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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핵봉인 .감시카메라 제거땐“유엔 安保理에 회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14일 “북한이 자체적으로 핵시설 봉인이나 감시 카메라를 제거한다면 이는 핵확산금지 의무의 심각한 위반”이며 “이렇게 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를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북한이 IAEA가 핵시설 봉인이나 감시 카메라를 제거하지 않으면자신들이 직접 나서겠다는 위협”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에 재고해 줄 것을요청했으며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목한 이른바 ‘악의 축’ 3국 가운데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이란과 이라크 순으로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앞서 13일 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IAEA와 대화를 희망한다면,한국·일본·미국등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정치적 해결을 위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아직까지 북한이 “사찰관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다.”면서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재개하더라도 IAEA의 감시 시스템은 유지돼야 한다고밝혔다. 반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IAEA 사찰관들을 추방하려는 징후가 있다면서 “북한이 선언한 절차를 밟지않도록 외교적 압력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2일에 이어 14일에도 IAEA에 핵시설 봉인과 감시 카메라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IAEA에 다시 전달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제선 원자력 총국장이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IAEA가 우리의 요구를 실행하기 위한 조치를 시급히 취하지 않는다면우리가 일방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15일 북한의 핵동결 해제조치는 남한에 위협이되지 않으며 미국의 ‘경제질식전략’에 대항한 정당한 조치라고 재차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귀순 연세대생 김철민씨“심장병누나 살리려 막노동 나섰어요”

    “남한에서 원없이 잘 살아보자고 했는데….” 탈북자 김철민(가명·21)씨는 지난 11일부터 새벽마다 막노동판으로 향한다.탈북자 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처음 만나 친남매처럼 서로 의지하며 지냈던 탈북자 이영옥(24·여·가명)씨의 심장병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지난 2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도라산역을 방문한 날 판문점 인근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했다.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하나원 생활이 쉽지않았으나,이씨가 친누나처럼 보살펴준 덕분에 지난 7월 별탈없이 남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이후 김씨는 대학입시 준비에 매달려 연세대 경영학과에 합격,내년 3월 입학을 앞두게 됐다.하지만 친누나처럼 의지해 왔던 이씨는 인천의 한 선반공장에 취직했다가 한달도 되지 않아 그만두었다.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2년 남짓 힘들게 지내면서 생긴 심장병이 악화됐기 때문이다.이씨는 결국 지난달 초 인천의 한 병원으로 실려갔다. 병원측은 “당장 수술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진단했지만 이씨는 1500만원이나 되는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수술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1400만원의 정착금은 이미 치료비로 다 써버린 상태다. 보다 못한 김씨는 지난달 수중에 있던 돈 250만원을 이씨의 입원비에 보탠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사장으로 달려갔다.일당 6만원을 푼푼이 모아 이씨의 수술비에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추위와 피곤함도 잊는다고 했다. 김씨는 “대학입시 준비를 핑계로 아픈 누나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다는생각에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면서 “지금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 보증금이라도 내놓고 싶은 심정”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황장석기자 surono@
  • 남북경협 어떤 영향 받나 - 육로관광·개성공단 차질올듯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정부내 강·온 기류가 부딪치고 있다.우리 정부 부처내에서 남북 교류·협력에 대해 ‘속도 및 강온 조절’론이 나오는 것 자체로,그 동안의 ‘무조건적 남북 교류·협력 추진 방침’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음을 의미한다. 정부 입장에선 정권 말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북한의 잇단 초강수에 대해종전처럼 좋게만 받아줄 경우,그동안 이룩해 놓은 햇볕정책의 성과마저도 오히려 퇴색시킬 위험이 있다고 보는 듯하다.게다가 이번 사태가 자칫 한·미갈등 상황으로 연결되면 차기 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한 측면도 있다. 특히 최근 주한미군에 의한 여중생사망사건을 둘러싼 반미 감정이 극도로고조돼 있는 상황에선 미국측에 화살이 돌려질 가능성이 있고,그 경우 남한의 입지가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간 대립 양상에서도 북한은 자제·절제된 모습을 보여왔고,이번 성명에서도 협상의 여지를 많이 깔았다.”면서 “그러나 이런상황에서는 금강산 육로관광 등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정부는 지난 6월29일 서해교전이 발생한 이후에도,10월17일 제임스 켈리 미 대북 특사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시인 사실을 발표한다음에도 남북 교류·협력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유지했었다.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점에는 정부내의 의견이 일치한다.남은 대북 쌀지원과 오는 15∼17일 열릴 적십자 회담 등도 인도적 문제이므로 북한이 계속하기를 원한다면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 비교적 우리측의 입지가 큰 편인 ▲금강산 관광사업▲개성공단 건설 문제 ▲경의선·동해선 건설 문제 등은 분위기를 봐가며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오는 26∼30일 개성공단 착공식과 25∼28일 열릴 남북 경추위 해운협력 실무접촉,이번 주말에 열릴 예정인 철도·도로 실무접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청와대 수뇌부와 관련부처 일각에서는 이같은 교류·협력 속도 조절론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어떤식의 정책조율이 이뤄질지는 주목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남북경협회의도 ‘핵 불똥’실무접촉 한떄 중단,성과없이 끝나

    남북간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틀을 정하기 위해 열린 실무회의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특히 12일 오후 터져나온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파문으로 회의가 한때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과 북한 대표단은 지난 12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서울 홍제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남북경제협력제도실무협의회’ 1차 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상사분쟁해결·청산결제 등 4개 경협합의서 후속조치 ▲통행·원산지 확인 합의서 ▲산업표준 및 산업재산권 등 경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재정경제부는 “원산지 확인 등 일부사항은 의견접근을 보았으나 다른 부분에서는 의견 차이를좁히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철도·도로 연결,개성공단 건설 등의 사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한 관계자는 그러나 “남북경제협력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실무접촉이 처음으로 이뤄졌다는 데서 의미를 찾는다.”고 말해 회의 자체의 성과는 거의 없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남북은 12일 오후 북한 핵시설 재가동 발표가 알려지면서 2일차 전체회의를 한동안 연기하다 재개해 13일 새벽까지 회의를 진행했다.그러나 이후 회의는 극도로 경직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남북은 내년 초 2차회의를 갖기로 했으나 핵문제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개최 일자가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1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남북불교 ‘단청 불사’ 손잡았다/내년 3월 기술자 평양 파견

    불교계가 내년 3월부터 2006년까지 북한지역 사찰 59곳의 건물 144동에 5만여㎏의 안료를 지원하는 대규모 단청불사를 시행한다. 13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평불협)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최근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북한사찰의법당·요사채 단청불사 지원에 합의,두 단계로 나눠 불사를 실시키로 했다.이에 따라 불교계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단계 단청작업을 하는데 이어 2005∼2006년 2단계 불사를 통해 북한 사찰의 단청 불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남북 불교계는 단청 불사에서 남쪽의 단청 기술자가 북의 기술자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으며,상태가 양호하고 사료가치가 높은 단청은 그대로 보존키로 했다. 북 사찰의 단청지원 불사에 가장 적극적인 평불협의 경우 첫 단청지원 대상사찰을 평양 만경대의 용악산 법운암으로 정했으며,내년 3월 단청 기술자를평양에 파견해 법운암 단청을 우선 실시한 뒤 사리원 성불사의 불상 개금도추진할 계획이다.법운암은 김구 선생이 3년간 승려생활을 한 곳이다. 한편 평불협과 조불련은 법운암 단청불사때 남한 불교합창단을 파견하고,조불련이 북쪽의 홍송(紅松)으로 제작한 ‘통일불상’을 평불협 서울 법당에안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평불협과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협의해북한사찰의 단청지원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단청 불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조불련이 단청 불사에 앞서 북한지역 사찰의 단청 상태를 조사해 작성한 ‘북반부 사찰 단청지원과 관련한 자료’에 따르면 사찰 59곳의 총 단청면적은 3만7489평,단청에 필요한 안료의 양은 4만7260㎏에 달한다. 김성호기자
  • [사설]北, 核 재가동은 ‘위험한 도박’

    북한이 어제 오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동결을 해제하고 전력생산에 필요한 핵시설의 가동과 건설을 즉시 재개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북한의 핵동결 해제 발표로 지난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9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거부함으로써 야기된 한반도 핵위기가 8년 만에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북한의 핵동결 해제는 미국의 중유공급 중단에 따른 전력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이는 핵무기를 생산하는 영변 흑연감속로의 재가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참으로 심각한 사태 발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전면파기하는 것은 물론,한반도에 제2의 핵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북한의 핵 동결 해제 발표가 설사 미국이 북 미사일운반선을 나포한 데 대한 강한 항의를 노린 것이라고 해도,결코 용인될 수는 없다.이런 행태는 그동안 포용정책을 구사해온 남한의 입장만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뿐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을 무조건 힘의 논리로 막으려 해서는 안 될것이다.미국은 이미 핵우려 국가에 대해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천명하고 있는 터라,만에 하나 군사력 사용과 같은 극한적 수단에 의존하려는 유혹을 받을지 모르겠다.그러나 이같은 초강수는 고려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우리는이번 사태를 대화나 외교적인 압력 등 평화적인 수단으로도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다시 핵 위기가 조성될 경우,지난 5년 동안 공들여 쌓아온 남북 화해·교류협력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고,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은 과거 냉전시대로 후퇴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우리는 북한이 담화마지막 부분에 ‘핵시설들을 다시 동결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는 대목에 주목하고자 한다.보기에 따라서는 대미 협상을 강하게 희망하는 신호로도 보이는 것이다.양측이 핵동결과 중유 지원을 놓고 대화를 재개하기 바란다.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핵동결 해제 결정의즉각 철회를 촉구하면서 국제공조를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하겠다.현재와 같은 북·미간 대치국면에서 94년 카터전 미 대통령과 같은 중재자를 찾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민족의 생존이걸린 문제에 남한은 배제된 채 양측에만 사태 해결을 맡겨 놓기에는 상황이너무 심각하다.정부 당국은 핵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대선을 불과 일주일도 못 남겨놓고 있는 정부 교체기에 북한이 ‘핵도박’을 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각 후보들은 북의 핵 동결 해제를 득표 전술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北 核시설 재가동 선언/“수세몰린 北 ‘핵카드’… 협상용에 무게”

    북한이 대선을 1주일 앞둔 12일 사실상 북·미 제네바 합의 파기를 선언한데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의 중유공급 중단에 따라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면서도 대체로 무력 대결이란 극한적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북·미 관계가 상당히 경색될 것으로 보았다.특히 대북 경수로 건설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향후 냉각관계를 거쳐 북·미간 외교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내다봤다. ★국내전문가 진단 ◆이종석(李鍾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올 것이 왔다고 보는 이유는 첫째, 미국이 중유지원 중단과 미사일선박 나포 등으로 북한을 최대한 자극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대선 때마다 불거지는 북한 변수다.이날 발표를 보면 북한이 전력 생산을 명분으로 걸고 있는데다,핵개발로까지 과연 실행할 것인가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고 함으로써 (협상의)여지를 남기고 있다.그러나 미국이 들어줄 것 같지 않아위기의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정치권은 결과적으로 북한이 우리 정치에 부적절하게개입한 데 유의해서 초당적으로 협력해야지 이를 정치적으로 역이용해서는안 된다.또 농축우라늄 핵개발에 대한 북한의 ‘NCND(시인도 부인도 아니함)’를 사실상 시인으로 파악하고 대화를 단절한 미국의 입김에 놀아날 것이아니라 농축우라늄에 의한 핵무기 개발이 초기단계인지 단지 계획일 뿐인지실체를 규명하는 데 북한과 미국이 나서야 하고 우리 정부도 촉구해야 한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 북한으로서도 불가피한 카드를 내민 것이다.미국의 중유지원 중단으로 북한 주민들은 당장 추운 겨울 큰 고통을 당하게 됐고,지도부는 주민들에게 뭔가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그러나 북한의 카드는 가장 낮은 수준의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의 반응은 당장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뜻은 아닌 듯하다.중유지원 중단에 따른 전력 손실을 메우기 위해 동결됐던 핵발전소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내세웠다.핵발전소를 재건설하더라도몇년이 걸릴 것이다. 미국은 현재 선(先) 핵포기,무장해제를 요구하면서 현재 대화 의지가 없는상황이다.아마도 남한의 대선이 끝나고 미국-이라크와의 전쟁 문제가 매듭이 돼야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협상이 재개될 것 같다.당분간은 긴장 상태가지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윤영관(尹永寬) 서울대 교수 지금 북·미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핵시설 가동 및 건설 재개 발표가 미국의 북한 미사일 선박의 나포와는 별개인것으로 보인다.미국이 북측 화물선을 나포했지만 즉시 예멘에 돌려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발표는 미국의 중유 공급 중단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다만 북한이 중유공급 중단에 대해 나름대로 숙고를 한 끝에 결정을 내렸으나 기본적으로 현명하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된다.미국이 여기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북·미관계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때문이다. 결국 양측은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현재 북한과 미국간 ‘뉴욕채널’이 열려 있는 만큼이를 통하거나 서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더이상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동용승(^^龍昇)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 최근 미사일이 실린 선박이 나포되거나 중유 공급이 중단되는 등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강수를 둔셈이다.북한의 이번 제네바 협상 파기 선언은 미국과의 협상용 카드라기보다는 자주외교라는 북한의 전통적 방식으로 미국과 직접 맞닥뜨려 최근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한국이 경제협력 문제 등을 연계,북한과의 비핵화선언 같은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등 현재 북·미간의 냉각 기류를 주도적으로 풀어 나가지 못한다면 한반도는 지난 94년 때보다 더 위험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백승주(白承周)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이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나왔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공급에 관한 협정에 따르면 미국이 대체 에너지를 제공키로 돼 있는데 미국이 이를 먼저 어기고 이달들어 중유를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말미에 “핵시설 동결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한 것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 절충에 나서지 않을 것 같다.미국은 경제제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또한 북한 문제는 중동 문제에 비해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뒤진다.따라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신경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남한과일본의 대북 관계도 당분간은 미국 페이스에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서항(李瑞恒)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일단 북한이 그동안 해왔던 행태로 보면 갈 데까지 간 뒤 협상으로 갈 것같다.형식적으로는 대결 양상으로 가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협상에 임할 것으로 예상한다.북한도 현실적으로 경제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결국 막후 협상을 바랄 것이다. 북한 선박 나포사건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북한은 대외적인 명분을 중시한다.일종의 ‘허풍’이다.따라서 미국과무력 대결로까지 치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막후 협상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그동안 우리 측도 잘못했다.국제사회에 협력할 때에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북한이 느끼도록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했어야 했다.그런데 우리는 북한이 그동안 대량살상무기와 경제적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도록 내버려뒀다. 정리 이지운 김재천 박정경 홍원상기자 jj@ ★해외 전문가 시각 ◆서대숙 하와이대 교수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을 공식 선언한 것은 최근 시인한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이후 중단된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미국의 반응 여하에 따라 북한은 이제 미국과 대화,협상에 임할 준비가돼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미국과의 대화는 북한이 오래 기다려온 카드다.협상은 현재로서는 북한의 유일한 무기이며 동시에 유일한 대안이다.아울러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보다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판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 ◆스즈키 노리유키 라디오프레스 이사 중유공급 중단,미사일 운반선 나포에 맞선 대항조치라고 본다.그러나 주목할 것은 핵 시설 동결은 미국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미국과의 교섭을 희망한 점이다.그런 점에서 역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돌파구로서 ‘핵 카드’를 사용하려고 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의문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왜 이런 카드를 썼느냐 하는 것이다.어느 쪽에 유리한지 계산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북한으로선 절박한상황이고 지금의 상황에 초조해하고 있는 것임을 방증하는 ‘벼랑끝 전술’이기도 하다. ◆다케사다 히데시 방위청 방위연구소 연구실장 10월 초 제임스 켈리가 평양에 갔을 때 핵 개발을 시인한 이후 형성된 흐름에서 이번 발표는 가장 큰 사건이다.북한의 이번 발표를 보면 93년 3월의 상황과 똑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북한은 1994년 10월21일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지금의 제네바합의와는 다른 무대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지금 부시 정권에 대한 적대적인 무드가 높아진 상태에서 미사일 운반선 나포 사건이 터지자 바로 발표 시점을 선택한 것 같다.한국의 대통령 선거도계산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보다도 우선순위면에서 ‘지금 발표하는 것이득’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은 있다. 북한은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다음 행동을 취하겠지만 그런 점에서 미국과의 교섭을 기대한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그러나 심각하다.시계의바늘이 93년 3월로 돌아갔다.적어도 미국은 내년 봄까지는 어떠한 액션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천펑쥔(陳峰君)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북한의 핵위기는 반드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한반도 비핵화는 남북한과중국은 물론,주변국들 모두에 이로운 일이다.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반도의 비핵화는 반드시 관철돼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다.현재 미국에 패권주의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대한압박정책이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북한이 강경정책으로 몰아가고 있다.북한의 핵개발 위협의 원인은 미국행정부가 제공한 것이다.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국 대표 1차적으로 미국의 북한 선박 나포에 대한 보복조치로 볼 수 있다.북한이 밀봉 핵시설들을 실제로 재가동하느냐가 미국의 대응책 결정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미국은 즉각 대응하기보다 한·일 공조를 강화할 것이다.다음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집행이사회에서 한·미·일 공조하에 단계적으로대응해 나갈 것이다. 미국의 경로수 공급 및 중유지원 약속은 북한의 핵계획 포기를 전제로 한다. 미국은 이라크 문제에 매달려 있고,한국도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로 정신이 없는 지금이야말로 핵시설 재가동 선언의 적기로 판단했을지 모른다.2개의 전선이 동시에 형성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리 김균미 박상숙기자 kmkim@
  • 국내 최고 추정 구석기 유물 파주 장산리서 20여점 출토

    경기도 파주시 장산리 임진강변의 유적지가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유적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박물관 발굴조사단(단장 이선복)은 12일 “지난달 시작한 시굴조사에서 주먹도끼 등 구석기시대 유물 20여점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 지역은 그동안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유적의 용암층보다 시대가 앞서는 하안단구층”이라면서 “장산리가 30만년 전인 전곡리보다 앞선 국내 최고의 구석기 유적일 가능성이 높다.”고주장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사설]북·미 ‘미사일 도박’ 안된다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가던 북한 선적 소산호가 인도양에서 스페인과 미국해군에 의해 나포된 사건은 악화되고 있는 북·미관계뿐 아니라 국내 대선정국과 ‘반미 정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걱정스럽다.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본격적인 실력행사와 북한의 반발이 맞서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는 것이다.또 이런 긴장 상태가 자칫 얼마남지 않은 대선정국에 때 아닌 ‘북풍 논쟁’을 야기하거나,이제 막 뚫리려는 비무장지대 등 남북관계 진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북한선박 나포사태가 미국과 북한의 물리적인 대결로 비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한다.덧붙여 미국의 대이라크전 준비와 중유공급 중단 등 대북 제재조치,북한의 ‘벼랑끝 전술’,남한의 대선정국과 반미정서 등이 좌충우돌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지 않기를 당부한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수출을 비난해 왔지만 북한선박을 현장에서 나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마디로 북한에 대해 의도적인 실력행사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미국이 이 시점에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북한에 대한 압력뿐 아니라 남한의 대선정국과 반미감정,일본의 독자적인 북·일수교등을 겨냥한 영향력 확대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만약에 미국에 그런 의도가있다면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강경 일변도의 압박은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어떠한 경우라도 미국은 이번 사태를 물리력이나 군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세계 제1의 무기수출국인 미국이 유독 북한을 상대로 강경한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거듭 강조하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해결해야 할 것이다. 북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사일 수출 중단은 물론 핵 문제에 대해서도분명한 태도를 밝혀야 할 것이다.북한은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협의체인‘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하지 않았으며,미사일 수출은 남이 간섭할 일이 아닌 자주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이런주장은 ‘9·11테러’ 이후 세계 정세를 감안한다면 위험한 도박일 뿐이다.미국이 대이라크전을 앞두고 있고,많은 국가들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경계하며,미사일이 테러용으로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가지고 있다.북한은 대미 협상카드이든 뭐든 인류의 공적인 대량살상무기 확산에서는 확실하게 손을 떼야 할 것이다.핵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포기만이경제발전과 한반도 안정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새겨야 한다. 남한 당국도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외교채널을 적극 가동해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다.덧붙여 각 정당이나대선후보자들도 북한선박 나포 사태를 득표전에 이용하려는 단세포적인 발상을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 [열린세상]시계추의 정치가 필요하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다.어느 사회고 진보와 보수가 적절히 조화되어야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일찍이 프랑스 혁명의회에서 급진파는 왼쪽,그리고 수구파는 오른쪽에 우연히(?) 앉다 보니그 이후 진보는 ‘좌’요,보수는 ‘우’라는 인식이 심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인간의 양심을 상징하는 심장은 왼편에 있다.영어권에서는 오른편을 가리키는 ‘right’라는 단어는 옳다는 의미도 또한 지니고 있다.결국 양심과 정의가 같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좌우는 공존할 수밖에 없다.자본주의를 극복하려 했던 공산주의가 무너진 원인이 자유와 경쟁에 대한 경시에 있었다면,자본주의가 버텨온 배경은 사회주의적 요소까지도 배제하지않는 부단한 자기 개혁에 있다. 우리의 경우 선거,특히 대통령선거 때만 되면 좌우논쟁이 이뤄진다.문제는건강한 이념논쟁이 아니라 치졸한 색깔 칠하기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이런현실은 우리 사회의 자유주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서구사회에서 원래 자유주의란 자본주의의 주역인 부르주아를 위한 것으로출발했지만 노동계급이라는 피지배층과의 계급타협을 통해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기여해 왔다.그러나 우리의 경우 좌우이념의 도입이 과거 민족독립이나 국가건설을 위한 방법론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사상적·제도적인 합의공간으로서 자유주의는 설 땅을 갖기 어려웠다.게다가 남북은 좌우 이데올로기에 의해 첨예하게 갈려 왔다.이 와중에서 북한은 주체사상이라는 명분 아래 사회주의로부터 점진적으로 이탈하여 왔고,남한이 권위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를 쟁취하게 된 것은 근래에 이르러서다.좌우이념으로 포장한 두 체제 사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민중보다 권력의 지배도구로 왜곡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남한의 경우 ‘보수’ 없는 극우나 반동이 나오게 된 것이나,현실을 수용하지 못하는 ‘교조적 마르크스주의’가 진보와 동일시된 것도 기형적인 남북분단체제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 좌우논쟁은 실체가 없다.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건전한보수’가 없는 가운데 일종의 극우내지 반동 세력이 자본주의의 개혁을 시도하는 ‘합리적 진보’마저 북한식 공산주의자로 내몰아 왔다.또한 일부 급진적 세력은 마르크스주의의 고전적 계급혁명의 이상에 빠져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하려는 ‘건전한 보수’를 인정하기 보다 부르주아와 자본주의의 수호자로 볼 뿐이다.결국 좌우극단은 있어도 두 가지를 균형지을 중도좌우는 입지가 매우 약하다. 한국사회에 진정 필요한 존재가 건전한 보수와 합리적 진보다.이들은 좌우극단 사이의 대립을 완충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서구사회가 만들어 놓은 자유민주주의도 결국은 이들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다.정당정치가 좌우정책의 틀에서 이뤄지고 국민들은 경제·복지·교육·실업 등 사회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선택을 한다.유럽에서 1990년대 중도좌파 정당의 득세가 2000년대에 와서 중도우파 정당에 의해 교체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바로 시계추의 정치다.기득권은 없다.좌우는 모두 기회를 갖는다.결국은 이념의 포장보다 현실의 성과가 중요하다.수시로 좌향좌와 우향우를 통해 목표에도달하는 실용주의 정치다.색깔도 중요하지만 정책이 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멕시코의 경우는 더욱 흥미롭다.지난날 멕시코는 일당독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면 그 다음은 우파 대통령이 집권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그 시계추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멕시코는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재작년 여야 사이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과 세대 사이의 단층이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균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생동기에 입각한 생산적 좌우 정책대결이필요하다.이 과정에서 우리 정당정치도 지역주의,계층대립,세대격차를 넘어정책에 충실함으로써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다.시계추의 정치는 좌우를 포용해야 된다는 강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 미 듀크대 초빙교수
  • 탈북자도 대선열기 ‘후끈’각당 후보 대북정책 관심

    “북한 동포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높은 후보를 찍겠습니다.”“북한체제를 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는 후보가 좋습니다.” 탈북자들 사이에 특정 대통령후보 지지논쟁이 한창이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전체 탈북자 2789명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만 20세 이상 유권자는 모두 2640명.97년 대선때 750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유력후보간 대북정책의 차별성이 뚜렷해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지지후보에 대한 찬반 논쟁은 탈북자 단체의 인터넷 사이트나 자체 정기 모임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탈북자 단체인 백두한라회(www.baikhan.org)와 탈북자 동지회(www.nkd.or.kr)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지후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하루에 수십여건씩 올라오고 있다. ‘북한에서 온 이’라는 네티즌은 “북한이 시장경제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려면 O당이 집권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네티즌은 “O씨가 대통령이 되려면 ‘북한동포가 일제통치 때보다더 비참한 상황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원색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탈북자관련 단체 모임에서 논쟁이 이어지기도 한다. 김모(21)씨는 “어떤 후보가 북한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지지후보가 엇갈린다.”면서 “서로 언쟁을 벌이다 감정을 상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백두한라회 조윤영(23) 간사는 “이번 대선에서 대북·통일정책의 큰 흐름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총선이나 지자체 선거 때보다 훨씬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탈북어린이단체 방문이나 북한실상알리기 행사 등 각종 자원봉사 모임을 가질 때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탈북 유권자 수가 전체 유권자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남한 주민으로서 소속감을 높이고 선거 민주주의를 체험하기 위해 빠짐없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97년에는 한반도 주변 상황이 지금과 달라 투표율이 저조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대북정책이 쟁점으로 부각됐고,‘남한 주민으로서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장석기자 surono@
  • 편집자에게/재외동포법 개정 회피 말아야

    -‘외국국적 동포 5만명 24일부터 서비스취업 허용’(대한매일 12월6일 1면)기사를 읽고 외국 국적을 지닌 동포에 대한 정부의 서비스 취업관리 정책은 재외동포에대한 배려가 아니라 현실을 외면하는 미봉책일 뿐이다. 기사 내용대로 중국 동포에게 서비스업을 개방하는 것은 재외동포법 개정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29일 재외동포법이 중국 동포와 러시아 동포,무적 일본인을 제외해 평등권에 문제가 있다며 2003년 12월31일까지 개정하도록 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외동포법은 일반 재외동포의 경우 ‘체류기간 2년,연장 가능,재입국 허가없이 자유왕래,대부분의 취업 허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그러나 서비스업취업관리제는 ‘체류기간 1년,1년 연장가능,40세 이하로 남한출신 기록분실자나 이북출신 강제이주자만 자유왕래 가능’ 등으로 조건을 더욱 제한하고있다. 한국 정부는 우선 1단계로 2만 5000명에게 기회를 주고 국내에 체류중인 동포의 출국상황을 봐가며 2만 5000여명을 추가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하지만이것은 입국쿼터 대상이 아닌 동포는 제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업이 가능한 분야도 제한하고 쿼터제까지 도입하는 등 자유로운 취업기회를 통제하는 차별적 시각이 정부의 정책에 반영돼 있는 것이다. 동포에 대한 차별 입국조치에 따라 각종 서류의 위·변조가 가능한 중국 등에서 입국 자격에 제한을 받는 동포들에게 브로커가 접근해 입국비용을 가로채는 등 피해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또 회사의 귀책 사유가 없다면직장이동이 원칙적으로 어렵게 돼 있다.
  • 오피니언 중계석/성균관대 무역硏 학술회의 - 북한경제 개혁·개방 꾸준히 진행

    ‘7·1경제관리개선조치’ 등 역동적으로 진행되던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이 한풀 꺾인 듯하다.하지만 바깥에 소문나지 않고 있을 뿐 변화는 끊임없으며 이런 북한경제 변화에 대한 평가,역사적·제도적 배경과 앞으로 발전방향 등을 놓고 남측 학계의 연구 역시 줄기차게 계속되고 있다.지난 4일 성균관대 무역연구소가 주최한 ‘북한경제의 개혁과 개방’이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현재 북한을 둘러싼 대외환경이나 정책 변화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龍昇) 북한연구팀장과 성균관대 경제학부박광작(朴廣作) 교수의 발제문을 요약했다. ◆경제 개혁·개방의 양상-동용승 팀장 현재 북한을 둘러싼 대외환경이나 정책변화는 10년 전과 비슷하다. 북한은 90년대 초 사회주의권 붕괴라는 대외 환경변화 속에서 남북고위급회담 개최 및 남북기본합의서 체결,북ㆍ일 수교협상,헌법 개정,임금ㆍ물가 인상,화폐교환,나진-선봉경제무역지대 지정,모든 기업의 대외무역 허용 등을본격화했다.그리고 2000년대 들어 다시 남북정상회담 및남북경협 본격화,북ㆍ일정상회담,7·1경제관리개선 조치,신의주ㆍ금강산ㆍ개성 특구 지정 등을추진하고 있다.10년 전과 흡사한 상황이다.특히 북한이 국제무대 진입을 위한 출입구를 남한으로 택했다는 점은 더욱 일맥상통한다.대신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90년대 초반의 실패를 교훈삼아 본격적인 재개방을 시도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비개방지역에서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통해 계획경제 정상화,안정적인 경제운영 도모 ▲신의주ㆍ개성ㆍ금강산 등 4개 개방지역에서는 개방을통한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고 있다.개발주체를 외국자본에 일임해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핵문제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그 일원으로 편입됨으로써 개혁·개방에 힘을 얻을지,아니면 90년대 초반의 상황이 재연되며 다시 어려운 국면으로 돌아갈지를 선택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경제 내부 개혁의 배경 및 평가-박광작 교수 북한의 개혁조치는 90년대 초반 사회주의시장 붕괴 이후 외화·원료·에너지 부족과 이에 따른 산업생산의 붕괴와수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식량·소비재 물자공급 악화 등 내부적 동인에 의해 비롯됐다.이는 공식 경제계획 수행에 엄청난 차질을 빚었고 물자가 부족해지며 암시장이 발흥했다. 경제관리개선 조치는 북한 경제의 모든 부문·단위들에 경영활동을 경제타산에 입각해 수행함으로써 실리를 낳도록 기존의 관리체제를 사회주의 원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시책이다.이렇게 볼때 북한의 개혁은 특구 문제를 논외로 하고,시장경제체제의 도입 또는 시장경제적 개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경제관리개선 조치의 특징은 첫째,중앙집권적 의사결정으로부터 의사결정의 부분적 다각화 시도다.‘실리’를 성과에 대한 새로운 평가기준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의사결정을 부분적으로 다각화시켰다.또 기업에 대한 중앙의 통제는 ‘화폐지표적’ 수단을 통해 유지·강화되며,국가계획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수량 계획부문에 대한 중앙 행정적 통제도 병행 실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관리개선 조치의 효과는 ▲현물계획지표와 화폐지표의 상충 ▲국가제정 가격체제의 제한적 기능에 따라 자원배분의 왜곡 ▲공급의 부족 ▲기관본위와 국가의 목표 충돌 가능성 등의 이유로 한계적이고 제한적이 될것으로 평가된다.북한의 새로운 경제관리체제의 이러한 기능장애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이론적·정책적으로 검증된 사회주의 계획경제관리 모형은 존재하지 않는다.북한체제는 시행착오 등을 계속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리 박록삼기자 youngtan@
  • [열린세상]북한과 회담하는 법

    나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많은 나라의 정부 대표들과 많은 분야의 교섭을 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88 서울올림픽 이후 북방외교의 일환으로 옛 공산권 국가들과의 국교 수립을 위한 교섭도 여러차례 행한 바 있다.옛 공산권 국가들과의 교섭에서 흔히 말하는 ‘벼랑 끝 전술’에 접한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북한도 크게는 이런 교섭행태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북한 대표들과 단 두차례에 걸친 장관급 회담을 해본 것이 전부의 교섭 경험이지만 그 경험에 기초해 북한의 교섭스타일에 관한 나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첫째 북한당국자들은 회담을 전쟁의 연속까지는 아닐지라도,대결하고 승패를 가리는 게임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기조연설은 대개공격적인 일반론으로 상대방을 비판·비난하고 수세에 몰아넣기 위해 노력한다.공식회담에서 그러하고 특히 마이크가 있으면 더욱 그러하다.기록상 이것이 애국과 충성의 증거요,또 회담의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기조연설은 대개 한차례 낭독하고 끝나며 그 내용에 관한 사실 확인,이의 제기,의견 교환 등에는 잘 응하지 아니하는 방침인 듯하다.의견교환이 있다고해도 경청하고 해명하고 토론한다기보다는 같은 선언의 반복이 있을 뿐이다. 둘째,이러한 공식 전체회의 후에는 대개 실무자간 소회의를 개최하거나 수석대표간의 비공식 회의를 개최한다.거기서 북측이 가지고 온 입장을 제시한다.그 입장은 공동합의문의 북측 초안이다.일단 이러한 초안을 제시하고 나면 북측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며 별로 움직이지 아니한다.같은 논리로 일관하며 타협을 위한 토론이 없이 회의의 마지막날까지 그대로 간다.합의는 항상회담을 종결하기 직전에야 이루어진다.회담 종결 순간까지 북한이 입장을 바꿀 것인지 아닌지를 짐작하기가 어렵다.이것이 바로 ‘벼랑끝 전술’의 핵심이다. 북한 대표단은 양측의 입장 내지 그 대조표를 당 중앙에 보고하는 이외에는 자신의 생각이랄까 타협방안을 건의할 수 있는 재량은 없는 듯 보인다.입장의 변화나 합의 여부의 결정은 당 중앙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인 것 같다.회담장에 당 중앙의 지시가 쪽지로빈번히 하달되는 것을 보게 된다.다시 말하면 대표는 교섭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당 중앙을 대변하기 위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북한과의 교섭은 최고당국자 아니면 최고당국자의 측근과 할 때에만 교섭으로서의 의미가 있다.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의 김정일위원장이 외부세계에 이만큼 노출됐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햇볕정책의 성과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북한의 실상과 사고의 틀을 아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교섭에 임하는데 있어서는 한국도 원론부분 즉 기조연설 부분에서 남북간의 가치관의 차이,인식의 차이를 분명히 밝히면서 그 전제 위에서 평화공존을 위해 회담하는 것임을 매번 선언해야 한다.북한의 선언을 그저 들어만 주는 것으로는 남북간의 진정한 상호이해와 상호존중의 틀이 생기지 아니할 것이다. 또 북한과의 교섭에 있어서는 남한도 확고한 입장을 정리해 양보할 수 있는 선과 없는 선을 분명히 하고 이를 북한측에 설명해 주어야 한다.그리고 한번에 모든 합의를 도출한다는 욕구를 갖지 말아야 한다.당 중앙의 생각이 바뀔 때까지 몇 번이고 회의를 반복 개최할 여유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냉전시대 미·소간의 길고도 지루했던 비엔나 군축회담을 생각하게 된다. 북한은 조심스럽게 외부세계에 노출되고 외부세계와 접촉하면서 외교 교섭스타일에도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시장경제로 가는 도도한 물결,글로벌시대와 경제공동체로의 발전,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향해 흐르는 역사의 흐름을 북한은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북한은 핵무기가 아니고,경제에서국가 생존의 기본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교섭스타일도 공격적,협박적이 아닌 진정한 교섭,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시장경제적 교섭자세로 바뀌게 될 것이다.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 것으로 믿는다.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홍순영 전 외교부장관 명예논설위원
  • ‘해법 찾기’ 양국 움직임 - ‘反美’ 확산… 고민하는 韓·美/SOFA개선 조속매듭 등

    4일 이른 아침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주제는 ‘반미(反美) 정서 대책회의’.한·미 동맹 50년 만에,정부 각 부처 장관들이 우리 사회의 반미정서 확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지난 3일의 첫 대선 합동토론회에선 보수·진보 색채 후보 가릴 것없이 누가 더 미국에 목소리를 높이느냐로기선을 잡고자 했다.80년대 지식인층과 재야권의 반미 정서가 일반 국민들의 여론으로 형성돼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왜 반미 열풍인가 “지난 6월의 월드컵 열풍을 보는 것 같다.” 인터넷과 서울 거리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는 젊은이들의 반미 시위를 두고 한 외국 기자가 한 말이다.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은 최근 우리 사회의 반미정서에 대해 “아직은 정서(sentiment)이지,주의(ism)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그동안 한국의 정치·경제적 성장에 비해 한·미간피보호·보호자간 개념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에 대한 정서적 반발로 반미주의를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한·미 동맹이 남한의 안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감소했다는 점,동계 올림픽 때의 오노 사건,통상 문제에서의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모습들이 한국민의 정서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실용적인 측면보다 자존심과 명분을 우선시하는 민족성향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서울의 한 일본 특파원은 “일본 역시 오키나와에 주둔 미군이 있고,크고 작은 범죄가 일어나지만,이같은 반미 감정으로 치닫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민하는 한·미 양국 한·미 양국 정부는 대선국면에 맞물려 확산되고 있는 한국민들의 반미 정서를 ‘비상 사태’로 인식,진화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을 지시하고 무분별한 반미정서 확산을 경계한 것이나 양국이 SOFA 개선책을 조속히매듭짓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주한 미 대사관측은 지난 3일 우리 시민단체의 주한미군 기름 유출 의혹 제기에 서둘러 성명을 발표했다.“기름유출이 주한미군의 잘못으로 판명나면성실히 책임지고 정화하겠다.”는 이례적인 신속한 대응이었다. 한편 이번 사태해결의 주체인 우리 정부의 고민은 지금이 대선 정국이란 데 있다.정부 한 관계자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보려는 정부의 노력을 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선거용’으로 해석하는 측면이 많아 고민스럽다.”고말했다. ●한·미 동맹의 틀과 해법 양국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모두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국익을 위해 반미가 아니라,극미(克美)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반미주의가 자칫하면,한·미 동맹의 근간을 건드리는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이철기 교수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최근의 사태는 이제 한·미 관계와 한·미 동맹 자체도 과거와 같은 보호자와 피보호자의관계가 아닌 동등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톨릭대 박건영 교수는 “한·미 동맹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최대의 외교안보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을 추구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좀 더 성의있는 대 한국 자세와 함께 우리 정부의 당당한 외교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려 한다면,이젠 그 울타리를 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서울 시내 중심부 높은 벽에 둘러싸인 기지안에서 살고 있는 주한미군이 그동안 우리 국민에 보여준 이미지는 ‘이태원에서 즐기고,택시 강도나 저지르는 주둔자’의 그것이란 점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동티모르에 파병된 우리 상록수 부대가 현지인과 함께 벌여 나가는 활동,그리고 주민들의 우리 군에 대한 애정을 미군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수정기자 crystal@ ★SOFA 개선책과 전망 정부가 4일 ‘반미 정서’에 대해 관계장관회의에서 내놓은 대책안의 핵심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기본틀을 유지한 채 운용의 개선을 통해 초동수사시 우리 수사권의 개입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데 있다. 정부는 미군 피의자에 대한 우리측 수사권 확보 강화 차원에서 미국측에 미군 피의자 신병을 인도한 뒤에도 우리의 필요에 따라 미군 피의자가 우리 수사당국의 출석요구에 적극 응하도록 미국에 요구키로 했다. 또 그동안 미국측의 일방적인 결정 여부로 논란이 돼 온 미군 피의자에 대한 공무상 사건·사고 관련 판단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판단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요구키로 했다. 여중생 사망사건과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군의 훈련계획을 해당지역 시·군·구와 읍·면·동에 직접 통보하는 등의 안전대책과 장갑차의 트레일러를 이용한 수송 등의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미국측은 우리측의 이같은 대책안에 대해 향후 협상과정에서 크게 이의를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미국측은 그간 자국 군인의 인권보호를 이유로협상을 지연시켜 왔지만,최근 반미 시위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경우 부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판권 이양을 골자로 SOFA 전면 개정을 요구한 시민단체들이 이를수용할 것인지 여부다.불평등한 SOFA 개정국민행동의 김판태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것”이라면서“그동안 SOFA의 본협정,합의 의사록 등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규정력이 약한 합동위 합의사항 등으로,개선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합동위 합의사항(agreed view)은 충분히 실효성이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오키나와 사건이 발생한 뒤 합의사항을 통해 많은 부분일본측에 유리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가 반미 정서 관계장관회의라는 초유의 카드를 통해 내놓은 SOFA 운용개선책이 확산일로에 있는 반미 열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수정기자
  • 선택2002/TV합동토론/李, 시종 미소띤 얼굴 盧, 분명한 말투 부각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세 후보는 예상대로 현안별 인식과 해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토론은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가 정면 대결의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권영길 후보가 두 후보를싸잡아 비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이 후보는 시종 미소 띤 얼굴로 핵심 이슈는 거의 다 짚은 반면,노 후보는 비교적 느리면서도 분명한 말투로 안정감을 부각하려 애썼다.권 후보는 일반국민들에게 다소 생소한 진보진영을 알리는 데 좋은 기회로 삼는 느낌이었다.세 후보는 그동안의 토론에서 약점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 듯 당초 예상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질 때 메모를 살펴가면서 과거 발언과 행적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예리한 공세를 펴면서도 웃는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노 후보는 평소 이미지와 달리 직접적 공세를 자제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데 공을 들였으며,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에선 감성에 호소했다.반면 권 후보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자주 구사했다. ◆정책대결 세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신경전을 펼쳤다.노 후보는 “정치가 통째로바뀌어야 한다.국민과 제가 이미 새로운 정치를 시작했다.”며 정치개혁과세대교체를 주장했다.이 후보는 부패청산론을 내세워 노 후보를 견제했다.“5년 전 온 국민이 IMF 극복에 동참했으나 이 정권은 권력 부패비리로 국민들을 좌절시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권 후보는 분배구조 왜곡 등을 지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세 후보의 색깔은 첫 주제인 북핵문제에서부터 드러났다.구체적 해법에서노 후보가 지속적인 대화와 남한의 주도적 해결을 주장한 반면 이 후보는 경제제재 등 상호주의를 통한 강력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권 후보는 북·미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듯한 목소리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주장했다.권 후보는 “우리당이 지난 6개월간 외롭게 부시 대통령의 사과와 SOFA 개정을 요구할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뭘 했느냐.”고 공격하자 이·노 후보는 앞다퉈 “침묵한 게 아니라 강력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펄쩍 뛰었다.그러자 권 후보는 기습적으로 “그러면 이 자리에서 우리 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데 공동서명합시다.”고 즉석 제안을 했다.권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다시 한번 이 제안을 했다. 국정원 도청의혹 문제에 대해서도 세 후보는 공세의 날을 한껏 세웠다.노후보는 “한나라당 자료를 보면 나도 피해자”라며 도청의혹과 자신을 분리하려 했다.권 후보는 “이 후보가 문건 입수경위를 밝히지 못하면 정치공작이고,문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노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상호토론 공방 후보간 상호토론이 시작되자 세 후보의 설전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정치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 후보가 “민주당은 여러 계파가 갈등을빚고 있지만 우리 당은 계파가 없는 민주정당”이라고 하자 노 후보는 “1인 독재로 계파가 없는 것이 오히려문제”라고 받아쳤다.권 후보는 “한나라당·민주당 모두 정치개혁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후보단일화를 집중 공격했다.“성향과 이념이 다른 두 분이 어떻게 정책공조를 이룰 수있느냐.”면서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주요 정책에 관해 서로 다른데 어떻게 공조를 이뤄갈 것이냐.”고 따졌다.권 후보도 “노 후보는걸어온 길과 걸을 길이 정 대표와 다르다고 하더니 언제부터 이런 소신이 바뀌었느냐.”고 가세했다.이에 노 후보는 “5년 전 이 후보는 조순(趙淳) 전총재와 한나라당을 만들면서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서로 지분을 나누고,당권 협상을 하지 않았느냐.우리는 아무 밀약이 없다.양당간에 정책 공조를논의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공세에 노 후보는 “이 후보는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제왕적 행태를 보이는 등 3김 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역공을 시도했다.이에 이 후보는 “호남에서는 ‘김대중 정권의 자산과 부채 모두를 상속했다.’고하고,부산에 가서는 ‘나는 꾀가 많아 자산만 상속하겠다.’고 하는 노 후보야말로지역주의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반격했다. 세 후보의 공방은 부패문제로 접어들면서 비등점으로 치달았다.권 후보가“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민주는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 후보는 “대통령 아들 비리로 국민들이 좌절할 때 노 후보는 동교동계를 업고 장관까지 했다.”고 화살을 노 후보에게 돌렸다.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급하셨던 모양인데…,그럼 이 후보는 김현철씨 비리 때 뭐 했느냐.”고 되받았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대선후보로 재수하고 있다.5년간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국민께 송구스럽고 많은 책임감 느낀다.”면서 “자기 전에‘제가 합당치 않으면 제쳐둬라.그렇지 않으면,가야 할 길이라면 국민의 뜻에 따를 수 있게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청산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특권없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는 사회,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다는확신과 미래가 있다.”고 새 정치론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서민들이 가슴 펴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제가 200만표받으면 10년,500만표 받으면 5년,1000만표를 받으면 당장 될 수 있다.저에게 던지는 표는 희망의 세상을 만드는 의미 있는,살아 있는 표다.”고 주장했다. 진경호 오석영 이두걸기자 jade@
  • 남북한 인구 7000만명

    올해 남북한 인구는 7000만명이며,오는 2050년에는 모두 7960만명에 이를것으로 전망됐다. 3일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2002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올해 남북한 인구는 남한 4740만명,북한 2260만명 등 총 7000만명이었다.이보고서는 또 인구증가율(남북한 각 0.7%)을 감안할 때 오는 2050년 남한 인구는 5160만명,북한 인구는 2800만명으로 총인구가 796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영아사망률(출생아 1000명당 1세 미만 사망수)은 남한이 7이었다. 반면 북한은 39로 높은 편이었지만 세계 평균(55)보다는 낮았다. 노주석기자 joo@
  • MBC 창사특집 ‘통일염소’-남북농업 교류 ‘1년의 기록’

    지난 2월말 320마리의 젖염소가 인천항을 출발,24시간만에 남포항에 도착했다.남북 농업교류의 일환으로 북한으로 간 ‘통일 염소’다. MBC는 창사 특집 기획으로 ‘현지 보고,통일 염소의 대장정-남북 농업교류,1년의 기록’(3일 오후 11시5분)을 마련했다. 올 한해 현장을 동행취재한 제작진은 “북한 농업의 실상과 위기 극복 의지,남북 농업 관계자들의 교류 과정을 통해 통일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할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제작진은 경제개혁 조치 이후 빠르게 변하고 있는 평양과,외곽의 협동농장등 북한 농촌지역의 모습을 생생히 화면에 담아 북한 동포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전달하는데도 소홀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북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식량난 해결.사회주의의 몰락과 미국의 경제제재,설상가상으로 덮친 수해와 가뭄으로 북한의 농업기반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북한 당국은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젖염소 사육을 선택했고,‘한국대학생선교회(CCC)’소속 1만여명의 학생들이 성금을 모아 ‘북녘에 젖염소 보내기 운동’을 벌였다. ‘통일 염소’떼가 정착한 황해북도 봉산군 은정리 젖염소 시범목장은 초지 규모만 600만평이 넘는 초대형 목장이다.남한의 지원을 계기로 축사와 건초창고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은정리 목장은 나날이 변하고 있다. 2000마리를 확보하면 일반 농가에 분양할 계획이라서 북한 동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남과 북이 함께 키우는 은정리의 통일 염소들은 이제 남북협력의 희망으로 자라나고 있다. 이밖에 MBC와 ‘우리민족 서로 돕기운동’이 올해 남북 농업교류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평양 농기계수리공장 건설과 농기계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알아본다.평양 외곽의 한 협동농장에서 펼쳐진 남북한 이앙기의 모내기 대결도 재미를 더하게 할 것 같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사설]유엔사 남북교류 막아선 안돼

    판문점 장성급회담의 유엔사측 대표인 제임스 솔리건 미군 소장이 28일 “정전협정 규정상 군사분계선(MDL) 통과는 반드시 유엔사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면서 “북측이 유엔사의 승인을 계속 배제하려 든다면 금강산 육로관광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솔리건 소장의 말대로라면 12월 중 시작될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가 아직 정전협정 체제하에 있으므로 솔리건 소장의 주장이전혀 일리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솔리건 소장의 언급은 정전협정의 정신이나 관례,현재의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또 발언의 의도가 북한에 대한 경고용이거나,최근 남한의 반미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MDL 통과문제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1953년 발효된 정전협정 제1조는 ‘군사정전위의 허가없이 군사분계선 월선 금지’를 규정하고 있지만,서언에는 ‘규정들의 의도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금강산관광 등 경제협력을 위한 MDL 통과는 분명히 군사적 성질이 아니다. 솔리건 소장의 발언은 그동안의 관례도 무시한 것이다.1972년 남북적십자요원들,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박성철 전 북한총리,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등 수많은 인사들이 MDL를 통과해 남북을 오갈 때도 명단만 통보했고 유엔사가 받아들인 것이 관례였다.20여년 동안 ‘허가나 승인’이 없었던 것이 관례였다.더욱이 군사정전위는 1991년 이후 한번도 열리지 않았고,1994년북한과 중국대표 철수로 사실상 그 역할이 축소된 상태다.이런 점들을 고려해 남북 당국과 유엔사는 남북교류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MDL 통과 문제를 마찰없이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 [사설]‘지뢰 제거’ 시행착오 반복 안돼

    북한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을 상호검증 절차 없이 다시 진행하자고 제의해옴에 따라 3주간 중단됐던 작업이 28일부터 재개됐다.상호검증 절차를 둘러싸고 남북 당국과 유엔사간의 갈등을 빚어왔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절차보다는 그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지뢰제거 작업은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단순한 의미보다는 남북이 화해하고협력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훨씬 크다.한반도 분단 반세기를 허문다는 역사적인 성과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그런 면에서 남북 당국이나 유엔사가 절차 문제에 얽매여 지뢰제거 작업을 3주간이나 지연시킨 것은 본질에 벗어나는 태도였다.남한 당국이 지난 9월 발효된 남북 군사보장합의서에도 없던 상호검증을 제의한 것이나,유엔사가 정전체제를 내세워 명단 통보를 고집한 것이나,북한 당국이 과민한 반응을 보인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헛된 논쟁이었다.군사적인 문제는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충분히 토론하면될 것이다. 북한이 금강산·개성 특구 지정에 이어남북 도로 연결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에 나선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을 위해서는 DMZ 지뢰제거 작업이 필수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두 도로와 철도 연결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활성화는 물론 개성공단 건설의 인프라도 구축된다.북한으로서는 당장 경제적인 실리를 얻게되고,한반도가 평화지역이라는 국제사회의 인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당면 과제인 핵 문제도 남북이 휴전선을 넘나들며 평화적인 협력을계속하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북한은 미국과 불편한 관계라고 해서 남북협력도 같은 맥락으로 연계해서는 안 된다.이제 남은 구간은남북 200m에 불과하다.더 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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