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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무로 영화제 또 참가할 것” 79%

    “충무로 영화제 또 참가할 것” 79%

    올해 처음 열린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관람한 관람객 10명 중 8명이 내년에도 영화제를 다시 찾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중구는 18일 ‘기분좋은 트렌드하우스QX’와 공동으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이하 충무로영화제)에 참여한 관람객 401명을 대상으로 내년 영화제의 참석 의사를 조사한 결과 79.1%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8%에 그쳤다. 충무로영화제 관람 이유와 관련,30.8%가 ‘평소에 보기 힘든 고전영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30.9%는 ‘서울 충무로에서 열린 국제영화제’라는 이유를 댔다. 응답자 중 75.4%는 ‘고전을 컨셉트로 한 영화제 프로그램에 만족한다.’고 밝혔다.5.6%만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19%는 ‘보통’이라고 했다. 충무로영화제 인지와 관련, 관람객 중 33.7%는 ‘언론 기사와 영화 전문지, 인터넷 및 TV를 통해 충무로영화제를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30.4%는 ‘충무로영화제에 대한 입소문이 돌면서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옥외 홍보물을 보고 찾은 관람객도 20.6%나 됐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참여형 야외 프로그램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제 기간중 야외에서 열린 거리축제 프로그램과 관련,78.1%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한국 영화의 본산인 충무로에서 열리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다른 영화제보다 관심이 가느냐는 질문에 66.8%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관람객 77.9%는 충무로영화제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혀 올해 처음 개최된 영화제에 대한 영화팬들의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충무로영화제는 지난 10월25∼11월2일 충무아트홀과 대한극장, 명보프라자, 중앙시네마 등에서 열려 32개국 144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총 좌석 7만 3000석 가운데 5만 1800석이 판매돼 좌석점유율 71%를 기록했고, 매진 횟수도 무려 34회나 됐다.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충무로 난장’ 프로그램에는 12만 5000명,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남산 공감’에 16만 5000명,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청계 낭만’에 23만명이 참여하는 등 영화 관람객 6만여명을 합쳐 모두 58만여명이 영화제와 축제를 즐겼다. 제2회 충무로영화제는 내년 9월3∼11일 남산 국립극장에서 개·폐막식이 진행된다. 영화제 내용도 달라진다.40주년을 맞는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맞춰 오시마 나기사, 마틴 스코세이지, 로베르 브레송, 짐 자무시 등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세계 고전영화 회고전’이 열린다. 국내외 영화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부문도 도입해 신작 영화의 시상식도 열릴 예정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야간투시경 쓰고 식사하는 ‘암흑 식당’

    야간투시경을 써야만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최근 중국 선전(深圳)시에서 조명을 전혀 설치하지 않은 일명 ‘암흑 식당’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식당은 ‘어두운 층’과 ‘조금 밝은 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어두운 층’에서는 손을 뻗었을 때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실내가 매우 컴컴하다. 이곳에서는 야간투시경을 쓰고 야광 옷을 입은 종업원들을 볼 수 있으며 식사중인 손님들도 모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다. 특히 입구와 출구 안내표지판 뿐 아니라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야광제품을 부착해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 식당에서는 간단한 음료와 간식 뿐 아니라 스테이크류의 식사도 판매하고 있으며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어야만 음식을 먹거나 담소를 나누는데 불편함이 없다. 선전시 음식서비스협회 회장 천샤오화(陈少华)는 “최근에는 음식의 맛이나 종류보다는 식당의 분위기가 소비자의 발길을 잡는 중요한 요소”라며 “암흑 식당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한 식당”이라고 설명했다. 이 암흑 식당의 주인은 “이곳은 매우 낭만적이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며 “젊은층 고객이 대부분이며 특히 어두운 분위기를 이용해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점심부터 새벽까지 손님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며 “곧 선전시의 명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베토벤이 된 백건우, 커튼콜 5차례

    베토벤이 된 백건우, 커튼콜 5차례

    숨가쁜 질주가 끝났다. 아직 건반 위에서 손을 떼지 않은 상태. 극장 안을 가득 채웠던 열정적인 피아노 선율의 여운을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잡아 챘다. 조급했지만 이렇게 말고는 ‘대가’가 선사한 연주의 감동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8일부터 14일까지 8회에 걸쳐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공연은 늘 같은 모습으로 마무리되었다. 그가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하기도 전에 대다수의 청중들은 항상 먼저 일어나 그를 맞았다. 코스 요리로 치자면 ‘애피타이저’에 해당하는 초기 소나타로 가볍게 출발한 8일 첫 공연 이후 레퍼토리와 연주는 강도와 밀도를 더해왔다. 13일 목요일 공연. 이날 레퍼토리는 일반 청중에게 다소 낯설고 난해한 곡들. 앞서 8번 ‘비창’,26번 ‘고별’,23번 ‘열정’,14번 ‘월광’,21번 ‘발트스타인’ 등 비교적 대중적인 곡들로 끝맺은 연주에 비해 이날 저녁은 달랐다.27,28,29번 소나타는 베토벤이 낭만주의로 접어들던 시기 써낸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이다. 백건우 자신도 “힘들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난해한 곡을 이해시키기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을 가늠하는 것은 귀를 쫑긋 세우는 것만으론 부족했다. 발갛게 달아 오른 얼굴과 체력이 다한 듯 더 느려진 몸짓을 보니 순간 코끝이 시큰해진다. 청중은 기립한 가운데 기나긴 갈채로 기진맥진해 이제 그만 쉬고 싶을 그를 무려 5차례나 무대로 불러 냈다. 국내외에서 전무후무한 연속 연주회의 흥행은 상상 이상이었다.250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평균 2300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빼곡이 들어찬 객석도 객석이지만 회당 초대권이 50장 미만이다. 초대권을 남발하는 클래식 공연계 현실에서 볼 때 ‘초대박’ 공연이 아닐 수 없다. 백건우의 이름값이 먼저 단단히 한몫했다.6개월 또는 1년에 걸친 전곡 연주회는 간혹 있었지만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몰아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 크게 어필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관객들은 연주회가 아니라 마치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는 기분으로 공연장을 찾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건우의 인기는 꽃미남 대중가수의 뺨을 치고도 남을 정도. 특히 가격이 저렴해 학생들이 애용하는 합창석은 가장 큰 환호성을 토해냈다. 극장 로비 끝까지 길게 늘어선 사인 행렬은 40분에서 1시간가량이 지나야 사라지곤 했다. 이번 연주회에 맞춰 나온 그의 전곡 앨범 또한 대박이다.CD 9장에 DVD 1장으로 구성된 패키지의 가격은 8만 5000원. 공연 현장에서 회당 100개씩 날개돋친 듯 팔렸다. 음반을 수입·판매하는 유니버설뮤직측은 “지금까지 약 800개가량 팔렸다.”며 “3000개 한정 제작했는데 지금 추세로 볼 때 조만간 매진될 거로 본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이번 연주회를 마친 백건우에 대해 이런 찬사를 남겼다.“그가 베토벤처럼 보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Let’s Go]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Let’s Go]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한낮에는 볼 수 없었던 거대도시의 색다른 매력이 하나 둘 전구가 켜질 때마다 환한 속살을 드러내며 살아난다. 수없이 많은 전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과 인간이 만든 건축물들의 조형미, 그리고 바다가 빚은 유려한 해안선 등이 어우러지며 낮과는 또 다른 고혹적인 세계를 펼쳐낸다. 부산시내 어느 곳에서 보아도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내년 6월 준공되는 남항대교가 경관조명을 끝내고, 부산 북항을 가로지를 북항대교가 건설되고 나면 광안대교∼북항대교∼남항대교로 이어지는 해상교량들의 화려한 야간 경관쇼가 펼쳐질 듯하다. 항도 부산의 밤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 부산의 아틀리에 황령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황령산은 부산의 야경을 즐기며 걷는 야간산행 코스로 유명하다. 도심속 건물들의 반짝이는 불빛에 바다 위 광안대교의 늘씬한 조명까지 더해져 부산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로도 여겨진다.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해운대 방향으로 가다 KBS부산방송총국을 200m쯤 지나면 왼쪽으로 ‘스노 캐슬’ 오르는 길과 만난다. 황령산 봉수대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산 중턱에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해운대 등 부산 시내와 주변 바다가 한눈에 담겨진다. 내륙을 휘돌아 거침없이 달려온 불빛이 바다와 부딪치며 화려한 불꽃으로 솟구쳐 오르는 듯하다. 정상을 향해 오르다 KT중계소 앞 언덕에 서면 황령산이 안배한 또 다른 야경이 시작된다. 신선대 부두 등 항구 불빛과 멀리 오륙도 등대불빛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깜빡거린다. 황령산 봉수대에 오르면 풍광은 절정에 달한다. 부산시내 야경이 360도 돌아가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쪽으로 해운대와 광안대교, 서쪽으로 개금과 주례, 북쪽으로 서면과 동래, 남쪽으로 영도와 부산항이 이어진다. 이런 밤풍경을 즐기기 위해 부산시민들은 황령산을 낮에도 오르고, 밤에도 쉬지 않고 찾는다. 황령산 정상인 봉수대까지 아스콘 포장도로가 깔려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야간 등반도 무리가 없는 편이다. 황령산 오르는 길가의 조그만 토스트집을 기억해둘 만하다. 정식 상호는 없고, 단골손님들이 ‘황령산 토스트집’으로 부르는 곳이다. 햄 등을 넣은 토스트가 1500원.‘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 출출할 때 그만이다. 주인장이 직접 뽑은 원두커피는 1000원을 받는다. 두부마을 맞은편에 있다. # 뭍에서 보고 바다에서 보고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와 야경을 편하게 보고 싶다면 시티투어버스를 고려해볼 만하다. 야경투어는 오후 7시 부산역을 출발해 민주공원∼금련산 청소년수련원∼광안대교∼해운대∼달맞이 언덕∼해운대해수욕장∼광안대교를 둘러본다.1회 운행. 낮에는 해운대코스와 태종대코스를 12회 운행한다. 어른 1만원,KTX이용객과 단체 8000원, 청소년 5000원. 월요일은 휴무다.citytourbusan.com,(051)464-9898. 우리테마투어(wrtour.com)는 오전 7시25분 KTX로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을 돌아보고 저녁에 돌아오는 당일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5만 9500원.(02)733-0882. 배를 타고 나가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별미다. 해운대를 출발해 달맞이 언덕과 광안대교, 동백섬(누리마루) 등을 도는 동안 숨막히게 이어지는 빛의 향연을 바다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12시(4만원,2시간 운항)와 3시30분(3만원,1시간30분),7시(7만원,2시간30분),8시30분(5만 5000원,2시간) 등 오후에만 네 차례 출항한다. 부가세 10%, 봉사료 5%는 별도.coveacruise.com,743-2500. # 낭만적인 야경감상 포인트 ‘구름고개 농원’은 황령산 KT중계소 바로 아래 위치해 있어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광안대교와 해운대 등의 야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찻집 오른쪽으로는 신선대 부두 등이 펼쳐져 있다. 지하 300m 암반층에서 끌어 올린 암반수를 사용해 차맛이 좋다는 게 주인장의 자랑이다. 커피 등 각종 차 4500∼5000원, 커피+토스트 7000원.(051)627-8685. 마천루처럼 치솟은 아파트들이 키높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운대에서 한화리조트 32층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클라우드32’는 적잖이 특별하다. 광안대교 등의 야경을 감상하며 낭만적인 저녁 한때를 보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 커피 등의 음료는 오후 8시까지만 판매한다.8000∼9000원. 칵테일 1만 5000원. 스테이크류 3만원선. 부가세 10%는 별도다.cloud32.net,749-5320. # 그 밖의 야경 명소 누리마루APEC하우스는 떠오르는 야경 명소.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누리마루와 해운대 해변 풍경을 감상하는 맛이 각별하다. 밤을 기다려 화사하게 조명꽃을 피우는 해운대해수욕장을 지나 송정을 향해 오르면 달맞이 언덕에 닿는다. 부산의 고전적인 야경 명소.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을 닮아 예부터 와우산이라 불렸지만, 초저녁 달을 코앞에 떠 있는 듯 가깝게 볼 수 있다고 해서 얻은 달맞이 언덕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최근 다양한 갤러리가 들어서면서 문화의 거리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다소미 공원 앞 ‘해운대 포토 스포트’에 서면 오륙도와 동백섬, 광안대교 등의 원경이 제법 근사하다.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는 언덕길을 따라 송정해수욕장까지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겠다. 부산의 옛 향기를 보고자 한다면 영도대교와 자갈치시장 등이 제격이다. 고깃배 늘어선 항구 특유의 분위기와 멋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호법분기점→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분기점→경부고속도로→동대구분기점→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부산. 해운대 방향은 경부고속도로 부산나들목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글 사진 부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옛 여인 못잊어 괴로운 39세 유부남

    Q남을 고치는 의사이면서 정작 나 자신은 만성 질병을 안고 살아갑니다. 예전에 헤어진 여성에 대한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냅니다. 친구 통해 간간이 소식은 듣지만, 늘 머릿속에 그녀에 대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렇다고 결혼생활이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바쁠 때는 잊었다가도 한가해지면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만날 자신도, 지금 아내와 헤어질 용기도 없으면서 이렇게 이중생활을 하는 나 자신이 연극배우같습니다. -김병수(가명·39) A이유없이 앓는 병이 있는데,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병입니다. 왜 끌리는 건지, 왜 끊을 수 없는 건지 알 수 없는 열병입니다. 김병수님은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아직 정착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마치 정박하지 못한 배처럼 과거의 강물에 떠 있으면서도 마음 한 가운데는 정지된 시간에 붙들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나이를 먹는데, 과거의 추억은 그대로 신선한 터치로 그려져 있으니, 그리움이 더해지는 건 그 때문입니다. 어쩌면 김병수님은 행복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언제든 돌아갈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랑도 지나치면 심신을 상하게 합니다.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자신이 간직하고픈 추억만을 골라서 지은 집에 애인을 숨기고 있는 건 상대방을 진정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기애(自己愛)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지은 드라마를 더 사랑하는 건 아닐까요. 특히 나이상으로도 서른 아홉에는 심리적으로 유혹과 갈등이 많은 나이라고 합니다. 중년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여전히 자신의 젊음을 입증하고픈 성인기 홍역이 한 차례 찾아오기 쉽습니다. 마흔 아홉, 예순 아홉과는 다른 그런 발달상의 저항입니다. 현실에 적응하는 소시민의 모습이 초라해보이고, 다시 한 번 이상과 낭만을 찾아 꽃피우고 싶은 자기선언적인 욕망이 강해지기에 외도와 탈선이 많은 시기인 것입니다. 김병수님은 지금 누리고 있는 사랑보다 상실한 사랑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자신을 관찰하고, 혼자 잡고 있는 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끊어진 필름이 다시 이어지는 건 아니며, 가슴에 간직해둔 아름다운 사랑 한 편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억지로 잡아두고자 할 때 사랑이 빛을 잃게 됩니다. 떠나간 연인도, 내 곁에서 잠드는 아내도 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억지로 잊거나 지키려고 하지 말고 바람결에 풀어두는 것이 낫습니다. 가두고 숨길수록 더 커지는 불온한 사랑은 허상입니다. 사랑의 떨림이 있다해도 그대로 느끼면서 앞으로 나아가세요. 당신이 자신을 믿고 지켜나간다면 당신을 삼킬 듯한 그리움도 잦아들게 마련입니다. 오랫동안 혼자서 은폐해온 연극이 끝나게 됩니다. 봄이 아름다운 건 예전의 봄이 돌아와서가 아니라 늘 새로운 봄이 찾아오기 때문이며 그건 자연의 법칙입니다. 이제 당신이 당신을 치료할 차례입니다. <목포대교수·한국가족상담사협회장>
  • 동화같은 따뜻한 그림

    동화같은 따뜻한 그림

    휴식을 얻으러 간 전람회에서 더 난감한 마음이 되어 돌아나온 기분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난해한 정보를 쏟아내는 그림으로는 도무지 일상의 위안이 되질 않는다면, 서양화가 이수동(48)씨의 작품들이 반갑겠다. 화폭 밖으로 딱 체온 만큼의 온기가 스며나오는 그림들. 포근하고 아련하고 그래서 때론 몽롱해지는…. 온갖 낭만적 수사로 기억되는 이씨의 그림은 요즘 미술관 밖에서 더 인기가 많다.TV 인기 드라마들에 노출돼 인터넷으로 젊은 팬층을 유난히 두껍게 확보하고 있는 작가의 19번째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에도 변함없는 화법이 정겹다. 꽃, 구름, 나무, 의자, 여인…. 물같고 공기같이 새로울 것도 없는 소재로 가슴 한자락에 대번 그리움의 진눈깨비를 내리게 하는 그림들이 나와 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앙상한 자작나무 숲의 연인, 끝없는 설원에서 쌍쌍이 포옹을 하고 있는 남과 여, 아득한 눈길을 걸어와 이제 막 손을 잡으려는 연인. 그의 아크릴화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서정적 풍경으로 꼭꼭 채워져 있다.“평생 그림을 그려오면서 내게 영감을 준 것은 꿈, 시, 착시”라고 말하는 작가는 “그림은 보는 사람이 있을 때에만 그 존재가치를 지닌다.”는 철학을 붙들고 산다. 어른동화의 삽화를 연상시키는 이번 전시작품들은 거의가 올해 그린 것들이다. 작가의 오늘을 있게 한 10여년 전 작품도 몇점 끼어 있다.20일까지.(02)732-3558.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신문·서울시의회 11월 의정모니터] “지하철 승강기 위치표시 허술”

    [서울신문·서울시의회 11월 의정모니터] “지하철 승강기 위치표시 허술”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추진한 ‘11월의 의정모니터’는 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의 초입에 걸친 계절감을 반영해 관광, 산책 등 여가 즐기기에 대한 것이 유독 많았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환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시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올리는 만큼 실생활의 불편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생생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30일까지 제시된 의견 70건 중 16건을 우수의견으로 뽑았다. ●찾고 싶고, 걷고 싶은 거리를 정순애(51·양천구 목6동)씨는 “운치와 낭만을 더하기 위해 조성하는 낙엽거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지속적인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서 “너도 나도 흉내내듯 이벤트적인 낙엽거리 지정이 아니라 실제 추억과 낭만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이를 위해 ▲낙엽이 흩날려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차량 운행이 많은 곳은 제외 ▲나무가 잘 가꾸어지고 일정한 수령 이상인 나무가 자라는 곳을 지정 ▲고궁이나 공원 근처 특색있는 거리를 지정 ▲낙엽을 은행·단풍·플라타너스 등 종류별 테마거리로 조성할 것 등을 제안했다. 유경선(46·중랑구 망우2동)씨는 지하철 5∼8호선 전차안에 역 근처 문화공간 등을 소개한 안내도가 있지만 실제로 이 안내도만으로는 소개된 지역을 찾아가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안내도가 현실과 다른 점이 있고, 실제로 해당되는 역에서는 더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서 어디서나 쉽게 명소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도인채(56·동작구 대방동)씨는 광화문의 시티투어 관광버스 매표소와 관광안내소를 통합해 관광 정보도 얻고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이 관광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 편의를 높여주세요 휠체어를 타는 윤희경(40·노원구 하계1동)씨는 낙엽이 쌓이거나 눈이 소복이 내린 아름다운 길을 즐기지 못했다. 보도블록이 잘 다듬어지지 않아 심하게 덜컹거리기 때문이다. 윤씨는 “도로포장이 잘못되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허리와 엉덩이에 심한 통증을 갖게 되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엄마와 아기에게도 불편하다.”면서 세심한 배려를 주문했다. 김금순(42·종로구 누상동)씨도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어느 지하철을 가도 승강기가 설치돼 있어 노약자, 임신부, 장애인 등의 불편이 해소됐지만 위치 표시가 허술해 헛걸음을 하기 일쑤”라면서 “승강기 설치 장소를 화살표나 번호, 약도 등에 상세히 기재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남산 빛으로 새단장

    서울 남산이 매일 밤마다 빛으로 불타오른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09년까지 약 3년에 걸쳐 실시하는 남산 ‘빛의 박물관’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프랑스 조명 예술가 알렉상드르 콜린카의 조명 작품인 ‘일렉트로닉 파이어’를 설치한다. 다음달 31일 제야의 종이 울리면 일제히 불이 켜지면서 매일 밤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서울타워 주변에 총 8개의 프로젝터를 설치, 서울타워로 조명을 쏘아 이미지를 연출해 낸다.‘만남의 불’을 주제로 하는 이 작품은 전자음악에 맞춰 남산타워 앞 팔각정 광장 바닥에서 연기가 뿜어져 올라오면서 불이 났다는 것을 암시한 뒤 빛을 남산타워 밑부분에서 윗부분으로 차례로 투사해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만든 조명예술가 알렉상드르 콜린카는 올해 스페인 마드리드 성당이 불타오르는 모습을 연출했으며, 지난해에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도하 아시안게임 개막식장에 조명 예술을 연출했다.또 내년 1월1일부터 매일 오후 7∼11시 5차례 매시 정각에 8분 동안씩 조명이 켜진다. 여름에는 오후 8∼11시 4차례 펼쳐진다. 서울시는 또 내년부터 생명, 낭만, 풍요, 휴식을 주제로 연출하기로 했다. 남산타워가 봄에는 노랗게, 여름에 녹색으로, 가을에는 붉게, 겨울에 하얗게 빛나도록 했다. 팔각정 광장에는 프랑스 작가 세드릭 르 보르뉴의 ‘빛의 영혼’이란 작품이 다음달 31일까지 설치된다.알루미늄으로 엮어 만든 사람 모양의 조형물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와이어 위에 얹어 놓아 허공에서 빛을 발하게 하는 작품으로 허공에 사람이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들도록 했다.아울러 내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팔각정광장 진입로와 남측 순환로를 빛의 갤러리로 조성할 계획이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남산 빛으로 새단장

    남산 빛으로 새단장

    서울 남산이 매일 밤마다 빛으로 불타오른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09년까지 약 3년에 걸쳐 실시하는 남산 ‘빛의 박물관’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프랑스 조명 예술가 알렉상드르 콜린카의 조명 작품인 ‘일렉트로닉 파이어’를 설치한다. 다음달 31일 제야의 종이 울리면 일제히 불이 켜지면서 매일 밤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서울타워 주변에 총 8개의 프로젝터를 설치, 서울타워로 조명을 쏘아 이미지를 연출해 낸다.‘만남의 불’을 주제로 하는 이 작품은 전자음악에 맞춰 남산타워 앞 팔각정 광장 바닥에서 연기가 뿜어져 올라오면서 불이 났다는 것을 암시한 뒤 빛을 남산타워 밑부분에서 윗부분으로 차례로 투사해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만든 조명예술가 알렉상드르 콜린카는 올해 스페인 마드리드 성당이 불타오르는 모습을 연출했으며, 지난해에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도하 아시안게임 개막식장에 조명 예술을 연출했다. 또 내년 1월1일부터 매일 오후 7∼11시 5차례 매시 정각에 8분 동안씩 조명이 켜진다. 여름에는 오후 8∼11시 4차례 펼쳐진다. 서울시는 또 내년부터 생명, 낭만, 풍요, 휴식을 주제로 연출하기로 했다. 남산타워가 봄에는 노랗게, 여름에 녹색으로, 가을에는 붉게, 겨울에 하얗게 빛나도록 했다. 팔각정 광장에는 프랑스 작가 세드릭 르 보르뉴의 ‘빛의 영혼’이란 작품이 다음달 31일까지 설치된다. 알루미늄으로 엮어 만든 사람 모양의 조형물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와이어 위에 얹어 놓아 허공에서 빛을 발하게 하는 작품으로 허공에 사람이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들도록 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팔각정광장 진입로와 남측 순환로를 빛의 갤러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성&남성]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여성&남성]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오디오나 자동차, 컴퓨터를 보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남자와 명품가방과 옷을 보면 ‘지름신’이 발동하는 여자는 서로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다. 굳이 굵직한 씀씀이가 아니더라도 남과 여의 씀씀이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7∼8월 국민카드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20대와 30대 남성은 각각 카드사용액의 가장 큰 부분인 17.3%와 16.3%를 일반음식점에서 사용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사용액 중 11.9%를 전자상거래에 썼고 30대 여성은 대형할인점(16.9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때로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씀씀이가 부부나 연인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거나 갈라 놓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과 여는 서로의 소비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속마음을 살짝 들어봤다. ■ 남 ●첨단 전자제품만 보면 지름신 발동하는 남친 직장인 김모(25·여)씨는 남자친구가 새로 나온 IT제품만 보면 ‘미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자칭 ‘얼리 어답터’라는 남자친구는 용도도 알 수 없는 최신 제품이 나오는 족족 사들였던 것. 휴대전화를 사도 꼭 최신식을 고집하는 남자친구를 보면 김씨는 “저 인간 돈이 남아도나?”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고장만 안 나면 되지, 뭐하러 돈 주고 쓸데없는 기능만 잔뜩 있는 새 휴대전화를 사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남친의 ‘얼리 어답터 기질’을 이해 못하는 김씨에게도 열광하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은 있다. 바로 귀고리다. 귀고리를 하면 1.5배 예뻐 보인다는 속설을 믿기 때문이란다. 업무 중에도 김씨는 틈만 나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귀엽고 특이한 귀고리를 찾는다. 얼마 전엔 구름 모양의 귀고리를 샀는데, 남자친구가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여 크게 싸웠다.“제가 남자친구의 최신기계 구입을 돈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친구도 제 귀고리 수집벽이 한심한가 봐요. 서로 열광하는 분야가 다르니 어쩔 수 없지만, 속상한 건 사실이죠.” 직장인 손모(26·여)씨도 새로운 IT제품이 나오면 사족을 못쓰는 남자친구를 이해할 수 없다. 손씨의 눈에는 ‘사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제품 광고를 보면 몸이 근질근질하대요. 본인도 돈이 많지 않으니 계속 고민을 하다가도 결국 사더라고요. 전에 쓰던 것도 괜찮은데 굳이 또 사려는 것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니까요.” 손씨의 남자친구는 덕분(?)에 남들 다 한다는 재테크는 꿈도 꾸지 못한다. 손씨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털어 놓았다. “원래 남자친구가 기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남자답고 보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한창 젊은 나이에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돈을 모아야 하지 않나요?그러니 한심한 거죠.” ●애들도 아니고 게임에 왜 미치니? 직장인 김모(24·여)씨의 전 남자친구는 게임 마니아였다. 새로운 게임기가 나오거나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모조리 사야 직성이 풀렸다. 한 번은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다가 과부하로 텔레비전이 터져 버린 적도 있다. “다 큰 남자가 게임에 빠져 지낸다는 게 이해가 안돼요. 영화관에 놀러가도 영화관 옆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존에서 영화 시작 전까지 게임을 하고 있으니 정이 붙겠어요?” 김씨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어렵게 돈을 모은 뒤 그걸 다 게임기 사는데 써버리는 것.“나 같으면 그렇게 살진 않아요. 차라리 게임 줄이고 조금 더 풍족하게 살 텐데 그렇게 못하더라고요. 결국 헤어졌죠.” 직장인 이모(25·여)씨와 남자친구 서모(28)씨는 서로의 ‘서식지’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다. 이씨는 “남자친구는 내가 스타벅스에서 수다떠는 게 그렇게 싫대요.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닌데 3시간도 넘게 노닥거리는 모습이 시간낭비 같다고요.” 반면 이씨는 남자친구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오빠가 스타크래프트를 할 땐 딸깍거리는 마우스 소리조차 싫어요.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요?” 사귄 지 한 달 남짓된 ‘풋내기 커플’이지만, 데이트할 때 커피숍에 갈지 PC방에 갈지를 두고 다툰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직장인 정모(30·여)씨는 아직도 전 남자친구의 선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네가 첫 사랑이야.’라고 속삭였던 남자친구의 첫 생일선물은 바로 컴퓨터 ‘램(RAM)’이었던 것. “제가 노트북이 너무 느리다고 불평을 했었거든요. 남자친구가 말하길 램의 용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오류라는 거예요. 생일날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가져왔다고 기대하라고 하더군요. 선물 포장지를 뜯어보는 순간 웃음밖에 안 나왔죠.” 정씨는 첫 생일이니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꽃과 반지처럼 낭만적인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던 것. 정씨는 계속 푸념을 늘어 놓았다.“실용적인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꽃 같은 선물은 아깝다는 거예요. 정말 낭만을 모르더군요. 남자들은 왜 이런 낭만에 돈을 아까워하는 거죠?” ●술값 물쓰듯… 이해못해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술값으로 물쓰듯 돈을 쓰는 남자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몸에도 좋지 않은 술에 돈다발을 쏟아 붓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 좋은 양주 보면 미치잖아요. 술 많이 먹으면 간도 안 좋아지고, 살도 찌고 득될 게 하나도 없는데 무리를 해서 하룻밤에 수 십만원씩 쓰는 게 이해가 안 돼요.” 김씨가 더 이해할 수 없는 ‘족속’들은 비싼 양주를 맥주에 타먹는 ‘폭탄주’를 즐기는 부류다. 천천히 술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도 모자랄 판에, 맥주에 타 훌쩍 들이켜는 것은 ‘국력 낭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회식 때 맥주에다 비싼 양주를 타먹는 걸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돼요. 외국에서 비싸게 들여오는 양주를 왜 맥주에다 타먹죠? 이러니 한국인이 ‘양주밝힘증’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는 거 아닌가요.”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여 ●밥 굶어가며 명품 화장품 사는 이유가 뭘까? 누나가 둘이나 있는 직장인 이모(25)씨는 누나들의 ‘화장품’을 볼 때마다 입이 벌어진다. 화장품 양은 둘째치고,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누나들은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명품 화장품’을 고집한다. “가족 중에 누구 한 명 외국에 나가면 면세점에 가서 화장품 사기 바빠요. 제가 지난 번 외국에 다녀왔을 때 화장품만 거의 40만원어치를 샀습니다.” 그러나 이씨의 누나들은 다른 것에는 심할 정도로 돈을 아낀다. 교통비 아끼기 위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끼니도 거를 때가 많다. “누나들은 항상 ‘화장품은 얼굴에 직접 닿는 것이니 비싼 걸 사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해할 수가 없어요. 교통비나 식비는 없어서는 안되지만, 화장품은 기호품이잖아요. 그런데 굳이 비싼 걸 사려는 것을 보면 이해를 못하겠어요.” 직장인 민모(26)씨는 하루에 두번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찾는 여자친구가 한심하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가 끝나면 민씨의 여자친구는 항상 커피 전문점을 찾는다. 커피를 ‘밥먹듯’ 먹는 셈이다. “지난해에 ‘된장녀 논란’이 있었잖아요. 딱 제 여자친구 얘기였습니다. 한 잔에 4000원이 넘는 커피를 항상 먹는 겁니다. 쉽게 말해 하루에 책 한권씩 길에 버리는 거죠.” 솔직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여자 친구의 커피 값이 당황스럽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커피를 먹는 여자 친구의 모습에 쓴웃음밖에 안 나온다. “몸에 좋지도 않은 커피를 허구한 날 먹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여자친구는 ‘하루에 한 번 커피를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는데 솔직히 이해가 안 돼요.” ●그 많은 잠옷·모자·구두는 어디에 쓰려고… 직장인 박모(26)씨의 여자친구는 잠옷에 유난히 집착했다. 그것도 키티나 미키마우스와 같이 유치한 캐릭터가 있는 귀여운 잠옷을 보면 꼭 사야 직성이 풀렸다. “비싼 잠옷도 서슴지 않고 사곤 했습니다. 정말 사기 싫은데 커플 잠옷을 사자고 졸라서 입지도 않을 미키마우스 커플 잠옷을 산 적도 있죠.” 박씨의 여자친구는 티셔츠만큼이나 잠옷이 많다. 봄부터 겨울까지 4계절 잠옷이 각양각색이다.“잠옷을 입고 자야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본인이 편하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직장인 김모(26)씨는 패션 소품에 광적인 여자친구가 답답하다. 모자만 20개가 넘으니 옷을 헤아리는 것은 불가능할 지경이다. 아직 학생이라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는 처지이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패션상품을 수집한다. “처음엔 매일 입고 나오는 옷이 달라 ‘패션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갔던 날 입을 다물 수가 없었죠. 이건 방이 아니라 옷가게를 차려도 되겠더라고요.” 김씨는 그 뒤 ‘옷값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고 진심어린 충고를 했지만 ‘쇠귀에 경읽기’였다. 여자 친구의 수집행각은 멈출 줄 몰랐고, 그의 컬렉션은 끊임없이 늘어났다.“자기에게는 옷 사는 일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래요. 그런데 주변에 이런 친구들이 많다며 ‘너는 여자를 모른다.’고 도리어 면박을 주더군요. 여자들은 대체 왜 그런가요?” 직장인 이모(28)씨는 선물로 꽃을 요구하는 여자친구에게 불만이 많다. 어차피 하루이틀 책상에 올려 뒀다가 시들면 버릴 것인데 돈주고 사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꽃은 가격에 비해 효율이 낮잖아요. 보통 꽃다발 하나에 몇만원씩 하지만, 정작 값어치는 2000원도 안 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한테 이 말을 했더니 어이없어 하더군요.” 그러나 꽃을 요구하던 여자친구의 집념(?)은 끝이 없었다. 여자친구는 직접 꽃을 사서 이씨에게 쥐어준 뒤 되돌려 받기까지 했다. 엎드려 절받는 격이다. “결국 바라던 꽃을 사주게 됐죠.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왜 여자들은 꽃만 보면 미치는지….” ●마른 사람이 왜 ‘경락마사지’에 돈을 쏟아 붓지? 직장인 이모(25)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돈을 쓰는 여자 친구가 때로는 한심하다. 전혀 살 뺄 이유가 없어 보이는 데도 한 번에 수만원을 호가하는 경락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여성의 외모에 대한 압박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정말 마른 체형이거든요. 살빼겠다고 비싼 돈 들이면서 경락마사지 받는 것을 보면 너무하다 싶어요.” 이씨는 여자친구가 경락마사지로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며칠 고생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본인이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만 하라고 말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본인이 절실히 원하는데 어쩌겠어요. 지금도 저는 ‘돈 낭비’로 보이지만, 여자친구가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게 더 급한 것일 수도 있겠죠.” 이경원 김정은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 [지방시대] 명품도시 울산을 향하여/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이 달초 울산을 다녀간 정부합동 감사반의 지적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태화루 아래 선상 카페에서 감상하는 폭포수, 수변의 오페라 하우스, 수벽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 요트장과 남산 케이블 카, 연어 이벤트, 형형색색 조명 받은 다리들….” 딱딱할 것 같은 감사반의 이런 권고에 ‘환상적인 이야기’라는 반응과 ‘발상의 전환을 위한 충고’라는 등 여러 반응이 일었다. 조금은 꿈같은 아이디어의 실현성 여부는 차치하고, 변화하는 도시 울산의 미래와 생태도시를 향한 발길에 힘을 실어준 고맙고 신선한 충고로 받아들이고 싶다. 시꺼먼 매연에 찌들어 있는 공해도시로만 생각했던 울산 한복판, 전국 수영대회가 열리고 연어가 돌아오는 태화강에서 감사반들이 얼마나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그런 ‘낭만적’인 권고를 쏟아냈을까. 아마도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변신에 감동한 나머지 그런 ‘환상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돌아갔는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권고가 울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아주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사실이다. 여건도, 의욕도, 가능성도 없는 도시에 그런 권고는 무의미하다. 이제 세상이 변한 만큼 울산도 변해야 한다.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과거, 환경이야 어떻든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는 집이면 됐지만 이제는 ‘조망권’에 ‘일조권’에 ‘경관’을 따지고 삶의 질과 주거의 질을 강조하는 시대다. 이제 ‘도시 경관’은 도시생활에서 선택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실 울산은 도시경관에 관한 한 선구적인 도시다. 지금은 많은 도시가 경관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울산시는 1996년 건축행정과를 도시미관과로 바꾸었고 2001년 ‘도시경관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해 경관의 골격과 가이드 라인을 설정했다. 나아가 2005년에는 ‘태화강변 경관계획’을 세우고 경관관리 지침까지 만들어놓은 상태다. 또 울산 남구도 내년 1월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해 도시경관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 관리할 참이다. 울산은 국부를 창출해 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산업 수도’이지만 그동안 공해도시의 대명사로 공장의 검은 연기를 연상시킨 도시였다. 그런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이 수영대회와 연어의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 도시정책의 일관된 추진이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체험하고 있다. ‘울산발 인사실험’도 성공적이고,‘울산발 생태실험’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 ‘경관 실험’,‘디자인 실험’이 시작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공간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도시경관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110만 시민 모두를 위한 공공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창조도시’(The Creative city)의 저자인 영국의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유럽 최고 문화컨설팅 조직회사인 코미디아 설립자로 도시혁신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는 “궁극적으로 도시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도층의 자질”이라고 했다. 또 도시 지도층의 5대 핵심 덕목의 첫째는 예지(foresight)라고도 했다. 여기에 집중력·호기심·개방성·창조성·협동성·조직력·결의까지 갖추고, 시민의 창의성을 도시의 기풍(ethos)으로 진작시키는 분위기만 살려간다면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 디자인 명품도시로 만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열린세상] 낭만 서비스/차동엽 신부· 천주교 인천교구·미래사목 연구소장

    [열린세상] 낭만 서비스/차동엽 신부· 천주교 인천교구·미래사목 연구소장

    엊그제 강의 차 대구엘 갔다가 새삼 가을 끝자락을 밟아봤다. 거리에는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쓰레기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차량 봉사를 나오신 분의 설명이 재미있었다. “시민들이 낙엽 좀 밟아보라고 시에서 일부러 치우지 않은 겁니다. 시민들이 좋아해예.” “그래요? 거참 멋진 발상이네.” 요즈음 공무원들에게 이런 낭만 서비스 정신이 있다는 것이 여간 대견스럽게(?) 여겨지지 않았다. 하여튼 이렇게 낙엽을 즐기노라니 불현듯 시간의 흐름이 실감되었다. 허무(虛無)가 밀려온 것이었다. 허무가 무엇인가? 허무에도 염세적인 허무가 있고, 예지어린 허무가 있다. 시간의 흐름을 비관적으로 보는 관점이 있고,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이 있다는 말이다. 워낙 긍정적인 사고를 즐기는 편인 필자는 당연 후자의 관점으로 산다. 이와 관련하여 딱 어울리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어느 날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 왕이 궁중의 보석 세공인을 불러 이렇게 지시했다. “나를 위해 반지를 하나 만들어라. 그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그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또한 그 글귀는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도 나를 구해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왕의 명령을 받은 보석 세공인은 곧 아름다운 반지 하나를 만들었지만, 왕이 지시한 적당한 글귀가 생각나지 않아 커다란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석 세공인은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구했다. 이에 왕자는 다음과 같은 글귀를 새겨 넣으라고 조언하였다.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그러면서 솔로몬 왕자는 다음과 같이 이유를 설명했다. “왕께서 승리의 순간에 이 글귀를 보면 곧 자만심이 가라앉을 것이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 글귀를 보면 이내 표정이 밝아질 것입니다.” 얼마나 기막힌가! 지혜라는 것은 이렇게 맛있다. 어떤 관점에서 맞이하든 허무의 계절임에는 틀림없다. 허무감이 엄습할 때 필자는 역설적으로 ‘사소한 행복을 즐기라.’는 처방을 곧잘 내린다. 독자들께도 좋은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작년에 MBC다큐 프로그램 ‘행복’에서 ‘열 가지 행복 실천법’을 제시했다. 이 행복 실천법은 미국과 영국에서 긍정심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통계적으로 확인한 것들을 쉬운 실천법으로 바꿔 정리한 것이다. 그 열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매일 저녁, 그 날 일어난 감사한 일 3가지를 일기에 쓴다. 2. 신문에서 감사할 만한 뉴스를 찾아 스크랩한다. 3. 평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사람을 찾아 감사편지를 전한다. 4. 나에게 하루에 한 가지씩 선물을 준다. 5. 하루 한 번씩 거울을 보고 크게 소리내어 웃는다. 6. 남에게 하루에 한 번 친절한 행동을 한다. 7.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을 한다. 8. 대화하지 않던 이웃에게 말을 건다. 9. 좋은 친구나 배우자와 일주일에 한 시간씩 방해받지 않고 대화한다. 10.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만난다. 한번 실천해 보시라. 단 한두 가지라도 좋다. 반드시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차동엽 신부· 천주교 인천교구·미래사목 연구소장
  • [책꽂이]

    ●길 위에서(정재규 지음. 산지니 펴냄) 작가가 첫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을 낸 지 10여년 만에 낸 신작 단편 모음집. 광고회사 직원이 자신의 정체성 확인을 위해 길을 떠나는 ‘길 위에서’와 돌아오지 않는 아내와 인터넷 사이트만을 배회하는 나의 이야기를 그린 ‘정글게임’, 아내의 죽음을 아내와 함께 여행한 공간을 여행함으로써 극복하고자 하는 나의 이야기 ‘시간의 향기’ 등 인간과 시대,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한 글이 실렸다.1만원●천개의 찬란한 태양(칼리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현대문학 펴냄) ‘연을 쫓는 아이’로 잘 알려진 작가의 두번째 소설.40년간 계속된 전란으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고난을 다뤘다.‘연을 쫓는 아이’가 계층과 종족이 다른 두 아프간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다뤘듯, 이 소설도 대조적인 성장 배경을 지닌 두명의 아프간 여성 이야기를 다룬다.1만 3500원.●시인과 서커스(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진 옮김, 비채 펴냄) 18세기 조지 왕조 시대의 런던을 무대로 10대 소년, 소녀들의 순수한 어린 시절을 그렸다.‘진주 귀고리 소녀’라는 작품을 통해 베르메르라는 화가의 삶을 복원한 바 있는 저자는 이 소설에서도 자유분방한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삶과 예술 세계를 끌어들였다.1만 2000원.●연서(김하인 지음, 티비 펴냄) 책의 제목처럼 ‘사랑’을 주제로 한 ‘러브레터’. 이해타산적인 사랑이 판치는 시대이기에 더욱 소중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소중함을 그렸다. 사랑하는 이로부터 온 편지를 받았을 때의 설레임과 이별의 아픔을 통해 인스턴트 사랑의 경박함을 드러낸다.8800원.
  • [주말탐방] 동해바다열차

    [주말탐방] 동해바다열차

    “큰 발원에서 작은 소망에 이르는 우리들 모든 번뇌를 씻어내는 저 불타는 태초의 햇살과 마주서는 기쁨을 아는가….”(신봉승의 정동진)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정동진을 비롯해 강릉∼동해∼삼척(58㎞) 해변을 운행하는 바다열차가 지난 7월25일 국내에서 처음 운행을 시작했다. 바다열차는 정동진∼안인 등 해안절경과 백사장 등 경관이 뛰어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일반열차로 제대로 조망할 수 없는 비경을 상품화했다.‘낭만과 추억’이란 키워드가 비슷한 바다와 열차의 궁합이 궁금했다. 지난달 24일 삼척해변역에서 첫 경험에 나섰다. ●열차가 바다 위를 달리는 듯… 바다열차는 열차 자체가 개성이 있다. 일반열차가 아닌 통근형 동차를 개량해 전용열차로 꾸몄다. 기관차가 없고 양쪽에 기관실이 있기 때문에 기관사는 앞뒤로 위치만 바꿔 수평운전을 할 수 있다. 열차 외부는 여름바다를 형상화했고 내부는 가로 120㎝, 세로 100㎝의 대형 창을 설치해 최대한 시야를 넓혔다. 특실과 일반실 등 3개 객실 좌석은 전부 바다를 향해 설계했고, 앞좌석이 뒷좌석 시야를 가리는 것을 착안해 영화관처럼 2열 계단식으로 배치돼 있다. 승객들이 기관실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도 있다. 출입할 수는 없지만 운전석 정면 창을 통해 열차가 나아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부가 서비스가 제공된다. 열차의 백미는 정동진∼안인간 7.1㎞와 옥계∼망상간 5.5㎞로, 이곳에서 잠이 들면 여행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 선로와 바다가 거의 붙어 있어 아래를 내려다 보면 마치 마치 열차가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파도가 치는 날이면 열차 내에서 파도를 맞는 장관이 연출된다. 운전 경력 15년의 이동희(46) 기관사는 “승객들이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바다가 보이는 구간에서는 30∼40㎞로 저속 운행한다.”면서 “99년 제작된 차량을 리모델링해 파워나 스피드가 좋다.”고 말했다. ●40∼50대에게는 ‘향수´ “50이 넘어서야 우리 둘이 동해안을 찾아 바다열차에 몸을 실으니 감회가 새롭다… 20년이 넘는 시간 가족을 위해 헌신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바다열차 내 게시판을 장식하고 있는 많은 사연 중 눈에 띄는 글이다. 승무원에게 물으니 9월부터 40∼50대 중년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음악 신청과 함께 들어오는 사연도 추억과 삶에 대한 회상이다. 개통 초기인 7∼8월에는 연인과 가족 탑승객이 많았는데 이 때는 사랑과 행복에 대한 사연이 많았다고 한다. 김시섭 코레일 강원지사 영업팀장은 “80년대까지는 동해∼삼척간에 여객열차가 운행했다.”면서 “옛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분들이 입소문을 듣고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다열차는 여유가 있다. 승객이 오지 않으면 잠시 기다려준다. 다른 열차와 마찬가지로 출발과 도착시간은 있지만 해변이 없는 구간에서 속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일주(54·서울시 신월7동)씨는 “정동진 열차도 타봤지만 바다열차는 느낌이 다르고 편리하다.”면서 “무엇보다 번잡하지 않고 시야가 확 트인 열차 구조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협력 모델 바다열차는 코레일 강원지사가 계획하고 강릉시와 동해시, 삼척시 등 지자체가 뜻을 같이한 프로젝트다. 전용객차 개조 비용(9억원)은 3개 지자체가 분담했고 상표와 서비스표는 코레일 강원지사 이은규 영업관리차장이 제작해 권리를 등록했다. 지자체는 직접 들어오는 수입은 없지만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입에 따른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변화는 시작됐다. 간이역으로 잊혀져 가던 삼척역은 바다열차의 시발역이 되면서 시설 개선이 이뤄졌고 역세권 및 선로주변 정비도 끝났다. 신설된 삼척해변역은 서구적인 풍경으로 여행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코레일과 지자체는 3개월 운행 후 정적이고 단순하다는 일부 평가와 해변이 없는 동해∼삼척간 운영 프로그램 확충에 고심하고 있다. 삼척시가 해변을 따라 조성한 새천년도로와 연계, 삼척역 도착후 버스로 일주하는 계획이 나왔다.‘바다’라는 공통 분모의 연장선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음식투어도 고려하고 있다. 해돋이 시간대 구간 단축 운행도 검토하고 있다. 동해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3개월만에 3만5000명 돌파 빈 좌석 예약 ‘하늘의 별따기’ 바다열차는 7월25일 첫 운행 이후 3개월만에 이용객 3만 5000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399명이 열차를 이용한 셈이다.1회 탑승 인원은 114명, 운행시간(편도)은 1시간 20분이다.7∼8월에는 하루 8회(4왕복)가 운행되지만 9월부터 하루 6회(3왕복)로 축소됐다. 바다를 찾는 여행객이 적은 10월이지만 오전 8시40분 삼척역을 출발하는 첫차와 오후 5시20분 강릉역에서 떠나는 막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바다열차를 탑승하려면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코레일투어서비스 홈페이지(www.ktx21.com)에서 가능하다. 포털에서 바다열차를 치면 인터넷 예약 코너가 뜨는 편리함도 있다. 현장에서 표를 구입할 수 있지만 시간을 맞추기 힘든 데다 삼척해변역을 찾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도 따른다. 요금은 성인기준(편도) 특실이 1만 5000원, 일반실은 1만원이다. 연인들을 위한 프로포즈실도 운영, 요금은 2인 기준 5만원이다. 가격이 높지만 꽃이 있는 탁자에 와인과 초콜릿이 제공되고 기념촬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동해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지역서 채용된 노귀주·이민영 승무원“맛깔난 안내방송 저희가 직접 만들어요” “묵호역에서 내리셔서 10분만 바다쪽으로 내려가시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실 수 있는 묵호항이 있습니다.” 바다열차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이라면 승무원들의 재치 만점 안내 방송. 코레일 계열사인 코레일투어서비스 소속인 노귀주(26)·이민영(23)씨는 관광가이드나 승무원 경험이 전혀 없는, 바다열차 개통에 맞춰 채용된 3개월된 새내기 승무원이다. 이들이 초보 같지 않은 이유는 지역에서 채용돼 명소에 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알콩달콩 풀어놓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고향은 삼척. 직장 동기보다 자매에 가깝다 보니 승객을 맞는 일부터 차내 업무처리까지 손발이 척척 맞는다. 언니격인 노씨는 “바다열차가 개통되면서 고향인 삼척이 많이 알려지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 “열차에서 내릴 때 즐거워하시는 손님들을 보면 행복하다.”면서 “방송멘트는 우리가 직접 만든다.”고 자랑했다. 경력은 짧지만 이들의 애정은 대단하다. 근무시간이 길어지는데도 정동진이나 추암역 정차시간을 늘려 승객들에게 여유를 주자는 제안도 냈다. 지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정동진에 있는 고현정 소나무가 진짜일까요, 다른 나무일까요.” 바다열차 승무원을 만나면 답을 들을 수 있다. 삼척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기차의 변신은 무죄! 테마열차 인기 ‘기차의 변신은 무죄’ 다양한 주제를 접목한 테마열차가 각광을 받고 있다. 초고속시대, 그러나 테마열차는 추억과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 최근에는 웰빙에 맞춰 취미와 건강을 결합한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명품 열차상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50만 돌파한 레일바이크 2005년 6월30일 선보인 레일바이크는 승객 감소로 폐쇄된 아우라지역과 구절리역간 7.2㎞를 달리는 철길 위를 달리는 자전거. 9월30일 현재 50만명 이상이 이용하면서 매출액이 4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사업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산과 계곡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인과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바다열차와 연계한 무박 2일 묶음 상품도 있다. ●지역·국산 사랑 ‘와인 기차´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2회 운행하는 와인열차는 관광전용열차 시대를 알렸다. 지난해 12월6일 첫 운행을 시작한 이래 만원을 이루면서 지난 6월 2량이던 객차를 4량으로 늘렸다. 열차 안에서 와인 시음회와 와인 설명을 듣고 제조공장 및 저장토굴 견학, 포도따기, 오크통 밟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와인 붐을 타고 국산 와인을 알리는 사명(?)이 주어졌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매월 2,7일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만 운행하는 열차에 산악자전거(MTB)를 실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으로 관광과 레포츠를 접목한 이색 상품이다. 지자체와 산업체가 코스 및 차량 개조에 참여했다. 시골 장에서 푸짐하게 채운 배를 운동으로 소화시키니 돌아오는 열차는 수면실이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강북구 곳곳에 문화가 넘친다

    강북구 곳곳에 문화가 넘친다

    우이천 산책로에서는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민원 서류를 떼기 위해 찾은 강북구청에서는 미술작품 감상이 가능하다.200여개의 알찬 문화강좌가 삼각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연중 열리고 있다. 강북구 곳곳에 음악이 흐르고 미술과 문화가 넘친다. ●분위기에 맞게 변화하는 음악 21일 강북구에 따르면 내년부터 우이천 쌍한교∼월계2교에 이르는 3.05㎞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에서는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운동 나온 주민이 많은 이른 아침에는 신나는 대중음악이 들리고 오전이나 오후 한적한 시간에는 산책객을 위해 감미로운 경음악이 흐른다. 밤에는 낭만적인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 이를 위해 이 구간의 가로등 128개에 10W나 20W 스피커를 설치하기로 했다. 25m 간격의 스피커는 주변 주택가에 소음피해가 없도록 산책로를 향하도록 한다. 산책로 곳곳에 마련된 간이운동 장소에서도 몸을 풀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민원서류 떼면서 미술감상 요즘 구청 본관 현관의 갤러리에서는 아마추어 지역 작가들의 미술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구청에 민원서류를 떼러 왔다가 환한 조명을 받아 빛나는 캔버스 앞에서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린 자녀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주부도 있다. 현관의 작은 여유공간(25.5㎡)이 주민들을 위한 상설 갤러리로 바뀐 것이다. 갤러리는 주민들에게 바쁜 생활 속에서 예술 작품을 잠깐 감상하고, 관공서의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아마추어 예술단체, 교양강좌 수강생, 직원동아리 등 누구나 신청만 하면 전시회를 열 수 있다. 수석전, 난 작품전, 옹기 전시회 등이 줄을 지어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 본관 현관을 나와 구청 광장 분수대 앞에서는 수시로 정기음악회가 열린다. 지난 여름밤에는 주민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는 장소가 됐다. ●연중 208개 교양강좌 개설 다음달 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삼각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3개월 과정의 ‘강북문화대학’이 열린다. 개설강좌는 총 208개로 다른 자치구에 비교해 많은 편이다. 특징별로 묶어서 ‘엄마랑아기랑 과정’은 아이스콜 블록, 신체발달놀이, 오감발달놀이 등 아기들의 발달을 돕는 프로그램이다.‘유아강좌’는 EQ미술심리, 뮤지컬 잉글리시, 동화구연 등 어린이 창의력 개발에 도움을 준다.‘성인강좌’에는 프레스 플라워, 피부관리, 천연비누 만들기 등이 있고,‘자격증 강좌’에는 한식조리사, 제과·제빵, 미용사 등이 있다.‘직장인을 위한 야간강좌’에는 다이어트 재즈댄스, 필라테스 요가, 벨리댄스 등이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네가지 빛깔의 7080’ 펴낸 금융정보분석원장 이철환

    가난을 이겨낸 열정과 지혜를 가졌지만 감성에 의존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아날로그 세대. 보통 ‘7080’으로 불린다. 이철환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19일 ‘네가지 빛깔의 7080 이야기’를 펴냈다. 정치·사회·경제·문화 등으로 나눠 340쪽에 담았다.7080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첫번째 책이라는 평가다. 이 원장은 “전문적인 역사비평서가 아니다.”면서 “부모 세대가 자식들에게 한번쯤은 들려주고 싶은 ‘낀 세대’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읽을 필요가 없으며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머리를 식히기 위한 용도로 만족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간결한 문체로 7080의 영욕과 아쉬움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예컨대 대학 교정은 이렇게 묘사했다.“그 시절 대학생들은 한손에는 화염병을, 다른 손에는 통기타를 들었다. 현실적인 고뇌와 함께 자유롭고 풍요로운 이상을 엿볼 수 있다.” 책은 10월 유신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그린 ‘어두운 블랙(정치)’과 전태일 분신사건과 KAL기 폭파, 성수대교 붕괴사건 등을 다룬 ‘우울한 그레이(사회)’로 시작된다. 이어 경제성장과 산업화 과정을 모은 ‘도약의 그린(경제)’,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로 상징되는 청년 문화를 녹인 ‘낭만의 블루(문화)’로 끝난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7080을 산 아버지로서 이 세대를 사는 아들 딸에게 편지를 쓴다.”면서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너희들은 기성 세대들의 삶에 공감하기 어렵겠지만 그 뒤안길에는 부모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또한 광복 이후 15차례나 바뀐 입시제도의 병폐에서부터 충무로 영화, 교복 자율화, 예비군 제도, 장영자·이철희 사건 등에 얽힌 다양한 사연과 애환들을 생생하게 그렸다. 행시 20회로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재경부 장관 비서실장과 국고국장 등을 지냈다.1992년 공무원들의 생활상을 담은 ‘과천 종합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등을 포함해 이번이 8번째 책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토요영화]케이트와 레오폴드

    [토요영화]케이트와 레오폴드

    ●케이트와 레오폴드(SBS 영화특급 밤 1시) 즐거운 상상은 삶을 구원한다. 특히 책에서 양식과 안녕과 온기를 얻는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한번쯤 책 저자와의 로맨스를 꿈꿔보곤 한다. 하지만, 그가 동시대 인물이 아니라면 현실적 고민을 논하기는 커녕 기껏해야 베갯머리 공상쯤으로 상상은 끝나버리게 마련이다. 여기 시간을 이동한 사내가 있다. 레오폴드(휴 잭맨)는 1876년을 배경으로 살다가 어느날 뜻하지 않게 2001년의 한가운데로 옮겨온다. 파티장에서 자신을 따라다니는 낯선 남자 스튜어트(리브 슈라이버)를 쫓다 재수없게 브루클린 다리 아래로 떨어진 것이 우연찮게도 시간의 장막을 통과하게 된 것. 시와 낭만을 벗삼아 살아가던 19세기 맨해튼의 노총각은 갑작스럽게 마주치는 21세기 뉴욕 도심 풍경에 매우 당황해한다. 처음보는 TV소리에 깜짝 놀라고 전화기 속에 사람이 숨어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하지만 유난히 적응력이 빨랐던 그는 이내 과거를 잊고 현재에 몰입한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이상형을 만난다. 그녀는 바로 스튜어트의 여자친구 케이트(멕 라이언)다. 여기까지 보면 전형적인 ‘타임머신’ 소재의 진부한 이야기라고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영화 ‘케이트와 레오폴드’(2003)는 여기다 하나를 더 보탠다. 바로 진정한 연인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코멘트다. 무심한 애인 스튜어트에게 상처받아 사랑에 지쳐버린 케이트는 레오폴드에게서 거의 여왕 대우를 받지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케이트는 레오폴드를 그저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일삼는 ‘괴짜’ 정도로 여길 뿐이다. 그러다 생각이 바뀌는 것은 정성스러운 아침식사를 대접받으면서부터다. 서러운 눈물을 뚝뚝 흘리는 그녀의 마음에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 깃드는 것도 이때부터다. 얼핏 보면 영화는 분명 ‘사모하는 역사속 인물이 동시대로 되살아나 내 곁에 왔으면 하는 어느 현대여성의 판타지’일 것이라 예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스티븐 로저스와 공동 각본 작업을 통해 지어낸 사내들의 ‘즐거운 상상’이다. 엉뚱한 시간여행과 상투적인 전개가 다소 유치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주말밤을 가볍게 보낼 요량이라면 부족함이 없는 달콤한 로맨틱물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막내린 충무로국제영화제

    막내린 충무로국제영화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2일 중구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 폐막작 ‘두번째 숨결’(알랭 코르노 감독) 상영과 함께 9일간의 ‘올드 무비’ 향연을 마쳤다. 이날 폐막식은 이주연·한준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고, 정동일 중구청장이 폐막 선언을 했다. 정일성·박광수·신영균·남궁원·길용우·이동준씨 등 많은 영화인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발레씨어터의 ‘탱고 포 발레’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정 구청장은 “영화제가 첫 회이다 보니 시행 착오도 있었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이 볼 만한 영화가 있다는 기대로 극장을 찾게 된 것이 큰 성과”라고 밝혔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행사 기간에 국내외 고전영화 143편을 상영하면서 풍성한 기록들을 남겼다. 총좌석 7만 3000여석 가운데 5만 2000석이 판매됐다. 좌석 점유율은 71%를 웃돌았고, 매진된 횟수도 34회에 달했다. ●‘청계낭만´ 등 부대행사에 시민 발길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 축제장은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지난달 19일 전야제 축하공연에는 7500여명이 참여했다.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충무로난장’에는 12만 5000여명이,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남산 공감’에는 16만 5000명이 참여했다. 또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계낭만’에는 23만명이 함께하는 등 총 58만명이 영화와 축제를 즐겼다. 특히 젊은 관객 중심이 아닌 노년층과 중·장년층, 가족이 함께 어우러진 점은 기존 영화제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올드 스타와 팬들의 만남도 눈길을 끌었다. 40년 전 영화 ‘막차로 온 손님들’의 유현목 감독, 배우 문희·이순재씨와 20년 전 작품인 ‘기쁜 우리 젊은 날’의 배창호 감독과 배우 황신혜씨 등은 오랜만에 관객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임권택·리안 등 명장들과 대화 인기 고 이만희 감독의 영화 ‘원점’ 상영 때에는 이 감독의 딸 이혜영씨와 주연 배우 신성일씨가 나와 촬영 당시의 일화를 전했다. 특히 신씨는 그 해 다른 영화 촬영으로 바빠 이 영화를 40년 만에 처음 봤다고 고백했다. 87년작 ‘연산일기’ 상영 때에도 임권택 감독과 구중모 촬영 감독, 유인촌·김진아씨 등이 나와 제작사가 개봉 1주일을 앞두고 부도가 났다고 당시의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해외 유명 감독과 대화의 시간도 뜻깊었다. 오는 8일 국내 개봉에 앞서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색, 계’는 전석 매진과 함께 리안 감독의 참석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또 지난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소개된 이후 두번째로 공개된 신작 ‘인 블룸’ 상영 후에는 바딤 페럴만 감독이 영화 속 장면들을 직접 설명하며 국내 팬들과 토론의 자리를 가졌다. 그는 국내 영화 ‘파이란’의 리메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도박 골프와 내기 골프

    아마 한국 사람처럼 내기 좋아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친구나 혹은 가족 간에도 “내기 할래?”란 말을 자주 한다. 최근 A골프회원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골퍼 85% 이상이 내기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캐디피, 식사 정도이며 내기를 통해 딴 돈을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필자 역시 적당한 내기는 플레이를 좀 더 흥미롭게 하는 데 좋은 윤활제란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부 몰상식한 골퍼들로 인해 건전한 골프가 국민들의 원성을 사는 나쁜 이미지로 각인돼 안타깝다. 얼마 전에도 자신의 골프 실력을 숨기고 재력가에게 접근해 ‘내기골프’로 2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이들은 내기 골프가 아니라 사기 골프를 한 것이다. 전문가 행세를 한 이들은 골프를 구실로 문란한 섹스와 마약까지 일삼았다고 하니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음이 틀림없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 외에도 이른바 ‘골프 타짜’들이 필드를 누비고 다니고 있음은 통탄할 노릇이다. 골프장이 좋은 이유는 자연에서 맑은 공기와 밝은 햇살을 받으며 푸른 잔디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탤런트 배용준은 “골프장 그늘집에 들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골프가 좋다.”고 했다. 또 가수 유익종은 “자연에 나와 바람과 나뭇잎, 빗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골프가 좋다.”고도 말했다. 이런 골프장에 서슬퍼런 눈빛의 ‘전문 타짜’들이 나돌아 다닌다는 건 유쾌하지 않다. 내기는 재미를 벗어나서는 안될 일이다. 변호사 S씨는 “평소 내기를 안 하다가 동반 플레이어와 너무도 건조한 것 같아 식사 내기 정도를 즐긴다.”고 한다. 잘 아는 후배는 “아내와 골프 치면서 내기 조건은 내가 지면 아내에게 뽀뽀해 주고. 아내가 지면 나에게 뽀뽀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낭만적이다. 이젠 “얼굴 시커먼 골퍼와 웨지 3개 이상을 가지고 다니는 골퍼, 롱아이언 3개 이상 가지고 다니는 골퍼와는 내기를 하지 말라.”는 농담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골프장 나와 돈 따서 직원들 월급 준다.”는 1980년대 모 기업 사장의 낭만적인 조크도 이젠 함부로 할 말이 아니다. 전문화하고 조직화하는 도박 골프는 분명히 근절돼야 한다. 골프장과 골프협회, 관공서와 골퍼가 나서서 뿌리 뽑아야 할 일이다. 아내와 자식, 또는 며느리와 사위가 팀을 이뤄 따뜻한 해장국을 내기로 건 골프의 낭만이 사라질까 두렵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하는 그들만의 밤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 2명이 새달 한국을 찾는다. 한명은 반짝반짝 뜨는 별, 그리고 다른 한명은 지는 별이라고만 하기엔 아쉬운 거장이다. 클래식계에 중국 신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랑랑(25)이 2년여 만에 세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밝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청중과의 탁월한 교감을 자랑하는 랑랑은 11월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낭만 계열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독주회를 꾸민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해 쇼팽 소나타 3번, 슈만의 ‘어린이 정경’, 호로비츠가 편곡한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 등이 연주된다. 올해 개봉한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연주를 맡는 등 대중적인 행보도 활발하다.3만∼9만원. 타계한 파바로티와 함께 3대 테너로 꼽히는 호세 카레라스(61)도 1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11월14일 오후 8시 역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카레라스의 내한 콘서트는 그러나 ‘가기 힘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체 2500여석의 티켓 가운데 6만원인 무대 뒤편의 합창석 270석만을 일반인들이 예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10만∼30만원의 VIP석을 비롯한 나머지 좌석은 협찬사인 HSBC은행과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가져갔다. 협찬사의 고객이 아니라면 카레라스의 뒤통수밖에 볼 수 없을 판이다. 입장료도 지난해에 22만원이었던 VIP석이 올해는 30만원이며, 가장 싼 좌석도 지난해 5만 5000원에서 6만원으로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9∼36% 값이 상승했다. 얼마 전 내한한 빈 슈타츠오퍼가 45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티켓으로 인해 정작 공연 땐 빈 자리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카레라스 공연은 일단 좌석이 빌 염려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입장료를 고가로 책정한 뒤 이를 대부분 협찬사에 넘기는 기획사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클래식 장벽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이번 카레라스의 공연은 KBS교향악단이 반주를, 지휘는 카레라스의 전속 지휘자이자 그의 조카인 성악 전문 지휘자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맡았다. 소프라노 박미혜가 특별출연하여 카레라스와 듀엣곡을 부를 예정이다.(02) 541-6234.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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