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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남북적대화ㆍ금강산개발 거부 안팎

    ◎“개방바람 문단속”… 체제유지 고육책/인적ㆍ물적교류 상당기간 단절될 듯/남북직접대화 기피,대미접촉은 계속 전망 북한이 16일 현대그룹측과의 금강산공동개발계획을 무효화한 데 이어 17일 우리측이 제의한 제11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의 재개마저 거부함으로써 앞으로 상당기간 남북대화는 물론 남북간 인적ㆍ물적 교류협상이 깊은 동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7일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이 콘크리트장벽 철거와 남북정치협상회의개최 등을 요구하면서 홍성철통일원장관 앞으로 보낸 대남전화통지문에서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남북고위급예비회담 북한측단장인 백남준이 역시 전통문을 통해 우리측이 오는 22일 재개하자고 제의한 제7차예비회담과 관련,『가급적 빨리 결정해 날짜를 통보하겠다』는 명분은 내세웠지만 대화재개 거부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북측이 보낸 서한이나 전통문은 대부분 우리측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남북간의 실질적인 관계진전을 바라는우리측 요구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당초 팀스피리트훈련이 끝나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대화를 재개하던 과거의 관행으로 볼 때 북측의 이같은 태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남북관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만큼 북측은 우리측이 예상치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또 지난달 22일 제9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대대적으로 치른 북한이 『우리식대로 살아가자』는 입장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내부체제를 일단 공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북한은 초보적인 경제교류와 인도적인 이산가족 상호방문사업마저도 남쪽의 「개방바람」이 몰고올 체제위기를 깊이 인식,당분간 접촉과 교류를 중단하면서 집안단속을 철저히 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금강산공동개발은 관광자원개발로 북한의 바닥난 달러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다 개발지역이 금강산 일대로 제한돼 주민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어 북측으로서도 간절히 원하던 사업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은 이같은 경제적 실익보다는 체제안정이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금강산개발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날 전통문에서 적십자 본회담재개에 대해서도 「선고향방문단교환 후본회담재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나 고향방문단 논의를 위한 실무접촉도 이른바 혁명가극인 「꽃파는 처녀」「피바다」등의 남한내 공연을 수용할 때만 응하겠다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남북간에 실무접촉을 갖고 여기서 혁명가극공연등 제반문제를 논의하자는 종전 입장에서 크게 후퇴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적십자본회담개최의 전제조건으로 우리측의 거부가 분명한 혁명가극 공연을 천명한 셈이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이에대해 『우리측이 꽃파는 처녀 등의 공연을 허용할 수 없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는만큼 이같은 사정을 익히 알고 있는 북한이 계속 이를 고집한다면 남북대화는 상당기간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북한은 『남북한 사이에는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을 실현하는 데는 많은 난제가 있다』고 거듭 밝힘으로써 설령 우리측이 혁명가극 공연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콘크리트장벽철거와 국가보안법철폐 등을 들고나와 남북대화의 또 다른 장벽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이같이 경색된 자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유독 대미유화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앞으로 남북간의 직접대화는 기피하면서 휴전 당사자인 미국과의 접촉은 계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남북고위급예비회담ㆍ적십자본회담ㆍ국회회담 준비접촉 등 기존 남북대화의 재개는 북측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갑작스런 평양의 경직화 전문가들의 진단/공개ㆍ공식교류땐 체제 허구성 노출 우려/한국정세 오판,반정부세력 선동 목적도 북한이 지난 16일 현대그룹과 체결했던 금강산공동개발 합작계약의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당분간 대남관계를 진전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폴이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한필성씨에 대한 입북거부와 북한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안병수 서기국장의 남북대화중단선언 등 일련의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개혁ㆍ개방화의 추세 앞에 체제유지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북한이 남북교류의 물꼬가 터질 경우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을 신중하게 고려,남북관계 개선의 속도와 그 형태를 북한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조절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분석된다. 또 북한은 외국 언론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공개적인 남북경제교류가 결과적으로 개방물결의 유입을 가져올 뿐 아니라 이제까지 선전해 온 북한체제 우월성의 허구를 만천하에 입증할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합작계약의 무효화 선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북한문제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의 최근 정세와 관련,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남조선혁명」의 분위기가 성숙해 가고 있다는 섣부른 판단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조치는 한국의 국내정치적 불안에 호응,한국사회내의 반체제세력을 선동해 한국사회의 붕괴를 꾀하려는 대남전략의 하나로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흥렬교수(충북대)는 『북한은 한국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경우 대화에 응하다가도 정세가 조금만 불안해지면 어느때건 중단시켜 왔음을 상기할 때 이 시점에서 한국내의 반체제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경제교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창순씨(북한문제연구소이사장)는 북한이 남북간의 긴장완화를 요구하는 국제적인 압력에 밀려 금강산의 공동개발을 약속했으나 최근 한국 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하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분석에 따라 경제교류 등 모든 남북교류를 중단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현대의 대북접촉이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식적인 북방정책의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한국의 북방정책에 맞장구 칠 수 없다는 것도 북한이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최근 한국내에서 표적이 되고 있는 재벌그룹,특히잦은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과의 합작이나 대내외에 공개된 건설장비의 무상공여 등은 북한이 내외적인 명분상 수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은 남북간의 긴장고조를 통해 한국내에 불안을 조성하고 동시에 급진전되고 있는 한소관계 개선에 불만을 표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용석교수(단국대)는 『북한이 지난 4월 있었던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계기로 외부의 개혁ㆍ개방압력에 대응해 미국등 서방과의 관계를 표면적으로 개선하는 듯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한국과의 관계는 강경노선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이번 조치 역시 김일성 유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적화통일전선이라는 기존의 대남전략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국내외에 재확인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북한,적십자회담도 거부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이성호위원장대리는 17일 김상협대한적십자사총재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한측이 「꽃파는 처녀」공연을 받아들이고 실무대표접촉에 응해 나올 경우에만 제11차 남북적십자본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6월중순 평양에서 본회담을 재개하자는 지난 7일의 우리측 제의를 거부했다. 이위원장대리는 이날 전통문에서 『실무대표접촉이 다시 열려 제2차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 교환사업이 순조롭게 실현되면 제11차 적십자 본회담은 자연히 재개될 것』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는 「꽃파는 처녀」의 공연을 받아들일 용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해 「선 고향방문단 논의 후 적십자 본회담재개」라는 종전입장을 되풀이 했다. 통일원 당국자는 이와관련,『지난 16일 북한이 금강산 공동개발계획을 무효선언한데 이어 또다시 적십자 본회담 재개마저 거부,앞으로 상당기간 남북대화가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북한,“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취소”/평양방송 통해

    ◎“남한 방해” 핑계 계약무효화 선언/현대제공 중장비등 수령거부/“무상공여 명색붙여 생색낸다” 트집 북한은 16일 현대그룹의 중장비및 승용차 7대의 북한무상공여와 관련,공여장비들을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혀 이들 물품에 대한 수령을 거부했다고 통일원이 전했다. 북한은 이날 하오 5시 평양방송을 통해 『선의가 깃들여져 있어야 할 선물에 무상공여라는 명색을 붙여 생색을 내려하고 있는 것을 어느 누가 받아들이겠는가』라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북한은 또 지난해 1월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과 맺은 금강산공동개발에 대한 경제합작계약에 대해서도 『남한정권의 방해책동으로 인해 계약은 이미 무효로 됐다』고 밝히고 『남북간에 처음으로 맺어졌던 경제합작계약이 수포로 돌아간 책임은 전적으로 남한당국자들에게 있다』고 우리측을 비난했다. 한편 현대측은 지난 3일 정부의 승인아래 승용차 2대와 중장비 5대 등을 일본고베항을 거쳐 오는 29일쯤 평양근처 남포항에서 북한측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 외언내언

    해방후 한반도 북쪽에서 김일성이 손쉽게 정권을 창출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를 현대사가들은 다음 4가지로 꼽는다. ①뛰어난 공산주의자들이 모두 서울에 있었다 ②다른 당파들은 모두 분열돼 있었다 ③김이 북에서 군과 정보를 장악했다 ④소련 진주군이 그를 한가닥으로 밀었다. ◆이쯤되니 김은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하자 그 힘의 공백을 틈타 한반도를 적화하기 위한 남침을 감행했다. 사실이 그러한 터에 지금에 와서 6ㆍ25가 「민족해방전쟁이며 북침에 의한 것이며 남침을 유도한 것」이라는 검증될 수 없는 가설이,그것도 80년대들어 유행처럼 퍼졌던 것은 객관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북한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된 것은 6ㆍ25사흘후인 28일이었다. 그래 세상에 어느 멍청한 정권이 자기나라 수도가 사흘만에 거꾸로 적의 수중에 떨어질정도의 모험을 각오하고 「침략전쟁」을 일으킨단 말인가. 평화는 얼떨결에 장난처럼 유지할 수 있어도 전쟁은 그런 게 아니다. 앞뒤 돌봄이 없이 장난처럼 일으킬 수는 절대로 없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의 30%정도가 아직도 6ㆍ25의 실체들을 접하고 있다. 판문점과 휴전선 국립묘지 녹슨 훈장,북을 향해 잔해만 누워있는 철마등. 그리고 현재 미국과 북한사이에 얘기되고 있는 6ㆍ25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의 반환문제도 그중의 하나다. 미측은 비록 유해나마 인권과 종교적 이유로 해서 수시로 북한측에 인도를 요구한다. 북한측은 그점을 악용하여 미측과 접촉이 필요할 때마다 이 문제를 들고 나온다. ◆이번에도 전사한 미군 유해 5구를 무조건 「반환」하겠다며 저쪽(미)의 의향을 탐색한다. 관측통들은 동구의 개혁이후 북한측이 보인 최초의 대외개방이라며 주목하지만 결과는 더 두고 봐야한다. 북한은 그간에도 여러차례 한국전당시 실종된 미군(MIA) 유해를 「송환」하겠다며 미측을 평양에 불러들이려 시도한 바 있다. 그리고 MIA의 숫자는 전부 8천2백여명에 이른다. 단지 5구를 놓고 「송환」이다 「인수」다 하는 북한의 속셈을 더 살펴야 한다.
  • 아주ㆍ중동서 핵확산 가속화/호 전문가

    ◎이라크ㆍ파키스탄등 핵보유에 박차/북한도 핵무기 개발 이미 착수/“평양측 외화획득 노려 미사일도 수출” 【파리 연합】 호주의 한 국제문제전문가는 초강대국에 의한 핵재난위험이 감소한 반면,아시아와 중동에서의 핵 및 미사일확산현상이 점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 국립대 평화연구소장인 앤드루 매크교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부 관계자들이 주장한대로 이라크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핵무기보유의지는 의심할 바 없는 것이며 북한역시 핵무기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크 교수의 기고문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라크의 핵개발계획은 보다 선진화된 이스라엘의 핵체제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파키스탄의 경우 역시 핵분야에서 앞선 인도에 맞서기위해 핵무기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인도가 74년 최초로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다. 반면 중국은 미ㆍ소 초강대국의 핵무기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핵개발에 착수했다. 북한역시 군사력균형이 급속히 남한으로 기울고 있는데 당황,핵무기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이것이 확인될 경우 남한도 핵개발을 해야만하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 87년 체결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협약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당사국들은 일정수준이상의 크기와 사정거리를 갖춘 미사일 및 그 부품을 제3세계에 판매할 수 없게 돼있으나 일부 심각한 문제와 일관성 결여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제3세계 2대 미사일수출국인 중국과 북한은 MTCR당사자가 아니며 이들은 비확산이라는 철학을 부인하면서 외화수입을 위해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다.
  • 월북여우 문정복 사망

    월북여배우 문정복이 지난1일 「뜻하지 않은 사고」로 사망했다고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금년 69세. 문정복은 배우 문정숙씨의 친언니이기도 한데 현재 남한에는 연극연출가겸 배우였던 양백명씨(극단 「아랑」대표ㆍ작고)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양택조씨(52ㆍTV탤런트)가 유일한 혈육으로 남아있다.
  • 소 야당,한국의 통일방안 지지/“북한은 독재국”

    【모스크바 연합】 지난 3월31일 제1차 전당대회를 갖고 소련 최고의 야당으로 공식출범한 소련자유민주당(LDPSU)은 남한을 한반도를 대표하는 한국으로 인정하며 「남한의 정부체제로 한반도가 통일되기를 바란다」고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LDPSU당수가 26일 말했다. 지리노프스키 당수는 연합통신과의 단독회견에서 LDPSU는 남한을 지지하며 「독재정권으로서의 북한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소 정치ㆍ경제ㆍ문화관계의 즉각수립을 지지하며 한국의 민자당과 LDPSU간의 협력관계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어렸을 때는 한국을 「이승만 독재국가」로 배웠으나 지난날의 정보부족 내지는 정보왜곡으로 대한인식이 잘못됐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공산주의를 지지하지 않으나 극우노선도 배격한다는 지리노프스키는 LDPSU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 시책은 찬동한다고 말했다.
  • 한씨 부부 귀환보장/정부,북에 촉구계획

    정부는 5월초순께 판문점을 경유,방북할 예정인 한필성씨부부에 대한 무사귀환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다음주초 북한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낼 방침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이날 『북한측이 한씨부부의 방북을 위해 신변안전과 편의제공 등은 명백히 했지만 가장 중요한 남한으로의 무사귀환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다』고 지적하고 『한씨부부도 무사귀환보장을 위해 정부측에 협조를 요청해 와 빠른 시일내에 대한 적십자사를 통해 북한측에 이같은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북서 신변보장해야 방북/한필성씨/「함께 살자」 노모편지 받아

    【파주 연합】 40여년만에 고향 방문길이 열린 한필성씨(56ㆍ목축업ㆍ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동패 1리 66의2)는 24일 『고향방문에 앞서 우선 북한당국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신변보장을 해줘야 될것 같다』며 『이같은 신변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향방문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지난 19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받은 어머니 최원화씨(86)의 편지 내용에 『고향에 돌아오면 남한으로 다시 갈 생각말고 맏아들 구실을 하면서 함께 살자』고 적혀있으나 이는 『어머니의 본심이 아니고 북한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에 처자식과 목장을 두고 어떻게 북한에서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최근 망명한 북한 유학생 회견

    ◎“소 거주 북한인,본업보다 외화벌이 급급”/물건 「되팔기」 성행… “장사 잘됩니까” 인사/소련 제품 북한 반입땐 뇌물만 주면 통과/김책공대 컴퓨터 대부분 재일동포가 작동 소련에 유학중 지난 2일 한국으로 망명한 남명철씨(25ㆍ레닌그라드대학 자동계산기술학과)와 박철진씨(25ㆍ〃)는 23일 연합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소련에 있는 북한의 유학생이나 외교관들은 거의 외교업무나 공부보다는 「장사」를 해서 외화를 버는데 급급하다고 밝혔다. 남군 등은 북한의 경제현실에 대해 김정일이 집권한 지난 70년대초부터 경제상황이 나빠졌다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으며 이같은 경제난때문에 북한 인민들은 김정일의 지도력을 의심하기 조차 한다고 밝혔다. 외교관들이나 유학생들은 인삼제품등 북한의 특산물이나 제3국의 물건들을 싸게 구입해 소련 국내로 들여와 비싸게 판 뒤 그 돈으로 북한에서 필요한 소련물건을 사서 이를 다시 북한에서 수십배의 이익을 남기고 파는 「장사」로 돈을 벌고 있으며 소련에 있는북한사람들끼리 만나면 「장사 잘 되십니까」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남군 등은 동구공산권 국가들의 개혁물결에 대한 북한의 대응에 대해 소련 등지의 유학생이나 외교관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외국사조와 민주화 소식이나 남한의 경제발전에 대한 전파행위를 못하도록 김정일은 『말을 막하고 돌아다니는 자들은 용서치 말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소련에는 모스크바 2백∼3백명,레닌그라드와 키예프에 각각 1백명,오데사에 40명등 약 5백명의 유학생들이 있으며 여기에 연구생ㆍ실습생 등의 자격으로 소련내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모두 1천여명의 북한사람들이 소련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는 유학생자격으로 소련에 와서 북한유학생 조직을 관장하는 전문조직사원이 파견돼 있으며 이들은 학생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소련에 있는 북한사람들의 모임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도착한뒤 21일 지났는데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어떤가. ▲소련 중앙제1TV방송 기자들이 지난해말 한국에 다녀온 뒤 제작한 프로그램 「내가 몰랐던 조선」과 88년도 레닌그라드에서 열렸던 한국전자제품전시회 등을 보고 남한의 공업수준에 관해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으나 수원의 삼성전자등을 돌아보면서 첨단기술이 결집된 제품이 대량생산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최근 소련과 북한과의 관계는. ▲소련출판물이 너무 노골적으로 북한을 비판해 북한사람의 입장에서 난처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소련사람들이 북한체제에 관해 물어오면 『정치문제는 그만두자』며 얼버무리곤 했다. 김정일은 최근 국제사회의 급변과 관련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대한 발언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순치의 관계이고 소련과는 1대1관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사관직원들은 유학생들을 모아놓고 강연회를 실시하면서 동구권의 자유선거에 대해 『일하기 쉽게 선거하면 되지 뭣하러 자유선거를 실시하는가』『소련은 명백히 자본주의 길로 나가고 있다』는 등으로 최근 소련의 개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역시 자신들의 직책상 그렇게 얘기하지만 소련사회 개방에 대해서는 내심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소련주재 북한대사관의 분위기는 어떤가. ▲완전히 장사판이다. 대사관내에는 영접부여관이라는 곳이 있어 소련에 들르는 북한사람들을 재워주는데 이곳에서 북한사람들이 외국물품을 사들여 와서 대사관직원들에게 팔면 대사관직원들은 유학생이나 연구생들에게 다시 얼마쯤 이득을 남기고 판다. 유학생들은 이것을 또다시 소련사람들에게 이익을 남기고 파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판다」는 뜻의 「되거래」로 통한다. 지난 87∼88년에는 제13차 평양청년학생축전 준비를 하던 북한이 준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무원 무역부직원들을 제3국에 보내 시계를 몇만개쯤 사다가 소련에서 북한유학생들에게 배당을 주면서 팔아오도록 했다. 나(남명철)는 대사관에서 이 시계를 1개에 25루블씩 4개를 사다가 레닌그라드에서 소련사람들에게 개당 35루블씩 팔았다. 30루블은 대사관에 주고 5루블씩 남겼다. 이밖에도 소련에 있는 북한사람들은 대부분 특권층이므로 보통사람들이구입하기 어려운 인삼등 북한특산물들을 싼값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북한 가족들이 소련에 이같은 물건을 사서 보내주면 유학생이나 대사관직원들은 그것을 소련에서 비싼값에 팔고 그 돈으로 사진 인화지등 북한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을 사서 북한에 보내 되팔게 한다. 예컨대 북한에서 70전에 살 수 있는 인삼은단은 소련에서 대개 1루블 65카페이카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것으로 인화지 한장을 살 수 있다. 그 인화지를 북한에 있는 사진관에 팔면 50원을 받을 수 있어 70전이 50원을 낳는 셈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소련에 3년동안 있으면서 이같은 장사로 대략 2천∼3천루블(미화 약3천2백96∼4천9백44달러)정도를 벌었다. 그러나 대사관직원들은 이보다 훨씬 더 큰 장사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액수를 벌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 세관에서는 이같은 소련 물건을 가지고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가. ▲물건 운반에 가장 편리한 교통편은 일주일에 2회 왕복하는 열차이다.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과의 국경지대를 지나면 보위부원들이 열차에 올라와 검사를 하는데 대개 카셋1개등 뇌물을 주면 그대로 통과시킨다. ­현재 북한의 컴퓨터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교수들은 대개 북한이 소련보다 10여년 정도 떨어져 있다고 보며 소련은 또 일본보다 10여년 정도 떨어진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에서 전자계산기학과에 다닐때 3학년까지 배운것이라고는 컴퓨터의 기초언어인 「포트란」정도였다. 김책공대에는 대형 컴퓨터 1대와 퍼스널 컴퓨터 20대정도가 있고 중앙무역은행,철도부계산실,국가계획위원회,평양시설계사업소 등지에 1∼2대씩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않아 그냥 서있는 컴퓨터들이 많고 나머지는 재일동포들이 대부분 컴퓨터운용이나 작동을 맡고 있다고 들었다.
  • “평양은 지구 최후의 「빙점하 도시」”/영 선데이타임스기자 방북기

    ◎거리마다 김일성동상ㆍ선전용빌딩만/정치범15만ㆍ비참한 주민생활상 감추기 급급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영국 선데이 타임스(더 타임지 발행)의 존 스웨인기자는 『평양은 실제에 있어 낙원이 아니라 잃어버린 낙원에 가깝다』고 말하고 북한주민들은 『거짓말만 계속되는 곳에서는 오직 진실만이 왕』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빙점하의 북한에서 본 조지 오웰의 악몽』이란 제하의 스웨인기자 방문기 요약이다. 평양은 얼핏보기에는 현대적이고 매력적인 도시같이 보인다. 마천루가 있고 넓은 거리가 있고,거대한 체육시설ㆍ문화센터가 있다. 그러나 한꺼풀만 벗기고 나면 이것들이 남한과의 경쟁을 의식한 엄청난 낭비이며 2천만 북한주민들에게 이나라가 노동자의 낙원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려는 기도임을 알수 있다. 실제에 있어서 평양은 낙원이 아니라 「잃어버린 낙원」에 가깝다. 평양은 세계에서 가장 숨기는게 많고 금지된게 많은 황량한 곳이다. 현대식 빌딩의 이면에는 노인들과 지체부자유자들이 시골 변두리에 쫓겨나 살고있는가 하면 15만명의 정치범들이 강제노동수용소를 꽉 채우고 있다는 소름끼치는 사실이 은폐되어 있는 것이다. 한 외교관은 『북한땅은 세계에서 가장 황량한 곳이며 조지 오웰적 악몽이 현실로 나타난 곳』이라고 미리 나에게 밝혀준 바 있지만 북경을 출발한 열차가 압록강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서면서 그 말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열차가 변경의 한 역에 도착하자 열차안에 있는 북한 승객들은 그들의 옷깃에 김일성배지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배지는 공공장소에서는 꼭 달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김일성의 모습은 어디에나 있었다. 드넓은 광장에는 으레 거대한 그의 동상이 우뚝 서 있으며 빌딩에서도 그의 얼굴이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김의 생일은 연중 가장 큰 축제일이며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데 이용되고 있다. 그가 자기선전을 위해 벌인 가장 기묘한 짓은 평양에서 3시간 걸리는 곳에 6만점의 선물을 차려놓은 것이었다. 거대한 탑식궁전에 전시된 선물 가운데는 루마니아의 독재자였던 니콜라이 차우셰스쿠가 보낸 박제된 곰(분명히 차우셰스쿠가 손수 사냥한 것이리라),에티오피아의 하일레 마리암대통령이 보낸 박제된 사자,아프리카에서 보낸 상아와 물소뿔이 있었다. 김은 49세인 그의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임명하여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을 격분시킨바 있다. 한국전쟁후 분단 40년간 김은 한반도의 북쪽을 외계로부터 봉해버렸으며 신문과 방송은 정부선전만 하도록 통제되어 왔다. 그 결과는 조지 오웰적 대중조작이었다. 북한사람들은 외부에 관한 정보를 거의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건 쉽게 믿을 수밖에 없다. 동유럽의 개혁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들은 남한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있다면 동구에서 유학중이었던 수백명의 유학생 정도인데 그들은 작년에 갑자기 소환되어 사상교육 캠프에 들어가 있다. 그러나 차우셰스쿠의 처형과 루마니아 현지의 격렬한 개혁이 김을 놀라게 했다는 증거가 있다. 평양에는 주로 공산당 핵심분자와 충성분자들만이 살도록 허용되고 있지만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죽던날 김의 거처를 경비하는 군병력이 배로 늘어났다고 외교관들은 귀띰해 주었다. 22일에 끝난 최고인민회의 조기선거도 주민들의 불만을 피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이 그의 아들에게 권력을 조기이양할 것이라는 소문들이 나돌았으나 현재로서는 그럴 의사가 없음이 분명하다. 그는 아들 김정일이 신뢰도와 카리스마가 부족하며 당이나 군의 지지도 받고 있지 못한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정일은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몇몇 테러행위에도 연루되어 있다. 『그는 매우 유치하며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와 같다』고 한 외교관은 말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은 개인 숭배가 김의 사후에까지 계속되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거짓말만 계속되는 곳에서는 오직 진실만이 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날이 오면 동유럽에 있는 그의 공산주의 친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김씨왕조도 떠내려 갈 것이다.
  • “북한기습으로 6ㆍ25발발”/모스크바방송

    ◎“김일성,남침직전 극비방소” 【내외】 소련의 저명한 역사학자 미하일 스미르노프는 20일 6ㆍ25전쟁은 분명히 북한의 기습남침에 의해 일어난 것이며 이를 위해 북한은 해방직후부터 군사력을 강화했었다고 밝혔다. 미하일 스미르노프는 이날 모스크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련의 역사학계에서는 아직까지도 6ㆍ25전쟁이 「10개 사단 가량의 남조선 군대가 38선 전역에서 북조선 영토를 불의에 침공」함으로써 일어났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견해는 북한군이 6ㆍ25동란직후 3일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곧이어 남한영토 90%를 점령한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방송에 따르면 미하일 스미르노프는 또 6ㆍ25가 일어나기 직전인 50년초 북한의 김일성이 모스크바를 극비로 방문해서 스탈린과 만났었다고도 밝히고 이것이 김일성으로 하여금 6ㆍ25를 일으키게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방송이 이같이 6ㆍ25동란이 북한의 기습남침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를 위해 김일성이 50년초 스탈린을 만나러 모스크바를 방문했다고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반도에 아직도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한 미하일 스미르노프는 이와관련,6ㆍ25전쟁은 어떠한 분쟁도 군사적인 방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오직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다고 강조하면서 『대화가 빨리 시작될수록 변혁과정 자체가 그 대화참가자들에게 있어서 덜 아프게 진행될 것』이라고 역설,남북대화의 재개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모스크바방송은 보도했다.
  • 북한 한필화씨 편지/한적,필성씨에 전달

    대한적십자사(총재 김상협)는 19일 북한에 있는 한필화씨가 남한에 사는 오빠 필성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판문점에서 접수,본인에게 전달했다.
  • 한반도통일에 대한 소련의 입장 세미나 요지

    ◎“남북한 「평화협정」 체결이 우선과제”/낭비적 군비경쟁 지양,군축협상부터 시작을/평화공존속 민주화 거쳐 점진적통일 이뤄야 한양대 중소연구소와 소련의 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제3차 한소학술회의가 16,17일 양일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극동연구소 소속의 소련학자 8명과 국내학자 다수가 참석해 「한소관계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토의를 벌였다. 다음은 소련극동연구소 한국책임자인 유리 오그네프씨가 발표한 「한반도통일에 대한 소련입장」이란 제하의 논문 요지이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한반도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유리한쪽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는 미소양국을 포함,주변국가들에게도 공히 도움을 줄 것이다. 소련은 한반도의 통일 문제가 외부의 간섭없이 남북한국민의 뜻에 따라 실현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한이 상호 적대관계를 종식,한반도에 안정과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통일의 전제조건이라고 보고있다. 남한과 북한은 장기간 분단되어온 그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사회ㆍ경제ㆍ이념ㆍ문화적인 측면에서 서로 상이하며 대외 정치적 정향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에는 우리가 승인을 하든 안하든 두개의 한국(Two Koreas)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현재의 국제환경하에서는 미ㆍ일ㆍ소ㆍ중이 한반도를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국가로 통일시키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한국동란과 같이 한반도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새로운 국제분쟁만을 낳을 뿐이다. 남북한은 일찍이 지난 72년 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결의 통일3원칙에 합의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상호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북한은 고려연방제를 통일문제해결에 가장 적합한 방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먼저 상징적 통합을 이룬뒤 점진적으로 완전한 단일주권국가로의 통일을 이루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태우대통령은 지난 88년 유엔연설에서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한 6개국(미ㆍ일ㆍ중ㆍ소와 남북한)회담을 제의했다. 이는 소련의 입장과 일치하며 다른 국가들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 89년 9월에는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제의,완전한 통합에 이르기 위한 공동영역의 마련을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유감스럽게도 자신들이 주장한 고려연방제와 일맥상통한 이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물론 남북통일이나 40년간 지속된 적대관계 종식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는 없지만 북한이 통일이라는 명분 때문에 그들의 이념인 「주체사상」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통일을 위해선 40년간의 대결구조가 우선 사라져야 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남북간의 대화와 관계정상화가 더욱 요청되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공히 오는 8월15일 남북분단 45주년을 맞아 재통일을 위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상호인식의 전환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한의 군사독재 정권이 없어지고 사회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의 남쪽상황은 북한이 주장하던 그러한 여건이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상황은 전혀 변화가 없다. 또 남한은 북한이 개방만 하면 북의 사회주의체제가 몰락한 것으로 보는데 이는 단순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40년 이상 안정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의 생각처럼 북한이 쉽게 와해되지 않듯 북한의 생각처럼 남한에서의 미군철수가 통일의 전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한반도의 통일문제는 조만간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문제에 있어 양당사자간 제1과제는 군사충돌의 방지다. 다시 말해 평화공존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 평화공존이란 전쟁방지뿐만 아니라 민주화ㆍ비군사화ㆍ인도주의적 관계회복을 통한 건설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소련의 대한국외교기조도 이런 기틀위에서 진행될 것이다. 군사ㆍ정치대결의 청산,상호불신과 적대관계의 제거를 통한 진정한 긴장완화정착을 위해 소련은 노력할 것이다. 또 한반도의 통일은 민주적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낭비적인 군비경쟁의 지양을 위해 남북 상호간의 군축협상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는 한반도의 통일이 무력수단이 아닌 정치적 수단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기도 하다. 소련은 한반도의 긴장ㆍ대치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소련의 입장에서는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체결,불가침선언으로 대체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 이러한 것이 이루어지면 남북한ㆍ미국ㆍ기타 국가들은 외교ㆍ무역ㆍ관광등 여러 분야에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특히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은 남북한의 폭넓은 접촉 뿐만아니라 중국ㆍ소련의 대남한의 관계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 이러한 「교차 데탕트」는 아태지역의 통합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반도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요인중에서 미국과 소련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련의 영향력은 미국에 비해 제한되어 있다. 소련은 많은 경우 단지 한반도의 군사적 화해와 평화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관심을 불러일으킬뿐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주변국들의 상호협력을 위한 가능한 수단으로 남북한과 관련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국제회의는 우선 한반도의 무력분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미ㆍ소ㆍ중국 기타 국가들은 남북한의 무력 불사용협정의 보증자로서 유엔감독하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십년동안 대결의 장이었던 유럽이 현재 「유럽공동의 집」을 짓고 있는 것처럼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있어서도 「아시아 공동의 집」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
  • 김일성의 딜레마(특별 기고)

    ◎북한,「폐쇄적개혁」ㆍ「배타적개방」기로에/「정치안정」ㆍ「경제활력」 두 과제사이서 갈등/주민요구ㆍ국제환경 대응할「변화」불가피/소련개혁 결과따라 개방여부 결정될듯 북한에서는 4월15일이 김일성의 생일로 「민족 최대의 명절」이 다. 이날에는 김일성의 「위대성」을 조작하고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는 각종 경축행사가 국내외적으로 성대히 펼쳐진다. 금년 78회 생일날에도 북한의 공식적 발표는 「우리 인민이 수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모신 위대한 수령」이라든가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임을 자축하고 있지만 북한의 현실적조건은 아마도 북한정권 수립이래 「최대의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북한은 6ㆍ25이후 지금까지 주변환경의 충격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변화된 환경에 「창조적」 「주체적」으로 적응해 왔고 주체사상에 기초한 북한식 사회주의 노선을 충실히 밟아왔다. ○북한,「최대궁지」에 1953년 스탈린 사망,1964년 국제 공산주의운동 원칙에 관한 중소이념논쟁,1979년 미ㆍ중국 국교수립 등국제환경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주체적 적응방식으로 극복했다. 그러나 1989년6월 중국 천안문에서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군중에 총격을 가한 유혈사태를 비롯,1985년에 등장한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1989년11월 베를린장벽의 붕괴,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한국과 공산권과의 급속한 관계개선,그리고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부처에 대한 전격적 처형사태에까지 직면한 북한은 이제 소련ㆍ동구사회주의 여러나라의 혁명적 대개혁 앞에 더이상 「주체적」 대응방법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당도한것이다. 이와같은 급격한 대변혁의 폭풍속에서 북한은 이제 체제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그것은 현존체재를 어떻게 유지ㆍ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김일성 주체사상의 기초위에서는 찾아내기 어렵게 되었다는데 있다. 기존 체제이 고수를 위해 대내적 통제를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따라서 대외적 개혁ㆍ개방을 강행할 것인가를 놓고 그 어느쪽도 김일성 자신이 지금까지 시도해왔고 의도했던 바대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북한은 김일성이 하고자 했던 제반 정치적 목표달성을 보장할만한 조건들이 성숙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체사상」도전 직면 여기에서 북한 사회주의체제가 계속해서 그 정당성을 입증하고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란 오직 기존의 김일성 유일사상체제를 고수하는 일이다. 그런데 내외적 환경변화 속에서 주체사상에 기초한 「대를 이은 혁명노선」과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의 명분이 어느정도 구속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라는 현실적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체제고수”입장 불변 적어도 지금까지 북한은 제4의 공산주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통적 마르크스ㆍ레닌주의로부터 변형되고 편향되어 있다. 지난해 9월9일 정권창립 41주년 기념 노동신문 사설에서 『우리 혁명은 사회주의 완전승리의 전환적 계선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북한사회주의는 중국의「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이나 소련의 개방ㆍ개혁적 사회주의,그리고 동구제국의 사회민주주의와도 구별되는 북한 특유의 독자노선(주체노선)을 주창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엄청난 실험과 기회가 교차하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역사의 대변혁속에서도 현존체제를 그대로 고수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다. 그 논리는 ①북한의 혁명목표가 전혀 변하지 않고 있으며 혁명전략에 있어서도 근본적 변화가 없고 ②40여년간의 사회주의 혁명과정을 거쳐 김일성주체사상이 유일적으로 지배하는 「김일성 한사람의 나라」가 건설되었으며 ③「수령론」이라든가 「대를 잇는 충성」그리고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를 내세워 부자간의 세습체제까지도 합리화할 만큼 수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④그뿐만 아니란 아직도 북한 사회내부에는 기존체제에 저항할만한 도전세력의 조직화 가능성이 희박하며 ⑤적어도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앞으로도 「주체의 지도적 지침」에 기초한 위로부터의 의도적 변화만이 진척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체적」선택 어려워 이런 면에서 북한은 외래사조를 「잡사상」「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이라 규정하고 오직 『수령을 충성으로 받들며 수령의 사상과 의지대로 싸워 나가야만 조국의 독립을 쟁취할 수 있고 김일성ㆍ김정일의 영도를 떠나서는 오늘의 번영과 내일의 전도에 대해 말할 수 없다』라고 가르치고 있다(노동신문 1989년7월14일). 공식적 공표와 정치적 맥락에서 보면 북한이 대내적인 사상통제와 사회구조적 폐쇄성을 당장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40년 넘게 1인1당 독재체제를 지속시켜온 북한 사회가 대변혁의 국제환경에 대하여 기존의 주체노선으로만 대응이 가능할 것인가도 또한 의문이다. 적어도 대외적 측면에서 최근에 있었던 몇가지 징조들은 북한이 대공산권은 물론 대서방에 대해서도 몹시 서두르는 접근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의 대외개방적 움직임은 한국의 북방정책,동구권의 대변혁,그리고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르바초프의개혁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귀결되며 북한의 존재를 어떻게 규정하는가는 보다 직접적 작용력이 될 것이다. 소련은 최근 북한에 대하여 『개혁흐름을 외면함으로써 페레스트로이카가 겨냥하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구축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련의 언론매체들은 아직까지 제한적이고 조심스런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비해서는 전혀 새로운 입장에서 남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김일성은 빨치산의 한 부대만을 지휘한 소련군대위였다」는 등,김일성과 김일성주체사상을 격하하고 있으며 「항일 빨치산 투쟁」의 성과에 대한 북한측의 과장을 견제하는 내용의 보도를 의도적으로 공개하고 있는가 하면 북한정권 수립과정과 6ㆍ25에서의 소련의 기여를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 그 반면 한소관계에 있어서는 「양국관계에 장애요소는 없다」는 입장변화와 더불어 김영삼-고르바초프 회담과 같은 충격요법을 사용함으로써 현실에 기초하여 북한에 대한 소련의 일방적인 북한지지자세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경고적 태도표명이 점차 노골화 되고 있다. 이는 북한-소련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가 된다는 면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취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 그 만큼 좁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주민의식 점차 와해 물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대단히 비판적이고 단호하다. 북한 중앙통신은 「한민전」의 성명을 인용하는 형식을 빌려 『우리의 우방인 소련은 우리 인민의 적과 친구가 되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고귀한 사회주의 주권국가가 남한과 외교관계 수립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을 건전한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김영삼의 방문에 대한 모스크바의 코뮈니케가 사실이라면 이는 소련이 남한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점령을 묵인하고 노태우 군사파시스트 정권을 지원,한반도의 분단상태를 영구화하는데 협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북한중앙통신 90년4월10일)』. 이상과 같은 북한의 비난태도는 한소관계의 진전을 북한으로서는 믿고 싶지 않지만 그것은 현실임을 인식하고 있다는증거이며 나아가 한소수교를 계기로 소련으로부터 더욱 드센 개혁ㆍ개방적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한데서 오는 반사적 행동으로 보여진다. 여기에서 북한은 개방이냐 고립이냐, 체제고수냐 체제개혁이냐의 갈림길에서 그 어느쪽의 선택도 「주체적」으로 내릴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상과 같은 대외적 변혁흐름과 더불어 체제내적 사회문제들을 안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의 사상을 강화하고 「90년대 속도창조운동」과 같은 구태의연한 정치행정적 대중동원운동을 촉구한다고 해서 그것이 얼마만큼 효과를 볼 것인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평축」이후 현재까지 전주민들을 대상으로 외래문화에 대한 배타심을 길러내기 위하여 정치사상사업을 적극 강화하고 있지만 외래문화의 전파,즉 「제국주의자의 문화적 침투」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풍토는 주체사상이 지금까지 발휘했던 사회정치적 기능이 점차로 약화되고 나아가 김일성ㆍ김정일 지향적인 의식구조마저 와해되고 있다는 한 증거이다. 이러한 북한상황의 특수성을 전제할 때 북한으로서 선택해야 할 체제유지 방법은 산업화 과정에 따른 주민의 기대상승과 외부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개혁적조치(혁명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가 불가피하게 된다. 인민의 요구와 환경적 작용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그 체제 자체의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적 혁명」의 연장 그러나 현실조건은 북한사회의 체제존속을 위해서 개방화,민주화 방향의 변화가 필연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우리식대로」사회주의 혁명을 한다는 방법상의 현실적용 차원에 한정시키려 할 것이며 김일성 주체사상이나 체제자체의 본질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북한이 1958년 사회주의적 제도의 개혁이 완성된 이후 일관해 왔던 「보수적 혁명」의 연속된 실험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상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북한사회는 결국 사회주의의 발전단계에 있어서 현실적으로는 주체사상에 기초한 정치적 안정과 과학ㆍ기술에 바탕한 경제적 효율을 동시에 극대화시켜야 할 상황이며 이 두가지 목표간의 상극적 관계 때문에 이른바 「폐쇄적 개혁」 내지 「적대적 협력」「배타적 개방」이라는 모순 내포적 변화형태를 선택해야 할 딜레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 소,대한수교 말라/북한 강력경고

    【도쿄 로이터 연합】 북한관영 중앙통신은 10일 소련이 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말도록 소련측에 강력히 경고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이 남한의 친북한계 망명단체라고 주장하는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이 발표한 성명을 인용,『우리 인민의 친구인 소련은 더이상 우리 인민의 적의 친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아주주도권회복 노린 계산된 증언/“남북한중재용의”소 제안의 배경

    ◎주한미군 철수 명분확보의도 내포/“평화정착”구실로 아태진출도 겨냥 미소 외무장관회담의 한반도문제 토의내용을 설명하는 가운데 소련측이 표명한 「남북한 중재 용의」발언은 가깝게는 한소 수교의 박두,멀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전을 예고하는 것이다. 소련이 남북한 사이에 들어서서 분쟁 해결을 중재하려면 최소한 남북한과 각기 대등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바꿔 말해 한국과 국교가 없는 소련이 남북한 분쟁을 중재하겠다는 것은 한국과 곧 공식 외교관계를 갖겠다는 뜻을 우회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소련의 남북한 동시 수교와 이를 통해 확보하게 될 남북한 중재기능은 남북대화의 활성화와 남북공존의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소 수교가 앞으로 미­북한 대화와 한중 관계의 진전,그리고 일­북한접촉을 가속화시킬 자극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면 멀지않아 한반도에 구한말시대를 연상시키는 4강의 각축전이 재현되리라는 것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련측의 이번 「남북한 중재 용의」표명은 계산된 발언이었다. 지난 5일 미 국무부에서 보도진 앞에 등단한 소련 외무부고위관리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보고 이 대목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소련이 워싱턴에서 이를 터뜨린데서는 몇가지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유럽을 변화시킨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아시아지역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에 이번 미소 외무장관회담은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또 워싱턴에 대해 한소 관계진전에 상응하는 미-북한 관계개선을 촉구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남북한 모두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남북한 분쟁을 중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련의 선언은 1년 4개월간의 대북한 접촉에도 불구하고 평양과 아무런 기초관계조차 정립못한 미국에 뼈아픈 소리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소련은 「중재 용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외무장관회담등에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제기해 온 ▲남한내 핵무기 철수▲남북한 감군 ▲「한반도 장벽」철거 협상등 북한측 주장을 중재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을 법하다. 한반도 긴장의 원인과 처방을 둘러싸고 미소는 이번 외무장관회담에서도 상반된 시각과 견해차를 보였다. 미국은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정책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련은 한반도를 분쟁지역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만큼 한반도 상황에 대해 밝은 전망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련은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한국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라고 지적,이의 철거를 요구했다. 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여 한국의 「북침」 방지를 보장하라고 미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의 한반도상황 낙관론은 실제상황을 반영한다기보다 고르바초프가 제의한 아시아지역 군축과 연결된 정치적 주장으로 미측은 보고 있다. 즉 한반도에서 긴장이 줄어들었고 또 줄어들 전망이라고 해야 소련이 주한미군을 비롯한 동북아 주둔 미군의 감축과 철수를 주장하는 강도를 높일 수가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안보문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련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중립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반도중립화뿐만 아니라 소련의 아태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도 미군은 적을수록 좋다는 것이 소련의 입장일 수밖에 없다. 이에 맞서 미국이 북한의 군사적위협을 강조하는 이유가 동북아에서 미군주둔을 합리화하려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과 소련은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국제감시와 남북대화 및 남북한간 신뢰구축조치의 증진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한국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유럽의 경험」을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에 고무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셰바르드나제가 얘기한 「유럽의 경험」은 미국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반도에서 가능한 것으로 판단,추진하고 있는 「유럽형 군축」 즉 선신뢰구축 조치,후군축을 뜻하는 것이다. 소련의 「남북한중재」는 이처럼 미국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유럽형 군축」을 시발로 시도될지 모른다고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북한,한­소 접근 비난/“한반도 긴장 조장”

    【도쿄 로이터 연합】 북한은 6일 한국의 대소 수교노력을 격렬히 비난하고 소련이 한국에 대한 인정의 폭을 확대하는 데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관영 로동신문은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방소사실과 관련,지금까지 지켜온 침묵을 깨고 이날 사설을 통해 『남한측은 김씨가 사냥가 마치 큰 곰이나 한마리 잡아온 듯이 야단법석을 떨며 방소성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김씨의 모스크바 방문은 남북한간 적대와 긴장을 조장하는 반민족적ㆍ분열주의적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 “한­중무역사무소 고려안해”/요령성장 회견

    【홍콩 연합】 중국은 현재 남한과 민간차원에서 무역및 경제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우호관계 유지를 대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현재 남한과 민간차원의 무역사무소 설립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이장춘 요령성성장이 말한 것으로 1일 대공보와 명보등이 보도했다.
  • 목적의식이 앞선 도식적 드라마/“첫공개”북한영화「참된심정」을 보고

    북한의 극영화가 분단45년만에 처음으로 일반 공개되었다. 고조되는 통일에의 염원과 함께 북한의 실정을 보다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알고싶어하는 우리의 목마름을 축여주는 좋은 계기가 된다는 의미에서 자못 기대가 컸었다. 말할것도없이 영화는 시대와 사회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시각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영화는 그동안 폐쇄적 장막에 가려있던 북한의 모습을 편린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수준낮아 그러나 첫번째로 공개된 작품 「참된심정」은 우리의 기대를 채워주기에는 훨씬 미진했다는 느낌이다. 우선 작품으로서의 수준이 예상한 것보다 낮다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목적의식이 선행한 도식적 드라마투르기에서 우리가 진정 알고싶어했던 북한의 꾸밈없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북한의 「왕재산 창작단」에서 제작했다는 「참된 심정」은 남한의 50년대 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계몽영화이다. ○계몽영화틀 못벗어 한 시골의 협동조합농장의 처녀 분조장 순심이 냉습지 농토개량운동에 과감히 뛰어들면서 제방을 쌓기위한 암석을 이웃채석장 마을에서 얻어오기까지의 고난극복의 과정이 중점적으로 묘사되고있다. 자막에 보면 「임당」이라는 단편소설의 영화화라는 전제가 있는데 가냘픈 처녀 순심의 투철한 정신무장과 일신을 돌보지않는 헌신을 거쳐 영예로운 노동당의 당원증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를 곁들여놓았다. 그러고보면 이 영화에는 두가지의 뚜렷한 목적의식이 설정되어있다. 그 하나는 노동당의 당원증을 획득하기위해서는 얼마만큼 피나는 노력을 쏟아야하느냐며 또 하나는 주민들을 기꺼이 노동현장에 몰아넣는 교조주의가 이야기의 저변에 깔려있다. 순심의 헌신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인 인물로 트랙터의 운전사 철수의 다소 이기적행동을 병행묘사하고는 있으나 이 두사람의 대비가 드라마의 갈등을 낳지않는것도 이야기가 따분해진 이유의 하나이다. 이야기 진행과정에서 순심이 철수에게 인간적 호감을 느끼는듯한 분위기를 가볍게 심어놓았으나 드라마 발전에는 끝내 애정따위에는 관심이없어 김이빠진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갈등ㆍ반전 등 드라마의 필수적요소들이 배제된채 안일한 예정조화적 도식으로 일관하여 작품으로서 ○기법도 초기단계에 의 생명을 불어 넣지 못했다. 기법면에서도 영화의 초보적단계에서 머물고있는듯이 보인다. 거의 카메라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대상을 시간서열적으로 포착하는 평면적이며 설명적인 작극술은 영상적 표현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군데군데 주제가인듯한 감상적 노래를 평면적으로 삽입하고있는데 영상표현과 맞물리지 않은채 노래만으로 겉돌고 있을뿐이다. 이런종류의 영화가 북한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감상거리로 영합될 수 있다면 그것은 영화감상의 안목이 아주 저수준에 머물고있음을 말해준다. 우리가 은근히 기대했던 사회주의리얼리즘의 경향은 추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현실을 변형하고 인간을 작위적인 틀에 가두는 반리얼리즘이 눈에 거슬리게 부각되고 있었다. 다만 이 영화가 형성하는 유일한 공감대는 남이나 북이나 막론하고 우리농촌에서 점철되는 소박하고 따사로운 인정풍경이었다. 순심은 우리농촌에서 흔히 보는 평범하고 순박한 쳐녀의 모습그대로이다. 그녀는 그 순진함,순박함으로 말미암아 체제에 순종하고 주어진 환경을 열심히 살고있을뿐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넘은 민족의 동질성을 보는듯싶었다. 그러나 이영화 한편으로 북한영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없는것은 말할나위없다. 현재 북한에서는 꽤 수준높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들린다. 이번을 시작으로 매달 한번씩 북한의 극영화가 일반공개된다고한다. ○소박한 농촌엔 공감 이를 계기로 남북의 영화가 공식적으로 활발히 교류되기를 바라는 마음간절하다. 작품의 우열을 떠나,체제의 벽을 넘어 같은 민족이 생생하게 살아숨쉬는 영화를 통해 민족이 동질성을 회복함으로써 통일의 염원을 더욱 앞당길 수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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