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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남중국해 신경전… 中, 한미훈련 견제하며 러와 연합훈련

    美국무 “中 남중국해서 주변국 괴롭혀”中 “PCA판결 구속력 없어… 美 더 위협”중러 훈련서 J20 스텔스 전투기 첫 투입 안보·통상·체제 등 전방위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인 미중 간에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미중 양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하는 듯 중국 북서부에서 중러 연합훈련이 시작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해양 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고위급 원격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을 거론하며 중국의 주장이 “국제적으로 안보 및 상업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중국의) 행동을 분명히 우려한다”며 중국의 불법적 해상 활동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아 “모든 곳에서 불안정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다이빙 주유엔 중국 차석대사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최대 위협은 바로 미국”이라며 “(PCA 판결은) 유효하지 않고 어떤 구속력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앞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한 데 대해 “우리는 이런 결정을 동맹국인 한국과 발맞춰 내린다”며 우회적으로 중국에 대한 불편함을 피력했다. 지난달 취임 이후 첫 방미 중인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날 블링컨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각각 만나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중국의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10일(한국시간) 시작된 가운데 중국은 전날부터 오는 13일까지 러시아와 자국의 북서부 지역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J20 스텔스 전투기를 처음으로 연합훈련에 투입했다. 환구망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대 금융연구원 등은 이날 ‘미국 1위? 미국 방역의 진상’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이 세계 최대 방역 실패국이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의 ‘6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에서 미국은 1위, 중국은 8위였던 결과가 잘못됐다며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고 정치적으로 분열됐으며 코로나19 기원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링컨은 이날 메릴랜드대 연설에서 중국은 “떠오르는 강국”이지만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자 경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러시아는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아닌 자신들의 권위주의 비전과 운명을 같이하는 게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당장 “국내 부흥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이런 주장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 10주 1위 찍고 내려온 BTS…‘버터’, 빌보드 핫100 4위

    10주 1위 찍고 내려온 BTS…‘버터’, 빌보드 핫100 4위

    판매량 30% 감소·라디오 4% 증가더 키드 라로이의 ‘스테이’가 1위호주 출신 남성 솔로로는 40년 만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9주간 1위를 달리며 올해 최장 1위 기록을 쓴 방탄소년단(BTS)의 ‘버터’(Butter)가 4위를 기록했다. 빌보드는 9일(현지시간) ‘버터’가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최신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1일 발표된 ‘버터’는 올해 들어 가장 긴 통산 9주 동안 핫 100에서 1위를 기록하며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스 라이선스’(통산 8주)를 지난주에 제쳤다. ‘퍼미션 투 댄스’를 포함하면 올해 핫 100 집권도 6월초부터 10주간 이어졌다. ‘버터’는 발매와 동시에 7주 연속 1위를 수성한 뒤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곡 ‘퍼미션 투 댄스’에 1주간 바통을 넘겨줬다가 복귀해 다시 2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두 곡이 서로 1위를 넘겨받는 기록은 빌보드 역사에서도 유례가 없다.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을 가리는 핫 100은 음원 다운로드 및 실물 음반 판매량과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방송 횟수를 합산한다. ‘버터’는 발매 11주 차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 사이에 7만 92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판매량이 전주보다 30% 감소했으나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는 10주째 유지했다. 라디오 청취자는 총 3160만명으로 전주보다 4% 늘어 ‘라디오 송스’ 차트 순위도 20위로 한 계단 올랐다. 이번 주 핫 100 1위는 호주 출신 신예 래퍼 더 키드 라로이가 저스틴 비버와 함께 부른 ‘스테이’(Stay)가 차지했다. 호주 출신 남성 솔로 아티스트가 핫 100 정상에 오른 것은 릭 스프링필드의 ‘제시스 걸’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빌보드는 밝혔다. 최근 미국 힙합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중 하나로 꼽히는 라로이는 최근 하이브 미국 지사인 하이브 아메리카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2위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굿 포 유’, 3위는 다베이비가 피처링한 두아 리파의 ‘레비테이팅’이 올라 장기간 흥행하고 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버터’(Butter) 싱글 CD와 그룹 엔하이픈의 일본 데뷔 싱글은 이날 일본 레코드협회의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일본 레코드협회는 싱글 및 앨범의 누적 출하량에 따라 매달 골드(10만장), 플래티넘(25만장), 더블 플래티넘(50만장), 트리플 플래티넘(75만장), 밀리언(100만장) 등 인증을 수여한다.일본 레코드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발매된 ‘버터’ 싱글 CD는 누적 출하량 25만장을 돌파해 앨범 부문에서 플래티넘 인증을 얻었다. 이 앨범에는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 및 두 곡의 인스트루멘털 버전이 수록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6월 16일 발매한 일본 베스트 앨범 ‘BTS, 더 베스트’로는 밀리언 인증을 획득했다. 일본 레코드협회가 올해 들어 밀리언 인증을 수여한 유일한 사례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와 CJ ENM이 설립한 레이블 소속인 엔하이픈은 지난달 13일 발표한 ‘보더:하카나이’로 싱글 부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엔하이픈의 일본 데뷔 싱글인 ‘보더 : 하카나이’는 지난달 기준 35만장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 싱글에는 엔하이픈의 국내 데뷔 앨범 타이틀곡 ‘기븐-테이큰’과 수록곡 ‘렛 미 인’의 일본어 버전, 첫 일본 오리지널곡인 ‘포겟 미 낫’ 등 3곡이 수록됐다.
  • [올림픽 1열] 침대만 종이가 아니었네… 올림픽 곳곳에 종이 사랑

    [올림픽 1열] 침대만 종이가 아니었네… 올림픽 곳곳에 종이 사랑

    [중계화면 그 이상의 소식, 올림픽을 1열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어딜 가나 보이던 종이 쓰레기통 이 글은 ‘[올림픽 1열] 침대까지 종이로… ‘종이 왕국’ 일본의 종이 사랑’의 후속편임을 알려 드립니다. 올림픽에서 종이는 또 어떻게 쓰였을까 궁금하실까봐 준비했습니다. 산업이 발달해서 종이를 사랑하는 걸까, 종이를 사랑해서 산업이 발달한 걸까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난해한 문제입니다. 어쨌든 일본은 침대마저 종이로 만들 정도로 종이를 사랑하는 나라로서 종이 생산량이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인 종이 강국입니다. 일본제지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의 연간 1인당 종이소비량은 202.7㎏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세계 평균 소비량은 54.6㎏라고 하니 일본이 얼마나 많은 종이를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이류 생산업체 세계 4위, 10위, 17위가 일본 회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종이는 어디에 보였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지 않아도 종이는 올림픽 곳곳에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일본의 문화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가장 눈에 띄는 건 쓰레기통입니다. 도쿄올림픽 경기장 어딜 가나 기존에 시설에 설치된 쓰레기통을 제외한 모든 임시 쓰레기통은 종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금방 망가질 것 같은데 자주 갔던 경기장에 꾸준히 같은 쓰레기통이 있는 걸 보면 꽤 튼튼한 것 같습니다. 골판지 침대보다는 약할 것 같긴 하지만.종이가 가장 신기하게 사용된 경우는 경기장에 설치된 모니터 덮개였습니다. 모니터 주변의 하얀 것이 플라스틱이 아니고 종이입니다. 종이니까 비로부터 모니터를 막기 위한 용도는 아닐 테고 저녁 경기에 맞춰 모니터가 설치됐으니 햇빛 가리개도 아닐 텐데 도대체 종이의 용도는 뭘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비치발리볼, BMX 사이클, 스케이트보딩 경기장 등 야외에서 치르는 종목 기자석에 이렇게 설치돼 있었던 걸 보면 아마 햇빛으로부터 모니터가 열을 받는 걸 보호하기 위한 종이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소소하게 쓰는 종이는 경기장에서 파는 1000엔짜리 도시락을 시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줘도 될 텐데 꼭 종이 받침대에 담아서 줍니다. 들고 올 때나 버리러 갈 때 편하긴 하지만 환경보호를 위해서라면 꼭 없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종이 사랑 못지않은 나무 사랑 종이 못지않게 도쿄 올림픽에서 신기하게 목격할 수 있는 것은 나무입니다. 종이가 애초에 나무로 만드는 것이니 크게 놀랄 일은 아닌 것도 같습니다.경기장에서 도시락을 사면 꼭 나무 식기를 같이 줍니다. 한국은 대체로 나무 식기보다는 플라스틱을 주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네요. 나무 식기뿐만 아니라 일본은 올림픽 곳곳에 나무를 활용한 모습입니다. 장애인 통로도 나무로 만들고, 심지어 경기장도 나무로 만듭니다. 불이라도 났으면 위험했을 것 같은데 화재는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다만 나무는 친환경과 환경파괴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보다 낫긴 해도 벌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친환경 올림픽이라 홍보했지만 열대우림을 파괴한다며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은 2018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벌채한 나무로 만든 13만 4000여 개의 합판이 경기장을 짓는 데 필요한 콘크리트 주형으로 사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이는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을 영구적으로 손실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의 보르네오섬 내 서식지 마저 파괴한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친환경을 내세우긴 했어도 실상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병과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됐습니다. 자랑하고 싶은 일은 아니니 따로 드러내진 않겠네요.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도쿄올림픽도 완주했으니 폐기물 처리 문제가 남을 텐데 이 많은 나무와 종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모르겠습니다.
  •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부자연스럽고 어렵게 하는 일본어투/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부자연스럽고 어렵게 하는 일본어투/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8>법의 언어 ㉠채용에 관한 실무를 총괄적으로 담당 ㉡종국적으로는 사법에 대한 신뢰 ㉢한시성을 기본적 성질로 법원 판결문에 보이는 표현들이다. ‘적’(的)을 지나치게 사용했다. ‘총괄적으로’는 ‘총괄해’ 또는 ‘총괄’, ‘종국적으로’는 ‘종국에는’으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다. ‘기본적’은 ‘기본’이라고 하는 게 더 낫다. 굳이 ‘적’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법원의 판결문에는 ‘적’들이 이렇게 나타난다. 우리 법들이 일본 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결과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사법제도와 법이 그대로 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낱말이나 표현 방식도 같이 옮아왔다. 그때의 것들이 지금도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뜻을 모호하게 하기도 하고, 연결을 매끄럽지 않게도 한다. ‘적’을 남용한다. ‘과학자’, ‘교육자’, ‘노동자’에서 ‘자’(者)는 ‘사람’이란 뜻이다. 일상에서 ‘자’는 거의 이런 방식으로 쓰인다. ‘사람’의 뜻을 가지고 단독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낯선 자가”, “그에게 맞설 자가 없다”라고 하면 낮추는 어감을 준다. 한데 판결문에도 홀로 쓰이는 ‘자’들이 보인다. “이와 같은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이라고 표현한다. 낯설고 거북하다. 일본 법을 번역해 들여오는 과정에서 일본어 ‘자’(者·もの)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자’는 ‘사람’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 ‘7월’이나 ‘8월’은 달의 명칭이라는 뜻이 확고하다. ‘7월’이라는 표현에서 ‘일곱 달 동안’이라는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월’(月)이 ‘동안’이나 ‘기간’을 가리킬 때는 ‘월 생산’, ‘월 이자’, ‘월 계약’ 같은 상황에서다. ‘월’을 기간을 나타내는 말로 쓸 때는 ‘7개월’이라고 한다. 그런데 판결문은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징역 2년 6월 및 벌금 1억원을 선고하면서”처럼 ‘월’이라고 한다. 일본 법률의 표현을 옮긴 형태다. ‘징역 4개월’, ‘징역 2년 6개월’이 바람직하다. 법과 판결문에서 주로 말하는 ‘인용’(認容)은 일상에서 쓰는 ‘인용’(引用)과 또 다르다. 일상에서 쓰는 ‘인용’은 남의 말을 자신의 말 속에 끌어 쓴다는 뜻이다. 법에서는 ‘인정하여 용납함’이다. “그들의 통행을 인용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이라는 판결 문장에서 ‘인용’의 의미를 알기는 너무 어렵다. 전문용어로 볼 수도 없다. 법조계의 권위를 높이는 데는 유용할 수 있겠다. ‘인정’(認定)이나 ‘용인’(容認), ‘받아들인다’가 쉽게 통한다.
  • 본인 ‘전과’ 공개 이재명 위법 논란

    본인 ‘전과’ 공개 이재명 위법 논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지난 5일 언론사에 본인 확인용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내용을 직접 공개하면서 위법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기 위해 타인은 물론 본인의 전과기록도 공개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위법행위까지 압박했던 각 후보 캠프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종로경찰서 종합조회처리실에서 확인한 본인 확인용 범죄·수사경력 회보서에는 “조회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취득한 사람과 사용한 사람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는 경고문구가 명시돼 있다. 경찰청과 법무부에서 제공하는 설명자료에도 “형실효법은 본인이 동의한 경우에도 내용 확인용 제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김남국 수행실장은 8일 “제가 다른 후보에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열람하게 한 것은 ‘법률적 공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언론사에 전달한 것도 법령의 해석상 당사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까지 막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자들이 “(이 지사의 음주운전은) 초범이 아니라 재범”이라고 공격해도 다른 방어 수단을 찾아야지 법이 금지한 회보서 공개를 즉각 감행한 것은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한 변호사는 “실제 사건에서 당사자에게 유리한 참고자료로 범죄경력조회회보서를 제출하려고 해도 검찰, 법원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이 지사의 해명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은 다른 후보들의 책임도 크다. 공직후보자의 전과기록 공개에 대한 국민 법감정이 모든 전과기록을 공개하라는 수준이 됐다면 차라리 공직선거법 자체를 개정해 모두 공개하는 게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 이재명,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공개 위법 논란

    이재명,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공개 위법 논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지난 5일 언론사에 본인 확인용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내용을 직접 공개하면서 위법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기 위해 타인은 물론 본인의 전과기록도 공개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위법행위까지 압박했던 각 후보 캠프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지난 6일 종로경찰서 종합조회처리실에서 확인한 본인 확인용 범죄·수사경력 회보서에는 “조회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취득한 사람과 사용한 사람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는 경고문구가 명시돼 있다. 경찰청과 법무부에서 제공하는 설명자료에도 “형실효법은 본인이 동의한 경우에도 내용 확인용 제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김남국 수행실장은 8일 “제가 다른 후보에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열람하게 한 것은 ‘법률적 공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언론사에 전달한 것도 법령의 해석상 당사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까지 막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자들이 “(이 지사의 음주운전은) 초범이 아니라 재범”이라고 공격해도 다른 방어 수단을 찾아야지 법이 금지한 회보서 공개를 즉각 감행한 것은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한 변호사는 “실제 사건에서 당사자에게 유리한 참고자료로 범죄경력조회회보서를 제출하려고 해도 검찰, 법원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물론 이 지사의 해명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은 다른 후보들의 책임도 크다. 공직후보자의 전과기록 공개에 대한 국민 법감정이 모든 전과기록을 공개하라는 수준이 됐다면 차라리 공직선거법 자체를 개정해 모두 공개하는 게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 “너 없이 못 산다” 낫 들고 전처 찾아간 70대, 2심도 집유 왜

    “너 없이 못 산다” 낫 들고 전처 찾아간 70대, 2심도 집유 왜

    낫과 농약을 들고 전처를 찾아가 재결합을 요구하며 협박한 70대가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예비죄로도 기소했지만 원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문광섭)는 특수협박·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김모(7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전후해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보낸 시간이 상당하고 특히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올해 2월 1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서 한 달 전 이혼한 피해자를 만나 “회사 사람들과 동생을 죽이겠다”며 미리 준비한 낫과 농약을 꺼내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달 7일엔 “내가 왜 이혼을 당해야 하느냐, 너를 죽이러 왔다”며 피해자를 재차 협박하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그릇 등을 깨뜨리기도 했다. 이혼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던 김씨는 피해자와의 재결합을 바라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중에 “너 없이 못 산다”며 피해자에게 재결합을 종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낫과 농약을 준비한 것이라며 김씨를 살인예비죄로도 기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혼한 데 앙심을 품고 혼자 사는 여성인 피해자를 찾아가 위험한 물건을 보여주면서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낫과 농약을 소지했던 건) 재결합을 유도할 목적이었을 뿐 실제로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낫을 휘두르는 등 공격적 행위를 시도한 적이 없고 피해자 또한 살해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 재결합 요구하며 낫 들고 전처 찾아간 70대…집행유예 받은 이유

    재결합 요구하며 낫 들고 전처 찾아간 70대…집행유예 받은 이유

    낫과 농약을 들고 전처를 찾아가 재결합을 요구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문광섭 박영욱 황성미)는 특수협박·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김모(7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김씨는 지난 2월 1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서 한 달 전 이혼한 전처를 만나 “회사 사람들과 동생을 죽이겠다”며 미리 준비한 낫과 농약을 꺼내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월 7일엔 “내가 왜 이혼을 당해야 하느냐. 너를 죽이러 왔다”며 재차 협박하고, 같은 날 전처의 집에 찾아가 그릇 등을 깨뜨린 혐의도 있다. 이혼한 데 앙심을 품었던 김씨는 재결합을 바라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중 “너 없인 못 산다”며 다시 합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혼한 데 앙심을 품고 혼자 사는 여성인 피해자를 찾아가 위험한 물건을 보여주면서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낫과 농약을 준비한 것이라며 살인예비죄로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김씨가 피해자에게 겁을 주어 재결합을 유도할 목적으로 낫과 농약을 소지했을 뿐 “실제로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낫을 들고 찾아가긴 했지만 낫을 휘두르거나 하는 공격적 행위를 시도한 적이 없고 피해자 또한 살해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 사건을 전후해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보낸 시간이 상당하다”면서 “특히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씨는 재판부에 재발 방지 서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 직후 재판부가 “서약서 내용을 잘 지켜서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하자 김씨는 “하늘 끝까지 맹세하겠다”고 답했다.
  • ‘사람 사는 집보다 낫다?’…中 ‘돼지호텔’ 건설 붐

    ‘사람 사는 집보다 낫다?’…中 ‘돼지호텔’ 건설 붐

    중국에서 ‘돼지가 사는 호텔’ 건설이 한창이다.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자 빌딩형 양돈장이 빠르게 퍼지고 있어서다. ‘돼지호텔’에서 쏟아내는 돈육이 넘쳐나자 이제 중국 정부는 ‘공급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최근 중국 남부에 13층짜리 아파트형 돼지농장이 건설돼 1만 마리 이상 동시 사육이 가능해지는 등 돼지호텔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며 “이곳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공장처럼)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되고 보안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돼지의 체온을 측정하고 공기질과 소독 시스템을 관리하는 로봇도 운영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분뇨와 오수는 모두 수거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된다. 돼지호텔은 최근 세계 농업계의 화두인 ‘수직농장’의 일종이다. 수직농장은 고층 빌딩 안에서 동식물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건물 층수만 높이면 얼마든지 면적을 늘릴 수 있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엄격한 통제로 각종 전염병도 차단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아파트와 다를 것이 없고, 내부는 온도와 습도까지 자동 조절돼 ‘사람 사는 집보다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중국에서 돼지호텔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2019년부터다. 당시 중국 전역에 ASF가 퍼져 사육 중이던 돼지(약 4억 4000만 마리) 가운데 50% 정도가 살처분됐다. 돈육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고 상인들의 매점매석도 극에 달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지라의 루퍼트 클랙턴은 “이때부터 중국이 생물학적 위기를 느끼고 미국, 유럽의 축산 모범 사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인에게 돼지고기는 한국인에게 김치와 같은 필수품이다. 대부분의 중국 요리에 기본 재료로 사용된다. 돼지고기의 가격 등락이 중국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돈육 가격이 폭등하면 중국 공산당에 대한 민심이 나빠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돈육 평균 가격은 ㎏당 15위안(약 2600원)으로 지난해 6월 33.37위안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돼지호텔 등 대규모 농장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은 예상치 못한 가격 폭락에 돼지 사육 마릿수 줄이기 등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 기억하지? ‘약속의 8회’… 오늘 한일전 ‘집관 약속’

    기억하지? ‘약속의 8회’… 오늘 한일전 ‘집관 약속’

    98년 이후 올림픽 맞대결서는 모두 승젊은 투수진 선전·타격감 부활 청신호한국 선발 고영표… 일본은 야마모토오늘 져도 패자부활 통해 결승행 가능야구대표팀이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숙명의 한일전 준결승을 치른다. 일본을 잡을 한국의 선발은 kt 위즈의 에이스 고영표가 맡는다. 이 경기에서 패배해도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되는 규정에 따라 패자부활을 통해 다시 결승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 그러나 한일전은 자존심 문제다.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결승에 가지 못할 위험도 있다. 이 경기를 승리해 결승에 직행하더라도 일본이 패자부활을 통해 결승에서 또 만난다면 이겨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 기선제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일본을 꺾어야 한다. 한국은 이스라엘전에서 18안타로 11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자랑했다. 세대교체 속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했음에도 선전한 투수진과 달리 대회 초반 타격이 살아나지 않아 고민이던 대표팀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주장 김현수(LG 트윈스)가 2일 이스라엘전을 앞두고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으니 도와주자. 찬스 때 집중하자”고 독려한 것이 경기력으로 나타났다.선발은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와3분의2이닝 동안 4피안타 2피홈런 6탈삼진 4실점(4자책점)을 기록한 고영표다. 김경문 감독은 고영표의 투구에 신뢰를 보냈다. 지난 2일 연장 접전 끝에 미국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일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준결승까지 3전 3승이다. 자국에서 치르는 대회인 만큼 금메달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도미니카전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방한 오릭스 버펄로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 출격한다. 150㎞대 강속구와 140㎞대 컷패스트볼을 던지는 그는 커브, 포크볼 등 큰 각도로 휘는 변화구가 일품이다.일본을 꺾으려면 야마모토를 공략해야 한다. 야마모토는 2019 프리미어 12 한국과 결승전 8회에 등판해 이정후 등을 상대했다. 한국은 프로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한 1998년 이후 아직 올림픽에서 일본에 패한 적은 없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대회 역시 예선 라운드와 준결승에서 승리하며 9전 전승의 신화를 이뤘다. 한일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속의 8회’인 만큼 이번 대결에서도 기대할 만하다. 한일전의 중요성은 일본도 의식하고 있다. 금메달을 따려면 한국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대표팀의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한국은 경기 막판 끈기가 있고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흔들리지 않고 돌진하겠다”고 말했다. 일본도 한국과의 대결이 금메달의 최대 고비라며 종합적인 전력도 미국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 부천 정치권 “장덕천 시장은 전 시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하라” 촉구

    부천 정치권 “장덕천 시장은 전 시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하라” 촉구

    경기 부천지역 전·현직 정치권 일부가 장덕천 부천시장을 향해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용익·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해 김명원 경기도의원과 강동구 전 부천시의회 의장, 백종훈 전 부천시의원 등 5명은 3일 부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덕천 부천시장은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장 시장은 “소상공인 같은 피해업종을 두텁게 돕는 게 낫지 왜 소득격차만 더 벌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여야정 모두가 합의했는데 다시 갈등만 키우는 꼴”이라며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제5차 재난지원금 지원이 결정된 후 장 시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비난을 일삼고 있다”며 “반면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는 정부의 88% 지급에 따른 나머지 12%를 경기도와 각 시·군이 분담해 별도로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도에 건의했고 이재명 지사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이 지사와 경기도의회의 ‘10만원 재난기본소득 지원’ 정책에 대해 장 시장은 어처구니없는 부정적 의견을 표한 바 있다”면서 “시민 모두가 재난기본소득에서 제외될 뻔한 사건과 시민들의 항의를 벌써 잊은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적으로 지급했던 제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우리는 체감적으로 경험했다. 85만 시민이 부여한 권력을 가진 시장이 지방자치의 모범을 창출했던 부천시 대표라면 최소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신중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시장 개인의 잘못된 정책적 판단으로 부천에 사는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해달라”며 “다시 한 번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부천시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모든 시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목소리가 관철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재명 지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들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장 시장은 도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했다가 이 지사가 경기도 지원분에서 부천을 제외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주장을 철회한 바 있다.
  • 스가는 ‘코로나 속 올림픽’으로 재선의 꿈 이룰까

    스가는 ‘코로나 속 올림픽’으로 재선의 꿈 이룰까

    “어렵지만 최종적으로는 일본에 큰 이익이 된다. 고난을 극복하고 개최할 수 있는 건 정말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최를 3일 앞두고 지난달 22일 공개된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와중에도 도쿄올림픽을 개최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 특히 스가 총리에게 올림픽 개최는 지상 최대의 과제였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반대하는 일본 국민의 목소리가 들끓었지만 도쿄올림픽 기간 개최지인 도쿄도에 코로나19 최대 방역 조치인 긴급사태까지 선언하면서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올림픽을 열었다.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으로 평가되는 17조원짜리 도쿄올림픽에서 최소한의 경제적 이득을 내겠다는 목적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9월 말 자민당 총재 임기가 만료되는 그에게 도쿄올림픽 개최라는 ‘업적’이 필요했다. 하지만 2일 후반기에 접어든 도쿄올림픽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따라 스가 총리의 재선 가도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많다. ●스가, 지난달 재선 도전의사 공개적 밝혀 스가 총리가 먼저 넘어야 할 것은 과거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린 해에 총리가 모두 사임했다는 ‘징크스’다. 이번 올림픽에 앞서 일본에서는 세 차례 올림픽이 열렸는데 당시 재임했던 총리는 모두 올림픽 종료 후 머지않아 사임했다. 1964년 도쿄하계올림픽은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 열려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총리였던 이케다 하야토는 올림픽 개막 한 달 전 암으로 입원했고, 폐막식 다음날인 10월 25일 사임했다. 그는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1972년 삿포로동계올림픽 당시 총리는 사토 에이사쿠였다. 사토 총리는 그해 2월 올림픽을 치르고 곧바로 5월 15일 오키나와 반환을 이뤄 낸 뒤 정기 국회 폐회 다음날인 6월 17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7년 8개월을 집권한 장수 총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당시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는 “올림픽은 일본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선전하며 올림픽 개최를 발판으로 집권 연장을 꿈꿨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 5개월 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자 하시모토 총리는 선거 다음날인 7월 13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9월 30일까지로 도쿄올림픽(7월 23일~8월 8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9월 지병을 이유로 자민당 총재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물러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재로 선출된 뒤 총리가 됐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국회의원들이 총리를 선출하는 구조로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그는 지난달 17일 요미우리TV와의 인터뷰에서 “시기가 오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선에 도전할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문제는 올림픽 이후… 코로나 더 심각할 듯 스가 총리가 이처럼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관건은 도쿄올림픽과 코로나19다. 일본이 순조롭게 메달을 따면서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고 일본 국민은 올림픽 반대를 뒤로하고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시간이 흐르면 감동은 잊히고 현실의 고통이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도쿄올림픽을 즐기더라도 정부에 대한 지지는 별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도쿄올림픽 개막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정기 여론조사(7월 23~25일)에서 스가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여론조사에 비해 9% 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이 신문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특히 스가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7% 포인트 상승한 57%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방역 대책인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도 등에 역대 네 번째 긴급사태를 선언하며 음식점 영업시간 등이 제한됐고, 고통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쿄올림픽을 강행하자 일본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 이후 코로나19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21일 도쿄도의 코로나19 모니터링 회의에서는 도쿄올림픽 기간인 다음달 3일쯤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26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너무 늦은 경고였다. 도쿄올림픽이 열리자마자 코로나19 확진자는 급증해 1만 2000명대로 매일 최다 기록을 경신 중이다. ●“불 속 밤 주우려는 사람 없어”… 대응 어려워 스가 정권에 대한 민심이 흉흉하다는 것은 스가 총리를 비롯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난 4월 중·참의원 3개 선거구 재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모두 패배했고 중의원 총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됐던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마저도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의석수를 합해도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자민당 내에서 스가 총리의 얼굴로는 중의원 총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자민당이 실패를 거듭한다고 해도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여당이었던 2011년 동일본대지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혔고 이 이미지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일본 내 지배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자민당 내 누가 차기 총리가 될지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의 차기 총리 후보군에 대한 7월 여론조사에서도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각각 19%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노 행정상이 주춤한 동안 이시바 전 간사장이 급부상했다. 이어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12%, 아베 신조 전 총리 6%, 스가 총리 5%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본 정치 특성상 국민의 선호도가 곧 유력 총리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항상 그래 왔듯 자민당 내 최대 계파가 어떤 인물을 당의 총재, 즉 총리 후보로 내세우느냐에 따라 총리가 결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총재 선거를 앞두고 출마 의사를 밝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스가 총리는 임기 종료를 2개월여 앞두고 일찌감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대한 영향력이 높은 아베 전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 당내 유력자들이 스가 총리를 지지한 것을 바탕으로 ‘포스트 스가’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민당 내에서는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어렵다. 불 속의 밤을 주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며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로 알려졌다. 누가 나서더라도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스가 총리 체제로 계속 상황을 수습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일본 정치 상황에 대해 정통한 관계자는 “중의원을 임기 종료 전 해산시켜 총선거를 치른 다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자민당의 압도적인 승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고 스가 총리의 대안이 없는 데다 내년 참의원(상원) 선거도 있으니 당분간 스가 체제로 가자는 의견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스가 총리도 이러한 시나리오를 구상한 듯 요미우리TV와의 인터뷰에서 “내 임기는 정해져 있고 중의원 임기도 마찬가지”라며 “그런 가운데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 역시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 스가 총리의 연임 시나리오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큰일 낫네 윤서방”...충북 청주에도 제2의 ‘쥴리 벽화’ 등장하나

    “큰일 낫네 윤서방”...충북 청주에도 제2의 ‘쥴리 벽화’ 등장하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이른바 ‘쥴리 벽화’가 서울 종로에 이어 충북 청주에도 등장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친일파청산’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조만간 청주 쥴리의 남자 벽화 그립니다.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 같다 예감에 (아고 큰일 낫네 윤서방)’라는 글을 올렸다.이 네티즌은 벽화를 그리는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다리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공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벽화와 관련돼 혹시 모를 불상사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은 윤 전 총장 부인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쥴리 벽화’ 논란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 30일 YTN 라디오에 나와 “쥴리 벽화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안 하겠다고 캠프 내에서 의견이 모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과 청주의 ‘쥴리 벽화’ 논란으로 표현의 자유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17년 1월에도 당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전시돼 홍역을 치렀다. 표 전 의원은 블랙리스트 피해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도움을 줬다고 했지만, 6개월 당직정지의 징계를 받았다.이번에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이른바 쥴리 벽화가 발단이 됐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벽화가 등장하자, 보수 유튜버들은 벽화를 차량으로 가린 채 항의했고 야권도 맹비난을 가했다. 여권 성향 시민들은 지지방문으로 맞서기도 했다.
  • 윤석열, 전격 국민의힘 입당 왜?…‘외연 확장’ 과제

    윤석열, 전격 국민의힘 입당 왜?…‘외연 확장’ 과제

    윤석열 “불확실성 정리…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돼”사실은 조금 더 국민 의견 경청 시간 갖고 싶었어”제3지대 외연 확정 어려움, 지지율 반등 기대한 듯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8월 말 출발하는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탑승했다. 외연 확장을 이유로 입당을 미뤄오던 윤 전 총장은 “불확실성을 정리하고 8월까지 끄는 것보다 내주 휴가도 시작해서 (입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을 만나 입당 원서를 제출한 후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이 제일 궁금해하는 것이 ‘언제 입당하느냐’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도 외연 확장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사실은 조금 더 다양한 국민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면서 “입당에 대해 섭섭하고 서운하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당적을 가지고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또한 “외연 확장이라는 게 어느 시점까지(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며 “국민의힘에 대해서 미덥지 못한 국민이 계시지만, 저도 당원이 됐으니 스스로도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내기 위해서 변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외연을 확장하는 민심탐방을 마무리하지 않고 전격 입당하는 정치적 이유에도 관심이 쏠렸다. 국민의힘 경선 버스도 8월 말 출발하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입당을) 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지대 외연 확장 보다는 당의 정치적 지원을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중도 또는 진보세력을 흡수하는 것은 ‘세력’이 있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이 중도층을 겨냥해 교수들을 만나봤지만, 세력이 없기 때문에 잘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본인이 새로운 정치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제3지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입당 날짜로 피로감을 주는 것보단 빠르게 입당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지율 하락이 멈춰 선 것도 전격 입당의 요인으로 해석된다. 홍 소장은 “2~3주 전부터 가족 문제로 많은 공격을 당하면서 법률적 대응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그러다 국민의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지지율 하락도 멈췄다는 효과도 나오니 예정보다 더 빠르게 입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상승하며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오는 8월 4일 공식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 [손성진 칼럼] 홍남기의 ‘탁상머리’/논설고문

    [손성진 칼럼] 홍남기의 ‘탁상머리’/논설고문

    아무리 썩었다 해도 체육계만큼 노력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사회는 없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우승 또는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린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얻는다. 프로 골프 선수들이 일반인들은 꿈도 못 꾸는 수억 원의 우승 상금을 받지만 실제로 손바닥에서 피를 볼 만큼 연습한다. 프로야구·축구·농구 선수들의 연봉 책정에는 수치화된 개인 성적이 절대적이다. 그보다 더 공정한 평가 수단은 없다. 대중의 시선 속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결과 어느 종목이든 발전을 거듭한다. 승부에 죽고 승부에 산다고 할 만큼 이기는 것이 목표인 체육인들이지만 늘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언젠가 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겼을 때 겸손할 줄 알고 졌을 때 패배를 인정하고 패인을 솔직히 털어놓을 줄도 안다. 선수도 그렇고 팀을 이끌어 가는 감독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이겼더라도 잘못을 분석하며 다음 경기에 대비한다. 도쿄올림픽 축구 경기에서 뉴질랜드에 진 우리 축구팀의 김학범 감독은 “잘된 부분이 없다. 또 한 번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경기력 부진을 시인했다. 약속대로 한국은 루마니아를 4대0으로 이겼다. 이긴 후 이강인 선수는 “제가 한 것은 하나도 없다. 형들이 다 만들어 준 거고 저는 발을 갖다 대기만 했다”며 겸손해했다. 공직자를 체육인에 비교하는 건 억지 같지만, 우리 공직자들은 제발 체육인들을 닮으려 노력하는 시늉이라고 냈으면 좋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임대차 3법’으로 임차인 다수가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잘한 것도 아닌 잘못한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화자찬한 것이다. 정말 ‘체육인들의 발끝’만도 못한 발언이다. 부동산 실정(失政)으로 민심이 폭발할 지경인데 잘했어도 조용히 있어야 했다. 더욱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거꾸로 말하니 기가 찰 일이다. 홍 부총리의 발언이 얼마나 틀렸는지는 한나절만 현장을 둘러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서울의 어느 동네나 1년 사이에 아파트 전세금이 몇억원씩이나 올랐다. 오른 집값을 따라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임대 물량의 부족 때문이다. 임대 물량이 감소하고 전세금이 뛰는 것은 정부 정책의 탓이 크다. 전세매물이 줄어들고 갑자기 임대료가 급등한 것은 ‘임대차 3법’ 시행 직후다. ‘임대차 3법’의 핵심인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지난해 7월 31일 시행됐으니 이제 딱 1년이다. 전세 실거래가를 보면 두 부류로 나뉜다. 갱신 계약이 4억원이라면 새로 체결되는 전세계약은 7억원이다. 과연 어느 쪽이 실제 시세라고 할 수 있을까. 법을 지켜야 하기에 억지로 갱신 계약을 했다 하더라도 2년 후에는 몇억원을 올려주든가 더 못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몇 년 후면 4억원 전세는 실시세로 접근할 것이다. 탁상공론에 빠져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도 못하고 다녀 보지도 않는 게으른 공직자의 천성에 삶을 맡겨야 하는 국민이 안쓰럽다. 현장 상황에는 무지한 채 통계의 한 단면만 들여다보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하는 홍 부총리를 통해 우리 공직자들의 그릇된 모습이 드러난다. 조선의 왕들도 평민복 차림으로 최소한의 경호원만 데리고 궁궐 밖으로 나가 민심을 살폈다. 이를 미복잠행(微服潛行)이라고 했다. 고위 공직자들은 제발 카메라맨 대동 없이 변장을 하고서라도 혼자서 좀 다녀 보라. 전통시장에 가서 떡볶이를 먹고 사진을 찍는다고 민심을 알 수 없다. 어느 대통령이라도 이런 쇼 같은 시찰은 그만두어야 한다. 밖에서는 떡볶이도 잘 먹는 척하고 안에서는 고급 음식집에서 밥을 먹고 밑에서 보고하는 숫자로만 설명하려고 하니 홍 부총리 같은 엉뚱한 말을 하는 것이다. 숫자로 겨루는 공정한 경쟁도 없고 피나는 노력도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겸손하지도 않고 자랑만 하는 공직자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모자라 군림하려는 버릇을 못 버리고 있는 그들이다. 현장을 뛰어다니고 잘한 일은 스스로 감추고 잘못한 일은 기꺼이 인정할 줄 알아야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바뀔 수 있다. 어제 홍 부총리는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제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신뢰가 이미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세 번 외친 소년처럼 혼란을 줄 바에야 가만히 있는 게 낫다.
  • 北, 극심 경제난에 ‘대화 급선회’… 새달 한미훈련 겨냥한 메시지도

    北, 극심 경제난에 ‘대화 급선회’… 새달 한미훈련 겨냥한 메시지도

    북한이 갑작스레 분위기를 바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호응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측이 27일 오전 11시 청와대 공식 발표에 맞춰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것이나, 6·25전쟁 정전협정 68주년에 맞춰 발표한 것 등은 향후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북측이 손을 내민 것은 심각한 경제난과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1년 6개월 넘게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 자력갱생만으로는 더이상 버티지 못할 정도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당 전원회의에 체중을 대폭 감량한 모습으로 나와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에 미달,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된다”며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공개 인정했다. 시기적으로 볼 때 북한이 ‘적대시 정책’의 일환으로 간주하는 한미연합훈련이 다음달 예정된 만큼 남측을 움직여 미측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기를 마련해 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측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도 불구, 북측은 명분을 요구하며 대화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연합훈련이 진행되면 북미 대화는 실마리를 찾기 더 어려워진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내부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까지 대응하기에 강 대 강 구도가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통해 우호적인 대외 여건을 가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점차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차기 정부까지 고려해 유리한 정국을 조성하고자 한 측면도 엿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새 정부와 양자 구도를 다시 설정하려면 남측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고, 조 바이든 정부와는 현 정부의 기조가 이어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호응한 만큼 식량이나 코로나19 백신 등 인도적 지원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 북한분석관 출신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조심스럽지만 인도적 지원 등이 논의되지 않고선 양측에서 동시 발표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공개 언급했던 백신·식량 지원 등이 나올 수 있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조건도 물밑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보건의료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한미연합훈련 앞두고 남한에 손 내민 北…이유는?

    한미연합훈련 앞두고 남한에 손 내민 北…이유는?

    식량난에 인도적 지원 절실한 北 대화 명분 없는데 연합훈련도 부담 북미 중재할 차기 정부도 고려한 듯 북한이 갑작스레 분위기를 바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호응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측이 27일 오전 11시 청와대 공식 발표에 맞춰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것이나, 6·25전쟁 정전협정 68주년에 맞춰 발표한 것 등은 향후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북측이 손을 내민 것은 심각한 경제난과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1년 6개월 넘게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 자력갱생만으로는 더이상 버티지 못할 정도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당 전원회의에서 체중을 대폭 감량한 모습으로 나와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에 미달,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된다”며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공개 인정했다. 이번 여름 또 태풍과 수해, 가뭄 등이 발생한다면 민심 이반이 걷잡을 수 없으리라 본 것이다. 시기적으로 볼 때 북한이 ‘적대시 정책’의 일환으로 간주하는 한미연합훈련이 다음달 예정된 만큼 남측을 움직여 미측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기를 마련해 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측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도 불구, 북측은 명분을 요구하며 대화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연합훈련이 진행되면 북미 대화는 실마리를 찾기 더 어려워진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내부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까지 대응하기에 강 대 강 구도가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통해 우호적인 대외 여건을 가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통신연락선 복원과 한미연합훈련은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아울러 점차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차기 정부까지 고려해 유리한 정국을 조성하고자 한 측면도 엿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새 정부와 양자 구도를 다시 설정해야 하는데 남측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며 “조 바이든 정부 사이에서 남한이 중재자 역할을 하려면 현 정부 기조가 이어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이 호응한 만큼 식량이나 코로나19 백신 등 인도적 지원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 북한분석관 출신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조심스럽지만 인도적 지원 등이 논의되지 않고선 양측에서 동시 발표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공개 언급했던 백신·식량 지원 등이 나올 수 있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조건도 물밑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 50대 접종 모더나·화이자 차이는…델타변이 방어력 ‘모더나>화이자’

    50대 접종 모더나·화이자 차이는…델타변이 방어력 ‘모더나>화이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로 50대 접종에 화이자 백신이 병용되면서 같은 연령층이라도 누구는 모더나를, 누구는 화이자를 맞게 됐다. 27일 방역당국과 전문가 설명을 토대로 두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Q.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차이점은. A.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는 두 백신 모두 90% 이상으로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델타 변이에 대한 효과는 연구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캐나다 연구진에 따르면 델타 변이 예방률은 1차 접종 기준 모더나 72%, 화이자 56%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팀은 1차 접종시 화이자의 델타 변이 예방효과가 36%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논문대로라면 1차 접종만으론 델타 변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2차 접종을 마치면 예방률이 88%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왔다. 영국 논문은 모더나 접종 효과를 따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여러 논문을 정리해 결과,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AZ)는 10% 이내, 화이자는 10~20% 이내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얀센 백신은 델타 변이에도 예방효과가 떨어지지 않았다. Q. 화이자 1·2차 접종간격이 3주에서 4주로 변경됐는데 괜찮나. A. 방역 당국은 효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에서도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접종 간격을 6~16주까지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이자의 델타 변이 방어력이 모더나보다 떨어져 그 사이 델타 변이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Q. 이상반응은 어떠한가. A. 두 백신 모두 1차보다는 2차 접종 후 두통, 근육통, 오한 등의 증상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필러시술을 받은 사람은 모더나 접종시 얼굴부종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어 접종 후 부종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Q. 심근염·심낭염 발생률은. A. 두 백신 모두 100만건당 4건 정도로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젊은 남성에게서, 1차보다 2차 접종 후 더 많이 발생한다. 심장을 둘러싼 아주 얇은 막인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게 심낭염,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게 심근염이다. 대부분 저절로 낫지만 심근염의 경우 아주 드물게 증상이 악화해 하루이틀새 쇼크에 빠질 수 있다. 사망률은 2% 이내로 낮다. 공통 증상은 가슴 통증이다. 숨을 들이마시거나 자세를 바꿀 때, 기침을 할 때 통증이 생기면 심낭염을 의심할 수 있다. 심근염이 생기면 심장 근육이 부어올라 펌프질 기능이 약화하고 두근거림과 호흡곤란이 온다. 백신 접종 후 4일 내 이런 증상이 생기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창업자의 노동시간만큼 직원들 노동시간에도 ‘가치’ 부여해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창업자의 노동시간만큼 직원들 노동시간에도 ‘가치’ 부여해야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직후 자신이 세운 항공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의 첫 유인비행 때 탑승을 자처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 모험으로 그가 받은 관심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올해 초 아마존이 물류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을 총력 저지한 이후, 뉴욕타임스가 팬데믹 기간 중에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벌어진 일을 탐사 취재한 기사를 내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상태였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10분에 불과한 우주여행을 하면서 마치 거대한 업적을 이룬 듯 껄껄 웃는 모습을 (다소 과장되게) 연출했으니 사람들이 좋게 보기 힘들었다. 베이조스는 온라인 매장과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물류 부문에서 혁신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그뿐 아니라 많은 실리콘밸리의 갑부가 한때는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나 시도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들이다. 회사가 망할 위기를 여러 차례 극복해 가며 지금의 대기업을 만들어 냈다면 그들의 업적은 좀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번 돈으로 우주여행 좀 하겠다는데 꼭 비판을 해야 할까? ●노동자를 보는 창업자의 시각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받는 비난의 핵심이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사회를 분열시켰다는 데 있다면, 베이조스가 받는 비난은 대부분 아마존의 노동 환경에서 비롯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뉴욕타임스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노동자는 천성적으로 게으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그의 사고방식이 현재 아마존의 노동자를 감시하고 대하는 방식에 반영돼 있다고 한다. 물론 그도 모든 노동자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시급을 받는 물류, 배달을 담당하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변변한 사무실도 없이 차고에 간이책상을 놓고 밤새워 일했던 경험을 가진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에게는 시급 노동자들이 대충 시간을 때우면서 할당된 작업량만 간신히 채우는 모습이 게으르게 보일 수 있다.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금도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퇴근을 하지 않고 밤을 새워 일하다가 공장에서 간이침대를 깔고 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최단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뤄 낸 한국도 더하면 더했지 다르지 않다. 한국 대기업의 창업 1세대들이 거의 예외 없이 아침형 인간이었다는 얘기는 국민 모두가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정주영은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밥을 먹고 6시에 걸어서 집을 나섰으며, 회장 시절에는 “아침에 해가 빨리 뜨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로 유명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 정부의 주 52시간 정책을 비판하며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일 이후에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배경에는 세상에는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생각이 존재한다. 대기업도 만들지 못한 기술을 만들어 내고, 이미 포화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려는 스타트업이 정시 출퇴근으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건 분명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새로운 시도에는 비범한 노력과 엄청난 양의 노동시간이 필요하다. ●노동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 혹은 노동도 다 똑같은 게 아니다. 예전에 미국의 한 코미디언은 “인류가 이뤄 낸 엄청난 업적들은 전부 노예노동의 결과”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미국의 대륙횡단 철도는 대부분 노예나 노예노동에 가까운 희생을 통해 만들어졌고, 심지어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꾼 아이폰도 중국의 젊은이들이 형광등 밑에서 밤을 새워 집중적으로 노동을, 그것도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임금을 받아 가며 일한 결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그런 공장에서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생기자 건물에 그물을 설치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런데 만약 그런 중국의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 노동자들을 사용해 만들 경우 지금 가격의 2배가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최신 스마트폰의 가격이 100만원을 넘자 충격을 받았고, 애플을 비롯한 제조사들은 저가의 폰을 함께 선보였지만, 만약 중국의 저가 노동이 없어 스마트폰 가격이 처음부터 200만원을 넘었다면 애초에 스마트폰이라는 산업 자체가 생겨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 성장도 마찬가지다. 정주영, 이병철 같은 사람이 아무리 새벽에 일어나 사무실에 출근했어도 현장에서 몸을 상해 가며 저임금으로 일한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을 기적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치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창업자들의 노동은 당장은 힘들어도 성공하기만 하면 훗날 수천, 수만 배로 돌려받을 수 있는 노동이다. 반면 그들의 ‘성공 플랜’에 반드시 필요한 노동력은 오늘, 이번 달에 일한 대가를 받는 것으로 끝이다. 그렇다면 후자의 경우 직원들이 일을 최대한 적게 하고 정해진 임금을 받아 가는 것은 베이조스의 생각처럼 게으른 것이 아니라 똑똑하고 경제적으로 현명한 행동이다. 윤 전 총장은 일주일에 120시간을 바짝 일하고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건 현행법상 불가능한 게 아니다. ‘탄력근로제’를 사용하면 6개월 동안 일한 시간의 평균을 내어 주 52시간을 적용할 수 있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그야말로 간이침대에서 잠만 자고 일주일에 120시간을 일한 후에 윤 전 총장의 말처럼 “맘껏” 쉬면 된다. 문제는 그렇게 “바짝 일하고 맘껏 쉴 수 있게” 해 주는 기업이 한국에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주52시간제를 비판하기 전에 일부에서 하는 “실리콘밸리에도 없는 주52시간제”라는 비난은 문제의 핵심을 비껴 간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업무 관행과 노동 환경이 주52시간제를 낳은 것이지, 한국의 테크업계가 실리콘밸리와 같은 대우를 해주는데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만들어 낸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성공한 테크기업에 판교에 입주할 기회를 준다. 판교에 입주할 기회는 결국 장래 가치가 오를 부동산을 장만하게 해주는 거다. 그런데 좀 성공했다 싶은 기업들이 판교에 큰 사옥을 지으면 하는 일이 있다. 유럽 열차의 좁은 침대칸, 혹은 닭장 비슷하게 생긴 침대들이 가득한 ‘야근 직원 숙소’를 만드는 것이다. ‘어차피 야근을 해야 하니…’라는 마인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화, 그걸 ‘직원을 위한 배려’라고 자랑할 만큼 무감각한 고용주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들고 나온 궁여지책이 주52시간제일 뿐이다. 궁여지책은 문제가 많은 방법이고,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말 그대로 궁한 나머지 들고 나온 것이고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만들어 낸 방법이다. 그러니 “창의력이 뛰어나지 않은 정부와 공무원이 나설 때까지 기업들은 직원들의 삶을 챙겨 주기 위해 뭘 했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갑부 창업자와 부자 노동자들이 모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주52시간제 같은 제도가 필요 없다. 이런 후진 제도는 창업자는 거대한 빌딩을 소유하고, 노동자에게는 그 빌딩 안에 야근용 침실을 만들어주는 후진 문화에서 필요한 거다. 최근 중국에서는 20대 이하의 젊은이들 사이에 ‘마오쩌둥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을 일한다고 해서 ‘996 근무제’라 불리는 시스템하에서 아무리 일을 해봤자 저임금 노동자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알리바바의 마윈처럼 테크기업의 갑부 창업자들만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들이 20세기 초에 자본가들을 비판하며 공산당을 세운 마오쩌둥의 저서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중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그들에게는 21세기에 들어와서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의 빅테크는 더이상 자랑스런 존재가 아니다. 덩샤오핑 이후로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듯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들에게 돌아온 것은 긴 노동시간과 형편없는 삶의 질밖에 없더라는 자각이 생긴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 “35세까지 가난하면 그건 당신 책임”이라는 마윈의 말이 중국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댕기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 사람들이 게을러져서 끝난 게 아니라, 그들이 하는 노동에 충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끝난 거다. 직원들이 야근용 침실에 감사하기에는 창업주의 건물이 너무 빛나기 때문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영남후보론 vs 호남대망론… 李·李 ‘제로섬 게임’에 발목 잡히나

    영남후보론 vs 호남대망론… 李·李 ‘제로섬 게임’에 발목 잡히나

    이재명 “직접 판단을” 백제발언 파일 공개이낙연, 광주 찾아 “지역주의 소환 안 돼”민주 “네거티브 경쟁에 역효과만” 우려“확장력과 연계… 공방 계속될 것” 전망도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양강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해묵은 지역주의를 꺼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의 이 지사는 ‘영남후보론’을,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대표는 ‘호남대망론’을 주장하며 싸우는 형국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두 후보가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주의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두 후보의 싸움이 커질수록 네거티브 경쟁이 격해져 전체 파이가 작아지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 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백제 발언’ 관련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직접 듣고 판단해 달라”고 나섰다. 이 지사는 녹음파일에서 지난해 전당대회 상황을 설명하며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며 “당시 보니 이낙연 대표는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은 사실상 민주당의 성공 방정식으로 통하는 ‘영남후보론´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출신 후보로는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영남 후보론의 요지이다. 민주당이 배출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PK(부산·경남)로 영남 출신이다. 이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성공했는데 절반의 성공이었다. 충청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이 전 대표에게는 ‘호남대망론’이 있다. 70만명에 달하는 민주당 권리당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호남에 몰려 있는 만큼 호남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민주당 본선 후보가 되기 어렵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를 방문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까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얼마나 힘겹게 싸워 왔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며 “지역주의를 소환할 수 있는 어떠한 언동도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영남후보론’과 이 전 대표의 ‘호남대망론’이 부딪쳐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충청 의원은 “이 지사는 TK라는 점이, 이 전 대표는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각각 장점인데 뭐가 더 낫냐고 싸우는 것은 팀킬에 불과하다”며 “대선에서는 결국 수도권 표심을 잡아야 하는데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진정책을 펼치면서 지역 구도를 타파한 민주당에서 지역주의 이슈는 폭발력이 세지 않다”며 “누가 더 이념 확장성이 있느냐가 승부를 좌우한다”고 봤다. 반면 지역주의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후보 간 네거티브 경쟁이 격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보다는 약해졌지만 지역주의에 영향을 받는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수준”이라며 “1·2위 후보가 각각 영남·호남을 대표하는 만큼 지역주의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역주의가 결국 선거에서 많은 표를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민주당은 경선에서 호남표를 얻어야만 승리할 수 있고, 지역주의는 확장력 문제와 연계돼 있어 후보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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