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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강호·강동원 주연 ‘의형제’ 신기록행진 ‘아바타’ 잡을까

    송강호·강동원 주연 ‘의형제’ 신기록행진 ‘아바타’ 잡을까

    지난달 중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한 뒤 국산 영화 점유율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5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30%대로 뚝 떨어졌다. 새해 들어 ‘용서는 없다’, ‘아빠는 여자를 좋아해’, ‘주유소 습격사건2’ 등 국산 영화들이 줄줄이 스크린에 걸렸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을 것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있다. 새달 4일 선보이는 ‘의형제’다. 2008년 ‘영화는 영화다’로 화려하게 데뷔한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송강호와 강동원이 앙상블을 이룬 것만으로도 일단 화제다. ‘의형제’의 강점과 한계를 ‘업(Up) & 다운(Down)’으로 각각 짚어 봤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Up>롤러코스터 탄 듯한… 엄숙하고 긴장해야 할 것 같은 국가정보원인데 대공3팀장 한규(송강호)의 맛깔스러운 대사와 표정은 슬며시 미소 짓게 한다. 역시 ‘송강호표’ 연기다. 북에서 온 킬러 ‘그림자’가 남한에서 유행하는 춤을 춰보라고 하자 길라잡이로 나선 고정 간첩 지원(강동원)은 겸연쩍어하며 ‘서태지와아이들’의 회오리춤을 춘다. 미소는 곧 웃음으로 바뀐다. 긴장감을 놓자마자 이번에는 박진감 넘치는 아파트 총격전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골목길 차량 추격전이 이어진다. 압권이다. ‘이한영 사건’(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귀순한 처조카 이한영씨가 1997년 암살당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여겨지는 약 20분의 도입부는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시키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해묵은 남북 갈등 소재를 꺼내들었으나,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이 풍자적으로 곁들여지며 고리타분하지가 않다. 관객들은 웃음과 감동, 액션을 삼박자로 완급을 조절하며 내달리는 롤러코스터에 몸을 실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작전 실패로 그림자를 놓친 한규는 국정원에서 쫓겨나고, 오해 탓에 배신자로 낙인찍힌 지원도 잠적한다. 6년 뒤 도망간 베트남 신부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흥신소 사장이 된 한규와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지원이 우연히 마주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은 첫눈에 상대를 알아보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업’한다. 한규는 지원을 미끼로 간첩단을 찾아내 인생 역전을 해보려는 속셈이다. 지원은 한규의 동태를 북쪽에 보고해 신뢰를 되찾으려는 계산이다. 시치미를 뚝 떼고, 서로 속고 속이는 ‘적과의 동침’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익숙한 재료들을 전혀 물리지 않게 요리해낸 장훈 감독은 송강호와 강동원의 매력을 200% 뽑아낸다. 송강호는 약삭빠른 속물 근성을 보이지만 실은 빈틈과 정이 많은 한규 역할에, 강동원은 냉정한 겉모습과 빼어난 무술 솜씨로 무장했지만 그 내면에 따뜻함과 아픔을 담고 있는 지원 역할에 생명력을 각각 실하게 불어넣는다. 이념 아래 적이었으나 그 그늘에서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하는 주인공들에게 가슴 뭉클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마도 ‘간첩’일 것 같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Down>어디선가 본 듯한… 대중영화 별거 없다. 혼이 쏙 빠지는 장면으로 관객의 스트레스 날려주고 분위기 좀 느슨해진다 싶으면 찰지게 웃겨주면 된다. 마지막에 ‘짠한’ 장면 첨가해 주면 금상첨화다. 심오한 철학적 의미는 기대 안 한다. 대중들도 어려운 영화 찾아다니면 폼나는 거 알면서도 스트레스 더 쌓이니 대중영화 찾는 거다. 이런 면에서 ‘의형제’는 98%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영화란 게 진화가 없다면 또 허무하다. 고질적인 영화계의 문제점이 계속 반복돼도 짜증난다. 이게 관객들이 대중영화에 원하는 최소한의 하한선이다. 의형제는 이 하한선의 한계를 기웃거린다. 일단 내용이 식상하다.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과 전직 국정원 직원의 형제애, 체제를 이겨낸 이 사랑은 어디선가 많이 봤다. 남·북한군의 우정을 그린 ‘공동경비구역 JSA’가 그랬다. 2000년 이 영화는 무척 신선했다. 체제에 시름하는 ‘개인’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담아줬으니까. 하지만 의형제는 ‘공동’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해피 엔딩’이라는 사실뿐이다. 감정도 넘쳐난다. 때론 절제된 감성이 더 아련하다. 예컨대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이누도 잇신 감독)에서 쓰마부키 사토시가 여자와 담담히 이별하는 장면이 ‘선물’(오기환 감독)과 같은 시한부 영화보다 더 슬플 때가 있다. ‘절제’는 예술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다. 절제되지 않은 영화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영화의 후반부는 두 남성이 서로 의지한다는 제스처를 과도하게 내보낸다. 형제애가 나쁠 건 없지만 감정의 과잉이다. 더 세련된 표현법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마초이즘. 영화에 여자는 ‘아예’ 안 나온다. 이유는 딱 하나. 로맨스가 없기 때문이다. 의형제는 ‘남자의 로맨스 대상이 아니면 여배우는 설 자리가 없다.’는 영화계의 통설을 입증하는 또 다른 사례가 될 듯하다. ‘마초적’이라고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장 감독은 억울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여배우를 왜 뺐을까.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편의’ 때문이었을까. 장 감독의 전작인 ‘영화는 영화다’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유감스럽다. 여배우들과 함께 힘이 넘치는 영화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인가. ‘부족한 2%’를 생각하면서 영화관을 나서는 발걸음이 다소 무거웠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北 NLL 해안포 발사] 南보다 美겨냥 평화협정 수용 압박

    북한이 2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역 백령도 인근 해상에 해안포 100여발을 전격 발사했다. 북한이 지난 25일 러시아 해상교통 문자방송 나브텍스(NAVTEX) 측에 29일까지 해상사격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북한의 해안포 발사는 28일이나 29일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이 항행금지구역 설정 시한을 3월29일까지 잡았다는 점에서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북한 총참모부는 오후 보도문을 통해 “서해 해상에서 우리(북한) 인민군 부대의 포 실탄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남한보다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해안포를 발사하면서 사거리 12~27㎞ 해안포 포신의 각도를 교묘하게 조정, NLL 북쪽 2.7㎞ 해상에 포탄을 떨어뜨려 남측의 대응사격을 유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한반도 정전체제의 산물인 NLL 문제를 부각시켜 평화체제 협상을 6자회담의 비핵화 협상과 병행하려는 자신들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이날 보도를 통해 “당사국들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나와 마주 앉기만 해도 신뢰의 출발점은 마련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큰 틀에서 북한이 NLL 수역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뒤 포사격을 이어간 것은 3월 실시 예정인 한·미 키리졸브 훈련에 사전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본격적으로 평화체제 논의를 하기 전 NLL 문제를 이슈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항행금지선포 적용 기간인 3월 말까지 서해상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한 뒤 이를 빌미로 유엔군 사령부와 북한 판문점 대표부 간에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급이나 참모장급 회담 개최를 제의, 본격적으로 6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의제화해 미국과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서해상 NLL 주변 군사적 긴장 유지→3월 한·미 키리졸브 기간 전후 추가 도발→북·미 간 군사실무회담 제의→6자회담 이전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 강조’ 수순을 밟을 것이란 얘기다. 양 교수는 “한·미 키리졸브 군사 합동 훈련 전후 북한 체제와 관련한 남한의 민감한 움직임이 있을 경우에도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군사적 도발과 별개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해선 남북 간 대화를 적극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도발이 남북 대화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북한 스스로 2월1일로 예정된 4차 개성실무회담 등 남북 경협과 관련된 각종 남북 대화를 막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 대화의 키(Key)는 우리 정부가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가 예정대로 개성실무회담을 진행하는 등 북한의 도발에 차분하게 대응하기로 한 것은 남북대화의 끈을 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항행금지구역 선포 왜…NLL무력화·협상압박 노린 듯

    북한이 25일 선포한 서해상 항행금지구역은 그 위치와 기간 측면에서 예사롭지 않다. 과거 북한의 항행금지구역은 함경북도 김책 같이 북방한계선(NLL) 북쪽 북한 수역이었고, 항행금지구역 선포기간도 10~20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엔 NLL을 걸쳐서 선포했고, 기간도 두 달이 넘는다. ●해상사격구역 선포와 연관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NLL 이남으로 보긴 힘들다.”고 했지만 어쨌든 NLL을 걸쳤다는 점에서 남측에 위협이 될 소지는 다분하다. 항행금지구역 선포 기간을 길게 잡은 것은 남측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의 차원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편에선 북한의 동계훈련에 맞춰 잡다 보니 길어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어쨌든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의도가 지난해 12월21일 서해 ‘평시 해상사격구역’을 선포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당시 NLL 남쪽에 자신들이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 수역을 평시 해상사격구역으로 선포했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해상군사분계선 수역이 북측 관할구역이기 때문에 NLL을 대신한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해상사격구역으로 선포한 것이란 분석이 당시 지배적이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의 이번 행동이 NLL 무력화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에서는 지난 15일 북한이 남측의 북한 급변사태 시 대비계획에 대해 국방위원회 대변인 이름으로 ‘보복 성전(聖戰)’을 경고한 점으로 미뤄, 체제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태세를 과시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는 미국에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려는 압력 차원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안포 쏠 가능성도” 과거 북한은 항행금지구역 선포 후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많았지만 이번엔 NLL을 걸쳐서 항행금지구역을 정했다는 점에서 미사일보다는 해안포를 쏠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포를 쏘든 미사일을 쏘든 NLL 이남으로 발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NLL 이남으로 쏜다면 남측에 대한 침략행위가 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남측을 향해 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도 “북한은 지금 남한의 도움으로 경제 위기를 떨쳐내고 싶어 한다.”면서 “대남 압박은 언어적인 협박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김정은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 실무회담 개최 기싸움

    강온 양면 전략으로 남한을 길들이려는 북한과 이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남한의 팽팽한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정부는 25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 명의로 김양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개성 관광 관련 실무회담을 2월8일 개성에서 갖자고 제안했다. 앞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26~27일 이틀간 금강산에서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것에 대해 정부가 회담 일정과 개최 장소, 대화의 격을 각각 수정, 역(逆) 제의한 것이다. 경제협력 분야에서 유화공세를 펼치는 반면 군사 및 체제 문제를 둘러싸고 강경 일변도를 걷고 있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 남북 대화의 주도권을 갖고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회담의 주체를 놓고 남북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점이다. 북한은 이번 실무회담의 주체로 아태위와 통일부를 거론한 반면 정부는 북측에 회담을 제의하며 전통문 수신자로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특정했다. 김 부장은 현재 당 중앙위 통전부장과 아태위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통일부가 북측에 실무 회담을 수정 제안하며 김 부장의 노동당 직책을 명시한 것은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 파트너인 아태위를 당국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회담이 관광객 신변 안전 제도화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민간이 아닌 당국간 회담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정부 당국자는 “아태위 창설 당시 스스로 밝힌 성격 규정에 따르면 아태위는 비정부적인 평화기구이기 때문에 형식상 당국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측의 수정 제안에 동의해 다음달 8일 개성에서 금강산·개성 관광 실무회담이 열리더라도 남북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안건과 함께 기존 남북 출입·체류 관련 합의를 변경해야하는 ‘신변 안전 제도화’를 놓고 남북 간 줄다리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26일 개최하자고 제안한 개성공단 ‘3통(통행·통관·통신)’ 관련 군사실무회담을 2월1일 이후 열자는 내용의 회신을 이날 보냈다. 국방부는 남북군사실무회담 우리측 수석대표 명의의 전통문을 통해 “2월1일 열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 결과를 본 후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회담 개최 일자를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3通협의 군사회담 제의

    북한이 오는 26일 개성공단의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군사 실무회담을 갖자고 22일 전격 제의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전화통지문을 통해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인 리성권 상좌의 명의로 개성공단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3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군사실무협의자 회의를 갖자고 제의해왔다.”고 밝혔다. 3통 문제를 의제로 다루는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이 다음달 1일로 잡혀있는 상황에서 이에 앞서 군사 당국간 회담을 열자는 제의는 예상 밖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3통 문제의 경우 당국 간 합의점을 찾은 뒤 군사적 실무회담을 열어 군사적 보장을 약속 하는 게 일반적 수순”이라면서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인상이라는 실리를 챙기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측이 3통문제 해결을 차기 개성실무회담의 의제로 강조하는 상황에서 3통 문제를 군사실무회담으로 떠넘기고 북측이 주장하는 근로자 임금 문제를 개성실무회담의 의제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정부는 북측의 군사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일단 수용의사를 밝히되 회담 날짜를 역제의, 개성실무회담에서 북측의 태도를 평가한 뒤 3통관련 군사적 실무회담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3통 문제를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군사실무회담으로 넘겨 3통 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개성실무회담에서 자신들의 실익을 최대한 챙길 수 있는 임금인상 문제, 토지임대료 문제 등을 의제화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남북은 지난 20일 해외공단 시찰 평가회의 때 임금 인상 문제를 실무회담 의제로 삼을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일단 실무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상태다. 당시 남측은 회담 의제로 3통문제와 숙소 문제 해결을, 북측은 근로자 임금인상을 주장했다. 앞서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는 지난 19~20일 열린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에서 북측이 일부 남한 언론에 보도된 급변사태 대비계획에 대해 항의했으며 해외특구의 경우 근로자 임금이 200달러에서 많게는 500달러인 점을 들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홍성규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모닝 브리핑] 황장엽 “北 강·온전략은 정상회담 위한 술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최근 북한이 강온양면의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 NK’는 20일 “황 전 비서가 19일 서울 모 대학 강연회에서 ‘북한은 정상회담을 어떻게 성사시킬지만 생각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위협도 하고 동시에 끌어당기기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황 전 비서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이유에 대해 “김대중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정책에 협조하도록 하고, 남한 사람들을 해이하게 만들어 좌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불필요한 북한 자극은 자제해야/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열린세상] 불필요한 북한 자극은 자제해야/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지난주 금요일 오후에만 해도 우리 정부나 언론에서는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옥수수 1만t 지원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북한 당국이 드디어 북측 적십자사를 통해 우리의 지원을 수용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2~3시간 만에 사정은 급반전했다. 오후 6시30분경 북한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가 자신들 내부의 급변사태를 가정해 비상통치계획을 수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붕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격렬히 비난하면서 거족적인 보복성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엄중하게 선언한 것이다. 이번 대변인 성명은 1998년 국방위원회가 국방의 최고지도기관으로 격상된 후 처음 발표된 것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사태가 매우 심각함을 반영하고 있으며 군 지도부가 매우 격앙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초강경 일색인 대변인 성명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지가 어떤 형태로든 담겨 있다고 볼 때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북해외공동시찰단이 종전에 잡아 놓았던 해외시찰 평가회의 일정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는 남북의 공동시찰단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가 실무 차원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밖에도 북한 당국은 함북 나선특별시에서는 처음인 남북 합작기업 사업을 승인했다. 또 속초항에는 수산물과 아연광을 가득 실은 북한 선박들이 예정대로 속속 입항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지난해 긴급히 지원받은 신종플루 치료제 배분내역을 비교적 솔직하게 통보해 왔다. 국방위 성명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급랭위기설은 이런 일련의 조치로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것 같다. 사실 이런 북한의 이중적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은 분단 후 수십년 동안 수백, 수천 번도 넘게 대화 협력과 비난 도발을 수시로 넘나들며 우리를 괴롭히고 헷갈리게 했다. 그렇기에 이제는 표변하는 북한의 행태에 이력이 났으며 나름대로 대처할 지혜도 생겼다. 북한의 이중성은 수령독재체제의 구조적인 특성과 사회주의체제의 전근대성, 허위의식의 결과물이다. 수령의 판단이 전지전능하고 절대적이기에 수령의 명령에 따라 모든 정책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앞뒤 가리지 않고, 합리성이나 효율성도 따지지 않고 그때그때 수령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수령독재는 매우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이 주요 국정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라 관계부처 상호간 협조보다는 각개약진의 구조로 이루어져 정책의 상호 모순과 일탈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후진사회주의체제여서 부서별, 직급별 명령과 지시가 하달되는 시간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해상에서 교전이 발생해도 금강산 뱃길은 통제하지 못했던 것도, 식량지원은 받되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 통보받지 못해 우리 선박을 억류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일단 계획된 사항은 무조건 이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체제이기에 자율적 조율이나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게 북한식 사회주의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랬다 저랬다 혼선을 빚고 있음을 놓고 김정일 위원장의 신상 변화나 북한 내부의 갈등, 또는 체제 이완 징후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그것보다 북한의 이중성을 상수로 간주하고 보다 전략적인 판단과 성숙된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남북관계의 모순과 북한의 이중성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도 정부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북한 급변사태 연구나 대응책이 일일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책이 혹시 북한이나 주변국에 불필요한 오해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나 않을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북한체제가 답답하고 한심할수록 신중히 대응함으로써 북한 스스로 이중성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남북 개성공단회의 19일 예정대로

    북한은 예정대로 19일 개성공단에서 남북 공동해외공단 시찰결과 평가회의를 갖기로 했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15일 대남 보복성전(聖戰) 위협 성명을 발표했지만 남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8일 대남 경제협력을 통합관리해 온 내각 산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명의의 통지문을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로 보내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대표 등 남측 대표단 7명에 대한 출·입경 동의서를 통보했다. 북측 대표단 명단도 알려왔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개성공단 관리위 측에 민경협 명의로 우리측 대표단의 출·입경 동의를 전하며 평가회의 기간을 1박2일로 연장해 왔다.”면서 “정부는 민경협을 북한 당국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북한 국방위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한 남한 정부의 비상계획과 관련한 일부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아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내고 보복성전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남한 당국과의 대화 거부 의사도 밝혔다. 이에 따라 19일로 예정된 이번 평가회의 개최 여부는 국방위 대변인 성명이 남북관계 개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엄포인지, 남북관계에서 대화보다는 강경 쪽으로 선회된 북측의 행동인지 진의(眞意)를 알 수 있는 가늠자로 평가돼 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이날 논설에서 “북남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으면 북과 남은 결국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면서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북남 관계 해결을 위해 나서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우회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아산 및 민간 대북지원 단체들의 교류를 강조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교류 협력에 의지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6자회담이 다시 열리려면 회담을 파탄시킨 원인이 어떤 방법으로든 해소돼야 한다.”면서 “우리가 제재 모자를 쓴 채로 6자회담에 나간다면 그 회담은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평등한 회담이 아니라 ‘피고’와 ‘판사’의 회담으로 되고 만다.”며 선(先) 제재 해제 요구를 되풀이했다. 평화협정 논의에 앞서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정일 軍합동훈련 참관 첫 공개

    김정일 軍합동훈련 참관 첫 공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 훈련을 참관했다고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1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1991년 12월 인민군 최고사령관, 1993년 4월 국방위원장에 오른 이후 인민군 합동훈련을 참관한 사실이 언론에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훈련 참관은 지난 15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남한의 계획을 비난하며 ‘보복 성전(聖戰)’을 거론한 뒤 첫 무력시위 성격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중앙방송은 참관 장소와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방송 화면에서는 김 위원장이 직접 합동훈련을 참관하는 모습은 없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실제로 참관하지 않았거나 과거의 사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의 합동훈련 참관 소식을 전한 뒤 ‘조선의 장군’이란 제목의 노래를 내보내며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미사일 발사 훈련 장면도 공개했다. 조선중앙방송의 앵커는 격앙된 목소리로 “훈련 시작 구령이 내려지자 비행대와 함선, 각종 지상포들의 치밀한 협동으로 적 집단에 무자비한 불소나기가 덮어씌워졌으며 적진은 산산조각이 나고 불바다가 됐다.”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수차례 적극적으로 드러낸 뒤 국방위 대변인 성명, 김 위원장 인민군 합동훈련 참관 공개 등 군사적 위협수단을 드러낸 것은 앞으로 북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어 가려는 주도권 확보 차원의 전형적 이중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문제 삼는 급변사태에 대비한 계획에는 김 위원장의 급사(急死) 등을 전제한 것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김정일 체제가 공고하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김 위원장의 인민군 합동훈련 참관 소식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위 대변인 성명에서 언급한 보복성전 발언이 단순한 위협적 수사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합동 훈련 참관소식은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국방위 성명은 대외용 매체에만 공개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한 정부의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 자체가 김 위원장의 안위와 관련된 체제 문제인 데다 앞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할 때 대화의 명분을 잃지 않기 위해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합동훈련 참관은 내부결속은 물론 대남압박의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의도적으로 북한 내외에 공개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늦게나마 정맥 훼손 막을 수 있게돼 다행”

    “늦게나마 정맥 훼손 막을 수 있게돼 다행”

    “늦게나마 백두대간과 정맥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호중 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장은 백두대간·정맥에 대한 개발과 보전에 따른 가이드라인이 갖는 의미부터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 개발과 보전을 놓고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온 게 사실이다. 풍력발전단지를 비롯, 도로, 임도 등 백두대간과 정맥에 들어서거나 경관을 해치는 개발사업은 갈수록 증가 추세다. 하지만 개발행위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환경평가 조항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두대간은 법률이 마련돼 개발 금지사업 등이 명시돼 있지만, 정맥은 ‘산지관리법’에 의해 일부만 보호를 해왔다.”면서 “앞으로는 남한 전체 9개 정맥에 대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관리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백두대간 도면은 산림청에서 지정한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을 원용했고, 정맥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줘 구체적인 핵심·완충지역을 설정했다. 각종 지형도를 참고해 능선축의 연속성을 파악한 뒤 음영기복도를 작성했다. 음영기복도를 이용한 분석과정 후에도 능선축이 명확하지 않은 구간은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으로 분수계 결정방법 등을 적용해 능선축과 핵심·완충구역을 정했다. 이 과장은 “가이드라인은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나 사전환경성 검토를 할 때 환경부와 협의토록 한 지침서”라면서 “백두대간과 정맥 보호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계획에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54) 제천 신선봉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54) 제천 신선봉

    강원도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정선, 영월, 단양의 골짜기를 우당탕 굴러 내려와 잠시 숨을 고르는 곳이 충주호다. 제천, 충주, 단양에 걸쳐 있어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가 아름다운 이유는 월악산, 금수산, 제비봉, 옥순봉 등의 명봉들이 호반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알려지지 않은 곳이 신선봉(845m)이다. 수려한 암릉이 숨어 있고, 충주호 조망은 어느 산에 뒤지지 않는다. 제천의 산꾼들이 쉬쉬하며 아름다움을 독차지하다 제천시에서 주최하는 산악마라톤 코스에 신선봉 일부가 들어가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솔향 가득한 충주호 전망대 충주호 주변의 산 중에서 우두머리는 ‘중원의 맹주’로 불리는 월악산이다. 충주호 남쪽에 자리한 월악산은 최고봉인 영봉의 웅혼한 기상과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톱날 능선이 주변을 단숨에 제압한다. 충주호의 2인자는 동쪽에 자리 잡은 금수산이다. 예전 단양군수를 지냈던 퇴계 선생이 이 산에 올라 그 빼어남에 취해 금수산으로 불렀다는 지명 유래가 내려온다. 신선봉은 금수산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900m봉에서 서쪽인 충주호 방향으로 약 7㎞ 뻗어 내려간 능선의 최고봉이다. 신선봉 능선에는 조가리봉, 학봉, 미인봉, 신선봉 등 총 4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다. 산행 코스는 하학현 마을 금수산 가든 앞의 미인봉 등산로 입구에서 미인봉, 학봉, 신선봉을 차례로 오른 뒤에 사태골로 하산해 상학현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길이다. 거리는 약 7㎞, 5시간쯤 걸린다. 금수산 가든 앞쪽의 미인봉 등산 안내판 앞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컨테이너 뒤로 빨간 이정표가 붙어 있어 길 찾기가 쉽다. 이 길은 저승골 왼쪽의 날등을 타고 오르게 된다. 본래 미인봉은 저승봉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불렸다. 천길 바위 벼랑으로 둘러싸인 저승골은 골이 깊고 으슥해 예로부터 골짜기에 들어선 사람은 있어도 나온 사람은 없어 저승골이란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 들머리에서 10분쯤 오르면 오른쪽 조가리봉에서 뻗어 내린 암봉들의 수려함에 살짝 마음이 설렌다. 이후 제법 가파른 된비알을 30분쯤 오르면 쉼바위에 도착한다. 쉼바위 암반에는 분재한 것 같은 소나무 두 그루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소나무 옆에 앉아 바라보는 조가리봉과 충주호 조망이 무척 아름답다. ●학봉에서 수려한 암릉 펼쳐져 쉼바위에서 다시 발길을 재촉하면 로프를 잡고 오르는 코스가 나온다. 두 손에 힘을 주고 등줄기에 땀이 좀 날 무렵이면 미인봉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는 여인의 젖가슴처럼 생긴 두 개의 바위가 있고, 잘생긴 소나무에 ‘미인봉 596m’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미인봉에서 조금 내려오면 거대한 암반이 나타나고 시야가 툭 터진다. 왼쪽 동산 능선과 학현 고개, 오른쪽으로 가야 할 학봉이 잘 보인다. 암반에서 학봉까지는 1시간쯤 걸리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학봉에 서면 손바닥바위가 서 있는데, 그 생김새가 기이해 킹콩바위라고도 부른다. 손바닥바위 뒤로 충주호가 아스라하고, 걸어온 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학봉에서 본격적인 암릉 코스가 1㎞쯤 이어진다. 눈을 뒤집어쓴 소나무와 암릉이 어울려 선경을 빚어낸다. 조망 또한 빼어나 보는 각도에 따라 충주호, 금수산, 월악산이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동금대삼거리에서 임도 따라 하산 학봉에서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천 길 낭떠러지가 나온다. 단단하게 묶인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바위를 올라야 한다. 아기자기한 암릉 구간에는 아찔한 코스가 연달아 나타나지만 곳곳에 튼튼한 로프가 있어 큰 위험은 없다. 이 길의 고비는 암릉이 끝나는 마지막 봉우리로 대략 20m 직벽이다. 로프가 잘 묶여 있어 팔 힘이 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팔 힘이 약한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없으면 그냥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 직벽을 오르면 암릉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이어지는 평탄한 능선을 40분쯤 가면 돌로 쌓은 케른(돌무더기)이 있는 신선봉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하산 길은 아주 순하다. 완만한 능선은 동금대삼거리로 이어지고, 여기서 길은 왼쪽으로 꺾여 임도로 변한다. 동금대삼거리는 봄, 여름 야생화가 많이 피는 곳이다. 완만한 임도를 따라 사태골을 40분쯤 내려오면 하산지점인 상학현 마을에 닿는다. 상학현에서 출발지점인 금수산 가든까지는 30분 걸어 내려오거나 지나가는 차를 잡아야 한다. 하학현리에서 16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오면 왼쪽으로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신선봉 능선이 보인다. 그 속에 수려한 암릉이 숨어 있을지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글 사진 mtswamp@naver.com ■ 가는 길&맛집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아 자가용을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온다. 청풍으로 이어지는 82번 지방도를 타고 금성면을 지나 청풍대교를 건너기 전에 16번 지방도 신선봉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영아치를 넘으면 학현리다. ES리조트 근처 얼음골매운탕(041-651-6075)은 주인이 직접 고깃배를 타고 나가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주는 맛집이다.
  • 남·북 農心담은 ‘통일딸기’ 올 첫 수확

    남·북 農心담은 ‘통일딸기’ 올 첫 수확

    “통일 딸기 맛에서 북녘 동포들의 손길이 느껴지네요.”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하나로 북한에서 키운 딸기모종을 들여와 경남 밀양시와 사천시 지역에 재배한 통일딸기가 올해 첫 수확을 했다. 경남도는 13일 밀양시 하남읍 백산리 통일딸기 재배지에서 수확 및 시식체험 행사를 했다. 오종대(55)씨의 통일딸기 재배지 비닐하우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김태호 경남지사를 비롯해 엄용수 밀양시장, 경남통일농업협력회 회원, 경남도·밀양시의원, 농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경통협 홍보대사인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도 참석했다. 사천시 곤명면 본촌마을 이현순씨의 비닐하우스에서도 14일 오전 11시 이북 5도민 등 70여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통일딸기 수확·체험 행사를 한다. 통일딸기 재배는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2006년 처음 시작됐다. 올해 수확하는 통일딸기는 경남에서 조직배양해 키운 설향 품종 모주 1만포기를 지난해 4월20일 북한으로 보내 북한 모주 4만포기와 함께 평양시 순안구역 천동농장 비닐하우스에서 10만포기로 증식해 키운 뒤 남한으로 들여온 것이다. 지난해 9월 북한으로부터 모종을 전달받아 사천시 곤명면 본촌리 6농가(8만포기)와 밀양시 하남읍·상남면 일대 2농가가 모두 1만 7020㎡에 재배했다. 오는 4월까지 총 50t을 수확해 ‘경남통일딸기’라는 상표로 시중에 판매한다. 경남통일딸기는 2008년 상표등록을 했다. 지난해에는 5만포기를 인천항까지 들여왔으나 검역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돼 모두 폐기처분했다. 이희아씨는 “남북 농민이 함께 키워 수확한 맛있는 통일딸기처럼 남북한이 빨리 하나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지사는 “경남통일딸기 사업이 남북관계를 평화와 화해, 협력으로 이끌어 통일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경기 도서·오지 의료·문화 혜택 확대

    경기도내 도서·오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의료·문화 혜택이 확대된다. 도는 이달부터 풍도 육도 국화도 제부도 입파도 등 경기 지역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무료 이동진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무료 이동진료는 오는 24일 김문수 지사와 의료진 20여명이 풍도와 육도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분기별 한차례씩 시행된다. 진료 과목은 치과·내과·안과·이비인후과. 한방과 정기검진 등이며 지역 병원과 연계해 보청기 및 백내장 수술, 틀니·보철 등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11일부터는 이동민원선인 ‘바다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는 하루 한 차례 안산 탄도항과 풍도 및 육도를 운항한다. 도는 이와 함께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도서·오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공연과 유적지 관람 기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5200만원을 들여 풍도 육도 국화도 입파도 제부도 등 5개 섬과 농산어촌 및 시·군 경계지역 마을 100곳을 선정, 오는 4~9월 찾아가는 공연을 연다. 이 공연은 화성시문화재단에서 지난해부터 실시하던 것을 이번에 경기도에서 채택, 확대실시하는 것으로 도립·시립·민간예술단이 학교 강당이나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에게 국악 무용 연극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을 하게 된다. 도는 또 올해 도서·오지 주민 1000여명을 10차례에 걸쳐 초청, 민속촌·융건릉·남한산성 등 도내 문화유적지를 도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긴머리의 北스님들 월급받고 출퇴근

    긴머리의 北스님들 월급받고 출퇴근

    북한과 남한 스님들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바로 남한 스님들은 절에서 ‘수행’을 하지만 북한 스님들은 절에서 ‘근무’를 한다는 점이다. 북한 승려들은 절에 상주하는 수도자라기보다 일종의 문화재 관리인·안내인이다. 대부분 결혼을 한 대처승이고 머리도 일반인처럼 기른다. 물론 출퇴근을 한다.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데, 일반 4년제 대학졸업자보다 대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통일 이후 남북 스님들이 한데 모인다면 이러한 차이 때문에 서로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오랜 분단과 이념의 차이가 우리 역사의 뿌리 가까이에 있는 불교에서마저 차이의 골을 만든 것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이 펴낸 ‘북한의 사찰’은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북한 불교와 사찰문화의 실상을 소개한 책이다. 그동안 남북불교 교류 결과 모인 자료를 바탕으로 장용철 진각복지재단 사무처장과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집필했다. 이들이 전하는 북한 불교는 우선 규모면에서 남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도량에 불보살상이 안치돼 있고, 최소한의 성직자와 신도들이 왕래하는 곳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북한의 현존 사찰은 64개가 고작이다. 양강도 같은 경우는 도내에 사찰이 중흥사(重興寺) 한 곳뿐이다. 조계종 사찰만 2500여곳(2008년말 기준)에 달하는 남한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북한 불교는 1990년 이후 공식 승려수가 300명, 신도도 1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미니 종교’다. “종교는 인민의 마약”이라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종교관을 북한이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신’이라는 핍박 속에 왜곡되면서도 북한 불교는 끈질지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북한 불교도 남한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북한은 민족문화 보존과 전통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사찰 자체를 ‘국보문화유물’로 포괄 지정하고 있는데, 전체 국보 중 불교문화재가 42%를 차지한다. 사찰 복구·보수 불사도 활발하다. 주체성·인민성·현대성·역사주의라는 이념에 기초한 4원칙이 있긴 하지만, 조선불교도연맹은 물론 개개 사찰 차원의 불사도 있다. 최근에는 원효 대사 등 고승에 대해서도 재조명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2000년 이전까지는 원효에 대해 “자주의식을 마비시킨다.”는 비난 일색이었으나 최근에는 논리학이나 철학 등 일부 사상사적 측면에서의 업적을 인정하고 있다. 연맹 차원의 불교 현대화 사업, 포교 및 역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사찰’은 1993년 사찰문화연구원에서 펴냈던 ‘북한 사찰 연구’를 개정한 것이다. 남한에도 알려진 고찰은 물론 최근 생긴 현존 사찰들의 현황과 역사, 남북 분단 이후 북한불교의 변화 등도 최신 자료를 통해 다시 짚어내고 있다. 금강산 유점사·장안사 등 유명 사찰들의 모습과 유점사 53불 등 북한 유명 불교 문화재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불교가 전해지던 초기에 세워진 광법사 등 유서 깊은 사찰들도 만날 수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박재범컬럼] 경술국치 100년, 세종시와 통일 논의

    [박재범컬럼] 경술국치 100년, 세종시와 통일 논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민의 시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국가적 현안이 세종시 하나만 존재하는 듯한 형국이다. 과연 한국의 과제는 세종시 하나뿐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분단과 통일의 문제도 절실한 과제라고 본다. 새해 들어 한반도 주변의 상황 전개가 심상치 않다. 해묵은 주제가 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모양새다. 이같은 관측은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을 연결시키면 자못 힘을 받는다. 우선 김정일은 두 번 풍을 맞았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풍을 두 차례 맞으면 수명을 예측할 수 없다. 중국은 1997년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벌일 때 나 몰라라 했다. 그러던 중국은 김정일이 병에서 회복한 직후인 작년 하반기 뜬금없이 원자바오 총리를 북한에 보냈다. 요즘엔 김정일의 방중설이 나돈다. 3대 세습의 태자인 20대의 김정은이 동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같은 현상이라도 특별한 사건 다음에 벌어지는 것은 맥락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북한처럼 병영체제이자, 유일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문제는 민주국가에 비해 함축된 뜻이 다르다. 추종자들의 생사가 엇갈릴 수 있는 중대사인 탓이다. 바야흐로 분단과 통일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 내려질 순간이 갑자기 다가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현재의 분단상태를 겉으론 아닌 척하면서 수용하느냐, 아니면 반드시 통일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국가적 스탠스를 분명히 해놓아야 한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통일의 당위성을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조선시대 지도층의 공허한 논쟁으로 나라가 결딴났고, 이후 선열들이 독립을 되찾고자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당대 글로벌 파워의 이념을 제각기 따른 결과로 분단이 됐다는 식으로 과거사 파헤치기 형태의 분석을 제기하려는 것도 아니다. 60년 전 한국전쟁으로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책임론을 거론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한국이 ‘더 큰 나라’로 발전하기 위해 통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준비를 철저히 가시적으로 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압축하면 경술국치 이후 100년만에 재연되는 예측불허의 시기에 이 시대의 지식층과 지도자들이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G2 중의 하나인 미국에 ‘한국은 통일을 진정으로 원한다.’는 메시지를 확고하게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어느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대학의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미국 학자가 남한은 통일을 원하는가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런 우문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60년 전 나라를 세울 때 ‘진짜로 독립된 나라를 원하십니까.’라고 누가 물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한국은 통일을 방해하면 죽기 살기로 나올 거요.’라는 인식을 새겨놓아도 통일은 될까 말까하다. 현상태의 유지를 원하는 북한과 중국이 상호 우의를 다지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에 못지않게, 한국은 미국에 새롭게 정성을 쏟아야 한다. 노무현 정권 시절처럼 추이에 따라 ‘미국보다 중국’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반통일적이다. 미국 식자층에서 ‘한국은 통일이 안 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같은 G2인 중국과 척지는 상황을 피하려 할 것이고, 중국과 북한은 지금처럼 분단상태로 지내려 할 것이다. 한국은 통일을 이루고자 해도 우군이 아무도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각종 궤변과 농간이 판치면서 시간은 시나브로 흐르고 분단은 고착화될 것이다. 100년 전 매국노 이완용이라고 태어날 때부터 나라를 팔아먹으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늘을 사는 지도층과 지식층은 아차하는 순간 제2의 이완용으로 100년 뒤 후손들에 의해 손가락질당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 지도자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주필 Jaebum@seoul.co.kr
  • “한국 통일비용 2조~5조달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북한의 소득수준을 남한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통일비용은 향후 30년간 최소 2조달러에서 최대 5조달러 정도 필요하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주장했다. 피터 벡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 연구원은 ‘한국 통일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김정일 정권은 점차 흔들리고 있고 통일 관리가, 특히 비용과 관련해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피터 벡 연구원은 통일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비용도 달라질 것이라며 시나리오를 3개로 요약해 제시했다. 급작스럽고 피를 보지 않은 독일 방식을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았지만, 베트남·예멘처럼 무력을 동반한 통일을 최악의 결과로, 그리고 공산정권 붕괴 후 혼란을 겪은 루마니아·알바니아의 당시 권력 체제가 현 북한과 유사하다며 통일의 중간방식으로 소개했다. 벡 연구원은 1990년대 극심한 식량난 이후 붕괴된 북한 경제를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양측의 경제 규모나 소득 격차가 큰 만큼, 기본적으로 어느 방식이든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필요한 측면을 감안, 북한 주민들의 소득을 남한 주민들의 80% 수준으로 올리려면 30년간 2조~5조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며, 남한 사람들만이 분담한다면 1인당 최소 4만달러 정도라고 벡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통일 후 혼란에 따른 낭비 요인을 최소화하기 어떻게 지출하고, 자금을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mkim@seoul.co.kr
  •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2014년 만료… 올 개정 본격화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2014년 만료… 올 개정 본격화

    지난해 세밑은 상업용 대형 원전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과 요르단 연구용원자로(JRTR) 건설사업 최우선 협상자 선정 소식으로 달궈졌다. 올해를 원자력 수출 원년으로 삼는 데 이의가 없을 정도이다. 후속 수출국 발굴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인구 10만 도시에 전기와 물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규모인 우리 고유의 중소형 원자로 SMART 개발시한도 2011년으로 1년 앞당겼다. 더불어 2010년은 한·미 원자력 협력협정 개정 작업에 착수하는 해이기도 하다. 1970년대 체결된 협정이 2014년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2014년 개정 협정의 효력이 40~50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재처리를 허용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이다. 핵 폐기물 재처리는 핵무기 제조의 필수 과정이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 측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반면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의 수용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데다가, 원자력의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려는 한국 측으로서도 포기할 수 없는 조항이다. ●“국내기술 적용땐 폐기물 발생량 급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말 2010년도 업무보고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을 미래 지향적이고 원자력 연구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못박았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도 최근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에서 원료 부문과 재처리 부문에서 과도한 통제가 있는 게 사실이고, 지금 우리나라의 원자력 공정은 팔다리가 잘린 경우”라면서 관련 논의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우라늄 채광→농축→핵연료 제조→사용→사용 후 연료재처리’라는 주기가 완성되려면 재처리 부문의 권한을 되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핵 문제가 아직까지 외교적 해결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남한의 핵 폐기물 재처리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답은 최근 잇따른 원자로 수출과 무관하지 않다. 대형 원자로 수출국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지렛대 삼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카드는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이 선두권 기술을 확보한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을 공동으로 실용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해 한국에 산업용 재처리를 승인하는 게 세계 원자력 기술 개발에 유익하다는 점을 설득하겠다는 전략이다. 교과부 강영철 원자력국장은 “국내 원자력 과학자들이 개발한 파이로프로세싱을 활용하면 고준위 핵폐기물 발생량을 20분의1로 줄일 수 있다.”면서 “기존의 습식재처리에 비해 활용도가 높은 이 기술을 실용화하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서구의 경우 반대여론 때문에, 일본의 경우 지진 등 지리적인 약점 때문에 주춤한 사이 국내 원자력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덧붙였다. ●교과부-지경부 업무분장 갈등해소 과제 이런 측면에서 원자력 업무 분장을 둘러싼 부처간 갈등상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경부는 교과부가 원자력 원천기술 개발기능과 안전규제 기능을 모두 쥐고 있는 것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에 어긋난다며 지경부로 관련 업무를 이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과부는 우리나라가 원자력 최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안전규제기구를 설립하지 않고, 교과부가 안전규제를 담당한 것으로 원자력 업무는 국가적 전략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현재 국회에는 정두언·정태근 의원이 원자력 안전규제 업무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이관하자는 법안 등이 제출된 상태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nuvo@seoul.co.kr
  • [사설] 北 대외관계 개선의지 실천으로 보여야

    북한이 1일 노동신문 등 3개 신문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 및 북미관계 등 대외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한국과 미국을 단 한 줄도 비난하지 않았다. 정치와 군사에 역점을 두던 예년의 공동사설과 달리 농업과 경공업 발전을 통한 생활 향상에도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다짐했다. “파쑈독재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세력”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북한 고위당국자들이 2일 조선신보나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각 부문별로 공동사설을 이행하겠다는 결의를 속속 밝힌 것도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공동사설의 핵심은 경제와 남북관계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경제분야에서 인민생활 향상이 강조되고 북남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가 표명됐다.”면서 북한당국의 남북정상회담 의지가 시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공동사설이 경제와 인민생활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현재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4~1997년 공동사설에서도 농업, 경공업 등과 인민생활을 강조했다. 북한은 경제안정을 통해 체제 안정을 노리는 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제안정을 위해 외부 경제협력은 불가피하다. 북한이 유엔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부 경제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남한과의 경제협력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과 인민경제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비핵화에 앞서 거듭 평화체제 구축을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북핵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다. 이 같은 기조로는 북한이 빠른 시일내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관계 및 국제관계는 말보다 실천이 우선이다. 올해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 진정한 변화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과감한 핵 폐기 의지를 보이고 이를 실천하는 노력으로 뒷받침해 주길 바란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조기 재개 희망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실천만 남은 셈이다.
  • [뉴스&분석] 남북정상회담 청신호?

    [뉴스&분석] 남북정상회담 청신호?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은 분위기가 연초부터 조성되고 있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 등 3개 신문을 통해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올해가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0주년임을 거론하면서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파쇼 세력’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던 것과 비교하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읽힌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 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보다 노골적으로 나왔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대해 “정상회담에 기초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입장을 나타낸 것이며 올해 극적인 사변을 예감케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추진에 신중론이 우세했던 우리 정부 내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31일 “2010년에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남북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진전시켜 나간다면 최고위급 대화를 포함한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 당국이 약속이나 한듯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나선 것은 양측 모두에 올해가 정상회담의 적기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 단행 이후 유엔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화폐개혁까지 단행한 북한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련의 경제조치 성공 및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완성을 위해선 올해 남한으로부터의 원활한 재화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집권 3년차인 올해가 성공적인 정상회담 개최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될 법하다. 올해를 넘기면 정권 말기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 때의 2차 남북정상회담처럼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관건은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북핵 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에 북한이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이느냐다. 정부는 이 문제를 반드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는 이 대통령의 북핵 일괄타결 구상인 그랜드바겐을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향후 6자회담 재개 여부도 정상회담 개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양측의 이견이 원만하게 조율될 경우 잘 하면 정상회담이 3~4월쯤 열릴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먼저 북핵 6자회담이 정상화 수순을 밟아야 하는 데다, 6월 지방선거 전 개최는 정치적 논란을 부를 여지가 있어 6월 이후 하반기 개최가 더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광주·양평·남양주 ‘에코관광벨트’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 광주 귀여리와 양평 두물머리, 남양주 다산유적지 일대가 수도권 친환경관광지로 탈바꿈한다. 경기도는 이들 3개 지역을 엮는 ‘에코-트리-벨트’ 조성 사업을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사업은 생태복원 등 친환경 관련 사업, 다산유적지 일대 관광자원 개발 및 나루·포구 복원 사업, 유기농 확대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북한강변 다산 정약용 유적지 일대 16만 6600여㎡는 내년 6월까지 128억원을 들여 생태공원으로 꾸민다. 생태경작지, 체험농장, 습지, 물푸레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 조류관찰지 등이 만들어진다. 생태체험 및 관광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한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기능도 하게 된다. 인근에는 이미 다산유적지가 조성돼 있는 데다 최근 실학사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실학박물관이 문을 열어 역사 탐방코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도는 이와 함께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에도 150억원을 들여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양평군 양수리 두물머리 나루터를 복원한다. 가평 달전리나루터, 양주 사기막나루터, 광주 문호리 나루터 등 16개 나루터도 복원된다. 삼각형을 이루며 마주하고 있는 이 시설들이 모두 완공되면 이 일대는 황포돛배가 오가는 친환경 관광벨트로 떠오르게 된다. 특히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에는 2011년 개최 예정인 세계유기농대회에 발맞춰 웰빙 농산물의 모든 것을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유기농 박물관’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두물머리 일대가 자연생태 종합체험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선 숙박 및 편의 시설 등이 필수적이지만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적지 않은 어려움도 예상된다. 최근 이들 3개 지역을 둘러본 경기도 비전기획관실 현지 답사팀은 “규제완화와 함께 생태복원을 역사·문화 관광자원과 어떻게 연계시키느냐가 사업의 관건”이라며 “주변 관광지간 네트워크 구축 및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한 지역별 관광특화 사업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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