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납치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전세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안마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466
  • [아프간 사태 26일째] “대면접촉 성과없어”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12일 보낸 편지에서 “외신들의 기대와 달리 한국과 탈레반 대면 접촉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으며 여성 인질 2명 석방 또한 양측 간 접촉의 결과가 아니라 탈레반 내부의 결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이번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탈레반이 한국인 여성 인질 두 명을 석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에서는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접촉에 성과가 있는 것 아니냐.”며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분위기는 다른 게 사실입니다. 오늘 탈레반의 대변인 중 한 명과 통화하며 대면 접촉에 성과가 있었냐고 물었지만 그는 “이번 접촉에서 아직까지 긍정적인 조짐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이번 여성인질 석방은 우리의 ‘선의’를 보이기 위한 탈레반 최고 회의의 결정일 뿐 접촉 결과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접촉이 계속해서 지지부진할 경우 또 한 번 남성 인질들을 죽일 수 있다.”며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확인해주듯 가즈니 주 대변인 쉬린 만갈 또한 “한국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접촉은 별 의미없이(uselessly) 끝났으며, 아프간 정부도 이번 접촉에 아무런 간여도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주기로 했다는 발표에 대해 아직까지 아프간 당국이나 한국 대사관 측 모두 정확히 확인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성 인질 2명을 곧 풀어주겠다.”는 말은 아직까지 탈레반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프간 현지에서는 누가 그리고 어디서 풀려날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 또한 공유되는 게 현실입니다. 한편 아프간 현지에서는 이번 탈레반 납치사건을 파키스탄에서 배후 조종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아프간 협상단 대표였던 슈크리아 바카지는 “파키스탄이 전세계에 아프간 정부가 문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납치를 기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납치는 아프간 내부의 문제 아니냐.”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요.
  • [씨줄날줄] 광폭정치/함혜리 논설위원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리더십과 통치방식을 ‘광폭(廣幅)정치’‘인덕(仁德)정치’‘선군(先軍)정치’로 요약해 선전하고 있다.‘모든 일을 대담하고 통이 크게 벌여 나간다.’는 광폭정치가 그의 과감한 스케일을 선전하기 위한 표현이라면, 인민들에게 어질고 후한 사랑의 정치를 편다는 인덕정치는 김 위원장의 다정다감함을 선전하기 위한 표현이다. 광폭정치와 인덕정치는 고 김일성 주석의 권력을 그대로 세습한 김 위원장의 통치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지도역량을 강화한 것이었다. 군대를 혁명의 기둥으로 내세운다는 선군정치는 일종의 통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통치스타일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가장 부각된 것은 광폭정치다. 고위급 장성들에게 혁명기념일에 벤츠 승용차를 선물했다든가, 신상옥 감독을 납치한 뒤 영화제작에 쓰라고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거나 하는 식의 일화들이 전해진다. 대외적으로 베일에 가려 있던 김 위원장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외국 요인들과의 면담을 통해 시원시원하고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문제는 대담하고 통이 큰 정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효율성과 합리성이 결여된다는 점이다. 평양의 흉물로 전락한 류경호텔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위원장은 ‘동양 최고를 지향하는 기념비적 건축물’을 김일성 주석 80회 생일에 헌정한다며 105층짜리 류경호텔을 착공했지만 용도도 불확실한 이 호텔 건설에 4억달러나 쏟아붓는 바람에 경제적 어려움을 자초했다.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평양방문시에는 피랍된 일본인의 유골반환을 전격적으로 약속했다가 엉뚱한 사람의 뼛조각을 보내 외교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오는 28∼30일의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이 광폭정치를 선보일지가 관심사다.‘핵포기 선언’같은 메가톤급은 아니더라도 장성급회담에서 해결 못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실현가능한 통 큰 카드를 내놓도록 하는 것은 카운터파트인 노무현 대통령의 몫인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사설] 탈레반, ‘인도적 결단’ 돌이켜선 안돼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 인질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한인 23명이 납치된 지 3주를 훌쩍 넘긴 12일 탈레반 측이 한때 생존 인질 21명 가운데 건강 상태가 나쁜 여성 2명을 우선 석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탈레반 측이 다시 “지도자위원회가 계획을 보류했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했지만, 일단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풀린 게 아닌가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탈레반 측이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주었다고 했다가, 보류했다고 번복 발표한 배경을 현재로선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들이 밝힌 대로 석방 의도가 인질 건강을 감안한 “선의의 표시”였지만, 내부 이견이 뒤늦게 불거진 결과일 수 있다. 아니면 한국이 아프간 정부를 움직여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도록 촉구하는 심리전이었을 개연성도 있다. 경위야 어쨌든, 우리는 인질과 탈레반 죄수의 맞교환을 고집해온 납치세력이 일부나마 인질을 풀어주기로 마음 먹었던 것만 해도 퍽 고무적이라고 본다. 인질극이 평화를 지향하는 이슬람 교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무고한 민간인을 죄수 석방 등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인도주의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인질극이 이슬람 세계 내에서도 반이슬람적인 행위로 지적받고 있는 점을 직시, 하루속히 인도적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아울러 탈레반 측이 다소간 유연성을 보인 만큼 우리 정부도 실기하지 않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그동안 대면 접촉에서 탈레반 죄수의 석방은 한국정부 권한을 벗어난 사안임을 통보한 것처럼, 원칙적인 기조는 지키되 다양한 협상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협상의 고삐를 조이길 바란다. 탈레반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 대한 인도적·경제적 지원 등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 英 다큐감독 대니얼 고든 방한

    ‘천리마 축구단’‘어떤 나라’등 폐쇄적인 북한의 면면을 다큐멘터리로 찍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영국의 대니얼 고든(35) 감독이 한국에 왔다. 평양에 살고 있는 망명 미군들을 다룬 세 번째 작품 ‘푸른 눈의 평양시민’ 개봉(23일)에 맞춰 한국을 찾은 것.12일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고든 감독은 현재 유일하게 평양에서 살고 있는 망명 미군 제임스 조지프 드레스녹의 입을 통해 이들이 왜, 어떻게 북한에 오게 됐으며, 이후의 삶은 어떠했는가를 들려줬다. 다음은 고든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었나. 첫 느낌은 어땠나. -“2001년 10월 처음 들었는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영화라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꼭 해야겠다고 맘먹었다.” ▶북한의 반대는 없었나. 어떻게 촬영을 허락받았나. -“2004년 5월 촬영에 들어갔는데 당시는 매우 민감한 시기였다. 망명 미군 중 한 명인 찰스 젠킨스의 부인이 납치된 일본 여성(소가 히토미)이었다. 일본쪽에서 젠킨스와 그 부인의 이야기를 찍으려 북측에 거액의 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그들이 원치 않은 결과가 나올까봐 우려했다. 앞의 두 작품을 통해 우정과 신뢰를 쌓았기에 나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북한의 반응은 어땠나. -“상당히 만족스러워 했다. 다만 나중에 젠킨스와의 인터뷰 때 촬영을 허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했다. 그가 부인을 따라 일본에 간 뒤 북한을 비난하는 인터뷰가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아프간 사태 26일째] 정부 “좀더 지켜봐달라” 신중 반응

    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10일 첫 대면접촉에 이어 12일까지 장시간에 걸쳐 추가 대면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르면 12일 밤 늦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이 또다시 늦춰지자 정부는 아쉬움 속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하루 이틀 늦어질지언정 이들의 석방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 분위기도 감지됐다. 탈레반의 여성 인질 2명의 거취가 오락가락한 12일 정부 표정 또한 명암이 엇갈렸다.11일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도 한국인 피랍여성 2명의 석방과 관련한 외신보도가 갈팡질팡하자 정부는 “모든 보도의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며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12일 밤 늦게까지 이어진 대면접촉이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핵심 정부 당국자들은 “오늘은 별다른 상황이 없을 것 같다.”며 속속 자리를 비워 협상과 석방이 13일 이후로 늦춰질 것임을 예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면접촉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접촉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른 관계자는 “납치단체측과 접촉을 계속 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파악, 후속 조치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1일 저녁 탈레반측이 여성 인질 2명을 수시간 내 석방하겠다고 밝혔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이틀 정도면 그들이 (안전한 곳으로)오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부측이 여성 인질 석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석방)이행이 중요한 만큼 무사히 석방되는지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12일 석방이 성사되지 않은 것을 놓고 탈레반 중앙조직과 현지 지방세력이 몸값 및 수감자·인질 맞교환을 놓고 심각한 이견을 노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내부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왜 싸워” 탈레반 송 세계 ‘넷心’ 적신다

    ‘지구는 하나입니다. 우리는 왜 싸워야 하나요. 신의 이름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세상을 갈라놓지 맙시다. 여기 지구 위에 천국을 바로 여기에 함께 만들어요….’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가족 석방을 호소하기 위해 UCC(손수제작물) 동영상 제작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도 이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영어로 된 동영상 등을 제작, 탈레반과 국제 사회에 피랍자의 무사귀환을 호소하고 영어 댓글을 올리고 있다. 12일 인터넷 UCC사이트 등에 따르면 최근 UCC사이트인 ‘판도라TV’를 통해 처음 공개된 UCC ‘탈레반 송(Song for Taliban)’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5분17초 분량의 이 UCC는 가수 이진호(34)씨가 결성한 인디밴드인 ‘야소다라’의 ‘평화의 노래(Peace song)’에 맞춰 종이에 직접 쓴 영어와 한글 자막으로 구성돼 있다. 이씨는 비만클리닉 원장이자 대중 불교음악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UCC는 최근 탈레반에 납치·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와 고 심성민씨의 사진과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들의 사진과 ‘우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한 노래입니다(Song about invisible wall between us).’라는 글로 시작된다. 노래 가사는 종교적인 화합을 담고 있다.‘우리는 함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왜 우리는 싸워야만 하나요. 서로 죽여야만 하나요. 왜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려고 하나요.(중략)…신이 있다면 그가 원하는 것은 인류의 평화일 것입니다. 서로 정복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UCC는 현재 각종 포털에서 조회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해외 대표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등에도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또 전세계 각 UCC 사이트에 가족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는 피랍자 가족들의 모습과 피랍자들의 평소 봉사 활동 모습을 올리거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래를 자작해 부르는 등 나름대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탈레반 무장세력의 말바꾸기가 계속되자 네티즌들은 이를 풍자하는 글을 올려 놓기도 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신조어 ‘탈레반스럽다.’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탈레반스럽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특히 약속을 정확히 24시간 미루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예문으로 ‘날씨가 탈레반스럽구나. 분명 비는 어제만 내린다고 했는데….’등이 제시되고 있다. 네티즌 정상엽씨는 “지속적으로 말을 바꾸며 피랍 가족과 한국 국민들을 우롱하는 탈레반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특파원 칼럼] 폭력의 시대 간디를 생각하다/이종수 파리 특파원

    14일은 인도가 독립한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유럽에서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를 조명하는 열기가 뜨겁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뒤 파리에 들른 한 정치학 교수는 “오다가 몇 나라를 거쳤는데 유럽에서 왜 간디 열풍이 뜨거운지 궁금하다.”고 말할 정도다. 프랑스 주요 언론들도 최근 잇따라 특집기사로 간디의 사상과 삶을 조명했다. 주간 렉스프레스는 ‘간디, 근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간디의 무저항 철학이 단순히 인도라는 지정학적 공간에 머문 게 아니라 1960년대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해 가까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비폭력 사상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 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도 특집 기사에서 “간디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영웅 가운데 한 명”이라며 그가 영국에 살면서 ‘비폭력’과 ‘무저항’이라는 ‘투쟁’ 방법을 창안한 과정을 분석했다. 1869년 인도 오만해 해안도시 구자라 인근 마을에서 태어난 간디는 영국으로 유학가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귀국해 인도 독립에 헌신했다. 비폭력·무저항으로 상징되는 ‘시민불복종 운동’ 등으로 구금과 석방을 거듭하다가 1947년 인도의 독립을 맞이했으나 힌두교와 이슬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다가 이듬해 힌두교 광신자의 흉탄에 맞아 서거했다. 곧 간디 전기를 출간할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간디의 근대성은 무저항을 강조한 데 있다.”며 “인류 역사를 이끈 동인은 돈이나 돈의 착취가 아니라 굴욕감을 극복하려는 무저항의 방식에서 나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간디는 우리로 하여금 빈 라덴이나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간디의 비폭력 사상은 가장 근대적이고 전위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탈리는 간디에게서 환경 사상과 반세계화운동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불고 있는 간디 열풍은 ‘지금, 여기의 지구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아직도 세계에는 종교·종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악의 분쟁지역으로 꼽히는 다르푸르 사태를 보자.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프리카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 지역에 2만6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내용의 결의안(1769호)을 승인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는 찾았지만 수단 정부의 미온적 반응으로 아직 매듭을 짓지 못했다.4년 동안 이슬람 민병조직 등에 의한 기독교계 양민학살 등으로 20만명이 죽고 25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하는 비극이 진행형이다. 매일 수십명이 테러로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는 어떤가. 미국 주도로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 뒤에 찾아온 것은 평화가 아니라 종파 간 분쟁으로 인한 사실상의 내전 상태에 빠져 있다. 가까이는 지난달 납치돼 석방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한국 인질 사태도 결국 탈레반과 미국이 옹립한 집권 세력과의 테러-반(反)테러의 악순환이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간디의 손자인 라즈모한 간디의 말은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일리노이대 교수인 그는 “할아버지의 사상은 평화·관용·진리의 메시지로서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아탈리의 해석을 빌리면 ‘무저항’과 ‘비폭력’으로 대변되는 간디의 철학은 상대방, 구체적으로 영국이라는 제국주의에서 받은 굴욕감에서 시작한다. 간디는 굴욕감을 폭력적으로 제거하는 게 아니라 굴욕감의 근본적 원인을 찾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그 방식은 차이를 찾되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겉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길다. 지구촌 분쟁의 당사자들에게 간디의 지혜를 배우자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이상일까?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북핵의제 韓·美 속내는?

    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핵 6자회담은 어떤 함수관계를 가질까. 지난 8일 남북정상회담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북핵 의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정부가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남북이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주도적’으로 논의하려 하고, 미국이나 일본이 이를 견제하려 한다는 시각이다. 한반도 분쟁 당사자인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주도적으로 협의하고 이를 4자와 6자의 마당으로 옮기려 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 시간)정례 브리핑에서 “당면 외교노력의 진정한 무게 중심은 6자회담”이라고 피력한 것도 한·미 간 이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미 간 입장의 뉘앙스 차이는 시각이나 의견 차이가 아니라 각국이 추구하는 목표와 강조점의 차이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최우선 관심사를 남북관계 진전에 두고 있지만,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이번 회담이 어떤 도움이 될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1차 관심사가 자국민의 납치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논리다. 나아가 이 같은 입장 차이를 한·미 간 갈등으로 보는 시각은 기본적으로 ‘강대국의 이익’을 한반도 문제의 상수로 간주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매코맥 대변인의 언급은 오히려 한국 정부에 대한 주문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같은 맥락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숀 매코맥 대변인의 발언은 남북 간 다른 현안이 있겠지만 비핵화 문제를 확실히 해달라는 당부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9월 초로 예정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북측이 예정된 프로그램을 이행할 수 있도록 강력 촉구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남북이 미국 등과 주도권 경쟁을 하기에는 북핵문제가 이미 민족의 범위를 넘어 국제적인 과제가 되어 버렸다는 현실적인 판단과 맥이 닿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으로서도 북핵 논의는 6자회담에서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과 북핵 문제를 거래할 수 있다는 주장은 남북정상회담이나 6자회담 모두의 본질을 흐리는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4자 정상회담의 현실화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핵 로드맵이 지연된 현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가 섣불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韓·탈레반 첫 직접 협상] 피랍에서 첫 대면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달 19일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이후 탈레반과 한국정부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해법을 찾는 길이 마침내 열렸다. 피랍사태 이후 2∼3일만에 이뤄질 것 같았던 양측의 대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23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7월19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버스를 타고 칸다하르로 이동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강제로 납치되면서 희대의 인질사태가 시작됐다. 탈레반은 한국인 23명을 억류한 다음날인 20일 “24시간 내 아프간에 주둔 중인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 모두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1차 시한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노무현대통령이 한국군 철군은 연말에 예정돼 있다며 인질 전원 석방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탈레반은 이에 2차 협상시한을 다시 정하며 “한국인 인질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3차 협상시한을 제시하며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을 요구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했다. 인질사태 22일째인 9일엔 아프간과 파키스탄 부족장 회의 ‘평화 지르가(Peace Jirga)’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개막됐으나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이후 탈레반과 한국정부의 물밑 접촉이 급물살을 타면서 양쪽은 얼굴을 맞대게 됐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韓·탈레반 첫 직접 협상] 아마디 잦은 말바꾸기에 혼선

    [韓·탈레반 첫 직접 협상] 아마디 잦은 말바꾸기에 혼선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우리 정부와 탈레반측의 대면협상이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데 대해 탈레반측의 잦은 말바꾸기가 사태 해결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의 ‘입’ 노릇을 하고 있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자신의 발언을 수시로 번복하는가 하면, 협상 권한이 없는 내부 조직원과 인질 피랍지역인 가즈니주의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 등이 무분별하게 나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돼 왔다. ●‘8명 맞교환´ ‘여성 인질´ 등 진위 판단 어려워 아마디 대변인은 9일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감옥에 있는 탈레반 8명을 인질과 맞교환한다는 우리의 요구는 변하지 않았다.”며 “8명을 먼저 석방하면 여성인질과 탈레반을 돕다가 수감된 아프간 여성의 1대1 교환안도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인질과 여성 수감자 교환안을 자신이 부인했다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의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AIP와 인터뷰한 적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아마디는 지난 3일 “석방 요구 수감자 8명 가운데 아무나 2명을 풀어주면 건강이 좋지 않은 여성 인질 2명을 먼저 석방하겠다.”고 제안한 데 이어 8일엔 여성 인질과 여성 수감자 1대1 맞교환을 제안했다. 하지만 AIP는 곧바로 아마디가 이 발언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아마디의 주장처럼 AIP가 오보를 냈을 수도 있지만 그가 이전에도 수차례 언론사마다 다른 정보를 제공해 혼선을 일으켰던 전력을 비춰볼 때 진위여부를 예단하긴 일러 보인다. 대면협상 장소를 둘러싸고도 엇갈린 정보가 여과 없이 흘러다녔다. ●내부 조직원·가즈니 주지사 부정확한 정보도 한몫 아마디가 3일 AIP와 인터뷰를 통해 “유엔이 안전을 보장하면 가즈니시를 포함해 정부가 장악한 지역 또는 국외에서도 만날 수 있다.”면서 유엔을 끌어들인 뒤 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협상은 성사까지 일주일이나 걸렸다. 파탄 주지사는 지난 7일 “첫 대면장소에 대해 오늘 밤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섣부른 전망을 내놓아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마디는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 인질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물라 압둘라 잔 탈레반 부사령관측도 9일 탈레반 출신 아프간 국회의원 무자다디가 제안한 장소를 유엔 안전 보장하에 대면협상 장소로 받아들이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마디는 이 역시 부인했다.10일 첫 대면 협상은 이런 우여곡절과 혼선 끝에 이뤄진 것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면장소 결정 지지부진

    대면장소 결정 지지부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 22일째인 9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부족장 회의 ‘평화 지르가(Peace Jirga)’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개막됐으나 원론만 반복한 채 인질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어떤 대책도 강구하고 있지 않아 인질 사태의 장기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여성을 납치한 탈레반의 행위가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아프간과 파키스탄이 힘을 합하면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위협을 격퇴할 수 있다.”고 강조했을 뿐 인질 석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번 ‘지르가’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와 탈레반 성향의 파키스탄 정치인·부족대표 100여명이 빠지면서 결국 ‘반쪽 행사’로 막이 올랐다. 이에 따라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지르가에서 한국인 인질 석방 문제와 관련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부정적인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탈레반간 대면장소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결정되지 않고 있는 등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탈레반은 이날도 한국 언론사와의 간접 통화에서 한국과 언제든지 대면 협상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유엔이 나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집해 대면 협상 장소 합의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편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은 9일 교민들에게 독신자의 경우 10일까지, 가족이 있는 경우는 이달 30일까지 출국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속 타는 日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달가워할 수 없는 처지다. 지금껏 납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일관되게 강경 대북 정책을 견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 변화에 따라 외교적 소외를 느끼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폭발력은 더 ‘외교적 외톨이’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아베 총리는 8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바란다.”고 환영하면서도 “납치 문제는 일본에 지극히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는 6자회담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한국도 일원으로서 대응할 것을 기대한다.”며 한국이 남북정상회담을 6자회담의 흐름 내에서 진척시킬 것을 우회 주문했다. 아베 총리는 아소 다로 외무상을 불러 남북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의 진전이 이뤄지도록 한국측에 협조를 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초조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총리실 산하 납치문제대책본부도 남북정상회담의 진행 추이를 주시하는 한편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신문은 8일 아베 총리의 이같은 상황에 대해 ‘참의원 선거 참패에 이어 최대 외교과제인 납치문제에서도 시련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치권의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는 정치적인 역학관계에서 너무 납치 문제에 깊이 들어가 빠져 나오기가 어렵다.”면서 “대북 강경정책을 유화정책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치 소타로 외무성 사무차관은 지난 6일 “(참의원 선거에서) 납치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의 방향성이 나쁘다고 국민이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납치문제를 우선하는 외교노선에 대한 변경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소 다로 외무상도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6자회담 에너지·경제협력 실무그룹 회의에 대해 “(일본은) 납치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에너지 지원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역설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북핵과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북유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납치문제가 더욱 미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북한은 남북, 북·미의 관계개선을 통해 6자 회담에서 일본의 고립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hkpark@seoul.co.kr
  • [아프간 사태 23일째] 탈레반, 아프간인들도 납치

    |도쿄 박홍기특파원|“한국인 피랍 이후인 지난달 23일에도 탈레반에 의한 아프간 의사 납치사건이 일어났다고 들었다. 외국인뿐 아니라 아프간 국민들도 대상인 것 같다.” 현지 봉사단체와 매일 연락하고 있는 일본의 가족계획국제협력재단(JOICFP)이 밝힌 아프간 사정이다. 재단은 아프간에서 어린이 및 임산부들의 치료와 건강교육 등의 자원봉사를 펴는 시민단체 ‘아프간을 위한 연합의료센터(UMCA)’와 결연을 맺고 있다. 재단에서 아프간 지역을 담당한 와카코 가이(30)는 현지에서 알려온 지난 6월25일과 7월23일의 UMCA 회원 피랍사건을 소개했다. 와카코는 “지난달 23일 UMCA의 현지인 의사 1명이 가즈니주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7일 만인 29일 풀려났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지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여줬다. 현지 소식을 정리하면 이렇다.‘탈레반은 의사를 납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미화 4500달러를 요구했다. 가족들은 몸값을 낼 수 없었다. 몸값을 지불할 경우 자칫 모든 UMCA의 책임자나 직원이 납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래서 지역 원로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국내·외의 시민단체(NGO)도 마찬가지다.NGO들은 힘들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와카코는 “의사가 몸값을 주고 풀려나는 과정에서 경찰 등 당국의 협조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해외 전문가 반응

    ● 스콧 스나이더 미국 아시아재단 선임 연구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 해결되지 못한 남북 사이의 산적한 의제들을 논의해야 한다는 기대와 부담이 따른다.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이 안보문제다. 여기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된다면 정상회담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또 하나는 핵문제다. 현재까지 2·13합의를 통해 미국과 북한이 실행하기로 한 핵시설 불능화를 포함한 2단계 조치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행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러 가지 현안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당장 정상회담을 갖는 건 남북 모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회담이 되려면 신중한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는 1차 회담 때보다 더 큰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 이벤트로 비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연합뉴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학 교수2000년 1차 정상회담 때보다 더 진전된 통일을 위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와 동아시아의 평화체제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힐 것 같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체제를 더 공고화하는 한편 더 적극적으로 남북 경협 및 교류 확대 등 경제적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나아가 두 정상은 평화체제를 위해 남북간의 새 흐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의 시기와 관련,9월에 열릴 6자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환영하겠지만 미국은 (한국에 대해)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 예정보다 빠르다는 우려섞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공개적으로는 이를 공표하지 않으면서 환영 및 지지 입장을 밝힐 것이다. 미국은 다음달 6자회담이 마무리된 뒤에 정상회담을 가져도 괜찮을 것이라는 논리를 가졌을 듯싶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퍄오젠이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교수 두 정상은 이번에 남북관계 재정립 및 경제협력,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방안,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및 동북아 미래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것이다. 먼저 참여정부 임기 내에 할 일을 다루고 북한 지하자원 개발이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은 뿌리를 내린 만큼 북한 내 신도시 건설 등 개발사업을 논의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문제와 동북아 다자협력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도 의견 일치는 어렵겠지만 주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이미 쟁점으로 제기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및 대응 방안도 다룰 것이다. 남북한은 이를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운 베이징특파원 jj@seoul.co.kr ● 미·일·중 반응 |워싱턴 이도운·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 유엔 등은 남북 정상회담 발표에 북핵 문제 해결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환영했다. 다만 미국은 급격한 남북관계 진전에 다소의 경계감을, 납치문제 등으로 대북 강경 노선을 고수해온 일본은 고립화를 우려했다. 미국은 ‘놀라운 사태 진전’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회담에서 어떤 문제가 논의될 지에 관심을 보였다고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긍정적인 효과가 미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남북관계만 빠르게 진전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동북아 정책 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개최는 미국측에는 사전에 극비리에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내용을 사전에 미국측에 통보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설정된 목적을 달성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일본은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을 기대하는 한편으로 납치문제로 인해 일본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의 참패로 구심력이 급격히 약화된 아베 신조 정권이 북한 핵·납치문제 등에 대해 초강경 대응으로 일관해온 대북 정책을 유연하게 변화시킬지 여부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8일 기자단에게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환영했다. 그러나 “납치 문제는 일본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다.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한국측에 이해를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당장은 납치문제에 대한 강경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 국가로서 남북한 양측의 대화와 관계개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은 전부 지지한다.”며 남북 관계 개선을 환영했다. 류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7000만 국민의 근본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것”이라며 “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해제 논의를 가져올지도 관심이다. 북한의 변화가 가시화된다면 지난해 북한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의 대북제재 해제 또는 완화를 위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dawn@seoul.co.kr
  • [데스크시각] 마호메트의 이름으로/최종찬 국제부 차장

    오래간만에 생맥주를 마셨다. 반가운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마시는 맥주맛은 언제나 좋다. 컬컬한 목젖을 적시며 넘어가는 맥주 맛의 여운은 한여름밤의 열대야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몰랐는데 갈수록 미지근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그 정체를 몰라 한동안 고민했는데 술자리를 파하고 나오니 그것을 알게 되었다. 털어내도 털어내도 거미줄처럼 착착 달라붙는 그것의 정체는 바로 탈레반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반군인 탈레반이 내 마음의 한 구석에 똬리를 튼 것이다. 지난 7월19일 아프간 가즈니주에서 한국인 23명을 납치해 20일째 억류하면서 벌써 2명을 살해한 만행을 저지른 그들이 내 곁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괴로운 것이 어찌 나뿐이랴. 사랑하는 사람이 저주받은 전쟁의 땅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 처한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하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질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 하고 있다. 역사란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그들이 봉사 장소로 아프간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가즈니주 탈레반 장악지역인 시장에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 이 모든 것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도 탈레반의 이번 납치극은 정당화될 수 없다. 탈레반이 친미정권인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다시 건설하기 위해 와신상담, 권토중래를 노린다고 해도 말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강변한다 해도 안 된다. 탈레반이 볼모로 잡고 있는 이들은 무장한 군인이 아니고 무고한 민간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시 상황 속의 불가피한 결과라는 억지 논리를 계속 편다면 그 대가는 반드시 부메랑이 될 것이다. 탈레반이 과거 정권을 빼앗긴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인 것처럼 말이다. 피는 피를 부르고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는 진리는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며 증명된 절대명제이기 때문이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도 그렇다. 탈레반 전사의 가족들이 한국에 봉사하려고 왔다가 그런 일을 당하고 있다면 탈레반의 심정이 지금처럼 냉정할 수 있을까. 이제 탈레반은 인질들을 빨리 풀어 주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무고한 인명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탈레반에 억류된 이들은 십자군도 아니고 탈레반의 적도 아니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숭배하는, 시처럼 아름답다는 코란 속에는 무고한 생명을 정치적인 명분으로 빼앗아도 된다고 가르치는 구절은 없다. 해발 2000m의 산악지대, 산소도 부족하고 황야와 같은 환경 속에서 시시각각 엄습하는 죽음의 그림자속에서 비틀거리는 한국인 인질들을 생각해 봐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심신이 쇠약해져 있고 특히 여성 2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한다. 이들마저 죽는다면 탈레반이 얻는 소득은 진정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아프간 정부군이나 미군에 구금된 동료 탈레반들에게 ‘너희들을 잊지 않았다.’고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 과연 생명보다 우선 순위일까. 테러리스트와 타협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탈레반 수감자 석방은 곤란하다고 고개 젖는 아프간 정부, 동료 수감자를 풀어 줘야 인질을 석방한다는 탈레반의 삼각 대결에서 결국 등이 깨지는 것은 한국인 인질뿐이다. 군사 작전설이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사태를 길게 끌면 끌수록 탈레반이나 억류된 사람이나 좋지 않다. 해서 이것저것 재지 말고 하루빨리 남은 인질들을 풀어 줘야 한다. 그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의 입을 빌려 말하고 싶다. 남은 인질 21명을 당장 석방하라고.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가족 UCC에 응원메시지 폭발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가족 UCC에 응원메시지 폭발

    지난 6일 오후 피랍자 가족들이 해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아프간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To my dearest wife in Afghanistan)’가 국내외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은 ‘함께 기도하고 있다.’,‘꼭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어, 일어, 중국어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동영상은 하루 만인 7일 오후 1만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방문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아이디 ‘carlinhobcn’는 댓글을 통해 동영상의 주인공 류행식씨에게 “당신 부인(피랍자 김윤영씨)과 다른 피랍자들도 하루속히 석방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또 ‘류행식씨의 목소리에서 고통이 느껴진다. 세계가 나서서 그의 슬픔을 달래줘야 한다.’(internetforce),‘이 동영상은 내 가슴을 찢어 놓았다.’(xbobae)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국내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에 한글로 악플을 달아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피랍 20일째에 접어든 피랍자 가족들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피랍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지영(34)씨의 어머니 김택경(62)씨는 “피랍자들에 대한 언급도 없고 정상회담에 걸었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면서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우리 딸 불쌍해…”라며 통곡했다.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도 “미국이나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니 책임을 져 달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인간의 생명이 고귀한 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제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쯤에는 아프간 피랍 사건과 관련해 미국을 방문했던 한나라당·열린우리당 등 5당 원내 대표들과 국회의원 등 9명이 가족 모임을 찾아 한 시간가량 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한편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는 한국인 납치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 방송된 카리 유수프 아마디 자칭 탈레반 대변인의 목소리 9건을 분석한 결과 ‘아프간 정부가 요구를 듣지 않아 인질 1명을 살해했다.’,‘인질을 석방하지 않았다.’(이상 7월26일),‘인질들을 죽이기 시작할 것이다. 여자와 남자를 가리지 않을 것이다.”(7월30일) 등 3건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인 것으로 판독됐다고 밝혔다. 성남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인질 해법 못 내놓은 美·아프간 정상

    탈레반 세력에 의한 한국인 인질 사태가 벌써 20일을 넘겼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그제 정상회담을 마쳤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양국 정상은 “인질석방 협상에서 탈레반에 보상이 주어져선 안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질들에 대한 납치세력의 추가 위해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우리는 이번 미·아프간 정상회담이 기대에 못미친 데 대해 퍽 유감스럽게 생각한다.‘테러범들과는 타협이나 거래가 없다.’는 양국의 공식적 입장을 일면 이해하지만,21명이나 되는 무고한 인질의 생사가 걸린 상황이 아닌가. 양국 정상이 “냉혹한 살인자”라고 탈레반 측을 비난하자, 당장 납치단체 측에서 “끔찍한 결과에 대해 미·아프간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는 형편이다. 양국, 특히 미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대 테러전의 원칙을 견지하더라도 실제로 석방교섭을 펴는 과정에선 좀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인질-탈레반 죄수 맞교환 불가 원칙을 큰 틀에서 지키면서도 창의적인 해법을 찾자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탈레반측이 피랍 한인 여성인질을 풀어주면 비전투요원 출신 탈레반 여성 수감자를 아프간 정부가 사면하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마침 탈레반 측도 여성 수감자를 석방하면 그 수만큼 여성 인질을 내놓겠다고 하고 있지 않은가. 인질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적극적 역할을 할 때임을 강조하고자 한다.9일 지르가(아프간-파키스탄 부족장회의)도 예정돼 있는 만큼 이슬람권을 움직이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기를 당부한다. 탈레반과의 대면협상 창구를 조속히 구축하는 한편 이슬람 세계에 영향력이 있는 적신월사의 측면 지원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 [아프간 사태 분수령] 美·아프간 강경… ‘조기석방’ 벽에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의 조기 해결이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대면접촉,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정상회담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로선 성과를 속단하기 어렵다.●기대 밖의 미국·아프간 정상회담 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정부의 예상대로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은 어렵다.”는 원론적인 의견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CNN 인터뷰에서 “한국인 인질 21명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지만 납치를 더 조장하는 협상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상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에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회담에서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는 총대 역할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테러단체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경한 자세에 동조하는 입장에 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교가의 시각이다.‘테러와의 전쟁’을 외교정책 모토로 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바꾸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탈레반, 강경자세로 탈레반이 강경 일변도의 태도에서 최근 들어 대화의 자세를 보이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다 5일부터 다시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한국 정부의 노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살해를 시작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추가 살해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정부가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 등을 통해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더구나 탈레반도 미국과 아프간의 정상회담에 기대를 갖고 있었던 만큼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돌발행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탈레반에서도 심리적 동요나 내분 등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우리 쪽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거꾸로 자포자기식의 돌출행동을 하지 않도록 탈레반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사태 해결 쉽지 않을 듯 정부는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점차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제 남은 희망이 탈레반과의 직접 대면 접촉인데 직접 협상이 전격 펼쳐지기도 어렵다는 판단이거니와 실제로 대면 접촉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여성 인질 2명 등 인질들의 건강에 유념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의료진 파견이나 의약품 추가 전달 등에 주력하겠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정부는 우선 탈레반이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에서 보았듯이 자신들의 입장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도록 국제사회의 여론을 만들어 가는 데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설이 탈레반에게 ‘압박카드’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군사작전으로 그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발을 계속 묶어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인질 육성속엔 탈레반 전술이?

    [아프간 사태 분수령] 인질 육성속엔 탈레반 전술이?

    잇달아 공개된 인질들의 육성은 탈레반이 펼치는 강온 전략에 주파수가 맞춰진 기획작품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시간대별 역순으로 보면 뚜렷해진다. 부시·카르자이 정상회담을 앞둔 6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전파를 탄 임현주씨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그녀는 “여기 17일이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아주 힘듭니다. 우리 모두 집에 가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사건발생 뒤 처음으로 공개된 육성과는 달리 다급하게 들렸다. 미국과 아프간이 군사작전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였다. 지난 4일 현지 소식통이 국내 통신사에 알려온 인질과의 통화내용은 약간 달랐다. 이 여성은 “2명이 매우 아픕니다.”면서 “빨리 약을 보내주세요.”라고 울먹였다.2명이 위독하며 구급약이 부족하다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주장과 같다. 결국 우리 정부가 마련한 약품은 이튿날 탈레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성주 한국 대사는 여성 2명 등 한국인 인질 3명과의 통화에서 인질들의 건강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협상에 만족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인 직후 이같은 통화를 ‘허가’한 것이다. 당시 한국과의 대면협상에는 유엔으로부터 신변안전을 보장받는 게 선결요건이라는 탈레반 요구를 전달했다는 한국 대사관의 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직전에는 “(탈레반이)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죽고 싶지 않다.”는 여성 인질의 육성이 전해져 긴장감을 높였다. 죽음을 입에 올리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처럼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공개한 것은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뒤 처참하게 살해된 고 김선일씨의 마지막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지영씨가 지난달 30일 국내 신문과의 통화에서 “건강은 괜찮다. 물의를 일으켜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도 이틀 전인 28일 유정화씨 육성과 대조적이다. 유씨는 “전쟁(인질구출 작전)은 안된다.”며 군사행동 여부를 둘러싸고 급박했던 상황을 비관적으로 대변했던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한국인 인질 조속 석방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19일째를 맞은 6일은 사태의 최대 분수령으로 인식돼 어느 때보다 긴장 속의 하루였다. 특히 하루 종일 희망과 낙담의 기류가 어지럽게 교차되자 냉정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관계자들은 우선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텔레반이 집요하게 요구하는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이 회담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일 동안은 인질 살해 협박을 하지 않던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이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고, 인질 1∼2명은 더 죽일 수 있음을 한국 정부는 알아야 한다.”면서 인질의 목숨이 초단위로 짧아지고 있다고 위협하고 나서자 “또 악몽이 시작되냐.”며 긴장했다. 또 탈레반으로 보이는 무장세력이 피랍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에서 주정부 관리 1명을 납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민들은 탈레반이 외국인이나 아프간 정부 인사 납치 강행이라는 강경책을 계속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실망이 깊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의 단서도 제공돼 긴장 속에서도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분위기였다. 아마디 대변인이 이날 “우리의 지도자가 새 선택을 갖고 있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탈레반이 실현되기 어려운 수감자 교환이 아니라 다른 협상안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때이른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위독한 인질 2명이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먼저 석방될 수 있다는 설도 나돌자 사태진전에 희망을 걸었다. 특히 가즈니주의 탈레반 사령관이 “대면협상이 실현되든 안 되든 며칠 내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가 전해지자 관계자들은 팽팽했던 긴장의 끈을 일단 풀기도 했다. 그는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가 피랍자 3명과 ‘한국어’로 30여분간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교민들은 정부가 적신월사(赤新月社·이슬람국가의 적십자사) 등 국제사회에서 명망 있고 이슬람권에서 존경받는 비정부기구(NGO)의 중재와 안전보장을 통해 탈레반과의 대면협상을 진전시키려 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높였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 인질의 석방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 국내에서도 탈레반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7월24일 가즈니주 주민 1000여명이 억류된 한국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인 데 이어 6일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억류를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칸다하르 주민 300여명은 트럭 등 차량에 나눠 타고 “한국인 인질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가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등의 탈레반 비난 구호를 외치며 전단지를 배포했다. 특히 탈레반이 여성을 납치한 것이 이슬람문화에 반한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