘했다”, “조금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등 조언을 해줬다. 이 게시물은 6시간 만에 조회 수가 100만 회를 넘어섰으며 1300여개 응답 영상이 달렸다. 코로나19로 아직 개막이 멀어보이는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리그 진행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통상 가을에 챔피언을 결정하는 포스트 시즌이 열리는 관례를 깨고 대담하게 크리스마스 월드시리즈를 제안하기도 했다. MLB에서는 ‘전체 30개 팀이 애리조나에 모여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며 5월 중 시즌을 개막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현실을 눈감은 뉴요커의 삶… 잠이 그를 구원할 수 있을까

    현실을 눈감은 뉴요커의 삶… 잠이 그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내 휴식과 이완의 해/오테사 모시페그 지음·민은영 옮김/문학동네/360쪽/1만 5000원 일 년간 잠을 자기로 결심했다. 정신과에서 수면제를 비롯한 온갖 신경안정제를 처방받고 최소한의 생명 유지 활동만을 하면서. ‘내 휴식과 이완의 해’는 개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영미 문학의 유망주 오테사 모시페그의 장편소설이다. 전작 ‘아일린’(2015)에서 자기혐오로 뭉친 24세 여성의 젊은 날을 그린 모시페그는 이번에도 비슷한 또래의 여성을 등장시킨다. 주인공은 사망한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아 말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을 버는 26세 뉴요커다. 명문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해 유명 갤러리에서 일하며,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외모를 가졌지만 주인공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 일터에서도 틈틈이 낮잠을 즐기다 근무 태만으로 해고된 주인공은 일 년간 사흘에 한 번씩 깨어나는 ‘내 휴식과 이완의 해’를 꿈꾼다. 여기까지는 ‘금수저의 일탈’ 정도로밖에는 안 보인다. 그러나 일견 비틀리고 엉뚱한 캐릭터를 이해하도록 하는 게 모시페그의 힘이다. 술과 약에 취해 살다가 죽은 주인공의 엄마와 그런 엄마 옆에서 존재감 없이 살다가 암으로 죽은 아빠는 각자 자신의 문제에 사로잡혀 자식에게 사랑을 주지 못한 부모였다. 겉으로는 멀쩡한 금융맨인 전 남자친구는 연애 관계에서는 불쾌하고 일방적인 성행위만 요구한다. 유일한 친구 리바는 폭식증에 시달리고 가짜 명품으로 치장하며 주류사회 진입에만 관심을 둔다. 처참한 주변 인물들의 사정과 함께 자기 비하와 타인에 대한 혐오로 똘똘 뭉친 주인공. 마지막으로 이 대목에서는 적이 공감하게 된다. ‘뉴욕시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그중 어느 것도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것이 잠의 멋진 점이었다.’(14쪽)주인공은 ‘휴식과 이완의 해’를 위해 모든 공과금은 자동납부로 돌리고, 재산세도 일 년치를 선납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세탁물 수거가 이뤄지도록 했다. 아예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눈을 뜨면 음식을 먹고 비디오를 보면서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며 하루에 두세 시간만 깨어 있다. 그러나 주인공의 계획은 약물 부작용과 숙면을 방해하는 해프닝들로 난항을 겪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새 온라인으로 만난 익명의 사람들과 음란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자주 들르는 식료품 상점의 외상값은 쌓여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잠에서 깨어 보니 약병이 모조리 사라졌다. 약을 가져간 사람은 이따금씩 집에 들르는 리바임이 틀림없다. 리바에게 절규에 가까운 음성메시지를 남긴다. “오늘밤까지 내 빌어먹을 물건들을 약장에 되돌려놓지 않으면 우린 끝장이야. (중략)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최악의 자멸적 행동이라는 건 잘 알 거야.”(295~296쪽) 잠으로만 꼬박 한 해를 보낸 주인공이 눈을 뜬 날은 2001년 6월 1일이었고, 그로부터 세 달 후 세계무역센터가 붕괴한다. 그는 비디오 영상으로 쌍둥이빌딩의 북쪽 건물 78층에서 뛰어내리는 여자를 보며 경외감에 사로잡힌다. 온전히 눈을 뜬 채 죽음으로 직진하는 여자와 있는 힘껏 눈을 감은 채 그 길을 가려고 했던 그의 인생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뛰어내리는 여자의 영상이 그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는 몰라도 ‘휴식과 이완의 해’가 끝난 것만은 자명해 보이는 엔딩이다. 피식피식 웃게 되는 블랙코미디 속 묵직한 주제 의식이 빛을 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코로나 두달… 건강염려증 털고 숙면·노래·햇볕쬐기 ‘보약’

    코로나 두달… 건강염려증 털고 숙면·노래·햇볕쬐기 ‘보약’

    외출 삼가다 보니 분노·불안·스트레스 소화 잘 안되고 잠 안오는 게 첫 징후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게 가짜정보 날씨 좋은 날 햇볕 쬐면 스트레스 감소 노래 부르기 저항력 키우고 호흡 개선 요가·뜨개질 등 집안 취미생활 즐겨야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른 지 두 달을 바라본다. 우리가 알던 전쟁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적을 상대로 무기를 사용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감염병과의 전쟁은 전혀 다르다. 보이지 않는 적은 더욱더 공포스럽다. 내가 확진환자가 되지는 않을까, 접촉자가 되어 자가격리되지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다. 확진환자가 늘어나자 이제는 기침하는 사람만 봐도 ‘혹시 감염자는 아닐까’ 의심하고 경계하게 된다. 대면 접촉을 꺼리고 외출도 삼가다 보니 답답하고 화가 쌓인다. 자가격리 대상이라도 되면 신상털기 대상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과 타인에 대한 불신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정신건강과 면역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게 공포심이다. 공포가 지나치게 조장되거나 불안, 스트레스 등이 심해진 상태에서는 실질적인 감염 관리, 건강한 대처 등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감염이나 건강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심리적 불안이 지나치면 오히려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안이 조장돼 건강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공포와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에 건강하게 대처하는 ‘심리 방역’이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중요하다.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거나 잠이 잘 안 오는 등 신체적인 변화를 토로하는 것은 이같은 심리 방역에 문제가 생긴 첫 징후라 할 수 있다. 결국 심리 방역이란 공포와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에 건강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과도한 걱정으로 두통·소화 장애 증상 요즘 같은 때 가장 손쉽게 생길 수 있는 게 건강염려증이다. 과도한 관심과 걱정 때문에 질병이 없는 데도 두통이나 소화장애 같은 증상이 실제로 생기기도 한다. 낯선 존재, 불확실한 문제에 불안감을 느끼는 건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지극히 자연스럽다. 불확실을 확실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이것저것 정보를 모으려 한다. 게다가 신문과 방송마다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단톡방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에서도 온갖 코로나19 관련 이야기가 넘쳐난다. 정보를 축적하는 것 자체야 나쁠 게 없지만 자칫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신도들이 코로나19를 막는다며 소금물을 입에 머금는 행동을 한 게 대표적이다. 잘못된 정보가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높이다 보면 자칫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건강염려증이 있는 사람은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현재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때론 지나치게 넘쳐나는 건강 관련 정보가 건강에 대한 염려를 부추기기도 한다. 과도한 정보에 적당히 관심을 끄는 것도 필요하다. 대구·경북처럼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에선 자칫 정신적인 외상, 이른바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공공의료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확산에 따른 공포와 불안은 길면 몇 주씩 이어지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이 한 달 이상 사라지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인해 공포와 슬픔, 무기력, 분노 등이 피로, 수면장애, 면역력 저하, 소화장애, 성욕 감퇴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지능력이 떨어져 집중력 장애, 의사결정 능력 손상, 기억 장애, 인지 왜곡, 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희생자(감염병 확진환자)에게는 지나친 경계심과 배척감, 혐오감을 느끼기도 한다. 심리 검역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 중 하나가 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등 현장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감염 위험 속에서 불편한 보호구를 착용한 채 근무 강도와 시간이 증가하는 환경은 그 자체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많은 연구에서 의료진이 불안과 우울증상 등을 경험한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이런 때일수록 의료진에게 불신과 비난 대신 지지와 위로를 보내는 자세가 절실하다. 사실 요즘 같은 때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남자답지 못하다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기 부끄럽다는 식으로 회피하는 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에는 의료진과 상담을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필수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심리요법과 약물로 치료한다. 또 이완 훈련을 통해 긴장을 풀고 심신이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한다. 인지치료에서는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악화시킬 만한 생각을 확인하고, 왜곡된 점이나 부적절한 감정을 교정한다. 노출치료는 안정된 환경에서 트라우마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부정적인 느낌과 생각을 점차 조절하게끔 돕는다. 일각에서는 약물치료를 하기도 한다. 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털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햇볕, 노래, 글쓰기… 어쨌든 몸을 움직이자 우울한 마음을 밝은 마음으로 돌리는 데는 잠과 햇볕, 노래가 보약이다. 불충분한 수면은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고, 이는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만으로도 면역력 증진과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분가량 낮잠을 자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면 몸에 활력을 주고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신진대사 활동이 증가하고 뇌 움직임도 빨라지며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햇빛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반대로 흐리거나 비가 올 때 몸이 무겁고 피로하게 느껴지는 게 그 이유다. 감염병 위협 때문에 산책이 어렵다면 햇빛이 많은 낮 시간에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는 것도 좋다. 많은 연구를 통해 노래 부르기가 신체 저항력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명상이나 걷기 운동처럼 호흡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래를 부르면 표현력이 향상되고 창의력이 발휘되는 등 정신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가격리를 해야 하거나 외출이 어려울 때는 요가나 영화 보기, 뜨개질, 요리 등 뭐든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며 자신을 격려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 상황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속에서 공동체로서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끼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인류 역사 자체가 바이러스와 끊임없이 전쟁과 휴전을 되풀이했지만 그런 속에서도 인간사회는 계속 발전해왔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근대 들어서는 천연두를 완전 퇴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코로나19 역시 진정 양상을 통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겪었던 개인적, 사회적 트라우마 극복 과정을 떠올리며 비관보다는 낙관과 긍정을 떠올리고 어쨌든 몸을 움직여 보자.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강지인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상민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흔 시인의 고백 “매일 다른 걸 쓰면 각기 다른 날이 된다”

    아흔 시인의 고백 “매일 다른 걸 쓰면 각기 다른 날이 된다”

    노년의 삶과 통찰 담은 에세이 14편 모아 탄식·우울 대신 한평생 끊임없는 창작열 美 계관시인 칭호·국가예술훈장 최고 영예‘내가 서른이었을 때, 난 미래에 살았었다. 왜냐하면 현재가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쉰 살, 예순 살이었을 땐 사랑과 일로 충만한 날들이 해마다 되풀이되었다.’(208쪽) 미국 계관시인 도널드 홀(1928~2018)의 에세이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동아시아)이 출간됐다. 홀은 2006∼2007년 미 의회도서관이 임명하는 계관시인의 칭호를 얻었고, 2010년에는 미 정부가 자국 문화발전에 공헌한 예술가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국가예술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열두 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70년 이상 40권이 넘는 책을 출간했다. 책은 여든이 넘어서도 매일 글쓰기를 거르지 않았던 시인의 에세이 14편을 모았다. 아흔 살의 나이에 세상을 뜨기까지 시인은 인생에 대한 통찰을 멈추지 않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서른 살은 겁나는 나이였고 마흔 살이 되던 날은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눈치채지도 못한 채 지나갔다. 50대가 최고였는데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60대가 되자 50대의 행복이 연장되기 시작했다.’(18쪽) 인생이 10년 단위로 흘러간다고 말한 시인은 60대 이후의 시간들에 대해서는 “마치 다른 우주로 여행을 온 것 같다”고 말한다.시인은 이윽고 맞이한 노년의 삶에 대해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에게 늙음은 휠체어를 타고 미술관에 가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어머니 말씀처럼 같은 탐정 소설도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이점을 준다. 그러나 대체로 불편하고 쓸쓸한 것들과 함께한다는 사실도 불변하긴 마찬가지다. ‘내 난제는 죽음이 아니라 늙음이다. (중략) 어제는 안락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들었다. 나는 앉아서 잠 드는 사람이 아니다. 매일매일 게으름이 나를 무기력하게 한다.’(198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죽기 전까지 삶은 이어진다는 명제에 누구보다 충실했다. 탄식하고 우울해하는 것보다는 창가에 앉아 새와 헛간과 꽃들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편이 더 나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게는 무기력함도 잊게 만드는 창작열이 있었다. 커피를 만들고 알약을 삼키는 일상은 똑같지만, 매일 다른 것을 읽고 쓰면 각기 다른 날이 된다고 그는 고백한다. ‘낮 시간은 글쓰기, 낮잠 자기, 공상하기, 편지를 구술하는 새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지루할 일은 없다. 왜냐하면 매일 다른 것들을 읽고 쓰니까. 그리고 글 쓰는 작업이 날 지탱해 주니까.’(203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경찰서의 겨울나그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경찰서의 겨울나그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오스트리아 빈에 살 때 경찰서에서 고발장과 함께 출두요구서를 우편으로 받은 적이 있었다. 외국인청과 함께 경찰서는 유학생들을 가장 떨게 하는 무서운 존재였다. 현지체류 신청 등을 하기 위해 한번은 거칠 수밖에 없는 기관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동네 동사무소와 파출소 가듯이 드나들면 되는 곳인데,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죄지은 사람처럼 바싹 긴장하고 들어가게 된다. 성을 A부터 Z까지 나열하고, 서너 개 방에 나누어 배정한다. 한국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성인 김씨와 이씨는 K와 L로, 바로 앞뒤에 놓인 글자이니 같은 방에 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에 그 방에 불친절하고 깐깐한 담당자가 자리잡게 되면 그가 은퇴하던지 부서를 바꾸지 않는 한 그 도시에 사는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고생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 출두요구서의 내용은 이랬다. ‘음악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위층에 사는 이웃이 고발을 했고, 반대 의견을 들어 봐야 하니 출두를 해라.’ 그 당시 나는 집에서 연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성악을 전공하는 룸메이트와 살고 있었는데, 그 노랫소리를 윗집 사람은 “소음공해”로 고발했던 것이었다. 유학을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룸메이트의 통역을 도와주기 위해 경찰서에 함께 갔다. 마치 죄인인 양 조서를 쓰고, 담당 경찰관에게 이끌려 갔다. 죄인 취조하듯이 건조하게 이어지는 질문 중에 갑자기 노래를 시키는 것이 아닌가. 룸메이트는 그 당시에 공부하던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여인숙’(Das Wirtshaus)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디찬 경찰관을 녹여 주기에 충분했는지 경찰관은 담담히 끝까지 듣더니 결론을 지었다. “Das ist kein Gerausch Punkt(이는 소음이 아니다 마침표)” 내 룸메이트는 이로써 음악도시 빈에서 데뷔를 경찰서에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극장에서 퍼졌을 법한 브라보와 티켓 매진보다 훨씬 값진 성공이었다. 그 경찰관은 빈에 노래 공부하러 온 한국 유학생에게 존경을 표하며 공부를 잘 마치라고 말해 주었다. 뜻밖의 콘서트에도 감사를 전했다. 죄인 취급받던 이방인이 음유시인으로 여겨지고, 나그네가 무정한 여인숙의 주인에게 쉴 곳을 건네받는 순간이었다. 사실 유럽에서는 조용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침해받지 않기 위해, 시끄럽게 살 수 있는 권리도 함께 주어진다. 조용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시끄러움을 감내할 아량과 관용이 넓어진다. 매일 아침 8시 정각부터 드릴질을 하는 이웃에게 뭐라 하지 않는다. 얄밉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12시 정오에는 조용히 점심 먹고 낮잠을 잘 수 있게 하는 권리를 돌려주기 때문이다. 내 권리를 고수하기 위해서가 아닌,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나를 먼저 생각하는 작은 차이가 똑같은 법과 규율을 가지고도 판이한 행동과 판단을 하게 만든다. 법이 최소한의 도덕이라면, 도덕은 최소한의 문화이다. 서로 다른 문화사상의 교집합 지점에 통상적인 도덕관념이 있고, 도덕관념의 여러 잣대들 가운데 교집합으로서 법이 있다. 세계 각국의 문화가 한없이 다양해도 법은 어느 정도 비슷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도덕적이지 않은 예술과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이 집합 관계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법이 우리를 지켜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법의 포용력은 생각보다 좁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 누구나 원수가 된다. 문화적 지평이 드넓어 나그네가 발을 들이밀더라도 쉬어 갈 수 있게 보리수의 그늘을 내어 주고, 여인숙의 문을 기꺼이 열어 줄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이병헌 모델 TV 광고 3월 온에어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이병헌 모델 TV 광고 3월 온에어

    “우리는 기대합니다. 리조트 도시로 더 빨리 퇴근하길, 자연과 더 오래 발 맞추길, 빛나는 인생을 누리길, 오션뷰와 리버뷰를 한눈에 즐기는 대한민국 리조트의 시작”(배우 이병헌의 내레이션,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TV광고 중에서.)배우 이병헌이 대한민국 첫 번째 리조트 도시의 광고 모델로 만나보게 된다. DK도시개발·DK아시아는 월드스타 이병헌을 모델로 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의 TV 광고를 오는 3월 1일부터 공개한다. 제주도와 인천 아라뱃길, 아난티클럽 서울 등에서 촬영된 이번 광고는 천편일률적인 아파트가 아닌 누구나 살고 싶고 동경하는 아파트 이상의 상위 개념 ‘리조트 도시’의 시작이 바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라는 메시지를 이병헌의 내레이션과 함께 빼어난 영상미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자연·레저·휴양·문화·교육·상업·생태가 한 곳에 공존 이병헌은 이번 광고를 통해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가 단순한 거주공간으로서의 아파트가 아닌 자연과 레저·휴양·문화·교육·상업 등이 한곳에 공존하는 대한민국 첫 번째 ‘리조트 도시’를 구현한다는 메시지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자신이 배우로서의 삶을 사는 모습을 통해서다. 이번 TV 광고는 본편1, 본편2, 기업PR 등 총 세 편으로 제작됐다. 우선 본편1(30초) 광고 속 이병헌은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에서 편안한 낮잠을 즐기는 순간 꿈속에 그가 그토록 꿈꿔왔던 곳이 펼쳐진다. 이 장면은 그의 꿈같지만 꿈이 아닌 지금 그가 바로 누리고 있는 현실, 바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서정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본편2(30초)는 높이가 아닌 깊이로 리조트 도시를 디벨롭한다는 DK도시개발의 기업 마인드와 오션뷰, 리버뷰를 한눈에 즐기는 대한민국 리조트 도시의 강렬함이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현대인의 시선으로 세련되게 표현됐다는 평가다.DK도시개발 김정모 회장은 “이번 광고를 통해 진정한 주거공간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라며, “특히 아파트라는 공간의 단순한 기능적인 역할을 넘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줄 수 있고 이곳이야말로 모두가 꿈꿔왔던 진정한 대한민국 첫 번째 리조트 도시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이번 광고와 함께 대한민국 도시개발 1위 기업으로서 꿈꿔왔던 도시를 만든 기획자로 캐릭터화한 DK도시개발의 기업 PR 광고도 5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TV광고는 3월 1일부터 지상파·종편·케이블 등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되며, 홈페이지와 유튜브, SNS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DK도시개발·DK아시아 김효종 전무이사는 “최신 주거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주거 환경은 물론, 기존 신도시를 넘어 자연·레저·휴양·문화·교육·상업·생태가 한곳에 공존하는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를 통해 누구나 동경하고 살고 싶어 하는 아파트로 이미지를 강화하고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션뷰(정서진)와 리버뷰(아라뱃길) 한눈에 한편, 4월 분양 예정인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인천공항철도 검암역 역세권에 지상 최고 40층 총 4805가구, 사업비만 2조 5000억 원 규모로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공급되고 하나은행이 금융주관사를 맡은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특히 안정적인 사업 추진은 물론 오션뷰(정서진)와 리버뷰(아라뱃길)를 한눈에 즐기는 대한민국 첫 번째 리조트 도시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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