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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대 아름다운 여성형(女性型)이란?

    길고 무더운 여름의 축제는 바닷가에서 펼쳐진다. 즐거운 나족(裸族)들이 붐비는 모래사장, 인파(人波)를 헤치고 해변을 누비는 풍만한 여체, 좀 더 예뻐지자! 좀 더 매력을 지니자! 좀 더 세련되자! 이렇게 여체(女體)의 마력이 폭발하는 정열의 파도, 작열하는 태양아래 펼쳐지는 이 여름의 축제속에 여심은 마냥 부풀고 꿈과 낭만은 어지럽다. 어떻게 하면 뭇 남성들의 시선을 끌어 세계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인가? 그래서 여성은 그 아름다움을 위하여 무엇이건 아끼지 않는다. 아름다워지려는 것, 이것이 여성이 가지는 고민. 여름철의 노출과 피부의 건강관리!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개념도 시대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 50년대의 아름다운 여성상과 60년대의 아름다운 여성상, 70년대의 아름다운 여성상은 자못 다르게 나타난다. 이제 70년대는 노출의 시대, 컴컴한 안방의 그늘에서 감추어졌던「섹스」는 백주의 밝은 대낮으로 점점 세력을 노출했고 이젠 생활의 국면에 서서 가장 인간적인 행위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에 따라 여성을 보는 아름다움의 관점도 자못 달라졌다. 이제 여성의 아름다움은 옷속에 은밀히 감춰지는 육체이기보다 쇼킹하게 노출된 대담한 육체에 있다. 육체 전체에서 풍겨주는 신비한 조화가 여성의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었다. 그래서 여성들은 자기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기 위해서 옷을 벗는다. 그리고 자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준다. 즉 벗는 미학(美學)의 시대에 이르른 것이다. 여자가 옷을 벗을 때, 우선 느끼는 것은 그 여자의 싱싱하고 충만한 살결과 건강한 피부다. 우리는 그것들의 신비한 조화를 아름다움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 아름다운 피부를 가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 여름철이면 여성들의 가장 골치 아픈 고민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는것만이 아름다움으로 가는 비결이다. 그러나 피부란 여간 예민한 것이 아니어서 마치 변덕스러운 장마날씨와 같다고 할까. 조금만 외부의 자극을 받아도, 또 조금만 신체내부의 고장으로도 피부는 즉시 달라져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평소에 주의해야할 피부병 피부는 우리몸을 외부의 자극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이 넓고 외부와 접촉하고 있으므로 상처나 끊임없는 자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가 항상 대하게 되는 태양볕, 바람, 먼지, 물, 세척제 등은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여성에게 있어서 이렇게 피부가 건조하거나 거칠게 되는 것은 한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더구나 평소에 건강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도 여름철의 강한 햇볕을 쏘이면 일광성(日光性) 피부염을 일으키게 된다. 더욱이 여름철은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피지선(皮脂線)의 기능이 왕성해지며 외출과 여행이 빈번해지는 데다가 피부를 노출하게 되어 불결한 상태에 놓여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농성(化膿性) 피부에는 농피증(膿皮症)이 생기게 되며 어린이의 경우는 농가진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이것은 갑자기 피부에 원인모르게 물집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밑에서 고름이 생기고 반원상으로 위에 액체가 고이게 된다. 이것을 긁어서 터뜨리게 되면 피부에 원형의 갑피(甲皮)가 앉게되며 진물이 다른 곳에 전염된다. 그러므로 이런 물집이 생겼을 때는 우선 다른 곳에 닿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며 탈지면을 물에 적셔서 진물을 빨아낸다음 연고제를 바르도록 해야 한다. 일광성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햇볕을 점차적으로 쏘여서 피부를 강하게 하는 한편 알카리성 식품과 과즙류를 많이 먹고 짠음식을 적게 먹어 피부의 감수성을 약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피부미용 조건은 비타민 섭취가 충분해야 ●건강한 피부의 조건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갖기위해서는 우선 피부의 조건을 알아야 한다. 피부가 윤택해지고 부드러운 탄력성은 건강한 피부의 조건이라 하겠다.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육안(肉眼)으로 보이지 않는 피부 각질편(角質片)이 각질층(角質層) 표면으로부터 계속해서 떨어져 나가는 각화작용(角化作用)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 각질층의 주성분은 함유단백질(含硫蛋白質)인 캐라틴이므로 신체에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 때문에 함유아미노산인 시스틴을 필요로 하게 된다. 또한 피부의 구성에는 비타민 A·D·E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우리는 피부에 비타민을 충분히 공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피부는 인체내의 여러가지 장기(臟器)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위장이나 간장의 결함은 곧 피부에 나타나기 때문에 피부의 건강과 피부미용은 평소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하려면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평소에 영양을 충분히 섭취함은 물론 비타민C 등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는 식품과도 관련되어 있다. 식품을 크게 나누면 산성식품과 알카리성 식품으로 구분하는데 산성식품은 단백질중의 유황이나 인산을 함유하는 식품이고 알카리성식품은 카리움 칼슘을 함유하는 야채나 과일 등이다. 섭취하는 음식물의 산성식품과 알카리성 식품의 양적균형이 취해지지 않으면 혈액은 산성으로 기울어져 활동이 쇠퇴되고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산성 중독상태를 일으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산성식품의 약4배가량의 알카리성 식품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인체내에 비타민이 부족하면 피부에 여러가지 피부질환이 일어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거니와 아름다운 피부를 간직하려면 항상 피부를 깨끗이 하고 마사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으며 피부에 적당한 영양을 주어 피부의 노화를 막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노출시대의 아름다움은 피부가 고와야 ●피부와 비타민 그런데 이토록 피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영양소중에서 비타민은 피부와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고할만큼 피부에 있어서는 비타민이 절대적이라 하겠다. 비타민은 물론 먹어서도 효력을 나타내지만 직접 피부에 바르면 잘 침투되어 피부의 건강과 미용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비타민 A, D, E는 옛날부터 피부비타민으로 알려졌으며 까칠까칠한 피부에 윤기를 내는데 꼭 필요한 비타민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피부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돕고, 상처에도 새살이 빨리 돋게 하는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자극성이 없는 살균제 G-11은 피부에 감염되기 쉬운 세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의 화농을 방지하는데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각 비타민이 피부에 작용하는 상태를 보면 우선 비타민A는 표피세포의 기능과 관계가 깊으며 표피의 캐라틴형성을 억제하고 피지선과 피부감염력을 저하시키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비타민A는 표피이상, 각화이상, 여드름, 동상 등의, 외용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비타민 C는 세포의 산화·환원에 관계가 깊어 각종 대사에 관계하여 피부색을 퇴색시키므로 기미·죽은깨 등에 응용되고 비타민D2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생성되며 비타민E는 국소작용으로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의 순환을 양호하게 한다. 피부 노화를 방지하려면 항상 영양크림을 바르고 ●피부의 노화 방지책 피부의 노쇠현상은 24~25세부터 시작되어 30대에 다다르면 20대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피부의 노쇠현상을 알려주는 징조는 주름살이 나타나고 살결이 거칠어지며 피부의 근육이 탄력을 잃고 피하지방(皮下肢肪)과 수분이 감소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탄력섬유가 퇴화하고 혈액순환이 활발하지 못한 까닭에 충혈량이 부족해져서 얼굴의 윤곽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피부의 노화현상을 방지하려면 피부에 항상 고른 영향을 주고 마사지를 해줌으로써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의 젊음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영양크림을 항상 바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영양크림에도 그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피부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 영양소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비타민인만큼 비타민이 효과적으로 배합되어 있는 크림이라면 더욱 좋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영양크림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영양크림으로는 Y양행의 제품이라 하겠다. Y양행하면 믿을 수 있는 메이커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가진 회사로서 제약업계의 굴지의 위치를 자랑하지만 역시 이번에 새롭게 제조된 크림은 비타민 A·D·E 와 무자극성 살균제 G-11이 효과적으로 배합된 국내 최초의 새로운 스타일의 영양크림이라하겠다. 특히 여성들의 <바캉스>에 있어서 피부관리에는 햇볕과 땀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한여름동안 햇볕과 땀에 시달리다가 가을이 되면 피부는 갑작스레 늙어지고 잔주름이 많이 생긴다. 그러므로 항상 피부에 영양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이 햇볕과 땀을 이기는 피부미용의 기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화장품의 선택인데 Y양행의 영양크림(상품명 오로라크림)은 한국여성의 피부에 알맞게 제조 되었기 때문에 피부에 잘 침투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준다. 이 크림의 특징은 국내 최초의 비타민 A·D·E와 무자극성 살균제 G-11이 배합되어 있는 것으로 햇볕이나 자외선에 탄 피부를 부드럽고 깨끗하게 해주고 혈행(血行)이 나빠서 생긴 피부의 얼룩이를 없애준다. 이 크림을 사용할 때는 일반크림과 같이 사용하지만 해수욕후나 자기전에 사용함이 효과적이다. 또한 햇볕에 타서 따겁고 쓰릴 때 마사지하듯 바르는게 좋다. 바를 때는 네손가락을 펴서 두드리듯 고루 마사지해주면 피부에 잘 침투된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16일호 제3권 33호 통권 제 98호]
  • [31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11시35분) 새봄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는 낭만 가득한 벚꽃 명소. 꽃과 바다, 문화와 전통의 향기가 가득한 진해를 찾아간다. 푸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벚꽃들의 화려한 성찬을 맛볼 수 있다. 해군의 요람인 군항도시이기도 한 진해의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하면 실물 크기의 거북선도 살펴볼 수 있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첫번째 무대는 재즈 클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연을 하고 있는 ‘워터칼라’의 2집 앨범을 들어본다. 두번째 무대는 지난 1월 첫 앨범을 발표한 싱어송 라이터 박기현의 원맨 프로젝트 ‘안녕, 기억씨 Hi,Mr.Memory’. 따뜻한 봄날, 그가 들려주는 기억의 울림 속으로 함께 빠져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주위를 의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 표현에 충실할 뿐인 발달장애 2급 준영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적인 행동을 한다. 발달 장애, 정신지체 청소년들의 사춘기와 성이 일반인들에게는 `자제력 없는 이상행동´으로 보이기 쉽다. 그들의 성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와 올바른 성교육을 알아본다.   ●케 세라세라(MBC 오후 9시40분) 백화점 이벤트 홀에서 행사를 진행하던 태주는 자신의 실수로 팩 모델 한 명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되고, 특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은수를 생각해 낸다. 태주에게 패션쇼 기획안을 의뢰했던 혜린은 태주가 재벌 2세 디자이너를 내세운 브랜드 마케팅에 중점을 두자 업체를 바꾸겠다고 한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변여사는 지연이 준호와 별거하는 중에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하고 지연의 사무실로 찾아가 지연의 뺨을 때리고 모욕한다. 우연히 그 모습을 목격한 태섭은 지연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위로가 되고 싶어 한다. 힘들 때마다 자신과 함께 해주었던 태섭에게 지연은 점차 마음의 문을 열어 간다.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5시10분) 지난 1월 암 투병 끝에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 주베르 칸. 쌍둥이 다빈이와 우빈이에게도 엄마의 빈자리는 크기만 하다. 아직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엄마의 흔적들, 그리고 운명이라 여겼던 아내를 잊지 못하는 남편.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한국에 남기로 결정한 아버지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한다.
  • [여성&남성] 연애는 나이들면 왜 어려울까

    [여성&남성] 연애는 나이들면 왜 어려울까

    여자든 남자든 연애 상대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쌓이면 그 사람들의 흔적 역시 진한 나이테로 남게 된다. 철없던 시절 ‘느낌 갖고 필 충만할 땐’ 언제나 연애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이테가 늘면서 이것저것 재어보는 자신을 문득 바라보게 된다. 여자와 남자가 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려워지는 이유, 그들의 감춰진 속내를 살짝 들춰봤다. ■ 남자 ●연예도 결혼도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남성들이 가장 많이 따지는 것은 역시 가정 형편이다. 특별히 어느 정도 이상 살아야 한다거나 혼수를 바라서가 아니다. 상대방의 집안이 자신의 집안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회사원 강민석(33)씨는 “가정 형편을 예전보다 많이 따지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몇 달 전 친구 소개로 처음 만난 여성에게 부모님은 계신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 형제자매는 있는지 등을 물었다.“20대 후반까지만 해도 그런 건 신경도 안 썼지요. 당시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런 걸 물어본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하지만 몇 달 전에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단과학원을 운영하는 성모(34)씨는 “예전에는 나만 좋으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여성과 우리 가족이 잘 맞을 것 같은지 따져보게 된다.”면서 “아무래도 가정형편도 서로 비슷한 게 양쪽 모두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원 조모(35)씨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예전처럼 부담 없이 여성을 만나는 게 아니라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연애를 하더라도 서로 집안 형편이 비슷한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혼자 벌어먹기 힘든 세상, 맞벌이가 최고 30대를 넘어갈수록 여성의 경제적 능력에 점점 민감해지는 자신을 느낀다는 남성도 없지 않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박모(31)씨는 “예전에는 내가 벌어서 먹여 살리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맞벌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 솔직히 예전보다 훨씬 더 여성의 경제적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점도 연애와 결혼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학원강사 방모(36)씨는 “친구 만나 점심 한 번 같이 하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라면서 “여성을 사귀고 싶긴 하지만 지금은 일단 돈을 더 버는 게 우선”이라고 털어놨다. 가정형편이나 경제적 능력을 중시하게 되면서 가치관은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별정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조모(35)씨는 나이가 들수록 가치관을 더 중시하게 됐다. 조씨는 “주변 조건에 쫓겨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 가치관이 맞는지 여부”라고 잘라 말한다. 대학에서 총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학생운동에 열심이었던 그는 몸은 비록 공무원이지만 과거의 열정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에게 가치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 덕목이 될 수밖에 없다. ●종교에 고향까지, 좁아지는 선택폭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로 여성과 헤어진 상처 때문에 방어 심리가 작동하는 것도 연애와 결혼을 어렵게 한다. 회사원 임모(38)씨는 결혼까지 약속한 여성이 있었지만 자신의 고향이 A지역이라는 이유로 여성쪽 집안이 반대해 결국 여성과 헤어졌다.“B지역 토박이인 여성 부모가 극구 반대해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는 것도 힘들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도 아닌 고향 때문에 결혼할 수 없다는 것에 그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 그 일 이후 그는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고향이 어딘지 살펴본다. 선택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회사원 설모(29)씨는 불교 신자라는 이유로 첫 만남에서 퇴짜를 맞았다.“친구 소개로 만난 여성이었어요. 얘기도 많이 하고 분위기도 좋았지요. 그런데 제가 팔에 차고 있던 단주를 보더니 불교신자냐고 묻더군요. 자신은 가톨릭이라면서요. 그걸로 데이트는 끝났지요.” 그 일 이후로 설씨는 “기독교신자인 여성은 미리 거르게 된다.”고 밝혔다.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까다로워진 조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다. 반대 사례도 있다. 회사원 최모(35)씨는 “올해는 반드시 결혼할 것”이라면서 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을 하려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서른다섯을 넘기면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최씨는 “가정형편, 외모, 가치관 다 필요없다.”면서 “서로 마음만 맞으면 결혼할 수 있고 서로 다른 부분은 내가 여성에게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여자 ●연애도, 결혼도 돈없인 못하는 세상 회사원 신모(26)씨에게 학창 시절 연애는 ‘떡볶이를 나눠 먹어도 행복하기만 했던’으로 요약된다. 그 시절엔 돈이 없어도 남자 친구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마냥 즐거웠다. 하지만 직장 생활 4년 동안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연애에도 돈이 든다는 걸 깨닫게 됐다.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밥 한끼를 먹어도, 뮤지컬 등의 공연을 함께 봐도 모든 게 돈, 돈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경제력을 갖춘 남자를 찾게 됐다. 게다가 시간이 남아돌았던 학생 시절 시시콜콜한 문자메시지 등 소박한 표현으로 연애 감정을 내비치던 남자들이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도 신씨의 연애를 각박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바쁜 사회생활 속에서도 여자는 죽을 때까지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지만 남자는 점점 초스피드로 연애의 결과만 바라보려는 것 같아요.” 회사원 이모(26)씨도 ‘여자 나이’ 스물다섯을 넘으면서 비로소 경제적 능력이 연애 상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걸 느끼게 됐다. 어렸을 땐 ‘돈없어 단칸방에서 월세를 살아도 사랑만 하면 돼.’라고 서슴없이 생각했지만 주변 친구들이 결혼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은 역시 현실’이란 생각이 들게 됐다.“로맨틱하고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만 봤던 저였지만 이젠 무엇보다 책임감 있고 경제적 능력과 성실함을 두루 갖춘 남자를 찾고 있어서 스스로도 놀랐어요.” ●느낌은 느낌대로, 조건은 조건 나름 회사원 서모(27)씨는 어렸을 때의 낭만에다 크면서 가지게 된 조건을 더한 경우. 서씨는 남자와 처음 만났을 때 외모가 발산하는 느낌으로 이 사람이 연애 상대인지 아닌지를 결정해 왔다. 하지만 4년전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부터는 외모는 외모대로 보면서 지식이나 생각의 깊이까지 보게 됐다. 어렸을 땐 재밌고 즐겁게 노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에 함께 있어 즐거우면 그만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동반자로서 함께 고민을 나눠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27)씨 역시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에게서 느꼈던 점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게 된 사례. 김씨가 전에 사귀었던 남자는 키 183㎝에 깡마른 체구였다. 이 때문에 그와 헤어진 뒤엔 작고 통통한 남자가 좋아지게 됐는데, 그 뒤 만난 170㎝ 정도의 남자는 또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형의 외모를 가진 남자가 요리도 잘하고 장남이 아니란 조건을 갖췄으면 금상첨화.“남들이 뭐래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평생 나와 함께할 사람인데 이 정도는 충족시켜 줘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회사원 이모(29)씨에게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연애 상대 남자의 직업 장래성이 중요한 조건으로 추가됐다. 학생 때는 단순히 자신의 감정만으로 연애 상대를 고를 수 있었지만 이젠 회사에서 직함과 위치가 있고, 가정에서 부모님의 딸과 할머니의 손녀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어 고려할 것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쉽게 말해서 어떤 직업을 가진 남자를 집에 데려오거나 직장 동료에게 소개시킬 때 그 사람들이 내 상대로 그 남자를 수긍하느냐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된 거죠.” ●“나이 들수록 좋은 남자 만나기 어려워” 반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조건을 하나씩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연애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을 꼽았다. 남자의 경우 보통 연하의 여성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선택할 수 있는 남자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 학원강사 전모(31)씨 역시 조건을 따지다 후회막급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외모가 수준급인 전씨는 20대 시절 수많은 훌륭한 조건의 남자들이 작업을 걸어왔지만 대부분 콧대를 높이며 튕겼다.“많은 남자들이 다가오는 만큼 그 사람들이 가진 장점들을 모두 섞어놓은 남자를 기대하게 됐죠. 하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좋은 사람 만나 하나 둘 결혼하면서 지금은 나만 바라봐주는 남자가 최고였던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K리그 외국인 감독 ‘순조로운 출발’

    K-리그가 날로 흥미를 더하고 있다. 개막전 13골이 터진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모두 20골이 터졌다. 역시 축구는 골 맛이다. 물론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현상이긴 하다. 초반에 승점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 주말에 정규리그를 치르고 봄철의 주중에는 컵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경기 수가 부쩍 늘어나기 전에 선두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공격 축구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순조로운 출발에는 3명의 외국인 감독들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부산 시내를 누비면서 그라운드 바깥에서 팬들과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부산의 앤디 에글리 감독은 작년부터 화제였다.“비록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냉혹한 승부를 벌이지만 팬들만큼은 열정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는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도 선수와 팬들로부터 바윗장 같은 신뢰를 얻고 있다. 사실 그는 2005년 부임 이후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쏟아부은 믿음을 지금 되돌려 받는 중이다. 투톱으로 맹활약하는 고기구와 이광재, 그리고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따바레스 등은 파리아스 감독의 믿음 속에서 인생의 아름다운 한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그리고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 이제 겨우 세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그는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선수 교체 및 전술의 변화를 탄력적으로 선보여 ‘명불허전’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주목을 받는 건 현행 K-리그 운영에 관해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그는 경기 전날 9시에 엔트리 명단을 제출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축구는 ‘전쟁’이라고 표현한 그는 왜 하루 전에 전략을 노출해야 하며 만약 그것이 고칠 수 있는 ‘관행’이라면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일월드컵 직전에도 귀네슈 감독은 터키 감독 자격으로 방문했었다. 당시 아디다스컵 예선이 치러지던 성남종합운동장을 찾은 그는 “왜 국내 경기에 대표팀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 때문에 국내파 감독들이 조명을 덜 받아야 되는 건 아니다. 연속 우승을 노리는 성남의 지략가 김학범 감독이 있고, 귀네슈 감독 이상으로 리그 운영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수원의 차범근 감독이 있으며 야심만만하게 팀을 조련하는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대구의 변병주 감독도 있다.그럼에도 틀림없는 사실은 그라운드의 풍운아(에글리)와 선이 굵은 보스(파리아스), 그리고 승리 후에 돌아서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이 취미라는 승부사(귀네슈) 등이 다채롭게 결합한 올해 K-리그가 확실히 전보다는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여행·레저 단신]

    ●클럽메드, 멕시코 칸쿤 빌리지 첫선 클럽메드코리아(www.clubmed.co.kr)는 라틴문화의 열정과 마야 문명의 신비로움이 가득한 멕시코 칸쿤 빌리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오는 6월까지 칸쿤으로 출발하는 고객 2명 중 4월 예약자에 한해 동반자 가격을 50% 할인해 준다. 미국 댈러스를 경유하기 때문에 미국 비자가 필요하다.(02)3452-0123,(051)636-0123.●낭만의 남행열차 제 3호 남해안 여행 전문업체 (주)남해안투어는 삼천포와 쌍계사 벚꽃길 등을 둘러보는 남행열차 시리즈 제 3호를 내놓았다. 무박2일 일정으로 4월7일 오후 11시30분에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한다. 남행열차 1,2호에 탑승한 고객은 5000원 할인. 출발인원은 640명, 선착순 접수한다. 어른 7만 9000원, 어린이 7만 4000원. 서대전, 익산, 전주출발은 5000원 할인.(080)665-7788.●이승엽 도쿄돔 경기 응원투어 FIT전문 ㈜이오스여행사(www.ios.co.kr)는 홈런왕 이승엽 선수의 경기를 관람하고 일본 도쿄 자유여행까지 즐길 수 있는 초특가 주말여행상품을 선보인다. 한신 타이거스와의 라이벌전을 B좌석 지정석에서 볼 수 있는 2박3일 일정의 상품.4월6일,13일 두 차례 출발한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일요일 저녁에 돌아온다.45만 9000원.(02)546-4674.●캐세이패시픽 유럽 조기발권 특별 요금 4월13일까지만 판매하는 유럽 주요도시 조기발권 특별요금 상품. 출발일은 6월1일∼8월31일까지. 최대 40만원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7월13일∼8월10일 사이 출발의 경우에는 특별요금 불가.(02)311-2800,(051)462-0332.
  •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꽃의 향기가 가득한 봄의 들녘을 상상해본다. 혹 눈이라도 감을세라 온갖 꽃들이 코끝에 달려와 간지럽힌다. 가족과 연인을 부른다. 문득 낭만의 기차를 떠올린다. 봄길,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한 꽃동산 그림처럼 펼쳐진다. 춘정을 부추기는 이 봄날, 어찌 몸과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추억을 쌓는, 즐거운 봄꽃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매화의 광양, 벚꽃의 진해, 그리고 산수유의 구례 등이 대표적인 봄꽃 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거제도의 외도 역시 봄꽃 테마여행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자리잡은 덕에, 섬에서 평생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파라다이스(천국)’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조그마한 섬을 왜 환상의 섬이라 부르는 걸까? 비록 작은 섬이지만, 눈으로 84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조각공원, 지중해풍 양식의 정원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코로는 섬에 가득한 꽃향기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귀로 섬안에 가득한 감미로운 음악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하다 배를 놓치기도 한다. 게다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까지 덤으로 구경 할 수 있는 기차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 외도 박준규 철도여행가 ■ 환상의 섬 외도 무박2일 기차여행 외도까지 가는 일정은 무박 2일이다. 매주 금·토요일에 출발한다. 지난 금요일, 저녁밥을 일찍 먹고 가족과 함께 열차 시각에 맞춰 서울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 팔짱을 낀 연인들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 첫째날 22:10 서울 영등포역 2층 구내약국 앞에서 여행가이드를 소개를 받은 뒤, 일정표와 좌석표, 배지 등을 받았다. 좌석표에는 이름과 함께 버스와 열차의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다. 22:37 개찰구를 나와 부전행 무궁화호 열차를 확인한 다음 탑승. 외도가 경남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열차는 3시간30분, 다시 버스로 3시간 정도 타야 하는 다소 피곤한 일정이다. 하지만 천국을 구경을 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지루함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22:47 열차가 영등포역을 출발하면서, 무박 2일간의 외도 기차여행이 시작됐다. 열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집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곳. 따뜻한 커피와 함께 휴대한 MP3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다, 입이 출출하면 오가는 한국철도유통 아저씨에게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사서 시장함을 잊는다. 오랜만에 만난 옆 좌석의 친구와 추억을 떠올리며 소곤소곤 수다를 떨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구역이다. ■ 둘째날 02:17 대구역에 도착하면 무궁화호 열차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버스로 바꾸어 타야 한다. 첫번째 목적지 거제시 학동몽돌해수욕장까지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역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마산, 통영을 거쳐 학동몽돌해수욕장에 도착했다. 05:20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해변이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졌다. 학(鶴)과 비슷한 모양을 해 학동, 흑진주처럼 검은 몽돌이 합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이라 불린다. 환경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지정할 만큼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이 된 인근 동백림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으니, 보면 볼수록 눈이 즐거워진다. 06:30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란 묘한 모습의 신선대 바위(일명 잠수함 바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상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진달래꽃이 피어 있으니, 조심조심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보자. 진달래꽃 냄새에 취해 잠시 꽃밭의 공주와 왕자로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07:00 신선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도장포유람선터미널. 유람선 출항에 앞서 MBC 드라마 ‘회전목마’ 등의 촬영지였던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았다. 예전 마을 아낙네들이 뱃길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곳.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황톳빛 들판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바닷바람은 마치 음료수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전 7시에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 선회관광을 한 뒤, 외도로 향했다.10분쯤 달렸을까. 바다의 금강산, 아니 세계 최고의 조각가라도 만들 수 없는 기암괴석군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해금강이었다. 07:20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칡뿌리가 뻗어 내렸다는 갈도(갈곶도). 지금은 명승 제2호로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을 가진 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유람선 선장의 감칠맛 나는 설명을 듣고 있자니 두꺼비바위, 선녀바위 등 각각의 절벽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선장의 뛰어난 운항기술을 요하는 곳이 해금강 선회관광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십자동굴.‘해금강 선회관광을 하면서 십자동굴을 못 가봤다면, 용을 그린 다음 눈을 그리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처럼 신비로움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09:30 외도는 해금강과 달리 상륙관광이다. 섬 보호를 위해 주류, 담배 등은 반입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회 촬영지이며,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인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일대 약 4만 4000평에 야자수 등 840여 종의 아열대 식물과 3000여종의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지중해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을 바라보면, 자연과 예술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공간, 마치 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낀다. 사막식물이 모여 있는 선인장 동산, 지중해식 정원 비너스 가든,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 등 관람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행의 즐거움 등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11:20 외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여분. 너무 짧은 편이라 아쉽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노력과 후대에 좋은 관광지를 남겨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외도관광을 마친 다음 마산시 호성온천으로 향했다.27℃ 청정알칼리수로 유명한 곳. 뜨끈뜨끈한 온천물로 씻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일순간 사라지는 듯하다. 12:30 마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시장과 아귀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싱싱하고 푸짐한 회와 해산물로 점심식사를 한 다음, 조선 영·정조 때부터 이어져 온 마산어시장을 둘러보았다. 17:10 마산어시장에서 대구광역시 망우공원까지는 2시간쯤 소요된다. 망우공원은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공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진 곳. 말위에서 장검을 곧추세운 곽재우 장군의 동상과 하얀 성벽위에 지어진 ‘영남제일관’이란 누각이 인상적이다. 18:15 동대구역을 출발했다. 갈 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 30분여를 달려야 했지만, 돌아올 때는 KTX다. 시속 300㎞로 달려 1시간50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한다. 20:06 아쉬움을 안은 채 서울역에 도착. 무박 2일 동안 함께한 여행동료, 가이드와 석별의 정을 나눈 다음 곧바로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 여행수첩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는 왕복열차요금과 연계버스요금, 유람선료, 입장료 등이 포함된 외도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외도와 해금강 외에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어른 8만 9000원, 어린이 7만 5000원.(032)343-7788,(080)343-7788.
  • ‘동성애판’ 로미오와 줄리엣

    |파리 이종수특파원|남자 백조에 이어 이번엔 동성애자 로미오? 영국의 대표적 안무가 매튜 본(47)이 또 파격 무대에 도전한다. 선데이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본이 동성애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본은 1995년 남자 무용수만으로 구성된 ‘백조의 호수’를 연출하며서 독창적 작품 세계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로미오의 파트너는 줄리엣이 아니라 동성인 다른 남성. 따라서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도 ‘로미오, 로미오’로 재탄생한다. 이번 작품에서 본은 무용으로 동성애 관계를 관객에게 설득하는 데 도전한다. 그는 작품에 대해 “섹슈얼리티보다는 댄스 자체와 더 관련이 있다.”며 “편안하게 춤을 출 수 있고 관람할 수 있는 두 남자를 위한 낭만적·관능적 2인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판 ‘로미오와 줄리엣’은 ‘백조의 호수’보다 더 도발적이 될 잠재력이 있다.”며 “많은 비평가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동성애적 잠재성을 지적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올 여름부터 소규모 댄스 그룹과 함께 연습하면서 율동과 무대를 즉흥적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이어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전체 무용단을 꾸려 리허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이 12년 전 선보인 남성 무용수의 ‘백조의 호수’는 런던과 뉴욕에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수립했다.vielee@seoul.co.kr
  • 프리섹스 교회앞마당까지

    프리섹스 교회앞마당까지

    예비성직자(豫備聖職者)인 신학대학(神學大學)생들이 『섹스는 어디까지』란 주제로 지난 7월13일 YMCA 강당에서「세미나」를 열었다. 세계적인「프리·섹스」의 물결이 마침내 한국교회의 성스러운 재단에 까지 밀려들 것인가「프리·섹스」풍조로 심각해진 한국 예비성직자「聖」이「性」에 기울인 관심은-. 「플레이보이」지(誌)·히피 등이 프리·섹스의 시대를 재촉 전국 22개 신학대학 신학생 연합회(회장 김용걸) 주최로 마련된 이「세미나」에 등장한 연사는 두 분. 연세대(延世大)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정하은(鄭賀恩)박사와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 權(권)이혁 박사. 청중은 약1백50명 가량이었는데 그중 3분의1 정도는 여자, 특히 여대생들이 많았다. 먼저 등장한 정박사는 신학적(神學的)인 입장에서 본「프리·섹스」문제를 발표. 60연대를 한마디로「프리·섹스」홍수의 시대라고 말한 정박사는「섹스」문제가 사회혁명으로 까지 확대된 심각한 시대였다고 단정하고 그 이유로 다섯가지를 들어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첫째가 미국에서 발간되는「플레이·보이」라는「섹스」잡지의 죄. 마치「핸드백」이나「파라솔」처럼 필수적인「액세서리」로「플레이·보이」를 들고 다니는 유행이 있었다.이런 현상은「마르틴·루터」가 종교개혁을 할 때 성서를 대중화시켜 너도나도 성서를 들고 다니던 중세이후 최대의「붐」이었다는 것이다. 두번째가「히피」족의 출현. 이유나 동기야 어떻든「히피」족의 출현이야 말로「프리·섹스」의 노골화였다는 주장.「히피」들은 거리나 공원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신성한 교회에서까지 진출하여「프리·섹스」의 극성을 부린다고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정박사가 서독(西獨)을 여행하면서 서부「베를린」에 들렀을 때 전통있는「카이젤」교회에서 본광경인데 교회 앞 마당에서 젊은 남녀들이 서로 끌어 안고 태연히「키스」, 애무, 심지어는 성교까지 하더라는 것이다. 세번째 이유로 60년대에 생겨난 나체「데모·붐」. 가장 극한의 방법인「데모」를 가장 원시적인 형태인 나체로 호소함으로써 가장 큰 효과를 노린다는 묘한 풍조가 엉뚱한 부산물로「프리·섹스」를 몰고 왔다는 것이다. 자유니 민주주의니 하는 형이상학이 알몸의 형이하학과 야합을 한 셈. 결혼의 신성을 부르짖은 1천여신부(神父) 결혼도 한몫 네번째 이유가 67년부터「가톨릭」신부 1천여명이 결혼하기 위해 성직을 내던진 사태를 들고 있다. 결혼의 신성함과 자유를 부르짖으며「인간」이기를 주장하고 나선 이들의 결혼소동이 엉뚱하게도「프리·섹스」에 부채질한 격이 됐다는 것. 다섯번째 이유는 지난해에「덴마크」에서 열렸던「섹스」박람회. 지금까지「터부」로 알아온「섹스」를 마치 자랑스러운 상품인양 박람회를 열만큼「섹스」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상의 다섯가지 이유가 필연적으로「프리·섹스」의 물결을 일으킨 진원이었다고 단정한 정박사는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보아 전통적(가톨릭적)인 눈과 낭만적(성공회적)인 눈으로 나누어「프리·섹스」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 전통적인 입장에서의「섹스」는 부부관계(결혼)로서만 인정되는 것이고 혼외정사(婚外情事)는 일체 죄악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낭만적인 입장에서의「섹스」는 반드시 부부관계가 아니더라도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주장. 애정만 있다면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도 성관계를 맺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프리·섹스의 본고장에선 오히려 난교(亂交)현상 적은편 성(性)의 낙원이라는「덴마크」에서 혼외정사에 대한 일반의 여론조사를 해보았더니 애정만 있다면 찬성한다는 편이 85%였다는것. 성교는 애정의 한 형태로서 해석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프리·섹스」가 가장 발달한(?) 북「유럽」에서는 오히려 무절제한 난교현상이 극히 드물다는 이야기. 흔히「프리·섹스」하면 아무하고나 「인·베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북「유럽」에서는 천만의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통적인「모럴」을 지키는 나라보다 난교의 현상이 적다는 이야기. 그런데 예수는「섹스」에 대해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지 않았다. 다만 창녀「마리아」를 놓고『죄 없는 자 있으면 돌로 치라』고 대갈일성한 것으로 보아 경우에 따라서는 율법을 초월한 「프리·섹스」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음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정박사는 우리나라 기독교에서 받아들여야 할「프리·섹스」의 자세를 전통과 낭만의 중용으로 매듭지었다. 그리고 정박사는 70년대에는 60년대보다「프리·섹스」의 물결이 주춤한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마치 요즘「미니」가 퇴색하여「맥시」가 머리를 드는 유행처럼. 서울의대 학장 권이혁박사는 의학적인 입장에서「프리·섹스」를 논했다. 몇해전 서울시내 모 지역을 선정하여 20세에서 40세까지의 주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결혼전에 임신한 사람이 전체의 18%였다고. 혹시 잘못 조사된 것이 아닌가하고 다음 해에 다시 해 보았더니 이번에는 1%가 늘어난 19%로 나타났다는 이야기. 임신율이 그 정도이니 성교율은 짐작할 수도 없을 만큼 높지않겠냐는 결론「프리·섹스」의 문제는 의식주에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 정신적인 여유가 생겼을때 요구분출의 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섹스」의 낙원 북「유럽」여러나라들이 세계에서 사회 보장제도가 가장 잘 된 나라라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40세까지의 결혼전 임신 우리나라에서도 19%나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의식주의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 따라서「프리·섹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이 권박사의 결론. 지금「프리·섹스」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마치 10원짜리「버스」도 제대로 못타는 주제에 자가용 타고 다닐 걱정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비유. 그러나 우라나라의 일부에서는 그리고 언젠가는 심각하게「프리·섹스」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은 틀림없는 일.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마땅히 예방을 해야 할 것인데 예방책으로는 성교육이있다. 아주 어렸을때부터 단계적인 성교육을 통하여 올바른「섹스」의식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그러나 실제로「섹스」교육이란 것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라는 얘기. 어쨌든 아직은 우리나라에서「프리·섹스」를 논의한다는 것은 사치품과 같은 노릇이라고 권박사는 못박았다. [선데이서울 70년 7월 26일호 제3권 30호 통권 제 95호]
  • [Metro & Local] 충장로 ‘아름다운 거리’ 단장

    광주의 ‘명동’인 충장로가 꿈과 낭만이 깃든 거리로 탈바꿈한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충장로를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특색있고 운치있는 아름다운 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이 사업은 전남도청 이전 등으로 도심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충장로 일대에 시민들을 끌어들여 옛 영화를 다시 찾기 위한 것이다. 2008년까지 총 사업비 75억원이 들어갈 이 사업은 우선 1단계로 25억원이 투입돼 1∼3가 747m 구간에 야간경관 조명 등 다양한 시설과 조형물이 설치된다. 길바닥은 칙칙한 회색의 아스팔트를 들어낸 뒤 화강석을 깔고 고휘도 지중 LED를 설치해 환상적인 조명을 연출하게 된다. 시민들이 즐겨찾는 광주우체국앞 만남의 광장은 벤치와 휴게공간, 안내판, 가림벽 등이 마련된다. 또 인기 연예인과 체육인 등의 핸드프린팅과 광주 비엔날레 상징, 충장로 로고 등이 거리 황동판에 새겨질 예정이다. 가로등과 공중전화 부스, 길거리 의자 등도 특화의 거리 조성 취지에 맞게 깜찍하고 아름답게 디자인돼 설치할 계획이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Local&Metro] 충장로 ‘아름다운 거리’ 단장

    광주의 ‘명동’인 충장로가 꿈과 낭만이 깃든 거리로 탈바꿈한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충장로를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특색있고 운치있는 아름다운 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이 사업은 전남도청 이전 등으로 도심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충장로 일대에 시민들을 끌어들여 옛 영화를 다시 찾기 위한 것이다. 2008년까지 총 사업비 75억원이 들어갈 이 사업은 우선 1단계로 25억원이 투입돼 1∼3가 747m 구간에 야간경관 조명 등 다양한 시설과 조형물이 설치된다. 길바닥은 칙칙한 회색의 아스팔트를 들어낸 뒤 화강석을 깔고 고휘도 지중 LED를 설치해 환상적인 조명을 연출하게 된다. 시민들이 즐겨찾는 광주우체국앞 만남의 광장은 벤치와 휴게공간, 안내판, 가림벽 등이 마련된다. 또 인기 연예인과 체육인 등의 핸드프린팅과 광주 비엔날레 상징, 충장로 로고 등이 거리 황동판에 새겨질 예정이다. 가로등과 공중전화 부스, 길거리 의자 등도 특화의 거리 조성 취지에 맞게 깜찍하고 아름답게 디자인돼 설치할 계획이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책꽂이]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비채 펴냄) 어느 날 정신병원에서 젊은 여간호사가 잔인하게 살해된다. 대학시절 괴한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어두운 기억을 지닌 여검사가 살인범을 잡기 위해 홀로 수사를 벌인다. 하지만 살해되는 환자들은 늘어만 가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그 여름의 절정’ ‘하트의 전쟁’ ‘정당한 이유’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스릴러 마니아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저자의 대표작. 이 소설은 인간의 심리를 한올 한올 파고드는 치밀한 관찰과 반전의 미학이 돋보이는 ‘심리 스릴러의 교본’이란 평을 듣는다.1만 5000원. ●영문학과 사회비평(여홍상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19세기 영시에 관한 글 모음집. 콜리지는 존 밀턴이 제러미 벤덤과 함께 19세기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꼽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이자 평론가다. 기존 생태론적 비평가들이 소홀히 다룬 콜리지의 산문과 시를 생태학적 측면에서 고찰한다. 영국 빅토리아조를 대표하는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2만 1000행이 넘는 장시 ‘반지와 책’에 나타난 빛과 색채의 이미지를 분석한다.‘오러리 리’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시의 사회비평적 주제를 러시아 비평가 미하일 바흐친의 ‘대화주의’이론을 적용해 분석한 글도 눈길을 끈다.1만 5000원. ●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김선우 지음, 미루나무 펴냄) “낭만적인 ‘초사’의 분위기로 미루어 보건대, 멱라강 물 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혼이 부르는 듯해 돌을 봉황처럼 껴안고 강물 속으로 뛰어든 광인 굴원이라면 어떨까요.”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등을 펴낸 저자는 ‘초사(楚辭)문학의 시조’ 굴원에게 연인이 있었다면 ‘우국’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유배지에서 자살을 감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저자에게 사랑은 모든 것을 이루어 주는 힘이다.9800원.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민음사 펴냄) 환상과 알레고리가 어우러진 3부작 ‘우리의 선조들’로 유명한 작가의 후기 대표작. 베네치아의 젊은 여행자 마르코 폴로와 황혼기에 접어든 타타르 제국 황제 쿠빌라이의 도시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진 이 소설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서사와 주인공은 없다. 작가는 55개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욕망·교환·기호·이름·죽음 등 다양한 속성들과 연결해 풀어가며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살핀다. 저자는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7500원.
  • [김종면 기자의 책 안 세상 책 밖 풍경] 잃어버린 ‘시대정신’을 찾아서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리영희(78)는 언젠가 “내 인세 수입이 제로가 되면 행복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의 글이 더 이상 읽히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면 살 만한 세상이 아니겠냐는 얘기다. 모든 글쓰기를 접고 초야의 산림처럼 지내고 있는 그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뉴라이트재단에서 펴내는 계간 ‘시대정신’ 봄호가 강만길, 백낙청에 이어 리영희를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 조성환 경기대 교수는 ‘우상파괴자의 도그마와 우상’이라는 글을 통해 리영희의 사상은 모순 그 자체라고 단정했다.“리영희의 우상파괴 사상은 온전한 것이 아니다. 대상에 따라 그 비춤 강도와 각도가 달랐다. 미국과 대한민국은 ‘계몽의 이성’으로 부정하고, 북한은 ‘인간적 사회주의’라는 주관적이고 낭만적인 기준을 적용해 관대해진다면 이는 이성도 아니요 진보도 아니다.” 조 교수의 지적대로 리영희의 사상이 시대착오적이고 일방적으로 전파된 것이라면 지성의 장(場)에서 엄정하게 재평가돼야 한다.‘리영희 신화’ 또한 파괴해야 할 우상인지 모른다. 그러나 일부 보수 지식인 집단과 언론의 접근방식은 문제가 없지 않다. 일단 ‘허위 지식인’으로 규정해 놓고 논의를 전개하는 ‘시대정신’식 접근은 설득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좌파 정부 10년째를 맞아 리씨가 평소 지론인 이중잣대론과 인간적 사회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다그치기도 한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간단히 ‘좌파’의 범주로 묶는 것이 과연 정당한 역사인식인가.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리영희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엔 탈역사적이고 탈맥락적인 사고방식이나 사유체계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리영희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나 ‘우상과 이성’은 1970년대 의식화 교과서로 통했다. 유신의 폭압에 맞서는 쪽에서는 그를 ‘의식화의 은인’으로 추종했고, 병영국가체제를 수호하는 쪽에서는 그를 ‘의식화의 원흉’으로 매도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더 이상 의식화의 주인공도, 이념의 투사도 아니다. 이른바 ‘사상의 은사’로서 빛과 그림자가 있을진대 그를 “진보의 탈을 쓰고 반지성과 허위의 논리를 펴나가는 허위 지식인”으로 일거에 내치는 것은 그야말로 반지성이요 몰지성이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친일의 후예가 큰소리치고 유신의 찌꺼기가 힘을 발휘한다. 도그마에 빠졌을지언정 그릇된 우상에 끊임없이 타격을 가해온 리영희의 삶은 그래도 건강하다. 불현듯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가 떠오른다.“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뉴라이트의 사상 이론지 ‘시대정신’은 1998년 이후 ‘전향’ 386그룹이 중심이 돼 발간하던 잡지 ‘시대정신’을 지난해 확대 재창간한 것이다. 새롭게 출발한 ‘시대정신’이 품격있는 이론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복안(複眼)의 사고’가 필요하다. 독단은 또 다른 독단을 부를 뿐이다. jmkim@seoul.co.kr
  • 캄보디아, 神들의 세상

    캄보디아, 神들의 세상

    킬링필드, 앙코르와트, 크메르루주….‘캄보디아’ 하면 떠오르는 말이다. 그만큼 현대사의 숱한 아픔과 고통을 겪은 나라이다. 또한 위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나라이면서 대부분 방치됐거나 버려졌다. 15세기에 ‘앙코르’라는 왕도(王都)와 100만 인구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전설 아닌 전설만 보더라도 캄보디아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단절의 역사가 반복된 셈이다. 앙코르와트의 경우만 하더라도 1862년 프랑스의 탐험가이자 생물학자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그 베일의 두께는 한층 더했을 터. 깊숙한 정글 속에 500년 넘게 잠자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발견된 후에도 130여년이 지난 1994년부터 세상에 널리 알려 시작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훼손이 많았던 세월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의 유적이 제대로 복원되려면 최소 100년은 더 걸릴 것으로 진단한다. 그만큼 캄보디아는 여전히, 태고의 비밀을 간직한 나라이다. 오늘날 캄보디아 사람들은 국기와 지폐에 앙코르와트를 그려 넣을 만큼 캄보디아의 상징으로 여긴다. 최근들어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는 캄보디아 현지를 다녀왔다. 주요 관광지를 소개한다. 글 사진 앙코르와트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9~13세기 고대사원 유적도시 시엠립(siem reap)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수도 프놈펜보다 시엠립를 선호한다. 캄보디아 서북부에 위치해 앙코르 유적을 가장 가까이 두고 있는 이 도시에는 9∼13세기에 이르는 고대 사원들이 산재해 있다. 시엠립의 앙코르 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은 종교와 역사에 대한 사전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를 할 수도 없거니와 감동도 반감되고 혹자는 더운 날씨에 보는 것마저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 54개 탑과 관음상 200여개 앙코르톰(Angkor Thom) ‘거대한(톰) 도시’라는 뜻을 가진 고대 크메르왕국의 수도.9세기경 크메르를 통일한 수리야바르만 2세가 건설을 시작해 300년 뒤인 13세기초 자야바르만 7세가 완성했다. 1.5㎞ 남쪽에 위치한 앙코르와트와 함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다. 성벽 한변이 3㎞, 높이 8m인 정사각형 모양이며 넓이는 45만평. 주변은 적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파 놓은 약 100m 폭의 해자(수로)로 둘러싸여 있다. 지름 25m, 높이 45m의 중앙탑을 중심으로 54개의 탑과 관음상 200여개가 새겨져 있어 장관을 이룬다. 원나라 사신 주달관의 기행문 ‘진랍풍토기(眞臘風土記)’를 보면 이곳의 수많은 탑과 불상이 황금도금을 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당시 왕국의 웅장함을 가늠케 한다. 사원에 쓰인 돌은 무려 60만개. 놀랍게도 한 개당 무게가 1t에 달한다. 부처님 얼굴의 거대한 4면 석상이 중앙사원인 바욘(Bayon)과 고푸라(23m에 달하는 성문 입구 구조물)에 얹혀 있다. 앙코르와트가 힌두교 사원이라면 앙코르톰은 힌두교 위에 전파된 불교 색채가 짙다. 10만에 달하는 왕족과 하인들이 이곳에, 일반 백성들은 성 밖에 살았는데 그 수가 100만명이 달해 매우 융성했던 고대 도시였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거대왕국은 15세기 말에 갑자기 사라진다. # 조각예술품으로 가득찬 앙코르와트(Angkor Wat) 우리나라에도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앙코르와트는 시엠립에 분포되어 있는 여러 사원 중 하나. 또한 크메르 미술을 대표하는 탑과 부조 등의 조각들로 가득 차 있다. 가파른 경사의 계단을 가진 중앙사당은 힌두교 신으로부터 부처님에 이르는 절대자에 대한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앙코르톰처럼 한 변이 1.6㎞인 정사각형 꼴이며 역시 해자로 둘러싸여 있지만 전체 규모는 앙코르톰의 4분의1 정도다. 앙코르와트는 1972년 이후 베트남군과 크메르루주 게릴라가 오랫동안 전쟁을 치르는 바람에 많이 파괴되었다.2000개에 달하던 불상이 겨우 37개 남았다. # ‘스펑´ 나무에 짓눌린 성벽 따프롬(Ta Prohm) 자야바르만 7세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는 사원. 영화 ‘툼레이더’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엄청나게 큰 나무가 성벽 위에서 자라나 벽을 타고 내려오며 땅으로 뿌리를 박고 있는 모습은 마치 나무가 성벽을 집어 삼키고 있는 듯한 괴기스러운 모습이다. 나무뿌리의 굵기만 한 아름이 넘는다. 언뜻 보면 몇 천년은 흘러간 폐허 같지만 나무의 수령은 500년이 채 안된다.‘스펑’이라는 이름의 이 나무의 생장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이다. 사원건축에 쓰인 재료는 사암(sand stone)으로 수분을 함유한 다공성의 이 암석이 스펑나무의 씨를 받아들여 기르는 토양 역할을 했다. 왕조가 몰락하고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동안 싹을 틔운 나무는 이 성벽이 제공해주는 수분을 빨아먹고 급속히 성장, 성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말았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앙코르의 유적 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 일몰이 장관인 호수 톤레삽(Tonle Sap) 메콩강이 역류해 생겨난 호수. 시엠립 남쪽 교외에 위치해 일몰로 유명한 곳이다. 시엠립 시내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달리면 탁 트인 평야에 끝없이 펼쳐진 논과 습지들을 만난다. 소들이 유유히 풀을 뜯어 먹고 있고, 수로를 따라 낚싯대를 드리우는 이도 있다.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려 당도한 톤레삽 호수는 우리나라의 작은 어촌의 포구를 연상케 한다. 여기서부터 호수까지는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선착장에는 20∼30명의 관광객을 태울 수 있게 개조된 작은 어선급 규모의 배들이 수십척 정박해 있다. 호수로 향하는 폭이 10m가 넘는 큰 강가에 수상가옥들이 줄지어 있다. 수평선이 보이고 집들이 물위에 다닥다닥 떠 있다. 일몰이 장관이다. # 크메르루주 고문기구 전시 톨슬랭(Toul slang) 크메르루주가 제21보안대 건물로 사용하면서 반정부 인사 및 지식인, 그들의 자녀들을 수용하고 고문했던 곳이다. 지금은 당시 시설을 보존해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루주의 점령기간인 1975년 4월부터 1979년 1월까지 이곳에 끌려 온 1만여명 중 살아 나간 사람은 7명뿐이라고 한다. 감옥 내부에는 고문기구 등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고, 당시 희생자들이 이곳에 끌려와 찍은 얼굴 사진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 80여개 해골 위령탑 킬링필드(Killing Field) 크메르루주 집권 이전인 1969년∼1973년 사이에 40∼8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죽었다. 그 고통은 반미 마오이즘을 표방하며 1975년 캄보디아 혁명에 성공한 크메르루주의 집권기에 악순환이 됐다. 크메르루주는 친미 정권에 봉사한 이들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10만명에 이르는 지식인과 시민들을 프놈펜 근교인 이곳에서 처형했다. 8900구의 시신이 집단매장 되어 있는 이곳을 발견한 것은 1980년. 총알이 아까워 쇠막대기로 때려 죽이거나 갓난 아기들을 팜나무의 날카로운 잎에 던져 죽이는 만행을 자행했던 곳이다. 훈센정부가 해골만 모아 높이 80여m의 위령탑을 만들었다. # 여행정보 인천공항에서 5시간 정도 날아가 밤에 내려다 본 ‘고대도시’는 불빛이 거의 없이 깜깜하다. 전력부족 탓이다. 호텔에 도착하면 최소한의 조명만 켜져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숙박시설은 충분하다. 깔끔한 1급 호텔이 50여개 정도 있고 배낭여행족들을 위한 하루 20달러 정도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호텔입구는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툭툭(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차)’ 기사들로 늘 북적인다. 툭툭을 이용하면 저렴하고 낭만도 있지만 더운 날씨와 흙먼지, 매연을 각오해야 한다. 캄보디아 관광산업은 지난 한해 170만명의 관광객 유치라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이 중 한국인 관광이 가장 많다. 캄보디아 여행은 인천-프놈펜, 시엠리아프 직항이 생기면서 3박5일 정도의 일정이 가장 많아졌다. 노인들과 아이들을 동반한다면 건기로 접어들고 날씨도 무덥지 않은 10월부터 3월 사이가 여행에 좋은 시기다.
  • [길섶에서] 꽃샘추위/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예년보다 봄이 한 달쯤 먼저 왔다 싶었는데 어김없이 꽃샘추위가 찾아들었다. 엊그제 봄비가 추적추적 장맛비처럼 내리고 밤새 바람까지 야멸치더니 어제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옷장에 갈무리해둔 외투를 다시 꺼내어 입고 나오는 출근길에 목덜미가 서늘하다. 시간에 쫓기어 목도리를 미처 챙기지 못한 탓이다. 전국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적잖게 발생한 데다, 기상청 말로는 이번 추위가 주말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올해는 동장군이 봄처녀에게 자리를 내주기가 영 싫은 모양이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셸리는 ‘겨울이 오면, 봄 또한 멀지 않으리.’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이 유명한 시구(詩句)보다 더 절절하게 와닿는 표현이 ‘꽃샘추위’라는 우리말이다. 봄이 오면 꽃은 피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꽃 피는 걸 방해하면 봄이 오는 걸 막을 수 있기나 한 듯이, 동장군은 최후의 반란을 시도한다. 그래서, 꽃샘추위는 봄의 역설이다. 꽃샘추위가 오면 우리는 외투 깃을 올리면서도 ‘아, 봄은 이미 내 곁에 있구나.’라고 안도하게 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18)’개인주의자’ 비난 말라

    [프렌치 리포트](18)’개인주의자’ 비난 말라

    어느 독자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프렌치 리포트를 읽고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프랑스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프랑스에서 배울 게 하나도 없는 것인지요.”라고 물으며 프랑스로 유학을 가려던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장 답신을 보냈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고…. 시리즈가 시작되고 얼마 지난 뒤 프랑스 대사관 공보관을 만났습니다. 무슨 감정이 있기에 프랑스에 대해 부정적인 글만 쓰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했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고…. 지난해 10월26일 첫회를 시작하면서 밝혔듯이 프렌치 리포트는 프랑스를 이상화하거나 편견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프랑스를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입니다.‘환상 깨기’가 지금까지의 화두였다면, 이번 주부터는 프랑스의 저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살펴볼 계획입니다. 프랑스인들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를 꼽는다면 무엇일까. 우리는 프랑스인을 낭만적이고, 지적이고, 저항체질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살면서 느낀 바로는 프랑스인의 대표적인 특성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거만하고 쌀쌀맞고 무관심하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나친 개인주의는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2003년 8월 폭염기에 1만 5000명이 넘는 노인들이 사망했던 것은 개인주의가 낳은 부작용의 극단적 사례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주의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인의 개인주의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자유와 개인주의의 인과관계 프랑스인들의 개인주의 성향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프랑스의 근대 계몽주의 사상은 자유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인간의 자유가 정신의 건강을 가져온다.’고 했을 정도다. 인간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상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됐다. 대혁명 이후 프랑스 국민들의 정신적 모토로 삼고 있는 것이 자유·평등·박애다. 프랑스의 모든 공공건물에는 자유·평등·박애의 세 단어가 새겨져 있고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깔도 이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모든 사람이 ‘자유’라고 답한다. 자유는 자율성의 근본이자 인간의 자연적 권리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프랑스인의 자유에 대한 열망은 절대적이다. 이런 오랜 자유사상의 전통이 프랑스인을 세계에서 가장 투철한 개인주의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를 자칫 이기주의와 혼동할 수 있는데, 프랑스인의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아주 다르다. 그들은 자신의 생활을 최대한 즐기지만 남을 훼방하지 않는다. 내 생활을 남에게 보이지도 않지만 남의 생활을 들여다 보려 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하더라도 남의 것을 빼앗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개인주의보다는 개인존중 사상이라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일지 모른다. 프랑스인들은 자유를 좋아하고, 마음껏 누리고 살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나의 자유를 주장한다.’는 철칙을 지키고 있다. 나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남의 자유도 중요하다는 의식은 철저하다. 프랑수아라는 친구와 프랑스인들의 개인주의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프랑수아는 “남으로부터 간섭받고 싶지 않은 심정은 모두가 같다. 남이 무얼 하든 내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개인주의가 강해지지만 나의 사생활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사생활도 존중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의 사생활도 중요하다 금요일 저녁 아파트 입구 벽에 가끔 이런 내용을 담은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 저녁 집에 친구들을 초대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약간의 소음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성방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음악소리가 좀 크고, 웃고 떠드는 목소리가 평소보다 많은 정도인데 반드시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내가 즐겁게 시간을 보낼 권리도 중요하지만 남이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인간은 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라는 프랑스 인권선언을 250년 넘게 떠받들고 있는 그들이다. 1789년 8월26일 공포된 프랑스 인권선언은 근세의 자연법 사상과 계몽사상을 통해 자라난 인간해방의 이념이다. 자유를 인간의 자연적 권리 중 하나로 규정한다. 선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몸으로, 머리로 습득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의식 깊숙이 이런 사고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공인이건, 평범한 사람이건 남의 사생활을 두고 왈가왈부하지 않는다.20년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사생아 마자랭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국민들은 미테랑 대통령을 나무라기보다는 이 사실을 보도한 주간지 파리마치를 질타했던 것도 이런 의식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 다른 사람을 나와 다른 인격체로서 존중해 줄 수 있다. 그 단계를 넘어가면 다양성을 중요한 사회가치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프랑스가 바로 그런 나라다. 자유로운 사고가 창조적인 의식과 활동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나라도 프랑스다. 다양성의 반대는 획일성이다. 획일성을 거부하는 프랑스인들은 다른 나라의 사람뿐 아니라 사고와 사상을 자유롭게 받아들여 ‘프랑스적인 것’을 만들어 냈다. 프랑스에서 예술과 문화가 꽃필 수 있었던 것도 자유에 대한 열망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분위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화가 남궁문의 자전거 하이킹] (3·마지막날) 거제 해금강

    [화가 남궁문의 자전거 하이킹] (3·마지막날) 거제 해금강

    ‘남도’는 어쩌면 우리 고향의 대명사가 된 듯합니다. 겨울이면 따뜻하고 봄소식을 먼저 전해주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우리나라 남해안의 섬은 다른 곳과 달리 바다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연출합니다.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연결되는 섬마다 사연도 많아 일년내내 찾아도 그 느낌이 각각 다르지요. 그래서 2월1일자 ‘We 151호’부터 3회에 걸쳐 남해도~창선(삼천포)~거제도를 잇는 자전거 여행기를 게재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그 마지막회로 거제도편을 다뤘습니다. ‘거제도’하면 제주도 다음의 큰 섬으로 바다의 금강이라는 ‘해금강’과 ‘외도’가 대표적으로 생각납니다. 많은 분들이 다녀보셨겠지만 길이 380여㎞에 달하는 해안선은 크고 작은 곶과 섬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으로 아름다운 바다경관을 연출하지요. 섬 주위에는 크고 작은 10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가 있어 각종 어류의 서식처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곳곳에 몽돌해변과 구조라해수욕장 등이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지요. 아울러 열대식물인 풍란·팔손이·동백나무 등이 자라며 맹종죽순, 멸치, 유자청, 표고 등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동백축제, 해변축제, 고로쇠약수제, 옥포대첩 기념제전 등 계절별로 갖가지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거제포로수용소는 6·25전쟁의 아픔을 생생하게 간직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해마다 전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견학오는 곳이지요. 필자 남궁문은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여행기를 펴내는 등 ‘특별한 여행’을 하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년 전부터 달랑 자전거 하나에 의지한 채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체험하며 우리 국토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울러 필자는 아름다운 낭만도 낭만이지만 가는 곳마다 산업화의 개발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간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 자전거를 타고 거제도로 떠나볼까요. <편집자 주> 평소 덜렁대는 성격으로 급기야 통영의 찜질방을 나오면서도 웃지 못할 촌극을 빚고 말았다. 어젯밤 찜질방에서 자전거 여행 중에도 늘 메고 다니는 손가방을 넣어두었던 사물함의 열쇠를 그만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 손가방에는 디지털카메라와 수첩, 지도, 현금 등 이번 여행의 중요한 소지품들이 거의 다 들어 있었다. 그래서 팔목에 차고 자기까지 했던 것인데 나오면서 보니 열쇠가 보이지 않았던 것.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우선 카운터에 가서 아직 내 물건이 무사한지를 묻는 게 가장 급선무였다. # 통영 찜질방서 웃지못할 촌극 다행히 아직 사물함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그러나 열쇠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보상으로 1만원을 내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 돈도 카운터에서 내 이름과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물어본 뒤, 찜질방 자체 보관용 열쇠로 가방을 꺼내고 나서야 지불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연락처와 은행계좌번호를 적으세요. 그래야 혹시 나중에 열쇠를 찾게 되면 돈을 보내드릴 수 있거든예.” 별일 아니라는 듯한 카운터 아가씨의 말에 나는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주었다. 이때 “저 아저씨! 혹시 모르니, 팔목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 라고 아가씨가 말한다. 그러면서 “흔히들 팔목에 차고 있으면서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예.” 하는 것이었다.“그래요?” 하면서 반사적으로 왼쪽 팔목을 만져봤다. 그 순간 손에 잡히는 게 있었다.“어? 여기에 있네.” 나는 파카의 팔목을 걷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열쇠를 빼냈다.“아, 내가 이래요.” 하고 겸연쩍게 말을 했다.“그런 사람들이 가끔 있어예.” 하면서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그 아가씨는 다시 1만원짜리 지폐를 돌려준다.“아무튼 고맙습니다.”라고 인사까지 하고 찜질방을 나왔다. 사실, 그 돈 1만원이 문제는 아니었다. 나는 이번 자전거 여행을 떠나오다가 내 카메라에 이상이 생겨 급작스럽게 한 친구의 새 카메라를 빌려 왔기 때문에 그게 더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특히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뭔가 한 가지라도 ‘깜빡’했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오늘은 이번 남도여행의 마지막 여정이다. 하지만 시간을 따져 보니 거제도 전 구간을 자전거로 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통영에서 거제도 북부 지역은 자전거를 접어(내 자전거는 반절로 접을 수 있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산업화된 도심 변화에 새삼 놀라 통영을 출발해 거제대교를 거쳐 버스로 달리다 보니 예상했던 대로 그 지역은 주거지가 상당히 밀집해 있었고 차량의 통행도 어찌나 많은지 자전거로 가야 할 의미가 없는 길이었다. 그런데 섬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도심이 발달하고 또 번화한 모습에 새삼 놀랐다. 특히 ‘고현’ 시가지를 지날 때는 더욱 그랬다. 학교때 지리교육을 잘 받았음에도 생소한 지명이 많았다. 어쨌든 번창하고 현대화된 도시가 거제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거대한 조선소가 눈에 띄면서는 그 규모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승포에도 역시 다른 조선소가 떡 버티고 있어서 ‘이게 섬인가’ 할 정도로 도시화와 산업화의 위력에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그런저런 생각에 버스는 어느덧 장승포에 닿았고 짐칸에서 자전거를 꺼내 내렸다. 그리고 바로 자전거를 조립한 뒤 무조건 남쪽으로 난 도로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 일정이 빠듯해서 서둘러야만 했기 때문이다. 아직 태양은 있었지만 바람은 차갑게 다가왔다. 날씨는 맑은 것 같은데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선명한 수평선은 남해안의 다른 곳에 비해 길고 널따랗게 보였다. 그렇게 감상하고 느끼며 얼마동안 달렸다. 문득 ‘대마도가 보이는 집’이란 안내문이 보였다. 바다쪽을 유심히 바라보니 수평선 언저리에 뭔가 희미하게 나타났다. 나지막한 섬이 보일 듯 말 듯했다. 언뜻 보기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바로 조선 세종 때 김종서 장군이 정벌했던 대마도였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서서히 페달을 밟으니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반갑지만은 않았다. 내려가다 보면 또 다시 오르막길이 나올 터이니 말이다. 그만큼 나는 이제 이런 굴곡이 심한 길에 익숙해져 있고 또 자전거로 달리는 힘든 여정에 지쳐 있었다. 이 부근을 지나오면서 보니 ‘외도 행 유람선’에 대한 문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저기 보이는 섬이 바로 ‘외도(外島)’인가.TV에서 특집으로도 다뤘고, 또 드라마에도 가끔 나와 유명세를 타는 곳. 온갖 아열대 식물들을 심어놓아서 더욱 이국적이라는 곳. 게다가 거기에 있다는 하얀집은 스페인 풍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별로 관심이 없어진다. 너무나 인위적인 것 같아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의 풍광 한가운데에 왜 생뚱맞게 외국색이 물씬 풍기는 섬으로 꾸며 놓았는지…. 다시 산모퉁이를 오르는데 중턱쯤에는 한 군부대가 있었다. 입구에는 두 명의 초병이 서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웬 이상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낑낑대며 가파른 오르막길인 자기들 초소 앞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굳이 나에게 실례(?)를 범하지 않으려는 듯 직설적인 표현과 표정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웃음을 참으려는 그들의 표정에서 그런 걸 더 강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한번 ‘씩’하고 웃어줬다. 오히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건 그들이었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러면서 내가 바로 고개를 숙여 더 이상 그들을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별 관심도 없었다. 이렇게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니 그런 시선을 받아본 적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 군초소를 지나다보니 왠 ‘짬밥´ 생각 군 초소를 지나 10여m를 오르는데 갑자기 군대 ‘잔반(짬밥)’ 냄새를 맡았고, 순간 그 밥이 먹고 싶었다. 특유의 냄새에 멀뚱멀뚱하던 국, 세 가지 반찬이라고 해봤자 겨우 간을 맞춘 정도의 일식삼찬이다. 가능하다면 저 부대에 들어가 잔반 한 그릇을 얻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우스워졌다. 뭐, 먹을 게 없어서(내 가방 안에도 먹을 건 있었다.) 군대 잔반이 그리워지면서 먹고 싶어진단 말인가. 하기야, 요즘엔 군대 부식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다 드는 걸로 보면 아무래도 배가 고픈가 보다. 산모퉁이에 앉아 가방 안에 준비해두었던 먹거리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간식을 먹는 사이에 따사롭던 해가 사라졌다. 분위기가 조금 을씨년스러워졌다. 아무래도 나그네에겐 해가 있는 게 좋다. 구름이 끼면 겨울여행이라 추워져 마음이 움츠러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다시 모퉁이를 돌았더니 또 하나의 움푹 파인 만(灣)이 나왔다. 여기는 만 하나를 도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도록 깊게 파여 있었다. 잠시후 ‘몽돌해수욕장’이 있는 ‘학동’ 마을을 지났다. 저쪽에서 아가씨들 네 명이 까르르 웃어가며 뭘 먹고 있는 게 보였다. 어묵이었다. 순간 입에서 침이 생겨났다. 따끈한 국물이 그리웠다. 그렇잖아도 내리막길에서 땀이 식어, 몸이 으슬으슬 추워오던 때였으니까. 자전거를 멈추고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꼬치 하나에 500원, 두 개를 먹는데 사실 별 맛은 없었다. 그 것보다는 따끈한 국물에 더 끌렸던 나는 두 종지를 떠 천천히 마셨다. 그걸 파는 여자가 무슨 일인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내가 겨우 천원어치만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여행 끝의 꾀죄죄한 행색이어서 그런가. 어쨌거나 손님이고 내가 구걸하면서 얻어먹은 것도 아닌데…. 다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힘껏 밟았다. 그러다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마을을 벗어나니 개발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퍽 아름다웠다. 바다를 낀 길 양쪽으론 동백 숲이 펼쳐지고 있었다. # 전망대서본 해안 너무나 아름다워 이제는 해금강이었다. 사실 거제도는 처음 오는 곳이라 내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경관이 수려했다. 비록 북부는 산업화로 도시화되었다지만, 남쪽은 적어도 이렇게는 지켜져야 할 것이었다. 처음엔 해금강을 지나며 반도(섬의 동남부 와룡반도와 운곶반도 사이의 도장포만 일대에는 굴곡된 해안선을 따라 기암절벽과 해식으로 이뤄진 해금강이 있다.)에는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시간은 오후로 접어든 지 한참 지난 상태인 데다 시간이 빠듯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언제 다시 여기에 오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닐 듯 싶었다. 게다가 그리 긴 거리가 아닌 것 같으니 한번 들어갔다 나오자며 불룩 튀어나온 반도로 자전거를 꺾어보았던 것이다. 아름다웠다. 비록 하늘이 구름에 덮여 조금 음산한 분위기이긴 했지만 경치의 아름다움은 어디 가겠는가. 여기가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지나는 가장 아름다운 경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별 특징도 없는 곳을 달리느라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조금이나마 더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에 이르자 전망대에서 한 시간여를 머물렀다. 내리막길을 휘 돌아 다시 한 만을 크게 돌았더니 마을이 나타났고 마지막 한 고비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겨울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이 길을 타고 오르면, 어차피 이번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다시 ‘고현’쪽을 향해 버스를 타고 갔다가 내일은 또 ‘통영’에서 출발을 해야 할 것이었다. 지금 막 내리막길을 내려왔으니 저 오르막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면 내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오르막인가 내리막인가? 하기야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으니 이제 다시 올라가야겠지.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런 생각을 하며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데 서서히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artistdiary@hanmail.net # 거제도 가는 길 1)대전-통영간고속도로→통영IC→14번국도→거제대교, 2)남해고속도로서 마산IC(14번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3)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사천읍(33번 국도)→고성(14번 국도)→ 통영→ 거제대교→ 거제도. # 주변 볼 만한 곳 ●해금강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다. 원래 이름은 갈도(칡섬)로서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 해발 116m 약 0.1㎢ 의 이 섬은 중국의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는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찾았다는 얘기가 있다. 썰물 때 십자동굴, 사자바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신선대 도장포 마을 우측에 폐교된 초등학교 분교 옆 오솔길로 내려가면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대는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틀어잡고 있는 형상인데 그 주변의 해안경관과 더불어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여차몽돌 거제시 남부면 여차리에 위치하고 있다. 경사진 산지에 위치한 이 마을은 곳곳이 기암절벽으로 거제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가라산 높이 585m. 경상남도 남단 거제시의 최고봉으로 주봉은 가래봉이다. 산길에 서면 해안선이 가장 긴 한국 제2의 섬 거제도와 주변의 여러 섬은 물론 북쪽으로 진해·마산시, 서쪽으로 통영시를 마주하고, 남·동쪽으로 남해를 굽어볼 수 있다. 갠 날은 대마도가 가물거릴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명사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에 위치하고 있다. 지명은 밝을 ‘명’과 모래 ‘사’로서 모래의 질이 좋고 물이 맑다고 해서 유래됐다. 사장의 길이는 약 500m이며 면적은 약 9000㎢에 이른다. 이 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모래사장뿐만 아니라 오솔길과 모래사장 뒤편의 울창한 송림으로도 유명하다. ●구천계곡 군립공원, 외도, 소매물도(등대) 등 볼만 한 곳이 많다. 문의 거제시청 관광진흥과 055-639-3198.
  • 대전 유성구 ‘1㎞ 노천족욕거리’ 만든다

    대전 유성구 ‘1㎞ 노천족욕거리’ 만든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 온천광로 일대가 온천 테마거리로 탈바꿈한다. 유성구는 총 21억원을 들여 계룡스파텔∼유성호텔간 온천광로 1㎞에 노천족욕체험장, 분수광장, 온천수로, 공연장과 식물터널을 만든다고 21일 밝혔다. 이 테마거리는 대전지하철 1호선 2단계가 개통되는 4월 노천족욕체험장을 시작으로 내년 5월까지 완공된다. 공연장에서는 지역 대학 동아리 학생들이 다양한 공연을 벌이게 해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거리로 육성한다. 거리 끝부분에 이른바 ‘프러포즈 광장’을 설치, 젊은 연인들을 끌어모으는 명소로 키우려는 구상도 추진된다. 또 행사와 공연이 열릴 때나 토·일요일에 한시적으로 이곳을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관광객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 도로는 유성온천 일대가 온천관광특구로 지정되기 1년 전인 1993년 개설돼 중심가 역할을 하고 있다. 유성온천은 1970년대 개발돼 신혼여행지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2001년 연간 관광객이 833만명에서 지난해 667만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30] 추억의 무선호출기 ‘삐삐’

    ‘3207(LOVE),8282(빨리빨리),1010235(열렬히사모)’ 설 명절은 친구들과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자리. 이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삐삐’로 불리는 무선호출기에 관한 추억담이다. 지금은 휴대전화에 밀려 거의 사라졌지만 2030들에게는 아련한 추억 속의 물건이다.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왠지 모르게 애틋한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2030들의 ‘삐삐 추억담’을 들어봤다. ●숫자 부호로 사랑을 전하던 ‘사랑의 메신저’ 회사원 정모(30)씨에게 삐삐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4년 삐삐를 구입한 정씨는 당시 사귀던 첫사랑 여자 친구와 여러가지 숫자 부호로 사랑을 나눴다. 특히 ‘3207’이라는 숫자는 뒤집어 읽으면 영어로 ‘LOVE’처럼 읽혀 여자친구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길 때마다 이 숫자를 찍으며 자신임을 알렸다. 당시 추억을 잊지 못하고 있는 정씨는 지금도 은행 계좌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비밀번호로 ‘3207’을 쓰고 있다.“삐삐 음성메시지가 있을 땐 통화로 직접 하기 힘든 고백이나 사과를 혼자 주저리주저리 남길 수 있었는데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면서 그런 수단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회사원 문모(28)씨도 여자 친구와의 추억담을 떠올렸다. 고 1때 삐삐를 산 뒤 여자친구와 연락하던 문씨는 잠시 성적이 떨어지면서 아버지에게 자신의 삐삐를 압수당했다. 하지만 문씨는 여자친구의 삐삐 음성메시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둘만의 비밀 대화를 나눴다.“매 쉬는 시간마다 공중전화로 달려가 서로에게 남긴 음성메시지를 확인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죠.” 회사원 김모(29·여)씨에게 삐삐 사랑은 최근까지 현재 진행형이었다. 김씨는 2년 전까지 4살 어린 남자 친구와 사귀었다. 부모가 어린 남자 친구를 극심하게 반대해 휴대 전화까지 검색해가며 만남을 거절하자 결국 은밀하게 교류할 수 있는 삐삐를 남자친구에게 선물했다.“뒤늦게 군대에 간 남자친구가 삐삐에 남긴 음성메시지를 듣는 것으로 2년 정도 하루하루 그리움을 달랬죠.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때의 감미로움은 아직 가슴을 칩니다.” ●은밀한 비밀의 수단 음성 메시지 회사원 서모(27·여)씨는 삐삐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삐삐를 사용하던 시절 사모하던 남성에게 음성메시지로 고백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편지와 비슷한 느낌으로, 하지만 직접 음성을 통해 남기는 고백은 상대방이 일단 듣고나서 지울지 말지 판단하기 때문에 두근거림이 컸다. 하지만 큰 마음먹고 며칠을 준비해 삐삐 번호를 눌렀지만 이미 그 남학생의 삐삐 번호가 바뀐 뒤였다.“돌이켜보면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그래도 낭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공기업에 근무하는 문모(28·여)씨도 삐삐는 고백의 수단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첫눈에 반한 남자 선배에게 음성메시지로 당시 유행했던 사랑 노래를 남기고 ‘1010235(열렬히사모)’라는 번호도 지속적으로 보냈다. 물론 자신임을 감추고 보낸 뒤 나중에 슬쩍 흘리는 식이었다.“그 선배 오빠는 끝까지 저인 줄 알아채지 못하고 결국 제 친구랑 사귀더군요. 고백할 상황이 생기면 직접 전화해서 당당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회사원 신모(29)씨에게 삐삐는 친구의 연애담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하다. 완고한 아버지가 삐삐를 사주지 않아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헌 삐삐를 하나 얻었던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친구와 사귀다 헤어진 지 얼마되지 않았던 한 여성이 계속 음성메시지로 “돌아오라.”는 얘기와 연애시절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다 남긴 것.“지금도 그 친구가 그때 그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나만의 인사말’에 대한 추억도 삐삐 번호를 누르기 전에 나오는 음성이나 음악 인사말에 대한 추억도 남다르다. 회사원 김모(27·여)씨는 대학 2학년 때 한 타이완 화교출신 친구가 이별 선물로 남겨준 인사말 음악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PC통신 ‘비틀스 동호회’에서 만난 화교 친구는 비자 문제로 영구 귀국을 앞두고 마지막 선물이라며 김씨에게 직접 기타 연주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곡을 녹음해줬다. 김씨는 이 음악을 6개월 동안이나 간직하며 친구에 대한 추억을 간직했다.“당시 삐삐 인사말은 지금 통화되기까지 기다리는 컬러링과 달리 ‘삐삐 주인에 대한 소개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 친구는 지금 뭐를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방송국 PD 황모(29·여)씨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방송에 관심이 있어 인사말 녹음에 온 신경을 다 쏟았다.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 오프닝을 준비하는 기분으로 카세트를 틀어 배경음악을 깔고 진지한 목소리로 인사말을 녹음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추억은 추억일 뿐, 휴대전화가 더 편해 하지만 대학생 임모(26·여)씨의 삐삐에 대한 기억에는 스트레스만 가득하다. 고등학교 시절 삐삐를 사용하던 임씨는 당시 사귀던 남자 친구와 비밀번호를 교환하게 되면서 서로 의심만 늘게 됐다. 가끔 남자친구의 이성친구가 남긴 메시지는 서로 싸우는 빌미가 됐고 자신의 삐삐 음성메시지에 남겨진 이성친구의 메시지도 빨리 지워야 했다.“사이가 좋지 않을 땐 일부러 이성친구의 메시지를 지우지 않기도 했죠.” 회사원 신모(26·여)씨도 지금의 휴대전화 문화가 훨씬 좋다. 신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삐삐를 사 남자 친구와의 연애 메신저로 사용했다. 하지만 매번 공중전화로 달려가 확인하는 불편함이 영 마뜩찮았다. “비싼 휴대전화비만큼 당시 공중전화로 쓰는 유선 전화비도 엄청나게 들었던 거 같아요.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불편을 겪어야 하는 삐삐보다 보고싶고 듣고싶을 때 바로 걸 수있는 휴대전화가 훨씬 나은 거 같아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유·낭만이 있는 그곳 샛길예찬

    여유·낭만이 있는 그곳 샛길예찬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설날의 귀향!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그곳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고향은 늘 정겹고 따뜻하고 그립기만 하지요.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선물 꾸러미를 들고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마음이 바쁘겠지요. 그런데 ‘귀향전쟁’‘귀경전쟁’이라는 단어가 늘 걱정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며 고심합니다. 마음은 앞서고 차들은 많고…, 특히 올해 설날은 일요일이어서 연휴기간이 짧아 일시에 많은 차량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설 연휴 때는 가급적 고속도로를 피해 보면 어떨까요. 새로 난 지방도로와 샛길 등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습니다. 차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수도권 주변에 거미줄처럼 흩어진 길을 잘 활용하면 의외의 소득을 건질 수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4방위로 나눠 길 안내를 준비했습니다. 신나는 귀향·귀경길이 되세요. ■ 인천~성남~이천 양평~원주~제천 인천이나 부천 등 수도권 서부지역에서 영동권이나 영남권으로 귀향하려는 사람들은 영동고속도로(인천∼원주∼강릉)나 원주에서 연결되는 중앙고속도로(춘천∼원주∼대구)를 떠올릴 것이다. 이는 당연히 정답이다. 하지만 영동고속도로는 명절 때면 수도권 구간 곳곳에서 심각한 정체를 빚기에 어설프게 이용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어느 지점부터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최대 관건이다. 국도나 지방도를 통해 일단 성남으로 간 뒤 이천 또는 양평을 경유해 원주로 가 영동고속도로나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원주에서 이들 고속도로를 타면 체증구간을 모두 벗어났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영동이나 영남권 진입이 가능하다. # 인천∼성남 짧은 거리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구간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해 성남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랬다가는 초장부터 꼼짝못하는 신세를 면키 어렵다. 따라서 제2경인고속도로와 시내도로를 번갈아 이용해 볼 만 하다. 일단 막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제2경인고속도로(인천∼안양)를 타고 종점인 안양까지 간 뒤 시내도로로 비산동∼관양동∼인덕원∼판교를 거쳐 성남으로 간다.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수원 쪽으로 2㎞가량 가다 왼편으로 이마트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계속 직진하면 청계산을 넘어 판교가 나온다. 이 구간 시내길은 도로가 넓어서 그다지 막히지 않는 편이다.(약도 (1)) # 성남∼이천∼원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성남IC 인근에서 시작되는 3번 국도를 타고 경기도 광주∼곤지암을 거쳐 이천까지 간 뒤 영동고속도로를 탄다. 이천이면 영동고속도로 상습정체 구간을 어느 정도 벗어난 곳이다. 아니면 이천에서 부발∼여주∼문막∼원주로 이어지는 42번 국도를 이용한다. 영남권 귀향객은 그대로 3번 국도로 장호원까지 간 뒤 충주를 거쳐 제천으로 가 중앙고속도로를 타는 것도 유용하다. 이천 못 미쳐 곤지암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탈 수도 있는데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호법분기점에서 다시 영동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이 지점도 막히는 경우가 많기에 고속도로정보(1588-2505)를 들어보고 결행해야 한다.(약도 (2)) 문제는 3번 국도가 이천 훨씬 이전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때에는 3번 국도에 미련을 두지 말고 양평을 경유해 원주로 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 성남∼양평 샛길이 다양한 데다 변수가 많아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구간이다.3번 국도를 타고 4㎞가량 가다 ‘하남’이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나오면 빠져나가 100m가량 간 뒤 U턴하면 하남·팔당 방면(45번 국도)이다. 차가 많이 막히면 이곳까지도 지루할 수가 있는데, 이때는 3번 국도 바로 옆으로 난 389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된다. 이 도로는 3번 국도와 붙었다 떨어졌다 하지만 결국은 45번 국도와 연결된다. 또 성남 시내길을 통해 갈 수도 있는데 모란시장 인근 성남동∼하대원동∼성남쓰레기소각장을 지나 이배재를 넘으면 45번 국도와 만난다.(약도 (3)) 45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중부고속도로 경안IC 바로 옆에 있는 샛길을 이용해 서하리까지 간다. 이 길은 전에는 마을길이었으나 최근 길을 넓혀 손색없는 도로가 됐다. 이어 서하리에서 퇴촌 쪽으로 난 389번 지방도를 탄 뒤 양평까지 간다. 퇴촌을 지나 양평으로 가는 길은 남한강을 끼고 있어 경관이 매우 수려해 고향가는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약도 (4)) # 양평∼원주 용문 또는 대신을 경유해 원주로 가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모두 이정표가 잘 되어 있지 않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첫번째는 일단 6번 국도(양평∼홍천)를 통해 양평에서 용문까지 간다. 이 도로가 막힐 경우는 옆으로 나 있는 구 도로를 이용해 용문으로 가도 된다. 용문읍을 벗어나자마자 우측으로 나 있는 331번 지방도를 타고 지평∼석불∼구둔을 지나 서원리 삼거리에서 좌회전,88번 지방도를 타고 판대∼간현을 지나 원주로 간다. 이 길은 이정표상에 ‘원주’가 표기돼 있지 않은 데다 잘 알려지지 않아 막히는 법이 없다. 두번째는 양평에서 37번 국도로 대신까지 간 뒤 좌회전,88번 지방도를 타면 서원리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같은 방식으로 판대∼간현을 거쳐 원주로 간다. 주의할 점은 대신에서 서원리 삼거리까지 가는 도중 이정표가 없거나 애매한 작은 삼거리가 여럿 나오는데 이때마다 좌회전해야 하며, 골프장인 블루해런컨트리클럽을 통과해야 한다. 우측은 여주 방면이다. 아예 여주까지 가서 여주∼문막간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해 원주로 갈 수도 있지만 상당히 돌아가는 길이다. 양평에서 홍천까지 간 뒤 중앙고속도로를 타는 방법도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우회하는 거리가 길다.(약도 (5)) # 원주∼제천∼영주∼안동∼대구 중앙고속도로상의 이 구간은 전반적으로 막히지 않는다. 그러나 구간에 따라 정체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원주∼치악 구간이 이에 해당된다. 이때는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와 나란히 돼 있는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구간 전후에는 고속도로 진입로가 남원주IC, 신림IC 두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속도로이용정보를 듣고 사전에 판단해야 한다. 제천 이후에도 국도가 계속 고속도로와 이웃해 있기 때문에 막힐 경우 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약도 (6)) # 인천∼중부·호남 문제는 인천에서 중부권이나 호남권으로 가는 귀향객이다. 위에 열거한 샛길은 영동·영남권 방면 중심으로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부·호남 방면 귀향객은 인천에서 39번 국도(수인산업도로)를 타고 수원까지 간 뒤 이곳부터 샛길을 이용하면 된다. 수인산업도로는 4∼8차선으로 확장된 뒤 막히지 않는 편이다. 제2경인고속도로로 안양까지 간 뒤 안양∼수원간 국도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경기 북부 : 교하→조리 새 도로로 달려볼까 경기북부를 출발하는 귀성객은 가능한 한 빨리 경부·중부나 서해안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행히 작년 6월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 구간이 개통돼 올 설날 고향길이 훨씬 수월해지게 됐다. # 동두천·양주·포천∼의정부∼경부·중부고속도로(약도 (1)) 경기북부 주 간선축인 동두천∼의정부간 국도 3호선(평화로)과 포천∼의정부간 국도 43호선 구간 상습정체를 피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한다. 동두천·양주를 출발하면 의정부 시청 방향으로 나있는 서부우회도로를 이용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호원 임시 IC를 이용해 별내·구리 IC를 거쳐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한다. 경부고속도로 연결은 서울외곽순환도로에 진입하지 않고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해도 된다. 서부우회도로로 진입하지 않고 장암동 서울외곽순환도로 의정부 IC를 이용해 별내·구리 IC를 지나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해도 된다. 포천 방향에서 남행하는 차량들은 의정부 시계로 들어서기 직전 축석고개 검문소 전방 200m 지점 SK주유소앞에서 좌회전, 경희궁 식당을 돌아 4차선으로 확장된 의정부 시도 29번도로로 빠진다. 이후 직진해서 마주치는 43번 국도에서 의정부교도소 방향으로 좌회전해 서울외곽순환도로 별내 IC를 이용해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한다. 반대로 우회전해 송산로터리에서 좌회전해 직진, 장암동 의정부 IC를 이용해 구리 IC를 거쳐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한다. # 파주∼경부·서해안고속도로(약도 (2)) 1번국도(통일로)와 일산신도시의 체증을 피하기 위해 자유로를 타려면 지난해 설엔 파주 서북부 지역에선 368번 지방도를 이용했지만 올핸 지난 연말 개통된 교하∼조리간 국지도 56번을 이용해 볼 만하다. 통일동산을 거치지 않고 자유로 문발 IC에 직접 연결,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김포대교를 거쳐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남행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 구간중 송추·통일로·고양 IC가 설치된 덕에 의정부와 파주 광탄·법원, 양주 장흥·백석 등지의 귀성차량들이 일산외곽으로 시원하게 뚫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통해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이색거리 탐방] (4) 서초동 서래마을 길

    [이색거리 탐방] (4) 서초동 서래마을 길

    뭔가 화려하고 요란한 인테리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서래마을의 상점들은 오히려 소박해보일지 모른다. 좌석이 많지 않아 예약은 필수고 음식 나오는 속도도 느리다. 하지만 이 관문만 통과한다면 유럽의 작은 식당을 옮겨 놓은듯한 비스트로(가정식 음식점)의 참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단 대부분의 음식점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쉬는 시간(break time)을 갖는다는 점에 유의하자. 오후 3∼4시 정도 어중간한 시간에는 아예 빈 가게도 많다. (1) 같은 이름 다른 빵맛 ●파리크라상 서래마을의 랜드마크다. 프랑스인들이 줄을 선다. 프랑스에서 빵 재료를 들여와 프랑스인 제빵사가 직접 빵을 만든다. 이런 탓에 같은 이름의 다른 매장과는 전혀(?)다른 맛이 난다고. 다른 동네에 사는 프랑스인까지 고향의 맛을 찾아 찾을 정도다. 10여종이 넘는 바게트와 캄파뉴, 바통 시크레 등 프랑스 전통빵 맛을 볼 수 있다.3278-9159. (2) 파리지엔의 브런치 ●라 트루바이 ‘발견’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서래마을엔 생각만큼 프랑스 식당이 많지 않다.2만원 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서 생선이나 고기 등 다양한 프랑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매력. 특히 화이트 와인으로 삶은 홍합찜이 인기다. 예쁜 테라스에서 브런치 메뉴로 즐기려는 손님도 많다.534-0255. (3) 전원풍 와인바 ●맘마키키 유럽의 한 뒷골목이 있을 법한 집시풍의 예쁜 와인가게.“와인바에 가려면 정장이라도 입어야 하나.”라고 고민하는 와인초보자도 어색하게 만들지 않는 편하고 서민적인 분위기다. 와사비 곁들인 삼겹살과 중국산 물만두, 배고플 때 먹을 수 있게 계란을 삶아놓은 주인의 배려가 고맙다. 영업시간 오후 5시∼새벽 1시.537-7912. (4) 오~ 서래피자 ●톰볼라 이탈리아 화덕에 구운 정통 피자를 한국에서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이탈리아식당.24시간 이상을 저온 숙성시킨 도우. 너무 과하지 않은 토핑, 현지 치즈가 어울려 기름기 없고 담백한 피자의 맛을 보여준다. 티본스테이크도 일품. 현지에서 10년간 성악공부를 한 주인이 음식 맛에 매료돼 식당을 차렸다. 유명 연예인과 기업인, 정치인을 만나더라도 어색해 하지 말자. 예약은 필수.593-4667. (5) 뉴요커의 스테이크 ●에릭스 스테이크 하우스 2000년부터 서래마을 골목에 자리잡은 뉴욕식 스테이크 전문점. 식도락가들의 입소문에 어느새 서울부터 부산까지 16군데의 지점을 낼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본점의 테이블 수는 여전히 6개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프라이판 대신 맥반석 위에 그릴을 얹어 담백한 스테이크 맛을 낸다.535-9845. (6) 스푼에 모인 동양의 맛 ●오리엔털 스푼 서래마을 끝자락에선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베트남 등 5개국의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인테리어는 깔끔한 양식점에 가깝다. 베트남 군만두격인 차조와 닭고기를 튀겨 매실소스로 맛을 낸 까이 슈 팽톳, 닭고기와 견과류를 볶은 까이 팟 멧 마무엉 등이 주방장 강추메뉴다. 가격은 8000∼2만3000원정도.591-0916. ■ 서래마을 어떤 곳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4동 서울프랑스학교 앞. 불어로 ‘Attention ecole(학교앞 주의)’이라고 쓰인 도로표지판 아래 10여명의 프랑스 부모들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작은 프랑스’ 서초동 서래마을의 한가로운 오후 풍경이다. 얼마 전 영아유기 사건탓에 달갑지 않은 유명세를 타기는 했어도 여전히 아침이면 갓 구운 바게트를 사기 위해 자건거탄 사람들이 빵집 앞에 긴 줄을 서는 왠지 낭만있어 보이는 동네다. 이곳에 프랑스 사람들이 터를 잡은 것은 1985년쯤. 용산구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대사관학교가 반포4동으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프랑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1550여명 중 130여가구 600여명이 서래마을에 살고 있다. 한국에 있는 프랑스인 10명 중 4명이 모여 사는 셈이다. 대부분 프랑스 대사관이나 르노, 까르푸 등 프랑스계 회사에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 유럽풍 가정식 레스토랑과 선술집, 와인가게, 베이커리와 식재상까지 들어오면서 한국거리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묘한 이국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현지 부동산에 따르면 조용한 분위기를 찾아 이곳에 정착하려는 미국인이나 일본인, 독일인들도 많다고 한다. 매스컴을 통해 거리와 숨은 맛집 들이 자주 소개되면서 거리를 찾는 외지인들의 방문객도 잦아졌고 이를 겨냥해 골목골목마다 레스토랑과 와인 바들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손님의 90%는 다른 동네 사람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서초구도 ‘작은 프랑스’가꾸기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6000여평의 부지를 제공해 ‘몽마르트 공원’을 조성하는가하면, 길에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빨강, 하양, 파랑 3색 보도블록을 깔았다. 또 유럽스타일 가로등과 한글과 불어가 함께 적힌 도로표지판도 세웠다. 불어로 된 구청 홈페이지도 운영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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