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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철 빛나는 음악축제 활짝…M클래식, 서울국제음악제

    가을철 빛나는 음악축제 활짝…M클래식, 서울국제음악제

    본격적인 가을철을 맞아 클래식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클래식 음악 축제들이 잇달아 열린다. 박재홍, 백건우, 임지영 등 한국인 유명 음악가뿐 아니라 게리 호프만, 토마스 바우어 등 해외 출신들을 만날 기회라 더욱 솔깃하다.●3년만의 대면 행사로 열리는 ‘M클래식’…박재홍·백건우 등 피아노 향연부터 성악 무대 등 다양 우선 마포구와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7회 ‘M 클래식 축제’가 3년만에 대면 행사로 오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마포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22일 열리는 축제의 ‘메인 콘서트’에는 최연소 나이로 국공립 음악단체(원주시립교향악단) 수장을 역임한 김광현이 KBS교향악단을 지휘하며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부조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한다. 글린카와 라흐마니노프, 차이콥스키로 이어지는 짙은 러시안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국내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의 릴레이 리사이틀 ‘M 소나타 시리즈’도 축제의 일환으로 펼쳐진다.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10월 1일)를 필두로 지난해 부조니 콩쿠르 1,2위를 석권한 박재홍(9월 29일)과 김도현(10월 30일), 같은 대회에서 2015년 동양인 최초 우승을 차지한 문지영(11월 24일)까지 차례로 축제를 채운다.또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한국인 최초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함께 선보이는 피아노 트리오(10월 6일), 한국 최초로 2021 영국 그라모폰 ‘올해의 음반’에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의 리사이틀(10월 25일)도 열린다. 성악 무대 ‘노래의 날개 위에’도 준비돼 있다. 오는 21일 열리는 ‘연정’(戀情)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테너 정의근, 첼리스트 심준호가 ‘슈만, 클라라, 브람스’의 시대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해 독일 궁정가수의 영예를 안으며 독일어권 최고 성악가 반열에 오른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2021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아리아 부문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이 한 무대에 오른다. 이어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러시안 멜로디’(9월 30일), 한국 가곡 세기의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6.아버지처럼’(10월 4일) 공연도 진행된다. M클래식 축제에선 처음으로 오전에 즐길 수 있는 ‘M 브런치 시리즈’도 열린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칸초네, 오페라 아리아 명곡을 만나는 시간인 ‘로맨틱 칸초네’(9월 20일), 지휘자 서희태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의 렉처 콘서트’(9월 27일)도 2회에 걸쳐 준비돼 있다.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슈만의 곡들로 꾸며지는 ‘슈만 스페셜’(9월 30일)에서는 피아니스트 안종도의 연주에 음악평론가 송현민의 해설이 더해진다.●‘기도’ 주제로 한 ‘서울국제음악제’… 서예리, 바우어, 국윤종, 호프만 등 참여 이밖에 다음 달 22일부터 30일까지는 공연기획사 오푸스가 주관하고 서울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서울국제음악제가 서울 예술의전당, JCC 아트센터 콘서트홀,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우리를 위한 기도’다. 코로나19로 잃어야만 했던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회복을 향한 염원을 담았다.개막과 폐막 공연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인 SIMF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음악회는 홍석원 지휘로 모차르트 곡으로 채워진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 ‘돈 조반니’가 서문을 열고, 베를린 필 호른 수석 출신의 라덱 바보락이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또 소프라노 서예리와 바리톤 토머스 바우어,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와 테너 국윤종이 모차르트 미사 18번 협연자로 나선다.30일 폐막 음악회는 핀란드 1세대 지휘자 오코 카무가 지휘를 맡고 SIMF 오케스트라와 새롭게 출범하는 SIMF 합창단, 국립합창단이 출연한다. 세계 초연으로 진행되는 류재준의 현악 사중주 협주곡은 4개의 솔로 현악기가 함께 한다. 종교를 초월해 평화를 기원하는 펜데레츠키의 ‘기도’는 세계 2차대전의 암울한 현대사 위에 올려진 희망의 노래다. 소프라노 이보나 호싸가 솔리스트로 참여한다. 이 밖에도 첼리스트 게리 호프만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듀오 리사이틀(10월 23일), 바리톤 토마스 바우어 리사이틀(10월 26일) 등이 이어진다.
  • 황야·무법자·결투… 그리고 흑인과 여성[OTT 언박싱]

    황야·무법자·결투… 그리고 흑인과 여성[OTT 언박싱]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은 할리우드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장르다. 황량한 배경에 총격전을 주 테마로 내세우며 1930~5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 안에서 일년에 수십 편의 영화가 제작됐다.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 일본 사무라이 찬바라 등에 영향을 끼쳤으며 국내에서도 ‘다찌마와 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대표되는 만주 웨스턴이란 장르가 형성된 바 있다.네오 웨스턴의 등장 등 장르의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해 분투해 온 서부극은 현대에 와서 기존 클리셰를 부수는 시도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넷플릭스 영화 ‘더 하더 데이 폴’과 시리즈 ‘그 땅에는 신이 없다’이다. 두 작품은 무법자, 결투, 증기기관차 등 서부극 하면 떠오르는 요소들을 배치해 장르적인 매력을 살리면서 주인공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더 하더 데이 폴’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와 ‘헤이트풀8’처럼 흑인 주인공을 앞세운 작품이다. 차이라면 주인공 일행과 빌런 일당까지 모두 흑인이란 점이다. 기존 서부극의 메인이었던 백인 남성들은 이 영화에서만큼은 들러리다. 리듬감을 보면 흑인음악인 재즈와 힙합에 기반을 둔 기분이다. 비장함이 강했던 서부 복수극에 힙한 호흡을 부여함과 동시에 정형성에서 탈피한 즉흥적인 재즈의 질감을 지닌다. 냇 러브는 어린 시절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이마에 흉터를 남긴 루퍼스 벅에게 복수하기 위해 무법자가 된다. 수감됐던 루퍼스가 세상으로 나오면서 흩어졌던 멤버들을 모아 결전을 준비한다. 펑키한 냇의 스타일에 루퍼스의 무게감을 정통 서부극의 스타일로 풀어내며 극적인 균형을 유지한다. 특히 이드리스 엘바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슬픈 눈빛의 빌런 루퍼스를 심도 있게 연기하며 몰입을 더한다. 서부극이 인종차별 문제로 비판받았던 이유는 당시 활약한 카우보이의 대다수가 백인이 아닌 흑인과 히스패닉 계열이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 문화는 멕시코에서 전해진 것으로, 남북전쟁 이후 해방된 흑인들이 대거 합류했다. ‘더 하더 데이 폴’의 시도는 본연의 역사를 찾기 위한 분투에 가깝다. 이 때문에 서부극의 요소는 가져오지만 분위기에 있어선 블랙무비의 색채를 강하게 투영한다. ‘그 땅에는 신이 없다’는 제목 그대로 황량한 서부에서 잔혹한 운명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법자 프랭크 그리핀은 아들과 같이 아꼈던 수하 로이 구드가 변심해 자신을 공격하자 그를 쫓는다. 로이는 후기 서부극이 보여 준 자아비판을 나타내는 존재다. 거친 마초주의를 낭만으로 포장한 무법자의 삶은 약탈과 살인을 일삼는 폭력의 정당화에 가까웠다. 이 삶에 염증을 느낀 로이는 프랭크가 습격하는 곳마다 나타나 훼방을 놓는다. 대결 중 큰 부상을 입은 로이가 쓰러진 곳은 라벨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몇 년 전 광산 사고가 일어나 마을 남자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 서부극에서 여성은 피해의 대상이나 주인공의 각성을 촉구하는 기능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이 작품은 남성을 제거하면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 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앨리스를 비롯한 작중 여성들은 거친 서부에서 마음에 아픔 하나씩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아픔은 프랭크의 습격으로 표면화된다.마을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에서 나와 스스로를 지키는 이들의 모습은 남성 중심의 문법을 지닌 서부극에 여성서사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서부 개척의 역사에는 캘러미티 제인으로 대표되는 여성 개척자도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게 만든다. ‘더 하더 데이 폴’과 ‘그 땅에는 신이 없다’는 오랜 시간 클리셰에 가려졌던 인물들을 조명하며 장르의 확대를 시도한다. 익숙한 재료로 새로운 맛을 선사하는 변주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작품 모두 청소년관람불가다.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2026 섬박람회’ 섬섬여수 상상이상 미래공간

    ‘2026 섬박람회’ 섬섬여수 상상이상 미래공간

    2012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한 전남 여수시가 이번에는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를 통해 국제 해양관광 거점도시로의 비상을 꿈꾼다. 엑스포를 계기로 빅오쇼와 아쿠아플라넷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된 데다 숙박 시설이 확충되고 KTX가 개통돼 접근성이 높아지는 등 관광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두 개의 해상국립공원이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해상 케이블카, 크루즈, 해양레포츠 시설 등 다양한 시설 덕에 여수는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 해양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증가세라 곧 2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15일 “엑스포처럼 섬박람회를 성공시켜 여수 관광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해양관광 거점… 섬 문제 공유도 여수시는 섬박람회가 엑스포 못지않은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청정·안심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여수의 섬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수는 365개의 섬이 있는 ‘섬의 도시’다. 섬 관광의 중심에는 동백꽃 군락지와 후박나무 등 아열대 식물들이 자연공원을 이루는 오동도와 남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거문도 백도, 4대 관음 기도처 향일암을 품은 돌산도 등이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의 접근이 쉽지 않아 때 묻지 않은 원시 자연을 보존한 섬이 다리로 연결되면서 청정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흥군 영남면에서 여수 화양면·돌산읍으로 연결되는 11개 연륙·연도교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미 육지와 연결된 공룡의 섬 낭도와 하얀 등대의 섬 백야도 등 6개 섬에 힐링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섬 고유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문화를 지닌 데다 접근성이 좋아져 여수 해양관광의 가능성은 엄청나다. 11개의 연도·연륙교는 세계 최대 모노케이블 현수교와 국내 최장 사장교, 아치교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구조로 건축돼 다리박물관으로 불리며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섬박람회는 2026년 7월 17일부터 8월 16일까지 31일 동안 돌산읍 진모지구와 여수시 일원에서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30여개국에서 2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6000여명의 고용 창출과 4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 18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여수시는 섬박람회를 통해 세계인들과 함께 섬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한편 여수의 아름다운 섬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고 워터스크린 등 볼거리 풍성 여수 관광은 엑스포가 3개월간 820만명의 관람객이 몰릴 만큼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박람회장의 랜드마크이자 최대 볼거리인 빅오쇼는 세계 최고의 워터스크린과 화려한 분수쇼, 안개와 화염, 레이저, 조명 등으로 중무장하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뉴미디어쇼를 선보인다. 바이칼물범 등 280여종의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는 아쿠아플라넷과 박람회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67m 높이의 스카이타워 전망대 등은 더욱 화려하게 업그레이드됐다. 박람회장 앞바다에서는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시원하고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 스카이 플라이와 카약 등 다양한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새로운 관광 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내 최초로 1.5㎞ 구간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박람회장과 오동도를 중심으로 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여수 밤바다의 아름다움까지 즐길 수 있다. 여수 앞바다는 첫 해상국립공원인 한려해상국립공원과 1600여개의 보석 같은 섬들이 점점이 뿌려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다. 검은 모래로 유명한 만성리 해수욕장에서 박람회장까지 총 4㎞ 구간의 바닷길을 따라 조성된 여수해양레일바이크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 박람회장에서 도심으로 가는 바닷길을 따라 만들어진 여수해양공원은 해안 산책로와 휴식 공간이 어우러진 최고의 친수 공원으로 꼽힌다. ●해상 레일바이크·낭만포차도 재미 여수해양공원을 낀 여수만은 2009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 클럽에 등록됐을 정도다. 밤이 되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의 불빛, 돌산대교와 이순신대교에서 내뿜는 형형색색의 조명,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야경이 황홀함을 선사한다. 여수항 야경과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크루즈와 유람선도 빛의 도시 여수를 즐기는 필수 코스다. 해양공원 최고 명물인 낭만포차에서 남도의 맛을 즐기며 여수 관광의 하루를 끝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 춘향과 몽룡 거닐었던… 남원의 밤, 그대가 떠올랐다

    춘향과 몽룡 거닐었던… 남원의 밤, 그대가 떠올랐다

    춘향전·만복사저포기·변강쇠 등다양한 사랑 이야기 전해 내려와 달의 여신 사는 ‘월궁’ 빗댄 광한루신선 세계관과 천상 우주관 표현한국의 4대 누각으로 상찬하기도 국내 최다 260편 시 남긴 김삼의당작은 시비 하나만 남아 안타까워전북 남원은 사랑의 도시다. 대한민국 사랑 이야기의 대표작이라 할 춘향전이 남원에서 탄생했다. 산 사람과 죽은 이의 사랑을 그린 고전소설 ‘만복사저포기’나 김삼의당과 담락당 하립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남원이 무대다. 다소 부풀려진 ‘혐의’는 있지만 변강쇠와 옹녀의 끈적한 로맨스가 담긴 곳도 남원에 있다. 지리산 자락의 천년송마저 암수가 짝을 이루고 있으니 남원은 그야말로 사랑이 꽃피는 고을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남원에 핑크빛 역사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정유재란, 동학혁명 등 도시 곳곳에 고난의 역사도 새겨져 있다. 남원의 온전한 모습은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할 때라야 비로소 완성된다. 남원 하면 광한루원(廣寒樓苑, 명승)이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장소다. 흔히 ‘광한루’라 알려졌지만 광한루(보물)는 여러 건물 중 하나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은 광한루원이다. 낮의 광한루원은 꽤 익숙하다. 실제 가 본 이도 많을 테고, 드라마나 영화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숱하게 접했을 터다. 밤 풍경은 또 다르다. 무척 낭만적이다. 광한루가 서울의 경회루처럼 거대했거나 정원의 꾸밈새가 창덕궁 낙선재처럼 웅숭깊었다면 이런 느낌은 덜했을 것이다. 그리 넓지도, 비좁지도 않은 공간에 뿌리 깊은 나무들과 세월의 켜가 잔뜩 쌓인 돌다리,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은은한 경관조명 아래 어우러져 있다. 작고 아름다운 연못은 이런 풍경들을 고스란히 비춰 내고 있다. 목석같은 이라도 이런 풍경 속에서라면 로맨틱한 감성에 빠지지 싶다. 오후 6시 이후엔 입장료(어른 3000원)와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이런 풍경이 공짜라니, 횡재라도 한 듯한 기분이다. 주변의 숱한 추어탕 맛집에서 다소 이른 저녁을 먹고 밤마실 하듯 광한루원을 설렁설렁 돌아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문화재청 누리집에 따르면 광한루원은 조선 세종 원년(1419)에 황희가 광통루라는 누각을 짓고 산수를 즐기던 곳이다. 그러다 1444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달의 여신 항아가 산다는 월궁(月宮)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에 빗대 광한루라 부르며 이름이 굳어졌다. 문화재청에선 광한루원을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우리나라 제일의 누원’으로 표현하고 있다. 은하수를 상징하는 연못에 월궁 같은 광한루를 짓고, 연못 가운데엔 삼신산(三神山)인 봉래·방장·영주섬을 조성했다. 연못 한편엔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오작교도 놓았다. 남원의 호사가들은 광한루를 경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 북한 평양 부벽루와 더불어 한국 4대 누각이라고 상찬하기도 한다. 규모나 외형 등을 제외하고 복원 시점(1639년)으로만 따지면 광한루가 다른 누각들보다 훨씬 오래된 건 분명하다. 이런 낭만적인 풍경 속에서 춘향전이 태어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춘향전의 저자는 ‘공식적으로’ 미상이다. 한데 1999년 한 대학교수가 “이몽룡의 모델은 경북 봉화의 성이성(成以性·1595~1664)이며 춘향전은 팩트와 픽션이 결합된 팩션 소설의 효시”라는 주장을 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춘향전의 작가가 성이성의 글공부 선생이었던 조경남(1570~1641)이라고도 했다.실제 성이성의 인생 여정은 춘향전 속 이몽룡을 빼닮았다<서울신문 2019년 10월 4일자 33면>. 남원부사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남원에 온 것이나 암행어사로 활약하며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로 시작되는 한시를 지은 것 등이 모두 기록이 전하는 사실(史實)이다. 여기서 초점은 성이성과 춘향의 일화다. 성이성은 두 번 호남 지역 암행어사를 지내며 딱 한 번 ‘그때 일’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의 일기를 토대로 후손들이 펴낸 ‘계서선생일고’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소년 시절 일을 생각하며 밤 깊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소년 시절 일’의 정체가 뭘까. 무슨 사연이 그를 전전반측의 밤으로 이끌었을까. 그는 어사가 돼 첫 번째로 남원을 찾았던 그날 밤 스승이었던 조경남과 밤새 정담을 나눴다고 했다. ‘정담’의 내용은 전하지 않지만 조경남이 이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춘향전을 썼다는 것이 ‘이몽룡=성이성’설의 핵심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경남을 ‘한국의 셰익스피어’라 불러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만복사저포기는 조선 초 김시습이 지은 한문 소설이다. 남원에 사는 양생이 만복사에서 만난 여인의 영혼과 사랑을 나누고 부부의 연까지 맺는다는 얼개다. 소설의 모태가 된 만복사는 정유재란 때 모두 소실됐고, 현재는 절터와 오층석탑, 석조대좌, 당간지주, 석조여래입상(이상 보물) 등 몇 점의 문화재만 남아 있다. 만복사지 주변의 마을 담장엔 이 이야기를 토대로 벽화가 그려져 있다.이번 남원 여정에서 가장 관심을 뒀던 곳은 사실 향교동 유천마을이다. 김삼의당(1769~1823)과 담락당 하립(1769~1830)의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마을이다. 김삼의당과 하립은 같은 해, 같은 날, 같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둘은 18세 되던 해 백년가약을 맺었다. 하립은 과거에 합격해야 사람 구실을 하는 당시 세태에 따라 한양으로 떠나 오랜 시간 공부에만 매진했고, 김삼의당은 그런 남편을 위해 남원에 머물며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그를 조선의 전형적인 여성상으로 추켜세우는 이도 있다. 한데 김삼의당은 그런 수준에 머물 여성은 아닌 듯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260여편의 시를 남겼다. 유실된 것을 제하고 그렇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평가도 뛰어나다. 그는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과거시험 자금을 마련했다. 가난 탓에 33세 되던 해엔 전북 진안의 산골로 쫓기듯 옮겨가야 했다. 그의 시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가난을 구실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집안일을 핑계로 자아실현을 멈추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유천마을에 남은 건 벽화 몇 점과 작은 시비 하나가 고작이다. 남원의 명소 교룡산성이 마을 인근에 있지 않았다면 찾아가 보시라 권하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그나마 이웃한 진안군에서 김삼의당과 하립을 기리는 ‘명려각’을 세워 그를 기억하고 있으니 다행이다.광한루원을 나와 승월교를 건너면 남원관광단지다. 춘향테마파크와 놀이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전망대에서 커피 한잔 홀짝대며 남원 시내를 굽어볼 수도 있다. 최근 ‘남원에어레일’, ‘어사와이어’ 등의 시설도 들어섰다. 시와 운영업체 간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일시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에어레일은 길이 약 3㎞의 모노레일이다. 11m 남짓한 높이의 고공 레일을 따라 남원관광단지에서 김병종미술관을 오간다. 어사와이어는 두 가지 코스로 구성된 집라인이다. 현재는 높이 78m의 춘향타워에서 출발해 남원 도심을 가로질러 광한루원까지 가는 910m짜리 프리미엄 코스만 운영 중이다. 변강쇠와 옹녀의 이야기가 전하는 곳은 백장암계곡 초입의 변강쇠백장공원이다. 백장암계곡은 조선 팔도를 떠돌던 변강쇠와 옹녀가 찾아와 뜨거운 시간을 보낸 뒤 정착했다는 전설이 전하는 계곡이다. 계곡 안쪽으로 옹녀탕, 음양바위 등의 볼거리가 있다. 백장공원은 계곡 초입에 조성된 작은 공원이다. 팔도의 장승, 변강쇠와 옹녀 조형물 등이 조성돼 있다.
  • 근대문화 체험장 ‘2022 목포 문화재 대(大)야행’ 열려

    근대문화 체험장 ‘2022 목포 문화재 대(大)야행’ 열려

    ‘시간을 걷는 도시’ 목포시가 오는 23일부터 3일 동안 가을밤에 근대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2022 목포 문화재 대(大)야행’을 개최한다. 문화재 대야행은 저녁 6~10시 사이 목포의 주요 근대문화 공간인 근대역사관 1·2관과 목포 대중음악 전당, 목포진, 구)심상소학교, 경동성당 일원에서 진행되며 야간에도 문화재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근대 목포거리가 재현된 3개 존에서는 문화재와 어우러진 전시와 체험,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메인존인 근대역사 1·2관과 경동성당에서는 뮤지컬 ‘청춘연가’와 퍼포밍쇼 뉴트로 패션쇼 ‘시간을 입다’, 근대 재즈 콘서트, 가을밤의 세레나데, 어닝아트 ‘밤하늘 갤러리’, 길놀이 퍼포먼스 ‘타임슬립 to 목포’, 근대역사 체험 ‘난영거리 그때 그 시절’ 등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선보인다. 구)호남은행 목포지점 건물에 들어서는 ‘목포 대중 음악의 전당’ 개관에 맞춰 마련한 뮤직존에서는 1897 항구 콩쿠르, 가을밤의 심포니, 시립합창단 공연 등 근대음악으로의 여행이 펼쳐진다. 구)심상소학교에 준비한 키즈존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장주원 선생의 옥공예 체험과 인형극 ‘북촌사람들’, 목포야사 역사스쿨, 문화재 골든벨 등을 운영한다. 이 밖에 유달초등학교에서 근대역사2관에 이르는 거리에서는 공방, 아트갤러리, 도깨비 장터 등이 운영돼 샌드아트, 로드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5년 연속 문화재청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추진 중인 문화재 대야행을 맞아 시민과 관광객이 가을밤의 낭만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지붕 없는 박물관에서 호젓한 여유와 근대문화를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한라대학교 학생생활관 ‘예쁜방 콘테스트’·‘오픈 하우스’ 개최

    한라대학교 학생생활관 ‘예쁜방 콘테스트’·‘오픈 하우스’ 개최

    한라대학교(총장 김응권) 학생생활관에서는 2022년 문필대동제를 맞이해 코로나 19로 인해 침체된 대학문화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 따라 한라대학교 학생과 생활관 관생들이 친목을 도모하도록 하기 위해 ‘예쁜방 콘테스트’ 및 ‘오픈하우스’ 행사를 개최한다. 오는 29일 한라대학교 학생생활관에서 개최되며 학생생활관 호실 중 예쁜방 콘테스트에 참가 신청한 8팀(남 4팀, 여 4팀)에 대한 심사(시상 포함)와 함께 생활관의 구조와 관생들의 생활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생활관 내부를 공개하는 오픈 하우스 행사가 진행된다.   석부길 학생생활관 관장은 “3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은 즐겁고 낭만 있는 대학생활을 만끽할 것이며, 학생생활관을 한층 더 가깝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매년 지속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 외교정책도 유교 원리에 호소, 중국 활용이 중요” [평화연구소의 창]

    “한국 외교정책도 유교 원리에 호소, 중국 활용이 중요” [평화연구소의 창]

    의로움으로 대표된 ‘한국 가치’한국 외교 원리 국가 평등으로유교적 관념과도 깊이 연결돼 미·중 치열한 전략경쟁의 시대 북한과 한반도 화해 진력하고 중국과 외교적 대화 지속해야“한국의 외교정책은 국가의 평등이라는 원리에 호소하는 전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유교적 관념과도 깊이 연결된다. 난 한국의 일부 외교정책 결정권자들이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2월 국내 독자들의 시선을 모은 ‘제국과 의로운 민족’(너머북스)을 집필한 오드 아르네 베스타(62) 미국 예일대 교수는 지난 9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의 줌 화상 인터뷰를 통해 미중 전략경쟁의 시대에 북한과의 한반도 화해에 진력하면서도 중국과의 외교적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르웨이 출신으로 중국 역사를 전공한 그가 우리의 외교정책이 유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지난 6월부터 출판 에이전시들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답이 없었던 베스타 교수는 지난달 말에야 이메일로 수락 의사를 전해와 책을 옮긴 옥창준 서울대 정치학 박사, 이 책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이욱연 서강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함께 집필 과정에서 어려웠거나 고민했던 대목, 서구인과 중국인·한국인 독자들의 반응 비교, 의로움을앞세우는 성리학(유학)의 폐단, 미중 대립시대에 한국과 중국에 던지는 조언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반도 분단, 한중 관계 여전히 중요 임병선 한국이 중국에 복속되지 않은 이유로 정체성과 지식을 꼽은 한국어판 서문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독자들은 우리 민족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거대한 이웃 중국 옆에서 잘 버텨왔고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으리라 지적한 것에 주목했다. “2017년 하버드대 라이샤워 강연에 기초를 두고 있는데 2019년 봄부터 여름까지 베이징에 머무르며 원고를 마무리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책의 구성이었다. 600년의 한중관계 역사를 소책자 분량으로 다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책은 한중관계를 개괄하는 장으로 시작해 조선의 건국부터 병인양요까지, 병인양요부터 한중수교까지, 한중수교 후 현재까지 다루고 있다. 문제는 마지막 장의 내용이 지금도 계속 변하는 점이다.” 임병선 집필 과정에 중국 고위 관료들과의 인터뷰를 많이 활용했다고 들었다. 반면 한국의 문헌 조사나 인터뷰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책을 쓴 뒤에도 베이징과 서울의 전문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중국인 지인들은 현대 한중 관계를 다룬 장이 지나치게 한국의 관점을 많이 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난 동의하지 않는다. 지적한 대로 난 한국의 자료를 많이 활용한 한국 전문가가 아니라 중국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중 관계를 다루는 책을 쓸 때 한국처럼 작은 나라의 관점을 반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반도 분단은 한중 관계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한국 독자들은 아쉬울 수 있겠지만 난 이 책에 남북한의 관점을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 임병선 서구인 독자와, 중국인 독자, 한국인 독자의 반응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론 있다. 한국에서는 한반도의 입장을 일정하게 반영한 책이라 환영받는 것 같다. 일부 한국인은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린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인 독자들은 조금 더 비판적이었다. 특히 현대사 대목에서 그랬다. 그들은 중국이 남북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난 동의하지 않는데 일부 중국 독자들은 북한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미국인 독자들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내가 한반도 문제를 한반도인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을 일부 미국인은 미국의 책임을 덜 강조하는 것 아니냐고 봤는데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본 것이 있다면 한반도 문제를 더 이상 미국 혼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주의 한중관계만 봐도 한국은 보수 정권이 들어섰어도 미국의 노선을 그대로 추종하지 않기 때문이다.” 옥창준 우리 독자들은 한국이 중국을 잘 알고 있어서 중국에 복속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고무돼 다소 ‘민족주의적’으로 이 책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민족주의적 분위기란 것이 분명 있을 수 있다. 내가 서술한 조선과 중국 관계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유 역시 민족주의적 태도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긴 호흡으로 본다면 조선은 중국의 직접 지배, 특히 청나라의 지배를 받는 일을 피했다는 측면에서 아주 잘했다.” 이욱연 성리학은 한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관념주의로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기에 명청 교체기 등 시대 변동기에 실용주의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자가 조선의 강점으로 지적한 의로움이 망국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가능한데. “조선은 전체적으로 보면 의로움이라는 가치를 통해 이득을 봤다고 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분명 실용적인 접근이 있었다. 명청 교체기에 대해서도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조선이 의로움이라는 가치만 고집했다면, 조선은 청의 일부가 됐을지 모른다. 실제로 청이 등장할 때 많은 지역이 청의 직접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이런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전쟁을 겪긴 했지만 조선은 의로움과 실용주의의 균형을 잘 잡았기에 국가를 보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19세기 들어 성리학적 가치들이 교조화되고 경직돼 근대 사회에 대한 적응이 힘겨워졌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그런데도 일본과의 투쟁 속에서 줄곧 한국인이 지니던 ‘의로움’과 같은 성리학적 가치가 계속 역할을 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욱연 성리학에서 강조했던 의로움이 현대 한국의 외교적 지침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이 동아시아의 다른 어느 국가보다 유교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한국은 중국, 대만, 일본과도 다르다. 유교적 가치는 개인적 관계만이 아니라 국가 간 관계,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투영되기 때문에 분명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다시 이웃 국가들과 지역을 어느 정도 지배하려 하고, 한국은 중국의 전략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어 한다. 그저 경제대국이라 가능한 전략이 아니다. 한국의 외교정책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원리’, 예를 들어 국가의 평등이라는 원리에 호소하는 전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평등 관념은 베스트팔렌 조약과 같은 서구적 관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교적 관념과도 깊이 연결된다. 난 한국의 일부 외교정책 결정권자들이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난 의로움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가치’가 현대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의 정책 결정권자들과도 이런 대화를 자주 하는데 그들이 한국과의 관계가 어렵고,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 편에 서 있다고 얘기할 때 난 과거에도 그랬듯이 원리에 기초한 관계를 한국과 맺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일관되고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중국 친구들이 얼마나 입장을 바꿀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국가 평등 관념은 국가 승인의 차원 옥창준 유교적 가치와 국가 평등의 관념이 연결된다는 발언은 흥미롭다. “유교적 가치는 위계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국가 평등의 관념은 국가 승인의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 모든 국가가 평등하다는 의미로 이 말을 쓴 것은 아니다. 중국은 안과 밖을 구분한다. 대만, 신장, 티베트는 중국의 안이다. 하지만 한반도는 명백하게 중국의 바깥이다. 조선과 중국은 서로를 상대로 인정해 왔다. 바로 이 점이 배타적 주권에 가까운 서구적 의미의 국가 평등 관념과 다른 유교적 의미의 국가 평등 관념이라 생각한다.” ●윤정부, 對中 합리적인 관계 유지 필요 이욱연 현대 동아시아의 상황 전개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중 대립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과 한국인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한국은 미국, 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이 높아 가는 상황에서 그렇다.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책의 말미에 적었듯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심화되는 국제질서는 한국에 매우 문제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아마 미중 대립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나라다. 미국과 중국 관계는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좋아지기 어렵다.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한국은 이웃인 일본과의 관계를 일정하게 개선하고, 중국과 실용적이면서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매우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임병선 북한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문제도 있다. “한국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중국과 북한의 관계다. 나도 뾰족한 답이 없다. 최근 2~3년의 북중 관계를 관심 있게 들여다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중국은 북한과의 연결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곧바로 중국과 미국, 한국, 일본과의 관계를 악화시킨다. 한국이 직접 나서 해결하거나,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원론적이지만 가장 좋은 방안은 결국 한국이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중국과의 외교적 접촉을 지속하는 일이다.” 옥창준 이 책은 한중관계를 다루는 역사책이면서도 중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일종의 전략 지침서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특히 중국이 제국이 되기 위해서는 한반도가 과거에도 그랬듯, 일종의 ‘동향계’이자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중국어 번역이 진행되고 있는지? “이미 번역됐으나 공식 출판되지 않고, 정책결정자들이나 몇몇 사람들이 알음알음 읽고 있다고 들었다.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다. 얼마 전 뉴욕에서 중국의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관료를 만났는데 중국어로 훌륭하게 옮겨진 책을 읽었다고 했다. 중국에 조언한다면 남한과의 좋은 관계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정치적, 이념적 문제로 중국과 남한은 완전히 밀접해질 수 없겠지만 서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남한은 중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고, 중국도 남한에 마찬가지 기여를 할 수 있다. 또 중국 지도자들은 자국의 북한 정책이 남한과의 관계에서 왜 문제가 되는지 의외로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국의 북한 정책은 남한의 중국 인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북한 문제는 중국 외교정책의 취약점이다. 한국전쟁 때부터 축적된 역사적 경험에 기인하지만 조금 더 깊은 차원의 문제가 있다고 난 생각한다.” 임병선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남북한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이상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어도, 현실적으로는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생각한다. 만약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에 좀 더 관심을 쏟는다면, 중국이 외교정책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고, 중국 입장에서 전략적 실책이 될 것이다. 물론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거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 안에 존재하는 흐름, 즉 북한이 우리 편이고,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에 가깝다는 사고의 틀을 조금 더 유연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커다란 비용과 투자 없이도 남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남한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이 기존에 주장해 온 여러 외교적 원칙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남한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중국과의 실용적인 관계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남한과 중국의 이익을 합치하는 일은 가능하다.” 임병선 현재 연구 관심사는?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뿌리를 다루는 책 집필을 마무리해 내년 봄에 출간할 예정이다. 중국인 친구이자 뉴욕대 상하이캠퍼스 교수인 첸 지안(陈兼)과 함께 집필했는데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지식 차원에서 진행된 변화를 다룬다. 중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던 시대로 보고 분석한다.” 임병선 오는 11월 서울대 초청으로 한국을 찾을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코로나19 탓에 쉽지 않다. 한번에 중국과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데, 중국이 빗장을 잠그고 있다. 그렇다고 두 나라를 따로 찾을 여유는 없다. 오늘 아침 베이징의 친구에게 들었는데 내년 봄까지는 중국을 방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중국과 한국을 방문할 생각을 갖고 있다.” 임병선 좋은 말씀 잘 들었다. 이른 시간 안에 얼굴을 맞댔으면 좋겠다. “같은 바람이다.”
  • 여왕이 세상 뜨자 인도인들 “코이누르 다이아몬드 돌려주라”

    여왕이 세상 뜨자 인도인들 “코이누르 다이아몬드 돌려주라”

    대영제국을 70년 이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얼마 안돼 인도 트위터에 코이누르(Kohinoor)란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다음날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 가운데 하나다. 엘리자베스 2세의 어머니인데 이름이 같아 구분하기 쉽게 불린 퀸 마더(Queen Mother)가 썼던 왕관에 박힌 2800개의 보석 가운데 하나다. 105캐럿에 오발 모양이다. 영국이 빼앗아간 방식 때문에 인도에서는 악명이 높다. 처음 원석으로 채굴된 것은 12~14세기 카카티얀 왕조 때 지금의 안드라 프라데시주에서였다. 잘리지 않았을 때는 무려 793캐럿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유권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6세기 무굴 제국의 것으로 나온다. 그 뒤 페르시아 제국, 아프가니스탄이 차지했다. 시크 대왕(Maharajah) 란짓 싱이 아프간 지도자 샤 슈자 두라니로부터 받아내 인도로 가져왔다. 그 뒤 펀잡 병합 과정에 영국 손에 들어갔다. 동인도회사가 1840년대 말 손에 넣었는데 열 살 밖에 안된 대왕 던집 싱에게 토지와 재산을 포기하도록 강요한 결과였다. 동인도회사는 빅토리아 여왕과 부군 알버트 공에게 선물했다. 다시 잘라 알렉산드라 왕비, 메리 왕비의 왕관에 자리한 뒤 1937년 퀸 마더의 왕관에 자리했다. 퀸 마더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때도 이 보석이 박힌 왕관을 쓰고 딸의 즉위를 지켜봤다. 코이누르는 그 때 이후 영국 왕실의 보석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정부가 모두 이 다이아몬드 주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인도 사람들이야 당연히 돌려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왕이 코이누르를 쓰지 않을 거면 돌려주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했다. 다른 누리꾼은 영국이 “죽음과 기아, 약탈로부터 부를 창출한 영국이 훔친 것”임을 분명히 지적했다. 물론 인도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를 돌려달라고 처음 나선 것은 아니다. 1947년 독립하자마자 정부는 요구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한 해에도 요구했다. 하지만 영국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귀를 닫아버렸다. 인도계 영국 작가이며 정치평론가인 사우라브 덧은 영국이 보석을 돌려줄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말했다. 19세기 영국 병사들이 훔친 베냉 청동상 72점을 나이지리아 정부에 돌려주는 절차를 최근에 간소화하긴 했다. 하지만 덧은 영국 왕실은 “죽은 지 오래 됐고 권한을 잃은 제국의 낭만적인 측면과 혼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코이누르는 그런 권한의 상징과 같아 왕실은 돌려주는 일이 “스스로 존립 근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믿을 것이라고 봤다. 해서 덧은 적어도 차기 국왕 찰스 3세가 코이누르 다이아몬드의 “흑역사”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장과 사기를 통해 취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이 단계에서 상당한 진전이 될 것이며 다음 세대에서 돌려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인도인들은 참을성이 부족할지 모른다. 여왕이 세상을 뜬 지 얼마 안됐는데 인도 트위터에는 한 가지 요구뿐이다. “이제 우리의 #코이누르를반환(Kohinoor back) 받을 수 있을까?”
  • ‘로미오와 줄리엣’vs ‘호프만의 이야기’…가을철 빛나는 오페라의 향연

    ‘로미오와 줄리엣’vs ‘호프만의 이야기’…가을철 빛나는 오페라의 향연

    추석 연휴가 끝나고 완연한 가을철을 맞아 다양한 오페라 무대가 애호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거장 샤를 구노와 자크 오펜바흐의 작품 등이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시오페라단이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한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의 작품을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재구성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충실한 편이나 결말은 원작과 다소 다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었다고 생각해 독약을 먹고 자살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자살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로미오의 몸에 독이 퍼지는 중간에 줄리엣이 깨어나고, 이들이 다시 만나 유명한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며 막이 내린다. 이번 공연에는 해외 무대에서 활동 중인 제작진과 출연진이 대거 참여한다. 독일 아헨극장에서 ‘사랑의 정원사’로 데뷔한 연출가 이혜영, 2015년 제6회 블루 다뉴브 국제 오페라 지휘 콩쿠르 1위를 차지한 지휘자 조정현 등이 참여한다. 사랑을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로미오 역은 테너 최원휘와 이승묵이 맡았다. 줄리엣 역은 소프라노 박소영과 김유미가 출연한다. 최원휘와 박소영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주역 가수로 활동한 바 있다. 로미오의 친구이자 티발트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머큐시오 역은 바리톤 공병우와 김경천, 줄리엣의 유모 거트루드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이미란과 임은경이 나선다.이에 질세라 국립오페라단도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100편 이상의 오페레타를 쓴 당대 최고 히트메이커 오펜바흐가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오페라다. 주인공 호프만의 세 가지 환상적인 연애담을 다루며 한 예술가의 꿈과 좌절을 옴니버스 방식으로 펼쳐낸다. 독일 낭만주의 대문호 E.T.A. 호프만의 세 가지 단편소설 ‘모래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을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5막으로 구성됐다. 시인 호프만이 자신의 과거 연애담을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2019년 이 작품으로 호평받은 제작진이 또 한번 의기투합했다.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다시 만난다. 보랏빛 구름, 은빛 별로 뒤덮인 무대 위에는 거대한 달, 도식화된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상징적인 오브제들이 등장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프랑스 신사들은 멋진 턱시도를 입고, 여인들은 한복 모티브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한국적 의상과 비현실적인 무대가 어우러진다. 또 영상을 활용해 여성의 실루엣, 눈동자 등을 보여주며 낯선 분위기를 더한다. 호프만 역은 2019년에도 출연했던 테너 국윤종과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 ‘아이다’ 주역을 맡았던 테너 이범주가 맡는다. 호프만이 사랑했던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는 소프라노 이윤정, 윤상아, 오예은이 출연한다. 소프라노 강혜정, 김순영, 김지은도 같은 역을 맡는다.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 역은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주역 가수로 활약했던 바리톤 양준모가 4가지 색깔로 표현한다. 호프만을 지켜주는 그의 뮤즈이자 니클라우스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정미가 나선다.
  • 비올리스트 가영 “음악으로 기분 좋은 일탈”

    비올리스트 가영 “음악으로 기분 좋은 일탈”

    섬세한 기교와 견고한 연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 가영(본명 김가영)이 1년 만에 세 번째 클래식 정규 앨범 ‘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Night air Viola brings)를 오는 8일 선보인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비발디의 6개 첼로 소나타’에 대한 클래식 팬들의 사랑에 힘입은 것으로, 이번에는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녹턴)을 중심으로 밤의 정취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를 담았다. 비올라와 피아노의 섬세한 음색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은 작곡가 요한 벤젤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그리고 카를 라이네케의 ‘환상 소품’ 3곡으로 구성됐다. 특히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은 국내외 음반이 매우 드물고 자주 연주되지 않는 귀중한 곡이다. 경성대 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는 가영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고즈넉한 저녁에 낭만적 정취에 빠져들거나 마법의 양탄자처럼 기분 좋은 일탈을 함께할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비올리스트 가영이 들려주는 3색 밤의 서정…‘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

    비올리스트 가영이 들려주는 3색 밤의 서정…‘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

    섬세한 기교와 견고한 연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 가영(본명 김가영)이 1년 만에 세 번째 클래식 정규 앨범 ‘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Night air Viola brings)를 오는 8일 선보인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비발디의 6개 첼로 소나타’에 대한 청중들의 사랑에 힘입은 것으로, 이번에는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녹턴)을 중심으로 밤의 정취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를 담아 눈길을 끈다. 이번 앨범은 작곡가 요한 벤젤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그리고 비올라와 피아노의 낭만적인 선율에 깊이 빠져드는 카를 라이네케의 ‘환상 소품’ 3곡으로 구성됐다. 비올라와 피아노의 섬세한 음색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가 돋보인다. 고전시대를 대표하는 베토벤, 전기 낭만주의 시대의 칼리보다, 후기 낭만주의 시대 라이네케까지 세 작곡가의 밤의 서정을 가영의 해석으로 풀어냈다. 특히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은 국내외 음반이 매우 드물고 자주 연주되지 않는 귀중한 곡이다. 마치 낭만주의 시대의 ‘무언가’(song without words)를 연상케 하는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야상곡 6개가 담겨 있다.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원곡은 베토벤 현악 3중주다. 베토벤의 제자 클라인츠가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으로 편곡했다. 베토벤의 특유의 무게감을 덜어내 비올라와 피아노 간 섬세한 앙상블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비올리스트 가영의 견고한 연주가 곡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가영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고즈넉한 저녁에 낭만적 정취에 빠져들거나, 마법의 양탄자처럼 기분 좋은 일탈을 함께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클래식 앨범 발매에 있어서 기존에 잘 하지 않았던 혹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음원을 선곡하려 하고 또 이를 비올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하트윅대 여름 음악 페스티벌 초빙교수 등을 지낸 가영은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을 맡았고 현재 경성대 예술종합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서울시향 단원들을 가까이에서 만난다…9월 실내악 시리즈

    서울시향 단원들을 가까이에서 만난다…9월 실내악 시리즈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번 달 들어 2차례의 실내악 시리즈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는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서울시향 단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실내악 공연으로 단원들의 연주력을 더 가깝고 생생하게 접할 기회다. 첫 공연은 오는 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개최하는 ‘실내악 시리즈 Ⅴ: 관악 앙상블’이다. 트롬본·트럼펫 등 서울시향의 관악 앙상블이 무대에 오른다. 스트라빈스키의 8중주, 미국 출신 작곡가 에릭 이웨이즌의 ‘콜체스터 환상곡’, 리게티의 ‘목관 5중주를 위한 6개의 바가텔’과 뵈메의 금관 6중주를 연주한다. 스트라빈스키 팔중주는 작곡가의 신고전주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트럼펫, 트럼본 등 목관 악기와 금관 악기가 동시에 편성돼 미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콜체스터 환상곡은 금관 5중주곡 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현대곡으로 알려졌다. 리게티의 ‘목관 5중주를 위한 6개의 바가텔’에서는 목관 앙상블이 출연한다. 뵈메 금관 6중주는 낭만주의 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기도 한다.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은 오는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여는 ‘실내악 시리즈Ⅵ: 크로이처 소나타’다. 이날 공연에선 드보르자크의 3중주 C장조, 야냐체크의 현악 4중주 제1번 ‘크로이처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를 연주한다.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는 10개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하고 화려한 곡으로 알려졌다. 톨스토이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로 익히 알려졌지만 크로이처는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로돌프 크로이처의 이름이며, 이 연주자에게 헌정했다. 신아라 부악장과 박종해 피아니스트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
  • [문화마당] 낙화놀이의 계절, K불꽃의 진수를 보여 줄게/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낙화놀이의 계절, K불꽃의 진수를 보여 줄게/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계절을 결정하는 신이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성격검사 한번 해봤으면 싶다. 가을을 준비할 틈도 없이 어찌나 칼같이 계절을 바꾸는지 요즘 가을옷 찾기가 바쁘다. 융통성도 없이 찾아왔지만 어쨌거나 책 읽기도 좋고 말도 살이 찐다는 풍요로운 가을이다. 선선한 가을에 딱 어울리는 콘텐츠가 바로 낙화(落火)놀이다. 바람결에 흩뿌려지는 불꽃의 모습이 마치 꽃이 떨어지는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조선시대 궁중과 민간에서 고루 행해지던 의식으로 역사학자들은 훨씬 이전부터 시작했을 거라 말한다. 지금까지 흔히 보던 불꽃놀이가 하늘을 장식하는 찰나의 미학이라면 낙화놀이는 불꽃이 물결처럼 아래로 흘러 드라마틱한 장면을 선사하는 낭만불꽃의 진수다. 국내에서는 양반의 고장 경북 안동과 반딧불이 축제로 유명한 청정 고장 전북 무주, 가야국의 옛 도읍지였던 경남 함안이 낙화놀이의 3대 성지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낙화놀이의 보존 가치를 알리고 전수하기 위한 노력이 무주와 함안에서 두드러진다. 보통 불꽃놀이는 중국, 캐나다, 미국, 일부 유럽 선진국 등이 강세 지역으로, 까만 하늘에 ‘별들의 전쟁’을 그리는 듯한 화려함과 관객 동원력은 뛰어나지만, 모든 축제를 비슷하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낙화놀이는 품위 있고 우아하다. 뽕나무잎으로 만든 숯가루에 한지와 소금, 쑥 등을 이용해 낙화봉을 만들고 이것을 다시 새끼줄에 엮어 강가나 호숫가에서 즐기는 방식인데, 가장 큰 특징은 은은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낭만적인 비주얼과 최대 2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여유 있는 시연 시간이다. 낙화 현장에 가 보면 실바람이 부는 순간순간마다 겹겹이 휘날리는 불꽃 커튼의 감동이 마치 명품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거기다 낙화놀이는 안전과 시각적 효과를 위해 강가, 하천, 연못 같은 수면을 주로 활용하는데, 물위에 반사판처럼 비친 불꽃은 한마디로 ‘불멍의 끝판왕’이다. 일반 불꽃놀이가 길어야 20분 내외에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낙화놀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새로운 형태의 불꽃 스타일일 뿐만 아니라 메가 이벤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성과 가성비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도 탁월하다. 낙화놀이와 비슷하면서 탁월한 차별성을 가진 불꽃 콘텐츠가 해외에 딱 한 곳 있는데, 바로 화약 개발국 중국이다. 타철화(打鐵花)는 1600~1700도의 뜨거운 쇳물을 야구놀이처럼 방망이로 쳐서 즐기는 중국 북방민족의 이색 민속놀이다. 확인된 기록만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한동안 소멸됐다가 수십 년 전부터 가마솥 등 철기 제품을 고쳐 주던 땜장이들에 의해 재현됐다. 지금은 중국 곳곳에서 소규모로 공연되고 있는데 인정하기 싫지만, 솔직히 엄청 재미있다. 다만 뜨거운 쇳물을 이용하기에 위험성이 높고 시연 시간이 10분 정도로 짧다. 그만큼 한국의 낙화놀이가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능성이 크고 매력적이란 얘기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카운트다운과 함께 세계 주요 도시들의 불꽃놀이 장면이 전 세계로 방영되는데, 아시아에서는 늘 일본의 도쿄 아니면 홍콩의 불꽃놀이가 등장했다. 이제는 비주얼부터 남다른 한국의 낙화놀이가 색다른 새해맞이 불꽃놀이로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올가을 무주의 낙화놀이는 4회에 걸쳐 소개될 예정이고, 안동은 11월까지 17회 시연을 앞두고 있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에 탄성이 터질 듯한 낭만 여행이 그립다면 낙화놀이, ‘강추’다.
  • 뚜벅뚜벅 걷다가 보면…어느새 학창 시절 그 곳

    뚜벅뚜벅 걷다가 보면…어느새 학창 시절 그 곳

    여행의 힘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9월에 가 볼 만한 곳으로 추억의 수학여행지를 선정했다. ‘수학여행의 재발견’이 테마다.● 전각 지붕마다 ‘애틋한 사연’서울 경복궁 경복궁은 서울뿐 아니라 수학여행에 나선 지방 학생들의 단골 방문지였다. 전각 지붕마다 애틋한 사연이 내려앉았고, 한복 입은 소녀들의 모습에서 그 시절의 교복이 떠오르곤 한다. 궁중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국보)는 1960년대에 스케이트장으로 쓰였다. 연못 앞 수정전(보물)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집현전이 있던 자리다. 향원정(보물) 너머 건청궁은 국내에서 처음 전기가 들어왔다. 경복궁 신무문을 지나면 청와대 정문과 연결된다.● 전통 위에 신세대 감성 입혀경기 용인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한국민속촌은 전통을 현대 감성으로 포장했다.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 시대 캐릭터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도 추가했다. 야간 개장과 함께 멀티미디어 공연 ‘연분’도 선보인다. 에버랜드도 추억에 신세대 감성을 입혔다. 1950~60년대 미국을 모티브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이 인기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이다.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선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내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흔들흔들…여전히 그 자리에강원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 설악산을 품고 동해와 접한 속초는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에 맞춤한 공간이다. 속초에서도 설악산 흔들바위는 단골 수학여행지다. 대한민국에 이 바위 안 흔들어 본 사람 있을까. 흔들바위는 계조암 앞의 와우암 위에 서 있다. 공처럼 둥근 바위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선 모습이 인상적인데, 손만 대도 굴러떨어질 듯 아슬아슬하다. 케이블카로 5분이면 닿는 권금성도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설악산성이라고도 부른다. 속초 너머 동해가 한눈에 담긴다.● 세계가 인정한 백제문화유산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친구들과 한방에서 자고 놀았던 추억은 선명해도 유적지에 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공주는 새삼 가치를 재발견할 만한 여행지다. 백제의 두 번째 도읍으로, 무령왕릉과 왕릉원(사적) 등에서 찬란했던 백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왕의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알려진 곳이다. 공산성도 좋다. 특히 금강 건너 둔치에서 보는 야경이 빼어나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산성은 부여와 익산의 유적 6곳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신라 1000년 역사가 한눈에경북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다. 대표 코스는 불국사에서 시작된다. 범영루 동쪽에 국보인 청운교와 백운교, 서쪽에 연화교와 칠보교가 있다. 대웅전 뜰에는 역시 국보인 다보탑과 삼층석탑(석가탑)이 있다. 다보탑은 일제강점기에 사리와 사리장치가 사라졌고, 석가탑 발굴 유물은 불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석굴암 석굴(국보), 신라의 1000년 역사를 한눈에 보는 국립경주박물관도 빼놓으면 안 된다. 대릉원에서는 천마총과 거대한 쌍분인 황남대총이 포인트다.● 아름다운 숲과 해안에 ‘탄성’전남 여수 오동도 강산이 바뀌어도 오동도의 숲과 해안은 여전히 아름답다. 걸음을 뗄 때마다 학창 시절에 느끼지 못한 매력을 발견한다. 섬 정상에는 1952년 처음 불을 밝힌 오동도등대가 있다. 야외 찻집에서는 동백꽃차를 맛볼 수 있다. 푸른 신우대와 나무줄기가 둘로 갈라진 모습이 꼭 닮은 ‘부부나무’도 눈길을 끈다. 이순신광장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거북선이 있다. 꿈뜨락몰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거북선대교 아래 낭만포차거리가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 서병수 전국위의장 사퇴 … ‘윤핵관’ 장제원 2선 후퇴로 수습

    서병수 전국위의장 사퇴 … ‘윤핵관’ 장제원 2선 후퇴로 수습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으로서 ‘새로운 비상대책위’ 출범의 키를 쥔 서병수 의원이 31일 새로운 비대위 출범에 반대하며 의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권 수뇌부의 새로운 비대위 강행에 대한 반발이 이처럼 확산되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이날 전격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하며 수습에 나섰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비대위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의원총회에서 비대위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제 소신을 지키면서도 당에 불편을 주거나 당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고심한 끝에 직을 내려놓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서 의원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부의장 가운데 연장자인 윤두현 의원이 사회권을 물려받아 새로운 비대위 건을 처리할 수 있지만, ‘질서 있는 해결’을 모색하던 수뇌부로서는 일이 꼬이게 됐다.  중진들의 반발은 더욱 거칠어졌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CBS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에 대해 “저는 반대했다”고 했다. 전당대회를 내년 1월에 개최해 12월까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여전히 대표직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친윤(친윤석열)과 밀착했던 안 의원이 오히려 이 전 대표 편에 선 듯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중도층 민심을 자산으로 한 안 의원이 등을 돌리면 윤핵관한테는 작지 않은 타격이 된다.  조경태 의원도 MBC에서 “즐겨 보는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더하다”며 “의원들의 의사결정이 최고의결기구는 아니다. 당원투표하자”고 했고, 하태경 의원도 BBS에서 “두 번 죽는 길인데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비대위만 찾고 있는 게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와 함께 윤핵관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이날 2선 후퇴를 선언한 게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장 의원의 2선 후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공세를 이어 갔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가처분 인용 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8월 초 상황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며 “물론 가처분 이후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또 “결국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 되어 간다. 저들이 넘지 못하는 분노한 당심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 당원가입으로 힘을 보태 달라”며 당원 가입 링크를 올렸다. 서 의장이 사퇴한 것을 두고도 “저들의 욕심이 당을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며 “왜 책임져야 할 자들은 갈수록 광분해서 소리높이며 소신 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야 하나”라고 했다. 이어 “그대들이 끼려고 하는 절대 반지. ‘친박’(친박근혜)도 껴 보고 그대들의 전신인 ‘친이’(친이명박)도 다 껴 봤다”며 “그들의 몰락을 보고도 그렇게 그 반지가 탐이 나는가”라고 했다. 이민영·고혜지 기자
  • 이준석 “가처분 인용시 대표 사퇴? 가능성 없다” 일축

    이준석 “가처분 인용시 대표 사퇴? 가능성 없다” 일축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1일 당대표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결국 의와 불의의 싸움이 되어간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가처분 인용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8월 초 상황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정 전 최고위원이 저에게 가처분 (신청)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이야기했고, 저는 정 전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잘못된 것을 교정하고 사퇴해도 사퇴하는 거지 이건 용납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정 전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그즈음 (정 전 최고위원은) 장제원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 후 ‘본인은 사퇴하겠다’며 단독으로 (최고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물론 가처분 이후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한시간 30분 뒤에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결국 의와 불의의 싸움이 되어간다. 저들이 넘지 못하는 분노한 당심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 당원가입으로 힘을 보태달라”고 밝히며 당원 가입 링크를 공유했다.  이 전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난 이후 경북 칠곡에 머무르면서 책을 쓰고 있다. 이민영 기자
  • 여수시, 8년 연속 해양관광도시 부문 대상 수상

    여수시, 8년 연속 해양관광도시 부문 대상 수상

    여수시가 30일 열린 제16회 2022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대표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8년 연속 해양관광도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 대상은 (사)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며, 대한민국 소비자에게 가장 신뢰받고 사랑받는 브랜드를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올해는 전국 지자체 315개 브랜드 중 1차 조사를 통해 63개 후보를 선정하고, 브랜드 인지도, 선호도, 만족도 등을 종합 평가해 해양관광도시 부문 대상을 선정했다. 여수시는 365개의 아름다운 섬과 여수밤바다, 풍성한 먹거리, 낭만버스 등 빼어난 자연경관과 다양한 관광콘텐츠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시는 이번 8년 연속 대상 수상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관광도시로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와 함께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나병곤 여수시 관광문화교육국장은 “8년 연속 수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해양관광도시임이 증명됐다”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여수섬섬길로 대표되는 섬 관광 활성화와 웰니스 관광 개발,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 등 지속가능한 여수 관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추석연휴 유탑호텔 ‘추캉스’ 어떨까

    추석연휴 유탑호텔 ‘추캉스’ 어떨까

    유탑호텔이 추석 연휴에 온 가족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추석맞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유탑유블레스호텔 제주에서는 추석 명절 당일인 10일에 투호, 윷놀이, 딱지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이벤트를 준비했다. 9월 9일부터 9월 12일까지 4일간 9층 스카이 라운지에서는 ‘풀문 맥주 무제한 페스티벌’이 열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주도의 가을 밤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여수 유탑마리나호텔&리조트는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가위 패키지’를 선보인다. 객실과 조식, 레이트 체크아웃(late checkout) 등이 포함된 이 패키지는 유탑 추석선물세트(여수 레드&화이트와인, 여수커피 1박스)도 함께 제공된다. 복합스마트호텔인 광주 유탑부티크호텔&레지던스는 추석 연휴 중 완벽하고 편안한 휴식을 위해 ‘스몰 럭셔리’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 패키지는 호텔 31층에 위치한 아너스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 포함, 객실 내 건식 사우나, 히노키탕, 스크린 골프장을 즐길 수 있으며 낭만적인 도심 뷰와 함께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투숙 경험을 선사한다. 이밖에 유탑호텔(제주·여수·광주)에서는 9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달 소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 옛길·바닷길… 여행객 발길 잡는다

    옛길·바닷길… 여행객 발길 잡는다

    ‘고래잡이 마을 옛길’·‘낭만동행 바닷길 투어’…. 다양한 테마의 길 투어가 여행객의 발길을 잡는다. 울산 동구는 오는 9월부터 ‘낭만동행 슬도 바닷길 투어’를 재개한다고 30일 밝혔다. 낭만동행 슬도 바닷길 투어는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 걷는 ‘걷기’와 대왕암공원 캠핑장에서 1박2일을 보낼 ‘바다멍’, 미션을 통한 재미가 있는 ‘슬도 미스터리 사운드’ 등 3가지로 운영된다. 슬도 미스터리 사운드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별도의 참가비 없이 휴대전화와 동구에서 제공할 게임키트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낭만동행 슬도 바닷길 투어는 슬도의 생태와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여행상품으로 2019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한층 더 풍성한 문화콘텐츠로 꾸몄다. 앞서 동구는 지난 29일 국내 거주 15개국 외국인 유학생 40명을 초청해 낭만동행 슬도 바닷길 투어와 연계한 팸투어도 열었다. 러시아 유학생인 발렌티나(25·여)씨는 “러시아에서는 바다를 보기가 어렵다”며 “울산 동구의 아름다운 해안을 러시아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남구는 고래잡이로 유명한 장생포 옛길을 테마거리로 조성한다. 남구는 장생포 고래로 183번길 일원 옛길 740m 구간의 게이트, 노랫말 벽화, 조형물, 포토존, 디자인 보행등, 보행데크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장생포 옛길 테마거리는 이달 착공해 내년 2월 준공한 뒤 관광객들에게 개발할 예정이다. 남구 관계자는 “장생포는 우리나라 근대 고래잡이로 유명했고, 지금은 고래 생태도시로 발전했다”면서 “고래문화특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혁명·예술 보듬은 ‘몽마르트르’ 사람의 아름다움에 더 빛난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혁명·예술 보듬은 ‘몽마르트르’ 사람의 아름다움에 더 빛난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거리를 아틀리에로 만든 화가들모델·뮤즈·감상자가 된 관광객들골목 구석은 버스킹 ‘천연의 무대’ 비극적 역사 ‘파리코뮌’의 공간서외로울 틈 없는 예술·낭만의 도시로 세잔 격찬하며 후원자 찾아준 모네경쟁사회 속 우리도 격려에 목말라숨은 잠재력도 일깨우는 ‘힐링 공간’사람 자체가 풍경이 되는 순간이 있다. 장소가 자아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곳에 사람의 몸짓과 표정이 있기에 비로소 그 풍경이 짙은 의미를 피워 올리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에펠탑만으로도 멋진 풍경이 되지만, 에펠탑 사진을 찍으며 ‘드디어 파리에 왔다’는 표정으로 뿌듯해하는 사람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순간이 더 멋지다. 베로나에 자리한 ‘줄리엣의 집’에는 로미오가 줄리엣이 사랑의 대화를 나눴다고 알려진 발코니가 있는데, 이곳은 사실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풍경’이다. 줄리엣의 발코니를 인공적인 조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막상 그곳에서 행복해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을 보면 미소가 저절로 스며 나온다. 보고 또 봐도 지겹지 않은 풍경이 있다면 바로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또 하나의 풍경이다.그렇게 장소의 아름다움을 넘어 사람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곳, 그곳이 내가 사랑하는 몽마르트르의 이미지다. 파리에 가면 여행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에펠탑 뷰’가 아름다운 숙소를 찾는다. 하지만 나는 ‘몽마르트르 뷰’가 아름다운 숙소를 찾는다. 몽마르트르가 보인다는 것은 왠지 파리의 멋지고 화려한 모습뿐 아니라 그늘지고 어두운 부분까지 다 볼 수 있는 더 깊고 드넓은 시야를 지니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몽마르트르는 무려 2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코뮌’(1871)의 아픈 역사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기에. 그 참혹한 역사의 한가운데서 죽음의 공포에 떨었던 사람들에겐 ‘파리가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까지 품게 한 뼈아픈 역사적 트라우마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 비극적인 파리코뮌의 역사를 간직한 몽마르트르가 이제 예술가의 거리, 관광객이 매일 넘쳐나는 축제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사람들은 저 유명한 ‘사랑해 벽’에서 수십 장의 셀카를 찍으며 무려 300여개의 언어로 채색된 ‘사랑해’라는 문장의 달콤한 향기에 취한다. 몽마르트르의 그 극단적인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내 마음을 울린다. 나는 도시의 화려함만을 탐색하기보다는 도시에 스민 아픈 역사까지도 품어 안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모든 아름다움 다 모인 몽마르트르 정작 나의 친구들은 ‘몽마르트르에 가자’고만 하면 눈살을 찌푸린다. “여울아, 나 거기서 소매치기 만났잖아. 다신 안 가.” “너는 그렇게 사람 많은 곳에 꼭 가고 싶니? 몽마르트르는 너무 복작거려서 정신이 없더라.” “제발 여름엔 몽마르트르 가지 말자. 파리에서 제일 더운 곳일걸. 쪄 죽을 것 같아.” 과연 몽마르트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가 기승을 부리는 곳이다. 차분함이나 조용함과는 거리가 먼 곳, 항상 넘쳐나는 관광객을 현혹하는 무리한 호객 행위가 판을 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몽마르트르에서 경찰을 발견하면 유난히 반갑다. 경찰이 지켜 줄 때만은 소매치기들이 우리 관광객들을 함부로 노리지 못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몽마르트르를 사랑한다. 몽마르트르에는 내가 파리를 향해 꿈꾸는 모든 아름다움이 다 모여 있기에. 거리 자체를 거대한 아틀리에처럼 만들어 어디서나 굴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의 열정적인 모습, 모든 사람이 그저 관광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막 태어나는 그림들의 모델이자 뮤즈이자 감상자가 될 수 있는 분위기, 골목 구석구석이 천연의 무대가 돼 어디서든 아름다운 길거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버스킹 장소가 바로 몽마르트르다. ●다채로운 빛깔의 파리 속 무료 전망대 무엇보다도 몽마르트르는 해 질 무렵 파리의 가장 다채로운 빛깔을 원 없이 내려다볼 수 있는 무료 전망대의 역할을 한다. 몽파르나스타워나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려면 꽤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고 기다랗게 줄을 서야 하지만, 몽마르트르는 가도 가도 평지인 파리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기에 누구나 이곳에서 찬란한 일몰과 일출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몽마르트르에서는 외로울 틈이 없다. 몇 발자국 옮기기만 하면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파리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 ‘벨 에포크’ 시대의 저 유명한 물랑루즈 포스터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작품을 엽서나 냉장고 자석으로 만들어 파는 상점들, 하루 종일 카페에 앉아 길거리를 바라보기만 해도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한 온갖 사람과 공연들, 관광객들에게 ‘호객’을 하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을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미소로 맞이해 주는 주인들. 마치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고 글을 쓰는 그 모든 예술가가 몽마르트르에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것 같다. 1900년 이후 파리는 벨 에포크 시대의 풍요로운 문화적 발전과 예술가들의 교류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이사도라 덩컨, 마르크 샤갈, 장 콕토 같은 수많은 예술가가 파리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이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된 것도 이 시기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몽마르트르 언덕에 즐비하던 싸구려 목조 공동주택 ‘바토 라부아르’(세탁선)로 모여들어 예술과 사랑, 우정과 혁명을 이야기했다. 파블로 피카소, 막스 자코브, 모리스 드 블라맹크, 케이스 판 동언, 모딜리아니 등 많은 예술가가 가난에 굴하지 않고 예술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며 파리를 더욱 아름다운 빛의 도시로 만들었다. 세계적인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은 이렇게 말했다. 삶은 뿌리이고 예술은 꽃이라고. 삶에 뿌리내린 예술의 아름다움이야말로 그가 추구하는 이상이었다.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힘은 단지 예술적 재능이 아니다. 파리를 파리답게 만들어 주는 것, 파리를 늘 사랑과 낭만과 예술의 도시로 완성해 주는 화룡점정의 에너지는 바로 파리지엔이었다. 언제나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충만한 사람들, 예술가들을 그 자체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린 마음이야말로 파리를 파리답게 만드는 찬란한 주역이었다. ●예술가의 재능 발견할 준비가 된 도시 몽마르트르에서 내려다본 파리가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유, 그것은 예술가들이 ‘마침내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흐, 마네, 모네, 고갱, 휘슬러, 무하 같은 화가들뿐 아니라 드뷔시, 생상스 등의 음악가들, 프루스트, 졸라, 발자크 또한 파리에서 활동할 때 최고의 영감을 얻고 자신을 인정해 주는 진정한 ‘지음의 벗들’을 만났다. 지금은 명실상부 위대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지만 한때는 심각한 굶주림과 언론의 혹평으로 고생했던 수많은 아티스트가 결국 파리에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았다. 파리는 바로 언제든지 예술가의 재능을 발견할 준비가 된 도시, 객지에서 고생하던 수많은 예술가 지망생이 결국 자신의 가치를 최고로 인정해 주는 관객들과 후원자들을 발견하는 도시다. 마침내 예술가의 재능이 꽃피는 도시, 비로소 예술가의 간절한 꿈이 이뤄지는 도시, 오직 아름다움과 예술과 문학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는 사람들의 도시가 바로 파리다. 세잔의 예술성을 인정하지 않던 당시 분위기에 맞서 모네는 수많은 사람에게 세잔의 재능을 격찬했다.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평생 더 나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니, 얼마나 애석한 일인지! 그야말로 참된 예술가인데, 너무 자신감이 없어요. 격려가 필요하다오.”(메리 매콜리프, ‘벨 에포크, 우리들의 파리’ 중에서) 한때 자신도 굶주림과 외로움으로 고생하던 모네가 세잔을 칭찬하며 그의 후원자를 찾아 주는 모습은 내게 커다란 감동을 줬다. 우리에게도 그런 진심 어린 격려가 필요하기에. 질투하고 경쟁하는 세상의 분위기에 휩쓸려 가지 않고, 서로의 배고픔과 외로움을 걱정해 주던 파리의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모네의 수련과 세잔의 사과와 고흐의 해바라기를 사랑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눈부신 잠재력을 일깨우는 장소, 몽마르트르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 북적임과 혼잡스러움 속에서도 파리의 아름다움을 가장 완벽하게 압축하고 있는 거리, 몽마르트르야말로 나의 힐링 스페이스이기에. 이렇게 복잡한 상념에 잠겨 몽마르트르 언덕 위에서 파리 시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와, 저것 봐! 무지개야!” “쌍무지개다!” 영어와 독일어와 프랑스어가 뒤섞인 탄성은 저마다 그 찬란한 무지개를 앞다퉈 환영하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이 아름다운 파리를 향해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사다리를 내려 준 것 같았다. 그 어떤 인간의 건축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오직 자연만이 지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하게 내려 줄 수 있는 위대한 선물이었다. 문학평론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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