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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 초등생딸도 성폭행 살해

    고향 후배의 초등 5년생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등 3개월 사이에 3명의 여자를 연쇄 살해한 뒤 암매장한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 서부경찰서는 14일 김모(39·무직·청주시 흥덕구)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5일 오후 10시쯤 충북 진천에 사는 후배 최모(31)씨의 딸(13)을 유인,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성폭행한 뒤 살해, 진천군 백곡면 베티성지내 야산에 암매장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 최씨 집에 놀러 갔다가 가족들의 눈을 피해 딸을 납치,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김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8일부터 몇 차례 성폭행했는데 딸이 ‘아빠한테 알린다.’고 해 목졸라 죽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틀 전인 지난 3일 오후 2시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호프집에서 이 집 주인인 내연녀 박모(48)씨가 “웬 국제전화를 그리 많이 쓰느냐.”고 핀잔을 주자 둔기로 박씨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한 뒤 4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년친구 초등생 딸 사업원한 납치살해

    사업을 망하게 했다며 초등학교 동창의 딸을 납치, 살해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피해자가 살해되기 전 이들 중 한 명이 검문에서 적발돼 경찰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수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3일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34)씨의 딸(8·초등학교 1년)을 살해한 노모(33)·정모(33)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3시30분쯤 강동구 상일동에서 음악학원에 가는 김양에게 접근,“아버지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삼촌”이라며 차에 태워 납치했다. 노씨는 김양을 경기도 이천시로 데려가 목졸라 살해했으며 정씨는 김양 부모에게 9차례 협박전화를 걸어 1억 5000만원을 몸값으로 요구했다. 노씨는 김양 아버지와 초등학교 동창으로 3년 전 김씨로부터 5000만원을 빌려 조명기기 판매점을 열었다 빚을 지고 도피했으며 “김씨 때문에 사업이 망했다.”고 원망해오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노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가게를 빼앗다시피 해 아버지가 이를 수습하다가 결국 돌아가셨다.”고 진술했다. 노씨와 정씨는 2년 전 전북 익산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다 친해졌으며 지난달 초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중전화 발신지 근처 은행 현금지급기 폐쇄회로(CC)TV에서 이들의 인상 착의를 확인, 인천의 한 PC방에서 붙잡았다. 한편 경찰이 용의자를 찾기 위해 탐문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정씨를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정씨는 경찰에서 “친구와 술 약속이 있어 가는 길”이라고 둘러댔고 이를 증명하겠다며 경찰 앞에서 노씨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암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화를 받은 노씨가 발각된 것으로 알고 김양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씨는 “전화를 받은 직후 정씨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직감, 휴대전화를 끄고 이천시의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숨어 있다 소리를 지르며 우는 김양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는 “공중전화를 찾아다니다 주차된 자동차에서 정복 경찰관이 사복으로 갈아 입고 내려 공중전화 부스를 주시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챘다.”고도 말해 수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애초 노씨는 김양의 부모가 지목한 용의자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서 “김양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정씨의 인적사항을 기록해 놓은 것이 노씨 등을 검거하는 단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라크서 피랍 佛여기자 석방

    |파리 AFP 연합|지난 1월 이라크에서 납치됐던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의 플로랑스 오브나 기자가 피랍 5개월여 만에 풀려났다고 프랑스 외무부가 12일 밝혔다. 함께 납치됐던 이라크인 통역 후세인 하눈 알 사디도 석방됐다. 오브나 기자의 가족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오브나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프랑스 국민들이 나눴던 157일간의 긴 고통이 끝났다.”면서 “오브나 석방을 위해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을 한 관료들과 군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TV 방송을 통해 밝혔다. 리베라시옹에서 18년 동안 일해온 오브나 기자는 1월5일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
  • 전쟁 미망인들이 구했다

    |카불 외신|지난달 1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단체 ‘케어 인터내셔널’의 요원으로 일하다 납치돼 3주 만인 9일 풀려난 이탈리아 여성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10일 귀국길에 올랐다. 라트풀라 마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그녀가 석방됐고 전화로 어머니와 통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칸토니가 어디서 어떤 경위로 석방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몸값을 지불하지도 않았고 아프간 정부가 납치범들에게 그녀의 석방을 위해 양보를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 국민과 칸토니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던 미망인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부족 대표 및 이슬람 지도자들이 합심해 납치범들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특히 칸토니가 2003년 9월부터 1만여명의 아프간 전쟁 미망인들과 자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일해 오면서 그녀의 도움을 받은 여성들이 여러 차례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던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라 레푸블리카,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들은 아프간 정부가 칸토니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납치범인 테무르 샤의 어머니를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신문들은 샤가 저지른 다른 납치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샤의 어머니가 지난 8일 풀려나 카불의 한 아파트에서 칸토니와 교환됐다고 전했다.
  •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동성간 결혼이 인정되고 법적 보장이 강화되는 등 구미지역에선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성애자의 ‘커밍 아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합법화한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전세계 동성애자들의 처지를 살펴봤다. 국민투표로 스위스의 동성 부부는 연금, 재산상속, 조세 등에서 다른 이성 부부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단 입양 권리만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스위스도 과거엔 동성애자들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올 65살인 마틴 프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1970년대를 회고하며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을 감시하는 풍기 단속 경찰관까지 있었다.1968년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번져 나가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가 확산됐고,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반정부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운동으로 전환됐다. ●영국 엘튼 존도 동성연인과 결혼계획 미국은 지난해 동성결혼 허용문제로 시끄러웠다. 각 주마다 동성결혼의 법적허용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청교도 전통이 남아있는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주에 소도미법(Sodomy Act·비역법)이 있어 구강과 항문을 이용한 성적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했었다.2003년 소도미법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동성 커플이 ‘세속 결합’(Civil union)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된다.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개 주는 세속 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12월5일부터 동성간의 세속 결합이 허용된다. 가수 엘튼 존도 이 법률에 따라 11년간 연인으로 지낸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0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고,2003년 벨기에가 뒤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 게이 부부의 입양까지 허용한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는 동성 커플의 ‘이민 천국’이다. 새 이민법은 일년 이상 ‘안정되고 진실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명만 있다면 이성 부부든 동성 부부든 상관없이 이민 자격 심사를 한다. 호주 이민법은 동성 커플을 결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정 계획도 없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이민법은 동성커플을 인정하나 이성커플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게이왕국 태국엔 동성애 단체 없어 아시아는 동성애자의 권리가 아직 유럽이나 구미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중국의 경우 4년 전까지 동성애가 정부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규정됐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숫자를 8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유엔은 실제 숫자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사례 가운데 11%는 남성간 동성애로 인한 것이다. 태국은 ‘모순된 게이왕국’이다. 크루즈바, 호스트바, 사우나, 마사지숍, 커피숍, 카바레 등 게이를 위한 장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왕국에 게이 잡지는 없고, 게이 정치인이나 게이 언론인도 없다. 어떤 동성애 단체도 없으며 게이 서점도 없다. 일본은 사무라이가 숭앙받던 전국시대에 동성애가 성행했으나 현재 동성애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60∼70년대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되었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은 거의 없었다. 일본 역시 게이가 살기에 쉬운 환경은 아닌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게이커플 겨냥 대리모 급증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부모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를 갖는 게이 커플이 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동성연애자의 결혼을 허용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4개 주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지만 ‘부모’가 되고 싶은 게이 커플들의 강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입양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제약이 많아지면서 게이 커플에게는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안으로 대리모를 찾는 게이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게이 커플에게 아이를 낳아준 대리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 대리모를 주선해주는 기관이나 법률회사 6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게이 커플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로잉 제너레이션’이란 대리모 주선단체는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게이 커플이 지금까지 300명이 넘으며,1998년 4명에서 지난 17개월동안 10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의 대리모들은 대부분 익명 기증자의 난자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수정란을 이식받아 임신하며 출산비용을 빼고 한 번에 2만달러(약 2000만원)를 보수로 받는다고 전했다. 어지간한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모들의 주요 고객은 의사·변호사·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게이 커플이다. 게이 커플을 기피해왔던 대리모들도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 부부에 비해 정신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불임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한 불임 여성들은 대리모들에게 일종의 질투와 절망감, 무관심 등의 반응을 보인다. 대리모들은 임신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상실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게이 커플의 경우 대체로 정서적으로 대리모와 친숙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게이 커플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일치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숙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시아의 동성애 핍박 사례 “파트너를 못 본 지 한달이 넘었어요. 삶이 예전같지 않아요.”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남아시아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라며 인도 레즈비언 커플 우샤 야다브(20)와 실피 굽타(22)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강사로 일했던 야다브는 일년전 굽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야다브는 “나는 다르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남성에게는 한번도 친근함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의 부모가 굽타를 결혼시키려 하자 이들은 함께 도망쳤다. 굽타의 부모는 야다브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했고, 치안 판사는 레즈비언 커플에게 부모한테 돌아갈 것을 명했다. 이제 굽타는 한달 넘게 집에 갇혀있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야다브와 굽타가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이 그들이 사는 알라하바드에서 동쪽으로 150㎞떨어진 칸푸르에서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이 이 레즈비언 커플을 각각 남성에게 결혼시켜 떼놓으려 하자 절망에 빠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인도의 법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성 결혼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민주적 권리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란 것이다. 야다브는 “자살을 시도한 소녀들은 겁쟁이예요. 굽타와 나는 훨씬 강하지요. 굽타가 결혼을 강요당하더라도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리의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인도의 레즈비언 커플들이 강요된 결혼으로 고통받는 동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겨우 4년전이다. 중국의 게이 활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성애자인 실비아(23·가명)는 “인터넷이 없을 때는 동성애자들은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게이란 것을 밝힌 뒤 15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었 던 베이징 영화 학교의 추이 젠 교수는 “모두 똑같아야 하는 획일적인 중국 사회에서 게이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적으로 거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에 대한 강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중국 남성 대학생의 16%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는 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부에선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중이지만, 전인대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비텔로니(EBS 오후 1시40분) 페데리코 펠리니는 전후 이탈리아 영화감독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로 현대 영화계의 거장이다. 이 작품은 그의 초기 대표작이다. 펠리니는 1950년 알베르토 라투아다와 공동 연출한 ‘바리에테의 등불’로 데뷔한 뒤 1989년 ‘달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약 40년 동안 20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네오리얼리즘에서 출발했고,70년대까지 폭넓은 예술 경향들을 대표해 왔다. 발표하는 영화마다 특별한 주제와 양식을 추구하며 새로운 영상언어를 탐색한 작가로 평가된다. 모랄도(프랑코 인테르렝기) 리카르도(리카르도 펠리니) 레오폴도(레오폴도 트리에스테) 파우스토(프랑코 파브리치) 알베르토(알베르토 소르디)는 이탈리아 리미니에 사는 30대 청년들. 매일 할 일 없이 바에 모여 여자에 대한 이야기나 사치스럽게 돈을 쓰는 것 등 소위 ‘농담따먹기’로 시간을 때운다. 어느날 파우스토가 모랄도의 누이가 임신을 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며 성구(聖句)를 파는 상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이들의 삶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모랄도는 자신이 사는 곳이 너무 촌스럽다는 생각에 친구들을 멀리하게 된다. 한편, 파우스토는 사장 부인과 위험한 관계를 맺게 되고, 이를 산드라에게 들키고 만다. 파우스토는 산드라에게 용서를 빌러가는데….1953년작. 약 16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네임리스(SBS 밤 1시25분) 스페인 출신 자움 발라구에로 감독의 장편 데뷔작. 브뤼셀 팬터지 영화제 대상, 판타스포트토 영화제 감독상 수상 등 전 세계 공포 영화제를 휩쓸었다.2000년에는 부천 국제팬태스틱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국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는 램시 캠벨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발라구에로는 2003년 영화 ‘피아노’의 아역배우 출신 안나 파킨이 주연한 공포물 ‘다크니스’로 할리우드에 입성하기도 했다. 5년 전에 딸이 납치된 뒤 살해된 것으로 믿었던 클라우디아는 절박한 목소리로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딸의 전화를 받는다. 딸이 말한 장소를 찾아간 클라우디아는 딸이 살아있으리라는 심증을 품게 된다. 그녀는 당시 사건을 맡았던 은퇴한 형사 마세라를 찾아가고, 기자이자 초자연 현상 전문가인 퀴로도 이 진실 찾기에 동참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사건이 나치 대학살과 1960년대 런던의 오컬트 열병을 지나 현재에 이르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1999년작. 약 110분.
  • 케네디 암살배후·줄리메컵 행방은

    워터게이트 사건 제보자 ‘딥 스로트’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33년 만에 풀렸지만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암살한 리 하비 오스왈드가 과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42년이 흐른 지금까지 안개 속에 있다. BBC 인터넷판은 2일(현지시간) 언론과 수사기관의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상이 드러나지 않은 10대 의혹사건을 소개했다. 범행 직후 텍사스주 댈러스의 3층 건물 꼭대기에서 검거된 오스왈드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한 경찰관이 이틀 만에 그를 쏴죽임으로써 진실은 묻혀 버렸다. 당시 경찰은 그에 대한 신문기록을 전혀 남겨 놓지 않았고 이 경관 역시 의문의 의사로부터 주사를 잘못 맞아 오스왈드가 이틀 동안 머문 방에서 죽었다. 79년 상원 조사위원회는 경찰 오토바이의 마이크로 우연히 녹음한 4발의 총성을 분석, 다른 곳에서 발사된 1발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67년부터 미국 운수노조를 이끌었던 노조 마피아의 대명사 제임스 호파(당시 62세)가 75년 디트로이트의 한 레스토랑에서 갑자기 종적을 감춘 이유와 아직까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것도 의혹으로 남아 있다. 94년 5월 총선 출마 직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그래니타 식당에서 노동당내 라이벌 고든 브라운을 만나 무슨 말을 해서 총리직 양보를 이끌어냈는지도 영국정치의 미스터리로 꼽힌다. 제조사의 극소수 간부에게만 전해지는 코카콜라의 제조비법도 여전히 수수께끼다. 조지아주의 한 은행에 비전(傳)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또 83년 브라질 축구협회가 도난당한 줄리메컵이 20년 넘게 암시장에조차 나오지 않은 것도 10대 미스터리에 들었다. 이밖에 ‘해리포터’ 시리즈의 다음 편에서 어떤 등장인물이 죽을 것인지,74년 11월 런던 자택에서 갑자기 사라진 루칸 백작의 행방,90년대 초반 90명의 노파를 살해한 민스테드의 성폭행범 정체,83년 아일랜드공화국군(IRA)에 의해 납치된 뒤 시체를 못 찾은 종마 세가르,77년 미국의 마술사 해리 블랙스턴이 과연 어떤 방법으로 멀쩡한 부표등을 사라지게 만들었는지 등이 대표적인 미스터리라고 BBC는 꼽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위대한 샤프트(EBS 오후 11시40분) 1963년 시드니 포이티에가 흑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영화 ‘들에 핀 백합’을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영화에서 흑인 배우가 본격적인 주연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검은 더티 해리’로 불리는 ‘위대한 샤프트’는 1970년대 대표적인 ‘블랙스플로레이션’ 영화로 흑인이 백인을 보조하는 역할이 아닌, 당당한 영웅으로 떠오르게 하는 물꼬를 튼 작품이다. 흑인 관객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백인 관객들로부터도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60∼70년대 흑인 인권운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또 아이작 헤이스의 주제 음악도 유명하다. 연출을 맡은 고든 파크스도 할리우드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감독으로 기록됐다. 파크스와 주인공 리처드 라운트리는 2000년 새뮤얼 잭슨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동명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뉴욕 할렘가의 사립탐정 존 샤프트(리처드 라운트리)는 암흑가 두목 범피(모제스 건)로부터 납치된 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흑인에게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샤프트는 오히려 뉴욕 경찰조직 내에서는 상당히 인정을 받고 있는 인물. 그는 이 사건의 배후에 백인 갱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1971년작.11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K-19(KBS2 오후 11시5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전 부인으로도 유명한 캐슬린 비글로가 연출한 작품.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여 감독 가운데 첫 손에 꼽힌다.1990년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여자 경찰로 나왔던 ‘블루 스틸’이 기존과는 다른 능동적인 여성 액션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1991년에는 페트릭 스웨이즈와 키아누 리브스가 열연을 펼쳤던 ‘폭풍 속으로’를 통해 수많은 팬들을 확보했으나 SF ‘스트레인지 데이즈’(1995)가 흥행에 실패하며 주춤했다.‘K-19’도 물량 공세에 비해 흥행과 비평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조 과정부터 사고가 많아 ‘과부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었던 실존 핵잠수함의 실화를 그렸다.1961년 냉전 시대. 소련 최초의 핵잠수함 K-19이 출항한다. 항해 도중 노르웨이 해안 근처에서 원자로 냉각기가 고장난다. 인근에 나토 기지가 있기 때문에 원자로가 폭발하면 자칫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극한 상황. 함장 알렉시 보스트리코브(해리슨 포드)와 부함장 미카일 폴레닌(리암 니슨)은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하는데….2002년작,131분.
  • 日소설 ‘반도에서 나가라’ 저자 무라카미 류 이메일 인터뷰

    북한의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 인구 100만의 도시를 전격 점령한다. 그러나 점령은 잠시, 일본의 부랑 청년들이 이들을 격퇴한다. 언뜻 황당무계해 보이는 가상소설 ‘반도에서 나가라’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독자층이 넓고 최근 두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 ‘도쿄 데카당스’를 연출한 무라카미 류(村上龍)의 최신작이다. 일본 출장 중이던 기자는 그를 만나보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그는 콘서트의 연출을 위해 쿠바에 가 있었다.“이메일 인터뷰는 어떻겠느냐.”는 출판사 제안에 아쉽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더니 며칠전 그로부터 회답이 왔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 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 그가 왜 이런 작품을 쓰게 됐는지, 그 궁금증에서 이 인터뷰는 마련됐다. 이 소설을 쓴 계기는. -한마디로 말할 수 없으나, 어쨌건 여러 의미에서 필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구상했나. -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 북한 핵이 동북아시아에서 큰 문제가 돼있지만, 소설을 쓸 때부터 그런 예감은 있었나.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는 소설 구상 때부터 예감이라기보다는 이미 현실화되어 있었다. 소설은 일본 경제가 파탄나고,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는가. -일본 경제는 반석 위에 있지 않다. 국가재정은 더욱 취약하고 위기적인 상황이다. 북한에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의 반란군을 소재로 한 이유라면. -반(反)김정일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단 그것은 아마도 강경파 장군에 의한 것이지 민주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반란군을 소재로 삼은 것은 정규군이라고 하면 단순한 국가간의 전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 반란군이 일본에 침입한다면 일본, 나아가서 미국이 반드시 대응을 하겠지만, 이런 과격한 소설을 구상한 것은 왜인가.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때 그때 미·일 관계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난 지금 미·일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존경심이 없다. 한국에서 이 소설이 번역 출판된다면 한국 독자로부터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반발은 일본에서도 있었다. 어떤 소설이라도 반발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반발의 내용에까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반란군으로 나오는 인물이나 북한의 습관 등을 읽으면 상당히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준비를 했는가. -기간으로 치면 2년이다. ▶서울에서 탈북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는데, 어떤 탈북자에게서 들었는가. -그분들과의 약속 때문에 그것은 비밀이다. 반란군(고려군)을 물리치는 것이 일본 정부도, 영웅적인 인물도 아닌 세상에서 튕겨져 나온 젊은이들이다. 그들을 고려군에게 대항시킨 것은 어떤 뜻이 있는가. -(소설의)테마 그 자체와 비슷한 것이라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다. 그런 뜻은 모두 소설에 담겨져 있으므로 독자들이 각자 느끼면 될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놓여있는 상황은. -한마디로 얘기할 순 없지만, 한가지를 들자면, 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제력이라는 점이다. 소설에서는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일본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지는 것으로 묘사돼 있는데, 지금의 미·일 관계를 보면 일본은 완전히 미국 추종형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지금의 미·일은 진정한 신뢰가 아니라 ‘추종하는 것’으로 묶여져 있어서 그 관계가 무너지는 것도 간단하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핵·납치문제 등으로 암초에 부딪쳐 있는 상황이다. 양국이 수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교정상화 보다 납치문제의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통해 일본과 일본인이 ‘미적지근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미적지근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고도성장을 달성한 뒤부터다. 정치인, 그리고 일부 매스미디어를 한심한 모습으로 등장시키고 있지만 현실도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대북 문제에 관한 일본 언론의 보도자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심한 게 아니라 국제적 위기에 익숙해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언론은 ‘현재(現在)’를 정확히 전달할 패러다임을 갖고 있지 않다. 소설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불과 6년 뒤의 일이다. 굳이 북한 반란군의 일본 점거라는 설정이 아니더라도 그런 위기가 가까운 미래 일본에 찾아 올 것으로 보는가. -신(神)이 아니고서는 그건 누구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10년 후의 일본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또한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10년 후의 일본은 일본인의 행동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일본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외국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가는 것 이외에는 달리 없다고 본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반도에서 나가라’ 무슨 내용 때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 뒤의 2011년. 달러의 폭락, 패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團塊·단카이 세대)에 줘야 할 퇴직금의 지급 불능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일본의 지방채·국채가 대폭락하게 된다. 일본 국민의 예금이 동결되고, 소비세는 17.5%로 껑충 뛰어오른다. 재정은 파탄에 빠져들어가고, 일본의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해 가는 정세 속에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작전명 ‘반도에서 나가라’이다. 그해 4월, 반란군을 가장한 북한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한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 9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는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규슈 후쿠오카 돔을 무력점거하고 3만명의 관중을 인질로 삼는다.484명의 후속부대가 특별수송기에 실려 들어오고, 후쿠오카시는 이들에게 접수된다. 점령군으로서 이들은 시의 정치·경제·사회를 장악하고 통치를 시작한다. 북한이 이들을 정규군이 아닌 반란군으로 가장시킨 것은 작전의 성패에 관계없이 국제사회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위장술이었다. 작전의 목적은 초강대국 중국과 미국 사이의 동북아 완충지대를 한반도에서 일본의 규슈로 옮기겠다는 데 있었다. 고려군(高麗軍)으로 자칭하는 이들은 후쿠오카시에서 가혹한 통치를 펼친다. 미국조차 등을 돌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 정부는 인명을 중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후쿠오카를 봉쇄한다. 사실상 후쿠오카를 버린 셈이다. 그렇지만 고려군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친다. 이른바 사회의 틀에서 튕겨져 나간, 사회 부적응 청년들이 항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독충사육·사제폭탄·군사 마니아와 같은 상식과는 거리가 먼 ‘주변부’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대항 테러를 개시하고, 고려군을 열도에서 몰아내는 것으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저자의 의도는 이 소설은 나종일 주일대사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고 할 만큼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라는 설정을 통해 일본 사회를 다중적인 시각에서 진단한 일종의 정치소설이기도 하다.29년에 걸친 작품생활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발상·설정이 대담하고, 작년 서울에서 탈북자 10여명을 만나 취재하는 등 치밀한 조사에 바탕을 둔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그러나 북한 특수부대의 일본 침투→가혹한 점령통치→궤멸이라는 상황설정 때문에 우리에게는 께름칙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읽기에 따라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 속에서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는 일본이 가까운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를 인식하고 대오각성, 대단결해야 한다는 내셔널리즘적 메시지가 소설의 이면에 숨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두꺼운 독자층을 자랑하는 무라카미 류이지만 주변국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점,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이 소설의 번역본을 곧 우리 서점에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책을 펴낸 일본의 겐토샤(幻冬舍)측은 “현재 몇몇 한국 출판사가 교섭을 하고 있으나 아직 출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소설은 원고지 1650장 분량. 핵위협, 일본인 납치문제로 ‘최대의 적’이 돼버린 북한을 소재로 한 점,“무라카미가 썼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상권 29만부, 하권 21만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있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무라카미 류는 누구 ▲1952년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 출생, 본명 무라카미 류노스케 ▲무사시노 미술대학 중퇴 ▲대학 재학중인 76년 첫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群像)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 ▲저서로는 ‘코인로커 베이비즈’‘사랑과 환상의 파시즘’,‘토파즈’,‘5분후의 세계’ 등이 있다.
  • ‘식민지배 잘못’엔 공감 강제병합 여부엔 이견

    ‘식민지배 잘못’엔 공감 강제병합 여부엔 이견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의 성과는 양측의 뻔한 기존 주장 재확인에 그쳤다. 위원회 탄생 자체가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양국간 정치적 흥정의 결과물이었고, 양국 모두 민족주의적 시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임나일본부설 고대사를 다룬 1분과의 주요 쟁점은 왜군이 한반도 남부에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임나일본부설’이었다. 한국측은 4∼6세기 왜군은 백제나 가야의 원군 수준에 그쳤다고 주장한 반면, 일본측은 왜군이 한반도 남부에서 군사활동을 했고 동시에 이 지역에 대한 지배의사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양측 모두 치열한 사료전쟁을 벌였지만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일본서기’에 기초한 임나일본부설은 부인됐다고 공동위원회는 밝혔다. 그러나 연구기간이 짧아 고대 한·일관계사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못하다는 단서가 붙었다. ●조선시대 한·일외교와 임진왜란 중·근세사를 다룬 2분과의 쟁점은 임진왜란을 포함한 조선시대 한·일 관계였다. 한국측은 조선전기에는 왜구에 대한 징벌이 있었고 후기에는 ‘통신사’를 통해 어느 정도 물꼬를 터주었다고 주장했다. 임진왜란에 대해서는 양국간 인식 차이가 있는 만큼 전쟁의 참혹함을 경계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측은 조선전기에 이미 동아시아 교역권이 존재했고 후기에는 ‘통신사’가 있었는데 일본은 이를 조공사절로 이해했다고 반론을 폈다. 임진왜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에 대한 정벌욕구와 조선에 불리하게 돌아간 정보의 실태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뒀다. ●식민시기 전후사 한국과 일본 연구자 모두 식민지배가 잘못됐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달랐다. 한국측은 자주국 조선이 강제적으로 일본에 병합당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일본측은 조선은 청나라의 조공국에 불과했고 청일전쟁의 승리로 동아시아에 근대적 질서가 도입됐다고 주장했다. 또 병합 과정의 각종 조약 역시 합법적인 데다 국제적으로 승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연장선상에서 일본측은 식민지배에 따라 조선에 근대적인 측면들이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한국측은 근대적 측면이 일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수탈이 뼈대를 이룬다고 반격했다. 따라서 한국측은 독립운동을 강조하지만 일본측은 한국의 저항은 미미했다고 봤다. ●65년 국교정상화와 북·일 관계 현대사 분야의 쟁점은 국교정상화와 북·일관계였다. 국교정상화에 대해 일본은 배상·보상 문제가 마무리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반면 한국측은 위안부 문제 등이 빠진 채 논의됐기 때문에 배상·보상의 책임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북·일관계에 대해서도 일본측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했고 한국측은 일본의 우경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 경찰청장관 “한국이 북한정보 협력 안해”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한국과 대북 정보 공유 불가’발언 파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가고시마(鹿兒島) 한·일 정상회담 직전 일본 경찰청 장관이 한국으로부터 정보협력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요지의 한국 비판 발언을 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우루마 이와오(漆間巖) 일본 경찰청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16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인 납치문제를 비롯한 대북 정보협력과 관련,“(한국이)협력해 주지 않게 됐다. 내가 김현희를 만날 때와 상당히 다르다.”고 밝혔다. 우루마 장관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한 이날 발언에서 한국 정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하기는 했으나, 한국 당국의 대북 정보 협력태도에 대해 일본 당국의 수뇌부가 갖고 있는 인식과 강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경찰청측은 노 대통령의 방일 하루 전날 이같은 발언이 나온 점을 의식한 듯 일부 일본 언론에 대해 기사화 여부를 확인하고 “한국정부를 비판할 의도는 없으니 신중하게 다뤄 달라.”는 등 민감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루마 장관의 대한(對韓) 비판 발언은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을뿐 다른 일본 언론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이날 내보낸 기사를 통해 “경찰청은 한국에 있는 탈북자와의 면회를 희망하고 있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배경에는 북한에 배려하는 한국정부의 ‘햇볕 정책’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우루마 장관의 발언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이런 발언을 즉각 본국에 보고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루마 장관은 일본 경찰청 외사1과장 시절인 1991년 한국을 방문해 대한항공 폭파사건의 김현희를 면회한 뒤 북한의 일본어 교육담당인 ‘이은혜’가 피랍 일본인인 다구치 야에코(실종당시 22세)인 사실을 확인한 인물로 전해져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일본인에게 역사란 무엇인가/아베 긴야 지음

    많은 일본 전문가들은 현대 일본인의 뿌리를 전국시대에서 찾는다. 임진왜란으로 악명높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활동했던 전국시대는 그야말로 서로 물고 물리는, 잔인한 피의 역사였다. 형제·자매·친척 중 그 누가 자신의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는 시대였다. 그런 시대의 생존법은?‘자신을 철저히 숨기기’다. 만인의 연인처럼 굴되 머리 속으로는 끊임없이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이것이 극단으로 내몰리면 심각한 폐해를 남긴다. 세상 모든 것을 오직 냉정한 힘의 관계, 즉 ‘파워게임’으로 환산하는 것. 이는 이해와 공감을 핵심으로 하는 역사의 실종을 뜻한다. 히토쓰바시대학 아베 긴야 명예교수의 ‘일본인에게 역사란 무엇인가(이언숙 옮김, 길 펴냄)’는 이런 문제의식 위에 서 있는 책이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와 김정일 우상화는 비난하면서, 일제시대 강제노역과 위안부는 부정하고 ‘텐노 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만세)’를 외치던 파쇼적 습성은 미화하기에 급급한 일본 우익의 이상한 역사의식. 저자는 이처럼 일그러진 역사의식의 원인을 일본인 특유의 ‘세켄(世間·세간)’개념에서 찾았다. 중세사 전공인 그는 불교의 철학적인 이 개념이 일본에서는 어떻게 세속화됐는지 추적한다. 세켄은 3가지, 증여·상호보답의 원칙, 장유유서의 원칙, 공통된 시간의식의 원칙이 있다. 표현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파쇼적 무사집단을 상상하면 금방 그 뜻이 짐작된다. 증여·상호보답은 신임과 절대충성을, 장유유서는 윗사람의 고압적 태도를, 공통된 시간의식은 오직 관계만을 의식하는 태도를 뜻한다. 힘에 대한 절대적 숭배, 무슨 일만 터졌다면 TV에 나와서 고개부터 조아리는 행동 등은 모두 여기서 나온다. 민주주의, 권리, 개인이란 아예 없다. 사실 저자의 역사의식은 용기에 넘치지만 새롭지는 않다. 공식제도는 민주적인데, 행태는 반민주적이라는 이중적 근대화. 저자 입장에서야 진보적인 일본 학자조차 이런 부분에 무관심하다는 데 놀라겠지만 우리에겐 숱한 일본 비판론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감상 포인트를 꼽으라면 차라리 우리의 세켄을 찾아나서는데 길잡이를 할 수 있다는게 될 듯싶다. 핏빛 전국시대 3인방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다룬 책들이 한국 CEO들의 리더십으로 수용되고 있는 현실은 그 출발점이다.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朴정권 ‘3대 미스터리’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은 김대중 납치사건, 정인숙 피살사건과 함께 박정희 정권의 ‘3대 미스터리 사건’으로 꼽힌다. 김 전 부장은 1963년부터 6년 3개월간 역대 최장수 중정부장 자리를 지키다 경질된 뒤 1973년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1977년 6월 22일 박동선 로비 사건을 조사 중이던 미국 의회의 프레이저 청문회 증언대에 서면서 정권의 표적이 됐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7일 프랑스 파리 ‘르 그랑 세르클’ 카지노를 나선 이후 실종됐다. 그동안 국가기관과 마피아 등 조직범죄집단의 개입설과 북한의 배후설 등 논란만 무성했다. “파리에서 중앙정보부원에게 살해돼 무거운 추에 매달려 센강에 던져졌다.”“비밀리에 청와대로 압송돼 청와대 지하실에서 사살당했다.”“프랑스의 한 양계장 분쇄기에 갈려 숨졌다.”는 식의 억측만 나돌았다. 26일 진실위의 발표대로라면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는 사실상 영원히 풀리지 않을 미제로 남게 됐다. 김 전 부장은 1991년 서울가정법원에서 ‘84년 10월 8일 사망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실종선고 판결을 받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미국 여자 / 수전 최 지음

    재미 한국계 작가 수전 최의 두 번째 장편소설 ‘미국 여자’(전2권, 유정화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가 번역출간됐다. 한국인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전 최의 첫 소설 ‘외국인 학생’은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상을 받았고,LA타임스의 ‘98년 가장 좋은 소설 베스트 10’에 선정된 바 있다. ‘미국 여자’는 1974년 미국 언론재벌 허스트가의 상속녀 패티 허스트가 극좌파 도시게릴라 단체 공생해방군(SLA)에 납치됐던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이 사건을 소설화한 것은 수전 최가 처음이라고 한다. 소설은 작중 폴린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재벌 상속녀보다 일본계 미국인 제니 시마다에게 주목한다. 제니는 베트남전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애인과 징집 사무소를 계획적으로 폭파한 뒤 FBI에 쫓겨 은신하다가 폴린과 살아남은 납치범들을 보살핀다. 시간이 흐르면서 폴린과 제니의 관계가 변질되는데, 인질이 자신을 납치한 범인에게 애정을 품는 ‘스톡홀름 증후군’이 생겨난 것. 작가는 폴린과 제니가 대륙을 횡단하는 여정을 매혹적이고, 감동적으로 펼쳐보인다. 1970년대 미국 사회를 특징짓는 사건 가운데 하나인 납치사건을 소재로 인종, 계급, 전쟁과 평화 등 미국 사회의 모순된 심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中情 주도 확인된 김형욱 살해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진실위)가 어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시 김재규 중정부장의 지시를 받은 중정요원들에 의해 파리 근교에서 살해됐다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김형욱 미스터리’에 관해서는 그동안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돼, 올 들어서만도 중정의 청부를 받은 마피아의 손에 살해됐다는 주장과 자신이 김씨를 납치해 양계장에서 살해했다는 ‘행동팀장’의 증언 등이 있었다. 또 며칠전에는 김씨가 프랑스를 떠나 중동지역에서 실종됐다고 밝힌 미국 국무부 문서가 공개됐다. 이처럼 주장이 엇갈리는 와중에 국정원 진실위가 당시 살해현장 실무를 맡은 중정측 인물의 진술을 토대로 관계자 30여명의 증언, 내부 자료 등을 종합해 이같은 잠정결론을 내린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하겠다. 아울러 집권자의 뜻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국가정보기관이 특정인물의 살해를 직접 주도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며 과거사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다만 우리는 공개된 내용 가운데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을 지적함으로써 국정원 진실위가 최종 발표에서는 국민 앞에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게 되기를 기대한다. 먼저 김씨의 시신을 파리근교 숲 속의 낙엽더미에 묻었다는 진술에 관해서이다. 김형욱 실종사건은 프랑스 경찰도 적극 수사했는데 그처럼 허술하게 처리한 시신이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 중정의 프랑스 현지 책임자인 이상열 당시 공사의 진술도 어떻게든 받아내야 한다. 이 전 공사에게는 사건의 실상을 밝히는 것이 이 시대 국민의 도리임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또 김형욱 살해를 지시한 사람이 김재규인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인지도 꼭 밝혀내야 할 것이다.
  • “김형욱 살해 김재규가 지시”

    1979년 10월 7일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실종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의 지시로 프랑스에 있던 중정 거점요원들과 이들이 고용한 제3국인에 의해 파리 현지에서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는 26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당시 중정 직원 등 사건관련자 33명의 면담내용과 국정원자료 1만905쪽 등 관련자료 2만9126쪽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해 이같은 내용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진실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부장에게 직접 살해 지시를 했는지는 확인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재규 부장은 1979년 9월말 이상열 당시 주프랑스 공사에게 김형욱 살해를 지시했고 이 공사가 당시 중정 연수생이었던 신현진·이만수(가명)에게 살해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위는 “신현진은 동구권 출신의 지인 2명을 살해가담자로 고용한 뒤 10월 7일 함께 김형욱 전 부장을 승용차로 납치해 파리 근교로 끌고가 이들을 시켜 권총으로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시신을 낙엽으로 덮고 현장을 나왔다고 진술했지만 정확한 사체유기 장소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기도 성남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상열씨는 조사 시작 이후 2개월째 집을 비운 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10·26 사건’ 당시 김재규 부장의 변호를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는 “김형욱씨가 숨지기 전까지 김재규 부장은 관련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만약 중정에서 김형욱 살해 지시를 내렸다면 김 부장을 전기고문까지 해가며 조사했던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측이 이같은 사실을 왜 밝혀내지 못했겠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과거사법은 조사후 확정된 사실을 발표하게 돼있는 만큼 조사내용을 중간에 발표하는 것은 명백한 법위반”이라며 국정원측이 일부 과거사 사건을 중간발표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진실위는 “이 사건에 대한 무수한 억측과 근거없는 낭설이 쏟아져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국정원의 진실규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 이를 정리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사건 조사가 종결된 것이 아니므로 국정원의 책임과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사후 처리방향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인질범 2억 챙긴뒤 경찰 포위망 뚫고 유유히

    인질범 2억 챙긴뒤 경찰 포위망 뚫고 유유히

    경찰이 코앞에서 인질범들을 놓쳤다. 범인들은 영화의 한장면처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거액의 돈을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30대 범인 2명은 24일 오전 1시쯤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왕가봉 약수터에서 현금 2억원이 든 가방을 챙긴 뒤 인질 김모(58·여)씨와 작은아들(28)을 풀어주고 김씨의 2인용 벤츠 스포츠카를 타고 달아났다. ●인질 잡고 거액 요구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5시쯤 중구 용두동 찜질방을 나오다 납치됐다. 범인들은 2시간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납치했으며, 타고있던 벤츠는 계룡육교 밑에 버렸다.”며 4억원을 요구했다. 김씨의 남편 고모(58)씨는 건설업자로 대전의 노른자위땅인 둔산신도시에 지상 7층짜리 빌딩을 갖고 임대업을 하고 있는 재력가다. 육교 밑에서 승용차를 발견한 가족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날고 경찰은 기고 작은 아들이 1만원권 지폐다발을 배낭 2개에 나눠담은 뒤 벤츠에 오르고 사복경찰 18명과 남편, 큰아들(30)이 탄 차량 7∼8대가 뒤를 따랐다. 범인들은 그러나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중구 중촌동 국민은행, 충남대 앞 주유소 등 접선장소를 여러차례 바꾸다 주유소로부터 3㎞쯤 떨어진 유성구 노은동 계룡리슈빌아파트 앞길로 최종 약속장소를 정했다. 작은 아들은 약속장소 인근에서 범인 1명과 접선, 벤츠를 타고 인질 김씨와 다른 범인 1명이 기다리고 있던 왕가봉으로 갔다. 그러나 뒤따르던 경찰은 왕가봉밑 계룡리슈빌아파트 모퉁이에서 벤츠를 놓쳤다. 당시 아파트 주변에는 경찰 8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대전중부서 주현종 형사과장은 “갑자기 차량을 놓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경찰이 헤매는 사이 범인들은 김씨와 작은아들을 왕가봉에 내리게 한뒤 돈가방을 싣고 500m쯤 떨어진 베르디아망 주상복합단지에서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벤츠 밑과 돈가방 속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으나 산이어서 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범인 신원은 아직도 오리무중 경찰은 벤츠에서 납치당시 김씨가 범인의 손을 물어 떨어진 혈흔과 협박전화에서 범인의 목소리를 채집했다. 하지만 유전자정보은행이 없는 현실에서 범인의 나이추정 등만 가능, 신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어 범인검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씨 집안의 사정을 잘 알거나 치밀한 계획을 통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박정희 평가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박정희 평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평가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계간 ‘창작과 비평’은 이번 여름호에서 박정희 재평가를 쟁점 기획으로 다뤘다. 여기서 과거 반독재 지식인 진영의 중심에 섰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민주개혁 없는 경제개발의 추구는 현실사회주의 나라들에서처럼 결국 경제의 장기적 침체와 쇠퇴를 낳거나 이란의 이슬람혁명에서처럼 원리주의적인 신정(神政) 체제로 귀결하기 십상”이라면서 “오늘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건 제2의 박정희가 해결책이 못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그러나 박정희의 공과를 따져 경제개발의 업적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는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주제로 매월 한 차례 콜로키엄(전문가 토론회)을 열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위를 부각한 만화 ‘박정희’가 지난 16일 출간되자 박정희 추종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박정희는 ‘경제개발의 영웅’이면서 ‘독재자’다. 양면성을 가진 박정희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그의 본 모습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박정희가 비난받을 점 박정희의 허물로 지적되는 점들은 대통령이 되기전의 친일 행각과 좌익활동, 대통령이 된 다음의 장기집권과 독재정치, 인권탄압 등이다. 반(反) 박정희 진영에서는 박정희가 교사에서 일본군 장교로, 다시 대한민국 장교로,‘빨갱이’에서 반공의 기수로, 충성을 다하는 장군에서 쿠데타의 수괴로 변신을 거듭하며 조국 민족도, 적과 동지도, 양심과 이념도 버린 것은 오로지 권력욕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음은 반 박정희 진영의 친일에 관한 주장. ▲친일행각=문경보통학교 교사로 일하던 박정희는 1940년 23세의 나이에 만주군관학교 2기생으로 자원 입대, 일본군 장교가 됐다.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도 했다. 졸업식에서 박정희는 대표로 “대동아 공영권을 이룩하기 위한 성전(聖戰)에서 나는 목숨을 바쳐 사쿠라와 같이 휼륭하게 죽겠습니다.”라고 선서를 했다.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박정희는 ‘盡忠報國 滅私奉公(진충보국 멸사봉공)’이라는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썼다. 다시 일본 육사에 들어가 3등으로 졸업한 박정희는 ‘천황에게 바치는 충성심이라는 점에서 일본인보다 훨씬 일본인다운 데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박정희는 만주 제8연대의 소대장을 거쳐 제8군단에 배속돼 독립군 토벌에 출정했다. 독립군 토벌에 나갈 때 “조센진 토벌이다. 요오시(좋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문명자씨의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워싱턴에서 벌어진 일들’이라는 책에 나온다. ▲좌익활동=해방후 군 창설에 참여한 박정희는 조선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의 전신)를 2기로 졸업하고 대위로 임관한 뒤 좌익활동에 빠진다. 육군본부 정보국 작전과장으로 근무하다 1948년 여수 순천 사건을 계기로 군내 ‘남로당 조직책’임이 드러나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박정희는 자신이 참회했으며 사면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증거로 자신이 맡고 있던 조직망을 폭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뒤 박정희는 수사에 협력해 공모자들을 수사대에 알려주기도 했고 공모자들의 집으로 수사대를 직접 이끌고 가기도 했다. 동료 장교들의 감형운동으로 석방되어 문관으로 육군본부 정보국에 근무하다가 6·25전쟁 이후 소령으로 복귀했다. ▲독재정치·인권탄압=3선 개헌으로 장기집권에 들어간 박정희는 1972년 유신으로 종신 대통령이 되고자 했다. 유신 반대세력에게는 가차없는 탄압이 가해졌다. 수백명의 언론인을 쫓아냈고 수많은 사람을 체포하고 고문했다.1973년 최종길 서울대 교수를 간첩으로 몰아 고문을 해 숨지게 했고 같은 해 일본 도쿄에서 김대중씨를 납치했다.1975년에는 인혁당 사건을 조작해 8명을 사형시켰다. 언론인 장준하도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18년 집권기간에 10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계엄령, 위수령, 비상령이 발동됐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1만여명이 검거됐다. ●박정희의 경제적 업적 대통령 취임 이후 박정희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하고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는 등 경제성장에 힘을 쏟은 것은 사실이다. 매월 수출진흥확대회의를 열고 해외공관을 통해 수출 확대에 주력했다. 포항제철, 울산 중화학공업 단지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도 힘썼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산업교통망을 늘렸다.‘잘살아 보세’라는 기치 아래 농어촌을 중심으로 새마을운동이라는 개혁 운동을 펼쳤다. 이런 성장정책으로 박정희는 한국을 절대빈곤에서 탈피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을 실질소득이 아닌 명목소득으로 계산할 때 박정희가 집권했던 1961년 82달러였는데 죽을 때인 1979년 1636달러를 기록해 외형상 연평균 18%의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수출은 연평균 38% 증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박정희의 이런 경제적 치적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60년대의 고도성장은 다른 개도국에도 나타난 현상이었으며 수출도 늘었지만 수입도 엄청나게 늘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정희,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떤 인물이든 공(功)과 과(過)가 있기 마련이다. 공 때문에 과가 묻혀서도 안되고 그 반대가 돼서도 안된다. 특히 잘못은 시간이 지나면 묻혀지고 미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인물과 동시대에 살지 않은 후손들에게 어떤 한 면만 부각돼 인물 평가가 잘못될 수 있다. 따라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과를 분명히 따져 객관적인 역사적 평가를 내려놓는 일이다. 경제난이 지속되는 요즈음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단지 그의 한 쪽면만 보고 무턱대고 추종하는 것은 잘못이고 허물 때문에 공적을 폄하해서도 곤란하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이룬 경제성장의 업적은 노동자의 희생과 인권침해, 천민자본주의 등의 폐단과 부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단기간 성장을 박 전 대통령이나 집권·지도층의 공만으로 돌릴 수 없다. 박정희가 경제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열악한 조건 속에서 묵묵히 일한 노동자들이 있었다는 점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박정희가 닦은 경제적 기반 위에 1인당 GDP(국내 총생산) 1만달러를 넘는 중진국이 된 한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빈부격차와 지역갈등은 박정희가 추구한 성장지상주의와 개발편향주의가 한 원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25년 선교활동을 위해 중국의 작은 마을로 온 미국인 선교사의 아름다운 희생 이야기. 영국의 형사 톰 엔더슨이 10년 전 금고털이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제리를 잡은 이야기, 홍콩의 결혼식 풍습인 숨바꼭질로 찾은 진정한 사랑 이야기 중 어느 것이 진실이고 또 거짓일까? ●인사이드 월드-브라질의 토지개혁(YTN 오전 10시25분)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진 브라질이지만 빈부 차가 가장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50%의 농토가 전체 인구의 1%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농지 소유주에게 대금을 지불한 뒤 이 땅을 농지가 없는 사람들이 구입하도록 하는 토지 대여계획을 도입했다. ●삼색토크 여자(EBS 오후 8시) ‘레드코너’에서는 자기 손으로 직접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여자들을 찾아간다. 여자라면 누구나 입고 싶어하는 ‘결혼식의 꽃’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여자들은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녀들이 웨딩드레스에 담고자하는 결혼의 꿈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눈다. ●토지(SBS 오후 8시45분) 두메는 두수와 함께 서희를 납치하지만, 길상이 그들을 막아서며 두메에게 진실을 말한다. 길상은 두메에게 아버지 이야기를 한다. 두수가 길상을 죽이겠다고 산으로 올라가자 한복은 그를 말리려고 함께 간다. 두수는 영호가 숨어 있는 움막을 발견하지만, 밀정으로 몰려 그만 세상을 마감한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헤어짐이 너무나 허탈한 성미, 형표에게 잘 대해주지 못했던 일들이 후회가 되면서, 결혼을 위해 자신을 버리지 못하는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성실은 요리사가 되겠다며 수제비를 만드는 준이가 기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화 수다가 길어진 수아 때문에 걱정이다.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9시30분) 조정에서 이순신을 잡아들이려 한다는 소식이 분조를 이끌던 광해군에게까지 전해진다. 광해군은 당장 의주로 달려가 지금 믿을 수 있는 장수는 이순신뿐이라며 전라좌수영에 이순신을 설득할 조정 대신을 파견할 것을 제의한다. 이에 윤두수가 전라좌수영에 급파되어 내려가는데….
  • [토요영화]

    [토요영화]

    ●8과 2분의1(EBS 오후 11시40분)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 펠리니는 이 영화로 ‘네오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모더니즘’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위대한 영화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영화 작가로서의 욕망과 예술혼을 환상과 현실을 교차시키며 다루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배우였던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펠리니의 모습으로 나온다. 펠리니와 마스트로얀니는 단순한 연출가와 배우의 관계를 뛰어넘는 ‘영혼의 동반자’로 불린다. 환상 속에서 구원을 찾는 모티프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브라질’(1984) 등 이후 영화에서 수많은 변주를 거듭하며 나타난다. 자신의 9번째 영화로 자전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감독 귀도(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다. 그에게 유일한 구원은 마음 속에 환상처럼 나타나는 창부 같은 성녀 클라우디아(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영화 감독으로서 제작비를 구하고, 흥행을 걱정하며, 비평에 시달리는 과정에서 차츰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 귀도는 예술가가 예언가처럼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일 뿐이며, 자신도 이 세상의 혼란이나 불확실성, 타협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1963년작.14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올드보이(MBC 밤 12시)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지만, 반전 등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는 원작을 뛰어넘는다는 평가. 기억 속에 잊혀진 어린 시절의 일로 장기간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세상에 나온 한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 사이의 대결을 그렸다. 한국 사회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파격적인 반전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제는 별로 설명이 필요 없는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다시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친절한 금자씨’를 제작,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대수(최민식)는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를 좌우명으로 삼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술 한잔 걸치고 집에 돌아가던 어느 비 오는 날, 누군가에게 납치돼 사설 감방에 갇히게 된다. 무려 15년 동안이나. 오직 텔레비전 보는 것과 군만두를 먹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 오대수는 자살마저 실패하자 언젠가 찾아올 ‘복수의 날’을 위해 체력 단련을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고….2003년작.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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