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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유럽헌법 좌초와 한국통일/이덕일 역사평론가

    유럽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잇달아 거부되면서 통합유럽호가 좌초위기를 겪고 있다. 유럽헌법의 핵심조항은 ‘대통령직과 외무장관직 신설, 집행위원회 구성, 상호안보, 기본권 헌장, 이중다수결제도, 핵심정책 거부권 폐지’ 등인데, 이중 핵심정책 거부권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표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유럽헌법이 가져올지도 모를 경제적 불안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5월 동구권 10개국가가 한꺼번에 EU에 가입한 것이 기존 회원국 국민들의 불안감을 확산시켰다는 것이다.EU의 40% 수준인 동구권 국가들의 가세가 자신들의 경제상황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고 지레 짐작한 것이다. 결국 유럽헌법안 부결의 속내는 통합비용 지불에 대한 거부인 것이다. 이는 우리의 통일문제를 돌아보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수 있다.2004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914달러로 남한의 16분의1 수준이다. 남북이 통일될 경우 한국이 막대한 통일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 구체적 액수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가 없지만 2003년 홍콩의 HSBC는 통일 첫 해 국내 총생산의 4.4%(236억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서울신문 2003년 3월3일자). 마커드 놀랜드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0년간 매년 60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는데,10년간의 통일비용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700조원이었다(매일경제 2003년 10월14일자). 이보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00년 통일 후 10년간 최소 7700억달러(약 855조원)에서 최고 3조 5500억달러(약 3940조원)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문화일보 2000년 4월21일자). 물론 이런 연구 결과들이 어느 정도 정확한지는 통일이 되어 봐야 알겠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와 네덜란드 국민들이 경제적 불이익의 발생을 우려해 유럽헌법을 부결시킨 사례는 우리에게 통일문제에 대해 보다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할 당위성을 말해주고 있다. 군사비와 젊은이들의 의무 징병비용 등 분단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무조건적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반론도 있지만 군사비와 의무 징병비용 등은 분단비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주독립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비용이라는 점에서 큰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중국과 일본이 군비경쟁에 나서는 현재의 동북아 상황에서 통일을 달성했다고 우리만 군을 해체하거나 우리 영토를 방어하지 못할 정도로 대폭 축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이 세계사적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을 이룩해야 하지만 자칫 섣불리 접근할 경우 기존의 성과마저 무효로 돌릴 수 있는 파괴력이 있기 때문에 통일문제는 냉정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 요구된다. 통일에 대한 전략적, 전술적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이 남북한 국민 모두에게 상호이익이 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만약 일정 정도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우리가 감내할 만한 수준의 피해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교류 상황은 로드맵이란 말을 사용하기가 민망하다.20만t의 비료를 갖다 바친 끝에 맺은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되어도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수용하는 조공(朝貢)식 교류가 통일 로드맵에 의한 것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행태가 반복된다면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통일에 대한 회의가 확산될 것이 우려된다.‘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던 6·15회담이 몰래 달러를 갖다 바치고야 성사되었다는 사실 하나가 드러나면서 ‘6·15합의’에 감동하는 장삼이사(張三李四)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지 않았던가. 갈 길이 멀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설계도도 없이 거대한 집을 짓겠다고 덤비다가는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105층짜리 평양 류경호텔 꼴이 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이덕일 역사평론가
  • 한중일 ‘역사왜곡 방지’ 심포지엄

    한중일 ‘역사왜곡 방지’ 심포지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파동이 낳은 최대의 성과는?아마 한·중·일 3국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 가운데 일본 시민사회는 부러움과 우려의 대상이다. 철저한 풀뿌리 운동이라는 점에서는 앞서 있지만 일본사회의 전반적인 우경화 때문에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올바른 역사인식’이 일본 젊은이들에게는 ‘공자 왈 맹자 왈’하는 고리타분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며 지난 20여년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 ‘피스보트(Peace Boat)’다. 젊은이의 눈높이에 맞춘 활동 덕분에 ‘시민단체 활동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심포지엄 참석 차 방한한 피스보트 대표 노히라 신사쿠를 만났다. 피스보트는 어떤 단체인가. -1982년 제1차 역사교과서 분쟁이 일어났을 때 역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겨났다. 당시 언론인, 대학생, 연구자 등 200여명이 뭉쳐, 배를 타고 다니며 아시아를 직접 체험해보자고 했다. 이것이 피스보트다.1983년 정식 출범한 뒤 지금까지 49차례 항해에 2만 5000여명이 참석했으며 세계 60여개국을 돌았다. 지금도 바다 어딘가에 피스보트는 항해 중이다. 시민단체 활동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1960∼70년대 학생운동이 실패한 뒤 일본 시민운동에는 젊은이들이 없다. 이런 젊은이들을 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배 타고 다니며 댄스파티, 시장구경, 요리대회 등 즐거운 일을 벌인다. 재미있는 것은 세계여행할 욕심에 피스보트 사무국을 들락날락하다 자연스럽게 지뢰·기아·난민·역사 문제를 접하고 또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점이다. 세계평화를 체험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피스보트 참가자의 반 이상이 20대다. 한국 시민단체와는 연계해서 활동하나. -물론이다. 마침 올해 8월13일부터 27일까지 한국 환경재단과 함께 ‘부산-인천-단동-상하이-오키나와-나가사키’ 루트에 참가할 600명을 모집 중이다.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환영한다. 노히라의 경우는 어떤가. 피스보트를 통해 어떤 변화를 겪었나. -도쿄 사람이 내 고향 가고시마를 ‘시골 깡촌’으로 여기는데 화가 났었다. 그런데 나 역시 동남아시아를 그렇게 보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게 됐다.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90년대 초에 피스보트에 올랐다. 그리고 베트남에 갔었는데 있는 그대로의 베트남보다는 ‘이국적인 뭔가’를 찾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랐다. 미군이 일본에 와서 기모노 입은 여성을 보고 ‘뷰티풀’이라고 외치는 것을 불쾌하게 여겼던 것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한국 사람들도 그런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 -북한과 관련해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주겠다. 내가 판문점을 통해 남에서 북으로 갈 때였다. 안내자가 청바지를 입지 말라고 했다. 북한은 청바지를 ‘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전에 판문점을 통해 북에서 남으로 내려올 때 우리 일행의 반 이상은 청바지 차림이었다.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일본 사람이나 남한 사람이나 북한사람은 뭔가 세뇌당하고 로봇처럼 산다고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편견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한·중·일 3국인들이 모두 피스보트에 오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교과서 문제가 중요한 것이다. 일본 언론은 한국·중국에 대해 “냉정하게 대화로 해결하자.”고 말하는데 ‘맞은 사람’은 화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때린 사람이 대화로 풀자고 하면 말이 안 된다. 왜 화가 났는지 물어보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 한국 내에서 우리의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의 민족주의를 똑같이 놓고 비교할 수 없다. 일본은 과거 침략과 지배를 미화하는 민족주의이고 한국은 이에 저항하고 해방운동을 벌여온 민족주의다. 둘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이미 한국은 많이 변했다. 인권이나 민주화 수준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민족주의가 과하다거나, 걱정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송승재 재일코리안청년연합 대표 “일본에서 살아가야 할 재일한인 문제를 생각해서라도 한국 정부와 사회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강력히 대처해야 합니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송승재(31) 재일코리안청년연합(KEY) 대표는 조국의 도움을 강력히 요청했다.KEY는 재일한인 3∼4세들의 모임. 그들이 느끼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의 심각성은 국내에서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왜일까. “역사교과서 왜곡을 통해 식민지시대를 합리화한다는 것은 곧 재일한인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재일한인들은 식민지시대였기 때문에 일본에 건너간 우리 동포의 후예들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본의 역사교과서는 과거의 잘못을 빼거나 제대로 기술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교과서로 공부한 아이들이 자라나면 우리 재일한인들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한인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류열풍에 힘입어 재일한인들의 입장이 조금 나아진 측면도 있지 않을까.“일본의 미디어들은 ‘욘사마’를 한번 비추고는 일장기 불태우는 한국·중국의 집회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일본인들은 ‘일본은 아시아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다른 나라는 그러지 못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혹여 재일한인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는지 물었다.“아직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교과서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지속적으로 읽혀지는데 길게 보면 교과서에 반영된 인식이 전체적인 사회의 인식을 바꿔놓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 때문에 KEY는 역사교과서 채택률을 떨어뜨리는데 온 힘을 다 모을 예정이다.“8월 말쯤 각급 교육위원회와 학교의 채택결과가 나온다지만 실질적으로는 7월 초·중순쯤에 이미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를 대비해 일본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후소샤교과서의 내용과 본질을 알리는 작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후소샤교과서 어떻게 막나 이제 7∼8월이면 일본의 각급 교육위원회와 학교를 중심으로 역사교과서 선택을 결정한다. 가장 왜곡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후소샤 교과서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일본 우익은 채택률 10%를 목표로 내세웠다. 물론 한국과 중국은 채택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와 중국의 사회과학원, 일본의 풀뿌리 시민사회단체들이 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모여 ‘동북아 평화와 역사갈등, 해결을 위한 모색’이라는 이름의 심포지엄을 열었다. 후소샤 교과서를 어떵게 막을 것인가,‘마지막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먼저 하종문 한신대 교수, 변슈위에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교수, 다와라 요시후미 ‘어린이와 교과서 네트21’ 사무국장이 한·중·일 3국의 상황을 발표했다. 이들은 후소샤 교과서의 역사왜곡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이 교과서로 인해 다른 교과서들까지 우경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의견을 모았다. 동시에 지난달 한·중·일 공동으로 출간한 ‘미래를 여는 역사’에 대해 “공통의 역사인식을 위한 실험은 일단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 뒤 후소샤 교과서 채택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요시후미 사무국장은 ▲후소샤 교과서에 대한 학습회를 개최하고 ▲교과서 순회 전시회를 여는 한편 ▲각급 시민단체와 지자체간의 연대를 튼튼히 한다는,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제시했다. 오후에는 한·중·일 3국 각 지역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여기서는 풀뿌리 시민단체 활동이 활발하고, 후소샤 교과서 채택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본내 활동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교육과 자치 사이타마 네트워크’는 후소샤 교과서를 감수한 사람이 교과서 채택권한을 가진 교육위원회의 위원으로 부임한 상황을 강력히 비판했다.7월10일 이 교육위원의 파면을 요구하는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고 여기에 한국측의 적극적인 참가를 요청했다. 류큐대 다카시마 노부요시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알려진 대로 역사교과서 검정 과정에서는 선입관없이 공정한 심사를 위해 철저히 교과서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후소샤는 미리 검정신청본을 유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 유출과 동시에 각급 교육위원회 등에 후소샤 교과서를 채택하라고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노부요시 교수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 낸 신고서를 통해 “교과서는 교육적 상품이고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불공정한 거래방식은 절대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과서를 용서하지 않는 시민네트워크 후쿠오카’는 교육위원회 위원장에게 “21세기를 함께 살아갈 이웃나라와의 우호관계를 구축해나가기 위한 교과서인지 아닌지가 교과서 선정의 중요한 관점이 되어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참가자들은 결국 “어떤 방법을 택하든 지속적이고 끈질긴 감시와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여고동창 4인방 동강 래프팅 체험

    여고동창 4인방 동강 래프팅 체험

    래프팅(Rafting·급류타기) 시즌이 돌아왔다. 거친 급류와 싸우는 래프팅은 여름 레포츠의 백미. 소름돋는 그 시원함이 이제 막 시작됐다. 친구, 연인이 함께 급류를 헤쳐나가며 우정과 사랑을 다질 수 있고, 자연과 호흡하며 심신도 단련할 수 있다. 푸른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며 바라 보는 풍경화같은 주변 경관은 자연속으로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젊음이 요동치는 스릴 만점의 래프팅. 주말매거진 WE는 스물 두 살 여고동창생 4인방의 래프팅 도전에 따라 나섰다. 바쁜 직장생활과 대학생활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이지나(강원랜드 딜러)·정연주(코디네이터)·유화정(청주대 신문방송학과 3년)·이진영(경기대 교정학과 3년)씨 등이 의기투합해 충북 단양군 양지골 동강하류(남한강 상류)의 급류 속으로 뛰어 들었다. 스릴 넘치는 래프팅의 시원한 물살 속에 빠져보자. 단양 조현석 한준규기자 hyun68@seoul.co.kr ●가자! 동강으로 가르자! 물살을 “짜·씬(자신) 있습니다!” 지난달 5월31일 오후 2시. 고씨굴 인근 가재골 다리 아래 10인승 러버보트(고무보트)가 내려지면서 여고동창 4인방의 래프팅 도전이 시작됐다. 양지골까지 7.8㎞. 사람들은 이 곳을 동강 하류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강과 서강, 옥동천이 만나 남한강이 시작되는 남한강 상류다. 양지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래프팅 업체인 ‘팀 542’의 5년차 가이드 노기호(24)씨의 간단한 몸풀기 체조와 장비착용, 장비설명을 들은 뒤 이들을 실은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출발한다. 처음 래프팅을 해보는 연주·진영씨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하나, 둘…, 셋, 넷…” 가이드의 ‘하나, 둘‘ 구령에 ‘셋, 넷‘을 외치며 함께 배를 탄 사람들과 열심히 패들링(노젓기)을 한다. 20분쯤 내려가자 첫번째 급류인 ‘가재골 급류’를 만난다.‘그르렁’ 거리는 물소리는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크다. 잠잠하던 물길을 따라 가던 파란색 보트는 급류 앞에서 잠시 주춤거리는 듯 싶더니 순식간에 ‘우당탕’ 소리와 함께 급류속으로 빨려든다. “하나, 둘…, 으∼악!, 하나, 둘…, 엄∼마야!” 조용하던 강물 위에는 구령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메아리 친다. 보트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고, 배안으로는 물이 쏟아진다. 그러나 물결에 파묻히는 듯한 전율도 잠깐.10m의 급류를 벗어나자 물결은 거짓말처럼 고요해진다. 코스의 3개 급류 중 첫번째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의 숨소리가 들린다. 가이드 노씨는 “이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조금만 내려가면 엄청난 급류가 기다린다.”며 겁을 준다.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몇 차례의 여울을 지나 물길이 잠잠한 ‘원추리 계곡’에 도착하자 가이드의 짖궂은 장난이 시작된다. ‘하나, 둘‘하던 패들링 구호가 ‘참새…, 짹짹‘‘오리…, 꽥꽥‘으로 바뀐다. 유치원생 나들이에서나 나올 법한 구호지만 래프팅에서는 자주 애용되는 구호.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짹짹’거린다. 함께 보트를 탄 50대의 한 아저씨가 노래를 시키자 지나씨는 ‘소양강 처녀’와 ‘어머나’를 부르며 흥을 돋군다. 가이드가 준비한 첫번째 게임은 ‘롤링 게임’. 보트 주변에 올라선 채 ‘바이킹’을 하듯 좌우로 보트를 흔들어 서로를 물속으로 떨어뜨리는 게임이다. 모두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으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너나없이 줄줄이 물속으로 빠진다. 강물이 무서워 보트에 매달려 있던 연주씨 또한 “예외는 없다.”는 가이드의 떠밀려 물속으로 빠진다. 하염없이 물속으로 빨려들어가던 연주씨가 물을 먹고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허우적 거린다.“머리를 계곡의 상류로 하고, 다리를 하류방향으로 하고 누워보라.”는 가이드의 말을 따라하자 구명조끼의 부력으로 몸이 이내 물에 뜬다. 연주씨 등 사람들이 어느덧 물에 적응하자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수영을 즐긴다.“이제 그만 보트에 올라타라.”라는 가이드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강물에 누워 수영을 즐긴다. 가이드의 말을 가장 안듣는(?) 지나씨는 물에서 보트 위로 올려준다는 가이드에 속아 물에서 건져 올렸다가 다시 강물로 밀어넣는 속칭 ‘물빨래’를 당한다. 30도를 육박하는 초여름 더위도 이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듯했다. ●거친 물살, 요동치는 젊음 아직도 2개의 급류를 더 통과해야 하지만 벌써 1시간이 훌쩍 흘렀다.“이렇게 가다보면 3∼4시간은 걸려도 모자란다.”는 가이드의 재촉에 패들링이 빨라진다. 두번째 급류인 ‘충강급류’로 이어지는 길은 한폭의 그림. 기암과 절벽이 어우러진 주변 경관이 래프팅의 맛을 한껏 더해준다. 특히 보트 위에서 본 풍경은 강물밖에서 본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강물에 삐죽 솟아있는 이름모를 바위며 풀, 곤충이 손에 잡힐 듯 정겹다. 갑자기 기기묘묘한 바위산 위의 왼쪽 절벽위로 커다란 손바닥 모양의 특이한 나타난다.“바위 이름이 뭐냐”는 진영씨의 질문에 가이드는 “온달 손바닥”이라고 얼버무린다. 이름없는 바위지만 인근에 온달산성이 있는 탓에 ‘온달바위’로 급조된 것.‘장풍바위’로 부르는 가이드도 있어 이름이 그때그때 다르다. 이름이 다른들 어떠랴! 시원한 강물은 도심속의 갑갑함을 풀어주기 충분하다. 드디어 두번째 급류인 ‘충강 급류’에 도착했다. 이 곳이 충청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역이어서 이렇게 부른다. 래프팅이 시작된 곳은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각동마을 고씨굴이고, 래프팅이 끝나는 양지골은 충북 단양군 영춘면 오사리로 보트를 타고 도(道)를 넘게되는 셈이다. 첫번째 급류를 경험한 탓인지 패들링 솜씨가 능숙해졌고, 급류를 벗어나는 솜씨도 크게 늘었다.“으∼악” 소리도 “야호∼” 소리로 바뀌었다. 그것도 잠시.20여분쯤 더 내려가자 동강하류 래프팅의 최대 하일라이트인 ‘용탄급류’가 나타났다. 첫번째 급류를 통과할때 가이드가 겁을 주던 그 급류다. 역시나 물소리가 심상치 않다. 지나씨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보트가 물속으로 들어가자 “좌현, 우현!” 흔들리는 보트의 균형을 잡으려는 다급한 가이드의 목소리도 긴박감을 더한다. 급류 길이만 50∼60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길이의 급류. 물살을 가르고 빠져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걸렸지만 오금이 저려올 정도로 짜릿한 순간이었다. 패들링을 하느라 팔이 저려왔지만 래프팅이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한번 더 타요.” 2시간 30분 동안 3개 급류를 무사히 통과한 여고동창 4인방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돌았다. 지나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한 멋진 래프팅은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미리알고 가세요 래프팅이 끝나면 ‘양지골관광농원 쉼터’(www.yangjigol.com,043-423-8883)에서 멋진 음식이 기다린다. 마음씨 좋은 쉼터 사장님 박시경(53)씨가 손수 구운 돼지갈비와 안사장 이명순(51)씨가 만든 콩국수가 일품이다. 이씨가 직접 재배한 콩을 갈아만든 콩국수는 구수하고 담백해 지친 심신을 풀어주기에 그만이다.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래프팅의 피로도 날릴 수 있다. 대표 음식은 여름철 보양식인 송이토종한방백숙. 토종닭에 송이버섯과 읍나무, 가시오가피, 천궁, 당귀, 대추, 밤, 녹각 등 한방재료를 넣어 만든 백숙은 영양만큼이나 담백하고 맛있다. 가격은 4만원으로 어른 4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양지골에는 숙식을 겸할 수 있는 황토방이 있다. 수용인원은 100여명으로 15명에서 20명이 묶을 수 있는 큰방 3개와 5인실 6개가 있다.7∼8월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해야 한다. 오사리의 지명을 따 만든 ‘팀 542’(www.team542.com)는 양지골에 일대에서 가장 많은 35대의 보트를 보유하고 있어 하루 1000명이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3만원이며, 오전 9시, 낮 12시30분, 오후 3시 등 하루에 3번 출발한다.(02-3432-5542,043-423-5542) 양지골에서는 래프팅과 황토박 1박, 식사 2회 등을 묶어 패키지로 3만 9000원에 판매하는데 4인 이상 예약이 가능하다.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나 제천IC에서 나와 단양읍과 영월읍을 거쳐 갈 수 있다. 북단양IC에서 나오면 59번도로와 522번,595번 도로를 거쳐 고씨굴 방향으로 가다보면 남한강을 굽어보는 절벽위로 양지골을 만난다. 제천IC로 나오면 38번 국도와 88번 지방도로를 따라 고씨굴을 지나서 나온다. 제천IC로 빠지는 것이 시간이 약간 절약되지만 남한강의 경치를 즐기려면 북단양IC로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초보자도 걱정붙들어 매GO! 래프팅은 현장에서 가이드의 간단한 장비착용 교육을 받으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장비는 8∼10인승 러버보트가 있는데 대부분 길이 4m20㎝의 420러버보트를 사용한다. 구명조끼는 80∼100㎏의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부력을 지녔으며, 안전모는 바위나 돌에 부딪혔을 때 머리를 보호한다. 기초 교육으로는 패들링(노젓기)과 래프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한 안전교육이 기본이다. 패들핑은 어깨 넓이만큼 벌린 상태에서 수면 깊이 넣어 저으며, 좌현(왼쪽에 앉은 사람만 노를 저음), 우현(오른쪽에 앉은 사람만 노를 저음), 양현(좌현과 우현이 함께 노를 저음)을 외치는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저으면 된다. 물에 빠졌을 경우 절대 당황하지 말고 5∼10초간 호흡을 멈추면 구명조끼를 입고 있기 때문에 물위로 뜬다. 이때 머리는 계곡의 상류, 다리는 하류 방향쪽으로 향해야 한다. 앞을 보며 흘러내려가야 바위나 돌을 피해 안전지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한탄강과 동강, 내린천, 홍천강 등 래프팅 장소가 많은데 한탄강과 내린천은 물살이 빨라 상급자들에게 알맞고, 동강은 물살의 흐름이 완만한 편이어서 초보자들에게 적당하다. 양지골은 다른 곳과 달리 수량이 풍부해 가뭄 때에도 래프팅을 즐길 수 있고, 강에 바위가 많지 않아 안전사고가 거의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 [뉴스플러스] 스텔스기 한반도 전개 완료

    주한미군사령부는 미 공군 소속 F-117 스텔스 전폭기의 한반도 전개가 완료됐다고 7일 발표했다. 주한미군은 이날 “미 뉴멕시코주 홀로만 공군기지 제49 전투비행단 소속 F-117A 전폭기 15대와 장병 250여명이 지난주 군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의 스텔스기는 2003년과 지난해에도 한반도에 순환 배치됐었다. 주한미군측은 또 “스텔스 전폭기의 한반도 순환 배치는 미 공군의 원정군 전개훈련의 일환으로, 한반도 지형 숙지 등을 위한 것”이라며,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대북 압박책’이라는 일각의 분석을 부인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번 스텔스기 전개는 4개월가량 이뤄지며,F-117 조종사들은 미 F-16 전투기와 함께 다양한 기상상태에서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 평양방송은 이날 “6·15 북남 공동선언 발표 5주년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화해와 통일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이 땅에 북침 핵전쟁 위기가 엄습해 오고 있다.”며 미국의 스텔스 전폭기 남한 배치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 [오피니언 중계석] 남한 중도좌·우파가 통일 앞당길 것/강영훈 前총리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원장 양무목)은 6일 오전 9시30분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광복 60년-남북관계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기조강연인 ‘남북관계의 바람직한 발전방향과 통일전망’을 요약한다. 자유민주진영과 공산진영 사이에 양자택일을 강요하던 국제정치사회에서 공산진영의 붕괴는 자유민주정치세력의 주도에 의한 세계화 시대로의 발전을 가능케 하였다. 아울러 과학 기술의 발달과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은 세계시장기능을 형성, 국경을 초월한 경제활동을 가능케 하여 국제사회의 정치적 제한 요인을 완화했다. 북한은 현재 중국의 정치·경제발전 모델과 남한경제에서의 혜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흐름이 일고 있다. 중국이 경제대국, 군사대국으로 발전함에 따라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과 한·미공동방위조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대중 전략에 편승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묵인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미·일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또한 동북공정(東北工程)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산둥성 지역까지 영유했던 고구려 역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이같은 국제정치사회의 변화상과 더불어 대국적 견지에서 자초자화(自招自禍)하는 일이 없도록 예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인간사회의 무한경쟁 수단인 무기성능이 거리의 단축과 가공할 파괴력으로 발전하면서, 동질(同質)의 무기를 소유한 국가간의 전쟁은 공멸 가능성을 초래하게 됐다.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소유국간 전쟁이 정책의 수단이 될 수 없게 된 상황과 국제정치사회의 공존이 불가피하게 된 요즈음, 세계화 시대정신과 한민족 고유문화정신인 이화세계(理化世界)정신의 공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기술 발달에 의한 지구표면 단일생활권 형성에 따라 세계시장기능 발전이 세계인의 무한경쟁 측면을 시사하지만, 무기 파괴력의 발달이 무한한 힘의 사용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민족 고유문화정신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이 세계화시대 지도이념과 일맥상통함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훼손된 자연환경이 세계 기후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현상을 초래하게 된 국제사회 현실에서 인간과 자연의 상생관계(相生關係) 회복과 한민족 전통문화의 대자연관(對自然觀)-자연의인화(自然擬人化) 관계를 상기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기본정책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를 세계 수준급으로 발전시켜 오는 동안에, 북한 정권은 공산주의 계획경제의 실패를 자인하고, 자유시장기능 도입을 시도하다 여의치 않자 일반시민에게 각자 자유로운 생활을 종용하며, 중국의 시장기능 존중 사회주의 국정노선을 추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북한 사회상의 변화에 상응하듯이 남한에서도 제 16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하여 자유민주주의사회와 명백히 정치성격을 달리하는 사회민주주의 정치노선이 포퓰리즘과 참여정부라는 구호 하에 국회의 과반수 의원석을 점유하게 되는 상황은 현재로는 마치 진보와 보수의 양자택일 국면같이 보이나, 그것이 민주주의 원칙에 배반됨을 자성하면서, 남한 정국은 영국과 같이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정책대결로 방향이 잡히게 될 것을 기대한다. 영국의 노동당과 보수당이 정치세력을 대표하여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귀중한 본보기다. 북한정권이 사회민주주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실정과 남한이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노선에 의한 양당제도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은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할 것이다. 남북이 이와 같은 사회발전 성격의 변화에서 상호 공통점을 가지게 될 때, 남북관계는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견지하여 평화통일의 전망이 한층 더 밝아지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강영훈 前총리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저널] 북핵문제의 국가적 기회비용

    미국 상원의 공화당 원내대표인 빌 프리스트 의원이 지난 1일(현지시간) 하버드 의대에서 “남한이 핵무기를 갖고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모교인 하버드 의대에서 ‘바이오 테러’를 주제로 강연하던 프리스트 의원은 “바이오 테러의 위협이 크다면서 왜 의회는 핵 테러 예산만 편성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 남한에서는 사정거리가 1500마일에 이르는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답변했다고 하버드대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명백하게 북한을 남한으로 잘못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리스트 의원측과 주미 한국대사관측에 코멘트를 요구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집권당의 상원 원내대표는 워싱턴 정가에서도 핵심 실세이며, 프리스트 의원은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도 속한다. 물론 실수였겠지만 그만한 인물이 남·북한을 쉽게 헷갈리고 해명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은 사우스(남)든 노스(북)든 ‘코리아는 핵 때문에 골치가 아픈 곳’이라는 인식이 깊이 심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미국의 주요 언론사로 접수되는 독자 투고 가운데 “한국은 오랜 동맹이고 미군이 피를 흘리며 지켜준 나라인데 왜 핵을 개발해서 미국을 괴롭히느냐.”는 힐난이 담긴 내용이 적지않게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북핵 문제 때문에 우리가 치러야 하는 국가적 기회비용이 너무도 크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정치와 정부 정책, 기업 활동과 금융시장, 언론 보도와 시민단체의 활동, 그리고 국제관계에서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북한과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의 무게로 우리를 짓누르는가를 생각하면 새삼 놀라게 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 때 오랜만에 만난 동창 2명과 골프장을 찾았다. 그날 혼자서 골프장에 나온 점잖은 풍모의 미국 신사가 함께 라운딩하기를 원했다. 한국에서 온 신문기자라고 소개하자 그 신사는 반색을 하며 “어떤 분야를 주로 취재하느냐.”고 다정하게 물었다. 별다른 생각없이 “북핵 문제 같은 좀 지루한 이슈를 다룬다.”라고 답변하자 그의 안색이 바뀌었다. 텍사스 출신인 그 신사는 “북핵 문제는 지루한 이슈가 아니라 무서운 이슈”라고 정색을 하며 되받았다. 그날 골프 스코어는 엉망이었던 것 같다. dawn@seoul.co.kr
  • [책꽂이]

    ●미래를 여는 노벨상 이야기(김용운 지음, 우성 펴냄) 노벨상 수상자의 업적과 생애를 통해 현대과학을 소개하고 주요한 발명과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환경, 창조성에 기여하는 교육과 문화의 관계를 밝힌다. 한국 과학기술 수준과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도 짚었다.1만 5000원. ●들꽃은 스스로 자란다(주중식 지음, 한길사 펴냄) 거창 샛별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교육 이야기.‘조그만 향기마저 바람에 나눠주고 싶은 들꽃이 되고 싶다.’는 그가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놀면서 나눈 이야기들과 이들에게 전해주는 소중한 가르침을 담았다.1만원. ●잊혀진 가람탐험(장지현 지음, 여시아문 펴냄) 돌보는 이 없고, 개발의 삽날에 찍혀 잊혀져 가는 폐사지 순례기. 양양 진전사지, 여주 고달사지, 익산 미륵사지, 제주 법화사지 등 남한 9개도에 흩어져 있는 35개 폐사지를 찾아 한국 불교의 흔적을 더듬는다.2만 3000원. ●중국의 문화지리를 읽는다(후자오량 지음, 김태성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거대하고 복잡한 중국문화의 지형을 짚는다. 문화가 중국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관점을 견지하면서 중국의 남과 북, 과거와 현재를 샅샅이 실사하며 중국문화의 핵심을 선명하게 드러낸다.2만원. ●대중의 반역(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황보영조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 현대 대중사회의 본질을 파헤친 문명 비판서.20세기 초반 유럽사회에 몰아닥친 ‘대중의 습격’을 목격하면서 대중이 역사의 전면에 떠오르게 된 상황을 문명사적으로 해석했다.1만 2000원. ●위대한 꿈의 기록, 카프카의 비밀노트(이윤택 엮음, 북인 펴냄) 불확실한 현대인의 삶을 드러내며 20세기 문학의 한 특징적 징후를 보여주었던 카프카의 아포리즘 집.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그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단초를 카프카의 소설과 일기, 편지글 등에서 발췌하였다.9500원. ●명문가의 자식교육(김영수 편저, 아이필드 펴냄) 중국 역대 명인들의 자식교육법을 소개한다. 서한시대의 동박삭으로부터 삼국시대 촉의 제갈량, 송대의 주희, 명대 말기의 개혁가 장거정, 근대 중국의 계몽사상가인 엄복에 이르기까지 한 집안을 이끌었던 가장으로서 남긴 진솔한 교육이야기를 담았다.1만 8000원.
  • 北해킹능력 CIA수준

    현대전(戰)에서 사이버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해킹능력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준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방과학연구소(ADD) 변재정 책임연구원은 2일 국군기무사령부와 고려대·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공동으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2005년 국방정보 보호 컨퍼런스’에 제출한 주제 발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방 정보전 대응발전 방향’이라는 내용의 발표문에서 “북한의 정보전 능력에 대한 모의실험 결과, 북한의 해킹능력이 미 CIA수준으로 평가됐다.”면서 “북한의 해킹능력은 미 태평양사령부 지휘통제소와 미 본토의 전력망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변 책임연구원은 또 북한은 500∼600명 규모의 해킹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컴퓨터망 해킹 및 지휘통신체계 무력화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5년 과정의 ‘미림 자동화 대학’에서 전문 해킹기법을 연구하고 있으며,1981년 이후 매년 100명가량의 사이버전 전문인력이 배출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북한은 이밖에도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인터넷 서버를 통해 사이버전을 전개하고 있으며, 총 39개의 도·감청기지를 운용, 남한 전역의 신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정보전 능력이 이처럼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 상당한 수준인 데 비해 우리의 정보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국군기무사는 효과적인 해킹 대응을 위해 군 주요 기관이 참여하는 ‘국방정보보보협의회’를 오는 11월 출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기무사 강명수(중령) 과장은 이같이 말하고 “협의회에는 국방부 정보본부와 정보화기획관실, 합동참모본부, 각군 본부, 기무사 등 군 주요 기관이 참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사설] 6·15 행사, 의연하게 대처하라

    북한은 역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이 드러났다. 북측은 오는 14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남측의 민간과 정부대표단 규모를 3분의1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해 왔다. 대표단 규모는 남북이 합의한 사안이다. 북한이 대표단 규모를 줄이자는 이유도 상투적이다. 미국이 최근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비난하고, 남측에 스텔스 전폭기를 투입하는 등 행사 개최에 난관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남북간 합의사항들을 북·미관계나 군사훈련과 연계시켜 느닷없이 팽개치는 모습은 한두번 본 것이 아니다. 이런 돌출행동을 자꾸 하다 보니 북한의 속셈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급한 비료지원은 얻어냈으니, 이제 남한을 북·미관계의 볼모로 삼아 이리저리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성의를 무례와 전략으로 이용한다면 남측도 이제 원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그렇게 요구했다면 정부나 6·15관련 민간단체들도 방북을 포기하거나, 주저없이 대표단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옳다. 북한더러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나 설득은 공허하다. 설사 북한이 다시 대표단 규모를 줄이지 말자고 하더라도 이미 6·15행사는 김이 빠지고 만 것이다. 통일부측이 북측에 합의사항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도 모양이 우습다. 북한이 받아들여도 체면을 구긴 것은 마찬가지다. 대표단 규모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장관급 대표단 구성에 목을 매고, 국회의원들이 서로 가려고 줄을 섰던 것도 결국 북한을 제멋대로 하도록 부추긴 결과밖에 안 됐다. 평양에서 열리는 민간행사에 장관이 참석해 북핵문제나 남북간 심도있는 대화를 기대한 것도 애초부터 정부의 판단착오다. 이제부터는 북측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 영종도 구석구석 가족드라이브

    영종도 구석구석 가족드라이브

    여름의 길목인 6월은 시원한 햇살이 질주본능을 자극한다. 어디를 가도 푸른 신록을 마주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탁 트인 도로에서 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시원스럽게 내달리면 쌓인 스트레스는 저절로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영종도는 초여름을 즐기는데 더없이 좋은 드라이브 코스.6∼8차선의 넓은 공항전용고속도로로 운전하기 편하고,1년내내 교통체증이 전혀 없는 곳이다. 또 서울에서 1시간만 달리면 한적한 바다와 숲을 만날 수 있고, 인근 섬을 오가는 페리에 차를 싣고 10여분을 가면 인기 드라마, 영화 세트장이 반긴다. 여기에 영종도의 명물 바지락 칼국수와 영양굴밥 등 먹을거리는 물론 국내 최대 해수온천이 있어 더욱 즐겁다. 밤에는 화려한 영종대교의 조명이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해외로 떠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영종도의 숨은 명소를 찾아 활주로처럼 곧게 뻗은 도로를 시원스레 달려보자. ●시원한 도로를 달려 탁트인 바다와 마주하다 오랜만에 누려보는 자유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서울 강변북로를 벗어나 인천공항고속도로 초입인 북로 분기점(JCT)에 들어서자 가슴이 활짝 열린다. 마치 비행기 활주로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막힘이 없다. 시속 100㎞. 속도계의 바늘이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지만 전혀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6∼8차선 공항 전용도로는 해외 여행객을 실은 차량들만 오갈 뿐 한적하기 그지없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나무들이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영종도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달려본 곳이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초록으로 물든 세상을 감상하며 20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행료가 64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풍성한 자유와 비교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통행료를 아끼려면 북인천IC에서 진입하면 된다. 통행료 3100원. 첫 휴식지는 영종대교 기념관(032-560-6400).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장이고, 어른들에게는 초여름 시원함을 선사하는 곳이다. 영종대교를 건너기 전에 하부도로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 곳에서는 4.4㎞에 이르는 영종대교의 탁 트인 전경은 물론 물때를 맞추면 광활한 갯벌도 볼 수 있다. 내부에는 영종대교 건설에 얽힌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소개해 놓았다. 입장료는 무료. 북로 JTC에서 공항까지는 40㎞로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쉬엄쉬엄 달려도 1시간 내에 도착한다. 도로에 무인단속카메라가 많고, 무엇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과속은 금물. 본격적인 드라이브는 영종대교를 건너 공항터미널로 가기전에 공항입구 JCT를 빠져나와 시작된다. 영종도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방조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해변을 끼고 달리며 탁트인 해변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는 공항입구JTC→삼목선착장→북측방조제도로→을왕리해수욕장→용유해변→잠진도→남측방조제도로→영종도 선착장(구읍배터)으로 잡는 것이 좋다. 공항터미널은 남측방조제에서 호텔단지를 끼고 들어가면 된다. 굳이 공항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섬 곳곳에서는 항공기의 이착륙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북로JCT뿐만 아니라 올림픽도로 88JCT, 서울외곽순환도로 노오지JCT, 북인천 IC 등을 통해 들어 갈 수 있다. 섬 곳곳에는 낭만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명소인 을왕리해수욕장을 비롯해 왕산해수욕장, 선녀바위해변, 용유해변, 거감포해변 등을 스쳐 지나가도 좋고 잠시 쉬면서 초여름의 시원함을 만끽할 수도 있다. 을왕리해수욕장의 위치는 ‘용이 바닷물을 타고 흘러간다.’는 뜻의 용유도. 공항이 건설되면서 영종도와 연결됐다. ●페리에 차를 싣고 드라마 속으로 최근의 여행 트렌드인 드라마와 영화촬영지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KBS드라마 ‘풀하우스’와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촬영된 것을 비롯해 현재는 MBC소설극장 ‘김약국의 딸들’을 촬영하고 있다.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실미도’의 실제 무대가 있다. 풀하우스 촬영지는 삼목선착장에서 세종해운(884-4155)에서 신도행 페리를 타면 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간 페리가 운항하는데 요금은 왕복 3000원.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2만원이다. 선착장에서 시도까지는 배로 10여분. 신도에서 버스를 타고 수기해수욕장인 시도에 가면 세트장이 있다. 전면 통유리인 거실과 해변까지 뻗은 목재테라스에는 영재(비)와 지은(송혜교)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 천국의계단 촬영지와 실미도는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무의해운(751-3354)에서 무의도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하나개해수욕장에 있는 천국의 계단 세트장은 대지 200평에 건평 60평 규모로 지상 2층의 목조 건축물. 서해에서 보기 드문 모래 백사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인근에 등산 코스로 사랑받는 호룡곡산 등이 위치해 있다. 실미도 세트장은 썰물때 걸어 들어갈 수 있는데 실제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막사가 들어섰던 터, 부대원들이 사용하던 우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멋진 밤길 드라이브로 마무리 섬을 돌아보느라 어느덧 밤이 깊었다. 공항 주변을 시작으로 숲속에 묻힌 건물 사이로 하나둘 불이 켜지자 낮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불이 켜진 인천공항과 영종대교의 모습은 이국적인 멋을 느끼게 한다. 곧게 뻗은 도로 위로 점점이 박힌 가로등 불빛과 영종대교의 주탑 조명, 주탑을 연결하는 3차원 케이블 곡선의 조명 빛은 환상적이다. 영종도의 야간 드라이브는 오히려 낮보다 더 운치가 있다.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싱싱한 각종 횟감을 직접 사먹을 수 있는 영종선착장 회타운을 비롯해 해수욕장 주변에 횟집과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그렇지만 바지락 칼국수와 굴밥이 가장 대중적인 음식. 바지락으로 맛을 낸 칼국수(5000원)는 바다의 맛을 느끼게 한다. 돌솥위에 가득 올린 굴을 비벼먹는 영양굴밥(8000원)은 비린맛이 없고 고소하다. 어디를 가도 맛있지만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나와 잠진도로 갈라지는 길과 만나기 직전에 모여있는 굴밥집들이 유명하다.(은행나무집·746-3021). 식사를 끝내고 남측방조제를 따라 가면 나오는 국내 최대 해수온천인 해수피아(752-6000)에서 피곤한 몸을 풀며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다. ● 드라이브 환상코스 Best4 드라이브는 도심을 벗어나 주변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시원스레 도로를 달리는데 묘미가 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울창한 가로수길을 달려도 좋고, 오밀조밀한 산길을 따라 달려도 좋다.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면 더없이 시원하다.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에서 선정한 멋진 드라이브 코스 중 초여름에 가족들이 가볼 만한 4곳을 뽑아 소개한다. ●단양∼영월 남한강길 충북 단양군 고수대교에서 강원도 영월까지 남한강 상류로 이어 오르는 강변길은 빼어난 물경치와 길의 흐름이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강변 드라이브 코스다. 많은 자동차 동호인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변모해 가는 물경치와 주변 자연풍광이 차를 멈추게 하는 장면이 한두곳이 아니다.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서제천IC에서 단양으로 가고, 단양에서 영월까지는 595번 지방국도를 타면 된다. ●의암 호반길 강원도 춘천시 의암 호반길은 춘천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의암호의 서쪽길 18.9㎞ 구간을 말한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를 옆에 끼고 산허리를 굽이도는 물길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초입인 삼악산 등산로 입구를 지나는 길은 깎아지른 벼랑이 병풍처럼 이어지며 긴장감마저 느끼게 해준다. 가는 길은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춘천으로 향하다 강촌을 지나 의암댐 앞 삼거리에서 화천면으로 방향을 잡으면 의암댐에서 춘천댐까지 호반길이 이어진다. ●화성 제부도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제부도는 하루에 두번 바닷길이 열리는 곳.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로 2300m의 시멘트길이 열린다. 제부도의 상징인 매바위는 물이 빠졌을 때만 걸어서 접근이 가능하고 주변 갯벌에는 굴과 조개, 맛 등 어패류가 수없이 많아 섬을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에서 빠져 송산과 서신을 거쳐 제부도로 가는 길의 경관은 초록으로 물들어 한폭의 그림이다. ●동해안 7번 국도 부산 영종대교에서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양양을 거쳐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는 대부분의 구간이 웅장한 백두대간의 산줄기와 망망한 동해의 쪽빛바다를 끼고 달려 눈을 시원스럽게 해준다. 이 국도에서는 시종 첩첩한 산들과 망망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백두대간 준봉들이 끊임없이 뒷걸음질치고, 동쪽으로 바투 다가선 비췻빛 바다는 손에 잡힐 듯하다. 영종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김홍신의 세상보기] 민족의 자존심을 위하여

    [김홍신의 세상보기] 민족의 자존심을 위하여

    소백산 깊은 골의 해맑게 흐르는 실개천 물로 목을 축이면 금세라도 온몸이 산소덩어리가 된 듯했다. 노승은 흐르는 물을 보고 왜 흐르느냐고 물었다. 무어라 대답할 말이 마뜩찮아 그냥 웃었다. “이놈아, 땅이 비뚤어졌으니 흐르지.” 노승의 이 한마디에 참 많은 걸 한꺼번에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땅이 비뚤어지지 않고 평형을 유지한다면 어찌 물이 흐르겠는가. 물이 그러하다면 인간사는 오죽하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들은 매사를 평형을 유지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와 화두는 북한문제였다. 어떤 때는 뜨거운 물잔 같아서, 놓자니 깨질 것 같고 끌어안자니 델 것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누구라도 명쾌하게 해법을 제시하기도 어려운 문제였다. 근래에 북핵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국민은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눈치이다. 옛날 같으면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로 세상이 시끄러웠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과 고위 정책당국자들이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놓으며 북한을 윽박지르고 있는데도 한국 국민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하다. 일부 서방 언론은 미국의 북한공격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한발 빼고 나면 다음 수순의 공격지점이 북한일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도는 판이다. 많은 국민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미국을 비판했고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 속사정은, 이라크 침공 다음 수순이 북한일 거라는 신빙성 있는 논거 때문이었다. 이라크가 소유한 대량살상 무기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할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미국의 속셈은 다른 데 있었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이라크 전역을 그리 샅샅이 뒤져도 대량살상 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 탓에 미국은 도덕적 패배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북핵문제 역시 미국의 잣대로 분석하고 미국의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는 데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묵은 필름을 돌려볼 필요도 없이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건 뻔한 이치이자 역사적 사실이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한반도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북한의 무기와 병력은 대부분 남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공격받는 순간 자동으로 남쪽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 일대는 엄청난 피해지역이 될 것이다. 사태가 최단시일에 수습된다 해도 한국 현대사는 치명적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럴 리도 없고 그래서는 더욱 안 되지만,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게 된다면 과연 북한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전문가들의 견해는 놀랍게도 남북통일이 아닌 북한의 중국화를 열거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강대국들의 흑심을 충족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하여 비료지원을 결정한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북한의 절대빈곤을 조건 없이 도와주는 것은 통일비용을 엄청나게 절감케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우리는 지금보다 담대하게 북한문제를 풀어나가는 지혜를 숙지해야 한다. 북한이 자력으로 식량을 해결하고 자력으로 경제를 부흥하고 안정적인 외교력을 발판으로 미국과 타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익한 방법임을 자각해야 한다. 남과 북이 평형을 유지하면서 통일을 앞당길 수는 없다. 지금은 평화공존이 우선이고 어느 한쪽이 기울어져 물이 자연스레 흐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 남쪽으로 기울어지는 것보다 남한에서 북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전쟁은 결코 창조적일 수 없다. 오로지 파괴를 통한 굴복과 원한만 남기 마련이다. 밖에서 보면 북핵문제가 위태로워 보이는데 안에서 보면 으레 그렇고 그런 통과의례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점도 이참에 되짚어 보았으면 한다. 미국의 북핵 관점도 우리 국토와 우리 민족과 우리나라의 문제임을 분명하게 천명하면서 민족 자존심의 관점에서 생각했으면 한다.
  • 남북 저작물 합법적 유통 ‘첫발’

    남북 저작물 합법적 유통 ‘첫발’

    지난 5∼7일 개성에선 작지만 의미 있는 회담이 하나 진행됐다. 회담에선 북측 장편소설 ‘황진이’를 영화화하는 계약과 남측에서 무단 출판됐던 소설 ‘림꺽정’ 저작권료에 대한 보상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 내용은 며칠 뒤 서울에서 발표됐지만, 언론에서 짤막하게 요지만 보도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그동안 냉전이란 미명 아래 남북 양측간 무법 내지는 편법적으로 처리되었던 저작권이 본격적으로 법의 적용을 받는 자리였다. 또 이후 남북간에도 국내 및 국제법적 저작권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지식상품을 생산 판매해야 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에 따라 당장 북한측이 저작권을 소유한 책·음반·영화 등을 사용중이거나 사용할 계획인 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미 사용한 업체도 보상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남북한 저작권 문제의 실상과 문제점, 업체들의 입장,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북한 저작물 생산, 유통의 실상 이번에 개성 회담을 주선한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에 따르면 남한에서 생산 유통중인 북한 저작물은 확인된 것만 해도 수백건에 이른다. 도서는 소설류나 고전, 역사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학술서적도 많다. 고전이나 역사 분야의 경우 북한이 국책 편찬사업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남한쪽보다 양적·질적으로 연구가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남측에서 이미 출판돼 유통된 ‘고려사’‘림꺽정’‘황진이’ 등 몇몇 책은 수차례에 걸쳐 출판되기도 했으며,1개 출판사가 20∼30종씩 낸 곳도 있다.‘고려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북한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북에서 출판도 되기 전 남측에서 무단 출판돼 북한쪽 항의가 특히 거센 저작물이다.‘이조왕조실록’은 여광출판사가 100만달러란 거액을 주고 출판권을 따내기도 했다. 영화, 음악도 마찬가지.N사에선 한때 수백건의 북한 음악·영화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유통시켰으나, 지금은 음악만 일부 사용하고 있다. 음반·연예사업을 하는 Y엔터테인먼트는 ‘반갑습니다’‘휘파람’ 등 남쪽에서 유행한 북한 노래를 무단사용해 보상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나온 북한 저작물 90%는 불법 문제는 이렇게 유통되어 온 북한 저작물 중 90% 이상이 불법 생산된 것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중국 옌볜 지역 출판사 등을 통해 출판 계약을 맺거나, 옌볜대 또는 주립도서관, 서점에 비치된 저작물을 불법 복사한 것이 많다. 겉표지만 바꿔 그대로 출판된 책들도 많다. 지금까지 북한 저작물을 들여다 유통시키려면 저자가 북한에 있을 경우 자체적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고 그 증빙서류를 통일원에 제출, 승인을 얻어야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식 절차를 밟은 경우는 10여건에 불과하다. 통일원 승인을 얻은 경우도 북한측에서 계약의 실효성을 인정하지 않고,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불법 생산, 유통된 저작물에 대해 경문협은 북한측의 의뢰를 받아 보상 협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개성 회담에서 도서출판 사계절(대표 강맑실)이 ‘림꺽정’ 출판에 대한 보상금을 지불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계절은 1985년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출판된 ‘림꺽정’ 저작권료로 15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대신 북쪽 작가 홍석중은 더 이상 저작권료 지불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일부 업체 억울하다는 입장.‘상호주의 위배’ 불만도 자체적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고 저작물을 들여왔으나, 그 실효성을 인정받지 못한 출판사들은 억울하고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소설 ‘황진이’를 계간 ‘통일문학’에 3차례 나누어 싣고, 단행본으로도 두 차례 출판한 대운서적 김주팔 대표는 “이미 2003년 북한 나진에서 북한 조선수출입사 사장과 계약을 맺고 돈까지 지불했다. 저자인 홍석중씨도 여기 동의한 근거자료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또 “돈이 제대로 저자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계약엔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며 “국제적 쟁의로 가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반갑습니다’ 등을 무단사용했던 Y엔터테인먼트 측도 이미 법원에 사용료를 공탁해 놓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호주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북측의 남쪽 저작물 무단 사용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고 남쪽 업체들의 책임만 묻는다는 불만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남쪽 출판사는 대부분 영세해 보상할 능력도 없는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며 “북측의 남쪽 방송프로그램이나 가요 사용 등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문협 관계자는 “남북의 경제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상호주의를 요구하는 건 남북화해와 교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독일 통일 전 서독이 동독에 배려를 아끼지 않았듯 북한 저작권문제도 그렇게 풀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북한측도 최근에야 남쪽 출판사들이 대부분 영세하다는 것을 알고, 과거에 생산·유통된 저작물에 대한 보상 요구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저작물 유통 활성화할 듯 이같은 보상협의가 진행되면서 북한 저작물의 무단 생산과 유통은 크게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 저작권사무국의 확인을 꼭 거쳐야 하고, 이를 통일부에 제출하고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불법적으로 책이나 음반을 복사해 유통시킬 수는 있겠지만 북측의 저작권 행사 의지가 큰 만큼 단속될 위험이 커졌다. 반면 정상적 절차를 밟은 저작물 생산은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 저작물을 내고 싶지만 중국을 통해 계약을 맺기가 번거로웠고, 그렇다고 불법적으로 내기는 내키지 않아했던 업체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판사 보리의 경우 ‘열하일기’‘박지원작품집’ 등을 낸 데 이어 북한측의 저작물인 조선고전선집에 속한 100권을 모두 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몇몇 다른 출판사에서도 출판을 희망하고 있다. 또 사계절, 실천문학, 문학동네 등에서도 역사·고전물 출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북측은 개성회담에서 경문협에 70여종의 저작물 목록을 제시하고 출판 계약을 중개해줄 것을 의뢰하기도 했다. 음반도 대중음악작가연대에서 ‘심장에 남는 사람’‘토장의 노래’ 등 북측의 노래 12곡을 묶은 음반을 준비 중이다.‘심장에 남는 사람’은 정주영체육관 개관시 기념공연에서 조영남이 불러 주목을 받은 노래이고,‘토장의 노래’는 요즘 인기 절정의 ‘어머나’와 비슷한 분위기의 트로트로, 음반이 나올 경우 상당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제작자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도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클래식 음악 연주 음반 제작을 준비하는 곳도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울 야경, 카메라촬영 명당을 잡아라

    서울 야경, 카메라촬영 명당을 잡아라

    직장인 장진부(31·문정동)씨는 요즘 서울 야경의 ‘유혹’에 사로잡혀 있다. 주말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사진기를 들고 한강 시민공원과 남산을 오른다. 그곳에는 연보랏빛으로 물든 하늘과 정겨운 불빛들이 기다리고 있다. 장씨는 대학 때 사진 동아리방에서 살던 ‘아마추어 사진작가’.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의 빛’ 사진전을 보고 서울의 야경에 매료됐다.“마흔살 이전에 작은 사진전을 여는 게 희망”이라고 말할 정도다.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와 서울의 압축성장, 그리고 더욱 밝아진 야경.2005년 서울의 모습을 포커스에 담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요즘 추세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더구나 서울시가 만들고 있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인 ‘포토 아일랜드’가 점차 늘어나는 것도 일반인 ‘작가’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포토 아일랜드서 서울 야경의 매혹에 빠진다 포토 아일랜드는 지난 200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포토 아일랜드는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녹지대 ‘섬’이다.‘포토 존’이라는 글씨나 표지 위에 서서 셔터를 누르면 그 지역의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숭례문 앞을 시작으로 ▲흥인지문 ▲석촌호수 ▲남산 북측 ▲동작대교 등 5곳이 생겼다. 숭례문과 흥인지문 포토 아일랜드는 주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이곳과 도심을 찍을 수 있다. 석촌호수에서는 주로 주간에 송파나루와 호수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서울의 모습은 낮보다는 밤에 활짝 피어난다. 동작대교 위와 남단은 한강의 야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전문가들에게 손꼽히는 곳이다. 해질녘 이곳에서 서쪽을 향하면 노을빛에 물든 한강과 63빌딩 등의 모습을 함께 담을 수 있다.10월 열리는 불꽃축제를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북쪽으로는 서울타워와 도심을 넉넉히 안은 남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산 북쪽산책로 중턱에 북쪽으로 나 있는 포토 아일랜드는 북한산과 도심의 따뜻한 불빛들을 포커스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 추가로 조성될 곳은 청와대 앞 열린무대와 남산 남측이다. 청와대와 인왕산의 전경을 맘껏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남산 남측 포토 아일랜드에서는 한강과 강남의 전경을 담을 수 있다. 내년에는 여의도 윤중로에도 포토 아일랜드가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으면 40여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포토 아일랜드를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 둔치·북한산 등 그 외도 많아 일반인들이 쉽게 갈 수 있는 ‘명당’은 한강 둔치 주변이다. 최근 한강 다리의 야간조명 설치작업이 진행되면서 한강 다리들은 밤마다 온갖 빛깔을 내뿜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서 있는 ‘무지개띠’와 강물에 비친 야경을 담는 것 자체가 ‘작품’이다. 관리인의 허락을 받으면 주변 아파트나 건물에 올라가 찍는 게 더 좋다. 동작대교 등 다리 위에서 서쪽을 향해 렌즈를 돌리면 온갖 색깔로 물드는 석양과 한강의 전경도 잡을 수 있다. 선유교 등이 있는 여의도 옆 양화지구도 사진 찍기에 좋다. 북한산과 인왕산 등도 전문가들이 뽑는 장소다. 구기동 등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언덕이나 구릉에서 보면 서울 도심과 서울타워가 한눈에 보인다. 서울을 소개하는 야경 사진의 대부분이 이 부근에서 찍힌다. 단, 청와대 주변도 함께 나오는 바람에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남한산성 서문 정상에서 줌으로 당겨 찍으면 강남의 좋은 야경을 얻을 수 있다. 관악산에서는 서울 서남부, 응봉산에서는 한강과 강남을 담을 수 있다. 이밖에도 서울성곽 주변과 가회동 한옥마을에서는 단층집 등 정겨운 서울의 풍취를 느낄 수 있다.63빌딩 전망대도 한강 주변을 잡기에 적격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해지기 전후 1시간이 최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멋있는 사진은 대부분 야경이다. 대신 일반인들이 찍기에는 수월하지 않다. 그러나 어디에나 길은 있는 법. 전문가들이 말하는 ‘디지털 카메라 초짜 야경 찍는 법’을 소개한다. 아무 조작 없이 디카로 야경을 찍으면 거뭇하게만 나온다. 노출 시간이 짧아 카메라에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방법은 노출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디카에는 별이나 달 표시가 있다. 버튼을 그쪽으로 맞추면 카메라가 알아서 노출 시간을 길게 가져간다. 아니면 10초에서 30초까지 노출 시간을 수동으로 늘려줘도 된다. 또 삼각대 등 카메라를 고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수적이다. 노출 시간이 긴 만큼 흔들림이 크다. 야경 사진은 해지기 전후 1시간이 가장 아름답다. 이때 하늘은 연보랏빛으로 물든다. 또 경관의 디테일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불빛까지 반짝이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된다. 대신 완전히 컴컴해지면 불빛 외에 다른 풍경은 잘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의 화소는 큰 의미가 없다.200만 화소 이상으로도 괜찮은 야경을 찍을 수 있다. 단, 전문가급 사진을 찍고 싶으면 500만 화소 이상의 디카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필름을 대신해 빛을 이미지로 바꿔주는 CCD는 저속 셔터로 오래 사용하면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야경 전문작가 안연수씨 “세계 어디를 다녀도 서울만큼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가 없어요.” 서울시 주택국 도시디자인과 안연수(49) 주임의 명함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안씨는 카메라를 들고 밤이면 서울 곳곳을 찾는 서울야경 전문 작가이다. 안씨가 공복을 입은 것은 지난 1984년. 관악구청 건축과 기술직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사진은 83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독학과 동우회 활동으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95년 뉴욕사진전문대(NYIP)를 수료하는 등 이론과 실기를 겸비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개인사진전도 열었다. 95년부터 5년마다 하는 ‘서울모습 사진 기록화 사업’에 뛰어든 것은 97년부터다. 전해에 만든 사진집 홍보를 시작하면서 서울 야경에 빠져들었다. 안씨는 “평소에는 일반 자연 풍경도 많이 담았지만 업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서울의 야경을 주로 찍게 됐다.”고 떠올렸다. 2000년 두번째 사업 때는 직접 사진기를 들고 서울의 곳곳을 누볐다. 그해 열린 사진전에서 안씨의 작품도 같이 실렸다. 이달 초 세번째 사업의 발표회로 열린 ‘서울의 빛’ 전시에서도 다리 야경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안씨에게 서울의 야경은 현실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이다. “대부분 지하나 지상 낮은 곳에서 다니기 때문에 서울 야경의 진면목을 알지 못해요. 이번 전시회를 하면서도 사람들이 ‘서울의 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놀라더군요.” 안씨가 느끼는 서울 야경의 변화는 점차 환해졌다는 것이다.97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야간경관개선사업 결과 전에는 깜깜하던 한강이 한층 밝아지면서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그러나 밝은 곳은 너무 밝고, 어두운 곳은 여전히 어둡다는 게 문제다. 명동이나 동대문의 대형 의류상가는 일반 거리보다 2∼3배 이상 밝아 ‘시각 공해’ 수준이다. 반면 덕수궁이나 경복궁 등 우리 고유 문화 유산의 야간 조명은 여전히 미흡하다. 비싼 전기료를 이유로 설치해 놓은 야간 조명시설을 활용하지 않는 민간시설도 많다. 안씨는 “고궁의 조명 시설을 확충한 뒤 야간 개장을 하면 훌륭한 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오래된 시의 사진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월드이슈] “美 핵무장정책 핵비확산체제 파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무장 정책은 부도덕할 뿐만아니라 위험하며 35년 이상 작동해온 핵비확산 체제를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다.” 1960년대 케네디와 존슨 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맥나마라(89)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정부를 공개 성토했다. 월남전 초기 전쟁을 이끌었다가 나중에 이를 반성해 유명해진 맥나마라는 자신이 국방장관으로 일하던 때와 지금 미국의 핵무기 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이 실전에 배치한 전략 핵탄두가 6000개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맥나마라는 “나에게 미국과 나토의 핵 정책을 한마디로 규정하라고 한다면 부도덕하고 군사적으로 불필요하며 아주, 아주 위험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거대한 핵 병참고가 국가 방위에 필수적이라고 미국 정부가 믿는 한,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는 비보유국들이 핵 옵션을 그냥 지나치리라고 믿는 것이야말로 위험천만한 짓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맥나마라는 미국이 자신들의 ‘정권 변형’을 의도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이란, 북한과 하루빨리 양자대화에 나서 이같은 의심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 보장을 문서로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이 북한의 사례를 좇아 핵보유를 선언할 경우 일본과 남한, 타이완이 이를 따르려 할 것이며 중동에선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가 같은 행동을 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맥나마라는 모든 나라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책무가 있다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확산 실태를 점검해 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과 러시아 등 핵보유 5개국이 새로운 핵무기 개발 중지는 물론 비보유국들을 상대로 이들 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나마라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로이터 통신은 평가회의 개막 후 보름 동안 미국이 한 일은 핵보유국의 군축 합의 이행과 관련된 논의를 차단하고 지난 1995년과 2000년 평가회의에서의 합의 사항을 외면하는 것뿐이었다고 꼬집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균형자論과 거간꾼의 지혜/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4·19직후의 민주당정부 시절에 나온 ‘민족일보’를 보면 이 신문이 무슨 통일운동 단체의 기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신문은 시도 때도 없이 사설이나 기사로 통일문제를 다뤘다. 이 신문이 통일문제에 압도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당시 진보적인 지식인사회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통일운동을 펴고, 이에 호응하듯 기성 지식인들도 단체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통일운동에 나섰으며, 진보정당도 제각기 소리를 높여 통일을 외쳐댔다. 이들 진보계열의 통일론은 각론에 들어가면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주장의 핵심이 ‘중립화 통일론’에서 벗어난 경우는 없었다. 남한과 북한이 각기 미·소 양대 진영의 다른 쪽에 편입되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고 끊임없는 음모와 위험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통일한국은 국제적 동의 하에 중립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지였다. 이 중립화 통일론은 이론 자체로 보면 말 그대로 중립적인 것 같지만 당시의 국제관계를 고려한다면 반미적인 것이었다. 남한을 아시아대륙의 최전방 반공보루로 삼고자 한 미국으로서는 중립화 통일론이란 미국의 울타리에서 뛰쳐나가겠다는 배반의 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실제로 라오스 등 아시아 여러 나라가 중립화를 내세우며 일단 미국을 떠난 뒤 곧 공산화의 길을 택했다. 당시 미국의 목표는 한국을 일본과 묶어 한·미·일 삼각체제를 굳히는 것이었다. 미국이 이승만 정부를 민중봉기로부터 보호하기를 포기한 것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 삼각체제 구축에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각체제에 대한 미국의 집념은 확고부동한 것이었다. 따라서 엄청난 원조를 쏟아 부었을 뿐만 아니라 피까지 흘리며 지켜준 한국에서 지식인들이 중립화 통일을 부르짖는 것은 미국으로서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의 이런 심리를 파고 든 것이 바로 박정희 군사정부였다. 박정희 소장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서울의 미 대사관이나 8군 당국은 거병 자체가 미국의 군 통수권을 거역한 것이려니와 박정희 소장 자신이 여순반란 사건과 관련이 있고 가족 중에도 좌익 경력자가 있어 부정적이었다. 박정희 소장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은 5·16 직후 숨가쁜 상황에서 주한 미 대사관이나 미 정보당국이 국무부에 보낸 여러 기밀문서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박정희 소장은 국내 용공분자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 미국의 환심을 산 뒤 삼각체제 구축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후 이른바 ‘더러운 전쟁’이라는 월남전에까지 끼어들어 미국의 돈독한 신임을 얻었고, 이런 일련의 행보는 한국 자본주의의 획기적인 성장으로 보상받았다. 요즘 한·미관계가 다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물론이려니와 미국의 일반시민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대한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 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맡고자 하는 한국의 새로운 모색은 여전히 삼각체제에 집착하는 미국 사람들에게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전의 중립화 통일론이 배반의 논리였다면 지금의 균형자론 역시 미국 사람들에게는 마찬가지일 따름이다. 며칠전에는 미국의 한 고위 관리가 한국 정부의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의 달갑지 않은 심사를 반영하듯, 이른바 ‘우범지대론’이라는 색다른 주장을 편 바 있다. 인근의 강대국에 시달려온 역사적 경험을 되살려 멀리 있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논리야말로 한국에 대해 미국 중심의 세계 체제에 편승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 미국의 그런 패권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곱씹어 볼 사실이 있다. 자고로 훌륭한 거간꾼은 매매의 양 당사자가 모두 그 거간을 확고하게 자기편이라고 여기게 만든다. 다른편으로 기울었다는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중립적이라는 인상까지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우선 거간꾼의 그런 요령부터 터득할 필요가 있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우리가 만든 옷 南서 입어 긍지”

    “(북측) 기호에 맞지 않아 우리는 입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든 옷을 남쪽에서 입는다는 데 긍지를 느낍니다.” 꽃무늬 나시 원피스, 미니 스커트, 핫 팬츠 등이 걸려 있는 ㈜신원의 개성공장 1층 생산실. 북측 근로자 설혜숙(25)씨는 “이 옷들을 입어 보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원은 26일 자사 개성공단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측 인사 500여명을 초청, 개성 공장에서 북측 말인 일명 ‘피복 전시회’란 이름으로 패션쇼를 가졌다. 연건평 1300평 규모의 2층 공장에는 본사 파견 인력 7명과 북측 근로자 281명이 일한다. 양측 근로자들은 지난해 12월 공장을 처음 가동할 때 ‘칼라’를 놓고 우리는 ‘카라’, 북한측은 ‘깃’으로 쓰는 등 말이 달라 애를 먹었다. 아직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황우승 개성 법인장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아달라고 하자 (직원들이) 발끈했는데 알고 보니 북한에서 ‘한복’이 ‘남한의 옷’이란 뜻이었기 때문”이라면서 “꽉 끼고 몸도 보이는 남한 옷을 입으란 말로 오해해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북측 근로자는 70% 이상이 개성 피복공장 출신이다.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반부터 오후 6시반까지. 회사 버스를 통해 1∼2시간이 걸리는 개성 집까지 통근한다. 일이 끝나면 간혹 모임을 통해 사상교육(?) 시간을 갖는다. 한달 임금은 1명당 57.5달러(북한 돈 8600원).10% 수준의 수수료 등을 떼고 받는 돈으로 한달 생활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박성철 신원 회장은 “북에서는 하루 600장의 아이템을 만드는 데 이 생산성은 5개월 만에 남측 수준의 80%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지난 4월엔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면서 “남북 근로자가 협력해 신원이 ‘메이드인 개성’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개성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獨저항시인 볼프 비어만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獨저항시인 볼프 비어만

    “여러분이 가는 길은 매우 힘들고 불편하고 비싼 길이 될 것이며, 여러분의 다리는 매우 아플 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입니다.” 삶 자체가 독일 분단의 구조적인 모순과 아픔, 통일의 과정을 축약한 대표적인 독일의 저항 시인 볼프 비어만(69). 그는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사흘째인 25일 기자회견에 앞서, 기타를 치며 한국의 저항 시인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독일어로 불러 보였다. 그리고는 특유의 신랄한 어투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동·서독의 경우 보다 더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면서도 “‘나 이제 가노라’라는 가사처럼 모두 손 잡고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단된 옛 독일에서 험난한 인생역정을 경험했는데, 어떤 이유로 서독을 등지고 동독으로 가게 됐는가. -아버지는 파시즘에 대항해 지하운동을 하는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나머지 가족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어머니만 남기고 모두 죽임을 당했다. 이후 어머니는 나를 ‘작은 공산당원’으로 키웠고,16살때 동독으로 향하게 됐다. 당시 국경에서 나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서독으로 들어오고 있어 상당히 놀랐다. 동독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으며, 어떤 이유로 서독으로 추방당했나. -훔볼트 대학에서 경제학, 철학, 수학을 공부했다. 베를린 앙상블이라는 악단에서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비판적인 내용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이후 극단은 폐쇄됐고, 대신 체제에 대항하는 시와 노래를 쓰게 됐다. 그 시와 노래들이 수기와 녹음기를 통해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면서 유명세를 탔고, 결국 서독으로 강제 추방당했다. 동독에서의 대표적인 저항 노래는 어떤 노래인가. -‘아침 이슬’에 비견되는 노래로 제목은 ‘격려’다. 사람들은 이 노래의 첫번째 두 소절인 ‘이 모진 시대에 그대, 굳어지지 말라’라는 ‘언어유희’에 공감을 느꼈다. 시대적인 ‘경직성’을 언급하기 위한 노래였으며, 자유를 갈망하던 많은 양심수의 영혼을 채워주는 ‘빵’같은 역할을 했다. 통일을 열망하는 한국의 국민들과 작가들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면. -충고 같은 것은 할 수 없다. 다른 민족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것은 전혀 없다. 한국은 한국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통일은 한국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며,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서로 싸우고, 통일을 외치던 사람을 욕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길을 가야 한다. 다른 길은 없기 때문이다. ‘사전에 경고 받은 사람이 두배 이상 강해진다’는 프랑스 속담처럼, 내 경고를 듣고 한국 사람이 두배 이상 강해지기를 바란다. 1935년 옛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첫 시집 ‘철사줄 하프’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악보가 첨부된 7권의 시집을 내면서 동독의 대표 작가로 떠올랐고,1976년 서독으로 추방당하면서 반체제 작가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졌다.2년 전부터 김민기와 인연을 맺어 왔으며 27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시·노래 콘서트 무대를 마련한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사륜오토바이로 대관령 넘기

    사륜오토바이로 대관령 넘기

    빌딩 숲에 갇혀 사는 현대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일상의 탈출을 꿈꾼다. 파란 하늘, 푸른 초지가 펼쳐진 곳으로 말이다. 이런 도시인들을 위해 바로 강원도 삼양 대관령목장이 있다. 그곳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어머니의 품 같은 푸른 초원과 잠시나마 일상을 떠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각종 레포츠가 즐비하다. 삶에 지친 도시인들이여, 일상을 털어버리고 떠나자. 아늑하고 재미 넘치는 삼양 대관령목장으로….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회색 하늘과 잿빛 도시가 싫을 때면 연초록색이 구원이 된다. 눈도 마음도 식힐 수 있는 곳, 삼양 대관령목장. 이곳에 가면 알프스를 배경으로 외국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좋은 착각에 빠져든다. ●초록의 아름다움을 찾아 영동고속도로 횡계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횡계 시내를 거쳐 이정표를 보고 목장으로 향했다. 울퉁불퉁 비포장도로. 참 오래간만에 달려보는 길이다.20여분쯤 달리자 목장입구가 나온다. 양, 오리, 토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조금 오르자 부릉부릉∼왕 하는 소리와 함께 산악오토바이(ATV)를 배우는 사람들이 소란스럽다.“힘 빼세요. 겁 먹지 말고. 핸들을 돌려요.”라는 교관의 외침과 “맘대로 안 돼요.”라는 초보자들의 항변을 뒤로하고 목장을 구경하러 차를 몰고 올라갔다. 그러나 목장 지도를 보니 난감했다. 목장 탐방객이 차를 몰고 갈 수 있는 순환도로만 22㎞. 트레킹, 탐방로 등과 개방하지 않은 도로까지 합치면 120㎞가 넘는 도로가 나있다. 어디로 갈까…. ●초록의 바다에 빠져 1단지 축사를 지나 차를 멈췄다.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연초록의 바다. 바람에 물결치듯 흔들리는 풀들의 모습에 잠시 말을 잊고 서있었다. 아름다운 둔덕의 곡선을 따라 겹겹이 펼쳐지는 초원. 외롭게 언덕 위에서 맞바람을 맞으며 우뚝 서 있는 소나무가 낯선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차에서 내려 나무 아래로 다가가 초원을 한참이나 서성거렸다. 여기저기서 초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선남선녀들이 보인다. 초원 속에 있는 그들은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인 양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마치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아요. 랄랄∼라.”노래를 부르며 초원을 걷는 정민정(25·인디자인 디자이너)씨.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남자친구와 꼭 다시 올 거예요.”라는 김순옥(22·스쿨아트 프로그래머)씨. 그들은 자신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처음 보는 초원과 자신이 하나임을 느끼고 있었다. ●ATV를 타고 초록의 바다를 헤엄치며 갑자기 저편 언덕에서 이상한 물체들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마치 딱정벌레처럼 초원을 무리지어 올라오는 것은 산악오토바이인 ATV였다. 초원 사이를 누비며 달리는 그들은 마치 초원과 함께 숨쉬는 것 같았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파란 하늘, 푸른 초원, 시원한 바람 더 이상 뭐가 필요하겠어요. 너무너무 좋아요.”라는 문현경(39·중앙엔지니어링 과장)씨. “시야가 탁 트여 눈이 시원해요. 울퉁불퉁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도 색다르고 스릴 있습니다.”라는 문경업(28)씨.“무엇보다도 파란 초원과 내가 하나된 듯한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라는 윤현철(27)씨. 그들은 초원을 사이로 사라졌다. ‘나도 타야겠다!’며 다들 차를 몰고 동해전망대로 올라간다. 중간중간에 ‘가을동화’의 준서은서 나무,‘태극기 휘날리며’‘바람의 파이터’‘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곳이라는 표지가 되어 있다. 자동차로 목장 전역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삼양목장의 특징. 무려 2시간이 걸린다. 사무실 앞에서 ATV를 빌려 타고 다시 목장을 오른다. 자동차 도로가 아닌 푸른 초원 사이로 난 소로를 타고 달린다. 부∼앙 정말 초원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기분은 ‘죽음’이다. 몸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과 신선한 공기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지에서 느끼는 자유와 해방감이란…. ATV는 바퀴가 네 개인 만큼 크게 위험하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그리 어렵잖게 탈 수 있다. ●구름이 만들어 내는 마술 언덕을 힘차게 올라 동해전망대에 올라섰다. 순간 강릉쪽에서 구름이 대관령을 넘어 목장을 감싼다. 정말 순간이다. 놀랍다.3∼4m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안개가 낀 것 같다. 동해바다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지는 못했어도 초원의 바다에 풍덩 빠져보아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 “원래 이곳은 기상변화가 심해요. 파란 하늘이 금방 구름으로 뒤덮이거나 그 많은 구름이 순간에 파란 하늘로 변해버리기도 합니다.1시간만 기다리면 아마 구름이 걷힐 겁니다.”라는 삼양목장의 김건수 부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름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람을 타고 구름이 지나간다.1시간만에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2시간 동안 ATB여행은 짜릿한 스릴보다는 자연과 함께 있다는 느낌에 너무나 좋았다. 저만큼 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한 무리의 젖소.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다를 마주할 때보다 훨씬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다. 목장에서 소의 모습을 아무때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방목을 한다. 하지만 목장이 워낙 넓어 이런 풍경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목장에서 별걸 다하네 삼양목장에서는 산악자전거와 오토바이는 기본이고 서바이벌, 자동차 오프로드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초지에는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된다. 초지의 풀은 잔디와 달라 사람이 밟으면 금방 죽는다. 때문에 길로만 다녀야 한다. 아이들을 위한 송어낚시 체험, 오리, 양, 토끼들을 만지고 먹이를 줄 수 있는 미니 농장도 있어 가족 나들이로도 좋다. ●연인과 아이의 손을 잡고 트레킹이라면 ‘힘들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하지만 목장에서의 트레킹은 다르다. 일단 날씨가 선선해서 좋다. 아직도 최저 기온이 섭씨 0도 가까이 내려가 운동하기에는 그만이다.1단지 뒤쪽으로 야생화 탐방로가 있다. 약 2시간 코스로, 목장이 아니라 깊은 계곡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걷다 보면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제일 먼저 반겨주는 꽃은 발레리나 같은 모습의 하얀 얼레지. 동의나물, 양지꽃, 현호색, 제비꽃도 눈에 띈다. 큰개별꽃, 노루귀, 괭이눈의 아름다운 모습을 따라 걷다 보면 한두 시간은 금방 간다. 아이와 연인의 손을 잡고 걷다 보면 사랑도 깊어진다. 풀향기 꽃향기 가득한 길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3시간 정도 걸리는 소황병산 트레킹 코스도 좋다. 남한강물 발원지쪽은 물이 깨끗해 계곡물을 그냥 마실 수 있고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에도 좋다. ■ 대관령 목장은 동양 최대규모의 삼양 대관령목장은 해발 850∼1470m 강원도 대관령 일대 600만평의 고산 유휴지를 개발해 초지로 일군 곳이다. 산지 축산을 선도한 곳으로 푸른 초원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떼와, 멀리 강릉과 주문진 시내 너머 동해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목장의 정상인 황병산에서는 동쪽으로 강릉 경포대, 주문진, 연곡천, 청학동, 소금강 계곡을 볼 수 있고 서쪽으로는 목장 전경이 그대로 시야에 잡힌다. 가족 단위의 교육과 휴식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레포츠 활동과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지고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 알고 가세요 삼양 대관령목장을 여행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 매주 주말과 공휴일 아침 7시30분 종로에서 출발해 목장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상품은 4만 3000원. 오전에 목장 투어를 하고 오후에 ATB를 타는 상품은 5만 9000원이다. 영동고속도로 횡계인터체인지→횡계 시내 로터리에서 좌회전→약 6㎞ 직진. 삼양 대관령목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목장내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숙소도 있다. 방 2개와 다락방이 있는 별장민박은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하루를 지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평일 13만원, 주말 18만원. 콘도형 숙소인 숲속산장과 꽃밭양지는 8명 기준으로 평일 8만원, 주말에는 13만원이다.
  • 공은 새달 장관급회담으로…

    19일 타결된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는 북핵문제를 공동보도문에 포함시키지 못함으로써 향후 북핵 해결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측의 목표부터 달랐다. 남한측은 회담 첫날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조기 복귀’ 등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외무성에 보고하겠다.”며 경청하며 시간을 끄는 수준으로만 대응했을 뿐이다. 그러나 북한이 장관급회담을 수용한 데다 이날 조지프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대사가 “북·미 양자회담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언급한 점은 긍정적인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북측이 뉴욕에서 이뤄진 북·미간 접촉에서 미국이 설명한 내용에 대해 2주일 이내에 회신을 할 것이라는 일본 교도 통신 보도와도 맥이 닿는다. 결국 6자회담이 재개되고 북한이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조짐이라는 것이다. 반면 폐연료봉 추출, 핵실험 징후설 등과 관련해 북측이 ‘벼랑끝 전술’을 펴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어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장관급회담에서 비핵화를 또다시 제안하면 북한측이 다음 단계인 핵 사찰을 받아야 하는데 순순히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핵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향후 남북관계를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했다. 남측은 겉으로는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우선 기조라고 강조했지만 회담 내내 실질적인 ‘화두’로 북핵문제를 거론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북한과 대화채널을 유지하는 모양새를 보여 북핵문제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해야 했다. 외부적으로는 평화적 해결의 모멘텀을 이어나가는 방패로서 관련국들에 명분을 내세워야 하는 이중 부담이 작용한 탓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남측의 ‘과도한 욕심’으로는 북측의 양보를 통한 ‘한판 승부’를 이끌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날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 복귀를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는 이봉조 수석대표의 언급에서도 읽혀진다. 결국 첫날 제안했던 ‘비핵화’라는 용어도,‘협의중’이라던 표현도 ‘설명했다.’는 말로 수위가 낮아졌다. 쉽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은 다음달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장관급회담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격이 높아진 데다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의제 마련도 만만치 않다. 당장 6월 말로 잡혀 있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강경책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제고된’ 안이 나와야 한다. 최소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수준까지는 합의해야 남한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남북대화 불씨 살려나가자

    남북한이 어제 개성에서 속개된 차관급회담에서 새달 장관급회담 개최 등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내놓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지금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음은 유감이다. 그러나 북한이 10개월 만에 남북대화의 장에 나오고 새달 두 차례의 고위당국자접촉이 약속된 만큼 그를 통해 남북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북핵 해결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남측은 이번 차관급회담과정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올 결심의 일단을 표시하든지, 적어도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다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북측은 핵문제는 회담의 의제가 아니라면서 남측과의 핵 논의를 기피했다. 핵에 있어서 북측은 미국과의 대화를 고집하고 있으나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남측이 ‘중대한 제안’을 할 수 있음을 밝혔듯이, 핵이 타결되면 북한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대는 남한이다. 남한과도 대화하고, 미국과도 얘기를 나누는 유연한 자세를 갖기를 바란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한반도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원칙론을 천명했다. 새달 장관급회담 등을 통해 북핵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여야 한다. 마침 조지프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對北) 협상대사가 최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방문해 박길연 대사 등과 회담하면서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확인하고 공격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남북과 북·미가 다각적인 연쇄접촉을 갖고 상호불신을 푼다면 북한이 조만간 6자회담에 복귀할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남북은 새달 장관급회담 개최와 함께 평양에서 열리는 6·15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도 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당국 대표단을 파견키로 의견을 모았다. 남측은 또 비료 20만t을 북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핵은 제쳐두고 비료만 주느냐.”는 비난도 나오지만 길게 봐야 한다. 남북공동행사와 인도적 지원을 통해 쌓인 신뢰는 핵을 비롯해 군사·안보분야의 현안까지 해결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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