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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노벨상은 기초과학 육성의 부산물일 뿐이다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노벨상은 기초과학 육성의 부산물일 뿐이다

    지난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이 선정된 것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두 발표되었다. 국내 언론이 특히 주목하는 기초과학 분야의 수상자들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배출되었고 한국 과학자들은 포함되지 못했다. 정부에서 연간 19조원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데 왜 한국 과학자들 중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지 분석하고 비판하는 언론 보도도 어김없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잇따라 이웃 나라 일본에서 수상자가 나오고 있고, 지난해엔 중국인 과학자도 생리학 및 의학 분야에서 상을 받으면서 이러한 비판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과연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와 한국의 과학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그 원인과 대책은 무엇일까? 노벨 과학상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초과학 분야의 창의적 성과에 주어진다. 일례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도쿄공업대학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는 술을 워낙 좋아해 효모를 연구 대상으로 정하고, 경쟁을 싫어해 남들이 연구하지 않는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연구한 결과 상을 받게 됐다. 그러나 오스미 교수는 자신의 연구성과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연구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남들이 연구하지 않는 효모의 ‘제 살 깎아먹기’를 연구했다는 것이다. 올해 화학상,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구체적 응용을 전제로 연구한 것이 아니고 분자기계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화합물을 합성하거나 위상 수학을 물질의 상전이에 적용한 결과 노벨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가 미래에 인류 사회 발전에 큰 공헌을 하게 될 수도 있으나 지식의 확장이라는 학술적 성과에만 그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비해 정부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대부분 국민보건 증진, 환경 개선, 국방, 경제 발전 등 구체적 목표를 전제로 이루어진다. 실제 연간 19조원에 이르는 우리 정부의 연구개발비 중에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 분야를 선정할 수 있는 상향식 기초과학 분야의 지원 금액은 6%를 넘지 않는다. 노벨상을 타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의 투자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는 어떤 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납세자들의 복지와 사회적 기여를 목표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과학자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견과 지식 확장을 위해 연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운 좋게 노벨상을 타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가.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고 기초과학을 통해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벨 과학상이 수여된 미생물의 제한효소 발견은 생명공학 산업의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톰슨 로이터에 의해 지난해와 올해 연속 노벨 화학상이 유력한 분야로 꼽혔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도 마찬가지다. 구체적 응용을 목표로 하지 않고 호기심에서 세균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되는 이유를 밝히려고 시작한 연구가 21세기 의학 및 생명공학의 새로운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막대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제한효소, 또 다른 유전자가위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하향식 기획과제와 응용 및 개발에 대한 투자를 일부 축소하고 대신 연구자들이 연구 주제와 대상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상향식 기초과학 과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 [In&Out] 쌀 정책 대안:생산조절형 소득보전직불제/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In&Out] 쌀 정책 대안:생산조절형 소득보전직불제/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최근 우리 농정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쌀 문제다. 수년째 이어진 풍작은 쌀값 하락을 부채질하며 농업의 아킬레스건인 쌀 산업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브레이크 없이 하락하는 쌀값 때문에 엄청난 예산의 변동직불금이 소요되고, 재고관리비용은 눈 더미처럼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한두 해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북 지원이나 쌀 소비 촉진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고민은 깊으면서도 쉽사리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장격리라는 단기적 대증요법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소비와 과잉생산으로 인한 만성적인 수급의 불일치에 있다. 그 근간에는 쌀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소득보조정책이 있다. 현재 쌀 산업에 주는 정부 보조는 시장가격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고정직불제와 시장가격이 목표가격에 미달할 경우 지급하는 변동직불제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보조정책이 쌀 생산을 유인하고 과잉생산 기조를 고착화시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각자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정책 입안자들은 더욱 혼란스럽다. 일각에서는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고정직불제 단가를 인상해 구조조정을 촉진하자고 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고정직불제를 폐지하고 변동직불제를 현실화하자고 한다. 그러나 가격변동에 대한 보험의 성격을 가지는 변동직불제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보상의 성격을 가진 고정직불제와는 역할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현재의 농업 여건을 고려할 때 이 두 제도 모두 포기하기 어렵다.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 가격이 급락할 경우 경영수지가 급속하게 악화돼 생산기반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고, 변동직불제의 부활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1996년 미국 농업법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는 고정직불금만 높이고 쌀 산업의 문제는 그대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고정직불제를 폐지할 경우 농업소득이 그만큼 하락하고, 이는 변동직불금의 상승 압력으로 전환될 것이다. 쌀 문제에 대한 해법은 쌀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비효율적인 예산의 낭비를 막고 시장기능을 회복하는 데 있다. 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당면한 쌀 산업의 문제는 변동직불제의 조건으로 생산 감소나 전작을 요구하는 제도 도입으로 풀어야 한다. 이 제도는 쌀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 식량안보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과잉생산 기조를 해소해 정부의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는 유용한 정책이 될 것이다. 쌀 생산농가가 변동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전에 정한 비율에 따라 휴경 또는 전작을 해야 하는 생산조절 정책을 통해 선제적인 수급조절이 가능하다. 휴경된 면적에 대해서도 논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보상의 성격을 가진 고정직불금이 지급되며, 여건에 따라 일정 금액의 변동직불금도 지불할 수 있다. 만약 휴경 면적에도 경작 면적과 동일한 변동직불금을 지불한다면 농가 입장에서는 기존 제도와 거의 동일하지만 휴경 면적만큼 생산이 감소하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상승해 기존 제도에 비해 변동직불금 지출이 줄고, 재고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과잉생산으로 고통받던 1980년대에 작목별로 다양한 형태의 의무휴경 제도를 운영했다. 우리 정부도 시장수급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블루박스(blue box) 제도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생산 조절형 직불제는 휴경 면적에 무조건 돈을 주는 기존의 생산조정제와 달리 납세자의 비난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정부의 선제적 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공방·파행… 국감장 뒤덮은 ‘미르·K스포츠재단’

    공방·파행… 국감장 뒤덮은 ‘미르·K스포츠재단’

    최경희 이대 총장 증인 채택 ‘실랑이’ 野 “새누리 거부로 한명도 결정 못해” 與 “야당의 정치공세로 시간만 허비” 가까스로 재개된 국정감사가 나흘 동안 진행된 가운데 여야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곳곳에서 부딪쳤다. 연일 여야의 공방을 불러오면서 두 재단은 국감에서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지난 4일부터 다수의 상임위원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무위(국무조정실, 한국산업은행), 기획재정위(기획재정부, 국세청),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육부, 교육청), 국토교통위(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서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교문위는 재단과 관련된 인물들을 증인으로 세우는 문제로 잇달아 파행을 빚었다. 7일 교문위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로 격돌했다. 야당은 이화여대 학생인 최순실씨의 딸에 대한 학교 차원의 특혜 의혹을 따지겠다고 나섰다. 교문위는 전날도 최순실씨와 함께 또 다른 핵심 인물로 지목된 CF 감독 차은택씨의 증인 채택을 두고 파행을 겪었다. 야당은 두 사람을 비롯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 18명의 증인을 교육부 종합 국감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불필요한 정치 공세”라며 반대했다. 결국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할 것을 요청하면서 증인 채택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국회법에 따라 안건조정위에 넘겨진 안건은 90일까지 여야 합의가 없이는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이날 국감이 파행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을 통해 유성엽 위원장의 ‘편파진행’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오후 늦게 다시 열린 교문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결국 새누리당의 거부로 증인 채택을 한 명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면서 “지금은 새누리당이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부메랑이 돼서 100배, 1000배로 돌아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교육청에 대한 국감이 이뤄져야 하는데 야당의 정치공세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맞섰다. 한편 이날 기재위 국감에서 임환수 국세청장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우 수석 처가 측의 화성 땅 차명 보유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 법인자금에 대한 횡령·배임 의혹, 상속세 문제 등에 대해 임 청장은 “권력 실세 유무를 고려하지 않는다. 납세자 누구든 탈루 혐의가 발생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세청 1∼7월 세수, 20조원 더 걷혀…세무조사 줄였다더니 왜?

    국세청 1∼7월 세수, 20조원 더 걷혀…세무조사 줄였다더니 왜?

    “비과세·감면 정비, 역외소득 자진신고 효과도” 국세청이 올해 7월까지 거둔 세금이 지난해보다 2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국세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무조사와 사후검증을 줄였는데도 세수가 늘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법인들의 영업실적이 나아지고 민간소비가 증가하는 등의 효과로 세금이 더 걷혔다고 분석했다. 7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세청 소관 세수는 총 150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9조 9000억원보다 20조 100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예상했던 세금 중 실제로 걷힌 금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세수 진도비는 67.2%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8% 포인트 늘었다. 국세청은 올해 세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9% 성장하고 법인 영업실적이 개선된데다 민간소비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 경제요인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고,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 제도를 시행하는 등 세법개정 효과가 더해졌다고 국세청은 분석했다. 국세청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올해도 세무조사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총 세무조사 건수를 지난해와 비슷한 1만 7000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미 매긴 세금의 오류나 누락을 잡아내는 사후검증은 혐의가 큰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신중하게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총 건수를 지난해 3만 3735건보다 대폭 줄어든 2만 3000건 안팎으로 관리한다. 또 사후검증 대상자를 선정할 때 영세납세자 비율을 줄이고, 중소법인에 대해서는 사후검증 유예제도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반면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는 지방청 재산추적팀을 통해 집중 관리하고, 현장 징수활동을 강화해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기로 했다. 추적조사 실적은 올 상반기 86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태수의원 “잘못 걷은 지방세 5년간 1조5천억”

    서울시의회 김태수의원 “잘못 걷은 지방세 5년간 1조5천억”

    행정기관 공무원의 실수로 주민들에게 잘못 걷은 지방세가 내년 늘고 있다. 5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서울시의회 김태수 의원(중랑2.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에서 받은 ‘지방세 과오납 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최근 5년 간 잘못 걷은 지방세가 1조5798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오납은 대부분 공무원의 실수나 과세자료 착오, 소송 등에 따른 것이다. 년도 별로 보면 2010년 2294억, 2011년 2291억, 2013년 3771억, 2014년 3432억 그리고 지난해 4008억 등이다. 서울시 본청의 과오납 금액은 304억이다. 이중 납세자가 실제로 내야할 세금보다 더 돈을 많이 내 발생한 ‘국세경정’이 64.8%에 이른다. 또 25개 자치구의 과오납 금액은 1조5494억이다. 국세경정, 법령개정, 소송 등 과오납 사유가 다양했다. 이들 중에 과오납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다. 강남구는 5년간 2939억이 발생했다. 이어 중구(2066억), 영등포구(1969억), 서초구(1249억)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잘못 걷은 지방세를 주민들에게 발 빠르게 돌려 준 자치구는 금천구로 조사됐다. 과오납 환급률을 보면 금천구는 243억 중 99.96%를 돌려줘 미환급액이 13억에 그쳤다. 이어 영등포구(99.96%), 송파구와 종로구(99.95%) 순으로 집계됐다. 또 서울시 본청은 과오납액 304억 중 3200만원만이 미환급 돼 99.83%의 높을 환급률을 보였다. 김태수 의원은 “행정기관의 징세 편의주의로 잘 못 걷힌 지방세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새 과오납 발생액이 2배 가량 증가했다”고 지적하면서 “세금은 국민의 재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은 세금징수 관리 체계를 개선하여 착오 부과 등으로 납세자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엄호한 ‘펜스의 판정승’

    트럼프 엄호한 ‘펜스의 판정승’

    CNN, 토론 직후 승자 여론조사 펜스 48%로 케인 42%에 우세 미국 버지니아주 팜빌의 롱우드대학에서 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팀 케인(58)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57) 인디애나 주지사는 역대 최고 비호감으로 평가되는 자신들의 대선 후보를 엄호하는데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 직후 CNN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토론 승자로 펜스를 꼽은 응답자가 48%로, 케인(42%)을 꼽은 응답자보다 많았다. 케인과 펜스는 토론 초반부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납세 회피 논란 등을 두고 격돌했다. 케인은 클린턴의 신뢰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클린턴은 정치 경력을 타인들에게 봉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특히 가정과 자녀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고 답했다. 이에 펜스는 “클린턴재단은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았으며 이 재단은 클린턴 부부의 해외여행 시 승강장 역할을 했다”며 클린턴의 신뢰도에 의문을 표했다. 또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했다”며 이메일 스캔들도 제기했다. 케인은 ”문어발 같은 트럼프재단은 전 세계에 촉수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가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연계가 있는지 아는 게 불가능하다“며 되받았다. 펜스는 트럼프가 1995년 9억 1500만 달러(1조 100억원)의 손실을 신고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납세를 회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는 그가 20년 전 매우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는 세법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활용했다. 그것을 매우 훌륭하게 해냈다“고 주장했다. 케인은 이에 대해 “우리 군대를 위한 세금을 안 낸 것이 영리하다는 건가? 우리의 제대군인과 교사들을 위한 세금을 안 낸 것이 영리하다는 건가? 세금을 계속 내는 우리는 모두 어리석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들은 토론에서 펜스가 케인에 비해 우세했다는 평가를 했다. 블룸버그는 전체적인 토론 분위기에 대해 “케인이 여러 번 펜스에게 트럼프의 발언들을 방어하도록 미끼를 던졌지만, 펜스는 절제를 바탕으로 그런 공격들을 막아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스에 대해서는 “토론 초반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케인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펜스가 트럼프 방어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엄호한 ‘펜스의 판정승’

    트럼프 엄호한 ‘펜스의 판정승’

    CNN, 토론 직후 승자 여론조사 펜스 48%로 케인 42%에 우세 케인 ‘트럼프 납세’ 논란 공격… 펜스 ‘클린턴 이메일’ 파고들어 美언론도 “펜스가 방어 잘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팜빌의 롱우드대학에서 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팀 케인(58)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57) 인디애나 주지사는 역대 최고 비호감으로 평가되는 자신들의 대선 후보를 엄호하는데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 직후 CNN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토론 승자로 펜스를 꼽은 응답자가 48%로, 케인(42%)을 꼽은 응답자보다 많았다. 케인과 펜스는 토론 초반부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납세 회피 논란 등을 두고 격돌했다. 케인은 클린턴의 신뢰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클린턴은 정치 경력을 타인들에게 봉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특히 가정과 자녀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고 답했다. 이에 펜스는 “클린턴재단은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았으며 이 재단은 클린턴 부부의 해외여행 시 승강장 역할을 했다”며 클린턴의 신뢰도에 의문을 표했다. 또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했다”며 이메일 스캔들도 제기했다. 케인은 ”문어발 같은 트럼프재단은 전 세계에 촉수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가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연계가 있는지 아는 게 불가능하다“며 되받았다. 펜스는 트럼프가 1995년 9억 1500만 달러(1조 100억원)의 손실을 신고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납세를 회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는 그가 20년 전 매우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는 세법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활용했다. 그것을 매우 훌륭하게 해냈다“고 주장했다. 케인은 이에 대해 “우리 군대를 위한 세금을 안 낸 것이 영리하다는 건가? 우리의 제대군인과 교사들을 위한 세금을 안 낸 것이 영리하다는 건가? 세금을 계속 내는 우리는 모두 어리석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들은 토론에서 펜스가 케인에 비해 우세했다는 평가를 했다. 블룸버그는 전체적인 토론 분위기에 대해 “케인이 여러 번 펜스에게 트럼프의 발언들을 방어하도록 미끼를 던졌지만, 펜스는 절제를 바탕으로 그런 공격들을 막아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스에 대해서는 “토론 초반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케인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펜스가 트럼프 방어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클린턴 “세계 95%와 교역을”… 트럼프 “中에 일자리 도둑맞아”

    클린턴 “세계 95%와 교역을”… 트럼프 “中에 일자리 도둑맞아”

    2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90분 내내 일자리 창출·무역협상 등 경제 문제와 인종 문제, 테러리즘 척결, 동맹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척점에 서며 각을 세웠다. 트럼프의 납세 내역 미공개 및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건강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사회자가 제시한 이날 토론의 대주제인 번영 달성, 미국의 방향, 미국의 안보 등 3가지에 대한 두 후보의 상반된 의견을 정리했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는 유권자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주제로, 클린턴과 트럼프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클린턴은 최저임금 인상, 남녀 동일임금, 부자 증세 등을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기업 감세를 비롯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판하며 모든 무역협정 재협상을 통해 “멕시코·중국 등에 도둑맞은” 일자리를 되찾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클린턴은 “트럼프는 자신이 정점에 있는 ‘낙수경제’를 내세우지만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나머지 95%와 교역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세금 문제는 트럼프의 납세자료 미공개로 튀었다. 클린턴이 “뭔가 숨기는 게 있어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하자 트럼프는 “클린턴이 삭제된 이메일 3만 3000건을 공개하면 곧바로 납세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동맹 이슈에 대해 가장 선명한 대립각을 보였다.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28개 회원국이 자신들의 적절한 몫(비용)을 내지 않고 있고 우리가 일본과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지켜주는데 그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며 동맹국들의 ‘안보무임승차론’을 거듭 주장하자 클린턴은 “나토는 ‘9·11테러’ 이후 우리와 함께 가장 먼저 테러리즘 척결에 나섰다. 일본, 한국 등 우리 동맹국들에 우리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이 조약을 존중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이버 공격과 무슬림 문제에서도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사이버 공격에 대해 클린턴은 “러시아가 미국 기관을 해킹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트럼프가 미국에 대해 해킹을 하라고 요청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한 것은 러시아일 수도 있고 중국일 수도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사이버전에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무슬림과의 공조, 국경 문제, 이란 핵협상 평가 등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부딪쳤다. 미국의 방향에 대한 질문은 잇따른 흑인 총격사건 등 인종차별 문제가 주를 이뤘다. 클린턴이 “형사사법체계 속의 조직적 인종차별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흑인 사회가 그동안 학대받았고, 민주당과 정치인들의 표를 위해 이용당했다”고 반박한 뒤 총기 규제 강화보다는 “법과 질서”에 따른 검문검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 논란을 야기했다가 최근 번복한 것에 대해 클린턴은 “그가 우리의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미국인이 아니라는 인종차별적 거짓말로 자신의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고 비판하자 트럼프는 “클린턴의 보좌진이 오바마 태생 논쟁을 먼저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대선 TV토론] 트럼프 “대통령 될 얼굴 아냐” vs 힐러리 “여성을 개·돼지로 불러”

    [美대선 TV토론] 트럼프 “대통령 될 얼굴 아냐” vs 힐러리 “여성을 개·돼지로 불러”

    트럼프 “힐러리, 스태미나도 없고 대통령 될 얼굴도 아니다”힐러리 “트럼프, 인종·여성차별주의자…여성을 개·돼지 등으로 불러”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첫 TV 토론에 나서 서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등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대통령이 될 얼굴이 아니다”라고, 클린턴은 트럼프에게 “여성·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등 TV 토론 90분 동안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클린턴은 이날 빨간색 바지 정장을, 트럼프는 검은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를 하고 토론장에 입장했다. 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웃으며 반갑게 악수했지만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자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하는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자신이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주장과 함께 힐러리는 ‘실패가 뻔한 트럼프 정부는 안 된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4년 연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토론 초반 다소 절제된 용어를 사용하며 점잖은 토론을 시도했으나, 첫 질문인 미국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재창출 문제를 넣고 엇갈린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며 충돌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상호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대통령이 되려면 강한 체력이 필요한데 스태미나도 없고 대통령이 될 얼굴도 아니다”고 선제 공격에 나섰고, 클린턴은 “트럼프를 ‘여성·인종차별주의자’라고 규정하면서 ”트럼프는 과거 여성을 돼지, 굼벵이, 개로 불렀다“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여성비하 발언에 대한 클린턴의 공격에 “로지 오도넬(거구의 여성 코미디언)만 그렇지 다른 사람은 아무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클린턴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고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받아쳤다. 트럼프는 클린턴에 대해 “경험이 많지만 나쁜 경험이 많다”고도 조롱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클린턴은 “부유층만을 위한 트럼프의 해법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중산층 지원을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클린턴이 지지한 무역협정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지적하며 “클린턴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지금이 아니라 예전부터 그런 일(일자리 유출 방지)을 했어야 한다”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골드 스탠더드’로 불렀다가 이제 와 반대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토론 진행자인 NBC방송 심야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가 두 사람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트럼프의 납세보고서에 관한 질문을 꺼내면서 TV토론장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클린턴이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중간에 끼어들며 “그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클린턴이 “뭔가 숨기는 게 있어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하자, 트럼프는 “클린턴이 이메일 3만 건을 공개하면 곧바로 납세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받아쳤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비즈니스 시작할 때 1400만 달러를 아버지한테 받았다”며 이른바 ‘금수저론’을 제기했고, 이에 트럼프는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돈을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파산 경력과 함께 그가 수많은 직원에게 보수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고 공격했고, 이에 트럼프는 “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이밖에 동맹 문제, 중동 문제, 총기규제, 무역 문제, ‘이슬람국가’(IS) 격퇴 문제 등을 놓고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CNN 방송이 잠정 집계한 두 후보의 발언 시간은 총 90분 가운데 클린턴 37분, 트럼프 42분이었다. 나머지 11분은 토론 진행자 홀트의 발언 시간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주 지진 피해자 세금 납기 9개월 연장

    국세청은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경주시 등에 세무조사 연기, 납기 연장, 징수 유예, 체납처분 유예 등의 조치를 한다고 26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경주시와 그 밖의 지역에서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 등이다. 국세청은 지진 피해가 확인되는 납세자에 대해 세무조사 착수를 연말까지 원칙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며, 이미 세무조사 사전통지가 이뤄졌거나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납세자 신청에 따라 조사를 미루거나 멈추기로 했다. 지진 피해 납세자들에 대해서는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9·10월) 및 부가가치세 2기 예정신고·고지 납부기한(10월)을 9개월까지 연장해 준다. 종합소득세 중간예납(11월) 및 이미 고지된 국세 역시 최장 9개월 징수를 유예한다. 특히 수학여행 취소로 피해를 본 관광·여행·운수(전세버스) 사업자는 경주시 이외의 지역이더라도 유예세액 5000만원까지 납세 담보를 면제받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 구호금품 등을 제공한 경우 용역 가액 등에 대해 법정기부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브라질 영웅 룰라도 ‘부패’ 몰락

    브라질 영웅 룰라도 ‘부패’ 몰락

    2018년 대선 지지율 1위 룰라 “엄청난 촌극… 대단한 거짓말” 브라질에서 높은 지지율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퇴임 후에도 좌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0) 전 대통령이 최악의 부패 스캔들에 얽혀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세르지우 모루 연방법원 판사는 20일(현지시간) 룰라의 부패 혐의와 관련한 연방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여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모루 판사는 결정문에서 “증거가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해 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지난 14일 룰라를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를 중심으로 한 부패 스캔들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뇌물수수, 돈세탁, 허위진술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룰라는 페트로브라스의 건설 사업을 수주한 업체 OAS로부터 370만 헤알(약 12억 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기소를 담당한 제우탕 달라그노우 연방검사는 “룰라는 주주와 납세자에게 420억 헤알(약 14조 4000억원)의 피해를 입힌 페트로브라스 사건의 최고사령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룰라는 페트로브라스 스캔들과 관련해 모루 판사 앞에서 진실 공방을 벌이게 됐다. 모루 판사는 ‘세차 작전’이라고 불리는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며 정·재계 인사 200여명을 기소하고 그중 83명에 대한 유죄 평결을 이끌어내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스타 판사’다. 룰라는 이날 기소 결정에 대해 “슬프다”면서 “엄청난 촌극이며 대단한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그가 속한 노동자당(PT)은 앞서 검찰의 기소를 두고 “기소가 정치적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룰라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PT는 자당 소속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탄핵되면서 여당 지위를 상실하자 룰라를 앞세워 다음달 지방선거와 2018년 대선,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을 세웠다. 룰라는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룰라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선거 관련법에 따라 향후 8년간 출마할 수 없게 된다고 현지 폴랴데상파울루는 전했다. 룰라가 무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최악의 부패 스캔들에 이름이 오르내렸다는 점에서 이미지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빈민 출신으로 금속노동자에서 대통령에까지 오른 신화를 쓰며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쌓아 올렸다. 또 친기업적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을 동시에 시행해 브라질의 고질병인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퇴임 당시 83%의 지지율을 구가했다. 상파울루 FGV대학의 클라우디우 쿠투 정치학 교수는 로이터에 “이번 재판은 룰라 신화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룰라에 대한 비난은 결국 노동자당 및 좌파 세력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성실 납세松’ 예천 석송령, 올 재산세 10만원 육박

    ‘성실 납세松’ 예천 석송령, 올 재산세 10만원 육박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 천연기념물 294호 석송령 귀하. 감천면 천향1리 114의1 등 5588㎡에 대한 재산세토지분 9만 4060원.’ ‘세금 내는 소나무’로 알려진 석송령에 8일 날아든 올해분 재산세토지분 고지서다. 고지서는 장규석(68) 석송령보존회 총무가 수령했다. 1927년 예천군 토지대장에 등재된 석송령은 ‘성실 납세자’다. 연간 재산세토지분 10만원을 눈앞에 뒀다. 지난해 9만 3760원이었다. 석송령은 우산 모양의 반송이다. 600여년 전 큰물이 졌을 때 마을 앞 냇가로 떠내려 온 소나무를 주민들이 건져 지금 위치에 심었다고 전해진다. 석송령은 990㎡에 펼쳐진 그늘 넓이만큼 씀씀이도 넉넉하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격려금과 마을 주민들이 낸 돈을 모아 ‘석송령 장학회’를 만들어 해마다 대학에 진학하는 마을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준다. 세금 내는 나무가 또 있다. 예천군 용궁면 금남2리 411의1 등 1만2 899㎡의 땅을 소유한 천연기념물 400호인 팽나무다. 올해분 재산세토지분 3만 790원이 부과된 이 나무는 5월에 누런 꽃을 피운다고 해서 ‘황목근’이라고 불린다. 이 팽나무가 가진 땅은 풍년을 비는 마을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 논을 사서 나무 앞으로 등기를 했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납세자聯 “올해 담배 세수 13兆 넘을 듯”

    정부가 올해 걷게 될 담배 세수가 13조원대로,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보다 6조원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담뱃세 인상이 금연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세수 증대 효과가 더 컸다는 게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담배 세수는 13조 1725억원으로, 2014년 대비 6조 1820억원 증가할 것으로 계산됐다고 7일 밝혔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올해 담배 세수는 지난해보다 25.2% 증가한 2조 6000억원이 더 걷히고, 담배 판매량은 14.1% 증가한 38억갑이 팔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담배 판매량은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43억 5000만갑) 대비 87.4%까지 회복되는 셈이다. 기재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판매량이 3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2.6% 감소할 것으로 나왔다. 총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2.6%에서 지난해 3.8%, 올해는 4.6%일 것으로 추산됐다. 기재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 담배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 부담금 운용 종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흡연자가 부담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올해(2조 9099억원) 대비 5.4%(1572억원) 증가한 3조 671억원으로 책정됐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납세 공방·외모 트집… 클린턴-트럼프 ‘날 선 닥공’

    납세 공방·외모 트집… 클린턴-트럼프 ‘날 선 닥공’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납세와 안보 문제 등 각종 이슈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고 AFP 등 주요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과 날 선 독설도 서슴지 않는 과열 양상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납세자료 관련 질문을 받고 “내 납세자료에 대해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다”며 “나는 이미 역대 누구보다도 더 광범위한 재정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재정보고서는 지난 5월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재산명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소득과 세금납부 실적이 담긴 납세자료와는 다른 것이다. 트럼프는 국세청의 정기감사를 이유로 납세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정기감사를 이유로 납세자료 공개 불가를 주장하자 ‘분명히 뭔가 숨기는 게 있다’면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클린턴은 “그의 납세보고서는 분명 미국인이 알아야 할 뭔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당을 떠나 모든 대선후보가 납세보고서를 공개했다”면서 “나는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대방의 외모를 공격하는 일도 생겨났다. 트럼프는 한 방송에 출연해 “나는 힐러리가 대통령다운 외모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신은 대통령다운 외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공격에 힐러리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힐러리는 특히 트럼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구두 시장개입”이라며 비판했다. 힐러리는 “당신이 대선 주자든 대통령이든 간에 연준의 결정에 대해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트럼프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트럼프는 2013년 자신의 영리교육업체인 트럼프대학에 대한 수사를 검토 중이던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에게 2만 5000달러(약 270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낸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클린턴은 안보이슈와 관련해 트럼프의 자질을 비판했다. 클린턴은 “그는 멕시코 대통령과 ‘트위터전쟁’을 벌였다”며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는 기질적으로 맞지 않고 전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에 맞서 자신을 지지하는 퇴역 장성과 제독 88명의 서한을 공개하며 클린턴의 비판을 일축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법인세는 그대로인데…올해 담배세수 6조원 이상 더 걷혀

    법인세는 그대로인데…올해 담배세수 6조원 이상 더 걷혀

    올해 담뱃세로 6조원 넘는 돈이 걷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담뱃세 인상 당시 발표한 세수 증가액 약 2조 7000억원의 2배가 넘는 액수다. 7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상반기 담배 판매 및 반출량’ 자료를 한국납세자연맹(납세자연맹)이 분석한 결과 올해 담배 세수는 13조 1725억원으로 2014년 담뱃세 인상 전보다 무려 6조 1820억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 갑당 2500원하던 담뱃값을 4500원으로 대폭 인상한 2014년 말 다음해인 지난해 담배세수가 3조 5276억원 더 걷힌 데 이어 올해는 또다시 지난해보다 2조 6544억원이 더 걷히면서 담뱃값 인상 전과 비교하면 6조 1820억원이나 더 걷힐 것이라는 게 납세자연맹의 설명이다. 또 정부가 담뱃값을 대폭 올리면서 판매량이 34%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실제 감소량이 12.6%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경제부총리는 ‘친박 실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납세자연맹의 김선택 회장은 “담뱃세 인상으로 지난해 3조 5276억원, 2016년과 2017년 각각 6조 1820억원이 증세된다고 가정했을 때 박근혜 정부는 3년간 총 15조 8916억원의 세수를, 2018년 출범하는 새 정부는 향후 5년간 31조원 가량의 세수를 각각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며 “올해 담뱃세 세수 13조원은 지난해 재산세 세수 9조원보다 4조원 더 많고 근로소득세 세수 28조원의 46%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담배 세수가 폭증하면서 총 세금에서 담배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2.6%에서 지난해 3.8%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4.58%로 더 뛸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담배 세수비중이 2013년 12위였던 한국이 3년만에 6단계나 수직상승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세제가 빈부격차 해소는 고사하고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정부가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걷기보다는 조세저항이 적은 담뱃세나 근로소득세, 주민세 인상으로 서민이나 저소득층에게 세금을 더 걷어 복지를 하고 있다.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질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이래 깎아준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원대복귀시키면 연간 매출 500억원이상 대기업에게서 연간 4조1000억원의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U “애플, 감면 세금 16조원 내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정보통신(IT) 기업 애플에 대해 11년 동안 감면받았던 130억 유로(약 16조 2100억원)의 세금을 EU 회원국이자 애플 유럽지사가 있는 아일랜드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폭탄’으로 당사자인 애플과 아일랜드 모두 반발해 향후 EU와 미국 간 무역 갈등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30일(현지시간) “아일랜드가 그동안 애플에 130억 유로에 달하는 세금 혜택을 부여했지만 이는 아일랜드가 애플로 하여금 다른 기업보다 세금을 덜 내도록 허용한 것이기 때문에 EU의 정부 지원 법규를 위반했다”고 밝혔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아일랜드는 애플로부터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납부하지 않은 세금으로 최고 130억 유로를 이자와 함께 추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아일랜드 코크시에 글로벌 사업본부를 두면서 5500여명을 고용하고 있고 아일랜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애플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EU 집행위는 3년간의 조사 결과 아일랜드가 거대 기업 유치를 위해 애플에 부여한 세금 혜택 때문에 2003년 애플의 유럽 이윤 가운데 1%였던 세금 부담률이 2014년에는 0.0005%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EU 집행위가 아일랜드 조세법을 무시하고 국제 조세 체계를 뒤집어 엎고 있다”며 “EU의 결정은 유럽에서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손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애플은 앞서 EU가 세금 추징을 결정하면 EU 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도 성명을 통해 “애플의 세금은 전액 제대로 납부됐고 아일랜드는 납세자와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그의 웃음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했다. 좌절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더 커지고 짙어진 것일까. 소박하게 꾸며진 사장실 문을 열면 ‘힘들어도 괜찮아’라고 적힌 액자가 첫눈에 들어온다. 사무실과 공장을 겸하고 있는 경기 일산 본사에서 지난 17일 만난 김원길(55) 바이네르 사장에게서 “힘들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며 넘어지고 일어나 달려온 40년을 들어봤다. -옷가지 몇 벌이 든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나는 영등포역에 내렸다. 처음 밟은 서울 땅. 또래들처럼 학교에 다녔더라면 고2 새 학기의 시작에 들떠 있었을 1978년의 봄이었다. 당시 영등포는 사람과 상점, 공장, 유흥가로 지금보다 훨씬 더 번잡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겁이 났다.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이 탔다. 화장실에서 벌컥벌컥 수돗물을 마시고 세수를 했다. 시간은 오후 4시. 자, 이제부터 한 집 한 집 내가 있을 곳을 찾아나서 보자. “제가 구두 만드는 기술이 있는데요, 저 좀 써 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땅거미가 내리고 전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와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퇴짜를 맞은 집이 스무 곳 가까이 되어갈 즈음, 문래동 쪽 허름한 구둣방에서 나를 받아주었다. 월급은 없이 하숙집에서 먹여 주고 재워 주기만 하는 조건이었지만 마다할 수가 없었다. -내 솜씨를 본 구둣방 주인은 좀 놀라는 눈치였다. 열일곱 살 먹은 ‘충청도 촌놈’치고는 실력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름이 되자 주인이 불렀다. “장마철이라 물건이 너무 안 팔린다. 더이상 널 먹이고 재워 줄 능력이 안 된다.” 말하자면 정리해고였다. -“구둣방에서 잘렸어요.” 몇 달 동안 하숙하며 친해진 룸메이트 형에게 사정 얘기를 했다. “내가 강원도 양양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 설악산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거야.” 귀가 번쩍 뜨인 나는 다음날 새벽같이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로 달려갔다. 그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도착한 설악산. 몇 달 전 영등포 역전에서처럼 상점과 산장의 문을 한 집 한 집 두드렸다. 하지만 하숙집 형의 말과 현실은 달랐다. 서울로 돌아갈 차비는커녕 김밥 하나 사먹을 돈도 없는데 서늘한 밤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냥 죽으란 법은 없었다.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말할 요량으로 찾아간 산장에서 “방 청소하고 손님들 가방 들어 주면 한 달에 5만원을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당시 설악산은 신혼여행이 피크였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들어 주자 팁이란 걸 주는데, 한 번에 2000~3000원은 기본이었다. 새로운 삶의 희망에 들뜬 신혼부부들은 일반 등산객들보다 손이 컸다. 지배인이 보는 데서 받은 팁은 도로 토해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팁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에 들어왔다. 팁에 맛을 들인 나는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나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갔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해야 더 많은 팁을, 그리고 지배인이 안 보는 데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갔다. 한 달이 지나자 다락방에 몰래 감추고 벽돌로 눌러놓았던 팁이 50만원으로 불어났다. 월급의 10배였다. 그 돈을 들고 나는 미련 없이 설악산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정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1961년 충남 당진에서 5남 2녀의 셋째로 태어났는데, 가족이 의지할 거라곤 손바닥만 한 논 몇 마지기가 전부였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허약한 형을 대신해 풀 베고, 땔감 구하고, 논에서 피 뽑는 노동의 무게를 다 짊어져야 했다. 그 보상일까. 초등학교까지만 보낸 형, 누나와 달리 아버지는 나를 중학교에 넣어주셨다. 하지만 중학교 3년 동안 수시로 학업 중단의 위기가 찾아왔다. “엄마, 저…학교에서…100원만 가져오래요.” 집안 사정 뻔한데 차마 말 못하고 있다가 어렵게 입을 열면 어머니는 새벽부터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며 돈을 꾸러 다녀야 했다. “진작에 얘기했으면 좀 더 일찍 알아봤을 것 아니니.”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봐야 어머니의 긴긴밤 잠 못 드는 괴로움만 더 깊어졌을 거란 사실을. 풀이 죽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며 집을 나서곤 했는데, 나는 울지 않았다. -학교생활은 1977년 2월 중학교 졸업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중학교 3년이 나에게 보장된 최후의 학업이란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던 터라 고등학교 진학 얘기는 아버지도 나도 꺼내지 않았다. “원길이는 내 밑에서 구두 기술 배워라.” 서산 읍내에서 작은 구둣방을 하시던 작은아버지가 같이 일을 하자고 하셨다. 초등학교 때 지게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조카의 손재주를 익히 알고 있던 작은아버지였다. 하지만 ‘좁은 곳’에서 평생을 ‘족(足)쟁이’로 썩고 싶지는 않았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넓은 곳’을 찾아 경기 고양군 지축면(현재의 지축동)의 분재농장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한 달 1만원을 받아서는 내 한 몸 먹고 자기에도 빠듯했다. 슬슬 염증이 났다. -“돈 번다고 올라가더니 사는 게 그리 만만하더냐.” 그해 9월 추석에 집에 와서 작은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우리 가게로 와라. 이 기술 하나면 먹고사는 데 문제없다.” -서산 구둣방에서 처음 배운 것은 가죽과 밑창이 단단히 붙도록 망치질을 하고, 접착면에 ‘뻬빠질’(사포질)을 하는 일이었다. “역시, 원길이 손재주는 대단하구나.” 남들이 1년을 해도 떼지 못한다는 남성용 구두 제작 전 공정을 나는 5개월 만에 마쳤다. “그 재주로 시골에 있긴 아깝다. 서울 가서 서울 기술 배우거라.” 동료 아저씨들의 말이 몇 번 반복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작은아버지는 나의 고민을 이해해 주셨다. 그래서 작은아버지가 쥐여주신 차비를 들고 나는 1978년 그 봄에 영등포역 가는 기차를 탔던 것이다. -설악산에서 번 55만원으로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월셋집을 얻고 서울 중곡동 어린이대공원 근처 구두 공장에 취직했다. 당시 제화업계의 판도는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케리부룩의 순이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케리부룩에 납품하던 참스제화였다. 본격적으로 여성용 구두 만들기를 익혔는데, 얼마 후 나는 참스제화 안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을 갖게 됐다. 그렇게 5년이 지났을 즈음 케리부룩에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1983년 9월 스물두 살 때였다. -‘생산라인에 있으면 신발을 20켤레 만들 수 있지만 관리자가 되면 2000켤레, 2만 켤레의 생산을 직접 관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늘 ‘더 큰 것’, ‘더 높은 곳’에 목말라 했다. 그래서 나를 믿고 부른 케리부룩 김정현 사장님에게 ‘생산직’이 아닌 ‘관리직’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사장님은 원했지만 주변에서 말들이 나왔다. ‘생산관리를 고작 중졸 출신에게 맡기다니’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관리직의 문들 두드렸고, 얼마 후 포장반에 배치됐다. 구두에 상표를 붙여 사각 박스에 담는 단순노동을 하는 곳이었지만, 그나마 관리직이라는 이름표를 갖고 있는 부서였다. 생산라인에 있을 때 100만원이던 월급이 포장반으로 오니 20만원으로 깎였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산은 적중했다. 몇 달 후 완제품을 최종 검사하는 검수반으로 옮겼다. ‘완벽한 제품’을 강조하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깐깐하게 검사를 했다. 어느 날 공장 기술자 100여명이 “우리를 괴롭히는 김원길을 자르라”고 대놓고 사장님에게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사장님은 나를 지지했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그걸 마다할 사장이 어디 있겠나. 나는 ‘시키지 않은 짓’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시장 조사였는데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경쟁제품 중에 잘 팔리는 건 어떤 게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했다. -1989년 인천백화점에서 우리 케리부룩 매장을 퇴출시키겠다고 통보해 왔다. 내가 영업관리를 하며 어렵게 입점을 성사시킨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월 매출이 600만원으로 다른 업체의 5분의1밖에 안 된다는 이유였다. 백화점에 시간을 한 달만 더 달라고 했다. ‘저 많은 걸 나 혼자선 절대로 못 판다.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팔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값 특가 세일과 동시에 내가 백화점 매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자, 여러분, 케리부룩 CM송 부르시면 구두를 그냥 드립니다.” 당시 ‘허리를 미끈하게 펴고~ 무릎을 쭉 뻗으면~ 케리부룩 케리부룩 예쁘게 걸어요~’라는 우리 TV CM송은 꽤나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 달 매출이 1억 1000만원으로 거의 20배가 됐다. 그걸 계기로 뉴코아, 롯데, 신세계 등 서울 시내 백화점에 속속 입점을 했고 나는 ‘영업의 달인’으로 통하게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에 대한 시기와 모함도 커져 갔다. ‘사장이 되려고 한다’, ‘회삿돈을 제 맘대로 쓴다’ 악성 루머가 사내에 돌았다.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분노를 하니 더이상은 회사에 다닐 수가 없었다. -1990년 사표를 던졌다. 언젠가는 예정됐던 일,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케리부룩 퇴직금 280만원과 사장님이 별도로 챙겨주신 200만원을 밑천으로 서울 용산에 선심(구두의 앞코에 들어가는 부속) 제조회사를 차렸다. 간판은 ‘원길’로 내걸었다. 장사는 그럭저럭 됐는데 돈이 안 들어왔다. 못 받은 외상값이 2000만원이 넘어갔고, 빚이 쌓여 갔다. 답답한 마음에 전에 거래했던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바이어를 만났다. “아이고, 김 대리 회사 관두고 나서 케리부룩 엉망 됐어요.” 케리부룩 김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롯데백화점에 물건 한 트럭 보내주세요. 제가 팔아볼게요.” 매출의 10%가 내 몫이었다. -“사장님, 제가 직접 구두 만들어서 케리부룩 상표 붙여 팔겠습니다.” 다시 기세가 오른 나는 케리부룩에 로열티를 주고 하청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는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았다. 1993년 케리부룩 대표가 된 전문경영인이 케리부룩 상품권을 헐값에 불법 발행해 구속이 됐고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말았다. 상품권들은 휴지조각이 됐고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구두와 빚더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다. 불면의 날이 이어졌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왔다. 하지만, 20대 때 연탄가스를 마시고도 씩씩하게 출근을 했던 나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어떤 고마운 분이 급전을 융통해 줘서 최종 도산에는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회사 이름을 ‘안토니’로 바꾸고 그럭저럭 구두회사를 꾸려가고 있던 1994년 뜻하지 않은 전기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 박람회 ‘미캄’에 갔는데 바이네르의 컴포트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게 “나와 한국 독점판매 계약을 맺자”고 했다. 당시 바이네르는 하루 1만 2000켤레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였다. 한국 수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을 나는 어렵사리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대로 국내에서 바이네르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 주문을 넣고 제품을 받기까지 무려 석 달이나 소요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직접 생산이 절실해졌다. -“내가 한국에서 알아주는 구두 기술자다. 바이네르 상표를 붙여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팔면 안 되겠나. 바이네르의 명성에 먹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그들을 꼬박 6개월을 설득했다. 나의 한결같은 노력은 바이네르 회장을 감동시켰고, 결국 나는 일산의 아파트형 공장에서 하루 50켤레씩 컴포트화 생산을 시작했다. -바이네르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악재가 터졌다. 나를 아껴주었던 이탈리아 본사 회장이 돌아가시고 그 분의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는데, 회계사 출신인 그는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 팔리는데, 로얄티를 이 정도 밖에 안 내나.’,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입해 가는 물량을 더 늘려라.’ 아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나는 서서히 바이네르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광고도 바이네르의 비중을 줄이고 우리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에 집중했다. 그런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은 특히 충격이 컸다. 거기에서 바이네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바이네르는 당시 유럽과 홍콩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 나는 이탈리아로 가서 아들을 만났다. “너희들 자금난이 심각하다는데, 내가 지원을 해줄 테니 바이네르 브랜드를 나에게 팔아라.” 그들은 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현재 이탈리아에 바이네르 공장이 10군데 정도 있는데 그들이 쓰는 브랜드 상표권은 내가 갖고 있다. -바이네르 신발이 편안한 비결이 뭐냐고 많은 사람이 묻는다. 그러면 나는 “고객의 마음은 당신이 그 질문을 하는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러준다. 고객은 항상 더 예쁘고, 더 편안한 구두를 찾는다. 그걸 떠올리면 절대로 연구개발(R&D)을 게을리하거나, 맘 놓고 쉴 수가 없다. 고객은 혹시 한 번은 몰라도 절대로 두 번은 봐주지 않는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발이 편안한 신발을 뜻하는 ‘컴포트화’를 통해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3위 바이네르의 최고경영자(CEO)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구두 분야의 장인(匠人)으로, 특히 ‘중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바이네르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 60여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가난으로 배움을 다하지 못했던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안토니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수도권의 독거노인을 초청해 효도잔치를 열고 있다. 박애원, 벧엘의집 등 수많은 복지시설에 물품을 보내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급여를 보장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다양한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61년 충남 당진 출생 ▲당진 도성초등학교, 미호중학교 ▲198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제화부문 동상 수상 ▲1994년 안토니 설립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12년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 2012년 철탑산업훈장, 2013년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
  • 광진, 전국 첫 위반건축물 취득세 자진신고납부제 개선

    “옥탑방 증축이 건축법 위반인지 몰랐어요. 이렇게 구에서 친절하게 안내문과 취득세 납부고지서를 보내 주니 아주 감사하죠.” 서울 광진구 자양동 김모씨는 최근 구에서 온 우편물을 열어보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친절한 행정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광진구가 전국 처음으로 민원발생을 최소화하고 안정된 세수의 확보를 위해 위반건축물 취득세 자진신고 납부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22일 밝혔다. 지역 주민이 구청을 방문하는 수고를 덜어 주고 세수 누락을 막은 것이다. 광진구의 위반건축물 발생건수 대비 취득세 자진신고 납부건수 비율은 2013년 83.7%(253건 중 212건), 2014년 60.3%(1053건중 635건), 2015년 43.5%(1069건 중 465건)로 위반건축물 발생건수와 취득세 자진신고 납부건수 비율이 반비례하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지금까진 위반건축물(무단 증·개축) 취득세 신고납부제도는 건물 소유주가 위반건축물의 사용일이나 적발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구(세무1과)에 취득세를 자진신고하고 고지서를 발급받아 내야만 했다. 만약 소유주가 신고기한을 넘기면 가산세가 포함되면서 내야 할 취득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에 광진구 세무1과는 위반건축물 건축주의 신고절차 없이 취득세 신고납부안내문, 신고서 및 고지서를 동시에 발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위반건축물 소유주가 구청 방문을 하지 않고 납부고지서를 우편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간 절약은 물론 신고납부 지연으로 인한 가산금 부과 등 민원 발생빈도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위반건축물에 대한 전산시스템의 체계적인 관리로 세수 누락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납세자 입장에 선 발상을 전환해 지역 주민이 더 편리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납세자 중심, 수요자 중심의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투명한 납세문화를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기도 지방세제, 납세자가 바꾼다

    납세자가 직접 지방세 제도를 개선할 기회가 열렸다. 경기도는 납세자 입장에서 지방세 제도를 개편하기로 하고 1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4주 동안 납세자 의견을 시·군 세무부서를 통해 접수한다고 15일 밝혔다. 경기도가 전국 처음 이런 기회를 만들었다. 도는 “이번 의견 청취는 취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현행 지방세 제도에 대해 납세자가 생각하는 불합리한 측면이나 효율적 개선사항 등을 제안받아 ‘납세자 입장’에서 세제를 개편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납세자는 사는 지역과 관계없이 누구든지 제도개선 의견을 세무부서에 직접 또는 우편 등으로 제출할 수 있다. 제출된 안건은 경기도지방세심의위원회에서 타당성, 실무적용 적합성 등을 사전심사하고 오는 10월 19일 열릴 ‘납세자 지방세 제도개선 의견청취의 장’에 발제해 전문가 토론을 거친다. 심사가 완료된 최종 안건은 경기도가 행정자치부에 건의한다. 노찬호 경기도 세정과장은 “납세자가 직접 지방세 제도개선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취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현행 지방세 제도에 대해 효율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클린턴, 트럼프 세금 탈루 의혹 겨냥 승세 굳히기...트럼프 ‘부정 선거’ 주장하나 반격 고심

    클린턴, 트럼프 세금 탈루 의혹 겨냥 승세 굳히기...트럼프 ‘부정 선거’ 주장하나 반격 고심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 진영이 기업가 출신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세금 탈루 의혹을 정조준하며 승세 굳히기에 나섰다. 특히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시아계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며 본격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고, 수세에 몰린 트럼프 진영은 부정선거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격의 한 수를 고심하고 있다.  클린턴 캠프는 12일(현지시간) 클린턴 부부가 지난해 총 1060만 달러(약 117억원)을 벌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2015년 소득신고서와 납세자료를 전격 공개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이는 전년의 2790만 달러(약 308억원)에 비해 62% 감소한 액수다.  이 가운데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440만 달러(48억 6000만원), 클린턴 본인이 110만 달러(12억 1000만원)를 각각 강연료로 번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부는 연방 소득세 34.2%를 포함해 총 43.2%를 소득세로 냈고, 총소득의 9.8%에 해당하는 100만 4000 달러(11억 4500만 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이같은 납세자료 공개는 트럼프를 겨냥한 승부수다. 트럼프는 그동안 국세청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11월 대선 이전에 납세자료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최근 국세청 감사가 끝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물러섰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같은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시아계 미국 언론인 협회(AAPI) 주최 타운홀 미팅에서 연설을 통해 부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이 보도했다. 그는 부인 힐러리의 국무부 장관 재직 시절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 “힐러리는 사설 서버로 기밀 문서를 주고 받지 않았다”면서 “문제의 문서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밀이 아니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한편 잇단 막말 파문과 공화당 지지층의 이탈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는 올해 대선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조작될 수있다는 ‘부정선거론’을 본격 제기하며 선거 감시단 모집에 나섰다. 트럼프는 12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투표소에에서 유권자에게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지 않는 펜실베이니아의 관행을 지적하며 “공화당 지도자들이 선거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질 수 있는 길은 선거 부정행위가 있을 때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NBC 뉴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와 공동으로 지난 4~10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클린턴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콜로라도 등 주요 4대 경합지역에서 트럼프에 5~1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쥔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플로리다에서 클린턴이 44%의 지지율을 기록해 39%를 얻은 트럼프를 5% 포인트 차로 앞섰다. 또한 콜로라도의 경우 클린턴 44%, 트럼프 32%로 지지율 격차가 14%포인트에 달했고 버지니아 역시 격차가 13% 포인트(클린턴 46%, 트럼프 33%)나 났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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