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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80] 줄어드는 제사 늘어가는 갈등

    [5080] 줄어드는 제사 늘어가는 갈등

    수천년간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관혼상제 문화를 둘러싼 세대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특히 제사 문제를 놓고 가족간에 분란이 잦다. 단순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고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 조사에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5.5%로 전년과 비교해 1.5% 감소했다. 주변 국가와 비교해도 중국은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응답이 89.7%, 일본은 74.9%로 우리나라와 1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 제사에 관한 한 우리 청소년들의 인식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죽으면 제사 못받을 생각에 서글퍼” 김성훈(65·부산 금정구)씨는 앞으로 자신이 죽어도 제사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한다. 독자인 아들이 며느리를 따라 기독교로 종교를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때는 며느리와 아들이 제사를 지켜 보기는 하되 절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말싸움까지 벌였다. 올 설에는 아들 부부가 본가를 찾아 오지도 않았다. 김씨는 “지금까지 어려운 사정에서도 제사를 꼬박꼬박 지냈는데 내가 죽어서 제사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자식들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사상을 통째로 주문하는 바람에 부모와 마찰을 빚는 사례도 흔하다. 김신영(75·서울 광진구)씨는 “요새는 제사상을 주문하는 집안도 있다는 주변 사람의 얘기를 들었는데 내가 그 경우에 해당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면서 “제사는 정성으로 모셔야 하는데 자식들이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한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아내가 죽은 뒤 자식들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15만원가량 하는 제사상을 미리 주문한다. 문화적 충격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경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제사상을 차릴 능력도 없어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상에 대한 관념이 희박해지면서 농촌에 남아 자식이 돌보지 않는 조상 묘 관리를 모두 떠맡는 노인도 늘어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최영식(68·경북 안동)씨는 5대조(代祖)의 묘관리를 혼자 담당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아들 둘은 묘를 관리할 시간이 없다며 일꾼을 사서 관리하거나 화장해서 가족납골당으로 바꾸자고 말하지만 그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반대했다. 최씨는 “기력이 있을 때까지는 어떻게 풀이라도 뽑아 주겠지만 내가 죽고 나면 자식들이 어떤 조상인지도 모르는 묘는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라면서 “내 묘만이라도 잘 관리해 주면 좋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찬가지로 풀이 무성할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그는 “요새는 아들들의 말대로 돈을 주고 일꾼을 사서 관리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설·추석에다 12번 기제사… 종손 부부 이혼도장 제사로 인한 갈등이 커져 이혼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가는 가정도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종손 김모(53)씨는 아내 이모(48)씨가 시댁 제사를 잘 모시지 않고 시댁에 자주 찾아가지 않는 등 살림을 등한시한다고 여겨 2006년 초부터 별거한 뒤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명절 제사 외에 12번의 기제사가 갈등의 발단이 됐다. 김씨는 아내가 명절 때만 잠시 들러 제사를 지내고는 곧바로 친정으로 돌아갔으며, 그 외에는 제수 마련 등 제사 준비를 제대로 거들지 않았다고 주장해 지난해 9월 부산지법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자식과 마찰 피하려 횟수 줄이고 음식 주문” 같은 5080세대라도 제례에 대한 시각차는 있다.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청년층과 마찬가지로 제사를 불편한 존재로 바라보는 중노년층도 많다. 최숙영(55·여·경북 구미)씨는 기제사가 다가오거나 명절 때만 되면 신경이 곤두 선다. 일을 하기 싫은 것도, 번거로운 것도 아니지만 시어머니와 사사건건 부딪치기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만석꾼 집안의 고명딸로 ‘손이 크다’. 제사나 명절 땐 꼭 옛날식으로 음식을 넉넉하게 해 마을 사람들에게 돌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고도 음식이 남아 냉동실에 다음해까지 쌓여 두는 일도 있었다. 그는 “요즘 일일이 음식 돌리는 집이 어디 있나. 20년 넘게 모셔 왔지만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자식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제사 횟수를 줄이거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주문하는 노인도 있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미리 자식이나 며느리와 타협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자식이나 며느리를 배려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정식(67·서울 마포구)씨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 제사를 지내는 종갓집 독자다. 4대 독자인 그의 아들이 2년 전 결혼할 때 이씨의 아내는 “이제 제사에서 해방됐다.”며 좋아했지만 이씨는 며느리 걱정이 앞섰다. 몸도 약한데 직장까지 다니는 며느리가 수많은 제사를 챙기다가 병이 나지는 않을지 염려됐기 때문이다. 시집온 지 석달된 이씨의 며느리는 지난해 증조부 제삿날, 갑자기 코피를 흘려 이씨를 놀라게 했다. 그 뒤 이씨는 제사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결심했다. ‘나 고생할 땐 눈깜짝 안 하더니 며느리 코피 흘린 게 대수냐.’며 아내가 눈을 흘겼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사 음식 가짓수를 줄이거나 일부는 시장에서 구입하는 방법으로 며느리 일거리를 줄여 줬다. 이씨는 “겉치레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야겠지만 앞으로 편의를 위해 절차를 더 간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며느리 늘면서 배려하는 시댁 많아져 조영선(68·여·경기 수원)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같이 살지 않는 조씨의 며느리는 1년에 8번이나 되는 기제사 때마다 서울에서 내려와 제사상 차리는 것을 돕는다. 그는 회사에 다니는 며느리가 바쁜 와중에도 매번 내려오는 것을 기특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며느리가 아들에게 몰래 “힘들다.”고 푸념하는 것을 엿듣는 순간 힘이 쭉 빠졌다. 그는 “며느리가 이제는 아이들도 다 크고 편하게 지내야 하는데 우리 때처럼 힘들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나물과 생선, 전처럼 꼭 해야 하는 것 외에는 주문해서 검소하게 차리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경기 “화장장 등 서울시 기피시설 주민 피해”

    경기지역에 있는 벽제 화장장 등 서울시 소유 주민기피시설을 둘러싸고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가 전초전을 벌일 양상이다. 경기도의회의 ‘주민기피시설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정문식 의원)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 주민기피시설 설치 및 운영에 따른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공동위원회 구성을 서울시의회에 제안했다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서울시가 경기지역에 설치, 운영 중인 주민기피시설은 화장장과 납골당, 분뇨시설, 정신요양시설 등 20여곳에 이르지만 서울시가 이 시설로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거의 없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피시설 인접지역은 교통체증과 함께 악취 발생 및 대기 오염 등으로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땅값 하락으로 경제적 손실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는 이와 함께 ‘광역주민기피시설 입지 및 관리 특례조례(가칭)’와 ‘주민기피시설 갈등관리 및 주민지원 조례(가칭)’ 제정을 추진 중이다. 조례안은 서울시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주민기피시설의 설치, 운영, 관리 권한 일부를 경기도로 이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정 위원장은 “서울 마포구 쓰레기소각장의 경우 서울시 조례에 따라 2개 이상 지자체에서 쓰레기 반입시 반입기금의 10%를 지역주민을 위해 사용하도록 돼 있어 지난해에만 마포구 주민에게 110억원이 지원됐으나 경기도는 벽제화장장 6기를 증설하면서 서울시로부터 6억 8000만원을 받은 것이 30년간 받은 지원액의 전부”라고 말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대흥리 마을에 영화 바람이 분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농촌을 배경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겠다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영화 출연 제의를 하고, 양산댁은 마을 사람들에게 영화 홍보를 하는 열의를 보인다. 춘봉과 은자는 양산댁을 만류하지만, 양산댁은 카메라 테스트를 받으러 마을 회관을 찾아간다. ●미워도 다시 한번 2009(KBS2 오후 9시55분) 명인은 첫사랑 유석이 아버지에게 살해됐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에 그의 납골당을 찾아가다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다. 정훈은 혜정이 명인에게 접근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받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한 뒤 헤어지자고 한다. 혜정은 그럴 수 없다며 그 앞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해외건강다큐 몸(MBC 오후 6시50분) 인간의 온몸을 뒤덮고 있는 장기이지만 단순한 관리대상에 불과한 피부의 기능과 역할을 재발견한다. 앨리스 교수는 혹한과 폭염의 온도에서 피부가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첨병임을 실험으로 보여준다. 또 인간의 생각과 감정, 지적능력뿐 아니라 인체종합 정보 분석을 담당하는 뇌를 분석해 본다. ●아내의 유혹(SBS 오후 7시15분) 강재는 지수로부터 은재가 살아있고 직접 만났다는 말을 듣는다. 이어 강재는 사실 여부를 다그치고, 이에 지수는 자신이 근무하던 산부인과와 바다에서 벌어진 일들을 하나씩 들려준다. 특히, 당시 지수는 자신이 촬영한 동영상, 그리고 이를 둘러싼 3억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재빨리 자리를 뜬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산과 들에서 평화롭게 노닐던 야생동물에게 밤이 찾아오면 어느새 날카로운 긴장감이 감돈다. 바로 이들을 노리는 밀렵꾼 때문이다. 불법도청, 밀렵감시단을 사칭하는 조직화된 밀렵꾼까지 갈수록 지능화되는 밀렵현장, 야생동물을 불법 포획하는 밀렵꾼을 소탕하기 위해 최일선에 선 밀렵감시단을 만나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본인의 히트곡 70곡과 전통가요 30곡 등 ‘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 노래 101곡’이라는 뜻깊은 음반을 발표한 가수 이미자씨. 그는 반세기 동안 2000여곡을 부른 한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4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전국투어와 해외투어를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나본다.
  • 판교신도시 장묘시설 착공 또 갈등

    판교신도시에 자연장묘시설 조성공사가 시작돼 성남시와 판교 입주예정자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2일 경기 판교시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판교신도시 1만 6000여㎡의 부지에 자연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대한주택공사를 시행자로 선정한 뒤 최근 공원조성에 착공했다.이곳은 납골당인 메모리얼파크가 계획됐으나 지난해 말 주공이 3200기의 유골함을 잔디 밑에 묻는 자연장 시설인 ‘성남판교 주제공원 시설물공사’의 전자입찰 공고를 내자 시와 주민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판교 입주예정자들은 주민공청회도 없이 신도시 입주 전에 기습적으로 자연장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며 정부를 비난해 오다 최근 공사가 시작되자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성남시도 지역에 이미 1만 7000기 수용 규모의 납골당이 있고 내년 5월까지 5만기를 안치할 수 있는 추모시설이 추가로 건립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장묘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판교 메모리얼파크’는 2005년 정부에 의해 납골시설로 추진되다 판교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사업이 중단됐었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경기도와 함께 이곳에 2008년까지 5만기 수용 규모의 봉안시설을 추진하다가 두 기관 간에 부지 매입을 둘러싸고 생긴 갈등으로 사업 자체가 백지화됐다.국토부는 성남시와 주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하수처리시설, 쓰레기처리시설, 납골시설 등은 최대한 신도시지역 내 부지를 확보하도록 한다.’는 ‘지속가능한 신도시 계획기준’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주공 신도시사업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이미 2005년 판교 토지이용계획에 납골시설부지로 지정돼 판교 청약자들도 장묘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비, 세계적인 다큐채널 출연… “한류 상징적 인물”

    비, 세계적인 다큐채널 출연… “한류 상징적 인물”

    ’월드스타’ 비(본명 정지훈)가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DISCOVERY)를 통해 아시아를 아울러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 문화의 선두주자로 집중 조명된다. 30일 오전 비의 소속사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1일,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비가 출연한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 기획물이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 전파를 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큐멘터리에서 비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서 역동적으로 번성하고 있는 한국 대중 문화의 성장 과정을 닮은 상징적인 인물로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전문 TV 채널로 전세계 170여 개국에 채널을 갖고 있는 ‘디스커버리’는 한국 팝 문화의 세계적인 인지도 상승에 초점을 맞춘 ‘힙 코리아(Hip Korea)’라는 기획물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문화와 그 흐름에 어필하는 세계적인 스타 비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작년 초 제안을 받은 것으로, ‘힙 코리아’의 제작진은 약 6개월 간에 걸쳐 비의 행적을 좇았다. 한국 본토 출신인 비가 가수 및 연기자로서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점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저력을 조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는 절친한 연예인인 김제동과 술잔을 기울이며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고인(古人)인 어머니를 모신 납골당을 찾아가 어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는 등의 모습을 최초 공개해 인간적인 면을 보이게 된다. 그 밖에도 이번 프로그램은 미국의 유명한 TV쇼 ‘콜베어 리포트(The Colbert Report)’에서 비와 함께 댄스 대결을 펼쳤던 스티븐 콜베어, 영화 ‘스피드 레이서’에 동반 출연한 세계적인 여배우 수잔 서랜든, 박찬욱 감독, 배우 임수정 등 국내외 인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비의 재능과 열정을 확인시켜 줄 예정이다. 한편 오는 31일을 호주, 뉴질랜드에서 전파를 타게 되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다음 달 23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도 방영된다. 사진제공=제이튠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나는 빈 칸에 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다.‘해당 정보와 일치하는 아이디는 다음과 같습니다.jeonghyuns**’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끝 두 자리는 별표로 표시한다는 설명이 붙지만 나머지 철자는 뻔하다.정현수.그러니까 숨겨진 두 글자는 알파벳 ‘oo’인 셈이다.화면 상단의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간다.아이디와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 인증번호를 차례로 채운다.마지막으로 새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정현수의 보안장치는 너무 허술했다.현실과 가상으로 나누어진 그의 공간.탐사 삼 일째,잠입은 성공적이다. 첫째 날은 집 안을 둘러보고 청소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불청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냄새였다.숙성이라고 해야 할까,부패라고 해야 할까.여러 소(素)들이 섞여 오랜 시간 묵은 냄새.증발된 삶의 흔적들이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고여 있었다.음식 냄새,담배 냄새,가구 냄새,하수구 냄새…….그리고 그의 체취.좀 더 강한 냄새부터 잔향까지.모두가 뒤섞여 도무지 구분되지 않는,냄새들의 저장소.금세 두통이 도졌다.발코니로 다가가 창을 열었다.앞 동은 층고가 낮고 뒤쪽은 야트막한 산이 배경인 아파트의 21층.벌거벗고 집안을 활보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높이에 그는 살고 있었다.발밑으로 솜뭉치 같은 먼지들이 풀풀거렸다.청소기를 돌리고 썩은 음식들을 내다 버렸다.자정이 넘은 시각,음식물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남자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둘째 날은 늦잠을 잤다.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그의 침구 속에서,나는 배가 고파 눈을 떴다.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생수 두 통뿐이었다.주방 수납장에서 라면 몇 봉지를 발견했다.계란도 단무지도 김치도 없이,끓인 라면을 뚜껑에 덜어 두 끼를 때웠다.정현수의 휴대전화를 충전해 전원을 켰다.다행히 잠금 설정은 되어있지 않았다.전화번호 저장함은 텅 비어 있었다.통화목록도 모두 지워져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 수백여 통이 쌓여 있다.나는 잠깐 망설인다.메일들을 클릭하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스팸메일이야 그렇다 쳐도,수신 확인은 그의 실존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겠는가.어쩌면 나에겐 그것이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른다.우선 광고메일들을 체크해 휴지통으로 보낸다.발신자가 백화점이나 은행,식당,웹사이트 등의 상호로 표시되거나 제목에 ‘대출’,‘오빠’,‘신제품’ 같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무조건 삭제한다.그러고 나니 순수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듯한 메일 여섯 통이 남는다.지난달에 수신된 두 통은 결혼식과 돌잔치 안내가 제목으로 올라와 있고,한 통은 ‘형 잘 지내요?’로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다.네 번째 메일의 제목은 ‘수정 관련사항입니다’,발신인은 ‘한강병원’이다.언뜻 봐선 그의 사적인 일에 관한 내용인 듯싶다.정현수는 유부남이었을까.내용을 살펴본다.안녕하세요.한강병원 원무과 김 대리입니다.제작해 주신 홈페이지에 오류가 발생하여 문의 드립니다.추가로 수정을 원하는 부분도 상세하게 적어두었으니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비용 관련 협의는 전화로 했으면 합니다.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신인이 ‘리쉬케쉬’인 메일 두 통을 놓고 고민한다.리쉬케쉬는 실명일까,닉네임일까.‘제목 없음’이 제목인 이 메일은 광고일까,아닐까.얼핏 대부업체 상호 같은 느낌도 든다.인터넷 새 창을 열어 검색어를 입력한다. 요가와 명상의 도시 리쉬케쉬.갠지스 강의 상류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관문이다.힌두교인의 성지이므로 이곳에서 푸자를 하고 꽃접시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요가의 본고장이라 수많은 아쉬람과 요가선생들이 있고,비틀스가 구루(guru) ‘마하리쉬 마헤쉬’를 찾아와 머무르면서 더욱 유명해진 도시.장기간 요가와 명상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이며 금주와 채식의 고장.술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고 100% 채식을 하므로 이곳에서는 달걀조차 먹을 수 없다……. 수행자의 도시에서 온 메일.역시 판단하기가 어렵다.어쩌면 그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의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가입한 카페 목록을 열어본다.삼십대 중반의 남자라면 대부분 가입했음직한 성격의 카페들이 주르륵,여섯 개가 뜬다.등산,음악,사진,재테크,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CEO클럽.정현수의 직함은 대표이사였다.회사명은 ‘펨토테크놀로지’.첫째 날,그의 명함에 찍힌 회사 전화번호를 눌러보았다.결번이었다.명함 우측 상단엔 ‘네트워크 솔루션’이라는 단어가 인쇄돼 있었다.회사 도메인을 주소창에 입력했다.웹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게 된 그 회사의 CEO가 정현수였다.한강병원에서 발주를 받은 건 회사를 폐업하기 전이었을까,아니면 이후일까.그가 되기 위해선 그를 완벽히 알아내야 한다.나는 리쉬케쉬에서 온 메일을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수신날짜가 8월 5일인 첫 번째 메일은 사진 한 장과 두 줄의 메시지가 전부였다. 내가 지금 이곳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잊으려고 노력 중이야.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어.요즘 사귄 새 친구를 소개할게. 허름한 골목길,얼룩소 한 마리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사진.소의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물인지 침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메일은 내용 없이 인물 사진만 첨부돼 있다.통통한 체형에 단발머리인 여자는 무표정하다.그렇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은,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아마도 발신인의 사진 같다.두 통의 메일로는 아무것도 추측할 수가 없다.그녀는 정현수와 어떤 관계일까.수신된 날짜는 10월 17일.내가 그를 발견하기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이다. 마른 낙엽을 수북이 덮고 그는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평일 오후의 등산로는 한산했다.매표소 앞 매점에서 김밥과 라면을 사먹고 네 시쯤 오르기 시작한 산행이었다.중년부부 두 쌍과 젊은 여자 한 명,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 대여섯 명 정도가 그날 마주친 사람 전부였다.어디서 넘어왔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하산 길이었다.조용한 산길에서 서로 말없이 길을 터주며 걸음을 재촉했다.깔딱고개를 지날 땐 평소보다 심하게 헉헉거렸다.지난밤 과도하게 마신 술과 담배 때문이었다.계곡을 치고 올라온 지 한 시간이 지났다.정상이 눈앞에 보였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마지막에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담금질하는 건 산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조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었다.산속의 어둠은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지워버린다.주변은 물론,시야에서 사라진 길 위에 서있는 내 모습 까지도.검은 하늘과 더 짙은 능선의 경계만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야간산행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혹감을 넘어 두려움으로 온몸을 굳게 만드는 어둠.나는 산속의 어둠쯤 두렵지 않았다.거의 매일 오르내린 덕분에 눈 감고도 헤칠 수 있는 길이었다.호흡은 가빠도 마음은 더없이 고요했다.등산객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나를 판단하지 않는 산.그곳에 있을 때 나는 가장 자유롭고 평등했다. 물든 단풍은 정상 근처에서만 볼 수 있었다.발밑에선 낙엽들이 사각,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가을은 아직 오지 않고 가뭄이 세상을 바짝바짝 말리고 있었다.나는 용변 볼 장소를 찾아 길을 등졌다.널찍한 바위 뒤편에 쭈그리고 앉아보았다.굽이진 길 위로 하산하는 일행이 보였다.소변이야 대충 돌아서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엉덩이를 까고 앉아야 하는 일은 더 은밀한 장소여야 했다.아래쪽은 급경사였다.다른 길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나는 내리막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듯 뛰었다.이 정도면 됐다 싶은 곳에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어느새 파리들이 다가와 윙윙거렸다. 발끝으로 낙엽을 모아 용변을 덮었다.역시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냄새가 심했다.시큼하고 들큼하고 구렸다.손가락으로 코를 싸쥐고 발로 계속 낙엽을 찼다.사위는 이미 어둑해지고 있었다.대충 정리를 끝내고 비탈길을 오르던 나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누가 불러 세운 것 같기도,알 수 없는 신호를 받은 것 같기도 했다.내가 앉아있던 주변을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내려다봤다.불룩하게 솟은 무언가가 보였다.바위도 아니고 흙도 아니었다.나는 슬금슬금 내려가 다시 그 자리에 섰다.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수북한 낙엽 사이로 푸른 옷자락이 보였다.손바닥으로 낙엽을 헤쳤다.역한 냄새가 훅 끼쳤다.푸른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의 누군가가 엎드려 있었다.그의 등에 손바닥을 댔다.차가웠다.이봐요.나는 푸른 옷의 오른팔을 들춰보았다.표피가 터질듯 부풀어 오른 파리 유충들과 딱정벌레 무리가 굼실거리고 있었다. 요동치는 마음과 달리 나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불현듯 오한이 들고 온몸이 떨려왔다.나는 망설였다.그냥 모른 척 되돌아가고 싶었다.후들거리는 발이 붙박인 듯 움직이지 않았다.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렀다.깊은 계곡 안이라 통화불능이었다.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통화를 시도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조금만 기다려요.그 말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었다.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을 진행했다.구조대원들이 발견하기 쉽도록 그를 덮은 흙과 나뭇가지,낙엽들을 옆으로 치웠다.벌레들이 놀란 듯 꼬물거렸다.파리들이 머리 위를 맴돌았다.냄새 때문에라도 더는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현장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려던 그때,또다시 무언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그의 바지 뒷주머니 위로 반쯤 삐어져 나온 지갑. 나는 침착하게 등산장갑을 손에 꼈다. 어차피 이 사람에겐 소용없는 물건 아닌가.발견한 구조대원이 유족들을 수소문해 돌려줄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와 같은 누군가가 이것을 먼저 발견한다면…….장갑 낀 손으로 지갑을 빼냈다.몇 장의 카드와 신분증,현금은 십만 원도 채 안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내 의도와 상관없이 유예된 삶에서 벗어날 방도를 궁리 중이었다.좀 더 잘살기 위해 선택한 길인데 어쩌다 보니 한가운데 갇혀버린 채 덜컥 문이 닫혔다.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람들 또한 그랬다.서른 살 넘은 무직자인 나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릴 적 친구들뿐.누구도 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나는 이제껏 그 흔한 연애조차 못 해봤다.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현재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없었고 그런 내가 적응할 수 있는 집단이나 장소 역시 없었다.하지만 그건 명백히 내 잘못이 아니다.나는 열심히 노력해 왔다.단 한 번도 샛길로 빠져보지 않은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그렇다 해도 나를 그럴듯하게 돋보일 수식어가 없는 한,내 삶은 유예 중인 거였다.이제 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벌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집마련을 목전에 두고 있는 또래들을 보면 더욱 극심한 절망감에 빠졌다.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오던 길 계속 가는 것도 불안하고 새 길을 찾아내는 것 역시 자신 없다.나는 내 인생의 판을 새로 짜고 싶었다.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갑에서 현금 대신 신분증을 꺼냈다.아이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 판 안에 그의 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이름은 정현수.나와 동성(同性)이고 나보다 한 살이 많다.뿔테 안경에 회색 스웨터 차림의 증명사진 속 그는 나이보다 조금 더 늙어 보였다.주소지는 서울의 남쪽 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이제껏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생각이,그야말로 섬광처럼 떠올랐다.나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댔다.아니다.그것은 전부를 버려야 가능해지는 일이다.지금까지의 나,나의 생활,인간관계,과거 행적까지 모두. 그럴 수 있겠는가. 모든 일은 순식간에 처리됐다.‘그럴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결단은 내리지 못한 채였다.나는 내 지갑의 신분증을 꺼내 그의 것과 맞바꿨다.신용카드 한 장과 그의 명함도 몇 장 챙겼다.현금은 건드리지 않았다.주머니에 지갑을 원래대로 꽂아두었다.오른쪽 앞주머니를 더듬어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까지 갈취했다.딱딱한 그의 골격이 손가락에 닿았다.헤친 낙엽과 흙을 다시 그의 몸 위에 덮었다.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깜깜한 그곳을 어떻게 등지고 하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가을밤,산중의 바람은 차가웠다.땀에 젖은 바지가 다리에 자꾸 휘감겼다.어지러워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앉았다.멀리서 매점 불빛이 반짝였다.내 삶을 최초로 이탈하는 순간이었다. 두 통의 메일로 봐선 정현수와의 관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현재 인도에 머물고 있는 여자는 두 달 간격으로 소식을 전해왔다.그것도 너무나 간략하게.여자의 이전 소식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메일 보관함을 뒤졌다.정현수가 따로 보관 중인 메일은 없었다.휴지통마저 텅 비어 있었다.그는 관리가 철저하고 주변정리가 깔끔한 사람이었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들은 폴더 별로 분리되어 탐사하기가 수월했다.‘사진방’ 폴더를 클릭한다.날짜 및 장소별로 지정된 폴더 안에 인물 사진은 그의 독사진 몇 장뿐이다.나머지는 모두 풍경사진.내친김에 앨범을 찾아보기로 한다.서랍과 책꽂이,장식장,심지어 다용도실까지 뒤졌지만 그 흔한 졸업앨범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그는 누구일까.나는 갑자기 불안해진다.그를 빌리기로 결심한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이 그의 인간관계였다.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과 통화목록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용기를 내지 않았던가.그러니 오히려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그래도 설마 했지만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최소한의 관계인 가족조차도.모든 인연에 무관한 그의 삶이 어쩌면 의도에 의한 것은 아닐까,궁금해진다. 사흘간의 탐사 끝에 비로소 나는 그가 되어 사는 일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아파트 정문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상가 식당에서 백반을 사먹었다.식사 후엔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나는 정현수 대신,아니 정현수가 되어 거리를 쏘다녔다.그의 옷은 내게 헐렁했다.살을 좀 찌워야 하지 않을까,나는 잠시 고민했다.키는 더 늘일 수 없으니 소매와 바짓단을 줄여야 할 것이다.거대한 체구와는 다르게 정현수는 심플한 취향을 가졌다.살림살이 역시 단출했다.옷장,침대,컴퓨터 책상,주방가구.거실엔 한쪽 벽을 책장으로 채웠을 뿐 마땅히 갖춰야 할 티브이와 소파가 없다.드문드문 꽂혀 있는 책들은 대부분 IT와 경영관련 서적이고 간간이 ‘줄리아나의 리더쉽’,‘협상의 원포인트 레슨’ 같은 처세 관련 책들이 눈에 띈다.옷장 서랍 밑바닥에 통장 대여섯 개가 나란히 깔려 있었다.모든 공과금은 정해진 날짜에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그는 통장마다 맨 앞 장 귀퉁이에 연필로 비밀번호 네 자리를 적어두었다.잔고는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관계없음’으로 인한 정현수의 삶은 외로웠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익숙한 내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아버지는 내가 중학생이던 때 엄마와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엄마는 늘 내게 말했다.명심해라.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걸.아버지와 결혼할 당시 엄마는 항공사 승무원 시험 최종합격을 앞두고 있었다.사랑에 빠져있던 엄마는 결혼을 선택했고 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어긋난 거라고.그때 내가 승무원의 길을 택했더라면…….평생을 잊지 못할 아쉬운 선택에 엄마는 탄식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그 길에서 또 어떤 일이 엄마를 어긋나게 했을지.어쩌면 지금보다 더 참혹했을 수도 있어요.나는 혼자 중얼거렸다.알밤을 맞을 일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고귀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믿는 일이,원래 주어진 참혹한 삶을 인정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였다. 졸업 후 여기저기서 취업 제의가 들어왔다.금융권의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한 동기들이 앞다퉈 나를 데려가려고 나섰다.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이년째 낙방 중이었다.마음만 먹으면 중소기업 정규직 자리도 널려 있었다.서른이 넘도록 용돈을 타 쓰는 일이 괴로웠던 나는 솔깃했다.하지만 엄마가 고집을 부렸다.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네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야.지금 그렇게 아무 곳에나 들어가면 너는 평생 그 좁은 바닥에서 푸드덕거리다 끝날 게다.어려워도 더 넓고 깊은 물에 뛰어들어야 해.나중에 후회 없으려면 엄마 말 잘 들어라.그렇게 삼 년이 더 흘렀다.취업문은 좁아졌고 동기들은 제 밥줄 잡고 있기도 힘겨워했다.엄마는 내가 큰 물에 몸을 던지는 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나는 지금 첫 단추를 새것으로 갈아치웠다. 받은 편지에 대한 답신을 보낸다.기쁜 날 참석 못해 미안하다.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당분간 메일로만 연락이 가능할 것 같다.안부를 물어온 정현수의 후배에게도 마찬가지 내용이다.리쉬케쉬의 여자에게는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마지막으로 한강병원 김 대리에게 짧은 메시지를 적는다.보내주신 수정안 잘 받았습니다.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마감이 겹쳐 당장은 진행이 어렵습니다.조금만 말미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칠 후에 전화 드릴게요. H은행 통장정리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다.입출금 명세를 기록하는 기계음이 찌익 찍,지루하게 이어진다.다른 은행에 비해 시간이 길다.인쇄되는 내용이 많은 걸로 보아 이곳이 정현수의 주거래은행인 모양이다.답신을 보낸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다.정현수의 휴대전화가 울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받아야 하나,말아야 하나.벨소리는 길게 이어졌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잠시 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한강병원 김 대리입니다.유지보수비 외에 수정비용을 따로 지불해드려야 할까요.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응답을 하지 않으면 또 전화가 걸려올지도 몰랐다.나는 간단히 답신을 보냈다.그건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투입구에서 빠져나온 통장을 받아 살핀다.한강병원으로부터 매달 일정금액이 입금되고 있었다.김 대리가 말한 유지보수비,프로그램에 대한 사후관리비쯤 되는 것인가.그러잖아도 잔고가 떨어져 걱정하던 참이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발신번호를 확인하고 수신버튼을 누른다.네,정현수입니다.나는 또박또박,이름을 밝혔다.웹마스터 P가 인사말도 없이 웅얼거린다. “요청하신 작업은 사흘이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아,예.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결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갑에서 정현수의 신용카드를 꺼내 일련번호 열여섯 자리를 불러준다. 홈페이지 수정작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정현수의 실력까지 덮어쓸 순 없었으니까.김 대리에게 답신을 보낸 후 컴퓨터에서 ‘한강병원’ 폴더를 찾아냈다.나로서는 알 수 없는 파일들만 수두룩했다.집에서 가까운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찾아가 기존 프로그램의 수정과 보완이 가능한지를 물었다.담당자는 원본 파일들을 가져오라고 했다.집으로 돌아와 저장장치에 파일을 복사했다.그리고 어제 그것들을 P에게 건네주고 왔다. 지하철 역 입구에 서서 잠시 고민한다.오늘 저녁으론 무얼 먹을까.내가 살던 집 근처엔 할머니 혼자 삼십 년 넘게 꾸려온 순댓국집이 있다.좁은 공간에 테이블 여섯 개가 전부여도 끼니때가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맛 소문이 났다.요즘 자꾸 그 맛이 당긴다.정현수의 집으로 가는 길과 순댓국집으로 가는 길은 서로 반대 방향이다.어떻게 할까.주변을 무심히 둘러본다.길 건너 환한 불빛,‘병천○○순대’ 체인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횡단보도 쪽으로 몸을 돌려 걷는다.어쩌면 할머니 순대를 다시 먹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진다.내 안에 축적된 기호와 습성들을 완전히 지울 방법은 없을까.나는,정현수니까. 온라인 원격교육 사이트에 로그인한다.첨삭해야 할 리포트가 다섯 개 올라와 있다.통신교육업체의 수강생들이 문제지를 풀어 올리면 그것을 채점하는 일이 나의 몫이다.각 과정별로 교재는 무료로 제공된다.나는 그 교재를 읽고 함께 제공된 답안지를 참고삼아 점수를 매긴다.의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완료하면 되는 일이다.딱히 어렵거나 촉박하지도 않다.외부활동 없이 집에서 책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된다.대신 보수는 적다.리포트 한 건당 삼천 원.그럭저럭 웬만큼만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며칠 동안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돌며 일을 찾았다.남은 잔고와 한강병원에서 입금되는 유지보수비로는 관리비와 공과금 납부도 빠듯했기 때문이다.앞으로 생존에 관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정현수의 떡고물을 축내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니까.결과물을 보고 김 대리는 아주 만족해했다.이번에는 그의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윗선에서 따로 비용지불은 어렵다고 합니다.대신 제가 술 한 잔 사도록 하죠. 수강생의 이름을 클릭하고 점수 칸을 채운다.참고가 될 만한 사항은 교재에서 발췌해 따로 코멘트를 달기도 한다.객관식과 주관식 문항에 꼼꼼히 답을 단 사람들에게서 성실한 삶의 태도가 느껴진다.대부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교재 내용은 직장 내 소통과 개인적인 성공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회사 내에서 상사가 지켜야 할 점,동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설득과 대화의 심리학…….틈틈이 다른 일자리를 더 알아봐야겠다.언제까지나 방구석에 처박혀 지낼 수만은 없다.정현수의 전공과 이력이라면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겠지.새로운 영역을 배우는 일,마음이 설렌다.그리고 상황이 된다면,아니 무엇보다 먼저,연애를 하고 싶다. “선배님,오랜만입니다.” 몸집이 작고 다부진 체구의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나는 한강병원 로비의 회전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김 대리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전전긍긍했다.지난번 빚진 거 갚아야죠.정 선배님 얼굴도 보고 싶고,한 잔 사겠습니다.처음엔 핑계를 대며 몇 번 거절했다.서슴없이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그가 정현수의 어느 시절 후배인지,그저 의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일 뿐인지,알아낼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무작정 미루고 있는 것도 불안했다.세 번째 전화를 받았을 때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한 거였다.나는 최대한 정현수처럼 보이도록 치장했다.사진 속 그의 것과 비슷한 뿔테안경을 구입했다.옷장에서 가장 낡은 옷을 골랐다.낡은 것은 오래 묵었다는 증거 외에 그만큼 애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두툼한 회색 니트를 꺼내 입었다.키높이 구두를 신었더니 바짓단을 접지 않아도 되었다. “작년 봄 제작 회의 때 뵙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살이 좀 빠지신 것 같습니다.제가 기억하는 선배님 첫 인상은 꽤나 듬직한 체격이었는데요.허허.” 당혹스런 속내와 달리,나는 머쓱하게 웃었다.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간다.김 대리가 잔을 든다. “과묵한 건 여전하시네요.” 선후배 사이긴 해도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하니 저쪽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취기가 오르면서 분위기는 조금 부드러워졌다.티브이에서 저녁뉴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취객들의 소음에 뒤섞여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다.화면과 자막을 흘끔거린다.불콰해진 김 대리는 말이 많아졌다.이 나라 국민치고 내일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침체의 늪에 이제 막 첫발이 빠졌을 뿐인데요,자신이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요.저희 병원도 감원의 칼바람이 언제 휘몰아칠지 몰라 매일 살얼음판입니다.나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동조와 연민이 담긴 눈길을 보냈다.따끈한 온돌 방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며 우리는 조금씩 노곤해졌다. “그런데,신 선배는 아직 연락 없어요?” 우물거리던 입놀림을 멈추고 그를 건너다본다.기어이 우려하고 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그는 정현수와 사적인 관계였다.둘의 공통분모,신 선배라니. “아직…….” “참,세상 일 알 수 없고 믿을 놈 아무리 없다 해도 어떻게 신 선배가 그럴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야 할까.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 곤란한데. “정 선배님이야,회사 일로 알게 됐지만 신 선배하고 저는 수업도 같이 듣고 꽤 가까웠거든요.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고요.” 그가 고기와 술을 추가로 주문하고 담배연기를 후,뱉으며 말을 잇는다. “선배님 많이 드세요.형수님 소식도 들었습니다.지난여름 동문 모임에서요.어딘가로 떠나셨다면서요…….혼자서 얼마나 힘드세요.” 나는 점점 궁금해진다.신 선배라는 사람은 정현수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정현수의 아내는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그에게서 떠난 걸까.혹시 리쉬케쉬의 여자일까.이대로 묵묵히 김 대리의 말을 듣고 있어도 괜찮으리라.아마 정현수였더라도,지금의 분위기에선 그랬을 것이다.그의 몸이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린다. “이게 다 신 선배 때문 아닌가요?그 사람 절대 용서하지 마세요.동업자이기 전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들었습니다.자기 혼자 잘살자고 그런 짓을 하다니요.결국 경쟁사만 좋은 일 시키고,회사 문 닫고,자기는 도망쳐버리고,친구도 잃고,이게 뭐예요.어떻게 정 선배한테 그럴 수 있냐고요…….” 풀썩,김 대리가 옆으로 쓰러진다.불판 위에선 까맣게 눌어붙은 고기조각이 오그라들고 있다. 김 대리의 말을 정리해 보면 신 아무개와 정현수는 절친한 친구이며 동업자였다.그런데 신씨가 정현수를 배신하고 회사를 닫게 만들었다.이후 정현수의 아내가 그의 곁을 떠났다. 만취해 그대로 잠이 든 그를 힘겹게 깨워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선배님 잘살아요.김 대리가 눈을 꿈뻑이며 중얼거렸다.나는 그의 등을 두어 번 다독이고 택시를 잡았다. 메일함을 연다.리쉬케쉬에서 메일이 도착했다.‘회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삶의 의미를,내가 사는 이유를 찾아내고 싶어 떠나온 지 벌써 이 년이 지났어.나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지만 그것이 내가 찾아낸 정답이라면 당신은 아마 웃을 테지?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야겠어.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이곳에서의 삶도 그곳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사람 사는 모습은 엇비슷하고 어디에 머물든,어떻게 살든,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당신 많이 보고 싶다. 여자의 도착 예정일은 11월 28일이라고 했다.앞으로 일주일 후면 그녀는 정현수를 찾아 이곳에 올 것이다.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나는 그녀를 맞이해야 할까,피해야 할까.그렇게 되면 나의 일생일대 프로젝트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삶을 원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었다.나는 무능한 사회부적응자였으니까.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가 어려웠다.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모두 접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 나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한 번만 더,이번엔 되겠지.미련을 쉽게 접을 수 없었다.모든 것을 내 손으로 허물어야 하는 일이 아직은 자신 없다.그곳으로 돌아가 다시 내가 된다면 똑같은 고민과 패배감에 휩싸여 매일 산에 오르는 일만 반복할지 모른다.나는,나로 사는 것이 두렵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멍하니 바라본다.우측 선반 맨 위,낯익은 제목이 시야에 들어온다.만년수험생으로 타 분야 서적을 읽을 시간이 없던 내게 친구 녀석이 선물해줬던 책.‘잠깐 머문 곳도 내게는 고향’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떠오른다.의자를 놓고 올라가 그것을 꺼내든다.툭.발밑으로 무언가 떨어져 내린다.누런 서류봉투가 반으로 접혀 있다.도톰하다.책을 내려놓고 봉투 안의 내용물을 꺼낸다. 모두 같은 장소에서 찍힌 수십 장의 사진이다.리쉬케쉬의 여자와 정현수.새하얀 예복을 입은 그들은 행복해 보인다.그와 그녀가 공유했던 삶의 윤곽…….봉투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두고 쫓기듯 도망치듯 나는 밖으로 뛰쳐나온다.정현수 당신,고작 이런 거였어?그를 빌리기로 작정했던 순간 내가 바라던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적어도 나보다 나은 인생일 거라 믿었는데…….이런 삶을 나더러 어떻게 살아내라고.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뒷산을 오르고,다시 내려와 걷는다.인도를 따라 무작정 뛰고 헉헉대며 걷다가 호흡이 잦아들면 다시 뛴다.어느 방향이든 상관없다.지극히 외롭고 무거운 그의 삶을 벗어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정현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였을까.어쨌든 그는 실족하지 말았어야 했다.그렇게 마침표를 찍은 삶을 내가 이어 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이것은 무늬만 다른 삶 외에 어떤 뜻이 있는가.지금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가 되고 어느 지점쯤에 다다르면 나는 또 새 판을 짜고 싶어질까. 리쉬케쉬의 여자처럼 나도,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옷장 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등산복을 꺼내 입는다.두꺼워진 허리에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다.허리띠 버클을 조정해 간신히 채운다.배낭을 메고 그의 신분증과 휴대전화,신용카드와 명함,열쇠꾸러미를 주머니에 넣는다.현금카드,통장,그동안 사용하던 물품들은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마지막으로 현관에 서서 집안을 둘러본다.돌아온 그의 여자가 낯선 흔적을 발견할 수 없길 바라며. 어둑해진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사각거리던 낙엽들이 어느덧 수북이 쌓여 발목을 푹신하게 감싼다.오랜만의 산행이라서일까,무거워진 몸 때문일까.걸음이 쉽지 않다.리쉬케쉬의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새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남의 인생을 덮어쓰는 일,그것은 결국 누구의 삶도 아니었다.과거를 버려둔 채 현재의 나를 바꿀 수는 없는 거였다.그런데 길이 낯설다.그날 내려왔던 그대로 마른 계곡을 따라 길을 잡았는데 이쯤 나타나야 할 바위가 보이지 않는다.하산 길 이정표를 지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는데. 이정표 지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부쩍 떨어진 기온에 으슬으슬 한기가 든다.그를 다시 만나야 하는 일이 내키진 않지만 내 자리로 돌아가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한다.빌린 물건을 돌려주고 맡긴 내 물건도 되찾아야 하니까.이제 회계사 시험공부 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나로 돌아가 모든 것을 엎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이다.조만간 납골당의 엄마에게 인사드리러 가야겠다.발걸음이 빨라진다.계곡 깊이 내려앉은 어둠에 더 이상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랜턴을 켠다.십여 미터 전방에 그날의 바위가 보인다.나도 모르게 진저리를 친다. 바위 뒤를 돌아 내려선다.낙엽더미에 무릎이 푹,빠진다.벌레도 냄새도 거의 사라졌다.춥고 건조한 초겨울의 바람 덕분이리라.발견 당시 유충들의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던 정현수.죽음 이후의 삶은 이곳에서 더 의미 있고 유용했을지 모르겠다.장갑을 끼고 낙엽을 헤집는다.정확한 지점이 어딘지 헷갈린다.앉아 있던 자리 주변을 몇 군데 파헤친다.다시 몇 걸음 옮겨본다.일어서서 발로 바닥을 굴러본다.어느 지점쯤,돌출된 나무뿌리를 밟은 듯 딱딱한 느낌.자리에 앉는다.장갑 낀 손으로 그곳을 더듬어 굴곡을 살핀다.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다.잘 있었어요…….나도 모르게 울컥,감정이 솟는다. 수분이 빠져나간 그의 둔부는 아래로 쑥 꺼져 있다.지갑이 꽂힌 자리만 조금 도드라질 뿐.나는 챙겨온 정현수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낸다.먼저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를 그의 바지 앞주머니에 밀어 넣는다.어쩐지 이전보다 헐렁해진 느낌이다.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낸다.휴대전화의 감촉이 손끝에 와 닿는다.채우고 흐르던 내용물이 사라지고 지지대만 남은 그의 몸.갑자기 누군가 머리칼을 잡아챈 듯 정수리에 극심한 통증이 인다.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교환한다.꽂혀있던 내 것을 꺼내고 가져온 그의 것을 쑤셔 넣는다.그리고 재빨리 지갑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둔다. 모든 것은 끝났다.이제 나는 돌아가 내 삶의 새 판을 짤 것이다.그럼,잘 있어요.인사를 마치고 신분증을 내 지갑에 꽂는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손끝에서 느껴지는 낯선 이물감.신분증을 다시 꺼낸다.바닥에 두었던 랜턴을 집어 그것을 비추어 본다.경련으로 요동치는 내 손바닥 위의 이것은……,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의 주머니에 있던,내가 꺼낸 신분증에 기록된 낯선 사진과 정보.이름 한재우.주민등록번호 690125……. 무릎이 꺾인 듯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그의 지갑에 넣어두었던 내 신분증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정현수가 보관하고 있어야 마땅할 내 물건.대체 누가 나와 똑같은 짓거리를 한 걸까.여기 이렇게 얌전히 엎드려 있는 이 사람은……,누구인가!나는 거칠게 그를 뒤집어 가슴팍을 움켜 일으킨다. 손에 들린 파란 등산복 밑으로 우수수,무언가 떨어져 내린다.
  • [정거장]버스 정거장 벽화에 ‘좋은 세상’이

    [정거장]버스 정거장 벽화에 ‘좋은 세상’이

    ‘좋은 세상’이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자신의 사상과 작품을 통해 도달하고자 했던 고지는 ‘좋은 세상’이었다. 좋은 세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든 사람의 대답이 똑같지는 않겠으나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같을 것이다. ‘행복’. 그리고 행복은 소통과 이해를 전제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기, 버스 정거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소통과 이해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우연히 찾은 시골 버스 정거장에 멋들어진 벽화가 그려져 있다면 이 사람들을 생각하자. 좋은 세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미 좋은 세상이라고 대답하는 이 젊은이들을. 한 청년의 비운에서 시작된 ‘좋은 세상 만들기’ 한 청년이 시골 버스 정거장에 앉아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뵙고 오는 길, 납골당 옆에 자리한 살풍경한 정거장은 청년의 마음과 꼭 닮아 있다.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끝내 세상을 등진 아버지, 삶의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는 자신…. 캄캄하게만 여겨지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자 삭막한 정거장이 제 모습인 것 같아 더욱 씁쓸해진다. 며칠 후 거센 장맛비를 맞아가며 다시 정거장을 찾은 청년, 세 명의 후배를 대동하고 페인트 통까지 들고 있다. 네 사람은 빗물을 받아 붓을 빨고 을씨년스러운 콘크리트 벽에 그림을 그린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이 환하면 내 마음도 조금은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낙담에 빠져 있던 청년이 기분 전환처럼 그린 그림. 그것이 ‘좋은 세상 만들기’와 이 단체의 대표 프로젝트인 ‘시골 버스 정거장 그림 그리기’의 첫 발자국이었다. 아버지의 투병 당시, 정수 대표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미술학도였다. 하지만 복학은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그때, 그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만 했다. 택시를 몰고 배를 탔다. 지방을 떠돌며 막노동판을 전전한 것도 수개월. 그러던 어느 날 선배의 벽화 아르바이트를 도와주러 간 것을 계기로 그는 본격적으로 그 일에 매달렸다.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니 능률이 오르고 열의가 생겼다. 다행히 수익도 늘어나 병원비를 충당하는 게 이전보다 수월했다. 그 과정에서 정수 대표는 100호짜리 황금비율 화선지보다 제한되지 않은 공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화실이 아닌 현장에서 작업하는 것, 소수의 관람객이 아닌 다수의 시민과 공유하는 것, 그런 이유 때문에 벽화에 끌렸어요.” 벽화에 빠진 한 청년이 심란한 마음으로 을씨년스러운 버스 정거장을 바라보던 그때, 이미 ‘좋은 세상’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누군가의 소망이 모두의 현실이 되다 첫 작업을 마친 후 건너편 정거장에 두 번째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린 왕자였다. 그런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그림을 보더니 왜 젊은 놈이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느냐, 칼은 또 왜 들고 있느냐며 의아해하더란다. “그때 깨달았죠, 공공미술은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는 것을요. 관람자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료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겠더라고요. 세 번째 작업부터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서 마을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벽화를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버스 정거장은 우연히 선택된 캔버스였다. 하지만 작업량이 늘어나면서 왜 정거장이냐는 물음에 필연적인 답변을 찾아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 정거장과 달리 마을 입구에 고즈넉하게 서 있는 시골 정거장. 버스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면 아무도 적막한 그곳에서 시간 보내지 않는다. 배차 간격이 길고 찾는 사람도 많지 않은 그곳은 어떤 의미에서 소외된 공간이다. ‘좋은 세상 만들기’ 회원들이 작업하는 동안 정거장에는 훈훈함이 넘친다. 자장면을 시켜주는 이장님, 수줍은 손길로 주전부리를 건네는 꼬마,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동네 아주머니…. 작업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완성된 벽화를 보고 미소를 짓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왜 카페나 멋진 건축물이 아니라 시골 버스 정거장인가. 대답은 충분한 셈이다. 현재 다음카페 ‘좋은 세상 만들기’의 회원은 768명. 회원 수가 수만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카페에 비하면 소소하지만 사회봉사의 성격을 가진 카페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회원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숫자다. 회원만 늘어난 게 아니라 후원자도 생겼다. ‘좋은 세상 만들기’의 발이 되길 바란다며 스타렉스 승합차를 사주신 분, 재료비를 지원해 주신 분, 다달이 정기적인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분, 그들이 있어 좋은 세상은 각자의 머릿속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모두의 현실이 된다. 후원자들이 보내는 건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세상을 넘어보라는 한 후원자의 격려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박수인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좋은 일, 좋은 사람들만 있으랴. 작업해 놓은 정거장을 다시 찾았는데 낙서가 되어 있거나 심지어 욕설이 쓰여 있을 때 회원들은 힘이 빠진다. 그래서 보이는 후원자들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후원자들이 고맙다. “한 번은 작업을 하는데 지나던 차가 끽 소리를 내면서 정차하더니 후진해서 오더라고요. 웬일인가 했더니 트렁크에 있던 홍시를 한 가득 주시면서 마음으로나마 열심히 후원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또 언젠가는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한 아주머니께서 우리 마을에는 언제 오냐고, 기다리고 있다고 그러시고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어떤 마을은 작업을 마치고 가보니 페인트가 안 말랐다고, 누군가 새끼줄로 입구를 막고 박스를 푯말 삼아 ‘출입금지’라고 써놓았더라고요. 얼마나 힘이 솟았는지 몰라요.” 일방통행에서 쌍방통행으로 밝은 마음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러가고자 했던 한 청년의 소망은 이처럼 뜻있는 사람들의 참여와 응원으로 인해 공공미술을 통한 사회 공헌이 되었다. “초기에는 마을의 특질을 반영한 그림을 그렸는데 시간이 지나자 소재의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농악, 씨름, 특산물….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싶었죠. 그때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향유자에게 끌려 다니는 단계를 넘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미술의 본질적인 기능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작품을 감상하고 사유할 수 있다면 그곳을 단순한 정거장이라 할 수 있을까. 벽화가 완성된 순간 정거장은 더 이상 지루한 기다림의 장소도, 스쳐 지나가는 공간도 아니다. 그러고 보면 예술도, 사유도 멀리 있지 않다. 삭막한 회색 콘크리트 벽, 낙서와 오물로 더럽혀진 그곳에 오늘도 작품 하나 탄생했다. 창작자의 메시지와 향유자의 공감대가 쌍방통행 하는 곳. 화가가 질문을 던지면 관람객이 나름의 대답을 던져놓는 곳. 그래서 ‘좋은 세상 만들기’가 꾸민 시골의 버스 정거장은 광고가 부착된 유리칸막이를 설비한 도시의 버스 정거장보다 아름답다. 글·사진 하재영 소설가 좋은 세상 만들기       월간 <삶과꿈> 2008년 10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Local] 종합 장사시설 내년 9월 착공

    울산지역의 종합 장사(葬事)시설인 울산하늘공원이 내년 9월 착공돼 2012년 3월 준공된다. 울산시는 9일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일대에 화장장과 봉안당(납골당), 장례예식장 등을 갖춘 종합장사시설인 ‘울산하늘공원 실시계획’을 이날 승인했다. 사업비 552억원을 들여 9만 8000㎡의 부지에 화장장·장례예식장·봉안당 등을 갖춘 최신식 종합장사시설인 울산하늘공원을 2009년 10월 착공한다. 주요시설은 10기의 화장로를 갖춘 화장장과 지상 4층의 장례식장,2만위를 모실 수 있는 봉안당,504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등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경찰 “최진실 충동적 자살”

    고(故) 최진실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3일 최진실씨가 충동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양재호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족, 매니저 등의 진술과 최씨의 메모, 자살 직전 통화내용을 종합해볼 때 충동적으로 자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가 평소에도 ‘연예생활을 그만할 것이다. 죽고 싶다.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는 식으로 신변을 비관하는 말을 자주 했다는 매니저 박모씨의 진술을 경찰은 확보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최씨가 자살 전날 ‘개천절이 애들 운동회인데 어떻게 하느냐. 가기 싫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우울증과 관련해 경찰은 “최씨가 개인병원에서 한 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매니저가 매번 약을 타왔다.”고 밝혔다. 최씨는 인터넷에 ‘사채 괴담’을 올린 혐의로 입건된 증권사 직원 A(25)씨와 지난달 30일 밤 전화 통화를 한 뒤 잠을 못 자고 울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입건됐으니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하자 최씨가 전화기를 집어던지는 등 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집에서 외톨이·왕따·절망 등의 단어를 포함한 자필 메모가 적힌 탁상용 달력과 수첩이 여러 개 나왔다.”면서 “악성루머와 관련해 ‘세상사람들이 왜 나를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꿋꿋하게 극복하겠다.’는 내용도 있지만, 안재환씨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3일 오후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씨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최씨의 시신은 4일 오전 8시30분 발인을 거쳐 오전 10시 성남 영생원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으로 결정됐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경찰 2차 브리핑 전문 “충동적인 자살로 추정”

    경찰 2차 브리핑 전문 “충동적인 자살로 추정”

    故 최진실의 자살사건을 담당한 서초경찰서 측이 2차 브리핑을 갖고 조사 진행 상황을 전했다. 3일 오전 10시 30분 서초 경찰서 회의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는 서초 경찰서 양재호 형사과장이 주도로 진행됐다. 서초 경찰서는 지난 2일 오전 7시 30분경 119의 신고를 받고 故최진실의 자택으로 출동해 현장조사를 펼쳤으며, 이후 잇달아 고인의 관계자들을 불러 사망경위와 배경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한 2일 오후에는 검찰 측의 故최진실의 사망 경위를 분명히 하고자 부검을 실시했으며, 국가수가 자살임을 명백히 했다. 한편 故최진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에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있다. 다음은 경찰이 발표한 브리핑 전문 故최진실의 매니저 박모씨의 진술에 의하면 사망 전날인 1일 제약회사 광고 촬영 시 전날 인터넷에 사채관련 허위 글을 올렸던 백모양과 전화 통화로 잠을 자지 못하고 얼굴이 부어 촬영을 못해 속상해 했다. 속상해 하는 마음을 달래고자 소주 3병을 마시고 최진실만을 데리고 나와 오후 11시 35분경 집에 데려다 주었다고 진술했다.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개천절 아이들 운동회인데 어떻게 하는냐, 속상하다.”라는 말을 했고 이어 “왜 내가 사채업자가 되어야 하느냐”. “연예 생활 그만할 것, 죽고 싶다.” 등의 말을 하며 “애들 항상 지켜주고 니가 항상 옆에 있어주어라.”는 푸념을 했다. 심지어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여성잡지사 김모 씨의 진술에 의하면 최진실씨는 메에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후 24시 47분경 기자인 김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3분 정도 서럽게 울다가 “힘들다.”고 토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힘들다, 죽고 싶다.”고 말해 “누나가 왜 죽느냐”고 달랬는데,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거야, 우리 애들 크는 거 잘 지켜 봐 달라.”고 말해 계속해서 달래 약 7분 34초 동안 통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자택 CCTV를 확인한 결과 매니저 박모씨가 1일 23시 35분경 최진실씨를 부축하여 집으로 귀가하고, 23시 38분경 아파트에서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최진실씨의 통화내용 및 문자 메시지에는 2일 24시 42분경 “이세상에서…젤 사랑하는 누구야, 언니가 혹 무슨일이 있더라도 애들 잘 잘 부탁… 미안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수사 결과는 2일 21시 15분경부터 22시 45분경까지 약 1시간 30분간 강남성모병원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분소에서 부검의 양경무의 집도로 이루어진 결과 의사로 인한 자살로 1차 소견을 냈고, 약물 복용 여부 등에 관해서는 현재 정밀 분석 중에 있다. 유족들의 진술, 매니저, 코디 등 가까운 주변 동료의 진술, 최진실씨의 메모, 자살 직전 통화내용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충동적인 자살로 잠정 추정된다. 발견 된 것이 일기장은 아니고 몇몇의 메모였으며, 사생활의 이유로 정확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최진실 “죽으면 내 유해는 산에 뿌려달라”

    故최진실 “죽으면 내 유해는 산에 뿌려달라”

    “왜 내가 사채업자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죽고 싶다. 만약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닌 산에 뿌려달라.” 故최진실이 마지막으로 매니저에게 남긴 말이다. 3일 오전 10시 30분 서초 경찰서의 양재호 형사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1일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고인이 매니저 박모씨에게 ‘죽고 싶다’고 말하며 유언 형식의 말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해졌다. 이어 양재호 형사과장은 “고인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모 여성잡지사 김모씨며, 그는 2일 00시 47분경 ‘힘들다, 죽고싶다’라는 말을 남기며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거야, 우리 애들 크는 거 잘 지켜 봐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서초 경찰서는 지난 2일 오전 7시 30분경 119의 신고를 받고 故최진실의 자택인 잠원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해 현장조사를 펼쳤으며, 이후 잇달아 고인의 관계자들을 불러 사망경위와 배경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한 2일 오후에는 검찰 측의 故최진실의 사망 경위를 분명히 한다는 명명아래 부검을 실시했으며, 국과수가 자살임을 명백히 했다. 한편 故최진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에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故 안재환 ‘영원히 잠들다’

    [NOW포토] 故 안재환 ‘영원히 잠들다’

    故 안재환(본명 안광성, 36)의 분골함이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벽제 하늘문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서울신문NTN(경기 고양) 한윤종기자 han0709@seoulntn.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안치위해 납골당에 들어선 故안재환의 영정

    [NOW포토]안치위해 납골당에 들어선 故안재환의 영정

    故안재환이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 오전 8시경 시작된 故안재환의 발인식에서 시신은 경기도 성남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됐으며 안재환의 유해는 경기도 고양시 추모공원 하늘문에 안치된다. 서울신문NTN(경기 고양)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이젠 진짜 안녕” 납골당에 들어선 정선희

    [NOW포토] “이젠 진짜 안녕” 납골당에 들어선 정선희

    故안재환이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 오전 8시경 시작된 故안재환의 발인식에서 시신은 경기도 성남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됐으며 안재환의 유해는 경기도 고양시 추모공원 하늘문에 안치된다. 서울신문NTN(경기 성남)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故 안재환, 이곳에선 부디 편안하길…

    [NOW포토] 故 안재환, 이곳에선 부디 편안하길…

    故 안재환(본명 안광성, 36)의 분골함이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벽제 하늘문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서울신문NTN(경기 고양) 한윤종기자 han0709@seoulntn.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안재환 영결식, 36세의 삶 위로하듯 하늘도 울었다

    故안재환 영결식, 36세의 삶 위로하듯 하늘도 울었다

    3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故안재환이 떠나는날에 하늘도 울었다. 故안재환의 영결식은 11일 오전 7시 15분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추모예배를 시작으로 8시 발인을 가진 후 경기도 성남시립화장장으로 떠났다. 오전 9시 15분 화장장에 도착한 故안재환의 시신은 아내인 정선희와 유가족, 연예인 동료들의 눈물과 함께 1시간 40분여 만에 한줌의 재로 변했다. 故안재환의 화장이 진행되는 내내 고인을 떠나 보내는 유가족들은 눈물과 탄식을 감추지 못했으며, 그의 유골이 작은 유골함에 담겨 영구차에 오르는 그 순간까지 ‘안재환’의 이름을 불렀다. 화장터를 떠난 故안재환의 유골은 12시 25분 경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 위치한 ‘추모공원 하늘문’에 도착해 30여분 간의봉안 예배를 가진 후 납골당에 안치되며 영원한 안식의 세계로 떠났다. 화창했던 하늘 또한 故안재환의 유골이 납골당에 도착하는 순간 고인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듯 비를 뿌리기 시작했으며, 내리는 빗물 만큼 유가족들 또한 그의 마지막을 믿지 못하는듯 더욱 안타까운 눈물을 보였다. 특히 아내인 정선희는 탈진한 듯 더 이상의 눈물도 흘리지 않고 멍한 표정으로 예배에 참석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하계동 모 빌라인근에 주차된 승합차량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故안재환의 사인은 국과수 1차 부검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졌다. 1996년 MBC 공채 25기 탤런트로 선발돼 정감있고 친근한 모습의 탤런트로 주목받던 故안재환은 지난해 11월 방송인 정선희와 결혼해 달콤한 신혼을 보내던 중이라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연예인으로 사업가로 바쁜 36세의 삶을 살던 故안재환은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 결국 한줌의 재로 영원한 안식의 세계로 떠났다. 서울신문NTN(고양 경기)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안재환, 경기도 고양시 납골당에 영면

    故안재환, 경기도 고양시 납골당에 영면

    지난 8일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 故안재환(36)의 유골이 안치될 납골당이 정해졌다. 11일 오전 8시 영결식을 가진 후 화장 예정인 故안재환의 유골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추모공원 하늘문’에서 영면에 들게 된다. ‘하늘문’ 측의 한 관계자는 10일 오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유가족과 협의 하에 장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장지가 결정되면서 故안재환은 11일 오전 8시 영결식 후 성남 시립화장장에서 화장된 고인의 유골은 ‘추모공원 하늘문’에서 영원한 안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故안재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는 아내인 정선희가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성진, 오윤아, 이소라 등 수많은 연예인 동료들이 찾아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안재환 장례절차 확정, 11일 오전 7시 추모예배

    故안재환 장례절차 확정, 11일 오전 7시 추모예배

    지난 8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故안재환(36)의 장례 절차가 최종 확정됐다. 故안재환 납골당 관계자는 10일 오후 취재진을 만나 “11일 오전 7시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서 유가족과 추모예배를 한 뒤 8시 성남 시립 화장장으로 떠난다. 화장장에 도착하면 1시간 30분여 정도의 화장을 하고 자리를 옮겨 경기도 고양시 ‘추모공원 하늘문’에 모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故안재환의 영결식은 기독교장으로 진행되며11일 오전 7시까지 영결식 후 성남 시립 화장장에서 화장된다. 고인의 유골은 낮 12시경 경기도 고양시 벽제에 위치한 ‘추모공원 하늘문’에 도착, 납골안치 예배를 끝으로 영면에 들어간다. 한편 10일 오후 1시경 거행된 故안재환의 입관식은 아내 정선희는 참석하지 않은 채 유가족들의 오열 속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입관식에 참여한 안재환 측근은 “정선희 씨가 어제 실신해 입관식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가족들도 정선희 씨의 상황이 너무 안 좋아 입관식을 보는 것을 만류했다.”며 ”현재 정선희 씨는 남편을 잃은 슬픔과 충격에 몹시 힘들어 하고 있는 상태”라며 전했다. 삼엄한 경비 속에 30분여 분에 걸쳐 진행됐고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故안재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는 아내인 정선희가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한고은, 이성진, 오윤아, 이소라 등 수많은 연예인 동료들이 찾아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안재환 발인 11일 오전 8시…성남 화장터서 화장

    故안재환 발인 11일 오전 8시…성남 화장터서 화장

    故안재환의 발인이 11일 오전 8시로 결정됐다. 정선희 측 관계자는 9일 오후 3시 40분쯤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일 오전 부검을 실시 한 뒤 입관식은 오후 1시쯤 될 것 같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에 성남 화장터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이 납골당에 안치 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하계동에 위치한 한 빌라인근에 주차된 승합차량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故안재환은 경찰 조사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원인으로 밝혀진 상태로 특별한 외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을 미뤄볼 때 자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故안재환의 빈소는 현재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 마련되어 있으며 부인 정선희를 비롯 오랜 지인들이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etro] 행안부 ‘지역거버넌스 과정’ 운영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은 지방의원, 시민단체, 지역 학계 및 공무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역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지역거버넌스(Governance) 특별과정’을 28∼29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는 지방의원 10명과 시민단체 대표 14명 등 총 39명이 참가해 장성군의 쓰레기 매립장과 납골당 건립, 서울시의 청계천 노점 처리 사례 등을 놓고 지역현안의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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