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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홍명보-이정만 16년만에 재회

    1990년 10월11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과 23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남북통일 축구경기(경평 통일축구)’가 거푸 열렸다. 단순한 스포츠 차원을 뛰어넘어 분단의 아픔을 보듬는 한반도의 새 역사가 쓰인 날이었다.1차전에서 북한이 2-1로,2차전에선 남한이 1-0으로 이겨 사이좋게 1승씩 나눠가졌다. 당시 남한에는 새내기 태극전사 홍명보(사진 왼쪽)가, 북한에는 베테랑 미드필더 이정만(오른쪽)이 있었다. 이후 이정만은 대표팀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 길을 걸었다. 그는 2002년 9월 두 번째 통일축구대회와 같은해 10월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사령탑으로 서울과 부산을 연이어 방문, 남한 축구계와 교류를 이어갔다. 홍명보(37) 한국대표팀 코치와 이정만(47) 북한대표팀 감독이 1990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재회한다.10일 오전 1시 알 라얀 경기장에서 열리는 도하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다. 비록 현역은 아니지만 각각 코칭스태프로서 뜨거운 승부를 펼치게 됐다.1978년 테헤란대회 결승에서 만나 무승부 끝에 공동 우승을 차지했던 남북은 이번엔 어느 한 쪽이 눈물을 뿌려야 한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경기에선 두 번 모두 득점 없이 비겼지만 역대 A매치 전적은 남한이 5승3무1패로 앞선다. 하지만 이번 승부는 예측 불허다. 남한은 핌 베어벡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이후 속 시원한 경기를 펼친 적이 드물다. 이번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도 무실점 3연승을 달렸지만 경기 내용은 튼실하지 못했다. 반면 북한은 최근 남녀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국제 무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유의 체력과 스피드에 최근 탁월한 킬러 감각까지 보태 한국팀을 긴장시키고 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소설속 ‘한야대회’ 시국성토 쟁점

    45장으로 구성된 ‘호모 엑세쿠탄스’(처형하는 자라는 뜻)의 36,37장에 논란이 되는 글이 집중돼 있다. 퇴역한 정치인, 검찰과 경찰, 안기부의 고위 공무원, 장성들이 양평의 남한강변에서 벌이는 ‘한야(寒夜)대회’의 시국성토 등이 그것이다.“북한을 주적으로 경계하고 있다가 적절한 반격으로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제독은 진급에서 누락되어 퇴역하고 주적이 아니라서 어물거리다가 군함과 장병을 잃은 제독은 시말서 한 장 쓰지 않았다.”고 주적문제를 꼬집었다.“고시합격보다 학생운동 경력이 출세하고 고위직에 이르는 데 지름길”,“시민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엽관(獵官)의 수단”이라며 현 정부의 인사문제를 공격했다.“전교조 핵심에 침투한 친북극좌세력은 아이들을 인민공화국 인민으로 길러내고 있다.”고 전교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남한의 햇볕이 그들의 옷을 벗기기 위함이란 걸 뻔히 알면서 김정일 정권이 선군정치의 옷을 벗어던지고 개혁개방으로 나올까.”라고 햇볕정책도 비난했다. “친여매체의 선동은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적의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다.”고 일부 언론을 매도하는 등 정치, 사회, 대북 정책을 전방위에서 비판했다. 소설은 내년 1월 출간될 예정.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북한을 ‘조국’ 남한은 ‘敵後’로 불러

    검찰이 8일 공개한 일심회의 보고문과 북한 지령에는 섬뜩한 내용이 적잖이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보고문에는 북한을 ‘조국(祖國)’, 대한민국을 ‘적후(敵後)’로 호칭하고 있으며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도 여러번 나온다. 반미에 필요한 시민단체, 정치권 등의 동향 파악과 국내정세 등도 총망라돼 있다. ●지령은 이메일 등 인터넷으로 지령은 주로 인터넷과 북한 공작원의 접선을 통해 전달됐다. 건수만도 20여건이나 된다.12건은 인터넷 지령이었고,10여건은 중국과 태국에서 북한공작원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지난해 10월 일심회에 보낸 북한의 지령문에는 “부시가 아펙수뇌자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11월 방한하는 것과 때를 맞춰 광범한 대중단체들과 군중을 조직동원해 대규모의 반대투쟁을 벌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적혀 있었다. 시민단체를 겨냥한 지령도 있었다.“○○연합은 민노당과 긴밀한 련계 밑에 진보세력 후보들을 밀어주도록 하며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시민단체들과 함께 락선락천운동을 하여야 하겠다.”는 지침이었다. 이에 대한 일심회 회원들의 보고 내용이 검찰에 확인된 것은 30여건. 손정목·최기영은 민노당 중앙당, 이정훈은 민노당 서울지역, 이진강은 시민단체의 동향 등 국가기밀을 수집, 장민호(장마이클)씨를 통해 보고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보고 내용 반미, 정치권 동향이 대부분이다. 보고 내용 중에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내 여론도 포함돼 있다. 검찰이 밝힌 대북 보고내용은 반미·반전을 위한 문건투쟁의 일환으로 “5·31 지방선거의 교훈과 진보정당의 과제, 민족의 운명을 가늠하는 미사일 정국의 본질” 등을 실천연대, 전국연합 홈페이지 등에 게시되기도 했다. 보고는 주로 장씨를 통해 보고했거나 9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장씨의 주선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직접 만나 개별적으로도 보고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정일은 장군님 보고문 가운데는 김정일을 찬양하는 충성 문구도 다수 포함돼 있다. 북한을 조국(祖國)으로, 대한민국은 ‘적후(敵後)’로 표기했다. 검찰은 장씨가 대북 보고문에서 이같은 호칭을 사용해 김정일에 충성맹세한 것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9월 일심회에 보낸 지령문에서 민노당을 ‘민회사’로, 시민단체는 ‘연회사’로, 반미투쟁은 ‘수출’로, 김정일은 ‘사장님’으로 표기했다. 또 접선을 ‘생일파티’로, 활동중지는 ‘입원치료’로, 체포는 ‘급성장염’ 등으로 바꿔 쓰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진강은 신년편지에서 “수령을 결사옹위, 결사관철하는 충직한 전사로 만들어 나가며…”라고 결의했다. 최씨는 사상교육을 받은 후 “장군님의 선군영도가 유일한 정답입니다. 새로운 세기의 수령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라고 충성맹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간첩단인가, 이적단체인가 검찰 관계자는 “일심회 사건은 6·15 공동선언 이후 최대 간첩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일심회를 간첩단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간첩단은 법률 용어가 아니지만 이적단체 활동을 하는 단체를 구성해 간첩활동을 했다는 의미에서 간첩단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법원 판례 70여건을 분석하고 수사에 투입된 검사들이 모두 모여 난상토론을 벌여 일심회를 당초 국정원이 송치한 반국가단체가 아닌 이적단체로 의율해 기소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국가 변란을 직접적이고 1차적인 목표로 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반국가단체로 규정할 수 있는데 그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치열한 법정공방 예상 검찰이 밝힌 기소내용과 달리 관련자 5명은 ‘일심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도 “이들은 ‘일심회’라고 하는 조직의 실체는 물론이고 명칭조차도 몰랐다고 주장한다.”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장씨 외 다른 4명이 북한 공작원을 만난 것으로 결론짓고 이들에게 국가보안법상 회합 및 통신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변호인단은 이를 지나친 법 적용으로 보고 있다. 이동구 홍희경기자 yidonggu@seoul.co.kr
  • 남한산성 입장료 내년 폐지

    경기도는 내년부터 광주시 중부면 소재 남한산성 도립공원의 입장료를 폐지한다고 7일 밝혔다. 도는 남한산성 입장료로 성인 1000원, 어린이 300원을 받고 있으나 시민단체 등에서 “인공시설이 아닌 자연환경에 대해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은 세금이나 마찬가지”라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도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공원운영 관리예산 전액을 도비로 지원하는 한편 오는 2009년까지 40억원을 들여 등산로, 휴게소, 화장실, 주차장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Metro] 남한산성 입장료 내년 폐지

    경기도는 내년부터 광주시 중부면 소재 남한산성 도립공원의 입장료를 폐지한다고 7일 밝혔다. 도는 남한산성 입장료로 성인 1000원, 어린이 300원을 받고 있으나 시민단체 등에서 “인공시설이 아닌 자연환경에 대해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은 세금이나 마찬가지”라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도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공원운영 관리예산 전액을 도비로 지원하는 한편 오는 2009년까지 40억원을 들여 등산로, 휴게소, 화장실, 주차장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누드 브리핑] 구청장들 앞다퉈 ‘시장님 찬가’ 왜?

    김효겸 관악구청장이 직원 워크숍에서 보여준 엄청난 주량과 메들리 노래 실력이 ‘전설’로 남게 됐습니다. 자치구를 순회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구청들의 ‘애교공세’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화제에 올랐습니다.●관악구청장의 엄청난 음주가무 실력 김효겸 관악구청장이 직원 워크숍에서 보인 ‘엄청난’ 술과 노래실력이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 우수부서 직원 50여명이 경기도 여주 남한강으로 워크숍을 떠났는데요. 김 구청장이 주말을 이용, 격려 방문했답니다. 저녁 회식시간이 돌아오자 직원들은 바짝 긴장했습니다. 구청장이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고 독려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결국 김 구청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소주잔을 들고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잔을 돌리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직원들도 서서히 마음을 풀고 구청장에게 소주잔을 건넸습니다. 수십 잔이 오갔는데도 김 구청장은 끄덕 없었답니다. 오히려 직원들이 얘기하는 애로사항을 꼼꼼히 메모하고 챙길 정도였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기분 좋게 취한 김 구청장이 노래 메들리를 시작했지요.‘모정의 세월’‘원점’‘과거는 흘러갔다’‘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등 7곡이 이어졌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백댄서를 자처하며 흥을 돋웠습니다. 조용필에 버금가는 환호성을 받으면서 ‘아쉽게’무대를 내려왔다고 하네요.워크숍에 참석한 한 직원은 “어색한 자리를 구청장님이 유쾌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셨다.”고 말했습니다.●숙원사업 호소에 애교 만발 요즘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치구를 순회 방문하면서 구정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구청장들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미루고 있는 숙원사업을 나열하면서 지원을 요청합니다. 실제로 하나쯤은 해결이 되고요. 사정이 이러다 보니 오 시장에게 ‘어필’을 하려고 기발한 ‘이쁜 짓’이 등장하곤 합니다. 지난 4일 강북구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애교 섞인 현수막이 줄줄이 걸렸습니다.‘시장님은 우리의 오아시스’‘오세훈 파워+삼각산 정기’‘수수께끼를 풀 사람은 바로 오세훈’‘운도 기적도 믿지 않는다. 오세훈 시장만 믿을 뿐’ 등등 입니다. 순발력이 돋보이게 구정 현안을 보여주는 영상물도 제작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어린이 합창단이 등장해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 뒤 ‘오세훈 시장님 사랑해요.’를 합창했다고 합니다. 평소 쇼맨십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김현풍 구청장도 보고회에 참석한 공무원과 주민 대표에게 연신 오 시장을 격려하는 박수를 청하면서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시장을 향한 자치구의 애교공세가 너무 과열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시청팀
  • 3000년전 인도인 한반도서 벼농사?

    3000년전 인도인 한반도서 벼농사?

    강원 정선군 아우라지 유적의 청동기시대 고인돌에서 출토된 사람 뼈가 백인의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신동훈 교수가 5일 아우라지 유적을 발굴 조사하고 있는 강원문화재연구소의 의뢰로 인골을 분석해 보니 영국인과 비슷한 DNA 염기서열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백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인골이 나온 것은 1965년 충북 제천 황석리 13호 고인돌에 이어 두번째. 당시 BC430년이라는 방사선 연대 측정 결과가 나왔다. ‘아우라지 사람’은 3000년 전에 해당하는 BC970년 정도로 강원문화재연구소는 추정한다. 황석리와 아우라지는 남한강으로 연결되는 동일생활권이다. 얼굴 전문가인 조용진 한서대 교수는 황석리 사람을 복원해 본 결과 완전한 서양인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는 “황석리 사람처럼 생긴 사람들이 지금도 남한강변인 원주와 충주 지역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훈 교수는 아우라지 인골이 백인의 것인지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조심스러워 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벌써부터 백인의 유전인자와 고인돌 문화를 전해받은 인도인들이 바닷길로 한반도에 건너와 벼농사를 지었고, 죽어서는 고인돌에 묻히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이 김병모 한양대 명예교수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김병모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이 인골의 주인공이 인도에서 벼농사 전래 경로를 따라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반도에 들어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말 가운데 400여개 어휘는 인도토착어인 드라비다어에서 유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쌀은 살(Sal), 풀은 풀(Pul), 벼는 비야(Biya), 메뚜기는 메티(Metti), 농기구인 가래는 가라이(Kalai) 등이 그것으로 벼농사 기술과 함께 소개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아우라지 사람’의 존재는 청동기시대 한반도와 인도를 비롯한 남방과의 교류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직접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학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민주세력 대통합 소신 불변”

    최근 여당내 정계개편론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전 의원은 4일 “기존 기조에 변함 없다.”며 민주세력 대통합 소신을 거듭 밝혔다. 추 전 의원은 4일 한양대에서 이번 학기 마지막 강의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정계 개편에 대한)내 생각은 그대로”라면서 “다만 앞으로는 강한 어조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부산 방문에 나서는 추 전 의원은 “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지 분명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전 의원은 최근 분당 당사자인 열린우리당 세력까지 포함하는 민주세력 통합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강의에서는 레프코위츠 미 대북인권특사와 뉴욕에서 만난 사연을 소개했다. 추 전 의원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내용으로 강연을 하기에 ‘우리와 북한은 샴 쌍둥이와 같다. 심장과 간을 공유하고 있고 머리는 두개다. 미국과 소련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즉 “남한은 북한 인권에 대해 겉으로라도 단호하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지식인 논쟁 이렇게 연말을 달군 적 있었나

    지식인 사회가 올해처럼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 연초부터 시작된 학계 내부의 비판과 논쟁, 대결 국면이 연말까지 지식인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1980년대의 ‘사회구성체 논쟁’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예 작정하고 상대방을 지목해 비판하는 ‘실명비판’의 양상으로 치닫는다. 진보-보수 양자 대립 국면도 아니다. 진보와 보수간 ‘일전’을 거쳐 진보 내부, 보수 내부에서도 분화된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논쟁의 끝은 어딜까.‘끝장 토론’이 없다면 2007년 대선까지 치열한 학계 내부의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논쟁의 핵심에 서 있는 뉴라이트재단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지식인 사회의 논쟁은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띠고 있는 셈이다. 불씨는 보수 쪽에서 먼저 지폈다. 지난 2월 박지향·이영훈 서울대 교수, 김철 연세대 교수,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 등이 중심이 돼 펴낸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재인식)’은 386세대의 필독서였던 ‘해방전후사의 인식(해전사)’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타깃은 해전사 주요 편집자였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 재인식은 해전사를 ‘좌파 민족주의 진영의 정치학’이라고 폄하했다. 민족주의에 매몰돼 산업화, 근대화의 가치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지난달 성대 윤해동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출간한 ‘근대를 다시 읽는다(재재인식)’에 의해 또다시 반박당했다. 윤 교수 등은 재인식이 오히려 과도하게 국가주의에 빠져 있다고 맹공했다. 이같은 역사인식 논란은 사실상 ‘대리전’ 성격이 짙다. 이제 학계의 보수·진보 진영 ‘대표주자’들은 상대방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상대측 논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계간지 ‘시대정신’ 겨울호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분단체제론’을 작정하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통일보다는 남한의 선진화가 우선”이라면서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은 이론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시대정신은 지난 가을호에도 강만길 교수를 도마에 올려놓고 공격한 바 있다. 더욱이 앞으로도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등 ‘우리 시대의 진보적 지식인’들을 차례로 검증할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진보 쪽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백 교수는 계간지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서 안 교수를 겨냥,“한반도의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북의 모험주의적 행동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남한의 선진화가 가능하겠느냐.”고 역공했다. 사실 이같은 실명비판은 지난 5월 안 교수가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 예고됐었다.70∼80년대 대표적인 좌파 이론가였던 안 교수는 우파로 전향, 일제 강점기에 수탈도 있었지만 근대화의 기초가 마련됐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토대를 만들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전향한 좌파’로 낙인찍은 학자다. 올해초까지 일본에 있던 그가 뉴라이트를 업고 돌아오자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본 우익의 논리가 한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안 교수를 비난했다. 논쟁의 분화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진보 진영에서는 ‘평화’와 ‘통일’ 가운데 어떤 가치를 우선시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백낙청 교수는 지난 5월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이라는 저서에서 최장집 교수의 ‘평화우선론’에 대해 “분단체제를 간과한 채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주장”이라고 공박했다.“민주화 이후에 오히려 민주주의가 퇴보했다.”는 최 교수의 주장은 “보수세력의 결론과 동일선상에 있다.”고 꼬집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이 ‘4·19는 학생운동,5·16은 혁명’이라는 내용의 새로운 역사교과서 시안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자유주의연대 등 뉴라이트 단체들은 즉각 “산업화에 대한 지나친 미화와 민주화에 대한 평가절하라는 오류와 편향을 보였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서울광장] 인권위가 北인권 챙겨야 할 이유/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권위가 北인권 챙겨야 할 이유/황성기 논설위원

    보수 진영의 전유물로 인식돼 온 북한 인권문제가 진보 진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을 보니 세상이 좀 변했다 싶다. 진보 진영은 남북대화가 진행 중인 한반도의 특수 상황을 들어 북한 인권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를 극력 꺼려왔다. 보수쪽의 집요한 북인권 공세에도 정부와 암묵적인 공동 보조를 취하며 꿋꿋이 버텨온 이들이다. 평화공존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북인권을 하위개념으로 두고 금칙어처럼 지켜온 진보쪽조차 비켜갈 수 없게 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정부의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찬성 결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좁혀 말하면 4차례의 유엔 결의안 투표에 불참 혹은 기권해 온 정부가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북인권의 지형을 확장했다. 진보 진영의 좌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23일 ‘한반도식 통일과 북의 핵실험’이라는 특별강연회에서 눈길을 끄는 언급을 했다.“민주지향적 시민사회에서 북한을 판단하는 이중잣대가 심각하게 존재하지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북 인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어느 토론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였다. 백 교수는 “누구나 북한의 인권을 얘기하지만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면서 “북한과 상대해야 하는 통일부 장관이 인권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인권을 얘기해야 할 시점이라면 북한 정부를 상대로 하는 정부가 나서기는 껄끄러우니 다른 주체가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주체가 남북교류를 수행하고 있는 진보 단체인지, 제3의 기구인지는 분명치 않다. 반전·반핵을 외쳐온 평화통일 세력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침묵하면서 보수 진영에 빼앗긴 반핵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라도 핵폐기를 북측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백 교수는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 북인권도 놓여있는 듯하다. 금주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원위원회를 열어 북한인권 초안을 논의했다. 안경환 위원장의 취임 일성대로라면 인권위는 연내로 북인권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다. 정부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찬성이 결정되기 전에 내놓았더라면 훨씬 수월했을 터이다. 인권위가 정부에 선수를 빼앗긴 꼴이 됐다. 이제 인권위 입장 표명은 유엔 결의안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그러나 지난 회의를 거치면서 “기대할 것이 없다.”“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인권위는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 있는 외국인에 대하여 적용한다.’는 국가인권위법 제4조를 들어 북한 내 인권침해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고 한다. 국군포로, 납북피해자, 이산가족, 탈북자 같은 대상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북 인권유린이 북녘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권고는 남한땅을 넘어서야 옳다. 그래야 정부의 유엔 결의안 찬성과도 정합성이 있고 북인권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짜는 데도 안팎으로 떳떳하다. 중단된 인도지원을 재개하는 명분도 된다. 격론을 벌인 그날 회의에서 안경환 위원장은 의견 표명에 관해 직접 챙기기로 했다고 한다. 오는 11일에는 전원위원회 최종의결이 예정돼 있다. 북인권을 통일부가 얘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더라도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있는 인권위는 말 못할 이유가 없다. 안 위원장이 어떤 지혜를 짜낼지 궁금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20&30] ‘약 주고 병 주는’ 직장동료

    [20&30] ‘약 주고 병 주는’ 직장동료

    “회사 생활에서 울고 웃는 건 일보다는 사람 때문 아닌가요.” 직장인 대부분은 업무 자체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상사 외에 또 다른 ‘공공의 적’이 있으니 바로 직장 동료. 물론 동료는 힘든 회사 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에 대한 얘기를 2030들로부터 들어봤다. ■이런 동료 딱! 좋아 - “재테크 정보통 인기끌죠” “자기 일 제대로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동료가 최고 아닌가요?” 직장 생활 4년 동안 비교적 여러 부서를 거친 회사원 이모(28·여)씨. 그는 이 기간에 ‘좋은 동료=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인간성은 좋은데 일을 잘 못해서 남에게 피해 주는 것보다 인간미는 조금 떨어져도 맡은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 잘하는 동료를 선호하는 것은 이씨만이 아니다. 뛰어나게 일을 잘해 경쟁 의식을 느끼게 하는 동료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 남에게 피해 주는 사람도 함께 지내고 싶지 않은 동료다. 이씨는 “같이 일하든 따로 일하든 ‘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틀림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동료가 직장 생활에서 가장 듬직한 벗”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서뿐만 아니라 사적인 관계에서도 세심하게 동료를 배려해 매 순간 고마움과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고 흐뭇해 했다. 일의 효율성을 동료 평가의 잣대로 삼는 것은 윤모(28)씨도 마찬가지다. 팀으로 작업할 때가 많아 한 사람이 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너무 일만 따지면 비인간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도 동료들도 회사에 놀러 다니는 것이 아니고 월급 받고 일하는 거니까 최소한 자기 일을 깔끔하게 하는 사람이 좋죠.” 직장 생활 3년차로 우울증과 일에 대한 회의가 찾아온다는 박모(27·여)씨에게는 인간미 넘치는 동료가 최고다.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가 있기에 회사 생활이 그렇게 팍팍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몸이 안 좋을 때면 일을 나눠서 해 주거나 술자리에서 ‘흑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상 아래 버린 술을 모아둔 그릇을 몰래 치워줄 때면 정말 고마운 생각이 들죠. 술자리에서 상사한테 잘 보이기에 급급한 사람들에 비하면 천사 아닌가요?” 전문직 김모(31)씨는 어떤 상황에서든 한결 같은 동료들이 좋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앞에서는 친절하고 뒤에서는 남의 험담이나 늘어놓는 이중인격자들에게 질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울 만큼 배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라곤 다른 사람 흉보는 것이 전부라는 게 한심할 뿐”이라면서 “굳은 표정이라도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좋다.”고 전했다. 회사 동료와 선·후배로부터 일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민종(31)씨. 하지만 일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눈치가 빠르지 못해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이씨에게는 소위 ‘정보통’으로 불리는 몇몇 동료들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그는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할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불리한 측면이 많다. 사내 고급 정보를 선·후배들은 잘 알려주려 하지 않는데 동료 가운데 친한 2∼3명이 가르쳐 줄 때 가장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재테크만큼 귀가 솔깃한 것은 없다. 그래서 요즘엔 재테크 정보를 알려주는 동료가 인기가 높다. 고등학교 교사 박모(33)씨는 “대부분 교사들은 재테크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좋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몇몇 젊은 동료 교사들은 핵심 재테크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박형욱(29)씨도 마찬가지다.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재테크에 밝지 못하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어도 동료들이 재테크 노하우나 핵심 정보를 알려줄 때 가장 고맙다고 한다. 박씨는 “급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규모의 재테크를 할 수는 없지만 동료들이 주는 정보로 작게 성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친한 동료가 아니면 안 가르쳐 줄 정보도 꽤 있다.”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런 동료 딱! 싫어 - “상사에 아부땐 짜증나요” “학교 선배랍시고 직장에서도 선배 행세 하려는 동기를 보면 대뜸 욕이라도 해주고 싶죠.”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덕민(가명·25)씨는 회사에 비교적 빨리 입사했다.2000년에 대학에 입학해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한 뒤, 어학연수 등을 위한 휴학 없이 바로 올 2월에 졸업하면서 입사에 성공했다. 그래서 이씨는 같이 입사한 다른 남자 동기들보다 두 세 살 적다. 그런데 입사 동기 가운데 같은 대학 출신 박모(27·98학번)씨는 학번이 높다며 항상 선배 행세를 하려고 한다. 이씨는 “학교 다닐 때 알지도 못했고 지금은 엄연한 입사 동기인데 너무 염치 없는 것 같다.”면서 “동기지만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27·여)씨에게 저녁 회식은 그야말로 고문하는 자리다. 겉보기에는 말술이라도 거뜬히 마셔낼 것처럼 강단 있는 모습이지만 체질상 술을 잘 못마셔 입사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주량이 소주 반 병이 안 된다. 하지만 경력으로 입사한 동료 직원은 회식 때마다 ‘사회 생활하면서 무조건 술 못 마신다고 말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자꾸 술을 권한다. 은근히 잘난 척도 한다. 박씨는 “팀장 이상 상사들이 주는 술도 힘들어 죽겠는데 같은 팀원이 친한 척 한답시고 한 술 더 뜨니 정말 밉다.”면서 “술을 다른 잔에 몰래 버리는 걸 보면 ‘아깝게 그걸 왜 버려?’라며 소리 치는데 회사 사람만 아니면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술과 관련된 ‘나쁜 동료’가 또 있다. 회사원 이유종(31)씨는 “전날 회식 자리에서 술 적게 먹은 여자 동기가 다음날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으러 가자고 팀장한테 조를 때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것은 단순히 음식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에 대한 배려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전문직 이모(28·여)씨는 최근 같은 팀 내의 동료에게 크게 실망했다. 평소 성격 좋고 일도 무난해 회사 내 평판도 좋고 나이가 몇 살 많아서 그런지 고민도 잘 들어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떠넘기고 쉬우면서 빛나는 일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심지어 내가 한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가로채기까지 하더군요. 그동안 좋았던 감정이 이런 일을 겪으면서 완전히 사라졌어요. 인간 자체에 실망해 버린 거죠.” 광고회사에 다니는 윤모(28·여)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윤씨는 업무가 많고 시간을 다투는 일이 많아 일의 효율에 따라 동료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일을 요청했을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참 뒤에 ‘못하겠다.’고 하면 정말 속이 터진다. 그는 “자기 일을 은근히 남한테 떠밀면서 남의 일에 대해 자기가 다 아는 것처럼 구는 동료가 가장 얄밉다.”면서 “막상 자기가 할 것도 아니면서 ‘그건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안 되지.’라면서 훈수를 두고 팀 작업을 할 때면 가장 쉬운 일만 하려고 하는 사람이 정말 싫다.”고 말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무던히 애쓰는 사람은 후배든 동기든 상관없이 미워 보이게 마련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모(27·여)씨는 부장에게 잘 보이려는 몇몇 동료들이 정말 싫다. 부장이 없을 때면 앞장 서서 흉을 보면서 앞에 있을 때에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이 군다. 이씨는 “윗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래도 도를 지나치면 그것만큼 꼴불견도 없다.”고 했다. 회사 사람이 상을 당해 부장이 가는 것을 알면 휴일도 반납하고 나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 몰라라 한다. 이씨는 “부장한테 잘 보이려는 노력의 절반만 일에 쏟아부어도 유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면서 “젊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손바닥 비벼대며 비굴하게 사는 걸 보면 정말 짜증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백낙청 교수 분단체제론은 논증 실패”

    “백낙청 교수 분단체제론은 논증 실패”

    “백낙청 교수의 분단체제론은 결국 논증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분단체제론’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백 교수가 ‘창작과 비평’을 통해 안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을 비판한 데 대한 응답이다. 안 교수는 27일 발간된 뉴라이트재단의 계간지 ‘시대정신’의 겨울호 ‘우리시대의 진보적 지식인’ 연재물에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을 비판하는 ‘허구로서의 분단체제’를 기고했다.‘분단체제론’이란 백낙청 교수가 1987년 6·29 민주화선언을 계기로 정초한 이론틀로 “이제 한국 현대사는 남북관계를 한국정치의 중심적 과제로 설정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분단체제는 세계체제, 남한의 자본주의체제 및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가 하나의 체제로 지양(止揚)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 결합돼 있는 것”이라며 “백 교수의 분단체제에는 체제원리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이 ‘-론’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이론적 정합성이 결여됐다는 것. 안 교수는 “백 교수는 통일이 왜 국정의 우선적 과제인가를 밝히기 위해 분단체제론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백 교수가 생각하는 통일이란 단계적ㆍ점진적인 통일을 전제로 하면서 남북 민중의 실질적 화해와 접근 아래 이뤄지는 남북정부 간의 국가연합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국가연합론이 제대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남북 민중의 실질적 화해와 접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밝히고, 또 남북 민중의 실질적 화해와 접근이 남북 주민의 동의로 볼 수 있는가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이론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론의 취약성과 한국사회에 대한 그의 인식상의 오류에 있다.”면서 “그가 의거하는 이론은 근대시민사회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전근대사회로부터 근대사회로의 이행기에 있는 사회의 특질을 밝혀내기 위한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글의 말미에서 “나와 백 교수 두 사람의 한국현대사에 관한 의견의 차이는 통일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가, 선진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가 하는 데에 있다”면서 “백 교수는 통일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10여년이나 연구했으나, 결국 논증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儒林(743)-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4)

    儒林(743)-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4)

    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4) 꺼져가던 불길은 두향이가 저고리 깃을 집어넣자 한순간 다시 불꽃이 일고 이내 모든 것이 타올라 한줌의 재가 되었다. 두향은 타고 남은 재를 남한강의 푸른 물속에 집어넣었다. 노을이 비낀 강물은 핏빛으로 물들고 한줌의 재는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강물 속으로 어지러이 흩어졌다. 이제는 모든 것을 정리하였으므로 더 이상의 미련이 남아있지 않았다. 두향은 궤연 옆에 놓여있던 치마를 펼쳐 입었다. 그 치마에는 퇴계가 생전에 써주었던 전별시가 적혀 있음이었다.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없더라. 서로 보고 한번 웃은 것 하늘이 허락한 것이었네.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봄날은 다 가려하는구나.” 20여 년 만에야 완성된 나으리의 전별시. 두향은 강선대 위에서 잠시 서편 하늘에서 타오르는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으리의 시를 소리내어 읊어보았다. 오래지 않아 두향은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천천히 발을 굴러 바위 아래로 떨어졌다. 흩날리는 낙화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두향의 몸이 강물 속으로 내리꽂혔다. 전해오는 소문에 의하면 이틀 후에야 두향의 시신이 강물 위로 떠올랐다고 한다. 나룻배를 젓는 뱃사공이 두향의 시신을 발견하였고, 마을 사람들은 그제서야 초당으로 달려가 보았는데, 방안에는 짧은 유서 한 장만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강선대 위에 묻어주십시오.” 다음날인 3월21일. 마침내 퇴계의 유해는 건지산( 芝山)에 묻혔다. 이때의 기록이 퇴계선생연보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3월21일. 예안현(禮安縣) 건지산( 芝山) 남쪽 줄기 자좌(子坐) 오향(午向) 언덕에 장사지냈다. 장례에는 원근의 사대부와 유생 300여 명이 참석하였다. 그리고 국장의 감역관(監役官)으로는 귀후서(歸厚署) 별좌(別坐) 김호수(金虎秀)가, 그리고 가정관(加定官)으로는 빙고(氷庫) 별좌 김취려(金就礪)와 예빈사(禮賓寺) 별좌 최덕수(崔德秀)가 명령을 받고 내려와서 장례의 제반사를 맡아서 처리하였다.” 퇴계의 장례를 치르던 날. 퇴계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매형에서 눈부신 매화가 피어났다. 원래 매화꽃은 동지로부터 날짜를 세기 시작하여 81일째에 해당되는 대충 3월12일 무렵에 피어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이상하게도 퇴계의 장례가 끝나는, 그보다 열흘이 지난 계춘(季春)에야 뒤늦게 꽃이 피어난 것이었다. 그것도 어느 순간 한꺼번에 극채색의 아름다움을 폭발하여 단숨에 피어난 것이었다. 흰 매화꽃에서는 천진한 옥설의 방향(芳香)이 뿜어 나와 주인이 사라진 도산서당 안을 가득 채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 [김성호전문기자의 종교건축이야기] (17) 금강산 신계사

    [김성호전문기자의 종교건축이야기] (17) 금강산 신계사

    금강산 자락인 강원도 고성군 신북면 창대리에 고즈넉이 앉은 신계사(神溪寺). 갈려진 반도의 북녘에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수월치 않지만 예로부터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와 함께 금강산 4대 사찰로 꼽혀왔던 명찰이다. 정어리 어장으로 유명한 장전에서 출발해 만 가지의 다양한 형상을 가졌다고 하는 만물상으로 가는 길 한편에 자리잡아 금강산 관광객들은 누구나 한 번쯤 들러보고 싶어하는 곳. 바로 앞쪽 기봉, 왼쪽의 응암, 오른쪽의 문필봉, 뒤쪽의 관음봉에 둘러싸여 천혜의 경관으로도 이름높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1500년 고찰이지만 6·25전쟁 중 무차별 폭격을 당해 삼층석탑과 당우 만이 덩그맣게 남아 있던 것을 남북 불교계가 손을 맞잡고 대웅전을 비롯해 건물 11채를 복원해 놓았다. 신계사 창건과 관련된 기록은 일제기에 편찬된 ‘유점사본말사지’의 ‘신계사지’와 1825년 남경 지환 스님이 지은 ‘금강산신계사사적’에 전한다. 이 사료들대로라면 신라 법흥왕 5년(519년) 보운 스님이 창건했으며 신라왕실의 통일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신(新)자를 따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창건 이후 김유신은 진덕여왕 7년(679년) 왕실의 기도를 올린 기념으로 사찰을 중건했고 통일 후인 679년에는 김유신의 동생 김흠순과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이 왕실에 청을 올려 대웅전을 보수한 것으로 전한다. 고려기 국사까지 지낸 대표적 화엄사상가 탄문 스님이 보수했으며 서경천도론을 편 묘청에 의해 중창됐고 조선시대엔 나운(1709∼1782년), 대은(1780∼1841년) 스님 등이 주석하며 숱한 후학들을 배출했다고 한다.18세기 말 무렵엔 30여동의 전각들이 들어설 만큼 흥성했으나 일제기를 거치면서 유점사 말사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6·25전란을 맞아 모든 전각이 소실됐다. 관음봉·문수봉·집선봉·세존봉 등에 둘러싸인 금강산은 전통적으로 화엄경의 법기보살이 머물며 중생을 제도하는 곳으로 알려진 불교계의 성지다. 이곳의 대표적인 사찰 중 하나인 신계사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시작된 것은 2000년. 남측 불교계와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이 사찰 복원을 협의했으나 지지부진하다가 금강산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인 사찰 되살리기가 시작됐다. 목재며 기와 같은 자재를 일일이 남측에서 날라다 써야 하는 만큼 공사 진행은 무척 더뎠다. 복원공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분단 세월의 켜만큼이나 달라진 남북의 전통건축 양식과 사고방식이었다. 현장에서 공사를 총지휘한 도감, 제정 스님은 “초창기만 해도 남북의 인부며 전문가들이 한 끼 밥을 같이 먹기에도 힘들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전각에 들일 단청 하나를 놓고도 의견 차가 많아 몇주일씩 토의를 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되살아난 것은 대웅보전과 만세루, 산신각, 극락전, 나한전, 어실각, 칠성각, 종각, 축성전, 요사채 등 건물 11개 동. 요사채 한 동을 마저 짓고 주변정리를 끝내면 복원공사도 모두 마무리된다. 건물은 복원됐지만 원래의 전각 단청이며 주 불상들은 아직 갖춰지지 못한 상태. 일주문이며 천왕문도 보이지 않는다. 대웅전과 삼층석탑을 중심으로 모든 전각들이 일렬로 선 채 사찰 문을 대신하는 만세루를 내려다본다. 이 가운데 주 건물인 대웅전은 1887년 김규복이 왕실의 지원을 받아 복원한 사진이 ‘조선고적도보’에 남아 있어 이를 토대로 복원하였다. 정면 3칸, 측면 3칸에 다포계 팔작지붕을 얹었는데 남한 사찰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장엄하다. 뒷 외벽에 부처님 설법도와 전법도, 앞 벽에 부처님 칠불을 미장처리하지 않은 건식공법으로 붙였는데 남북 합작의 첫 단청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웅전 서쪽 끝의 어실각은 조선조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사당. 사찰에 사당이라니. 조선조 숭유억불 체제 아래 그나마 왕실의 사당을 모신 탓에 신계사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인근 표훈사의 본 건물 형태를 그대로 살려 초석과 기단석, 댓돌 등을 온전히 살려냈는데 모래, 황토, 석회를 다진 삼화토(三華土)가 생생하다. 문은 조선조 사당의 전형적인 형태인 삼문(三門) 형태를 띠고 있다. 어실각 바로 옆에 들어앉은 나한각도 특이한 전각.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외견상 한 건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한전과 조사전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불교적인 시각으로 볼때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부분. 어실각을 둘 만큼 중요한 사찰이었지만 조선 후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사찰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다. 나한각과 나란히 앉은 극락전은 서방 극락정토를 주관하는 아미타불을 봉안했으며 바로 옆 축성전은 지옥의 모든 중생들을 구제한 뒤 현신하겠다는 원을 세운 지장보살을 모신 곳. 임시로 불상을 봉안했지만 전국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모금에 나서 내년 부처님 오신 날 원래의 모습대로 불상을 봉안할 예정이다. 대웅전 앞 삼층석탑은 현재 신계사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유구. 기단에 팔부중과 비천이 부조되어 있다. 통일신라 말∼고려 초쯤 생긴 것으로 금강산 3대석탑 중 하나로 꼽힌다. 빛처럼, 소리를 통해 부처님의 법을 중생에게 가장 빨리 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범종각도 대웅전 앞에 엄연히 자리잡았다. 삼층석탑의 옥개석이며 기둥돌, 대웅전 기단석 등 범종각 옆에 가지런히 놓여진 발굴 유물들도 눈길을 끈다. “신계사는 많은 유물들이 있었으나…야수적 폭력으로 모두 불타 버리고 터만 남았다.-국보유적 제95호 신계사터” 북측이 신계사 터에 세운 표지석 명문이다. 남과 북의 불교계가 사찰 복원의 원(願)을 세우기 한참 전 새겨진 명문이지만 남북 불교계가 합동 작업을 벌여 복원해놓은 신계사의 명문답게 새로 고쳐써야 할 것 같다. kimus@seoul.co.kr ■ 창건설화 들어보니 신계사의 명칭이 언제부터 ‘神溪’로 굳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창건 당시 원래의 이름은 ‘新溪’였다고 한다. 많은 사찰이 창건이나 이름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듯이 신계사에도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진다. 예로부터 신계사 앞 개울에는 알을 낳기 위한 연어 떼가 몰렸다고 한다. 당연히 연어를 잡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곤 했다. 바로 앞에서 살생(殺生)이 다반사로 일어나는데 절집에서 그냥 놔둘리 없었음은 빤한 일.“부처님의 도량은 가장 청정한 법계인데 어찌 물고기가 있어 냄새가 진동을 하는가” 신계사 창건주인 보운 조사가 결국 주문으로 방편을 써 고기 떼를 푸른 바다(동해)로 몰아내었고 그 바다까지 계곡물이 이르러도 고기 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운 조사가 용왕에게 연어 떼가 이곳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요청했는데 신통하게도 그때부터 이곳에서 연어 떼를 볼 수 없었으며 그 이후로 절의 이름을 ‘신기한 계곡’이란 뜻의 신계(神溪)사로 고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온 설화가 다 그렇듯이 그저 재미있게 각색된 이야기쯤으로 돌릴 수 있지만 설화와 관련된 유물이 남아 있어 흥미를 더한다. 2003년 11월 신계사 대웅보전 발굴 조사 때 수습된 평기와가 그것. 기와의 등에 물고기가 새겨졌는데 물고기 문양이 들어 있는 기와 유물로는 국내에서 처음 발굴된 것이라고 한다.
  • 광진구 “고구려를 되살려라”

    광진구 “고구려를 되살려라”

    광진구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남한에서 고구려 유적이 가장 많이 나오는 아차산 일대에 고구려 박물관과 유적 공원을 조성하는 고구려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오세훈 시장의 1200만 관광객 유치 계획에도 일조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에겐 역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아차산에 고구려 박물관 건립 아차산엔 고구려가 200년 동안 주둔하고 온달장군이 전사한 곳으로 알려진 아차산성이 있다. 또 약 100여명의 고구려 군인이 생활한 작은 성인 보루 17곳이 있는데 광진구에 6곳, 구리시 5곳, 중랑구 2곳, 광진구 구리시 경계 3곳, 중랑구 구리시 경계에 1곳 등이 있다. 이들 보루 가운데 6곳에선 화살촉과 항아리, 기와 등 1680여점의 고구려 유물이 나왔다. 나머지 11곳을 더 발굴하면 3000여점 이상 유물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광진구는 아차산 입구에 고구려 박물관을 짓고 서울대박물관과 고려대 매장문화재연구소가 소장 중인 유물과 새로 출토될 유물을 모두 모아 박물관에 전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송학 구청장은 “광진구 관내에 보루가 많이 산재해 있어 광진구가 중심이 돼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광진구는 청소년수련관 옆에서 아차산 입구까지 쌍영총과 안악고분, 덕흥리고분 등 10개 고구려 고분의 모형을 그대로 재현하고 고분마다 고분 성격에 맞는 테마공원을 만들어 그 일대를 고구려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 명소 인프라 갖춰 아차산엔 워커힐호텔이, 주변에는 한강호텔과 동서울호텔이 있다. 특히 워커힐을 찾는 외국인들이 아차산을 쉽게 찾을 수 있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호텔 주변에 명월관과 장순루 등이 있는 식당가가 있고 테크노마트도 있어 문화명소로서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 주변 지역과의 연계도 추진된다. 아차산 입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천호대교를 건너면 송파구에 있는 백제 초기에 지어진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차례로 나온다. 광진구는 이들 토성을 찾은 관광객이 풍납토성 앞 한강에서 돛단배를 타고 아차산쪽으로 올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에 고구려 박물관 건립 뒤 아차산 입구를 관광객이 많이 타는 서울시티투어버스의 코스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할 방침이다. 어린이대공원에 온 어린이가 고구려박물관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문화재청 지원 절실 고구려 프로젝트 예산은 모두 828억여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45%인 구 재정으로는 쉽지 않다. 광진구는 사실상 이 사업의 주관이 되어야 할 문화재청에 400억원 이상을 요청하고 있다. 서울시에도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정송학 구청장은 “1500년 전 한민족이 동북아를 지배했다는 사실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학생들에겐 고구려인의 늠름한 기상을 전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꽁꽁언 남북관계 佛心으로 풀리나

    꽁꽁언 남북관계 佛心으로 풀리나

    ‘지관 스님 연내 평양방문 이루어질까.’ 북한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연내 방북을 적극 요청해 지관 스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지난 19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축하하는 남북 불교계 합동 낙성식이 끝난 뒤 유영선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 중앙위원장이 지관 스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연내에 꼭 방북해 달라.”고 주문한 것인데 남북관계가 경색된 시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지관 스님은 유 위원장의 초청에 일단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사안인데다 일정이 촉박해 연내 방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관 스님은 유 위원장과 면담후 “나라에 도움이 된다면 방북을 못할 것도 없다.”고 말해 연내 방북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특히 면담에 동석했던 조계종 관계자는 “지관 스님을 초청하는 북측 인사들이 절실하다고 느껴질 만큼 적극적이었다.”면서 “지관 스님이 방북하면 최고위층 인사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지관 스님의 방북이 단순한 불교교류 차원이 아님을 전했다. 지관 스님은 현재 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의장을 겸하고 있다. 이날 낙성식 행사에 유례없이 북측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지관 스님 초청과 맞물려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행사장에는 유 위원장과 이의화 문화보존지도국 부국장(남한 문화재청장에 해당)을 비롯해 50여명이 모습을 나타내 남측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관련해 불교계는 “북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 위원장이 불교 진흥에 확고한 의지를 가진 인사인 만큼 일단 종교계 차원의 초청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최근 대규모로 불교계를 지원하는 중국과 한국 정부와의 대화 통로를 찾기 위한 시도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전 종전 된다면’ 쟁점별 전문가 분석

    ‘한국전 종전 된다면’ 쟁점별 전문가 분석

    53년간 이어진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문제가 한반도 안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시 한국전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부터다. 한반도 평화구축의 새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정전협정 당사자가 유엔군을 대표한 미국과 북한, 중국이란 점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 ▲주한미군 문제는 어떻게 되느냐는 등 궁금증 또한 증폭되고 있다. 먼저, 새로운 안보틀 논의과정에서 한국 소외 우려에 대해선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걱정할 바 없다.”고 말한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은 1990년대 중반 일시 가동된 4자회담 포맷이 원용된 협상을 통해 그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20일 “평화협정의 당사자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돼야 한다는데 한·미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채택된 9·19 공동성명은 4항에서 ‘직접 당사자들은 한반도의 항구평화체제를 위해 적절한 별도 포럼을 통해 평화협정체제를 협상키로 했다.’고 돼있다. 이 때도 정부 당국자들은 “직접 당사자는 남북한과 중국, 미국을 의미한다.”고 밝혔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중국’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간한, 최춘흠 통일연구원 동북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중국은 4자회담 때도 북한의 한국배제 주장을 물리치고 한국측 참여를 선호했다.”면서 “정전협정 당시와 현실은 달라졌고, 한국이 평화협정 체결의 주체로 참여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도 “북한 역시 한국이 북 체제를 붕괴시킬 생각이 없다는 신뢰가 생긴 것 같다.”면서 “지난해 중반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킨 나라끼리 회담을 하자고 했는데 이는 오히려 중국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로선 남북한간 협정이 맺어지고 중·미가 보장하는 게 최선의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주둔 여부는 향후 논의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최 연구위원은 “중국은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이 외교 원칙으로 내세우는 내정간섭 배제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면서 “만약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고집할 경우, 실기하지 말라는 식으로 북을 설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위원도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요구와 함께 미국이 남한에 씌워주고 있는 핵우산 포기 주장 등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1994년 북·미간 제네바 핵합의시 양측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상호 개설 및 대사급 관계 수립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연락사무소 개설에 소극적이었다. 때문에 과연 평화체제 정착이 순리대로 진행될까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미국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지만, 자체 동력에 의해 붕괴될 수도 있는 김정일 체제의 안전까지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기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이 과연 군부의 입지가 축소되고, 개혁·개방으로 체제 존립이 흔들릴 수 있는 핵폐기와, 평화협정 자체를 과감히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또 미국이 요구하는 핵 폐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중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할 포인트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포기는 하나하나 단계마다 조금씩 인센티브를 줘가면서 협상해야 한다.”면서 “‘종전 선언’ 같은 방향제시가 핵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정일근의 따뜻한 밥상] 여수낙지는 힘이 세다

    [정일근의 따뜻한 밥상] 여수낙지는 힘이 세다

    지난번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오징어를 낙지로, 낙지를 오징어로 부른다. 지난해 방북했을 때 백두산 향로봉 호텔에서 저녁 차림표에 낙지볶음이 있어 잔뜩 기대했는데 오징어가 나와 어리둥절했다. 낙지나 오징어는 다 같이 두족류인데 오징어는 십완목이고 낙지는 팔완목이다. 우리가 흔히 다리라 부르는 것이 오징어는 10개고 낙지는 8개라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십완목 오징어를 낙지라고 이름한다. 그건 분명 북측의 오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곳에 문의를 해봤지만 답을 알 수가 없었다. 후배 손택수 시인이 쓴 《바다를 품은 책 자산어보》(아이세움)를 읽다 안 사실이 있다. 손 시인은 자산어보에 나오는 오징어는 갑오징어고 지금의 오징어는 예전에는 피둥어꼴뚜기라는 것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갑오징어가 피둥어꼴뚜기에게 ‘오징어’란 이름을 넘겨주었다고 하니 바다 생물의 족보를 찾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전라도 사람들은 낙지를 ‘낙자’라고 즐겨 부른다. 산낙지가 우글거리는 강진만 뻘밭이 고향인 내 친구 최한선 남도대 교수는 “낙지를 낙자라고 부르는 사람은 낙지의 참 맛을 아는 사람이다“고 주장한다. 전라도 사람들이 낙지를 낙자로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서 찾았다. 자산어보에 낙지는 본명이 ‘석거(石距)’고 속명이 ‘낙제어’다. 《동의보감》에는 낙지를 ‘소팔초어’(팔초어는 문어다. 즉 작은 문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속명을 ‘낙제’라고 기록돼 있다. ’낙제’라는 이름이 낙지도 되고 낙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낙자가 낙제에 가까운 발음이나 낙자라는 이름이 왠지 정겹고 맛있게 들린다. 목포는 전라도 ‘낙자’의 본향이다. 그런데 영산강하구언이 들어서고 뻘밭이 죽고 그 뻘밭에서 살던 힘 좋던 뻘낙지들도 사라졌다. 지난해 목포에 갔다가 세발낙지를 사려고 했더니 목포의 술친구들이 이젠 목포에도 중국낙지가 범람한다고, 오리지널 세발낙지 두어 마리가 소고기 한 근 값이나 된다고 걱정이었다. 영산강하구언이 다시 뚫리기 전에는 세(細)발낙지의 시대는 갔다는 경고였다. 자산어보 시절에도 낙지는 맛과 힘의 대명사였다. 정약전 선생은 낙지에 대해 “모양은 문어를 닮았다. 그러나 다리가 길다. 머리는 둥글고 길게 생겼다. 뻘 속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기를 좋아한다. … 고깃살의 빛깔은 희고 맛은 달콤하다. 회, 국, 포에 모두 좋고 사람의 원기를 돋운다.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곧 튼실해진다”라고 적었다. 정약전 선생이 낙지가 소를 구한다고 했으니 더위 먹고 쓰러진 소에게 산낙지 한 마리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남도사람들의 과장된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정약전 선생의 아우이신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강진 유재지에서 쓴 시에서 그곳 사람들이 낙지국을 최고로 친다고 했다. 낙지는 산낙지를 회로 먹거나 볶음요리를 많이 먹는다. 낙지국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할 독자가 많을 것이다. 목포에 가면 세발낙지를 넣어 끓이는 ‘낙지연포탕’이 있다. 시원하게도 얼큰하게도 먹을 수 있는데 국물 맛이 일품이다. 지난달에 여수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저녁 시간에 도착했는데 낙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여수낙지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언젠가 목포친구가 낙지시장을 한 바퀴를 돌며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표피가 검은 것이 뻘에서 나는 목포낙지고 허연 것이 여수낙지라고 했다. 낙지는 뻘 속에서 나와야 제 맛이지 여수낙지처럼 허연 것은 크기만 하지 맛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 왈, 목포사람들은 여수낙지는 안 먹어!라고 했다. 물론 그 친구는 자신의 고집을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나를 세뇌시켜 버렸다. 그런 나에게 여수사람들이 여수낙지를 권하는데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거절할 수 없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 나는 여수낙지에 내가 음식에 주는 최고 점수를 주었다. 내가 먹은 낙지요리는 육수에 미나리와 콩나물, 불고기를 가득 넣고 끓이다가 산낙지를 통째로 넣어 다시 끓이는 불낙(불고기낙지)과 연포탕이 혼합된 별미였다. 여수낙지가 얼마나 힘이 센지 냄비뚜껑을 두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할 정도였다. 세발낙지에서 느낄 수 없는 바다의 힘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낙지는 살짝 익혀 내는데 입안에서 녹을 듯이 부드럽다. 낙지와 미나리, 콩나물 그리고 시원한 국물, 푸짐한 밥상이었다. 낙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데 초고추장 맛도 별미다. 그 식당 단골인 여수의 미식가 친구인 김정만 공인회계사는 집에서 담근 식초만 사용할 정도로 정성이 대단하다고 귀띔한다. 밑반찬으로 석화젓이 나왔는데 맛있게 삭은 것이 짜지 않고 별미다. 여수 석화(바다굴)의 전문가인 11번 경매인에게서 가장 좋은 석화를 구해서 전혀 소금을 치지 않고 1년간 자연숙성시킨 것이라고 자랑한다. 그러고 보니 밥상에 올리는 음식 하나하나에 주인의 정성이 그득하다. 여수낙지는 힘이 세다. 오랜 여행에 지친 나그네의 몸을 이내 회복시켜 준다. 다 먹고 난 뒤 푹 익힌 낙지머리를 디저트 삼아 먹는데 입안에 씹히는 먹물 맛도 참 달콤하다. 아무래도 올 겨울 여수를 자주 찾아올 것 같다. 글 · 사진 정일근 시인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첫 귀환 국군포로’ 조창호씨 잠들다

    지난 1994년 한국전쟁 국군포로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귀환했던 조창호 예비역 중위가 19일 0시30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고 조창호씨의 장례는 첫 향군장으로 치러진다. 지난 3월31일 마련된 ‘향군장 규정’에 따르면 향군 육성과 국가안보에 공로가 큰 사람이 사망할 경우 향군장으로 치를 수 있다. 연세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50년 10월 자원 입대한 조씨는 이듬해 8월 육군 9사단 101 포병대대 관측장교(소위)로 인제지구 전투에 참가했다가 중공군에 포로가 됐다. 장기간 탄광노동으로 규폐증을 앓던 조씨는 1994년 10월 탈북, 중국 어선을 타고 43년 만에 귀환했다. 조씨는 그 해 11월 육군사관학교에서 전역식을 갖고 중위로 전역했다.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은 조씨는 경기도 용인에 정착한 후 2005년 미국 의회를 방문해 북한에서의 체험을 증언하는 등 국군포로 송환 촉구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조씨의 유해는 화장된 뒤 동작동 국립현충원 내 영현봉안시설(납골당)인 충혼당에 안장될 예정이다. 장례식은 21일 오전 7시30분 분당 서울대병원 영안실에서 거행된다. 유족은 부인 윤신자(67)씨와 북한에 두고 온 아들 선일·선이씨, 딸 선옥씨가 있다.(031)787-1503.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美, 무력통한 北정권교체 없다는 약속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한국전의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18일 미국의 입장 발표는, 과거에 비해 전향적인 자세 변화로 일단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무력을 통한 북한 정권 교체를 포기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김정일 정권의 최우선 걱정거리를 겨냥한 제스처란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거의 마지막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종전선언 제안의 의미 한국전은 지난 1953년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電)상태로 마무리됐다.‘언제든 전쟁 재개가 가능한 상태’로 정리됐다는 의미다. 때문에 북한은 세계의 절대강자인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전복 위협을 느껴왔다. 북한이 줄곧 ‘정전체제→평화체제 전환’ 주장을 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며 평화협정 체결에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9·19 공동선언’에서 “별도 포럼에서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라는 식의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수준의 문구에 그친 것도, 미국이 이 문제를 북·미관계 개선의 최후 수순으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던 미국이 갑자기 자세를 고쳐앉은 데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체제보장 정도의 당근이 아니고는 이미 손에 쥔 핵을 포기토록 할 방도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자위권’을 핵 보유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에 자위권이 불필요해지는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명분 자체를 포기토록 유도하는 노림수인 셈이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북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보다 진전된 언급”이라며 “교전상태를 청산해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선문대 북한학과 윤황 교수도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겠다는 것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면서 “북한을 군사·안보 협의상대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종전선언 현실화될 수 있을까? 하지만 실제로 종전선언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선(先) 핵포기와 북한의 선 평화협정 체결 요구가 맞설 경우 ‘시차적으로’ 이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난제가 될 수 있다. 이 “네가 먼저”의 문제는 그동안 북핵 협상의 길목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아온 ‘시시포스의 형벌’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협의의 장이 마련된다 해도, 한국 입장에서는 여기에서 반드시 주도적인 자리를 점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서명국이 미국, 북한, 중국 등 3자라는 점을 들어 북한이 남한을 배제하려 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협상이 잘 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완료될 경우 유엔군의 한국 주둔 근거가 약해지는 등 반세기 넘게 지속돼 온 한반도 안보지형에 일대 변환이 예상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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