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낭만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04
  • 유령과 사랑에 빠져 약혼 주장하던 英 여성, 파혼…이유는?

    유령과 사랑에 빠져 약혼 주장하던 英 여성, 파혼…이유는?

    2년여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령과 사랑에 빠져 사귀고 있다”고 주장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영국인 여성 애미시스트 렐름. 현재 나이 만 32세인 이 여성은 유령과 사귀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지 9개월 만에 약혼까지 발표했었지만, 올해 파혼한 소식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는 유령 남자 친구의 제멋대로 구는 성격을 뒤늦게 깨달아 버렸기 때문. 즉 성격 차이라는 것인데 함께 여행에 다녀온 뒤 그의 성격이 돌변했고 악한 유령 친구들까지 집으로 데려오게 됐다는 것이 렐름의 주장이다.영매사인 렐름은 2018년 8월 영국 ITV 아침방송 ‘디스 모닝’에 출연해 유령과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었다. 렐름은 그전에도 방송에 출연해 20여 명의 유령과 만나 잠자리(귀접)를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렐름은 마침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대를 찾게 됐고 매우 진지하게 사귀고 있다는 것을 방송 중에 밝힌 것이었다. 당시 그녀가 푹 빠진 상대는 호주 여행 중에 만난 레이라는 이름의 유령으로 알려졌다. 렐름은 이 방송에서 “어느 날 수풀 속을 걷는데 갑자기 너무 강력한 에너지가 느껴졌다”면서 “그때 내게 이 사람(유령)이라고 생각되는 상대가 나타났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고 말했다. 렐름은 또 “우리 관계는 진지하다. 그의 아이를 낳는 것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게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 난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믿는다”고 털어놨다.이날 렐름은 사귄지 9개월만에 약혼하게 된 레이에 대해 “낭만적인 청혼을 하는 사람처럼 무릎을 꿇는 게 아니었다. 그에게는 무릎이 없으니까(웃음)”라면서도 “하지만 목소리는 잘 들는데 낮고 너무 섹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르고 싶다. 과거에는 사람 남자와 약혼한 적도 있지만 레이와의 약혼으로 난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면서 “잠자리도 사람 남성보다 훨씬 더 쾌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렐름의 이런 발언은 당시 SNS나 다른 나라 여러 매체에서도 다뤘을 만큼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유령 레이에게 홀딱 빠진 모습을 보였던 렐름이 올해 들어 갑자기 파혼을 선언했다는 것이다.지난 14일(현지시간) 또 다시 ‘디스 모닝’과의 인터뷰에 응한 렐름은 현재 포르투갈에서 살고 있어 영상 통화를 통해 파혼 이유를 설명했다. 렐름은 “호주에서 함께 여행할 때는 잘 지냈었다. 하지만 그 후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면서 “그는 나쁜 유령 친구를 만나 배려심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또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나쁜 유령 친구들을 여러 명이나 데리고 함께 집에 오기까지 했다. 그래서 헤어지기로 결심했다”면서 “그를 집에서 내쫓아내고 집 주위에는 검은 전기석(투르말린·붕소, 알루미늄 따위를 함유한 규산염 광물)을 놓고 주문을 외워 정화했다”고 설명했다. 2년여 전과 확연히 달라진 렐름의 모습에 다소 놀란 방송 진행자들. 하지만 렐름의 결심은 굳은 듯이 보인다. 렐름은 또 양측 가족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렐름은 “우리 가족과 레이의 가족들도 우리의 이별에 매우 실망했다. 레이의 가족과 잠시 만났지만 아들의 나쁜 행동을 그저 슬퍼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이렇게 된 것은 나 역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렐름이 주장하는 유령과의 잠자리는 이른바 귀접 현상으로도 불린다. 이는 귀신(또는 유령)과 접했다는 의미로, 귀신이 신체적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 일부 정신분석학자는 내면에 잠재돼 있던 성적 욕망이 꿈을 꾸면서 표면 위로 올라와 특정한 현상으로 투사하는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설렘의 시간, 수줍은 고백

    설렘의 시간, 수줍은 고백

    거창과 이웃한 합천도 가을이 차분히 내려앉고 있는 모습이다. 합천의 가을은 황강을 따라 온다. 합천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강이다. 황강 주변만 차분하게 살펴도 하루해가 짧을 만큼 볼거리가 많다.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는 해도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만큼 황강 변의 실외 공간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신소양체육공원으로 먼저 간다. 이름은 ‘체육’공원이지만 이 계절엔 합천읍을 통틀어 최고의 ‘풍경 맛집’으로 변한다. 핑크뮬리(꽃말 ‘고백’) 때문이다. 체육공원 평지에 동심원 형태로 핑크뮬리를 식재했는데, 이 풍경을 즐기려는 이들이 제법 많이 찾는다. 핑크뮬리는 사실 소개하기가 참 애매한, 계륵 같은 식물이다. 생태계 위해성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우리말로 ‘분홍쥐꼬리새’로 번역되는 핑크뮬리는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이다. 강력한 제재는 하지 않지만 식재 자제가 권고되는 식물이다. 위해성 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식물인 것이다. 한데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래서 여러 지방자치단체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너도나도 핑크뮬리를 심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7년 정도 된 핑크뮬리가 이제 우리의 가을 들녘을 온통 점령한 듯한 형국이다.핑크뮬리는 벼과 식물이다. 농부들이 애면글면 가꾸는 벼와 친척인 셈이다. 다만 벼와 달리 오로지 조경용으로만 식재된다. 벼는 가을에 노랗게 물들지만 핑크뮬리는 연분홍으로 물든다. 동심원의 미로처럼 꾸며 놓은 핑크뮬리밭을 보자니 상큼발랄한 느낌이다. 두 갈래로 머리를 땋은 ‘빨강머리 앤’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싶다. 체육공원 옆으로는 산책로가 나 있다. 핑크뮬리에 홀린 관광객들의 시선에서는 살짝 비켜서 있지만, 억새와 갈대가 익어 가는 강변 흙길을 걷는 정취가 제법 깊다.합천읍 쪽으로 좀더 올라가면 함벽루가 나온다. 1321년 고려 충숙왕 때 세웠다는 정자다. 비가 올 때면 낙숫물이 지붕 처마에서 황강으로 곧장 떨어지도록 지어졌다고 한다. 참 낭만적인 설계다. 들보 아래로는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시가 적힌 편액이 마주 보고 있다. ‘경상 좌도에 퇴계가 있고, 우도에는 남명이 있다’는 말이 전할 정도로 쟁쟁한 두 인물의 시를 한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다. 함벽루 뒤 암벽에도 우암 송시열이 쓴 ‘涵碧樓’(함벽루)가 각자돼 있다. 함벽루와 바짝 붙은 절집은 연호사다. 창건연대가 643년까지 거슬러 오르는 고찰이다. 합천을 대표하는 해인사(802년)보다 159년 앞서 창건된 셈이다. 함벽루에서 강 건너 맞은편은 정양레포츠공원이다. 인근에서 ‘내륙 바캉스’ 명소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바캉스’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듯, 공원 앞으로 드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신발을 벗고 발에 닿는 모래알을 느끼며 걷기 딱 좋다. 황강을 따라 왕복 6㎞ 길이의 황강은빛모래길도 조성돼 있다. 오토캠핑장, 경관조명 등의 시설도 갖췄다. 레포츠공원에서 보는 함벽루의 자태도 빼어나다. 새벽 물안개가 감싸는 가을이나 눈 내린 겨울이면 이를 담으려는 사진가들로 붐빈다. 합천 읍내를 살짝 벗어나면 합천호가 기다린다. 1988년 황강 물줄기를 막아 합천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다. 호수 주변 둘레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호수와 산허리를 번갈아 끼고 도는 길이 약 40㎞에 걸쳐 있다. 호수 주변엔 벚나무가 많다. 호수 조성 당시에 조경용으로 식재한 나무들이다. 어느새 굵은 둥치의 나무로 자라 짙은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봄에는 백리벚꽃길로, 가을철엔 단풍길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특히 물안개가 피는 가을 새벽이면 선경이라 해도 좋을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글 사진 합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프로젝트 프로덕트, ‘낭만적 열정’ 주제로 한 2021 메인컬렉션 공개

    프로젝트 프로덕트, ‘낭만적 열정’ 주제로 한 2021 메인컬렉션 공개

    과장되지 않은 지적인 고급스러움과 따뜻한 미니멀을 추구하는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프로젝트 프로덕트(PROJEKT PRODUKT)’가 2021 메인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PROJECT8 ‘낭만적 열정(Ardor Unleashed)’의 테마와 ‘Let Your Soul Glow(이루어진 것처럼 상상하라)’의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다. ‘불가능이라 단언하는 세상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꿈꾸던 일을 하는 것, 그것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지게 한다’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시즌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으로 최근식&오정택 작가와 함께한 작품을 선보였다. 스웨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가구 디자이너 최근식과는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으며, 오정택 작가 역시 2020 메인 컬렉션 ‘순수한 호기심(Sheer Curiosity)’에 이어 두 번째 테마 일러스트를 공개했다.프로젝트 프로덕트의 2021 메인 컬렉션 중 도수테는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다. 선글라스는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2014년 론칭한 프로젝트 프로덕트는 2019년 서울시와 SBA(서울산업진흥원)가 인증하는 서울시 우수기업 ‘하이서울기업’ 이미용부문에 선정된 이호아이티씨가 전개하는 브랜드다. 현재 8회차 메인 컬렉션 공개 일정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해 리뉴얼한 브랜드 로고와 심볼 마크 P/ P를 공개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프로젝트 프로덕트의 지적인 럭셔리와 따뜻한 미니멀이라는 컨셉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안경 광학사의 견고한 철학과 디자이너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라는 걸 표현하고자 했다”라며 “앞으로 온라인 고객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홈페이지를 재정비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을 중점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 암흑 위로하는 위대한 작곡가들

    2020 서울국제음악제가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을 중심으로 바로크와 낭만주의, 모더니즘과 현대를 망라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번(23일), 피아노와 목관 사중주를 위한 오중주(29일), 오페라 ‘피델리오’ 하이라이트 아리아와 교향곡 6번(30일), 호른이 함께하는 육중주(다음달 1일) 등 다양한 베토벤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3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주되는 교향곡 6번은 초연 당시 오케스트라 규모와 배치로 베토벤 시대 무대를 재연한다. 또 지난 3월 타계한 거장 펜데레츠키의 ‘샤콘느’로 고인을 추모하고 메디 멘 지치의 ‘버림받은 이들’과 김택수의 ‘소나타 아마빌레’를 위촉 초연하며 관객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류재준 예술감독은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비대면 공연은 눈과 눈의 대화나 순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어 대면 공연을 하기로 했다”면서 “암흑 같은 시대가 지나고 다시 이전과 같은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함께 공감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국제음악제 23일 개막… “희망과 공감 얻을 수 있길”

    서울국제음악제 23일 개막… “희망과 공감 얻을 수 있길”

    “암흑 같은 시대는 지나고 우리는 또 언젠가 다시 이전과 같은 시대를 맞게 될 거에요. 이번 음악제에서 많은 분들이 거기에 대해 고민하고 저희의 음악을 듣고 희망을 갖고 공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는 23일 막을 여는 서울국제음악제 류재준 예술감독이 8일 조심스레 축제를 열게 되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관중들과 만나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순간들이 지금은 꿈 같다”면서다. 3년 전부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는 올해 음악제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일정과 프로그램을 대폭 줄여야했지만 그런 아쉬움보다도 우선 대면 공연을 열 수 있는 것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류 감독과 함께 참석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성악가 사무엘 윤도 같은 마음을 표현했다.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한 2020 서울국제음악제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29일과 30일, 다음달 1일까지 나흘에 걸쳐 열린다. 베토벤을 중심으로 바로크와 낭만주의, 모더니즘과 현대를 망라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 6번, 현악오중주, 호른과 함께하는 육중주, 오페라 ‘피델리아’ 중 아리아를 비롯해 호른지난 3월 타계한 거장 펜데레츠키의 ‘샤콘느’, 메디 멘 지치의 ‘버림받은 이들’, 김택수의 ‘소나타 아마빌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메디 멘 지치와 김택수 작품은 위촉 초연 공연이다. 어렵게 대면 공연을 갖는 만큼 새로운 시도로 색다른 무대도 선보인다. 이 가운데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될 베토벤 교향곡 6번 오케스트라는 배치를 바꿔 베토벤 시대의 무대를 재연한다. 류 감독은 “베토벤이 초연했던 오케스트라 배치와 규모로 연추할 계획”이라면서 “당시와 지금의 악기 배치가 많이 달라 연주하기 까다롭지만 입체감이 굉장히 살아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흘간 무대에 모두 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특히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선보일 베토벤 현악오중주에 대해 “어려워서 자주 연주가 되지 않는 곡”이라면서 “까다롭고 어려운 곡이지만 음악제에서 연주할 수 있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초 베토벤의 ‘장엄미사’를 계획했다 ‘피델리오’로 아리아로 프로그램이 변경됐지만 사무엘 윤은 “베토벤 작품이 모음과 자음 구분 등이 성악가에게 부르기 어렵고 연극적인 요소도 있어 부를 때마다 저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고민이 많았지만 비대면 공연은 공연장에서 눈과 눈의 대화나 순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어 대면 공연을 결정했다”면서 음악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게 된 점에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4개국에서 47개 호텔·리조트 운영 반얀트리 그룹 강원도 속초에 온다

    24개국에서 47개 호텔·리조트 운영 반얀트리 그룹 강원도 속초에 온다

    요즘 호텔가에서는 강원도 속초에 오픈 예정인 ‘카시아 속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체인인 반얀트리 그룹이 동해안에서 대규모 프리미엄 호텔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얀트리 그룹만의 디자인과 서비스, 운영 시스템 등의 노하우가 적용된 이국적인 호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1987년 설립 이후 ‘지친 영혼의 안식처’를 표방해온 반얀트리 그룹은 세계 유수의 여행지를 대표하는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체인이다. 전 세계 24개국에서 47개의 호텔과 리조트, 60개의 스파, 70여 개의 리테일 갤러리, 3개의 골프 코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최고의 휴양을 제공하고 있다.반얀트리는 여타 글로벌 호텔 체인처럼 친숙한 브랜드는 아니다. 최고의 입지에 짓는 고품격 럭셔리 리조트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동해 일출을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위치에서 반얀트리 그룹의 프리미엄 레지던스 호텔 브랜드인 ‘카시아’가 선보인다. 반얀트리 그룹은 지난 7월, 마스턴제88호속초피에프브이㈜와 ‘카시아 속초’ 위탁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얀트리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카시아 호텔 브랜드의 상품 개발을 위한 기술과 디자인, 서비스, 운영 시스템 등을 제공하며 위탁 운영까지 맡게 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시아(Cassia)’는 스타일리시한 별장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모던하고 유니크한 컨셉의 레지던스 호텔 브랜드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반얀트리 그룹에 속한 브랜드라 프리미엄 호텔 & 리조트의 품격과 최고급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 카시아 브랜드는 현재 인도네시아 빈탄과 태국의 푸켓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이번 속초 론칭에 이어 마닐라, 중국까지 그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카시아 속초’는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건축가 20인에 선정된 김찬중 건축가가 책을 모티브로 한 통합 디자인을 구현해 외관 조형미를 높였다. 막힘 없는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 풀에는 모래사장을 더해 전용 해변에 온 듯하며,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상층부 루프탑 공간에는 현대적 감각과 세련된 인테리어를 접목해 동해바다의 낭만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힙’ 플레이스로 조성할 예정이다. 그 외 부대시설로는 세계적 아트북 출판사인 ‘애술린(Assouline)’ 라이브러리 라운지를 계획하고 있으며, 지하 1,000m 광천수를 활용한 고급 스파와 사우나, 국제회의 및 비즈니스 행사가 가능한 400석 규모의 연회장 등이 있다. 여기에 인도어 풀장과 키즈 풀, 피트니스, 레스토랑 등도 곳곳에 배치될 계획이다. 머무는 이들에게 깊은 휴식과 영감을 제공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전 객실에는 인도어 히노키 풀과 발코니가 마련돼 동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 수 있다. 특히, 침대에서 욕조와 발코니, 바다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공간 배치는 마치 해외 유명 리조트에 머무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한편,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속초’는 개별 등기를 통한 오너십제로 운영된다. 1년 중 30일(성수기 7일, 주말 및 공휴일 7일, 평일 16일)은 사전 예약을 통해 계약자가 원하는 시기에 이용이 가능하다. 남는 335일은 반얀트리 그룹에서 위탁 운영해 그 수익금을 배당 받을 수 있다. 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호텔&리조트 체인인 반얀트리 그룹이 위탁 운영을 맡아, 소유주인 카시아 속초 계약자는 운영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속초’는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에 연면적 12만560㎡, 높이 99m 규모에 지하 2층~지상 26층, 총 717실로 조성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 블루 날리는 낭만 산책로… 꽃과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코로나 블루 날리는 낭만 산책로… 꽃과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주민들 편히 쉴 공간 부족하다는 민원에 17㎞ 구간 ‘동네하천 재탄생’ 사업 기획양귀비·수크령 등 꽃길, 음악분수 인기 “주민들 휴식공간 확충하기 위해 노력” “예전에는 그냥 시골길 같은 곳이었는데 요즘 들어 벤치도 많이 생기고 분수도 생겼어요.” 추석을 앞둔 지난달 22일 서울 노원구 당현천에 친구들과 산책 나온 상계5동 주민 한윤자(69)씨는 이렇게 말하며 즐거워했다. 당현천 산책길이 최근 새롭게 정비된 덕분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던 주민들의 일상도 달라졌다. 한씨는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집에만 있기 답답한데 밖에 나와서 산책하기에 너무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당현천 산책로는 이른 아침부터 산책로 곳곳에 심어 놓은 크고 작은 꽃들을 관찰하는 사람들로 활력이 넘친다. 꽃 사진 찍어 휴대전화 앱으로 검색해 이름을 알아내기에 바쁘다. 온전히 꽃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일상 속 쉼의 시간이다. 피튜니아 꽃 폭포 앞은 ‘당신과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라는 꽃말처럼 명당자리이기도 하다. 당현천 산책로의 이런 변화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노원구 곳곳을 현장방문하던 오 구청장은 “동네에 편히 쉴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주민들 얘기를 듣고 고심 끝에 동네하천을 산책하기 좋은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했다. 이날 당현천을 직접 방문한 오 구청장은 “10년 이상 죽어 있던 공간을 새롭게 살리기 위해 하천에 다리를 놓고 산책로도 새롭게 포장하기로 했다”면서 “무엇보다도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기 위해 바닥분수와 음악분수를 조성한 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웃었다. 구는 이처럼 지역 내 4개 하천(당현천·중랑천·우이천·묵동천) 17.37㎞를 새롭게 단장하는 ‘동네하천의 재탄생’ 사업을 2018년부터 추진해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주요 하천들의 단절된 보행로를 개선하기 위해 보행데크를 설치하고, 휴게공간을 재정비해 운동기구와 벤치를 새로 조성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정비된 당현천 꽃길과 음악분수가 눈에 띈다. 봄철에는 양귀비 등 초화류 26종을 심어 산책로를 화사하게 꾸몄다. 특히 산책로 3.3㎞ 전 구간에 심은 수크령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단연 인기다. 지난 8월에는 황화코스모스를 심어 주민들이 가을 내내 코스모스 꽃길을 거닐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매년 5월부터 10월 사이에 매일 오후 8시에 15분씩 가동되는 음악분수는 산책 나온 주민들에게 낭만적인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콘크리트가 보이는 모랫바닥이었던 당현천의 산책로가 코로나 시대에 주민들의 우울감을 날리는 낭만적인 산책로로 재탄생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곳곳의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더욱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자페스티벌’ 개최…추석 특별행사도 마련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자페스티벌’ 개최…추석 특별행사도 마련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은 11월 1일까지 45일간 ‘2020 봉자페티벌’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대한민국 대표 우리 꽃 축제인 수목원 봉자 페스티벌은 봉화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활용한 축제라고 해서 ‘봉자 페스티벌’이라고 부른다. ‘백두대간 산촌의 결실’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봉화지역 자생식물 40만본을 전시하는 언택트 축제로 마련된다. 축구장 3.5배(2만 5080㎡)크기인 수목원에는 현재 은은한 색과 향이 매력적인 구절초와 감국 등이 경관초지원과 잔디언덕에 흐드러지게 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수목원은 추석 연휴 기간인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특별행사를 진행한다. 추석 당일(10월 1일)은 제외된다. 다문화가정과 한복을 입고 수목원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무료 입장 기회를 주고, 성을 제외한 이름에 ‘추·석·한·가.위‘ 중 한 글자가 있는 방문객에겐 기념품을 제공한다. 다만,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족관계증명서와 외국인등록증 등 증빙서류를 지참 해야 한다. 행사기간 수목원에서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밀접 접촉 가능구역 제한 등 철저한 방역관리가 이뤄진다. 한국관광공사의 언택트 관광지로 선정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 봄과 여름에 봉자페스티벌을 개최해 1만 8000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봉자페스티벌에 사용되는 식물은 지역농가와 위탁계약해 재배해 국내 생물자원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재배 기술 보급 및 소득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축제”라며 “수목원에서 깊어가는 가을 정취와 낭만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했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길섶에서] 혼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술은 적어도 둘 이상이 마주 앉아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야 맛도 좋다. ‘술을 즐기고 잘 마시는 무리’를 말하는 주당(酒黨)도 이런 연유에서 생겨난 말이 아닐까. ‘술자리에서 자작하면 맞은편에 앉은 사람에게 재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속설도 술은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일 듯하다. 혼자 자주 술을 즐긴다면 ‘애주가’ 또는 ‘알코올중독자’로 불러야 할 것이다. 웬만해선 주당 3회 이상 마시지 않았지만 올 들어서는 그 횟수가 잦아지고 있어 은근히 걱정이다. 코로나19로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시작된 버릇이지만 하루 일과처럼 반복되다시피 한다. 혼자서 마시는 술 때문이다. 갈증이 심하게 느껴지거나 무료할 때 맥주 정도를 마셨지만 요즘은 거의 매일 반복되고 있다. 한 병이면 충분했던 맥주의 양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퇴근 후 동료들과 즐기는 한잔 술은 직장인의 활력소이자 낭만이 아닌가. 팬데믹은 이런 소소한 즐거움마저 빼앗아 갔다. 대신 혼자 있을 때도 술을 찾는 위험한 버릇이 생겼다. 핑계 같지만 이러다 자칫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한 알코올중독자가 될까 걱정해야 할 판이다. 하루빨리 모든 것이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려지길, 그 간절함이 정말 크다. yidonggu@seoul.co.kr
  • “방역 원칙 지키며 음악의 자유 누립시다, 브람스처럼”

    “방역 원칙 지키며 음악의 자유 누립시다, 브람스처럼”

    코로나 재확산으로 녹화 공연 전환“아쉽지만 새로운 도전 기회로 삼아홀로그램 공연 등 무대 개발 나서야”지난 1월 31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로 신년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오케스트라가 웅장하게 연주한 희망이 앙코르 곡인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절정을 이뤘다. 그 후 7개월이 지나 지난달에 다시 관객을 만났다. 매년 120회 이상 연주를 해온 코리안심포니엔 초유의 일이었다. 올 가을엔 ‘브람스 시리즈’로 관객과 재회를 기대했다. 17일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2번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로맨티스트’ 브람스를 조명하려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 그런데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단 멈춤’. 정치용 예술감독이 느낀 아쉬움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정 감독은 “브람스는 후기 낭만주의에 속하면서도 베토벤의 고전주의와 같은 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엄밀한 전통적 형식을 지키면서 최대한 자유롭게 표현한 게 브람스의 음악”이라며 ‘코로나19 시대와 브람스’를 연결 지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방역 통제 시스템에 놓이면서 자유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방역이라는 원칙을 엄격하게 지켜가며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걸 찾고 있어요. 브람스의 창작 세계가 오늘 우리와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죠.” 정 감독은 “그러니 오히려 평소엔 쓰지 않았던 부분의 뇌가 활성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틀’(형식) 안에서 자유를 누리기 위한 많은 도전들이 발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했다. 특히 음악이 새로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처럼 공연장을 갈 수 없을 때에도 음악은 들어야 하니 ‘소리 장인’ 톤 마이스터처럼 영상 전문가가 중계 공연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고, 이미 대중문화에 도입된 홀로그램 무대 등 대중에 더 가까이 갈 음악 무대들이 개발되지 않겠어요? 아니, 그래야만 하죠.” 정 감독은 또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최전선에서 환자를 치료하듯이 지금 같은 때 음악가들도 마음의 위로를 주고 치유할 수 있도록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아쉽게도 코리안심포니는 17일 무대를 브람스 대신 멘델스존과 모차르트로 채우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무대 인원이 50명 안으로 제한된 이유다. 브람스 교향곡엔 60여명이 무대에 서지만 멘델스존과 모차르트엔 46명이 연주한다. 관객들은 영상으로 만나기로 했다. 브람스의 무대는 접었지만 그의 음악처럼 틀을 지키는 안에서 최대한 음악을 나눌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이번 녹화 공연은 다음달 20일 네이버TV로 만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왠지 익숙한 대사들… ‘숨은 뮤지컬’을 찾아라

    왠지 익숙한 대사들… ‘숨은 뮤지컬’을 찾아라

    “될까, 봐도, 살짝?” 극 중 셰익스피어의 대사로 나오는 이 엉뚱한 질문을 낯선 작품을 두고 주저하는 이들이 한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겠다. “된다, 봐도, 마음껏!” 지난해 내한공연에서 인기를 얻은 뒤 지난달 7일 국내 라이선스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썸씽로튼’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공연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25일부터 3주간 완전히 멈췄던 무대가 15일부터 다시 열렸다.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에 인류 최초의 뮤지컬이 탄생한다는 참신한 상상에서 시작되는 극은 유쾌함으로 가득하다. 당대 최고 작가인 셰익스피어를 극단에서 내쫓은 뒤 얘기 안 되는 작품들로 후원이 뚝뚝 끊겨 힘겨운 극단 리더 닉 바텀. 셰익스피어의 성공에 배가 아파 어떻게든 흥행작을 만들고 싶은데 쉽지 않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인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나 대박 칠 작품을 물었더니 이런 답을 내놓는다. “뮤우~지컬.”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한다고요?” 도대체 갈피를 못 잡는 닉이 다시 노스트라다무스에게 셰익스피어의 미래 역작을 알려 달라고 하자 ‘오믈릿’(Omelette)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햄릿’(Hamlet)을 잘못 본 거다.배우들에게 프라이팬을 쥐여 주고 뮤지컬 ‘오믈릿’을 만들어 가는 과정부터는 그야말로 ‘숨은 뮤지컬 찾기’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맘마미아’, ‘시카고’, ‘렌트’를 비롯해 ‘서편제’, ‘광화문연가’ 등 25개의 뮤지컬 작품이 대사와 넘버 가사로 곳곳에 패러디돼 녹았다. 우스꽝스럽게 뮤지컬을 표현했지만 그 안에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았다. 여러 뮤지컬 속 장면들이 무대에서 연출되며 탭댄스를 비롯한 군무와 재기 발랄한 퍼포먼스도 속도감 있게 이어져 정신을 쏙 빼놓는다. 입에 착착 붙는 말장난 같은 대사들도 묘미인데, 그냥 우스운 말들이 아니라 ‘햄릿’,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등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이 반영된 것들이다. 무대에 서는 캐릭터들도 개성과 역할이 뚜렷해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다. 최고의 스타 작가, 허세 가득한 셰익스피어의 능청스러움을 박건형·서경수가 더욱 매력 있게 살렸고, 마이클 리와 김법래는 무릎을 마구 돌리며 점을 치는 노스트라다무스를 재치 있게 연기했다. 극작가인 닉의 동생 나이젤이 형 몰래 써 둔 시와 대사들은 셰익스피어가 탐낼 만큼 훌륭하다. 자존심을 지키느라 아닌 척 선심 쓰듯 묻는 셰익스피어의 대사가 바로 “될까, 봐도, 살짝?”이다. 공연장을 찾는 게 어느 때보다 주저되지만 또 어느 때보다 웃음이 간절한 시기, 마스크를 잘 쓰고 옆 사람과 살짝 떨어져 앉아 본다면 얻을 수 있다, 충분히, 웃음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무대 위 유쾌·발랄한 상상, 뮤지컬 ‘썸씽로튼’… “된다, 봐도, 마음껏!”

    [리뷰] 무대 위 유쾌·발랄한 상상, 뮤지컬 ‘썸씽로튼’… “된다, 봐도, 마음껏!”

    “될까, 봐도, 살짝?” 극 중 셰익스피어의 대사로 나오는 이 엉뚱한 질문을 낯선 작품을 두고 주저하는 이들이 한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겠다. “된다, 봐도, 마음껏!” 지난해 내한공연에서 인기를 얻은 뒤 지난달 7일 국내 라이선스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썸씽로튼’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공연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25일부터 3주간 완전히 멈췄던 무대가 15일부터 다시 열린다.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에 인류 최초의 뮤지컬이 탄생한다는 참신한 상상에서 시작되는 극은 유쾌함으로 가득하다. 당대 최고 작가인 셰익스피어를 극단에서 내쫓은 뒤 얘기 안 되는 작품들로 후원이 뚝뚝 끊겨 힘겨운 극단 리더 닉 바텀. 셰익스피어의 성공에 배가 아파 어떻게든 흥행작을 만들고 싶은데 쉽지 않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인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나 대박 칠 작품을 물었더니 이런 답을 내놓는다. “뮤우~지컬.”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한다고요?” 모두가 황당해 하는 이 장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도대체 갈피를 못 잡는 닉이 다시 노스트라다무스에게 셰익스피어의 미래 역작을 알려 달라고 하자 ‘오믈릿’(Omelette)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햄릿’(Hamlet)을 잘못 본 거다. 배우들에게 프라이팬을 쥐여 주고 뮤지컬 ‘오믈릿’을 만들어 가는 과정부터는 그야말로 ‘숨은 뮤지컬 찾기’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맘마미아’, ‘시카고’, ‘렌트’를 비롯해 ‘서편제’, ‘광화문연가’ 등 25개의 뮤지컬 작품이 대사와 넘버 가사로 곳곳에 패러디돼 녹았다. 우스꽝스럽게 뮤지컬을 표현했지만 그 안에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았다. 여러 뮤지컬 속 장면들이 무대에서 연출되며 탭댄스를 비롯한 군무와 재기 발랄한 퍼포먼스도 속도감 있게 이어져 정신을 쏙 빼놓는다. 입에 착착 붙는 말장난 같은 대사들도 묘미인데, 그냥 우스운 말들이 아니라 ‘햄릿’,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등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이 반영된 것들이다.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도 등장한다.무대에 서는 캐릭터들도 개성과 역할이 뚜렷해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다. 닉 대신 가계 살림을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을 자처하며 남장을 하고 돈을 벌어오는 닉의 아내 비아, 청교도 집안의 딸로 닉의 동생 나이젤 바텀과 사랑에 빠지는 포샤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당시 전형적인 여성의 역할을 깨는 목소리를 내는 당당함까지 가졌다. 최고의 스타 작가, 허세 가득한 셰익스피어의 능청스러움을 박건형·서경수가 더욱 매력 있게 살렸고, 마이클 리와 김법래는 무릎을 마구 돌리며 점을 치는 노스트라다무스를 재치 있게 연기했다. 극작가인 닉의 동생 나이젤이 형 몰래 써 둔 시와 대사들은 셰익스피어가 탐낼 만큼 훌륭하다. 자존심을 지키느라 아닌 척 선심 쓰듯 묻는 셰익스피어의 대사가 바로 “될까, 봐도, 살짝?”이다. 공연장을 찾는 게 어느 때보다 주저되지만 또 어느 때보다 웃음이 간절한 시기, 마스크를 잘 쓰고 옆 사람과 살짝 떨어져 앉아 본다면 얻을 수 있다, 충분히, 웃음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바흐와 21년… 나이 들수록 이해되더라”

    “바흐와 21년… 나이 들수록 이해되더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에게도 코로나19는 ‘악몽’과 같았다. 그는 “전 세계 70개의 공연이 모두 미뤄졌다”며 “굉장히 어려운 때”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다만 랑랑은 올해를 악몽으로만 끝내지 않는다. 피아니스트들에겐 ‘음악의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며, 자신의 평생 숙원이기도 했던 ‘굉장히 어려운 곡’을 완성해 더욱 잊지 못할 한 해로 만들고 있다. 그가 지난 4일 도이체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음반은 20년이 넘는 연구의 결실이다. 열일곱 살 때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앞에서 처음 연주하며 천재 피아니스트의 패기를 자랑한 지 21년 만에 앨범을 냈다. 당시에도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빠뜨리지 않고 흡수했다”며 호평을 받았는데 어쩐지 영 성에 차지 않았다. 부족했다는 생각이 컸고 그 뒤로 이 작품을 평생의 과제로 삼았다. 38세가 된 지금, 그때의 천재소년에겐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단다. “브라보! 잘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정말 멀었구나.”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만난 랑랑은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완성하는 데 이토록 시간이 길어진 이유를 묻자 “이 작품이 바흐의 전형이자 분명한 바로크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로크 음악가들이 당시 하프시코드와 바로크 오르간 등의 악기로 어떻게 꾸밈음을 연주했는지 배워야 해요. 낭만시대의 꾸밈음을 오려다 붙이는 게 아닌 정확한 바로크의 꾸밈음을 만드는 것, 현대 피아니스트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하죠.” 이제 준비가 다 됐다고 느끼던 중 부족함을 다시 깨닫는 일을 3년 전까지 반복하다가 독일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와 함께 집중해 공부하다 보니 비로소 정확한 바로크 스타일을 터득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선 나이도 한몫을 했다고 그는 말했다. 기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두루 어려운 골트베르크 중에서도 25번째 변주는 ‘속주’가 특기인 랑랑에겐 힘겨운 부분이었다. “느린 연주일 뿐만 아니라 굉장히 어둡고 수동적이고 고군분투하고 우울해요. 이런 고통스러운 해석을 하기 위해 나이가 들어가는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10대가 25번째 변주를 연주하는 것은 고문 그 자체일 거예요.”평소 화려한 기교와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은 랑랑은 이번 골트베르크에선 그저 정교하면서도 침착하게 감정을 이끌어 갔다. “바흐의 바로크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완벽한 스타카토와 아름다운 레가토 등의 순수한 테크닉을 조금씩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쉼표에선 그야말로 편안한 휴식을 그리고, 느린 부분은 천천히 한 발짝씩 언덕에 오르는 듯한 감정을 실어 더 느리게 표현했다. 보통 30개 변주를 연주하는 데 40~50분이 걸리는데, 그의 연주는 90분까지 길어졌다. 그는 4CD 버전으로 스튜디오 녹음뿐 아니라 바흐가 몸담았던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연주한 실황 녹음도 함께 선보였다. 연주 후 바흐의 무덤을 찾아 “오늘 제가 당신을 자랑스럽게 했다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흐의 답을 영영 들을 수는 없지만 랑랑은 “나는 틀림없이 그를 느꼈다”고 자신했다. 3년여간의 손목 부상을 딛고 완벽한 바흐가 돼 돌아온 랑랑은 “이 시기에 예술가들이 내면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고 계속 연습해야 한다”며 “클래식 음악이 특히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짧은 연주 영상을 계속 공개하고, 오는 12월 13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골트베르크로 국내 팬들도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년 숙제’ 골트베르크 변주곡 완성한 랑랑… “바흐를 자랑스럽게 했길”

    ‘20년 숙제’ 골트베르크 변주곡 완성한 랑랑… “바흐를 자랑스럽게 했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에게도 코로나19는 ‘악몽’과 같았다. 그는 “전 세계 70개의 공연이 모두 미뤄졌다”며 “굉장히 어려운 때”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다만 랑랑은 올해를 악몽으로만 끝내지 않는다. 피아니스트들에겐 ‘음악의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며, 자신의 평생 숙원이기도 했던 ‘굉장히 어려운 곡’을 완성해 더욱 잊지 못할 한 해로 만들고 있다. 그가 지난 4일 도이체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음반은 20년이 넘는 연구의 결실이다. 열일곱 살 때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앞에서 처음 연주하며 천재 피아니스트의 패기를 자랑한 지 21년 만에 앨범을 냈다. 당시에도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빠뜨리지 않고 흡수했다”며 호평을 받았는데 어쩐지 영 성에 차지 않았다. 부족했다는 생각이 컸고 그 뒤로 이 작품을 평생의 과제로 삼았다. 38세가 된 지금, 그때의 천재소년에겐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단다. “브라보! 잘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정말 멀었구나.”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만난 랑랑은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완성하는 데 이토록 시간이 길어진 이유를 묻자 “이 작품이 바흐의 전형이자 분명한 바로크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로크 음악가들이 당시 하프시코드와 바로크 오르간 등의 악기로 어떻게 꾸밈음을 연주했는지 배워야 해요. 낭만시대의 꾸밈음을 오려다 붙이는 게 아닌 정확한 바로크의 꾸밈음을 만드는 것, 현대 피아니스트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하죠.” 이제 준비가 다 됐다고 느끼던 중 부족함을 다시 깨닫는 일을 3년 전까지 반복하다가 독일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와 함께 집중해 공부하다 보니 비로소 정확한 바로크 스타일을 터득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선 나이도 한몫을 했다고 그는 말했다. 기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두루 어려운 골트베르크 중에서도 25번째 변주는 ‘속주’가 특기인 랑랑에겐 힘겨운 부분이었다. “느린 연주일 뿐만 아니라 굉장히 어둡고 수동적이고 고군분투하고 우울해요. 이런 고통스러운 해석을 하기 위해 나이가 들어가는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10대가 25번째 변주를 연주하는 것은 고문 그 자체일 거예요.” 평소 화려한 기교와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은 랑랑은 이번 골트베르크에선 그저 정교하면서도 침착하게 감정을 이끌어 갔다. “바흐의 바로크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완벽한 스타카토와 아름다운 레가토 등의 순수한 테크닉을 조금씩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쉼표에선 그야말로 편안한 휴식을 그리고, 느린 부분은 천천히 한 발짝씩 언덕에 오르는 듯한 감정을 실어 더 느리게 표현했다. 보통 30개 변주를 연주하는 데 40~50분이 걸리는데, 그의 연주는 90분까지 길어졌다. 그는 4CD 버전으로 스튜디오 녹음뿐 아니라 바흐가 몸담았던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연주한 실황 녹음도 함께 선보였다. 연주 후 바흐의 무덤을 찾아 “오늘 제가 당신을 자랑스럽게 했다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흐의 답을 영영 들을 수는 없지만 랑랑은 “나는 틀림없이 그를 느꼈다”고 자신했다. 3년여간의 손목 부상을 딛고 완벽한 바흐가 돼 돌아온 랑랑은 “이 시기에 예술가들이 내면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고 계속 연습해야 한다”며 “클래식 음악이 특히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짧은 연주 영상을 계속 공개하고, 오는 12월 13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골트베르크로 국내 팬들도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하나뿐인 푸른 별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하나뿐인 푸른 별

    지구가 아프다. 여름 내내 계속되던 장마가 끝나니 태풍이 연거푸 올라온다. 강풍에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깨지고, 공사장 철제빔이 내려앉고, 아름드리나무가 뿌리째 뒤집힌다. 인류가 부를 쌓고 남보다 근사하게 살기 위해 경쟁하며 더 많은 생산, 더 많은 소비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과학자, 환경운동가들은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고 외친다. 하지만 과연 기업이 생산량을 줄일 수 있을까, 우리가 이제 당연하게 여기게 된 편리함과 물질적 만족을 포기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문다. 예술가들도 기후 변화를 경고하기 위해 나섰다. 덴마크의 설치미술가 올라프 엘리아손은 그 선두에 있는 작가다. 2003년에 발표한 ‘기후 프로젝트’는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 전체를 인공안개로 채우고 거대한 노란 해를 띄워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작품들은 더 직설적 화법으로 대중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4년에 시작한 ‘아이스 워치’ 시리즈가 그것이다. 엘리아손은 그린란드에서 가져온 거대한 얼음덩이 수십 개를 광장에 배열했다. 오가는 사람들은 얼음을 만지고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러는 동안 얼음은 녹아서 점점 작아지고 마침내 사라진다. 작품은 말한다. “그린란드의 빙하도 이 순간 이렇게 줄어들고 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화가들의 작품은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낭만주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에 주목한 유파였다. 18세기 말 질풍노도운동이 독일어권을 휩쓸 때 스위스의 화가 카스파어 볼프는 알프스의 그린델발트를 다니며 드로잉과 유화 170여점을 그렸다. 이 그림도 그중 하나다. 거대한 초록색 빙하가 화면을 뚫고 우리를 덮칠 것 같다. 판화업자는 볼프의 그림들을 판화로 제작해 책으로 엮어 냈으나 팔리지 않았다. 화가는 가난 속에 생을 마쳤지만, 그가 그린 빙하, 계곡, 동굴, 고사목 그림은 사진이 없던 시절에 지구 환경을 기록한 소중한 자료로 남았다. 과학자들은 그 그림들을 이용해 빙하가 줄어드는 속도를 계산해 냈다. 이 아름다운 빙하가 그림으로만 남게 되지는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 태산이다. 미술평론가
  •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풀어낼 슈만…다음달 9일부터 전국투어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풀어낼 슈만…다음달 9일부터 전국투어

    끊임없는 노력과 곡에 대한 탐구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 가을을 낭만주의 음악의 절정인 슈만으로 따뜻하게 적신다. 백건우는 오는 17일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슈만 음반 신보를 발매하고 다음달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두 달에 걸친 전국 투어를 갖는다. 서울 강동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해 대구, 부천, 광주, 창원, 울산, 안성과 11월 인천, 통영 등을 방문한다. 무대는 슈만의 첫번째 작품번호가 붙은 아베크 변주곡으로 시작해 마지막 작품인 유령 변주곡으로 마무리된다. 슈만의 음악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며 그의 굴곡진 삶과 요동친 감정들을 백건우의 손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세 개의 환상 작품집,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다채로운 작품집 중 다섯 개의 소품, 어린이 정경 등도 만날 수 있다. 백건우는 2008년 메시앙, 2011년 리스트, 2013년 슈베르트, 2015년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2017년 베토벤에 이어 지난해 쇼팽까지, 각 작곡가들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탐구하고 해석했다. 이번 가을에는 피아노를 누구보다 사랑한 슈만의 음악 속에 담긴 열정과 인간 본연의 감정에 집중하고 시적인 환상과 풍부한 감성이 녹아든 선율을 무대를 통해 나눈다. 전국 투어 리사이틀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띄어앉기 객석으로 운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최강문 지음·빈빈책방“이 글은 5공화국,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날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 중 첫 부분이다.” 노래 부를 여유조차 없는 세상 속에서 꿋꿋히 자신의 길을 가는 인석, 감성적인 문학 소녀에서 전교조 해직교사로, 다시 재야단체 활동가로 탈바꿈해가는 혜정, 시골 출신의 법학도에서 검찰과 국정원을 거치며 권력을 좇는 용우 그리고 친구들. ‘다시, 광장’은 이 세 사람의 우정과 갈등, 연민과 반목 속에 면면히 흘러온 한국 현대사, 특히 6공화국의 나날들을 때로는 분노와 격정으로, 때로는 침잠과 반성으로 되돌아본다. 그렇게 뜨거운 피의 스무 살 청년들은 50대 중년이 되었고, 한국 사회는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의 대한민국 틀을 마련했다. 사실과 허구의 콜라보 속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바꾸며 다시 앞으로 이끌어가는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를 작가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말하고자 한다. 5공화국, 군사독재에서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세월을 다룬 소설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이 책은 1987년부터 1997년까지의 첫 10년을 기록하고 있다, 1984년 대학에 입학한 인석과 혜정, 용우는 독서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모순을 자각해간다.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학생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인석과 달리, 혜정은 군인인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고, 법대생인 용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과 거리를 두며 사법시험에 주력한다. 6월항쟁에 이은 대통령선거 도중 발생한 친구 현태가 크게 다치게 되고, 민주화에 대한 좌절을 겪은 인석은 공장 노동자의 길을 선택한다. 사법시험에 통과한 용우는 검사가 되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공작에 가담하고, 이후 국정원 파견 근무 기회까지 잡는다. 전교조 사태로 해직된 혜정은 재야단체에서 강기훈 사건에서의 무력함에 절망하고, 공장 활동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인석은 혜정과 다시 재회한다. 가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인석에게 그가 설 무대는 마땅치 않았고, 마침내 자그마한 카페를 열고서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소설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1987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학생, 시민 등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6·10민주항쟁으로 마침내 5공화국, 전두환 정권의 독재를 몰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의 격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심하게 소용돌이쳤다. 1984년 입학한 꿈 많은 대학 새내기들은, 캠퍼스의 낭만보다는 격동하는 시대의 물결과 맞닥뜨려야 했다. 건국대 사건, 박혜정·박종철·이한열 열사의 희생, 김기설 열사 분신자살과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김기춘의 초원 복집 사건, 서강대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독자들도 등장인물과 함께 혼란한 시대의 흐름 속을 통과해 지나가게 된다. 주인공 ‘서인석’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낭만주의자다. 세상은 그가 노래를 못 하도록 방해하지만, 대학 노래패 활동부터 그는 그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래한다. 노래패 단원에 어울리게 주로 시대의 모순이나 아픔을 담은 ‘민중가요’를 노래하는데, 작품 중간중간에 꽤 많은 노래가 소개된다. <친구>, <아침이슬>, <진주난봉가>, <오월의 노래>, <서울로 가는 길>, <농민가>, <임을 위한 행진곡>, <맹인 부부 가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늙은 투사의 노래>, <사계> 등 인석이 노래한 민중가요를 찾아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학생 문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학생 문화는

    계명문화대가 코로나-19로 취소된 대학 축제 대신 온택트 방식의 행사와 고품격 공연 관람 등 새로운 학생 문화를 선보였다. 계명문화대는 올해 1학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및 5월 축제 등 학생 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뜻하는 온택트(Ontact·온라인 대면) 방식을 접목한 방콕 노래자랑, 방콕 트롯, 온라인 타자대회, 모바일 카트라이더 이벤트, 굳이 보이는 라디오를 매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로 진행했다. 굳이 보이는 라디오 진행을 맡은 김유민(경찰행정과 2년) 학생은 “새로운 시도라 걱정을 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즐기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며,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8월에는 총학생회 주최로 대학 축제를 대신하여 ‘뮤지컬 DAY’를 기획,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팀 공연 관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총학생회 주관하여 재학생에게 공연 티켓 1인당 2매, 총 2000매를 선착순으로 무료 배부하는 것으로 14회차에 나누어 진행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열 감지 화상 카메라 및 비접촉 체온 측정 등을 통한 발열 모니터링, 문진표 작성 등 방역 체계를 철저히 준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신입생인 배현진(유아교육과 1년) 학생은 “코로나-19로 대학 축제 등 학생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어 신입생으로 누릴 수 있는 낭만이 사라져 많이 아쉬웠는데 쉽게 접할 수 없는 좋은 공연을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준 대학과 총학생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문화마당]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중독/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중독/송정림 드라마 작가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으로 친구가 초대했다. 코로나 시대라 한 사람 한 사람 철저히 체크한 후에 전시장에 입장했고, 드디어 아름다운 그림들을 만났다. 1898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르네 마그리트는 언제나 중절모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예술은 미스터리를 만들어낸다. 미스터리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했던 말처럼 상상력으로 가득한 그림 숲에서 황홀했다. 그중에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그림은, 두 연인이 얼굴에 천을 뒤집어쓰고 키스를 나누는 ‘연인’이다. 그 연인은 왜 흰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있을까? 눈이 멀고 귀가 멀고 숨이 막히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사랑의 허망함과 잔인함을 담고 싶었을까. 르네 마그리트가 어릴 때 그의 어머니는 강가에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강에 빠진 어머니가 건져 올려지는 순간, 드레스로 얼굴을 덮은 어머니의 모습은 그의 뇌리에 충격적으로 각인됐다. 그에게 사랑은 그렇게, 죽음과 같은 고뇌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림은 보는 이의 것. 나는 그 그림을 낭만적으로 보고 싶었다. 사랑을 하고 나면 상대의 허점이 잘 안 보인다. 아니, 그런 걸 찾아볼 의도 자체가 없어진다. 맹목의 사랑. 두 눈 감지 않고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빠진다’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곳이 물웅덩이인줄 알면서 풍덩 뛰어드는 사랑도 분명 있다. 사랑하는 순간은, 두 사람이 얼굴에 흰 보자기를 뒤집어쓴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만 보이는 안경, 그 사람 목소리만 들리는 보청기를 써버렸던 사랑은, 이별한 뒤에도 끝이 아니다. 치통처럼 기억을 앓아야 하고, 위경련처럼 급습하는 그리움을 겪어야 한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은 수정해야 한다.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는 중독이라고. 발코니의 푸른 풍경이 흔들릴 때면 내가 푸른 나뭇잎 사이에 숨어 한숨짓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등 뒤에서 알 수 없는 희미한 소리가 울려올 때면 내가 부르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한밤중에 갈증과 목마름으로 입술이 타고 두려움으로 심장이 두근거릴 때면 보이지는 않지만 당신 곁에서 내가 숨 쉬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그렇게 노래한 스페인 시인 베케로의 시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언제나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진짜 연인이다. 사랑할 때는 무한한 기쁨을 얻지만 이별할 때는 끝없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사랑할 때는 미래가 무지갯빛이지만 이별할 때의 미래는 잿빛이다. 사랑할 땐 성취감을 그 사람이 심어주지만 이별할 땐 그 무엇도 무의미하다고 일러준다.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의 느낌은 그렇게, 그 사람의 가슴 문에서 나와 내 가슴 문으로 걸어 들어온다. 그 느낌은 파편처럼 박히는 쓰디쓴 번뇌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그토록 아픈데, 그런데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우리다. 손으로는 밀어내는데 마음으로는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 그 사람 생각을 하면 마음은 행복한데 가슴에는 통증이 일고 목이 메어오는 사람. 결심은 잊겠다고 하는데 손은 그를 잡고 있고, 다짐은 이제 그만 가자는데 발길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사람. 우리는 그렇게 보자기를 둘러쓴 슬픈 연인들이 아닐까. 올가을은 바이러스로 인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폭염 속에 살랑살랑 멀리서 다가오는 가을의 발걸음에는 설렘과 동반한 불안이 어려 있다. 못 만나거나 더디게 만나거나 유예되는 만남들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질 가을에는,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경계령이 내려질지도 모르겠다. 고독 주의보, 그리움 특보가. 그런데도 사랑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이 말해준다. 이 세상 수많은 미스터리 중에 가장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 [씨줄날줄] 전동 킥보드/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동 킥보드/김상연 논설위원

    뭔가 뒤에서 확 하고 달려오길래 놀라서 움찔하며 봤더니 젊은 여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다. 이어 바로 그 뒤를 다른 전동 킥보드를 탄 젊은 남성이 함박 미소를 지으며 쫓아갔다. 둘은 꽁냥꽁냥 사랑하는 사이 같았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문득 ‘저러다 사고 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사람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가며 질주하는 모습이 위태롭게 보였기 때문이다. 교통 체증과 무관하게 어디든 갈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전동 킥보드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보편화됐으며, 한국도 2년 뒤면 시장 규모가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사업이 늘어나면서 개인 킥보드가 없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하고 결제 수단만 등록하면 탈 수 있는데, 이용료는 보통 10분에 2000원이다. 요즘은 전동 킥보드를 탄 외국인의 모습도 보이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아침에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이륜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헬멧 등 안전장비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인도나 자전거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없다. 하지만 인도를 달리거나 헬멧을 안 쓰고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두 명의 연인이 킥보드 한 개에 올라탄 아슬아슬한 장면도 목격된다. 실제 60대 남성이 빠르게 내려오던 전동 킥보드에 부딪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이 남성의 아들은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께서 11일 오후 5시쯤 급경사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내려오던 청년에게 치여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십니다. 전동 킥보드 관련 강력한 법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5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오는 12월부터는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탈 수 있게 돼 사고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동 킥보드는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병원비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량이 아닌 것처럼 인식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킥보드를 보도에 내팽개쳐 놓고 가버리는 바람에 이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쏟아지고 있다. 나에게는 편리와 낭만이 되는 문명의 이기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과 아픔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전동 킥보드는 악마의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킥보드 위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 아름다움이어야 한다. carlo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