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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공동선언 이행 요구보다 대화가 먼저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어제 신년사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남측에 주문했다. 대규모 경제지원을 뜻하는 것이겠으나, 북측은 이를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자각해야 한다. 무력도발의 허튼 미몽을 접고 남북협력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화 채비를 서두르란 뜻이다. 올해로 6·25 정전 체제가 60년을 맞았다. 강산이 여섯 차례나 바뀌었을 긴 세월이다. 이 기간 남북은 첨예한 무력 대치 속에 각자 제 길을 걸었고, 그 결과는 수치상 비교할 수 없는 국력의 차이로 이어졌다. 2011년 기준으로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 32조 4380억원은 남한 1240조 5000억원의 38분의1에 불과하다. 무역액은 무려 171배나 차이가 난다. 22만㎢의 좁은 땅덩어리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지닌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와, 인구의 3분의1인 800만명이 일상적 굶주림에 신음하는 지구촌 최빈국 중 하나가 적대적 공존을 이어가며 180여만명의 병력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게 분단 65년, 종전 60년이 만들어낸 한반도의 초상이다. 물론 남북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대치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힘겹게 펼쳐왔다. 통일을 목표로 상호 불가침을 약속했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발전시키기로 다짐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대규모 경제협력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1968년 무장공비 31명의 청와대 기습을 비롯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1999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헤아리기 힘들 만큼 북한의 무력도발은 끊임이 없었고, 그때마다 애써 쌓아올린 남북 간 합의와 신뢰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지금도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염두에 둔 채 위성 발사를 가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자행한 데 이어 3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우리 새 정부를 시험하고 있다. 1953년 계사년에 시작돼 어느덧 60갑자를 일순한 정전체제, 남북 대치의 분단사도 이제 변할 때가 됐다. 무엇보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자신들의 잇단 도발로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굳게 닫힌 대화의 문을 다시 활짝 열 기회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 각종 남북공동선언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진정성 있는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수차 남북대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북측은 대화 재개, 교류 및 협력 확대, 남북 간 신뢰 구축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선순환 구조가 자신들에게 달려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 [1일 TV 하이라이트]

    ■딩동댕 유치원(EBS 오전 8시) 새해를 맞아 오늘 탐험대가 할 일은 약속 만두 만들기다. 그동안 모험을 떠나 만나고 왔던 호박, 당근, 김치, 브로콜리를 넣어 만두를 만들고 새해 약속 한 가지씩을 하기로 결심한 한 그릇 뚝딱 탐험대. 먹으면 예뻐지는 호박부터 겨울철 감기를 예방해 주는 브로콜리까지 약속 만두에는 어떤 약속들이 담겨 있을까. ■월화드라마 학교 2013(KBS2 밤 10시)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 난 흥수(김우빈)는 자신과 남순(이종석)을 위기로 몰아넣은 정호(곽정욱)를 찾아가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한편 학부모들까지 나서 수업 방식을 수능형으로 통일하라고 압력을 넣자 교장은 학력평가 결과가 나쁘면 제일 곤란해질 사람을 인재(장나라)라고 주의를 준다. ■창사 51주년 특별기획 마의(MBC 밤 9시 55분) 광현(조승우)을 끌고 가 칼로 위협하는 강정두. 광현이 정말 강도준(전노민)의 아들인지 묻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명환(손창민)은 충격에 빠진다. 한편 서로 어릴 적부터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광현과 지녕(이요원)은 그동안 쌓인 그리움과 재회의 기쁨에 서로를 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일일드라마 가족의 탄생(SBS 밤 7시 20분) 차를 타고 퇴근하던 윤재(이규한)는 사사건건 부딪치기만 하는 수정(이소연)이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에 윤재는 수정에게 타라고 한다. 수정은 할 수 없이 윤재의 차에 탑승하지만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한편 영자(양희경)는 대진(정규수)에게 가정주부 파업을 선언하는데….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특수학교에서 지적장애 아동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반 아이들의 모습을 작은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다. 학교폭력을 주제로 함께 찍은 영상이 UCC 공모전에 당선되고 공개방송 무대에 서게 된 아이들. 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도전의 의미를 심어 주고픈 선생님. 과연 선생님과 아이들은 이 특별한 도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따로 또 같이 1부(OBS 밤 11시 5분) 한반도 마을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에 바뀌어도 너무 바뀐 노부부가 살고 있다. 아침밥 짓기부터 빨래하기와 잔소리는 신중선 할아버지의 몫이고, 밭일과 논일 등 힘쓰는 바깥일은 아내 백남한 할머니 담당이다. 살림을 해온 지 어언 18년째인 왕소금 영감과 사는 게 즐거운 통 큰 할머니의 생활기를 들여다본다.
  • NYT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 우려”

    NYT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 우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미국 정부가 한국에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고성능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미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자 사설에서 북한 전역을 작전 반경에 두는 이 무인기를 한국이 보유할 경우 위기 국면에서 돌발적 전쟁이 벌어질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도 불구하고 군사적으로는 남한보다 열등하며 남북은 최근 몇 년간 수차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고 이 신문은 상기시켰다. 신문은 또 미국이 글로벌 호크를 한국에 판매할 경우 무인시스템 등의 수출 금지에 대한 34개국 합의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구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사거리 확장을 골자로 한 지침 개정에 이어 무인기 판매라는 또 다른 ‘예외’를 줄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군축 목표가 훼손되지 않고 러시아·중국 등이 이 같은 장비를 판매하는 구실로 작용하지 않을 것임을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과 글로벌 호크 판매 협상을 진행할 경우 한국으로부터 글로벌 호크를 정보 수집 외 무기를 싣는 무장용으로 바꾸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는 등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이 신문은 주문했다. 신문은 이어 “제재 등 북한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는 일은 중요하다”면서도 미 정부가 ‘전략적 인내’라는 비효율적 틀이 아니라 북한에 다시 개입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관심이 있음을 상기하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지지하고 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가나] ‘장거리 로켓’ ‘핵실험’ 카드로 對美 공세적 협상 제의 가능성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가나] ‘장거리 로켓’ ‘핵실험’ 카드로 對美 공세적 협상 제의 가능성

    북한의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와 우리 대통령 선거를 끝으로 한반도의 2012년이 막을 내렸다. 새해의 한반도 정세는 재선된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와 중국의 시진핑 체제,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 등 각국 새 지도부와 로켓 발사에 따른 북한 제재의 향방, 북한의 경제 개혁 가능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정권 출범 2년차를 맞는 김정은 정권의 치열한 생존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정은 정권이 새해에는 공고화된 내부 지배 권력을 바탕으로 중국으로부터 외교·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면서 장거리 로켓으로 입증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을 외교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카드를 손에 넣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감을 갖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북·미 간 대화가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이 새로 출범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시험하기 위해 도발과 길들이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 17대 대선 이후 침묵을 지키던 북한이 2008년 4월 1일 이명박 정부 출범 한달여 만에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핵 개방 3000’ 정책과 인권 문제 거론을 비판한 것으로 미루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도 새 정부의 대화, 협력 의지를 우선 지켜보고 이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유래없는 3대 세습을 이룬 김정은 정권은 지난 1년간 체제 ‘군기 잡기’에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최고 군사지휘관 및 친인민적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면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차별화된 파격적인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아버지의 ‘유훈’을 등에 업고 권력을 거머진 뒤에는 군부 최고 지도자 숙청에 나섰으며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스타일을 따라 하며 인민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를 내세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국제사회가 성급하게 북한의 변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남 비방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남한과는 대립각을 이어 갔다. 하지만 북한 인민의 생활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평양에 30개 이상의 테마파크를 짓는 등 평양과 특권층 위주의 정치로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양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과학기술 대국을 강조한 김정은 정권의 지난 1년간은 ‘절반의 성공’에 불과한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1일 “현 시점에서 북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 발전과 주민 생활 개선”이라면서 “새로운 경제 조치와 대외관계 복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과 핵실험 가능성은 새해 북한 대외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의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량 살상 무기 능력 과시를 활용한 외교”라면서 “북한이 국내 경제를 통해서는 정권 유지에 필요한 재정을 충분히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이 외부 원조를 얻어야 하고 그 지렛대가 핵과 미사일 등 대량 살상 무기”라고 설명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2006년 핵실험 당시보다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을 성대하게 선전한다”면서 “핵보유국으로서 발사 수단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에 공세적인 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비핵화 중심으로 6자회담을 논의했다면 지금의 북한 입장에서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보편적 권리라고 주장할 것이고 평화협정 체결 등을 의제로 내세울 것”이라면서 “동북아 각국 정권이 민족주의적 색체가 강해졌고 다자회담보다는 북·미 회담 등 양자채널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동북아를 둘러싼 4강 국가들에 적극 손을 내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의 새 지도부와 우선적으로 정상회담을 통해 전통적 유대를 과시하고 일본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제재를 풀기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으나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우리 새 정부에 대해서는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대외적 행보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핵 보유국으로서의 입장을 주장할 북한의 요구 수준이 높고 미국은 북한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북·미 대화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이 협상파인 만큼 협상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가 유엔안보리에서 의장성명 정도에 그친다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안보리에서 보다 강력한 제재가 나오면 북한이 핵실험을 앞당겨 강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미국도 실질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식하고 모종의 타협을 할 가능성이 있고 차기 정부가 대화에서 소외되는 ‘통미봉남’이 재현될 수도 있다”면서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제시하면 미국도 우리 입장을 존중하고 있으니 북한이 핵실험을 자제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길들이기 차원에서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박근혜 차기 정부가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놓고 이명박 정부와 얼마나 차별화된 정책을 선보이고 대화 의지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김정은 정권의 행보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으로 본 남북관계/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으로 본 남북관계/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스위스 대사

    지난 12월 12일 북한의 은하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북한은 구소련,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에 이어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린 10번째 국가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했다. 우리는 2018년에나 가입한다는 계획이어서 로켓 기술의 격차가 이렇게 컸는지 놀라움을 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발사 전날까지도 이 로켓이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과 북한의 위성기술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관한 정보파악 능력이 의문시된다. 부족한 정보를 갖고 우리의 잣대에 따라 희망적 사고로 북한을 평가해 온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 중대한 사건은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야 모두 북한의 성공을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현 정부도 정보 오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도 대선에 집중하고 싶었을 것이다. 국내정치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은하3호의 성공은 매우 심각한 안보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우선, 김정일이 호언하던 강성대국의 실체이다.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고농축 우라늄(HEU)도 상당히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하3호는 1만㎞ 이상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머지않아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하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탄(ICBM)이 미국을 사거리에 두게 된다. 미국도 북한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남북관계에서 힘의 균형도 변화될 수 있다. 한국도, 미국도 대북관계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둘째로, 은하3호는 정통성과 경륜이 부족한 김정은의 세습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김정일이 예상보다 빨리 사망하면서 남긴 경제 파탄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체제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로 무장하면서 순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핵을 내세워 협상을 제의하고 경제적 대가를 흥정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식 경제발전으로 경제가 차츰 좋아지면 28세의 김정은 체제는 30년 이상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남북관계를 우리가 진정 희망하는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남북 분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몇 차례나 붕괴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후 시간을 벌면서 핵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가뭄과 홍수로 200여만명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이 머지않아 붕괴할 것으로 판단하고 ‘연착륙’이라는 유화책으로 경수로를 지어주었으나 북한은 붕괴되지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도 않았다. 한국의 정세 오판과 왜곡된 대북정책의 결과이다. 분단을 관리하는 비용이 통일비용보다 적지 않음을 상기해야 한다. 넷째, 북한이 군사대국을 자신한 데는 남한의 정치가 한몫을 했다. 국내 정치판이 좌우로 시계추처럼 요동치고, 응징을 뒷전으로 한 유화책이 계속되는 동안 북한은 시간벌기와 함께 경제적 보상을 받으면서 핵과 대륙간탄도탄을 개발할 수 있었다. 사활적 국가이익인 안보와 대북정책은 국내정치가 출발점이며 초당적 외교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내년 2월에는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과거와 같이 유화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거나, 시간이 흐르면 붕괴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에 기초해 대북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은하3호의 충격을 계기로 사실에 기초한 한반도 안보균형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남북관계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필요하면 대선공약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야 할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만 우리 측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화를 내세우고 나중에 압박하는 것은 과거를 반복하는 것으로 효과도 없다. 새 정부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기대해 본다.
  • 한국 대륙붕 경계선 오키나와 해구까지 2배 늘려 유엔 제출

    정부가 ‘대륙붕 영토화’를 본격 선언하며 우리나라의 대륙붕 경계선을 일본 오키나와 해구까지 확대한 ‘대륙붕 한계 정식 정보’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냈다. 이번에 제출한 한국의 대륙붕 면적은 남한 면적(9만 9373㎢)의 약 40%에 이르는 크기로, 일본 쪽으로 최소 38㎞, 최대 125㎞까지 확대돼 일본의 반발이 예상된다. 외교통상부는 26일(현지시간) 유엔해양법 규정에 따라 2009년 5월 제출했던 예비 정보보다 2배 이상 넓어진 대륙붕 한계 정식 정보를 CLCS에 제출했다. 2009년 예비 정보에서는 우리 영해기선에서 200해리(1해리는 1.852㎞) 바깥인 제주도 남쪽 한·일 공동개발구역(JDZ) 내 수역(총 1만 9000㎢)까지를 우리 대륙붕 영토로 규정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국제법 규정에 따라 ‘우리 영해기선으로부터 350해리 내 대륙사면의 끝(FOS)+60해리’ 공식을 적용해 한계선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최종 획정한 대륙붕 한계선은 일본에서 17해리 떨어진 지역까지 근접한 것으로, 동중국해에서 한국의 대륙붕 끝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뻗어 있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 데 의미가 있다. 우리 측 한계선은 중국이 지난 14일 CLCS에 제출한 대륙붕 한계선보다 일본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도 자국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로 뻗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LCS는 인접국들이 해당 대륙붕에 대한 ‘분쟁’이 있다고 유엔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심사를 진행하지 않으며, CLCS의 권고는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 일본 정부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정식 심사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무등산 21번째 국립공원 됐다

    무등산 21번째 국립공원 됐다

    무등산도립공원이 국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국립공원 신규 지정은 지난 1988년 변산반도·월출산 이후 24년 만이다. 환경부는 27일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안을 심의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편입되는 시설에 대한 자연환경 영향평가를 국립공원위원회에 별도 심의받는 조건을 달았다. 공원으로 편입된 면적은 ▲광주 북구 2만 6865㎢ ▲동구 2만 789㎢ ▲전남 화순군 1만 5802㎢ ▲담양군 1만 1969㎢ 등 총 7만 5425㎢다. 현재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3만 230㎢의 2.5배 규모다. 광주호 일대와 소쇄원을 비롯한 가사문화권 지역은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로 제외됐다. 무등산에는 수달·구렁이·삵·독수리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8종과 원앙·두견이·새매·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8종을 포함해 모두 2296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 주상절리대·산봉·계곡·괴석 등 경관자원도 61곳이 있다. 특히 서석대(천연기념물 제465호)와 입석대 등 주상절리대는 높이가 20∼30m, 폭 40∼120m에 달해 남한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보물 제131호인 증심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지정문화재 17점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한 해 679만명이 무등산을 찾았다. 환경부는 주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전체 면적의 74.4%에 달하는 사유지를 단계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임기말 MB정부 ‘정책 마이웨이’

    임기말 MB정부 ‘정책 마이웨이’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온 26일, 북한강 칼바람은 매섭기만 했다. 수은주는 영하 14도였지만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로 떨어진 듯했다. 하지만 자전거길을 잇겠다는 의지 앞에서는 혹한도, 임기 말의 느슨함도 맥을 추지 못했다. 자전거 정책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을 개통했다.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두물머리 북한강 철교에서 대성리역, 강촌역을 지나 춘천 신매대교까지 이르는 70.4㎞ 구간이다. 지난 5년 동안 낙동강·금강·영산강·한강 등 4대강 주변 자전거길은 물론 지난달에는 100㎞의 새재 자전거길로 낙동강과 남한강의 자전거길까지 연결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좌절된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자전거길로나마 완성시킨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벌써 내년 계획까지 잡아놓았다.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가는 720㎞ 자전거길을 내년 3월 착공해 2015년까지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자전거길 정책처럼 임기 말임에도 ‘마이 웨이’를 걷는 핵심 정책들이 있다. 새만금개발사업, 행정수도이전 등 과거 사례처럼 차기 정부가 돌이킬 수 없도록 ‘대못’을 박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정책 연속성은 정권의 변화와 관계 없이 안정성을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정책이 전자정부 수출이다. 여러 정부를 거쳐 흔들림 없이 진행돼 왔다. 시작은 김대중 정부였다. 전자정부의 큰 틀과 방향을 제시하며 뿌린 씨앗은 노무현 정부에서 꽃피웠다. 도로명 주소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1995년 국회에서 논의가 처음 시작된 이듬해 청와대에서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을 두고서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100년 가까이 써온 지번 주소에 대한 익숙함 등을 이유로 곳곳에서 반발이 컸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에서야 관련 법이 공포됐고, 현 정부 들어 속도가 붙었다. 내년까지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를 병행하고, 2014년부터는 단독 표기된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치권자가 관료의 전문성을 높게 치면 정책의 연속성이 함께 높아지고, 반대로 낮게 평가하면 정책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정책의 연속성은 관료의 전문주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면서 “관료들의 전문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데다가 현 정부와 동질성이 높은 박근혜 당선인이 신뢰를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아너 소사이어티/함혜리 논설위원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존경받는 부자의 조건 중 첫째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나 버크셔 해서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 등 많은 고액 자산가와 고소득자들이 부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미국에서 개인기부가 활성화된 것은 사회복지단체들이 운영하는 고액기부자클럽의 역할이 매우 컸다. 미국의 공동모금회인 유나이티드웨이아메리카에서 만든 토크빌 소사이어티(Tocqueville Society)가 대표적이다. 1877년 미국덴버자선조직협회에서 시작된 미국공동모금회는 영향력 있는 사회지도층 인사의 리더십을 활용해 고액기부를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1984년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창립했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저서에서 미국인들의 공익을 위한 헌신과 다원주의를 높이 평가한 프랑스의 정치철학자이자 역사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이름에서 따왔다. 프리스트재단의 토머스 프리스트 회장을 중심으로 20명의 자발적 기부자들로 시작된 토크빌 소사이어티에는 현재 매년 1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2만 7000여명의 미국인이 참여하고 있다. 기부와 리더십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해 2007년 12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모임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를 출범시켰다. 개인들의 고액 기부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사회적으로 개인기부의 흐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반성이 계기가 됐다. 2008년 5월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이 처음 가입한 이후 가입회원은 매년 늘고 있다. 2008년 6명, 2009년 11명, 2010년 31명, 2011년 54명. 2012년엔 배우 수애가 엊그제 아너 소사이어티의 200번째 회원이 되면서 98명이 가입했다. 회원의 직업으로는 기업가가 113명으로 가장 많지만 의료인, 변호사, 회계사, 자영업자, 사회단체 임원, 특수직 종사자, 공무원, 방송인, 연예인, 스포츠인, 농부 등 다양하다. 가족이 가입한 사례도 있다. 통계청의 2011년 사회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모범적 기부 증대(54.8%)가 꼽혔다. 아직 35%에 불과한 개인기부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아너 소사이어티가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로켓 성공’ 北 “경공업도 현대화” 큰소리

    ‘로켓 성공’ 北 “경공업도 현대화” 큰소리

    북한 당국이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에 고무돼 관련 기술진에 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등 축제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소홀했던 경공업 부문에서도 기술 현대화를 통해 인민 소비품을 양산하겠다고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2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은 장군님(김정일) 1주기 기념행사보다 발사 성공에 대한 강연과 행사가 더 많이 열리고 있다.”면서 “선전 간부인 강연자는 우리식 사회주의 기술 발전에 따른 발사 성공으로 세계적 과학 강국이 됐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강연자는 “이제 모든 물건을 주체적으로 개발해서 사용할 때가 됐다.”면서 “인민소비품과 여성 화장품 등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에서는 또한 “김정은 원수님이 전력, 에너지 산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인민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선전했다. 북한에서는 한때 인삼 추출물질을 함유한 살결물(스킨) 등의 화장품을 신의주 공장에서 생산해 주민들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본이나 중국제품이 수입되면서 그 인기가 꺾였고 대도시와 부유층 중심으로 수입화장품 애용 현상이 두드러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남한제 화장품을 간부나 부유층에서 더욱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공언과는 반대로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평이다. 이 소식통은 “원료를 수입해 가공을 해도 외국 화장품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자체 기술로 뛰어난 물건을 만들기는 역부족”이라면서 “먹는 문제나 우선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복궁 영문표기 ‘경복궁 팰리스(Gyeongbokgung Palace)’

    외국인이 인천공항에서 “경복 팰리스에 가자.”고 하면 택시 기사는 어디로 가자는 것인지 몰라 골치가 아팠다. 또 외국인이 인터넷에서 ‘경복궁’을 검색하면 대중음식점과 룸살롱 사이트가 주루룩 검색됐다. 문화재청은 이런 혼란을 없애기 위해 ‘경복궁’과 ‘북한산’ 전체가 고유명사이니 이를 전부 발음나는 대로 로마자로 표기하고 그 뒤에 의미를 나타나는 영어 단어를 첨부하는 방향으로 ‘문화재 명칭 영문표기 기준’을 확정해 21일 발표했다. 따라서 경복궁은 ‘Gyeongbokgung Palace’(경복궁 팰리스)로, 북한산은 ‘Bukhansan Mountain’(북한산 마운틴)으로 표기한다. 남한산성은 ‘Namhansanseong Fortress’(남한산성 포트레스) 등이다. 문화재청은 이런 표기가 ‘역전(驛前) 앞’과 같은 중복 표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과 영어에 약한 한국인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미 관계를 말하다] “원자력 협정 개정·전작권 전환 조율 필요”

    [한·미 관계를 말하다] “원자력 협정 개정·전작권 전환 조율 필요”

    미국 내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45)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은 19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근혜 차기 한국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한·미관계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역사적으로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이 의미 있다. 박 당선인을 뉴욕타임스가 ‘독재자의 딸’이라고 했는데, 박정희 시대는 오래전 얘기다. 박 당선인이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구했고 지난 5년간 고초 끝에 대통령이 됐다. 따라서 이제는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성공한 정치인으로 봐야 한다. →이번 대선 승리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까. -그렇게 보지 않는다. 역사는 역사다. 누구나 박정희가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알고 있다. 박근혜의 당선은 과거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한·미관계는 어떻게 될까. -어려운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같은 민감한 문제와 함께 대북정책도 잘 조율해야 한다. 다만 만약 민주통합당이 승리했다면 한·미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박근혜 정부는 오바마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대화에 적극 나설 경우 오바마 정부와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보나. -남북관계가 조금 좋아진다고 해서 미국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정황상 남북관계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 대선 기간 중 박 당선인이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북한이 몰수한 금강산 자산을 다시 돌려주겠나. 그렇다고 남한에서 또다시 돈을 들여 관광시설을 짓겠나. 기본적으로 지금은 남쪽에서 비교적 좋은 자세를 보여 주려 해도 북에서 받을 능력이 없는 상황이다.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순조롭게 될까. -그 문제는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행동에 따른 전작권 전환 준비 상황을 점검해 가며 양국이 잘 논의하리라고 본다. →박 당선인과 오바마 대통령이 좋은 관계를 맺을 것으로 보나. -그럴 것이다. 박 당선인은 세련된 매너에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스타일이라 호감을 준다. 또 첫 여성 대통령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도 그 점을 존중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도 대선결과 이례적 신속 보도

    북한이 남한의 제18대 대통령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당선된 사실을 결과 발표 하루 만인 20일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선출 이후 2개월 동안 아무 말도 없었던 5년 전과 극명히 대비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내외신 보도에 의하면 지난 19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별도의 논평도 덧붙이지 않았다. 북한이 대선 하루 만에 그 결과를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북한은 5년 전인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을 때에는 이듬해 2월 대통령 취임식이 지나서까지 새 정부 출범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제16대 대선까지는 선거 2∼3일 후에 결과를 보도하고 간단한 논평을 곁들이기도 했다. 2002년에는 대선 이틀 뒤인 12월 21일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 당선되고 한나라당 이회창이 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6·15공동선언을 반대하고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는 세력은 참패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는 논평까지 곁들였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이승훈 두메산골] 동아시아 시대는 온다는데

    [이승훈 두메산골] 동아시아 시대는 온다는데

    지난 세기 상반기만 하더라도 동아시아는 낙후된 저개발 지역이었지만 한·중·일 3국이 지속적 고도성장을 이룬 이제는 북미 및 유럽과 어깨를 견주는 세계 경제의 중요한 3대 축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였다. 서양사람조차 서양이 누려오던 경제력의 중심이 태평양시대를 통하여 동아시아로 옮겨질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다. 그런데 한·중·일 3국은 한편으로는 서로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의 이질성을 포용하지 못한 채 반목을 일삼는다. 무인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은 중국 내 일본 자동차공장을 조업 단축으로 내몰기까지 했다. 한국도 중국산 마늘 수입 통제의 긴급조치를 취해 중국의 보복을 받았고, 얼마 전 한·일 간 통화스와프 축소는 독도 문제의 여파다. 서로 도와야 하는 이웃이 이토록 다투는 것은 일차적으로 남의 해저 자원을 탐내는 욕심 때문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중화패권주의와 일본의 과거사 인식이 그것이다. 국력이 크게 신장되면서 근대사의 수모를 만회하고 지난날 강한성당(强漢盛唐)을 재현하려는 중국의 의지가 주변국들과 도처에서 충돌한다. 태평양전쟁은 고립과 위축을 강요하는 미국과의 정당한 전쟁이었으므로 야스쿠니 참배는 당연하다는 것이 일본의 반성 없는 과거사 인식이다.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은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걸었고, 일본의 새 총리 아베 신조는 평화헌법을 버리고 강한 군대를 가질 것을 선언하였다. 중국에게 한반도는 과거 조공을 바치던 주변지역일 뿐이다. 그리고 일본에게 한반도의 아픈 과거는 큰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인 부수적 피해로서 통석(痛惜)의 대상 정도다. 한국으로서는 유쾌할 수 없다. 중국과 일본의 파워게임 뒤에는 미국이 있다. 중화패권주의는 결국 세계 최강 미국과 충돌한다. 현재 중국의 동쪽은 일본, 한국, 타이완, 필리핀을 잇는 친미 라인으로 봉쇄된 형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봉쇄망을 멀리 태평양으로 밀어내고 주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미국으로서는 거대 중국의 팽창주의와 맞서려면 강한 일본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베는 일본의 무장을 미국이 눈감아 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묵인 아래 일본이 재무장한다면 일본의 극우파가 시대착오적 망상을 품을 수도 있다. 현재 분쟁 도서 가운데 메이지 유신 이전부터 일본이 소유하던 섬은 하나도 없다. 일본이 제국주의로 병합한 땅의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전쟁에 대한 반성이 조금도 없기 때문이다. 군대 성노예와 난징 대학살을 부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화패권주의를 토대로 한 중국과 미국 간의 대결은 일본의 극우적 인식을 부활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중국이 주변을 친미에서 친중으로 바꾸려면 패권주의의 압박보다 유화주의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희망 없는 북한을 대미 견제용으로 쓰는 전략을 포기하고 남한 주도의 통일을 용납한다면, 한·미동맹은 필요 없어진다. 일본 재무장의 명분도 사라지고 극우파가 날뛸 입지도 축소될 것이다. 만약 일본의 과거사 반성이 함께한다면 중화패권주의의 명분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다. 세계경제의 나머지 한 축인 유럽은 너무도 다르다. 유럽연합(EU)으로 뭉치는 과정에서 독일이 보인 전향적 움직임은 경이적이다. 나치 범죄에 대한 독일의 사과는 전 세계가 수용하였다. 독일의 자랑 구텐베르크가 세계 최초로 성경을 대량 인쇄한 역사적 장소인 슈트라센부르크는 현재 프랑스 영토가 되어 있다. EU는 각종 분쟁의 불씨를 독일이 깨끗이 버렸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동아시아 지역 내 3국이 서로 불신하고 반목을 일삼으면 역사가 넘겨주려고 하더라도 세계 경제력 중심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서로 경계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나라들 사이의 경제 협력은 그만큼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은 이 시대적 과제를 건설적으로 풀어갈 수 있어야 한다. 동아시아 지역 내 3국이 서로 불신하고 반목을 일삼으면 역사가 넘겨주려고 하더라도 세계 경제력 중심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새 대통령은 이 시대적 과제를 건설적으로 풀어갈 수 있어야 한다.
  • [열린세상] 장거리 로켓 발사, 김정은 체제 1년의 결산/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장거리 로켓 발사, 김정은 체제 1년의 결산/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끝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 다각도의 저지 노력 속에 기술적 결함 운운하며 발사 시한 연장을 발표하고는 돌연 기습 발사를 강행했다. 평양은 로켓에 실린 위성이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에 맞춰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축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등 빤히 불이익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들이 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강성국가 진입을 선언하기 위한 상징적 성과물이 필요해서, 또는 김정은 리더십을 과시하거나 군부의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분석의 공통점은 김정은 체제 1년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2009년에 후계자로 내정됐다지만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 체제의 출범은 급작스러운 사건이었다. 유일지배체제의 속성상 새 지도자를 중심으로 정치권력이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으나 20대 약관의 나이가 상징하는 연륜과 경험의 부족, 짧은 후계 구축 기간, 3대 세습에 대한 거부감 등은 늘 김정은 체제의 불안요소로 지적됐다. 김정은으로서는 출범 초기 통치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확인시켜 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김정은 체제가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통치 행태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 따른 내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권부의 핵심세력을 빠른 속도로 개편함과 동시에 일반주민들에게 새로운 지도자로서 안정감과 친근감을 보여주고자 노력한 점으로 정리된다. 특히 김정은 통치의 핵심은 유훈통치를 내세워 정책기조의 지속성을 강조하고 정책의 변화는 최소화함으로써 김정일의 후광을 최대한 활용하는 ‘안전한’ 정치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행태는 경제사업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내각과 군에 분산시키는 조치에서도 발견된다. 북한이 김정은의 경제분야 현지지도와 맞물려 최영림 총리와 최룡해 총참모장의 현지요해 활동을 언론을 통해 선전하고 있는 사실은 경제적 문제 해결에 대한 김정은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군부와 내각의 대대적 인사 개편을 통해 인적 통치기반을 과감하게 구축함으로써 권력의 핵심세력을 자신의 색깔로 재구성한 점도 지난 1년 김정은 통치의 핵심으로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다. 김정일의 영구차를 호위했던 군부의 핵심인사 4명을 경질했고, 내각에서도 7명의 상(장관)을 교체했다. 이런 물갈이 작업은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과 고모 김경희에 의해 주도됐고, 이들이 실질적인 실세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기보다는 김정은 대신 악역을 맡은 것으로 보는 게 적확할 듯하다. 김정은 통치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도자로서의 안정감과 친근감을 보여줌으로써 경력이 미천한 어린 지도자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강조하고 있으며, 각종 행사에 부인을 대동함으로써 어른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반주민들을 아끼는 ‘어버이 상(像)’을 주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락시설을 틈틈이 찾는가 하면 일반 가정집이나 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격의 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민 달래기 행보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통치 1년의 성적표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2012년을 강성국가 진입의 해로 삼았음에도 경제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일반 주민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게다가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기득권을 빼앗긴 선대의 권력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세력으로 자리해 있다. 결국 김정은으로서는 이런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집권 원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했고, 그것이 장거리 로켓 발사였다고 여겨진다. 남한의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이 적기라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쩌면 김정은은 보란 듯이 ‘축포’를 쏘아 올린 김에 또 다른 한방,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北 미사일 발사] 핵 보유국 지위 얻으려고 핵 운반 능력 외부 과시

    [北 미사일 발사] 핵 보유국 지위 얻으려고 핵 운반 능력 외부 과시

    북한이 12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는 1, 2, 3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탑재물(위성)도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북한 로켓 개발사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17일)에 맞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위성 발사라는 유훈을 관철하고 미국 본토 전역을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1만~1만 3000㎞ 이상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볼수 있다. 내부 체제를 확고히 결속시키면서, 핵 운반능력까지 갖췄음을 외부에 확인시키는 다목적 포석으로 읽힌다. 북한이 이틀 전인 지난 10일 미사일 발사 준비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을 인정하고 발사 기간을 10~22일에서 오는 29일로 1주일 연장했음에도 미사일을 전격 발사한 것은 우선 기술적 결함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지난 10일 운반 로켓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예상보다 빨리 바로잡았을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군부를 확실히 장악하기 위한 계기로 주민들에게 과학 강국의 비전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지지부진한 우리 정부의 나로호 발사와 비교했을 때 남한 정부에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핵 보유국의 3가지 요소인 운반수단 보유, 핵탄두 소형화, 실전 배치 중 운반수단 보유가 충족돼 국제 사회에서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임을 주장해 대미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이번 발사를 강행했으며 북한이 단 분리· 유도제어기술 등에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한다. 로켓 전문가들은 이를 사실상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사거리 1만㎞이상의 ICBM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 연소 시간은 156초로 지난 4월 발사 때의 130초보다 26초 길어졌다.”면서 “이에 따라 사거리도 1만㎞ 이상에서 미국 전역을 타격할 1만 3000㎞ 이상으로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비교적 정확히 예상 지점에 낙하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ICBM 발사체 기술 측면에서 성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번 발사 성공을 바탕으로 핵과 미사일을 모두 갖췄다고 주장하고 나서면 미국 오바마 2기 행정부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고 미국에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도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내세워 미국에 1대1로 핵 군축 협상을 하자고 압박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이번 발사를 계기로 내년 초 한·미·일·중의 권력 교체에 따른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물거품이 된 셈”이라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최소 3~4개월 냉각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4월 발사 때보다 진전된 방향으로 강한 조치가 나올 수 있도록 주변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기고] ‘남조선 수령님’을 비판하며/림일 탈북작가

    [기고] ‘남조선 수령님’을 비판하며/림일 탈북작가

    평양이 고향인 필자는 1997년 이맘때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어느 날 아파트단지 공원에서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의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김영삼 대통령이 일을 잘 못해서 IMF가 왔다.”, “감방에 넣어야 한다.” 등의 볼멘소리였다. 헉! 이게 무슨 소리인가? 대통령을 시퍼런 대낮에,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모여 비난하다니? 정신 나가지 않았나? 혹시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들이 아닐까? 가만! 저런 것은 당연히 신고해야지. 다급히 전화기를 들고 “경찰서지요? 여기 수상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자 “어떤 사람인데요?” 하는 경찰의 반문이 나왔다.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야단법석입니다.” 하자 경찰은 “장난전화 그만하세요. 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됩니다.” 하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 왜 그래? 나만 이상한 건가?” 하는 개그 멘트가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만약 그 노인들에게 북한의 법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전부 무기징역이나 총살대상이다. 수령인 김일성, 김정일을 간접 비판해도 가족과 동료, 가까운 친척까지 모두 처벌한다. 수령의 이름 앞에는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 “21세기 찬란한 태양” 등 수십 개도 넘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으며 최고의 존경심을 갖고 불러야 한다. 평양에서 외부세상을 전혀 몰랐던 필자는 ‘수령은 전체 인민을 대표하는 분이니 응당 훌륭한 사람이겠지. 외국도 마찬가지일걸.’ 하고 생각했다. 하여 1997년 3월 주 쿠웨이트 한국대사관에서 처음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보며 경건한 마음을 갖고 “아! 저분이 남조선의 수령님이신가 보다.” 하고 그 앞에 정중히 인사도 했다. 그래서였던지(?) 필자의 한국행은 비교적 빠르게 정부에서 승인이 났다. 올해로 네 번의 대통령선거에 참여하며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의 정책은 대놓고 비판한다. 북한군에 의해 바닷속에서 당한 천안함은 그렇다 치고 하늘로 날아오는 포탄은 왜 못 막았는지? 지금도 욕을 한다. 그러면 누군가 꼭 이런다. “당신은 대통령에게 책을 선물하고 축전까지 받았는데도 대통령을 비판하나?” 천만의 말씀.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잘한 것은 칭찬하고 못한 것은 비판한다. 어쩌면 북한에서 못했던 수령님 비판을 대리만족의 기분으로 남한의 수령님에게 마음껏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느낀다. 돌이켜보면 인민의 지도자, 수령의 자리는 아들이 승계하는 법인 줄 알았고 ‘선거’ 라는 말조차 모르고 살았던 나의 평양생활이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좋은 토양에 맑은 공기와 물이 없다면 아름다운 꽃도 없다. 주권을 행사하는 선거야말로 민주국가에서 사는 국민의 최고 권리가 아닐까? 생명의 심장이고 숨결과도 같은 자유가 없다면 사람이 동물과 뭐가 다를까. 윤리와 도덕, 의식을 가진 사람에게서 자유는 행복 그 자체이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대통령을 자기 손으로 뽑을 수 있다는 것, 대통령도 범죄를 지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세상…. 북녘의 우리 동포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 꿈을 일상의 생활로 누리고 사는 남한의 국민들은 자유와 정의에 푹 빠졌다. 행복에 겨운 그들이 사는 이곳이 정말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까?
  • 패전국 일본의 피해망상, 극우 망령을 낳다

    패전국 일본의 피해망상, 극우 망령을 낳다

    “패전 후 북한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대표적인 놀이 중에 ‘마담 다바이’와 ‘야미부네곳코’가 있다. 마담 다바이는 러시아어로 ‘부녀자를 내놓으라.’는 뜻으로 소련군이 일본인을 협박할 때 항상 내뱉던 말인데, 이것이 어느새 아이들의 놀이 소재가 됐다. 놀이 방식을 보면 사내아이들이 나무로 깎은 권총을 쥐고 ‘마담 다바이, 다바이.’라고 외치며 여자아이들을 쫓아가 둘러싸는 것이다. ‘야미부네곳코’는 일종의 촌극놀이로, 직역하면 도둑배놀이라는 뜻이다. 일본인이 몰래 배낭을 메고 도둑배에 올라타면, 이내 사이렌이 울리고 조선인 보안대원이 나타나 배를 둘러싸고 밀항자를 체포하는 모습을 흉내낸 놀이였다.” “남한의 일본인보다 불쌍한 북한의 일본인, 북한의 일본인 중에서도 제일 불쌍한 만주 피란민이라는 등식은 일본 귀환항에 도착하는 순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단적인 예로 해외 일본인들은 점령군으로부터 ‘선량한 처자’를 지키기 위해 게이샤와 창기들로 위안대를 삼고자 했으나 본토에 도착한 순간 결국 모든 부녀자는 외지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사춘기 소녀부터 폐경기의 부녀자까지 귀환항 트랩에 올라 부인과 검사대에 눕는 순간, 이들은 동포로부터 받는 멸시와 차별이 얼마나 깊은 상처로 자리잡는지 절감했다.” 이 문제는 곤혹스러운 점이 있다. 결국 지배, 억압, 통치, 전쟁은 그것으로 이득을 누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행복한 기억일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일본의 문제라면 달라진다. ‘일본인 역시 피해자’라고 하는 순간 ‘아니, 그놈들이 한 짓이 있는데 그까짓 몇 가지 예외적인 것 때문에 징징댄단 말인가?’라는 반론이 툭 튀어 나온다. ‘화냥년’을 떠올리게 하는 ‘히키아게샤’(引揚者·전후 일본으로 돌아온 귀환자)의 처지건만, 이런 고민에 대한 반론 역시 박근혜식 한마디면 끝이다. “위안부는요?” 이러니 2차대전 말 일본 국내외의 비참한 풍경을 묘사한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물의 묘’, 미국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같은 작품들이 한국에선 친일이라 비판받고 개봉을 못하기도 한다. 만약 다른 시대, 다른 나라, 다른 전쟁 이야기였다면 어땠을까. 이미 1980년대부터 유통됐음에도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와중에 이슈로 적극 부각된 ‘요코 이야기’도 매한가지다. 그래서 1945년 8·15 ‘패전’ 이후 일본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담은 ‘조선을 떠나며’(이연식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도 ‘역사 논픽션’임을 내세워 1차적인 담담한 서술에 주안점을 뒀다. 패망의 설움(?) 속에서 살아 남아야 했던 그들의 상황과 기억을 고스란히 쫓아갔다. 세 가지 점이 흥미롭다. 첫째, 늘 성가신 일본 우경화에 대한 조금 다른 각도의 대응법이다. 한일관계사 전문가인 저자도 일본인의 책임을 캐묻는다. 자기들의 피해만 과대포장하고 평화주의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해방 당시 원산중학교 학생이었던 가사이 히사요시라는 사람이 남긴 회고록이다. 가사이는 이 책에다 자기가 살았던 원산의 지도를 그려 뒀는데, 일본인들이 살던 원산부는 건물의 모양, 위치, 골목 이름 등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지만 한국인들이 살던 원산리는 그냥 먼 풍경으로 지붕 몇 개 대충 그리다 말았다. 해방 이전 일본인에게 조선인은 있지만 없는 존재였다는 의미다. 요즘 유행어로 번역하자면 일본인의 심상지도 속에서 조선인은 서발턴(subaltern·하위주체)이었다. 그러니까 일본인의 고통은, 눈 깔고 굽신대며 소리없이 오가던 조선인들이 어느 순간부터 허리를 쭉 펴고 똑바로 쳐다보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던 때부터 시작됐다. 지배와 가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지배와 가해로 인한 이득의 기반 위에 서 있던 일본인 개개인이 가진 기억은 어쩌면 이런 일정한 한계 속에 갇혀 있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충격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분명 일본인의 피해와 한국인의 피해는 수준과 차원이 다른 문제지만, 그럼에도 일본의 우경화를 막기 위해 한국의 피해를 강조한 것 못지않게 일본인 너희 자신에게조차 결코 이로울 바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일본의 일자만 나와도 분개하는 한국인들이 흔히 내놓는 누구 피해가 더 큰가, 누구의 피해가 더 본질적인가라는 논점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인의 피해가 더 본질적이었다고 연신 강조해두는 저자가 마지막 장 제목을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을 넘어서’로 붙인 까닭이 여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두번째는 지금 현재 일본 우익의 내면풍경이다. 2차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국력 차이는 점령군으로서의 태도 또한 차이나게 만들었다. 부유했던 미국은 일본인들의 조용한 원상복귀만 추진했던 반면 후진국이었던 소련은 만주와 북한에 있는 일본인 고급 노동력과 산업시설을 활용할 욕심에 사로잡혔다. 지금도 시베리아에는 이들의 강제노역으로 지어진 시설물들이 있다. 이때 동원된 이들은 지금 일본 우익 세력의 할아버지뻘 되는데, 지금 일본 우익 세습 정치인에게 러시아, 공산주의, 북한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론 제국의 영광을 내걸었던 이들의 남루한 뒷모습이다. 이는 패전 직후 조선 내 일본사회 지도층의 구질구질한 행적에 대한 묘사에서 아낌없이 드러나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저자는 책 후반부에 1962년 20만통의 항의 편지가 일본 총리실에 날아들면서 벌어지는, 해외 귀환자 배상문제를 둘러싼 일본 국내의 법적 논쟁을 다뤘다. 역시 국가와 민족의 이름을 강하게 내걸수록, 엉터리 사기극일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1만 4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의 성곽, 세계의 가치

    서울의 성곽, 세계의 가치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잠정 목록은 15건이 됐다. 4일 문화재청은 지난달 14일 한양성곽에 대한 세계유산 잠정 목록 등재 신청을 유네스코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는 한양도성을 세계유산 잠정 목록 대상으로 선정했다. 한양도성은 일반적으로 서울성곽을 지칭하는 것으로 창의문, 흥인지문, 숭례문 등 4대 문이 모두 성곽의 흔적을 나타낸다. 세계유산 잠정 목록이란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른 것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유산을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을 통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도록 하는 예비 목록이다. 유네스코는 최소 1년 전까지 잠정 목록에 등재된 유산에만 세계유산으로 신청할 자격을 준다. 유네스코 회원국 전체를 합친 잠정 목록은 12월 현재 169개국 1562건이다. 이번에 잠정 목록에 등재된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건국 직후인 1396년 태조가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한 뒤 백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의 정상과 능선을 따라 축조한 18.6㎞에 달하는 대규모 성곽이다. 조선시대 수도인 한성을 방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성됐다. 1963년 사적 제10호로 지정된 이 성곽은 현존하는 유사한 유적 중 가장 오랜 기간인 514년(1396~1910) 동안 도성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평지성과 산성 구조를 결합한 서울성곽은 구간별로 축조 형태와 수리 기술의 증거가 잘 남아 있으며 자연 지형에 따라 축조함으로써 뛰어난 역사 도시 경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성곽 구간마다 축조에 참여한 장인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번 잠재 목록 등재 추진 및 확정 움직임과 맞물려 서울시는 서울도성 종합 정비 활용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 7일 서울도성 보존·관리·활용 종합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후속 조치로 9월 28일에는 사업 전담 부서인 한양도성도감과 한양도성연구소를 신설했다. 시는 또 앞으로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가 규정한 세 가지 핵심 가치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 기준에 맞춰 도성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칭 ‘서울 한양도성 재탄생 종합계획’을 연내에 수립하고 내년부터 50개 사업에 111억 40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는 서울성곽 이외에 강진 도요지, 염전, 대곡천 암각화군, 남한산성, 중부내륙산성군,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 익산역사유적지구, 외암마을, 낙안읍성, 한국의 서원이 있다. 자연유산에는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서남해안 갯벌, 우포늪이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여야, 北 미사일 앞에서 싸울 생각 말아야

    우려했던 북한의 로켓 발사가 기정사실화되는 듯하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그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오는 10~22일에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실은 은하3호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북측은 이 담화를 통해 이 위성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실현하는 것이자, 평화적 우주이용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한 대외적 구실일 뿐 실상은 지난 4월 발사된 로켓과 마찬가지로 대륙간 핵탄두 탄도미사일 개발 실험이라는 게 한·미 양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판단이다.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에 쏟아붓는 돈은 총 8억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 로켓 개발에 3억 달러, 위성 개발에 1억 5000만 달러 등이다. 중국산 옥수수를 250만t 살 수 있고, 북한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다. 전체 주민의 3분의1인 600만명이 기아 선상에서 허덕이고, 어린이 10명 가운데 9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나라로서 꿈조차 꿀 수도 없을 불꽃놀음에 어마어마한 돈을 퍼붓겠다고 하니 대체 그들이 내세우는 김정일 유훈은 무엇이며, 김정은 체제는 시작부터 어디로 가겠다는 것인지 개탄스러울 뿐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목적은 자명하다. 두 손에 핵과 미사일을 거머쥐고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을 압박해 향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 내겠다는 것, 그리고 대선을 앞둔 남한 사회에 이념적 갈등을 최대한 부추기고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대선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로켓 발사로 얻는 것은 채찍일 뿐임을 북한 당국은 직시해야 한다. 로켓 발사가 성공해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미국이 포함되는 순간 미국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고강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해상 봉쇄와 같은 제재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대선 정국이다. 북의 의도에 말려 남남갈등이 빚어진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이다. 여야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단호하고 초당적인 대응을 통해 북풍(北風)에 표심이 흔들리고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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