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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낮잠 깨우기, 여성 비서만…샤워 때 속옷도 챙겨”(종합)

    “박원순 낮잠 깨우기, 여성 비서만…샤워 때 속옷도 챙겨”(종합)

    A씨 돕는 여성단체, 구체적 피해 상황 밝혀“‘혈압 네가 재면 높게 나와’ 성희롱 발언피해자 전보 요청, 박 전 시장이 직접 불허서울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압박성 연락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 측이 또 다른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혔다.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6일 ‘서울시 진상규명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서면 자료를 내고 “시장은 건강 체크를 위해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쟀는데 피해자(A씨)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하는 것이 맞는다’고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여성 비서의 업무로 부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이 “자기(피해자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A씨 등 직원 증언을 토대로 박 전 시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또 다른 성 비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료에서 의혹의 당사자를 ‘시장’이라고만 기재했다. 일례로 자료에는 “시장이 마라톤을 하는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면서 주말 새벽에 나오도록 요구했다”는 증언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온 후 시장실에서 그대로 들어가 샤워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을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 줘야 했다. 샤워를 마친 시장이 그대로 벗어두면 운동복과 속옷을 비서가 집어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에 보냈다”는 내용도 나온다. 자료에는 “시장은 시장실 내 침대가 딸린 내실에서 낮잠을 잤는데 이를 깨우는 것은 여성 비서가 해야 했다”면서 “일정을 수행하는 수행비서가 깨워 다음 일정으로 가면 효율적이지만, (서울시 관계자 등이) ‘여성 비서가 깨워야 기분 나빠하지 않으신다며’ (피해자에게) 해당 일을 요구했다”는 증언도 기재돼 있다.이들은 또 박 전 시장이 직접 A씨의 인사이동 요청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에 따르면 A씨는 ‘승진하면 다른 부서로 이동한다’는 박 전 시장의 인사 원칙을 근거로 전보 요청을 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은 “누가 그런 걸 만들었느냐”, “비서실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인사 이동을 만류하고 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A씨는 이 단체 측에 진술했다. A씨는 2016년 1월부터 반기별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좌절되다가 지난해 7월 근무지를 이동했다고 이 단체들은 전했다. 이 단체들은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후 서울시 전 현직 고위 공무원, 별정직,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으로부터 압박성 연락을 연이어 받았다고 밝혔다. 전화를 걸어 온 사람들은 “너를 지지한다”면서도 “정치적 진영론에, 여성단체에 휩쓸리지 말라”고 말하거나 “힘들었겠다”고 위로하면서도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고 만류하는 얘기 등을 했다고 이 단체들은 전했다. 때로는 “문제는 잘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야”라는 압박성 전화 내용도 있었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아울러 이 단체들은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증거를 보전하고 수사자료를 확보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서울시 “조사단 구성 제안 응해 달라” 입장문 양 단체의 발표 후 서울시는 ‘여성단체 발표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냈으나 전보 불허, 여성 비서의 업무 내용, 피해자가 받은 압박성 연락 등 구체적인 주장 사안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은 빠져 있었다. 서울시는 “조사단 구성을 위한 제안을 15일과 16일 등 두 차례에 걸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에 공문으로 보냈으나 회신이 없는 상태”라면서 “16일 두 단체가 입장 발표를 통해 요구한 제안사항도 대폭 수용해 조사단 구성에 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조사단 구성을 위한 서울시 제안에 (양 단체가) 조속히 응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4살 아이 팔 깨물어 학대”...경찰, 어린이집 교사 수사

    “4살 아이 팔 깨물어 학대”...경찰, 어린이집 교사 수사

    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4살 여아의 팔을 두 번 깨무는 등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인천 계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생후 33개월 된 A양의 어머니 B(32)씨는 지난 11일 인천시 계양구 한 어린이집에서 자신의 딸이 보육교사에게서 학대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신고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딸의 팔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양 반 부담임 교사인 C(38)씨의 학대 정황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CCTV를 봤더니 C씨가 낮잠 시간에 아이를 세워 놓고 혼을 내면서 두 차례 팔을 입으로 물었다”며 “그러나 담임 교사는 눈길도 안 주고 컴퓨터만 하고 있었고 다른 아이들은 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에 해당 교사는 아이들과 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깨물었다고 했으나 뒤에 훈육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깨문 뒤에는 흔적을 없애려는 것인지 손으로 해당 부위를 비비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현재 A양 반 담임과 부담임 2명을 사직하도록 했다”며 “앞으로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양이 어린이집에 다닌 지난 5월 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중 실제 등원을 한 날인 24일치 CCTV를 모두 제출받아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분석 작업을 마치는 대로 C씨 등을 불러 학대 여부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이 좋은 이유/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여름이 좋은 이유/송정림 드라마 작가

    에세이집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펴낸 후 제목 때문인지 기자가 물었다. “사계절 중에 봄을 가장 좋아하시나 봐요.” 사실 봄은 어머니가 좋아하셨고,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고 했다. 왜냐는 물음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작별 인사가 좋고, 우주가 듬성듬성 비어 가는 여백의 느낌이 좋다고. 거리 곳곳이 멜로드라마 촬영장이 되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가 OST처럼 흐르는 느낌이 좋다고. 태어나는 계절은 택할 수 없었지만 저 세상으로 돌아가는 날을 고르라고 한다면 11월을 꼽고 싶다. 홀연히 지는 낙엽처럼 떠나고 싶어서. 다음으로는 겨울이 좋다. 겨울밤에는 길가의 편의점 조명마저 난로처럼 따뜻해진다. 서로 축복하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그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성에 낀 창 사이로 뿌옇게 내려다보이는 거리가 좋다. 눈에 덮인 집들, 빨간 우체통, 눈 내리는 숲을 달리는 기차…. 세상과 시간 속에서는 사라지지만 마음에는 흔적을 남기는 눈이 내려서, 어느 행성에서 보내오는 쪽지가 그토록 하얗게 내려서, 그래서 겨울이 좋다. 세 번째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다. 명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일제히 자기 빛깔을 내며 피어나는 꽃들, 꽃폭탄 맞은 마음이 울렁거리면서 그리운 이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벚꽃잎 흩어지는 길을 걸으면 영혼에 꽃잎 지문이 새겨진다. “내 생에 이제 몇 번의 봄이 남은 것일까?” 꽃이 진 후에 피는 연두꽃을 가장 좋아하셨던 어머니는 올봄이 인생의 마지막 봄인 것처럼 고맙고 순간순간이 다 간절하다고 하셨다. 꽃이 등불처럼 피어나 마음을 치유해 주는 봄날은 어머니 등에 업혀 걸어가는 그 느낌과 참 많이 닮아 있다. 포근하고 향기롭고 편안하니까. 여름은 사계절 중에 내가 가장 덜 좋아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여름이 좋은 이유가 탄성처럼 터져 나왔다. 어지러운 꿈에서 깨어난 아침에 후배의 문자가 와 있었다. “선배. 현관문 열어 보세요.” 문을 열어 보니 수국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새벽 꽃시장에 갔다가 선배 생각이 나서 샀노라는 카드 글에 뭉클해지며 꽃다발을 안아 들었다. 그래! 여름은 수국의 계절이잖아! 얼마나 좋아! 여름을 예보하듯 피어나는 꽃, 어릴 때 집 마당에 피어 있던 수국. 갑자기 소나기가 오면 수국을 머리에 쓰고 뛰기도 했는데 비는 다 맞아도 수국 향기에 까르르 웃음이 났다. 작은 꽃들이 모여 큰 꽃을 이루는 꽃,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파스텔 색상이 옅었다가 짙었다가 그러데이션되며 조화를 이루는 꽃, 수국이 피는 계절이 좋다. 여름이 좋다! 수국 덕에 여름이 한결 반가워진 김에 여름이 좋은 이유를 더 꼽아 본다. 수박을 쩍 하고 쪼갠 후에 그 빨간 육즙에 스며든 까만 씨를 볼 때, 한 조각 먹어 보니 그 맛이 꿀처럼 달콤할 때. 병에 서리가 앉을 만큼 시원한 맥주를 한 컵 따라서 운동 후에 마실 때. 더위에 지치고 에어컨 바람도 싫어서 넋 놓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쏴아 소리를 내면서 소나기가 쏟아질 때. 폭풍 독서의 여름휴가를 계획할 때. 얼마나 행복한가! 여름은 추억의 창고 같은 계절이기도 하다. 갑작스런 소나기를 피해서 처마 밑으로 뛰어가던 기억, 텅 빈 집에서 낮잠을 자다 깨어 보니 어느새 땀과 한 몸이 돼 있던 기억, 바다에서 헤엄치다가 허우적대던 기억, 양산을 쓴 어머니 손잡고 뜨거운 햇살 아래 과수원 길을 걸어가던 기억…. 왜 여름은 유난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많은 걸까. 한 해에 고작해야 계절이 네 개다. 그런데 한 계절을 싫어해 버리면 올해의 4분의1을 행복하지 않게 보내야 한다. 싫어하면 나만 손해. 여름이 좋은 이유를 찾아 누리면 이 순간도 꿈같은 시간이다.
  • 지단 보기 싫어?… 출전 못한 베일 ‘손 망원경 관전’

    지단 보기 싫어?… 출전 못한 베일 ‘손 망원경 관전’

    14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2019~20시즌 라리가 36라운드 원정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 개러스 베일이 관중석에서 두루마리 휴지 심을 망원경처럼 사용해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베일은 지난 11일 알라베스전에서는 마스크를 안대처럼 쓰고 낮잠을 자는 성의 없는 모습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라나다를 2-1로 꺾은 레알 마드리드는 앞으로 남은 2경기에서 1승을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한다. 그라나다 EPA 연합뉴스
  • “안 잔다고 이불 덮어 씌우고 목 눌러” …수원 보육교사 2명 원아 학대

    “안 잔다고 이불 덮어 씌우고 목 눌러” …수원 보육교사 2명 원아 학대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고 3∼4세 아동에게 이불을 씌우고 몸을 손으로 누르는 등 학대를 가한 보육교사 A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원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 등 2명은 아동복지법 위반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보육교사들에 대한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어린이집 원장도 입건했다. A씨 등 보육교사들은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근무하는 어린이집에서 3∼4세 아동 6명의 신체를 수십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낮잠 시간에 아이가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를 포함한 온몸에 이불을 씌우고 손으로 목이나 가슴 등 몸통 부위를 20∼30초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보육교사들은 아이가 이불 위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데도 이불을 잡아끌어 아이가 넘어지도록 하거나 밥을 먹이기 위해 아이의 팔을 강하게 잡아끄는 등의 행위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달 자녀로부터 ‘친구와 다툼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어린이집 내 CCTV를 살펴보던 중 학대 사실을 확인,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과 약 2개월 치의 CCTV 내용을 분석한 끝에 A씨 등을 입건했다. A씨 등 보육교사들은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에는 피해 아동 6명을 포함해 8명이 다니고 있었으며,경찰의 수사 착수 이후 문을 닫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은 보육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CCTV상으로는 피해 아동이 발버둥 치거나 우는 장면은 없지만,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볼 때 A씨 등 보육쇼사들의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A씨 등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제아이가 아동학대당했어요… 김포 시립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주세요”

    “제아이가 아동학대당했어요… 김포 시립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주세요”

    경기 김포에서 7살·5살짜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아버지 A씨가 “발달장애 아들인 둘째가 김포시 풍무동 시립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팔다리와 배 등에 심한 멍자국이 생길 정도로 아동학대를 받았다며 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A씨는 청원을 통해 “경찰에 아동학대 사건이 접수된 것은 지난 3월인데 아직까지도 조사가 진행 중으로, 직접적인 학대 가해자는 바로 사직 처리가 됐지만 원장은 아직도 어린이집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을 포함에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이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의 관리하에 있다”면서, “하루빨리 처벌해 더 이상 이런 사람이 어린이집의 원장, 아니 선생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원장해임을 요청했다. 다섯살 짜리 남자아이는 장애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 정도 말 밖에 못하고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느린 편이다. 여러 병원에서 검사 한 결과 언어 지연과 인지지연 판정을 받아 장애 통합반이 있는 풍무동의 시립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몇 달 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둘째 아이가 학대를 당해 온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 워낙 활발해 이곳저곳 멍이 들어 집에 오는 편이었고 남자아이니까 놀다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가볍게 넘겨 왔으나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심각한 멍이 발견될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린이 집을 다닌 지 몇 달 후부터 허벅지에 어른 주먹만 한 멍이 들어올 때도 있었고 팔과 다리·배 등에 작은 멍자국이 생긴 적이 많았다. 학대를 의심하기보다는 왜 다쳤는지 알고 싶어 물어보면 모른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왜 멍이 들었는지 모르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으나 장애 통합반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많지 않을 뿐더러 워낙 힘든 아이를 맡아주는 게 고마워 참고 오랜 기간을 지나쳤다. A씨는 가끔 어린이집의 원장에게 CCTV를 확인할 수 있냐고 문의했으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와야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A씨의 아내는 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회의 때 CCTV 사각지대가 많으니 추가 설치 가능 여부를 요청했지만 원장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시청에 문의하기는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지난 2월쯤 목뒤와 팔 안쪽·뒤통수에 멍이 들어오는 일이 발생해 CCTV 확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일주일쯤 후 아동보호기관에서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아동에 대한 학대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후 아동보호기관 담당자들과 경찰관 및 관련 부서 시청 직원들이 어린이집을 방문해서 CCTV를 확인하면서 여러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그날 바로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고 아직까지도 조사 중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를 밀치고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앉은뱅이 책상 아래에 아이를 집어넣고 못 나오게 했다. 그 사람을 보는 자체가 고통이었고 또 학대당한 아이가 그 사람을 볼까 봐 집 앞 놀이터도 마음대로 나갈 수가 없는 2차적 고통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찰 조사 결과 원장이 아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고 해왔던 사실이 밝혀졌다. 청원글 말미에서 A씨는 “우리 아이를 학대한 관련자들이 처벌받고 사건이 종결돼도 저희 부부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원장의 해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부정부패 소굴, 감사해 달라” 국민청원 글센터장 “요원의 음해…법적대응” 진실공방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민센터에 근무했던 사회복무요원이 공직사회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자 공무원들이 이에대한 법적 조치를 할 방침이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간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일한 사회복무요원 A씨는 인터넷 한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무원들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고발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정부패의 소굴 주민센터를 감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청원 글을 통해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방역용품과 기부 물품을 빼돌리고 관용차를 무단 사용하는가 하면, 근무지 이탈 및 낮잠 등 일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주무관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해야 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빼돌려서 나눠 가졌갔다”고 밝혔다. 또 “오후 3시 10분은 근무 시간인데 주무관들은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고 오후 5시부터 고기와 술을 먹었다. (이웃돕기 차원에서) 기부받은 연어 통조림과 컵밥은 주무관들이 나눠 먹고 식초 음료는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갖고 있다가 버렸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장은 낮에 막걸리를 마시고 늦게 들어왔고, 주민에게 나눠줘야 할 지자체 소식지와 코로나19 포스터는 무겁다고 쓰레기장에 내버렸다”고 올렸다. 남자 주무관들은 주민센터 모유 수유실에서 이불을 깔고 낮잠을 자는가 하면 한 주무관은 매일 관용차를 타고 커피숍에 간다고 고발했다. 몇몇 직원은 근무 시간에 인터넷 서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보내기, 모바일 게임 등을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구청에 감사 요청을 구두로 여러 차례 말했으나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꼭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해당 공무원들을) 징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대해 해당 주민센터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한중희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장은 2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이 마스크를 빼돌렸다거나 근무 중에 바비큐 파티를 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동장은 “낮에 통장들과 술을 먹었다는 주장도 근무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였고 공무원들은 7시에나 저녁을 먹었다”며 “(공익요원은) 발령받을 때도 공무원들과 여러 트러블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보 또한 통장에게 제대로 배부했고 시일이 지난 과거 관보를 폐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현재 감사원 지시로 전주시 감사관실과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동장은 해당 공익요원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지적하며 “그동안 참아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공익요원은 주민센터 기자회견 내용이 허위라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그는 “모든 비리를 직접 눈으로 봤고 사진과 녹취를 통해 기록했다”며 “이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아니다’라고 부인만 하니 기가 찰 따름”이라고 했다. 또 “주민센터 내에 폐쇄회로(CC)TV가 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CCTV를 삭제하기 전에 감사원에서 이를 확보해 분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익요원은 최근 자신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주민센터 공무원을 검찰에 고소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주민센터 직원이 밖에서 치킨을 먹고 저녁 8시에 퇴근했다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타낸 정황도 있다”며 “이 또한 해당 공무원의 카드 결제 기록과 퇴근 시각 등을 분석하면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꿀잠’은 최고의 보약… 머리맡 TV·스마트폰부터 ‘OFF’

    ‘꿀잠’은 최고의 보약… 머리맡 TV·스마트폰부터 ‘OFF’

    “우리가 화초사위로 두고 볼 처지가 못 되니까 인제는 일을 좀 해봐야지. 해가 한나절까지 자빠져 잠이나 자서야 쓰나!” 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에는 연산군 당시 유배됐다가 탈출해 함경도까지 가게 된 홍문관 교리 이장곤이 고리백정 딸 봉단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장곤은 날이면 날마다 해가 중천에 뜨도록 늦잠을 자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혀 아예 ‘게으름뱅이 사위’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여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던 전통시대에 늦잠이란 굶어 죽기 딱 좋은 악덕일 뿐이었다.경제개발에 매진하던 20세기 후반기 한국에서도 잠은 적게 자야 성공한다는 인식이 파다했다. 대학입시를 위해선 사당오락(四當五落)이고, 승진을 위해선 얼리버드를 해야 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분명한 변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잠이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조선시대만 해도 농한기에 여유를 부릴 수 있었지만 21세기에는 원 없이 잠을 자고 싶다는 사람들 투성이다. 잠이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까지 넘쳐난다. 자연스럽게 꿀잠을 자기 위한 각종 도우미도 넘쳐난다. 사람은 인생의 3분의1을 자는데 보낸다. 100세 수명이라 치면 33년은 꿈속을 헤매는 게 인생이다. 근육과 혈관이 긴장에서 풀려나 이완되고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는 등 잠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상식 중에서도 상식이 됐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를 보면 2013년 약 42만명이던 불면증 환자는 2019년 약 63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잠이 좋은 줄도 알겠고 잠을 잘 자고 싶다는 사람도 많은데 정작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만 늘어나는 역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잠과 경제를 합성한 ‘슬리포노믹스’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기능성 매트리스 같은 섬유·침구·가구, 수면장애 관련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조명이나 음향·아로마 등 수면을 위한 각종 제품 등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숙면을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에 심지어 끌어안고 잘 수 있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우리나라 수면산업 규모가 3조원이 넘고 연평균 약 5%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수면은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수면시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 ‘비렘수면’에서는 뇌의 일정 부분만이 기능을 하기 때문에 뇌의 에너지 소비가 적고 뇌가 일종의 휴식상태에 있지만, 수면시간의 나머지 25%를 차지하는 ‘렘수면’ 중에는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이고 에너지 소비도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하다. 우리가 새벽녘에 꿈을 많이 꾸는 이유도 바로 이렇게 수면 후반부로 갈수록 렘수면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이다. 잠은 신체기능 회복, 학습내용 기억, 성장 촉진이라는 세 가지 구실을 한다. 우리 몸은 깨어 있는 동안은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여러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는데, 비렘수면기에는 깨어 있을 때에 비해 신진대사의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 또 깨어 있을 때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도 수면이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비렘수면 시기 중 깊은 수면 단계에서 최고의 분비를 보인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어린아이는 적절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수면장애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불면증은 사실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다. 기간이 한 달 미만이면 일시적 불면증이라 하고, 6개월 이상이면 만성적 불면증으로 분류한다. 성인의 경우 일시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3분의1에서, 만성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10% 내외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주기적 사지운동증, 하지불안증후군, 약물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이 있다. 불면증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집단 중에는 고령층도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심창선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5~2013년)을 바탕으로 한 연구를 보면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불면증을 겪고 있다. 정 교수는 “노인은 신체 기능이나 면역력, 정신적인 회복도가 종합적으로 저하돼 있다. 불면증을 방치할 경우 기저질환이 악화된다거나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면증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23일 “수면클리닉에 불면증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환자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불면증이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나타난다”면서 “특별한 원인이 없는 불면증의 경우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담당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을 투여하지 않고 불면증을 치료하는 비약물 치료는 수면에 방해가 되는 생활습관 요인을 제거하고 수면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는 과정으로 인지행동치료라고도 부른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이완훈련은 중요한 비약물 치료법 중 하나다. 불면증 환자는 자주 초조와 불안 증상을 보이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은 교수는 “불면증이 길어지면 과도한 각성이 지속되면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2차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낮잠, 오래 누워 있기, 일찍부터 자려고 노력하기 등은 불면증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졸리기 전에는 눕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평소 수면 스케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서 수면 이외에 독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은 금지해야 하고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만 심한 운동은 자기 전에 피해야 한다. 카페인에 민감할 경우 커피는 아침에만 마시고 술을 마시면 새벽에 일찍 깬다는 사실도 숙지해야 한다. 수면을 취하기에 적절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겨울철에는 16~18도, 여름철에는 25~26도가 적당하다. 온도가 너무 높아도 문제지만 너무 낮아도 숙면에 방해가 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 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 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과거 경찰의 공권력이 적정하게 행사되지 못한 면이 있었고, 경찰이 온갖 비난을 받았습니다. 잘못한 부분은 그때그때 확인해서 용서를 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하고자 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 당연히 지녀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15만 경찰을 대표하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별명은 한때 ‘애플청장’이었다. 경찰의 수장이 여기저기 사과를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우려 목소리가 담긴 별명이다. 그러나 민 청장은 생각이 달랐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경찰이 되려면 경찰을 대표하는 자신이 스스로 머리를 숙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1988년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해 경위로 임용됐을 당시 민 청장은 경찰청장까지 오를 생각을 못 했다고 한다. 그런 청장 임기가 다음달 23일이면 끝난다. 2년 임기를 꽉 채웠다.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성사시켰고, 최근 이슈였던 디지털 성범죄 수사 역시 ‘박사방’ 일당을 모두 소탕하는 등 비교적 큰 성과를 이뤄 냈다. 서울신문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청장실에서 민 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남은 경찰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취임 기간 중 가장 큰 이슈는 수사권 조정안이었던 것 같다. 현재 이뤄 낸 수사권 조정안에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점수로 평가하기엔 곤란한 것 같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처음 논의한 게 1996년이니 25년이 흘렀다. 그때 경찰이 검토했던 방안과 비교해 보면,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구현된 것 같다. 물론 수사·기소의 분리까지 나아가야 하고, 이게 세계 기준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 1월 13일 개정된 개혁안은 더 정비가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수사·기소 분리 방향으로 개혁할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일부 경찰관이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로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를 애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 보자면 어떻게 보시는가. “경찰과 시민이 대립하는 관점은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창설 때부터 민주경찰이었다. 특히 취임 이후 헌법적 가치를 투영한 민주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영국 정치가 로버트 필)이라는 경구를 가슴에 새기고자 노력했다. 저도 우리 조직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신념 체계를 좀더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이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경찰의 혼을 일깨우는 경찰역사 재조명 사업을 활발히 추진한 이유 또한 올바른 민주경찰상, 제복 입은 시민상을 구현하기 위한 다짐의 일환이었다.” -정보경찰을 폐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개혁은 어떤 존재가 필요에 맞게끔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을 위해선 국민의 충격적 요구가 생겨나기도 한다. 정보경찰을 차라리 없애버려라 하는 건 질타라고 본다. 정보경찰은 위험요인을 ‘사전 탐지’하고 그에 대해 예방·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알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경찰 업무에 있어 위험에 대한 사전 정보활동과 예방과 대응 조치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경찰 본연의 임무 수행을 위해선 정보경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보경찰의 활동규칙을 제정하고 인력·조직 개편, 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경찰청장 재직 2년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나. 다음 청장에게 훈수를 두자면 뭐라고 두실 건가.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개혁 등 큰 개혁과제에 대해 경찰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지만 입법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경찰개혁 관련 추진 방안들은 법으로 정립돼야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안정된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 입법까지 완수하지 못하고 가는 게 후임 청장에게 미안하다. 경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기대가 큰 만큼 경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부탁하고 싶다. 또 장기실종자 가족분들과 개구리소년 사건 같은 장기미제사건 유가족분들의 응어리를 끝내 풀어드리지 못한 일이 마음에 남는다.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 동료를 위한 보수수당 현실화 등 처우개선을 완전히 이루지 못해 미안하다.” -퇴임 후 자연인으로서 어떤 삶을 계획하고 계신가. “인터뷰를 하는 걸 보니 이제는 제복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그간 산적한 업무와 현안들로 퇴임 후 계획을 세울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퇴임 후에는 그간의 부담과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낮잠을 실컷 자보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족들과 저녁식사도 하고 차분히 책도 읽고 싶다. 어렸을 때 부모님의 벼·왕골·담배 농사일을 돕곤 했는데, 스마트 팜 같은 농업기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농업기술도 공부해 보고 싶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공동체의 안녕에 보탬이 되고 싶다.” 진행 유영규 사회부장 whoami@seoul.co.kr정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애플청장’ 소리 듣더라도…“사과할 게 있다면 하는 게 도리”

    경찰이 곧 시민, 시민이 곧 경찰민주경찰 되려면 시민과 대립 안돼수사, 기소권 완전 분리 디딤돌 마련입법 마무리 후임 청장에 맡겨 미안할 뿐퇴임 후 낮잠 한번 실컷 자보고 싶어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과거 경찰의 공권력이 적정하게 행사되지 못한 면이 있었고, 경찰이 온갖 비난을 받았습니다. 잘못한 부분은 그때그때 확인해서 용서를 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하고자 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 당연히 지녀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15만 경찰을 대표하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별명은 한때 ‘애플청장’이었다. 경찰의 수장이 여기저기 사과를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우려 목소리가 담긴 별명이다. 그러나 민 청장은 생각이 달랐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경찰이 되려면 경찰을 대표하는 자신이 스스로 머리를 숙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1988년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해 경위로 임용됐을 당시 민 청장은 경찰청장까지 오를 생각을 못 했다고 한다. 그런 청장 임기가 다음달 23일이면 끝난다. 2년 임기를 꽉 채웠다.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성사시켰고, 최근 이슈였던 디지털 성범죄 수사 역시 ‘박사방’ 일당을 모두 소탕하는 등 비교적 큰 성과를 이뤄 냈다. 서울신문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청장실에서 민 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남은 경찰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취임 기간 중 가장 큰 이슈는 수사권 조정안이었던 것 같다. 현재 이뤄 낸 수사권 조정안에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점수로 평가하기엔 곤란한 것 같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처음 논의한 게 1996년이니 25년이 흘렀다. 그때 경찰이 검토했던 방안과 비교해 보면,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구현된 것 같다. 물론 수사·기소의 분리까지 나아가야 하고, 이게 세계 기준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 1월 13일 개정된 개혁안은 더 정비가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수사·기소 분리 방향으로 개혁할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일부 경찰관이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로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를 애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 보자면 어떻게 보시는가. “경찰과 시민이 대립하는 관점은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창설 때부터 민주경찰이었다. 특히 취임 이후 헌법적 가치를 투영한 민주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영국 정치가 로버트 필)이라는 경구를 가슴에 새기고자 노력했다. 저도 우리 조직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신념 체계를 좀더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이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경찰의 혼을 일깨우는 경찰역사 재조명 사업을 활발히 추진한 이유 또한 올바른 민주경찰상, 제복 입은 시민상을 구현하기 위한 다짐의 일환이었다.” -정보경찰을 폐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개혁은 어떤 존재가 필요에 맞게끔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을 위해선 국민의 충격적 요구가 생겨나기도 한다. 정보경찰을 차라리 없애버려라 하는 건 질타라고 본다. 정보경찰은 위험요인을 ‘사전 탐지’하고 그에 대해 예방·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알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경찰 업무에 있어 위험에 대한 사전 정보활동과 예방과 대응 조치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경찰 본연의 임무 수행을 위해선 정보경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보경찰의 활동규칙을 제정하고 인력·조직 개편, 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경찰청장 재직 2년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나. 다음 청장에게 훈수를 두자면 뭐라고 두실 건가.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개혁 등 큰 개혁과제에 대해 경찰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지만 입법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경찰개혁 관련 추진 방안들은 법으로 정립돼야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안정된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 입법까지 완수하지 못하고 가는 게 후임 청장에게 미안하다. 경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기대가 큰 만큼 경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부탁하고 싶다. 또 장기실종자 가족분들과 개구리소년 사건 같은 장기미제사건 유가족분들의 응어리를 끝내 풀어드리지 못한 일이 마음에 남는다.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 동료를 위한 보수수당 현실화 등 처우개선을 완전히 이루지 못해 미안하다.” -퇴임 후 자연인으로서 어떤 삶을 계획하고 계신가. “인터뷰를 하는 걸 보니 이제는 제복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그간 산적한 업무와 현안들로 퇴임 후 계획을 세울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퇴임 후에는 그간의 부담과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낮잠을 실컷 자보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족들과 저녁식사도 하고 차분히 책도 읽고 싶다. 어렸을 때 부모님의 벼·왕골·담배 농사일을 돕곤 했는데, 스마트 팜 같은 농업기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농업기술도 공부해 보고 싶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공동체의 안녕에 보탬이 되고 싶다.” 진행 유영규 사회부장 whoami@seoul.co.kr 정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라면 먹고 자는 첫째 빼고” 창녕 학대 친모 맘카페 글(종합)

    “라면 먹고 자는 첫째 빼고” 창녕 학대 친모 맘카페 글(종합)

    직접 쓴 것으로 추측되는 지역 맘카페 글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9세 아동학대 사건의 친모가 지역 맘카페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이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됐다. ‘딸 4명의 엄마’ 뜻을 가진 활동명으로 글을 쓴 친모 A씨(27)는 카페에 올린 다수의 글에서 둘째·셋째·넷째 딸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다. 하지만 피해 아동인 첫째 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프로필은 맘카페 두 곳 모두 아이들 사진이다. 그중 한 사진에는 남편도 등장한다. 남편의 무릎에 둘째·셋째가 앉아 있고, 피해 아동인 B양(9)은 그 옆에 앉아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고 있는 사진이다. 100개가 넘는 게시물 중에서 B양에 대한 글은 딱 1건뿐이었다. 2월 16일 ‘나를 칭찬해’ 게시판에 올린 ‘첫째를 용서한 것을 칭찬해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친모는 “며칠 전 첫째가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너무 화가 나 말도 안 하고 냉전 상태로 지냈는데 오늘 둘째·셋째가 ‘엄마, 언니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라고 해서 첫째를 용서해줬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란다’면서 있는 힘껏 첫째를 안아줬다”며 “첫째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단 댓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첫째만 초등학생이고 둘째·셋째는 유치원생인데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안 보낼까 싶다. 태어난 지 이제 3일 된 신생아가 있는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대구 카페에 처음 글을 올린 것은 1월 23일이었으며, 마지막 글은 지난달 14일에 게시됐다. 창녕 카페의 경우 첫 글은 1월 3일에, 마지막 글은 이달 1일에 작성됐다. A씨는 게시물에서 주로 남편과 딸들을 언급했다. 둘째 딸의 생일, 결혼기념일, 넷째 출산 등 다양한 소식이 글에 담겼다. 넷째 딸의 출산 직후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둘째·셋째 딸의 사진도 카페에 올라왔다. A씨가 쓴 ‘저녁 대충’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밥상 사진과 함께 둘째·셋째의 손, 다리 등이 나온다. A씨는 이 글에서 “라면 먹고 낮잠 주무시는 첫째 빼고, 밥 같이 먹자며 9시까지 기다리라는 신랑 빼고 오순도순 식사합니다”라고 했다. 둘째와 셋째가 테라스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사진도 있었다. 이 테라스는 B양이 쇠사슬에 묶여 이틀간 지낸 곳이다. A양은 탈출에 성공한 지난달 29일 이 테라스에서 난간을 타고 옆집으로 이동했다.베란다에 감금됐다가 풀린 사이 탈출한 아이 B양은 친모가 글루건과 불에 달군 쇠젓가락 등으로 발가락과 발바닥 등을 지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양 진술에 따르면 의붓아버지도 “집에서 나가고 싶으면 손가락 지문을 없앤 뒤 나가라”며 달군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지도록 강요했다. 의붓아버지와 친모는 물이 담긴 욕조에 B양의 얼굴을 담그기도 했다. 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부가 함께 B양 목을 쇠사슬로 묶은 뒤 베란다 난간에 자물쇠로 고정해 도망가지 못하게 감금했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쇠사슬을 풀어 줬다. B양은 부모가 식사도 하루에 한 끼만 줬다고 진술했다. B양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심한 빈혈 증상이 있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얼굴과 등을 비롯한 온몸에서 멍과 골절, 화상 등의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B양이 보호기관과의 상담에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고 학교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아이 가출 후에도 양육수당 챙기기 바빠 창녕군에 따르면 이들은 그간 B양을 포함해 총 4명을 키우면서 매달 양육수당 등 각종 수당 명목으로 90만원을 받아 챙겼다. B양이 탈출한 이후인 지난 10일에는 B양의 동생 두 명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추가로 가정양육수당을 신청했다. 세 자녀 이상을 키울 때 군에서 지원해 주는 출산지원금 1000만원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공황장애(Panic Disorder)/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황장애(Panic Disorder)/박홍환 논설위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판(Pan)은 인간의 얼굴과 상반신에 염소나 산양의 뿔과 하반신을 갖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목동을 보호하고 가축과 자연을 관장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하지만 반인반수의 험악한 형상과 변덕스럽고 화를 잘 내는 성격 탓에 인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특히 낮잠을 방해하거나 기분이 언짢으면 극도로 포악해져 인간과 동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곤 했다고 한다. 극심한 공포, 공황을 뜻하는 영어 단어 패닉(Panic)은 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대형 사고 등을 맞닥뜨리면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환경을 직면했을 때 보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뇌의 반응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 얼굴에 염소 뿔을 달고 있는 반인반수의 신, 판을 눈앞에서 목도한다면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몸이 굳어버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사소한 갈등 상황에서도 ‘생명이 위태롭다’는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수 있다. 이른바 공황발작으로 심장 박동이 매우 빨라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공황발작은 일상생활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령 운전 중 공황발작이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제3자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공황장애로 판단한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갑자기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당사자로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영화배우 이병헌·차태현, 방송인 김구라, 개그맨 이경규·정형돈, 가수 김장훈·소율 등 공황장애를 고백한 유명 연예인이 잇따르면서 공황장애 질환이 주목을 받았는데 최근 국내 한 수용시설에서는 공황장애를 가진 수감자의 손발을 14시간 동안 묶어 두고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최근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잠시 국회를 떠나 있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에서 밝힌 그의 증상은 공황장애의 전형이다.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 일시적인 정신 마비, 불면증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2017년 2월 사법농단 사태 와중에 발병했는데 다소 호전됐다가 총선 때 논란이 이어지면서 증상이 다시 심해졌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의원의 공황장애 고백을 놓고 응원과 비판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공황장애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고 한다. 당사자의 고통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지지 여부를 떠나 빠른 회복과 국회 복귀를 기원하는 게 맞다. stinger@seoul.co.kr
  • 파키스탄 ‘명예 살인’ 경찰의 대처, 과거와 달라졌다

    파키스탄 ‘명예 살인’ 경찰의 대처, 과거와 달라졌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북부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둘에 대한 ‘명예 살인’의 원인을 제공한 동영상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우마르 아야즈(28)가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당초 현지 보도에 따르면 16세와 18세 소녀를 각각 아버지와 오빠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로이터 통신은 희생자들이 친자매 사이로 경찰은 아버지와 오빠를 검거하고 범행을 도운 친척 한 명을 쫓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여성 인권 활동가들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BBC는 검거된 사람 숫자와 소녀들의 관계 등에 대해 다르게 보도하고 있어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알 수가 없다. 카이버 파크퉁크와 지방 북와지리스탄의 오지 마을에서 비극이 벌어졌다. 아야즈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자매와 다른 소녀까지 어울려 셀피 동영상을 찍었는데 아야즈는 자매의 볼에 입을 맞춘다. 동영상은 거의 일년 전쯤 촬영된 것인데 왜 몇 주 전에 소셜미디어에 올려 억울한 죽음을 불렀는지 아야즈를 상대로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간 남자와 함부로 만나거나 신체 접촉을 하는 일은 가족의 명예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명예 살인’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는 이들이 아직도 이 나라에는 적지 않다. 매년 수백명의 여성이 이런 식으로 억울한 죽임을 당하지만 그마저도 지역이나 사회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지난 2016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칸딜 발로크가 오빠 손에 살해되면서 뜨거운 논란에 불을 지폈고, 정부가 더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하라는 압력이 거세졌다. 경찰에게는 이런 류의 사건을 더 열심히 수사하라는 압력이 높아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 간부 샤피울라 간다푸르는 “우리 의도는 진지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건을 처음 듣자마자 이를 확인해주기로 결정했다. 현장에 달려가보니 혈흔이 낭자했다. 살해된 두 소녀의 아버지와 오빠를 곧바로 검거했으며 오늘은 동영상을 만든 우마르 아야즈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여권 운동가로 미국에 망명해 있는 굴라라이 이스마일은 살인 사건이 접수된 날 곧바로 경찰이 취한 조치는 오지의 “부족 여성들에겐 승리”라며 “이런 범죄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번 달에만 이런 살인 사건이 일곱 건이나 발생했는데 만약 지체하면 사건이 재빨리 카펫 아래로 숨어 버리고, 극단적 선택이나 자연사한 것으로 처리돼 버린다”고 말했다. 인권 전문가들은 여성에게 저질러지는 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정의가 낮잠을 자는 일이 적지 않으며 때때로 용의자가 풀려나거나 보석으로 석방되거나 사건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나 북와지리스탄처럼 오지에다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연방 사법체계보다는 현지 관습이 더 좌우하는 일이 많아 여성은 자유를 훨씬 덜 누리는 상황이다. 이스마일은 “2018년 이전에는 이런 종류의 살인은 부족 사회에서 범죄로 인식되지도 않았으며 제대로 신고되지도 않았다. 이들 지역에서는 절반 정도의 자치권이 주어져 파키스탄 연방의 사법체계는 2018년에야 제대로 작동했다. 그는 부족 지도자들이 이런 동영상이 온라인에 돌아다닌다는 말을 듣고 주민들에게 소녀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부족의 관습법에 처벌이란 살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등장하지만 볼맞춤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 세 번째 소녀의 행방이 아직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경찰의 신변 보호가 필요하다고 이스마일은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로 인도양 섬나라에 석달째 갇힌 중국인

    코로나로 인도양 섬나라에 석달째 갇힌 중국인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사는 렉스 양(33)이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지상천국 섬나라 세이셸에 도착한 것은 지난 1월 말이었다. 그는 가족들과 계획한 이 주일간의 휴가가 3개월이 넘도록 이어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휴가는 언제 끝날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중국인 양씨 가족이 세이셸 군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라디그에서 코로나19 격리 때문에 긴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씨 가족의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았던 데다 세이셸 국제공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따른 조치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시작되기 전 양씨는 어머니와 누이, 조카와 함께 라디그의 해변과 숲을 즐겼다. 가족들은 매일 해변에서 거북이와 놀거나 파도를 즐겼으며 낮잠을 즐긴 후에 또다시 해변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했다. 하지만 3월 14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세이셸에서 발생한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세이셸 정부는 긴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실행했으며 학교와 상점 등이 문을 닫았고 외국인은 출입국이 금지되었다. 심지어 해변도 4월부터 통제되어 양씨 가족은 약 200㎡의 이층집 안에서 감금 생활을 하다시피하고 있다. 양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본다”며 “마당에서 테니스와 배구를 하며 어머니는 중국 드라마를 보고 나는 세이셸의 공식언어인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 일상 프랑스어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정보통신(IT) 업종에 종사했던 양씨는 긴 근무시간에 지쳐 2018년 직장을 관두고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세계 여행을 했다. 그는 “세이셸 여행에 어머니와 조카를 데려온 것은 설 연휴를 여기서 보내고 2020년에는 베이징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양씨의 어머니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약도 떨어져 가는데다 장기간의 해외 체류로 돈도 바닥날 지경이다. 다행히 맘씨좋은 집주인을 만나 원래 한달 월세는 9만위안(약 1500만원)이 넘어야 하지만 1만 5000위안(약 260만원)만 내고 있다. 누이와 월세를 나눠 내고 있어 한달 생활비 2만 위안으로 세이셸에서 양씨 가족은 버티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아프리카 대륙에 치명적으로 퍼지지는 않았다. 지난 2월 14일 중국인이 이집트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2억명이 사는 대륙에서는 3만명의 확진자와 200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중이다. 양씨는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하늘길이 열리는 것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중국판 유튜브인 틱톡에 자신의 세이셸 생활을 공개했다. 중국인들은 양씨의 끝없는 긍정적인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라디그의 경치를 담은 웨이보 게시물은 1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세이셸의 비공식적 관광 홍보대사가 되어 200살 이상 사는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이의 사랑스러움을 중국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인구 10만명의 세이셸은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고 난 뒤 몰려올 중국인 관광객들을 양씨를 통해 기대하고 있다. 양씨는 중국인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으며 공짜로 야채와 과일, 닭고기를 주는 세이셸 이웃들의 친절을 인터넷을 통해 중국 대륙에 알리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신한 인도 여대생 시위 주도했다며 교도소에 한달째 수감

    임신한 인도 여대생 시위 주도했다며 교도소에 한달째 수감

    인도 수도 뉴델리의 남동쪽에 있는 여대생 사푸라 자르가르(27)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친 것은 오후 2시 30분이었다.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대학인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 대학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자르가르는 지난달 10일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고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는 남편이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털어놓았다. 19개월 전 결혼한 부부는 일주일 전에야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멀미 증세도 있었고 늘 무기력해지곤 했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델리 경찰서의 테러 사범들을 가두는 특별 감방에서 왔다며 델리 중심가에 있는 자신들의 사무실에 임의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무슬림들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많은 반발을 샀던 영주권 개정 법(CAA) 반대 시위에 얼마나 깊숙이 연루돼 있는지 심문하겠다고 했다. 몇 시간 동안 심문한 뒤 경찰은 자르가르를 밤 10시 30분쯤 체포했다. 그렇게 한달 동안 그녀는 델리의 과밀한 티하르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봉쇄되고 정부에 자문한 이들조차 임신 여성은 특히 감염에 취약하다고 조언했는데도 여전히 풀려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주어진 혐의는 불법 행동 예비법(UAPA) 위반인데 보석 석방이 거의 불가능하게 규정돼 있다. 체포된 뒤 딱 두 차례, 남편과 변호인과 5분 정도 전화 통화했을 뿐이었다. 면회도 서신도 코로나19를 전염시킨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자르가르는 지난 3월 25일 인도가 국가 봉쇄에 들어간 뒤 수감된 무슬림 학생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데 정부가 언론 자유와 체제 반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악용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학생 조직인 자미아 협력 위원회(JCC)를 이끌어 델리 북동부의 대학생 시위를 조직했다. 여동생 사미야는 “아주 배짱 있고, 솔직하고, 주관이 뚜렷한” 여성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무슬림들이 위주인 53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목숨을 잃은 2월 시위를 주모한 인물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은 2월 항거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만 800명에 이르는데 수십 명은 봉쇄령을 틈타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만 768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2294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습관의 힘/전경하 논설위원

    “방학이 다섯 달이었네.” 오는 20일 등교를 앞둔 고2 아들이 문득 뱉은 말이다. 지난달 16일 온라인개학을 했지만 아들에게는 여전히 방학이었다.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학습 영상을 마감시간 앞두고 때론 몰아보고, 중간중간 낮잠도 자고, 온라인게임 등 딴짓도 했으니 개학이라고 느끼긴 무리였다. 물리적 개학이 다가오면서 아들도 나도 슬슬 걱정이다. 방학이었던 다섯 달 동안 최소한 평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어디를 간다는 것은 별로 안 해 봤는데. 이런저런 준비물에 교복도 입어야 하니 은근 신경이 더 쓰인다. 예년처럼 3월 개학이었으면 두 달이 예외였던 셈 치면 되는데 다섯 달 동안 몸에 밴 습관이 쉽게 고쳐질까. 물리적 개학 이후에도 행여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한다는데 그러면 학사일정이 또 뒤죽박죽이 되겠지. 학부모 단체대화방에 중간고사 기간 등 변경된 학사일정이 며칠 전 공유됐는데 엄마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더이상 일정 변경이 없었으면’이었다. 학사 일정이 뒤죽박죽이 돼도 정해진 일과는 하는 습관, 그런 습관의 힘을 길러야 할 상황이었는데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어른인 나도 잘 못하는데 학생들이 잘할 수 있었을까 싶다. lark3@seoul.co.kr
  •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여하튼 동물들은 제세상을 만난 것처럼 보인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애들레이드 도심에서 촬영한 캥거루 모습을 영국 BBC가 20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봉쇄령이 내려져 사람과 자동차 통행이 뜸해지자 전날 아침 텅 빈 거리에 나와 겅중거렸다. 경찰은 장난스럽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색 털코트를 걸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캥거루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부딪칠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넘긴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어딘가로 사라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40만 3963명, 사망자는 16만 5154명인 가운데 호주는 각각 6547명, 67명을 기록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신규 확진자가 6명으로 줄자 시드니 주변 해변 세 군데의 개장을 허용했다. 물론 호주 연방정부는 확진자 감소 추세에도 여전히 엄격한 봉쇄령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지난 6일 남부 오악사카주 라벤타닐라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진을 공개했다. 생태 투어로 관광객들이 찾아와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한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백사장을 거니는데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 마리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 없이 하루만 더’라고 제목을 달았다. 영국 BBC는 지난 16일 남아공에서도 사파리 관광 명소로 이름 난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인데 봉쇄령 탓에 텅 비자 사자들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라면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랭커셔주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점령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개미핥기까지 출몰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와 여우가 목격되기도 했다. 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인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인류의 움직임이 둔화되자 반대로 야생동물에게는 천국의 시간이 되고있다. 최근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현지 남부에 위치한 오악사카 주 라 벤타닐라 해변에서 촬영된 악어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따뜻한 햇빛 아래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는 이 악어들은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처럼 여유로운 휴식 기회를 얻지 못했다. 멕시코 당국이 생태보호지로 지정해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지만 반대로 생태투어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기 때문.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은 온전히 악어들의 천국이 됐다. 소란스럽고 위협적인 인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이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해변의 모래밭을 거닐고 있을 때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마리의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없이 하루만 더'라는 글을 올렸다.  인간없는 야생의 삶이 어떤 지는 다른 사진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명 야생공원인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가는 길이지만 이 사자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한가로운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간이 사라지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 보지못한 야생동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잉글랜드 랭커셔 지역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나타나 일명 ‘뱅뱅이’에 올라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나타났다.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코로나 역발상… 스포츠는 계속된다

    코로나 역발상… 스포츠는 계속된다

    UFC, 美 섬에서 두 달간 무관중 대회 대만 프로야구, 관중석에 마네킹 배치 ‘테니스 황제’ 페더러, 원 포인트 강습 보라스 “모든 팀 애리조나에서 경기”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되자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확산이 역설적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시켜 주는 모양새다. 가장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 것은 세계적인 종합 격투기 단체 UFC다. 한 달에 적어도 2~3개 대회를 세계 곳곳에서 치러 오던 UFC는 코로나19로 대회 장소를 구하는 게 어려워지자 아예 외딴섬을 통째로 빌려 선수들만 모아 놓고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8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미국 내 개인 소유의 한 섬에서 UFC 249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섬을 두 달간 폐쇄하고 우리의 모든 국제 대회를 여는 등 격투기 대회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는 이 섬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재 대회를 열기 위한 인프라가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로 러시아에 발이 묶인 라이트급 챔피언 하비프 누르마고메도프가 대회 출전을 포기함에 따라 같은 체급 1위 토니 퍼거슨과 4위 저스틴 게이치의 타이틀 매치가 치러진다.세계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앞서 이번 주말 개막하는 대만 리그(CPBL)는 ‘마네킹 응원단’을 준비했다. 지난해 챔피언 라쿠텐 몽키스가 오는 11일 중신 브러더스와 치르는 홈 개막전에서다. 라쿠텐은 코로나19로 개막전을 관중 없이 열기로 했지만 팬 없는 개막전이 어색하다고 판단해 로봇 마네킹에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케 하고 일부는 응원 피켓도 들도록 하는 등 마치 관중이 입장한 것처럼 분위기를 띄운다는 전략이다.‘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에 나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보통 스포츠 스타들이 재택 훈련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발리 동작을 보고 따라해 보라고 지난 7일 팬들에게 제안한 것. 이후 영상이 올라오자 페더러는 “몸을 굽히지 말고 손목에 힘줘라”, “낮잠 자고 있는 강아지 위로 공을 날리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등의 조언을 해 줬다. 이 게시물은 6시간 만에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어섰으며 1300여개 응답 영상이 달렸다. 코로나19로 아직 개막이 멀어 보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리그 단축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가을 포스트 시즌 관례를 깨고 대담하게 크리스마스 월드시리즈를 제안했다. 또 ‘전체 30개 팀이 애리조나에 모여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이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팀 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던 것과 배치되는 ‘비밀 훈련’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에 올랐다. 8일 현지 언론에 조제 모리뉴 감독이 영국 북런던의 한 공원에서 탕귀 은돔벨레 등 일부 선수들과 가까이 붙어서 운동하는 사진이 공개된 것. 토트넘 구단은 “선수들에게 야외 훈련 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왔다. 더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 호모사피엔스의 상상력을 시험하다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 호모사피엔스의 상상력을 시험하다

    격투기는 외딴 섬 통째로 빌려 두달 간 대회 개최대만 야구는 경기 분위기 나게 마네킹 응원단 도입페더러는 소셜미디어 통해서 즉석 원포인트 레슨메이저리그는 크리스마스 월드시리즈 제안도 나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되자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확산이 역설적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시켜 주는 모양새다. 가장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 것은 세계적인 종합 격투기 단체 UFC다. 한 달에 적어도 2~3개 대회를 세계 곳곳에서 치러오던 UF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 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아예 외딴 섬을 통째로 빌려 선수들만 모아 놓고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8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미국 내 개인 소유의 한 섬에서 UFC 249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섬을 두 달 간 폐쇄하고 우리의 모든 국제 대회를 여는 등 격투기 대회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는 이 섬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재 대회를 열기 위한 인프라가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로 고향에서 발이 묶인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가 대회 출전을 포기해 같은 체급 1위 토니 퍼거슨(36·미국)과의 타이틀 매치는 퍼거슨과 라이트급 4위 저스틴 게이치(32·미국)의 대결로 대체됐다. 세계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앞서 이번 주말 개막하는 대만 리그(CPBL)는 무관중 경기에 흥이 안난다고 ‘마네킹 응원단’을 준비했다. 지난해 챔피언 라쿠텐 몽키스(옛 라미고 몽키스)가 오는 11일 중신 브라더스와 치르는 홈 개막전에서다. 라쿠텐 구단은 코로나19로 개막전을 관중 없이 열기로 했지만 팬 없는 개막전이 어색하다고 판단해 로봇 마네킹에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케 하고 일부는 응원 피켓도 들도록 하는 등 마치 관중이 입장한 것처럼 분위기를 띄운다는 것이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에 나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보통 스포츠 스타들이 ‘외출 자제’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재택 훈련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발리 동작을 보고 따라해보라고 지난 7일 팬들에게 제안한 것. 이후 영상이 올라오자 페더러는 “몸을 굽히지 말고 손목에 힘줘라”, “낮잠 자고 있는 강아지 위로 공을 날리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잘했다”, “조금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등 조언을 해줬다. 이 게시물은 6시간 만에 조회 수가 100만 회를 넘어섰으며 1300여개 응답 영상이 달렸다. 코로나19로 아직 개막이 멀어보이는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리그 진행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통상 가을에 챔피언을 결정하는 포스트 시즌이 열리는 관례를 깨고 대담하게 크리스마스 월드시리즈를 제안하기도 했다. MLB에서는 ‘전체 30개 팀이 애리조나에 모여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며 5월 중 시즌을 개막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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