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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은 부부의 날…“낭만이 넘치는 한강에서 오붓한 데이트 즐기세요”

    21일은 부부의 날…“낭만이 넘치는 한강에서 오붓한 데이트 즐기세요”

    ‘부부의 날’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주말과 맞물린 21일이다. 데이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남편들은 더러 값비싼 데이트 장소를 물색하느라 마음 고생이 클 터. 그래서 준비했다. 경제적인 데다 낭만적인 한강을 낀 이벤트 모음이다. 서울시는 반포·여의도·망원·뚝섬·선유도·광나루 한강공원 6곳에서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20일 밝혔다. 서래섬 유채꽃길이 매력적인 반포공원은 세빛둥둥섬 개장식과 다양한 문화공연를 준비했다. 뚝섬공원의 사진전과 벼룩시장도 사랑을 확인하기에 딱이다. 광나루공원에서는 만돌린과 첼로 연주를 감상할 수 있고, 여의도공원에서는 건강 컨설팅을 받아 볼 수 있다. 특히 여의도 요트나루에서 요트를 타고, 강변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선유도공원에서는 캐리커처 그려주기 행사, 망원공원에는 색소폰 동호회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제주 뱃길 관광객 요즘만 같아라”

    “제주 뱃길 관광객 요즘만 같아라”

    주말을 앞둔 13일 오후 제주시 성산항. 미끄러지듯 들어온 여객선에서 관광객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항구 주차장에는 이들을 태우고 갈 관광버스와 렌터카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전주에서 왔다는 김모(48)씨는 “비행기보다 낭만적인 것 같아 전남 장흥까지 드라이브를 즐긴 뒤 자가용을 배에 싣고 제주에 왔다.”면서 “배 타는 시간도 2시간 안팎이어서 바다 구경을 하는 데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 뱃길 여행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해 7월 성산항과 장흥 노력도항을 잇는 1시간 50분대의 쾌속여객선(성인 편도요금 2만 9500원)이 등장하면서 제주 뱃길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취항 이후 지난달 말까지 하루 평균 1400명, 총 41만 1004명을 실어 날랐다. 관광객들이 직접 배에 싣고 온 차량도 6만 404대에 이르고 있다. 이 항로에는 증가하는 뱃길 수요에 맞추려고 여름 성수기인 7월부터 쾌속여객선 1척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기존의 제주~목포 항로에는 더 쾌적한 여행을 원하는 승객들을 겨냥해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크루즈여객선이 투입됐다. 지난 2월에는 수도권 관광객과 물류 수송 등을 위해 제주~평택 노선에도 여객선이 신규 취항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개월간 제주를 기점으로 한 7개 항로의 이용객은 64만 27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만 1334명보다 25.7%나 급증했다. 특히 성산항~노력도항 항로에 뱃길 관광객이 몰리자 제주와 가까운 전남과 경남에서는 앞다퉈 추가 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제주~우수영, 제주~여수, 제주~삼천포, 제주~통영 등 항로가 거론되고 있다. 제주 뱃길 여행에 지역민뿐만 아니라 서울 등 외지 여행객들이 몰리면 자연스럽게 전남·경남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제주도는 뱃길 여행객이 늘자 제주공항과 제주항에만 있는 내국인 면세점을 성산항에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쾌속여객선 외에 해수면 위를 낮게 떠서 비행하는 위그선의 제주 뱃길 취항도 앞두고 있다. ㈜오션익스프레스는 오는 10월쯤 전북 군산 비응항과 제주 애월항을 잇는 320㎞ 구간에 50t급(50인승·4만~5만원선) 위그선을 띄우기 위해 지난 2월 조건부 면허를 취득했다. 위그선 2척을 투입해 하루 4차례 왕복 운항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시험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속 180㎞의 속도로 비응항에서 1시간 50분이면 제주에 도착한다. 이 업체는 또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겨냥해 여수~애월 항로(220㎞)에 위그선 취항도 계획 중이다. 내년 2월쯤 50t짜리 3척을 투입해 하루 3차례 왕복 운항하기로 하고, 지난달 14일 조건부 면허를 신청했다. 아울러 ㈜한일고속은 내년 3월쯤 완도~애월 항로(112㎞)에 50t짜리 위그선 1척을 투입해 하루 3차례 왕래하겠다며 지난달 22일 조건부 면허를 취득한 상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문화마당] 아우들을 위하여/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아우들을 위하여/신동호 시인

    가는 곳마다 추억이 삶을 흔들어댄다. 어느 날 강의실에 들어온 교수님은 창밖을 내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나가셨다. 30분, 침묵의 시간 동안 스무 살 청춘들은 어리둥절한 채 갖가지 상상으로 창밖의 벚꽃을 쳐다보았다. 흐드러지게 피었다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지는 꽃잎들, 한참이 지나서야 그날이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작된 5월 18일이란 것을 알았다. 실로 이론이 아니라 인간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1980년대의 청춘들에게 강의실은 인간의 지난한 역사를 배우는 현장이었고, 거리도 공장도 감옥도 살아 있는 강의실이었다. 더불어 한 시대를 헤쳐나간 이들의 추억이 담긴 곳,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세상이 좋아지기를 꿈꾸고 ‘그들’을 떠올리며 청춘의 열정을 끌어낸다. ‘인간은 진실이 아니라 기억으로 산다.’는 스트라빈스키의 말이 생각나는 건 그런 이유이다. 나는 지금 그 강의실에 들어선다. 그날처럼 꽃잎은 지는데, 과연 침묵으로 조카뻘 아우들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대학에서 낭만은 조심스러운 일탈이며, 저항은 그저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일 뿐인 듯. 취직을 걱정하는 젊음들에게 가난을 친구로 삼으면서 시대에 저항한 신채호 선생을 가르치는 게 가당키나 할까. 고등학교 음악선생 자리를 버리고 늦은 나이에 독일 유학길에 오른 작곡가 윤이상의 세계적 성공, 또 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절된 귀국의 희망, 그 안에 담긴 절망과 낭만적 삶을 설명하는 게 어울리기나 할까. 나는 결국 인간을 가르치지 못하고 이론만 떠들다 나오고 만다. 격정적으로 사랑했고 그로 인해 견고한 지배이데올로기와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괴테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떠올려 보는 건 그 때문이다. 인간의 시대는 감정이 살아 있어야 하고, 감정이 살아 있는 청춘들의 시대에 우리는 비로소 ‘질풍노도의 시기’를 이름 붙일 수 있을 터. 아우들의 추억에 인간 삶의 생생한 현장은 얼마나 남게 될까. 사랑했고, 고뇌했고, 미지의 세상을 동경했고, 또 절망하고 좌절했던 인간들. 그 인간들에 대한 기억이 아우들을 또 인간답게 하리라고 나는 확신하지만… 미안하다. 인간이 기계를 만지며 인간이 수술대 위에서 메스를 든다. 인간이 만진 기계가 인간을 이롭게 하고, 메스가 지나간 자리를 봉합한 인간이 퇴원하여 메스를 만든다. 인간의 역사, 정신,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인간의 자리에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한다. 서울 충무로 뒷골목의 인쇄공들은 역사의 한 시절 구텐베르크의 동료들일 수 있으며, 원양어선의 주름 깊은 어부는 산타마리아호에서 콜럼버스에게 신대륙의 발견을 알린 선원일 수 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인류역사상 최초로 소를 가축화한 농부를 떠올려 보자. 그는 그 시대의 스티브 잡스와 다름없다. 존중받지 못할 인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의 삶을 축적해 새로운 게 나온다. 인간을 이해한 과학과 기술의 성공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데 ‘청년실업률이 높은 건 대학에서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과잉 공급으로 인한 것’이라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은 무엇인가. 인간 없이 기술만 남기겠다는 말 같다. 이 나라를 24시간 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을 만들겠다는 말 같다. 인간은 없고 실용만 남기면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도 모두 사라질까. 그러면 좋을까. 창의적 발상은 한낱 비합리적 견해로 취급받고 책임지지 못할 행동에 대해서는 비웃음만 넘친다. 스무 살이 스무 살로 살지 못하고 서른, 혹은 마흔을 준비하는 과정의 삶으로 소비된다. 비루하다. 기성을 뛰어넘는 스무 살 작가의 탄생을 본 지 정말 오래됐다. 대학을 뛰쳐나와 세상을 뒤흔든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우들아! 부탁하건대, 인간을 가르치지 못하고 이론만 떠들고 나온, 나 같은 선생을 내쫓아라. 거리에서도 배울 건 많다. 미술관 수업이 필수로 있는 미국 예일대학의 의대생들처럼 미술 작품을 두고 토론하라. 인생들을 통찰하고 기억하면서 아우들은 세계의 주인이 될 터이다.
  • [영화프리뷰] 숏숏숏 프로젝트 ‘애정만세’

    ‘숏숏숏’은 국내 단편영화 활성화를 위해 전주국제영화제가 2007년부터 시작한 디지털 단편영화 프로젝트다. 올해는 ‘사랑’을 화두로 독립영화계의 스타 양익준 감독과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두편을 묶은 제목은 ‘애정만세’. 양 감독의 ‘미성년’은 어른인 척하지만 그러지 못한 30대 진철과 가끔 어른같아 보이지만 아직 ‘고삐리’인 민정의 얘기다. 우연히 하룻밤을 함께 보낸 둘은 캔맥주와 짬뽕을 먹으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진철은 민정을 좋아하던 남학생의 신고로 경찰에 끌려가게 된다. 2008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똥파리’ 이후 양익준의 귀환이다. 거친 욕설과 폭력으로 점철된 ‘똥파리’를 떠올린다면 사랑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양 감독은 지난달 29일 전주국제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똥파리’ 이전에 만든 중단편들은 모두 사랑이야기”라고 말했다. 남성 판타지를 영화화한 마초적인 작품이란 비판도 있다. 30대 남자와 여고생의 해피엔딩에 초점을 맞춘 시각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조건의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얘기했을 뿐이다. 다만 남자가 30대이고 여자는 고3이었던 게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고 나면 짬뽕이 생각나는 건 분명하다. 부지영 감독의 ‘산정호수의 맛’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순임의 사랑 얘기다. 지난가을 산정호수에서 있었던 회사 야유회에서 2인 3각 경기를 함께한 연하남 준영과의 추억을 순임은 고이 간직한다. 한겨울 산정호수를 홀로 찾아간 순임은 온몸으로 추억을 복기한다. 부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2009)로 주목받은 데 이어 올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시선 너머’ 중 ‘니마’를 연출했다. 공통점은 주변부에 놓인 이들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다. 어쩌면 순임은 평범한 여자다.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새 어그부츠를 신고 외출한다. 남자에게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전화를 해놓고는 수줍어 말을 못 잇는다. 그런데 순임이 신은 어그부츠는 고교생 딸의 물건. 좋아하는 연하남은 전형적인 ‘어장관리형’이다. 상처는 순임의 몫이다. 부 감독은 “사랑이나 멜로를 생각해 봤을 때, 딱히 젊은 연인들이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낭만적 사랑의 변방에 있는 사람들이 더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6월 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토네이도/박홍기 논설위원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배경은 미국 중부 캔자스주의 조용한 시골 농장이다. 어느 날 엄청난 회오리 바람은 주인공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 그리고 집을 통째로 휘감아 이상한 마법의 나라 오즈로 날려보낸다. 도로시와 오즈를 연결한 바람이 ‘토네이도’(tornado)다. 1939년 제작된 고전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역시 토네이도는 위협적이라기보다 무지개 너머 환상과 모험의 세계로 인도하는 낭만적인 매개체로 비춰졌다. 1996년 재난영화 ‘트위스터’는 토네이도의 가공할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캔자스주 아래 오클라호마주를 근거지로 몇분이라도 빨리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토네이도를 추적·연구하는 ‘스톰체이서’(stormchaser)를 다뤘다. 토네이도는 미국 중남부에서 주로 봄과 여름에 나타나고 있다. 연간 500~900개가 발생한다. 저기압 중심부를 향해 아주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반시계 방향의 강한 소용돌이 바람이다. 폭풍 가운데 가장 변덕스러운 데다 태풍과는 달리 수평방향보다 수직방향의 규모가 크다. 때문에 ‘이동성 선형풍(旋衡風)’이라고 일컫는다. 스페인어로 뇌우(雨)를 뜻하는 ‘트로나다’(tronada)가 어원이다. 토네이도 중심 부근의 순간 풍속은 초당 100~200m로 무시무시하다. 회오리 기둥의 지름은 대체로 200m 정도인데 3.2㎞나 되는 것도 있었다. 평균 속도는 시속 300~800㎞이다. 1931년 미네소타주에서는 117명을 실은 83t 객차를 휘감아 올렸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상상을 뛰어넘는 위력을 지녔다. 토네이도는 순간적인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문희상 전 국회 부의장은 2007년 6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시 정계개편과 관련해 순식간에 정치지형을 완전히 새로 짜는 ‘토네이도론’을 피력해 ‘토네이도 문’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미국 앨라배마·미시시피 등 6개주에 그제 37년 만에 가장 강력한 토네이도가 강타해 300명가량이 희생됐다. 앨라배마주에선 원자력발전소가 전력 공급 중단으로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피해지역은 쓰나미가 휩쓴 일본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현의 해안가 마을처럼 쑥대밭으로 변했다. 바람의 분노다. 피해지역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 세계가 또다시 자연 재앙 앞에서 경악했다. 재난안전지대란 없다. 전세계가 함께 지구 환경을 지키며 재앙에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해결책인 것 같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책꽂이]

    ●사람 풍경 세상 풍경(오풍연 지음, 북오션 펴냄) 고작 200자 원고지 두장 남짓이다.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글쓰기라면 무조건 고개를 휘젓는 사람도, 글을 평생 끼고 사는 대학 교수도 모두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형식이다. 그는 원고지 두장의 짧은 글 54편마다 삶 속에 도사리고 있지만 쉬 실체를 내보이지 않는 욕망과 희망, 고독과 불안, 자족과 행복의 맨얼굴을 담고 있다. 모든 글마다 희로애락 주인공은 사람이었다. 전·현직 대통령부터 소박한 밥상 차려 주는 식당 아주머니까지 모두 만날 수 있는 기자이기에, 그것을 빼곡하게 흡수한 기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만 2000원. ●결혼은 동업이 아니다(김용원 지음, 소망 펴냄) 결혼은 낭만적인 사랑의 완성이자 비루한 현실과 맞닥뜨리는 첫걸음이다. 법학자이자 시인의 눈에 비친 결혼은 더욱 그러하다. 애써 아름답게 치장하지도 않고, 굳이 현실의 남루함을 몽땅 까발리지도 않는다. 대신 낭만과 현실의 절묘한 결합을 보여 주며 한번 맺어진 인연이 계속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반면교사 삼을 판례들을 제시하고, 힘겹지만 소중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시편들을 인용하고 있다. 1만 1000원. ●어니언 잭-양파 같은 나라, 영국 이야기(김진형 지음, 기파랑 펴냄) 주부이자 어머니, 그리고 특파원으로서 살았던 3년의 영국 생활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런던 골목 안쪽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부터 경제와 정치 등 거대담론까지 다뤄진 이유다. 세심한 마음 씀씀이의 문장과 엄정한 기자의 눈이 절묘히 얽혀 있다. 여러 겹의 다양한 면모를 가진 영국에 대한 총체적 진실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양파에 빗대 ‘유니언 잭’(Union Jack·영국 국기)이 아닌 ‘어니언(Onion·양파) 잭’이라고 이름 붙였다. 1만 4500원. ●빌딩을 지배하라(서브원 기획·엮음, KMAC 펴냄) 쾌적하고 깔끔하기 그지없는 건물에 들어선다. 자동 회전문이 스르르 움직이고, 날씨에 맞춰 온도가 조절된다. 화장실에서는 우아한 음악이 업무에 지친 감성을 달래 준다. 회사만 경영하는 것이 아니다. 빌딩도 경영한다. FM(Facility Management)으로 일컬어지는 빌딩 관리 업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에서 전기, 설비, 방재, 경비, 청소 등을 비롯해 사무실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종류의 불편을 최소화해 준다. FM 업체 서브원 직원들이 함께 만든 빌딩 관리 서비스 노하우. 1만 2000원.
  • “난 샌드백 아니다… 여론 뭇매 괴로워”

    “난 샌드백 아니다… 여론 뭇매 괴로워”

    “나는 샌드백이 아니라 사람이다.” 긴축정책 추진을 옹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 온 닉 클레그(44) 영국 부총리가 속 깊이 쌓아 뒀던 고충을 털어놓았다. 영국 연립정부의 한 축인 자유민주당 당수로 지난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그는 최근 선거 때 공약을 뒤엎고 대학 학비 인상 등을 지지해 맹비난을 받았다. 영국 정부는 연간 1500억 파운드(약 265조 7000억원)에 이르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클레그는 최근 영국의 정치·학술 주간지 ‘뉴 스테이츠먼’과의 인터뷰에서 심리적 고충을 쏟아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인터뷰는 영국 사교계의 유명인사 제미마 칸이 진행했으며 이 잡지 최신호에 실렸다. 클레그는 “내가 빨리 배운 일 중 하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언론에 또 어떤 보도가 나왔을지 걱정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미쳐 버릴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시민들이 나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하지만 나의 좋은 점을 얘기하는 것이 죄라도 되는 듯 모두 속삭이듯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길거리에서 한 시민이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고 자택 우편함에 누군가 개똥을 넣어두기도 했다면서 “나도 인간이다. 감정을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자신에 대한 비난이 가족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봐 노심초사했다. 클레그는 “공적인 일과 가족 사이에 ‘방화벽’을 설치하려고 애쓰지만 내가 하는 일 탓에 가족이 정서적으로 충격받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현상 인지능력이 싹트기 시작한 그의 8살배기 아들이 최근 “왜 학생들은 아빠한테 화가 잔뜩 났어요?”라고 물어 매우 난감했던 경험도 고백했다. 그는 또 자신이 저녁에 책 읽기를 즐기고 음악을 들으며 곧잘 눈물을 흘린다고 말하는 등 낭만적인 정치인임을 강조했다. 클레그는 연정 파트너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서로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다. 또 총리와 개인적인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건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문화마당] 망자(亡者)의 편지/조혜정 영화평론가·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문화마당] 망자(亡者)의 편지/조혜정 영화평론가·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전자메일이나 문자 메시지가 쉴 틈 없이 오가고, 트위터나 카카오톡처럼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한 대화의 장이 활짝 펼쳐져 있는 스마트 컬처(smart culture) 시대에 ‘편지’라는 단어는 아날로그의 아련함과 안간힘을 연상시킨다. 아무래도 편지는 사적 관계에서 오가는 특성 탓인지 내밀하고 낭만적이며 친근하다. 그것에 담겨 있는 소식이 설사 슬픈 것일지라도, 편지가 지닌 인간적인 체취와 기대로 인해 기다리게 되고, 그 기다림은 설렘과 즐거움을 동반하기 십상이다. 대학 시절 즐겨 되뇌던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는 그래서 여전히 나의 애송시 중 하나이다. 영화에는 수많은 편지가 등장한다. 기쁘고, 행복하고, 설레고, 짜릿하고, 낭만적인 편지가 있는가 하면 안타깝고, 그립고, 아프고, 슬프게 하는 편지도 있다. 때로 어떤 편지는 너무 두렵고 처절해서 분노를 자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그 어떤 연설보다 읽는 이를 각성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편지는 바로 죽은 자, 망자(亡者)의 편지일 것이다. 이정국 감독의 영화 ‘편지’(1997)는 바로 ‘망자의 편지’가 중심 모티프인 영화이다. 깊이 사랑했던 남편(박신양)이 죽자 그의 영원한 부재를 견딜 수 없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아내(최진실)에게 배달된 남편의 편지. 죽음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내를 근심하며 써내려간 남편의 편지는 그 절절한 사랑으로 당시 관객들을 울게 만들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1995)도 아름다운 설원 풍경과 함께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 영화로 기억된다. 이 영화 역시 망자의 편지가 모티프로 등장한다. 물론 산 자(나카야마 미호)가 망자에게 편지를 보내자 답장이 오고, 그가 망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망자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내용이어서 디테일에는 차이가 있지만, 여하튼 죽은 자로부터 편지가 온다는 설정은 동일하다. 그리고 망자의 편지가 산 자에게 추억과 사랑을 일깨워 살아갈 의미와 의지를 선사한다는 점에서도 ‘편지’와 맥락이 닿는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에게 알려진 망자의 편지는 잔인하다. 고통과 원통함이 가득한 망자의 편지는 살아 생전 그의 고통을 외면하고 외려 그를 괴로움의 나락 속으로 밀어 넣었던 우리 사회의 비정함과 비루함을 통렬하게 적시하고 있다. 2년 전 스스로 세상을 등진 연기자 장자연의 편지다. 당시에도 편지의 존재가 일부 알려지기는 했으나 소문으로만 잠시 떠돌았을 뿐,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채 잊힌 바로 그 편지이다. 더구나 그 편지가 50여통이나 되며, 망자가 겪었던 고통의 내막이 비교적 소상하게 적혀 있다는 소식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아직 진위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고, 수사기관에서 재조사를 천명했으므로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사안은 아니지만, 일부 공개된 편지 내용은 충격적이다. 장자연의 편지는 우리 사회 남성들의 비틀린 성 의식과 권력의 천박함을 고발한다. 편지에는 여성을 여전히 성적 대상으로,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 간주하고, 돈이든 지위든 힘을 이용하여 이른바 ‘성 상납’을 요구하는 비열하고 추한 남성들에 대한 분노가 가득하다. 장자연은 그들을 ‘악마’라 칭하고, 그 악마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편지의 수신자에게 ‘복수’를 부탁했다. 이처럼 편지에는 ‘악마들’에게 시달리고 능욕당한 그의 고통이 절절했고 그만큼 복수에 대한 염원도 간절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가 부탁한 복수는 묻혀졌다. 2년 늦게 도달한 망자의 편지는 우리 사회의 부도덕함과 비루함과 부끄러움을 상기시켰다. 맺히고 응어리진 것은 풀어야 하고 한(恨)은 해소되어야 한다. 명명백백한 조사를 통해 장자연을 둘러싼 내막을 밝혀야 한다. 책임이 있는 자는 책임을 져야 하고,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성의식은 바로잡혀야 한다. 이제 망자의 원혼을 달래주는 것은 우리(사회)의 몫으로 남았다.
  • [연극리뷰] ‘거미여인의 키스’

    [연극리뷰] ‘거미여인의 키스’

    주변에 게이 친구들이 있다면 연극 ‘거미 여인의 키스’를 추천한다. 게이로서 겪는 아픔과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거미’의 두 주인공은 낭만적 동성애자 몰리나와 반정부주의자인 냉혈한 발렌틴. 이념적으로 너무 다른 두 인간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슬픈 사랑을 다뤘다. 아르헨티나 반체제 작가 마누엘 푸익이 1976년 스페인에서 발표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985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화제가 됐다. 연극을 보는 1시간 30분 동안, 생각은 친한 게이 친구 한 명에게 내내 머물렀다. 극에서 보여주는 몰리나의 특별한 감정, 사랑, 아픔은 이렇듯 동성애자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도 모르는 새, 동성애에 대한 편견으로 친구를 규정했던 것은 아닐까. 몰리나 역의 정성화는 ‘혹시 진짜 게이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몸짓, 음성, 말투 등의 연기가 놀라웠다. 요즘 유행어를 빌리자면 완벽한 ‘몰리나 빙의’였다. 몰리나가 들려주는 표범 여인의 영화 이야기는 발렌틴은 물론이거니와 관객도 100% 몰입하게 만든다. 작품은 동성애자와 동성애자 간의 결합이 아닌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결합을 다뤘다. 연출자 이지나씨는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이 막바지를 달릴 때쯤 연출자의 의도는 관객에게 먹혀 들어간다. 가석방돼 하루빨리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몰리나가 형무소 간수로부터 혁명가 발렌틴에 대한 정보를 캐내라는 요구를 받은 뒤 묘한 내적 갈등을 겪는 모습에서 동성애자·이성애자 여부를 떠나 인간의 신뢰, 사랑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느낄 수 있다. 발렌틴에게 “제발 동료들 얘기를 내게 하지 말아줘.”라며 울먹이는 몰리나의 대사는 오랫동안 귓가를 맴돈다. 몰리나는 뮤지컬 배우 박은태와 정성화가, 발렌틴은 최재웅과 김승대가 번갈아 연기한다. 정성화와 최재웅, 박은태와 김승대가 ‘커플’이다. 대학로 연극 축제 ‘무대가 좋다’의 일곱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4월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동성애를 육체적으로 표현한 장면 등 때문에 18세 이상 관람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밸런타인데이 로맨틱 데이트 명소

    밸런타인데이 로맨틱 데이트 명소

    연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 성 밸런타인 데이(Saint Valentine’s Day)가 코앞입니다.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는 식의 발상은 일본에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얄팍한 상술에서 시작됐다고는 하나, 어찌 됐건 ‘밸런타인 데이’는 이제 연인들에게 ‘명절’로 뿌리를 내린 듯합니다. 연인뿐이겠습니까. 오랜 세월 함께한 부부도, 가까운 직장 동료들도 가벼운 선물을 주고받곤 하지요. 밸런타인 데이를 차분하게 기념할 만한 장소를 골랐습니다. 빛으로 장식된 겨울 수목원들입니다. 앙상한 가지 위에 경관 조명을 해 뒀는데, 제법 장관입니다. 꼭 밸런타인 데이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둘러볼 만합니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정원 ●경기 포천 허브아일랜드 “3월까지 크리스마스” 겨울이면 초목은 이파리를 모두 떨군 채 무채색의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온당할 터다. 그런데 겨울잠을 거부하며 상식의 틀을 깨는 수목원이 있다. 경기 포천의 허브아일랜드와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이다. 각각 ‘불빛동화축제’와 ‘오색별빛정원전’으로 제법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두 곳 모두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이용해 초목들에 경관 조명을 한 것은 같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축제 이름에서 보듯, 허브아일랜드가 아기자기하고 동화적인 풍경이라면, 아침고요수목원은 현란한 유채색의 진경산수화 같은 풍경을 내어준다. 종현산 줄기가 둘러싼 아담한 분지에 터를 잡은 허브아일랜드는 전국 최대의 허브농원으로 꼽힌다. ‘생활 속의 허브’가 농원 전체의 운영 테마다. 총면적은 약 36만 4000㎡(약 11만 평). 그 안에 베네치아 마을과 허브 카페 등 지중해풍의 예쁜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농원에 들면 진한 허브 향기가 물씬 풍긴다. 정신이 아찔할 정도. ‘진앙지’는 작은 오두막 형태의 향기방이다. 각각의 허브를 상징하는 색깔의 창문을 열면 로즈메리 라벤더 페퍼민트 등 온갖 종류의 허브향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수천 점의 동서양 허브와 아로마 추출기 등을 전시한 허브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란 게 농원측의 설명이다. 농원의 겨울밤은 300만개의 꼬마 전구가 밝힌다. 농원 전체의 나무를 LED 등으로 장식하고, 꽃 모양의 전구도 여러 그루 심었다. 다양한 빛깔의 불빛들이 허브향과 어우러져 별천지처럼 느껴진다. 핵심은 산타 마을로 꾸며진 플라워 가든이다. 곳곳에 산타클로스 조형물이 서 있거나 매달려 있다.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선물 상자가 놓여 있다. 풍성한 성탄절 만찬 식탁과 사슴이 끄는 커다란 썰매도 설치했다. 이 같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3월까지 이어진다. 폭포 가든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곰돌이 푸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의 차지다. 200여종의 허브로 가득한 허브박물관 입구는 은은한 조명의 아치형 터널로 꾸몄다. 베네치아 광장을 둘러싼 물길 위에서는 썰매를 탈 수도 있다. 언 몸을 녹이고 싶다면 허브 가게로 가는 게 좋겠다. 따뜻한 허브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학재스민과 마다가스카르, 야래향 등 여러 종의 재스민이 만개한 실내 온실도 빼놓을 수 없다. 실내 온도가 20~25도로 유지되는 덕에 5~7월에 피는 재스민을 한겨울에 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허브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향기가게와 선물가게 등에 아로마 추출액 등 4000여 종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대부분 이곳에서 생산된 소품으로 가격도 비교적 싼 편이다. ‘불빛동화축제’는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불빛은 오후 5시에 켜지기 시작해 밤 10시까지 수목원을 환히 밝힌다. 어른 3000원, 초·중학생 2000원. 썰매 이용료 5000원. www.herbisland.co.kr, (031)535-6494. 농원 내 숙소는 네 채다. 2인 기준(조식 포함) 15만원을 받는다. 투숙객 1인에 한해 70분 자리 아로마 테라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허브를 이용한 식음료도 다양하다. 허브꽃밥, 허브갈비 등이 대표 음식. 이 밖에도 200여 종의 허브빵, 허브차, 꽃차 등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땅에서도 별이 뜬다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열리고 있는 오색별빛정원전은 수목과 화단, 산책로 등을 따라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특히 고저장단을 이룬 빛의 운율과 형태의 다양함이 압권이다. 하경정원과 고향집정원, 분재정원, 에덴정원, 하늘길 등 테마별로 세분화됐다. 매표소를 지나면 곧바로 빛의 정원이다. 고향집정원과 능수정원 등 빛으로 치장한 다양한 나무들과 화단이 방문객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무엇보다 초록색과 주황색 LED로 장식된 소나무와 능수버들이 인상적이다. 수목원내 어디서든 풍경의 주인 노릇을 한다. 축제장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빼어난 풍경을 선보이는 곳은 하경정원이다. 다양한 색상의 조명이 초목들의 특성과 조화를 이루며 낮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란한 밤의 정원을 연출한다. 리듬을 타며 고저장단의 곡선을 이루고 있는 빛의 편린들이 꼭 이 땅의 산하를 축소해 놓은 듯하다. ‘오색별빛정원전’은 28일까지 계속된다. 매일 오후 5시30분~9시 문을 연다. 성인 6000원, 중·고생 4000원, 어린이 3000원. 정원 안에 펜션도 있다. 7만~22만원. www.morningcalm.co.kr, 1544-6703. ■낭만적인 프러포즈 코스 롯데월드는 12~14일 다양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선보인다. 인기가수 ‘유리상자’와 함께 무대에서 연인에게 달콤한 노래를 선물하는 러브 콘서트가 펼쳐지고,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달샤벳’ 이 출연하는 밸런타인 특집 ‘BBS공개방송’, 거리 마술사가 찾아가는 ‘서프라이즈 프러포즈’, 영상편지와 함께 사랑을 고백하는 ‘공개 프러포즈’ 등 행사가 열린다. 홈페이지(www.lotteworld.com)에 원하는 날짜와 사연을 적어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이벤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커플 자유이용권’(2인)도 내놨다. 1일권 5만 4000원, 애프터 4는 4만 4000원으로, 14일까지 판매한다. 아울러 커플룩을 입었을 경우 여자는 아이스링크 입장이 무료다. 단, 대화료는 별도. 28일까지. 63시티는 로맨틱 데이트 패키지를 출시했다. 커플을 위한 러브 엘리베이터, 60층에 위치한 63스카이아트 전망대 미술관 관람, 퓨전 공연 ‘판타스틱’ 관람으로 구성됐다. 1인 3만 5000원이다. 패키지는 63시티 온라인 쇼핑사이트 이샵(www.e63.co.kr)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57층의 차이니즈 레스토랑 백리향(百里香)은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둘만의 룸에서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준비해 준다. 장미 꽃잎과 초로 장식한 방에서 꽃 선물, 황실의상 체험, 프티 메뉴판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2인 기준 36만원. (02)789-5663. 경기 가평 아난티클럽서울은 12일 클럽 내 ‘더 레스토랑’에서 로맨틱한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며 뷔페를 즐길 수 있는 밸런타인데이 스페셜 디너를 선보인다. 더 레스토랑은 통유리로 마감돼 있어 잣나무 숲과 설원 등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제격이다. 14일에는 라이브 공연 없이 연인들을 위한 스페셜 디너 코스요리가 마련된다. 각 8만원. (031)589-3000. 경기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연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미탕과 초콜릿탕을 연다. 장미탕에서는 연인들을 위한 와인 시음회가 열리고, 이날 모든 어린이 고객에게 초코스낵을 선물한다. 또 3월 1일까지 졸업장과 입학 통지서 등을 가져 오면 스파 입장권을 50% 할인해 준다. (031)760-5700.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는 객실 1박과 동굴와인카브 라그로타 식사, 패밀리스파 등으로 구성된 ‘라그로타 특선플러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2인기준 24만 3000원부터. (02)3777-2100. 전북 무주리조트는 14일 단 하루만 호텔티롤 디럭스룸, 리프트 주간이용권 2장, 머루와인, 초코케이크, 티롤레스토랑 조식이용권을 묶어 25만원에 판매한다. 가족호텔을 이용할 경우는 21만원. (063)322-9000. 강원 양양의 대명 쏠 비치 호텔&리조트는 탁 트인 동해안에서 이색적인 사랑고백을 할 수 있게 했다. 객실을 풍선과 꽃 등으로 장식하고, 선택에 따라 과일과 와인세트, 케이크 등을 비치해 준다. 20만~60만원. (033)673-8311.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세대공감] 추억의 졸업식 속으로…

    [세대공감] 추억의 졸업식 속으로…

    “3년간 가슴앓이를 했던 걔한테 고백을 해야 하는데…” 하지만 끝내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교문을 나섰다. 18살 소년의 안타까운 졸업식은 그렇게 끝났다. 마치 깊은 바다에 소중한 반지를 빠트린 기분이었다. 좋아했던 그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마음이 더욱 쓰라렸다. 그 소년, 지금은 50대 중년이 됐다. 졸업 시즌이다.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은 어느 세대나 다르지 않다. 또 졸업식 하면 누구나 추억 한 조각씩은 갖고 있다. 애틋한 사랑 얘기도 있고 슬픈 추억도 많다. 졸업식 뒷풀이 때 술 마시며 어른 흉내를 냈던 추억은 애잔하기까지 하다. 최근에는 ‘알몸 졸업식’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상했다. 졸업 시즌을 맞아 세대별로 졸업에 얽힌 추억 앨범을 펼쳐본다. ●눈물의 추억-안녕, 첫사랑…빼앗긴 우수상 서울 성북동 송근석(52·자영업)씨는 40여년 전, 초등학교 졸업식을 잊지 못한다. 첫사랑 때문이다. 송씨는 한 여학생을 좋아했다.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덕분에 반에서 1등까지 해 봤다. 하지만 그녀 앞에만 서면 부끄러워 말조차 붙이지 못했다. 졸업식 날.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 그 여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잘 지내라.”는 단 한마디였다. 송씨의 수줍은 인사에 그 여학생도 “너도 잘지내.”라며 화답했다. 그 한마디에 송씨는 날아갈 듯 기뻤다. 하지만 그는 고등학교 진학 후 뜻밖의 비보를 듣게 됐다. 첫사랑이었던 그 여학생이 남자 친구와 헤어진 아픔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다. 송씨는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면서 “그녀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게 한 그녀의 남자 친구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다.”고 회고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을 더더욱 잊지 못한다. 좋아했던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가슴 한편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서다. 제주에서 요식업을 하는 강정희(54·여)씨는 졸업식을 생각하면 금세 눈시울이 젖어든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전교 회장이었던 강씨는 연단에 올라 졸업사를 낭독하다 눈물을 쏟아 냈다. “가족같이 지낸 선생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그만….” 눈물을 닦으며 간신히 졸업사를 마친 강씨에게 박수 세례가 쏟아졌지만 기쁨보다 슬픔이 더했다. 고등학교 졸업식 때도 그의 눈물은 계속됐다. 반에서 항상 3등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던 강씨는 졸업식 날 시상하는 학력 우수상을 자신이 받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그 학력 우수상을 얼마 전 전학 온 친구한테 내주고 말았다. 졸업식이 끝나고 그는 분한 마음에 엉엉 울고 말았다. 친구들과 모여서 “선생님이 상을 편파적으로 줬다.”며 흉을 보기도 했다. 강씨는 졸업식 후 이틀 동안 선생님을 찾아가 따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그까짓 상을 못 받았다고 내 인생이 어떻게 되겠는가.’ 하고 생각하며 잊으려고 애썼단다. 강씨는 그때를 생각하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나름대로 인생을 논했던 것인가.”라며 멋쩍게 웃었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자란 이미자(48·주부)씨에게 졸업식은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다가온다. 초등학교에 함께 입학한 친구가 190명이었는데 졸업할 때는 130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3, 4학년 때 학교를 중퇴했다. 한글만 깨우치면 농사짓고 소를 키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중퇴의 변이었다. 그런데 그는 친구들의 이러한 사정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됐다. 철없던 그 시절, 친구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된 이유를 몰랐던 이씨는 친구들을 이상한 눈으로 봐라봤다. 가끔 밥을 먹지 않는 친구가 있으면 왜 밥을 안 먹느냐고 놀렸다. 특히 졸업식 날엔 상장과 선물로 받은 벼루, 먹을 들고 학교를 그만둔 친구들 앞에 가서 눈치 없이 자랑까지 했다. 이후 그는 동문회 모임 때마다 졸업을 못 한 친구들을 수소문해 초대하곤 했다. 그러나 중퇴한 친구들은 처음에 한두번 나오다가 그다음에는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어색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어린 시절 졸업식 날 잘난 척했던 제 모습이 성인이 되어서도 잘난 척하는 걸로 보일 수 있었을 테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쓸쓸한 식장-맞벌이 부모님 모시기 힘들어 경기도 부천에 사는 대학생 김경은(22·여)씨에게도 졸업식은 아픈 기억이다. 부모의 불화로 중·고 졸업식을 모두 망쳤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졸업식 때만 해도 괜찮았다. 그때는 부모님 모두 졸업식에 왔다. 꽃다발도 받고, 사진도 찍고, 돈가스도 먹었다. 그런데 중학교 때는 어머니만 왔다. 아버지 사업이 최악의 상황에 빠져 한시도 자리를 뜰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어머니는 생화가 비싸다며 싸구려 조화를 사 왔다. 그는 그 조화를 땅바닥에 내던지며 펑펑 울었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도 아버지는 돈에 쪼들렸다. 결국 부모님은 별거를 택했다. 고등학교 졸업식에도 어머니만 왔다. 그때 어머니가 주신 꽃다발은 조화는 아니었지만 값싸고 흔한 것이었다. 김씨는 섭섭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다만 평일에도 일하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딸을 위해 일을 잠깐 쉬고 오셨다는 게 슬프면서도 기뻤다. 김씨는 “대학교 졸업식 때는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이 소망”이라면서 “그때는 울지 않고 기쁘게 졸업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에 사는 대학생 조윤미(24·여)씨는 졸업식만 생각하면 서럽다. 세 살 터울의 언니 때문이다. 비켜 갈 수도 있는 졸업식이 공교롭게도 초등학교, 중학교 두 번이나 겹치고 말았다. 게다가 맞벌이하는 부모님은 항상 바빴기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부모 중 한 사람만 시간을 내도 감지덕지였다. 졸업식 날,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었던 쪽은 어머니. 하지만 어머니는 겹친 두 번의 졸업식 모두 언니에게로 갔다. 큰딸이라는 점과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조씨는 “둘째로 태어나 가장 서러웠을 때가 바로 졸업식 날”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조씨에게 부모님은 항상 바쁜 분들이었다. 운동회, 학예회 때도 부모님이 오시지 않았기 때문에 졸업식도 그렇게 상처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식 때는 달랐다. 다른 친구들이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을 때 옆에서 멍하니 서 있기만 했던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서러웠다. 졸업식 날인데도 손에 꽃 한 송이 들려 있지 않았다. 빈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돌아온 조씨를 맞이한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포옹이었다. 어머니는 “미안하다, 윤미야.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했다. 조씨는 그때 또 한번 눈물을 쏟고 말았다. 조씨는 “그땐 어린 마음에 섭섭할 만도 했어요. 지금은 부모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충격의 현장-70년대도 알몸 뒤풀이 있었죠 공무원 김종욱(53)씨는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진 알몸 졸업식이 70년대에도 있었다.”고 깜짝 고백을 했다. 친구들이 축하의 의미로 밀가루를 뿌리는 것은 물론 알몸이 훤히 드러나도록 교복을 찢어 대는 친구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을 먹고 고량주도 마셨다. 뒤풀이의 마지막은 당구장이었다. 김씨는 “이 같은 어른 흉내 내기 졸업식 뒤풀이가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지만 사회문제화되진 않았고,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낭만적이고 순수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졸업식의 알몸 뒤풀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과거에 비해 정도가 너무 심하고 적나라하다는 것. 이 때문에 요즘 아이들의 졸업식 뒤풀이는 그에게 여전히 낯선 풍경이다. 8일 고등학교를 졸업한 오지수(19·여)양은 3년 전 친구의 아찔한 중학교 졸업식이 떠올랐다. 친구인 조모(19)양이 바로 알몸 뒤풀이를 한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조양은 졸업식 전날 밥을 굶었다. 옷이 찢어질 것에 대비해 조금이라도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졸업식 날, 조양은 고등학교 1학년 선배들로부터 밀가루·까나리액젓·케첩·계란 세례를 받았고 옷도 찢겼다. 알몸 상태로 거리에 나가 애국가를 불렀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얻어 오라는 벌칙도 받았다. 친구 조양의 이런 행동에 당시 오양은 충격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오양은 “아무리 선배들의 강압에 못 이긴 행동이라 해도 거부하지 않고 모두 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인터넷 미니홈페이지에 친구 사진이 오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0일 중학교를 졸업하는 서주영(16)군은 졸업식이 그렇게 기대되지 않는다. 특별할 게 없어서다. 서군은 내심 알몸 졸업식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서군이 다니는 학교의 졸업식은 올해부터 사복을 입고 진행된다. 교복을 찢으려는 학생들이 많아 이를 막기 위한 학교의 조치였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알몸 졸업식 등 ‘막장 졸업식’을 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통지문을 보낸 상태. 밀가루, 토마토 케첩, 소화기 등은 졸업식장 반입 금지 품목이 됐다. 서군은 이번 졸업식을 가족들과 조촐하게 보내기로 했다. 기념 사진을 찍고 좋아하는 쇠고기를 먹으러 갈 예정이다. 서군은 “요즘 졸업하는 아이들은 졸업식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면서도 “어떻게 단속하든 ‘노는 애들’은 무리를 지어 자기들만의 졸업식 뒤풀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화곡동 전수현(29·여·회사원)씨는 졸업식 하면 틀에 박힌 의례가 떠오른다. “뻔한 재학생의 송사와 졸업생의 답사를 들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은 진정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가족들과 사진 찍고, 똑같이 자장면 먹으러 가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조언을 듣는 일은 초·중·고·대학 내내 반복된 것이어서 식상했다.”고 기억했다. 그랬던 전씨는 지난해, 모교 졸업식 날 후배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밀가루, 케첩 등을 온몸에 뿌리고 교복을 찢고 찍은 사진이 동창회 온라인 카페에 오른 것. 전씨는 “물론 천편일률적인 졸업식이 식상하기도 하고, 해방된 기분을 맘껏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건 좀 지나친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전씨는 “졸업식이 알몸 졸업식으로까지 극단적으로 흐르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졸업식은 의미 있게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현·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탑승객들 보는 앞에서 스튜어디스에게…

    생애 최고의 프러포즈는 이런 것! 포르투갈의 한 스튜어디스가 하늘에서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남성은 자신과 4년간 교제한 ‘웰라’라는 여성에게 평생 잊지못할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그녀가 일하는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다. 승객으로 탑승한 그는 수만 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때,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카메라와 함께 웰라와 마주선 그는 “내가 이 비행기에 탄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당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나와 결혼해 줄 것인지 묻고 싶기 때문”이라며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남자친구의 깜짝 고백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그녀는 이내 기내와 연결된 마이크에 “예스”(Yes)를 외쳤고 승객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남성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에게 청혼반지를 내밀었고 두 사람은 기내를 꽉 채운 승객들의 카메라 플레시와 환호 속에 포옹을 나눴다. 이를 지켜 본 한 승객은 “젊은 청년의 용기와 행동이 매우 낭만적이다. 두 사람이 오래도록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뮤지컬 리뷰] 아이다

    [뮤지컬 리뷰] 아이다

    한 문장으로 줄이자면 낭만주의의 극치다. 영화 ‘타이타닉’이 심해에 침몰한 낡은 배에서 건져올린 보석함을 통해 시간의 물결을 뛰어넘는 영원한 사랑을 보여 주듯 뮤지컬 ‘아이다’(박칼린 협력연출, 신시컴퍼니 제작) 역시 사막 모래 속에 갇힌 돌궤짝에 담긴 남녀의 뼈다귀에서 세월의 모진 모래바람도 지울 수 없었던 사랑 얘기를 캐낸다. 무대를 넘어 반대편 객석 끝까지 극장 천장을 촘촘하니 장식한 별들은 이런 영원한 사랑에 대한 찬양이자 열망이다. 그러나 찬양은 언제나 잦아들고 열망은 식어 버린다. 시간의 파괴력 때문이다. 영원한 사랑을 앓는 청춘들은 사랑 노래를 목놓아 부르지만, 그 노래는 기껏해야 3분 남짓이란 것을 모두가 잘 안다. 사람들은 영원을 갈구하나 그 어떤 것도 영원할 수는 없다는 자각. 최첨단 과학의 결정체인 타이타닉은 녹슨 고물 배가 되어 버렸고, 영원히 봉인하리라던 돌궤짝 감옥은 이집트 박물관에 정중히 모셔져 있다. 이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바로 낭만주의의 마법이다. ●카메라 조리개 열리듯 무대 열려 카메라 조리개가 열리듯 무대가 개방되는 것이 뮤지컬 ‘아이다’의 시작이라면, 극의 마지막은 두 연인을 담은 돌궤짝이 카메라 조리개가 닫히듯 오므라들다 마침내 막히는 장면으로 장식된다. 조리개의 여닫힘에 따라 무한반복되는 아이다의 사랑 이야기, 그러니까 낯선 이집트 박물관에 들러본 관광객들이 그 돌궤짝을 들여다볼 때마다 언제든 조리개가 열리면서 새롭게 튀어나올 수 있다는 그 잠재력으로 인해 아이다의 사랑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라는 시공간을 넘어선 영원불멸성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현재 시점에서 그 돌궤짝을 보는 관광객들이 하필이면 아이다(옥주현)와 라다메스(김우형)이고, 이 둘은 뭔가 인연이 될 것만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이 때문이요, 극 초반에 전체 주제를 암시하듯 울려퍼지는 노래가 ‘모든 이야기는 사랑이야기’(Every story is a love story)인 까닭이다. 무한하고 영원한 사랑과 유한하고 찰나에 지나지 않는 인간 사이의 간극을 예술로 채워넣으라는 낭만주의적 명령은 뮤지컬 ‘아이다’에서 이렇게 완성된다. 뮤지컬적으로 보자면 ‘아이다’는 호사스럽다. 속도감 있는 전개에다 1분에 평균 2.6회의 큐 사인이 나면서 400회에 걸쳐 변한다는 조명은 노련미까지 더해져 눈을 무척이나 호강시켜 준다. 이런 조명 때문에라도 복수 배역을 쓰지 않고 원(One) 캐스팅을 고집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옥주현, 김우형뿐 아니라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까지 폭발적인 가창력만큼은 결단코 양보하지 않는다. 여기다 ‘남자의 자격’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칼린 감독은 음악감독으로 배우들보다 더 많은 박수를 이끌어 낸다. ●휘황찬란한 무대에 가린 배우들 다만, 너무 휘황찬란한 무대다 보니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다소 묻혀 보인다. 아무리 낭만적 사랑이라는 게 한눈에 반하는 거라지만, 지배국의 장군 라다메스가 식민지 공주 아이다를 그렇게도 사랑하는 이유가 “나한테 고분고분하지 않는 너 같은 여자는 처음이야. 매력적인걸.” 하는, 한국 드라마의 재벌 2세 느낌이어서 편치 않다. 아니, 한국 드라마가 그만큼 세계적이란 얘기던가. 배경은 이집트인데, 극 전반적으로 아프리카적인 맛은 그다지 풍기지 않는다. 3월 27일까지 경기 성남시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4만~12만원. 1544-155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홍대여신 ‘요조’ 가수·배우·DJ·CF모델로 종횡무진… 신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르다

    홍대여신 ‘요조’ 가수·배우·DJ·CF모델로 종횡무진… 신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르다

    멀티 엔터테이너는 아이돌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인디 뮤지션 가운데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홍대 여신’으로 잘 알려진, 그러나 이 호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싱어송라이터 요조(본명 신수진·29)가 그렇다. 장기하와 함께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신세대 아이콘으로 불쑥 떠오른 그녀다. CF에 출연하고 사진전에도 얼굴을 비추더니 최근에는 공중파 라디오(KBS FM) DJ 자리까지 꿰찼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카페 느와르’에도 출연했다. 그 와중에 2년 만에 새 앨범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도 발표했다.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요조를 만났다. ●가수·배우·DJ… 아이돌 못지않은 ‘멀티엔터’ →수식어가 너무 많다.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가수, 영화배우’로 소개돼 있던데. -스무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뒤로 가장 고민이 컸던 부분이 이름 뒤에 직업을 뭐라고 적을까였다. 도대체 나는 뭐하는 사람일까, 하는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다. 첫 앨범을 냈을 때 직업란에 뮤지션이라고 적을 수 있어 감개무량했다. 그때 기분이 어렴풋이 든다. →2010년에만 세편의 영화에 나왔다. 최근 ‘조금 더 가까이’ ‘카페 느와르’에서는 정극 연기를 펼쳤는데, 영화를 통해 얻은 게 있나. -원래 나의 표현 수단은 음악인데 영화로 해야 하니까 왼손으로 양치질하고 왼손으로 밥 먹고, 뒤로 걷는 기분이었다. 안 쓰는 근육을 사용하는 것 같아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 짜릿함도 느꼈다. →‘외도’한다고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을 텐데. -면전에서 직접 욕하는 사람은 없더라(웃음). (정색하며) 스스로 음악이 뒷전이었다고 느낀 적은 없다. 내 정체성은 음악하는 사람이다. 음악을 하며 만난 인연에 충실하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다. ●“나의 정체성은 음악하는 사람” →음악 얘기를 해보자. 새콤달콤, 상큼발랄이 요조의 이미지인데 이번 앨범은 느낌이 다르다. -일부러 다르게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며 맞는 음악을 찾아가는 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성숙해졌다고 할까. →왠지 (가수) 장필순 느낌이 묻어났다. -그런가? 기분 좋은 말이다. 예전부터 정말 좋아했던 선배님이다. 어떻게 저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존경했다. (장필순 선배의) 8년 만의 콘서트도 직접 찾아가 봤다. →앨범 표지의 기린이 인상적인데. -(눈을 빛내며 카메라를 꺼내들더니) 지난여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했을 때 우연히 찍었다.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다. (목이 길어) 남들보다 훨씬 멀리 볼 수 있는데 광활한 초원에 아무것도 없다면 얼마나 외롭겠나. 함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감정들이 이번 앨범에 많이 들어가 있는데, 기린이 이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 사용했다. 원래 고독하고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기도 하고…. →‘홍대 여신’으로도 유명하다. -그 별명엔 관심없다. 어떤 분은 홍대 여신 계보를 말하기도 한다. 계보? 그런 건 잘 모른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인터뷰할 때 ‘그 이야기는 빼주세요’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솔직히 지겹다는 생각도 한때 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다. 지금 홍대엔 신전도, 여신도 넘쳐나니까(웃음). ●주류 비주류 경계 무너뜨린 아이콘 →인디 문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도 부담스럽겠다. -기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장단점이 있다.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홍대 문화’ 전반을 대표하는 것으로 비쳐져 반감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홍대 문화가 관심을 받고, 보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다. →음악을 시작했을 때 힙합, 랩을 했다고 들었는데. -중·고등학교 때 갖고 다닌 CD 케이스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흑인일 정도로 흑인음악을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조금씩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포크가 더 좋아지고, 기타 소리가 더 좋아졌다. →그래서인가. 노랫말에서 감수성이 넘쳐난다. -말을 잘 못한다. 느릿느릿하니까 남들이 답답하단다. 싸울 때도 글로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말로 하면 안 되니까(웃음). 내게는 말보다 글이 더 편하고 좋은 방식이다. →라디오 DJ 활동은 어떤가. -얼마 전, 한 초등학생이 무엇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느냐고 문자를 보내왔다. 너무 빨리 세상을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사람들이 조금 더 낭만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뮤지션으로서의 지향점은.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완전히 교감하고 찰떡처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길게길게 가고 싶다. 그들이 몇 명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문화를 바라보는 다각적인 시선 필요/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옴부즈맨 칼럼] 문화를 바라보는 다각적인 시선 필요/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며칠 남지 않은 2010년 한해를 정리하는 송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거리를 거닐면서 달라진 서울 모습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서울이 디자인을 통해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도시에 부여하는 ‘2010 세계 디자인 수도’라는 지위를 헬싱키에 내줄 날이 며칠 남지 않아서인지 바뀐 간판과 깨끗하게 정돈된 포장마차, 걷기 편한 인도, 광화문 거리의 아름다운 조명은 새삼스럽게 이방인처럼 서울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그날 송년모임에서는 12월 말 낭만적인 서울 밤거리에 대한 찬사가 많았다. 그중 한 지인은 인문학과 문화를 전공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요즘 화두는 단연 ‘도시문화’라고 했다. 필자는 서울신문에서 지난 10월 4일부터 연재한 기획기사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관심있게 읽어 오던 터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도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뉴시티노믹스 특집이어서 도시계획, 재개발, 문화, 기업 등으로 나누어서 게재되었지만 단순히 도시 정책이나 도시의 경제적인 역할만을 다루지 않고 도시와 문학, 도시와 영화, 도시와 음악 등 다양한 면을 심도 있게 현지 취재했기 때문에 독자들의 입에 회자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12월 13일 연재 7회에 소개된 만화도시 프랑스 앙굴렘에 대한 기사는 도시가 어떻게 문화를 가지고 다시 탄생하는지를 알려주어 이해가 쉬웠다. ‘만화예술의 성지’가 되기까지 단순한 축제에 만족하지 않고, 시와 시민 그리고 정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국의 앙굴렘’을 꿈꾸는 춘천에 대한 소개도 적절했다고 본다. 지역별로 많은 ‘축제’들이 난무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빗대어 보면 “시작은 황당했지만, 한 도시가 얼마나 하나의 컨셉트에 몰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는 앙굴렘시 축제 담당 국장의 인터뷰는 의미있게 와 닿았다. 연재 8회에 소개된, 동화가 흐르는 스위스 마이엔펜트 그리고 영화가 흐르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대한 소개 역시 도시와 문화의 영역을 넘나드는 기사로 돋보였다. 게다가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간직한 도시 경주에 대한 기사를 함께 다룬 점도 좋았다. 앞으로도 도시와 문화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주는 문화 관련 기사를 만나기를 바란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문화 관련 기사 중에는 각 분야 ‘워스트&베스트’를 뽑아 성공 이유와 실패 이유를 분석한 기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로 시작해 대중가요·연극·공연·전시·패션 그리고 영화와 문학까지 각 분야별로 다루었는데, 다양한 시각과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촉하여 엄격하고 신중하게 다루어 주었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 특히 각 부문마다 베스트로 뽑힌 작품이 워스트로도 뽑혔을 때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을 함께 다루어 문화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다루어준 점도 좋았다. 연재 4회에 다루어진 클래식 공연 부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공연을 뽑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자칫 공연기획자들의 사기를 더 꺾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는 기사내용과, 8회에 다루어진 문학 부문 “평단의 시선과 대중의 시선에 어느 정도 간극이 있기 때문에”라는 기사내용처럼 있는 그대로 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워스트로, 아니 워스트가 아닌 기대에 못 미친 작품이라고 명명하더라도 뽑힌 이유나 시선에 대해 좀 더 세세한 분석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년 연말에는 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베스트&워스트” 기사가 나와주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내년에는 그 영역도 넓혀 출판이나 축제 등으로 확대해 주길 바란다. 그것이 자극제 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문화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독자들에게도 문화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안목을 갖게 하는 동시에 선택의 폭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솔로부터 커플까지, 크리스마스 고민 스마트하게 날려라

    솔로부터 커플까지, 크리스마스 고민 스마트하게 날려라

    크리스마스가 한 발 앞으로 성큼 다가오자 청춘 남녀의 마음이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싱글은 시린 옆구리의 체감온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절감하고, 커플은 특별한 데이트 코스를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싱글의 솔로탈출 전략과 커플의 데이트코스 모색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출시되면서 연말연시 고민거리가 새로운 해결책을 찾은 것. 싱글용 소개팅 앱이나 커플용 데이트코치 앱을 활용하면 더욱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다. 알뜰하고 스마트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스마트폰 무료 앱을 모아 소개한다.  ●솔로탈출, 소개팅 앱으로 해결한다 평소 연애가 성가시게 느껴졌던 ‘초식남’, ‘건어물녀’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고민이 한창이다. 연인과의 낭만적인 데이트는 고사하더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친구들조차 없는 것. 주변 사람들이 모두 연인과의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으니 소외된 기분까지 떠안는다. 이럴 때는 지인에게 소개팅을 부탁하지 않아도, 스스로 여러 이성을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 ‘소개팅 앱’이 제격이다.  대표적인 소개팅 앱 ‘이츄이상형(아이폰)’의 경우, ‘소셜 네트워크’와 ‘데이팅’이라는 두 가지 서비스가 결합되어 싱글들의 반응이 뜨겁다. 5만명을 웃도는 가입자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솔로탈출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츄이상형’은 사용자의 연애성향과 이상형 테스트를 기반으로 결과에 맞는 이성을 자동 소개해 주는데, 추천 받은 이성과 메시지, 친구신청, 찜 등으로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다. 내 주변의 사용자를 지도 상에 보여주는 ‘주변츄츄’ 기능도 인기다.  ‘궁합(아이폰)’은 생년월일시에 기반해 궁합지수가 좋은 이성을 추천해 주고, 서로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여자친구(아이폰)’는 스마트폰 상의 여자친구와 여러 상황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 서비스다. 실제 이성과의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가상 연인과의 대화를 통해 연애세포를 되살리는 연습을 하기에 좋다.  스마트폰 소개팅의 강점은 인연을 찾는 방법이 간단해 큰 부담 없이 다양한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소개팅 형식을 빌어온 앱의 대부분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가입비나 이용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든 간단하게 앱을 실행시키기만 하면 인연을 찾아 대화를 진행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정보 인증에 한계가 따른다는 점은 이용자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좋은 인연을 찾아 실제 만남을 약속했다면, 그날의 코디네이션에 도움을 줄 앱도 마련되어 있다. 첫인상이 솔로탈출의 여부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자신에게 맞는 옷차림을 찾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GQ Dr. Style(아이폰, 안드로이드폰 ‘atZINE’)’ 앱은 잡지사에서 만든 패션 노하우 앱으로 남성들에게 유용한 패션 지식을 담았다. 여성들은 ‘패션네트워크(아이폰)’를 활용하면 브랜드별 패션 트렌드를 살펴보며 코디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특별하게 만드는 법  크리스마스에는 평상시와 달리 특별한 데이트를 마련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는 커플도 많다. 어디에 가는 게 좋을지, 뭘 먹어야 할지,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몰라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커플이다. 이럴 때는 데이트 코스나 맛집, 선물을 추천해 주는 앱이 유용하다. 일일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주변의 데이트 코스, 맛집 등을 빠르게 검색해 볼 수 있다. 받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물을 추천해주는 앱 또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눈길을 끌고 있다.  ‘작업의 정석(아이폰)’은 상대의 기분에 따라 맞춤 데이트 코스를 짜기에 좋다. 계획해 둔 장소에 사람이 너무 붐비거나 갑자기 장소를 변경해야 할 때 적절하다. 여자친구가 대화를 원할 때, 우울해할 때 등 기분에 따라 맛집, 카페, 영화관 등의 가까운 데이트 코스를 검색할 수 있다. 사용자의 위치기반 정보를 통해 500m~5km내에 위치한 데이트 코스를 알려주기 때문에 먼 길을 찾느라 다툼이 벌어질 위험도 적다.  다른 날보다 특별한 메뉴를 고르고 싶을 때에는 ‘TV맛집(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12개의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맛집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크리스마스 별미를 찾고 싶은 연인에게 적합한 앱이다. 맛집 메뉴와 사진, 위치, 가격 정보 등이 제공돼 TV에서 본 맛집에 가보고 싶어하는 연인에게 맛있는 기쁨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데이트를 꿈꾸는 연인들에게 데이트 비용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 알뜰한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다양한 쿠폰을 제공하는 앱이 안성맞춤이다. ‘쿠폰모아(안드로이드폰)’는 딱 하루 동안 50% 이상 세일하는 쿠폰을 모아볼 수 있으며, ‘아이쿠폰(아이폰)’은 전국 유명 맛집 4,500여 곳의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느라 머리가 지끈거린다면 ‘코치 기프트 파인더(아이폰)’에게 도움을 받아보자. 생일, 감사, 기념일 등 목적에 따른 추천 리스트와 받는 사람의 성별 및 가격대별 추천 리스트가 제공되어 알맞은 선물을 고를 수 있다. 앱을 통한 직접 구매는 불가능하지만 가까운 매장 위치를 안내하기 때문에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출처 : 이츄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하트비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하트비트’

    지난 주말, 영상자료원에서 기누가사 데이노스케의 ‘지옥문’을 보았다. ‘지옥문’은 일본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의 주제인 ‘미친 사랑’이 프랑스인의 구미와 맞아떨어진 것도 수상에 한몫했을 터. 사랑에 눈이 먼 무사는 끝내 비극을 맞는다. 오죽했으면 그 사랑을 ‘지옥’에 비유했을까. ‘라무르 푸’(미치광이 사랑)는 프랑스 문화를 읽을 때 종종 등장하는 말이다. 작가 앙드레 브르통이 일찌기 1937년에 발표한 작품의 제목이 ‘미친 사랑’이고, 감독 자크 리베트가 1968년에 연출한 영화의 제목도 ‘미친 사랑’이다. 캐나다와 프랑스를 오가며 배우와 감독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비에 돌란의 신작 ‘하트비트’ 또한 그 사랑에 매혹당한 작품이다. ‘하트비트’는 조르주 상드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글로 시작한다. 뮈세는 ‘세상에 유일한 진실은 이성을 잃은 사랑이다.’라고 했다. 그날, 파티 내내 그와 그녀는 한 사람에게 관심을 쏟았다. 부엌에서 은밀한 대화를 나누던 프랑시스와 마리, 두 남녀는 아름다운 금발의 남자 니콜라를 동시에 사랑하게 됐다. 니콜라는 쿨하고 신비한 친구였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채 마리와 프랑시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면서도, 미소 하나로 두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을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니콜라로 인해 프랑시스와 마리는 어쩔 수 없이 서먹한 관계를 유지한다. 친구였던 사람이 어느새 차가운 적으로 변한 것이다. 갓 성년을 통과한 돌란의 ‘하트비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하나다. 요즘의 청춘에게 사랑이란 현실적인 대상이다. 세 인물 외에 일군의 젊은이와 나눈 인터뷰를 극 중 삽입해 놓았는데, 그들이 말하는 ‘사랑과 관계’는 전혀 뜨겁지 않다. 이기적이고 가벼운 그들에게 미친 사랑은 어울리지 않는 질병이다. 미친 사랑이란 죽음조차 불사하는 것이며(뮈세는 상드에게 칼을 겨누었다), 사랑의 고통으로 상처받은 심장에선 피가 흘러야 한다. 미친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는 프랑시스와 마리는 실제로 그런 사랑엔 자격 미달인 인물이다. 그들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음악에 젖어 낭만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혹시 ‘아델 H의 이야기’나 ‘베티 블루’ 같은, 열정적이고 위험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예상했다면 기대를 접는 게 좋다. ‘하트비트’는 그냥 어리석고 예쁜 사랑 이야기다. 데뷔작 ‘나는 엄마를 죽였다’와 ‘하트비트’가 칸영화제에 연이어 초대되면서 돌란은 주목할 만한 신성으로 떠올랐다. 과감한 촬영, 평범하지 않은 구도, 대담한 컬러, 인터뷰와 코미디를 교차하는 양식, 그리고 관습을 거부하는 편집과 전개 등에서 ‘하트비트’는 누벨바그 시대의 영화를 향해 애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작년으로 50세를 맞은 누벨바그는 기억해야 할 이름이지 부활의 대상은 아니다. 각각 누벨바그와 포스트누벨바그의 상징인 장 뤽 고다르와 필립 가렐의 근작과 비교해 봐도 ‘하트비트’의 참신함과 도전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편이다. 돌란은 아직 개구쟁이 감독이다. 그러므로 뮈세의 글을 인용한 그의 영화에 대고 다시 뮈세의 글로 답하련다. ‘네 밤의 꿈들은 낮보다 순수하고, 사랑을 말하기에 너는 너무 어리다.’ 102분. 청소년관람불가. 25일 개봉. 영화평론가
  • ‘블록버스터’ 명화가 몰려온다

    ‘블록버스터’ 명화가 몰려온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계절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3대 미술관은 블록버스터 전시 열기로 뜨겁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거장의 명화와 해외 유명 미술관·박물관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대형 기획전이 연말연시와 겨울방학 가족관람객을 겨냥해 앞다퉈 막을 올리고 있다. 2004년 서울과 부산 전시에서 총 7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국내 미술관람 문화를 활성화시킨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이 다시 열린다. 러시아 유대인 출신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은 평생 어떤 미술사조에도 속하지않고 낭만적인 사랑의 메시지를 화려한 색채와 형상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으로 사랑 받아온 작가다. 12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전시에는 샤갈 미술의 보고인 프랑스 국립샤갈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관 등 전세계 30여곳 소장처와 개인 소장가에게서 대여한 작품 160여점이 소개된다. 프랑스 미술관과 유족 소장품 위주로 후기 작품 110점을 선보인 2004년 전시에 비해 작품 규모와 내용 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씨는 “첫 전시 때 빠져서 아쉬움이 컸던 러시아 시기 샤갈의 걸작들을 대거 들여왔다.”면서 “지난 전시와 중복되는 작품은 10여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늘을 나는 연인을 그린 대표작 ‘도시위에서’와 ‘산책’, 고(故)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영감을 준 ‘나와 마을’ 등은 순수하고 몽환적인 샤갈 예술의 진수를 선사한다. 총 7점으로 제작된 1920년작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의 전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나오는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 ‘비테프스크 위에서’와 ‘농부의 삶’등도 보기 힘든 걸작들로 눈길을 끈다. 내년 3월 27일까지. 8000~1만 2000원. (02)724-2900. ●프랑스 국보급 왕실 유물 국내 첫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국립베르사유 특별전’은 루이 14세에서 루이 16세까지 17·18세기 절대왕정기의 화려했던 왕실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베르사유궁 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회화와 조각, 유물 등 84점이 선보인다. 전시작 상당수는 루이 14세와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등 왕실 주요 인물들의 공식 초상화다. 왕실 공식 초상화는 권력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쓰였기 때문에 보통 3m에 육박하는 크기에 다양한 장식적 요소와 소품들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이야생트 리고의 ‘루이 14세의 초상’은 공식 초상화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프랑스 왕실 문장인 백합 무늬를 그려넣은 대형 휘장도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화려함을 넘어 낭비벽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는 당대 유행했던 호화로운 스타일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녀가 직접 사용했던 도자기와 은 세공품, 가구 등의 유물은 세련된 취향을 엿보게 하지만 혁명군에게 체포돼 감옥에 유폐된 모습을 담은 초상화에선 권력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내년 3월 6일까지. 8000~1만 3000원. (02)325-1077. ●20세기 거장들의 열정과 고독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 3월 1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여는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은 오스트리아의 알베르티나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후반까지 서양 미술사의 거장 39명의 회화, 조각, 드로잉 121점을 전시하고 있다. 식민지 쟁탈전과 세계대전의 혼란과 위기 속에 유럽의 화가들은 저마다의 고독과 열정을 내면에 간직한 채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모색해 나갔다. 전시에는 피카소가 인간의 비참함과 소외, 절망을 주요 테마로 그렸던 청색시대의 걸작 중 하나인 에칭 작품 ‘검소한 식사’와 ‘초록색 모자를 쓴 여인’, 고독한 영혼의 모습을 표현한 모딜리아니의 ‘슈미즈 차림의 젊은 여인’, 그리고 마티스를 비롯한 프랑스의 야수파와 키르히너 등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9000~1만 1000원. (02)757-300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눈(雪)의 계절’… 그와 그녀들의 ‘눈’에 얽힌 추억

    ‘눈(雪)의 계절’… 그와 그녀들의 ‘눈’에 얽힌 추억

    서울에 첫눈이 왔다는 소식이 벌써 들려왔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올겨울 첫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 첫눈이야 억울하겠지만 눈에 보이고, 펑펑 와야지만 ‘첫눈’이 왔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 즐거운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든 누구나 눈에 얽힌 사연은 한두 가락씩은 있다. 싱글들의 잊지 못할 눈에 얽힌 추억을 들어봤다. 올겨울 눈에 추억을 새기고, 사랑이 영글기를 기대하면서. ●넘어지고·화내고 ‘굴욕의 나날’ 학원강사 이은정(29·여)씨는 지난겨울 폭설 때문에 평생 잊지 못할 ‘대굴욕’을 당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친구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남자가 적극적으로 연락하자 올 초 두 번째 만남을 갖기로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쁘게 보일 욕심을 낸 것이 화근이었다. 미니스커트에 10㎝ 높이 부츠를 신고 잔뜩 멋을 내고 나갔는데 만나자마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던 것. 남자는 눈치도 없이 눈이 온다며 강아지처럼 좋아했고, 갑자기 눈을 맞으며 산책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씨는 마지못해 승낙을 하고 뒤뚱뒤뚱 걷기 시작했다. 내리막길에서 이씨는 그만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무안함을 느낄 새도 없이 옆에서 지켜보던 남자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에 이씨는 정신을 차렸다. 민망함은 사라지고 화만 났다. 남자는 나중에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이씨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어쩌면 하이힐 부츠를 신고 나간 제 잘못일지도 모르죠. 그 이후로는 눈 올 때면 항상 굽 낮은 구두만 신어요.” 회사원 최영수(33)씨는 어느 해 겨울 마음에 둔 여자친구에게 “첫눈이 오면 특별한 이벤트를 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실행하지 못해 오히려 사이가 서먹해진 안 좋은 경험이 있다. 최씨는 첫눈이 올 때를 대비해 미리 전망이 좋은 고급 음식점에 이벤트 물품들을 갖다 놓았고, 영상편지 등 여자친구의 환심을 살 갖가지 프로그램까지 준비해 뒀다. 많은 이들 앞에서 고백하는 것이 쑥스럽긴 해도 여자친구가 이런 이벤트를 원하는 눈치여서 한달 정도 여유를 두고 정성껏 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이벤트를 하기로 약속한 전날 심한 독감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그는 비몽사몽간에 자취방으로 돌아온 뒤 그대로 혼절하듯 쓰러졌다. 다음날 여자친구는 “왜 예약해 놓고 오지도 않느냐.”고 타박했고 “독감이 심해 가지 못했다.”는 대답에도 화를 풀지 않았다. 그는 “‘다시 날을 잡아 이벤트를 하겠다’는 말에도 화를 내는 여자친구에게 서운해 제대로 연락하지 않다가 그대로 사이가 멀어져 버렸다.”면서 “첫눈이 올 때 거창한 이벤트를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오히려 일이 더 어그러져 버렸다.”고 한탄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중원(32)씨는 2년 전 초겨울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눈 소식을 일기예보에서 듣게 됐다. ‘그냥 흩날리는 눈 말고 강원도에 가서 진짜 눈을 맞아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평소 사랑을 고백하려던 동료 여직원을 데리고 설악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급히 떠나다 보니 월동장비를 챙겨오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강원도 국도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가드레일을 살짝 들이받는 사고가 났고, “눈이 무섭다. 다시 돌아가자.”는 여직원의 성화에 그림 같은 설경은 구경도 못하고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귀갓길이 심한 정체로 막히자 동료 여직원은 “다시는 강원도에 오지 않겠다.”고 잘라 말해 그를 더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는 “눈을 워낙 좋아해 급하게 떠났던 것이 화근이었다.”면서 “올해 초 눈이 많이 왔을 때도 사고 났던 그때가 떠올라 제대로 여행도 떠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사건·사고로 얼룩진 눈 오는 날 회사원 박성미(31·여)씨는 지난겨울 내린 폭설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애지중지하던 ‘애마’ 자동차가 크게 망가질 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벼르고 벼르던 ‘오너 드라이버’의 길을 걷기 위해 박씨는 자동차를 장만했다. 회사생활 5년차 만에 처음 갖게 돼 가장 인기 있는 준중형차로 뽑았다. 박씨는 “나 말고는 아무도 운전대를 못 잡게 할 정도로 아끼던 차였다.”고 말했다. 올 1월 회사 첫 출근날, 박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를 운전해 집을 나섰다. 박씨의 부모는 이런 날 차를 갖고 다니는 게 아니라며 만류했지만 “날 궂을 때 버스나 지하철 타는 게 싫어서 차를 샀다.”면서 의기양양하게 끌고 나갔다. 평소 차로 30분이면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설마 무슨 일 나겠어’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동네 어귀에서부터 말썽이 났다. 경사가 30도 정도인 곳에서 박씨의 차는 힘을 쓰지 못했다. 엔진소리만 요란하다가 차가 갑자기 반바퀴를 휙 돌자 정신이 아찔했다. 빙글 돌던 차는 결국 동네 어귀에 있던 가로수를 들이박았다. 결국 생돈 50만원을 날려야 했다. “그 이후에 체인이랑 월동장비를 모두 구입해 놨지만 겁나서 눈 오는 날에 차를 못 몰겠더라고요. 지난겨울에는 내내 눈이 와서 뚜벅이로 생활했어요.” 대기업에서 일하는 조현수(31)씨도 비슷한 사연을 갖고 있다. 몇 해 전 첫눈이 온다는 소식에 들떠 강원도로 떠났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할 뻔한 기억 때문에 “다시는 강원도에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 강원도 속초에 도착했을 때까지는 좋았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함께 떠난 여행이라 눈을 맞으며 바닷가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출발한 탓인지 길이 막히기 시작하더니 서울을 눈앞에 두고 길이 주차장으로 변한 것이 아닌가. 속초에서 서울까지 오는 데 무려 15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을 겪다 보니 ‘첫눈’만 생각하면 진저리가 난다고 했다. 그는 “첫눈도 좋지만 두번째 눈, 세번째 눈도 사실 따지고 보면 같은 눈”이라면서 “차라리 여유 있게 눈 구경하러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 요즘은 첫눈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눈만 오면 치를 떠는 싱글도 있다. 2년 전 군대를 졸업하고 복학한 대학생 김윤수(25)씨. 그는 눈만 오면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하루종일 ‘삽질’했던 악몽이 떠오른다. 꽁꽁 언 손과 발로 몇 시간씩 눈을 치운 기억이 강해 눈을 보면 로맨틱한 감정보다 힘들었던 군대시절만 생각난다. 그는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 중에 상당수는 눈만 오면 앞이 깜깜한 나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라면서 “도로에 쌓인 눈 치우랴 인근 마을 제설작업 지원 가랴 눈 오면 불쌍한 군인들만 떠오른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그는 “눈이 오면 죽마고우들과 따뜻한 국물에 소주를 마시면서 군대시절 눈 치웠던 얘기로 날밤을 새운다.”며 “첫눈은 우리에게 안주 삼아 얘기하는 단골소재”라고 덧붙였다. ●지워지지 않는 연인과의 추억 그날이었다. 마치 로맨스 영화에서처럼 첫눈에 반한 그녀를 만난 날이 바로 첫눈이 내리던 그때였다.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김성모(36)씨는 아직도 첫눈이 내릴 때만 되면 가슴 한쪽이 시린다. 8년 전 눈이 내리던 11월의 어느 날, 온라인을 통해 만난 여성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채팅으로 사람을 만나는 게 흔하지도 않았는데, 약속이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우연히 채팅을 하다 근처에 사는 사람과 충동적으로 저녁 일정을 잡았다.”면서 “그녀를 기다리는데 마침 첫눈이 내렸고, 택시에서 내리는 그녀가 그동안 제가 그려오던 이상형이라 정말 가슴이 멎을 뻔했다.”면서 애틋한 심경을 전했다. 긴 생머리에 반달형의 눈, 적당한 키…. 그는 ‘이렇게 사람한테 반하는 거구나.’라며 몇 년간 짝사랑의 열병에 시달렸다. 하지만 여러 번 구애를 해도 친구 이상은 받아주지 않는 그녀 때문에 마음고생만 하던 그는 지난해 어렵게 마음을 접었다. “이제 그냥 첫눈 오는 날 떠오르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려고요. 다른 사람을 만나도 아직은 그녀가 떠오르긴 하지만요. 제가 너무 순애보인가요.” 고등학교 교사인 정승운(30)씨는 첫눈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지난해 사귀었던 연인과 첫눈 때문에 헤어졌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것을 유난히 좋아하던 예전 여자친구가 첫눈 오는 날 저녁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만나자고 몇 달 전부터 노래를 불렀는데 정씨가 이를 깜박한 것. 그는 “도대체 진눈깨비가 날리는 게 첫눈인지 함박눈이 펑펑 내려야 맞는 건지도 헷갈리고, 그날 일이 바빠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서 “이유 없이 기억해 내지 못한 것을 애정이 식었다고 오해한 애인이 예전 일까지 들춰 따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별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여자들은 왜 첫눈에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남자들은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차가 막힌다든가, 날씨가 추워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특별히 로맨틱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투덜거렸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그녀는 숲속 마법자의 ‘솔메이트’

    그녀는 숲속 마법자의 ‘솔메이트’

    ‘짚신도 짝이 있다.’는 우리나라 속담은 파울루 코엘류의 신작 ‘브리다’(권미선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서는 영혼의 조각인 ‘솔메이트’로 표현된다. ‘브리다’의 여주인공 브리다는 21살로 무역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며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산다. 주말에는 숲 속에 사는 마법사로부터, 주중에는 도심에 사는 마녀 위카로부터 마법을 배운다. 브리다에게는 물리학과 조교로 일하는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남자 친구 로렌스가 있다. 위카가 브리다에게 들려주는 ‘솔메이트’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신의 현현(顯顯)인 인간의 영혼은 영원하다. 처음 세상엔 아주 적은 수의 인간들만 있었는데 지금의 이 많은 새로운 영혼들은 윤회를 통해 분화됐다. 영혼이 분화할 때는 언제나 남자와 여자로 나뉜다. 매번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영혼의 나뉜 조각인 ‘솔메이트’를 다시 만나 결합하는 신비로운 사명인 ‘사랑’에서 기쁨을 느낀다. 우리는 각각의 윤회한 삶에서 적어도 한번은 솔메이트를 만나야 하는 책임이 있다. 솔메이트를 받아들이지도, 발견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지나쳐 보낼 수도 있는데 그러면 그 솔메이트를 만나기 위해 한번 더 윤회를 거듭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이기심으로 우리 스스로가 빚어낸 최악의 벌을 받아야 한다. 고독이라는 벌을.” 전생에 마녀였으며 마녀가 되고자 달 전승(傳承)이란 마법 수업을 받는 여자 ‘브리다’에 관한 이야기는 코엘류가 1988년 출간된 ‘연금술사’ 직후에 집필했다. 1990년에 브라질과 영어권, 스페인어권 국가에 소개됐으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작가가 절판시켰다. 그리고 18년 만인 2008년 36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출판사 측은 “‘브리다’는 코엘류가 본격적인 소설 형식으로 쓴 첫 책으로 코엘류 작품세계의 원류이자 가장 코엘류다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세상의 비의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숲 속의 현자를 찾아가 홀로 ‘어두운 밤’을 보내는 브리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꿈을 좇으려고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리는 용기(‘포르토벨로의 마녀’), 섹스를 통한 영성의 발견(‘11분’)처럼 그동안 코엘류가 천착해 온 다양한 주제들을 만날 수 있다. 마법과 마녀의 세계를 다룬 ‘브리다’가 현대의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유는 모든 예술과 문학의 원천인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숲 속의 늙은 마법사는 느닷없이 찾아온 브리다가 자신의 솔메이트임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그녀가 그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지켜보기만 한다. 게다가 마법은 일상적인 전화 통화 속에서, 늘 드나들던 자동차 정비소에서, 상점이 가득한 쇼핑센터에서 한순간에 되살아난다. 코엘류의 소설이 연금술이나 순례, 마법이나 마녀처럼 현대인에게는 낯선 것들을 다루지만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가 된 까닭도 마녀 위카의 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마법은 최고 지혜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야. 인간이 어떤 일을 하든 그것으로 그 지혜에 다다를 수 있어. 마음에 사랑을 담고 일한다면 말이지.” 코엘류는 인간이 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법사인 셈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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