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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보시/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차(茶)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좋은 차가 있다고 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건 욕심 때문이다. 양평을 다녀오는 길, 수종사 입구에 차를 세운다. 경치와 차맛이 좋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 까닭이다. 등산화조차 준비하지 못한 산행은 처음부터 고행이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를 무렵, 수줍은 듯 서 있는 절 하나를 만난다. 샘으로 달려가 물부터 한 모금 마신다. 감로수가 따로 있을까. 물맛이 달고도 달다. 휘휘 둘러보다 대웅전 앞에서 ‘삼정헌(三鼎軒)’이라 쓴 현판을 발견한다. 아하, 이곳이구나. 시(詩), 선(禪), 차(茶)를 한 솥에 담는다는…. 먼저 온 객들이 자리 비우길 기다리며 쪽마루에 앉아 땀을 식힌다. 다실에 들어 통유리를 통해 보는 세상은 선경 그 자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맞물리는 두물머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차를 음미하며 잠시 나 자신을 놓는다. 조금 전까지 등에 지고 다니던 번뇌가 다 부질없다. 아!이 절의 진짜 보시는 공짜로 주는 차가 아니라 마음을 비워서 가벼워지라는 가르침이었구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서울의 문화재] (6) 삼전도비

    [서울의 문화재] (6) 삼전도비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열강의 틈에 끼여 있다. 따라서 국력이 약해지면 침략을 당하기 십상이다. 외침을 당할 때 민족이 하나가 돼 극복하기도 했지만 굴욕적인 순간을 맞은 적도 있다. 인조가 청태종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세 차례 큰 절을 하고 아홉 차례 머리를 땅에 박았다는 항례(항복의 의식)는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다. 당시 조선은 청의 강요로 청태종의 공덕을 칭송하는 비석을 세웠다. 당시 비석명은 대청황제공덕비이었지만 현재는 사적 101호인 삼전도비이다. 지난 7일 삼전도비를 찾았다. # 찾아가는 길 지하철 8호선 석촌역 6번 출구로 나와 3분 정도 걸으면 삼전도비 안내판이 보인다. 그 골목을 따라가면 삼전도비 어린이공원이 나온다. 삼전도비는 그 뒤에 있다. # 아픔과 교훈을 함께 줘 삼전도비 옆에 동판에 조각된 그림이 있다. 인조가 청 태종과 대신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1982년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서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그림을 세웠다고 한다. 주민 박병희(50·여)씨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면서 “강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전도비는 높이가 4m쯤 된다. 비석은 귀부(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대)에 올려져 있다. 비석 위엔 하늘로 올라가는 용 두 마리가 있다. 세 나라 문자가 한 비석에 적혀 있는 건 삼전도비가 유일하다고 한다. 앞의 왼쪽엔 몽골 글자로 오른쪽엔 만주 글자로, 뒤엔 한자로 적혀 있다. 내용은 청나라가 출병한 이유와 조선이 항복한 사실, 항복한 뒤 청태종이 피해를 안 끼치고 회군했다는 것이다. 물론 내용은 왜곡됐다. 글자는 상당 부분 훼손돼 있다. 관리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당시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이은석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자연풍화로 인해 내용이 훼손되도록 일부러 잘 지워지는 돌에 글을 새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석 전문은 글을 쓴 이경석 문집에 남아 있다고 한다. 한편 옆엔 비석이 없는 귀부가 또 하나 있다. 이 귀부에 대해선 문헌상 알려진 바가 없다. # 주민들 삼전도비 얽힌 내용 몰라 정작 주민들 가운데 삼전도비의 내용과 얽힌 내용을 아는 사람은 적다. 통장인 유미현(47·여)씨는 “주민들은 문화재가 있다는 걸 알 뿐 그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헤어숍을 운영하는 김진구(37)씨는 “처음 6개월 동안 비석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면서 “주변에 삼전도비길과 삼전도비놀이터 등 ‘삼전도비’가 들어가는 명칭이 많아 손님한테 물어 앞에 비석이 있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백제 고분하고 관계있는 것 아니냐.”면서 다소 엉뚱한 답을 했다. # 삼전도비 널리 알려야 하나? 대학에서 삼전도비에 대해 들은 뒤 자주 온다는 손원호(29)씨는 “잘못된 역사도 의미있다면 알려야 한다.”면서 “당국에서 무관심한 것 아니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영우 한림대 교수도 “삼전도비가 부끄러운 역사인 건 맞지만 열강 틈바구니에 있는 한반도의 숙명 때문에 언제든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면서 “좀 더 알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송파구청 박춘화 문화재팀장은 “우리의 전승비도 아닌 청의 강요로 만든 것이고 청태종이 백성에게 피해를 안 끼쳤다고 적힌 내용과 달리 세자와 왕자 등을 볼모로 잡고 백성 수만명을 납치했다는데 알릴 필요까진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주민들이 문화재에 관심이 적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 알면 더 보인다. 1627년 정묘호란 때, 조선과 후금은 형제지국의 맹약을 해 양국관계는 일단락된다. 그러나 1632년 더 강성해진 후금이 양국관계를 군신지의로 고칠 걸 요구하고 1636년 2월 사신을 보내 신사를 요구했지만 인조는 접견을 거절한다. 이에 1636년 12월 청나라 태종은 10만 대군을 끌고 칩입한다. 인조는 강화도로 피난가다가 이미 청나라 군한테 막혀 남한산성에 들어간다. 하지만 청나라군에 의해 남한산성은 포위, 고립된다. 당시 남한산성엔 식량도 부족했고 봉림대군이 있던 강화도마저 함락되자 결국 항복한다. 청나라는 소현세자 등을 볼모로 잡고, 척화 주모자인 신하 3명를 잡아 철군을 시작했다. 인조가 삼전도비의 비문과 글씨를 쓸 신하들을 뽑으면 다들 사직을 했고 결국 비문을 짓고 글씨를 쓴 이경석과 오준은 죽어서도 두고두고 탄핵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우리에게 혁명은 낭만이었나

    우리에게 혁명은 ‘낭만’이다. 혁명하면 모든 것을 다 건, 건곤일척의 멋드러진 한판 승부를 떠올린다. 정작 당사자들은 아니라고 손사래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명예혁명·프랑스혁명·독립혁명을, 모세가 홍해를 가른 것만큼이나 급격한 변화로 떠받든다. 여기에는 자생적인 근대화에 실패했다는 콤플렉스가 깔려 있다. 그 콤플렉스 덕분에 남의 떡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우리도 뭔가 판을 벌려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한양대 임지현 교수의 ‘대중독재론’은 이 대목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뭔가 큰 한 판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통받고 저항하는 민중을 끊임없이 노래했지만, 오히려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체제에 동의나 지지를 보내던 ‘반동적 민중’이나 ‘비굴한 민중’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실제 남한의 숱한 프롤레타리아들은 선거 때마다 박정희를 찍었고, 아직도 그를 고독한 영웅으로 추앙한다.‘혁명의 주체로서 민중’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는 반문이다. 그러나 더 다듬어져야 할 구석도 많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단점은 경험적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적 상황에 대한 분석과 맞물리지 않으면, 서구의 일상적 파시즘을 확대한 추상적 얘기에 그친다. 이를테면 현실로 이론을 구성하는 게 아니라, 이론에 맞춰 현실을 구성할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독재론의 기지’ 한양대비교역사문화연구소(소장 임지현) 주최로 14일 한양대에서 열리는 ‘근대의 경계에서 독재를 읽다-대중독재와 박정희 체제’ 학술대회는 눈길을 끌 만한 대목이 있다. 바로 1979년 부마사태와 1974년 현대조선(지금의 현대중공업) 파업사태를 분석한 김원 서강대 연구교수와 김준 성공회대 연구교수의 글이다. 이들은 실제 사례를 검토해 보면 대중독재론은 여전히 부족한 구석이 있다고 말한다. 김원 교수는 당시 신문기사·경찰내부보고·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법정 진술 등을 분석, 부마사태를 ‘민주화운동’이 아닌 ‘도시하층민 중심의 도시봉기’로 규정한다. 왜냐하면 부마사태는 단순하게 ‘군부독재파쇼 박정희 정권의 철권통치에 맞선 사건’이 아니라 급속한 중공업화정책으로 경공업 중심의 부산·경남 경제가 파탄났기에 터져나온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시위는 대학생들이 벌였을지 몰라도, 끝까지 시위를 주도한 것은 실업자 같은 도시빈민층과 보수적인 영세상공인은 물론 심지어는 깡패들도 있었다는 것. 이런 분석에 따르면, 민주화운동진영이 말하는 영웅적 민중이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지만, 동시에 부마사태의 존재 자체가 대중독재론에 대한 반대증거다. 김준 교수는 1974년 현대조선 파업사태를 분석한다. 현대조선이 어떤 회사인가. 박정희 정권 중공업화정책의 상징으로, 자금조달에서 부지선정과 판로확보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지원했고, 그 때문에 실업자가 넘쳐나던 그 시절에도 매년 월급 올려주던 최고의 직장이었다. 어쩌면 대중독재론의 구미에 딱 맞아떨이는 재료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현대조선에서 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느냐는 게 김준 교수의 반문이다. 당시 현대조선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을 인터뷰한 끝에 그는 대중독재론에 의문부호를 붙인다.“노동자들은 체제를 용인했나, 아니면 저항의 잠재력을 안으로 응축하면서 엎드려 있었을 뿐인가.” 이날 학술대회에는 임지현(한양대)은 물론 최갑수(서울대)·윤해동(서울대)·고병권(수유+너머)·조희연(성공회대)·정희진(연세대) 등이 참가한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 “요코다 남편 납북 김영남인듯”

    日 “요코다 남편 납북 김영남인듯”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는 11일 DNA 분석 결과 일본인 납치피해자로 북한에서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요코다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남편은 “1978년 남한에서 납치된 한국인 남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한·일 양국에서는 요코다의 남편이 78년 전라북도 선유도에서 해수욕 중에 실종된 김영남(당시 고등학생)씨라는 설이 줄곧 제기돼 왔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는 이 문제가 미묘한 남북관계와 맞물리면서 큰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일본 정부가 이같이 발표하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일본은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지만 김철준을 한국에서 납치된 김영남으로 단정하는 분위기다. 일본은 그동안 북한의 외국인 납치문제가 주로 일본 내에서만 화제였으나, 이날 한국인 납치문제도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국제적인 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계산인 것 같다. 실제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날 “한국측에도 일본 이상으로 납치피해자가 있으니까 앞으로 함께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요코다의 남편으로 소개한 김철준이 남한 출신 납북자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그의 어머니 및 형제의 모발과 혈액을 한국 정부로부터 넘겨받아 김철준·요코다 부부의 딸인 김혜경(18)양의 DNA와 대조하는 작업을 일본 내 두 곳의 의과대학에서 벌여왔다. 일본 정부는 2002년 9월 평양에서 혜경양을 면담하면서 그의 DNA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여왔다. 일본 정부는 요코다의 딸 김혜경양과 부녀관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한 이 남자가 북한이 요코다의 남편이라며 일본 정부 대표단과 만나게 해 준 김철준과 동일인인지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북한은 김철준이 특수기관에 근무한다며 김의 DNA 분석시료 제공을 거부했다. 요코다 메구미는 1977년 일본 니가타현에서 실종됐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요코다 납치 사실을 시인했다. 북한은 요코다가 1986년 현지에서 김철준과 결혼해 이듬해 딸 혜경양을 낳았으며 94년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004년 12월 화장한 요코다의 유골을 일본에 넘겨줬으나 일본측은 감정 결과 다른 사람의 유골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일본의 감정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제3자에 의한 재감정과 유골반환을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의 이번 감정결과가 사실일 경우 납치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더욱 공세적으로 나갈 전망이다. 일본은 이날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 중인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에게 분석결과를 통보하고 진상규명에 성의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납치피해자 가족회측은 요코다가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며, 진상발표와 일본 생환을 요구했다. 일본에서는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대북 경제제재 발동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北 개혁·개방이 유일한 선택이다/정종욱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오늘부터 평양에서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매년 이때쯤 열리는 연례행사이고 하는 일도 그 내용이 미리 정해진 법률안 몇 개를 통과시키는 정도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일이 일어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일은 북한의 개방에 관한 새로운 조치가 발표되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 내부의 움직임이나 주변의 상황 등이 그런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금년 들어 중국의 개방에 관한 북한 지도부의 관심은 매우 특별했다.1월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3월 말에는 장성택이 10박 11일 동안 같은 지역을 30여명의 실무진과 함께 돌아봤다. 이들이 찾았던 지역은 27년 전 덩샤오핑(鄧小平)이 대외개방을 시작했던 남방의 큰 도시들이었다. 오늘의 중국의 경제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개방의 성공 현장들이었다. 과거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후에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에 관한 중대조치들이 발표된 일이 있었다.2002년에 발표되었던 7·1조치가 대표적 경우이다. 이번에는 장성택의 실무 답사까지 있었다. 장성택은 김 위원장의 하나밖에 없는 누이동생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위원장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가끔 제2인자로 꼽힐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라 할 수 있다. 그는 몇 년 전 경제사절단에 끼여 남한을 돌아본 적도 있다. 개혁 개방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김 위원장의 생각도 가장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돌아본 후 그 후속조치를 위해 장성택을 중국에 보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변 상황으로는 북·중관계와 북·미관계를 들 수 있다. 최근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경제적 밀착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중국이 북한에 투자한 금액이 5000만달러 이상이었다. 광산과 항만시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졌고 교역도 빠르게 증가했다. 북한의 대 중국의존도는 소비재의 경우 80% 이상을, 에너지의 경우에는 70%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중국의 위성국가나 동북4성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현재의 상황은 북한이 중국의 위성국가나 동북 4성으로 전락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략적 상황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위폐사건을 계기로 그 기조가 바뀌었다. 핵문제 해결보다 북한 정권을 겨냥해서 직접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제 6자회담이 개최된다 해도 핵보다 정권의 투명성이 더 중요해 질 전망이다. 해외자금줄이 끊어진 북한으로서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개혁 개방보다 정권의 존립 그 자체가 걸린 심각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생존권 수호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받아 주기 힘들다. 그래서 북한과 중국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북한의 고민은 중국에도 고민이다. 개혁 개방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이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개혁 개방이 본격화될 때까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유지를 위협하는 극단적 선택을 북한이 못하게 막으면서 동시에 미국을 설득해서 대북압력의 수위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최근에 내놓은 화자위선(和字爲先)이 바로 이런 고민을 말해준다. 한반도의 평화가 없으면 국내에서 조화발전을 추구하는 허시에(和諧)정책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방문에서 화자위선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지대한 관심사이다. 정종욱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2004투자 130배 폭증 중국에 경제종속 심화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2004투자 130배 폭증 중국에 경제종속 심화

    북한과 중국이 ‘신(新) 밀월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된다. 경제협력 규모와 내용뿐 아니라 상호간 고위급 인적교류도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미묘한 정세변화가 우리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진단했지만, 북·중 신 밀월관계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종속 심화’를 뜻한다면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자칫 분단고착화의 동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북한의 중국 경사는 한반도를 완충지역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는 미국의 전략과 상충되기 때문에 새로운 갈등으로 증폭될 소지도 있다. ●작년 상반기 北·中무역 7억달러 돌파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투자는 2004년에 1억 7350만달러로 2003년의 130만달러에 비해 130배 폭증했다. 교역규모는 2003년에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04년에는 13억 8521만 달러로 35%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북·중 교역규모는 7억 4157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3% 늘었다. 북한의 대외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2000년 23.5%에서 2004년에는 39.0%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 남한의 비중이 20.5%에서 19.6%로 오히려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칫솔·옷·옥수수 등 생필품의 90%가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지난해 3월 북한과 중국은 ‘대북 투자 촉진 및 보호 협정’을 체결했고 10월에는 ‘경제기술 협조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KIEP는 랴오닝성·헤이룽장성·지린성 등 동북 3성의 기업들이 주로 북한에 투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국 정부와 지방 정부 차원의 대북 투자 증가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이어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위원장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찾았다. 차오강촨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4일 북한을 방문해 경제협력에 이어 군사협력도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경제의 대중 의존 심화 현상은 중국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가볍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고 경고한다. ●中 원자재난·北 미국 제재 탈피하려 밀착 1949년 수교 이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로 맺어졌던 북·중간 혈맹관계가 1992년 한·중수교로 악화됐다가 갑자기 밀월관계로 전환되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원자재 난에 직면했기 때문에 북한의 비교적 풍부한 원자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텅스텐과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의 북한 매장량은 세계 1위와 4위로 알려져 있다. 북한내 주요 자원의 잠재가치는 2287조원으로 추정된다. 정치적으로는 북한체제의 붕괴방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보라는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북한으로서는 국제적 고립과 미국의 제재에 따라 중국과의 밀착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북·중간 급격한 경제협력 관계 강화가 북한의 ‘동북아 4성화’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조명철 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 경제가 중국의 예속경제, 중국의 동북 4성이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양문수 경남대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동북 4성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대안은 남·북·중 3각협력” 북·중 신 밀월관계는 우리나라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명철 실장은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 편중현상은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수도 있으며, 다른 나라가 북한과의 무역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문수 교수는 “북한이 정치군사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운 높은 상황에서 경제적으로도 의존도가 심화된다면 남북 경제공동체 형성과 통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남·북·중 3각협력’ 등의 다양한 사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강금실씨 법무법인 아서 앤더슨에 자문”

    여야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재록 게이트’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파상공세를 편 한나라당이 겨냥한 주 타깃은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강봉균 정책위의장. 이방호 정책위 의장은 “김재록씨가 관련된 기업 인수합병(M&A) 및 헐값 매각과정을 누가 배후조종했는가를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국정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한구 당 김재록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은 “강 전 장관이 대표를 맡았던 법무법인 지평이 지난해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인수 과정에서 김재록씨의 아서앤더슨과 한팀을 이뤄 법률자문(아서앤더슨은 컨설팅)을 해줬고, 상식선을 넘는 거액의 자문료까지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진로 인수과정 개입… 거액 자문료한나라당측은 특혜시비가 일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서울 양재동 사옥 인·허가 지시가 서울시가 아닌, 청와대에서 나왔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 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경제인들이 건의해 노무현 대통령이 오케이를 했고,(청와대가) 건교부에 지시해 건교부가 거꾸로 서울시에 압력을 넣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측은 “현대 사옥 문제가 나중에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규제에 관해 최종 권한을 가진 서울시에서 해답을 줘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강봉균 의장“의혹 살 만한 일 없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공세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면서 ‘정치쟁점화 시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강봉균 의장은 “나는 무슨 청탁이 들어오면 절대 안 받아준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폭로전을 하면 한나라당이 더 깊은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전 장관측은 “부당한 정치공세로, 의혹을 살 만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경기도 양평 남한강 연수원에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워크숍을 가졌다. 정동영 의장은 “4월은 대추격의 달”이라면서 “5일 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다음날 입당 원서를 쓸 것이며, 같은 날 조영택 국무조정실장도 입당한 뒤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양평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환경·생명] “北 친환경 개발 지원 시급”

    최근 중국기업의 대 북한 투자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오염물질을 대거 배출하는 ‘중국식 경제개발 모델’이 북한의 환경훼손·오염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환경산업의 북한 진출 촉진 및 북한의 친환경적 개발지원 등 한반도 환경문제에 대한 남북한간 공동대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북한의 환경오염 문제는 결국 남한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남북한 공동과제라는 인식에 따라서다. 중앙대학교 김정인(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8일 환경관리공단이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 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환경산업의 대북 투자여건 조성 방안’ 논문을 발표하고 “국내 환경·서비스 산업의 북한 진출 확대를 통해 북한이 친환경적으로 개발되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국의 대북 투자규모와 이로 인한 북한의 환경훼손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김 교수는 “2004년 중국기업의 북한투자 규모가 1년 만에 130배나 증가하는 등 북한 내 전체 투자규모의 80%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남한이 북한 개발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중국식 경제개발로 인한)북한 내 천연자원의 고갈현상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전망에 근거해 국내 환경산업의 적극적인 대북 투자 필요성을 제기했다.▲금강산·백두산 생태체험 관광상품의 개발 ▲대두·콩 등 농작물을 이용한 바이오(bio) 연료·생산단지 조성 ▲북한 경제특구에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의 설치, 운영 등의 친환경적 개발방안을 제시했다.아울러 “수질·대기정화, 재활용산업 등 민간 환경산업체가 북한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올해 과세시한이 끝나는)교통세 가운데 일부와 물이용 부담금 등에서 재원을 마련해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한국환경정책연구원(KEI) 정회성 박사도 남북간의 환경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정 박사는 같은 세미나에서 발표한 ‘한반도 환경실태와 남북환경협력 방안’ 논문에서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따른 산성비 강하 ▲중국의 급격한 경제개발로 인한 황해 오염 ▲동해에서의 핵폐기물 투기 등 한반도의 환경문제와 관련,“남북한 공동의 환경관리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남북 경제협력은 북한의 환경문제 발생을 사전 예방한다는 기조 아래 추진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면서 “비무장지대와 백두대간 등의 보전관리를 위한 남북 공동의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아울러 북한 산림녹화 사업과 관련해선,“향후 남한이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될 경우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남북간의 공동협력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북한의 산림은 1970년 9773㏊에서 1997년 7553㏊로 23%나 감소한 상태라고 정 박사는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국군포로 3代 영화같은 탈북

    국군포로 3代 영화같은 탈북

    국군포로 이기춘(75)씨 ‘일가족’ 7명이 북한을 탈출해 한국 땅을 밟기까지는 무려 17개월이 걸렸다. 이씨 부부와 둘째딸 부부에 이어 31일 막내딸과 두 외손자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함으로써 이씨 일가족 탈북은 끝났다. 모두 다섯차례에 나눠서 진행된 탈북과정은 한 편의 영화였다. 1950년 미2사단 38연대 소속 전투병(카투사)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이씨는 중공군에 잡혀 청진제철소에서 일하고 있었다.2004년 6월 탈북 안내인을 따라 함경북도 회령으로 이동해 휴대전화로 남한의 가족과 통화를 한 뒤 ‘남행’을 결심했다. 이씨는 부인 김상옥(69)씨와 함께 중국 국경을 넘으려다 북한 국경경비대에 적발됐다.1차 탈북 시도가 실패하자 2개월 뒤에는 부인을 남겨두고 단신 탈북을 시도했지만 두만강을 건너기 직전에 발각됐다. 그해 11월 세번째 탈북 시도에 성공해 54년 만에 남한 땅을 밟았다. 이씨는 지난해 5월엔 부인 김씨를 자신의 탈북 루트로 탈북시켜 한국에서 꿈같은 재회에 성공했다. 북에 두고온 가족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지난해 9월에는 둘째딸 복실(36)씨와 사위 고영남(39)씨 부부도 무사히 북한을 빠져 나왔다. 부산에서 둘째딸 부부와 함께 살던 이씨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다. 부인 김씨가 고향인 김해에 있는 큰 댁에 처음으로 제사를 지내러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것이다. 절망하던 이씨는 둘째딸의 아들인 외손자 일혁(3)이도 데려오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여성 탈북안내인을 통해 일혁이를 중국 옌지로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이씨 일가족의 네번째 탈북도 성공이었다. 이어 북한에 있던 막내딸 복희(33)씨도 아들 김선군(2)이를 안고 지난 1월 두만강을 무사히 건넜다. 복희씨는 조카 일혁이와 합류해 31일 한국에 도착했다. 둘째딸 복실씨와 함께 살고 있는 이씨는 “작은 딸과 손자들이 오면 같은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곁에 두고 살겠다.”면서 “아내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기뻐했겠느냐.”며 끝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54년 동안 꿈에 그리던 고향에서 딸, 손자들과 함께 살게 된 것이 꿈만 같다고 한다. 이씨 같은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는 모두 20여명이고, 이들의 탈출에는 탈북지원단체뿐 아니라 중국정부와 송환 협상을 하는 정부당국의 지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구본영 정치부장

    “순애야.”1969년 납북된 천문석(76) 옹은 37년만에 만난 아내 서순애(66)씨의 이름부터 불렀다. 목이 메어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이윽고 입을 뗀 첫마디였다. 꽃다운 새색시에서 주름진 얼굴의 노파가 된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대답도 못한 채 어깨만 들썩였다. 혈기왕성한 나이에 조기잡이 배를 탔다가 황혼녘에야 나타난 남편의 얼굴을 보며 “믿기지 않는다.”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주말 금강산에서 막을 내린 제1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 그려졌던 삽화다. ‘순애야.’라는 호명을 보도를 통해 접하면서 그 애절한 울림 때문인지 기자는 문득 김광섭 시인의 시 ‘저녁에’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대목이다. 어쩌면 이 노부부도 이 순간이 지나면 이승에선 다시 만나기 어려우리라는 예감으로 온몸을 떨었을 것이라는 짐작 때문이었다. 인연에 따라 만나서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게 세상살이라지만, 노부부의 짧은 재회에서 보듯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의 사연보다 더 비극적인 드라마도 없다. 문학작품에서처럼 감상에 젖기에는 너무나 기막힌 실제상황이란 점에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1985년 첫 고향 방문단을 교환한 이래 언제나 온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이산가족 상봉 장면은 뉴스의 초점에서도 비켜나 있다. 이번에도 ‘납북자’라는 표현이 빌미가 돼 남쪽 언론에 대한 북측의 취재방해 사건이 불거질 때까지 크게 보도하는 언론은 없었다.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 등이 여야간 정략이 뒤섞인 공방과 맞물려 연일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한 것과는 퍽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동시대를 사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현안 중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이 또 있을까. 반세기가 넘게 피붙이들이 생이별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곳은 개명천지에 한반도밖에 없는 까닭이다. 과거 동서독간 왕래도 1961년 베를린 장벽이 구축된 이후 통독 때까지 끊기지는 않았다. 사회주의체제의 동독이 때때로 제한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물론 이산 문제가 풀리지 않은 근본적 이유는 북한이 과감한 개혁·개방에 나서지 못하는 속사정과 궤를 같이한다. 이산가족 전면교류시 남한의 실상을 알게 될 북한 주민들이 남북간 생활 수준의 양극화가 해소될 때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은 이산 문제에 관한 한 훗날 역사적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른바 ‘광폭(廣幅)정치’, 즉 ‘통큰 정치’를 표방하는 그이기에 더욱 그렇다. 인민의 한을 풀어주는 통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춘추의 필법은 그의 통치를 ‘광폭(狂暴)정치’로 규정할지도 모르겠다. 인권 이전에 천륜이라는 차원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요즘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화두인 양극화 해소보다 더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다. 보수·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는 화급한 현안이란 얘기다. 이산 1세대가 대부분 60대 중반 이후의 고령이라는 점을 직시해 보라.1970년 546만명에 달했던 이들은 한을 품은 채 속속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앞으로 10여년도 안 가 이산가족 문제 자체가 자연 소멸될 것이라는 우울한 관측마저 나오는 마당임에랴. 이런저런 상황논리를 대며 납북자나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한 우리 정부도 역사적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려울 듯싶다. 정상회담 등 남북 회담을 골백번 한들 이산가족 등 남북 주민의 인권이 개선되지 않으면 마술사가 모자 속에서 비둘기를 만들어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기에 최근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납북자 문제와 대북 경제지원의 연계를 시사했다는 보도가 사실이기를 바란다. 북한의 군비 전용 가능성이 있는 맹목적인 현금지원이 아니라면 더 퍼준들 어떠랴 싶다. 과거 서독정부도 정치범의 이주비용이나 이산가족의 서독 방문의 대가로 막대한 현물과 돈을 비공개적으로 동독측에 지불하지 않았는가.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왕건 청동상’ 北서도 일반공개 안돼

    ‘왕건 청동상’ 北서도 일반공개 안돼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 등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 90여점이 광복 이후 처음으로 남한 나들이를 하게 됐다. 최근 이뤄진 북관대첩비 남북 인도·인수에 이어 북한 문화재의 남한 전시가 성사됨에 따라 앞으로 남북 문화교류는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보물들 첫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이건무 관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조선중앙력사박물관(관장 김송현)과 남북 박물관간 첫번째 교류사업으로 오는 6월 초 ‘북한 문화재 특별전(가칭)’을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별전에는 북한이 자랑하는 민족사 전 시기를 포괄하는 국보급 문화재 90여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그동안 북한 문화재의 남한 전시는 민간에 의해 3회 정도 열렸으나, 고구려 등 특정시대의 고분벽화와 모사도 중심이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북한 유물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일 북한 문화재들은 고고·역사유물 65점과 회화류 25점 등모두 90점.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개성박물관, 조선미술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주요 유물로는 한반도에서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상원 검은모루 출토 구석기’와 ‘신암리 출토 청동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로 평가되는 ‘서포항 출토 뼈피리’ 등이다. 또 고구려인들이 남긴 뛰어난 금석문 중 하나인 ‘고구려 평양성 석각’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미술품으로는 1993년 개성 태조 왕건릉에서 출토된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을 비롯,‘발해 치미’‘신계사 향완’‘불일사 오층 석탑 출토 금동탑’‘관음사 관음보살좌상’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143.5㎝의 나상(裸像)인 왕건 청동 좌상(坐像)은 북한에서도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으로, 이번에 일반에 첫 공개된다. 이에 따라 북측은 이번 전시때 하반신에 천을 두르는 방법을 제안, 이를 협의 중이라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회화류로는 심사정 ‘화조도’, 김홍도 ‘신선도’, 신윤복 ‘소나무(松圖)’, 정선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등 당대 최고 화가들의 걸작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남북 문화재 교류의 전기” 이 작품들은 대부분 광복 이후 남한에서 한번도 공개·전시되지 않은 국보급 문화재들이다. 그 중에는 사진으로도 공개된 적이 없는 유물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북한 문화재는 5월쯤 금강산을 통해 육로로 남측에 인계되며, 한달쯤 전시준비 작업을 거쳐 6월 초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일반에 선보인다. 이어 8∼10월에는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겨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 개최를 위해 이건무 관장은 24일 개성 자남산려관에서 조선중앙력사박물관 김송현 관장과 만났다. 광복 후 첫 남북 중앙박물관장 회동에서 양측은 민족문화 동질성 회복을 위해 민족문화재의 전시·조사·연구·보존 등 양 박물관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관장은 “남북교류사업인 만큼 우리 문화재도 북한에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북한 문화재도 훌륭한 우리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공동 발굴조사 및 조사보고서 발간, 유물 복원 등 북측을 지원할 수 있는 교류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독자의 소리] “새터민 청소년센터 설립 예정”/김두현

    서울신문 지난 17일자 17면에 실린 ‘북한이탈청소년’ 관련 기사를 읽었다.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와 또 다시 그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어린 청소년들이 자기들의 딱한 사정을 대통령님께 편지로 적은 글이라 마음이 아팠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탈북청소년들이 우리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비를 면제해주거나 대안학교를 세우는 등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워낙 큰 문화·경제적 격차 및 학업 격차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허물지 못하고 많은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거리로 내몰려 위기 청소년으로 전락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청소년위원회는 이들 새터민(탈북) 청소년들이 입국해서 학교·사회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학업과 사회 적응을 일관되게 지원할 수 있는 ‘새터민청소년지원센터(가칭)’를 조만간 설립할 예정이며, 새터민 청소년들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할 예정이다. 또 통일부(하나원), 교육인적자원부(한겨레학교) 및 민간교육기관등과 연계하여 새터민 청소년들의 학업 및 남한 사회 적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두현 <청소년위원회 활동복지단장>
  • “보수·진보 北인권논쟁 모두 본질 외면”

    지난해 ‘국경을 세번 건넌 여자’란 자전 에세이로 주목받은 탈북 시인 최진이(46)씨. 그녀는 26일 보수와 진보세력이 벌이는 북한 인권 논쟁에 대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양측 모두 정치적 도그마에 빠져 제대로 북한 문제를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흘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막을 내린 유럽연합(EU)의 북한 인권청문회에서 양측이 장내외에 동시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치열하게 제대로 보려는 노력들이 없이 이념·파벌 싸움으로만 몰고 간다.”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거시적 안목없이 무조건 김정일 타도로, 다른 편에선 실제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아예 외면한다는 것. ●노대통령도 ‘요덕스토리´ 직접 봐야 그녀는 특히 최근 정치범수용소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보고, 수용소 생활을 경험한 탈북자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의식을 제대로 지적하기 위해 야스쿠니를 가보고 싶다고 말했듯 요덕 스토리를 보고 의사 소통 부재에서 오는 이념갈등을 깨뜨리자는 것이죠.” 북한 김형직 사범대 작가반 출신으로 조선작가동맹에서 시를 쓰다 평양 추방령을 받은 뒤 탈북한 최씨는 토론부재, 한(恨)풀이식 댓글 문화를 남한사회의 지나친 이데올로기 대립 원인으로 분석했다. 논쟁을 논쟁으로 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인격 모독으로 여기면서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유치한 감정전으로 치닫는다는 것이다.‘북한알기’도 마찬가지. 최씨는 “학자들도 선민의식으로 무장한 채 자신이 이미 구축해 놓은 틀에서만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사회 ‘386’의 고민을 제대로 들으려 하는 사람들도 없다고 했다. 최씨가 얘기하는 ‘386´은 70년대 후반 80년대 대학을 다닌 북한의 지식인들. 그는 “김정일 정권을 좋다고 얘기하는 북한사람들은 공포감에서, 한편으론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을 때 생기는 혼란에 대한 자기 방어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60년대 학번의 경우 세계문학전집도 봤고, 볼쇼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도 본 ‘누린 세대’이지만 그 이후 세대는 세상으로부터 갇혔다.”고 말했다. 정권으로부터 세상에 갇히게 되자 진실을 캐기 시작한 게 북한의 ‘386’세대라고 한다. 그는 “최근 386들이 돈벌이에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86세대가 북한 변혁의 동력이 될 수 있냐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스스로 일어날 줄 모르는 자들로 키워져 고민으로만 그친다는 진단이다. 한 교수의 경우 토속언어 연구를 명목으로 반란의 기미를 감지해 보고자 전국을 돌아다녔으나 전혀 찾을 수 없어 결국 탈북했다고 한다. 최씨는 그러나 남북, 북·중 경제교류 증가로 시장 경제의 기운이 북한사회에 스며들면서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북한에 대한 인식 수박 겉핥기식 남한 사회의 북한 인식이 너무도 겉핥기식이고 각종 색깔로 덧칠돼 있는 게 안타깝다는 최씨.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 낼 석사논문 ‘식량난 시기 여성 시인들의 여성주제 시쓰기 방식´도 최씨가 남한사회에 보내는 또 하나의 북한 알리기다. 작가동맹시절 염형미란 후배 시인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30년 女權운동 ‘부드러운 카리스마’

    30년 女權운동 ‘부드러운 카리스마’

    한명숙 총리 지명자가 62번째 생일인 24일 총리 후보 지명이라는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한 지명자는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환경부 장관을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사적인 인연이 없었다.2002년 대선 당시 여성부 장관을 맡고 있었던 터라 대선 캠프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시절 여성부 업무보고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리고 장관에 발탁했다. 한 지명자의 첫인상은 대체로 ‘부드러움’‘푸근함’으로 집약되기 때문에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양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월남한 한 지명자는 1963년 이화여대 불문과에 입학할 당시에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아름다운 생을 노래하는 작가가 되고픈 문학소녀’였다. 그러나 당시 서울대에 재학중이었던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와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하면서 한 지명자의 인생은 급변한다. 남편인 박 교수가 결혼 6개월여 만인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됐고, 한 지명자도 본격적으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당시 이화여대 사감이었던 한 지명자는 1970년 학생들의 시위를 지원한 것이 문제가 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크리스천 아카데미’ 활동을 시작했다. 한 지명자는 16대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2001년 여성부 초대 장관을 지냈다. 여성부 장관 시절에는 ‘한명숙 리더십’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장관 출퇴근시 기립하는 공무원 문화를 없앴다. 여성근로자 산휴기간을 30일 연장하는 등의 모성보호법 개정의 산파역을 맡아 여성권익 신장을 위한 법적·제도적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 지명자는 지난해 17대 총선 직전 환경부 장관직을 그만두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지역구(고양 일산갑)에서 한나라당의 거물 정치인인 홍사덕 전 의원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해찬 전 총리가 임명될 2004년에는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한 지명자는 두 번의 장관 경험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해소·고령화사회 대책 등의 뜨거운 국정 현안들을 해결·조정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자기 색깔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추기경 새문장 모자등 진홍색… 세개의 별 나라·서울·평양 상징

    24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거행된 서임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추기경에 서임된 정진석(75) 추기경의 문장(紋章)이 확정됐다. 문장의 디자인은 대주교 때 사용했던 것과 큰 차이는 없으나 기존의 연두색 모자와 좌우의 술이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으로 바뀌었고, 술도 종전 4단에서 추기경을 상징하는 5단으로 늘어났다. 문장 왼편에는 세 개의 별이 새겨졌는데 이 가운데 중심의 큰 별은 나라 전체, 좌우 별은 서울(남한)과 평양(북한)을 상징하며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나타낸다. 칼은 온갖 불의에 항거하는 정의를 나타내며, 비둘기는 성령의 상징으로 풀이된다. 문장은 중세 시대 유럽의 귀족들이 자신의 가문을 표시한 상징이었으나 당시 지방 영주를 겸했던 주교들이 800년 전부터 이 전통을 받아들여 사용해 왔다. 주교들의 신앙과 철학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출신 지역이나 사목 지역, 사목 목표가 담겨 있다. 한편 정 추기경이 사목표어로 설정한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은 사도 바오로의 서한 중 한 대목으로 추기경의 사목 지침이 드러난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Hi-Seoul 잉글리시]

    # 1.5월 하이 서울 페스티벌 Seoul city is planning to host a variety of festivities in downtown Seoul in May,which the city government sees as a venue for citizens of Seoul and foreigners to get together and mix. 서울시는 시민과 외국인 모두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축제들을 5월에 서울시 전역에서 열 예정입니다. The 4th annual Hi Seoul festival will take place from May 4th to 7th at the Seoul Plaza and surrounding areas.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오는 5월4일부터 7일까지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Of note this year is a chance for citizens to see what the capital looked like when the outer walls were connected through the castle lights walk. 올해 특히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끊어진 도성을 빛으로 연결하고 시민들이 함께 걸어보는 도성 밝히기와 도성 밟기입니다. In addition is the Citizens walking festival,citizens tug-of-war,the Hi Seoul parade along with fireworks,performances and concerts. 또한 시민화합 줄다리기, 하이 서울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콘서트와 공연들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Make sure to showcase your talents through the open application program where amateurs can make use of an open stage. 그리고 아마추어 예술가들은 시민 공모 프로그램에 신청해 개막식 공연에서 끼를 발산할 수도 있습니다. # 2. 북한 철도선 연결 컨소시엄 합의 The head of Russia’s railway system announced that North Korea has agreed to the creation of an international consortium to re-build a railway that runs from Russia to the border with South Korea. 러시아 국영철도 사장은 북한 철도 개량을 통해 러시아와 남한을 잇는 한반도 종단철도(TKR) 복원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 구성에 북한 측이 동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The re-establishment of the Trans-Korean railway was reached in principle after three-party talks were held in the Russian city of Vladivostok. 이번 한반도 종단 철도 복원 합의는 남·북·러 3개국 철도 대표들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여 가진 회의에서 나온 것입니다. The consortium refers to a project to build or restore 800km of railway line through North Korea. 컨소시엄은 북한을 통과하는 800㎞의 철도선을 건설하거나 복원하는 데 책임을 맡게 됩니다. ●어휘풀이 *capital 수도 *talent 재능, 끼 *principle 원칙 ● 제공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北인권국제대회 유럽서 열려

    |브뤼셀 함혜리특파원| 북한의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북한 인권국제대회가 22일(현지시간) 브뤼셀 크라운호텔에서 열렸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해 7월 워싱턴과 12월 서울에 이어 세번째로 열렸다. ‘국경없는 인권회’ 등 유럽과 미국,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기조연설, 기록영화 ‘꽃동산’ 상영, 탈북자 증언, 전문가 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23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연대 활동을 한차원 높인다는 내용의 ‘브뤼셀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스트반 젠트-이바니 유럽의회 한반도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인권은 전세계의 보편적이고 무조건적인 인간의 기본 권리”라면서 “유럽의회도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정도로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증언에 나선 김태산(54·2003년 탈북)씨는 북한 경공업성 책임지도원으로 조선체코 신발 기술합작회사 책임자를 맡았을 당시 자신이 목격한 해외 근로자의 노동력 착취사례를 고발했다.1998년 탈북, 중국서 5년 동안 탈북자 생활을 거쳐 2003년 남한으로 온 이신(27)씨는 중국내 탈북여성들의 참혹한 현실을 증언하고 인권향상에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북한인권위 위원장, 데이비드 호크 전 국제 앰네스티 미국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브뤼셀에 온 한반도 평화통일 원정대(단장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의장)는 이날 행사장 인근과 미 대사관 앞 등에서 집회를 갖고 이번 행사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열리는 미국식 인권패권정책의 일환이라며 성토했다.lotus@seoul.co.kr
  • 北 보트피플 5명 동해로 귀순

    북한 주민 일가족 등 5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동해상을 통해 귀순했다. 19일 육군과 국정원, 경찰 등 합동신문 기관에 따르면 18일 밤 11시23분쯤 강원 고성군 현내면 송현리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 초소에서 북한 주민 5명을 태운 소형 전마선 1척이 귀순의사를 표시한 것을 초병이 발견했다. 귀순자는 이모(37), 박모(34·여)씨 부부와 이씨의 2살과 8살된 아들 등 일가족과 이씨와 잘 아는 사이인 김모(26)씨 등 모두 5명이다. 이씨 등은 17일 밤 9시쯤 ‘조업을 나간다.’고 한 뒤 고성군 통천항을 출발했으며 18일 새벽 2시쯤 통천 두포리 연대봉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 남측 해안초소 인근에 도착했다. 이씨는 “군복무(1986∼1994년) 당시 남한의 발전상 등을 라디오를 통해 청취한 이후 남한 사회를 동경해오던 중 지난 1월 귀순을 결심했다.”고 귀순 동기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마니아] 킥복싱 다이어트

    [마니아] 킥복싱 다이어트

    ‘킥복싱으로 살을 뺀다.’서울 송파구 석촌동 아줌마들이 요즘 ‘킥복싱’에 흠뻑 빠져 있다.40대를 훌쩍 넘긴 아줌마들이 권투 글러브와 헤드기어를 쓰고 운동을 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석촌동 아줌마들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킥복싱을 즐긴다. 최근에는 동우회까지 결성했다. 아줌마들은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도 지킬 수 있고, 호신술까지 익히게 되니 ‘1석3조’ 아니냐.”며 자랑을 늘어 놓는다. 그래서 송파구 석촌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킥복싱 다이어트 동우회’ 회원들이 훈련하는 현장에 직접 가보았다.‘가장 남성적인 무술로 어떻게 살을 뺄까?’라는 궁금증을 품고. “원투, 스트레이트!, 잽잽, 앞차기!”지난 10일 오전 석촌동 대한격투무술연맹(석촌 격투기체육관) 지하 1층 체육관. 실내에 들어서자 아줌마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사뭇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40~50대 주부들의 기합소리 쩌렁쩌렁 이마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훔치며 주먹을 내지르고, 발차기 하는 30여명의 아줌마들의 모습은 ‘다이어트 교실’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특히 범상치 않은 실내 모습은 긴장감을 더해 준다. 사각링과 샌드백, 격투기 수련기구인 철각 등은 마치 ‘K1’ 격투기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격투무술’이라는 검은 셔츠를 입은 회원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격투기 훈련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잠시 운동을 지켜보면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교육 내용도 여성스럽고 부드럽다.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아줌마들의 웃음소리가 이내 긴장감을 풀어준다. 몸풀기로 ‘엉덩이 씨름’을 하거나 ‘다리 찢기’를 하며 동요 ‘학교종이 땡땡땡’과 ‘나비야’를 부르는 회원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직접 참여해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시작하면 엉덩이로 상대방을 힘껏 미세요. 지는 사람은 팔굽혀 펴기 10회 합니다.” 격투기 7단으로 대학에서 경호무술을 지도하는 이강은(42)관장의 재치넘치는 입담에 아줌마들이 한바탕 웃음을 쏟아낸다. 이어 격투무술을 응용한 스트레칭. 상대방을 꺾고, 누르고 하는 모습이 격투기와 다를 바 없지만 누구보다 열심이 따라 한다. 처음에는 ‘훅’이 뭐고,‘킥’이 뭔지조차 몰랐던 아줌마들도 마음 내키는 대로 냅다 휘두르고, 걷어차듯 발길질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몸도 날아갈 듯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1개월 4㎏·6개월 6㎏ 감량 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주부 천순덕(45·석촌동)씨는 “킥복싱을 하면서 땀이 비오듯 쏟아져 지난 6개월 동안 6㎏이나 뺐다.”면서 “그동안 다른 종류의 다이어트를 다해 봤지만 격투기만 한 것이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회원 중에는 지난 한달간 4㎏을 뺀 회원도 있다고 한다. 몸풀기가 끝난 뒤 미니 대련이 시작됐다. 이 관장을 도와 운동을 가르치는 최재범(22·명지대 경호학과 2년)사범과 천씨의 시범대련이 있었다. 권투 글러브와 헤드기어를 쓴 천씨가 링에 오르자 ‘파이팅∼’을 외치는 동료 회원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링 주변에서는 ‘들어찍기’ ‘팔굽치기’ 등 과격한 용어가 쏟아지지만 어설픈 발차기와 주먹을 휘두르는 천씨의 모습에 회원들은 또 한번 웃음꽃을 피운다. 경기는 최 사범이 방어만 해 천씨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킥복싱이 과격한 운동이라는 것은 오해라는 게 회원들의 말이다. 킥복싱은 맨손으로 무기를 가진 상대와 대적하는 방어무술로 과격하거나 폭력적이지 않으며, 주의만 하면 배우는 데도 그리 위험하지 않다. ●자신감·인내심에 큰 도움 이 관장은 “킥복싱은 기술을 배우기에 앞서 정신수양을 강조하는 운동으로 내적인 자신감과 인내심을 키워 준다.”고 강조했다. 격투기에 다이어트를 접목시킨 것은 석촌 2동 이영도 동장의 아이디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하던 중 킥복싱에 앞서 입문했던 주부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달 1일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개설했다. 넓은 공간에서 제대로 운동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 관장은 “킥복싱은 남자들만의 거친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들에게 좋은 전신 다이어트”라면서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이 결합돼 살이 빠지면서 근력이 생겨 다이어트 후유증인 ‘요요 현상’이 없다.”고 말했다. 주부 김유미(39)씨는 “운동량도 많고, 근육운동에 스트레칭까지 하니까 살도 빠지고 몸매도 예뻐진다.”고 자랑했다. 주부 송명선(39)씨도 “힘들지만 재밌어요. 땀빼고, 군살빼고 건강해지고,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어요.”라면서 “호신술도 배워 이젠 밤길 혼자 다녀도 전혀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살 빼는 데 격투기가 최고’라는 말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인근 주부들이 몰려들어 등록하지 못한 인원만도 수십명에 이른다. 당초 월·수·금 3회 수업도 회원들의 요구로 주 5일 연속 수업으로 바뀌었고, 당초 1개반 35명에서 2개반으로 늘렸지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고 간 사람만도 30여명이 넘는다. 운동에 결석하는 주부는 하루 2∼3명에 불과하다. 내용에 비해 강습료도 한달에 2만원, 석달에 5만원에 불과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링 밖에선 친목 다지고 봉사활동 특히 몸을 서로 부대끼며 하는 운동이다 보니 서로간의 격이 사라졌다. 호칭도 연배를 따져 ‘언니’ ‘동생’으로 통일됐고, 모임도 결성됐다. 회장은 천씨가 맡고 2개반으로 운영돼 1반은 백종순씨,2반은 이은혜씨가 각각 총무를 맡고 있다. 회원들끼리 지난달에는 눈썰매장에서 친목을 다졌으며, 이달 말에는 남한산성 등반에 나선다. 앞으로 마을 청소와 봉사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회원 문의는 석촌동사무소(410-3540∼2) 또는 석촌동 대한격투무술연맹(417-7118).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킥복싱 다이어트’는 킥복싱 기술에 스트레칭을 접목한 유산소 운동이다. 킥복싱 기술을 응용, 킥복싱 기술 60%와 스트레칭 40%가 합쳐진 새로운 개념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매일 1시간 진행되는데 관절풀기 위주의 몸풀기 10분 이상을 한 뒤 킥복싱 자세를 응용한 발차기와 손기술 등을 배운다. 발차기는 고난도 기술인 돌려차기를 제외하고 앞차기, 무릎차기, 옆차기 등 비교적 쉬운 것으로 구성돼 있다. 손기술은 지르기, 훅, 어퍼, 팔꿈치 치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운동은 요일별로 나눠 월요일은 발차기, 화요일은 손기술, 수요일은 손·발기술의 콤비네이션, 목요일은 스트레칭, 금요일은 전체적인 미니 대련 위주로 진행된다. 사각링에서 벌어지는 자유대련은 3개월 이상 수련을 해야 링에 오를 수 있고, 그것도 약속대련 수준에 그쳐 다칠 염려가 없다. 킥복싱은 맨손 무술로 간편한 체육복만 있으면 된다. 필요에 따라 글러브와 헤드기어, 샌드백, 샌드백장갑, 붕대와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 등도 쓰인다. 킥복싱은 흰띠와 검은띠(유단자) 두 가지로 나뉘는데 보통 1년은 수련해야 흰띠를 면할 수 있다. 유단자가 되려면 심사를 거쳐야 하며,6단까지는 심사 이후에는 명예로 보면 된다. 석촌 격투기체육관은 사단법인 격투무술연맹(회장 이재선) 총본부이기도 하다. 이강은 관장은 연맹의 중앙연수원장을 겸하고 있다.
  • [마이너리티 리포트] (5) 북한이탈 청소년

    [마이너리티 리포트] (5) 북한이탈 청소년

    친구들은 ‘한국사람’이라고 부르고 자기는 ‘조선사람’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부모 상담일이 돼도 부모에게 절대로 학교에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아이들,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다. 소수자인 북한 이탈주민 중에서도 소수자에 속하는 이들은 탈북 뒤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생긴 학습 공백이나 주변의 지나친 선심성 관심으로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다 같은 나라였잖아요. 왜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거예요?” 박지성 같은 축구선수를 꿈꾸고 만화가·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 평범한 아이들은 왜 자기들을 남한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주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2003년 문을 연 북한이탈 청소년 방과후 배움터인 ‘한누리학교’의 꿈 많은 철부지들이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자기들의 생각과 바람을 전했다.(어린이들의 이름은 가명) # 북한 사람이라고 무조건 무시하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저를 좋아했지만 나중에는 북한 사람인 걸 알고 저를 따돌려서 마음에 슬픔만 가득했어요. 다시 시작하려고 다른 고장에 가서 두 달 동안 한국말을 배웠어요. 저는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5학년 때는 성취도 평균점수가 35점이었지만,6학년 때는 66.1점이었습니다. 한국 애들에 비하면 낮은 점수지만, 내 실력에는 더없이 높은 점수였습니다. 노무현 아저씨, 제 부탁을 들어주세요. 북한 사람이라고 무시하더라도 마음이 어떤 사람인지나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요. 북한 사람 중에 한국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도 있다고요.-김지은(16·여·중1년) 올림 # 한국에서는 자기밖에 몰라요. 통일하면 망할 거래요 저는 2003년 9월에 북한을 떠나 2004년 7월에 한국에 왔습니다. 나는 한국이 우리 민족이라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이라고 하면 ‘못사는 나라에서 왔구나.’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북한에서는 한 마을에 살면 이집저집 놀러 다니고 그랬는데 한국에서는 자기들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 한 고향 사람들 같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한국에서는 북한이 못살아서 계속 도와줘야 되기 때문에 통일이 되고 나면 한국이 망할 거란 말도 해요. 북한이 못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기도 좋고 사람들이 정도 많아요.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남한 애들은 고향, 친척들이 그리운 줄 모르겠지만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고향 생각에 밤을 눈물로 보내고 있어요. 북한에서 온 게 무슨 죄라도 되나요? 마음에 상처가 많은 우리들에게 더 아픈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이미연(16·여·중1년) 올림 # 북한에서 왔다고 빨갱이래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친구들이 굉장히 잘해 줬지만 북한에서 왔다고 동물 취급하는 것 같아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북한 애들이 한국에 오면 대부분 몇 살 아래 학년에 다니는데 조금 못된 애들은 그걸 갖고 놀리고, 우리 앞에서 일부러 북한에 대해 욕을 해요. 싸우다 할 말 없으면 빨갱이라고 하는데 정말 미웠어요.-이선희(16·여·중2년) 드림 # 북한 사람들 죽이지 마세요. 제가 (살기)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중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을 많이 괴롭혀요.(그러지 않도록) 부탁드려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을 죽이지 마세요. 아셨죠?-한지희(12·여·초교4년) 드림 # 남한에는 왕따가 왜 있어요? 전 2002년에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1년을 지내다 한국에 왔어요. 그런데 (북한에서 온) 어른들이 (남한에서) 힘들게 사는 것이 불쌍해요. 북한에서 아무리 많이 배워도 여기 와선 쓸모가 없고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까워요. 그런데 왕따가 왜 있어요? 왕따 당하는 아이들은 아무 죄도 없고, 다만 뭐가 좀 부족해서 그런 건가요? 전 왕따시키는 애들이 이해가 안 돼요.-박정은(15·여·중1년) 올림 # 북한에서 온 친구들도 꿈 이룰 수 있게 해주세요 저의 장래 희망은 축구선수예요. 대통령 할아버지, 지금이라도 제가 축구를 하게 된다면 박지성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연습할 것입니다. 저같이 북한에서 온 어린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서민준(14) 드림 # 통일하면 서로 사랑하고 더 강해질 수 있어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북한 아이들에 대해서 아주 나쁘게 인식하고 있어요. 통일이 되면 자기네 나라가 망한다고, 북한 아이들이 한국을 더럽힌다고 생각하네요. 저는 한국 사람과 북한 사람이 똑같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같은 나라였잖아요. 북한은 한국보다 환경이 더 좋으니까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되면 환경오염이 좀 사라지고, 서로 더 사랑하고,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빠라고 불러드릴까요?ㅋㅋ-한민영(15·여·초등6년) 올림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기초학력 모자라 학교부적응 심각” 북한 이탈 청소년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초학력 부진에 따른 학교 부적응과 서울과 지방의 지원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대부분 중국에 머물면서 남한에 들어올 기회를 찾는다. 그러다 보니 한창 기초지식을 배워야 할 청소년들의 학습이 이 기간 동안 전면 중단되고 만다. 현재 국내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실제 학력수준에 맞춰 정규학교에 들어갔지만 나이가 어린 친구들과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학교를 그만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북문화통합교육원 사무국 김영진 현장담당은 “이탈 주민의 수가 급증했던 1997∼98년의 경우 입국이 힘들어 중국에 10년 이상 머문 아이도 있다.”면서 “대안학교의 경우 학력이 인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검정고시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머무는 동안 단속을 피해 숨어 지낸 기억은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상흔을 남기기도 한다. 실제로 한누리학교 학생들 중 상당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고 있다. 상담 때에도 조사를 받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앞서 상담자가 기록을 하려 들면 자지러지게 놀라는 아이들도 많다. 그나마 서울에 있는 청소년들은 지원받을 기회가 많은 편이다.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60∼70%의 북한 이탈 주민이 서울에 배치되다 보니 지원 단체도 대부분 서울에만 몰려 있다. 지방에 있는 청소년의 경우 어떠한 지원 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전국의 북한 이탈 청소년 지원단체 15곳 중 11곳이 서울에 있다.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관심이나 선심성 배려도 북한 이탈 청소년의 적응을 힘들게 한다. 때마다 이벤트성 지원이 몰려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계획을 짜고 실천하기 힘든 경우까지 생겨나곤 한다. 한누리학교 교사 안진희씨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배려해 준다며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왕따를 당할 수 있으니 그냥 강원도에서 왔다고 하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라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 이탈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지원과 그저 또래 아이들을 보는 것과 같은 평범한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부 지원현황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정부는 지원 규모를 늘리고 학력인정 대안학교를 시범 운영하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북한 이탈 주민 지원은 원래 통일부에서 전담했으나 교육 수요자인 청소년이 늘면서 지난해부터 교육부에서도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통일부에서는 현재 고교생까지 수업료와 육성회비 등 학비 일체를 면제해 주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면 국·공립학교의 경우에는 학자금 전액을 면제해 주고,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와 절반씩 부담한다. 지난해에는 ‘북한이탈주민 후원회’를 통해 민간단체에 17억원을 지원했다. 교육부에서도 지난해 북한 이탈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을 공모해 단체 8곳에 1억 70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원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정규학교 교사와 민간단체 교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북한 이탈 청소년 교육에 관한 워크숍을 실시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이들을 위한 멘토링 제도도 도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5년 9월 현재 북한 이탈 청소년 432명이 전국 192개 정규학교에 다니고 있다. 대안학교나 방과후 배움터, 보호시설 등에 있는 청소년은 2005년 12월 현재 264명이지만 이 가운데 교육을 받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경기도 안성에 ‘한겨레학교’라는 학력인정 대안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2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2007년 140여명을 정원으로 정식 개교한다. 이 학교는 학력 인정은 물론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다시 정규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응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 정착지원팀 관계자는 “외국 학생들의 학업 중도탈락률이 2∼3%선인데 비해 북한 이탈 청소년은 이보다 서너 배는 많은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올해 안에 북한 이탈 청소년의 학업과 생활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뒤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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