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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서울마당 시민들 가슴에 詩 흩뿌렸다

    [단독] 서울마당 시민들 가슴에 詩 흩뿌렸다

    절창(絕唱)이 흘러넘치는 밤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 배우, 소리꾼들이 메마른 도심 저녁을 시와 노래로 물들였다.창간 113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사가 18일 서울 중구에 자리한 사옥 앞 서울마당 특설무대에서 개최한 ‘한여름 밤 광화문 시(詩) 낭독회’에서다. 곽효환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낭독회에서 고은, 이근배, 함민복, 신경림, 도종환, 안도현, 정현종, 신달자, 정끝별, 곽효환 등 10명의 시인이 자작시를, 박정자·손숙 등 대배우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명시를 낭송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300석의 좌석이 빼곡하게 들어찼고, 서울마당 잔디밭에 앉거나 서서 관람하는 시민들도 400여명에 달했다.●박원순 시장, 깜짝 시 낭독 선물도 시인들에 앞서 무대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마당이 앞으로 밤마다 시 낭송과 음악이 흐르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 뒤 깜짝 선물로 김수영 시인의 ‘여름밤’ 이라는 시를 읊어 분위기를 띄웠다. “지상의 소음이 번성하는 날/하늘의 소음도 번쩍인다/여름은이래서 좋고 여름밤은/이래서 더욱 좋다.” 그의 축시로 열린 본격 무대는 더욱 ‘번성’했다. 고은 시인이 자신의 대표 시 ‘어느 전기’를 들고 섰다. “나의 노래는 누구의 환생이었다/또한 나의 노래는/불멸이 아니라/소멸의 노래였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가 무색하게 우렁찬 목소리가 어스름한 저녁을 채우자 박수가 곧장 터져나왔다.시인으로 처음 장관직에 오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른 시는 ‘저녁 구름’이었다. “언제쯤 나는 나를 다 지나갈 수 있을까/장마를 끌고 온 구름의 거대한 행렬이/천천히 너 없는 공간을 지나가고 있었다.” 정현종 시인은 지난겨울 어머니의 양수처럼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의 열망을 품고 새로운 시작을 알린 광장의 정신을 시로 전했다. 시인은 “비무장지대(DMZ)의 황금보라 불리는 저수지를 보고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통해 새로운 나라로 탄생할 수 있는 양수라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시를 낭송하는 무대와 멀지 않은 광화문 광장이 품은 정신과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에 이 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시인의 노작 ‘황금태’의 배경을 그의 육성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연극배우 박정자와 손숙의 무대는 한 편의 모노드라마였다. 박정자는 소리꾼 박정욱과 같이 올랐다. 그는 특유의 중저음으로 서정주의 시 ‘신부’를 읊어 감정을 한껏 끌어올리더니 이어 소리꾼에게 무대를 양보해 “매운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은” 신부의 애절함을 다른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연극배우 손숙 역시 생황 연주가 김효영의 구성진 소리에 맞춰 노천명의 시 ‘남사당’을 읊으며 운치를 더했다. 특히 중간 무대를 장식한 안숙선 명창과 이날 밤의 대미를 책임진 소리꾼 장사익의 구성진 절창이 깊어가는 여름밤의 흥취를 돋웠다. 자리를 꽉 채운 시민들은 너도나도 “문학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행사”라고 평가했다. 문인들도 상당수 자리했다. 대선배들의 낭송을 듣기 위해 이날 행사를 찾은 시인 이수인은 “시 낭송을 위한 이런 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이 평소 뵙기 힘든 분들인데, 모처럼 눈과 귀가 호강했다”고 말했다.●안숙선 명창·장사익 절창 흥취 돋워 한편 이날 본사 창간행사에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바른정당 김세연·지상욱 의원과 더불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노승만 삼성물산 부사장, 여은주 GS그룹 부사장, 이화원 현대기아차그룹 전무, 임수길 SK이노베이션 전무, 배선용 대림그룹 전무, 허태열 GS건설 전무, 신홍섭 KB금융지주 전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 자치단체장은 최창식 중구청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등이 자리했으며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등도 참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청량한 바람같은 시가 흐르는 밤

    청량한 바람같은 시가 흐르는 밤

    서울신문이 18일 창사 113주년 기념 ‘한여름밤 광화문 시(詩) 낭독회’를 개최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300석의 좌석은 인파로 가득찼다. 서울마당 잔디밭에 앉거나 서서 관람하는 시민들도 200여명에 달했다.시민들은 너도나도 “문학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행사”라고 평가했다. 문인들도 상당수 자리했다. 시인 이수인(54) 씨는 “이런 시 낭송을 위한 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이 평소 뵙기 힘든 분들인데, 모처럼 눈과 귀가 호강했다”고 말했다. 지인들과 행사장을 찾은 장영인(50)씨는 “시민들의 호응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연단에 올라 “서울마당이 앞으로 밤마다 시낭송과 음악이 흐르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날 깜작 선물로 김수연 시인의 ‘시인의 여름밤’ 이라는 시를 읊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생중계] 서울신문 창간 113주년 기념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

    [생중계] 서울신문 창간 113주년 기념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사옥 앞 서울마당에서 서울신문 창간 113주년 기념행사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우리 삶에 다채로운 무늬를 새겨 넣는 시들이 한국 문학사의 중심을 이루는 원로·중견 시인, 배우들의 음성으로 울려 퍼진다. 고은·신경림·신달자·이근배·도종환·안도현·정현종·정끝별·곽효환 시인이 직접 고른 자신의 대표 시를 ‘거리의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안숙선 명창, 소리꾼 장사익은 한 편의 시처럼 빼어난 절창으로 여름밤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고] 詩 내리는 밤 초대합니다

    [사고] 詩 내리는 밤 초대합니다

    서울신문사는 18일 창간 113주년을 맞아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를 개최합니다. 창간 기념 한마당 잔치로 본사 사옥 앞 ‘서울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시 낭독회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들이 자작시를 낭독하고, 최고의 연극배우가 한국의 명시를 낭송합니다. 시 낭독회 중간에는 명창들이 공연 무대를 펼칩니다. 아름다운 한마당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일시 2017년 7월 18일 오후 7시 ~ 9시 30분 오후 7시:오프닝 공연 오후 7시 30분:시 낭독 본행사 ■장소 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 특설 무대(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우천 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출연진 <시인> 고은, 신경림, 정현종 이근배, 신달자, 도종환, 안도현 함민복, 정끝별, 곽효환 <연극배우> 박정자, 손숙 <명창> 안숙선, 장사익 <연주자> 김효영 외 2인 ■문의 문화사업부 (02)2000-9752~8
  • 고은·신경림 음성으로… 詩가 내린다

    고은·신경림 음성으로… 詩가 내린다

    ‘나의 노래는 애도이고/나의 노래는 누구의 환생이었다/또한 나의 노래는/불멸이 아니라/소멸의 노래였다//독재와 총 앞에 섰다/나의 주술이/몇 번인가 갇혔다//아직도 지난날의 어린 나비는/지상의 한 장소에서/다른 장소의 진실들을 꿈꾼다/삶은 미완의 내면으로 떠돈다.’(고은-어느 전기)고은 시인이 특유의 극적인 호흡으로 지난겨울 뜨겁게 분노했던 광화문 거리에 시의 혼을 불어넣는다. 오는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사옥 앞 서울마당에서 열리는 창간 113주년 기념행사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에서다. ‘나의 노래는 애도이고 누구의 환생’이라고 꿈꾸는 그의 시는 “한국 현대사에 숱한 억울한 죽음들을 지워버리는 대신 하나하나 현재화하는 것이 애도요, 내가 내 문학에 명령하는 것도 애도”라는 시인의 평소 철학을 웅변하며 폭력 앞에도 꼿꼿한 인간의 존엄을 일깨운다. 18일 밤 서울마당에서는 우리 삶에 다채로운 무늬를 새겨 넣는 시들이 한국 문학사의 중심을 이루는 원로·중견 시인, 배우들의 음성으로 울려 퍼진다. 고은·신경림·신달자·이근배·도종환·안도현·정현종·정끝별·곽효환 시인이 직접 고른 자신의 대표 시를 ‘거리의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안숙선 명창, 소리꾼 장사익은 한 편의 시처럼 빼어난 절창으로 여름밤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이름이기도 했던 시 ‘담쟁이’를 시민들에게 읊어 준다. 서로 한뜻으로 연대해 절망의 벽을 넘은 지난겨울 촛불과 민심의 힘을 상기시키는 시편이다.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중략)/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담쟁이) 신경림 시인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시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를 읊으며 어머니의 삶이 곧 시였음을 그리움으로 전한다. 서른 해 가까이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오갔던 어머니의 좁고 작은 세계가 이국을 누볐던 시인의 세계보다 넓고 깊었음을 토로하며. ‘이 길만 오가면서도 어머니는 아름다운 것,/신기한 것 지천으로 보았을 게다./(중략)/메데진에서 디트로이트에서 이스탄불에서 끼예프에서//내가 볼 수 없었던 많은 것을/어쩌면 어머니가 보고 갔다는 걸 비로소 안다.’ 배우 손숙은 노천명의 시 ‘남사당’을 읊으며 배우라는 평생의 업이 그에게 안긴 애환과 환희를 전한다. ‘우리들의 도구를 실은/노새의 뒤를 따라/산딸기와 이슬을 털며/길에 오르는 새벽은//구경꾼을 모으는 날라리 소리처럼/슬픔과 기쁨이 섞여 핀다’ “연극과 시는 늘 연결돼 있는 장르”라는 손숙은 “시를 낭송한다는 것은 인문학적 가치를 설파하는 교육이자 문화의 힘을 일깨우는 행위”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신달자 시인은 “붙박이로 정해 놓은 자리가 아닌, 오고 가는 시민들과 함께 시를 나누는 이런 자리가 메마른 시대에 위로와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고] ‘창간 113주년’ 詩 내리는 밤

    [사고] ‘창간 113주년’ 詩 내리는 밤

    서울신문사는 오는 18일 창간 113주년을 맞아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를 개최합니다. 창간 기념 한마당 잔치로 본사 사옥 앞 ‘서울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시 낭독회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들이 자작시를 낭독하고, 최고의 연극배우가 한국의 명시를 낭송합니다. 시 낭독회 중간에는 명창들이 공연 무대를 펼칩니다. 시 낭독에 잘 어울리는 동서양의 악기 연주자들도 나와 시흥을 돋울 것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시인과 예술가들이 펼치는 시와 음률의 아름다운 한마당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일시 2017년 7월 18일 오후 7시 ~ 9시 30분(오후 7시:오프닝 공연 / 오후 7시 30분:시 낭독 본행사) ■장소 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 특설 무대(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우천 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출연진 <시인> 고은, 신경림, 정현종 이근배, 신달자, 도종환, 안도현 함민복, 정끝별, 곽효환 <연극배우> 박정자, 손숙 <명창> 안숙선, 장사익 <연주자> 김효영 외 2인 ■문의 문화사업부 (02)2000-9752~8
  • ‘아침마당’ 안숙선 “소리 인생 60년, 아직 수련의 길로 가는 중”

    ‘아침마당’ 안숙선 “소리 인생 60년, 아직 수련의 길로 가는 중”

    ‘아침마당’에 출연한 국악인 안숙선이 음악인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11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 코너에는 첼리스트 정명화와 국악인 안숙선이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60여 년의 세월을 국악인으로 보낸 안숙선은 “60년을 했으면 득음을 해야 하는데, 이 길이라는 게 갈수록 막히는 것 같다. 아직까지 수련의 길로 가고 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안숙선은 남편의 외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안숙선은 “제가 화가 나거나 하면 목소리가 잘 안 나오고, 공연을 잘 못 한다. 그래서 남편이 제 옆에서 감정을 조절해준다”고 밝혀 부러움을 샀다. 이날 함께 방송에 출연한 정명화는 “음악인은 음악인을 이해해주는 반려자를 만나야 한다”고 공감했다. 한편, 안숙선은 오는 18일 서울신문사 창각 113주년 맞이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에 참석한다. 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시 낭독회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들이 자작시를 낭독하고, 최고의 연극배우가 한국의 명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시 낭독회 중간에는 명창들이 공연무대를 펼친다. 사진=KBS1 ‘아침마당’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송파구, 가족 참여형 특화축제

    송파구, 가족 참여형 특화축제

    청소년·가정의 달인 5월 가족 야외 나들이는 서울 송파구에서 즐겨 보면 어떨까.송파구는 두 가지 가족 참여형 특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오는 20일 서울 놀이마당에서는 아동·청소년 축제인 ‘놀자 페스티벌’이 열린다.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청소년을 위한 축제’다. 올해로 2회째인 행사는 지난 3월부터 지역 아동·청소년 참여위원 100여명이 5개 분과에서 행사 일정, 세부계획, 섭외·홍보까지 스스로 준비해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두 명의 청소년 MC가 행사를 진행하고 체험 부스들도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운영한다. ▲전국 초등학생이 참가하는 ‘송파새싹동요제’ ▲페스티벌 현장을 그림에 담는 ‘엽서 그리기’ ▲댄스·보컬 동아리가 끼를 분출하는 ‘나도 놀페스타’ 등이다.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13만명의 청소년이 사는 송파는 청소년 맞춤형 정책을 적극 펴고 있다. 지난 2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고 잠실본동에 청소년 전용 복합문화 공간인 ‘청소년문화의 집’을 건립 중이다. 오는 20~21일에는 롯데월드타워 아레나광장에서 ‘잔디에 펼쳐진 그림책’ 축제(포스터)가 펼쳐진다. 500여권의 다양한 그림과 대형 그림책 조형물을 만날 수 있고 잔디밭 곳곳에 놓인 에어소파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림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책과 친해질 기회다.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그림책 낭독회·공연 ▲미션, 사라진 그림책을 찾아라! ▲도서판매전 등 그림책 장르를 온전히 즐길 체험행사가 다채롭다. ‘책 읽는 송파’ 사업의 하나로 피서지문고와 북페스티벌, 송파형 북카페 인증을 안착시킨 구는 그림책 축제 역시 대표 브랜드로 띄울 계획이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잘 놀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며 “가족형 문화행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황석영·강영숙·정호승 伊·中서 한국문학 알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소설가 황석영·강영숙과 시인 정호승이 이탈리아, 중국에서 열리는 한국문학 행사에 참석해 현지 독자와 예비 번역자들을 만난다고 16일 밝혔다. 황석영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의 서점 ‘고골 앤드 컴퍼니’에서 독자와 만남을 갖고 18∼22일 토리노 국제도서전에 참가한다. 18일 오후에는 도서전 행사장에서 이탈리아 작가 마르셀로 포이스와 대담할 예정이다. 황석영의 작품은 2005년 ‘한씨연대기’부터 지난해 ‘바리데기’까지 꾸준히 이탈리아에 소개되고 있다. 강영숙과 정호승은 한국문학에 관심이 많은 현지의 예비 번역가들을 지도한다. 강영숙은 17∼18일 중국 산둥대, 정호승은 같은 기간 이탈리아 사피엔자대에서 번역실습 워크숍에 참여한다. 두 작가는 번역수업에 이어 강연·토론·낭독회 등 다양한 자리에서 독자를 만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게릴라 정신 이은 ‘30스튜디오’ 관객의 ‘문화 사랑방’ 되었으면”

    “게릴라 정신 이은 ‘30스튜디오’ 관객의 ‘문화 사랑방’ 되었으면”

    “게릴라극장만큼 행복한 극장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폐관 전 마지막 공연까지 매번 객석을 꽉 채워 준 관객들, 조건 없이 손 내밀어 준 연극인들, 극장의 의미를 조명해 준 학자, 평론가들까지 정말 여러 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가슴속에 뜨거운 한 덩어리를 안고 떠나게 된 게릴라극장, 넌 참 잘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여러분들께 감사할 따름이에요.”●폐관했지만 행복했던 게릴라극장 연출가 이윤택 예술감독이 이끄는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2004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짓고 2006년 혜화동에 재개관한 게릴라극장이 지난 16일 문을 닫았다. 극장의 처음과 끝을 무대에서 지켜본 이가 있으니 바로 김소희(47) 연희단거리패 대표다. 2006년 혜화동으로 옮긴 게릴라극장의 첫 작품 ‘바보각시’에 출연했던 김 대표는 ‘황혼’으로 극장의 마지막 무대도 장식했다. 2008년부터 극단의 살림살이까지 맡으면서 매일같이 지켜온 극장에는 김 대표의 추억이 곳곳에 배어 있다. 게릴라극장 폐관 며칠 전 객석에서 마주한 김 대표는 유독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이윤택 선생님께서 ‘네가 애착을 가진 곳이니 출연했던 작품을 폐관작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셔서 ‘황혼’을 무대에 올렸어요. 중심에서 밀려났지만 끝까지 자신의 존엄함을 지키고자 안간힘 쓰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 여러모로 의미가 맞았죠. ‘황혼’ 막 내리기 일주일 전부터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최대한 많은 분과 대화를 했어요. ‘연극을 깊게 보게 된 극장이었다’, ‘극장이 없어져서 안타깝다’, ‘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 없어지는 느낌이다’라는 관객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곳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업 연극과 차별화된 작품 ‘호응’ 상업 연극과 차별화된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오프 대학로의 중심’, ‘소극장 연극의 메카’로 불린 게릴라극장은 이 예술감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지난 3년간 정부의 지원금이 끊기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폐관했다. 하지만 게릴라극장은 10년 넘게 다양하고 의미 있는 실험작들을 올리며 젊은 창작진에게 열린 극장의 역할을 해 왔다. “어떤 작품은 너무 실험적이어서 관객들이 보시기에 힘들어했고 그 탓에 소통이 안 될 때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끝까지 관객의 취향에 맞추는 게 아니라 관객의 취향을 개발하고 싶었어요. 텔레비전 드라마와는 다르게 집약적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배우들과의 진한 호흡을 느끼길 바래서죠. 이렇게 밀어붙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연극을 보는 관객들이 많이 늘었어요.” ●서른 살이 된 극단에 맞춰 새 간판 연희단거리패는 지난해 10월 명륜동에 마련한 새로운 보금자리 ‘30스튜디오’에서 게릴라극장의 정신을 이어 간다. 그동안 극단의 성격과 색깔을 대표해 온 ‘게릴라극장’이란 이름 대신 극단 창단 30주년 기념의 의미를 담은 간판을 새로 걸었다. “게릴라처럼 치고 빠지는 ‘쎈’ 연극은 이제 신생 극단들에게 넘기고 서른 살이 된 저희 극단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어요. 물론 30스튜디오에서도 자유롭고 실험적인 무대는 계속될 겁니다. 다만 낭독회, 퍼포먼스, 세미나 등 관객과 예술가들이 좀더 편안하게 만남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연극의 성격을 확대하는 운동을 하려고요. 마치 ‘문화 사랑방’ 같은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죠. 게릴라극장에는 없었던 작은 마당과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연극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30스튜디오의 첫 봄을 꿈꿉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박 2일’ 차태현, 한 맺힌 김준호 자작시에 소장 욕심 “찍어서 보관하면 안돼?”

    ‘1박 2일’ 차태현, 한 맺힌 김준호 자작시에 소장 욕심 “찍어서 보관하면 안돼?”

    ‘1박 2일’ 차태현이 김준호의 자작시에 소장 욕심을 보여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늘(9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에서는 경상남도 하동으로 떠난 ‘시인과 함께 떠나는 감성여행’ 특집 첫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에는 아티스트로 변신한 김준호의 자태가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하나로 묶은 긴 머리 가발을 착용하고 빵모자를 쓴 채, 트렌치코트를 어깨에 무심하게 툭 걸치고 있는 김준호의 모습이 포착된 것. 특히 손에 들려있는 커피와 책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어, 그가 변신을 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멤버들은 감성여행인 만큼 ‘자화상’을 주제로 해 자작시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여섯 명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시를 써 내려갔고, 이어 낭독회까지 펼쳐졌다고 전해져 어떤 자작시들이 공개되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이때 김준호는 가슴속에 품어 왔던 한을 녹여낸 자작시로 현장의 모든 이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그는 “조금씩 조금씩 새가 내게로 다가온다. 설레이는 마음에 새에게 말을 걸어 본다. 넌 이름이 뭐니?”라더니 생각지도 못한 전개로 폭소를 유발했다는 후문. 이에 차태현은 “(자작시) 찍어서 보관하면 안돼?”라며 소장욕구를 드러내기도 했다고 해, ‘뼈그맨’ 김준호의 자작시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평소와는 사뭇 다른 김준호의 분위기 있는 자태와 차태현의 소장욕구를 자극한 그의 한 맺힌 자작시는 오늘(9일)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1박 2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KBS 2TV ‘1박 2일’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정서린 기자의 잡식주의자] 시집서점 속 보물찾기

    [정서린 기자의 잡식주의자] 시집서점 속 보물찾기

    시인이 신촌에 시집서점을 낸다. 이 솔깃한 한 문장에 주소 하나 받아 들고 이대 거리를 찾았던 지난해 초여름이 생각납니다. 기사로는 흥미로웠지만 솔직히 고백해야겠습니다. 가는 길 내내 반신반의하며 걸었다는 것을요. 채 단장을 마치지 않은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에 들어서니 신촌 기차역이 건너다 보였습니다. 한때 대형 쇼핑몰이었던 건물은 폐가처럼 서서 활기 잃은 상권을 말해 주고 있었고요.서점 주인장 유희경 시인을 만나 제일 먼저 꺼낸 단어는 부사였습니다. ‘어쩌다가….’ 갖가지 책에 굿즈를 부려 놓아도 안 팔리는데 시집서점이라니요. 시인도 구태여 묻지 않아도 안다는 듯 멋쩍게 웃었습니다. 동료 시인들은 “편이 되어 주겠다”고 환영했다지만 시인은 냉정한 판단이 서 있었습니다. “시인들이 좋다고 하니 용기는 많이 얻었는데 시인들이란 돈 셈을 못 하니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이더라”며 웃던 그는 “안 망할 순 없을 것 같고 2년 정도 갈 것 같다”고 내다봤죠. 이제 막 움트는 서점의 생존 기간을 고작 2년으로 잡는 시인의 말에 멈칫했습니다. 그게 책과 서점이 당면한 현실이니 괜한 희망의 말은 보태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왠지 믿는 구석도 생겼고요. “시를 사는 공간이 아닌 시를 얻어 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나만 알고 있고 숨겨 놓고 싶은 보석 같은 시집을 큐레이팅해 놓겠다”는 그의 바람과 열의가 ‘지지 않겠다’는 말로도 들렸거든요. 최근 한 소설가와 인터뷰를 하다 서점의 새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품 낭독회 장소가 위트앤시니컬 2호점(합정점)이라고요. 생존 기간 2년을 바라본 서점이 2호점을 낸다니, 9개월 전 서점에서 바라보던 막막한 풍경이 겹치며 반가운 마음이 솟았습니다. “잘되나 보다”고 넘겨짚으니 유희경 시인은 “‘잘돼서’가 아니라 ‘잘되기 위해서’ 내는 2호점”이라고 했습니다. 수익을 따져 보자면 보잘것없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달 평균 1200~1300권의 시집이 팔려 나가고 한 달에 2~3회 여는 문인들의 낭독회 티켓은 대부분 ‘완판’을 기록합니다. 지난 17일 2호 서점에서 처음 열린 유희경 시인의 시집 낭독회는 손님들도 직접 시를 읽어야 하는 ‘미션’을 떠안았는데요. 35명 정원에 50명 넘는 자원자가 몰려 사연으로 참가자를 골라내야 했다고요. 주인도 장담 못하던 서점의 순항을 가능하게 한 건 무엇일까요. 서점을 찾은 독자들, 문인들의 반응을 들어 보니 모아지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내 기분과 상황에 맞게 시인이 직접 시집을 추천해 준다면, 서점에서 우연히 익숙한 문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면, 시인과 함께 시를 낭독하며 ‘나만의 시’를 추억으로 가져 본다면, 맥주 한잔을 마시며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써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위트앤시니컬에서 문학과 독자가 교감하는 여러 풍경입니다. 문학을 만나며 나를 돌아보고 ‘나만의 서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랄까요. 그래서 누군가는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누군가는 “보물찾기 하듯 발견의 재미가 있는 공간”이라고도 하더군요. 일상에 매몰된 내가 보일 때 한 번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시집서점 속 보물찾기를요. rin@seoul.co.kr
  • 지하철 여행을 떠나요, 동네 책방으로

    지하철 여행을 떠나요, 동네 책방으로

    바야흐로 개성있는 동네 책방 전성시대입니다.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랑방, 복합문화공간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하철로 다녀올 수 있는 보물같은 동네 책방들을 소개합니다. ◆1호선 신설동역 ‘고양이책방 슈뢰딩거’세 마리 고양이들의 집사인 책방지기가 운영하는 고양이 전문 책방입니다. 3년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김미정 대표는 지금의 고양이 책방을 차리기 전 고양이 도서관 개관을 꿈꿀 정도로 고양이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고 합니다. 사람과 교감할 줄 알면서도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점이 그녀를 ‘냥덕’(고양이 마니아)의 길로 이끌었다고 하네요. 김 대표의 말처럼 이 책방도 개성이 뚜렷합니다. 국내 일반 단행본, 해외 화보집, 중고 서적, 독립 출판물 500여권 외에도 엽서, 일러스트, 간단한 문구들도 취급합니다. 물론 모두 고양이에 관한 것들입니다. 심지어 책 내용이 고양이와 관련이 없어도 표지에 고양이가 등장한 책도 다룹니다. 책방지기와 고양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실용서적을 직접 추천받을 수도 있어 애묘인을 비롯한 고양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꼭 한 번 들르면 좋을 책방입니다. 수익의 일부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등 동물보호단체에도 기부한다고하니 책 구매를 통한 착한 소비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매장을 확장하면 소모임, 상영회 등 고양이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도 할 계획이랍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숭인동길 68 *운영시간: 화~토요일 오후 3시~9시 (일·월요일 휴무)*문의: 070-5123-2861 ◆2호선 문래역 ‘청색종이’1992년 ‘현대시세계’로 등단해 ‘로큰롤 헤븐’, ‘코끼리 주파수’ 등의 시집을 낸 김태형 시인이 운영하는 출판사 겸 작은 책방입니다. ‘청색종이’라는 상호는 김태형 시인이 생각하는 청색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담아 지었습니다. 청춘을 의미하기도 하고 우울하거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담은 ‘청색’을 찾아오는 분들이 다양하게 해석하기를 원한다고 하네요. 처음 책방을 차릴 때 시집 전문 서점을 표방한 것은 아니지만 김태형 시인이 시를 공부하는 데 필요한 책을 구입해 모으다보니 아무래도 시집이 많습니다. 시집을 비롯한 인문 과학 서적이 중심이고 헌책과 절판된 책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송재학 시인의 ‘기억들’ 등 절판된 책을 복간하기도 합니다. 매주 독서모임, 시읽기 수업, 인문독회 등 다양한 강좌도 열립니다. 이름은 잘 알고 있지만 지금껏 읽어보지 못한 고전을 비롯해 특히 어렵게 여긴 탓에 그동안 접하지 않은 시집 등을 모여서 함께 읽으며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 4종의 책을 출간한 작은 출판사로서 곧 독일 번역소설과 국내 극작가의 희곡집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주소 :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 8-6*운영시간 : 월~토 오후 1시~9시 (일요일 휴무)*문의 : (02)2636-5811 ◆3호선 안국역 ‘베란다북스’서울 종로구 계동길 끝자락에 위치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방입니다. 아트북, 그래픽노블 등 시각예술 서적을 기반으로 한 그림책 전문 서점으로 일러스트레이터 노준구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초와 빛이 가득한 집안 베란다처럼 서점에 머무는 분들이 편안하게 쉬어가는 곳이 되길 바라는 부부의 마음이 담긴 공간입니다. 시각예술분야 국내 작가 서적이 중심이지만 외국 작가 번역 서적도 마련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예지, 에세이, 시집 등 베란다북스라는 공간에 어울리는 독립출판물로 장르를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인문학 서적처럼 그림책에서도 삶에 대한 시각과 철학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노 대표의 말처럼 아이들의 책으로만 여겨졌던 그림책 속에서 마음을 달래는 따뜻한 위로를 발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책 뿐만 아니라 아트프린트를 비롯해 판화, 엽서, 카드, 에코백 등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예술 관련 강사와 함께하는 세미나를 시작으로 앞으로 그림책 작가와의 대화 등 책방을 찾는 손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열 계획입니다. *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길 120*운영시간 : 화~토요일 오후 12시~6시 (일·월요일 휴무)*문의 : (02)747-3742 ◆4호선 혜화역 ‘얄라북스’사진을 전공한 세 명의 주인장이 사진 스튜디오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서점입니다. ‘얄라’는 아랍어로 ‘함께 가자’의 의미를, 우즈베키스탄어로는 ‘노래하다’는 뜻을 지닌 단어입니다. 프랑스의 한 수녀가 이슬람권 국가에서 얄라 운동을 펼친 것을 본보기 삼아 얄라북스를 찾는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합니다. 현대미술 중에서도 시각예술 분야의 독립출판물을 주로 취급합니다. 예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한 인문 도서들까지 포함해 4000~5000권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진, 회화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와 세미나도 많이 열립니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책방을 찾는 손님들에게 본인의 작품을 알리고 소통하는 장소가, 손님들에게는 다가가기 힘든 현대 미술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죠. 김지훈 실장은 “대형서점 직원들에게 세세히 물어보기 힘든 것도 이 곳에서는 마음 편히 질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인지 예술을 공부하는 지방 대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손님의 연령층도 다양합니다. 특히 한국 작가 작품집을 사가는 외국인들도 많다고 하네요. *주소 :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3길 11 지하 1층*운영시간 :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토요일 오후 12시~7시 (일요일 휴무)*문의 : (02)745-3330 ◆5호선 신금호역 ‘프루스트의 서재’박성민 대표가 어린 시절부터 산 동네에 차린 빨간 벽돌로 된 작은 책방입니다. 대부분의 책은 중고서적이고 소규모 출판물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대형 서점 등에서 10년 넘게 일했다는 박 대표는 책을 많이 보고 싶어서 입사한 서점에서 정작 책을 읽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직접 책방을 차렸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제목처럼 자신만의 서점에서 책을 읽고 나누며 그동안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공간이죠. 프루스트의 서재는 책을 파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최 대표는 본인의 책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의 좋은 작품을 펴내는 작업도 할 계획입니다. 매주 화요일, 토요일에는 여럿이 모여 낭독 모임을 가집니다. 참석자가 돌아가면서 책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천천히 읽는 시간을 갖습니다. 동네 분들과 타지역에서 오신 분들로 이루어진 모임에서 친목을 다지기도 합니다. 때때로 책방 공간을 이용한 사진, 그림 전시회도 열고 있습니다. *주소 : 서울 성동구 무수막길 56 *운영시간 : 화~일요일 오후 12시~8시 (월요일 휴무)*문의 : 010-8988-2682 ◆6호선 한강진역 ‘다시서점’낮에는 서점으로, 저녁에는 바(Bar)로 운영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가수 윤선애의 노래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에서 따온 서점의 이름은 ‘다시 한다’는 뜻과 더불어 ‘시가 많다’(多詩)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시집을 주로 취급하는 서점입니다. 올해부터는 특정 시인을 정해서 그 시인의 시집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인 백석을 시작으로 앞으로 윤동주, 김소월, 한용운 등 유명한 시인들의 작품을 다룬다고 합니다. 김경현 대표는 “돌아보면 학창시절 시를 교과서에서 재미없고 어렵게 배운 것 같아 다른 방식으로 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책을 비치한 작은 공간을 돋보이게 하는 뚫린 벽 인테리어 덕분에 찾는 손님들이 흥미로워한다고 하네요. 간혹 인테리어가 예뻐 사진만 찍고 가는 손님들도 있지만 김 대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다가 자신의 감성을 풍성하게 만드는 한구절이라도 얻어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답니다. 저녁 6시가 되면 맥주와 차 등을 판매하는 ‘초능력’이라는 이름의 바로 변신합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독립출판물을 주로 다루는 다시서점 신방화점도 문을 열었습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2길 34 지하 1층*운영시간 : 화~일요일 오후 12시~6시 (월요일 휴무)*문의 : 070-4383-4869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대륙서점’1987년에 문을 연 동작구 상도동 ‘동네 사랑방’ 서점입니다. 대륙서점을 연 이전 사장님 부부에 이어 새로운 사장님 부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혼 보금자리를 마련한 동네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어했던 부부는 대륙서점이 여러 사정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점을 인수해 2015년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동네 서점이 변치 않고 그대로 있어주기를 바랐던 부부는 그래서 간판도 원래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등의 추천을 받은 도서를 주제에 맞게 비치합니다. 동네분들이 읽고 싶어하는 추천 도서들도 많이 갖추고 있는데 특히 마을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동네의 특성상 마을, 협동조합, 생태 등과 관련한 도서가 많습니다. 책 뿐만 아니라 독서 모임, 취미 소모임, 작가 강연, 다큐 상연회까지 열리니 그야말로 동네 복합문화센터입니다. “삶의 여유가 없는 요즘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서점”이 되길 바라는 사장님 부부의 염원이 담긴 공간입니다. *주소 : 서울 동작구 성대로 40 *운영시간 : 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10시*문의: (02)821-8878 ◆9호선 선유도역 ‘프레센트.14’향기 관련 일을 하던 최승진 대표가 책과 향을 접목해 차린 향기 파는 책방입니다. 마치 카페처럼 생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향긋한 향기가 먼저 손님을 반깁니다. ‘선물’(present)과 ‘향기’(scent)라는 단어가 합쳐진 상호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책을 특별하게 선물하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은 곳입니다. “책만 선물하면 뭔가 허전해 색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 향기를 선택했다”는 최 대표는 선물받는 사람이 좀 더 책을 소중하게 여기고 특별하게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총 900여권의 책 중 스테디셀러가 대다수이고 나머지는 독립출판물입니다. 책의 주제를 테마로 한 최 대표가 직접 만든 향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웨하스 의자’, 알랭 드 보통의 ‘키스 앤 텔’,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 등 책 6권과 더불어 영화 ‘4월 이야기’를 테마로 만든 향기입니다. 앞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책을 중심으로 책에 어울리는 향기를 만들 계획입니다. 책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에 적힌 몇 개의 키워드만 보고 고르는 ‘블라인드 북’도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최근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옛날 책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대할 수 있도록 한 시도입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이라면 환불, 교환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22라길 1 대우미래사랑2차 104동 105호*운영시간: 월~목요일 오전 11시~오후 11시, 금~일요일 오후 12시~9시*문의 : (02)2679-1414 . 사실 동네 책방은 대형 서점보다 골목 깊숙이 있거나 주택가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찾기 힘들고 규모도 작아서 책을 감상하는 데 불편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혹은 동네 주민에게 물어가며 열심히 찾아간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그 책방에 더 오래 머물게 되실 겁니다. 보물찾기를 하듯 미지의 책방을 알게 된 기쁨은 덤입니다. 개성있는 책들을 한 권씩 구경하다보면 어느덧 시간가는지도 모르죠. 책방지기에게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조언과 추천을 받는 것도 수월합니다. 책 말고도 독서 모임, 낭독회, 전시회, 영화 상영,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도 즐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복합문화공간인 셈입니다. 다가오는 주말 지하철을 타고 가까운 책방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알렉시예비치·르 클레지오·위화 …세계 문학 거장 한국 온다

    벨라루스 언론인 출신 노벨문학상 작가 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 ‘허삼관 매혈기’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 작가 위화, 일본 현대문학을 이끄는 히라노 게이치로 등 세계 문학 거장들이 한국을 찾는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는 5월 23∼25일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서울국제문학포럼은 국내외 작가들이 오늘날 문학의 위상과 역할을 논의하고 서로의 문학세계를 공유하는 자리다. ‘새로운 환경 속의 문학과 독자’를 주제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내 컨벤션홀과 세미나룸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줄리아 크리스테바, 누르딘 파라, 로버트 하스, 아미타브 고시 등 10개국 작가 15명이 참석한다. 소설 ‘종군위안부’로 주목받은 한국계 미국 여성작가 노라 옥자 켈러,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 추리소설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도 초청됐다. 번역가, 음악가, 승려 등 다양한 이력을 지닌 쿠바 시인이자 남미 혁명가 체 게바라의 아들로 알려진 오마르 페레즈도 참석한다. 고은, 황석영, 김연수, 오정희, 은희경, 도종환, 신달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 50여 명도 함께 한다. 포럼은 ‘작가와 시장’, ‘다매체 시대의 문학’, ‘우리와 타자’, ‘세계화 시대의 문학’ 등 부문별 주제에 따라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알렉시예비치와 크리스테바, 르 클레지오는 사흘간 차례로 기조강연을 한다. 문학의 밤 행사와 낭독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서울국제문학포럼은 2000년, 2005년, 2011년에 이어 네 번째다. 그동안 오에 겐자부로, 가라타니 고진, 가오싱젠, 월레 소잉카, 피에르 부르디외 등 저명한 작가와 이론가들이 다녀갔다. 오르한 파묵, 르 클레지오, 모옌은 2005년 포럼에 참석한 이후 차례로 노벨문학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작가는 자기에 충실하면서도 만인에게 통하는 보편적 진실을 얘기한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이 서로를 들여다보고 교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학과 삶이 일치했던 시인, 그를 잊지 못합니다

    문학과 삶이 일치했던 시인, 그를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은 시에 관해서만큼은 엄격하셨지만 제자들이 각자 자기 길을 갈 수 있게 길을 놓아주셨어요. 모더니스트 시인이지만 장석남, 함민복 같은 서정 시인들을 길러내신 것도 엄격함 안에 자유로움과 자애로움이 있었기 때문이죠.”(시인 박형준) “대학 시절 학교 신문사 문학상을 받게 됐는데 선생님께서 당선작을 읽으시고 ‘인물들이 땅에 닿아 있지 않다’는 쓰디쓴 코멘트를 해주셨어요. 그 말씀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자연스레 와닿아요. 늘 그 말을 새기며 소설을 씁니다.”(소설가 하성란)후배, 제자 문인들에게 문학과 삶, 말과 행동이 일치했던 스승으로 기억되는 오규원(1941~2007) 시인. 2일은 그가 세상을 뜬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끝없이 투명해지고자 하는 어떤 욕망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생전의 말처럼 그는 사물을 극도의 정밀성과 객관성으로 투영하는 ‘날이미지 시’를 주창한 작품과 이론으로 현대시 역사에 또렷한 인장을 남겼다.그의 10주기를 맞아 동료 문인들과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제자들이 함께 모여 전시, 시 낭독회, 추모시집집 출간, 심포지엄 등 다양한 추모 행사를 연다. 기일인 2일에는 강화도 전등사에서 시목 참배(오후 1시 30~5시 30분), 오규원 시 낭독회(오후 6시 30~8시 30분)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류가헌에서는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과 에세이, 영상, 육필 시, 유품 등을 한데 모은 특별전 ‘봄은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서는 시인이 찍은 사진들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다. 1000여컷의 작품 가운데 엄선한 20점의 사진들은 일견 단순한 풍경 사진 같지만 그만의 쨍한 예술적 극점을 체험할 수 있다. 그가 월간 책과 인생에 1994년 2월호부터 1995년 9월호까지 연재했던 미출간 포토에세이 19점도 내걸려 ‘지독한 언어의 탐구자’로 불렸던 시인의 정련된 사유를 함께 만날 수 있다.이 밖에 그가 병상에 누워 새를 바라보던 망원경, 마지막까지 신었던 신발, 늘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가방, 전시된 사진을 찍었던 카메라, 육필 시, 28종의 저서 등 손때 묻은 유품들도 전시장 한편을 지키고 있다. 전시 기간 매주 토·일요일 오후 1~5시에는 황인숙·조용미·이원·서정학·최하연 시인, 하성란·김미월·윤성희 소설가 등 시인의 제자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수명, 김행숙, 김언, 오은, 최규승, 백은선, 김종연 등 48명의 후배 시인들은 10주기 기념 한정판 시집 ‘노점의 빈 의자를 시라고 하면 안 되나’로 고인의 시 세계를 되짚어 본다. 오규원의 시 ‘버스정거장에서’,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 ‘토마토와 나이프’, ‘한 잎의 여자’ 가운데 한 편을 골라 제목, 시어, 소재 등을 다양하게 변주한다.1971년 출간된 시인의 첫 시집 ‘분명한 사건’은 문학과지성사 R시리즈로 다시 복간돼 나온다. 오 시인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청준 ‘우리들의 천국’의 책 디자인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현재 문지 시인선 표지의 기틀을 잡은 뛰어난 편집자이기도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교육 플러스] ‘국어교과서 속 작가’ 북콘서트

    경기문화재단은 다음달 9일과 15~16일 ‘국어교과서 속 이웃작가들’ 북콘서트를 연다. 국어교과서에 작품 실린 경기 지역 출신·거주 작가를 초청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9일에는 고양시 대화도서관에서 소설가 은희경을 만나고, 15일에는 경기 광주시립도서관에서 시인 나태주와 이야기한다. 16일에는 수원 영통도서관에 시인 신용목을 만날 수 있다. 작가 강연과 인디밴드 달무늬의 공연이 어우러진 낭독회 등도 준비했다. 참가 신청은 각 도서관 홈페이지나 현장에서 할 수 있다.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What lips my lips have kissed)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어디서, 어째서 그랬는지 나는 잊어버렸다 그리고 어느 팔이 아침이 될 때까지 내 머리를 받쳐 주었는지도 그러나 오늘 밤 내리는 비는 문을 두드리고 한숨지으며 내 대답을 기다리는 망령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고요한 고통이 솟아오른다 이제 다시는, 한밤중에 소리치며 내게로 돌아올 일 없을,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젊은이들로 하여. 그리하여 겨울 되어 외로운 나무 하나 서 있다 나무는 어떤 새들이 하나씩 사라져 갔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러나 그 가지들이 훨씬 잠잠해졌음을 안다 어떤 연인들이 왔다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 속에서 얼마동안 노래했던 여름이 이제 더이상 내 속에서 노래하지 않음을 나는 안다. What lips my lips have kissed, and where, and why, I have forgotten, and what arms have lain Under my head till morning; but the rain Is full of ghosts tonight, that tap and sigh Upon the glass and listen for reply, And in my heart there stirs a quiet pain For unremembered lads that not again Will turn to me at midnight with a cry. Thus in winter stands the lonely tree, Nor knows what birds have vanished one by one, Yet knows its boughs more silent than before: I cannot say what loves have come and gone, I only know that summer sang in me A little while, that in me sings no more. - 최승자 번역 * 슬프지만, 감상적이지 않다. 힘이 있다. 아~ 이런 시에 무슨 설명을 덧붙여야 하나. 나뭇가지와 새처럼 구체적이고 쉬운 비유, 더 보태고 뺄 것도 없는 한 줄 한 줄이 우리의 가슴 깊은 곳을 휘젓는다.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1892~1950)라는 이름을 나는 최승자 시인이 번역한 시선집 ‘죽음의 엘레지’를 통해 처음 접했다. 자신의 체험을 보편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서정시인이면서 밀레이는 또한 독을 품은 페미니스트였다.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어디서 어째서 그랬는지 나는 잊어버렸다’로 시를 시작하는 대담함은 아무나 갖기 힘들다. 1920년대에 여성시인이 감히 자신의 입술을 노래한다? 저 점잔 빼는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영국에서였다면 밀레이는 주류 문단에서 소외됐을지도 모른다. 남성적인 이름인 ‘빈센트’를 고집할 만큼 자아가 강했던 그녀는 신대륙 미국에서 활동했기에 마음껏 자신의 개성을 발산하지 않았나 싶다. 밀레이는 미국 메인 주에서 간호사인 어머니와 학교선생인 아버지 사이에서, 세 딸 중의 맏딸로 태어났다. 밀레이가 열두 살 적에 부모님이 이혼해 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엄마는 딸들에게 야심만만한 자신감과 독립심을 고취시켰다. 근무지를 따라 이동이 잦았지만 시간만 나면 엄마는 딸들에게 셰익스피어와 밀턴을 읽어 주었다. 1912년, 스무 살의 밀레이는 엄마의 권유로 시 대회에 출전해 ‘르네상스’라는 제목의 시를 써서 4등으로 입상했다. 입상한 작품들이 책으로 묶여 나오자마자 언론이 들끓었다. 누가 보더라도 밀레이의 작품이 가장 뛰어났던 것. 1등을 차지한 아무개도 “밀레이의 ‘르네상스’가 최고의 시”라며 당혹감을 표현했고, 2등을 한 참가자는 자신이 받은 상금 250달러를 밀레이에게 주었다. 밀레이의 ‘4등’이 지역문화계의 스캔들이 되었고, 소문을 듣고 그녀의 낭독회를 찾아온 어느 부유한 부인은 밀레이의 미래를 위해 대학 장학금을 내놓았다. 명문여대인 바사대학을 다니며 밀레이는 당대의 급진적인 여성운동가들과 친하게 지냈다. 대학을 졸업한 해에 첫 시집 ‘르네상스와 다른 시들’을 발간하고, 여성들 사이의 사랑을 그린 희극을 쓰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밀레이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로 이사했다. 좁은 다락방에 살며 생활비를 벌려고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쓰고 보헤미안처럼 살았던 시절을 그녀는 “아주, 아주 가난했지만 아주, 아주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밀레이는 공공연한 양성애자였다. 1923년 서른한 살의 밀레이는 마흔세 살의 노동법 전문 법률가 유진과 결혼했다. 페미니스트였던 유진은 결혼 이후 밀레이를 위해 낭독회 등 문학행사를 주선했다. 그녀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 남편 덕분에 밀레이의 대중적 인기는 높아갔다. 밀레이 부부는 26년의 결혼생활 동안 서로에게 자유를 허용하며 두 명의 독신자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밀레이는 젊은 제자를 애인으로 두었고 남편인 유진도 마찬가지. 둘은 뉴욕의 근교에 농장을 사들여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어 직접 기른 채소를 먹었다. 그들의 행복은 1949년 유진이 암으로 죽으며 끝났다. 남편이 죽은 뒤 혼자 살던 밀레이는 1950년 어느날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소설 ‘테스’의 작가 토머스 하디는 밀레이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는 두 개의 매력이 있다. 고층빌딩 그리고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의 시. 그리하여 겨울 되어 외로운 나무 하나 서 있다. 어떤 새들이 왔다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발밑에서 부서지는 낙엽을 밟으며, 내 속에서 노래했던 여름을 추억해야 하리.
  • 안태운 시인 35회 김수영 문학상

    안태운 시인 35회 김수영 문학상

    제35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로 안태운(30) 시인이 선정됐다고 상을 주관하는 민음사가 4일 밝혔다. 수상작은 ‘탕으로’ 등 50편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역 카페 빈브라더스에서 낭독회로 열린다. 상금은 1000만원.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新전원일기] 부부 인생에 구구절절 핀 구절초… 삶이 꽃같네

    [新전원일기] 부부 인생에 구구절절 핀 구절초… 삶이 꽃같네

    계절이 깊어 간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들판은 황금빛 물결이다. 산야의 가을꽃들이 만개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간다. 가을꽃으로는 단연 노랗고 하얀 국화가 으뜸이다. 전국에서 국화꽃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외래종에 밀려 우리의 토종 야생화들은 언제부터인가 보기 드물어졌는데, 일부러 옮겨 심어 가꾼 야생화 축제 소식도 반갑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코스모스에 자리를 내주었던 우리 꽃 구절초도 산에서 내려와 길가까지 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 남면의 푸른 산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조성된 6000여평의 ‘구절초 피는 마을 하립골’에도 밤새 함박눈이 내려 쌓인 듯 하얀 구절초 꽃이 만개해 뒤덮였다. ‘꽃차 연구소’ 건물 뒤편에 자리한 야생화 정원의 꽃들도 선비정, 삿갓정 등 양끝으로 단아하게 서 있는 정자를 사이에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알록달록 피어난다. 정자에 올라앉아 달콤한 한과를 한입 깨물어 먹고 향긋하게 우린 차를 마시며,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구절초 밭을 내려다보고 산자락에 걸린 구름을 올려다본다. 꽃길 위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따스하고, 부는 바람마다 꽃 내음이 실려 있다. 잠시 나를 잊고 세상 시름도 잊고, 먼 곳의 국도를 달리는 차들의 행렬이 가엾다. 저리 바삐 어디로들 달려가는 것일까. # 처음엔 한 귀퉁이에 심어… 틈틈이 야생화 공부 ‘구절초 피는 마을 하립골’의 용금옥(57·여) 대표와 신용성(59)씨 부부가 처음 이 터전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의 일이었다. 당시 부부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이었고, 인근 마을의 주민인 이모의 권유로 44번 국도에서 바로 보이는 삿갓봉 아래의 땅 1500평을 구입했다. 길도 없는 맹지였지만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라도 꼭 갖고 싶은 땅이었다. 어쩐지 놓치면 안 될 것만 같았던 그 간절한 바람. “그런데, 팔았던 아파트가 1년 만에 두 배로 뛰더라고요.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그만큼 이 땅이 너무 좋았거든요.” 태어나서 자란 고장의 흙냄새와 풍광이 그리웠던 것이리라. 용 대표의 고향 역시 이곳 홍천이었다. 땅을 사 놓고 밭을 일구기 위해 주말마다 오르내렸다. 고된 직장 생활의 와중이었지만 힘든 줄도 몰랐다. 몇 년 뒤 바로 옆의 땅을 더 구입해 한 귀퉁이에 그 무렵부터 알아 가기 시작한 각종 야생화를 심었다. 2002년에는 지금 집터가 있는 땅을 구입하고, 2004년에 자그마한 농가 주택을 한 채 지었다. 길가에 있는 밭을 조금씩 구입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인근 땅의 주인들을 찾아다니며 허락을 받아 길을 냈다. 그 길을 내는 과정만으로도 소설책으로 한 권이란다. 그때마다 비용은 적금을 찾기도 하고 대출을 받기도 하여 충당했다. # 퇴직 후 건국대 꽃차 소믈리에 과정 수료·자격증 처음에는 관상용으로만 심었던 구절초 군락이 점차 넓어지며 일대를 뒤덮었다. 보고만 말기에는 아까워 찾아보니 예로부터 약재로도 쓰이던 것이었다. 양이 두 번 겹친다는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에 그 꽃이 만개해 아홉 번 꺾는다는 구절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위장병을 비롯해 월경 불순, 자궁 냉증 등의 부인병 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중금속이나 니코틴 등 몸의 독소를 배출시키고,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씻어내 면역력을 높이고, 살균 작용도 해 기관지염과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용 대표는 틈틈이 야생화 공부를 하며 꽃을 따서 차로 만들어 먹고, 비누로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써보니 좋아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더러 팔라는 사람들이 있어 약간의 비용만 받고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른 퇴직 후 본격적으로 꽃차 연구를 시작해 2012년 건국대에 꽃차 소믈리에 과정이 생겼을 때에는 1기로 수료하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직접 가꾸는 야생화만 해도 30여종이 되었고, 뒷산에는 각종 야생화와 야생초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 딸·아들 이름서 한 자씩 따서 지은 ‘하립골’ ‘하립골’이라는 이름은 딸 제하씨와 아들 경립씨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2012년 상표 등록을 하고 제조 허가를 받았다. 농협에서 30여년간 근무한 남편 신씨가 정년 퇴임하며, 용 대표가 혼자 하던 꽃차 연구소의 일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이곳에 내려와 살 생각이 없었습니다. 내게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작은 농가 주택이었던 것을 꽃차 공방으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해 넓히고, 꽃차 체험 오시는 분들을 위해 묵을 방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해 한쪽에 미니 이층으로 별채를 짓게 되었는데, 이층을 서재로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혹해서는 그만….” 신씨는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다. 2015년 작품집 ‘거인의 내력’을 출간한 바 있다. 전업 작가로서 퇴직 이후의 삶을 나름 설계하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사실, 퇴직 후의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안정적으로 작품을 쓰기 위해서라도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였죠. 그런데 새로 집을 짓고, 주변 정리를 하면서 정원을 꾸미고 하는 일들이 매일 시행착오였습니다. 농사고 집 짓는 일이고, 뭐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구절초 밭도 야생화라고는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그냥 다 풀밭이 되거든요. 매일 풀과의 전쟁이죠. 또 꽃을 수확해서 쪄서 말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깨끗이 씻어서 감초 우린 증기에 찌고, 먼지 앉지 말라고, 저기 보이는 저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나하나 일일이 베 보자기에 펴서 말리고, 이 포장 디자인이며 아내가 직접 다 한 거랍니다. 일체의 공정이 다 수작업이에요. 아내에게 미안해 책상 앞에만 앉아 있을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돕다 보니… 사실,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 2013년 매출 2500만원… 작년엔 6000만원 ‘껑충’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 가득 뿌듯한 미소가 번진다. 이야기가 있는 마을, 구절초가 있는 마을 하립골을 지방의 작은 문학 공간으로도 꿈꾸는 그의 바람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너른 잔디 마당에서 음악이 있는 문학제를 개최하고, 달빛 아래 낭독회도 꿈꾼다. 작가들을 초청해 독자와의 만남도 갖고, 작은 독서 모임도 꾸릴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꽃길 하나, 물길 하나, 물레방아 놓을 자리, 야생화 정원의 침목 하나, 주차장의 자갈 하나에도 그의 고민과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없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은 꼭 손의 흙을 털고 춘천으로 향한다. 현재 강원대에서 문예창작학으로 박사과정을 공부 중이기 때문이다. 현관 입구 쪽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낯선 차가 저 아래 꽃길 사이의 언덕을 올라온다. 지나다가 예쁜 정경에 반해 들어오게 됐다며 구경해도 좋으냐고 묻는다. 부부는 반갑게 일어나 맞으며 얼마든지 둘러보시라고 말한다. 사진기를 꺼내 든 일행이 저 아래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하얀 꽃길로 앞다투어 사라진다. 지난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시행하는 공모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채택돼 보조금 2500만원을 받았다. 대출금이 아니라 순수 지원금이었다. 건물 뒤편의 야산을 정리해 야생화 정원을 조성하고 정자를 세웠다. 홍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포장재 등의 비용에 대한 보조금이 지원됐다. 지인들과 꽃차 협회 회원 등이 주로 방문해 체험하던 공방이 블러그(http://blog.naver.com/ssp154)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며 논산, 영월, 제주도 등지에서 단체로 벤치마킹을 왔다. 전국 각지의 박람회에서 초청장이 날아들었다. 올봄에는 미시령 꽃길 조성을 위해 속초시에서 구절초 싹을 대량으로 구매해 갔다. 경남 삼랑진에서도 강둑길 조성을 위해 구매해 가고, 마을 단위로 몇 십 박스씩 주문이 들어왔다. 가을이면 생화 판매가 급증한다. 겨울이면 대궁을 잘라 즙을 짜서 포장하고, 먹기 좋게 환으로 만들어 판다. 2013년 2500만원 정도 하던 매출이 2년 만인 지난해는 6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박람회를 다녀 봐도 그렇고, 오시는 분들 말씀을 들어 봐도 그렇고, 여기 꽃이 유난히 품질이 좋더라고요. 선별해 채취를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토양과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듯해요. 워낙 청정 지역인데다, 보시다시피 하루 종일 햇빛이 너무 잘 들잖아요.” 농장 규모로는 얼마든지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그러나 용 대표는 철저하게 수작업만을 고집한다. 신선한 최고의 품질로 본인이 직접 만드는 꽃차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인 꽃차 시장에 대한 일종의 차별화 전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건강에 대한 관심들도 커지고, 현재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잖아요. 그래서 커피 전문점 등에서 특히나 많이 들어오는데, 더욱 전문화되고 대중화되어갈 거라고 보고 있어요.” 거기에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봄이면 새싹 분양 문의가 폭주한다. 튼튼한 모체에서 생산된 싹이 어느 토양에나 잘 적응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2일에는 하립골 잔디 마당에서 딸 제하씨의 결혼식이 있었다. 사돈들이 중국에서 건너오고, 전국 각지의 친지들이 꽃놀이 삼아 하객으로 참석했다. 하얀 구절초 밭을 배경으로 전통 혼례를 올리고 피로연까지 모두 이곳에서 열었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을 가꿔 가며 꾼 꿈이 있었어요. 첫째는 하립골을 세상에 알리는 것, 둘째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야외결혼식을 하는 것, 셋째는 손녀, 손자들이 하얀 구절초 밭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 이미 두 가지를 이뤘네요.” 꽃과 문학과 자연과 함께 하는 인생의 제2막. 이 부부가 20여년 전 살던 아파트를 줄여 삿갓봉 아래 처음 이 터전을 마련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온 세월에 대한 결실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 한 아름 꺾어 온 가을의 향기가 차 안 가득 석양을 맞는다. ■글쓴이 -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분단문학의 큰 별’이 지다

    ‘분단문학의 큰 별’이 지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 월남작가 ‘탈향’·‘판문점’ 등 작품 통해 전쟁·남북 분단의 아픔 다뤄 분단문학을 대표한 소설가 이호철씨가 별세했다. 84세.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중 최근 병세가 악화된 고인은 18일 오후 7시 32분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에서 운명했다. 전쟁과 이산의 아픔을 직접 체험한 고인은 남북 분단의 비극을 압축된 필치와 자의식이 투영된 세련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가다.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6·25전쟁 당시 북한군으로 동원되어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뒤 이듬해 1·4 후퇴 때 혈혈단신으로 월남했다. 1955년 문예지 ‘문학예술’을 통해 단편 ‘탈향’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약 60년간 장편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북풍’, ‘門(문)’, ‘그 겨울의 긴 계곡’, ‘재미있는 세상’, 중·단편 ‘퇴역 선임하사’, ‘무너지는 소리’, ‘큰 산’, ‘나상’, ‘판문점’, 연작 ‘남녘사람 북녁사람’ 등 수십 편의 작품을 통해 전쟁과 남북 분단 문제에 천착했다. 고인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두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유신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하다가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얽혀,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대산문학상, 3·1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한 고인의 작품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은 물론 독일,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등 유럽과 영미권으로도 번역, 출간돼 호평받았다. 특히 독일에 번역된 ‘남녘사람…’으로 2004년 독일 예나대학이 주는 국제 학술·예술 교류 공로상인 프리드리히 쉴러 메달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또 미국 등 여러 나라에 초청돼 낭독회를 열고 한국의 분단 현실을 널리 알렸다. 2011년에는 팔순을 기념해 고인을 따르는 문인, 예술인 등이 주축이 된 사단법인 ‘이호철 문학재단’이 발족했으며 최일남, 이어령, 신달자, 김승옥 등 동료 문인과 지인, 제자 등 87명의 글을 모은 기념문집 ‘큰산과 나’가 출간됐다. 유족으로 부인 조민자 여사와 딸 윤정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1일 오전 5시. 장지는 광주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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