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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체제 전환이냐 레짐 체인지냐, 기로의 북한

    [구본영 칼럼] 체제 전환이냐 레짐 체인지냐, 기로의 북한

    한반도의 가을은 쾌청하지만 남북관계는 요즘 ‘시계 제로’다. 얼마 전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등 북한 실세 3인방의 인천행으로 청신호가 켜지나 싶었다. 그런 지 3일 만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 함정의 포격과 며칠 전 북측의 삐라 총질은 아연 적신호다. 북의 ‘럭비공 행보’로 헷갈리던 차에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의 책을 읽었다. ‘영국 외교관, 평양에서 보낸 900일’이란 제목이다. 여느 북한 전문가보다 설득력 있는 분석에 무릎을 쳤다. 하긴 약 2년 반 북한체제의 속살을 들여다봤다니…. 그는 북한정권이 그들의 체제가 망가진 것을 알고도 개혁을 못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간 해온) 거짓말이라는 자충수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남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비교하게 되는 순간 그들을 ‘이류 주민’으로 살게 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북측이 ‘최고 존엄’의 급소를 건드리는 삐라에 총질을 해 댄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게다. 사실 북한체제는 수령을 무오류의 존재로 보는 점에서는 봉건왕조와 다름없다. 그러나 조선 왕조에서도 개인 우상화는 없었다. ‘김씨 조선’의 3대 후계자 김정은은 ‘가계 우상화’란 원죄 탓에 호랑이 등에 타버린 형국이다. 개혁·개방은 엄두도 못 내고 주체사상이란 채찍으로 허기진 호랑이(인민)를 다그치며 계속 내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란 얘기다. 북한당국으로서도 외부의 자본과 기술, 특히 남한의 협력이 절실한 형편이다. 그러나 실제 남북 경협에서는 남북 주민 간 면 대 면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 한다. 철조망을 둘러친 나진·선봉이나 신의주 특구는 물론 개성공단에서도 마찬가지다. 남한의 돈이나 기술 유치는 좋지만 ‘자본주의 날라리 풍’이 묻어 들어오는 것을 극력 경계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철조망 개방’으로 거덜난 경제가 살아나길 바라는 건 연목구어일 뿐이다. 그럼에도 외부 세계가 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단은 극히 제한적이다. 에버라드 전 대사도 “북한정권은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체제를 지키려고 핵개발에 절망적으로 매달릴 것이란 뜻이다. 하지만 중국조차 북의 경제-핵 병진노선을 지지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핵 포기와 함께 북한을 정상국가로 이끌 지렛대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 이외엔 없다고 본다. 우리로서도 속히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주민들을 생활고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김정은보다 합리적인 온건·개혁세력의 등장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북에는 ‘백두혈통’ 말고는 대안도 없고, 자스민 혁명 같은 민중봉기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마당에 외부에서 북의 ‘최고 존엄’을 갈아치울 레짐 체인지를 시도하는 건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까닭에 보다 안전한 선택은 김정은과 그를 떠받치는 핵심인물들이 개혁·개방 세력으로 변신하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일종의 레짐 트랜스포메이션(regime transformation·체제 변환)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가능한 한 남북대화와 협력의 빈도를 늘려 북 파워엘리트들 중에 외부와의 협력에 우호적인 인사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우리는 북한에 햇볕도 쪼여 보고 5·24조치 등을 비롯한 제재도 해보았다. 어느 쪽이든 북의 근본적 변화를 이끄는 데는 실패했다. 김정은이 잠행 40일 만에 나타났지만, 첫 행선지가 미사일 개발과 관련 있는 ‘위성과학자주택지구’란 점도 꺼림칙하다. 김정은 체제가 변화할 기회를 주면서도 ‘김정은 이후’에도 대비하는 투 트랙 접근이 박근혜 정부의 숙제다. 특히 햇볕도 제재도 답이 아니라면 ‘비판적 관여’(critical engagement)가 유일한 선택지일지도 모르겠다. 북과 수교 중인 유럽연합(EU)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앞장서듯이 말이다. 교류와 협력은 추구하되 북한 내부로 개혁·개방의 바람을 불어넣는, 담대한 전략을 끈기 있게 펼쳐 나갈 때다.
  • 걸어요, 그대와 ~ 놀이공원 옆 이 거리를

    걸어요, 그대와 ~ 놀이공원 옆 이 거리를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단풍 명소를 찾는 이들도 그만큼 늘고 있지만, 문제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단풍 쫓아 멀리까지 나서기 부담스럽다면 가까운 놀이공원을 찾는 것도 좋겠다. 의외로 덜 알려진 비경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각종 놀이시설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에버랜드는 도처에 단풍 명소가 널려 있다. 특히 영동고속도로 마성 나들목부터 에버랜드 정문까지 이어지는 5㎞ 구간은 가슴을 물들일 듯한 단풍으로 이름난 드라이브 코스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대왕참나무 등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형형색색으로 물든다. 호암호수는 물 위에 비친 단풍이 아름다운 곳. 자연이 빚어낸 데칼코마니와 마주할 수 있다. 별도의 단풍 산책 코스도 있다. 750m의 퍼레이드 길과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판타스틱 윙즈’ 공연장, ‘몽키밸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하늘길’ 등의 단풍이 빼어나다. 특히 에버랜드 직원들이 최고의 명소로 꼽은 하늘길은 동물원 입구부터 ‘버드 파라다이스’까지 200m 정도 단풍길이 이어진다. 알락꼬리 원숭이 등 동물들도 볼 수 있다. 놀이기구를 타고 즐기는 단풍도 일품이다. 정문에서 곤돌라 ‘스카이크루즈’에 오르면 매직랜드존까지 18m 상공에서 붉은 단풍의 행렬을 굽어볼 수 있다. 56m 높이의 ‘T 익스프레스’에서 굽어보는 단풍도 짜릿하다. 에버랜드 내 숙박시설인 ① ‘홈 브리지 힐 사이드 호스텔’ 진입로는 노란 단풍이 인상적인 곳이다. 해발 고도가 가장 높아 파크 내에서 가장 먼저 단풍과 마주할 수 있다. 에버랜드 정문 앞 500m 지점에서 왼쪽 언덕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나온다. 이곳부터 약 2.5㎞ 구간에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펼쳐져 있다. 에버랜드 측은 20~30일 사이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월드는 단지 옆 석촌호수가 단풍 포인트다. 서호와 동호 2개로 이뤄진 ② 석촌호수에는 플라타너스, 단풍나무 등 1000여 그루의 활엽수가 2.5㎞에 걸쳐 단풍터널을 만든다. 도심인 만큼 11월 초까지는 단풍을 완상할 수 있다. 야간에는 매직아일랜드의 야경과 어우러진 단풍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호수는 동, 서에 따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서호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매직 아일랜드 주변을 아름다운 빛깔로 수놓은 단풍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동호는 한적한 분위기를 찾는 연인에게 제격이다. 빨간 단풍이 흩날리는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청계산 자락의 서울랜드는 놀이공원과 호수, 미술관을 끼고 있어 가을에 찾아갈 만한 명소로 꼽힌다. 단풍 코스는 4㎞ 외곽순환길과 4㎞의 공원 호수 주변, 2㎞의 미술관 가는 길로 나뉜다. 청계산 자락을 따라 서울랜드 외곽순환길에서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도로 양쪽으로 단풍 물든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길도우미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또는 서울랜드 동문을 검색하면 된다. 호수 주변길은 걷거나 코끼리열차를 타고 갈 수 있다. 눈앞에는 저수지가, 뒤편에는 서울랜드와 청계산 일대의 단풍이 펼쳐진다. 연인이라면 베니스 무대 주변을 찾으시라. 서울랜드 관계자는 “무대 앞 벤치에 앉으면 앞으로는 호수가, 뒤로는 작은 언덕이 가려져 ‘은밀한 대화’를 나누려는 커플들이 종종 찾는다”고 전했다. 미술관 가는 길도 빼어나다. 4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봄에는 벚꽃길로, 가을이면 단풍길로 나들이객들을 이끈다. 한국마사회 별관에서 경마장까지 500~600m 단풍 산책로도 아름답다. ③ 놀이기구 타며 단풍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50m 높이에서 활강하는 ‘스카이엑스’가 특히 인기다. ‘무지개자전거’를 타면서 여유 있게 단풍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르다. 서울랜드 단풍은 10월 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리조트는 전국 업장 가운데 단풍이 매력적인 명소 3곳을 골라 12월 18일까지 한정 운영하는 패키지를 내놨다.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는 남한의 단풍 시즌을 알리는 설악산 국립공원에 인접해 있다. 붉게 물든 단풍 아래 여유 있게 조식을 즐길 수 있는 ‘조식 패키지’를 출시했다. 대명리조트 단양은 ‘아쿠아월드 패키지’를 출시했다. 단양 8경의 절경과 단풍을 감상하며 실속 있는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객실, 아쿠아월드 2인 입장권, 조식 2인으로 구성됐다. 변산은 단풍으로 유명한 내소사, 부안 마실길 트레킹 코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단풍 여행과 먹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BBQ 패키지’를 내놓았다. 객실(리조트 또는 호텔), BBQ 커플세트 2인, 조식 2인으로 구성했다. 1588-4888.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관람 후 종적 감춰… 뇌사설 등 억측 속 남북관계 ‘롤러코스터’

    14일 현지지도 사실이 보도되기 전까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공식행사는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이었다. 북한 매체 등에 김 제1위원장 관련 동향이 보도되지 않자 지난달 중순부터 조심스럽게 건강 이상설 등이 제기됐다. 김 제1위원장은 2012년 최고통치자에 오른 후 한 번도 빠진 적 없던 최고인민회의와 노동당 창건 기념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등 중요한 정치 행사에도 모두 불참했다. 단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축전을 해외 수반들에게 보내고 모범 주민들에게 감사를 보내는 이른바 ‘잠행 통치’를 이어갔다. 북한 매체는 그의 기록영화를 방영하며 ‘불편하신 몸’이라고 언급해 건강 문제를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잠적 40일 사이 남북관계는 요동쳤다. 북한은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실세 3인방을 전격적으로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도록 해 2차 고위급접촉 합의를 끌어냈다. 이들은 김 제1위원장의 전용기를 이용하고 경호원을 대동하는 등 ‘파격’ 행보를 통해 ‘남한 방문’이 김 제1위원장의 결정에 의해 이뤄졌음을 보여 줬다. ‘뇌사설’, ‘실각설’, ‘쿠데타설’, ‘평양봉쇄설’ 등 갖가지 억측에도 정보당국이 북한 체제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이러한 정황 때문이었다.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듯했던 남북관계는 지난 7일 북한 경비정의 연평도 서쪽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인한 교전 발생과 10일 ‘대북전단 사격전’ 등으로 급격히 경색됐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김 제1위원장이 2차 고위급 접촉 등에 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북한학, 일상으로 재부팅하다

    북한학, 일상으로 재부팅하다

    북한학은 불온했다. 북한을 연구한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기에는 분단의 시절이 길었다. 현실 정치는 학술적 접근조차 금기하는 선을 곳곳에 그어 놓았다. 2000년 6·15공동선언 즈음해서 몇 년 동안 활발한 연구가 수면 위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잠시였다.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학문의 영역에서 제 대접을 받지 못해 온 것이 북한학의 현실이었다. 남북 간 북·미 관계 또는 동북아 문제 등을 주제로 하는 정치학의 방계 학문이거나 북한의 특수한 경제체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의 하위 범주에 속했을 따름이었다. 그나마 한반도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뒷받침됐기에 지역학적 연구 측면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의 관심이 끊이지는 않았다. 오는 28~29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북한학학술대회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그래서다. 해외학자 40여명, 국내학자 100여명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학술대회는 다르다. ‘외교안보’ ‘국내 학자’ ‘학술연구자’ 중심이었던 굴레를 벗어던졌다. 북한학의 연구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연구의 주요 주제는 그동안 서해상 총격, 국지 도발, 북핵 위기 등 군사외교안보 문제 또는 3대 세습, 북 인권 등 이념적 범주에 머물렀다. 북한학은 남한, 미국, 중국 등과의 관계 속에서, 대외정책적 차원에서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 독자적인 측면에서의 연구 대상으로는 소홀히 다뤄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북한의 문화예술, 역사, 건축, 음악, 여성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 북한 연구 방법론에서도 전체주의 및 사회주의 계획경제 이론뿐만 아니라 독재국가·체제전환·민주화·문화확산·정체성 이론 등 다양한 학술적 접근이 시도될 전망이다. 또한 전 세계 곳곳에 흩어진 150여명의 북한학 연구자들을 하나로 모아 학술 네트워크를 꾸릴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민간 또는 정부 부문에서 북핵, 외교 등 대북정책 연구자들을 제외한 규모다. 국내 560여명의 학자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북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다. 북한학의 세계화와 동시에 한반도 통일비전 및 통일편익을 세계 및 주변 국가들과 함께 구상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학술대회는 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행사의 성격도 띤다. 북한의 영화, 건축, 미술, 문학, 음악, 무용, 문화재 등에 대한 특별 문화세션을 마련, 북한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는 만큼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지난 8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한국관의 큐레이터 안창모 경기대 교수가 서울과 평양으로 상징되는 도시 건축양식을 비교 설명하고, 청중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전영선 건국대 HK연구교수가 기록영화, 아동영화 등 북한의 다양한 영상자료를 활용해 평범한 북한 사람들의 의식과 삶을 자연스럽게 풀어 낸다. 이 밖에도 옥류금 독주, 25현 가야금 등 북한 악기 연주를 들려주며 북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박종철 대회조직위원장은 “그동안 군사, 외교, 안보 차원에 편중됐던 북한에 대한 관심을 생활, 음악, 건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균형을 잡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목표”라면서 “세계적으로 산재한 북한학 연구자들의 학술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북한 연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킬 체인’ 돈만 붓고 ‘무용지물’ 되나... 문제점 해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킬 체인’ 돈만 붓고 ‘무용지물’ 되나... 문제점 해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으며 구축하고 있는 '킬 체인'(Kill chain)에 대해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지난 13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이 킬 체인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국감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마땅한 탐지감시자산도 없이 어떻게 2016년까지 킬 체인을 조기 구축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야전군사령관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도 “이동표적 감시 능력이 없는 킬 체인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군은 부족한 감시 능력을 미군 협조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자산이든 미군 자산이든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로 북한 전역을 감시하다가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이것이 어떤 위협인지 평가하고, 공격 여부를 결정한 뒤 타격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순서로 킬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인데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탐지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무슨 수로 킬 체인을 조기 구축하겠냐는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킬 체인의 문제가 과연 탐지 능력 부재뿐일까? ▲ 문제점1: 표적 탐지력 부재... '눈' 가린채 '주먹'만 휘두르는 꼴 북한은 지난 1950년대 말부터 미사일 개발에 뛰어든 이래 현재는 화성 5호(스커드-B)부터 화성 13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등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700기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과거에는 총참모부 예하의 미사일지도국의 지휘를 받았다. 미사일지도국은 김정은 등장 이후 전략로케트군을 거쳐 최근 전략군으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이제는 지휘 계선에서 총참모부가 빠지고 국방위원회가 직접 통제하도록 지휘체계를 손봄으로써 완벽하게 김정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그 전력도 강력해졌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5개소의 미사일 기지와 더불어 200여 대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 Transporter Erector Launcher)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N-02와 스커드-ER 등 단거리 미사일 TEL 100여대, 노동 미사일 TEL 50여대, 무수단 미사일 TEL 50여대 등이다. 미사일 배치 수량은 사거리 300km의 화성 5호(스커드-B)와 550km인 화성 6호(스커드-C) 계열이 640여발, 화성 7호(노동 미사일) 150~200여발, 화성 10호(무수단)가 20여발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명중 정밀도가 낮은 화성 5호를 폐기하고, KN-10으로 명명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제점2: 북한 이동식 미사일 대처에 '구멍' 특히 새로 배치되고 있는 미사일들은 고정식 미사일 기지가 아니라 이동식 발사대, 즉 TEL에서 운용된다. 움직이는 미사일 기지인 TEL은 평시에는 지하 갱도에 숨어 있다가 발사 명령이 접수되면 지상의 발사진지로 나와 발사대를 기립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북한 각지의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 차량의 수를 고려하면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동시에 100발 이상의 미사일을 남한 전역에 퍼부을 수 있다.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전력 증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대량 생산을 시작한지 30년이 넘었고, 그 사거리와 정밀도는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 30년 동안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은 사실상 없었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주한미군이 ‘미사일 잡는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군도 패트리어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기는 했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과 진보단체가 예산 부족, 패트리어트의 신뢰성 부족과 같은 문제 제기에 더해 ‘북한 자극론’에 ‘미국 MD 편입과 중국 자극론’까지 꺼내며 극렬 반대했고, 이들이 20년 넘게 군의 발목을 잡는 동안 대한민국의 하늘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완벽하게 노출되고 말았다. 요격 능력의 부재는 차치하더라도, 킬 체인은 ‘눈’이 없다는 중대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눈이 없으면 싸울 수가 없다. 하지만 군은 시각장애라는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펀치력을 키우겠다고 근력운동만 하고 있다. 킬 체인이 본격화된 이후 우리 군, 특히 육군의 미사일 전력은 급속도로 강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육군미사일사령부는 사거리 180km의 현무, 300km의 현무2A, 500km의 현무2B와 각각 165km와 300km의 사거리를 가진 ATACMS(Army Tactical Missile System) 블록 I/IA 등 800여 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사거리 800km의 현무2C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할 예정이며, 이러한 탄도미사일 외에도 순항미사일도 개발해 배치하면서 점차 그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미사일 전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개전과 동시에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는 물론 각지에 산재한 전략 시설을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먹’이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타격해야 할 표적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다. 제아무리 ‘핵주먹’으로 유명한 타이슨이라 할지라도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펀치를 날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이 어디에 있고,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감시・추적하려면 감시 자산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위성과 정찰기이다. ▲문제점3: 감시・정찰력 미군에 의존... 정보 주기만 학수고대? 미사일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650~700km 고도에서 15~30cm급의 해상도를 가진 정찰위성이 필요하다. 이 고도의 위성은 12시간 간격으로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는 불가능하더라도 BMNT(Beginning Morning Nautical Twilight)와 EENT(End of Evening Nautical Twilight) 사이, 즉 주간에 시간당 1회 촬영을 위해서는 최소한 8~10기의 광학정찰위성이 필요하다. 가시광선이 없는 EENT와 BMNT 사이의 야간 촬영을 위해서는 레이더 정찰위성인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도 4~6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군은 오는 2022년까지 중형급 정찰위성 5기만 쏴 올릴 계획이다. 물론 이 5기도 500kg급 중형 위성이기 때문에 고성능 광학장비 탑재가 어려워 만족스러운 해상도를 얻기 힘들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는 RQ-4 글로벌 호크 무인기조차 도입 수량이 4대에 불과하다. 군은 부족한 감시・정찰 능력은 미군의 도움을 받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1996년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벌어졌던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당시 미국은 공비를 태운 잠수정의 출항과 이동 경로를 알고 감시하고 있었지만 한국군에 이 같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고, 결국 그 공비들은 강원도 일대를 휘저으며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입혔다. 미 해군 소속이었지만 이를 조국에 알린 로버트 김은 FBI에 체포되어 옥살이를 했고, 대한민국은 아직도 그를 외면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하고 수백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려있는 문제를 미국에 의존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문제점4: 징후 포착 '30~40분내' 선제타격 구상, 무지의 소산! 미국이 우리나라와 실시간으로 100% 대북정보를 공유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더라도 킬 체인은 또 한 가지 중대한 오류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킬 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면 발사 전에 선제 타격으로 파괴해버리겠다는 공세적인 구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상이 병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피지기(知彼知己) 없는 무지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킬 체인은 북한의 미사일이 액체 연료를 사용하고, 발사 준비에 30~40분이 소요된다는 전제가 참이어야만 성립된다. 스커드나 노동과 같은 미사일은 추진체 연료로 UDMH(Unsymmetrical Demethylhydrazine)를, 연료가 잘 연소되도록 도와주는 산화제로 IRFNA(Inhibited Red Fuming Nitric Acid)를 사용한다. UDMH는 저장성 연료이기 때문에 미사일에 주입하고 2년간 보관이 가능하지만, IRFNA는 강산성이기 때문에 미사일에 미리 주입해 놓으면 폭발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발사 직전 40~60분에 걸쳐서 미사일 산화제 탱크에 별도로 주입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상식이었다. 킬 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위해 발사대를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30~40분 사이에 이를 탐지해서 우리가 먼저 공격한다는 개념이다. 탐지 후 위협을 평가하고 타격 결정을 한 뒤 미사일을 발사해 이 미사일이 북한까지 날아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30~40분은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 30~40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거 1차 걸프전쟁 당시 이라크가 미사일을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다국적군 공군으로부터 공습을 받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정상적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걸프전의 교훈을 받아들여 발사 직전에 미사일을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운용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이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문제점5: 법적 근거 ‘예방적 자위권’도 허점 지난해 5월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듯이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보관 및 이동이 가능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지난해 5월 미사일 위기가 불거졌을 때처럼 북한이 지하 갱도에서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마친 뒤 사격진지로 나와서 미사일을 기립하고 발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다. 최근 등장한 KN-10과 같은 신형 미사일은 산화제 주입이 필요 없는 고체 연료 로켓이며, 발사 준비 시간은 더 짧아졌다. 사거리 500km인 우리 군의 현무2 미사일은 급작스런 발사 명령을 받았을 때 15분가량,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사 명령을 대기하고 있을 때 2분 정도의 발사 준비 시간이 소요된다. 최대 사거리인 500km를 날아가는데 400초, 즉 6분 40초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북한의 TEL이 사격진지로 나오자마자 탐지해 즉각 발사 명령을 내리더라도 여유 시간은 1분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북한 영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연합사와 협의해야 하고, 대통령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1분 이내에 이러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기적적으로 타격 의사결정이 1분 이내에 이루어져 선제공격이 이루어지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킬 체인의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은 우리 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북한군 미사일이 명백하고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공격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제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북한이 전쟁범죄로 기소하면 공격을 명령한 우리 대통령 또는 국방장관, 합참의장이 전범으로 몰려 국제사법재판소에 서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적에 대한 무지(無知)에 앞을 보는 지혜조차 없는 무지(無智)까지 갖추었으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무지무지 걱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눈 가리고 주먹질’ 하는 킬 체인...반쪽짜리 논란

    [기획] ‘눈 가리고 주먹질’ 하는 킬 체인...반쪽짜리 논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으며 구축하고 있는 '킬 체인'(Kill chain)에 대해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지난 13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이 킬 체인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국감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마땅한 탐지감시자산도 없이 어떻게 2016년까지 킬 체인을 조기 구축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야전군사령관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도 “이동표적 감시 능력이 없는 킬 체인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군은 부족한 감시 능력을 미군 협조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자산이든 미군 자산이든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로 북한 전역을 감시하다가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이것이 어떤 위협인지 평가하고, 공격 여부를 결정한 뒤 타격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순서로 킬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인데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탐지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무슨 수로 킬 체인을 조기 구축하겠냐는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킬 체인의 문제가 과연 탐지 능력 부재뿐일까? ▲ 천문학적 예산 투입 불구 '표적 탐지능력' 부재 북한은 지난 1950년대 말부터 미사일 개발에 뛰어든 이래 현재는 화성 5호(스커드-B)부터 화성 13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등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700기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과거에는 총참모부 예하의 미사일지도국의 지휘를 받았다. 미사일지도국은 김정은 등장 이후 전략로케트군을 거쳐 최근 전략군으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이제는 지휘 계선에서 총참모부가 빠지고 국방위원회가 직접 통제하도록 지휘체계를 손봄으로써 완벽하게 김정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그 전력도 강력해졌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5개소의 미사일 기지와 더불어 200여 대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 Transporter Erector Launcher)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N-02와 스커드-ER 등 단거리 미사일 TEL 100여대, 노동 미사일 TEL 50여대, 무수단 미사일 TEL 50여대 등이다. 미사일 배치 수량은 사거리 300km의 화성 5호(스커드-B)와 550km인 화성 6호(스커드-C) 계열이 640여발, 화성 7호(노동 미사일) 150~200여발, 화성 10호(무수단)가 20여발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명중 정밀도가 낮은 화성 5호를 폐기하고, KN-10으로 명명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이 정보 주기만 학수고대? 특히 새로 배치되고 있는 미사일들은 고정식 미사일 기지가 아니라 이동식 발사대, 즉 TEL에서 운용된다. 움직이는 미사일 기지인 TEL은 평시에는 지하 갱도에 숨어 있다가 발사 명령이 접수되면 지상의 발사진지로 나와 발사대를 기립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북한 각지의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 차량의 수를 고려하면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동시에 100발 이상의 미사일을 남한 전역에 퍼부을 수 있다.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전력 증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대량 생산을 시작한지 30년이 넘었고, 그 사거리와 정밀도는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 30년 동안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은 사실상 없었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주한미군이 ‘미사일 잡는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군도 패트리어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기는 했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과 진보단체가 예산 부족, 패트리어트의 신뢰성 부족과 같은 문제 제기에 더해 ‘북한 자극론’에 ‘미국 MD 편입과 중국 자극론’까지 꺼내며 극렬 반대했고, 이들이 20년 넘게 군의 발목을 잡는 동안 대한민국의 하늘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완벽하게 노출되고 말았다. ▲ 요리조리 '이동'하는 북한 미사일...100발 '동시 발사' 가능 요격 능력의 부재는 차치하더라도, 킬 체인은 ‘눈’이 없다는 중대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눈이 없으면 싸울 수가 없다. 하지만 군은 시각장애라는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펀치력을 키우겠다고 근력운동만 하고 있다. 킬 체인이 본격화된 이후 우리 군, 특히 육군의 미사일 전력은 급속도로 강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육군미사일사령부는 사거리 180km의 현무, 300km의 현무2A, 500km의 현무2B와 각각 165km와 300km의 사거리를 가진 ATACMS(Army Tactical Missile System) 블록 I/IA 등 800여 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사거리 800km의 현무2C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할 예정이며, 이러한 탄도미사일 외에도 순항미사일도 개발해 배치하면서 점차 그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미사일 전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개전과 동시에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는 물론 각지에 산재한 전략 시설을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먹’이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타격해야 할 표적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다. 제아무리 ‘핵주먹’으로 유명한 타이슨이라 할지라도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펀치를 날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이 어디에 있고,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감시・추적하려면 감시 자산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위성과 정찰기이다. 미사일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650~700km 고도에서 15~30cm급의 해상도를 가진 정찰위성이 필요하다. 이 고도의 위성은 12시간 간격으로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는 불가능하더라도 BMNT(Beginning Morning Nautical Twilight)와 EENT(End of Evening Nautical Twilight) 사이, 즉 주간에 시간당 1회 촬영을 위해서는 최소한 8~10기의 광학정찰위성이 필요하다. 가시광선이 없는 EENT와 BMNT 사이의 야간 촬영을 위해서는 레이더 정찰위성인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도 4~6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군은 오는 2022년까지 중형급 정찰위성 5기만 쏴 올릴 계획이다. 물론 이 5기도 500kg급 중형 위성이기 때문에 고성능 광학장비 탑재가 어려워 만족스러운 해상도를 얻기 힘들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는 RQ-4 글로벌 호크 무인기조차 도입 수량이 4대에 불과하다. 군은 부족한 감시・정찰 능력은 미군의 도움을 받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1996년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벌어졌던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당시 미국은 공비를 태운 잠수정의 출항과 이동 경로를 알고 감시하고 있었지만 한국군에 이 같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고, 결국 그 공비들은 강원도 일대를 휘저으며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입혔다. 미 해군 소속이었지만 이를 조국에 알린 로버트 김은 FBI에 체포되어 옥살이를 했고, 대한민국은 아직도 그를 외면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하고 수백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려있는 문제를 미국에 의존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 징후 포착 '30~40분내' 선제타격? 무지의 소산! 미국이 우리나라와 실시간으로 100% 대북정보를 공유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더라도 킬 체인은 또 한 가지 중대한 오류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킬 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면 발사 전에 선제 타격으로 파괴해버리겠다는 공세적인 구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상이 병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피지기(知彼知己) 없는 무지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킬 체인은 북한의 미사일이 액체 연료를 사용하고, 발사 준비에 30~40분이 소요된다는 전제가 참이어야만 성립된다. 스커드나 노동과 같은 미사일은 추진체 연료로 UDMH(Unsymmetrical Demethylhydrazine)를, 연료가 잘 연소되도록 도와주는 산화제로 IRFNA(Inhibited Red Fuming Nitric Acid)를 사용한다. UDMH는 저장성 연료이기 때문에 미사일에 주입하고 2년간 보관이 가능하지만, IRFNA는 강산성이기 때문에 미사일에 미리 주입해 놓으면 폭발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발사 직전 40~60분에 걸쳐서 미사일 산화제 탱크에 별도로 주입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상식이었다. 킬 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위해 발사대를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30~40분 사이에 이를 탐지해서 우리가 먼저 공격한다는 개념이다. 탐지 후 위협을 평가하고 타격 결정을 한 뒤 미사일을 발사해 이 미사일이 북한까지 날아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30~40분은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 30~40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거 1차 걸프전쟁 당시 이라크가 미사일을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다국적군 공군으로부터 공습을 받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정상적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걸프전의 교훈을 받아들여 발사 직전에 미사일을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운용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이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 법적 근거 ‘예방적 자위권’에도 되레 발목 잡힐 판 지난해 5월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듯이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보관 및 이동이 가능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지난해 5월 미사일 위기가 불거졌을 때처럼 북한이 지하 갱도에서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마친 뒤 사격진지로 나와서 미사일을 기립하고 발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다. 최근 등장한 KN-10과 같은 신형 미사일은 산화제 주입이 필요 없는 고체 연료 로켓이며, 발사 준비 시간은 더 짧아졌다. 사거리 500km인 우리 군의 현무2 미사일은 급작스런 발사 명령을 받았을 때 15분가량,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사 명령을 대기하고 있을 때 2분 정도의 발사 준비 시간이 소요된다. 최대 사거리인 500km를 날아가는데 400초, 즉 6분 40초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북한의 TEL이 사격진지로 나오자마자 탐지해 즉각 발사 명령을 내리더라도 여유 시간은 1분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북한 영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연합사와 협의해야 하고, 대통령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1분 이내에 이러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기적적으로 타격 의사결정이 1분 이내에 이루어져 선제공격이 이루어지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킬 체인의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은 우리 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북한군 미사일이 명백하고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공격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제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북한이 전쟁범죄로 기소하면 공격을 명령한 우리 대통령 또는 국방장관, 합참의장이 전범으로 몰려 국제사법재판소에 서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적에 대한 무지(無知)에 앞을 보는 지혜조차 없는 무지(無智)까지 갖추었으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무지무지 걱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눈 가리고 주먹질’ 하는 킬 체인...되레 ‘킬’ 당할 판?

    [기획] ‘눈 가리고 주먹질’ 하는 킬 체인...되레 ‘킬’ 당할 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으며 구축하고 있는 '킬 체인'(Kill chain)에 대해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지난 13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이 킬 체인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국감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마땅한 탐지감시자산도 없이 어떻게 2016년까지 킬 체인을 조기 구축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야전군사령관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도 “이동표적 감시 능력이 없는 킬 체인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군은 부족한 감시 능력을 미군 협조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자산이든 미군 자산이든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로 북한 전역을 감시하다가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이것이 어떤 위협인지 평가하고, 공격 여부를 결정한 뒤 타격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순서로 킬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인데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탐지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무슨 수로 킬 체인을 조기 구축하겠냐는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킬 체인의 문제가 과연 탐지 능력 부재뿐일까? ▲ 표적 탐지능력 못갖춰... '눈' 안보이는데 '주먹'만 휘두르는 꼴 북한은 지난 1950년대 말부터 미사일 개발에 뛰어든 이래 현재는 화성 5호(스커드-B)부터 화성 13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등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700기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과거에는 총참모부 예하의 미사일지도국의 지휘를 받았다. 미사일지도국은 김정은 등장 이후 전략로케트군을 거쳐 최근 전략군으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이제는 지휘 계선에서 총참모부가 빠지고 국방위원회가 직접 통제하도록 지휘체계를 손봄으로써 완벽하게 김정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그 전력도 강력해졌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5개소의 미사일 기지와 더불어 200여 대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 Transporter Erector Launcher)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N-02와 스커드-ER 등 단거리 미사일 TEL 100여대, 노동 미사일 TEL 50여대, 무수단 미사일 TEL 50여대 등이다. 미사일 배치 수량은 사거리 300km의 화성 5호(스커드-B)와 550km인 화성 6호(스커드-C) 계열이 640여발, 화성 7호(노동 미사일) 150~200여발, 화성 10호(무수단)가 20여발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명중 정밀도가 낮은 화성 5호를 폐기하고, KN-10으로 명명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요리조리 '이동'하는 북한 미사일...100발 '동시 발사' 가능 특히 새로 배치되고 있는 미사일들은 고정식 미사일 기지가 아니라 이동식 발사대, 즉 TEL에서 운용된다. 움직이는 미사일 기지인 TEL은 평시에는 지하 갱도에 숨어 있다가 발사 명령이 접수되면 지상의 발사진지로 나와 발사대를 기립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북한 각지의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 차량의 수를 고려하면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동시에 100발 이상의 미사일을 남한 전역에 퍼부을 수 있다.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전력 증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대량 생산을 시작한지 30년이 넘었고, 그 사거리와 정밀도는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 30년 동안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은 사실상 없었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주한미군이 ‘미사일 잡는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군도 패트리어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기는 했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과 진보단체가 예산 부족, 패트리어트의 신뢰성 부족과 같은 문제 제기에 더해 ‘북한 자극론’에 ‘미국 MD 편입과 중국 자극론’까지 꺼내며 극렬 반대했고, 이들이 20년 넘게 군의 발목을 잡는 동안 대한민국의 하늘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완벽하게 노출되고 말았다. 요격 능력의 부재는 차치하더라도, 킬 체인은 ‘눈’이 없다는 중대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눈이 없으면 싸울 수가 없다. 하지만 군은 시각장애라는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펀치력을 키우겠다고 근력운동만 하고 있다. 킬 체인이 본격화된 이후 우리 군, 특히 육군의 미사일 전력은 급속도로 강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육군미사일사령부는 사거리 180km의 현무, 300km의 현무2A, 500km의 현무2B와 각각 165km와 300km의 사거리를 가진 ATACMS(Army Tactical Missile System) 블록 I/IA 등 800여 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사거리 800km의 현무2C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할 예정이며, 이러한 탄도미사일 외에도 순항미사일도 개발해 배치하면서 점차 그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미사일 전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개전과 동시에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는 물론 각지에 산재한 전략 시설을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먹’이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타격해야 할 표적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다. 제아무리 ‘핵주먹’으로 유명한 타이슨이라 할지라도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펀치를 날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이 어디에 있고,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감시・추적하려면 감시 자산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위성과 정찰기이다. ▲ 감시・정찰력 미군에 의존... 정보 주기만 학수고대? 미사일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650~700km 고도에서 15~30cm급의 해상도를 가진 정찰위성이 필요하다. 이 고도의 위성은 12시간 간격으로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는 불가능하더라도 BMNT(Beginning Morning Nautical Twilight)와 EENT(End of Evening Nautical Twilight) 사이, 즉 주간에 시간당 1회 촬영을 위해서는 최소한 8~10기의 광학정찰위성이 필요하다. 가시광선이 없는 EENT와 BMNT 사이의 야간 촬영을 위해서는 레이더 정찰위성인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도 4~6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군은 오는 2022년까지 중형급 정찰위성 5기만 쏴 올릴 계획이다. 물론 이 5기도 500kg급 중형 위성이기 때문에 고성능 광학장비 탑재가 어려워 만족스러운 해상도를 얻기 힘들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는 RQ-4 글로벌 호크 무인기조차 도입 수량이 4대에 불과하다. 군은 부족한 감시・정찰 능력은 미군의 도움을 받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1996년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벌어졌던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당시 미국은 공비를 태운 잠수정의 출항과 이동 경로를 알고 감시하고 있었지만 한국군에 이 같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고, 결국 그 공비들은 강원도 일대를 휘저으며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입혔다. 미 해군 소속이었지만 이를 조국에 알린 로버트 김은 FBI에 체포되어 옥살이를 했고, 대한민국은 아직도 그를 외면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하고 수백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려있는 문제를 미국에 의존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 징후 포착 '30~40분내' 선제타격 구상, 무지의 소산! 미국이 우리나라와 실시간으로 100% 대북정보를 공유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더라도 킬 체인은 또 한 가지 중대한 오류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킬 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면 발사 전에 선제 타격으로 파괴해버리겠다는 공세적인 구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상이 병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피지기(知彼知己) 없는 무지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킬 체인은 북한의 미사일이 액체 연료를 사용하고, 발사 준비에 30~40분이 소요된다는 전제가 참이어야만 성립된다. 스커드나 노동과 같은 미사일은 추진체 연료로 UDMH(Unsymmetrical Demethylhydrazine)를, 연료가 잘 연소되도록 도와주는 산화제로 IRFNA(Inhibited Red Fuming Nitric Acid)를 사용한다. UDMH는 저장성 연료이기 때문에 미사일에 주입하고 2년간 보관이 가능하지만, IRFNA는 강산성이기 때문에 미사일에 미리 주입해 놓으면 폭발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발사 직전 40~60분에 걸쳐서 미사일 산화제 탱크에 별도로 주입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상식이었다. 킬 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위해 발사대를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30~40분 사이에 이를 탐지해서 우리가 먼저 공격한다는 개념이다. 탐지 후 위협을 평가하고 타격 결정을 한 뒤 미사일을 발사해 이 미사일이 북한까지 날아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30~40분은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 30~40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거 1차 걸프전쟁 당시 이라크가 미사일을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다국적군 공군으로부터 공습을 받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정상적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걸프전의 교훈을 받아들여 발사 직전에 미사일을 기립하고 산화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운용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이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 법적 근거 ‘예방적 자위권’도 문제 소지 지난해 5월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듯이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보관 및 이동이 가능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지난해 5월 미사일 위기가 불거졌을 때처럼 북한이 지하 갱도에서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마친 뒤 사격진지로 나와서 미사일을 기립하고 발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다. 최근 등장한 KN-10과 같은 신형 미사일은 산화제 주입이 필요 없는 고체 연료 로켓이며, 발사 준비 시간은 더 짧아졌다. 사거리 500km인 우리 군의 현무2 미사일은 급작스런 발사 명령을 받았을 때 15분가량,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사 명령을 대기하고 있을 때 2분 정도의 발사 준비 시간이 소요된다. 최대 사거리인 500km를 날아가는데 400초, 즉 6분 40초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북한의 TEL이 사격진지로 나오자마자 탐지해 즉각 발사 명령을 내리더라도 여유 시간은 1분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북한 영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연합사와 협의해야 하고, 대통령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1분 이내에 이러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기적적으로 타격 의사결정이 1분 이내에 이루어져 선제공격이 이루어지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킬 체인의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은 우리 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북한군 미사일이 명백하고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공격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제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북한이 전쟁범죄로 기소하면 공격을 명령한 우리 대통령 또는 국방장관, 합참의장이 전범으로 몰려 국제사법재판소에 서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적에 대한 무지(無知)에 앞을 보는 지혜조차 없는 무지(無智)까지 갖추었으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무지무지 걱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南北 총격전까지 부른 대북전단… 이젠 ‘南-南 갈등’ 딜레마

    南北 총격전까지 부른 대북전단… 이젠 ‘南-南 갈등’ 딜레마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이 총격으로 대응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탈북자 단체들은 전단을 계속 뿌리겠다는 입장이다. 탈북자 단체와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연천 등 접경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 전단 살포 퍼포먼스’를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강행’과 ‘즉각 중단’ 입장이 팽팽히 맞서 ‘남남갈등’ 조짐까지 엿보인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12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지난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갔지만 3일 만에 북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교전을 일으켰다”며 “북한이 전단지를 향해 총을 쏜 것은 남한에 공포심을 자극해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9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철없는 30살’로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 20만장을 띄워 보냈다. 지난 10일 경기 연천에서 전단을 띄워 북한의 총격을 불러온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 역시 “평화적인 대북 전단에 발포하는 일이 비정상”이라며 “살포를 멈출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연천 주민들은 “대북 전단 살포로 피해를 당하는 것은 결국 민간인 통제선 인근 주민들”이라며 11일부터 마을 진입로에 트랙터와 트럭을 세워 탈북자 단체의 출입을 통제했다. 임재관 연천군 중면 면장은 “탈북 단체의 풍선 가스 충전용 차량이 못 들어오게 막은 것”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전단 살포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회원들은 전날 미처 날리지 못한 풍선 15개를 날리려다 주민과 경찰의 제지에 막혔다.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는 “탈북자 단체들이 전단 살포의 목적으로 꼽는 북한 주민의 알권리는 개성공단 정상화 등 남북 교류·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법으로 보장할 수 있다”면서 “국민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른 만큼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대북 전단 살포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수행과 양립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휴전선 인근에서의 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단 살포는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제한할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국민의 안전, 지역 주민과의 마찰 등을 우려해 해당 단체를 설득하는 등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산성(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산성(하)

    북한산성은 신라, 고구려, 백제, 고려, 조선 등 5개 나라의 역사가 공존하는 곳이다. 북한산성의 역사는 기원전 1세기 무렵 한성백제가 수도 방위를 목적으로 토성을 쌓으면서 비롯됐다. 132년 백제 개루왕이 산성을 쌓아 북진의 기치를 높이 올렸으나,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점령하여 남진의 발판으로 삼았고, 551년 신라 진흥왕이 차지하여 통일의 기틀을 다졌다. 1387년 고려 우왕이 중흥산성을 쌓았다. 한강을 차지하는 나라가 한반도의 패권을 장악한 것이 우리 전쟁사이다. 한반도의 목구멍(咽喉)에 해당하는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각축의 역사를 웅변하는 것이 북한산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이다. ‘순수’(巡狩)란 천자가 제후의 봉지(封地)를 직접 순회하면서 현지의 통치상황을 보고받는 의례이며 순행(巡行)이란 용어가 일반적이다. 순수비란 순수를 기념해 세운 비석인데, 진흥왕 순수비의 비문 속에 나타나는 ‘순수관경’(巡狩管境)이란 구절에서 따왔다. 진흥왕은 가야 병합, 한강 유역 확보, 함경도 해안지방 진출 등 왕성한 대외정복사업을 기념하고자 4곳의 비석을 세웠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산 3번지 북한산 비봉 정상이 순수비가 서 있던 자리이다. 큰 비석이 있다고 해서 비봉(碑峰)이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순수비는 함경남도 마운령비와 황초령비, 경상남도 창녕비와 더불어 진흥왕 재위 말인 568년부터 576년 사이에 세워졌다. 1972년 옮겨질 때까지 최소 1400년 동안 한강과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며 풍상을 겪었다. 이 비석의 정체는 건립 1200여 년 후인 1816년에야 밝혀졌다. 추사 김정희였다. 추사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실학자로 서예가, 화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실은 우리나라 금석학의 개조(開祖)였다. 실용학문을 연구하라는 스승 박제가와 박지원의 가르침을 좇아 금석학과 문자학, 음운학, 지리학, 천문학 등을 두루 연구했다. 그때까지 이 비석은 ‘고려 태조 비’ ‘도선국사 비’ ‘무학대사 비’ 등으로 잘못 알려졌었다. 황초령비와 북한산비의 비문을 고증한 ‘진흥이비고’(眞興二碑攷)에서 추사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는 지금 경도(한양)의 북쪽으로 20리쯤 되는 북한산 승가사 곁의 비봉 위에 있다. 길이는 6척 2촌 3푼(154cm)이고 너비는 3척(71cm)이며 두께는 7촌(16cm )이다. 비문은 모두 12행인데 글자가 모호하여 매 행 몇 자씩을 분별할 수 없다.…이 비문에 연월(年月)이 마멸되어 어느 해에 세워졌는지 모르겠다.…그래서 마침내 이 비를 진흥왕의 고비(古碑)로 단정하고 보니, 1200년이 지난 고적이 일조에 크게 밝혀져서 무학의 비(無學之碑)라고 하는 황당무계한 설이 변파(辨破)되었다”라고 적었다. 북한산비는 1200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추사는 비석 왼쪽 측면에 ‘두 번 와서 비의 글을 읽었다’라는 내용의 글을 손수 새겼다. 순수비는 1934년 국보 제3호로 지정됐다. 1400년 역사에다 추사의 글씨까지 더해지니 ‘국보 중의 국보’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국보 1호가 아니라 3호로 정한 일제의 간사함에 치가 떨린다. 문화적 열등감의 발호였으리라. 숭례문이 2008년 소실되고서 국보 1호 재지정 논란이 일 때마다 ‘국보의 번호는 관리번호일 뿐 가치의 순서와는 무관하다’고 변명하는 우리 문화재 당국의 순진함도 못마땅하기는 매한가지다. 추사는 비석을 발견했을 때 덮개돌이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고 적었지만 사라졌고, 한국전쟁 때 총알 세례를 받아 탄흔이 선연하다. 언제인지 모르게 몸돌 위쪽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잘렸고, 오른쪽 아래 귀퉁이는 뭉텅 떨어져 나갔다. 1972년 일단 경복궁 근정전 회랑에 옮겨 보존하다가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2006년 10월 그 자리에 복제비를 세웠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 그리고 남한산성과 강화성이 서울을 지키는 대표적인 성곽이다. 우리나라에는 3000개에 이르는 산성이 있고, 20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원전의 고대 도시 서울주변엔 숱한 성곽의 유허가 존재하지만, 규모나 형태면에서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성곽이 서울을 제대로 지켰나’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북한산성은 왜 쌓았을까. 한양도성의 북쪽 외곽 방어막인 북한산성과 탕춘대성은 단 한번도 서울을 사수하지 못했다. 서울을 남쪽에서 보호하는 남한산성이나 강화성과 달리 외적의 침입 때마다 무용지물이었다. 한양도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추풍낙엽으로 무너졌고, 두 번의 반정(중종과 인조) 과 이괄의 난 때도 맥없이 뚫렸다. 한국전쟁 때 창동~미아리 전선을 형성했지만 서울사수의 최후 방어선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권력자는 북쪽 외곽 방어선 축조에 집착했다. 고려의 영향이 컸다. 거란족과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태조 왕건의 관을 옮겨둔 오래된 피란처였고, 1232년 몽골 군과 격전을 치렀으며, 최영 장군의 전공이 있다는 점에서 경복궁의 뒤를 지키는 산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성을 지키려면 곡성(曲城)과 돈대(墩臺) 그리고 해자(垓子)가 필요하다. 한양도성은 방어용 성이 아니었다. 임진, 병자 양란에서 경험하였듯이 군사적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도성은 넓고 커서 지키기 어렵다고 여겼다. 도성의 축조가 당초에 성을 지킬 계책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원래 견고하지 못하였다. 지금 만일 개축한다면 몰라도 수축만 하게 한다면 나을 것이 없을 듯하다”라는 숙종의 고변이 비변사등록에 남아있다. 조선 왕들에게 성곽은 국가 권위와 통치의 표상이었다. 외적을 방어하는 국력의 표현이기에 앞서 내부의 적대세력을 물리치는 대내용이었다. 숙종은 훈련도감, 금위영, 어영청 등 3군문에서 구역을 나눠 성을 쌓게 했다. 축조공사는 불과 6개월 만에 끝났다. 북한산성의 넓이는 49만㎡로 한양도성의 14만㎡보다 3배 이상 넓다. 왕이 집무를 볼 수 있도록 1만㎡에 124칸의 행궁을 지었다. 2만 6000섬의 군량미를 확보하고, 저수지 26개와 우물 99개를 팠다. 인수봉~백운대~만경대~용암봉~시단봉~보현봉~문수봉~나한봉~용혈봉~미륵봉(의상봉)~원효봉~영취봉 같은 험한 봉우리를 이어 구축한 포곡식 산성이다. 숙종은 몸소 시단봉 동장대에 올라 9.73km에 이르는 산성의 위용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때 지은 성곽과 행궁은 1915년 대홍수 때 대부분 떠내려갔다. 이중환은 ‘택리지‘ 팔도총론 경기편에서 도성과 산성에 관해 여러 차례 의견을 피력했다. “비록 산세를 따라 성을 쌓은 것이나 정동방과 서남쪽이 낮고 허하다. 또 성 위에 작은 담을 쌓지 않았고, 해자도 파지 않았다. 그래서 임진년과 병자년의 두 난리 때 모두 지켜내지 못했다”라고 한양도성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북한산성에 대해서도 “숙종 때 조정에서 도성을 고쳐 쌓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동쪽이 너무 낮아서 만약에 강을 막아 그 물을 성에다 댄다면 성 안 백성은 모두 물고기 신세’라는 말이 있어 그 논의는 중지되고 말았다”라고 언급했다. 숙종 재위 기간 내내 이어진 산성 축조 논쟁을 지적한 말이다. 북한산성 축조가 처음 논의된 1675년부터 완공된 1711년까지 무려 36년을 끈 북한산성 축조논쟁을 비꼰 것이다. “도성을 버리고 북한산성으로 가는 것이 과연 옳은 전략인가” “북한산성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겠는가” “북한산성은 험준하여 지키기는 좋지만 도성민을 수용하기는 좁지 않은가” “물자와 인력이 부족하니 강화성이나 남한산성 둘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게 옳다” 등의 온갖 논의가 난무했다. 찬반의 논리는 단순했다. 찬성론자들은 유사시 왕이 피할 곳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고, 반대론자들은 병자호란 때 청과 맺은 정축조약의 ‘성곽을 수축할 수 없다’라는 조항을 위배해선 안 된다면서 맞섰다. 숙종이 북한산성을 짓기로 용단을 내린 것은 1710년 청으로부터 날라온 한 장의 외교문서가 결정적이었다. ‘왜구의 노략질이 심하니 연해 지방의 방어에 유의하라’는 문서가 성곽수축 금지조항을 해제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반대논리를 잃자 축성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청화자 이중환은 비판적이다. “도성에서 서쪽으로 5리를 가면 사현(무악재)이 되고, 그 고개를 넘으면 녹번현이 있다. 당나라 장수가 여기를 지나면서 ‘한 사람이 관문을 막으면 만 사람이라도 열 수 없겠다’하였다고 한다. 또 서쪽으로 40리를 가면 벽제령인데 임진년 왜란 때 이여송이 패한 곳이다. 고개 두 곳과 벽제령은 모두 관문을 설치할 만한 곳이다. …천연적인 험한 곳을 버리는 것이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벽제령에서 남쪽으로 40리를 가면 임진나루터이다.…아주 험하게 되어 있으니 참으로 지킬 만한 곳이다”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소용도 없는 도성과 산성을 짓는다고 백성을 달달 볶거나 세금을 축내지 말고 지킬 만한 곳을 찾아서 지키라는 주장이었다. 천 번 만 번 지당한 말씀이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北, 대북전단 향해 총격] 풍선에 뭘 담아 보내나

    [北, 대북전단 향해 총격] 풍선에 뭘 담아 보내나

    북한이 10일 탈북자단체가 쏘아 올린 대북 전단에 고사총을 발사하면서 전단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대북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 보낸 전단에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권력 세습에 대한 비판과 부친의 고향이 제주도인 김정은 생모 고영희의 가계도 등 북한 정권의 위상과 권위에 직격탄이 되는 내용들도 담겨 있다. 지난해 말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을 ‘패륜아’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싣고 남한의 경제적 발전상을 소개하며 북한의 경제난과 대비시켰다. 실제로 이날 북한에 보낸 대북 전단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전단과 함께 라면, 초코파이, 초코바, 상비약 등 생필품과 영상물, 스텔스 USB, 달러 등 외화까지 다양한 물품이 풍선에 담겨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생필품이 부족한 북한 주민들을 겨냥해 전단 살포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DVD 영상물을 제작해 북측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한 대북단체 대표는 “백령도, 강화도, 철원 등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DVD와 소형 DVD플레이어 등을 풍선에 실어 날려 보냈다”고 말했다. 일부 탈북자는 북한 최고위층의 사치품과 관련한 DVD 영상물과 북한 당국의 검열을 피할 수 있도록 고안한 스텔스 USB도 자체 제작해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PS 추적기에 타이머가 장착된 대북 풍선이 등장하면서 낙하지점 추적도 훨씬 쉬워졌다. 100달러 안팎의 GPS 추적기를 통해 전단을 실은 풍선이 어디에서 터졌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타이머를 설치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풍선을 터뜨릴 수 있도록 한 점도 대북 전단의 효용성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추적 결과 일부 전단은 평양 인근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체제에는 상당한 위협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단체들은 이번에 경기도 연천에서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민복 단장의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과 북한인민해방전선, 대북매체인 자유북한방송, 자유북한운동연합, 반북단체인 블루유니온, 탈북난민인권연합, 남북대학생총연합 등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 번에 20만~300만장 정도의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창건기념일 등 북한의 주요 명절이나 기념일에 맞춰 전단을 살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얼마 전 주한미국대사관 측에서 방한 중인 미 한반도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주선했다. 북한 핵과 한·일관계 등이 주요 논제였지만, 말미에 “북한이 엄청난 투자 기회라는 시각도 있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어봤다. 이 전문가는 대뜸 “누가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한국이 추진했던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사업도 별 진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예측가능성인데, 북한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짐 로저스 같은 투자가도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로저스가 투자에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미국 내에서는 매버릭(독불장군)으로 통한다”고 다소 평가절하했다. 그는 “나의 발언이 미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아마 버락 오바마 정부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대박”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내용인 ‘통일대박’ 못지않게 중요한 국제적인 메시지다. 통일의 과실을 한국이 독점하지 않고 이웃과 나누겠다는 것은 여러모로 현실적이다. 주변국들의 긴장을 늦추고 이해관계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북한 문제는 외교, 안보 측면과 마찬가지로 투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매우 복잡하다. 박 대통령의 주변국 대박론은 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북한에 대한 주변국들의 투자와 비즈니스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부터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야 통일 이후의 각종 투자 사업들도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현재 사실상 북한의 독점적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고속철도·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고,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토류를 비롯한 북한의 지하자원도 싼값에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대북 사업에 들어오는 것이 달가울 리가 없다. 러시아도 지난해 하산과 나진을 잇는 철도를 개통했다. 대북 사업은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유럽과 아시아 간의 ‘리밸런싱(재균형)’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명분이나 이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서슴지 않았던 옛 소련과는 다르다. 대북 투자에 관심은 크지만 신중하다. 섣불리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러시아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되는 걸 원치 않는 면도 있다. 일본은 남북 철도가 시베리아·중국 철도와 이어지면 초조해질 것이다. 한국이 유라시아 시장에 더 가까워지고, 유럽으로 가는 동북아 물류의 시발점이란 입지를 굳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변국 통일대박론’에 일종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난해 초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에게 “러시아, 북한, 남한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그 관계자는 “문제야 없겠지만 그보다는 한국이 미국, 캐나다에서 에너지를 사가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캐나다~일본을 연결하는 에너지망이 구상 중에 있다면서 한국도 여기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중요한 동북아 세력이기는 하지만,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다. 러시아와 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남북 철도와 시베리아·중국 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을 잇는 슈퍼그리드 등 북한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배제되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사업들에 반대할 명분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쌍수 들고 환영할 일도 아닐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통일대박 사업에 적절하게 동참시키는 것도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면, 양국 기업이 희토류 개발이나 의료보건, 그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처럼 명분도 있고 실리도 있는 프로젝트를 북한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dawn@seoul.co.kr
  • 北 “대화 창구 열려 있다”… 첫 유엔 인권설명회

    북한이 7일(현지시간) 유엔에서 첫 인권 설명회를 열어 자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대화 창구는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노동교화소는 있지만 정치범수용소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각국 외교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권 관련 첫 설명회를 갖고 자국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지난달 시작한 유엔총회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자 이에 대한 방어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동일 차석대사는 “남한의 군사훈련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북한 인권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명남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제안한 남북 인권대화도 열려 있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인권대화라면 어떤 나라와도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고 강조했다. 김성 참사관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추진된다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참사관은 특히 유엔이 폐지를 권고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는 없다”며 “다만 노동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정신적으로 향상되는 노동교화소는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김정은 격분 “보이는 즉시 사살하라”…누구?

    北김정은 격분 “보이는 즉시 사살하라”…누구?

    정부는 북한이 김정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체제 안정화를 위한 ‘권력구조 정비’와 ‘충성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체제 내부에서 시장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외형적으로는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회생의 ‘근본적인 제약’이 여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통일부는 8일 ‘2014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업무현황보고’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 내 동향과 관련, 정치적 측면에서는 “원로·신진 인사 간 균형 있는 인사와 총정치국장·인민무력부장 교체 등을 통해 군부 및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제적 측면에서는 “쌀값, 환율 등의 상승세 둔화로 주민들의 체감 물가는 다소 안정됐지만 핵·경제 병진 노선 추진으로 자원 왜곡과 외자유치에 장애가 초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실시하고 있는 경제관리 방식 개선, 경제개발구 지정, 관광산업 육성 등 경제 회복을 위한 조치에 대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북한이 휴대전화 보급, 젊은 세대의 옷차림 취향 허용 등 사회 변화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있지만 ‘탈북 통제, 외부문화 유입(한국 드라마·음악 등)에 대한 엄격한 처벌’ 등 체제 위협 요인에 대한 통제는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일부는 또 북한의 대남 동향과 관련, “북한이 고위 대표단의 인천아시안게임 참석을 계기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북한 고위대표단의 인천 방문을 통해 대외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이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업무현황 보고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 통제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집권을 전후로 남한에 온 탈북자가 연간 2000∼3000명 규모에서 1500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김정은이 ‘조국의 배신자들인 탈북자들을 보이는 즉시 사살하라’고 지시한 이후 국경지역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월경을 시도하는 탈북자 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북 남침 때 핵무기 사용 가능’ 입장 밝혔다

    美 ‘북 남침 때 핵무기 사용 가능’ 입장 밝혔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2011년 10월 방한했을 때 한반도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패네타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펴낸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 등 한국 고위당국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북한이 침략할 경우 남한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리의 오랜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한·미 안보협의회(SCM) 등을 통해 공약한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2011년 10월에는 북·미 간 유해발굴회담 및 제네바 고위급회담 등이 이뤄지는 등 관계가 양호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언급은 이례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패네타 전 장관은 2010년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으로 방한했을 때에도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 침략에 따른 비상 계획을 보고하면서 “만일 북한이 남침한다면 우리의 전쟁 계획은 미군 사령관이 한국과 미국의 모든 병력에 대한 명령권을 갖고 한국을 방어하도록 돼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핵무기 사용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패네타 전 장관은 또 미 본토에 미사일 공격 등 적국의 위협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감행할 잠재적 국가들이지만 북한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SCM 때마다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확인하는 공동발표문을 냈고 회고록은 공동 발표문의 연장선상”이라면서 “핵 공격을 당하면 핵으로 반격한다는 것이 핵무기 운용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통일부가 본 김정은 집권 3년차 北 동향

    정부는 북한이 김정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체제 안정화를 위한 ‘권력구조 정비’와 ‘충성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체제 내부에서 시장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외형적으로는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회생의 ‘근본적인 제약’이 여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통일부는 8일 ‘2014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업무현황보고’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 내 동향과 관련, 정치적 측면에서는 “원로·신진 인사 간 균형 있는 인사와 총정치국장·인민무력부장 교체 등을 통해 군부 및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제적 측면에서는 “쌀값, 환율 등의 상승세 둔화로 주민들의 체감 물가는 다소 안정됐지만 핵·경제 병진 노선 추진으로 자원 왜곡과 외자유치에 장애가 초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실시하고 있는 경제관리 방식 개선, 경제개발구 지정, 관광산업 육성 등 경제 회복을 위한 조치에 대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북한이 휴대전화 보급, 젊은 세대의 옷차림 취향 허용 등 사회 변화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있지만 ‘탈북 통제, 외부문화 유입(한국 드라마·음악 등)에 대한 엄격한 처벌’ 등 체제 위협 요인에 대한 통제는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일부는 또 북한의 대남 동향과 관련, “북한이 고위 대표단의 인천아시안게임 참석을 계기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북한 고위대표단의 인천 방문을 통해 대외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이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업무현황 보고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 통제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집권을 전후로 남한에 온 탈북자가 연간 2000∼3000명 규모에서 1500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김정은이 ‘조국의 배신자들인 탈북자들을 보이는 즉시 사살하라’고 지시한 이후 국경지역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월경을 시도하는 탈북자 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12차 생물다양성 총회] 남·북한 ‘접경생물권보전지역’지정 협의 필요

    [12차 생물다양성 총회] 남·북한 ‘접경생물권보전지역’지정 협의 필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개성공단에 이어 남북한 협력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에 참석, “생태평화공원을 단절의 상징이자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한반도의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연결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한 바 있다. 관건은 북한의 참여 여부인데, 현재로선 만만치 않은 과제다. 다만 다행인 것은 생태평화공원에 대한 세계인의 시각과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점이다. 정부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인식되는 DMZ 보전을 전제로 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위급회의에서 채택하는 ‘강원선언문’에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평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상징적 지역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또 총회 참석자들은 이에 대한 액션플랜으로 남북한 정부에 DMZ를 ‘유네스코 접경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권유하는 점도 성과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태계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데 개발 억제의 보전이 아닌 다양한 지원을 통해 ‘보전과 개발’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이미 북한의 백두산·구월산·묘향산과 남한의 설악산·제주도·신안 다도해·광릉숲·전북 고창 등 8곳이 지정돼 실효성을 경험했다. 이어 2개국 이상의 영토에 걸친 지역은 ‘접경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 독일의 그뤼네스반트가 대표적이다. 동서 냉전시대 ‘철의 장막’ 일부에 대해 동·서독이 실용적 접경지역으로 협력한 바 있다. 에콰도르와 페루 간 영토분쟁지였던 콘도르 산맥에 대해 양국은 접경보호지역을 설립, 공동관리와 자유통행을 보장해 평화를 정착시켰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갈 길이 먼데, 우선 남북이 만나 사전에 논의할 수 있는 연구기관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北 ‘실세3인’ 방한에 경협株 환호

    北 ‘실세3인’ 방한에 경협株 환호

    북한 실세 3인방의 남한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이 일제히 초강세를 보였다. 일부 종목은 상한가(15%)까지 기록했다. 6일 오름세로 시작한 코스피가 달러 강세의 여파로 내림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보다 7.77포인트(0.39%) 내린 1968.39에 마감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 관련 주들의 대거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현대상선은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상한가까지 올라 장중 내내 상한가인 1만 900원에 거래됐다. 현대상선은 금강산 관광사업 개발권자인 현대아산의 최대주주다. 금강산 관광산업은 2008년 7월부터 전면 중단된 상태로 이로 인해 현대아산이 입은 손실은 지난달까지 8971억원이다. 금강산 관광 손실에 해운업 불황까지 더해지면서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현대상선의 최대 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상승폭이 확대되다가 오후 들어 상한가를 기록, 3만 9500원에 마감했다. 상한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계열사인 현대증권(4.38%), 현대로지스틱(4.17%)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는 에머슨퍼시픽의 상한가도 이끌어냈다. 이 업체는 금강산에 아난티 골프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정보기술(IT) 부품업체인 재영솔루텍, 대북 송전주인 이화전기, 광명전기, 선도전기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남해화학(9.67%), 개성공단에 입주한 의류업체인 좋은 사람들(4.15%)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남북관계가 불안한 만큼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경협은 테마주 성향이 있었다”면서 “해당 기업이 진정한 수혜를 얻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北 실세 ‘깜짝 방문’, 남북관계 선순환 계기되길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비서 등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그제 인천을 다녀갔다.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여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누가 봐도 정치적 의중이 실린 행차였다. 남북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10월 말∼11월 초에 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북측의 ‘깜짝 방문’의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인천의 성화가 꺼진 이후에도 남북대화의 불씨는 살리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들이 이번 남녘 나들이의 의도는 뭘까. ‘폐쇄 회로’나 다름없는 북한 권부의 속성상 아무도 이를 속단할 순 없다.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1개로 종합순위 7위에 오르자 이를 대내 결속의 모멘텀으로 만들려는 의도도 있었을 게다. 어제 노동신문이 1면 사설에서 “선군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온 누리에 떨친 영웅적 장거”라고 평가한 데서도 읽히는 기류다. 그러나 이런 피상적 이유 말고 북측의 핵심 의중을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이 3명의 거물 실세들을 한꺼번에 내려 보낸 사실에 담긴 대남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그간 거부해 온 남북대화 테이블에 올릴 중대한 메뉴가 있음을 예고했다는 점에서다. 이는 북측이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과의 회동에서 우리 측이 원하는 시기에 남북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선선히 합의해 준 배경이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등 선군정치를 접고 전면적 남북 협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 어찌 보면 대내외적 곤경에 따른 고육책으로 남북대화 재개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도 북한의 곡물 작황은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 중국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달까지 강석주 당 국제비서가 유럽에서, 리수용 외무상이 중동 등에서 투자유치에 안간힘을 쏟았으나 결국 빈손으로 귀국했다. 특히 리 외무상은 얼마 전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을 막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그간의 대북 압박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북한으로서도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 되는 형국인 셈이다. 그런 맥락에서 일단 이번 제2차 고위급회담에 대한 기대는 자못 클 수밖에 없다. 일단 북측이 원하는 5·24 대북제재 조치 완화, 금강산 관광 재개, 10·4선언 실천 등과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의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합의를 비롯한, 우리 측의 관심사를 패키지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엊그제까지만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방을 일삼던 북한이다. 북측은 회담이 열리더라도 대미 협상의 핵심 지렛대로 삼아온 ‘북핵 폐기’ 등은 의제로도 올리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북측 인사들에게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며 생산적 회담을 기대하는 덕담을 건넸다. 서로 다투면서 민족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대화 지속 - 협력 확대 - 교류 확산이라는,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북측은 동족을 도울 큰손은 남한밖에 없음을 깨닫고 최소한 핵개발 동결이라는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부도 획기적 합의가 나오면 최선이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작은 합의라도 일구면서 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는 실용적 자세를 견지하기 바란다.
  •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北 “공은 靑에” 공세… 2차 고위급 회담 ‘대화 진정성’ 시험대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北 “공은 靑에” 공세… 2차 고위급 회담 ‘대화 진정성’ 시험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지난 4일 전격 방한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전략에도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남북 관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이번 북한 고위급의 방한에 따라 정부도 기존처럼 북핵과 인권 문제를 들고 원칙론만으로 북한을 강하게 몰아세우기는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5일 “남북의 대북,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끼리 다양한 형태의 접촉과 협의를 해 얘기를 트는 계기를 가진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국면 전환의 계기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1시간 50여분간 진행된 이날 오찬은 밖에서 웃음소리가 들릴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으며, 모두발언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만큼 현안과 관련해 남북 양측의 의중을 떠보는 대화도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기존에 갖고 있던 (군사훈련 중단 등의) 입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남북 간 관계 개선 의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지’는 2차 고위급 접촉이 될 전망이지만 급격한 남북 관계의 진전이나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지난 8월 11일 2차 고위급 접촉 제의 때와 기본적으로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정부는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먼저 언급하며 “이를 비롯한 쌍방의 관심 사항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 같은 기조는 표면상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그동안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주장했던 만큼 2차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의 이러한 ‘관심 사항’이 논의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날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한과 관련해 “최고 영도자의 결단에 따른 것”이라며 남한의 상응하는 결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한 뒤 “공은 서울의 청와대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남북이 2차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남북 관계 경색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로서도 남북 관계를 현재의 ‘제로섬게임’에서 ‘논제로섬게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5·24 조치 해제 문제는 남북이 ‘지난날의 불행했던 과거를 함께 청산하자’는 식의 선언으로 사과를 갈음하는 형식을 빌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여 대북 전단 살포를 중지시킬지도 주목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北 최고 엘리트’ 당서기실 이끄는 김여정 기획?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北 최고 엘리트’ 당서기실 이끄는 김여정 기획?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고위급 실세들의 전격 방한을 두고 과연 누가 이 같은 파격적인 전략을 구상했는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개인 의지와 판단이 절대적이지만 책사로서의 설계자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대북 전문가 사이에서는 ‘대남통’인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와 숨겨진 권력으로 평가받는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왼쪽) 당 서기실장의 막후 ‘기획설’이 제기된다. 이번 북한 실세 3인방의 방한에는 결과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결단이 작용했다. ‘수령제일주의’ 국가인 북한은 최고 권력자의 허락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제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측 대남 정책의 결정 구조상 3대 백두 혈통의 ‘본줄기’인 김 서기실장의 역할이 주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을 비롯해 최고 엘리트 300명 정도로 구성된 당 서기실은 각 분야를 통제·대응해 김 제1위원장을 보좌하는 조직으로 당내에서도 주요 전략이 만들어지는 곳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고 기밀 사항인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동선을 포함해 모든 일정을 최종 확인하고, 인사와 조직은 물론 선전·선동 등 북한 내 여론을 만들어 내는 데도 당 서기실의 결정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남비서도 김 제1위원장을 측근에서 보좌하며 누구보다 남한 실정을 잘 아는 인물인 만큼 남북 간 경색 국면을 해결할 ‘한 방’을 제안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원동연(오른쪽) 당 통전부부장을 비롯해 대남 협상에 경험이 많은 통전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실무진이 힘을 보탰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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