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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존 붕괴… 그 이후 벌어질 암울한 미래

    유로존 붕괴… 그 이후 벌어질 암울한 미래

    영국은 2016년 6월 극우정당 주도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 끝에 EU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영국은 잔류 입장을 고수하는 정당과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려는 정당의 극한 대치에 빠져 있다. 브렉시트는 곧 EU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는 듯했다.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의 극우·포퓰리즘 진영에서 저마다 탈퇴 목소리를 높였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가 돌풍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여기까지는 실제 최근 몇 년간 유럽 각국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136년 역사를 가진 독일 최고 명문 극장 ‘도이체스 테아터’(DT)는 ‘독일 연극의 살아 있는 역사’라는 별칭답게 여기서 더 멀리, 심도 있게 유럽을 전망한다. DT가 20~21일 서울 강남동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는 연극 ‘렛 뎀 잇 머니’(Let Them Eat Money)를 통해 유럽이 직면한 정치·사회·노동 문제를 파고든다. 2023년 이탈리아가 EU를 떠나자 유럽 공동체는 크게 분열한다.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인 정치인들은 포퓰리즘 정책만 내놓고, 권력자와 자본가들은 바다에 인공섬을 세워 국가 폐지와 자치권 획득을 노린다. 2028년 무력감과 고착된 권력 구조에 반대하는 운동인 ‘렛 뎀 잇 머니’는 실패로 판명 난 정책 책임자들을 납치하고 심문하며 진실을 찾아나선다. DT는 이 연극을 위해 정치 전문가, 과학자,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훔볼트 포럼과 함께 2년간 연구조사와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10년 뒤 유럽 사회가 맞닥뜨릴 미래를 도출했고, 지난해 9월 독일 연극 무대에서 공개했다. 독일 명감독이자 공연 연출가 안드레스 바이엘의 손을 거치며 더욱 강렬해졌다. 바이엘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2011)과 유럽영화상 다큐멘터리상(2001)을 받으며 연출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18일 LG아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난 바이엘 연출은 “사람은 늘 위협과 미래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10년 뒤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라는 고민과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 세상의 복잡한 문제들을 예술적 방식으로 접근해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사회에서는 경제, 환경, 노동, 질병 등 다양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나’를 중심으로 한 존재론적 고민이 있고, 이는 세계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이 독일 밖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 서울 공연이 처음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매매 거부한 지적장애 동거녀 숨질 때까지 맞았다

    성매매 거부한 지적장애 동거녀 숨질 때까지 맞았다

    성매매를 거부하는 지적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A(28)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범행을 도운 피의자 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전북 익산시의 한 원룸에서 B(20)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경남 거창군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지적장애를 앓는 B씨와 원룸에서 동거하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를 상습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출신인 A씨 등은 대구에 살던 B씨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알게 된 후 익산으로 데려와 함께 살며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가 이를 거부하자 두 달여 동안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사건은 B씨와 함께 원룸에 감금됐던 C(31·여)씨의 부모가 “딸이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C씨는 A씨 등과 함께 생활하다가 B씨가 살해된 사실을 알고 군산 집으로 도주했다. 그러나 A씨 일당이 집으로 찾아와 끌고 가자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B씨 살해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한 달 만에 A씨 등을 긴급체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소년 4700명 납치 강제수용소…‘선감학원’ 특별법 제정되나

    소년 4700명 납치 강제수용소…‘선감학원’ 특별법 제정되나

    19일 국회 의원회관서 토론회“아홉 살 때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시장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경찰관이 우리를 부르더니 강제로 버스에 태워 선착장에 갔습니다. 그날부터 선감도에서 9년간 아우슈비츠 같은 강제 수용소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소년 수용소’ 선감학원 피해생존자 이대준씨의 증언이다. 이씨는 1967년 납치돼 선감학원에 수용된 뒤 1975년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10살 안팎의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밭이나 염전에서 쉬지 않고 일했다”면서 “매질을 당해 죽은 아이, 탈출하다 죽은 아이들도 허다했다”고 밝혔다. 18일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4600여명의 소년들이 강제 수용돼 고통 받았던 선감학원의 인권피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 토론회가 열린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등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선감학원 피해생존자가 증언하는 1부와 대책을 논의하는 2부로 구성된다. 하금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과정,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 소장,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정부와 국회에 선감학원 사건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하금철 연구원은 사전 공개한 토론문에서 “정부 기관은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해 책임자 조사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사회에도 강제수용 피해자와 함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세운 소년 감화 시설이다. 해방 이후 경기도가 인수해 1955년부터 1982년까지 국가 부랑아 정책에 따라 강제 수용소로 직접 운영했다. 경기도는 당초 선감학원 운영에 대해 “부랑아 수용 및 교육이 목적”이라고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정확한 신원 확인 없이 아동을 데려와 강제노역과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경기도에 따르면 관련법이 부재한 탓에 선감학원이 폐쇄된지 37년이 지났지만 보상은커녕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회 진상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개략적인 조사만 이뤄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간한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4691명의 아동이 복장이 남루하거나 행동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됐다. 이들은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등 노역에 동원됐다. 수용아동의 41%가 8~13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는 식사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야생 열매와 곤충, 쥐 등을 잡아먹고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2017년 ‘선감학원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국회에서는 논의되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진화위법)도 현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된 상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세 지적장애 여성 구타 살해한 뒤 암매장한 일당 체포(종합)

    20세 지적장애 여성 구타 살해한 뒤 암매장한 일당 체포(종합)

    원룸서 동거하며 상습 구타…경찰, 살해 동기·방법 추궁 20세 지적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시신 유기 등의 혐의로 A(28)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도운 피의자 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익산의 한 원룸에서 B(20·여)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들은 군산 지역에서 알고 지낸 동네 선후배 사이로 SNS를 통해 피해 여성 B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6월 대구에 있던 B씨를 8명 규모가 지낼 수 있는 규모의 원룸에 데려와 동거했다. 이 동안 지적장애를 앓는 B씨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욕설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달 넘게 원룸 안에서 이뤄진 폭행 끝에 B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등은 사건 당일 사망한 B씨를 차량에 싣고 원룸에서 약 134㎞ 떨어진 거창의 한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매장했다. 거창은 피의자 중 한 명의 친척이 사는 곳이어서 시신을 유기하는 장소로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사건은 B씨와 함께 원룸에 감금됐던 C(31·여)씨 부모가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C씨는 지난 15일 원룸을 빠져나와 친구 집에 몸을 숨겼지만, 곧 A씨 등에게 발각돼 다시 익산의 원룸으로 끌려갔다. 이를 알게 된 친구가 곧바로 C씨의 부모에게 이를 전해 경찰 신고까지 이어진 것이다. 경찰은 C씨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B씨가 살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한 달 만에 A씨 등을 긴급체포해 범행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B씨가 살해당한 원룸에 감금돼 있던 C씨를 발견했다. C씨의 몸에선 별다른 상처나 구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 등은 B씨를 살해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피의자들이 B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살해 동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피의자들이 B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폭행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지적장애 여성 살해 암매장 일당 검거

    성매매를 거부하는 지적 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A(28)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범행을 도운 피의자 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전북 익산시의 한 원룸에서 B(20)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원룸에서 동거하며 지적장애를 앓는 B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광주 출신이지만 대구에 살고 있던 B씨를 SNS를 통해 알게되자 지난 7월 익산으로 데려와 함께 살며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가 이를 거부하자 두 달여 동안 폭행 끝에 B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은 B씨와 함께 원룸에 감금됐던 C(31.여)씨의 부모가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C씨는 A씨 등과 함께 생활하다가 B씨가 살해된 사실을 알고 군산 집으로 도주했다. 그러나 A씨 일당이 집으로 찾아와 끌고가자 부모가 경찰에 납� ㅍ프� 신고를 했다. 경찰은 C씨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B씨가 살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한 달 만에 A씨 등을 긴급체포했다. B씨가 살해당한 원룸에 감금돼 있던 C씨는 몸에서는 별다른 상처나 구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A씨 등은 B씨를 살해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B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폭행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국제진상조사단·인권위 권고사항 언급인권위 “일부 종업원 지배인 겁박에 입국결정”국제진상조사단 “기만에 의한 한국 강제이송”킨타나 유엔 보고관 “北종업원은 피해자” 북한이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실제로는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2016년 4월 남조선의 정보원 깡패들에게 집단납치돼 끌려간 리지예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지춘애씨의 글을 게재했다. 지씨는 ‘우리 딸들을 한시바삐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순한 정치목적을 위해 우리 딸들을 남조선으로 끌어간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대형 반인륜범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 사건을 다룬 인권위 조사를 언급하며 “우리 딸들이 본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위협과 강요에 의해 남조선에 끌려갔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끓어오르는 격분과 함께 우리 딸 지예가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희망으로 나는 요즘 밤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권위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진정인에 통지했다.인권위는 탈북 과정에 한국 정부의 위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지만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이 구성한 국제진상조사단은 방북 조사 결과 중간보고서에서 2016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12명의 여성 종업원은 기만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이송 됐다”며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한 ‘납치 및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지씨는 이를 근거로 “남조선 당국이 집단납치행위를 시인한 이상 우리 딸들을 하루빨리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제는 남조선당국이 ‘정착’이요, ‘신변안전’이요 하는 부당한 구실을 내대며 우리 딸들을 남조선에 붙잡아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통일부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인권위가 통일부에 문제를 지적하고 업무 개선 권고를 한 것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은 왜 지난 3년 동안 너무도 뻔한 집단 납치범죄 행위를 놓고 ‘자유의사’니, ‘자진탈북’이니 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공화국 대결과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이라고 일갈했다.그러면서 “최근 우리 공화국에 찾아와 집단 납치사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국제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남조선당국의 모략에 의한 ‘집단납치 및 인권침해’로 낙인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인정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직접 면담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같은 달 10일 “나와 직접 면담한 분들과의 인터뷰에서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종업원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사실관계를 제공받지 못하는 기만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는 것이 피해자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종업원과 함께 탈출한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해 6월 한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직원 요구에 따라 종업원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기획 탈북’ 파문이 일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남미] 미모의 베네수엘라 여대생, 정보부에 끌려간 이유

    [여기는 남미] 미모의 베네수엘라 여대생, 정보부에 끌려간 이유

    베네수엘라 정부가 무자비한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현직 기자의 폭로가 나왔다. 베네수엘라의 여기자 세바스티아나 바라에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수감돼 있는 장교의 딸이 출국을 하려다 이유도 없이 연행돼 실종됐다"고 밝혔다. 실종된 여성은 로스안데스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는 여대생 미셸 스테파니 로페스. 반역 혐의로 수감된 베네수엘라 육군대령 라몬 알리 바스케스의 딸이다. 바라에스는 "로페스가 출국수속을 마치고 여권을 챙기고 있을 때 갑자기 정보부 요원들이 출현, 그녀를 데리고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로페스가 라스로마스에 있는 정보부 시설에 감금된 것으로 보인다"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정보부는 불법 연행과 감금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라에스는 "이건 명백히 국가가 저지르고 있는 납치사건"이라고 규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페스는 현재 실종자 경찰에 신고된 상태다. 로페스가 정보부에 끌려간 건 순전히 가족관계 때문이라는 게 이 사건을 폭로한 여기자 바라에스의 주장이다. 바라에스는 "로페스가 아버지와 관계를 끊은 지 오래"라면서 "감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두 사람 간에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반역자의 친딸이라는 이유로 로페스가 끌려갔다는 것이다. 로페스의 아버지인 바스케스 대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지난 4월30일 체포됐다. 그는 반역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로페스처럼 선량한 민간인이 무단으로 치단기관이나 정보 당국에 끌려가는 일은 올해 들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민간단체인 '형법포럼'에 따르면 1~8월 베네수엘라에서 체포영장 없이 치안기관에 의해 체포된 사람은 최소한 2169명에 이른다. 체포영장 발부라는 형식은 갖췄지만 정치적 이유로 체포된 사람은 476명이다. 이 가운데 107명은 군인이다. 형법포럼은 "정권 유지를 위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정치 탄압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미셸 스테파니 로페스 (출처=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세계 곳곳에 ‘여경 전용’ 경찰서 개소…왜?

    세계 곳곳에 ‘여경 전용’ 경찰서 개소…왜?

    필리핀서 21명 전원 여경 경찰서 탄생“사법기관 여성 참여↑”…여성범죄 대응 효과도필리핀 최초로 여경만 있는 경찰서가 문을 열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필리핀 경찰청은 14일 중남부 시키호르주의 해안도시 마리아에서 특별한 경찰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곳에 배치된 경찰관 21명은 모두 여성이다. 여경 경찰서 개소는 공공분야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시키호르주를 관할하는 데볼드 시나스 지방경찰청장은 “이번 조치로 공공 안전과 치안 서비스 활동에 여성의 참여와 권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필리핀 경찰관 19만명 중 여성은 12%에 불과한 수준이다. 필리핀은 UN이 지난해 발표한 성불평등(GII) 지수에서 189개국 중 113위를 기록했다. 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49%로 남성보다 현저히 낮아 문제로 지적돼왔다. 앞서 필리핀 경찰청은 교통순찰대 내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로만 구성된 팀을 만들기도 했다. 순찰대 관계자는 “여성 팀의 존재는 여경의 권익과 성평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 범죄 대응을 위해 여경 경찰서를 운영하는 국가도 있다. 인도는 1973년 코지코데 해안도시에 첫 여경 전용 경찰서를 연 뒤 현재 470개가 넘는 여경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에서 여경 경찰서를 운영한 이후 여성들의 범죄 신고가 2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납치 신고는 22%, 가정폭력 신고는 21% 늘었다. 영국 에식스 대학과 미국 코네티컷 대학 등이 참여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여경 경찰서는 피해여성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신고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책임 연구원 소피아 아마랄은 “여성 경찰관은 피해여성을 다루는 과정에서 왜곡된 성 인식을 보일 가능성이 더 적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일 베를린에 위안부 소녀상 상설 전시

    독일 베를린에 일본군 위안부 등 전쟁 피해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과 기록물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사무실에 전시관 ‘무언 다언’을 개관했다. 전시관에는 ‘평화의 소녀상’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소녀상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올해 작품이다. 지난달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됐다가 현지 정치인들과 극우 세력의 압박 때문에 전시가 중단된 소녀상도 이들의 작품이다. ‘무언 다언’에서는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성폭력, 연합군의 성폭력,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과 미군의 성폭력에 대한 작품과 기록물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납치돼 성폭력을 당한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드족 여성들의 이야기 등 현재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발생하는 성폭력도 고발한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현지 언론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 전쟁에서 발생하는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현대사에서 여성들이 입은 전쟁 성폭력 피해를 관람객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도둑맞은 재혼 반지 현상금까지 내걸고 찾는 이유

    도둑맞은 재혼 반지 현상금까지 내걸고 찾는 이유

    한 미국인 여성이 잃어버린 결혼반지에 현상금을 내걸었다. 모니카 이켄-머피(50)는 지난달 12일 미국 뉴욕주 서퍽 카운티의 웨스트햄튼에 있는 집에서 반지를 도둑맞았다. 모니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반지를 돌려달라고 호소하며 5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녀는 반지를 돌려주면 그에 합당한 보상금도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모니카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반지는 내게 돈보다 귀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 어떤 반지이길래 현상금까지 내걸고 백방으로 찾으려 하는 걸까. 그녀가 도둑맞은 건 현재의 남편 밥 머피와 재혼하면서 제작한 결혼반지. 머피와의 사랑을 증명하는 반지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그토록 반지를 되찾고 싶어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도둑맞은 반지가 바로 9.11테러로 희생된 그녀의 전남편 마이클 이켄과의 첫 결혼반지에 달려 있던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것이기 때문.지난 2001년 9월 11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항공기 납치 동시다발 자살 테러로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은 붕괴되고, 미국 국방부 펜타곤 일부가 파괴됐다. 당시 무역센터 사우스타워 84층에서 일하고 있었던 마이클 이켄은 목숨을 잃었고, 그렇게 결혼 11개월 차의 신혼부부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이날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지 꼭 2년이 되던 날이기도 했다. 모니카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러 당일 남편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남편은 ‘사람들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나는 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남편을 떠나보낸 슬픔에 빠져 있던 그녀는 몇 년 후 뉴욕의 소방관 밥 머피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밥 역시 9.11테러로 수많은 동료 소방관을 잃은 터.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며 가까워졌고 2006년 결혼했다. 사별한 남편 마이클 이켄의 성과 새로운 사랑 밥 머피의 성을 따 이켄-머피라고 성을 바꿀 만큼, 모니카에게 마이클은 특별한 사람이었다. 비록 재혼을 하지만 마이클이 항상 자기 삶의 일부가 되기를 바랐던 그녀는 마이클과의 결혼반지를 재혼 반지로 새롭게 디자인했고 밥 역시 그런 그녀를 마음 깊이 이해해주었다. 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 역시 내 인생에 동료를 잃는 비극이 일어나도록 선택하지 않았다”며 모니카를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 반지는 2015년 열린 9.11테러 추모식에서 교황의 축복도 받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반지를 도둑맞자 모니카의 상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 반지는 마이클과의 사랑, 그리고 현 남편 밥과의 사랑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딸 매디슨(13)과 메건(11)에게 반지를 물려줌으로써 우리의 사랑을 영원히 지키고 싶다”며 반지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지난 8일, 9.11테러 참사 현장을 찾은 모니카는 故 마이클 이켄의 생일을 축하했다. 3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가 살아있었다면 55세의 중년 남성이 되었을 만큼 세월이 흘렀지만, 모니카는 아직도 그날의 아픔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한편 11일(현지시간) 9.11테러 18주기를 맞아 미국 뉴욕에는 참사 현장을 찾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하고 펜타곤을 찾아 희생자들을 기렸다. 9.11테러로 사망한 사람은 약 2996명, 부상자는 6000명에 달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추석 연휴에도 ‘그놈 목소리’ 기승…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및 예방법

    추석 연휴에도 ‘그놈 목소리’ 기승…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및 예방법

    매년 추석 연휴를 전후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증가해 소비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추석과 설 연휴에는 명절 인사나 가족 모임 등으로 위장해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수법이 많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총 444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133억원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고 서울(960억원), 부산(310억원), 경남(297억원), 인천(261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올해 들어 더 늘었다. 올 상반기 피해액은 3056억원으로 지난해의 68.8%에 이른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으려면 기존 피해 사례들을 통해 범인들의 수법을 미리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예방법.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 사칭가장 흔한 수법은 정부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한 뒤 사기 이용 계좌로 돈을 보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직장인 A(34)씨는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국제마약 사건에 연루됐으니 내일 검찰로 출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A씨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자 사기범은 “못 믿겠으면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알려 줄테니 영장을 확인하라”며 인터넷사이트 주소를 불러줬다. A씨는 이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고 본인에게 발부된 가짜 영장을 보게 됐다. 사기범에게 속은 A씨는 사기범이 수사 협조를 위해 자금 이체를 요구하자 사기범이 알려준 금융감독원 팀장의 계좌로 전 재산을 보냈다. 사기범은 “자금 출처를 확인한 뒤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A씨는 금감원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바로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이미 사기범이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였다. 금융위는 “검찰이나 경찰, 금융감독원이라면서 안전 계좌로 이체를 요구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하는 수사기관의 홈페이지도 수사기관을 사칭한 피싱사이트”라고 설명했다. ●금융사 상담원이라면서 전화나 문자로 대출 권유금융회사 상담원을 사칭해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는 사기범도 많다. B(60)씨는 자신을 금융사 상담원이라고 소개한 사기범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바꿔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사기범의 말에 따라 본인의 계좌번호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다. B씨는 개인정보를 알려준 뒤 계좌를 확인해보니 예금액이 다른 계좌로 모두 이체돼 있었다. 사기범이 사칭했던 금융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이 금융사는 “이런 방식으로 대환대출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받은 경우에는 아예 대응하지 않거나 진짜 금융사 상담원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출 처리 비용으로 선입금 요구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에게 전화해 대출 진행비나 선납이자를 내면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이는 수법도 있다. C씨는 금융사를 사칭한 사기범이 전화를 걸어 “현재 신용등급으로는 대출이 어렵지만 보증보험료와 선납이자로 65만원을 입금하면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하자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에 65만원을 입금했다. 사기범은 이 돈을 다시 다른 계좌로 이체하고 잠수를 탔다. 금융위는 “대출 명목으로 대출진행비 등 돈을 선입금하라고 요구하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 등 가족 납치 및 협박 전화사기범이 자녀를 비롯한 가족을 납치했다면서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 70대 여성인 D씨는 지난 5월 사기범으로부터 “딸이 친구의 빚을 보증섰는데 갚지 않아 잡아두고 있다. 빚을 갚지 않으면 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엄마, 살려줘”라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도 들렸다. D씨는 수중에 있던 돈을 갖고 사기범이 지정한 장소까지 가기 위해 서둘러 택시를 탔다. 그런데 D씨의 사정을 전해 들은 택시기사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범인을 잡았다. 금융위는 “가족이나 친지를 납치했다는 등의 협박과 함께 금전을 요구할 경우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가족이나 친지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준비생 울리는 보이스피싱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을 속이는 보이스피싱도 늘고 있다. 2017년 구직자 E씨는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백화점 의류 납품관리직에 지원했다가 합격 통보를 받았다. 업체 직원이 E씨에게 사원증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체크카드를 요구했다. E씨는 퀵서비스로 본인의 체크카드를 업체 직원에게 보냈다. 업체 직원이 회사 공금을 E씨 계좌로 잘못 입금했다면서 이를 인출하고 거래 내역을 삭제해주겠다고 말한 뒤 E씨의 계좌에서 돈을 빼갔다. 이 업체 직원은 사기범이었다. 회사 공금이라던 돈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다. E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범죄에 연루됐다. 금융위는 “합격 통보를 받은 회사에서 사원증을 만들기 위해 체크카드나, OTP,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고 하는 경우는 100% 사기”라면서 “절대 이런 요구에 응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9·11테러 18주년 추모식, 조촐하게 열려

    18년 전인 2001년 9월 11일 일어난 9·11테러 추모식이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희생자 가족과 뉴욕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워진다. CNN 등에 따르면 9·11테러 18주년 추모식이 11일(현지시간) 당시 비행기 테러로 파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있던 그라운드 제로에서 희생자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원히 잊지 말자’는 다짐을 하는 자발적 행사로 치뤄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여기에 참석하는 대신에 워싱턴DC 인근 펜타곤(국방부)의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3번째 테러 현장이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셴크스빌 부근의 집회에서 연설한다. 2001년 9·11테러로 숨진 크리스토퍼 엡스의 여동생 천드라 엡스는 지난해 추모식에서 “사람들은 우리에게 왜 그 오랜 세월 해마다 이 곳에 오느냐고 묻는다”면서 “그 이유는 아직도 미군 병사들이 우리들의 자유를 위해 싸우며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엡스는 이어 “또 우리를 지키는 구조대가 아직도 죽거나 병이들어가고 있다”면서 “그래서 살아있는 한 9·11테러를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식은 모든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의식과 함께 묵념, 당시 항공기가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무너뜨렸던 시간에 울리는 종소리 등 당시의 희생자를 기리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2001년 당시 테러범들이 납치한 항공기들을 가지고 무역센터 건물에 돌진했을 때 거의 3000명이 사망했고 펜타곤 건물과 생크스빌의 들판도 공격을 당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여섯 살 소녀 끔찍하게 살해한 16세에 27년형이 가혹하다고?

    여섯 살 소녀 끔찍하게 살해한 16세에 27년형이 가혹하다고?

    깜찍한 여섯 살 소녀 알레샤 맥페일을 납치해 강간한 뒤 살해한 10대 청소년에게 최소 27년형을 선고한 원심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심은 3년을 감경해줬다. 원심이 나이에 견줘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항소심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영국 에딘버러 형사항소법원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맥페일을 끔찍하게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최소 27년형을 선고받은 애론 캠벨(17)에 대해 3년을 감경해 24년형을 선고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스코틀랜드의 10대 범죄자로는 가장 긴 징역살이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2003년 조디 존스란 여학생을 살해한 루크 미첼이 20년형을 선고 받아 가장 오랜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세 법관으로 구성된 항소심 재판부는 “젊은이가 피고란 점을 감안하면 또래의 범죄에 대한 형량도 비교해야 한다”며 여러 판례와 비교할 때 24년형이 가장 합당한 형량이라고 판결했다. 재판 과정에 도움을 줬던 심리학자 개리 맥퍼슨은 “너무 비관적인 얘기를 한 것에 대해 재판부에 사과드리지만 애론 캠벨이 어떤 의미있는 방식으로 행동을 바꿀 능력이나 열망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내다볼 수 있는 미래에도 위험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페일의 삼촌 칼럼존은 항소심 소식을 들은 뒤 소셜미디어에 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법무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스코틀랜드 사법체계는 범죄자 위주냐고 따졌다. 섀도우 캐비넷의 법무장관인 리암 커는 “명예롭지 못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정부 대변인은 개별 재판 사안에 대해 코멘트할 수 없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맥페일의 끔찍한 참극이 그리 널리 보도되지 않았다. 노스 라나크셔주 에어드리에 살던 소녀는 로드사이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던 지난해 7월 2일 한밤중 침대에서 캠벨에게 납치됐다. 다음날 아침 전에 호텔로 쓰이던 건물 앞마당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무려 117군데 부상을 입었다. 지난 2월 아흐레 동안 재판이 진행됐는데 캠벨은 처음에 맥페일 아빠의 18세 여자친구가 범인이라고 지목했다. 자신의 DNA가 검출된 것은 누군가 범행 현장에 심어놓은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통하지 않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의 충격/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의 충격/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는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이라는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을 경제에서 안보 문제로까지 확장시켰다. 비대칭적·상호보완적인 한일 관계는 냉전 종식과 더불어 대칭적·상호경쟁적 관계로 바뀌었다. 그만큼 한일 간 쟁점이 발생하면 이전처럼 타협하기 어려워졌다. 강경해진 양국 정부의 대응도 타협의 어려움에 박차를 가한다.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부터 보자. 재판부는 피해자의 청구권을 인정하기 위해 협정의 적용 범위를 당시 협상 당사자의 의도보다 훨씬 좁게 해석함으로써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제약을 돌파하려 했다. 이 해석은 한국에서는 지지를 받았지만 일본 정부는 반대했다. 한국 정부가 한일 기업의 협력을 얻어 향후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판결과 협정을 양립시키는 방안을 일본에 제시하고 교섭했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일 협상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가 응하지 않았으므로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거듭된 일본 정부의 협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법적 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고 거부한 것은 한국 정부가 먼저였다고 본다. 일본 정부는 7월 1일 안전보장상의 이유를 들어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8월 2일에는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강제동원 판결에 따라 원고가 법원에 신청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의 현금화라고 하는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경제 보복’이라고 보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일 강경 자세를 천명했다. 한국 정부는 안보를 먼저 문제 삼은 쪽은 일본이라고 비난했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판결과 무관한 조치라고 강조하면 할수록 보복임이 명백해지는 참으로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다. 또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이 없다는 한국 내 비판을 잠재우고 일본이 공격했다는 구실을 줌으로써 강제동원 판결 문제의 해결을 오히려 늦췄다. 아베 신조 정권이 왜 그 시기에 애매한 이유를 내걸고 보복 조치를 단행했는지, 어떠한 전망에 근거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지소미아 파기다. 이 자체로 한일 안보에 중대한 피해는 없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생각과 달리 일본의 양보를 이끌어 낼 카드가 되기 어렵다. 한국 정부는 백색국가 제외 철회와 지소미아 유지를 맞교환하자지만 일본이 보복 조치를 거두려면 판결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어렵다.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일 안보협력에 중대한 균열을 초래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끌어들여 북미 관계 개선을 이루고 남북 관계 개선을 주도하려 한다. 핵·미사일과 납치를 내세워 대북 강공을 미국에 압박하는 아베 외교는 방해물이라는 인식이 있다. 일본은 비핵화보다 남북 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불안해 지지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한일은 이미 외교안보에서 괴리가 존재한 상태여서 지소미아 파기는 시간문제였는지 모른다. 한국 사회는 정부의 대일 강경 자세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만, 지소미아 파기에는 40%가 반대했다. 일본도 파기 발표에 놀랐다. 양국의 반응을 보면 여전히 한일 간에는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공통의 이익이 존재하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안보상의 공통 이익을 재확인하면서 갈등 요인을 제공한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처와 일본의 보복 조치 철회에 한일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협력의 성과는 뚜렷하다. 양국 정부는 역사 마찰이 경제·안보 마찰로 번진 과정을 역전시켜 안보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역사·경제 마찰을 해소하는 데 나서야 한다.
  • [여기는 동남아] 부모 돈 받아내려 납치 자작극 벌인 철없는 20대 청년

    [여기는 동남아] 부모 돈 받아내려 납치 자작극 벌인 철없는 20대 청년

    돈이 궁했던 20대 청년이 부모를 상대로 납치 자작극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태국 현지 언론 파타야원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치안(47)씨 부부는 “아들이 납치됐다”면서 다급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부부는 아들인 아누차(27)가 3일 전화로 “악덕 사채업자들에게 약간의 돈을 빌렸다가 납치당했으며, 4만바트(약 156만원)를 보내야 풀어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아들의 안전이 몹시 걱정된 비치안 씨는 경찰에 간곡히 도움을 요청했다. 아누차의 납치 사건은 뉴스를 통해 공개되었고, 경찰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4일 아누차는 다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안전하다”면서 “사실은 4만바트가 필요해서 스스로 꾸민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알고 보니 그는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치안 씨의 말에 따르면, 아들은 대학 졸업 후 6개월 동안 개인 교사 일을 하다가 가수가 되겠다면서 하던 일을 그만두었다. 이후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돈이 궁해진 그는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치안 씨는 “아들은 학생 때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돈을 받아 갔다”면서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이런 나쁜 습관이 없어질 줄 알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졸업 후 아들은 여전히 핑곗거리를 찾다 못해서 급기야 납치 자작극을 벌이기까지 한 것이다. 아들은 “여전히 4만바트가 필요하다”면서 부모에게 돈을 요구했고, 부모는 아들이 집에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피고인은 진술거부권, 변호인조력권을 사전에 적법하게 고지받지 못했다. 자필진술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2014년 9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김우수)는 중국에서 탈북 브로커 납치를 시도하고 국내로 잠입해 탈북자 동향 등을 탐지한 혐의로 기소된 홍강철(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씨가 구속 기소된 지 6개월 만이었다. 검찰은 홍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 특수잠입·탈출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홍씨의 기소 내용은 검찰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언론에도 공개됐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한 날이었다. 간첩 조작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간첩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이었을까. 국가 기관의 시선 돌리기용 발표는 오히려 홍씨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유씨 사건을 맡았던 장경욱 변호사 등 많은 변호사들이 홍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6년 2월 2심에서도 무죄 선고가 났다. 홍씨는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보도자료를 낸 게 천만다행”이라면서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무슨 일을 했나. “강건종합군관학교(초급장교 양성기관)를 나왔다. 군 복무를 오래 했는데 간부 등용이 안 됐다. 제대 후에는 공장에서 일했다. 제도에 대한 불만이 생기면서 송금 등 탈북 지원도 했다.” -탈북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먼 친척뻘 되는 조카를 탈북시키려다 현장에서 잡혔다. 과거 일까지 드러나면 형이 무거워질 것 같아서 ‘나한테 뒤집어씌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2013년 6월 탈북 과정에서 브로커가 나를 도와주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뒤 국정원에 내가 국가안전보위부 정보원인데 탈북 브로커를 납치하려고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한다.” -감옥에는 얼마나 갇혀 있었나. “국정원과 서울구치소에서 6개월씩 1년 정도 있었다. 모두 독방이었다. 국정원에 갇혀 있을 때에는 미친 사람처럼 밤마다 노래를 불러댔다. 사람이 그리웠다.” -어찌 됐건 간첩이라고 자백을 한 건데. “국정원 직원이 ‘빨리 인정하고 가라’고 하더라. 북한에서는 자기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면 반국가적 범죄나 살인, 강간죄가 아닌 이상 감옥에 안 보낸다. 정치적 목적으로 나를 간첩으로 만들려고 해도, 사실은 내가 간첩이 아니라는 걸 국정원은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인정하면 하나원에 보낼 줄 알았다. 어떻게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빨리 교도소에 가라고 하나.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했는데 안 그렇더라.” -그래서 보위사 정보원이라고 인정했나. “국정원 1차 조사 때 보위부 정보원이냐고 물어보더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질문만 들었다. 군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보위사령부(보위사)는 알아도 보위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보위사 정보원이 왜 한국에 왔냐고 하더라. 자꾸 ‘담뱃값을 하라’고 하는데 이해를 못했다. 그저 정보원이라고 하면 ‘국정원 직원이 상금을 받나’ 속으로 생각하고 ‘그렇다’고 했다.” -국정원 2차 조사 때 자필 진술서만 1000여장이 된다. “우리는 ‘숙제’라고 불렀다. 조사관이 ‘어떤 임무를 받고 왔느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니까 ‘그냥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 ‘그럴 수가 있나’라면서 ‘탈북 동향 임무를 맡았겠지’ 하고 힌트를 주는 식이다. 그렇게 밤마다 쓴다. 제목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을 매번 반복해서 쓰면 어느 순간 세뇌가 된다. 내가 간첩 임무를 받은 것처럼 되더라. 무서운 수법이다.” -간첩이라고 인정하면 언론에 알리지 않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한국에 데려다 준다고 했다던데. “우연한 기회에 구치소에서 신문을 보다가 내 기사를 봤다. 탈북 위장 북한 공작원이 기소됐는데 국정원 밥을 먹고 14㎏ 살쪘다는 기사였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때부터 변호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국선변호인이 국가 편에 선 변호사인 줄 알았다. 국선변호인에게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할 말이 있으니 꼭 만나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그 편지를 장경욱 변호사가 보낸 다른 변호사가 갖고 오더라.” -1심에서 무죄를 예상했나. “처음에는 재판부가 검찰 편인 것 같았다. 변호인이 이의 신청을 해도 받아주질 않았다. 그런데 선고를 열흘 앞두고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에 현장 검증을 간 적이 있다. 그때 판사들 얼굴이 달라지는 걸 봤다. ‘아, 나 무죄구나”라는 걸 느꼈다.” -대법원 선고가 길어지는 것 같다. “검사가 상고한 지 벌써 3년 반이 지났다. 답변서를 안 내서 그런가 싶어서 요즘 새벽 2~3시까지 (답변서를) 쓰고 있다.” -판결이 뒤집히면 어떡하나. “불안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번 구속된 적이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다시 수감되는 꿈도 꾼다. 아내가 닭곰탕을 끓여 왔는데 교도소에 갇혀 못 먹는 꿈이다.” -요새 하는 일은. “내 사건 변호를 맡아줬던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 변호사를 돕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고문 조작’으로 드러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이 진행 중인데 3년 전부터 증거 수집하고 사건 기록을 함께 검토했다. 증거 찾으러 전국을 다녔다. 부산에도 자주 내려가 당시 고문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 면담하고 녹취록도 만들었는데 나중에 녹취를 풀면서 부산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힘들었다(웃음). 1990~1992년 3년치 고문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일보 자료실에서 한 달 동안 신문을 훑어보기도 했다. 나중에 재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참 뿌듯할 것 같다.” -탈북할 때만 해도 이런 길을 계획한 건 아닐 텐데. “북한에 있을 때는 나만 아는 사람, 내 가족만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더 억울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몇십년을 교도소에 갇혀 있던 사람들도 있더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돈을 못 벌더라도 꼭 이 사람들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지난해 새로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겼다. 경제적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내가 지금 하는 일을 지지해 준다. 꿋꿋이 가보려고 한다.” -유튜브 방송도 시작했던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혼자 해보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같이 하자고 해서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남북 화해를 가로막는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한다. 누구는 친북 방송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옳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북한은 이렇다’라는 걸 보여 주는 거다.”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방송을 하면서 평소 말버릇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을성도 배우고 있다. 내가 잘못하면 방송 조회수 떨어지잖아(웃음).” -더이상 간첩 조작의 비극이 없어야 할 텐데. “탈북자에 대한 국정원 조사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반인권적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 조사를 받을 당시 ‘세상 밖에 버려진 기분’이었다. 합신센터 이름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꾼 것만으로는 안 된다. 간판이 아닌 사람이 바뀌어야 비극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양천, 방범·방재 등 5대 연계 통합플랫폼으로 골든타임 지킨다

    양천, 방범·방재 등 5대 연계 통합플랫폼으로 골든타임 지킨다

    서울 양천구는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기반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 국비 6억원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사업은 통합관제센터를 중심으로 방범·방재·교통 등 분야별 정보를 연계해 도시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경찰·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정보를 유기적으로 공유해 위급 상황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다. 구는 국비 6억원에 구비 6억원을 더해 총 12억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112센터 긴급영상 지원, 112 긴급출동 지원, 119 긴급출동 지원, 재난상황긴급대응 지원, 아동·치매환자 등 사회적 약자 지원, 5대 연계 서비스 시스템을 U양천통합관제센터에 구축할 계획이다. 통합플랫폼이 마련되면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관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현장 상황과 최적 교통정보 등을 실시간 파악, 현장 도착 전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한 작전을 세우고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강도·납치 등 사건 현장에 긴급 출동하는 경찰관은 현장 영상을 통해 범인 도주 경로를 확인하고 증거 자료도 수집할 수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6일부터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사업 참여 서류를 접수했다. 1차 서면평가와 2차 현장평가를 거쳐 양천구를 포함한 전국 12개 지자체를 선정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양천구는 교통·방범·방재 등 다양한 분야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계, 도시 관리에 효율성을 기할 수 있게 됐다”며 “구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정책을 꾸준히 발굴, 스마트시티 선도 도시로서의 면모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손가락 사인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中 당국이 긴장하는 이유

    손가락 사인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中 당국이 긴장하는 이유

    중국의 한 소녀가 공항에서 낯선 남자에게 끌려가며 도와달라고 외칠 수도 없자 손가락으로 알듯모를 듯한 사인을 만들어 보인다. 언뜻 보면 OK 사인과 비슷한데 OK 사인이 어깨 위로 팔을 들어올려 큰 동작을 취하는 반면, 이 사인은 누군가로부터 숨기려는 듯 배 근처에 대고 한다. 말 못할 사정이 있으니 도와달라고 눈치를 주는 것이다. 이 동영상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배우가 등장해 연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 동영상과 함께 OK 사인과 다르게 엄지와 약지를 잇닿게 해 중국의 112에 해당하는 110을 만들어 보이는 포스터가 소셜네트워크 ‘틱톡’을 통해 확산되면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당국이 긴장한다는 것일까? 동영상에서 이 신호는 통했다. 행인이 소녀를 끌고 가던 남자에게 항의했고 다른 이도 가세해 소녀는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간다. 한 남성이 마지막에 등장해 “이 제스처를 퍼뜨려” 누군가에게 유인, 납치되거나 목숨이 위험에 처한 어린이들이 다른 이에게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낼 수 있게 하자고 말한다.그런데 당국은 이 동영상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중국 인터넷 검열기관인 피야오는 OK 사인을 구조 신호로 쓰는 것은 절대적으로 괜찮지 않다고 지적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 동영상이 경찰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짐작했지만 청두경제일보에 따르면 누가 제작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피야오는 경찰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한 뒤 “이런 제스처는 경고로도 별 의미가 없다”면서 경찰에 직접 도움을 청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곤경에 처한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를 알아보게 하는 데 유용하다고 이 손가락 제스처를 옹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블로거는 “도와달라고 소리지르는 것이 제스처보다 실용적”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이들은 애매한 손짓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끼어들게 만들어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권위주의적이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 중국에서 이런 조그만 몸짓으로라도 다른 이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중국 사람들은 유난히 숫자를 좋아하고 집착하는 것으로 이름 높다. 당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숫자를 활용한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앨범 ‘1989’를 내놓았을 때 중국 당국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돌아보면 된다. 그 해 톈안먼 광장 유혈진압이 있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46이나 64(둘다 6월 4일을 가리킨다), 1989에 당국이나 관료들은 경기를 일으킨다. 나아가 2014년 홍콩 우산혁명 때 홍콩 행정장관이었던 렁춘잉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689로 부르거나 지난 4일 2차 우산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범죄인 송환 법안을 공식 철회한 캐리 람 현 행정장관을 777로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또 그래픽에서 보는 것처럼 눈마스크, 헬멧, 얼굴마스크 등 시위와 집회에 꼭 필요한 물품들을 가리키는 제스처들이 홍콩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이렇게 작아서, 꼭집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수도 없는 제스처나 사인 등이 본토에 상륙해 대중들의 지지를 받고 퍼져나가면 장차 사회 불안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관료들은 긴장하는 것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bsnim@seoul.co.kr
  • ‘저스티스’ 손현주의 자백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전개”

    ‘저스티스’ 손현주의 자백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전개”

    종영까지 단 이틀간의 방송분만을 남겨놓은 ‘저스티스’가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했다. 지난주, 송우용(손현주)의 검찰 자진 출두로 새로운 의문을 자아냈던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극본 정찬미, 연출 조웅, 황승기, 제작 프로덕션 H, 에프앤 엔터테인먼트)의 종영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장영미(지혜원)를 찾아낸 이태경(최진혁)과 서연아(나나)의 공조 수사가 나날이 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악행을 덮기 위해 또 다른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송회장과 탁수호(박성훈)에 맞서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에 송회장의 자백이 최종 엔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과 호기심을 높이고 있다. 오늘(4일) 본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29~30회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9742452)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하기 힘든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권력자들이 요구하는 걸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라는 송회장의 거짓 자백과 “저를 납치하고 감금한 사람은 정진그룹의 탁수호 부회장입니다”라는 충격적인 영미의 증언이 여론을 들끓게 만든 것. 그로 인해 정진의 주식이 폭락하면서 분노한 수호가 태경과 송회장에게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지난 방송에서 아버지의 실체를 알게 된 대진(김희찬)의 달라진 모습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진은 송회장의 앞에선 “더러운 돈으로 잘 먹고 잘살게 해준 거라면, 이깟 다리 짓이겨지는 게 낫다”며 원망했지만, 아버지의 실체가 담긴 녹음파일을 결국 지워버렸었다. 영상 속에서는 태주의 이야기에 분노하는 태경 앞에서 “그러니까 나중에 제가 그 죗값 다 받는다”고 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더불어 태경을 처리해야 한다는 최과장(장인섭)에게 유독 예민하게 반응했던 송회장이 마지막까지도 “태경이 절대 건드리지 마”라고 서늘하게 경고하고 있어, 태경과 송회장의 관계의 끝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제작진은 “올여름, 뜨겁게 달려왔던 ‘저스티스’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전하며, “태경과 연아의 공조 수사, 태경과 송회장의 관계, 그리고 모든 진실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리게 될지 끝까지 응원하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저스티스’ 29~30회는 오늘(4일) 수요일 밤 10시, 최종회는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중계 관계로 내일(5일) 목요일 밤 9시 20분에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소 150명 사람의 손·발 모아 묻은 암매장지 멕시코서 발견

    최소 150명 사람의 손·발 모아 묻은 암매장지 멕시코서 발견

    끝도 없는 암매장지와 시신의 발견으로 연일 충격을 주고 있는 멕시코에서 또다시 믿기 어려운 규모의 유골 무더기가 발견됐다. 멕시코뉴스데일리, 엘 유니버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에서 발견된 암매장지에서 2000개가 넘는 사람의 손과 발 뼛조각이 발견됐다. 시날로아는 타마울리파스, 치와와, 게레로 등지와 함께 마약 카르텔의 범죄가 많은 지역들이었고,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던 마약 카르텔은 경쟁 조직원이나 무고한 이들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집단으로 매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거나 토막내는 일도 흔했는데, 이번에 발견한 뼛조각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 가족단체인 ‘실종자 수색을 위한 다리’ 측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시날로아에서는 손의 뼈만 모아놓은 여러 개의 가방이 암매장된 채 발견됐고, 해당 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발 뼈만 모아 매장한 장소가 발견됐다. 감식 전문가들은 손과 발의 뼈 주인 중에는 어린아이도 포함돼 있으며, 적어도 해당 뼛조각들의 주인이 150명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과 발의 뼈만 담아놓은 가방 일부는 햇빛과 수분에 노출돼 손상돼 있었고, 뼛조각 일부는 동물들에 의해 훼손돼 있었다.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포함해 손과 발의 유골뿐만 아니라,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포함된 여성 2명 등 총 3명의 시신도 함께 발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지난 20년간 실종신고된 사람은 최소 6만 명에 이르며, 실종자 대부분은 카르텔이 기승을 부리는 과정에서 사라진 이들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수많은 실종자들이 이전 정부가 남긴 ‘최악의 유산’이라고 표현하며, 취임 후 실종자 수색과 시신 신원 확인에 인력과 예산을 보강했다. 그러나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무연고 시신이 약 2만 6000구에 달하는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인과 납치 등 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은 실종자 가족을 더욱 절망에 빠지게 했다. 멕시코 정부가 ‘마약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6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멕시코 전역에서 3000곳이 넘는 암매장지가 발견됐으며, 정부의 미미한 지원에 분통을 터뜨리던 일부 실종자 가족은 직접 수색 단체를 만들고 시신이 묻혀있을 만한 곳을 찾아 수년째 땅을 파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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