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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데타 몇번 일어났을 상황”김경재, 盧에 독설

    대표적 친노(親盧) 신당파인 김경재(사진) 의원이 24일 태도를 돌변,노무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이 ‘예전 같으면 쿠데타가 몇번은 일어났을 상황’이라고 하더라.”며 노 대통령에 대해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작심한 듯 “적잖은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망하고 있고 요즘 지역구에 가보면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절반만 따라갔으면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노 대통령은 내년 총선 이후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고 비난했다.“노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했다. 김 의원은 신당 논란과 관련해서도 “노 대통령이 ‘의원 10명으로라도 전국 정당화하겠다.’고 한 발언은 낭만적인 발상이자 목가적인 환상”이라고 비판을 퍼부었다.그는 “책임정치 측면에서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빨리 통합신당으로 가자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대선때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지낸 그는“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으로서 오늘 이 말이 노 대통령에게 전하는 마지막 충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을 맺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친노(親盧)신당파와 본격적으로 결별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김상연기자 carlos@
  • 책 / 민통선 평화기행

    이시우 글·사진 창작과비평사 펴냄 “한 여울의 철교를 얼른 건느니/전곡리의 정거장도 등에 버렸고/연천대광(連川大光) 두 정거장 잠간 거치니/철원색(色)의 번화함이 눈을 흐리네” 용산에서 원산까지의 여정을 15절로 그린 ‘경원철도가’만 보아도 철원이 얼마큼 번화한 도시였는가 금방 알 수 있다.오죽하면 ‘철원색’이라 했을까.노동당사가 있는 관전리에 서던 철원장은 인근 최대의 시장이었다. 1930년대에는 거래액이 130만원을 넘었다.일제가 미국인 제임스 모스로부터 경인선을 사들인 가격이 18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돈인지 짐작할 수 있다.그만큼 철원장의 명성은 전국적이었다.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풍요는 식민지배가 계속됨에 따라 심각한 빈부의 분열로 이어졌다.철원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사진가이자 평화운동가인 이시우(36).‘민통선 평화기행’(창작과비평사 )을 펴낸 저자는 철원을 ‘통일기행의 일번지’라고 부른다.지난 10년 동안 민통선이라 불리는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을 누빈 그가 유달리 철원에 집착하는것은 그곳이야말로 고달픈 한국현대사와 곧바로 대면할 수 있는 장소라고 믿기 때문이다. ●10년간 철원·강화·백령도등 누벼 저자는 철원의 민통선 여행코스에서 철원역을 빼놓지 말라고 당부한다.철원역은 월정리역에서 노동당사로 가다가 구철원시가지로 꺾어질 즈음의 지뢰밭 뒤에 있다.월정리역에 비해 이렇다할 볼거리가 없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하지만 철원역의 폐허는 전쟁의 상처를 가장 아프게 전해준다.저자는 “월정리기행이 보이는 것과의 만남이라면,철원역기행은 보이지 않는 것과의 만남”이라고 말한다.그의 여행의 지향점이 어디 있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한국전쟁 이후 시간이 정지해버린 박물관 같은 구철원시가지,얼음창고터,철원제사공장터,철원제일감리교회,노동당사,백마고지를 도는 행로 곳곳에서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이 짙게 묻어난다. 어느날 저자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수백명이 몰살됐다는 신탄리 폐터널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그의 연천기행은 이렇게 시작됐다.신탄리 폐터널이 미국과 인민군의 격전장이었음을 확인한 저자는 이어 연천군 청산면 열화우라늄탄 사고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국현대 고달픈 역사의 현장을 찾아 이라크전쟁 때 미국이 사용해 지탄을 받은 그 열화우라늄탄이 1997년 한반도에서 그것도 ‘사고’로 터졌다는 이야기는 자못 충격적이다.1999년 유고전쟁 이후 이탈리아 병사들에게 나타난 집단 백혈병증세도 열화우라늄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저자는 ‘연천 제1의 볼거리’ 태풍전망대의 선전판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본다.6·15선언 이후 선전판 글귀가 ‘귀순자 대환영’에서 ‘우리는 한 형제’로 바뀐 것.6·15선언의 영향이 가장 빨리 나타난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다. 경원선의 분단풍경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그중 하나가 동두천 미군기지다.저자는 동두천에 이르러 불현듯 소요산의 전설을 떠올린다.원효가 도를 닦았다는 원효대와 요석이 머물렀다는 별궁터,그리고 원효가 사랑하는 요석을 두고 이름을 붙였다는 공주봉이 자리잡은 소요산.사랑하는 이를 곁에 두고 소요하면서도 면벽수도를 할 수 있었다니 원효는진정 고승인가.저자의 이런 낭만적인 상념은 동두천 미군기지의 담벽을 따라 뻗어 있는 경원선에 시선이 미치면서 분노로 바뀐다.의정부에서 신탄리까지 달리는 경원선은 사실 출발부터 미군기지와 함께 있다.의정부역사 양쪽에는 ‘캠프 폴링 워터’라는 미군부대가 있다.저자는 “미군의 군홧발에 채이면서도 능청맞게 달려온” 경원선을 “분단의 상처가 가장 아물지 않은 곳”으로 지목한다. 저자가 민통선 기행 길목에서 유난히 강조하는 게 유실지뢰 문제다.비무장지대 남쪽에 1만개,후방지역에는 7만개 이상의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다.파주·연천·양구·고성 등 곳곳에 피해자들이 널려 있다. 저자는 해마다 홍수가 나면 대인지뢰 유실사고 공포에 떠는 신탄리 차탄천을 찾았다.그리고 지뢰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고발하는 산문시 같은 감상적인 글을 남겼다.“아침부터 이장댁 스피커에서 ‘회심곡’이 구슬피 흘러나왔다.지뢰피해자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단다.상주는 돌아가기 전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당신의 상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 그래도 행복하다며 내 손을 잡았다.돌아오는 기차에서 보니 지뢰밭이 멀지 않은 동산에서 상여꾼들이 달구질을 하고 있었다.지뢰를 밟고 나서는 인생이 지뢰밭이라고 하더니 그는 죽어서도 지뢰밭에 묻히고 말았다.” 저자는 실제로 199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조디 윌리엄스와 국제대인지뢰금지캠페인(ICBL)과 함께 한국의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운동에 관여하고 있다. ●미군기지·유실지뢰 문제 진지한 접근 민통선 기행은 그 자체가 분단극복을 위한 하나의 작은 실천이다.분단현실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분노는 때로 폭주기관차처럼 불을 뿜는다.양구 평화의 댐에서는 정권의 ‘한판쇼’에 놀아난 씁쓸한 기억을 곱씹으며,동해 북부선 현장과 강릉 앞바다에서 좌초한 북의 잠수함 승무원들이 사망한 칠성산 억새밭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절규하듯 갈망한다. 이 책은 민통선에 관한 본격적인 기행서로는 국내 처음이다.최초라는 상징성보다는 물론 글에 배어 있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냉전시대 분단의식을 부추기는 ‘안보관광’의 폐해를 극복하려는 평화운동가로서의 역사인식이 담겨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팝과 클래식 사이 어디쯤… “감성 주파수 맞춰보세요”/ ‘시크릿가든’등 해외뮤지션 3팀 내한공연

    초여름 늦은 오후.후텁지근한 바깥공기를 피해 냉방잘된 티켓박스 앞에 서는 기분은 꽤 근사할 것이다.그것도 팝과 클래식 사이 어디쯤에다 감상주파수를 맞춰 놓고 ‘낭만적 국외자’로 마구 풀어져도 좋을 무대를 찾았다면…. 해외 인기 뮤지션들의 풍성한 내한무대가 줄을 잇는다.먼저 재즈 마니아들에게 희소식.네덜란드의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처음으로 내한한다.1984년 결성된 이들은 그동안 몸값이 비싸,국내 공연 기획사들이 먼발치서 군침만 흘려온 세계 정상급 재즈밴드.피아니스트 마크 반 룬,베이시스트 프란츠 반 회벤,드러머 로이 다커스로 구성된 트리오는 재즈명곡·영화음악·클래식 소품·팝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데뷔 이후 지난해 ‘The jewels of the Madonna’까지 8장의 앨범을 냈다.새 음반 ‘Europa’도 내한에 맞춰 국내 출시된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동안의 인기곡들을 추려 들려줄 예정.온화하고 로맨틱한 사운드에 흠뻑 젖을 수 있는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어려운 재즈가 싫었던 이들에겐 안성맞춤.15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487-7800. 북유럽의 로맨틱한 선율을 만날 수 있는 무대가 또 있다.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 노르웨이 그룹 ‘시크릿 가든’.애조띤 선율의 동양적 정서가 그득한 ‘Song from a secret garden’등 대표곡이 국내 CF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폭발적 인기를 누려온 이들은,지난해 새 앨범 ‘Once in a red moon’을 국내 발매해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했다. 롤프 러블랜드의 담백한 건반,피오뉼라 쉐리의 애조띤 바이올린은 이번엔 특별히 지방팬들을 찾아갈 예정.부산·대전·전주·광주·수원 등 지방 5개도시를 19일부터 하루씩 순회하며 대표곡들을 들려준다.1588-7890. 미국 출신의 팝피아니스트 짐 브릭만 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다.깔끔한 뉴에이지 선율부터 팝발라드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럽고 경쾌한 무대다.브릭만의 최고 히트곡 ‘Valentine’을,인기가수 박화요비가 게스트로 출연해 함께 부른다. 박화요비는 이달 국내 출시될 브릭만의 9집 앨범에서 ‘Valentine’을 브릭만의 연주에 맞춰 불렀다.연인들에게 잘 어울릴 로맨틱 콘서트.1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48-4480. 황수정기자 sjh@
  • 스타벅스의 성공 “”상상력 마케팅”” / 몰츠박사 저서로 본 자아혁명프로그램

    매주 월요일마다 읽을 만한 경제·경영 서적을 추린 서평을 삼성경제연구소의 도움으로 싣는다.서평 전문(全文)은 연구소 사이트(www.seri.org)에서 볼 수 있다.맥스웰 몰츠 박사가 쓴 이 책은 통상적인 처세서나 자기 계발서와 확연히 구분된다.대부분의 처세서는 몇 개의 단편적인 사례나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주장을 펴고 있지만 과학적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반면 이 책은 성형 외과 의사로서 경험했던 수많은 사례와 의학,생리학,심리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이론들을 종합한 자아혁명을 통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맥스웰 몰츠 박사가 제안하는 자아 혁명 프로그램중 첫 번째로 강조하는 개념은 자아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일이다.자아 이미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의미하는 데, 저자는 자기 혁신은 외모가 아닌 내면에 존재하는 자아 이미지를 바꾸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얼굴에 난 흉터를 성형 수술로 고치더라도 손상된 자아 이미지에 이와 유사한 수정을 가하지 않는다면 수술로 인한 심리적 변화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진실에 바탕을 둔 자아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야만 한다.이를 위해 우선 자신에게 적합한 자아를 발견해야 하고,건강한 자존심을 지녀야 한다. 둘째,저자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내부의 성공 메커니즘을 강조한다.모든 생명체는 목표 달성 장치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성공 메커니즘은 동물보다 훨씬 더 그 범위가 넓다.인간의 성공 메커니즘은 종족 보존을 위한 성적 본능 외에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발명을 하며,시를 쓰고,사업체를 운영하며,상품을 판매하고,새로운 과학 분야를 개척하며,마음의 평화를 얻거나 보다 나은 인격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고,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여타의 활동에서 성공을 가능하게 해준다. 셋째,저자는 성공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방아쇠,즉 성공의 본능을 일깨우는 요인으로 상상력을 강조한다.인간은 창조자이기도 하며,상상력을 활용해 다양한 목표를 세울 수 있다.상상력의 가치와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사례로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을 들 수 있다.그는 상상력을통해 커피 산업을 혁명시킨 대표적인 경우이다.기존 커피 기업들이 인스턴트나 캔 커피를 팔고 있을 때 스타벅스는 낭만적인 매장을 통해 고급 커피는 물론 문화를 파는 상상력을 실천했다. 넷째,성공과 행복은 정신적 습관이다.잘못된 믿음이나 부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사고와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갖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충고다.그러나 성공 메커니즘의 작동을 방해하는 마음의 족쇄들은 많다.부정적인 사고,열등감,불가능하다는 마음가짐,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이 그것이다. 누구나 골프에서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보다 뛰어나지 않다.그 사실이 여러분을 열등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문제는 사람들은 자신의 규범이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열등감을 갖는다.모든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고정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우월감을 느끼지도 말아야 하지만,열등감을 허용해서도 안 된다. 다섯째,저자는 이 책에서 새로운 자아 이미지를 개발할 수 있는 성공 유형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7가지 필수 구성 요소는 방향 감각,이해,용기,관용(혹은 동정),존중,자신감,자기 긍정 등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인간은 원래 목표를 추구하며 살도록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태어났으며,정복할 대상과 성취할 목표가 없다면 진정한 만족이나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또한 정보에 결점이 있거나 잘못 이해되는 경우 우리는 상황에 적절히 반응할 수 없다.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선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한다.인간 관계에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대부분의 실패는 오해 때문에 발생한다.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필요하다.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능력이나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모험을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의 차이이다. 또 성공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다른 사람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배려한다.그리고 다른 사람의 문제와 요구를 존중한다.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한다.그들은 어떤것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으며 사실을 분명하게 직시하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처럼 자아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바꾼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신적인 이미지와 자신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성공 요인에 대한 제시와 함께 실패 메커니즘으로부터 벗어날 것도 제안하고 있다.실패 요인을 욕구 불만,공격성,불안감,고독감,불확실성,분노,공허 등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요인이 왜 실패의 메커니즘이 되는 지 설명하고 있다. 이동현(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젊은이 광장] 대학생들이여 보보스를 꿈꾸는가?

    현재 젊은이들이 꿈꾸는 직업군을 딱 꼬집어 말할 순 없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는 추세로 인해 대부분 안정된 보수와 여가생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문직종을 선호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어려서부터 인터넷과 디지털을 접한 대학생들은 대부분 정보기술(IT)관련 업종에 종사하길 희망하고 있다.이른바 보보스(bobos)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보보스는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의 합성어로 디지털 시대 미국의 새로운 상류계층을 지칭하는 신조어다.주로 IT업종에 종사하며 지식과 정보,아이디어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들은 과거의 부르주아처럼 부와 명예를 추구함과 동시에 물질적 실리를 초월했던 보헤미안의 낭만적이고 예술지향적이며 자유분방한 삶을 추구한다. 상당한 연봉을 받으며,정보에 강하고,문화·패션 등 독특한 소비 감각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는 보보스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란 점에서 젊은이에게는 매력적이다.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생이 꿈꾸는 보보스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에 상륙한 뒤 재탄생한 코보스(kobos)가 대부분이다.코보스는 코리아(korea)와 보보스(bobos)의 합성어다. 코보스는 IT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는 보보스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변호사·의사·회계사 등 고소득 직업군으로 진출하는 것에만 매달려 자유분방함과 독특한 문화적 코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얼마 전 보보스를 꿈꾸는 한 고시생을 만났다.그는 딱 3년만 고생해 물질적 풍요로움과 예술적 고상함을 향유하는 삶을 영위할 꿈에 고시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현재 생활은 고시학원과 도서관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는 불쌍한(?) 젊음이다.보보스를 꿈꾸지만 지금은 책벌레에 불과하다.물론 기본적으로 정보에 강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패션과 문화 등에서 자기만의 코드도 없고 사고방식 또한 개방적이지 못하다. 다만 사회가 인정하는 고소득 직업을 얻어 부를 쟁취하면 문화적 풍요로움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스스로 성공신화를 이루려는 것은 보보스와 같지만 기득권 계층이 구축한 관습과 제도를 등에 업고 부의 축적을 우선시하는 보수성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와는 달리 보보스는 기득권 세력으로 진입해 문화적 풍요로움을 충족시킨 것이 아니라 대립되는 두 가지 가치를 개성적 코드로 절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1960년대 해방과 반항,창조의 히피(hippie)와 80년대 사치를 통해 부를 과시한 젊은(young) 도시화(urban) 전문직(professional)인 여피(YUP)를 자유분방한 문화적 풍요로움과 경제적 안정,사치의 배제 등으로 놀랍도록 잘 결합시켜 삶을 조화롭게 만들었다.코보스가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의 부가 아니다.보수성을 버리고 대립되는 두 가지 가치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개방성과 창조성이다. 낭만이 사라지고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가 젊은이들에게 고소득 업종으로의 진출이 최대 과업일 수도 있다.그러나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지배할 보보스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자.혹시 보수의 틀 속에 개성과 창의성을 가둬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설 원 민 전북대 신문사 대학부장
  • [씨줄날줄] 문화 충돌

    노무현 대통령의 ‘문화 충돌’이라는 말이 화제다.노 대통령은 22일 해외 공관장 만찬에서 이 말을 했다.그는 한총련의 5·18 시위 뒷얘기를 소개하면서 “요즘 문화의 충돌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대통령의 문화 충돌은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일이다.대통령이 국민의 정서와 괴리돼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한총련 시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문화 충돌이라는 말은 대통령이 가볍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대통령은 어느 일부 세력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21일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는 말도 했다.집단행동을 앞세운 집단이기주의가 판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국가 지도자로서 너무 경솔한 발언이다.대통령의 절제되지 않고 직설적인 화법은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품위없는 말들은 대통령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좋은 의미로 권위주의를 청산하는 과정이라 볼 수도 있다.합리적 근대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우리나라에는 강요된 권위주의가지배해 왔다.권위주의는 분단과 전쟁,독재과정 등에서 나타난 역사적 모순과 불의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억압해 왔다.노 대통령은 이러한 권위주의에 반발해 왔다.그는 공관장 만찬에서 “경호가 삼엄하지 않은 사회,두렵게 느껴지지 않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그의 탈권위주의적인 열린 리더십 지향은 시대흐름과 맞는 바람직한 일이다.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념은 확고한 것 같다.그는 “국외에서 볼 때 한국이 개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도 이런 민주주의를 한번 해 보자는 게 내 소망이다.”라고 말했다.‘한국이 개판’이라는 말은 대통령이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이다.그러나 혼란을 겪더라도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신념을 읽을 수 있다.문제는 대통령의 낭만적 이상주의다.인간은 탐욕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탐욕이 사회의 혼란을 가져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민주적이지만 권위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권위있는 지도력과 권위주의는 다르다.권위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지도력을 발휘할 때 강화된다.정치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눈부신 장미의 유혹 / 에버랜드·서울랜드 장미축제 24일부터

    24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용인 에버랜드와 과천 서울랜드에서 장미축제가 나란히 개최된다. 에버랜드(031-320-5000)에선 그동안 국내 장미축제의 대명사로 평가받아온 ‘에버랜드 장미축제’를 6개월에 걸쳐 새롭게 단장했다.먼저 1만여평에 달하는 장미원의 4개 정원,즉 ‘비너스원’‘빅토리아원’‘큐피트원’‘미로원’의 테마에 맞게 차별화된 조명을 설치해 신비롭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없는 ‘레이디 메이용’‘파파메이양’‘오클라호마’ 등 이색 신품종 장미를 도입했으며,18m 길이의 ‘넝쿨장미 터널’ 2개를 만들어 시원한 그늘과 함께 낭만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축제기간중 매일 밤 10시까지 야간개장하며,기념 공연이 펼쳐진다.오후 5시 이후 입장하면 입장권만으로 자유이용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랜드(02-504-0011)에선 서울 도심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국내 최대 규모의 장미원을 내세우며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고 있다.서울랜드 동물원 옆에 있는 장미원은 1만 3000여평 규모에다 대공원 호수,청계산숲 등 자연경관이 더해져 ‘자연과 조화된 장미축제’란 모토를 내걸었다. 블루문,오클라호마,헨리폰다 등 형형색색의 장미 수백만송이가 환상적 분위기를 내도록 했다.특히 이곳 장미들은 대부분 5년생으로,사람으로 말하면 청소년기에 해당해 앞으로 10년 간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낼 것이라는게 공원 관계자 설명이다. 장미원 옆엔 ‘어린이 동물원’으로 출입할 수 있는 문을 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람쥐,원숭이,물새,풍산개 등등 600여마리의 동물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포토맥江 있어 살맛나는 워싱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의 젖줄인 포토맥(Potomac) 강에는 ‘고수부지’라는 게 없다.심야의 컵 라면과 ‘소주 파티’라는 낭만적 요소도 찾기 어렵다.휘황한 유람선이 떠 있는 것도 아니다.그곳에는 ‘흐르는 강’만 있을 뿐이다.그러나 미국인들은 늘 포토맥을 찾는다. 포토맥이 한강과 가장 다른 점은 콘크리트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치수(治水)를 위해 강을 난도질하기 보다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간직했다.인공적인 요소가 가미됐다면 19세기 초반 본류를 따라 300㎞에 이르는 운하를 만든 게 전부다.지금은 운송 목적이 아니라 카누와 보트·하이킹 등을 위한 일종의 ‘수상레저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유층 아니라도 카약·요트 즐겨 메릴랜드 록빌 지역에 사는 존 휴(14)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이달 초 카약 강습을 신청한 뒤 포토맥강의 샛강인 세네카에서 물에 젖는 연습을 했다.카약이 뒤집혀도 바로잡는 법,노 젓는 방식 등을 익혔다.그러나 ‘실전’에 돌입하진 못했다. 지난 주말엔 비가 오는데다 바람까지 불어 연기됐다.당초상류쪽 급류에 도전할 생각이었으나 이번주에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운하에서라도 카약을 띄울 생각이다.강습료는 인원에 따라 10시간 기준에 90달러에서 160달러까지 다양하다. 포토맥강에는 카약 뿐이 아니다.상류에서 급류타기가 겁나면 운하에서 카누와 보트를 즐길 수 있다.하류 지역인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요트를 즐길 수 있다.2군데 요트 스쿨이 있어 10시간에 강습료 215∼275달러를 내면 기술을 익히고 바다로 직접 항해할 수도 있다. 부유층들이 밀집된 메릴랜드 포토맥에서 리버 로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쯤 가면 ‘스와니시 록’이란 곳이 나온다.숲에 가려 도로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50m만 강쪽으로 들어가면 강과 운하에 접한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자전거와 카누를 빌려준다.1시간에 6달러에서 10달러까지다.하루종일 빌리려면 20∼22달러를 내야 한다.카누 대여점을 운영하는 크리스티나는 “포토맥 강변에는 자전거와 카누 등을 빌려주는 곳이 7∼8군데 된다.”며 “주중이나 주말에 관계없이 하루 30명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우체국 직원인 피터 듀크(27)는 주말마다 미니 마라톤에 나선다.운하를 따라 시내 조지 타운에서 샛강인 세네카까지 비포장도로 36.8㎞를 달린다.완주할 때도 있지만 보통 10㎞ 안팎을 뛴다고 한다. 그는 “한번 완주하면 몸무게가 2㎏ 이상 준다.”며 “월 50∼100달러 가까이 되는 시내 헬스 클럽을 다닐 필요가 없다.”고 했다.때로는 자전거로 달리며 겨울에는 스키로 ‘크로스 컨트리’를 즐기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주말에는 강변에서 바비큐 파티를 낚시를 좋아하는 러시아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유진(41)은 종종 가족과 함께 샛강인 세네카를 찾는다.석쇠로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12살짜리 아들과 함께 그물 낚시를 즐긴다.당국으로부터 특별히 낚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하루를 보낸다. 공원에는 식탁과 바비큐를 위한 드럼통 모양의 석쇠가 준비돼 있다.고기와 음식 및 불이 잘 붙는 ‘목탄(charcoal)’만 가져오면 된다.목탄은 미국 내 모든 잡화점에서 판다. 그러나 공원에서 맥주를 비롯해 어떠한 술도 마실 수 없다.한국 사람들이 가끔 술을 마시다 공원 내 경찰에 적발돼 벌금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일부는 요리용이라고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포토맥강에는 본류와 지류를 따라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다.한국처럼 ‘땡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낮에도 숲에 가려 햇볕이 부족할 정도다. 주말이면 강변의 공원들은 바비큐를 즐기는 나들이 행렬로 붐빈다. 웬만한 도로에서 강 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대개 공원들이 나온다.우리처럼 대형 주차장 따로,휴식 장소 따로가 아니다.자동차 문화가 발달된 만큼 주차장에서 10m만 떨어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워싱턴 시내에는 포토맥 공원이 있다.서울의 여의도 같은 지역이지만 상업건물은 한 채도 없다.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골프장과 피크닉 장소가 들어섰다. 우리로서는 시내에 골프장이 있다는 자체가 믿기 어렵다. 주중이라도 웃통을 벗고 달리는 사람,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단체로 야유회에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루즈벨트 섬에도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로가득하다. ●곳곳에 역사·문화유적 가득 포토맥의 관광명소인 ‘대폭포(great falls)’는 차 1대당 5달러를 받는 유료공원이다.낙차가 큰 게 아니라 급류지역이다.나이아가라와 같은 커다란 폭포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은 폭포가 아니더라도 가족 단위의 하이킹과 운하시대 유람선의 출발지역으로 유명하다. 포토맥 곳곳에선 과거의 ‘숨결’을 느낄 명소가 많다.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사이를 상업용 뗏목으로 처음 연결한 화이트 페리 지역은 수영도 가능하며 여전히 바지선이 차량을 싣고 강을 오간다. 불명예스런 일도 감추지 않는다. 워싱턴 남쪽 포토맥강이 체사피크만과 만나는 지점에는 ‘포인트 룩아웃’이라는 명소가 있다.남북전쟁 당시 이곳에는 군인 교도소가 세워졌다. 5만 2000명이 2년간 수용됐으나 이 가운데 3384명이 죽었다.오염된 물과 식량 부족 때문이다.지금은 당시의 상황을 재현시킨 건물이 들어섰다.하류에는 워싱턴 대통령이 살던 마운트 버넌이 관광객을 맞는다. mip@ ■포토맥강 소유권 분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에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이라도 나타난 것인가.포토맥강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물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주 경계로 삼은 포토맥 강에 대한 소유권 시비는 미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고 끊임없이 반복됐다.그러나 법정공방으로 치닫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996년 버지니아가 포토맥강의 한복판에 취수원 파이프를 박으려 한 데에서 전쟁은 비롯됐다. 버지니아는 현재 강 기슭에서 물을 끌어쓰고 있다.그러나 강에 접한 페어팩스 카운티가 급성장,식수원이 부족해졌다.게다가 강 기슭에서의 취수는 모래와 나뭇잎 등 부유물이 포함돼 수질이 나쁘다는 평판을 얻자 강 한복판에서 물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메릴랜드는 ‘소유권 침해’를 내세워 파이프 건설 계획을 불허했다.관행적으로 메릴랜드의 허가를 받아 온 버지니아는 차제에 그동안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메릴랜드는 1632년 영국왕 찰스 1세가 볼티모어 총독에게 포토맥강을 메릴랜드의 영토로 인정한 문서를 소유권의 기원으로 본다.문서는 강의 복판 뿐 아니라 버지니아 쪽 기슭까지를 메릴랜드의 영토로 지정했다. 버지니아는 1785년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중재한 합의문을 강조한다.당시 항해권 및 세금 부과 등과 관련해 소유권 분쟁이 재연되자 워싱턴 대통령은 포토맥강은 메릴랜드 소유이지만 버지니아에 방파제나 다른 건설물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버지니아는 이에 근거,취수원 파이프의 설립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볼티모어 연방순회 지법도 2001년 버지니아의 손을 들어줬다.이에 따라 1000만달러짜리 취수원 공사가 진행돼 이번 여름이면 끝날 예정이다. 그러나 버지니아는 메릴랜드의 소유권 주장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로 대법원의 심판까지 청구했다.강의 소유권을 절대 군주제의 문서로 합법화할 수 있느냐는 것.대법원은 이같은 청구를 받아들여 심리를 열기로 했으나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해묵은 논쟁이 일자 주민들은 시간과 예산 낭비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양측은 협상을 시작했으며 최근 워싱턴 시장의 중재로 법정 청문회 이전에타협점을 찾기로 원칙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버지니아의 취수는 허락돼야 하며 버지니아가 포토맥의 ‘이용권’과 관련 메릴랜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경계가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이 경우 메릴랜드가 소유권을 갖더라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 ‘마음의 독감’ 우울증 유쾌하게 맞서라/ 정신분석醫 김혜남박사의 충고

    얼마 전 자살한 홍콩의 스타 장국영이 아니라도 현대인은 누구나 ‘우울’에 갇혀 산다.정도의 문제일 뿐 “나는 ‘우울’과는 정말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으면서도 왠지 낯설어 보이거나 막연하게 두렵기도 한 우울증을 해부한 책 ‘왜 나만 우울한 걸까?’(중앙 M&B)가 나왔다.지은이 김혜남은 성장 과정에서 혈육과의 사별로 상처를 받은 우울증의 포로였으며,지금은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겸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우울을 못견디거나,우울을 무기로 삼는 이 시대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해…”라고.실제로 그가 ‘우울’과 ‘우울증’을 따뜻한 연민의 손길로 어루만지고 있음이 곳곳에서 배어난다.그것은 의사로서 우울증의 끝을 확신하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도 ‘우울’ 혹은 ‘우울증’을 겪었던 명사들이 적지 않다.루소와 도스토예프스키,빅토리아 여왕과 에이브러햄 링컨,차이코프스키와 헤밍웨이….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렇게 ‘나=우울증’이라고 말하며 주변의 관심을 끌어모았던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이들이 우울증의 고통과 괴로움을 명성으로 포장해 병증까지도 낭만적으로 과시하고 있을 때,셀 수도 없는 많은 사람들은 이들이 겪는 바로 그 우울증의 그늘에서 고통으로 신음해야 했다. 그만큼 우울증은 흔하다.인류의 5분의 1이 우울증을 체험했거나 앓고 있으니 말이다.그래서 우울증을 일러 ‘마음의 독감’이라고 하지 않는가.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우울증은 ‘인류를 괴롭히는 무서운 질병 10가지’ 가운데 네번째에 오를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오죽했으면 우울증의 고통을 직접 체험한 링컨은 “나는 현재 가장 비참한 사람이다.만약 내가 느끼는 것(우울증)을 세상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다면 이 지상에 기쁜 얼굴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저자는 만사가 귀찮은 사람,끊임없이 뭔가를 먹어대거나 아예 먹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취미랍시고 중독처럼 뭔가에 집착해야만 하는 사람,외모 가꾸기에 목숨을 거는 사람,자살을 꿈꾸는 사람,늘 피곤하고늘어진 사람 등은 우울의 울타리 안에 있다고 본다. 책은 ▲왜 나만 우울한 걸까 ▲우울,그들을 유혹하거나 유혹당하거나 ▲우리가 사는 시대조차 우울에 빠지다 ▲우울한 당신이 먼저 버려야 할 편견 혹은 오해 ▲우울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법 등의 작은 제목들에서 보듯 딱딱한 입문서나 장황한 이론서가 아니다.우울한 ‘우울 이야기’를 유쾌하고 진지하게 풀어 놓아 우울하지 않은 사람도 재밌게 읽어 내릴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사실 우울이 모두 병적이며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우울증에서 말하는 우울은 빨리 치료돼야 하지만,정상적인 우울은 ‘나 지금 힘겹다.’고 외치는 내면의 항변이다.그래서 우울한 동안은 괴로울지라도 또한 그것은 나 자신과 인생에 대한 통찰의 순간이기도 하다.”고.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우울을 두려워하기만 하면 영원히 갇혀 버린다.” 9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대한포럼] 총수가 미국에 간 참뜻은

    대통령의 방미길에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이번에는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색달라 주목된다.노무현식 직선(直線) 코드의 두 얼굴이 읽혀져 경제협력의 성과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민족주의와 실용주의의 접점을 찾는 작업이라고나 할까. 먼저 형식적으로 경제사절단의 파격이 두드러진다.대표단을 보면 정권초 첫 방미길이라 대기업 총수·경제5단체장·CEO·벤처인·국제금융통 등 경제계 간판이 총출동한 점은 예와 다르지 않다.노 대통령이 현지에서 “제가 절반만 하면 여러분이 절반을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는 말처럼 실사구시 측면이 엿보인다.방미 목적의 한 날개를 재계가 맡아 민간 경제외교,‘바이 코리아’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대통령으로서 미흡한 활동공간의 간극을 메워주는 촉매제로서 재계의 활약을 기대케 한다.정작 정권이 바뀌면 으레 등장하는 손보기식 대상까지 포함돼 ‘방미 무게’까지 읽혀진다.이 때문에 “재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새 정부의 비전을 향해 단합하는 모습을 알리도록 하자.”는 손길승 전경련 회장의 화답은 의미심장하다. 국내 최고 재벌인 삼성 이건희 회장의 동행도 이채롭다.그는 1988년 취임한 이래 대통령 방미 수행이 처음이라서 ‘놀라운 참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익히 텍사스 오스틴의 반도체공장에 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노련함이나 주5일제 근무를 전격 시행하는 순발력까지 보인 삼성이니 말이다. 형식적 파괴의 백미는 사상 첫 외국인을 동행시킨 점이다.한국에서 기업을 하는 오벌린 주한 미(美)상의 회장과 오버비 부회장을 ‘이미제미’(以美制美)의 일환으로 포함시킨 발상이 신선하다.경제적 실익을 다 얻지 못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의 감성정치에 신뢰의 가교는 놓을 수 있을 듯싶다. 그러나 실질적 경협내용을 들여다 보면 착잡하다.낙관적 성과를 기대하기엔 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하이퍼 파워,두꺼운 교역장벽이 읽혀지기 때문이다.미국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낭만적인 대상이 아니다.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다.군사력은 물론 경제력도 마찬가지다.미국의 경제규모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기준 10조달러로세계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한다.한국에는 교역규모가 558억달러에 이르는 최대 상대국이자,전체 외국인투자의 절반인 45억달러를 수혈해주고 있다.금융 및 외환시장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직접 영향권에 넘어간 지 오래다. 미국으로선 한국이 7번째 교역상대국이자 6번째 수출상대국이다.한손으론 악수를 건네고 다른 손으론 어퍼컷을 날리는 것을 참아야 하는 게 경제현실이다.외형적 성과보다는 양국간 신뢰복원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통상현안에 밀릴 이유는 없다.뜨거운 감자인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미상무부가 57.3%의 상계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한 조치를 철회시키거나 관세부과유예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신뢰진전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이밖에 자동차·철강·조선·섬유 등도 결국 양자간,다자간 힘의 논리에 의해 균형이 찾아질 전망이다.더욱 투자보장협정(BIT)이나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블록화 필요성은 동반관계의 안전판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재계는 경협 성과보다는 감춰진 미국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지도 모른다.즉 신자유주의로 무장한 미국에는 경제문제도 힘의 논리의 연장일 뿐이며,자국기업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어르고 뺨치는 미국의 냉혹함마저 배워야 한다.시장경제를 왜 정착시켜야 하는지,신성장 엔진이 얼마나 필요한지,무엇 때문에 미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지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그 한복판에 대기업이 서 있다.방미를 담보로 개혁을 늦춰달라고 정부에 투정할 명분도 시간도 별로 없다. SK글로벌 사태가 남긴 상처,지배구조와 회계의 불투명성을 씻지 못하는 한 글로벌시대의 재벌 생존은 불가능하다.총수가 동행한 참뜻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박 선 화 논설위원 pshnoq@
  • 꼭꼭 감춰져 있는 꿈같은 주말여행지 / 볼거리·먹을거리 가득한 6개 테마코스

    ‘답답한 도심은 벗어나고 싶은데 마땅히 떠오르는 곳은 없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면서도 막상 주말이 다가오면 빠지기 쉬운 고민이다.당일 또는 1박2일 정도로 어딘가 특별한 곳을 찾는다면 중앙M&B가 최근 펴낸 ‘금요일에 떠나는 여행’(weekly Friday 지음)을 가이드로 삼아보자.9000원. 낭만적인 분위기를 내면서도 볼거리,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을 테마별로 꾸민 것이 특징.호젓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낭만 드라이브’,둘만의 밀어를 속삭이기에 적합한 ‘강변 데이트’,호젓한 산중에서 묵을 수 있는 ‘자연속 하룻밤’,잘 알려지지 않았으면서도 운치 있는 ‘마지막 남은 청정계곡’,건강과 레저를 동시에 즐기는 ‘헬스 & 뷰티’,일출이 장관인 ‘해뜨는 마을’ 등 6개 테마로 전국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낭만 드라이브에선 9개 코스를 소개하고 있는데,그중 경기도 고양군 원당 종마목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의 무대를 연상케하는 종마목장은 요즘 초록빛 향연을 벌이는 11만평 풀밭 위로 뛰노는 말들의 모습이 더없이 여유로운 곳이다. 목장 입구로 가다보면 고갯길에 늘어선 은사시나무들이 하늘거리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정문에서 빌려주는 돗자리를 푸른 잔디에 깔고 누우면 바로 낭만적 휴식 시작.매주 화요일과 국경일 휴무.입장료 무료.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변 데이트 코스로는 남한강변과 청평댐∼강촌,강촌∼춘천댐,춘천댐∼평화의댐,대청호 등을 꼽고 있다. 자연속의 하룻밤 장소로 소개한 베스트 펜션은 모두 10개.이중 충북 단양군 대강면의 소백산관광목장의 분위기가 가장 돋보인다.해발 850m 고지의 35만평 초원에서 소떼들이 천연덕스럽게 풀을 뜯는 정경은 여유로움 그 자체다.콘도식으로 지은 잠자리와 붕어 낚시터,한우고기를 파는 식당을 갖췄다.해질 무렵 야외에 놓인 그릴 주변에 둘러앉아 노을을 배경으로 즐기는 낭만적 디너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준다.(043)422-9270. 마지막 남은 청정계곡으로는 경기도 가평의 대금이골과 충북 제천의 거문골,강원도 삼척의 이천계곡,강원도 평창의 마랑치골,전남 곡성 사세암계곡,경북 봉화 석문동계곡을 추천했다.이중 철따라 야생화가 만발하는 마랑치골이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평창군 진부면과 대화면의 경계에 솟은 백석산 동쪽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다.계곡을 따라 올라갈수록 맑고 청아한 옥류가 바위에 부딪치며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감탄을 자아낸다.물가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헬스&뷰티는 이천 미란다호텔이나 캐리비안베이 등 이미 잘 알려진 온천과 스파시설 등을 소개했다.대부분 너무 잘 알려진 곳이라 새로운 정보는 별로 없는게 옥에 티.그나마 지난해 문을 열어 사람들에게 비교적 생소한 온천 테마파크 ‘아산스파비스’(041-539-2080)는 유용한 정보가 될 만하다.다양한 온천탕과 스파시설,풀,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어 온천과 수영 등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전남 여수 향일암,충남 서천 마량포구 등 ‘해뜨는 마을’은 대부분 언론매체들이 매년 단골로 추천하는 일출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argon@
  • 이탈리아 여행 2選

    ■ 낭만의 베네치아 |베네치아·밀라노(이탈리아)최여경 특파원|수상도시 베네치아를 누비는 작은 배 곤돌라에 몸을 누이고 곤돌리엘레가 불러주는 이탈리아 민요 칸초네를 들어보자.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기라도 하면 꿈과 낭만에 젖어 당신은 한없이 평온해질 것이다. 이제 이탈리아노(Italiano)의 예술작들을 찾아나설 때.“본 조르노!(안녕하세요)” 행복한 이탈리아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낭만에 젖어드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100여개의 작은 섬들을 400여개의 작은 다리로 연결해 만든 베네치아.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물 위에 만들어진 도시인 만큼 베네치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배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다.가장 큰 역인 산타루치아역에서 수상택시나 수상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선다. 처음 간 곳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대표적인 관광명소 ‘산 마르코 광장’.비둘기 수천마리가 날아다니고 주변에는 많은 카페와 고급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광장 한편에 위치한 ‘산 마르코 성당’과 ‘두칼레 궁전’은 호화로움의 극치다.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산 마르코 성당은 황금의 교회로 불릴 만큼 곳곳에 황금장식이 가득하다. 핑크빛 두칼레 궁전은 고딕양식의 중앙현관,르네상스식 안뜰,황금 계단 등으로 아름답게 장식돼 있다.카페 ‘플로리안’은 세기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카푸치노를 즐기고 괴테,루소,바그너가 지성을 펼친 곳. 광장을 빠져나가면 좁은 골목 사이로 베네치아인들의 삶의 터전인 상점들과 주택들이 나온다. 데 아미치스의 ‘쿠오레(사랑의 학교)’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조금은 허름하지만 사랑과 애정이 느껴지는 것들이다. 대운하의 수려한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리알토 다리’까지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베네치아 가면,빛나는 유리공예 등 예술가 이탈리아노의 다양한 숍들이 놓여 있다.곳곳에 구치,발리,펄라 등 웬만한 명품 숍들도 함께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도보여행을 끝냈다면 그 유명한 ‘곤돌라’를 타고 물결을 따라 도시 곳곳을 돌아다녀보자.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독특하고 낭만적인 베네치아의 분위기가 느껴질 것이다. 이 아름다운 베네치아가 해마다 1㎝씩 가라앉고 있다니,안타깝다. ■ 예술·패션의 밀라노 ●예술과 쇼핑으로 즐거운 밀라노 베네치아에서 동쪽으로 버스를 타고 약 4시간을 달리면 패션,음식,오페라,현란한 외관의 두오모 성당,유럽 오페라의 중심인 스칼라 극장,레오나르도 다 빈치,축구팀 AC밀란과 인터밀란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제2의 도시 밀라노에 도착한다. 밀라노의 명소를 둘러보고 하루 쇼핑을 하기 위해서라면 이틀 정도가 필요할 듯싶다. 시의 중심가에는 밀라노의 사치와 문화적 유산이 집결된 ‘두오모 성당’이 있다.3159개의 거대한 조각군,하늘을 향한 수백개의 첨탑이 장관이다.꾸준히 한 면씩 돌아가면서 외관 청소를 하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성당의 4면을 모두 보기는 어렵다. 두오모 성당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모든 성악가들이 한번쯤 서 보고 싶어하는 ‘스칼라 극장’이 나온다. 대대적인 복원공사에 들어가,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3∼4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이밖에 대형 아케이드인 비토리오 엠마누엘레2세 갈레리아,고고미술관이자고고학박물관으로 최고의 피크닉 장소인 스포르체스코성도 가볼 만한 곳. 하지만 무엇보다 관광객을 즐겁게 하는 것은 밀라노의 쇼핑거리인 듯싶다.두오모 성당 뒤편으로 걸어가면 서울의 명동에 견줄 만한 쇼핑거리 ‘코르소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세콘도’가 나온다.패션의 도시인답게 행인들에게서는 세련,파격,발랄 등 명성에 걸맞은 모습들이 보인다. 특히 여인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예사롭지 않은 패션감각을 자랑한다. 이곳에 위치한 브랜드는 대부분 중저가.백화점 ‘리나센테’는 약간 중년 취향,멀티숍 ‘자라’나 ‘피오루치’는 젊은 취향의 파격적인 의상들이 많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면 명품거리 ‘비아 몽테나폴레오네’가 열린다.조르지오 알마니,구치,살바토레 페라가모,프라다 등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즐거운 밀라노 쇼핑거리에서 운좋게 세일품목을 만나 절반 가격에 명품을 사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쇼핑의 행복을 만끽하는 순간이 아닐까. kid@ 가이드/ 디저트 ‘티라미슈' 맛보세요 이탈리아의 인구는 약 5790만여명,면적은 30만㎢,남북으로 길게 뻗은 ‘장화’ 모양이다.수도는 로마,주요도시는 밀라노,베네치아,피렌체,나폴리 등.지중해성 기후여서 한여름에도 습도가 낮아 그늘진 곳에서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직항은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까지.베네치아나 밀라노에 가기 위해서는 로마,파리,런던 프랑크푸르트 등을 경유해야 한다.로마에서는 1시간,다른 유럽 도시에서는 2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다. 음식점 중 가장 고급인 곳은 리스토란테(Ristorante),평범한 수준의 식사를 하는 곳은 로스티체리아(Rosticeria)나 피자점인 피쩨리아(Pizzeria)다.만두처럼 생긴 라비올리로 만든 스프나 각종 파스타,피자,쌀요리인 리조또 등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진한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도 일품.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인만큼 오징어,새우,게,문어 등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조개와 화이트와인으로 만든 ‘봉골레 스파게티’가 대표적이다.크림과 치즈,빵을 섞은 디저트 ‘티라미슈’도 일품이다. 관광도시가 아닌 밀라노의 경우 따가운 햇빛이 내리 쬐는 7∼8월에 다른 곳으로 휴가를 떠나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으므로 이 시기에는 여행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중요한 것은 ‘소매치기 조심’.가방에서 눈이나 손을 떼지 말 것. 가볼만한 곳 ●유리공예의 산실,무라노섬 이탈리아 유리공예의 뿌리.13세기 베네치아 정부가 유리공예품 제작 노하우 보존을 위해 기술자들을 강제 이주시키며 조성된 뒤 세계적인 유리제품 생산지로 부상했다.무라노 유리는 베네치아를 비롯한 이탈리아 전역에서 볼 수 있지만 역시 한번쯤 유리공장에서 직접 제작과정을 보는 것도 좋을 듯.산 마르코 광장의 승선장이나 산타루치아 역에서 수상버스를 타면 약 20분 정도 걸린다. 1만원짜리 액세서리부터 4억원에 달하는 샹들리에까지 다양한 유리공예품을 판매한다.베네치아 시내에서 파는 것보다 비싼 것이 단점. ●명품 할인매장,폭스타운 스위스와 이탈리아 접경지역인 멘드리지오에 있는 명품 상설 할인매장.고급 백화점만큼 인테리어가 깔끔하다.보통은 스위스 여행 중에 가는 곳이지만 단체관광으로 이탈리아에 갔다면 대절한 버스를 타고 바로 국경을 넘어갈 수 있다.개인여행이라면 이탈리아 밀라노 중앙역에서 열차를 타고 스위스 카소역에서 폭스타운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프라다,에트로,구치,페라가모 등 명품들을 25%에서 최고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재고품이나 시즌이 지난 상품 위주이지만 신상품도 종종 눈에 띈다. 폭스타운 안의 레스토랑,카페에서 쇼핑 중 맛있는 식사나 잠깐의 휴식도 즐길 수 있다.식사는 한 접시에 7000∼8000원(8.50∼10.50 스위스 프랑)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다.개장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 오늘 뭘 해먹나… 모든게 귀찮다면 돈가스

    길거리 곳곳에 ‘돈가스’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80년대 이전에는 양식을 대표하는 메뉴가 돈가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일이나 무슨 기념일에 모처럼 ‘칼질’ 한 번 한다고 하면 경양식집의 돈가스였다.친구나 연인 사이에 돈가스 집에서 얽힌 낭만적인 추억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만큼 사랑을 받은 음식이었다. 이런 돈가스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른다.최근 해병대의 모 사단이 신세대 사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좋아하는 음식으로 돈가스가 햄버거에 이어 2번째를 차지했다.어린이들 역시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돈가스라는 단어는 국적이 상당히 애매하다.돼지고기를 빵 가루에 묻혀 기름에 튀겨낸 음식이 돈가스이지만 정식 명칭은 ‘포크 커틀릿(Pork Cutlet)’이다.독일 음식을 일본인들이 튀기고 먹는 법을 발전시켜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됐다. 요즘에는 분식집에서도 등장할 만큼 위상이 추락한 돈가스가 고급 메뉴로 변신을 꾀하기도 한다.롤가스,한방쑥가스,치즈가스,녹차가스…. 돈가스에 포크와 나이프가 나온다면 미국식이다.고기가 썰어진 채 젓가락이 나온다면 일본식.일본식이 고기가 더 두껍다. 20년 동안 국내 돈가스 맛의 표준을 잡아간 서울 명동 돈가스의 윤종근(69) 회장이 그 비법을 알려줬다.그는 지난 1983년 일본 최고의 돈가스 전문점인 도쿄의 ‘돈가스돈키’에 어렵사리 취업,돈가스의 진수를 체득했다.돈가스 소스는 ‘우격다짐’도 통하지 않아 수 천번 맛을 보고 스스로 깨우쳐 개발했다. 명동 돈가스 이전의 국내 돈가스의 고기는 종잇장처럼 얇았다.그는 고기를 두툼하게 썰고 바싹하게 튀겨냈다. 이같은 돈가스 조리법이 크게 유행을 타면서 표준으로 자리잡았다.윤 회장은 “돈가스는 까다롭지 않고 집에서 만들기에도 의외로 쉽다.”고 강조했다. 왠지 모든 게 귀찮아지는 날,고기만 튀기면 되는 돈가스로 식단을 꾸며보자.파삭하게 튀겨낸 돈가스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끼얹거나 입안이 얼얼한 겨자 소스를 발라 먹으면 입맛이 상큼하게 되살아날 것이다.소스는 시중에 파는 것을 써도 괜찮다.하지만 자신만의 소스를 개발해 볼 수도있다.윤 회장은 물에 하이라이스 가루를 풀어 끓인 다음 케첩을 넣고 색깔과 맛을 본 뒤 꿀을 조금 넣어주면 새콤달콤한 돈가스 소스가 완성된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가쓰오부시 국물에 일본 된장을 풀어 끊인 된장국과 양배추 등 채소 샐러드를 곁들여 내면 좋다. 명동 돈가스는 1인분에 7500원이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돼지고기(등심) 200g,달걀 1개,빵가루 ½컵,밀가루·맛술·다진 파·다진 마늘·생강즙·소금·후춧가루·식물성 식용유 적당량씩. ●돈가스는 (1) 돼지고기는 기름기를 제거한 후 칼등으로 두들겨 칼집을 낸다.정육점에서 살 땐 돈가스용으로 눌러 달라고 해도 된다. (2) (1)에 맛술,소금,후춧가루,다진 파,다진 마늘,생강즙으로 간하여 놓는다.4∼5℃의 냉장고에 넣어 1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고기가 더 부드러워진다. (3) 달걀은 깨서 알끈을 제거한 후 소금을 넣고 풀어 놓는다. (4) (2)에 밀가루→달걀→빵가루 순서로 튀김 옷을 입힌다.빵가루에는 당분이나 우유가 들어있으면 튀길 때 시커멓게 변한다.따라서 당분이나 우유가 함유되지 않은 빵가루여야 한다. (5) 기름의 온도는 175℃ 정도가 좋고,황금색이 나면 건져낸다.튀겨진 고기는 기름에 뜬다. (6) 키친 타월에 올려 기름기를 약간 제거하고 따뜻할 때 접시에 담아 낸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이런 책 어떼요 /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펴냄 강한 여자란 어떤 여성을 말하는가.아무리 ‘커다란 자아(big ego)’를 가진 당당한 여자라도 사랑 앞에서는 번번이 허둥대고 실패를 되풀이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그것은 일종의 낭만적 딜레마다.융 심리학자이자 사이코드라마 치료사인 저자가 말하는 강한 여자란 일견 통설을 뒤집는 듯하다.그가 말하는 강한 여자란 거세고 억센 여자가 아니다.자신의 여성성을 사랑하는 여성,자신의 약점을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 앞에서도 인정하는 여성,수동성의 참다운 의미를 아는 여성이 진정으로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강한 여성이다.9000원.
  • 이런 책 어떼요 /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

    제임스 레스턴 지음 이현주 옮김 / 민음사 펴냄 ‘아이반호’‘로빈 후드’ 등 수많은 로맨스에 등장하는 유럽의 전설적인 인물 사자왕 리처드와 아랍인들의 해방자 살라딘의 대결을 그린 이야기 역사.십자군 원정과 지하드의 절정에 서 있는 두 인물의 대결이 긴박하게 펼쳐진다.리처드는 예루살렘 성지탈환이라는 종교적 대의명분에 목숨까지 바치는 헌신적이고 남성적인 왕,중세 기사도를 대변하는 훌륭한 왕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책에 따르면 이런 모습은 훗날 낭만적 서정시인들이 지어낸 일종의 영웅만들기에 불과하다.실제론 무모하고 잔인하며 허장성세를 즐기며 사치스러운 인물이었다는 것이다.1만 3000원.
  • 책 / 삼국지 해제

    - 김영사 펴냄 장정일 김운회 서동훈 지음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삼국지’는 원말 명초 나관중에 의해 씌어진 연의(演義)다.이 연의 ‘삼국지’는 소설이면서도 정사(正史)를 근거로 해 많은 내용이 역사적인 사실이다.연의 ‘삼국지’를 거의 정사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삼국지’에 허구가 많은 점도 부인할 수 없다.소설 속의 인물과 일화,역사적인 사실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그것은 ‘삼국지’가 정사외에 민중 사이에서 구전돼온 전설이나 민간 이야기꾼·문인들의 윤색과 재창작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그런 점에서 볼 때 ‘삼국지’는 나관중의 개인창작이라기보다는 삼국시대 이래 1500여년의 세월에 거쳐 완성된 집단창작물이다. 우리는 ‘삼국지’를 마치 통과의례처럼 읽어왔고 또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중요한 것은 이 ‘천년의 고전’을 어떻게 새롭게 이해하고 읽느냐 하는 것이다.‘삼국지’는 단순한 소설의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하나의 수신서로 ‘문화유산’의 자리까지넘보고 있기 때문이다.‘삼국지’는 문화 제국주의의 첨병 구실도 한다.중국인이나 중국적인 것만 옳다는 인식을 독자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다. 도서출판 김영사에서 펴낸 ‘삼국지 해제’(장정일·김운회·서동훈 지음)는 삼국지 바로읽기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그동안 처세서나 병법서,참모학서,인간경영서 등 ‘삼국지’와 관련된 2차도서들은 많이 나왔지만 본격적인 ‘삼국지’ 해설서가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저자들은 모두 ‘삼국지’ 전문가다.장정일은 자신의 시각이 담긴 ‘해석된 삼국지’를 신문에 연재중이며,김운회 동양대 교수는 ‘삼국지’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 마니아,그리고 서동훈 대구미래대 교수는 ‘삼국지’를 응용문학의 보고라고 믿는 ‘삼국지’ 학자다.이들은 3년동안 200권이 넘는 참고문헌을 읽으며 ‘삼국지’를 해석하고 459개에 달하는 주를 달았다. 책은 ‘삼국지’의 기존 인물들을 해부,그들의 공과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그동안 파렴치한이나 배신자로 간주된 인물들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십상시·가후·동탁·여포·가남풍 등 ‘부정적인’ 인물들에게서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아낸다.후한 말 권력의 실세로 등장한 삽상시와 관련,저자들은 환관의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당시 상황에서 외척이라는 귀족세력에 맞서 황제를 옹위할 수 있는 세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허약해 보이는 환관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또 진(晉)나라 혜제의 황후인 가남풍은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식으로 중국사에서 가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사실은 진 왕실을 수호하려던 여걸로,조선의 명성황후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해석한다.지나치게 미화된 면이 있는 유비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에서 그의 교활함과 자질문제를 짚는다.겉으로는 철저하게 인의와 대의명분 아래 살았지만 일생을 통해 투항과 배신을 반복해가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간 복합적 성격의 인물이 바로 유비라는 것이다. 이 책은 중국과 주변국가의 관계에 대해 실존적으로 접근한다.기존의 ‘삼국지’는 모두 한족과성리학적 청류의식(淸流意識)을 중심으로 씌어지다보니 비(非)한족적인 요소나 성리학적 청류에 포함되지 않은 요소들은 부정적으로 인식됐다.한국이나 일본,동남아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문화 제국주의적인 자세가 거슬릴 수밖에 없다.저자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동이족의 후손으로 인식하게 된 데도 중화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삼국지’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삼국지’의 과장된 묘사 또한 비판 대상이다.나관중의 ‘삼국지’에는 지나치게 많은 병력과 인원이 등장한다.예컨대 관도대전·적벽대전·이릉대전 등에는 모두 100만 이상의 대군이 동원된다.당시 사정으로 볼 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이릉대전의 경우,촉의 전체 국민을 다 모아도 그만한 인원을 동원할 수 없다. ‘삼국지’에 나오는 전쟁은 대부분 한두 사람의 장수가 적장의 목을 베면 끝나는 형태를 띤다.‘나홀로 전쟁’이다.제갈량은 혼자 성루에 앉아 거문고를 타면서 수만의 대군을 물리치고,화살 10만개를 한꺼번에 주워오기도 한다.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독자들의 흥미를끌기 위한 ‘동중정(動中靜)의 서술기법’일 뿐이다.저자들은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면 전쟁은 이미 고도로 전략적이고 전술적으로 발전해 한두 명 장수와의 싸움으로 대세가 결판나지 않는다고 밝힌다. 이같은 과장된 묘사는 비판력이 없는 독자들에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신격화한 영웅의 무용담이나 낭만적인 전쟁쯤으로 여기게 할 가능성이 있다.나아가 영웅주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시각에서 전쟁을 볼 위험도 있다.새로운 ‘삼국지’ 해석의 필요성은 오늘날 ‘전쟁의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2만4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젊은이 광장] 겁쟁이가 된 대학 4년생

    “너 학교 계속 다닐 거니?” 지난해 겨울 학기말이 다가오자 이제 4학년이 되는 동기들은 하나둘씩 휴학할지 학교를 다녀야 할지 고민을 털어놓았다.‘드디어 졸업인가.’라며 감상에 젖기엔 머리 아픈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신문을 보면 기업체마다 신규 채용이 줄어든다,경기가 악화됐다는 제목만 보인다.학점은 엉망이고 토익 점수도 형편없다.땅을 치고 후회하기엔 늦었다.저학년 때는 무조건 놀아도 된다고 말하던 선배들이 야속할 뿐이다.학교에 있고 싶은데 빨리 졸업하라고? 4학년생들은 졸업이 두렵다.4학년생들의 ‘겁나는 현실’은 여러 통계에서도 나타난다.한 채용정보업체가 취업을 준비중인 대학생 13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휴학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27%는 취업을 위해 어학연수를 선택했다. 대학생을 만나려면 학교 앞이 아닌,유명한 영어학원 근처로 가면 된다는 말도 있다.족집게 강사가 있는 토익학원은 등록하기 위해 밤을 새우는 취업 준비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고3 시절 인기 수능 강의를 등록하기 위해 대입준비학원 앞에서 밤을 새우던 것과 닮은꼴이라 쓴웃음만 나온다.기업체가 요구하는 800점 이상의 토익점수와 400점 만점 수능이 무슨 차이인가.할 수 없다,휴학하고 ‘죽어라’ 토익 점수를 올릴 수밖에. 우리나라에서는 취업할 때 연령제한이라는 장벽이 있다.빨리 취업하지 않으면 나이제한에 걸려 원하는 곳에 취직할 수 없다.때문에 자기계발이나 봉사활동,진로 탐색을 위해 휴학하겠다는 것은 우리에겐 ‘사치’다. 아무리 실무능력이나 경험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1차 관문을 통과하려면 우선 토익점수가 높아야 한다.진정한 자아를 찾고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 휴학하겠다는 건 우리에게 꿈같은 생각이다.마치 나이제한이라는 큰 짐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느낌이다. 토익점수를 올리기 위해 찾아간 영어학원에서 만난 한 미국인 선생 이야기를 하자.비슷한 연배의 그는 또래의 제자들과 여러 면에서 많이 통했다.수업이 끝나고 수강생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그는 “사실은 대학생이고 2년간의 계획으로 여행 중”이라면서 “동남아를 여행하다 돈이 떨어져 한국에서 잠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 중 네팔 사람들과 자연에 도취돼 1년 이상 보낸 이야기,스페인에서 집시를 만난 이야기 등을 풀어놓았다.그는 “영어에 매달리는 한국 대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외국에서는 경기 침체로 취업이 힘들 때 하릴없이 직업을 찾는 대신 아르바이트나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불경기가 끝나길 기다린다고 했다. 일부 사람들은 “평소엔 놀더니 졸업을 앞두니까 겁나는 모양”이라며 4학년생들을 비웃는다.하지만 젊음과 학업,취업연령 제한에서 움츠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다면 웃을 수 있을까.소질계발,실무 경험이라는 말이 낭만적으로 들린다. 오늘도 나를 포함한 ‘겁쟁이’ 4학년생들은 콩나물 시루 같은 학원 교실로 향한다.경쟁자들을 제치고 괜찮은 직장에 합격할 수 있을 만한 높은 토익 점수를 위해. 서주원
  • 이사람 / 사이코드라마 전문가 김수동 박사

    월요일,서울 대학로 극장가는 쥐죽은 듯 조용해진다.하루 수십편씩 무대에 오르내리던 공연들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하지만 오직 월요일에만 관객을 맞는 공연이 있다.그것도 매번 대본없는 즉흥극이다. 이화동 로터리쪽 대학로 초입에 자리잡은 대학로극장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 막을 올리는 공연의 제목은 ‘나를 찾아서’.연출을 맡고 있는 이는 김수동(45·용인정신병원 진료부장) 박사이다.10년 넘게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사이코드라마를 해오다 99년부터 이곳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누구나 낙오에 대한 불안감,스트레스로 정체성 혼란과 정서불안을 겪기 쉽습니다.사이코드라마는 환자뿐 아니라 심신이 지쳐있는 일반인에게 잠시라도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병원에서 이뤄지는 환자 대상의 사이코드라마가 정신적 치료를 위한 것인 반면,일반인을 위한 사이코드라마는 문화적 차원의 치료라는 설명이다. 평균 관객은 스무명 안팎.달리 홍보를 하지 않아 알음알음으로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의대에 다니거나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공부삼아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누가 주인공이고,어떤 얘기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김 박사가 무대에서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워밍업을 하고 나면 그날 온 관객중 한명이 주인공으로 나서 드라마를 이끌어간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자기 얘기를 할까 싶은데 마음 한구석에 감당하기 힘든 슬픔,분노,욕망이 있는 이들은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듯 속마음을 술술 털어놓는다.김 박사는 “가슴 속의 응어리가 폭발하고 나면 이전보다 훨씬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비행청소년,노숙자,이혼녀 등 지금까지 그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들은 수없이 많다. 사이코드라마 한 편을 진행하는데 드는 비용은 김 박사의 지갑에서 나온다.병원에서 일부 지원을 해주고,드라마 진행을 돕는 보조자 1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지만 자잘하게 들어가는 잡비는 모두 김 박사 부담이다.입장료 5000원은 안 받을 때가 더 많다.“보조자 역할을 하는 연극배우들에게 적은 액수라도 수고비를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김박사는 말끝을 흐렸다. 정신과 진료에서 사이코드라마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하지만 그가 유난히 사이코드라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대학(고려대) 시절 연극반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그는 “사이코드라마는 나의 탈출구이기도 하다.”고 말한다.클래식,재즈를 좋아하는 낭만적인 성격의 그는 사이코드라마 안에서도 얼마든지 음악,무용,연극 등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긍정적이고,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지키려 애쓴다는 김 박사는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좀더 건강하고 편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누구나 김 박사의 월요일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02)764-6052. 글·사진 이순녀기자 coral@
  • [씨줄날줄] 마담뚜

    셰익스피어는 “사랑은 모든 것을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고 말했다.결혼의 낭만적 환상은 그러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달콤한 사랑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천사였던 여자도 부부생활에서 악마가 된다.”고 말했다.사랑은 이처럼 세월이 가며 변한다. 사랑이 변하더라도 ‘마음으로 보는 사랑’으로 맺어지는 결혼은 행복한 출발이다.그런데 물질적 욕망의 허영심이 커진 현대사회에서는 ‘눈으로 보는 조건’으로 맺어지는 결혼이 많아지고 있다.조건에 맞추는 상류층의 결혼을 중매하는 사람들이 마담뚜다.이들의 중매로 ‘신귀족층’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마담뚜들은 1970년대 이후 상류층 사회의 결혼을 중매해왔다.많을 때는 강남에만 1000여명이 활동했었다고 한다.그런데 90년대 중반부터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결혼정보회사들이 많이 등장하며 마담뚜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들은 특히 특정 부유층의 결혼을 주선하는 별도의 팀을 운영하고 있다.명문가팀,노블레스 클럽등이 대표적인 예다.명문가 팀의 회원 조건은 ‘가족 재산이 50억원 이상’ 등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그렇지만 회원수가 수백명이나 된다고 한다.상류층을 전문으로 하는 결혼정보회사도 성업중이다. 결혼정보회사와 마담뚜들이 최근에는 이화여대생 잡기에 나섰다.이화여대가 지난 1월 재학중 결혼을 금지한 금혼(禁婚)학칙을 폐지한 이후 이화여대 학생들이 매력적인 며느리감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이화여대 출신들은 예부터 최고 며느리감으로 불려왔다.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분노하며 우리를 상품화하지 말라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결혼이 상품화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결혼에서 사랑이 전부는 물론 아니다.그러나 조건 때문에 결혼하는 것은 행복을 놓치기 쉽다.그들은 자기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보다 남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 애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재산이나 조건이 중요시되는 타산적인 결혼은 마음의 빈곤이라는 불행에 빠지기 쉽다.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재물의 빈곤은쉽게 치유되지만 영혼의 빈곤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창순 논설위원 cslee@
  • 복고풍이 분다...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그리스’,‘싱잉 인 더 레인’

    흥행대작 ‘오페라의 유령’‘캐츠’의 열풍이 거세게 일었던 국내 뮤지컬 무대를 이번에는 복고풍 뮤지컬들이 점령할 것 같다.70년대 젊은이들의 문화 아이콘이었던 존 트래볼타의 ‘토요일밤의 열기’와 ‘그리스’,‘싱잉 인 더 레인’. 오는 15일 ‘트라이 아웃(시연회)’공연으로 먼저 관객에게 선보이는 ‘토요일밤의 열기’는 70년대 말 전세계를 디스코 열풍에 휩싸이게 했던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반짝이 셔츠,너풀거리는 판탈롱 바지,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춤동작 등 40·50대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젊은 날의 추억을 자극하는 무대이다. 98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유럽과 미국 브로드웨이 등지에서 여러차례 공연됐고,지금도 미국 순회공연 중이다.이번 한국 공연은 배우 윤석화씨가 원작자 로버트 스틱우드와 공동제작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의 가장 큰 매력은 노래와 춤.‘Night fever’‘How deep is your love’ 등 주옥같은 비지스의 노래가 펼쳐진다.무명에 가까운 존 트래볼타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현란한 디스코춤은 핵심 관람 포인트.화려하고 다이내믹한 디스코의 향연에 힙합,테크노 등 현대 감각의 춤이 더해져 폭발하는 젊음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세차례에 걸친 오디션에서는 고난도의 춤 소화 능력에 초점을 맞춰 배우를 뽑았다.최정원 주원성을 비롯해 신인배우 박건형까지,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춤꾼들이 주연이다. 제작자 겸 연출을 맡은 윤석화씨는 “런던에서 초연을 보자마자 욕심이 생겼다.”면서 “청춘을 지나온 세대에겐 추억을,젊은이들에겐 미래의 꿈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본 공연전 2주간의 트라이아웃에 3억원의 별도 제작비를 투입하고,디스코 파티,‘비지스의 날’ 등 다양한 부대행사로 작품의 완성도와 마케팅에 남다른 신경을 썼다.트라이아웃 기간에는 입장료가 30% 할인되며,본 공연은 4월5일부터 5월10일까지 리틀엔젤스예술회관 (02)501-7888. OD뮤지컬컴퍼니가 5월 공연을 목표로 준비 중인 뮤지컬 ‘그리스’는 존 트래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의 영화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품.72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공연됐고,78년 이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미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두 청춘남녀가 겪는 사랑과 갈등이 발랄한 로큰롤과 어우려져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국내에 몇차례 소개됐으나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무대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1952년에 상영된 ‘싱잉 인 더 레인’은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탭댄스를 추는 장면으로 유명한 뮤지컬 영화.무명 여배우와 인기 남자배우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낭만적인 노래와 경쾌한 춤으로 표현돼 국내 팬들을 사로잡았다.30여년이 지난 1985년에 정식 뮤지컬로 제작돼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SJ엔터테인먼트가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공연으로,5월말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개관하는 ‘팝콘하우스’에서 3개월간 장기 공연된다. 추억의 노래와 춤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뮤지컬들이,20·30대뿐만 아니라 중년의 발길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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