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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렌치 리포트] (30·끝) 각계인사 방담

    [프렌치 리포트] (30·끝) 각계인사 방담

    지난해 10월20일부터 이어진 장기 기획물 ‘프렌치 리포트’를 통해 프랑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을 짚어봤다. 프랑스에 대한 환상과 오해 혹은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프랑스를 올바로 알린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프랑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각계의 인사들을 초대해 방담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프랑스는 민주주의 역사가 길고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로 한국이 배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프랑스에 대해 무조건적인 환상을 갖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도산공원에서 진행된 이날 방담에는 로레알코리아의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 프랑스국제방송(RFI)의 토마 올리비에 기자, 패션컨설턴트 심우찬씨가 참석했다. 파스벤더 사장은 함부르크 출신의 독일인이다. 학업과 업무를 위해 12년간 프랑스에 거주했고,10년전부터 프랑스의 화장품 전문기업 로레알에서 일하고 있다.2004년 4월 로레알 코리아 사장에 취임했다. 올리비에 기자는 파리에서 태어나 자란 정통 파리지앵. 특파원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한 것은 1년 10개월 전이다. 한국외국어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심우찬씨는 20년전 파리에 건너가 패션스쿨 에스모드에서 2년간 수학하고 파리 8대학에서 불문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국내외 럭셔리 브랜드의 글로벌마케터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프랑스’하면 명품과 향수, 패션, 와인 등을 떠올린다. 프랑스에 대해서도 대체로 화려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올리비에 기자 그런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소수의 사람들, 극히 일부분에 국한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오트쿠튀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급 패션산업이지만 이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실제로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이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상류층이나 성공한 연예인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프랑스 사회는 화려하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회문제들로 고민을 하고 있다. 거주지가 불분명한 사람들(SDF)도 많고,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이런 부분을 잘 알지 못하고 외국인들이 프랑스에 와서 많이들 놀라는데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 아닌가? 어느 나라든 있는 그대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심우찬씨 프랑스에 처음 갔을 때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패션이 너무 평범한 것을 보고 매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패션의 나라’라는 기대감이 여지없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풍경은 낭만적이지만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거리도 생각한 것보다 너무 지저분했다. 일반적으로 낭만적인 영화나 소설에서 프랑스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환상을 가졌는데 실제와 너무 달랐다. 관용을 중시한다고 들었는데 실제 프랑스인들은 매우 자기 중심적이었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도 컸던 것 같다. ▶그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여러가지로 힘든 점이 많다. -심씨 관광객들은 잠시 파리를 다녀가면서 파리의 아름다운 외관에 감탄한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을 보면서 문화적인 풍요로움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실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가지 불편함이 많다. 외국인에 대해 차별이 없다고 하지만 생활해 보면 엄연히 차별은 존재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우파 정권이 집권한 이후 외국인에 대해 더욱 배타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 아쉽다. ▶프랑스 출신의 유명인에 대해서도 한국인들은 나름대로의 선호도가 있다. 실제와는 얼마나 거리가 있나. -올리비에 기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알랭 들롱과 소피 마르소가 굉장히 인기가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알랭 들롱은 한국의 독자들도 얼마전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씨에게 수상하는 그의 변해버린 모습을 봤겠지만 한물간 늙은 배우이다. 소피 마르소는 ‘훌륭한 배우’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반면 프랑스인들은 지네딘 지단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생각하고 은퇴한 지금도 그를 매우 좋아한다. ▶프랑스가 가진 최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파스벤더 사장 프랑스의 육아 지원제도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이다.3세부터 유아원에 다니는데 이렇게 어려서부터 공동생활을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아주 훌륭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여럿이 어울려 함께 놀면서 사회성을 키울 수 있고,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다양성에 익숙해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문화도 터득하게 된다. -올리비에 기자 의료보험제 등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자랑하고 싶다. 프랑스에서 있을 때는 당연한 줄 알았는데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프랑스의 제도가 굉장히 좋은 것을 깨달았다. 프랑스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수준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치료비가 없거나, 불법 체류자이거나 관계없이 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은 의료비가 너무 비싸서 절대 아플 수 없다. -심우찬씨 다양성이 최고의 가치라고 본다. 전통을 중시하고, 기본을 존중하면서도 관점과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는 다양성이 있기에 인류사에 길이 남을 찬란한 예술과 문화의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가마다 국민성이 다르다. 프랑스인들의 대표적인 기질을 꼽는다면. -올리비에 기자 저항정신을 꼽고 싶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강제성을 띤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 기질이 있다. 쉬운 예로 길거리에 차가 없으면 빨간 불에도 다들 길을 건넌다. 질서를 해치거나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법이나 사회적 관습을 어기는 것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시위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심씨 그런 저항정신이 꼭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혁명도 저항정신에서 비롯된 것이고, 현대에 와서도 프랑스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자유를 중시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파스벤더 사장 독일인들은 규칙을 매우 엄격하게 준수하는 반면 프랑스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와 인격을 더욱 중시한다. 겉보기에 사회가 무질서해 보이지만 무질서와 질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프랑스 사회다. 전반적으로 자유분방하지만 조직의 내부에 들어가 보면 질서와 약속을 무척 중시하고 체계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인들의 결점을 꼽는다면. -올리비에 기자 너무 결점이 많다. 그러나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의견이 되겠지만 프랑스인들은 불평 불만이 너무 많다. 꼬투리 잡기를 좋아하고 절대 긍정하려 들지 않는다. 프랑스 사회의 변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나 새로운 제도가 발표되면 우선 비판부터 한다. 먹고, 마시는 데 지나치게 집착한다. -파스벤더 사장 덕분에 프랑스는 미식가의 나라라는 명성을 얻었으니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한국과 프랑스는 문화적으로 매우 다르다. 여성들의 미에 대한 기준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파스벤더 사장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20대만 지나가면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로레알의 마케팅팀 조사결과 한국 여성들은 20대 후반부터 피부의 노화방지에 신경을 쓴다. 반면 프랑스 여성들은 40대에 들어서면서 노화방지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여성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로레알의 모델인 제인 폰다는 환갑이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프랑스 여성들이 추구하는 것은 제인 폰다처럼 자신있고, 활기차고, 모든 면에서 조화를 이룬 그런 아름다움이다. -심씨 로레알의 캐치프레이즈 ‘나는 소중하니까요(Parce que je le vaux bien!)’가 아마 프랑스 여자들의 미의 관점을 가장 잘 나타내는 문구인 것 같다. 아무리 세계적인 유행도 정작 파리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파리 여자들은 어떤 유행이나 패션 아이템을 받아들일 때 과연 그 스타일이 나에게 어울리는지, 나만의 개성을 잘 표출해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한시즌에 수천·수만장씩 만들어 내는 상품을 ‘명품’이라 부르며 누구나 들고 다녀야 하는 가방이나 패션 아이템이 그녀들에게는 없다. 미의 중심은 패션 브랜드가 제시하는 어떤 유행 상품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얘기다. -올리비에 기자 한국 여성들은 아름답고 세련됐다. 그런데 아름답게 가꾸고 치장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 같다. 값비싼 프랑스제 명품을 많이 드는데 그것도 자신의 취향에 맞아서라기보다 유행하니까, 남들이 드니까, 그리고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드는 것 같다. ▶프랑스 국민은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를 새 대통령으로 뽑았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저항이 많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심씨 개인적으로 세골렌 루아얄을 지지했기에 실망이 무척 컸다. 그녀도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남성이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실수들을 사사건건 조롱하고 비판하는 언론과 정적들을 보면서 프랑스에서 여성 대통령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부디 선거공약처럼 좌우를 아우르는 공화국 정신에 충실한 덕을 지닌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올리비에 기자 개인적으로는 사르코지가 이끄는 프랑스의 미래에 대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은 그를 지도자로 선택했다. 앞으로 5년동안 진행될 변화들을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저항도 많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변화해야 할 것이다. 진행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방담 참석자> 클라우스 파스벤더 <로레알코리아 사장> 토마 올리비에 <佛국제방송 기자> 심우찬 <패션 컨설턴트>
  • 5월 26일 방영된 광화문 ’깡장집’

    MBC 찾아라 맛있는 TV 2007년 5월 26일 방영분 낭만식객 (여운계 편) ’깡장집’@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책꽂이]

    ●몽골 대서사시 게세르 칸(유원수 옮김, 사계절 펴냄)티베트, 몽골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몽골의 대표적 전통 문학 게세르 서사시를 처음으로 번역했다. 게세르 서사시는 ‘장가르’ ‘마나스’와 함께 중앙아시아 3대 서사시로 꼽힌다. 혼란한 인간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서 현신한 시방세계의 지배자 게세르 칸의 호쾌하고 엉뚱한 영웅담을 담고 있다.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게세르는 강력한 힘을 과시하는 지배자이면서도 심술궂고 적을 조롱하고,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는 악동의 모습으로도 등장한다.2만 9500원.●기억 전달자(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비룡소 펴냄)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상을 두번이나 받은 작가의 청소년 소설.1994년 뉴베리상 수상작이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두가 똑같은 형태의 가족과 동일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미래사회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다.‘기억 보유자’는 마을에서 과거의 모든 기억을 갖고 있는 단 한명의 사람으로 주인공인 열두살 소년 조너스가 생일날 그 직위를 부여받는다.9000원.●알함브라(전2권, 워싱턴 어빙 지음, 정지인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19세기 미국 낭만주의의 대표적 작가이자 전기 작가인 워싱턴 어빙이 에스파냐의 그라나다 지방에 머물면서 수집한 알람브라(`Alhambra´의 바른 표기) 궁전에 얽힌 신비한 이야기를 다룬 기담(奇談) 작품. 알람브라 궁전은 이베리아 반도의 마지막 무슬림 거점이었던 나스리드 왕조의 심장부로 작가는 무어인들의 기이한 전설과 스러져간 역사를 생생히 부활시켰다. 국내 최초 번역본으로 19세기 삽화가 구스타브 도레 등이 그린 알람브라의 이국적인 모습도 함께 수록했다. 각권 9800원.●백치·타락론 외(사카구치 안고 지음, 최정아 옮김, 책세상 펴냄)다자이 오사무, 이시카와 준 등과 함께 ‘무뢰파’로 불리며 전후 일본사회의 혼란과 퇴폐를 작품화한 작가의 단편 선집.침략전쟁 시대의 도덕과 정신을 불신했던 작가는 인간 본연의 영혼에 이르는 통로가 육체와 감정이라고 확신했으며 이같은 그의 사상이 담긴 7편의 단편과 두 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단편은 자전적 소설, 우화 소설, 설화 소설 등으로 다양하다.6900원.
  • [강유정의 영화in] 마리 앙투아네트

    [강유정의 영화in] 마리 앙투아네트

    영화의 첫 장면. 백색에 가까운 금발의 여자가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 장난기 어린 요염한 눈빛을 관객에게 던지면 MTV에서나 들을 법한 록음악이 흘러나온다.16세기 유럽의 로코코 의상과 MTV스타일의 록,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려낼 중세가 어떤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다.21세기에서 돌아본 16세기, 아니 21세기풍 16세기 코스튬드라마가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 여자를 통해 혁명을 재조명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여자의 내면이 ‘옷갈아입기’로 표현된다는 사실. 물론 우리는 옷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여성들을 여러 번 영화에서 만나왔다.“옷은 내면의 빈 곳을 채워줘요.”라고 말하는 ‘토니 타키타니’의 여자부터,“66사이즈로는 성공을 꿈꿀 수 없다.”며 명품 옷을 갈아입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드리아까지. 옷은 여성 심리의 일부이자 혹은 전체로 묘사되곤 했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묘사하는 것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간의 전략적 선택으로 프랑스 왕조에 시집오게 된 마리는 그 긴장이 버겁고 무겁다. 섹스, 임신, 대인관계까지 사생활이라 부를 모든 것이 정략적 차원에서 설계되고 실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문과 협잡이 넘쳐나는 베르사유 궁에서 마리는 불안을 견디 듯이 옷을 사들이고 맛있는 것들을 먹어 치운다. 캔디 컬러와 꽃장식으로 가득한 공간은 숨막힐 듯한 정치적 외피를 은닉해 준다.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그 외피 속에 자신을 숨긴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마리 앙투아네트일까? “빵이 없으면 케이크나 먹으라고 해요.”라는 철부지 코멘트로 역사의 오점을 남긴 마리 앙투아네트는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는 한편 그녀의 사치가 500년 넘게 프랑스의 국보급 문화재로 남게 된 역설과도 상통한다. 피와 눈물로 이루어졌다고 배척된 그녀의 공간은 관광지로 재탄생해 현재까지 지속된다. 사치와 낭비라고 비난받았던 그녀의 소비패턴은 내면적 허기를 채운 보상행위로 재조명된다. 그녀는 처참하게 죽었지만 그녀의 이름은 영원한 낭만성 속에서 지속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역사는 폭군을 좋아한다. 폭군만큼 흥미로운 캐릭터가 없기 때문일까? 비난은 두고두고 이야기가 되어 새로운 장르로 거듭난다. 진시황의 유물,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피와 뼈로 이루어진 역사는 호사가들의 호기심을 따라잡지 못한다.16세기 풍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다름없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분명 ‘역사 영화’가 아니라 의상 영화이다. 진열된 옷과 쿠키, 케이크는 스스로 생명력을 얻는 듯하다. 쇼윈도에 걸린 값비싼 명품 드레스처럼 내가 직접 입을 수는 없지만 보기엔 황홀한 환상,‘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런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 [토요영화]

    ●연애의 목적(KBS2 밤 12시35분) 사랑에 목적이 있다면 그것이 사랑일까. 어쩐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연애에 목적이 있다면 그건 연애일까. 일면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2년전 등장해 많은 화제를 뿌렸던 영화 ‘연애의 목적’이 토요일 밤에 찾아온다. 간단치 않은 연애를 놓고 풀어놓는 흥미로운 설(說)로 머리를 식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벤치에 앉아 있는 두 남녀를 카메라가 비추는 것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주위의 풍광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가 곧 뒤통수를 때린다.‘작업’을 하는 고등학교 영어교사 유림(박해일)과 미술대학 졸업반으로 교생인 홍(강혜정)의 대화는 너무 적나라하고도 능청스러워서 당황스럽기까지 할 정도다. 영화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유림과 홍의 밀고 당기는 연애담을 날것 그대로 담아냈다. 기존의 멜로영화처럼 적당히 포장하거나 양념을 뿌리지도 않았지만, 때로는 실소를 터뜨리고 때로는 탄식하면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연애의 목적’이라는 ‘학구적인’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영화는 정말 연애의 목적뿐만 아니라 과정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대뜸 “자고 싶다.”,“결혼은 말고 연애만 하자.”며 수작을 거는 유림과 겉으로는 튕기지만 속으로는 왠지 끌리는 홍의 심리전도 그렇거니와 처음 성관계를 맺는 장면이 과연 ‘강간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 등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한다. ‘살인의 추억’ 등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은 박해일과 ‘올드보이’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강혜정은 이 영화에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 ‘역시’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유림과 홍의 당돌하고 뻔뻔한 캐릭터가 두 사람의 눈빛과 말투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감칠맛 나는 대사와 줄거리로 제26회 청룡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121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타이베이101빌딩에서 프로포즈 하실래요?”

    “타이베이101빌딩에서 프로포즈 하실래요?”

    “타이베이101빌딩에서 프로포즈 하실래요?” 세계 최고층빌딩인 ‘타이베이101빌딩’의 구혼 광고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빌딩의 73-80층 외벽에 ‘marry me?’라는 글자와 함께 여자의 이름을 새길수 있어 낭만적인 프로포즈를 원하는 남자에게 최고의 상품이다. 그러나 상품가격은 서비스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타이베이101빌딩의 대변인 류자하오(劉家豪)는 “이 서비스는 500만 타이완달러(한화 1억 4천만원가량)이상의 가격” 이라고 밝혔다. 또 “빌딩에서 웨딩드레스 구매와 웨딩 촬영만 해도 최소 50만 달러(한화 1500만원 가량)가 든다.”며 “예식과 피로연 비용은 별도”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초고가 가격에 대해 그는 “독특하고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벌써 문의전화가 수없이 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우뉴스 신청미 기자 qingme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같은 휴양지, 사이판 뒤집어보기

    영화같은 휴양지, 사이판 뒤집어보기

    “이놈들아, 나는 이렇게 살아 있어.!”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대사로 기억된다. 빠삐용(스티브 매퀸)이 높은 절벽에서 떨어진 후 일엽편주 코코넛꾸러미 위에서 외친 외마디 절규는 여전히 생생하다. 그만큼 감동 깊었던 영화이기 때문이다. 여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낭만과 멋진 추억이 남겨진 곳이라면 몇번이고 가고 싶어진다. 요즘에는 이래저래 국내외 여행객들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허니문과 수학여행이 늘어나고 각종 축제와 이벤트가 벌어지는 까닭이다. 어쨌든 여행은 늘 들뜨고 마냥 즐겁기만 하다. 한번쯤 가봤던 곳이라도 어느 계절에, 누구와 같이 갔느냐에 따라 새록새록 달라지게 마련이다.‘빠삐용´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로도 유명한 휴양지, 꿈과 낭만의 사이판을 다녀왔다. 호국의 달을 맞아 한국인 위령탑을 둘러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하다. 글 사진 사이판 이호정특파원 hojeong@seoul.co.kr 세계 여러 휴양지 가운데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대입시켜 본다면 단연 사이판을 꼽고 싶다. 허니문 여행은 물론 가족단위 휴양지로 언제나 인기가 높다. 기후가 연중 온화하고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 특히 푸르다 못해 에메랄드그린의 아름다운 색조를 띤 바다색깔은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호초(珊瑚礁)가 있어 거친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산호초 주변에는 온갖 빛깔의 수많은 열대어들이 군락을 이루며 산다. 얕은 바다 산호 사이를 헤엄치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과 함께 즐기는 스노클링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푹 빠져드는 이곳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다. 해안 주변에서의 제트스키나 패러세일링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천연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골프라운딩도 인기를 끈다.‘골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라우라우베이 골프리조트는 세계적인 프로골퍼 그렉 노먼이 디자인했다. 총 36홀로 동쪽 코스 5·6·7번 홀은 코발트색의 바다가 눈앞에 보이는 해안절벽 코스로 공이 바다위로 날아가는 듯한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마나가하 섬 애칭 ‘사이판의 보물’. 사이판 여행시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으로 걸어서 20여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지만 눈부신 백사장과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바다가 일품이다. 아울러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섬 입장시에는 환경세 5달러를 내는 것이 특이하다. ●한국인 평화 위령탑 사이판 북부 마피산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징용으로 남태평양에 끌려가 죽은 한국인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만세절벽 영화 빠삐용의 탈출 장면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패전의 기색이 짙어가는 1944년, 일본군 수천명이 최후의 공격을 가했지만 전세를 역전시키지 못하자 ‘천황 만세’를 외치며 절벽아래로 대부분 투신, ‘만세절벽´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해안 절벽이 장관이다. ●자살절벽 해발 249m의 마피산 정상의 서쪽 절벽으로 1944년 미 해병대가 상륙작전을 감행하자 마지막까지 쫓기던 수백명의 일본군 병사와 시민들이 항복을 거부하며 이곳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 지금도 가끔 유골이 발견된다. ●새(Bird) 섬 바다 표면에 무수히 구멍이 나 있는 석회암 섬으로 새들의 낙원이다. 해질무렵이면 하늘을 새까맣게 덮으며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새들과 환상적인 푸른색의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여행정보 아시아나항공이 주 7회 운항한다. 매일 오후 8시10분(일요일은 오후 7시4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 새벽 1시10분(현지시각)에 사이판 공항에 도착한다. 지난달 28일부터는 매주 화, 목, 토, 일 오전 8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후 1시30분에 도착하는 낮 시간 운항을 증편했다.
  • [문화마당] 행복한 시간과 공간/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모히토(Mojito)’는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말년을 보내며 즐겨 마시던 칵테일이다. 헤밍웨이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 근교의 언덕에 ‘핑카 비히아(전망 좋은 농장)’라는 멋진 집을 짓고 살았다.‘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 집의 거실에서 헤밍웨이는 서랍장 위에 타자기를 올려놓고 몇 시간이고 선 채로 소설을 썼다. 긴장감을 흐트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헤밍웨이는 오후에는 매일 집 근처의 카페 ‘라 테레자’에 가 구석 자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글을 썼다. 이 카페는 방파제 위에 자리잡고 있어 삼면으로 탁 트인 유리창 아래로 바로 바닷물이 들이친다. 라 테레자는 허름하면서도 고풍스럽고, 아름다우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이다. 아틀란틱해의 물결이 가득 밀려오는 라 테레자에서 나는 84일의 사투 끝에 뼈만 남은 고기를 배에 매단 채 귀항하는 백발의 노인을 상상하며, 헤밍웨이가 그랬던 것처럼 모히토를 마셨다. 녹색 민트잎의 향기가 잊을 수 없을 농도로 입안에 스몄다. 더없이 평온하고 황홀한 여름날의 오후였다. 시인 최승호 선생은 열두 번째 시집 ‘고비’(2007)에 실린 시들을 양재천이 보이는 작은 노천카페에 앉아 썼다고 한다. 나는 우연히 그 카페에 가본 적이 있는데, 베고니아 화분들이 꽃다발처럼 창밖에 걸려 있는 그 집은 ‘도회적 낭만’이라고 칭할 묘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시집 ‘고비’의 공간이 사막인 것을 생각하면, 대조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사막에 관해 100편이 넘는 시를 쓰기 위해서는 꽃과 나무와 물(술도 포함해)이 있는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곳에서 나는 뜨거운 사막을 건너다 지쳤을 무렵 푸른 나무로 둘러싸인 오아시스에 도착한 기분이 되었다. 사실, 나에게도 이런 공간이 있었다. 이십대 때 나는 서울 아현동에 살았는데, 산꼭대기에 있는 시립도서관에 어디론가 떠나는 심정으로 자주 드나들곤 했다. 입관료 100원을 내고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 열람실에서 나는 노란색 딱딱한 책상에 앉아 문학과 철학에 관한 책들을 철없이 기쁘게 읽었다. 낡은 도서관 건물 앞에는 라일락 나무가 있었는데, 그 밑에 쪼그리고 앉아 나는 진한 자판기 커피를 하루에도 몇 잔씩 마셨다. 장담하건대, 그 맛은 세계적인 작가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토에 버금가는 등급이었다. 이제는 10년이 지난 과거의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일들은 행복한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 시간과 공간들에 등급을 매긴다면, 우리가 속한 지금 여기는 어떤 등급에 해당할까.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가고 싶다.’고 간절히 열망하지만, 정작 ‘그곳’은 어디에도 없는 곳(nowhere)일 가능성이 짙다.‘그곳’은 장소의 차원이 아니라, 마음의 차원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그 장소를 발견하는 열쇠이고, 그 장소는 우리 주변의 도처에 있는 것이다. 라 테레자, 양재천, 시립도서관처럼. 여기에 이어질 목록은 무한하다. 내 생각은 이렇다. 더불어 행복한 사람을 갖는 것이 삶의 첫 번째 등급이고, 더불어 행복한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이 삶의 두 번째 등급이다. 첫 번째 등급이 혼자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이를테면 운명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면, 두 번째 등급은 혼자서도 충분히 혹은 더 충만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자발적인 항목의 것이다. 그러나 삶의 첫 번째 등급과 두 번째 등급의 차이는 크지 않다. 혼자서도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 존재하지 않거나, 자기 자신일 수도 있는. 그 시간과 장소가 행복한 것은 우리가 그곳에 결정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이토록 강렬하게 남아 있는 향기와 기억이 그 증거다. 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책꽂이]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지음, 기파랑 펴냄) 지난해 2월 출간돼 근현대사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킨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EBS라디오 특강 노트를 수정보완해 완성한 책.‘식민지 근대화론’의 주창자인 저자는 민족사관과 민족주의를 맹렬히 비판하면서 우리 근현대사는 ‘인간 개체’를 출발점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 명의 편집자를 대신해 200자 원고지 900여장 분량의 ‘이영훈 사학’을 만들어냈다. 식민지 수탈론, 친일파 청산, 위안부 문제 등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쟁점도 많다.1만 3000원.●현대철학의 모험(철학아카데미 엮음, 도서출판 길 펴냄) 20세기는 천재 철학자들의 시대였다. 니체가 열어젖힌 사유의 문은 베르그송, 화이트헤드, 사르트르, 하이데거, 가다머, 푸코, 들뢰즈, 바슐라르, 비트겐슈타인, 라캉, 아도르노, 벤야민, 하버마스, 데리다, 네그리, 아감벤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전 시대의 철학과는 전혀 새로운 사유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척박한 인문학 풍토 속에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집적해 20세기 철학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판사는 ‘콜로키움·현대사상’ 시리즈를 통해 20세기 현대철학의 다양한 사유세계를 미시·거시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 책은 그 첫번째 타이틀로 20세기 현대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2만 5000원.●오디오 마니아 바이블(황준 지음, 돋을새김 펴냄) 저자는 오디오 전문가도, 평론가도 아닌 유명한 건축설계사이다.20여년간 세운상가 등 오디오가 있는 곳이면 주말마다 찾아가 오디오를 접하고, 음악을 들었다. 오디오와 음악에 관한 개인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6월 초에는 국내 최초의 오디오 청취 공간인 ‘오디오 갤러리움’을 연다.‘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기기들의 제작연보 등 전문자료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초보자들이 기초지식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점이 돋보인다.2만 5000원.●낭만적인 무법자 해적(데이비드 코딩리 지음, 김혜영 옮김, 루비박스 펴냄) 키드 선장, 블랙비어드, 칼리코 잭 등 전설적인 해적들의 모험과 진실을 밝힌 책. 영국 국립해양박물관의 책임 큐레이터를 지낸 저자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17∼18세기 ‘해적의 황금기’를 서술했다.‘로빈슨 크루소’나 ‘보물섬’ 등에서 영웅으로 포장된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실상 가난한 노무자나 전직 유럽 해군 출신이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당시에는 작위를 받은 해적 선장까지 있었다고 한다. 해적의 황금기는 유럽 해군들이 단결해서 해적을 소탕하게 되는 1720년대에 막을 내린다.1만 3900원.●몸에 좋은 산삼 산양산삼 도감(산삼을 연구하는 사람들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산삼과 산양산삼의 효능, 유형, 음용법 등이 모두 들어 있는 ‘산삼 길라잡이’. 세세한 뿌리의 차이까지도 분별할 수 있는 풍부한 사진자료가 인상적이다. 저자들은 뉴질랜드 등에서 대량재배되고 있는 산양산삼의 유입에 대비해 외국삼과 국내삼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도 많이 수록했다. 급증하고 있는 ‘아마추어 심마니’는 물론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산삼에 관심있는 이들이 참고할 만하다.1만 5000원.●아티샤의 명상요결(앨런 월리스 지음, 황학구 옮김, 청년사 펴냄)티베트 불교 중흥을 이끈 11세기 인도 승려 아티샤가 남긴 일곱가지 마음수련법(명상요결)을 해설한 책. 아티샤의 명상요결은 모두 56가지 경구로 구성된 경전으로 천년 넘게 티베트 승려들의 수행지침서로 이용되고 있다.‘모든 현상을 꿈처럼 생각하라.’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친절함에 대해서 숙고하라.’ ‘항상 즐거운 마음에 의지하라.’ ‘보상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리라.’ ‘악의로 비꼬지 말라.’ 등의 경구들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마음이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1만 8000원.●우리들의 스캔들(이현 지음, 창비 펴냄) ‘창비청소년문학’의 첫번째 작품. 새빛중학교의 모범생 이보라는 비(非)혼모인 이모가 자기 반 교생으로 오면서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댄스동아리와 관련된 폭력사건이 벌어지고, 엘리트주의자인 담임은 다른 친구들의 잘못을 적어낼 것을 강요한다. 청소년들의 생활과 심리에 밀착한 생생한 묘사가 흥미진진하다. 문자와 채팅, 댓글과 미니홈피를 통해 소통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다.2004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는 지난해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 당선되어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를 펴냈다.8500원.
  • [사법연수원24시] (상) 그들의 무한 경쟁

    [사법연수원24시] (상) 그들의 무한 경쟁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원생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이 사법연수원생들의 24시간을 들여다본 결과 ‘공부벌레’일 것 같은 사법연수원생들은 일반 젊은이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축구경기에서 몸싸움을 하다 뼈도 부러지고, 소개팅한 상대방의 연락을 기다리며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낭만도 있었다. 서울신문은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사법연수원생들의 삶과 고민, 희망 등을 세 차례의 시리즈로 나눠 싣는다.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의 사법연수원을 찾은 29일 기획교수실에는 휴·복학에 대한 연수원생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휴학생 A씨는 “복학하기 전에 청강만이라도 하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복학 예정자라고 해도 복학 이전에는 수강이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A씨 같은 휴학생은 매년 30명을 웃돈다. 질병, 출산, 군복무 등의 이유로 휴학을 하면 1년 뒤 같은 학기에 복학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성적 스트레스로 인해 아프지도 않은 연수원생들이 휴학기간을 이용해 공부를 한 뒤 한 학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 성적을 올리기 위해 휴학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에 연수원은 올해부터 질병에 의한 휴학의 경우 1년 전 휴학한 날과 같은 날에만 복학할 수 있도록 규정을 까다롭게 바꿨다. 윤성식 교수는 “이제 휴학을 하려면 학기 도중에 복학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휴학 현상과 정반대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체육대회에서 줄다리기를 하다가 엉치뼈를 다친 연수원생 B씨가 “침대에 누워서라도 수업은 듣겠다.”고 고집을 피운 것. 연수원은 강의실에 침대를 마련해 줬고, 연수원생들은 동료의 의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건강에 무리가 간다는 이유로 ‘침대수업´은 이틀 만에 중단됐다. 본격적인 사법시험 1000명 시대에 돌입한 지 6년째로 접어든 지금,‘사시 합격=행복 시작’이라는 등식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다. 좋은 졸업 성적으로 판·검사가 되려는 무한경쟁은 연수원에 입소하는 순간이 아니라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시 3차 합격자가 발표되고 나면 서울 신림동 고시촌 학원가에는 예비 연수원 과정이 개설된다. 연수원 1년차 과정을 미리 배우는 일종의 ‘과외’다. 1년차 연수원생 C씨는 “말로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들 하지만, 그런 과정을 미리 듣고 들어오는 합격자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연수원은 이런 과열현상을 막기 위해 기본실무과목 평가의 25%를 차지했던 1학기 평가의 비중을 올해부터 15%로 낮췄다. 아울러 연수원측은 올해부터 전문상담 제도를 도입했다. 치열한 경쟁, 스트레스를 못 이겨 최근 몇 년 사이 연수원생이 과로사하고,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CEO칼럼] 글로벌 인재가 미래사회를 연다/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CEO칼럼] 글로벌 인재가 미래사회를 연다/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불과 40∼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작고 가난한 아시아의 분단국가였다. 그러나 계속된 산업 발전 정책과 교육 투자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이제 자원 부족을 극복하고, 무역 규모 세계 11위, 외환 보유액 세계 4위, 연구개발(R&D) 인력 세계 7위, 증권시장 규모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국민들이 가진 남다른 교육열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학 졸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인적자원 개발을 국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그리고 이제 첨단 정보통신 및 선진화된 서비스산업으로 순조롭게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이와 다르다. 세계는 지금 무한경쟁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의 경쟁국도 미국·일본·유럽 등 전통적인 경제대국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신흥 고성장 국가로 폭넓게 다변화되고 있다.5년,10년 뒤의 ‘먹거리’를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선도할 글로벌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미래를 선도할 글로벌 인재일까? 싱가포르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리콴유 전 총리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 외국어 구사 능력, 그리고 문화적 감수성을 꼽았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리콴유 전 총리의 이러한 인재관에 공감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가 ‘정보의 시대’에서 ‘영감(靈感)의 시대’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식 이상의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인재가 필요해진 것이다. 기본적인 지식에 더해 꿈과 상상력, 이미지, 창의성,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진정한 인재가 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습지에 디즈니랜드라는 꿈과 환상의 공간을 창조한 월트 디즈니도 미래형 인재의 좋은 본보기다. 바다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린 모래로 만들어지고 있는 두바이의 인공섬 ‘팜 아일랜드’ 역시 인간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서해안의 바다를 막아 거대한 농지를 만들었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시대를 한참 앞서갔던 분이다. 치밀한 추진력에 낭만적인 상상력을 가진 글로벌 인재는 단순한 지식 습득만으론 길러지지 않는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하다. 창의적인 혁신 마인드에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도전의지를 겸비해야 한다. 상상력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 거기에 건강하고 양심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며,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의지를 지닌 사람이 필자가 생각하는 글로벌 인재다. 인재는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성공 요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매순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일 모두가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만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투자를 망설임이 없이 추진하는 것이 바로 최고경영자(CEO)의 몫이라고 생각한다.‘사람에게 투자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없다.’는 선인의 말이 다시 한번 절실히 다가오는 시대이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 [길섶에서] 인생/최태환 수석논설위원

    2000년 무렵이다. 가수 최백호가 첫 콘서트를 가졌다. 데뷔 25년 정도됐던 듯하다. 탱고풍의 ‘낭만에 대하여’가 뜬 이후다. 콘서트장을 찾았다. 관객 수가 초라했다. 그럼에도 열창했다. 프로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었다. 아버지 직업난에 ‘축구선수’로 적었다. 아빠에게 특정직업이 없는 것 같아서였다. 그는 조기축구회 멤버였다.“아빠도 한때 꽤 유명한 가수였다.”고 했지만, 믿으려 하지 않더라고 했다. 콘서트에 오라 했더니,“친구 생일파티에 가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했다. 가수 L은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추억을 얘기했다. 몇 년전 모처럼 1위후보까지 올랐으나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아들이 열광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 1위가 됐다며…. 아버지는 뒷전이었다. 씁쓸했다. 두 가수는 이제 DJ로서 더 돋보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김수철씨가 가수생활 30년만에 콘서트를 갖는다고 한다. 국악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는 ‘작은거인’이다. 거품같은 인기를 뒤로하고, 음악인생을 돌아보는 자리다. 그래도 공연장은 찼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부산아가씨들이 전국 머슴아에게”

    참석자<가나다 차례> <부산(釜山)여자대학> 김관순(金寬順) <경영과 2년> 노영숙(盧瑛淑) <관광과 2년> 박수자(朴壽子) <관광과 2년> 심정옥(沈貞玉) <영문과 2년> 이선경(李仙卿) <가정과 2년> 무뚝뚝해도 감칠맛 넘쳐 인정도 많고 고집도 센편 朴=얘들아… 모처럼「선데이 서울」에 우리 이름이 오르게돼서 영광이다, 그제…. 沈=가만, 이왕 우리 이름이 오를바에야 우리 학교 선전부터 해야 할거아이가? 우리 학교로 말하면 64년에 설립,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부산에서는 유일한 종합여자대학으로서…. 李= 야 이제마 그만해 둬라마, 너 애교심 강하다는거 세상이 다 아는일 아이가. (웃음) 盧= 우리 경상도 하고도 부산 아가씨로 말할 것같으면 우선 솔직 담백한게 으뜸가는 자랑일기다. 金= 와 아이라 옳다 옳아.(웃음) 李= 오늘 우리의 얘기는 어디까지나 대체적인 흐름의 경향을 말하는 거니까 약간의 예외가 있다는 것쯤 독자들이 다 알겠제 그쟈? 우리 부산 아씨 중에서도 처녀 아씨들은 주체성이 강한 반면 고집 하나는 전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기다. 沈= 그런데 흔히들 서울 아가씨 하면 애교가 많기로 전국에서 첫째 아이가-. 그런데 그건 언어가 부드럽고 여자답기 때문일기다. 말씨 하나는 나도 여자지만 반하겠더라. 『아니예요 호호』(폭소) 朴=경상도 말이 확실히 무뚝뚝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주 감칠맛 있는 언어가 얼마나 많노. 가령 부정의 뜻을 지닌『그쟈』와 같은 말은 불란서 언어가 예쁘고「리드미컬」하다곤 하지만 아마 뺨칠기다. 沈= 그런데 아까 서울말이 참 예쁘다고 했는데 남자들이 서울말 쓰는건 좀 간지럽더라. 난 서울 남자와 결혼 할맘 없다.(웃음) 朴=너 항의오면 어쩔나노? 沈= 항의하려면 하라카지, 어쩔기고마. 李= 그게 바로 경상도 기질인기라. 난 서울남자 개않더라. 사람 나름 아이가. 盧=서울 남자들 너무 싹싹해 여성다와 보이기 때문인지 박력이 좀 없어 보인단 말이다. 朴=그 대신「에티키트」하나는 최고 아이가. 李= 아마「무드」조성엔 천재인기라. 잘한데이.(폭소) 金= 너 당해봤구나? 李= 와 이라노. 안당해 보면 모르나. 난 척하면 3천리 내다 볼줄 아는기라. 朴=우리 부산아가씨, 나도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인정 많은걸로 정평이 나있지. 그대신 생활력은 좀 약한편인것같아. 1일 생활권으로 단축돼 지방 특색 없어질까 서운 金= 우리 부산 아가씨와는 사귀기가 대단히 힘이들지. 그대신 한번 사귀었다하면 이건 찰떡보다 더 착 달라붙는 성질이 있지. 우유부단 간에 달라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할줄을 모르는 우직성이랄까 그런게 있는 것 같아. 李= 그러니까 잔꾀를 부려야 사는 요새 세상에는 좀 맞지 않는다고 볼수도 있쟈. 朴=경상도엔 미인이 많지. 쭉쭉 뻗은게 아주 탐스럽잖아. 대체적으로 경상도 사람들이 남자고 여자고 좀 큰 편이쟤. 부잣집 맏며느리감 상당히 많다고 볼수있다. 李= 왓다, 니 노골적으로 선전하네. 가만 보니까 날 데려가 주소 하는 심보 아이가?(웃음) 金= 쟤 가만히 보면 좀 엉큼한데가 있는기라.(폭소) 朴=너희들 이렇게 인신공격하기가? 이따 보자. 沈=그런데 요새는 지방마다의 특색이 점점 없어져가는 것 같아. 마 부산과 서울이 하루 생활권내에 들어버려 시간적으로 단축 된 건 대단히 환영할 일이지만 지방색이 사라져 간다는건 못내 서운한 일인기라. 金= 앞으로는 언어도 잡탕으로 혼합된 언어가 쓰일 전망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쟤. 그렇게 되면 참 무미건조할 것 같다, 그쟈? 盧=그렇게되면 당신 고향이 어디요? 라고 물을 필요가 없게 되겠지.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와 서울 남자가 반죽이 되어 나오면 정말 이상적인 남성형이 형성될 것 아이가.(웃음) 朴=또 우리 여성도 좀 무뚝뚝한 경상도 아씨와 서울 아씨의 반죽형이 나오게되면 그런데로 쓸만 할기다.(웃음) 李= 그런데 요새 우리 젊은 여성들이 서울이고 부산이고간에 그저 정신의 성숙없이 마구 아무거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상당히 우리 여성 스스로가 반성해볼 문제라고 나는 보고있어. 좀 더 정신의 성숙을 위해 안간힘을 쓴후에야 여성의 권위니 뭐니 찾을 수 있지 않겠어? 金= 네말이 바로 공자 말씀이다. 이번에 더벅머리 삭발령 어떻게들 보고 있노?(웃음) 盧=참 잘한기라. 그거 뭐야 불결하게. 무슨 철학자인양 더벅머리를 해 가지고 말이다. 沈=그런데 우리「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를 법조문을 적용, 즉결재판 운운한건 상당히 옳지 못하다고 봐. 「미니아가씨」이거 얼마나 경쾌하고 발랄해 보이냐 말이야. 李= 나도 지금「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지만 다들 보기좋다고 하더라. 몰라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진 몰라도.(웃음) 그런데 이번 당국의 처사는 좀 섭섭해, 그쟈…. 朴=너무 짧아 시선을 어지럽게 한다는건 사회 질서를 위해 우리 여성 스스로가 할 일이겠지만 이 문제까지 당국이 신경과민이 된다는건 좀 너무한 것 같더라. 앞으로 우리 아가씨들에겐 좀 너그럽게 보아주었으면 좋겠어. 지방색 따지는건 큰모순 “합심해 근대화 힘씁시더” 盧=가만, 이거 우리가 대화주제와는 좀 빗나간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李= 아이고마. 빗나가긴 뭐이 빗나갔노? 그저 결론은 빤한거 아이가. 우리 부산의 아가씨들은 다 현모양처감으로는 최고니까 전국의 남성 여러분, 잘부탁 드립니다 하는 바로 이거 아이가.(폭소) 金= 사실은 그렇지만 우리들로서도 약간의 반성은 있어야겠지. 인간이라는게 원래 완전한게 있을수 없으니까. 沈=구태여 꺼낸다면 우리 경상도 아가씨들은 너무 보수적이고 은둔적이라고 할까? 그런건 안있겠나. 李= 또 고집이 너무 센 편인데 약간 늦추어 애교부리는 연습이 필요하겠지. 몸을 요렇게 배배꼬면서 미안합니더 흐흐…. 盧=왓다, 그러니까 도리어 안 어울린데이. 그저 천성대로 행동하는게 낫겠다마, 『이거 뭔교 …노소』(웃음) 朴=그래도 우린「논개」나「아랑」낭자의 절개를 물려받은 후예 아이가. 마 애교는 없어도 서울남자들 경상도 아가씨 제일 좋다카더라. 金= 조그만 영토에서 도별담 운운하는 자체가 모순인기라. 그저 합심해서 조국근대화의 역군이 되는기다.(웃음) 李= 끝으로 내 한마디 할란다. 우리 경상도 아가씨 잘봐주이소 예- 야 니도 한마디 해라. 盧=부산 좋심더. 놀러오이소 예. 싱싱한 칼치(칼치는 고기 이름인데 요새는 이상하이 생각 하더라) 많심더-. 갈매기 훨훨날고 뱃고동 뚜- 하모 얼매나 낭만적이라꼬. 沈=나도 한마디 할란다. 전국의 총각 여러분, 앞으로 결혼은 경상도 아가씨와 꼭 하이소 예-.(폭소) [선데이서울 70년 9월 27일호 제3권 39호 통권 제 104호]
  • [케이블·위성방송]

    ●시네마TV 05:00 글로리아 07:00 스피더 09:00 유닛 11:00 X파일 13:00 놀러와 15:00 서프라이즈 18:00 무한도전 21:00 왕꽃 선녀님 01:00 파워 앤 포스 03:00 살인키스 ●MBC드라마넷 09:00 거침없이 하이킥 스페셜 11:10 일요일 일요일 밤에 13:30 놀러와 14:40 황금어장 17:00 앙코르 무한도전 18:05 고맙습니다 21:40 황금어장 23:55 삼색녀 토크쇼 ●불교TV 09:35 토크 삶과 수행 10:30 사시불공 11:20 감성터치 더 시네마 12:20 달라이라마와 뇌과학의 만남 13:20 인물다큐 향기로운 삶 14:00 김종욱의 불교와 철학의 만남 15:00 사찰의 미 ●WOW 한국경제TV 07:00 와우 메디컬 센터 13:00 생방송 창업 정보센터 17:00 성공창업 유망프랜차이즈 20:00 웰빙 파노라마 22:00 우리 아이 똑똑한 부자 만들기 02:00 국민주식고충처리반 ●Q채널 11:00 요리보고 세계보고 12:00 낭만고양이 13:00 인간극장 16:00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17:00 다큐멘터리 마음 20:00 7일간의 아시아 21:00 이브의 선택 5% ●CJ홈쇼핑 09:20 다이어트식품 10:20 레포츠의류 1부 11:20 언더웨어 1부 12:20 화장품+이미용품 14:20 오늘의 파워쇼핑 15:20 패션의류 17:20 레포츠의류 2부 18:20 건강식품 1부 ●MBC ESPN 09:00 프로야구 롯데:한화 12:00 2006-0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매거진 12:00 2006-07 잉글리시 FA컵 결승전 첼시:맨체스터Utd 14:00 2007 프로야구 두산:기아 ●EBS플러스1 07:00 EBS 탐스런(종합) 한국지리, 사회·문화, 윤리 09:3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과학, 사회 11:10 수능특강 선택 종합 고3 물리Ⅰ, 화학Ⅰ 12:50 수능특강 선택 종합 고3 생물Ⅰ, 지구과학Ⅰ 14:30 수능특강 종합 고3 수리영역-수학Ⅰ(1)(2) 16:10 수능특강 종합 고3 언어영역(1)(2) 18:10 수능특강 종합 외국어영역(1)(2) 20:00 수능특강 종합 수리영역 수학Ⅱ(1)(2) 22:00 EBS사고와 논술(1)(2) ●EBS플러스2 09:30 어린이 역사드라마 점프 10:50 일일드라마 깡순이(종합) 13:30 중학 1학년 난제공략 7-가(2) 14:00 초등학교 4·6학년 영어(1)(2)(재) 15:00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과학(재) 19:00 방과후 반가운 시간 20:20 천사랑 21:20 모여라 딩동댕
  • ‘세상에 짓밟힌 남자’ 보체크의 아리아

    ‘세상에 짓밟힌 남자’ 보체크의 아리아

    국립오페라단은 올해부터 ‘마이 넥스트 오페라’라는 이름의 기획공연을 갖겠다고 일찌감치 공표해 놓았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현대 작품이나, 높은 예술성에도 불구하고 자주 공연되지 않는 작품을 해마다 한편씩 무대에 올리겠다는 약속이었다. 당연히 걱정도 많았다. 이태리 낭만파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오페라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칼’을 뽑아들기는 했지만, 자칫 관객동원에 실패한다면 오히려 ‘시장’만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장고 끝에 선택한 작품이 현대음악에 선구적 역할을 한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반 베르크(1885∼1935)의 ‘보체크’이다. 폭력적 사회 속에서 억압받는 약자의 모습을 격렬하고, 불안한 불협화음으로 드러내는 작품인 만큼 뜻밖의 선택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페라로는 한국 초연인 ‘보체크’가 표현주의의 선구자인 독일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원작으로, 연극으로는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보이체크’라는 사실을 알고나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보체크’의 팬은 많지 않지만,‘보이체크’는 우리 문학도에게도 필독서로 자리잡은 지 오래인데다, 연극으로 접한 팬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의 전략도 일단 뷔히너와 연극 ‘보이체크’의 팬들이 오페라 ‘보체크’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 최대한 초점을 맞춘 듯하다. 연출자 양정웅은 연극배우로 ‘보이체크’에 두차례 출연한 적이 있다. 그는 “오페라 ‘보체크’는 연극보다 더 연극적”이라면서 “관객 개개인의 해석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비유와 상징을 통해 시적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연출의 방향을 설명했다. 현대무용가 홍승엽에게는 단순한 안무가 아니라 신체의 움직임으로 배역의 심리상태를 최대한 내보이도록 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장식을 배제하고 각각의 재질을 그대로 살려 사건의 진실과 직면토록 하겠다는 임일진의 무대미술 컨셉트도 스케일은 훨씬 커졌지만, 연극적이다. 정은숙 예술감독은 “‘마이 넥스트 오페라’는 마니아 층을 위한 기획으로 작품 선정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보체크 역에는 오승용·김종화, 마리에는 김선정·이지은, 군악대장에는 임제진·김경여, 대위에는 이인학·황태율, 의사에는 함석헌·김진추가 더블캐스팅됐고, 안드레스 역은 박웅이 맡는다. 정치용이 지휘하는 TIMF(통영국제음악제)앙상블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나선다. 새달 14∼17일 LG아트센터.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1만∼9만원.(02)586-5282.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높아진 부산’ 이달말 초고층아파트 잇단 분양

    ‘높아진 부산’ 이달말 초고층아파트 잇단 분양

    부산지역에 40층 이상 초고층아파트시대가 개막될 전망이다.15일 부산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풍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회사들이 이달 말 일제히 초고층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이들 3개 건설사가 쏟아내는 물량은 총 2100여가구. 모두 주상복합형의 초고층·고품격 아파트를 지향하며 수요자를 공략하고 있어 분양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에 처음으로 아파트를 건립하는 풍림산업(주)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 대남로터리에 주상복합인 ‘엑슬루타워’ 299가구를 이달 말 분양한다. 엑슬루타워는 10∼30층 이내인 이 지역 아파트들보다 훨씬 높은 43층 규모로 지어진다. 이 아파트는 동과 동을 연결하는 스카이 브리지와 광안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고층 정원인 스카이 가든, 중앙방재시스템, 무인경비 등 하이테크 시스템과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통한 호텔식 서비스를 펼치게 된다. 평당 분양가는 1200만원대로 50평형부터 99평형까지 5개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풍림산업관계자는 “입주자들이 최상류급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 세세한 면까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말쯤 부산진구 부전동 옛 제일제당 자리에 지하 5층 지상 58층 규모의 ‘(아파트 1373가구, 오피스텔 319실)’ 분양에 들어간다. 더샵 센트럴스타는 도심 속의 쾌적한 생활에 역점을 두고 아파트 단지를 설계, 법적 조경면적(15%)의 3배에 가까운 3700여평을 휴식공간으로 조성한 게 특징이다. 이곳에다 잔디광장·숲속놀이터·실개천으로 이뤄진 에코그린존,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데코가든, 사계절 공원이 어우러진 옐로 그린존 등을 설치해 낭만과 여유가 있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지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아파트 내 공원을 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일본 도쿄의 ‘롯본기 힐스’처럼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16블록에 37층짜리 ‘대우월드마크 센텀’ 주상복합아파트 496가구를 이달 말 공급한다. 고급아파트를 표방하며 3층에다 부드러운 타원과 곡선의 데크 정원을 조성해 자유로운 도심공원의 느낌을 입주민들에게 심어줄 예정이다. 또 단지 내 수경공간은 물론 조깅 트랙을 비롯해 단지 내·외부 곳곳에 쌈지쉼터를 만드는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 만들기] 일일이 가르치려만 드는 ‘교사 아내’

    Q제 아내는 중학교 교사입니다. 남들은 안정된 직장이라고 부러워합니다만 같이 사는 남편으로선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남편이나 자녀 심지어는 시부모까지도 제 학생인 양 가르치려고 듭니다. 조금이라도 자기 뜻에 어긋난 일이 생기면 설교가 시작되고, 각서를 쓰라고 합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논리적으로 조분조분 따지고 들면 누구도 당할 수가 없습니다. 직장에서 지쳐 집에 오면 쉬고 싶은데,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는 것도 자녀 교육에 좋지 않다고 독서를 하라고 합니다. 너무 똑똑한 여자와 사는 제가 결혼을 잘못한 걸까요. -최규호(가명·37세) A직장생활이 업무 그 자체보다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더 힘들다고 하는데 집에 와서도 아내가 사사건건 자로 잰 듯한 생활을 요구한다면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남들은 엄살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선도하려고 드는 태도를 대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참아도 병이 되고, 폭발해도 건강을 해치는 그런 스트레스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상대방이 하는 말을 무시하고 건성으로 흘려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기력하고 무반응으로 나오면 말하는 사람이 혼자 떠들다 지쳐 포기하게 되겠지요. 그러나 그것도 우리가 바라는 삶은 아닐 것입니다. 오붓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은 소망으로 결혼하고 일과 가정을 잘 꾸려가고 싶을 테니까요. 보통 타고난 성격 특성은 잘 변하지 않으며, 행동할 때에도 자신의 특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논리적이고 정리정돈 잘 하는 사람은 그러한 성격에 부합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말끔하고 반듯한 생활습관을 선호하며, 도덕교과서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것은 학교 선생님이어서가 아니라, 원래 그러한 특성이 내재되어 있는 데다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말투가 몸에 배기 마련입니다. 모범적인 사람은 자신이 같이 살기에 얼마나 힘든 사람인 줄을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남편께서는 반듯한 여성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여 배우자로 맞이한 건 아닌지요. 아마도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의존하려 들고, 생활태도가 느슨한 여성에게는 호감을 갖지 않았을 것 같고요. 잘 생각해보세요. 본인에게는 부족한 부분을 메워 줄 대상을 찾은 건 아닐까요. 본인의 특성도 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결혼을 수 차례 한다고 해도 현재의 배우자와 비슷한 이미지에 더 끌리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러한 특성을 선호하고 끌리는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정도가 지나치면 함께 지내기가 힘들어지겠지요.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가치관에 맞추어 살도록 강요하는 것은 하나의 폭력입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게 바람직합니다. 부인의 경우, 주입식으로 가르쳐야 상대방이 알아듣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요, 듣는 사람도 반성하는 게 아니라 더욱 더 자신을 방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도 부인의 말을 듣는 것이 여자에게 지거나 자존심 상하는 일로 생각하지 말고, 영원한 남학생으로 남는 것도 낭만적이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가정에서도 너그러운 남성은 어디서나 인기가 많습니다. 숙제 검사하듯 하는 부인도 다른 면에 있어서는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약한 모습을 지닌 여성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 금을 그어놓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순진한 여성의 매력을 발견한다면 반성문 쓰는 일도 즐겁지 않을까요? 우리 혈관을 흐르는 액체는 대부분이 물이라고 합니다. 색깔도 냄새도 없는 자신의 성질을 드러내지 않는 물이야말로 최고의 약수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잘잘못을 포용하는 맑고 투명한 암반수가 되어 흐른다면, 사회의 연결고리마다 생명과 활기가 솟아날 것입니다. <목포대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아하!이그림] 겸재의 ‘어초문답’

    [아하!이그림] 겸재의 ‘어초문답’

    서울 성북구 성북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간송미술관(02-762-0442)은 일년에 딱 두번 전시회를 엽니다. 매년 5,10월에 2주씩 소장문화재를 전시하고, 나머지 날에는 한국미술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이맘때 열린 봄 특별전에는 10만여명에 이르는 구름떼 관람객이 몰렸다고 하는데, 고운 여름한복을 입은 최완수 연구실장은 “세어보지 않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13~27일 열리는 72회 이번 봄 정기전은 ‘우암 송시열 탄신 400주년 기념 서화전’입니다. 하지만 100점의 전시작품 중 우암의 것은 글씨 단 한 점입니다. 전시회 하이라이트는 겸재 정선의 그림 31점입니다.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겸재의 정신적 뿌리에는 우암 송시열의 조선성리학 이념이 있었다는 것이 간송미술관측의 설명입니다. 그럼 진경산수화가 과연 이전의 조선 그림과 어떻게 다른지 한번 볼까요. 나라에서 설치해 화가를 양성하고 회화를 관장했던 화원에서 활동한 이명욱의 ‘어초문답(사진 왼쪽)’은 중국 그림을 그대로 베낀 것입니다. 같은 중국 그림을 베껴서 비슷한 조선의 그림이 여럿 있지요. 어부와 나무꾼이 묻고 대답한다는 뜻의 ‘어초문답’에서 성리학의 뜻이 허다하게 밝혀져 동양화의 낭만적 소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겸재의 ‘어초문답(오른쪽)’은 중국 그림을 베낀 것이 아니라 주변의 조선 사람 얼굴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국 나무꾼과 달리 조선의 나무꾼은 나뭇짐을 한짐 다 해놓고 한가로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중국 어부는 고기를 꿰서 주렁주렁 들고 가는데, 조선의 어부는 망태까지 갖추었습니다. 나무와 시냇가도 눈에 익은 풍경이라 겸재가 흔하게 보던 조선 산수를 그림 속에 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완수 실장은 “역관이 겸재의 집 앞에 줄을 설 정도로 그의 그림은 중국에서 고가에 팔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동양화의 정수를 뽑아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겸재의 그림에 명나라 사람이 환장했을 정도로 그는 ‘국제적 화가’란 것이 최완수 실장의 평가입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Local] 강릉 매주 금요일 백사장 청소

    “사계절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수욕장 백사장을 청소합니다.” 14일 강릉시에 따르면 올들어 백사장 청소 장비인 비치클리너 두대를 투입, 경포해수욕장을 비롯한 주문진과 정동진해수욕장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백사장을 매주 금요일 청소하고 있다. 덕분에 계절에 관계 없이 주말이나 휴일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들은 유리알처럼 깨끗한 모래밭을 맨발로 걸으며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또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강릉시 관광지역에 있는 63개 화장실을 깨끗하게 보수하는 작업도 마쳤다. 강릉시는 올 여름 경포 해수욕장 개장 시점을 예년보다 나흘 앞당긴 오는 7월6일로 정했다. 해수욕장 운영도 경포해수욕장은 가족·청소년 휴양지로, 주문진은 해양·레포츠 피서지, 옥계는 직장·단체연수지, 연곡은 가족·직장 휴양지, 정동진은 추억과 낭만의 여행지로 각각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 [주말탐방] 제주 경주마 목장 씨수말의 세계

    [주말탐방] 제주 경주마 목장 씨수말의 세계

    경마장에 갈 때마다 수많은 관중의 뜨거운 환호 속에 역주하는 경주마들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궁금했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산 명마의 산실인 제주 북제주군 조천읍에 있는 한국마사회(KRA) 소속 제주경주마목장을 찾았다. 제주도는 예부터 말 생산지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곳이다. ●‘황제’답게 복잡한 절차 씨암말이 씨수말과 교배하는 데는 행운이 따라야 하고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씨수말은 숫자가 제한된 데다 값이 수십억원에 이른다. 제주목장에는 2004년에 도입한 ‘엑스플로잇’과 ‘커맨더블’이 각각 29억원,22억원에 이르는 등 20억원 이상의 씨수말이 4마리 있다.‘황제’대접을 할 수밖에 없다. 이진우(38) 생산지원팀 과장은 “비싼 말이 다치지 않고 교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모든 환경을 통제한다.”고 귀띔한다. 인기가 높은 씨수말은 추첨으로 정해진다. 씨수말은 교배기인 3월부터 6월까지 최고 75마리를 상대한다. 씨암말은 유수마·우량마·일반마 등 세 등급으로 나뉘어 수준에 맞는 상대와 동침한다. 간택받은 씨암말은 약속 날짜에 도착, 황제와 합방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 중요 부위를 긴 뒤 랩으로 꼬리털을 칭칭 감싼다. 이는 교배할 때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의사가 씨암말을 진찰한다. 수많은 씨암말과 교배할 씨수말이 성병에 걸리면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 목장에서 1차로 검사를 받았지만 다시 한번 확인한다. ●‘애무의 달인´ 시정마 씨암말이 교배대에 자리를 잡으면 우선 시정마가 들어온다. 시정마는 씨암말이 씨를 받을 만큼 흥분이 돼 있는지 살피고, 흥분이 덜 됐으면 애무해 발정 나게 한다. 첫 경험하는 암말에겐 공포심을 없애주는 역할도 한다. 시정마는 덩치가 작고 기교가 좋은 조랑말이 쓰인다. 특이한 점은 복대를 차고 나오는 것. 복대는 감히 ‘황후’를 넘보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관리사가 시정마를 어거지로 떼어놓는다. 시정마는 헛심만 쓰다 끌려나간다. 이 과장은 “씨암말은 발정이 되지 않으면 뒷발질을 한다. 씨수말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거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제주목장의 시정마는 16세의 ‘철언’으로 10년째 이 역할을 도맡아 ‘애무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씨수말은 ‘히∼잉’하며 당당하게 교배장으로 들어온다. 야생의 본능이 남아 암말을 굴복시키기 위해 위세를 부린다. 가볍게 애무를 한 뒤 괴성을 지르며 앞발을 번쩍 들어 씨암말을 제압한 뒤 행동에 돌입한다. 이들의 사랑은 철저하게 사람의 통제 아래 있어 낭만은 눈곱만큼도 없다. 제대로 자세를 잡도록 관리사가 2명이나 달라붙는다. 변대호(36) 관리사가 고삐를 잡고 씨수말이 자세를 잘 잡도록 하고, 김완봉(37) 관리사는 너무 깊이 관계를 맺으면 씨암말이 다칠 우려가 있어 교배봉으로 통제한다. 이 순간 관리사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운다. 씨암말이 거부의 뜻으로 뒷발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완봉 관리사는 “암말이 가만히 있지 않아 밟히고 차이는 건 기본”이라며 사람좋게 웃는다. 사람은 차여도 씨수말은 차이면 절대 안 된다. 근육질을 뽐내며 멋지게 돌진한 씨수말의 교배시간은 길어야 30초. 말은 초식동물이어서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최대한 짧은 시간에 일을 끝내는 습성이 남아 있단다. 그러나 씨를 받은 목장 주인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말의 임신기간인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올해 국내에서 생산된 두 살짜리 경주마가 최고 9600만원에 경매됐다. 목장주 입장에서는 ‘대박’ 여부가 판가름 나는 순간. 강모 목장주는 “이제 시작”이라며 좋은 씨가 영글길 기원했다. 교배 장면은 관람대가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다. 당연히 미성년자는 관람 불가.(064)780-0175∼6. ■ 럭셔리 원목 설계 마방은 평당 건축비만 250만원 씨수말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비싼 몸값에 걸맞게 ‘황제’ 대접을 받는다. 마방부터가 다르다. 콘크리트로 만든 일반 마방과 달리 원목으로 꾸며졌고, 크기도 두 배인 4∼5평이다. 한 마리당 전용 초지로 2000∼3000평을 배정받는다.1995년 제주경주마목장의 씨수말 마사를 지을 때 평당 건축비가 서울 아파트 평당 건축비보다 비싼 25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먹는 것도 다르다. 기력이 떨어지면 가격이 비싸 사람들도 챙겨 먹기 힘든 홍삼가루를 주고 생균제제, 마늘가루, 비타민제, 미네랄제제는 기본이다. 배합사료도 가격이 두 배 비싼 씨수말 전용을 쓴다. 한 마리당 식비 재료비만 월 100만원을 넘는다. 호주에서 수입한 목초를 간식으로 준다. 수의사, 관리사가 24시간 붙어 ‘존체’를 살핀다. 한국마사회 제주경주마목장 장원철(37) 관리사는 “말 가격이 한두푼도 아니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털어놓는다. 지난해 12월27일 ‘무자지프’가 갑자기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1994년에 2억 6000만원에 수입했지만 그동안 많은 씨를 뿌려 본전은 뽑았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넘어갔다고. 장 관리사는 “당시를 생각하면….”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현철(45) 생산지원팀장은 “살아있는 동물이라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열심히 관리에 만전을 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 씨받이때 얼마나 받나 스톰캣 한번에 4억6500만원 ‘한 번 교배하는 데 50만달러(4억 6500만원’ 우리나라는 한국마사회(KRA)에서 경마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료로 씨를 나눠준다. 좋은 말이 국내에서 많이 생산돼야 경마의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돈을 받고 교배하는데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망아지 값도 아니고 단순히 한 번 교배하는 비용인데도 엄청나다. 경주마에게는 혈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역 시절 경마에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했거나 자마의 능력이 출중한 씨수말의 교배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교배료를 받는 씨수말은 미국의 ‘스톰캣’으로 한 번에 무려 50만달러(4억 6500만원)다. 이 말은 1년에 100번 정도 교배한다. 마주는 말 한 마리에서 매년 5000만달러를 뽑아먹어 ‘황금을 낳는 말’인 셈이다. 다음으로는 ‘AP 인디’가 30만달러,‘디스토티드 휴머’는 22만 5000달러로 뒤를 따른다. 국내에서는 일반 목장에서 최고 300만∼400만원의 교배료를 받는다. 이진우(38) 생산지원팀 과장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십억원의 씨수말이 외국에서 교배료를 1만∼1만 5000달러 받았었다.”고 밝혔다. 이러다 보니 씨수말의 가격을 매기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스톰캣’의 경우 5000만달러(약 465억원)로 현재 최고가 말로 여겨지지만 이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과장은 “수명이 27년에 이르는 씨수말이 평생 씨를 뿌리는데 팔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일본의 유명한 씨수말 ‘선데이 사일런스’는 유럽의 한 마주가 1억달러(약 930억원)를 제시했으나 거절했을 정도다. 일본의 한 마주는 미국의 마주에게 ‘백지수표’를 주고 무조건 씨수말을 데려왔다는 일화도 있다. 우리나라 씨수말 가운데 20억원 이상짜리가 6마리 있다. 지난해 도입된 ‘메니피’가 40억원의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다음으로는 2005년에 도입된 ‘볼포니’가 38억원이다. 이들은 현재 전북 장수군 장계면에 있는 KRA 소속 장수경주마목장에서 열심히 씨를 뿌리고 있다. 제주경주마목장에 있는 ‘엑스플로잇’이 29억원,‘커맨더블’이 22억원이다. 엑스플로잇의 부마가 스톰캣이다. 이밖에 ‘양키빅터’(21억원),‘비카’(20억원) 등이 있다. 제주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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