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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악몽 43일…상처는 컸다

    아프가니스탄의 반군인 탈레반에 의해 지난달 19일 시작된 한국인 피랍사태가 43일 만에 마침내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었다.‘아프간 악몽’이 끝난 것이다. 탈레반에 의해 억류돼 있던 23명 중 21명은 무사히 풀려났지만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등 2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탈레반측은 30일 마지막으로 남은 인질 7명을 두 차례에 걸쳐 석방했다고 밝혔다. 풀려난 7명은 제창희(38) 송병우(33) 서경석(27) 김윤영(35) 박혜영(34) 이성은(24) 이영경(22)씨다. 이들의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1명은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한국정부와 탈레반의 대면접촉 중재역할을 했던 부족원로 하지 자히르는 이날 연합뉴스에 “탈레반이 남성 2명과 여성 2명 등 인질 4명을 먼저 석방하고 이어 남성 1명과 여성 2명 등 남은 3명을 석방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1차 석방은 한국시간 오후 11시25분,2차 석방은 31일 오전 1시쯤 이뤄졌다. AP,AFP, 신화통신도 적신월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이날 석방된 인질들이 탈레반이 한국정부에 보내는 서한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석방된 7명은 앞서 풀려난 12명과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이동해 이번 주말(9월1일)쯤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이번 피랍사태는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먼저 한국정부가 테러단체인 탈레반과 대면접촉을 가짐으로써 ‘테러단체와의 협상 불가’라는 원칙을 어겼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에 상처를 입게 됐다. 또한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 국제분쟁지역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납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인 납치극을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 잔은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이 동맹국 국민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이번 사건은 탈레반의 전략적 승리”라며 “납치는 적들에게 압력 넣는 돈 안드는 좋은 전략이어서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종찬 박찬구기자 siinjc@seoul.co.kr
  • [피랍자 추가 석방] ‘테러단과 협상없다’ 불문율 깨

    ‘차선의 선택이었지만, 적잖은 후폭풍이 우려된다.’ 한국정부는 40일 넘게 끌어온 아프간 인질사태를 ‘인질 전원석방 합의’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협상타결 이후 적잖은 후유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테러단체와 직접 협상은 없다.’는 국제 불문율을 깨고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무장단체인 탈레반과 협상에 직접 나선 것에 대한 지적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국제사회에 남긴 ‘테러단체와 거래를 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어내기는 어려워졌다. 외형적으로는 탈레반의 손을 들어준 형국이 됐다. 또 앞으로 세계 각국의 분쟁·위험지역에서 유사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도 우려된다. 한국인을 납치하면 한국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벌여 몸값을 높일 수 있다는 오판을 부추길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무장단체뿐 아니라 단순 납치범의 한국인을 노린 유사범죄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하면서 탈레반이 전복대상으로 꼽는 아프간 정부쪽에서도 불만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아프간의 아민 파르항 통상산업부장관은 “만일 모든 정부가 한국정부처럼 한다면 이는 항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비난했다. 또 이번 합의로 아프간에 사는 교민들도 이달안에 생업을 접고 모두 철수해야 하는 직접적인 피해를 겪게 됐다. 기독교계의 무모한 해외선교방식에 대해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아프간에서 기독교선교를 포기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은 물론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측은 부인하고 있지만,‘몸값’논란이 계속 불거지는 것도 부담이다. 영국 BBC는 인터넷판에서 “몸값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딜(deal)의 일부에 포함됐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몸값이 1인당 10만달러(아사히신문)라는 보도에 이어 수십만∼수백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독일 슈피겔은 이라크에서 잡힌 외국인 인질의 몸값은 2004년에는 1인당 약 2만 5000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수백만달러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어차피 우리 정부나 탈레반쪽을 통한 확인은 불가능하겠지만, 몸값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이슬람 네트워크/ 이목희 논설위원

    최근 중동 여러나라를 다녀온 대학교수가 큰 걱정을 했다.“한국의 인상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먹고살 만하니까 강자편에 서서 실리만 챙긴다고 비판하더군요.” 그곳 지식인뿐 아니라 시장통의 일반인 반응 역시 그랬다고 했다. 한마디로 ‘미국의 푸들’이란 인식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대국이라고 이슬람 지역에서 다 배척받지 않는다. 프랑스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이미지가 괜찮은 편이다.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서방기자들에게 위기대처 요령이 있다.“납치됐을 때 여권을 분실한 척할 것, 그리고 프랑스인이라고 무조건 우길 것.” 프랑스는 어떻게 이런 대접을 받을까. 프랑스 관민이 끊임없이 이슬람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결과다. 미국의 이슬람 정책은 완력이 기본이다. 힘으로 이슬람 국가들을 민주화시키겠다고 장담한다. 프랑스는 정교하다. 우호적인 외교 제스처를 보내면서 민간 차원에서 중동의 왕가와 실력자들을 촘촘히 엮고 있다.‘메디 프랑스’라는 대(對)중동 로비단체의 힘은 널리 알려져 있다.‘메디 프랑스’의 총재는 엘리제궁과 중동의 실력자 사이에 핫 라인을 구축, 사건이 터지면 즉각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인이지만 북아프리카 이슬람 지역에서 태어난 이들을 ‘피에 누아르’라 부른다. 프랑스 정부는 ‘피에 누아르’를 중동을 잇는 인맥으로 적극 활용한다. 또 프랑스내에 중동인들로 ‘프랑스이슬람위원회’라는 강력한 단체를 만들도록 해 중동지역에서 프랑스를 돕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슬람은 여러 국가로 나뉘어 있고, 종파도 다양하지만 하나의 끈으로 묶여 있다. 탈레반 인질 석방교섭에 사우디, 인도네시아가 유용한 중재자로 등장하는 배경이 된다. 한국과 이슬람 전체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중동 전체에서 배척당할 우려가 있다.‘프랑스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강력한 중동협력기구를 빨리 구성해야 할 것이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인력을 무조건 나오라고 하지 말고 교육을 시켜 외교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아쉬운 대로 찾아 보면 중동 전문가를 꽤 구할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선교戰’이 사태불러

    ‘복음 전파야말로 예수의 가장 중요한 명령.’‘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와 선교는 의무이자 당위이다. 그런 만큼 ‘세계 두번째의 선교강국’‘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교열정’ 같은 말들은 한국 개신교 교회와 신자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명예이다. 그러나 이같은 칭찬(?)은 한국 개신교의 고질을 가린 ‘아주 위험한 수사’임을 이번 피랍사태는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세계 기독교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회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확장’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선교열정’의 끝을 가리키는 증거가 된 셈이다. 한국 개신교 교회들이 앞다투어 해외선교에 나선 것은 80년대말 사회주의권 붕괴와 90년대 세계화의 흐름에 편승하면서부터. 북한에 대한 남한체제의 우월감에 더해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를 기독교의 승리로 여기는, 이른바 ‘한국 기독교 선교의 정복주의적 경향’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28개국에 1만6616명 선교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한국교회가 파송한 해외 선교사는 228개국에 1만 6616명. 영국의 2배이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무려 9000여명이 나가 있다.‘지구촌 어디에서도 한국 선교사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다. 문제는 선교의 열정만 앞세운 각 교단과 교회의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 ‘선교 무한경쟁’으로 인한 비극이다. 지난 4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선교활동 중이던 이모(42) 목사는 괴한들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2004년 4월에는 한국인 목사 7명이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갔다 무장세력에 납치되었다. 이번 사태만 해도 정부가 탈레반이 수감 동료 석방을 위해 한국인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아프간 입국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소송불사로 맞선 봉사단원들이 참극을 맞은 것이다. 교계에서 선교사를 얼마나 위험한 곳에 많이 파견했는지가 교회와 신자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위험지 파견정도가 신앙심 척도 해외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그나마 활동 영역과 내용이 비교적 잘 파악되고 있는 편. 이에 비해 개별 교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봉사 명분의 ‘단기선교’는 그 실태조차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들의 선교가 거리낌없이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고 위험성도 그만큼 커지는 이유이다. 이번 피랍된 샘물교회 봉사단원이 출국전 ‘유서를 써놓았다.’는 이야기도 그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번 탈레반 납치단체도 인질 석방 협상과정에서 “분당샘물교회 단원들이 무슬림을 개종시키려는 선교단체임을 알고 있다.”고 살해협박을 거듭했다. 이처럼 해외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교회들은 선교를 놓고 ‘전도’보다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리에 충실한 인도주의적 봉사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선교와 전도로 보는 데 대해 크게 반발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인질 석방결정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합의사항 중 아프간 선교중지의 큰 뜻을 존중,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기본적으로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개신교 교회들은 이번 피랍사태 이후 잇따랐던 이슬람권을 비롯한 위험지역에서의 해외선교, 특히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판과 정부 당국의 법적 조치로 일단 해외선교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KNCC 등 양대 교단연합체와 세계선교협의회(KWMA)가 30일 오전 한기총 회의실에서 아프간 사태 이후의 한국교회의 역할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그동안 교단 연합체와는 별도로 움직여 왔고 해외선교와 봉사활동에 대한 한기총과 KNCC, 선교단체의 입장 차가 적지 않은 현실. 해외선교와 봉사를 일괄적으로 통제하거나 아우르는 대책 마련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초기대응 전략이 없다

    초기대응 전략이 없다

    아프간 피랍 사태를 우리 정부의 허약한 중동 외교력을 키우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을 석방하기로 28일 탈레반측과 합의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초기 대응 부진으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등 2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는 아쉬움을 남겼다. 탈레반과의 협상 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중동 이슬람권에 대한 정부의 외교력 부재가 사태 해결을 지연시키는 주된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맞교환’요구에 속수무책…시간지연 초기 협상 과정에서 협상단은 탈레반에게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이라는 탈레반측의 강경 일변도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다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이라는 전략을 뒤늦게야 찾아냈다. 그것도 아프간 정부와 미국 정부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히면서부터다. 정부는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이라는 탈레반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을 간과한 채 계속 탈레반측과 협상에 매달렸다. 협상도 아프간 정부와 부족 원로를 통한 ‘간접 협상’에 의존하며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그러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뒤늦게 미국을 설득하는 데 외교력을 모으기도 했다. ●이슬람 전문가 “조언 구하는 전화도 없더라” 인질사태를 다뤘던 청와대 안보정책조정회의나 외교통상부, 어느 곳에도 이슬람 전문가 없이 대책이 논의되다 보니 초기 대응이 방향성 없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슬람 국가에서의 협상은 이슬람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데도 전문 외교관 중심으로만 협상단을 꾸리다 보니 탈레반측과의 대화나 설득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사태 파악을 한 정부는 지난달 27일 이슬람 전문가인 황의갑 한국외대 연구교수를 현지로 급파, 협상단에 합류시켰다. 파키스탄, 이슬람 최고회의기구 등 이슬람권 세계에 대한 여론몰이에도 뒤늦게 나섬으로써 협상력의 조기 확보에 실패했다. 한 이슬람 전문가는 “사태가 발생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정부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전화 한 통 오지 않았다.”며 정부의 안이한 자세를 비판했다. 그럼에도 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조중표 외교부 차관은 기자들이 이슬람 전문가의 필요성을 지적하자 “이번 사태는 납치사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강대국 중심의 외교 벗어나야 인구 15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중동 이슬람권에 대한 외교는 이제 절실한 문제로 다가왔다. 산유국인 이들 국가가 유가를 1달러만 올려도 수조원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반면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는 중동 이슬람 전문 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외교부 장관 출신인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가 “김선일 사건을 겪고도 정부의 사전 준비가 너무 모자랐다.”고 정부를 비판했을 정도로 이슬람권에 대한 우리의 인적 네트워크나 정보 채널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美 테러전문가 “직접협상 비판론 신경쓰지 말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 국민과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건을 겪으며 국제사회에 어떤 이미지를 보여줬는가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테러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먼 교수는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인질 사건의 해결과정은 한국이 국제사회에 던진 또 하나의 메시지”라면서 “한국은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인질들을 석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이번 사건을 통해 뽑아낼 만큼 뽑아냈다고 본 것이다. 물론 그들이 요구한 수감자 석방 등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로부터는 얻을 것을 거의 다 얻었다. ▶다른 인질들은 석방하면서 왜 2명은 살해했을까? -협상 초 한국과 미국,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그들 요구가 심각하다는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의 5가지 합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합의 내용 자체보다는 한국인들이 안전하게 풀려난 것이 중요하다. 인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니까. 협상 내용은 결국 아프간 주민들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우선 한국인들의 인도적 지원이 끊어지게 됐다. 또 한국군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훈련이 잘돼 있으며, 경험이 풍부한 군대여서 아프간으로서는 배울 점이 많았다. 예정돼 있긴 했지만 한국군의 철수가 확정된 것은 아프간에 큰 손실이다. ▶인질 사건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한국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에 대해 외부에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의 사후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 정부는 납치 사건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확고한 정책을 세우고 이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내에서 한국정부가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정부가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국민이 납치됐을 경우에는 반드시 원칙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만큼 테러를 혐오하는 나라도 없겠지만, 그 나라도 자국 인질을 구하기 위해 테러조직과 협상한 전례가 있다. ▶미국이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를 충분히 지원했다고 보나? -미 정부 밖에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 다만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했기 때문에 마치 탈레반이 아프간의 대외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비춰지게 만들었다고 미 정부가 우려했을 수 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아프간 정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도 인질을 안전하게 송환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존중했다고 본다. ▶아프간 정부의 인질 석방 노력은 어떻게 보나? -아프간 정부의 노력도 대부분 인질이 석방됐다는 결과를 통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dawn@seoul.co.kr ●브루스 호프먼 교수 미 정부와 학계에서 30년 동안 테러리즘을 다뤄온 이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이다.2004년부터 2005년까지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주둔 연합군의 대 테러 정책에 대해 조언했다. 또 이라크보고서를 작성한 베이커·해밀턴 위원회에서도 테러 관련 자문을 맡았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국방 분야 싱크탱크인 랜드코퍼레이션에서 대 테러 및 중동 관련 연구소장을 지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와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지에서 테러리즘을 연구했다.
  • 피랍가족 대표 심씨 자택 방문했다 못 만나

    아프간에서 억류돼 있던 피랍자 일부가 29일 석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유족을 생각하면 죄송할 따름”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고 심성민씨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30분쯤 경남 고성군 대가면 심씨의 자택으로 출발한 가족들은 버스 안에서 방송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전해듣고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러나 가족들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심씨의 집에 도착해 집 앞에서 30분간 심씨의 아버지 심진표(경남도의원)씨를 기다렸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앞서 심씨는 가족들의 방문 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어 “가까스로 마음이 진정되고 있는데 여러분을 만나면 다시 마음이 아플 것 같다.”면서 “배형규 목사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니 그때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거절 의사를 밝힌 뒤 집을 비웠다. 피랍자 이정란씨의 어머니 김형임(55·제주 서귀포시 법환동)씨는 “먼저 세상을 떠난 분들을 생각하니, 기쁨도 함부로 표현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납치된 딸을 생각하면 밥도 넘기기 어려웠지만, 화훼원에서 국화를 가꾸며 딸 걱정에서 한시라도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기도했다.”면서 “딸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힘써주신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드린다.”고 울먹였다.제주 황경근기자·성남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선교봉사단 피랍사태가 28일 밤 극적인 협상타결로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포와 불안의 41일이 남긴 충격과 슬픔은 단비처럼 날아든 협상타결 소식의 기쁨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번 사태는 한국 정부는 물론 언론과 기독교계, 그리고 시민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서울신문은 테러문제 전문가인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과 이슬람 전문가인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 소장파 신학자로 한국 개신교의 성찰과 전환을 촉구해 온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을 초청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이석우 서울신문 국제부장이 맡았다. ●사회 피랍자 석방에 합의를 이뤘지만 테러집단과의 타협이란 선례를 남김으로써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진태 소장 테러조직과의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암묵적 합의다. 일단 테러조직에 양보를 하면 또 다른 테러를 불러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탈레반과 협상을 하면서 ‘협상’ 대신 ‘접촉’‘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동시에 정부는 피랍자들의 안전과 무사 귀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김선일씨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다만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첫번째 희생자가 난 뒤에야 이뤄진 것은 유감이다. 탈레반의 요구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번 협상이 제2, 제3의 테러를 부를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볼 문제다. ●이원삼 교수 정부가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있다. 테러단체와 협상·거래를 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보여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도 좋다. 어차피 테러에 대한 대응은 국제적 룰이 정해진 게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미국도 자국민이 납치됐을 때 협상한 전례도 있다. ●김진호 소장 사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데는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이나 선교가 국제적 공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교 마케팅’으로 불리는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행태다. 국내적 필요를 위해 국제적 선교를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피랍사태 초기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것에는 이같은 한국 개신교의 선교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이 작용했다. ●사회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했는데 실현가능할까. ●김 소장 아랍지역 선교는 상당히 위축될 것이다. 국가의 지침에 자발적으로 순응해서라기보다 이것을 어기면 ‘법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여러 가지 불이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조치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개신교의 선교가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교란 국가가 나서서 ‘하라 마라’ 할 영역은 아니다. 과연 지금의 한국 선교가 국제평화와 현지인들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인지 성찰은 물론 필요하다. ●최 소장 피랍자들이 전적으로 개신교 봉사단체 소속이었기 때문에 납치단체의 표적이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1968년부터 2006년까지 테러를 1회 이상 겪은 국가가 189개 국가다. 그만큼 테러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단체든 순수 NGO든 테러에 노출되지 않는 최선의 방책은 테러 다발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다. 불가피할 경우 안전대책을 충분히 강구해야 한다. 다만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인 선교방식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봉사가 아니라 공급자 관점에 따른 접근이 반발을 불러온 측면이 크다. ●사회 개신교계 내부에 자성의 움직임은 있나. ●김 소장 한국 교계에 특별한 선교적 성찰이 있을 것 같진 않다. 사회적 시각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분당 샘물교회의 교인이 피랍사태 이후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해외 선교를 주도하는 교회의 교세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선교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교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를 본격화한 시기가 국내에서 교세 팽창이 벽에 부딪친 1980년대 이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 활동은 한국 교회가 겪고 있는 내적 위기를 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이 교수 사실 이슬람권에도 성당과 교회는 다 있다. 오래전부터 유대교·가톨릭이 공존해 왔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이슬람 지역에 나가 선교를 하면서 필요 없는 적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를 하려면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열정만 갖고 무작정 간다. 이 때문에 호의를 갖고 가지만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슬림에겐 이슬람교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생활이고 관습이며 모든 규범의 지배원리다. 이들에게 개종을 하라는 건 삶의 방식을 포기하라는 것, 한마디로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유럽의 기독교 역시 이슬람권 선교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선교는 대를 이은 선교다. 관습과 언어, 심지어 사투리까지 익히고 그들의 삶에 철저히 녹아든다. 우리처럼 단기코스가 아니다. ●김 소장 단기 선교의 문제를 지적하자면, 이번에 피랍된 사람들도 열흘짜리 선교팀이다.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려면 안전에 대한 자기 감수성이 있어야 하고 현지인과 의사 소통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의 단기 선교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위험한 곳에 보내 선교를 시킴으로써 교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목회자들 역시 선교팀을 이끌고 위험 지역을 다녀오면 ‘차세대 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현지인과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선교를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단이 이같은 현실을 성찰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이 교수 이슬람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문제다. 사실 아프간의 상황 악화는 종교 문제와는 무관하다. 소련과의 10년 전쟁에 뒤이은 10년 내전,9·11 이후 또 전쟁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3분의1이 난민이다. 사실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빌려 전쟁을 벌였을 뿐이다. 중동 지역은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훌륭하게 공존했다. 자기 종교를 지키면서도 다종교·다문화사회 이룬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정치적 문제에 석유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슬림들도 생존 차원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심지어 집권 시절 양귀비 재배를 엄금했던 탈레반이 양귀비를 키운다.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면 종교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 종교를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거기에 선교하러 가는 사람들이 사안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들어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들어가려면 ‘종교’가 아니라 ‘전쟁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들어가야 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 소장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테러단체 입장에서 보면 협박만 가지고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면 절대 인질을 죽이지 않는다. 협박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협박이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 두 사람이 희생을 당했는데 정부가 노력했더라도 막기 어려웠다. ●이 교수 정부 대응은 신속했고 적극적이었다. 그것을 탈레반이 인정했기 때문에 그나마 희생을 줄였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관심 갖고 정비해야 할 게 있다. 사태 초기 아프간 정부의 채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는 적대적 관계인데 그쪽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아프간 정부 채널이 벽에 부딪치자 민간단체와 이슬람 단체의 영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들과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정부로선 한계가 명확했다. 무엇보다 현지 전문가가 없었다. ●김 소장 이번 사건이나 김선일 사건에서 느낀 것은 우리 정부 관료들이 현지 한국인에 대한 세심한 관심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가와 관료들이 노력해도 쉽게 안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이럴 때 현지에 정착한 한국의 NGO나 기독교 활동가들이 현지인과의 교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기독교 선교사나 NGO 활동가들이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소장 그동안 우리 정부의 외교가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지적돼야 한다. 중동과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했다. 중동 등 지역 전문가들을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도 김선일 사건 당시처럼 정부가 부족장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안이한 접근이었다. 지금까지 탈레반을 인정한 국가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3개국뿐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부족장 채널보다는 탈레반을 인정하고 자금을 대준 주변국가들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 ●김 소장 전문가가 없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이번에 정부가 현지 NGO 활동가 철수와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함으로써 현지에서 활동하는 건강한 민간 활동가들의 활동 여지마저 없애버린 점이다. 환부를 도려내려다 건강한 부위까지 다치게 만든 셈이다. ●사회 이번 사태가 해외파병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소장 정치권 일부에서도 철군만 하면 한국인 테러 문제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순진한 생각이다. 테러 피해를 입은 190여개 나라 가운데 해외 파병 국가가 얼마나 되나. 이번 피랍사건도 파병은 하나의 원인일 뿐 전부는 아니다. 사실 아프간과 이라크 모두 유엔 결의에 따라 군대를 보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교수 개인적으로 해외 파병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파병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만 우리처럼 미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파병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중요한 것은 파병 대상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그들에게 우리의 파병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부대, 재건지원부대라고 해도 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파병지와 주변국 정세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장병들의 안전만이 최선은 아니다. 군대를 보낼 때는 어차피 희생을 각오하고 보내는 것인데 그럴 바엔 국제정세를 고려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점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가 쿠르드 지역으로 간 것은 실책이다. 실익을 챙기려고 했으면 정권을 쥔 시아파 지역으로 갔어야 했다. 또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다면 주먹구구식으로 부대를 편성해 보낼 게 아니라 상설적인 파병부대를 조직해 유엔의 요구시 병력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 소장 국가가 국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다. 하지만 군대를 분쟁지역에 보내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국제 평화를 위한 노력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이번 피랍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활동가들에게 자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축 요인이다. ●최 소장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국익의 규모도 커진다. 물론 현지인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민사작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40여일에 걸친 대규모 피랍사태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일까. ●최 소장 테러가 우리와 무관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란 점을 실감하게 된 점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때다. 연간 해외 출국자가 1100만명에 달하는 시대다. 그만큼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셈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못지않게 개인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 해외 여행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나 교육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교수 우리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 정교일치 문제도 시간이 지날수록 대단히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깊은 연구가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하다. 국내에 아랍어를 하는 사람이 수십명이나 되지만 그들의 종교·문화·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문제는 개인들이 노력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아도 취업이나 진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김 소장 국제정치가 갖고 있는 반(反)생명적인 속성이 여지없이 폭로됐다.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기독교와 시민사회의 폭력적 에토스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 모든 행태들의 뿌리엔 성공·성과 지향적 사고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일상화된 폭력·공격지향적 속성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피랍 19명 전원 풀려난다

    피랍 19명 전원 풀려난다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납치돼 41일째 억류돼 있는 한국인 19명 전원이 풀려나게 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지난달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원 석방하기로 탈레반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날 저녁 8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연내 철군과 ▲아프간 내에서의 한국인 선교활동 중지를 조건으로 한국인 피랍자 19명 전원을 석방하기로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은 이날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1시간30분 남짓 대면접촉을 가진 뒤 이같이 합의했다. 피랍 한국인의 석방 시점에 대해 천 대변인은 “납치단체측과 구체적 절차를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합의 직후 석방이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의 대면접촉에 참여한 탈레반 대표 카리 바시르는 합의 직후 한국 협상팀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29일부터 인질 석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AFP 등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미국 CBS방송도 “1차로 여성 3∼4명이 29일 석방되고 나머지 인질도 2∼3일 안에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안보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뒤 석방 합의 소식을 보고 받고 “온 국민이 큰 걱정을 덜게 돼 다행”이라며 “차질없이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천 대변인은 전했다. 천 대변인은 “피랍자 중 12명은 대면협상 전에 전화를 통해 안전을 확인했고, 나머지 7명은 (신변 확인이) 안됐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 아닌가 기대하고 있다.”며 “석방된 피랍자들을 인도 받으면 건강검진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방 대가를 묻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조건의 변화를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고,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탈레반과 접촉, 서로의 입장을 공유했으며 아프간 정부와 사회단체, 국제사회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피랍자 전원 석방 합의를 피랍자 가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와 함께 환영한다.”면서 “그동안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묵묵히 견뎌온 피랍자 가족들과 모든 국민, 피랍사태 보도에 협조해 준 언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피랍자 전원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분당 피랍자 대책모임 사무실에 모여 있던 피랍자 가족들은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AFP 통신과 알 자지라 방송 등 외신들도 이날 ‘남은 인질 19명 전원 석방 합의’를 일제히 보도했다. 아프간의 파지와크 아프간뉴스는 “탈레반이 28일 한국인 인질 19명을 석방키로 하면서 탈레반 죄수 석방요구 철회 등 5개 항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협상 대표인 카리 바시르는 파지와크 아프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요구해 온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를 접기로 했으며, 한국인 인질들이 아프간을 떠날 때까지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측은 연말까지 아프간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으며, 한국 비정부기구(NGO)도 이달 말까지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시르는 또 “한국측은 기독교 선교자들이 더 이상 아프간에 입국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최종찬 박찬구기자 siinjc@seoul.co.kr
  •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풀려나는 19인은 누구

    지난달 19일 탈레반에 납치된 뒤 삶과 죽음의 기로를 수십번씩 오가는 악몽 같은 상황을 이겨내고 40일 만에 풀려나게 된 19명은 열흘 일정의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대부분 분당 샘물교회 신자들인 이들은 현지에서 의료 봉사와 어린이 교육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임현주(32·여)씨와 이지영(36·여), 박혜영(34·여)씨는 1∼3년 전부터 아프간에 머물며 봉사를 해왔고, 통역과 현지 안내를 위해 이번에 한국에서 온 봉사단에 합류했다. 임현주씨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3년 전 의료전문 봉사단체인 ANF를 통해 아프간에 들어갔으며,7월26일 미국 CBS방송 등을 통해 인질 가운데 처음으로 육성이 공개된 바 있다. 박혜영씨는 지난해 1월 장기봉사를 위해 아프간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맡아 활동했다. 아프간에서도 임씨를 도와 마자리샤리프의 병원과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간호 보조 업무를 함께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영씨는 서울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지난해 12월,2년 체류 일정으로 아프간으로 떠나 교육과 의료 봉사를 해왔다. 이씨는 특히 8월13일 김경자씨와 김지나씨의 석방 과정에서 석방 기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져 다른 피랍자 가족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간호사 출신의 이주연(27·여)씨와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과 연구원이었던 서명화(29·여)씨는 포천중문의대 간호학과 동문으로, 이번에 의료봉사 요원으로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말 결혼한 새신부 서씨는 동생 경석(27)씨까지 함께 납치돼 가족과 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미용사자격증을 가진 경석씨는 아프간에서 가위질 솜씨를 살려 누나를 도울 예정이었다. 또 한 명의 의료봉사 요원인 이정란(33·여)씨는 제주 한라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경기 성남의 한 내과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이씨는 피랍 시점 직후 국내로 조기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그의 행방을 둘러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정화(39·여)씨와 한지영(34·여)씨는 영어학원 강사로, 아프간에서 영어통역을 도맡았다. 특히 유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아프간 봉사에 참여했으며 7월28일 외신을 통해 인질 가운데 두번째로 육성이 공개됐다. 피랍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이영경(22·여)씨는 안양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으로 방학을 이용해 아프간행을 택했다. 고세훈(27)씨는 충남 천안 남서울대학 산업경영공학과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 중에 봉사를 떠났다. 피랍자 가운데 최고령인 유경식(55)씨는 2005년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목회자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같은 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유씨는 암 치료로 얻은 ‘두번째 삶’을 남을 위해 쓰고 싶다며 가족을 설득해 이번 봉사단에 합류했다. 역시 두 자녀를 둔 가정주부인 김윤영(35·여)씨는 학원 국어강사 출신으로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포부를 가지고 아프간행 비행기에 올랐다. 또 제창희(38)씨는 한양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IT회사에 근무하다 지난 6월 신학대학원 진학을 위해 사표를 던졌으며 아프간에서는 영어통역과 의료봉사 보조를 맡았다. 송병우(33)씨도 서울 역삼동의 재정컨설팅회사 VFC 부지점장 겸 팀장으로 일하다 이번 봉사활동을 위해 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피랍자 전원석방 합의 환영한다

    탈레반이 억류해 온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원 석방하기로 우리 측과 합의했다는 낭보가 어젯밤 전해졌다. 청와대 공식발표인 만큼 인질들이 조속히, 또 무사히 우리에게 넘겨져 안전하게 귀국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총력을 기울여 납치단체를 설득하고 합의를 이끌어낸 현지 대표단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또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이슬람권 정부 및 시민단체, 적십자사와 적신월사 등 국제사회가 사태 조기 해결을 위해 보여준 관심과 협력에도 감사를 보낸다. 온국민을 애태운 이번 납치 사태에서 안타깝게도 인질 2명이 희생됐다. 무고한 목숨을 빼앗은 납치단체의 만행은 공분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러나 피랍자 가족과 국민, 정부가 냉정함을 잃지 않고 남은 인질의 무사 귀환을 위해 합심함으로써 사태가 피랍 41일만에 해결될 수 있었다. 비록 아프간 주둔 한국군 연내 철군과 선교 중지라는 조건이 붙은 합의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당장 가타부타 따질 일이 아니다. 남은 인질이 무사히 귀국하는 날까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태는 몇가지 교훈을 남겼다. 문화와 종교가 다른 지역, 특히 이슬람권에서의 무분별한 선교 활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인명이 있고 선교가 있으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무모함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아울러 어떠한 상황·조건에서도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우리 외교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도 절감했다. 나머지 절차를 마쳐 하루빨리 인질들이 가족 품에 안기게 되기를 바란다.
  •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신병인도 절차 합의 아직 더 필요”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신병인도 절차 합의 아직 더 필요”

    28일 오후 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한국인 피랍자 19명 전원 석방에 합의한 직후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피랍자 석방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천 대변인은 “가급적 빨리 피랍자들이 석방되도록 납치단체 측과 구체적인 절차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해 피랍자들이 가족들의 품에 안기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납치단체가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를 철회하도록 설득했다.”면서 국제사회 등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대면접촉에 앞서 우리측은 피랍자 12명과 직접 통화를 하며 그들이 건강한 상태에 있음을 확인했다. 정부는 나머지 7명의 건강상태 등을 파악하는 한편 피랍자들의 조속한 무사귀환을 위해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래는 천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19명의 신병을 인도받는 구체적인 절차를 밝혀달라.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절차에 대한 합의가 아직 더 필요하다. 피랍자들을 가즈니주에서 카불로 가능한 한 빨리 이동시키고, 거기서 1차 검진 뒤 귀국경로도 빠른 시일내에 준비하겠다. ▶피랍자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가. -12명은 대면접촉 전에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안전을 확인했다. 나머지는 확인 안 됐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이 아닌가 기대하고 있다. 조만간 신병을 인도받으면 건강검진을 할 생각이다. 현재로선 19명 모든 분들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철군과 선교활동 중지 외에 다른 석방조건은 없었나. -두 가지가 공식적으로 합의된 내용이다. 다른 부분은 논의된 바 없다.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이처럼 좋은 결과를 가져온 조건변화가 있었나.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납치단체와 접촉하며, 서로의 입장을 조정해 왔다. 아프간 정부와 지역 관계자, 다국적군, 국제적십자위원회, 아프간 적신월사, 아프간 주재 외국공관, 이슬람 사회단체와 긴밀히 협조했다. 국제사회에도 피랍자 안전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다. 납치단체에 우리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려왔다. 이런 모든 것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 특히 탈레반 죄수 석방 등에 대해서는 우리측이 아프간 정부와 성의있게 협의했지만, 우리의 기능 바깥에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 한국군 연내 철군과 아프간 내 선교활동 중지 등을 수용했고, 납치단체측도 많은 인질을 장기간 억류하는 데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납치단체가 탈레반 죄수 맞교환을 요구했는데, 합의내용에는 없다. 납치단체 측이 순순히 철회한 것인가. -말씀드렸듯이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설득했지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과 한국 정부가 설득하는 데 한계 있다는 점을 성심껏 설명했고, 납치단체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9명 귀국후 이것만은 하지마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석방이 결정된 한국인 19명에게 ‘귀국후 하지 말야야 할 것’을 적은 경고성 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석방소식 발표 직후 ‘아스테뉴’란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자유토론방’에 ‘19명이 돌아왔을 때 이것만은 제발 하지마라.’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들에 대한 인신공격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자신들을 억지로 영웅화하지 말 것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벌금을 물리더라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말 것 ▲교회들을 돌면서 간증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 ▲이슬람권에 대한 선교활동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700여건의 댓글과 60건이 넘는 관련글을 통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발 ‘주님 때문에 살아왔다.’는 등 그런 말씀 말기를….”(피그말리온),“너무나 당연한 지적이다.이 땅에 사는 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질서는 지키면서 살아야할 것”(장혜영),“철저하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같은 사건이 재발합니다.”(무아),“죽음을 앞두고 당신들을 구해낸 것은 신이 아니라 당신들이 발가락때만큼도 안 여기던 대한민국 정부였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강태공) 등의 네티즌들이 동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이런 글을 쓰시는지….”(today),“생사를 넘나드는 경험도 하고 안그래도 심경 복잡하고 좀 쉬어야 할텐데 아직 오지도 않은 사람들한테 뭐하러 이런 글을 쓰나.”(heavenly_minded),“대체 저들이 뭘 잘못했나요.나라를 팔아 먹었습니까?이제 그만들 좀 하시죠.”(겨울여행) 등 원글에 대해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29일 오전 11시 현재 이 글은 7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900회 이상의 추천을 통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방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日 아베 2기내각 외교·안보 정책은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새로 짠 ‘제2기 내각’의 외교·안보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가 국내 문제 때문에 외교·안보 쪽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아베 총리의 말대로 우선 지역 활성화와 양극화 해소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무상과 고무라 마사히코 방위상 모두 아베 총리와 같이 우파적 성향이 짙다. 아베 외교·안보팀이 주변국과 충돌할 수 있는 ‘가치관 외교’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역시 ‘전후체제의 탈피’ 노선도 주변국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기는 하다. ●마치무라 외무상 “재임중 참배 안해” 마치무라 외무상은 2004∼05년 첫번째 외무상을 맡을 당시 역사교과서 문제 등에 대한 망언으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샀었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주시하는 이유다. 그런 탓인지 마치무라 외무상은 첫 기자회견에서 “재임중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계획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 2기 내각의 외교·안보팀은 당장 미·일 동맹을 고려, 민주당에서 반대하는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연장이라는 최대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 중국과 센카쿠 열도 소유권 분쟁, 러시아와 남쿠릴 열도의 4개섬 반환 문제 등도 언제든지 부각될 수 있는 과제들이다. 대북 강경정책은 바뀔 조짐이 거의 없다. 아베 총리는 비판을 받아 온 ‘총리 보좌관’을 5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면서 나카야마 교코 납치담당보좌관은 그대로 남겼다. 북핵보다 납치문제를 우선시하는 아베 총리의 의지다. ●“납치문제 진전없으면 대북지원 없다” 마치무라 외무상은 역시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에 진전이 보이면 경제 지원과 에너지 지원 분야에 한층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납치문제의 진전이 없으면 지원하지 않는다.’는 1기 내각의 기본 방침에 대한 유지다. 그러나 다음달 5·6일 이틀 동안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갖기로 합의한 6자회담의 제2차 북·일 실무회의는 북·일 관계에 새로운 단초를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 회의 이래 6개월 만에 열리는 만큼 일말의 기대감도 있다. 한편 마치무라 외무상과 고무라 방위상은 ‘중진’의 무게를 최대한 활용, 다음달 1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테러특별법’의 연장을 위해 민주당 설득의 전면에 나설 방침이다. hkpark@seoul.co.kr
  •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대가 지불 여부는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한국인 피랍자의 석방 조건으로 내건 것은 ▲아프간 파견 한국군의 연내 전원 철수 ▲아프간에서 일하는 한국 민간인 8월안 전원 철수 ▲기독교 선교단 아프간 파견 중단 등 3가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정부도 이들 3가지 합의 사항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추가 합의 사항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국제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40일 넘게 피랍자들을 억류하고 있던 탈레반측이 이처럼 ‘평이한’ 요구조건이 충족됐다는 이유로 한국정부의 석방요구에 선뜻 응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고수했던 탈레반의 최근 협상태도에 비춰봐도 석연찮은 구석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몸값 지불과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조기 철군을 이면으로 합의해 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피랍사태 초기부터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몸값 지불 요구를 거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명분’을 중시하는 탈레반 강경파가 수감자 석방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내부 갈등이 노출되긴 했지만 미국 정부의 묵인 없이 ‘수감자-인질 교환’이 성사되긴 어렵다는 사실은 탈레반측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몸값 지불로 탈레반에 ‘실익’을 안겨주면서 아프간 주둔 동의·다산부대의 조기철군 카드로 강경파의 ‘정치적 퇴로’를 열어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돼 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28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납치단체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아프간 정부 입장을 감안해 실현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면서 성의있게 노력해 왔다.”고 말해 몸값을 지불했을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파병 주무부처인 군과 국방부도 정부 결정이 내려진다면 언제든 아프간 주둔부대의 조기철군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군의 한 관계자도 27일 “다산·동의부대는 비전투부대인 데다 병력이 200여명에 불과해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철수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현재 임무 수행 중인 다산·동의부대원의 파병기간 6개월이 끝나는 10월 초에 철군하거나 병력을 1·2·3진으로 나눠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카드를 제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다산부대를 먼저 철수하고 현지인 의료지원으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동의부대는 연말까지 주둔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파벌 안배로 체제안정 비중

    파벌 안배로 체제안정 비중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8·27 당정 개편’은 정권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파벌의 안배와 전직 각료 출신의 ‘베테랑 의원’들을 대거 기용함으로써 일단 ‘전후체제의 탈각’이라는 개혁 모토보다는 ‘체제 안정’에 비중을 뒀다. 내각과 당의 주요 포스트에 실제 파벌의 ‘우두머리급’을 배치했다. 한마디로 참의원 제1당인 민주당의 계속되는 총리 사퇴 및 중의원 해산, 총선거 실시 등을 이겨내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때문에 당초 ‘인심일신(人心一新)’의 획기적인 인사를 통해 흔들리는 정권을 곧추세우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아베 총리 자신의 극우 성향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보수 색채가 더 짙어진 듯하다.‘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극단적인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나눠먹기식 인사… 파벌 정치 재연 물론 고심의 흔적도 없지는 않다. 아베 총리는 내각 및 당직 개편과 관련,“파벌의 추천을 받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끼리끼리 내각’,‘친구 내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탓이다.‘친구 내각’의 핵심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을 과감하게 내쳤다. 또 지난달 3일 규마 후미오 전 방위성 장관의 후임으로 입각했던 첫 여성 방위상 고이케 유리코도 최근 방위성 사무차관 임용 과정에서의 불화 끝에 55일 만에 경질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또 총리실 정치라는 비난을 사 온 총리보좌관을 5명에서 납치문제와 교육개혁 담당자 각 1명씩 2명으로 축소했다. 각료에는 2명의 여성을 배려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내각과 당과의 긴밀한 제휴를 염두에 뒀다. 신임이 남다른 아소 다로 전 외무상을 자민당 간사장에 기용함으로써 ‘아베-아소 라인’이라는 새로운 구도를 마련했다. 정권의 구심력을 되찾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파벌이 약한 아소 간사장의 당 장악력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전직각료 5명… 정권 앞길 험난할 듯 특히 고이즈미 정권 때 외무상을 지낸 마치무라 노부타카 의원을 외무상에 입각시켰다. 마치무라 외무상은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의 회장으로 영향력이 적잖다. 마치무라 외무상은 지난 2005년 4월 ‘일본과 독일의 과거행위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경제재정담당상을 역임한 요사노 가오루 관방장관은 자민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베 내각 출범 당시 유력한 관방장관 후보로 거론될 만큼 아베 총리와도 친분 관계가 두텁다. 아베 총리는 ‘아마추어 내각’이라는 비아냥을 떨치려는 듯 새 각료 12명 가운데 무려 5명이나 전직 각료 출신에서 선택했다. 전체 각료의 평균 연령도 60.44세나 된다. 그러면서 철저하리만큼 ‘아베 컬러’에 맞춰졌다. 고무라 마사히코 방위상은 2002년 법무상 재직 때 대북강경론을 주도했었다. 따라서 외무·방위 측면의 보수화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의 대대적인 당정 개편에도 불구, 점수는 후하지 않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구태의연하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언론은 “예상대로”라고 평가했다. 아베 정권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hkpark@seoul.co.kr
  • 인질석방 상당부분 합의된 듯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피랍 중인 한국인 인질 19명의 석방조건에 대해 탈레반 측과 한국정부가 상당 부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곧 대면접촉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접촉에서 인질 석방과 관련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피랍사태 40일째인 27일 정부 당국자는 “탈레반과의 접촉이 긍정적으로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지에서 어떤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올지 좀더 지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9월13일부터 한 달간)’시작을 전후해서 인질을 석방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도 남은 인질 19명이 며칠내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잇따라 전했다. 이와 관련, 현지 소식통은 한국 측이 인질 전원을 일괄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탈레반 측은 ‘여성 선(先)석방-남성 후(後)석방’ 을 주장하고 있어 양측이 세부 석방 조건 등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어제(26일) 탈레반측과 대면접촉을 하려 했는데 기술적인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며 “조만간 대면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면접촉 임박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인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사령관 압둘라 잔은 26일 파키스탄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질 석방협상이 결정적인 단계에 들어갔다. 끝이 보이는 상황이다.”며 “마지막 고비가 하나 남았지만 이르면 하루 이틀 만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지 통신사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도 이날 “기술적인 문제로 인질 전원 석방에 대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양측은 합의 내용을 최종적으로 다듬고 있는 중이라고 믿을 만한 소식통이 말했다.”고 전했다.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fall~fall~ 빠져요

    fall~fall~ 빠져요

    화제작 ‘디워’와 ‘화려한 휴가’에 이어 9월 가을 극장가를 겨냥한 한국 영화가 잇따라 개봉된다. 한국 영화의 침체 속에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잡은 앞선 두 영화처럼 ‘화려한 인기’를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태세다. ●코믹물로 분위기 ‘확 바꿔’ 먼저 초가을 ‘간절기 틈새시장’과 추석 연휴를 노린 코믹물들이 눈에 띈다. 이 영화들은 여름 내내 대형 블록버스터나 다소 무거운 주제에 지친 관객들을 대상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새달 13일 개봉되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주유소습격사건’과 ‘신라의 달밤’ 등을 히트시킨 김상진 감독의 2년 만의 신작. 시트콤 등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모은 나문희(권순분)가 초보 납치범들과 꾸미는 에피소드가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추석 가족 관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10,20대 젊은층이라면,‘권순분’과 맞붙는 ‘두 얼굴의 여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려원의 영화 데뷔작인 데다,‘방과후 옥상’,‘광식이 동생 광태’ 등에서 코믹 내공을 인정받은 봉태규의 연기궁합이 관람 포인트. 이야기는 2001년 ‘엽기적인 그녀’와 비슷하지만,6년새 한껏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20일에는 ‘두사부일체’,‘투사부일체’에 이은 3편격인 ‘상사부일체’가 개봉된다. 영화는 경영마인드를 배우러 대기업에 입사한 조폭두목 계두식(이성재)의 ‘투잡’ 생활을 그린다.1,2편을 합쳐 960만명 동원이라는 흥행 스코어와 손창민, 박상면 등 새로운 출연진이 기대를 모으지만, 좀 식상한 소재인 ‘조폭 코미디’의 한계를 어떻게 넘을지는 두고봐야 할 듯. ●잔잔한 감동의 휴먼 드라마 한편 하반기에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심금을 팍팍 울리는 휴먼드라마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6일 개봉하는 ‘마이파더’는 22년 만에 고국을 찾은 입양아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가 사형수인 아버지(김영철)를 만나 겪는 스토리를 그린다. 특히 이 영화는 TV 다큐멘터리에 소개된 해외입양아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토대로 했다. 이준익 감독의 신작 ‘즐거운 인생’(13일 개봉)은 직장과 가정에서 소외를 겪는 40대 가장들의 꿈찾기를 다룬다.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대학시절 활동했던 록밴드 활화산을 재결성해 활력을 되찾는다.1000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와 ‘라디오스타’로 호평을 이끌어낸 이 감독이 이번엔 어떤 통찰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20일 개봉하는 ‘사랑’은 ‘친구’‘태풍’으로 잘 알려진 곽경택 감독의 신작. 곽 감독은 운명적인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채인호(주진모)를 통해 ‘남자의 순정’을 이야기한다.‘사랑’이라는 다소 진부한 영화 제목은 투박한 경상도 남자 곽 감독의 모습과도 오버랩된다. 국내 한 대형 배급사의 관계자는 “추석을 앞둔 하반기 극장가는 기대 이상의 작품들이 많아 여느해보다 경쟁이 치열한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최근 몇 년간 한국 관객들이 빠르게 성숙돼 어떤 흥행 공식도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 만큼 흥행 결과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석방 기회 양보한 아름다운 이지영씨

    탈레반 인질사태가 오늘로 한달 하고도 아흐레째로 접어들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남은 인질 19명의 안위와 건강이 점점 더 염려된다. 피랍자 가족들과 국민은 피를 말리는 고통 속에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흘전 먼저 풀려난 김경자·김지나씨가 들려준 이지영씨의 자기희생 소식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납치 직전 현지에서 샘물교회 일행과 합류했다고 한다. 석방된 두 김씨에 따르면, 당초엔 이씨가 석방 대상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씨는 “나는 아프간에 오래 있었으니 다른 사람부터 풀어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언제 풀려날지 모르고 생사가 달린 절박한 상황에서 석방의 기회를 양보했다니 가슴이 뭉클하다. 피랍자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이씨도 오랜 피랍생활로 몸이 무척 지치고 불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심성을 보여준 그에게 진한 인간애를 느낀다. 우리는 이씨의 희생정신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마음의 다른 한쪽은 답답하고 아프다. 김경자·김지나씨는 사지(死地)에 남은 동료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가슴이 찢어진다고 울부짖었다. 온 국민의 마음도 그럴 것이다. 정부가 석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특히 이슬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이 다가오면서 석방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탈레반은 부디 인도적 정신을 잊지 말고 억류 한국인들을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길 바란다.
  • ‘석방 양보’ 이지영씨 자필메모 공개

    ‘석방 양보’ 이지영씨 자필메모 공개

    “이지영(부모님께). 건강히 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잘 먹고 편히 있어요. 아프지 마시고 편히 계세요.” 탈레반에 납치된 다른 인질들에게 석방 기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지영(36·여)씨가 자필로 쓴 쪽지가 23일 공개됐다. 이 쪽지는 이지영씨와 함께 있다 먼저 풀려난 김지나·김경자씨가 석방 직전 전달받아 갖고 온 것으로 이날 오후 8시쯤 이씨의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이씨의 작은 오빠 종환(39)씨는 “탈레반이 내 동생에게 가족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으라고 허락해 쓴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편지’는 아랍어 글귀가 인쇄된 흰 색 바탕의 노트 조각에 간결한 글씨체로 5줄로 짧게 적혀 있다. 그동안 쪽지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서 처음으로 딸의 메모를 전해받은 이씨의 어머니 남상순(66)씨는 북받치는 그리움과 슬픔을 참지 못하고 딸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남씨는 “딸의 필적이 맞다.”면서 “이것을 받는 순간 우리 지영이를 만난 것 같았다. 자기도 힘들텐데 엄마 몸 아프지 말라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빠 종환씨는 “석방자들이 많이 지치고 피곤한 상태여서 그동안은 안정을 취하느라 (쪽지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지영씨는 지난해 말께 아프간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교육 및 의료 봉사활동을 하다 이번에 피랍된 봉사단의 현지 인솔자 중 한 명으로 합류했었다. 강국진기자 연합뉴스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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