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남한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강연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해당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한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소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767
  • 전용일씨 국내정착 어떻게/이르면 3주후 가족과 ‘새삶’

    50년 만에 귀환한 국군포로 전용일(72)씨는 이르면 3주 후쯤부터 남한의 가족들과 새 삶을 살 것으로 보인다.정부 합동조사단의 세밀한 조사를 거친 뒤 그리운 가족들과 설(내년 1월22일)을 함께 지낼 수도 있다.일반 탈북자들이 남한사회 정착을 위해 거치는 ‘하나원’에서의 2개월짜리 교육과정도 생략할 것 같다. 합동조사단 신문 기간은 3∼4주.그동안 외부인사와의 면회,전화통화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전씨의 경우 가족들과의 면회가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경북 영천에 거주하는 동생 수일(64)씨 등은 조만간 상경해 정부 당국에 용일씨와의 조기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씨가 조사받을 내용에는 포로로 잡힐 당시 상황에서부터 북한에 정착한 이후의 모든 행적이 포함된다. 포로로서 북한에서 겪은 어려움에 상응한 보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의 행적 조사가 다른 탈북자들과는 달리 보다 세밀하게 이뤄질 것이란 게 정부측 설명이다. 조사를 받는 동안 정부는 전씨의 호적을 회복하고 주민등록증도 발급해줄 계획이다. 거주지는 전적으로 전씨의 선택사항이다.일반 탈북자의 경우 서울 거주 선호도가 높아 제비뽑기 방식으로 거주지를 결정하지만 전씨는 본래 한국민이었던 만큼 본인의 의사에 달려있다. 이미 귀화한 국군포로들이 대체로 가족,친인척이 있는 연고지를 택했는데,전씨도 누나 영록(78),남동생 수일씨,여동생 분일(58)씨 등이 살고 있는 경북 영천이나 대구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전씨에 대한 훈장수여도 논의되고 있다.정부 관계자는 “전씨가 입국 직후 ‘50년간 한국군을 위해 복무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투철한 애국심을 갖고 북한 생활을 견뎠던 것으로 추정된다.” 면서 “그러나 조사 결과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조사단은 이와 함께 전씨와 함께 입국한 최응희(67·여)씨 신분도 조사중이다. 최씨가 탈북자인지,조선족인지 불투명한 상태다.탈북자일 경우 통일부에 통보하고 탈북자에 준하는 정착금과 정착에 필요한 절차를 밟게 되지만 조선족일 경우 법무부 소관으로 두사람의 결혼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최씨는 24일 공항에서 “지난 10월 전씨를 중국에서 만나 한국에서 같이 살기로 했다.”고만 밝혔었다. 전씨가 북한에서 결혼한 부인은 지난 92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열린세상] 6자회담의 숨은 그림

    한해를 마감하면서 남북관계를 회고했을 때 가장 큰 이슈는 북한핵 문제와 6자회담의 추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북한의 의도적인 핵위기 고조 시도와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에 따라 당사자인 우리 역시 매우 민감한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이 과정에서 6자회담이 성사됨으로써 북핵문제가 관련 당사국간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문제는 이 6자회담의 실체에 대해 우리가 현실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며,6자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적 시나리오에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왜 6자회담이 성사되었느냐.’는 질문의 핵심은 미국과 북한의 자세변화와 관련되어 있다.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다자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나라는 러시아였고,이는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반면 북한은 미국과 직접적 해결을 원했고,주도권을 가진 미국 역시 굳이 ‘여러 목소리가나오는 테이블’에 앉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 넘는 숨가쁜 북핵위기의 고조에 따라 각국의 입장에 변화가 나타났으며,6자회담의 성사에 필요한 조건들이 만들어 졌다.우리로서는 어떻든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했고,중국은 동북아의 핵도미노와 일본재무장 방지의 필요성,그리고 일본은 안보위협의 방지와 한반도문제에 대한 영향력 행사의 필요성을 인지했다.미국과 북한 역시 ‘시간벌기’라는 점에서 6자회담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시간벌기에 대한 동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북한의 경우 위기의 원인을 미국에 의한 안보적 위협과 경제적 봉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핵문제의 부각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생존을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북한은 이라크 전쟁을 목도하면서 미국의 자신들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현실로 받아들였고,북·미 직접대화의 교착상태에서 일종의 탈출구로 6자회담을 선택했다.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미국 역시 현실적으로 북핵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여력을 가지고있지 않았다.또한 현 상황에서 동맹국인 남한내부의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이 점에서 미국도 시간 벌기를 위해 6자회담을 잠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을 인지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6자회담에서 미국이 잃을 것이 별로 없으며,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이해관계가 다른 참여자들이 늘어난 6자회담은 지루한 논의의 과정이 될 것이며,그만큼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개연성을 지닌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6자회담이 결렬될 경우 미국이 북핵문제를 유엔으로 가지고 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며,미국 주도로 강력한 대북봉쇄조치가 유엔에 상정되더라도 거부할 명분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이 경우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는 북한은 과거처럼 안보적 위기의 고조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이 과정에서 미국은 대북 군사적조치를 위한 명분을 착실히 쌓아갈 것이다.이와 같은 상황이 도래한다면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는 가능한 현실로다가올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6자회담의 비관적 전망은 가능한 것이다.이는 우리에게 보다 현실적 인식과 적극적 대응책의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다.전방위의 노력을 통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는 것 이외에 북한의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설득해야 한다.아울러 미국에 대해서 북핵위기의 본질이 취약해진 북한의 내구력에서 비롯된 것이며,북한의 생존전략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따라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외에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그 어떠한 해법도 없다는 사실을 미국에 강력하게 전달해야만 한다. 조 한 범 통일연구원 북한기초연구사업 본부장
  • ‘간첩과 형사’ 통해 본 남북관계/전직 형사 김용만 장편 ‘칼날과 햇살’

    “이젠 전직 형사란 사실을 정면 돌파하려고 합니다.” 최근 장편 ‘칼날과 햇살’(중앙M&B)을 펴낸 김용만(62)씨는 문단의 화제인물.48세인 89년 늦깎이로 등단하자마자 경찰로 근무하면서 독학으로 습작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했다. 63년부터 10년 동안의 경찰 경험은 그의 문학에서 ‘빛과 그림자’였다.데뷔작 ‘은장도’를 비롯, 단편집 ‘늰 내 각시더’ 등이 모두 이 때의 경험을 모태로 한다.하지만 정작 작가는 이 ‘전직(前職)’이 부담스러웠다.해서 뒤늦게 광주대 문창과와 경희대 국문과 대학원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장편을 계기로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문학적 자산으로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경험이 없어 힘들어하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행복한 고민을 하냐?”는 한승원 등 문우의 격려에 힘입었다고 한다. 단편 ‘은장도’에 채 담지 못한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구성과 서사구조를 보강한 이번 작품도 자신이 취조한 남파 간첩의 사연이 모티프가 됐다.작품은‘자수’와 ‘체포’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배승태와 그를 취조하는 형사 강동호의 삶을 34년 동안 넘나들면서 남북관계를 비춘다.작가는 “칼날같이 대립하던 남북관계가 햇살이 쪼인 이후 변화를 작품으로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작가는 남북한을 죄와 야비로 비유한다.“죄는 벌을 받을 수 있는 타락이지만,야비는 법으로 옭아맬 수 없는 타락이다.”(239쪽)는 작품 속 배승태의 말에 빗대 “북한은 철이 없는 무작위적 타락으로 속빠졌고 미련하고 순진한 사회이고,남한은 철든 작위적 타락으로서 눈치 있고 능숙하고 약삭빠른 사회”라고 말한다. 이제부터는 “걸어온 길을 작품화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어떻게 풍부한 소설 언어로 빚어지면서 그의 꿈인 휴머니즘을 메마른 사회에 퍼뜨릴지 관심이 쏠린다. 이종수기자
  • 코끝 찡한 ‘생각있는’ 코미디/정준호·공형진 콤비… 31일 개봉 동해물과 백두산이

    스크린 속에서 부쩍부쩍 커가는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영화보기의 한 즐거움이다.오는 31일 개봉하는 코미디 ‘동해물과 백두산이’(제작 주머니필름·영화사 샘)가 그런 관람포인트를 가진 영화다. ‘두사부일체’‘가문의 영광’ 등 꾸준히 코믹영화를 흥행시켜온 정준호와,최근 ‘별’‘위대한 유산’ 등에서 주인공을 밀어낼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공형진이 콤비플레이를 이룬 작품.감정이나 제스처의 과잉없이 자연스럽게 사실적인 코미디를 구사하는 공형진의 캐릭터가 씹으면 씹을수록 진한 맛을 우려낸다. 국산 코믹멜로라면 이제 더 볼 게 없을 만큼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면 영화는 설정부터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북한 군 장교와 병사가 실수로 남쪽으로 흘러내려와 오도가도 못하고 온갖 해프닝을 겪는다는 이야기 얼개다.북한 매봉산 기지에 근무하던 엘리트 인민군 장교 최백두(정준호)와 제대 말년의 병사 림동해(공형진)는 바다낚시를 나갔다가 잠이 드는 바람에 그만 동해안 남한구역으로 표류해온다.구사일생의 기쁨도 잠시.한여름피서철을 맞아 온통 비키니 천국이 돼있는 해수욕장에서 둘은 갑작스러운 ‘문화적 충격’에 어쩔 줄을 몰라 허둥댄다. 철저히 코미디 정서에 기댔으면서도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요리조리 드라마에 끼워맞췄다.크게는 남북 대치상황을,작게는 청소년 문제를 끌어들여 작품의 공감대를 넓히려 한 흔적이 뚜렷하다.동해로 떠내려온 백두와 동해는,경찰 고위간부의 딸이자 가출 여고생인 한나라(류현경)를 만나 비밀리에 도움을 받으며 생각지도 못했던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는 두 남자가 다시 북으로 향하기까지의 좌충우돌 해프닝에 큰 비중을 둔 듯하다.여자친구들과 함께 가출해 방황하는 나라와 우정을 쌓는 대목 말고는 진지한 화면을 찾아볼 수 없다.나라를 찾아다니다 백두와 동해 대신 엉뚱하게 간첩으로 몰려 허둥대는 두 형사(박철,박상욱)의 캐릭터도 코미디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흥행은 못했으나 데뷔작 ‘오버 더 레인보우’(2002년)로 감식안을 인정받은 안진우 감독 연출.남북분단을 소재로 그흔한 멜로 요소 없이 영화를 다듬어낸 데서 신인감독의 배짱이 충분히 읽힌다.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화국 혁명전사들’을 별난 국외자로 묘사했지만,그를 통해 남북의 문화적 간극을 코끝 찡하게 돌아보게 한 배려가 돋보인다.요즘 흔한 코미디물처럼 질척한 성적 농담이나 사랑타령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생각없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설명이 부족한 몇몇 설정 탓에 드라마에 사심없이 빠져들기가 어렵다.백두와 동해가 탈없이 남한을 빠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나라가 무엇때문에 반항과 갈등을 거듭하는지 등은 관객의 짐작에 맡겨질 뿐이다.윤곽이 뭉개진 두루뭉술한 메시지들이 주제의식을 다잡아 부각시키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황수정기자 sjh@
  • 눈내리는 산속 오페라·양수리 물안개속 음악극/세밑 공연나들이 어떠세요

    올 연말에는 공연여행을 떠나보자.강원도 산골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재즈를 즐길 수도 있고,수도권이라면 드라이브 삼아 북한강변에서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그런가 하면 러시아로 떠나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맛보는 특별한 여행도 준비되어 있다. ●스키장 이웃 폐교에서 오페라를 기원오페라단은 강원도 평창에서 ‘오페라 이야기와 신나는 재즈 페스티벌’ 공연을 갖는다.24일 오후 11시와 26·27일 오후 8시에는 문을 닫은 초등학교 분교를 개조한 메밀꽃오페라학교에서,25일 오후 8시에는 피닉스파크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친다. 1부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과 ‘토스카’‘잔니 스키키’등에 나오는 유명 아리아와 영화음악,이탈리아 및 한국 가곡,2부는 신나는 재즈,크리스마스 캐럴 등으로 꾸며진다.소프라노 김기원 이지연,메조소프라노 임미희,테너 이광순,바리톤 변승욱과 금관 및 타악 앙상블인 퍼니밴드가 출연한다. 와인도 무료로 제공한다.피닉스파크 현대성우리조트 용평리조트 등 이웃한 스키장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가족을 위한 통나무펜션 패키지도 준비해 놓았다.티켓은 어른 2만원,어린이 1만원.(033)332-0058. ●북한강변의 스트라빈스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양수리에서 청평쪽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두물워크숍은 일요일인 21일 오후 5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극 ‘병사의 이야기’를 공연한다.전쟁의 궁핍함속에 최소한의 악기로 탱고 왈츠 재즈 래그타임 코랄 등을 종횡무진 엮어놓은 일종의 총체극이다.연극적 연출을 줄이고 음악과 낭송,러시아 화가 샤갈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배경미술에 충실했다. 연주는 바이올린 여은정,콘트라베이스 손창우,클라리넷 계희정,바순 김유미,트럼펫 심상찬 등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들이다.일반 2만원,청소년 1만 5000원,예매하면 1만 8000원,1만 3000원으로 깎아준다.(031)592-3336. ●동지맞이 전통춤과 팥죽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서 양평으로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바탕골예술관은 종합 문화예술 체험공간.동지를 이틀 앞둔 20일 오후 3시 승무 살풀이 부채춤 한량무 진도북춤 오고무 등으로 ‘전통 춤이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바탕골예술관 입장료(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만 내면 공연은 물론 액을 물리치고 복을 주는 동지 팥죽도 맛볼 수 있다.25일 오후 2시에는 가족 뮤지컬 ‘꿈을 찾는 고양이들’을 공연한다.어른 1만원,어린이 8000원.예약하면 2000원씩 깎아준다.(031)774-0745. ●차이코프스키의 고향으로 떠나는 여행 공연정보지를 펴내는 아트폴리오는 러시아 공연예술의 진수를 체험하는 예술기행을 준비한다.볼쇼이극장에서 볼쇼이오페라단의 푸치니 ‘투란도트’와 볼쇼이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를 보고,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겨 필하모닉홀에서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가 이끄는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마린스키극장에서 바가노바 아카데미 발레단의 공연을 보는 7박8일 일정이다.287만원으로 일반 패키지여행보다 조금 비싸지만,개인적으로 떠난다면 짧은 일정에 이런 정도의 프로그램을 관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02)778-3433. 서동철기자 dcsuh@
  • [나의 건강보감]조정래 작가

    어김없이 그는 두알의 가래를 쥐고 있었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찻집 다솔에서 담소를 나눈 4시간 내내 그는 양 손을 번갈아가며 가래를 굴렸다.‘까락까락’거리는 맑은 가래 소리가 어쩌면 목어(木魚)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같았고,또 어찌 들으면 훈풍에 실려와 졸음의 끝에 닿는 풍경소리와도 같았다.호두를 닮은 바로 이 두알의 가래에 그의 문학적 열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참 ‘아리랑’을 집필할 때,사단이 벌어졌다.일단 작심하면 좌고우면하는 법없이 외길로 내달아 끝을 보는 성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써나갔다.그러나 그게 문제였다.너무 무리하게 글쓰기에 매달리는 바람에 그만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고 만 것.“처음엔 어깨 관절 부위가 아프더니 이내 어깨며 팔,손등까지 마비되는 거에요.글 쓸 일이 태산인데,큰일났다 싶더라구요.그래서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고 했지만 완치가 안돼요.그랬는데 한의사가 제게 이걸 권해요.‘설마…’하고 시작했는데,세상에 가래 주무르는 게 내 글쓰기의 구원이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그날 이후,그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처음 손에 쥐어 7년쯤 주물렀던 가래 두알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에 전시돼 있고,지금 것은 연전 전남 장흥의 독자가 선물한 것이다. ●7년 주물렀던 ‘가래' 아리랑 문학관 전시 작가 조정래(61).문단에서는 그를 두고 ‘한국문학의 정신이자 지조’라고들 말한다.그만큼 외롭고 치열하게 그가 숨쉬는 시공(時空)을 싸워서 헤쳐왔으며,이렇게 일군 그의 문학이 도저(到底)하고 웅숭깊어 정치가,역사가도 이루지 못한 우람한 산 하나를 빚어 놓아서다.어두운 시대,금기의 빗장을 벗겨 낸 ‘태백산맥’이 그렇고 ‘아리랑’과 ‘한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거저 주어졌을까.지난 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지난해 ‘한강’을 마무리할 때까지 22년동안 물경 5만장이 넘는 원고지를 오로지 육필로 빼곡하게 메웠다.오죽했으면 집필실을 ‘글감옥’이라고 불렀으며,당초 그가 맘먹은 글편을 마무리한 뒤에는 “이제야 20년 글감옥에서 출옥했다.”고 토로했을까.그만큼 글쓰기는심신을 갉아대는 버거운 중노동이었다.“태백산맥의 원고를 모두 쌓아놓고 사진을 찍을 때 자꾸만 눈물이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룬 성취감이기도 하겠거니와 영혼의 고독과 육체의 고통을 한꺼번에 이겨낸 한 인간의 눈물겨운 고백 아니겠는가. 그 스물 두해 동안 그는 상상을 절하는 갖가지 직업병과 싸워야 했다.글을 써내야 하는 오른 어깨가 통째로 마비되는 아픔이 가장 치명적이었지만 위궤양과 기침병,둔부의 종기도 그의 ‘장정(長征)’을 위협한 장애였다.이 가운데 위궤양은 지난 90년 취재여행중 중국에서 병증이 나타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거치는 동안 줄곧 그를 괴롭혔다.“의사 말이 글 쓰는 동안에는 못고칠 병이랍디다.아니나 다를까 아리랑을 끝낼 때까지 다섯 번이나 도졌는데,나중에 담배 끊고,섭생을 잘해 이겨냈죠.” ●글쓰기 22년… 위궤양·기침병·종기 시달려 기침병도 그를 옭아맨 고통이었다.의사의 진단은 ‘누적된 과로’가 원인이었는데,기침 때문에 자리에 누울 수도 없었다.“지금도 기침에는공포감을 갖고 있어요.소설 연재는 시작됐는데,밤잠을 못이루는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두어달 소파에서 앉은 잠을 잤지요.지금 이만큼 나아진 것도 천행입니다.”게다가 둔부의 종기도 그의 발목을 거머쥐었다.“공중에 선반을 매달아 놓고 서서 글을 썼다는 다산의 고백이 이해가 됩디다.결국 하나가 말썽을 부렸는데,나중엔 하는 수 없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수술을 받았어요.”이처럼 왜곡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일방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하려고 드는 병마와도 싸워야 했던 그의 건강이 가래 만으로 담보될 리가 없다.가래와 함께 그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맨손 체조로 참담한 병마를 떨칠 수 있었다.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이런 산고를 겪으며 태어났다. 그를 얘기하자면 산도 빼놓을 수 없다.요즘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오른다.주로 집이 있는 분당에서 출발해 너댓 시간 산을 타 남한산성의 정상에 오른다.아내 김초혜 시인과 함께 산을 타며 자분자분 세상일을 얘기하는 일은 즐거운 도락이다.때로는 집 근처 야트막한 야산을 타며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이런 시간이 정신을 추스리는 충전의 짬이기도 하지만 산의 굴곡을 따라 오르내리는 일은 건강에도 그만이다.‘태백산맥’ 이래 지리산에 들면 혼령과 정담이라도 나눌 것같은 그가 아닌가.아니나 다를까 그는 산중에서도 지리산을 으뜸으로 쳤다.“지리산은 좋은 산이에요.살이 깊어 뼈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고 따뜻하죠.산,특히 지리산에 드는 일은 인내가 필요합니다.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4박5일은 걸어야 하는데 견딤을 투자하지 않으면 깊은 맛을 못느끼거든요.” ●매일 맨손체조·등산도 ‘병마 떨치기' 일조 역사(役事)를 치르는 동안 참혹한 심신의 피폐를 겪었지만 그는 지금 흔한 성인병조차 모르고 살 만큼 건강하다고 했다.그러나 정작 부러운 것은 그의 몸보다 정신이었다.“우리 민족의 정신건강이 걱정입니다.병폐야 많지만,영어 배우라며 자녀들 내모는 사람들 보면서 광태(狂態)를 느껴요.이거 문화적 식민을 자처하는 일입니다.민족의 얼인 나랏말 제쳐두고 그렇게 해서 좀 잘되면 뭐하고,좀 잘살면 뭐합니까.슬프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껴요.” 노고가 끝나지 않았을까.다시 태어나도 ‘글예술’을 하겠노라는 그는 문신처럼 손끝에 밴 여적(餘滴)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대하소설은 못써요.지금 준비중인 연작소설은 사회주의 몰락의 저변을 파헤친 것인데,우선 실천문학 겨울호에 상당한 분량이 실릴 겁니다.”그래도 세상은 희망이다.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공평을 상징하는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천칭으로 이 시대를 저울질하는 그가 있으므로. 심재억기자 jeshim@ ■‘가래' 건강법 호두처럼 생겼지만 씨알이 크고 굴곡이 깊은 과실이 가래다.그 가래를 주물러 병고를 덜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조정래 작가는 지금도 자는 시간 말고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양손으로 가래를 굴리다가 때로는 뾰족한 가래 머리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는 “이걸로 내 어깨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손바닥에 우리 몸 전체의 경락이 모여 있고,특히 손가락 끝의 감각기관은 뇌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가 향유하는 문명이라는 것도 기실은손이 이룬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여기에다 맨손 체조도 그의 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하루 중 아침과 점심 후,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세번씩 한 동작을 두번 되풀이해 맨손체조를 하는데,하찮게 여겨 대충 하려고 들지 말고 정성을 쏟아 해보세요.시간이야 5분에 불과하지만 금세 더운 땀이 몸에 뱁니다.”그의 맨손체조는 예전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필요한 몇몇 동작을 더한 것이다.“한창 태백산맥 집필할 때,어깻죽지에 통증이 왔어요.마치 등판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깨지는 듯한 고통이었어요.두드리고 주물러도 안돼요.그때 맨손체조를 시작했는데,불과 열흘 만에 변화를 느꼈어요.”그렇게 어깨 통증을 이겨낸 뒤 하루도 체조를 거르지 않는다.외국 여행중 비라도 내릴 양이면 호텔 현관에서라도 체조를 했다. 까다롭지는 않지만 섭생에도 ‘조정래식’이 있다.야채,된장쌈밥과 매운탕과 구이 등 생선음식을 즐기며,밥은 작은 한 공기가 정량인 소식이다. 대신 육식은 일주일에 1번 정도 먹을 뿐이다.이 원칙을 20년이나 지켜왔다.‘태백산맥’을 집필할 때까지는 커피도 꽤 마셨지만 지금은 녹차가 그 자리를 대신해 하루에 12∼13잔씩 마신다.술도 두주불사였으나 역시 ‘태백산맥’ 집필에 들면서 주색잡기를 금기사항으로 규정,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부터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은 “손은 동맥과 정맥이 교차할 뿐 아니라 경혈이 많아 가래나 둥근 공을 자주 주무를 경우 혈행을 개선할 뿐 아니라 경혈을 자극해 운기(運氣)를 돕기 때문에 작가 등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인에게 맞는 운동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매미·루사 공포 더는 없다”

    “구름떼가 무더기로 레이더에 잡혔다.재해 방어태세를 갖춰라.” 남한에서 가장 북쪽,가장 높은 곳에 기상관측소가 지난 10일 문을 열었다.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해발 1046m 광덕산 정상에 자리잡은 광덕산 기상레이더관측소.착공 1년8개월 만에 문을 연 이 곳에서는 반경 200㎞의 기상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국내 9번째의 첨단 레이더관측소인 이 곳은 40억원짜리 독일제 기상레이더를 갖추고 있다.이를 통해 남북한의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곳에 관측소를 세우게 된 것은 지난 몇년간 경기북부의 임진강 일대와 강원도의 호우피해가 반복됐기 때문이다.이 지역들은 올해 매미,지난해 루사 태풍 때 큰 수해를 입었다. 경기북부와 강원도 일대를 예보하려면 반드시 북한쪽의 기상정보를 알아야 한다.임진강 등으로 몰리는 물이 북한쪽 산악에서 흘러내려오는 탓이다. 그러나 북한이 보내주는 기상정보에 의존하다 보니 예보에 어려움이 컸다.게다가 국내에서는 서울 관악산기상대가 이 일대를 담당하고 있었으나,워낙 거리가 멀어 한계가 있었다.구름의 속도·모양 등 관련 정보를 샅샅이 알아야 비가 언제쯤 얼마나 올지를 예측할 수 있다.그러나 관악산 관측소와 북한에서 보내오는 정보로는 이것을 실시간으로 알기가 어려웠다. 기상청은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과 황해북도 신계 등의 지역은 그동안 3시간 간격으로 북한에서 자료를 받아 관측했는데,이젠 그 지역에서 비가 내리는 즉시 관측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내년부터는 예보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8년째 기상청에 근무한 신언기(54) 소장은 “외국은 평지에 기상레이더를 설치해 비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끝까지 관찰하기 때문에 더 정확한 관측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산악지역이 많은 탓에 차선책으로 산꼭대기에 레이더관측소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덕산관측소에는 신 소장을 비롯,5명이 근무하고 있다.이들은 지난 6월초 두달 동안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연수교육을 받았고 지난 1일 관측소에 배치됐다. 관사가 산 아래 17㎞나 떨어져 있어 관측소에서 먹고 자는 날이 더 많다.쌀이나야채 등 식량은 지프로 실어 나른다.관측소에 폭설이 내리면 2대의 스노 모빌을 이용해 식량을 조달하거나 이동한다. 기상주사보 윤영문(37)씨는 “가족과 떨어져 오지에서 근무하다 보면 힘든 점도 있지만,빠르고 정확한 기상예보로 지역 주민 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천 이유종기자 bell@
  • [발언대] 북한의 양면성 잊지말자

    며칠 전 천하의 명산 금강산을 찾았다.민족분단 50여년의 역사가 갈라 놓은 북쪽의 형제 동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였다.체재 3일동안 북한 주민의 생활모습과 금강산을 둘러보고 평양 모란봉 교예단의 기교를 보는 순간,민족 이별의 아픔이 가져다 준 현실속의 괴리감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햇볕정책의 후광으로 금강산 관광의 문이 열렸지만,그 아름다운 산하의 방문자는 오직 남쪽의 동포뿐이라는 사실과,모든 관광코스는 남한의 동포만이 이용토록 한 북쪽의 빗장이 얼마나 높은지 아쉽기만 했다. 관광지를 돌아볼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북한 안내원의 외면적인 ‘친절한’모습과 김일성 부자에 대한 찬양글귀는 그들의 감추어진 내면적 슬픔을 함께 볼 수 있게 해줬다.금강산 행로의 북한 주민과 산행길에서의 북한 안내원·접대원 그리고 교예단의 모습은 김일성 주체사상이 만들어 놓은 세계속의 획일화 집단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평양모란봉 교예단은 북한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서커스단이다.500여명의 단원이 4개조로 나뉘어 세계를 돌며 신기에 가까운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이 교예단은 북한 주민들에게서 보다 더 처절한 상념에 사로잡히게 했다.단원들은 자신들의 영광 등 모든 것은 오로지 ‘영원한 수령 어버이’를 위해 진심으로 열심히 일했기에 이뤄진 것으로 믿고 있었다.인민·공헌배우로 북한의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현실도 김일성 부자가 만들어준 은덕으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완벽한 신앙적 주체사상이 놀랍기만 했다.이 주체사상은 아직도 북한의 체제를 유지케 할 뿐 아니라 언제,어떠한 응집력을 발휘할지 깊은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선물을 계속 주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선물을 주었는데 그 선물로 흉기를 구입해 선물을 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거나,살해할 가능성이 있다면 선물은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햇볕은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비쳐지고 있다.그러나 계속해서 북에게 비추고 있는 이 햇볕이 태풍과 해일을 몰아 온다면 햇볕으로서의 가치를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종국 서울시의회 성동구의원
  • 기고/행정수도 이전 더 많은 토론 필요

    신행정수도특별법이 지난 8일 국회건설교통위원회에서 통과됐다.표결 전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던 의원들이 정작 표결에선 찬성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 것은 국가대계가 걸린 문제를 선거를 앞둔 당리당략에 따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수도는 한 국가의 상징이며 정신이다.국가(國歌)나 국기(國旗),국호(國號)를 쉽게 바꿀 수 없듯 수도 역시 정권이나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함부로 정하거나 바꿔서는 안 된다.세계 역사 속에서 수도 이전은 국가최고정책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터키는 공화국 탄생을 계기로,호주는 연방정부 수립을 기념해 수도를 이전했다.브라질 역시 식민유산 청산을 위해 수도를 옮겼다. 수도 이전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일이며,따라서 국가발전의 의지와 비전이 담겨야 한다.현재 추진 중인 신행정수도 건설은 사실상 천도에 가깝다.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렇게 중대한 일이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 이전은 통일 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우리는 독일처럼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독일은 통일 전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했는데도 엄청난 통일비용으로 인해 아직도 경제적 시련을 겪고 있다.수십조원을 들여 행정수도를 이전했는데,행정수도가 완공이 될 시점에,혹은 완공되기도 전에 통일이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통일정부의 행정수도는 남한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다.한 정권의 정치논리 때문에 남북한 통합문제를 간과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수도 이전은 국가 경쟁력에도 치명적이다.지금은 도시간 경쟁시대다.서울은 88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서울이 베이징이나 상하이,도쿄,싱가포르 같은 도시들처럼 세계적인 도시가 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역시 세계적인 국가가 될 수 없다.수도의 기능이 이전된다면 경제 등 전반에 걸쳐 서울은 상당히 위축될 것이고 이는 곧 국가적인 손실이다. 행정수도가 국제 유수의 도시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일본도 국가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도 이전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지역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중앙이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에 과감하게 이관하고,지역별 특성에 따른 발전을 모색해야지 서울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나누려고 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막대한 재정부담을 감당하기에는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다.선거 때 4조원이었던 이전비용이 채 1년도 지나기 전에 45조원으로 불어났다.불과 1년 사이에도 예상치가 이렇게 빗나가는데,이전계획이 진행되는 향후 20년 동안 얼마나 더 불어날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정부는 이전 비용을 쪼개고 또 쪼개 1년에 1조원 정도의 적은 비용이라고 하지만,매년 태풍이나 수해같은 재난으로 인해 들어가는 막대한 복구비용,경부고속전철이나 새만금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이 지연되면서 생기는 비용,거기다 향후 10년 동안 쓰여질 119조원의 농어촌지원자금과 156조원의 공적자금 상환 등을 두루 고려한다면 우리 경제에 줄 부담은 무겁기만 하다.더군다나 2007년에 착수돼 2012년에 수도 이전을 시작한다는데,노무현 대통령은 이 계획이 실현되기도 전에 임기를 마친다.국민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이 정권교체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만약 그러한 재원이 있다면 지역별로 특색있는 발전이 가능하도록 집중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행정수도 이전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다분히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돌출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그리고 과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가를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한다.현재와 같이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수도권대 비수도권,수도권대 충청권의 지역적 대결로 몰고 가서는 또 다른 지역감정을 부추길 수도 있다. 김기성 서울특별시 의회 교육문화위원장
  • 오피니언 중계석/남북 공동어업을 통한 긴장해소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1일 연구원 강당에서 남북한 군비통제 세미나를 개최했다.KIDA 김태우 박사와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 협력적 감시센터(CMC) 존 올센 박사가 ‘남북한 공동어업을 통한 서해 긴장 해소 방안’을 주제로 공동 발표한 논문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남북한은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서해에서 교전을 한 바 있다.남북간 위기 관리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무력충돌은 언제든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 남한은 현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북한의 도발적 태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해상충돌 방지협정이 체결돼야 하지만,남북한간 군사대화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를 기대할 수는 없다.따라서,현 상태에서 서해에서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후일을 기약하는 방안으로 군사적 문제와는 별개로 남북한 공동어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어업협력이 현실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첫째 공동이익을 발생시키는 것이어야 하며,둘째 향후 구체적인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질 때에 예비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셋째는 우발적 긴장고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넷째 협력 활동이 투명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상호간 신뢰구축에 유리한 것이어야 한다. 남북한 공동어업 방안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우선,꽃게 어장이 NLL 양편에 존재하는데 남한 정부가 NLL 남방 5.6㎞에 어로금지선을 설정하고 있어 남한 어민들에게는 심대한 제약이 되고 있다.북한 어민들도 군사적 민감성으로 인하여 꽃게 포획에 제약을 느끼고 있으며,꽃게를 잡기위해 NLL을 넘는 경우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어장 개발은 남북한 모두에 이익을 주게 된다.중국 어선의 남북한 영해 침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남북한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안이 된다. 서해 공동어업 사업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남북한간 군사 대화가 없는 현 상태에서도 제안할 수 있는 사안인 것이다. 공동어업의 실현을 위한 절차로는 몇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선 남북 정부가 공동어업위원회를 설립해 공동수역,어로기간,어로방법 등을 합의해야 한다.예컨대 연평도 좌측에 남쪽의 어로금지선에서부터 NLL까지 또는 NLL 북쪽 수역까지를 공동어로수역으로 합의할 수 있으며,백령도와 황해도 해안사이에도 공동 어로수역을 정할 수 있다. 둘째,공동어업 합작회사를 만들어 양측 동수의 어선을 합작회사 소속으로 등록한 뒤 합의된 방식대로 어로작업을 하게 한다. 셋째,포획한 꽃게나 어족은 일단 남한에 판매하고,다시 남한 판매망을 통해 세계 시장에 판매한다.현재 북한이 포획하는 꽃게는 대부분 중국에 수출되고 있으나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어 남한에 판매할 경우 더 많은 수익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최종 이익금은 남북이 동등하게 분배한다. 이러한 공동어업은 향후 해상충돌방지조약 등 구체적인 제도화가 이뤄질 때까지 서해 긴장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간 협력사업은 남북한 직항로 개설에 기여할 것이며,결국 남북한 교역 신장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현재 남한 500여개 기업들이 북한의 공장을 이용하여 제조업에 참여하고 있으며,남북한을 오가는 화물의 90%는 인천∼남포 항로를 이용하는데 각종 제약으로 인해 직항로를 사용하지 못해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또 공동어업 사업은 서해 해양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북한이 해양환경 문제에도 더 큰 관심을 가지게 함으로써 서해 해양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것이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풋살 동호회/ 실내에서 4초안에 발끝으로 뻥~

    “공격진은 빨리빨리 올라가고.” “양쪽으로 벌리고.뛰어올라 가야지.” “빨리 전진패스해 주고 골문 앞으로 공간 침투하며 슈팅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해.” 지난 9일밤 8시30분쯤 경기도 하남시 덕흥1동 남한고등학교 체육관.미니 축구인 ‘풋살’을 즐기는 동호인들의 모임인 ‘하남 풋살’과 서울 ‘강동 풋살’팀과의 친선경기가 열린 이곳에서는 선수들이 서로 공을 달라고 콜을 하는 소리와 볼을 차는 소리,교체를 기다리는 벤치워머들이 선수들에게 지르는 소리들이 서로 뒤엉켜 뜨거운 열기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이들은 10여분이 지나자 흘러내린 땀으로 온몸이 뒤범벅됐지만 오히려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사커토피아’ 속으로 빠져들었다. ●공간 좁아 진행속도 빨라 “넓은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와 달리 좁은 실내 공간에서 게임의 진행속도가 빠르다 보니 농구나 핸드볼처럼 박진감이 넘쳐요.자신의 개인기를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場)이 마련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골을 터뜨릴 때마다 느끼는 짜릿한 쾌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없어요.” ‘하남 풋살 동호회’ 회장인 조석남(45·프렌드코리아 전무)씨는 “좁은 공간에서 쉬지 않고 뛰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아 체력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며 “체력이 약하더라도 농구처럼 선수 교체를 자주 하므로 나이가 들어도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예찬론을 편다. 지난 98년부터 풋살과 매주 2회 정도의 데이트를 즐긴다는 김병우(35·중고차 매매업)씨도 “풋살은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이 크게 향상되는 데다,살을 빼는 효과도 있다.”며 “축구에 비해 풋살은 적은 인원과 작은 장소로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거들었다. ‘풋살’을 즐기는 동호인들은 전국적으로 2만명 선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 별로 풋살 전용구장이나 초·중·고교 체육관을 빌려 활동하고 있다.지난 1998년 결성된 하남 풋살은 회원이 20명으로,20∼40대의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국 동호인 2만명 추산 이들이 풋살에 빠지는 이유는 건강을 챙기고 일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외에도 축구에서 느낄 수 없는 아기자기한 맛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축구가 좋아 지난 1999년부터 풋살을 즐기고 있는 양경민(42·회사원)씨는 “좁은 공간이어서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경기가 스피디하게 진행돼 최고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며 실내 경기여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풋살은 5명 이하의 적은 인원으로 하는 경기인 만큼 한사람 한사람이 제역할을 하면서 일치단결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 팀 워크 경기입니다.그래서 풋살은 직장 생활 등 사회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죠.” 5년 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풋살과 인연을 맺은 이기주(41·자영업)씨는 “축구는 넓은 운동장에서 하다 보니 뒤에서 어슬렁거리며 꾀를 부릴 수 있지만,풋살은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딴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정신없이 차다보면 40분 훌쩍 원래 축구 등 여러 가지 운동을 좋아해 2000년부터 풋살을 시작한 정일택(30·유통업)씨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1주일에 2회 정도 연습을 한다.”며 “좁은 공간에서 계속 뛰어야 하므로 초보자들은 힘들 수 있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구장 크기 외에도 축구와 풋살은 슈팅하는 방법이 다르다.축구의 경우 보통 발등으로 강력한 슈팅을 하지만,풋살은 발끝으로 슈팅을 한다는 점이다.중학교 때 선수 생활을 해본 신용진(36·자영업)씨는 “좁은 공간에서 치러지는 경기여서 공을 자주 주고받고 경기가 스피디하게 진행돼 경기의 흐름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며 “브라질 등 축구 선진국에서는 개인기를 익히기 위해 어릴 때에는 풋살을 하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풋살 경기를 치른 밤은 몸이 새털처럼 가볍고 개운함을 느낍니다.낮에 힘든 업무중 받은 스트레스를 풋살을 통해 날려버리는 셈이죠.” 풋살 입문 6년째를 맞고 있는 축구 마니아인 주정재(41·건축업)씨는 “볼을 4초 내에 차야 하는 등 풋살의 룰이 축구보다 훨씬 엄격하다.”며 “전후반 각 20분 동안 정신없이 뛰다보면 언제 게임이 끝난지모를 정도로 풋살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풋살 이란 풋살(Futsal)은 포르투갈어로 축구를 의미하는 ‘Futebol’과 큰 홀을 뜻하는 ‘Salao’의 합성어.지난 1930년 우루과이 후안 카를로스 세리아니에 의해 창안된 실내 미니 축구로 전세계적으로 2500만명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인기종목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에 도입돼 보급 역사가 일천하지만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널리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이창환 국민생활체육 전국 풋살연합회 사업과장은 “풋살 마니아들은 2만명 이상,전용구장은 100개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좁은 공간에서 아기자기한 개인기를 뽐낼 수 있어 청소년들이 많이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 크기는 가로 40m, 세로 20m로 농구 코트만하다.양쪽 선수가 5명씩 출전하지만 인원이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경기를 치러도 된다. 풋살과 축구의 차이점은 우선 풋살공(4호·지름 62∼64㎝,무게 390∼430g)이 축구공(5호·68∼71㎝,397∼454g)보다 작다.경기시간도 전·후반 각각 20분으로 축구(45분)의 절반 정도이다. 반면 운동량이 많아 교체 인원은 축구(3명)보다 2배나 많은 7명까지 가능하다. 규칙은 공이 사이드라인 아웃되면 축구는 던지기를 하는데 비해 풋살은 라인 위에 놓고 차며,오프사이드룰이 적용되지 않는다.농구장,배구장만한 작은 공간에다 10명 정도만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고 빠른 순발력과 판단력,정교한 개인기가 필요하며 경기가 스피디하고 박진감이 넘쳐 청소년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하남 풋살(017-731-2002)’ 등 오프라인 동호회와 다음카페의 김포풋살(cafe.daum.net/gpfs)·풋살동호회(∼/soccerfutsal)·필승우승(∼/fa) 등 10여개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규환기자
  • 고구려역사 지키기 학술대회/고구려史 뺏기면 고조선도 뺏긴다 학계 공동대응 방안 모색

    ‘정치적 목적에 이끌리는 불순한 중국학계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구려를 넘어 고조선까지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고구려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국책사업,이른바 ‘동북공정’에 한국 학자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고 나섰다.9일 오후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 학술발표회’.한국고대사학회,한국사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역사관련 17개 학회가 모여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를 한목소리로 성토하는 한편 거국적인 공동대응과 남북공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모임은 그동안 학회 혹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주장해온 것과는 달리 학자들이 실천적인 대응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첫 공식모임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정부에 대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심포지엄에 들어간 학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허구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참석자들은 일단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에 바탕을 둔 중국의 ‘동북공정’이 한족을 중심으로 57개의 소수민족을 같은 테두리에 넣으려는 큰 목적아래 남북통일 후 불거질 영토문제에 쐐기를 박으려는 사전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리 학계는 중국 ‘동북공정’의 요체를 ▲고구려인의 뿌리는 고대 중국의 소수민족이며 ▲고구려 건국지역 및 기본 관할범위가 중국 경내이고 ▲고구려는 중원 왕조의 책봉을 받은 종속관계로 정리했다.따라서 ▲수·당의 고구려 원정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변방 할거세력 통제이며 ▲고구려 멸망 이후 대다수 유민이 한족(漢族)으로 편입했으며 ▲고려는 고구려의 계승자가 아니며 역사적 연속성·상관성이 전무하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우리민족은 만주와 한반도 일대에서 농경을 영위하던 예맥족과 한족을 근간으로 형성되었고,이들은 고조선 멸망 이후 만주와 한반도 각지에서 다양한 정치체제를 이루다가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으로 정립되었고,통일신라와 발해를 거쳐 고려로 통합되었다.”며 중국의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참석자들은 학술발표회를 마친 뒤 기존 한국고대사학회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위원회’를 모든 학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대책위로 확대 개편해 정부 차원의 공식 대책기구가 마련될 때까지 중국 정부에 대한 대응과 여론 확산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김성호기자 kimus@ ■“北 고분군 세계유산 등록 적극 지원을” 학술대회에서 가장 첨예한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역시 북한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내년 6월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릴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에 북한이 제출한 평양의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의 지안(集安)지역 고구려 유적이 함께 등록신청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북한 고분군이 열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날 참석자들은 중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있는 북한 고분군의 등록을 위해 남한측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무엇보다 남한측이 기술 및 재정 지원과 함께 문화유산위원회에 고구려 고분군의 정체성과 고유 문화성을 적극 알려야 하는 것으로 집약했다. 북한 고분군이 배제된 채 중국의 고구려 유적만 등록될 경우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목표가 그대로 달성되는 셈.고구려 역사의 중국사 편입에 지금보다 훨씬 힘이 실리게 된다. 우선 중국이 지안 일대의 유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북한은 여건상 손을 못대고 있는 실정.따라서 고분군,특히 벽화고분에 대한 항온·항습 처리 등을 위해 북한에 전문가를 파견해야 하며 아울러 주변 정리사업을 북한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기자 ■주요 발제 요약 ●최광식 고려대 교수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워 소수민족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더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탈북자들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동북지방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1년 한국 국회에서 재중동포의 법적지위에 대한 특별법이 상정되자 중국당국은 조선족 문제와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문제 등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특히 2001년 북한이 고구려의 고분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신청하자 국가적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을 기획해 추진한 것이다.동북공정의 고구려사 왜곡은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발해사와 고조선사까지 왜곡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역사는 시간적으로 2000년밖에 되지 않으며 공간적으로 한강 이남에 국한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만주지역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였으며 그에 대한 연구는 일천하다.따라서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고대 동북아시아에 관한 역사와 지리 및 민족문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구려의 역사는 남과 북 어느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이므로 남북공조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를 지켜낸다면 남북공조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다. ●공석구 한밭대 교수 중국학계가 고구려사를 파악하는 기본적인 논리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이다.그런데 중국,북한에 각기 나뉘어져 있는 고구려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중국학계는 논리적 문제점을 드러냈다.중국학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또 다른방안을 제시하였다.이러한 방안도 고위금용(古爲今用·옛것을 왜곡해 오늘에 활용한다는 뜻)의 시각 하에서 당시의 고구려사를 편입하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만주지방의 고구려사는 중국의 영토 안에서 건국하였기 때문에 중국의 지방할거정권이 세운 지방사로서 파악하고 있다(통일적다민족국가론).따라서 현재 북한 영토 안에 있었던 고구려사,즉 평양천도 이후의 고구려사는 과거 고대중국의 영역 안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사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이다.결국 중국학계는 역사인식의 근본적인 바탕으로 내세운 ‘통일적다민족국가론’의 논리적 근거를 스스로 폐기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이는 현재를 위하여 과거의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현 중국 영토 안에 존재하였던 고구려사를 인식하는 시각마저도 사료의 자의적인 해석과 무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이 부분은 앞으로 구체적인 연구를 통하여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경철 강남대 교수 고구려는 국가형성기 이래 환경적 여건의 취약성을 군사적 팽창정책으로 상쇄하면서 전형적인 ‘전제적 군사국가’를 지향했다. AD 4세기 말 이래 하나의 왕국의 단계로 넘어서서,동북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한 제국적 지배구조에 입각한 다종족국가로 웅비하였다. 고구려는 국초 이래 지속적으로 추진한 군사적 팽창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천하지뇌(天下之腦)’에 해당하는 동몽고 문제에 접근하여 독자적 생존권과 패권의 보존 및 확산을 위한 대륙정책을 관철해나가고자 했다.그러나 수·당제국은 중국 중심의 일원적 지배질서에 입각하여 안보를 보장하려는 세계정책을 강행하려 했다.곧 고구려와 수·당의 70년 전쟁은 고구려의 대륙정책과 수·당의 세계정책이 정면충돌하면서 빚어낸 동아시아 국제전쟁이었다. 그럼에도 중국학자들은 수·당이 고구려에 보낸 조서(詔書)를 근거로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을 내전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서의 상투성과 수사성을 감안하지 않은 즉흥적인 정책적 역사인식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모든 자료들은 고구려의 수·당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서조차 책봉·조공제도가 가동되고 있었음을 적시하고 있다.화이론과 책봉·조공론이 갖는 허구성의 일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임기환 한신대 학술원 연구원 중국 역사학계는 고구려가 시종일관 중원 왕조와 종속 관계를 유지하였다고 주장하면서,그 근거로 조공·책봉 관계를 들고 있다.고구려왕이 책봉을 받았다는 것은 곧 중원 정권의 관리임을 뜻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책봉의 형식만 글자 그대로 해석할 뿐이지,책봉의 역사적 성격은 간과하고 있다. 사실 조공·책봉 관계는 중외(中外)관계의 한 유형이며,중국적 세계질서를 규정하는 양식의 하나이다.특히 남북조시대 중국세력이 분열되어 주변국가에 대한 규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책봉·조공은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외교관계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책봉·조공제는 당시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서 적용된 외교형식이기 때문에,유독 고구려만 이를 근거로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기도 하다.중국이 백제나 신라,왜 등과 맺은 책봉·조공 관계와 하등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고구려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피책봉국이지만,독자적으로 자신의 세력권 안에 여러 국가나 세력 집단을 포함하고 있으며,독자적인 천하관을 갖고 있다.중국학계와 같이 중원 왕조의 신속국(臣屬國)이란 해석에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는 관념이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경기도 15일 北과 교류 실무접촉

    경기도는 오는 15일 금강산에서 북한측과 교류·협력사업을 위한 첫 실무접촉을 갖는다고 7일 밝혔다. 도는 3박4일로 예정된 이번 접촉에서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측과 교류의향서를 체결하고 중점 교류분야와 대상지역을 논의할 예정이다.경기도와 북한 양측은 제2차 실무접촉 일정도 협의할 계획이다. 이번 접촉엔 도 관계 공무원을 비롯,양측의 교류를 지원하고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 등 남한측에서 5명이 참여한다. 양측은 당초 지난 10월13일 북한에서 첫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북한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도는 지난 7월 단기적으로 잉여농산물과 농약·종자·농기계 등을 지원하고,장기적으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농업분야 제3국 진출과 한방의료인력 교류사업 등을 추진하는 내용의 ‘대북교류·협력사업 단계별 추진 계획안’을 마련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두만강 건넌기억 아련… 이제 어엿한 사장님”호프집 개업한 탈북여성 3명

    세 명의 여성 탈북자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대동강 호프’를 열었다.주인공은 주순영(38)·강예정(38)·양나리(35)씨. 남한에서 사업으로 성공해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사장을 맡은 주순영씨는 북한에서 잘 알려진 배우로,백두산창작단에서 제작한 영화 ‘사령부를 멀리 떠나서’에서 김일성 주석의 부인인 김정숙 역할을 맡은 바 있다.강예정씨는 인민군에서 우리의 주임상사격인 사관장을 했던 여군 출신으로 남편이 병으로 사망한 뒤 북한을 떠났다. 동갑내기인 주씨와 강씨는 중국 베이징의 한국 영사관에서 한국행을 신청하기 위해 방법을 찾던 중 만나 의기투합해 서울에서 사업까지 함께 하게 됐다.두 사람은 일단 호프집으로 사업을 시작해 규모가 큰 식당 사업을 할 계획이며,남쪽 사업가들이 함께 일해보자고 제의를 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특히 북쪽에서 예술인 생활을 했던 주씨는 라이브 공연 음식점을 차려 탈북자들이 공연도 하고 일도 하게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호프집 막내인 양나리씨는 탈북자 정착 지원시설인 하나원의 소개로 이들과 합류,숙식을 함께 하며 성공을 꿈꾸고 있다. 이들의 개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호프집에는 동료 탈북자나 탈북자 지원을 담당하는 통일부 직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한 통일부 직원은 “한국에 와서 쉽게 살려고만 하는 탈북자들이 많은데 이들의 생활은 정말 모범”이라고 말했다. 연합
  • “1평 공간서 여론몰이에 무력감”송두율 교수 첫 공판 진술

    “남북학술대회로 이렇게 고초를 겪고 있지만,기회가 되면 앞으로도 남북 학자들의 중재를 맡고 싶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 교수는 2일 낮 2시쯤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이대경)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학술연구를 북체제 찬양이나,주체사상 전파로 이용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이 남북학술대회를 ‘선전용’으로 악용하더라도 남북한 학문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총 휴대 방청객 제지 당해 송 교수는 이날 3시간여 동안 진행된 검찰신문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지목받거나 북한의 지령에 따라 친북·반한활동에 앞장선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또 저서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에 김철수를 노동당 후보위원으로 분류한 것과 관련,“김철수가 송두율을 지칭하는 것은 맞지만,당서열과 장의위원을 착각,잘못 표기했다.”고 해명했다. 송 교수가 진술하는 동안 법정 밖에서는 일부 방청객이 가스총을 갖고 법정에 들어가려다 청원경찰에게 제지당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짙은 남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들어선 송 교수는 모두진술에서 “오늘을 정말 오래 기다렸다.”며 귀국 이후 3개월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그는 “지난 9월22일,37년 만에 가족과 함께 영종도 국제공항에 내렸을 때만 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재판정에 서기 전에 이뤄진 ‘여론재판’에 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할 수밖에 없는지 절감했다.”고 말했다.그는 편지지 한장의 앞뒤를 빼곡히 쓴 자필진술서를 읽으면서 “절망감과 함께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찾아왔다.”고 모국에 대한 서운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피력했다.그는 “지금은 낡은 것과 새 것이 충돌하는 긴장된 상황”이라면서 자신의 상황을 고대 희랍어로 전기(轉機)를 뜻하는 에포케(epoche)에 비유했다.“한평 공간에 갇혀 있는 현재를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는 ‘일단정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술을 끝맺었다.부인 정정희씨와 둘째아들 린씨 등 법정을 가득 채운 방청객 200여명 가운데 일부가 박수를 치며 지지하자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빨갱이,여기가 어디라고 박수를 치냐.”고 외치기도 했다. ●獨지식인 920명 탄원 서명 제출 보수·진보단체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서울지법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송 교수에 대한 지지와 반대의 뜻을 밝혔다.‘안보를 지키기 위한 비상회의’는 “국가기강 확립을 위해 주체사상을 전파한 송씨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송두율교수석방대책위원회는 “객관적 물증도 없이 여론몰이식 사법처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송두율교수석방 유럽대책위의 라이너 베르닝 박사도 행사에 참석,독일 지식인 92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남한과 북한이 화해하도록 수십년간 노력한 송 교수를 반인권적인 국보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주장했다.다음 공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정은주기자 ejung@
  • 탈북주민 취업에 팔걷어붙인 구청/양천구, 4일 정착돕기 채용박람회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북한이탈주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양천구(구청장 추재엽)가 ‘새내기 주민’의 남한 정착을 돕기 위한 채용박람회를 연다. 오는 4일 오후 1시 양천구청 대강당에선 북한이탈주민후원회 등이 주최하고 양천구와 통일부·노동부가 공동 후원하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우리는 코리안’(We are the Korean)이란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박람회에는 생산·서비스업 등 30여개 업체가 참여,20세 이상의 주민 400여명을 상대로 취업상담을 한다.업체들은 상담을 통해 해당 주민의 성별과 나이 등을 고려,정규·비정규직,시간제근무 등의 취업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남한내 북한이탈주민은 모두 4195명으로 이 가운데 38%인 1604명이 서울에 살고 있다.양천구에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268가구 468명이 거주한다.북한이탈주민 교육시설인 하나원을 퇴소한 뒤 임대아파트가 많은 신정동 일대에 보금자리를 꾸미는 경우가 많아서다. 양천구에 따르면 관내 북한이탈주민의 취업률은 정규직과 임시직,자영업을 포함해47.9%이며,월 평균소득은 98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57%에 그쳤다. 추재엽 구청장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구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채용박람회를 유치하게 됐다.”면서 “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생활을 돕기 위해 경제·사회적인 지원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2650-3201. 황장석기자 surono@
  • [열린세상] 北核협상 경협과 병행을

    2003년 한해는 대북송금 특검법 수용,핵문제,6자회담 그리고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 등 정치·군사적으로 남북문제가 매우 혼란스러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에 비정치적 분야인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종전에 비해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정경분리가 성숙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더욱이 남북간에 지속적인 접촉과 협상을 통해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내년 봄 착공예정인 개성공단 시범단지와 별도로 현대아산은 1만평 규모의 시범단지를 또다시 조성한다고 한다.실제로 통일부 장관(월간 한국통일 2003년 11호)에 의하면,지난 5년 8개월간 남북간에 104회에 이르는 각급의 회담이 개최되고,인적 왕래가 5만명을 넘어섰으며,89년 연간 1872만달러로 시작된 남북교역도 연간 6억달러 규모로 성장했고,8000명의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사회와 국제사회 일각에는 남북간 교류협력 및 발전을 속으로 달가워하지 않는 저항세력이 있는 것 같다. 국내적으로는 북한불변론과 퍼주기론으로 대변되는일부 보수적 여론집단의 저항은 여전하다.국제적으로는 미,일,러,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해는 매우 민감하다.중국은 통일한국을 의식해 이미 고구려,발해의 역사를 왜곡하기 시작했다.미국도 6·15 남북공동선언의 지나친 강조를 꺼려하는 것 같다.비근한 예로 지난 11월19일 YMCA 주최 비공개 간담회에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핵문제 해결과 연관하여 대북경협 신중론을 강하게 폈다. 국내외적인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논리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누가 뭐래도 남북이 이념을 초월하여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분야는 우선적으로 경제협력분야이다.남북경협은 북한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남한기업인과 남한경제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하다.한국토지개발공사는 개성공단에서 월 임금을 57.5달러(약 6만원)로 책정했다고 한다.그래서 일본 고이즈미 총리조차도 2002년 9월 일본인 납치문제에 만족할 만한 해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방북해 북·일수교를 서둘러 북한시장을 개척하려고 안간힘을 쓴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대북송금 특검법 수용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남북교류협력 자체에 종사하는 모든 인사를 일반 파렴치범으로 형사처벌하는 쪽으로 몰아가는 듯한 분위기는 남북경협추진에 치명적이었다.현대 정몽헌 회장의 자살은 그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지난 정부에서 대북사업을 비롯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었다면 국민적 이해와 비판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본다.그러나 절차상 문제로 인해 남북정상회담과 금강산 관광 자체가 갖고 있는 민족적 대의라는 상징성과 남북한 경제발전이라는 민족적 실리를 백지화하거나 불온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아직도 우리사회 내부에 남북경협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지 못하는 지도층이 많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특히 정치권이 남북문제를 당리당략 차원에서 정쟁화하여 남북경협 4대합의서의 국회비준동의를 2년 이상이나 지연시킨 것은 국민적 비판을 강하게 받아야 한다고 본다.물론 북한도 단기적이득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남한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완비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핵문제가 아무리 급하더라도 어차피 해결하는 데는 많은 시간을 요한다.과거처럼 남북문제를 양자택일로 보는 흑백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핵문제 해결 이전에는 경협추진을 유보해야 한다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못 된다.그러므로 핵문제와 경협문제는 반드시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그 이유는 북한의 핵카드가 근본적으로 북한의 에너지난 해결과 경제적 실리를 얻기 위한 몸부림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오히려 핵문제,남북경협 병행추진이 핵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장 희 한국외대 교수 국제법
  • ‘南北 오락가락’ 끝은 법정행

    ‘조선인민군 전사-탄광 광부-사로청 책임지도원-온성군 수출지도원-우산공장 지배인-탈북-숯불갈비집 사장-입북-노동당 입당-재탈북’ 탈북했다가 입북,재탈북했다가 26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수(45)씨의 기구한 인생역정이다.1996년 탈북한 남씨는 당시 국내 정착금 864만원 및 주택지원금 840만원과 생계보조금으로 매월 108만원을 받으며 남한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결혼,자녀까지 둔 남씨는 대출받은 1억원으로 연 갈비집이 망하면서 극심한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겪었다.남씨는 자신의 불행을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으로 인식,2000년 8월 중국 베이징을 통해 북한에 입국했다.전처와 재결합한 남씨는 북한에서 잘나가는 탈북방지 강사로 활동했다. ‘공화국이 그리워 다시 돌아온 모범주민’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동당에도 입당했다.남씨는 “남조선으로 도주했지만 영웅 대접은커녕 전기고문을 받으며 상갓집 개처럼 살았다.자본주의는 세금도 수없이 많고 귀순자는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다.”고 강연하며 탈북을 막았다. 그런 그가 동생,아들 2명과 함께 재탈북해 지난달 중국 베이징 한국 공관을 통해 국내로 돌아왔다.검찰 관계자는 “자본주의를 경험한 남씨가 사회주의 체제에도 결국 적응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반성은 없고 억울하다는 심경만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吳世憲)는 이날 국내 정보기관의 활동과 탈북자 근황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알려준 남씨를 자진지원·잠입·탈출·찬양·고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책 / 한국의 봉수

    조병로·김주홍 지음 눈빛 펴냄 봉수(烽燧)란 불빛과 연기를 이용해 변경의 군사정보를 중앙과 지방의 진보(鎭堡)에 알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한 군사통신 네트워크를 말한다.봉화(烽火) 또는 낭연(狼煙)이라고도 한다.이같은 봉수는 우역(郵驛)과 함께 교통통신 시스템의 양대 축으로서의 구실을 다했다. 경기대 사학과 조병로 교수와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 김주홍 학예연구사가 함께 쓴 ‘한국의 봉수’(사진 최진연,눈빛 펴냄)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봉수의 발달사와 특징,현황 등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봉수제를 실시한 기록은 고려 중기 때부터 보인다.그러나 산 꼭대기에서 서로 바라보며 신호로써 의사를 소통하는 지혜는 일찍부터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봉수에 관한 이야기는 가락국 수로왕 전설에도 나온다.봉수의 신호체계는 낮에는 연기,밤에는 횃불로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다.그러나 안개나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 때는 나팔이나 천아성(天鵝聲,사변이 났을 때 군사를 모으기 위해 길게 부는나팔소리) 등의 각성(角聲)과 화포 등을 이용한 신포(信砲)로 전달했다.파발제가 시행된 후에는 파발을 이용하기도 했다.이러한 봉수의 신호체계를 거화법(擧火法)이라 한다. 봉수유적은 우리 민족의 유구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해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봉수터는 현재 남한지역에만 400여 곳이 남아 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통계로 본 남북한/ 국민총소득 南 4770억弗… 北의 28배

    남한은 남자가,북한은 여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남북한 전체로는 여자 100명당 남자수를 나타내는 성비가 99.8로 여자가 남자보다 약간 많다. 남북한 총 인구는 지난해 7월1일 기준 7000만 9000명으로 세계 16위 수준으로 집계됐다.남한은 4764만명으로 북한(2236만 9000명)의 2.1배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남한은 0.6%,북한은 0.5%가 각각 증가했다.남북교류 활성화 등으로 북한 방문자수(금강산관광객 제외)는 지난해 1만 2825명으로 전년 8551명에 비해 49.9% 증가했다.방문 건수도 753건으로 전년(698건)에 비해 7.9% 늘었다. 통계청이 25일 내놓은 ‘통계로 본 남북한의 모습’이란 자료에 따르면 남한 인구는 세계 26위,북한은 세계 47위 수준이었다.성비는 남한의 경우 2000년 이후 줄곧 101.4를 유지했고,북한은 2000년 96.3에서 매년 0.1%포인트씩 늘었다.여자비율이 약간씩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쌀 생산량은 남한(492만 7000t)이 북한(173만 4000t)의 2.8배,옥수수는 북한(163만 6000t)이 남한(7만 3000t)의 22배였다.남한 국민총소득(GNI)은 4770억달러,북한은 170억달러로 28배 차이가 났다.1인당 GNI는 남한 1만 13달러,북한 762달러로 격차는 13배에 달했다. 산업구조에서는 농림어업 비중이 남한은 4.0%에 불과한 반면 북한은 30.2%나 됐다.이같은 산업구조 영향으로 농업인구는 북한(823만 2000명)이 남한(359만 1000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교통 분야에서는 남한의 철도 길이가 3129㎞인 데 비해 북한은 2106㎞가 더 긴 5235㎞였다. 주병철기자 bcjoo@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