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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레바논 오늘 휴전

    이·레바논 오늘 휴전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부터 휴전에 들어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휴전촉구 결의안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12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로 분쟁이 발생한 지 한달여 만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양국이 14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내각도 각각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수용했다. 레바논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헤즈볼라측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휴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11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즉각 중단 ▲이스라엘군 ‘가급적 빨리’ 철수 ▲유엔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의 레바논 남부 배치를 골자로 하는 결의 1701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은 12,13일에도 계속됐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평화軍 올때까진 무력충돌 계속될듯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이어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로 한달여를 끌어온 레바논 사태가 일단락지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 영구적인 평화가 오리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엔 결의 이행되기까지 일단 1만 50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UNIFIL)과 레바논 정부군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되기 전까지는 양측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휴전 수용 직후 기자들에게 “평화유지군이 올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면서 “안보리 휴전 결의안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도 ‘가급적 빨리 철군’을 명시했을 뿐이다. 또 경제·군사제재와 같은 강제성을 담보하는 유엔헌장 7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을 앞둔 12,13일 영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막바지 공격의 불을 뿜었다. 베이루트에 20기의 미사일을 퍼붓는가 하면 접경에서 30㎞ 올라간 리타니강까지 진격해 ‘완충지대’를 장악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이곳에는 향후 유엔과 레바논군 외에는 무장인력과 무기 등을 둘 수 없다. 헤즈볼라도 반격해 이스라엘 군용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폭력 종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2명과 이스라엘이 생포한 헤즈볼라 전투요원의 처리,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성 문제도 논란이다. 프랑스가 평화유지군을 이끌 것이란 관측 속에 다른 나라들이 전투병 파병에 소극적이어서 실제 파견까지는 열흘 정도 걸릴 전망이다. ●승리자는 누구? 겉으로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파괴했다는 점에서 이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승리자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상 밖으로 헤즈볼라의 화력과 정보전 능력이 뛰어남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줬고 아랍권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영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반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의 지지도는 하락했다. 레바논 공격 초기 75%가 넘었던 총리 지지도는 최근 48%로 내려 앉았다. 진보지 하레츠는 총리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속전속결’의 기대가 무너졌으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좌파를 중심으로 전쟁에 염증이 제기됐다. 민간인 희생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은 이 지역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모두 51억달러(약 5조원)를 썼다고 이스라엘 경제지 ‘더 마커’가 전했다. 직접 비용과 전쟁복구 비용, 국내총생산(GDP) 1.5% 감소 등을 감안해서다. 이스라엘의 정보통신(IT) 거점인 북부 하이파가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에 노출되면서 향후 이 도시의 고급인력 유치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완곡하게나마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주변국 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태도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5차 중동전쟁’의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고이즈미 야심이 민족주의 키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민족주의는 고이즈미의 야심(野心)이 불을 지폈다.” 마이니치신문이 11일 기명 사설을 통해 이례적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정치적 야심이 일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민족주의 불을 지폈다고 지적하고 우려를 표시했다. 사설은 북·일국교정상화를 이룬다는 고이즈미의 야심은 납치피해자 가운데 ‘8명 사망’이라는 북한측의 통고에 따라 무산됐다고 지적했다.‘깜짝외교’를 하려다 오히려 ‘북한 반감’을 불러일으켜, 오산으로 끝났다는 것이다. 이어 납치피해자의 사망 통고는 일본국민들을 격분시켜 민족주의를 자극한 부작용을 낳아 결국 ‘대화와 압력’이란 일본 정부의 기본자세도 압력 중시로 변하게 됐다는 것이다. 북한에 압력을 우선하는 여론이 끓어올라 일본 정권 내부의 역학에도 변화를 초래, 대화를 중시했던 후쿠다 야스오 당시 관방장관과 압력을 중시한 아베 신조 당시 관방부장관과의 줄다리기가 발생해 후쿠다씨가 관방장관직서 물러나고, 결국 자민당총재 선거 불출마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고도 해석했다.taein@seoul.co.kr
  • [책꽂이]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들의 힘(무굴 판댜 등 지음, 신문영 옮김, 럭스미디어 펴냄)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자린고비였다.1930년대 미국을 휩쓴 대공황을 경험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그로선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그의 아버지는 주택담보 대출 상품을 파는 제2금융권 회사에서 빚을 갚지 못하는 농민들의 재산을 몰수하는 일을 담당했고, 어머니는 젖소 몇 마리를 가지고 우유를 짜서 파는 일을 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에 밴 절약정신이 훗날 월마트의 초석이 됐다. 허버트 켈러허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창업자 등 비즈니스 리더 25인의 이야기.1만5000원.●한여름 밤의 꿈, 잉카(김동완 등 지음, 지성사 펴냄) 체 게바라가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면서 혁명의 씨앗을 품었듯이, 이 책을 지은 남미대학생 탐사대원들 역시 새로운 ‘그 무엇’을 품어보기 위해 라틴아메리카로 떠났다. 노예들의 슬픈 삶이 어린 카포에이라(브라질의 전통무예)를 추고, 해발 3000m가 넘는 쿠스코(잉카제국의 옛 수도)의 고산병 증세를 코카차(코카 잎으로 만든 차)로 달래고 신체포기각서를 쓰고서야 이들은 비로소 잉카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뜨거운 태양의 땅 라틴아메리카 탐사여행의 후일담.1만 3000원.●세상에 못 갈 곳은 없다(바버라 호지슨 지음, 곽영미 옮김, 북하우스 펴냄) 전설적인 하렘(harem, 동양 특히 회교권의 여자방) 구역에는 여자들만 입장할 수 있었다. 그들은 중동의 관능적인 아내들, 그리고 돈 많은 파샤와 베이(터키의 문무고관에 대한 존칭)들의 노예들의 퇴폐적인 삶을 훔쳐볼 수 있었다. 터키 하렘의 비밀을 서구에 처음 알린 여성은 레이디 메리 워틀리 몬터규였다.17∼19세기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을 거부하고 나를 벗어던진 여행을 감행한 여성들의 이야기.1만 1800원.●두바이 기적의 리더십(최홍섭 지음,W미디어 펴냄)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 끝에 자리잡은 UAE(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인구가 30만명도 채 되지 않는 두바이는 중동 지역이면서도 볼 만한 역사유적지 하나 없는 불모의 나라였다. 그러나 두바이는 ‘중동의 싱가포르’로 자리매김하면서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오늘날 두바이의 힘은 바로 천재적인 CEO형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과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다. 모하메드의 비전과 리더십을 살폈다.1만원. ●아프리카에서 온 메신저, 말리도마(말리도마 파트리스 소메 지음, 박윤정 옮김, 정신세계사 펴냄) 서부 아프리카의 숨겨진 나라 부르키나파소에서 태어난 저자는 주술사이자 다가라 부족 전통방식의 치유사다. 네 살때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납치돼 선교학교와 신학교에서 양육된 저자는 극적으로 고향에 다시 돌아가 입문식을 비롯한 일련의 영적 체험을 통해 부족 고유의 지혜를 터득한다. 이 책에는 문명에 납치된 아프리카 청년이 태초의 지혜를 되찾아가는 생생한 기록이 담겼다. 아프리카의 ‘미개한’ 얼굴 뒤에 숨어 있는 지혜와 신비, 가장 자연스럽고 원형적인 그래서 가장 진보적일 수 있는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1만 5000원.●생활의 발견, 파리(황주연 지음, 시지락 펴냄) 이집트 국적의 영화배우 오마 샤리프는 어느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파리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잘못 컸습니다. 그래서 나는 파리 사람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파리 사람들은 남이 뭘 하든 어떻게 살든 별로 관심이 없는 ‘이기주의자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보지 않곤 알 수 없는 파리 이야기.9800원.
  • 미국행 英항공기 동시다발 폭파기도 21명체포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는 여객기 여러 대를 동시다발적으로 폭파하려는 최악의 항공기 테러 음모를 적발했다고 영국경찰이 10일 밝혔다. 피터 클라크 런던 경찰청 대테러국장은 “밤새 런던 시내와 교외, 버밍엄 등에서 용의자 21명을 체포했다.”면서 “테러 목표가 된 여객기의 수와 목적지, 시간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테러 기도가 “대부분의 테러와 마찬가지로 ‘세계적 차원’의 음모였다.”고 밝혀 알카에다 등 국제 테러조직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마이클 처토프 장관도 “알카에다의 음모를 연상시킨다.”며 국제 테러조직 개입설에 무게를 뒀다. 복수의 미국 대테러기구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 컨티넨털 항공사 소속기들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뉴욕과 워싱턴, 캘리포니아행 여객기가 표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존 리드 영국 내무장관은 주요 용의자들은 모두 체포된 상태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테러 경계상태를 당분간 최고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정보국 MI5는 웹사이트를 통해 테러경보를 ‘엄중한(severe)’ 단계에서 테러공격이 임박했음을 암시하는 최고 경계단계인 ‘중대상황(critical)’으로 상향조정했다.BBC방송은 익명의 경찰 관계자 말을 인용,“용의자 모두가 영국 시민권자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핵심 인물’들은 모두 영국 출신”이라고 전했다. 경찰 발표 뒤 히드로 공항은 런던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기의 착륙을 금지했다. 유럽 항공사들도 영국행 비행기의 운항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한편 카타르항공 소속 항공기를 납치하려던 시도가 무산됐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방송은 문제의 항공기가 요르단 수도 암만을 출발, 카타르 수도 도하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악몽 떠올리기 싫어… 국민께 감사”

    “악몽 떠올리기 싫어… 국민께 감사”

    “그때 악몽은 더 이상 떠올리기 싫습니다. 염려해준 국민들께 감사하고 죽는 날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넉달여만에 석방된 동원수산 소속 원양어선 제628호 동원호 선원 7명이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동원호 최성식(39) 선장 등 한국인 선원 8명 가운데 황상기(43) 기관장을 제외한 7명은 8일 오전(현지시간) 케냐 몸바사를 떠나 나이로비와 두바이를 거쳐 아랍에미리트항공(EK) 322편으로 이날 오후 4시4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최 선장은 “회사와 국민들의 배려로 조금 늦었지만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아왔다. 선원들은 몸바사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장기간의 억류생활과 26시간의 비행으로 대부분 검게 그을리고 초췌해 보였다. 최 선장은 “(MBC)김영미 PD의 용기 때문에 취재에 응했을 뿐 그때 이미 협상은 마무리 단계였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입국장 앞에서 갑판장 위신환(39)씨의 큰형 보환(49)씨 등 가족 5명은 위씨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보환씨는 “TV에 나왔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보인다.”며 기뻐했다. 실기사 강동현(27)씨도 제주도 서귀포에서 올라온 아버지와 만났고 1등 항해사 김진국(39)씨는 형들과 감격적으로 상봉했다. 동원수산 송장식 사장 등 회사 관계자들도 꽃다발을 들고 격려했다. 가족이 공항으로 마중나온 3명을 제외한 선원 4명은 이날 밤 9시10분 김해공항에 도착해 부산에 있는 가족들과 상봉했다. 이날 입국하지 않은 황 기관장은 새 기관장에게 선박을 인계하고 이틀 뒤쯤 따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다세포 소녀 장르/등급 코믹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재용/김옥빈·박진우·이켠 줄거리 동성애, 원조교제 등 온갖 금기를 넘어다니는 허무(?)맹랑한 청춘 이야기. 20자평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상상력은 군침 돌지만, 지나친 장난같아 불쾌할 수도 있을 듯. ●몬스터 하우스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길 키넌/스티브 부세미·매기 질렌홀(목소리) 줄거리 45년간 이웃과 담쌓고 지낸 심술쟁이 할아버지의 집, 그 진실은? 20자평 걸어다니는 집괴물. 어른들이 더 재밌어 할 스필버그 제작 영화.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미야자키 고로/수가와라 분타(목소리) 줄거리 마법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마법사 게드와 아렌 왕자의 모험담. 20자평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그럼에도 신선함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힘든 평작. ●한반도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강우석/조재현·차인표·안성기·문성근 줄거리 경의선 개통을 앞두고 일본이 소유권을 주장하자 한국은 사라진 국새를 찾아 나서는데… 20자평 카타르시스의, 카타르시스에 의한, 카타르시스를 위한 영화 ●괴물 장르/등급 SF드라마/12세 감독/배우 봉준호/송강호·변희봉·박해일·배두나 줄거리 한강 둔치에 나타난 돌연변이 괴물, 납치된 딸을 구하려 사투하는 일가족. 20자평 봉준호 감독을 ‘괴물’이라 부르게 될, 본격 토종SF. ●각설탕 장르/등급 드라마/전체 감독/배우 이환경/임수정·유오성·박은수 줄거리 말과 여기수의 우정, 역경을 뚫고 삶의 목표에 골인하는 인간승리담. 20자평 동물이 주인공인 첫 국산영화. 그러나 빤히 순서가 읽히는 평이한 드라마. ●카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존 라세터/오언 윌슨·폴 뉴먼 줄거리 자동차 경주를 중심소재로, 자동차를 의인화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20자평 실사영화 뺨치게 속도감 넘치는 화면
  • 부녀자 연쇄살인범 2명 붙잡아

    최근 2주 동안 여성 3명을 납치, 살해하고 금품을 강탈한 연쇄 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 덕진경찰서와 강원 춘천경찰서는 8일 강원도 춘천시와 광주 등지에서 귀가 중인 부녀자 3명을 납치 살해한 김모(39·전북 전주시)씨와 조모(30·강원 춘천시)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청송교도소 동기인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4시50분쯤 춘천시 서면 서상리 한 불한증막에서 나와 승용차를 타고 가던 주부 김모(43·강원 춘천시)씨와 곽모(46·강원 춘천시)씨를 승합차로 가로막고 납치했다. 이어 각각 300만원과 90만원을 빼앗은 뒤 옷을 벗기고 목졸라 살해한 후 춘천시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또 지난 3일에는 광주 서구 치평동 리오테라페 호프집 여주인 김모(51)씨를 살해, 남자화장실에 버리고 도주했다. 이들은 20대 피해여성 박모(29·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씨의 침착한 대응으로 꼬리가 잡혔다. 박씨는 지난달 29일 0시10분쯤 전북 임실군 운암면 하운암대교 부근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다 이들에게 납치됐다. 박씨는 편의점에서 “돈을 빼오라.”는 범인들의 요구에 현금지급기에서 소액으로 돈을 인출하며 30여분간 시간을 끌면서 탈출할 기회를 엿본 뒤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요청, 탈출했다. 경찰은 피해자 박씨가 봉고차 번호 가운데 3개를 기억해낸 것을 토대로 추적작업을 벌여 지난 6일 김씨를 경기도 수원에서 검거했고, 이어 8일 조씨를 강원도 춘천에서 붙잡았다.전주 임송학·강원 조한종기자 shlim@seoul.co.kr
  • 日 교수 조언 “靑-日총리 잇는 인맥 필수적”

    日 교수 조언 “靑-日총리 잇는 인맥 필수적”

    |도쿄 황성기특파원|오는 9월20일 일본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열린다. 선거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비롯,3∼4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찌감치 ‘아베 압승’으로 성적표가 나온 상태다.5년간의 고이즈미 시대가 끝나고 아베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아베는 대북 강경파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 우리에게는 미지의 정치인이다. 아베는 누구이고, 아베 정권은 한국과 동북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바야시 요시아키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고바야시 교수는 “아베가 총리가 되기 전, 머릿속에 한·일관계의 틀을 만들기 전에 제대로 된 한국 이해를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관계가 좋지 않다. 아베의 등장으로 개선될 것 같은가. -아베는 안티 공산주의, 안티 사회주의다. 그래서 중국과 북한은 안된다. 한국은 괜찮다. 그렇지만 지금의 한국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 대한 프레임이 형성돼 있지 않다. 부인이 한류 팬이라는 것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몇번이나 한국에 함께 갔으니까. 그렇다고 한국에 대해서 호의적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안티로는 보고 있지 않다. 지금 자기 내부에서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한국대사관의 문제인지, 청와대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베측과 파이프를 만들어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고이즈미 정권 때 한국은 너무 늦었다.2001년 4월 초순(고이즈미는 4월26일 총리 취임)에 한국의 움직임이 있긴 했어도 충분하게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 접근하는 쪽이 아래이고 접근을 받는 쪽이 위는 아니잖은가.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빨랐다. 그렇다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아래가 아니듯이 말이다. ▶대북 선제공격론이라든가 아베의 발언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먼저 어프로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고이즈미 정권 때 김대중 정권이 실패했지만, 한·일관계 패러다임의 아이디어를 총리가 될 사람(고이즈미)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같은 일을 (노무현 정권이)아베에 대해서 되풀이하는 게 아닌가. 이상한 고집이 있다. 청와대든 한나라당이든 좋지만 제대로 된 파이프가 중요하다. 한국의 외교통상부와 일본의 외무성이 아무리 합의해도 의미가 없잖은가. 청와대와 일본 총리 사이에 제대로 된 개인적 인맥이라도 좋으니 양쪽을 잇는 파이프가 필요하다. ▶아베 장관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7월20일 출간)에는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의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혀 어프로치가 없었지 않은가. 아베의 머리에 한국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단히 관심이 있다. 단지 아직 프레임을 만들지 않았다. 아베는 뉴질랜드에 흥미가 많다. 인도,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은 작년부터 어프로치를 많이 했다. 아마도 뉴질랜드까지 넣은 5개국 연대가 될 것이다. ▶북한에는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는가. -물론이다.(미사일과 납치문제 해결이 없는 한)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일본 국민도 나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지금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원하는 일본인이 몇명이나 있는가. 아베는 납치피해자와 직무상 죽 일을 해왔다. 자식을 납치당한 사람의 슬픔을 죽 들어왔다. 북한에 대해서는 절대로 ‘노’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프레임이 생겼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아베는 한차례도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단지 대국이라고 할 뿐이다. 그렇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쓴다. ▶전쟁을 모르고 태어난 아베의 등장은 일본에서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호헌파의 퇴조와도 연관성이 있다. 집단적자위권이나 교전권, 군대의 인정을 주장하는 아베가 적극 헌법개정에 나설 것인가. -고이즈미는 헌법에 흥미가 없었다. 아베가 헌법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으나 그것으로 개헌에 적극적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아베의 정치적 유전자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외할아버지인 기시 신스케(총리 역임)의 영향이 크다. 아동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의 정치적인 사회화는 13,14세에 이뤄진다. 그 나이면 아버지는 그렇게 훌륭하게 보이지 않지만 할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그 나이때 여론이나 언론은 미·일안보조약에 반대하며 기시를 엄청나게 비판했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았던 정치가 기시를 몇 십년이 흘러서 일본이 재평가해 주는 것을 아베는 보고 배웠다. 기시와 전혀 캐릭터가 다르지만 아버지 아베 신타로(외상 역임)는 사람 좋은 사람이다. 협력관계였던 다케시타 노보루에게 배신을 당했어도 친구사이를 유지하고 총리까지 양보했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총리가)될 수 있을 때 되어야 하고, 사람 좋은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일본 국민에게 아베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총체적인 것이다. 아베 말고 총리가 될 사람을 꼽자면 그 말고 달리 없다. 자민당 내에서도 그렇지만 나쁜 이미지가 없고, 스캔들도 없고, 예의바르고 일견 온화해 보인다. 차기 총리로 누가 좋으냐고 조사하면 높지만, 아베가 총리가 된 후에 지지율을 조사한다면 고이즈미처럼 80%정도 될까 하면 그건 아니다. 고이즈미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가 하면 그 역시 아니다. ▶일본인들은 아베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뭐든 확대하고 성장하고 공공사업을 늘리는 종래형 일본을 고이즈미가 바꿨다. 과거로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할 것은 우리가 할테니 공정한 룰은 국가가 만들어 달라든가, 종래와 같은 국가의 역할을 바라지 않는 게 유권자의 3분의2 정도라면 나머지 3분의1은 하층이니까, 뭔가 국가가 해줘야 하고, 돌봐달라 그런 정도 아니겠나. ▶아베 등장의 일본 국내정치적 의미라면. -역대 총리들은 자민당 총재 60∼70%, 일본 총리 30∼40%였던 것을 고이즈미는 총리의 역할을 90%까지 높였다. 자민당 총재로서의 인식은 10%밖에 없었던 예외적인 인물이다. 아베는 그것을 원래대로 돌릴 것이다. marry04@seoul.co.kr ■ “아베 총리되면 야스쿠니 참배할것” |도쿄 황성기특파원|여느 해와 다름없이 ‘야스쿠니의 계절’,8월 들어 일본은 현 총리와 총리 후계자들의 신사참배를 놓고 떠들썩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총리는 오는 15일 참배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의 3대 공약 중 ‘우정개혁’과 ‘자민당 부수기’를 이룬 만큼 남은 ‘8월15일 참배’ 공약도 지킬 것이라는 예상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총리는 연 1회의 참배를 계속해왔고 이번에는 자민당 총재선거의 공약대로 15일에 참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이나 중국 등의 맹반발이 예상되지만 어차피 9월이면 물러나는 만큼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로 생기는 국내외적인 부담은 차기 총기의 자리를 굳힌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안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바야시 요시아키 게이오대 교수는 “총리가 되더라도 아베는 8월에는 참배하지 않을테지만 4월 같은 시기를 택해 참배는 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참배 사실이 보도된 지난 4일 이후 아베 장관은 야스쿠니에 대한 지론을 되풀이했을 뿐 자민당 총재선거의 쟁점으로 야스쿠니가 부각되는 것을 꺼렸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다른 후보들보다 야스쿠니 참배에 강경한 그가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대학원 교수는 야스쿠니 문제의 해결책은 총리가 참배를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4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한국이 말해서가 아니라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을 지키면 외교문제도 없어진다. 나라가 야스쿠니신사를 이용하고 국민의 정신을 동원하는 일을 막기 위해 (헌법에)정교분리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marry04@seoul.co.kr ●고바야시 교수는 유권자의식과 선거, 지방자치 문제에 정통한 51세의 정치학자. 게이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땄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 ‘일본과 한국에 있어서 정치와 거버넌스’라는 책을 냈으며 ‘현대일본의 정치과정 연구’(한울),‘공공선택’(오름)의 번역본을 출간했다. 회원 1600명의 일본정치학회 회장에 뽑혀 오는 10월 취임한다.
  • “9·11은 美정부 자작극” 음모론 확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네소타 둘루스 대학의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제임스 펫저 박사와 브리검영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스티븐 존스 박사. 미국에서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9·11 음모론’에 학문적 신뢰성을 부여하고 있는 인물로 관심을 끌고 있다.9·11 뉴욕 테러가 발생한 지 5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9·11이 테러집단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음모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의견을 교환하거나 책자 등을 만들어 정보를 유통시키고 있다.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9·11 음모론 콘퍼런스에는 500여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 75명의 학자가 참여한 ‘9·11 진실을 위한 학자의 모임(www.scholarsfor911truth.org)’이다. 펫저 교수와 존스 교수는 바로 이 모임의 공동 설립자이자 운영자이다. 이 모임에는 프린스턴과 스탠퍼드를 졸업하고 라이스·일리노이·텍사스 대학 등의 교수로 재직 중인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존스 교수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것은 납치된 비행기가 들이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빌딩 내부에 설치된 폭탄이 터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펫저 교수는 “아직도 테러범 가운데 일부가 살아 있다.”면서 “반드시 9·11의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붕괴를 과학적으로 조사했던 미국표준기술연구소와 대부분의 학자들은 9·11의 진실을 위한 학자들의 모임의 주장을 무시해 왔다. 공연히 대응을 하면 논쟁만 확산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논란이 확산되자 표준기술연구소의 마이클 뉴먼 대변인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그런 의견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dawn@seoul.co.kr
  • BBC ‘9·11 풍자’ 물의

    ‘블레어 총리 암살,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납치된 항공기 돌진!’ 영국 공영방송 BBC가 알카에다 요원이 민항기를 납치해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을 향해 날아가는 것처럼 꾸민 가짜 뉴스 속보를 코미디 시리즈물로 내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BBC 2채널은 3일 밤(현지시간) 새로 시작한 코미디쇼 ‘타임 트럼펫’을 통해 ‘테러 영화제’의 결선 진출 작품이라며 가짜 속보를 내보냈다. 여기에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아내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가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며 총알 구멍이 난 그의 얼굴 사진을 방영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전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이 가짜 속보에는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텔아비브에 폭탄을 퍼부었다는 소식도 들어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전했다. 이 시리즈는 2031년에 등장 인물들이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지.’라고 회상하는 식으로 꾸며졌다. 영화제 사회는 BBC의 유명한 선거 전문가인 피터 스노와 ‘투모로스 월드’ 진행자인 필리파 포레스터가 맡는 것으로 꾸며 사실감을 더욱 높였다. 앤드루 디스모어 노동당 하원의원은 “분명 미친 짓”이라고 격분했다.“중동에서 숱하게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그렇게 짓까부는 일을 할 수 있느냐.”며 “BBC는 당장 이 프로를 중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보수당 하원의원 역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BBC는 그것을 책임있게 쓸 의무가 있다. 테러로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때, 이런 걸 코미디 소재로 삼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사전에 편성위원회로부터 ‘문제 없다.’는 승인을 얻은 BBC는 느긋하기 짝이 없다. 대변인은 “시리즈 전체 맥락을 보고 판단해 달라. 미래에 현재의 사건이나 인물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풍자 프로그램이란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스라엘은 왜 레바논을 침공했나

    한국 언론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의 부족’이다. 다른 거창한 얘기들은 놔두고서라도 가장 실질적인 대목은 ‘현장성 부족’이다. 특히 국제분쟁의 경우는 더 심하다. 국제뉴스 자체가 미국 일변도인데다, 낯선 나라 취재에 대한 언론사 차원의 인력양성과 투자도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가 겹치다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사지를 넘나드는 기자를 찾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분쟁만 났다하면 서구언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취재 중 사망한 종군기자’가 한국에서 희귀하다. 이 빈틈을 그나마 채워주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MBC ‘W’다. 지난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대학에 차려진 난민보호소의 실상을 공개한데 이어,4일 오후 11시55분 방송되는 ‘W’는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이자,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알려진 ‘헤즈볼라’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저항하기 위해 결성된 헤즈볼라는 단순한 무장투쟁단체가 아니다.2000년 이스라엘의 출군과 함께 합법 정당으로 변신, 의회에서 23석을 차지했다. 여기에다 병원 건립사업이나 장학사업 자선사업도 벌이고 있는 사회단체이기도 하다. 레바논 국민 가운데 일부가 헤즈볼라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문제는 헤즈볼라 배후에는 레바논에 군대를 주둔시켰던 시리아가 있고, 이들 뒤에는 핵문제에다 극렬한 반미발언으로 미국의 심사를 꼬이게 한 이란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우리 군인 2명이 납치됐다.’는 이유만으로 레바논을 무차별 공격하고,‘반이란 전선’ 구축을 꿈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은 뒷짐만 지고 있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W’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8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기동성이 떨어져 도망가지 못한 노약자나 빈곤층만 폭격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 있다.‘W’는 그런 차원에서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헤즈볼라의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에게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해 직접 의견을 들어본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멕시코도 ‘피플파워’ 비상

    인구 2000만명의 ‘메갈로폴리스’ 멕시코시티 중심가에 하룻밤새 수십곳의 천막촌이 생겨났다.지난달 2일 대통령 선거에서 펠리페 칼데론 집권 국민행동당 후보에 24만여표 뒤진 것으로 집계된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민주혁명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세운 것이다. 이들은 31일(현지시간) 중심가 소칼로 광장에서 전면 재개표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 뒤 주요 도로와 광장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행정기관과 사무·금융·상업시설이 밀집된 중심가가 시위대에 장악되면서 도시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한달 남짓 이어진 비상정국에 ‘멕시코판 피플파워’를 점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정국 불안을 반영, 주가지수는 하루새 0.8% 떨어졌다.●수도 기능 사실상 마비 AP통신에 따르면 천막촌은 소칼로 광장과 레포르마 대로상 7.4㎞에 걸쳐 47곳이 세워졌다. 거리 봉쇄는 전날 200만명이 참가한 항의집회가 마무리된 뒤 시작됐다. 오브라도르는 재검표가 결정될 때까지 수도 점거를 호소한 뒤 천막농성에 합류했다. 칼데론측은 천막촌 설치를 ‘도시에 대한 납치 행위’라며 시 당국에 강제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혁명당이 장악하고 있는 시에서 칼데론측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센테 폭스 대통령도 시의 요청이 없는 한 중앙정부가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도심 점거에는 오브라도르의 핵심 지지세력인 농민·빈민뿐 아니라 도시 중산층까지 참여하고 있다.LA타임스는 “노인, 정치인, 주부 등 계층과 연령대가 다양하다.”고 전했다.●미국 “멕시코인의 능력 신뢰” 국경을 맞댄 미국은 이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 법률은 선거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또한 보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멕시코의 제도들에 완전한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섣부른 개입으로 차기 정부와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칼데론과 오브라도르의 승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멕시코 선거재판소는 오브라도르의 재검표 소송에 대해 31일까지 판결을 내려야 한다. 재검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6일 당선자가 공표된다.●‘어게인 1910’ 일부에선 현재 상황을 멕시코 혁명이 발발한 1910년 무렵에 비유하기도 한다.LA타임스는 농성 중인 농민들이 20세기 초 농민반군의 분노와 좌절감을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권당의 부정선거 시비가 발단이 됐다는 점, 농민·빈민·지식인층에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가 존재한다는 점 등도 그때와 닮은꼴로 꼽힌다. 멕시코시티 시장 시절 우파의 탄핵 시도를 대규모 지지시위로 좌절시킨 오브라도르의 군중 동원 능력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비폭력 시민저항을 고수하겠다는 오브라도르측 공언으로 미뤄 유혈폭동이나 1910년 같은 내전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엷다. 결국 이후 정국은 1986년 필리핀 ‘피플파워’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우간다 소년병들의 비극

    우간다 소년병들의 비극

    “그들은 그 아이를 깨물라고 했어요. 살점이 떨어지고 피가 났어요. 숨이 끊어질 때까지 이빨로 그 아이를 깨물었어요.”(15세 소녀 제니퍼),“밤마다 마을을 습격했어요. 우리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였어요.”(12세 소년 샘) 전세계가 레바논에서 속절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의 비극에 경악하는 동안,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도 소년병들의 참혹한 비극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8000∼1만여명의 어린이가 전쟁과 내전, 분규로 숨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샘의 아침은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샘은 심각한 트라우마(정신적인 외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6살때 반군단체인 ‘신의 저항군(LRA)’에 납치됐다. 반군이 그에게 가장 먼저 가르친 건 살인이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강요했다.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샘은 지난 4월 정부군에 생포될 때까지 무려 6년 동안 제 또래 아이들을 죽이는 ‘살인 병기’ 노릇을 했다. 워싱턴타임스는 31일(현지시간) 샘과 같은 처지의 우간다 소년병이 처한 비극을 현지 르포로 전했다.1987년 창설된 LRA는 20년 동안 수천여명을 살해했다. 이 지역 난민만 150만명.LRA는 소년·소녀 납치로 악명이 높다. 납치된 소년들은 병사로, 소녀들은 성폭행의 대상이 됐다. 국제전범재판소에 반인륜 전범으로 기소된 LRA 지도자 조제프 코니(46)의 부인만 50여명.200곳의 난민촌에선 매달 1000여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숨지고 있다. “매일 6명씩 아이들이 죽고 있다. 지금 오전 11시인데 벌써 2명이나 숨졌다. 이런 일이 어떻게 20년 동안이나 계속될 수 있나.”난민촌장 르와트의 절규다. 정부 관리 나하만 오즈베는 국제 사회가 우간다의 고통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우간다는 다이아몬드도 석유도 없다. 미국과 유엔은 이웃 나라인 수단에는 적극 개입하면서도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 매일 어린이들에게 벌어지는 잔혹한 범죄를 보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운영하는 굴루의 소년병 재활센터. 그동안 2만여명의 소년병이 치료를 받고 가족 품에 안겼다. 그러나 샘은 아직 기약이 없다. 소년은 제니퍼, 토니 등 다른 7명의 소년·소녀병들과 함께 센터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는 샘을 데려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이유는 샘이 무섭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상봉을 기다리던 샘은 센터 한 쪽에서 서러운 울음을 터트렸다. 전쟁의 광기속에서 잃어버린 소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2) 임의동행·강압수사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2) 임의동행·강압수사

    경찰은 해마다 혁신과 수사 구조개혁 등을 외치고 있다. 개선도 적지 않게 되고 있다. 하지만 관행의 굴레로부터 자유롭다 할 순 없다. 불법적 임의동행, 인신구속과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관행 등에 발목이 잡혀 있다. ●“고소하려면 해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김모(40)씨는 지난 3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하철역 화장실 앞을 지나던 중 점퍼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당신 언니가 납치됐으니 같이 가자.”며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려 했다. 순간적으로 ‘납치’라고 생각한 김씨는 필사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백화점 직원이 나섰다. 이에 마지 못한 듯 뒤늦게 신분증을 내민 남자는 다름아닌 경찰이었다. 이 경찰관은 “납치 용의자가 백화점에 나타날 거라는 제보가 있었고, 당신을 용의자로 잘못 본 해프닝”이라고 말하고는 사과도 없이 순식간에 도망치듯 사라졌다. 김씨는 “실수로 엉뚱한 사람을 검거하려 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해도 그 뒤 사과 한마디 없이 사라진 것은 아직 국민 앞에 오만하기만한 공권력을 상징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 때 놀란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해당 경찰서에 항의했으나 ‘납치극은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일하다 보면 그럴 수 있고 정 고소하고 싶다면 자작극을 벌인 사람을 상대로 하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 잘못된 관행은 수사과정에서도 이어진다. 아들이 강도 살인혐의로 구속됐다 1·2심에서 모두 무죄선고를 받은 아버지 조모씨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며 울먹였다. 조씨의 아들(당시 15세·중3년) 등 3명은 5년 전인 2001년 9월 강도 살인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음해 2월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경찰관들이 조군 등을 조사하면서 구타 등으로 자백을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해 6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강압수사가 문제였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폭행 사실은 흡사 공포영화를 연상시킨다. 흰 종이로 감은 몽둥이로 목과 팔, 머리 등을 닥치는 대로 내리쳤는가 하면 소년들의 목에 칼을 들이대기도 했다. 결국 소년들은 2건의 미제 살인사건을 모두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거짓자백’했다. 조군의 아버지는 “20명이 돌아가면서 아들을 때렸고 취조 과정에선 아이를 가운데 잡아두고 경찰 2명이 앞뒤로 마주보고 서서 번갈아가며 폭행했다.”고도 했다. 그는 “맞은 사실 등을 말하면 부모를 못 만나게 할 거라거나 사형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세무 공무원으로 평생 국록을 먹고 살았지만 이젠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법원이 조씨에게 결정한 보상은 위자료 7100만원이 고작이었다. 지난 19일 서울고법 민사13부는 “국가는 위자료 등 7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물론 수사 과정에서 폭행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유죄’가 ‘무죄’로 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백’에 폭행까지 개입됐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나길회 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 북한산 위조 담배 실태조사 착수

    일본 정부는 북한이 외국 담배를 위조해 해외에서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스즈키 세이지(鈴木政二) 관방부장관은 이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부의 납치문제 특명팀 ‘법집행반’ 회의에서 북한산 위조 담배의 실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일본담배산업(JT)에 따르면 ‘마일드세븐’ 등의 위조 담배가 중국과 북한 국경 부근에서 많이 나도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일본 국내에서의 유통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자민당의 ‘대북한 경제제재 시뮬레이션팀’은 북한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금융기관이나 조직을 지목, 다른 금융기관에 거래를 금지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북금융제재안 골격을 마련했다.
  • 日 정부, 북한산 위조 담배 조사 착수

    │도쿄 이춘규특파원│ 일본 정부는 북한이 외국 담배를 위조해 해외에서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스즈키 세이지(鈴木政二) 관방부장관은 이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부의 납치문제 특명팀 ‘법집행반’ 회의에서 북한산 위조 담배의 실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일본담배산업(JT)에 따르면 ‘마일드세븐’ 등의 위조 담배가 중국과 북한 국경 부근에서 많이 나도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일본 국내에서의 유통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자민당의 ‘대북한 경제제재 시뮬레이션팀’은 북한 당국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금융기관이나 조직을 지목,다른 금융기관에 거래를 금지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북금융제재안 골격을 마련했다. taei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태권V’ 낳아 30년 기른 한국 애니 대부 김청기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태권V’ 낳아 30년 기른 한국 애니 대부 김청기 씨

    30년 만에 생일상을 받았다. 이제 잔치는 시작됐다. 키 56m, 몸무게 1400t, 주행속도 시속 300㎞,895㎾의 초강력 파워엔진, 태권도 100단의 무술실력 소유자, 주소 대한민국 태권브이 기지….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 동요도 아닌 것이 동요처럼 신나게 불려졌다. 전국의 태권도장에는 어린이들로 붐볐다. 그랬다. 지금의 30∼40대에겐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이요, 우상이었다. 1976년 7월, 이순신 장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정의의 사도 ‘로보트 태권V’는 이렇게 우리곁으로 처음 다가왔다. 태권V는 그동안 7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변신과 진화를 거듭했다. 한 차원 높은 2단 옆차기와 벽돌깨기 기술 등도 깔끔하게 연마했다. ●로봇팔·로켓주먹 과학적 검증 심포지엄 태권V는 최근 서른 생일을 맞아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우선 산업자원부로부터 주민등록증과 같은 대한민국 제 1호 로봇 등록증(760724-RO60724)이 수여됐다. 이른바 토종 애니메이션 배우 1호이자 ‘국민로봇’으로 공인된 셈이다. 또 유명 연예인처럼 매니지먼트 회사와 부활 프로젝트 계약을 맺고 다양한 콘텐츠로 거듭난다. 문근영 김주혁 등 스타 연예인들이 이를 축하해 줬다. 아울러 이달에는 로봇팔과 로켓주먹 등 태권V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심포지엄에도 참가하는 등 무척 바빠진다. 계획대로라면 2008년 하반기에는 확 달라진, 최소한 마징가Z를 능가하는 늠름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애니메이션 감독 김청기(65)씨. 태권V를 낳고 길러 태권V의 아버지로 부른다.76년 처음 개봉 당시 3주 만에 28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들여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방화사상 공전의 기록을 세웠다. 이후 서른살 청년으로 키우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태권V의 생일행사에도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했다. 김씨는 올해로 애니메이션 외길인생 40년째를 맞는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주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토토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태권V 모형을 손자 끌어안듯 자주 어루만지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먼저 한국의 태권V와 일본의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불쑥 물었다.“그야 태권V이죠. 국기원에서 태권도 3단증을 공인받았거든요. 하지만 순간적인 강력파워를 계산하면 100단 실력은 충분합니다.”하며 웃는다. 태권도 유단자들을 불러다 실제 대련을 시킨 뒤, 이를 16㎜ 필름에 담아 태권동작을 연출했기에 최소 3단증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순신 장군 동상을 참고해 태권V에게 투구를 씌워 민족의 태권도를 연마시켰다고 부연했다. 김씨 자신은 태권도의 기본 품새도 못한다며 부끄러워한다. 태권V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서울 광화문 뒷골목에 방 2개를 얻어 50명이 밤낮없이 3∼4개월 동안 숙식을 하면서 그렸지요. 우리는 한국의 디즈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어요. 의욕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나중에 보니 3만 8000장이나 그렸더군요.”라고 회고했다. 앞서 김씨는 애니메이션을 하기 전에 만화작가로 6년 동안 일하다가 서울 퇴계로 대한극장에서 ‘백설공주’와 ‘피터팬’을 보고 찡한 감동을 받는다. 그동안 해왔던 인쇄만화를 접고 애니메이션으로 뛰어들었다.66년 세기영화사에 들어가 ‘홍길동’‘보물섬’‘황금철인’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70년대 초까지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전무할 만큼 암흑기였다. 그러던 75년 마징가Z가 흥행하자 번뜩 영감을 얻었다. 인간형 로봇에다 태권도를 도입하면 아주 멋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주위의 많은 격려 속에 어렵게 제1탄을 만들었다. 외형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신의 수중에는 돈 한푼 남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 사당동의 1800만원짜리 단독주택을 팔아야 했다. 요즘에야 지방 흥행사들한테 판권료를 받아 제작비로 쓰면 되지만 당시에는 만화영화가 흥행한다는 보증이 없다는 이유로 판권 자체를 미리 팔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낙담한 김씨에게 “김청기라는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잖아.”하는 위로에 다시 용기를 얻어 제작에 들어갔다. “당시 제작비가 4200만원정도 들었지요. 사채까지 끌어다 썼습니다. 나중에 ‘똘이장군’으로 집을 되찾았고 ‘황금날개1,2,3’으로 돈을 좀 벌었습니다. 아무튼 태권V 1탄의 28만 관객은 지금으로치면 500만명은 족히 될 것입니다.” 또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한 김씨는 원판을 미국에 팔았다. 처음에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미국회사가 망했고 더 이상 찾을 길 없어 포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극장에서 돌렸던 필름이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발견됐다. 세월이 지나 훼손된 부분이 많았지만 적잖은 비용을 들여 겨우 복원했다. 이 필름으로 지난 부산영화제때 상영됐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관객들이 이젠 부모가 돼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있었다. ●한국적 개성 살리려 이순신 장군 투구 씌워 태권V가 일본만화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시 애니메이션 초기여서 일본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식으로 만들까 하는 것이 숙제였지요.”라고 전제했다. 이어 “마징가로 했으면 더 히트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식으로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태권V에게 이순신 장군의 투구를 씌운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태권V의 적군이 붉은왕국이었던 점을 잠시 상기시킨다. 서울 중구 주교동의 방산초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사는 집이 적산가옥이었는데 틈만 나면 벽에다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습관이 있었다. 야단을 칠 줄 알았던 아버지는 “칭찬은 낙타도 춤을 추게 한다.”면서 꾸지람 대신 칭찬을 자주했다. 6·25가 나자 아버지는 장성한 두 아들을 숨겼다는 이유로 북한군에 의해 납치되고 말았다. 이후 생사기별조차 한번도 없었다. 어린 김청기에겐 북한은 늘 증오의 대상이었고 결국 태권V에서 붉은왕국으로 설정하기에 이르렀다. 또 돈을 벌게 해준 ‘똘이장군’은 아버지를 모델로 그렸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많이 봤어요. 특히 두 발로 걸어가는 로봇우체통이 끊어진 한강다리에서 엎드려 피란민들을 건너게 하는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김씨는 64년 서라벌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인 출판용 만화를 그렸다.‘삼총사’‘쾌걸조로’‘강강술래’ 등이 당시 작품이다. 이후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태권V를 비롯해 ‘썬더에이’‘우뢰매1∼4’ 등 28편을 만들었다.90년 이후에는 ‘우뢰매7∼10’ ‘닌자 꼴뚜기’ 등 비디오 30여편을 제작했다. ●“징기스칸 뛰어넘는 광개토대왕 애니 제작” “만화세대들이 지금은 기성세대가 됐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거부감 없이 봅니다. 또 만화는 전세계적인 트렌드이고 이해가 빠른 매체이지요. 좀더 많은 기회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기술부분에는 어느 정도 앞서 나갔지만 창의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디즈니도 한번 실패한 뒤 다시 일어섰거든요.” 김씨는 태권V 박물관과 공원조성 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아울러 ‘국민로봇’이라는 캐릭터를 활용,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때에는 붉은악마와 함께 국민적 응원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벽에 걸린 애니메이션 ‘광개토대왕’의 포스터를 가리킨다. 총 제작비가 180억원이 넘는 대작으로 미국 회사로부터 투자 약속까지 받았다.2년 후에는 칭기즈칸과 알렉산더 이상의 이미지가 새로 탄생될 것이라며 자신있게 미소 짓는다. ■ 그가 걸어온 길 ▲1941년 서울 출생. ▲64년 서라벌예술대 서양화과 졸업. ▲61∼66년 만화작가 생활.‘삼총사’‘쾌걸조로’ 등 발표. ▲66년 애니메이션 입문.‘보물섬’‘황금철인’‘홍길동’ 등 작품참여. ▲76년 ‘로보트태권V’ 감독(이후 태권V 7편 발표). ▲91년 김청기필름대표 ▲99년 청강산업대 겸임교수 ▲2004년 문화콘텐츠 엠버서더 대표. 제8회 서울국제만화 애니메이션페스티벌 공로상. ●주요 작품 ▲78년 ‘황금날개’‘똘이장군’ ▲79년 ‘간첩잡는 똘이장군’ ▲80년 ‘삼국지’ ▲86년 ‘외계에서 온 우뢰매’ ▲89년 ‘슈퍼 홍길동’‘우뢰매6’ ▲96년 ‘왕후 에스더’ ▲97년 ‘의적 임꺽정’ 등 52편. km@seoul.co.kr
  • 동원호 117일만에 풀려났다

    동원호 117일만에 풀려났다

    지난 4월4일 소말리아 주변 해역에서 해적에게 납치됐던 동원수산 소속 원양어선 ‘동원호’ 선원들이 30일 무사히 풀려났다. 납치된 지 117일 만이다. 외교통상부와 동원수산측은 “납치단체들과 29일 석방에 합의한 데 따라 30일 밤 10시30분(한국시간) 선박(동원호)과 선원들이 소말리아 영해에서 석방됐으며,11시50분 공해(公海)상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선원 25명 모두가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동원호는 억류돼 있던 소말리아의 오비아항 부근 해상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납치범들이 동원호에서 철수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협상타결 후 하루가 지난 뒤에야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해상에 도착한 동원호는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고 대기중이던 미국 해군 5함대 소속 군함의 호위 아래 인근 케냐의 몸바사항으로 향했다. 몸바사항 도착까지는 4일이 걸리며, 그곳에서 선원들은 건강검진을 받고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300㎞가량 떨어진 하라데레 지역 원로인 압디 일미는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말리아 영해에 불법적으로 진입한 선원들이 80만달러를 지급한 뒤 모두 풀려났다.”고 말했다. 원호는 지난 4월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됐으며, 최성식 선장 등 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9명, 베트남인 5명, 중국인 3명 등 선원 25명이 3개월 넘게 억류돼 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강경파 터무니없는 ‘몸값’ 요구 피말린 협상끝 80만弗 극적타결

    원양어선 동원호와 선원 25명이 납치 117일 만에 무사히 석방되기까지는 속타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동원호는 한국시간으로 4월4일 오후 3시40분 소말리아 인근 공해상에서 참치잡이 조업 중 보트 2척에 나눠 탄 채 총기를 난사하며 접근한 8명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피랍 3일 만인 4월7일 납치세력이 ‘소말리아 머린’이라는 군벌휘하 무장단체로 파악되면서 동원수산이 납치세력과 협상에 나섰다. 정부도 가능한 외교채널을 총동원, 소말리아 과도정부에 영향력 행사를 부탁하고 4월7일 정달호 외교부 재외국민 영사대사를 시작으로 협상지원 대표들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잇달아 파견, 동원수산의 협상을 측면지원했다. 동원수산측의 협상을 지원하던 정부는 5월9일 납치 단체 내부의 이견 때문에 협상이 잘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언론에 토로했다. 이 말은 납치 세력 안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몸값을 받아내려는 소수의 ‘강경파’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실제 동원수산 송장식 사장은 30일 “해적들이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꾸만 말이 바뀌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해적들이 속한 씨족 대표들은 우리한테 ‘절대 돈을 많이 주면 안 된다.’고 했으나, 해적들은 그들의 말도 듣지 않았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납치세력이 요구한 몸값은 80만달러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당초에는 100만달러를 요구했으나 협상과정에서 조율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던 중 프리랜서 PD 김영미씨가 6월15∼17일 동원호를 직접 찾아가 선원들의 참담한 피랍생활을 담은 영상물을 제작했고, 이를 MBC ‘PD수첩’이 7월25일 방영하면서 납치 사건은 정부에 대한 책임론으로 비화됐다. PD수첩측은 외교통상부가 납치단체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소말리아 과도정부에 매달리면서 협상에 진척을 보지 못했고 현지에 가서 직접 협상하지 않고 안전한 두바이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등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해적들을 상대로 직접 대면 협상에 나서는 정부는 없으며 두바이는 송금상 편의를 위해 해적들이 요구한 협상장소라고 반박했다. 또 해적들이 국내 언론을 이용해 자기들이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동원수산과 정부는 협상의 고삐를 죈 결과 29일 납치단체와 석방조건에 극적으로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선원들은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장식 사장은 “평소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117일 동안 밥만 먹고 있으니까 오히려 살이 쪄서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더라.”고 선원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PD수첩에 야윈 얼굴로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동남아 선원들로 원래 얼굴형이 그렇다.”고 덧붙였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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