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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화된 ‘이어도 삼국지’ 정부, 투트랙 대응

    군 당국이 이어도 상공을 비롯해 새롭게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포함된 권역에 대한 초계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정부 차원에서 일본, 중국과 중첩된 방공식별구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협의도 연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8일 KADIZ 확대안 발표 이후 후속 조치가 ‘투 트랙’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이어도 수역 상공에 대한 초계활동을 거의 매일 했다”면서 “앞으로 초계활동을 좀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제주도 남단 KADIZ가 이어도 남쪽 236㎞까지 확대된 만큼 이어도 수역의 해군 해상초계기(P3C) 활동을 기존의 주 2회에서 주 3~5회로 확대할 방침이다. 동시에 해군 구축함도 이어도 수역에 더 자주 출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10일 국방부에서 열리는 유관기관 회의를 통해 KADIZ 확대 후속 조치가 종합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중국·일본에 방공식별구역 중첩에 따른 우발충돌 방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자협의를 이르면 올해 안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도 수역 상공에서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상황과 관련해 일본, 중국과의 다자협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성환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는 “개별 협의도 중요하겠지만 다자협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어도 일대의 3국 공통 구역에 군용기가 진입할 때는 미리 알리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통의 방공식별구역이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가 획정한 비행정보구역(FIR)상으로는 인천 FIR에만 속하기 때문에 우리는 탐색구조를 위해 초계비행을 수시로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다자협의 과정에서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불인정’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이 이미 서·남해 등으로 확대할 방침을 시사한 상황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다면 자칫 영토 주권이 침해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가급적 조용하고 신중하게 인정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되 미국처럼 작전상 필요에 따라 해당 구역을 지나가면 그만”이라면서 “방공식별구역은 준(準)영공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도 결코 군사적 대응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항공기는 FIR을 통해 비행 계획이 자동 전달되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어도까지 작전 가능 기종은 대구기지 F15K뿐

    정부가 8일 제주도 서남방 이어도 및 거제도 남방의 홍도 상공까지 확대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하면서 군의 항공작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공군은 미확인 항공기가 이어도 남방 236㎞ 지점에 접근할 경우 탐지, 경고 절차를 거쳐 대응 출격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불인정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만큼 군은 확대된 KADIZ의 효력이 발생하는 15일 이후에도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우리 전투기를 이어도 수역에 출격시키기로 했다. 이어도 남방에 대한 1차 감시는 제주도의 지상 레이더 기지가 맡고 있다. 문제는 이어도 수역까지 작전 가능한 기종은 두 개의 엔진이 탑재돼 비행거리가 긴 F15K뿐이라는 현실이다. 그나마 현지 작전 시간도 20분에 불과하다. KF16 등 다른 기종은 연료 탑재량이 적어 공중급유기가 지원되지 않는 한 출격이 어렵다. KADIZ가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 F15K를 주력으로 하는 대구 공군기지가 사실상 이어도 남방과 독도 방어를 전담하게 돼 상당한 ‘과부하’가 우려된다. 북한 전투기에 대한 대응까지 고려하면 남쪽으로 크게 확대된 KADIZ 경계선을 감안한 항공 작전의 변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군은 일단 F15K를 공군 기지 여러 곳에 순환 배치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도 쪽으로의 출격은 KF16 등 미들급 전투기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공군 내에서 동·서·남해의 작전 환경 변화가 커진 만큼 현재 4대뿐인 조기경보통제기의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셋값 고공비행…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주목’

    전셋값 고공비행…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주목’

    지난 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66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기록(65주 연속 상승)을 갈아 치웠다. 특히 서울은 전주에 비해 0.16% 오르며 67주째 상승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고공비행’을 그치지 않자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분양전환 임대아파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일정 기간 임대료만 내면서 새 아파트에서 안정적으로 살다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받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아파트다. 특히 임대료 인상률이 5% 내로 제한돼 전세금 상승에 대한 부담이 적고 임대료 역시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상당 기간을 거주한 후 매입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집값 변동에도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또 주택 가격이 상승세일 경우 분양을 받을 때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런 장점을 지닌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들이 전국에서 분양에 나서고 있다. 제일건설은 이달 중 전북 군산 미장지구 A-3블록에서 ‘군산 미장지구 제일 풍경채’(조감도)를 선보인다. 단지는 전용면적 79~84㎡ 총 871가구 규모로 4Bay와 2면 개방형 등 일부 가구에 혁신설계를 적용했다. 실수요층이 두꺼운 중소형만으로 구성됐다. 군산 미장지구는 새만금과 군산 경제자유구역 지정 수혜 지역으로, 지구 내에 중심상업지구가 체계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 인근에 군산시청과 보건소, 경찰서, 소방서와 우체국, 군산의료원, 버스터미널, 롯데마트 등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춰져 미래가치가 높은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해주택건설은 대구 테크노폴리스 공동주택용지 A-12블록에서 ‘남해 오네뜨 2차’를 분양 중이다. 대구 달성군 유가면 봉리 테크노폴리스 A-12블록에 지하 1층부터 지상 21층, 전용 69㎡, 75㎡, 84㎡ 총 759가구로 구성된다. 남해 오네뜨 2차는 전체 동의 1층을 비운 필로티 설계를 도입해 입주민들의 보행 동선과 안전, 사생활 침해 등을 최소화했으며 중앙광장 등 단지 내 녹지공간 및 식재 확보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했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GX룸, 주민회의실, 독서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돼 입주민 편의도 높였다. 가화건설은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서 ‘가화만사성 정관타운’을 분양 중이다. 전용 59~84㎡로 총 560가구 규모다. 정관신도시 중심상업지구와 가까워 생활환경이 뛰어나다. 홈플러스, 병원, 관공서, 학원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5분 거리에 있다. 신도시 내 초등학교 8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4곳이 신설될 예정으로 교육 여건도 우수한 편이다. 가화만사성 정관타운은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일조권이 우수하다. 입주자의 선호도에 따라 방을 2개 또는 3개로 선택해 시공할 수 있는 가변형 벽체도 선택 가능하다. 이 밖에 중흥건설은 충남 내포신도시 RM-10블록에 ‘중흥S-클래스 리버티’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0층 28개동, 전용 59~84㎡ 총 1660가구 규모의 중소형 대단지다. 전 가구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했으며, 채광과 통풍이 좋다. 전 가구 발코니 확장이 포함되어 공급되며 행정타운과 중심상업시설이 가깝고 초등학교와 근린공원, 하천 등이 단지와 맞닿아 있다. 또 커뮤니티 시설인 ‘클래시안 센터’에는 실내 골프연습장과 피트니스센터 등 사계절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에서부터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中 “마땅히 국제법·국제관례 부합해야” 모호

    중국 정부는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와 관련,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에 대한 방안은 마땅히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해야 한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검토하는데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을 받고 “방공식별구역은 주권이 미치는 영공과는 다른 공공 공역”이라며 “중국은 평등과 상호 존중의 원칙 아래 한국과 소통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중국이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완곡하게 드러내면서도 방공식별구역으로 인한 전선을 한국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는 것을 근거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방공식별구역 확대가 영공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 그렇다고 자국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되도록 확대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국 입장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화력을 일본으로 집중해야 하는 만큼 한국과는 ‘소통’을 강조함으로써 대립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인한 주변국과의 마찰 상황에서 한국과는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언론들은 한국이 8일부터 미국, 영국과 한국 남해에서 기동훈련을 벌이는 것은 중국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이 없다는 한국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청년 실업의 해법 가업에 묻다

    청년 실업의 해법 가업에 묻다

    가업을 잇는 청년들/백창화·장혜원·정은영 지음/남해의봄날/256쪽/1만 5000원 오늘날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디지털 혁명으로 전 세계는 일일생활권으로 들어섰고 성장 속도 또한 가파르다. 과다경쟁 체제는 청년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던져 놓았다. 이런 시대에 ‘가업’이란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는 수백년 동안 가업을 이어온 작은 가게와 그들의 이야기가 적지 않다. 국내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가끔 소개되며 한편으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는 오랫동안 가업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통영으로 함께 내려온 젊은 부부는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찾다가 전남 구례군 지리산 농부 홍순영이 재배한 쌀을 찾아냈다. 직접 산지로 찾아가 구입하면서 한 가족의 삶을 만났다. 갓 스물을 넘긴 아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땅을 가꾸고, 햇살과 바람에 가슴을 펴고, 환하게 웃음 짓는 모습을 봤다. 젊은 부부는 이 아가씨처럼 작지만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또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신간 ‘가업을 잇는 청년들’은 이렇게 시작됐다. 언론과 인터넷을 뒤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가업을 잇는 청년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2년 반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서울, 충주, 대구, 부산, 구례를 오가며 3대에 걸쳐 70여년 가업을 잇는 대장장이, 우리나라에서 6명뿐인 시계명장의 한집안 내력, 여러 5일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돌림, 농부, 떡 기능인, 그리고 각종 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을 만드는 두석장 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청년들의 일은 비록 인기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자긍심과 가업을 잇는다는 확신은 누구보다 단단하다. 일을 배우는 어려움도 있지만 즐거움이 더 크다는 점에서 감동이 느껴진다.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진정한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이 오늘날 실업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책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올해 처음 시행한 ‘우수출판기획안’ 공모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軍 “한·미·영 남해 합훈 CADIZ 선포 전에 기획”

    軍 “한·미·영 남해 합훈 CADIZ 선포 전에 기획”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해군이 오는 8∼9일 부산과 제주도 사이 남해상에서 합동 훈련을 한다. 지난달 23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역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펼쳐지는 훈련이라 관심이 쏠린다. 군의 한 관계자는 5일 “영국 함정이 필리핀 태풍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근처에 온 것을 활용한 ‘기회훈련’으로 중국 방공식별구역 선포보다 훨씬 이전에 기획된 것”이라면서 “영국 함정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후 중국을 친선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훈련에는 우리나라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7600t급)과 미국 이지스 순양함인 ‘샤일로함’(9800t급), 영국 스텔스 구축함인 ‘데어링함’(8000t급)이 참여한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데어링함도 이지스와 같은 급의 대공미사일 시스템(PAAMS)을 갖추고 있으며 마하3(시속 3600㎞)의 속도로 날아가 테니스공 크기의 목표물까지 식별해 정확하게 파괴할 수 있는 ‘아스터 미사일’과 어뢰 등을 장착하고 있다. 데어링함에 부착된 샘슨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400㎞에 달하며 1000여개의 목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미 7함대 소속인 샤일로함은 SM3 함대공유도탄과 토마호크 미사일, 어뢰 등으로 무장했고 대잠헬기(시호크) 1대를 탑재하고 있다. 3국 합동 훈련을 위해 데어링함과 샤일로함은 이날 오전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잇따라 입항했다. 영국 해군이 우리나라 근해에서 합동 훈련을 하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무역의 날 상복 터진 ‘휴켐스’

    무역의 날 상복 터진 ‘휴켐스’

    5일 열린 제50회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남들은 하나 받기도 쉽지 않은 상을 두 개나 받은 중견기업이 있어 화제다. 전남 여수산업단지의 휴켐스는 ‘2억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동시에 이 회사의 최규성(48) 사장이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수상 비결은 급증한 수출 실적뿐만 아니라 방만 경영과 노사 쟁의에 찌들었던 공기업을 유망한 민간 혁신기업으로 변신시킨 덕분이다. 휴켐스는 암모니아와 질산 등의 추출물에서 자동차·가전 내장재, 인조가죽과 페인트 원료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소재 기업이다. 틈새 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얻었고 세계 무대에서는 3대 기업으로 통한다. 올해 매출은 8055억원, 영업이익은 630억원으로 예상된다. 임직원 250여명이 1인당 무려 32억원어치의 물건을 판 셈이다. 휴켐스의 혁신은 공기업인 남해화학으로부터 분사한 정밀화학 부문을 태광실업이 2006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생산 시스템 효율화, 성과 중심 연봉제 도입, 5S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전면 시행하자 매년 노사분규에 익숙했던 직원들이 반발했다. 그러나 경영 정보를 공개하고 소통 채널을 넓히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처음의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이 순식간에 2.6~3배로 뛰었다. 또 7년째 무분규 임금협상을 이뤘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씨줄날줄] 자동차의 저주/박현갑 논설위원

    사람과 기업이 사라지는 도시는 어떻게 될까. 최근 파산을 최종 확정받은 미국 디트로이트시나 내년도 포뮬러원(F1) 대회 개최지에서 제외된 전남도 사례는 우리 도시들이 곱씹어 봐야 할 우울한 소식들이다. 미국의 미시간주 연방파산법원 스티븐 로즈 판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지방자치제 사상 최대 규모인 180억 달러(약 19조 1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공무원 임금 지급불능 상태로, 비상관리법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지난 7월 중순 디트로이트시가 신청한 파산보호를 수용했다. 디트로이트시는 1950~60년대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고임금과 잇단 파업 등으로 인해 크라이슬러 GM 등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면서 세수는 줄고, 연금 등 나갈 돈은 줄지 않으면서 몰락의 길로 빠졌다. 60년대 180만명이던 주민 수가 지금은 70만 6000명에 불과하다. 한때 미국 최고의 부자도시였으나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전체 평균인 약 5만 달러의 3분의1인 1만 5000여 달러에 불과하다. 예산 삭감으로 사회 인프라가 무너지면서 경찰관은 하루 8시간만 근무해 범죄율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장이 힘을 모아 이 고난을 극복하자고 호소하나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지자체의 경우 디트로이트처럼 파산할 위험은 없다. 중앙정부가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산세 수입에 의존하는 지방재정이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디트로이트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방재정 건전화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내년 전남 영암에서 개최 예정이던 F1 코리아그랑프리(GP)대회는 결국 무산됐다. 만성 적자에 시달려 온 F1조직위원회가 개최권료를 깎아 달라고 대회 운용사에 요구했으나 운용사는 이를 거부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의 대회 약정 중 세 차례를 남긴 상태에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전남도는 F1 대회를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사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부흥을 노렸다. 계속되는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왜소화를 탈피하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지역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개최지가 수도권에서 먼 농촌지역이어서 개최에 따른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중론이었다. 지난 4년간의 누적적자가 1910억원이나 된다. 지자체의 국제대회 운영 실태를 감사한 감사원은 “대회를 개최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판정했을 정도다. 현실을 무시한 지역발전 청사진이 남긴 폐해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씨줄날줄] 아편전쟁 이후 170년/서동철 논설위원

    1982년 9월 마거릿 대처 총리는 영국 정부 수뇌로는 처음 중국을 찾았다. 영국이 지배하고 있던 홍콩의 주권 이양 문제를 중국의 실권자 덩샤오핑과 논의한 것이다. 중국은 이른바 아편전쟁에서 참패하며 홍콩을 1997년까지 영국에 넘기는 조약을 1842년 ‘유니언 잭’을 휘날리며 난징 앞바다에 정박한 적국 군함 콘월리스 선상에서 맺어야 했다. 대처는 “홍콩의 영토는 반환하되 관리는 영국에 맡겨 달라”고 했지만, 덩은 오히려 “불가피하다면 무력으로 홍콩을 수복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대처는 얼굴을 붉힌 채 인민대회당을 나서다 계단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지금도 중국은 영국과의 불평등한 관계를 비로소 해소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이 해프닝을 바라본다. 지난 2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환대받지 못했다. 대처 방문 당시와 비교해도 확연히 위상이 높아진 중국이다. 캐머런이 지난해 5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 이후 중국은 줄곧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과의 불화는 영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글로벌 타임스는 ‘캐머런 총리가 방중했다고 양국 간 갈등이 마무리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이니 정부의 공식 반응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영국은 여행이나 공부를 하는 데 적합한 늙은 국가일 뿐’이라며 ‘캐머런 행정부는 영국이 더 이상 강대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19세기 서구 열강에 치욕을 당했던 중국이다. 하지만 이제 유럽에는 더 이상 무서운 상대가 없는 듯하다. 프랑스는 1856~1860년 영국과 연합하여 톈진과 베이징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유린한 제2 아편전쟁의 당사국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6월 EU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가 세상의 변화를 실감했다. 당장 중국이 프랑스산 포도주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해명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프랑스 포도주의 최대 수입국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예 자국 승용차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EU의 무역 마찰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 중국이 과거 치욕을 안겼던 유럽 각국에 우위를 과시하며 큰소리치는 모습은 묘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1866년 프랑스가 강화도를 침범해 외규장각 도서를 탈취하고 곳곳에 불을 지른 것이 병인양요다. 영국은 1885년부터 남해의 섬을 2년 동안이나 불법적으로 점령한 거문도 사건을 일으켰다. 한국과 유럽의 관계도 그때와는 분명 다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학교에 교육경비 못 주는 지자체 내년 2배 늘 듯

    내년부터 학교에 교육경비를 지원하지 못하는 ‘재정 부실’ 시·군·구의 숫자가 지금보다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2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잉여금과 전년도 이월금, 전입금, 예탁·예수금, 융자원금은 세외수입이 아닌 보전수입·내부거래 항목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지방세외수입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지금까지 세외수입에 포함된 이월금 등이 별도 과목으로 분리됐다. 현재 징수율이 62%에 불과한 지방세외수입 징수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지방세외수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다. 지자체의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해당 연도 일반회계세입에 계상된 지방세와 세외수입으로 소속 공무원의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시·군·구는 교육경비 보조를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 여파로 교육경비 지원 불능 단체가 크게 늘게 됐다. 교육경비 보조 제한대상 지자체 수는 올해 예산 기준으로 38개 시·군·구에서 내년에는 82개 시·군·구로 늘어난다. 시는 기존 전북 정읍·남원 등 2곳에서 강원 삼척, 충남 계룡, 전북 정읍·남원·김제, 전남 나주, 경북 상주·문경을 비롯해 8곳으로 늘어난다. 군은 기존 28개에서 인천 옹진, 강원 횡성·영월·평창·양구·고성, 충북 보은·옥천·영동·증평·괴산·단양, 충남 서천·태안, 전북 진안·무주·고창, 전남 담양·곡성·무안·장성·진도, 경북 영덕·청도·고령·성주·울진·울릉, 경남 의령·창녕·고성·남해·하동·산청·거창·합천 등이 추가돼 63개로 증가했다. 구는 기존 8곳에서 인천 동구와 부산 중구, 대전 중구가 추가돼 11곳으로 늘어난다. 안행부 관계자는 “교육경비를 지원하지 못하는 시·군·구가 2배로 늘어나는 데 따른 부족액 400억∼500억원은 교육정책협의회를 통해 시·도와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협의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KADIZ 즉각 확대 득보다 실… 美·中 갈등 휘말릴 우려”

    “KADIZ 즉각 확대 득보다 실… 美·中 갈등 휘말릴 우려”

    정부가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의 ‘좌표값’을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범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다음 달 3일 당정 협의를 열어 최종 조율을 거친 뒤 KADIZ 확대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KADIZ를 확대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고, 어떤 식으로든 이어도는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포함됐지만 KADIZ에는 일부 빠진 마라도와 거제도 남방 무인도인 홍도 상공도 KADIZ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동·서·남해의 KADIZ 밖에 있는 해군 작전구역(AO)까지 KADIZ를 넓히거나 남쪽 구역을 제주 남방의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키는 방안 등 3~4개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 측 방공식별구역(CADIZ)을 재조정하라는 우리 측 요구를 중국이 거부한 후 즉각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지만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 여론 달래기 외에는 전략적 실효성이 크지 않고, 자칫 동북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 휘말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과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다르다”면서 “준영토적 사안이라 타협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어도를 KADIZ에 포함시키면 중국이나 일본이 추가적 대응 조치에 나서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안보적 이슈를 논의할 틀을 만들어 내고, 동북아 갈등 완화를 위한 6자회담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우리가 KADIZ를 새로 긋겠다고 나서는 건 무의미하고 경솔한 대응”이라며 “미·중이 패권 다툼을 벌이는 폭풍우 속으로 뛰어들 일이 아니며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국제적 규범이 없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등 역내 안보 현안을 풀기 위한 협의를 제안하는 것도 생산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성환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도 “KADIZ를 확대 선포해 봤자 큰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신 명예교수는 “중국과의 군 당국 간 채널로는 어차피 조정이 안 된다”며 “한·중·일이든 한·중(혹은 한·일)이든 협의 채널을 가동해 우리가 센가쿠열도 문제와 이어도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KADIZ는 확대하되 시기는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미·일 동맹 강화가 가시화되면서 중국이 한 달여 만에 대응했는데 우리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면 미·일과 공동 대응을 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당장 이어도 상공을 KADIZ에 포함시키면 미·일의 중국 포위 전략에 가세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안보 정세를 관망하면서 차분히 대응하는 게 박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도 부합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50㎏ ‘전설의 심해어’ 돗돔, 부산 앞바다서 잡혔다

    150㎏ ‘전설의 심해어’ 돗돔, 부산 앞바다서 잡혔다

    부산 앞바다에서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대형 돗돔 2마리가 잡혀 비싼 가격에 팔렸다. 30일 오전 부산공동어시장 위탁판매장에 대형 돗돔 2마리가 올라왔다. 어시장에서 수십년 일한 사람들도 놀랄 정도로 초대형이었다. 전날 부산 앞바다에서 소형선망어선에 잡힌 대형 돗돔 2마리 중 큰 것은 몸 길이 약 1.6m, 몸무게가 약 150㎏였다. 이 돗돔 2마리는 경매를 통해 부산 서구 충무동 한 선어 횟집에 560만원에 팔렸다. ’전설의 심해어’로 유명한 돗돔은 주로 서남해안과 동해 남부의 수심 400m 이상 되는 바위가 많은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길이가 최대 2m, 몸무게는 200㎏이 넘는 초대형 어종으로 1년에 수십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희귀한 어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구 테크노폴리스 ‘남해오네뜨 2차’, 견본주택 개관

    대구 테크노폴리스 ‘남해오네뜨 2차’, 견본주택 개관

    남해종합건설 주식회사는 29일 대구 테크노폴리스 내 분양전환형 임대아파트인 남해 오네뜨 2차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분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남해오네뜨 2차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이 입주하는 연구중심의 복합신도시인 대구 테크노폴리스 내 A-12BL에 위치한다. 지하1 층, 지상 21층의 총 759세대 규모로, 전용면적별 공급규모는 69㎡ 400세대, 75㎡ 57세대, 84㎡ 302세대이다. 분양사에 따르면 대구 테크노폴리스 남해오네뜨 2차는 계속되는 부동산불황과 전세난으로 인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분양전환형 임대아파트로서, 각 타입별 1억1,900만원대 부터 1억 4,300만원대 확정전세가의 5년 전세형이다. 저렴한 금액으로 5년~10년 정도 살다가 내 집으로 전환 받을 수 있어 5년간 전세금이 오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됨은 물론, 추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 테크노폴리스 남해오네뜨 2차는 전세대 남향위주 배치와 함께, 자연채광을 극대화하고 환기를 고려한 4bay 설계의 혁신적인 평면특화 설계가 돋보이는 아파트이다. 전체동 1층 필로티 설계를 도입하여 입주민의 동선과 안전 및 프라이버시를 확보했으며, 중앙광장 등 단지 내 녹지공간 및 식재확보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골프연습장, 휘트니스센터, GX룸, 주민회의실, 독서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세련된 입면디자인과 색채계획으로 아파트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구마고속도로 현풍IC, 국도 5호선, 중부내륙고속도로, 88고속도로 등 뛰어난 멀티 교통망을갖추고 있어, 대구중심은 물론 전국으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2014년 하반기 개통예정인 대구 수목원 ~ 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가 단지에서 약 1분 거리에 있어 대구시내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점도 주목할만 한 장점이다. 분양관계자는 “지난 5월 792세대의 100% 분양완료를 달성한 대구테크노폴리스 남해오네뜨 1차의 여세를 몰아, 남해오네뜨 2차 역시 큰 관심 속에 분양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견본주택 개관과 함께 3일 동안 진행되는 명품가방 및 TV, 드럼세탁기, 김치냉장고 등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도 놓치지 말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 테크노폴리스 남해오네뜨 2차는 임대주택법에 의거 임대보증금이 보장되는 안심임대 아파트로서, 계약금 400만원대(계약 시),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발코니 무료확장, 5년간 보증금 인상 없음 등의 조건으로 공급된다. 견본주택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 중리 포산고교 앞에 마련됐다. 분양문의: 1899-4923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생선’ 고등어값 꿈틀꿈틀

    ‘국민생선’ 고등어값 꿈틀꿈틀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세를 유지했던 고등어가 꿈틀대고 있다. 일본 방사능 공포가 누그러지면서 ‘국민생선’ 고등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반면 산지 어획량은 줄었기 때문이다. 28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고등어 가격은 지난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8월 고등어 산지 시세(부산공동어시장 기준)는 ㎏당 3386원으로 지난해(3852원)보다 10% 이상 하락했고 9월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 원전 사태로 방사능 오염수 누출에 대한 언론보도가 불거지면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탓이다. 롯데마트의 8~9월 고등어 매출은 지난해보다 30~40% 감소했다. 최근 들어 고등어 가격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달 현재 고등어 산지 시세는 ㎏당 5386원으로 지난해(4699원)보다 15% 올랐다. 지난달(4526원)과 비교해도 20%가량 상승했다. 마트 관계자는 “이달 고등어 매출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20% 감소한 상태지만 지난 8~10월과 비교하면 매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고등어 수요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는 늘었지만 산지 어획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태풍 피해가 없었던 9월과 달리 지난달 들어 주요 어장인 남해안 지역에 태풍이 발생하는 등 기상이 악화돼 조업이 부진한 게 원인이다.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은 전달 대비 35%, 지난해 대비 20% 줄었다. 이달에도 풍랑주의보가 이어져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30~40%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고등어를 구이용으로 즐기는 수요가 많아지는 다음 달에도 고등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의문의 실종’ 진주 50대女 사건 6개월째 오리무중

    ‘의문의 실종’ 진주 50대女 사건 6개월째 오리무중

    지난 5월 교통사고를 낸 뒤 자취를 감춘 50대 여성 운전자가 실종 6개월째를 맞았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사건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26일 6개월 동안 모든 수사기법을 동원해 실종자 강임숙(55·여)씨를 찾았지만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씨가 사라진 것은 지난 5월 27일. 그는 이날 오후 8시 2분 경남 진주시 문산읍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 문산나들목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강씨는 빗길 사고로 정차해 있던 BMW 차량 탑승자를 치고 다시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사고 소식을 접한 견인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씨는 사라진 상태였다. 강씨가 몰던 모닝 승용차에는 휴대전화, 지갑, 신발까지 남아있었다. 경찰은 강씨가 사고 충격으로 차량 바깥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을 수색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사고 당시 폭우가 내려 혈흔 등 사건해결 단서가 될만한 증거 확보가 어려웠고, BMW 차량 운전자와 견인차 기사 등 목격자 진술도 엇갈려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 경찰은 강씨가 또 다른 교통사고로 숨진 뒤 유기되거나 납치됐을 가능성과 현장을 떠나 잠적했을 가능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였다. 사건 초기에는 강씨의 시신이 유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장소를 중심으로 반경 5㎞ 안팎에서 집중 수색을 펼쳤다. 이때 동원된 경찰력만 연인원 2000여 명에 이르고 경찰특공대, 잠수부, 수색견 20마리를 비롯해 경찰헬기, 수중탐지기, 금속탐지기 등의 장비도 투입됐지만 어디에서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현장에 있던 BMW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 견인차 기사 등 6명을 상대로 8차례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조사를 했고, 이들과 목격자를 포함한 17명에 대해서는 최면수사까지 벌였지만 성과가 없었다. 또 남해고속도로 주요 나들목의 영상자료, 영수증, 폐쇄회로(CC)TV는 물론 사고 현장 주변 고속도로에서 전화한 1만여명을 대상으로 통화 내역을 살폈고 수백 명을 수소문해 강씨의 당일 행적과 실종정황을 추적했다. 사고 당시 강씨의 차량 유리창에 박힌 모발과 BMW 차량과 견인차의 블랙박스와 각종 의류 등에 대한 감식을 거쳐 76건의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큰 성과는 없었다. 이현순 진주경찰서 수사과장은 “사고 발생 이후 수사전담반을 꾸려 동원할 수 있는 기법은 모두 적용해 수사를 펼쳤다”면서 “강씨를 찾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수사에서 사건 해결의 단서들을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강씨가 숨졌을 가능성보다 잠적했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임을 내비쳤다. 그물망 같은 수색에서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고 다수 목격자의 진술을 정밀 분석한 결과 잠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강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금전 문제를 둘러싼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상태였고 사고 당일 오전 부산에서 채무자를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변호사를 만나러 대구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복잡한 금전 문제 때문에 잠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수사 진행과정에서 강씨를 비롯한 관련 인물 10여 명의 행적을 분 단위로 정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강씨가 잠적했을 여지가 많다는 것이 이 과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경찰은 강씨의 신용정보 조회, 인터넷 가입, 휴대전화 통화, 금융거래기록 등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 주요 나들목에서 강씨의 수배전단 3만 장을 배포하기도 했다. 사건 해결이 늦어지면서 경찰은 이번 실종이 미제사건을 남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과장은 “조만간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지만 강씨를 목격한 사람의 제보만 있으면 이 사건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며 끝까지 해결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목격자 제보는 진주경찰서 강력팀( 055-750-0307~8,국번 없이 112).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 -일 ‘군사력 치킨 게임’ 시작하나

    중국이 대내외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안전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한 데에 이어 현행 7대 군구(軍區) 체제를 개혁하고 연합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식으로 군사력을 확대한다. 중국군의 최고정책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의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은 지난 21일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기고한 글을 통해 중국군이 앞으로 연합작전지휘체계를 추진하고, 해군과 공군, 전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전에 적합한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사령탑인 중앙군사위 직속 전군(全軍) 최고연합작전기구가 만들어지는 식으로 군을 개편해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연합작전지휘체계가 추진되면 현재의 7대 군구 체제는 동북(東北)과 화북(華北), 서남(西南), 동해(東海), 남해(南海) 등 5대 전구(戰區) 체제로 바뀌며, 비대한 육군 규모는 감축되고 대신 해군, 공군, 제2포병 등이 늘어난다. 이에 맞서 일본 정부는 연말에 발표할 방위계획의 대강(신 방위대강)에 탄도 미사일 대응력을 강화하고 섬 지역 방위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담는다고 일본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우선 공중급유기를 추가 도입해 항공자위대 전투기의 가동 능력을 확대한다. 항공자위대의 KC767 모델 공중급유기를 4대에서 8대로 늘린다.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현재 6척인 이지스함은 8척으로 늘어난다. 해상 자위대에 기동성이 높은 3000t급 호위함 8대를 추가하는 계획도 유력하다. 현재 보유한 호위함 48척 가운데 5000t급 대형함이 주력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외딴 섬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 순발력이 떨어진다. 호위함 추가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육상 부대의 기동성도 강화해 섬 지역에 더 많이 배치한다. 앞으로 10년간 현재 741대인 전차를 300대로 줄이고 일본 본토에 있는 전차 부대를 홋카이도와 규슈로 옮긴다. 규슈에 병력을 집중하는 것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의미가 있다. 방어 중심의 정책에서 공격 능력 보유로 이행하는 흐름도 신 방위대강에 반영된다. 다만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신 방위대강에 ‘적 기지 공격능력’ 대신 ‘종합대응능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계획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책꽂이]

    섬에서 섬으로 바다백리길을 걷다(전윤호 글·이상희 사진, 남해의봄날 펴냄) 매물도, 비진도, 한산도 등 통영 앞바다의 섬들을 잇는 바닷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광과 인생 이야기를 시인의 글과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담은 여행 에세이. 176쪽. 1만 5000원. 하루 한번 호오포노포노(이하레아카라 휴 렌 외 지음, 이은정 옮김, 판미동 펴냄) 기억을 정화해 행복으로 이끄는 고대 하와이인들의 치유법 호오포노포노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사랑해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용서하세요’ 네 마디 말을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208쪽. 1만 1500원. 협동으로 만드는 먹거리 혁명(마크 윈 지음, 배홍준 옮김, 따비 펴냄) 사막이 된 클리블랜드를 되살리려는 도시 농부, 여러 목장이 연합해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는 우유를 생산하는 파머스카우 등 먹거리 혁명을 성취하기 위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248쪽. 1만 5000원. 나는 경매로 월세 2000만원 받는다 2탄(유영수 지음, 신나는 북스 펴냄) 실전 사례를 통해 꼼꼼히 짚어본 부동산 경매 노하우. 경매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227쪽. 1만 5000원. 페터 춤토르 건축을 생각하다(페터 춤토르 지음, 나무생각 펴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스위스 출신의 건축가 페터 춤토르의 대표 강연을 모아 엮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을 추구하는 건축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112쪽. 2만 2000원. 정도전의 선택(김진섭 지음, 아이필드 펴냄) 고려 말, 조선 왕조가 세워지는 과정을 정도전을 통해 살펴본다. 당시의 정세와 주요 인물들의 사상, 정치 행태를 비교하고 각종 제도와 정책 등을 토대로 여말 선초의 모습을 그린다. 415쪽. 1만 8000원.
  •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순천만이 늦가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75㎢의 해수역,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생태보고다. 또 세계 제일의 여행 잡지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은 데다 갯벌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에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 멋을 풍기고 있지만 11월과 12월 초순까지가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밭, 농게와 짱뚱어의 몸짓,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날갯짓하며 먹이를 주워 먹는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1964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도 한국 문학 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이 표현한 순천만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에 들어서면 아! 여기가 순천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갈대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온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사람들을 만난다. 5.4㎢의 드넓은 벌판에 자리잡은 순천만 갈대는 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누렇게 빛나는 황금색을 띤다. 갈대밭길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모래가 많은 서해안 갯벌과는 달리 밀가루를 반죽한 듯 순전히 펄로 이뤄진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대를 뜯어먹기도 하고 연신 집게로 젓가락질을 하는 게를 보면서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짱뚱어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다. 낮은 곳에 깃드는 생물이란 의미의 저생생물 짱뚱어는 남해한 서부와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한다. 또 하나, 용산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순천만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용이 승천하다 순천만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려와 머문 곳이라 전해지는 용산은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의주로 불리는 자그마한 언덕도 있다. 2.6㎞ 거리의 용산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 걷다 보면 땀도 나고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보조전망대를 지나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사진으로 무수히 봐왔던 순천만을 상징하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는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항상 모여 있다 보니 일반인들은 사진 찍기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종전과 다른 색다른 갈대의 모습을 보노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굽이도는 물줄기와 사이사이에 둥근 원을 그리며 자리잡은 갈대 군락, 빨간색의 칠면초 군락,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도심에서 느끼는 모든 힘겨움과 근심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순천만 갯벌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빛깔이 고운 칠면초 군락은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칠면초가 몸이 붉어지는 때는 가을로, 지금 순천만에 가면 붉디붉은 칠면초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추우면 추울수록 수많은 겨울 철새가 몰려오는 곳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은 최근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66%증가했다. 22일 현재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663마리, 재두루미 2마리, 큰고니 22마리를 포함한 1만여 마리가 관찰됐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순천만의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이다. 사방의 공간이 탁 트인 갯벌은 잠을 자는 장소로 부족함이 없고 제방 너머 들판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순천만 안에 있는 자연생태관이다. 1층에 들어서면 3m 높이의 흑두루미가 관람객을 맞는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들의 생태 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순천만에 사는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 낮에는 새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는 천문대 등이 갖춰져 있다. 겨울 철새들과 순천만 습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8~35인승의 생태체험선을 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루 10~17차례 운항하는 생태체험선은 평일에는 오후 2시쯤, 주말에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왕복 30분, 3㎞ 정도를 운항하는 이 배를 타고 순천만 갯벌을 따라가면 바로 눈앞에 수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생태해설사 한영미씨는 “철새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는지 겨울 철새가 매년 더 많아 찾아온다”며 “주말에는 1000대1 이상 될 정도로 배를 타기 위한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반드시 봐야 할 코스다”라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순천만에는 문학의 향기도 가득하다.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에서 700m 정도 방죽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순천문학관이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하얀 솜을 자랑하는 목화밭, 흥부집에 온 것 같은 초가집 위의 박들은 편한함과 함께 도시 탈출을 느끼게 해준다.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고 정채봉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이 두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순천에서 보내면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의 육필 원고와 작품·편지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전시돼 있으며, 이곳을 둘러보면 두 작가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이 유명한 생태 관광지로 보전된 데에는 순천만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과 시민단체, 해당 공무원이 하나로 뭉쳐 순천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안들판에서 거둔 벼의 10% 정도를 두루미 먹이로 다시 부려준다.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순천만 갯벌지기단’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조류와 식물, 갯벌과 주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질서 유지와 안내까지 맡으니 눈코 뜰 새 없다. 2003년 이들 세 주체는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순천만협의회를 구성했고, 2004년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개장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사이트에 등재됐다. 순천만에서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쌀은 2009년 9월 친환경인증을 획득해 ‘흑두루미 쌀’로 탐방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된다. 순천시는 갯벌 인근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음식점 등을 이전시키고 동천과 그 인근의 농경지, 나대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등 그간 흐트러진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데도 주력했다. 순천만 사람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순천만과 연결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선암사 등은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칠면초의 붉음, 황금빛 갈대, 높다란 하늘, 들판 그리고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순천만의 늦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순천만이 늦가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75㎢의 해수역,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생태보고다. 또 세계 제일의 여행 잡지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은 데다 갯벌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에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 멋을 풍기고 있지만 11월과 12월 초순까지가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밭, 농게와 짱뚱어의 몸짓,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날갯짓하며 먹이를 주워 먹는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1964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도 한국 문학 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이 표현한 순천만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에 들어서면 아! 여기가 순천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갈대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온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사람들을 만난다. 5.4㎢의 드넓은 벌판에 자리잡은 순천만 갈대는 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누렇게 빛나는 황금색을 띤다. 갈대밭길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모래가 많은 서해안 갯벌과는 달리 밀가루를 반죽한 듯 순전히 펄로 이뤄진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대를 뜯어먹기도 하고 연신 집게로 젓가락질을 하는 게를 보면서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짱뚱어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다. 낮은 곳에 깃드는 생물이란 의미의 저생생물 짱뚱어는 남해한 서부와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한다. 또 하나, 용산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순천만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용이 승천하다 순천만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려와 머문 곳이라 전해지는 용산은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의주로 불리는 자그마한 언덕도 있다. 2.6㎞ 거리의 용산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 걷다 보면 땀도 나고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보조전망대를 지나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사진으로 무수히 봐왔던 순천만을 상징하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는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항상 모여 있다 보니 일반인들은 사진 찍기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종전과 다른 색다른 갈대의 모습을 보노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굽이도는 물줄기와 사이사이에 둥근 원을 그리며 자리잡은 갈대 군락, 빨간색의 칠면초 군락,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도심에서 느끼는 모든 힘겨움과 근심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순천만 갯벌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빛깔이 고운 칠면초 군락은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칠면초가 몸이 붉어지는 때는 가을로, 지금 순천만에 가면 붉디붉은 칠면초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추우면 추울수록 수많은 겨울 철새가 몰려오는 곳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은 최근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66%증가했다. 22일 현재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663마리, 재두루미 2마리, 큰고니 22마리를 포함한 1만여 마리가 관찰됐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순천만의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이다. 사방의 공간이 탁 트인 갯벌은 잠을 자는 장소로 부족함이 없고 제방 너머 들판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순천만 안에 있는 자연생태관이다. 1층에 들어서면 3m 높이의 흑두루미가 관람객을 맞는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들의 생태 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순천만에 사는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 낮에는 새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는 천문대 등이 갖춰져 있다. 겨울 철새들과 순천만 습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8~35인승의 생태체험선을 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루 10~17차례 운항하는 생태체험선은 평일에는 오후 2시쯤, 주말에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왕복 30분, 3㎞ 정도를 운항하는 이 배를 타고 순천만 갯벌을 따라가면 바로 눈앞에 수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생태해설사 한영미씨는 “철새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는지 겨울 철새가 매년 더 많아 찾아온다”며 “주말에는 1000대1 이상 될 정도로 배를 타기 위한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반드시 봐야 할 코스다”라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순천만에는 문학의 향기도 가득하다.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에서 700m 정도 방죽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순천문학관이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하얀 솜을 자랑하는 목화밭, 흥부집에 온 것 같은 초가집 위의 박들은 편한함과 함께 도시 탈출을 느끼게 해준다.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고 정채봉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이 두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순천에서 보내면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의 육필 원고와 작품·편지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전시돼 있으며, 이곳을 둘러보면 두 작가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이 유명한 생태 관광지로 보전된 데에는 순천만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과 시민단체, 해당 공무원이 하나로 뭉쳐 순천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안들판에서 거둔 벼의 10% 정도를 두루미 먹이로 다시 부려준다.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순천만 갯벌지기단’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조류와 식물, 갯벌과 주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질서 유지와 안내까지 맡으니 눈코 뜰 새 없다. 2003년 이들 세 주체는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순천만협의회를 구성했고, 2004년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개장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사이트에 등재됐다. 순천만에서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쌀은 2009년 9월 친환경인증을 획득해 ‘흑두루미 쌀’로 탐방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된다. 순천시는 갯벌 인근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음식점 등을 이전시키고 동천과 그 인근의 농경지, 나대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등 그간 흐트러진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데도 주력했다. 순천만 사람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순천만과 연결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선암사 등은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칠면초의 붉음, 황금빛 갈대, 높다란 하늘, 들판 그리고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순천만의 늦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노점상 할머니의 1억 기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1일 도내 한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팔순의 할머니가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하얀 고무신을 신은 수수한 차림의 할머니 한 분이 공동모금회를 방문했다. 그리고 이름도 나이도 알리지 않고 어려운 곳에 써 달라며 1억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이 할머니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청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수십년간 노점상을 하며 자식들을 뒷바라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는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자식들만 데리고 정착한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녀를 잘 키워 냈다”면서 “인심 좋은 청주에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공동모금회 이명식 회장은 “고령에도 아직까지 시장 노점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 어르신께서 주름진 손으로 내놓으신 성금 봉투를 받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어르신의 정성 그대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번 기부로 충북에서 여덟 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11월 20일 현재 전국 아너 회원은 380명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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