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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4)식민지 저항적 지식인

    근대 여성작가 중 가장 치마폭이 넓었던 최정희는 유파와연령을 초월하여 문우들과 교유했는데 그 중 소중한 것으로는 국제 입찰에 부칠만한 중량급 서간문도 포함되어 있다. 바로 김사량(金史良,본명 時昌,1914∼1950)의 편지이다.일본에서 더 유명한 김사량은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이 어떻게 살아야 했던가를 일깨워 준 근대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한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평양에서 1914년에 태어난 그는 평양고보 재학 중 배속장교와 일본인 교사 및 그들에 동조하는 조선인 교사 배척을 위한 동맹휴학을 주도해 퇴학처분을 받고는 형 시명(時明,교토제대 법학부 졸업 후 사법·행정 양과 합격,홍천·평창 군수,조선인 최초의 전매국장,8·15 후에는 중앙산림조합연합회 이사장 등을 지냄)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밀항했다.학창시절에는 연극에 관심이 많아 신협(新協)극단과 연계,장혁주(張赫宙)가 각색한 ‘춘향전’의모국 순회공연에도 참여하는 등 많은 활동을 펼치다 여러이유로 경찰에 자주 구금 당했다. 결혼 직후 하이네에 관한 논문으로 도쿄제대 독문학과를졸업(1939)한 그는 잠시 조선일보 학예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서울의 하숙집에서 출세작 ‘빛 속에서’를 썼다.이 무렵에 아마 서울의 잡지사와 문인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을것인데,최정희와의 인연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도쿄제대 대학원 입학허가를 받은 그는 6월 아내와 도일,일본과 한국 문단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된다.편지에서 김사량은 매우 조심스럽게 최정희의 ‘지맥’을 추천했으면 싶었으나,이미 일본의 다른 출판사(赤塚書房)가 추진하고 있던조선문학 선집에 관여하는 장혁주가 손을 댔기에 ‘흉가’로 하는 게 어떠냐고 묻는다.몇 차례 오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는 최정희가 자신의 소설을 일본에 소개되기를 희망한데 대한 답신 내용이 대부분이다. 장혁주는 누구였던가.김사량보다 먼저 등단한 그는 잡지사,문인 등을 후배에게 소개시켜 주는 역할을 했던 재일조선인 문단의 대선배였다.1905년 대구에서 출생한 그의 본명은 은중(恩重),창씨개명은 노구치 가쿠주(野口赫宙,첫 창씨명은 野口이었음)로,불륜사건에 연루되어 도일,본처와 이혼,일본여자와 재혼,8·15후 아예 일본으로 귀화해 버린 인물이다. 그는 초기의 민족적인 성향과는 달리 친일화 정도가아니라 아예 혈통까지도 일본인화 해야된다는 각오로 일본여자와 결혼을 감행한 친일문학인 가운데서도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었다.1952년 10월,6·25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변장한 채 일본 ‘부인구락부’ 특파원 신분으로 입국하여 취재활동을 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한국을 힐난하는 글을 써서 당시 문학단체가 법석을 떨게 했던 장본인이다.그는 아예 일본문학보국회에 가입하여 활동에 열을 올렸던 인물로한국을 영원히 등진 조국상실자가 되었다. 최정희의 ‘지맥’은 평론가 한식(韓植)이 번역을 맡은 것으로 드러나며,편지에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김사량은 ‘모던 일본’에다 이광수의 ‘무정’을 번역했는데,아마 이 사실은 고의로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김사량은 ‘조광’에장편 ‘낙조’(1940.2∼1941.1)를 연재하면서 모국어 문제에 대하여 매우 겸허하게 최정희의 조언을 구하고 있지만사실 그는 ‘양국어 작가’로 손색이 없었다.그가 ‘삼천리’에 발표한 글로는 잡문 ‘조선문학과 언어문제’(1941.1)와 소설 ‘지기미’(1941.4)인데,이 두 사실을 편지에 대입해 읽으면 그와 최정희의 교유가 대략 1939∼1941년임을 알 수 있다.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짚고 넘어가자.‘문예춘추’는 1935년 일본최고의 아쿠다가와 (芥川)문학상을 제정했는데,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김사량이 이 상의 후보작으로 뽑혀 일약 일본문단의 유망주가 되었다(1940.2).1941년12월 9일 새벽 진주만 기습에 따른 사상범예방구금법으로감금당했고,유명세만큼 그에게 부하되는 역사적인 책무도커서 친일을 강요받았으나 거절했다. 일본 문학인들의 구명운동으로 이듬해 1월29일 석방된 그는 이내 귀향,조용히 지내려 했지만 강제동원을 피할 수 없었다.이효석(1942년 작고)이 있었던 평양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사가 된 건 1944년 4월.강제 친일에 동원되면서도 일본문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격렬하게 식민통치를 비판하던 이투사는 1945년 2월 조선출신학도병 위문단으로 중국에 파견,일정을 마친 뒤 탈출,화북조선독립동맹에 참여하여 떳떳하게 해방을 맞았다.이때의 탈출 투쟁기는 ‘노마만리(駑馬萬里)’란 제목으로 남아있다. 1945년 11월 서울에서 그의 희곡 ‘호접’이 단성사에서 공연되는 등 광복 후 한국 좌익문단의 정화에 일조했던 그는이듬해 평양으로 돌아가 6·25때 종군작가로 참가,후퇴 도중 원주 부근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낙오된 채 행방불명된 게 그의 최후다(안우식 지음,심원섭 옮김 ‘김사량 평전’ 참고).김사량은 자신의 친일행각이 강제에 의한 것임을 문학인들에게 공공연하게 실토했던 점과 모험을 무릅쓴 극적인 탈출로 민족해방투쟁에 나섰던 문학인이었다는 점에서식민지시대 저항적 지식인의 전형으로 세계 저항문학사에손색이 없는 작가이다. 극적인 생애는 한설야(韓雪野)도 마찬가지다.기생 이름 같은 낭만적인 필명과는 달리 1900년 함주(함흥)에서 태어난그는 1976년 북한에서 사망할 때까지 영욕을 두루 겪은 비극적인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아버지는 군수를 지낸 인물인데,유명한 한의학자 이제마(李濟馬)의 제자로,홍범도(洪範圖)등의 의병활동을 무마시키라는 일제의 강요를 거절코 고향을 떠나 피신했다.한설야는 경성제일고보에다니다가 서모(庶母)와 불화로 귀향,함흥고보로 전학,3·1운동에 관련되어 구금 체험을 한다.중국,일본 등지를 떠돌거나 유학 한 뒤 ‘조선문단’으로 등단한 그는 서울에 머물렀다가(1925∼1926),아버지가 많은 빚을 남기고 죽자 중국 동북지방으로 이주했다가 이듬해(1927) 귀국하여 카프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문학과 사상 연구회,‘한설야 문학의 재인식’).한설야가 조선일보에 입사한 것은 1932년경인데 함남지역에 특파됐다가 본사에 왔을 때는 경영권 문제로 매우 복잡 미묘할 때였다.창간 초기부터 경영진의 시국 순응 성향과 편집진의 민족의식 지향이 갈등관계를 유지했던조선일보는 계속 사주가 바뀌면서도 반일논조 때문에 정간과 필화가 잇따랐다.신간회(新幹會)운동으로 안재홍(安在鴻)사장이 구속되는 등 혼란을 틈타 고리대금업을 하던 채권자 임경래(林景來)가 조선일보 경영권을 주장하여 조병옥(趙炳玉)·주요한(朱耀翰)의 정통 편집팀과 대결,두 개의 조선일보 발행이라는 희극이 연출되다가 방응모(方應謨)가 참여,부사장을 거쳐 발행인이 된 것이 1933년 7월(사장은 조만식).이 혼란 속에서 한설야는 학예부에 근무하며 노동 현장소설의 신기원이란 평가를 받은 이북명(李北鳴)을 발굴하여 ‘질소비료공장’을 연재 중단 당하는 등 카프노선에 충실한 언론인으로 활동한 것 같다. 당시 정황을 한설야는 단편 ‘세로(世路)’에서 너무나 자세히 언급하여 한국언론사의 충실한 증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소설은 자신이 회사로부터 해직 통고서를 받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한 자초지종을 회상하고있다.등장인물은 모두 실명이지만 사정상 이니셜을 썼는데,쉽게 알만한 인물들이 그대로 나온다.새 경영진은 기구와인사 개편을 통하여 그때까지 신문사의 주류였던 M일파(투옥 경력자 등으로 묘사)를 약화 시키는데,이 과정에서 인간적인 배신감과 사회적인 공분이 폭발한 한설야는 술자리에서 변절한 동료의 뺨을 후려친 게 화근이 되어 권고 사직을 당했다. 조선일보 사사(社史)에 의하면,1934년 1월 1일자로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는데,특히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브가된 M(문석준)의 좌천도 바로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미뤄 볼 때 한설야의 퇴직도 이 무렵일 것이다.이 문석준은 1943년 함흥에서 한설야와 함께 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한설야는 1944년 5월 석방) 당하는 주인공이다.1934년은 그에게 매우 불행한 한 해였다.해직 후 8월 그는 카프 2차사건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달필인 한설야의 편지는 함흥에서보낸 것인데,아마 1941∼2년초 경 ‘삼천리’가 ‘대동아’로 개제하기 직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최정희가 한설야에게 잡지에 재수록할만한 짧은 작품을 추천해 달라는 청탁에 대한 회답 형식인 이 편지에서 그는 ‘강아지’와 ‘능금’을 천거했다.앞의 작품은 ‘한설야 단편집’에 실려 있는데,그게 1941년 7월에 나왔으며,뒤의 것은 1940년 간행 단편집 ‘귀향’에 게재된 것으로 볼 때,그리고 ‘대동아’개제가 1942년 3월부터였음을 감안하면 이 편지가 씌어졌던 시기는 밝혀질 것이다.이 무렵 그는 함흥에서 서점·극장·인쇄소 등에 손을 대는 등 생업과 창작에 전념하면서 해방의 날을 준비하고 지냈다.여담이지만 한설야는 광복 후북한에서 ‘김일성장군 전기’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쓴 한편 소련(1947),평화옹호 세계대회 참석차 프랑스(1949) 등지를 방문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하다가 1962년 비판당한 후 불행한 최후를 마치고 작품도 판금,아직도 전면적인 해금이 안된 상태에 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낭만의 ‘원두막’

    무더위가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는 요즘,매미소리를 자장가삼아 한여름 낮잠을 즐기던 어릴적 초가 원두막이 새삼그리워진다. 불가마같은 땡볕 더위에도 원두막에는 한줄기 바람이 있었고 벗어붙힌 가슴팍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던 시원함이있었다. 원두막은 한여름 잠시 집안일을 잊는 여유의 공간이었으며 고단한 농사일로부터의 가벼운 일탈의 장소였다. 사전적 의미로 원두막은 원두밭을 지키기 위한 막사다.원두(園頭)는 사과나 배같이 나무에 달린 과일이 아니라 오이,참외,수박,호박 등 줄기식물에 달린 열매를 일컫는 말이다. 초가 원두막은 참외며 수박이 탐스럽게 열린 밭 한켠에허름하게 세워져 있었다. 예전 원두막을 지을 때 우선 자연목을 이용,네 개의 기둥을 세운다.굳이 곧은 것을 고를 필요는 없다.길이 2∼3m정도의 나무가 좋지만 없으면 작은 것을 두 개 잇대도 그만이다. 다음 삽으로 기둥 묻을 자리를 깊이 판다.중간에 마루를만들 수 있도록 네 귀퉁이에 목재를 덧대고 못을 치거나철사로 묶으면 뼈대공사는 끝. 천장을 만들기 위해 어른팔목 굵기의 나뭇가지 이십여 개로 삼각지붕을 얽은 뒤 볏짚이나 밀짚으로 빙둘러 지붕을엮는다.제대로 지은 원두막에는 사방을 막는 짚말이가 있어 말아올리고 내리는 창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나무 사다리다.너무 높지않은,그렇다고 너무 낮아도 안되는 적당한 높이로 사다리를 걸쳐 놓는다. 원두막은 원래 원두를 잘 기르고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식농사처럼 원두농사를 짓다보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곁에 있어야 했다. 여기에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고양이 발자국 같은 서리꾼들의 은밀한 침입을 막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생김새가마치 망루와 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골 외갓집을 찾은 도시 아이들에게 원두막은 외할아버지에게 구수한 옛날 얘기를 듣던 곳이며 동네 형들로부터기타를 배우던 낭만의 장소이기도 했다.그러나 이제는 이런 초가 원두막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대신 네모 반듯하게 건물처럼 지어진 원두막이 늘고 있다. 살림집을 옮기는 듯한 준비를 하고 자연을 찾아 떠나는요즘 나들이보다는 고즈넉한 공간에서 독서나 사색으로 망중한을 즐기던 시골 원두막의 여유가 새삼 그리워진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탄생 100돌 문학정신 기린다

    우리 근대문학을 살찌운 문인 중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맞는 이들이 유달리 많다. 김동환 이상화 박영희 최서해 심훈 박종화 등. 대산문화재단과 민족문학작가회의는 공동으로 다음달 하순 이들의 탄생 100주년에 담긴 뜻을 되새기기 위해 ‘근대문학 갈림길에 선 작가들-탄생 100주년 기념문학제’란심포지엄을 열고 이들의 문학정신을 살펴본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은 “문학이 갈수록 소외되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이 행사를 갖게 됐다”면서 “문학이 대중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간 문학사상도 8·9월호에 이들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문학사상은 8월호에 시인편(김동환 이상화 박영희)을 특집으로 실었고 9월 호에서는 소설가편(최서해 심훈 한설야)을 게재한다. 김동환의 유족은 이런 행사와는 별도로 학술세미나 자료전 시화전 가곡의 밤 등을 준비중이다. 문학평론가 방민호씨는 “1901년 태생의 작가가 많은 이유는 3·1 운동 후 일제의 유화국면 전환에 따라 많은 지식인이 배출된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면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이 사회주의나 민족주의 경향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는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인사들은 “문학이나 예술작품이 현실과 완전히유리될 수 없음을 전제로 한다면 이들의 작품세계는 파란만장했던 우리 근대사를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격동기를 헤쳐온 문학 정신과 만남으로써우리의 현재를 점검하고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수 기자 vielee@. ◎문학 대표작가 6인 업적. ●심훈 30년 이후 해방의 염원을 담은 시 ‘그날의 오면’과 항일 투쟁을 소재로 한 장편 소설 ‘동방의 애인’ 등을 발표한 작가.대표작은 장편소설 ‘상록수’이다.이광수와 함께 ‘민중 속으로’라는 뜻의 ‘브 나로드’ 운동에앞장섰다. ●이상화 초기엔 프랑스 상징파의 영향을 받아 ‘나의 침실로’ 등 관능적이고 환상적인 작품을 썼다.1924년을 기점으로 민족의식을 중시하게 되며 카프의 일원으로서 농민이나 노동자의 삶을 그린다.‘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통해 나라를 빼앗긴 설움과 저항의식을 표출했다. ●최서해 신경향파의 선두주자.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탈출기’‘기아와 살육’ 등에서 간도 유민이나 빈농의 생활상을 그렸다.계급 갈등을 탁월하게 묘사한 카프파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박영희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KAPF)에 가입해 무산자문학의 대표적 이론가로 활약하다 1934년 카프를 탈퇴하면서 신문에 “다만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요 잃은것은 예술 자신이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이후 운동보다는 문학에 열성을 쏟았으며 일제말 조선문인협회 간사로 활동하는 등 친일행위를 벌였다. ●김동환 ‘북청 물장수’라는 작품으로 익숙한 시인. 30년대 말부터 친일문학으로 변절했다는 오점을 갖고 있으나 근대문학사에서 그가 끼친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국경의 밤’과 같은 장편 서사시를 통해 민족주의를 고취했다.또 전래 민요의 형식과 내용을 살린 민요시를 창작,전통성을 이어 가려고 노력했다.향토색 짙은 시를 많이썼다. ●박종화 초기엔 ‘백조’동인으로 활약하면서 낭만주의시를 썼다.주로 3·1운동 후의 암담한 민족 현실을 노래했다. 프롤레타리아문학이 지배적인 풍토에서도 민족주의 문학을고수했다. 일제말까지 변절하지 않고 한국 역사와 고전 연구에 몰두했다.‘금삼의 피’‘홍경래’‘세종대왕’ 등역사소설을 많이 썼다.
  • 2001 길섶에서/ 이슬비

    폭우가 사람들의 마음을 젖게 하고 아프게 했다.예전의비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을 잠깐 해 본다. 이슬비,가랑비,안개비,여우비,소나기는 예쁜 이름처럼 누구에게나 친근했다.시나 소설,동요에서 가요에 이르기까지비는 가슴아픈 사랑이고 낭만이며 추억이었다.덕수궁 돌담길을 연인들이 우산을 쓰고 걷는 모습은 얼마나 멋스러웠던가.하지만 되풀이되는 폭우와 비피해는 낭만을 앗아가버렸다. 장대비,집중호우,기습폭우,게릴라성 폭우 등 이름도 징글맞다.비도 세월에 따라 난폭해지는 것인가.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비오는 날의 수채화).이제 비를 노래하는 시인이나 가수는 드물다.‘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빨간 우산,파란우산,찢어진 우산’(이슬비).더 이상 비오는 날 동요를 부르는 어린이도 드물다. 비는 이제 낭만도 아니고 동심도 아니다.이슬비는 없다?김경홍 논설위원
  • 호수공원서 낭만의 영화축제

    ‘2001 고양 영화축제’가 다음달 6∼11일 고양시청과 호수공원에서 펼쳐진다. 한국영화인협회 고양지부(지부장 변장호 한양대 교수·63) 창립 1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한 무료 영화 워크숍과 우수영화 야외 시사회가 마련된다. 워크숍에선 영화 기획과 구상,영화 이론이 소개되고 카메라조작법,구도 및 조명,촬영기법 등 영화 제작 실기 강의가 이어진다. 또 우수 단편 영화를 직접 보며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세미나와 연기 이론 및 실기 강의도 열린다. 워크숍에는 변장호 교수를 비롯,조희문 상명대 교수,정지영 순천향대 교수,민대진 서일대 교수,노기흘 영화인협회스틸위원장,영화배우 양택조씨 등이 전문 강사로 나선다. 또 축제 마지막 날인 8월 11일에는 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1988년 아세아·태평양 영화제 예술영화작품상 수상작인 ‘감자’가 상영되고 영화상영에 앞서 일산 거주 영화인들과의 만남과 사인회도 펼쳐진다.문의 031-903-0027.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이사람] ‘1년간의 세계일주’ 이 성씨

    인생의 긴 여로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행복의 길도있고 불행의 길도 있다.어느 길을 가느냐에 따라 인생도달라진다.쾌락과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돈의노예가 된 사람,도전과 개척정신으로 행복을 만들어가는사람….이성 서울시 시정개혁단장(45)과 그 가족들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그들은 지난해 7월11일 도전과낭만적 열정으로 1년간의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다.건조하고 메마른 일상을 떠나 파랑새의 꿈을 찾아 나섰다.전 재산인 아파트 전세금 9,000만원을 다 쓰고 빈털터리로 돌아왔지만 후회없는 값진 여행이었다고 말한다.파랑새의 꿈은 허망한 꿈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의 행복으로 바뀌었다.감각화된 소비의 단맛에 빠져 있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값진 삶과 마음의 느낌에 있음을 그들은 보여준다. 그들은 대부분 도보 여행을 했다.대륙을 이동할 때는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을 때는 자동차를 이용했지만 그밖에는 대부분 걸었다.등산화가 세 켤레씩이나 닳아 없어졌다.구멍 난 세번째 등산화를 아파트 쓰레기통에 버리고 난후에야 마침내 긴 여정이 끝났음을 실감했다고 이 단장은말했다.지구를 한바퀴 돌아왔다고 해서 인생관까지 바뀐것은 물론 아니다.그러나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다양해졌다고 한다.그들은 새로운 프리즘을 통해세상을 본다.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지요.어느 것이 중요한 가를 선택해야 합니다.돈 보다는 가치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이 단장은 말했다.옆에 있던 부인 홍현숙씨(44)도 “남편 잘 만나 여행 잘하고 왔어요”라고 거들었다.그녀의 얼굴엔 순간 행복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부인은 “공부 10년보다 여행 1년이 더 값진 것같아요.세상의 다양함을 체험하고 자신감을 얻은 이번 여행이 앞으로의 인생과 아이들의 미래에 많은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지금 강남에 있는 은마아파트에 산다.이 단장의처남 집인데 융자금 이자(월 100만원 정도)를 대신 내며살기로 했단다.돈이 없어 생활에 어려움이 없겠냐고 묻자그는 단호하게 말했다.“어렸을 때부터가난했어요.결혼생활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요.욕심만 버리면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지금은 오히려 옛날보다훨씬 낫지요.” 세계를 돌아보니 노르웨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산과 호수 그리고 아름다운 피요르드 해안은 환상적이었습니다.”가장 살고 싶은 나라가 어디냐고 묻자,한참 망설이던 이 단장은 자연이 멋진 브라질이라고 대답했다.오세아니아도 좋다고 했다.부인은 “오세아니아도 좋지만 독일과 미국이 더 좋은 것같아요”라고 말했다.그녀는 아이들은 미국을 가장 좋아한다고 들려줬다. 이 단장은 여행중 많은 것을 공무원의 시각에서 보게 되더라고 고백했다.서울시청 공무원의 입장에서 싱가포르와유럽의 도시를 비교한 것도 흥미로웠다.“평면적으로 볼때 싱가포르는 잘 정돈돼 있고 깨끗해요.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불편하지요.건널목이 많지 않고 육교가 많아요.사람 중심이 아니지요.강제의 냄새가 너무 강합니다.그러나 런던 등 유럽의 도시들은 달라요.건널목이 많지요.사람에게 편리한 사람 중심의 도시죠.사람들은 교통신호도잘 안지킵니다.그들은 신호는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위해 있다고 생각합니다.자동차는 신호를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사람들은 차만 오지 않으면 언제라도길을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하죠.언뜻 보면 무질서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사람이 편해야 한다는 유럽인들의 생각이 인상적이었죠.‘기초질서를 잘 지킵시다’라고 강조해온 우리의 현실과 사람의 편리함을 강조하는 유럽의 현실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혼란을 느꼈어요.” 미국 애틀랜타에 갔을 때 이야기도 재미있다.“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조형 작품’이 인상적이었어요.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쓰레기통이었지요.외형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담뱃불이 휴지에 옮겨붙지 않도록 기능적으로도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쓰레기 치우기도 편리하게 돼있고요.플라스틱으로 만든 이조백자 모습인데 서울 인사동에 갖다 놓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들은 한국인들의 지나치리만큼 높은 교육열에 놀랐다고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는 어김없이 한국의 조기유학생이 있었다고 한다.미국은 물론이고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남아공·인도·말레이시아….남미의 내륙국볼리비아에도 어린 한국학생들이 있다고 한다.“볼리비아는 수도 라파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길도 포장되지 않은가난한 나라입니다.그리고 스페인어를 사용하죠.그런데까지 한국의 조기유학생들이 온 것을 보고 놀랐어요.한국학생들은 볼리비아의 외국인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학비도 싸고 공부를 잘하면 미국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수 있대요”라고 홍씨는 말한다. 이 단장은 그들이 귀국할 경우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우려를 나타냈다.“아직은 조기유학생 1세대가 귀국할 때가 안됐지만 몇년후 그들이 몰려올 때 그들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외국인 사고를 갖고 돌아올그들이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큰 사회적 관심입니다. ” 밖에서 본 한국은 어땠을까.“한국인들은 참 열심히 사는것 같아요. 일중독증에 빠져 있다고나 할까요.토요일에도일하는 나라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아프리카나 캄보디아도 토요일은 쉬고 있어요.한국인들은 일에 지쳐서 그런지 장점인 인정과 순박함을 잃어가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가장 순박하지 못한 나라가 되는 것같아요.그러나한국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호적이고 아프리카의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는 어느정도 알고 있어요.한국의 위상이 낮지않음을 느꼈죠.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달랐습니다.그들의 인종차별은 대단합니다.방을 주지 않는 거예요.결국 시멘트바닥에 철침대만 있는 지저분한 방을 겨우 구해 잤지요.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교민수가 줄어드는 나라라고 해요.흑인들이 발을 못붙인 곳이지요.” “세상을 돌아보니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한 것 같아요.빈부의 차와 삶의 질의 차는 있지만 가난하다고 불행하거나삶의 질이 높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가난하지만 순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가난한 나라일수록 순박하고 정이 깊다는 것을 느꼈지요.문명은 오히려 인간사회를 차갑게 만들고 있는 것같은느낌을 받았어요.”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로가는 돌길인 ‘잉카 트레일’을 걸을 때였다고 한다.험난하여 잉카제국이 스페인에 정복된후에도 500년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곳이다.잉카인들이 다니던 4,200m가 넘는 산길을 따라 3박4일동안 걸었다.“힘들었지만 인간의 적응력에놀랐어요. 여행 자체를 충분한 준비없이 시작했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말이 통하지 않아도 다 사는 길이 있더라고요.”라고 이 단장은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온 가족이 식중독에 걸려 고생을 많이 했다. 노점상에서 먹은 음식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들은 건강하여 한번도 병원에 간 적이 없었다.가벼운 부상 등은 서울에서 가져간 약으로 치료했다.이 단장이 ‘처방’도 하고‘조제’도 했다고 한다.이 단장은 몸무게가 67kg에서 52kg로 15kg이나 줄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몸무게는 변하지 않았다. 여행목적 중에는 재충전과 ‘가족찾기’가 있었다.가족찾기는 가족간의 사랑과 정을 돈독히 하는 것이었다.처남이상처한후 키우고 있는 처조카가 진정한 한가족이 되어야하는 과제도 있었다.여행은 다섯 식구를 완전한 한가족으로만들었다.그들은 보통사람들이 평생할 수 있는 이야기를 1년에 모두 다했다고 말했다.멀고 긴 여행에서 돌아와 모두지쳐 있었지만 그들이 머물고 있는 아파트에는 행복이 가득했다.창밖에는 무더위를 식혀주는 반가운 비가 내리고있었다. 이창순 편집위원 cslee@. ●이 성씨의 세계일주 여정. 지난해 7월11일부터 올해 7월10일까지 중국·인도·미국·영국·프랑스·독일·브라질.호주 등 6대주의 45개국을 여행.‘Lonely Planet’이라는 영문판 여행안내서가 생명줄과 같은 길잡이가 됐다.주로 안내서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나 유스호스텔에 머물렀다.지난해 7월 부친상과 올 4월의모친상으로 잠시 귀국했었다.인터넷 여행사 웹투어(www.weptour.com)가 후원하고 웹투어 홈페이지에 248개의 여행기와 지출내역 등을 올렸다.여행기는 보통 5백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여행기를 책으로 낼 예정이다. ●이 성씨의 가족들. 이 단장은 경북 점촌 출생.고대 법학과 졸업(76학번).80년행정고시에 합격하고 81년 서울시 공무원이 됐다.2000년에 3급(국장)으로 승진후 시정개혁단장으로일하다 1년간휴직.2001년 7월11일 원위치로 복직했다.문학사상의 수필부문 신인문학상도 수상했다. 부인 홍현숙씨는 대구 출신으로 어렸을 때 남편을 만났다. 첫째 아들 홍일은 휘문중학교 3학년,둘째 영일은 휘문중학교 2학년으로 복학. 처조카 홍익환은 대곡초등학교 5학년으로 복학.
  • ‘타인의 취향’…‘다름’을 인정할때 사랑은 온다

    식사자리에서 지저분한 농담을 즐기는 사장 아저씨가 연극배우에게 반한다.그런데 이 남자,꽤 열심이다.그녀의 취향을 좇아 연극,미술 감상에 문학서적을 읽고 급기야 콧수염까지 밀어버린다.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Le gout des autres·14일 개봉)은 젊은이들의 발랄한 사랑이야기뿐 아니라 중년의 미묘한 감정도 즐거운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 있음을 여성감독아녜스 자우이가 직접 연기까지 하며 보여준다. 천박한 부르주아가 세련되고 낭만적인 노처녀 연극배우에게빠져 점점 변하는 과정은 웃기면서도 잔잔한 감정의 물결을진실하게 전한다.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디가드와 바텐더,여자친구에 채이는 운전기사,남편에게 배신당하는 우아한 부인 등 사랑과 취향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가 얽힌다. 영화는 결국 타인의 취향을 인정할 때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한다.마지막에는 독일 영화 ‘파니핑크’에서도 인상적인 주제가로 쓰였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가 흐르면서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는 웃음을보여준다. 일상에서 인생의 맛을 표현하는 코믹 대사와 배우들의 천연덕스런 표정연기는 무더위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찾기에 손색없다. 윤창수기자 geo@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전쟁과 평화

    지난해 하와이의 진주만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진주만은 60년전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엄청난 인명이 희생된,비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구름 한점 없는 진주만은 그러나 과거의 상처를 잊은 듯 평화롭기만 했다. 그러나 미 해군이 운행하는 페리에 옮겨타서 당시 애리조나호에 탑승했던 전몰용사들의 명단과 사진,처참했던 기록물들을 보는 순간 전쟁의 잔혹함에 숙연해졌다.기록물과함께 전쟁의 참상을 간직하고 있는 현장에서 들려주는 메시지는 전쟁의 참혹성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하고,평화의시대로 함께 나아가자는 성숙한 호소여서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요즘 ‘진주만’이라는 영화가 화제다.사상 초유의 제작비,할리우드의 메가톤급 제작자와 감독이 힘을 합쳐 만든영화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화제를 낳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1일 개봉한 이래 꽤 많은 관객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필자는 좀더 많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한번쯤 보았으면 한다.전쟁을 경험한 세대보다 경험하지못한 세대들이 더 많은 지금의 현실에 비춰 전쟁과 평화에대한 간접적인 메시지를 이 영화를 통해 읽을 수 있다고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여하는 결정적인계기가 된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젊은 영웅들의 무용담,한 여자와 두 남자가 나누었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대서사시처럼 펼쳐 보인다. 제2차 대전 당시 미국은 세계대전을 방관한 채 평화로운고립을 추구하며,한편으로는 전쟁으로 인해 거대한 부를축적하고 있었다.미국은 그러나 전쟁대비에 소홀했던 까닭에 크나큰 불행을 맞이하게 된다.1941년 4월7일 두 시간의공습에 전함 18척,항공기 177대 3,000여명에 이르는 젊은목숨들이 아비규환의 지옥 속으로 사라졌다.영화에서는숨막힐 듯한 일본의 포격장면이 장장 40여분간 쉴 틈 없이이어진다. 영화를 본 뒤의 느낌은 백인백색이겠으나 이 작품에는 오늘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무언가가 내포돼있다.특히 요즘 남북한의 통일 분위기에 편승한 안보의식의 해이와 병역거부 운동,병역기피 사이트 횡행 등 병역의무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되돌아보게 하고,군대란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되묻게 한다. 군대를 남북대치 상황에서만 유효한 한시적 대응수단으로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그러나 안보에 대한 철저한 준비없이 경제적인 번영만을 추구하는 나라는 지구상어디에도 없다.평화란 전쟁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항구적으로 갖추어져 있을 때만 비로소 확보되는 것이지,스스로를 무장 해제하는 평화지상주의자들의 환상과 낭만 속에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물며 휴전선이 엄연한 현실로 존재하고 있는 우리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최돈걸 병무청장
  • 청소년 갈등·방황·꿈 투영

    방학을 앞두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극들이 앞다투어 무대에 올려지고 있거나 선보일 예정이다.요즘 청소년 연극은청소년들의 갈등과 방황,꿈을 그들만의 코드 그대로 살리기위한 것들이 주조를 이룬다.이 가운데 극단 까망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01’(11월30일까지 까망소극장),연희단거리패의 청소년 뮤지컬 ‘천국과 지옥’(11∼15일 학전그린 소극장),극단 아리랑의 ‘2001 첫사랑’(8월26일까지 소극장 아리랑)등 주목받는 세편을 소개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01(이문열 원작,이용우 각색 연출)=1989년 극단 까망이 초연한 뒤 오랜동안 대학로 무대에서 인기를 얻어온 작품.최근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학교와 교권의 붕괴,그리고 집단이기주의를 극속의 작은 교실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좌천된 아버지를 따라 시골학교로 전학한 초등학생이 그곳 학교에서 겪는 갈등구조 속에 폭력과 권력의 구조적 문제,그리고 우리 교육의 낙후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특히 교실 붕괴와 집단 따돌림 현상을 통해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는 많은 문제점을 비춘다. ●천국과 지옥(오펜바하 원작,남미정 재구성 연출)=지난 1980년대의 ‘방황하는 별들’이후 청소년 뮤지컬이 전무한 실정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작품.연희단거리패가 젊은 배우들로뮤지컬 전문극단 STT뮤지컬컴퍼니를 구성,기존 브로드웨이뮤지컬과 차별화한 양식으로 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오펜바하의 파격적인 오페레타 ‘지옥으로 간 오르페오’를 원작으로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재구성·편곡·안무한 뮤지컬.지상의 인간 오르페오와 그의아름다운 여인 에우리디체,천상의 신 제우스와 악마의 왕 플루톤 사이에 전개되는 사랑의 드라마를 요즘 젊은이들 이야기로 대체했다.대학 캠퍼스 새내기들 사이의 사랑과 질투,우정의 드라마.뮤지컬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사랑과꿈을 키워나가는 성장극 형태로 꾸몄다.힙합과 라틴댄스,하드록 등 다양한 장르의 퓨전을 통해 원작의 분위기를 쉽게느낄 수 있도록 했다.힙합그룹 TNT가 안무구성을 맡고 특별출연한다. ●2001 첫사랑(방은미 작·연출)=입시와 친구,이성문제 등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다루어 98,99년 공연당시 청소년들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요즘 세태에 맞게 다시 꾸민앙코르공연이다.기숙학교라는 특수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고교 풍물반에서 만난 민석과 수진의 첫사랑의 기억을 통해 풀어낸다.혼돈과 희망이 교차하는 요즘 청소년들을 그들의 생각과 정서 그대로 묘사한다.아름다운 핑크빛 추억으로만 남는 첫사랑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부대끼는 현실 속에서 그들이 실제로 겪는 요즘식 첫사랑이야기다.화려하고 현란한 댄스뮤직과 힙합대신 밥그릇,쓰레기통,물통을 이용한 사물놀이 등 우리가락과 장단을 주로 썼다. 김성호기자 kimus@
  • 피서지 패션 연출요령

    동해안 해수욕장이 지난 주말부터 일제히 문을 열었다.파도소리에 가슴 설레는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지리한 일상으로부터 모처럼 벗어날 수 있는 휴가철인 만큼평소와 다른,‘튀는’ 패션을 시도하더라도 괜찮을 성 싶다. 코오롱 ‘헨리코튼’디자인실 정선교 실장은 “큼직한 열대 꽃무늬,과일무늬,원색의 체크 패턴,챙넓은 모자로 이국적인 멋을 내보라”고 권한다. 올여름 비치웨어는 활동성이 뛰어나면서도 스포티한 멋을한껏 살린 핫팬츠와 소매없는 티셔츠가 강세.이 차림은 색상,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점을 갖고있다. 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선탠 또는 산책할 때 입을 수 있는 옷은 수영복 위에 보자기 같은 사각천을 휘감아입는 ‘파레오’(pareo)나 어깨끈이 달린 슬립형 원피스가적당하다.수영복 허리춤에 묶으면 스커트 느낌을 주는 파레오는 7부바지에도 잘 맞는다. 강렬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타월 소재의 비치가운이나 바지 위에 덧입는 랩스커트도 요긴한 아이템이다.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이나 갑작스런 모임에 대비해 니트가디건,점퍼,낭만적인 느낌의 원피스를 여벌로 준비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여기에 투명한 비닐 소재 소품,은테 선글라스 등을 곁들이면 보기 좋다. 남성들도 휴가철에 조금은 과감한 차림에 도전해보자. 푸른색 트렁크형 수영복에 풍성한 흰색 면 티셔츠를 받쳐입거나,몸매가 자신있다면 쫄티도 무방하다.이국적인 하와이안 셔츠도 제격이다.야자수나 화려한 꽃무늬가 실린,헐렁한 일자형은 시원한 느낌을 준다.올해는 셔츠와 같은 색조의 티셔츠를 받쳐 입고 단추를 풀어 자유로움을 과시하는형태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안 셔츠는 깔끔한 핫팬츠와 챙 넓은 밀짚 모자와도 잘 어울린다.뚱뚱한 사람은작은 무늬를,왜소한 사람은 큰 무늬를 선택해야 체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여름 산행에는 넉넉한 사이즈의 면 소재 티셔츠에 반바지가 편하다.옆선에 주머니가 크게 달린 면바지,바람막이 점퍼 등도 준비해두는 게 좋다. 허윤주기자 rara@
  • [한강 그곳에 가면] 미사리 ‘라이브카페촌’

    하루쯤 바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추억을 떠올리기에는어디가 좋을까.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면 ‘문화’와 ‘낭만’이 공존하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으로 찾아가보면 어떨까. ■분위기 한강변인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맞은편도로변의 라이브 카페촌.이 일대 40여곳의 카페에서는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송창식과 심수봉,이광조 등 요즘 TV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왕년의 스타급가수들의 라이브 무대가 열린다.물론 낮시간대나 공연 중간중간엔 ‘무명’들의 자리도 마련된다.공연은 대부분 30분짜리로 이어진다. 일대가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건물 규모나 높이는 2층으로제한을 받지만 대부분 강변이어서 분위기가 시원하고 좋다. 건물 외장과 내부 역시 잔뜩 치장을 해 눈길을 끄는 곳이많다. 낮에는 주로 주부들이 자리를 많이 채우고 저녁엔 부부나친구모임 등이 많다.주말엔 가족단위 손님도 많이 찾는 편이다.나이로 보면 10대들의 대중문화에 싫증난 ‘중년’이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이곳이 전국 라이브 카페의 ‘원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멀리 지방에서까지 원정을 오는 맹렬파들도 생겨나고 있다.주당들을 위해 대부분의 업소에서 대리운전도 소개해 준다.비용은 서울 강남지역까지 3만∼4만원선. ■찾아가는 길 올림픽대로를 따라 천호대교를 지나 팔당대교 방면으로 가다가 서울을 벗어나 약 4㎞쯤 지나면 왼쪽에미사리 조정경기장이 나온다. 라이브 카페들은 주로 오른쪽길가 5∼6㎞에 걸쳐 있다. 일부는 도로 왼편인 조정경기장주변에도 있다.경기도쪽에서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가 있긴 하지만 간격이 뜸한데다 자칫늦게 돌아오다 낭패를 볼수 있는만큼 승용차가 훨씬 편하다.외길이어서 찾기는 쉬운 편이지만 과속은 금물.도로 곳곳에 무인 카메라가 도사리고 있다. ■가격 약간 비싼게 흠이다.커피 한잔에 6,000∼1만원선.김치볶음밥이나 오무라이스,볶음밤 등 식사는 1인분에 대개 1만5,000원선이다.카페마다 코스로 내놓는 정식은 2만5,000∼4만원으로 다양하다.음식값이 다소 비싼 것은 공연 관람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대신 업소들은 커피를 얼마든지 추가해 주며 공연을 오래 본다고 눈치주는 일도 없다. ■만날 수 있는 연예인 윤시내 조덕배 전인권 안상수(수와진) 이치현 조정현 이규석 장계현 민혜경 위일청 등 한때잘 나가던 가수중 요즘 방송에서 보기 힘든 이들은 거의 다여기서 만날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가수만도 200여명.라이브 카페촌이 가수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된 셈이다.유명가수는 대부분 한 업소만 출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일부 개그맨들도 활동하고 있다. ■기분좋게 공연을 즐기려면 사전에 전화로 공연 내용을 확인하고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예약을 못했다면 입구에서누구 라이브가 몇시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유명가수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1주일에 한번 겨우 얼굴을 비치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무명들만 출연시키는 ‘무늬’만 라이브인 곳도 있기 때문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김학래 라이브카페 연합회장. “미사리 카페촌은 서울과 수도권지역에서 아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추억의 문화공간입니다”미사리 라이브카페 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개그맨 김학래씨는 “이 일대 카페들은 문화적 컬러가 분명히 다른 독특한곳”이라고 말했다. 서울 천호동에서 불과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도심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데다 카페 대부분이 환상적분위기의 강변을 끼고 있어 한번 이곳을 찾은 사람이면 대부분 다시 찾게 된다는 것이다.지난날 좋아했던 가수들의공연을 보고 옛날 추억을 떠올리며 부부싸움 뒤 화해를 하는 30∼40대 부부들도 있다고 귀뜸한다. 게다가 요즘은 미사리 카페촌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번진카페촌 문화의 ‘원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원·충청도는 물론이고 경상도와 전라도에서까지 찾아오고 있다고했다. 김씨는 이 일대 업소들이 더욱 사랑받기 위해선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처럼 업소마다 통기타나 트로트,재즈 등각종 장르별로 음악을 구분해 공연하는 특화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음식값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지적에 “유명 가수들의라이브 공연을 한 자리에 앉아서 몇 시간씩 즐길 수 있는점을감안하면 결코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이해를 구했다. 김씨는 개그우먼 출신인 부인 임미숙씨와 98년부터 ‘루브르’라는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 영국 시싱허스트 캐슬 가든/ “”정원속으로 들어온 대자연””

    ‘나무가 내 손으로 들어오니 수액(樹液)이 내 팔로 올라오고 나무가 내 가슴 속에서 아래쪽으로 자라니 가지들이 나에게서 뻗어 나온다,나의 팔처럼’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건너간 시인 에즈라 파운드(1885∼1972)는 이처럼 정원과 나무,나아가 자연에 깃들인 영국인의 정성을 노래했다.영국인들이 이처럼 소중한 정원을 지켜낸 원동력은 요즘 국내에서도 새롭게 조명받는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시민들이 기금을마련해 역사적인 자연유산을 보호하는 이 운동은 영국의 정원 200여곳을 포크레인의 굉음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었다. 최근 이색적인 나무위 시위와 주민들의 땅 매입노력 덕에 녹지 보존결정을 얻어낸 서울 대지산도 이러한 영국 시민들의성공사례를 좇은 결과였다.영국 정부는 올해를 ‘내셔널 트러스트 가든의 해’로 정하고 정원 알리기에 힘 쏟고 있다. 무자비한 개발의 손아귀에서 정원을 지켜낸 영국인들과 그네들의 정원을 돌아 보았다. ◇시싱허스트 캐슬 가든(Sissinghurst castle garden) 영국남동부 켄트주 크랜브룩에 위치한 시싱허스트 캐슬 가든은낭만주의와 자연찬미 풍조의 영향으로 18세기 이후 탄생한영국의 전통적인 풍경화식 정원.자연풍광을 모방해 정원에도입하는 영국의 풍경화식 정원은 기하학적이고 인위적인 정원에 식상한 유럽 국가들에 큰 영향을 미쳐왔으며 아름다운세계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영국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이곳은 400에이커(약 1,600㎢)에 이르는 광활한 땅에 기존의 참나무숲과 경작지가 그대로 정원 요소로 활용되면서 목가적 풍경을 선보여 ‘탐험과 놀라움의 결합’이라고 묘사된다. 시싱허스트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중세에 지어진 붉은 벽돌성이 보인다.성안 서재에서 독특한 탄생배경을 잠시 듣고 ‘탐험’을 시작하자.“시싱허스트는 중세 귀족의 성이었으나전시에 죄수 수용소로 사용되면서 거의 파괴됐지요.그러나 1930년 영국의 여류시인 비타 사크빌과 그녀의 남편이 우연히 이곳을 구입해 한평생 애정을 쏟아 세계적인 정원으로 가꾸었지요” 이곳은 1938년 문을 열었을 때부터 주민의 힘으로 운영됐다.당시 이곳 방문객들이 1실링(현재가치 약 90원)의 기부금을 내 ‘실링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물론 지금도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시싱허스트 가든 가운데서도 화려하고 정열적인 색채의 결집체는 바로 로즈 가든.상록수와 으아리과 나무들이 대칭형의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형형색색의 장미가 꽃의 영광을 발하고 있다.1년내내 시시각각 변하는 동적인 아름다움때문에 희곡에 비유되는데 절정은 ‘2막3장’(8월을 의미).6월에 시작된 장미의 아름다움은 8월에 절정에 접어들어 10월까지 이어진다. 장미의 진한 유혹을 뿌리치고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라임 산책길’을 따라 걸어 보자.라임산책길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경사진 언덕에 단을 만들어 정원을 꾸미는 이탈리아식 가든형이다.시원한 바람을 쐬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진기한 이탈리아 항아리들이 눈길을 끈다. 이 길을 지나면 청초하고 수줍은 신부가 기다리고 있다.‘화이트 가든’에는 아몬드 나무가 울창하게 펼쳐진 가운데백색과 옅은 회색빛 꽃들이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여름철 결혼식장으로애용된다. 영국의 정원은 휴식을 위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지역 공동체의 터전이기도 하다.이곳의 허브정원이나 면화정원에서 작물을 경작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밖에 호수정원,나무오두막정원,과수원 등 정원은 끝도없이 펼쳐지지만 이쯤해서 ‘가든카페’에 들러 숨을 돌리자.영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얼그레이 홍차를 한잔 마시며 광활한 초원과 호수를 조망하노라면 인생이 한층 빛나고 영롱해보일 것이다. ◇정원사 박물관(The Museum of Garden History) 근교로 나갈 시간이 없다면 런던 시내 템즈 강변에 위치한 ‘정원사박물관’에 들러보자. 중세 수도원의 채소밭이나 약초원 등에서 출발한 수도원 정원에서 18세기 영국식 풍경 정원,그리고 유럽대륙의 기하학적인 정원에 이르기까지 정원사(史)에 대한 정보와 각 대륙에서 들여온 각종 관목,초본,다년초,구근식물들이 전시돼 있다. 연장이나 항아리 등 각종 도구 모음전도 쏠쏠한 볼거리.이곳은 “과거에서 얻어지는 영감으로 더욱 아름다운 미래의정원을 창조하자”는 취지로 1977년 만들어진 영국 최초의정원사 박물관이다. 런던(영국) 이동미특파원 eyes@. *‘시싱허스트 캐슬’ 관리인 나이젤 니콜슨씨. ‘내셔널 트러스트’란 환경이나 경관이 파괴될 우려가 있는 지역을 국민의 기탁금으로 사들여 보존해 나가는 제도로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됐다.현재 2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이 운동은 정원과 해안,성곽 등을 비롯해 서울시면적의 3배나 되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올해를 ‘내셔널 트러스트 가든 2001’로 정해 아름답고 유서깊은 정원을 세계에 알리려 애쓰고 있다(www. nationaltrust.org.uk/gardens2001). 대표적인 내셔널 트러스트 가든인 시싱허스트캐슬 가든을만든 부부의 아들로 현재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나이젤 니콜슨(70)은 “‘가든 2001’은 정원과 원예를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할 것”이라며 “정원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공유할뿐 아니라 역사적인 정원과 현대 도시사회와의 연계성을 조명, 더욱 풍요로운 미래의 정원 문화를 창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올 한해동안 영국의 200여개 내셔널 트러스트 정원에서는방문객들을 위해 각종 플라워쇼,식물재배법·정원관리법 배우기,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중이다. 이동미특파원. *여행 가이드. [가는 길] 국내 여행사 가운데 영국 정원을 돌아보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곳이 없어 런던에 간 다음 개별적으로 찾아가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런던 히드로공항까지 대한항공 직항(편도 105만원·왕복 130만∼150만원)을 이용하거나 홍콩을 경유하는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BA)를 타면 된다.13∼20시간 소요. 정원사박물관은 런던시내에서 지하철을 타고 워털루나 빅토리아역에서 하차한 뒤 템즈강가의 랜버스 팰리스 도로를 10분정도 걸으면 돼 걱정할 게 없다.www.museumgardenhistory. org 시싱허스트가든은 국철을 타고 스테이플 허스트에서 하차한다.렌터카를 이용하면 런던에서 A2도로를 타고 켄트주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www.nationaltrust.org 렌터카는 하루,주말,일주일 단위로 빌릴 수 있고 값은 하루 기준 소형차 3만5,000원(20파운드)에서 미니밴 7만원까지다양하다.www.panbiz.com이나 www.webtour.com을 통해 예약가능하다.문의 주한영국대사관 (02)735-7341
  • [김삼웅 칼럼] 6·15선언 1주년, 냉전도 열전도 안돼

    독일이 통일되기 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국회에서 “감정이 안 담긴 이성은 이성이 안 담긴 감정과 똑같이 경계해야 한다”고 자신을 ‘감상적 통일론자’로 매도하는 야당 의원에게 일갈했다. 6·15 남북 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하여 한반도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잘 나가던 남북간의 화해 협력이 미국 부시대통령 취임과 함께 얼어 붙더니 4개월 만에 다시 해빙을맞았다.소강 상태이던 남북간에는 북한 상선들의 영해 침범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수구 신문이 사설에서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을 “건국 이래 최악의 판단과 실책”이라며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고 호들갑을 떨고 여기서 힘을 받은 수구 세력이 때를 만난 듯이일전 불사의 강경론을 제기하여 한반도가 여전히 ‘화약고’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그들 주장대로 북한 상선에 대포를 쏘고 나포했을 때 어떤결과가 나타날까.2년 전 이맘때 서해교전에서 수모를 당한북한군이 총력전으로 나오고 국군이 맞서게 되면 한반도가전면전의 불길에 휩싸이지 않는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기분대로 포격하고 나포하면 화풀이는 될지언정 진정한 국가 안보와는 거리가 멀다. 영해상이나 북방한계선(NLL)지역에 북한 상선이 지나 갔다고 하여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따위의 극언은 국군을 우습게 알고 모독하는 언사다.이번 사태에 우리 해군과 국방당국은 지혜롭게 처리했다.최상의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분명히 북한 상선의 NLL의 월경과 영해 침범은 주권 침해이고 휴전협정 위반이다.반면 제주해협은 다른 나라 선박들도 무해통항권이 인정돼 왔다.안보나 평화에 위협이 되지않는 한 영해 통과를 허용해온 것이다.다만 북한 선박의 경우 정전협정 관계로 통행이 불허돼 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방한계선의 경우는 동·서해의 NLL 가운데서도 우리 군의 ‘경비구역’에 해당하는 NLL을넘어가면 ‘침범’이고 그 외곽의 ‘감시 구역’을 지나면그동안에도 양측 민간 선박들이 수시로 넘나들어 단순 ‘통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후 사정이 이런데도 야당총재까지 나서 검색, 나포하지않았다고 성토한 것은 지나친 과민이다.수구 언론이야 ‘생리적’이라 치더라도 정치 지도자의 경우 국가 운명과 민족의 장래를 내다보면서 신중하게 발언해야 한다. 부시 행정부가 그동안 신중한 검토 끝에 대북 포용정책으로 선회하고 북한과 대화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어떤 이유로도 한반도에서 냉전이나 열전이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6·15선언 한 돌을 앞두고 육로 금강산관광의 길도 열렸다.우리의 경우 경기가 모처럼 저점을 통과하여 기지개를 펴는가 하면 남북한이 혹독한 가뭄으로 민족적 재앙이 닥치고있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의 화해 협력 이외의 길이 없다. 설혹 철이 덜든 아우집 조카들이 담을 넘더라도 타일러 보내고 이후 허락을 받고 대문으로 출입하도록 가르치는 것이성숙한 형의 자리이고 우애다. 서독은 통일 전 20년 동안 520억달러(연간 26억달러)를 지원하면서 동독을 달래고 교류협력을 통해 마침내 통일을 이루었다. 브란트 정부는 ‘낭만적 통일론자’란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견디면서 통일의 초석을 깔았다.양심적 지식인들과 언론의 뒷받침이 컸다. 북한 지도층에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걸핏하면 약속을 어기고 느닷없이 상선이 침범하거나 우리 어선에 총질하는 등 용납하기 어려운 짓을 한다.화해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재를 뿌리고 수구 세력에 명분을 안겨준다. 북한 지도층이 변해야 한다.지난 4월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자주(自主),자주 하면서 왜 미국때문에 남한과 대화하지 않느냐”고 충고한 것은 시사점이많다.남북을 막론하고 민족문제를 외세의 수중에 맡겨서는안된다.김 위원장의 답방도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북한은미국의 대화 제의에 화답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서라.그래야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도움을 받고 외국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독일도 통일 1년 전까지 양독간의 분규가 그치지 않았다. 작은 분규를 극복하면서 화해 협력의 큰길을 걸어 성공했다.타산지석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부산 남포동 물장수 문용씨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머리맡에 찬물을 쏴-퍼붓고는/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북청 물장수.(김동환의 ‘북청 물장수’) 집집으로 물을 팔러 다니는 물장수의 모습에는 급수시설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옛 시절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다.그러나 오래 전부터 우리들 눈에 띄지 않고 있다.상수도가 본격 보급된 뒤 ‘물장수’라는 말이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문용(文勇·45·부산 중구 남포동 1가36)씨는 아버지 문광식(文光植·80)옹의 가업을 이어 2대째 물장수를 하고 있다.팔순의 부친이 건강도 나쁘고 기력이 달려 더 이상 물 수레를 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옹은 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고향인 함흥에서 부산으로 피난 내려왔다.당시 구직난이 심해 고향에서 많이 봤던물장수를 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손수레가 없어 물지게를지고 다녔다.중노동이지만 물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 벌이도 괜찮은 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본격적으로 상수도가 보급되자 거래처가 하나둘씩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그래도 문옹은 물장수를 천직으로 알고 6남매를 무난히 키워냈다.이같은 부친의물장수 50년을 아들 문용씨가 이어받은 것이다.지난 연말부터 시작,겨우 7개월 남짓한 초보 물장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아들은 덧붙인다. 문용씨는 “IMF로 직장도 잃고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직업이란 생각에서 물장수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먼저 드럼통 2개를 용접해서 붙인 손수레를 만들었다.아침 5시면 일어나 물통에 수돗물을 가득 채우는 일로 하루를시작한다.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부산 중구 남포동일대 건어물시장과 자갈치시장,서구 남부민동 송도 방파제까지 남항을 따라 4㎞ 내외의 시장 상인들에게 물을 배달해주고 있다. 주로 푸줏간,곰장어집,음류수 판매상 등 시장에서 좌판을벌이고 있는 노점상이 단골 거래처다.많을 땐 거래처가 150여 곳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50여 곳이 남았을 뿐이다. 문씨는 이들에게 ‘북청 물장수’로 통하고 하루 5번 물을공급하는데 저녁 8시가 돼야 일이 끝난다.한 수레에 보통 21말 정도의 물이 나온다고말했다. 물값은 1말에 300원.2층이나 3층까지 배달하면 500원,1,000원씩 받는다.물값을 조금 올리려고 하면 단골들이 당장 상수도를 들이겠다고 해 물값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물장수는 낭만하고는 거리가 먼 중노동에 불과하다”고푸념하며 “입에 풀칠하기조차 빠듯한 직업”이라고 말을맺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괴테·슈트라우스가 초대하는 요리 향연

    “혀끝에서 단 3초간 머문 맛있는 요리가,느낌은 그 어떤예술가의 작품보다 감미롭다.” 요리를 예술가와 결부시켜작품으로 승화한 이색적인 책 두권이 출간됐다. 대문호이자미식가였던 괴테의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아홉가지 음식을재현한 ‘훌륭한 요리 앞에서는 사랑이 절로 생긴다’(황금가지)와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의 음악과 요리를접목시킨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함께하는 낭만의 요리’(해냄)가 그것. 19세기 낭만 문학의 대가였던 괴테는 83살의 나이로 숨지기 3개월 전 점심으로 거위간 요리,갈비,노루 등심,사과무스 등 대만찬을 즐긴 대식가였다.대학 재학시절에는 갓 튀겨낸 생선을 먹기 위해 수업을 빠지곤 했다.뿐만 아니라 새연인의 관심을 끄는 데는 달콤한 과자나 초콜릿을 선물하는것만큼 효과적인 전략이 없음을 잘 아는 바람둥이였다. 책은 괴테의 서신과 기행문,소네트 등에 등장하는 그의 창작의 원동력이 됐던 수많은 여성들의 초상화와 함께 아홉가지 요리의 조리법과 특징을 소개한다. ‘슈트라우스의 왈츠와…’에서는 슈트라우스의 아름다운왈츠곡들이 탄생하게된 배경을 그가 좋아했던 음식 소개와함께 들려준다.곡 하나하나에 숨겨진 재미있는 사랑이야기와 그가 즐겼던 소박한 ‘오스트리아 빈 요리’에서부터 파리에서 유행한 ‘슈트라우스 프라이드 치킨’에 이르는 총14가지의 메뉴는 왈츠처럼 경쾌하고 달콤하게 다가온다. 책에는 유럽 각국의 유명 요리사 사진과 이름,그들이 근무하는 음식점의 주소 및 전화번호도 실려 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뉴스피플 5월31일자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5월22일 발매 5월31일자)는 정체성을 잃은 우리시대 대학생들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강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만큼낮아진 학습능력,낭만이 사라진 축제의 현장,명문대 간판을이용해 기업형 과외동아리를 조직하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밀착취재했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에 밀려 생사의 기로에 선 재래시장의 모습을 특집으로 꾸몄다.서울 시내 곳곳에서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는 재래시장을 돌아보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활성화 대책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었다. 성폭력을 당한 어린 딸을 위해 4년간의 법정 싸움 끝에 승소한 어머니의 눈물어린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성폭력 인식을 고발했다.수입 비아그라에 대항하는 ‘한국형 비아그라’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경쟁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최근 출범한 한나라당의 ‘국가혁신위원회’를 둘러싸고 벌이는 여야간 공방을 밀도있게 분석했으며 ‘화해전진포럼’을 발족한 정대철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제3세력’으로발돋움하려는 포럼의 방향을 들었다. 주식시장에서 ‘만년패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원군이 되기 위해 제도권으로 편입한사이버 에널리스트들이 제공할 주식투자 정보를 미리 살펴보았다.문학마을에서는 소설가 박범신의 작품세계를 잔잔하게 그렸으며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해 샐러리맨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박중헌 신한은행 지점장을 만났다.‘신 장군의 비망록’은 그동안 숱한 화제를뿌린 김진선 예비역 대장을 마지막으로 초대해 그가 이제까지 말하지 못한 군생활의 비화를 들었다.
  • 드라마속 광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드라마속 광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방송 드라마에서 광고가 아닌 듯 자연스럽게 제품을 홍보하는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가 방송위원회의 심의와 줄타기를 하는 가운데서도 줄지 않고 있다.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SBS의 ‘아름다운 날들’의 이병헌이 독일의 고급승용차 벤츠를 타고 나오거나 일본 소니사의 바이오 노트북을 사용하고 최지우가 삼성전자의 휴대폰 단말기를 들고다니는 장면은 부인하기 어려운 간접광고이다.또 ‘아름다운 날들’과 경쟁관계인 MBC ‘호텔리어’도 벤츠와 국민카드를 등장시켜 역시 간접광고를 하고있다. 최근 방송된 MBC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정준과 손예진이 아름다운 홍콩거리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간접광고의 덕분이다.드라마 제작비상 홍콩에서의 촬영은 불가능했지만 홍콩관광청과 세븐일레븐이 간접광고의 명목으로 제작비를 부담해 낭만의 거리,리펄스베이 등에서 환상적인 키스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홍콩관광청의 유지향 대리는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슬픈영혼식’도 홍콩관광청의 간접광고로 홍콩에서 촬영됐지만 총이 등장하는 등 위험한 도시라는 인상을 줘서 오히려 부정적인 광고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맛있는 청혼’에서 소유진이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한 것도 간접광고다.세븐일레븐측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소유진이 세븐일레븐에서 일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 ‘세친구’‘온달왕자들’등에서 LG 디오스 냉장고가 배경으로 자주 노출된 것도 간접광고였으며 덕분에 디오스 냉장고는 판매량에 큰 도움을 받았다. 방송위원회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방송은 특정 상품이나 기업,영업장소 또는 공연 등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간접광고에 관해 명시하고 있다.하지만 특정상표가 공개되지 않는 한 방송사 문화나 PD의 재량에 따라 간접광고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최근 SBS드라마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권오중이 신구에게 양갱을 선물하는 장면에서 모제과의 쇼핑백이 노출된 것은 해당상품에 광고효과를 주는 것이라 하여 방송위원회의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홍보대행사 굿윌커뮤니케이션즈의 지은영 대리는 “방송사는 부족한 제작비를 보충하고 기업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방송에 노출할 수 있어 간접광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새 음반/ 바네사 메이 ‘서브젝트‘ 사피나 ‘사피나’

    유럽에서 ‘팝페라’(팝오페라)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탈리아 가수 알레산드로 사피나와 싱가포르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정통 클래식에서 시작해 팝으로 진출하며 음악장르를 무너뜨린 젊은 뮤지션이란 공통점을 갖는다. 두 사람의 개성있는 앨범이 국내에서 나란히 발매됐다.사피나의 이름을 그대로 딴 사피나의 첫 앨범 ‘사피나’와 바네사 메이의 새 팝 앨범 ‘서브젝트 투 체인지’.앨범의 타이틀만큼이나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앨범 ‘사피나’는 지난 16일 홍보차 내한한 사피나 자신이 “내 음악이 칸초네로 구분되기를 원치않는다”고 밝힌 것처럼 언뜻 보기엔 장르가 모호하다.칸초네 풍이 짙지만 그의 출발점인 성악의 선을 그대로 담고 있다.수록곡은 성악발성법을 기본으로 칸초네의 서정적 낭만을 물씬 풍기는 11곡. 한편 ‘서브젝트 투 체인지’는 바네사 메이의 가수 데뷔앨범.바네사 메이는 세살 때 피아노,다섯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아홉살에 첫 공연을 가졌고 열살 때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음악신동.그러면서도 무대에서깡총깡총 뛰어다니며 열정적인 매너와 파격적인 연주를 보여주는 퓨전 뮤지션이다. 이번 앨범은 테크노 어쿠스틱 퓨전 앨범의 또다른 형태.종전 앨범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무엇보다 바네사 메이 자신의 목소리로 부른 노래 세 곡이 담겨있다. 김성호기자
  • 외국인 에세이/ ‘정성’은 최고의 양념

    내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지도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아마 11∼12살 때였던 것 같은데 어머니의 요리하는 모습과그 맛에 매료된 나는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했다.14살 때 이탈리아 베니스의 한 호텔 경영학교에 입학한 뒤 ‘조리 분야’를 선택했고 이후 요리에 모든 열정을 바쳐왔다. 내가 이렇게 요리에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요리는 각종재료 뿐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결합되는 그야말로‘종합적인 작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아무리 좋은 재료를 쓰고 값비싼 그릇에 담는다 해도 느낌이 없는 음식은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 또 요리사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내가 최고의 요리사”라는 자만심.단순히 요리책을 보고 흉내내는 것은 ‘쿡(cook·요리사)’에 불과하지만 진정한 ‘셰프(chef·주방장)’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난 이탈리아 음식 요리사로서의 자부심이 정말 크다. 한국 사람들은 이탈리아 음식하면 파스타,피자,스파게티 정도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이탈리아 음식은 1년내내 매일 주요리를 달리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또 얼마든지 새로운창조가 가능하다. 또 “이탈리아 음식은 기름기가 많고 콜레스테롤 수치가높다”는 고정관념도 잘못된 것.조리 방식에 따라 전통에충실한 음식을 찾는 구세대 뿐 아니라 다이어트를 위해 기름기 적은 음식을 선호하는 신세대가 다함께 즐길 수 있다. 나는 한국인들에게 “가정에서도 이탈리아 음식을 즐겨보라”고 적극 권하는 바이다.파스타 국수와 토마토,야채,올리브유 정도의 재료만 있으면 간단한 요리로 얼마든지 근사한 식사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여기에 와인 한잔과 좋은음악까지 곁들여진다면 그야말로 ‘낭만적인 식사’가 될수 있을 텐데! ◇서울 힐튼 호텔 이탈리아식당 조리장 프란체스코 브로카
  • 내일 개봉 ‘인디안 썸머’

    노효정 감독의 데뷔작 ‘인디안 썸머’(제작 싸이더스·5일 개봉)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 하나.거짓말처럼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는 데 관객이 먼저 동의해야 한다.충무로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오른 이미연이 주연한 영화는 얼핏 설득력이 모자라 보일만큼 극단적인 이야기구도를 지녔기 때문이다. 준하(박신양)는 첫눈에도 소탈한 변호사다.양복바지 밑에어울리지도 않는 운동화를 신고다니고,돈 안되는 국선변호를 번번이 자청하는 혈기가 그래보인다.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신영(이미연)을 만난 것도 그런 과정에서다.일체의 변호를 거부한 채 죽기만을 기다리는 신영을 그는 뭔가에 이끌린듯 끈질기게 변호한다. 앞길 창창한 젊은 변호사와 여자 사형수의 이룰 수 없는사랑.삶을 체념한 신영을 바라보는 준하의 애틋한 눈빛이처음부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냄새를 피운다. ‘인디안 썸머’는 늦가을에 문득 찾아오는 짧은 여름날을 뜻한다.낭만과 탄식이 반반씩 어울린,은유 가득한 제목이다.그러나 그를 받쳐줄만큼 드라마의 짜임새가 탄탄치 못한 게 아쉽다.카메라로 솜씨좋게 담아낸 실제 늦가을의 풍광과 광선은 복고풍인 듯하면서도 인상적이다.‘영원한 제국’‘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의 시나리오 작가였던감독이 각본을 직접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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