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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순수·대중성 사이 고심한 17세기 비파 명인 송경운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순수·대중성 사이 고심한 17세기 비파 명인 송경운

    조선 전기만 해도 전문 연주자가 수반되는 음악의 수요층은 왕실과 양반사대부에 한정됐다. 하지만 조선 후기가 되면 부를 축적한 중인이 중요한 음악 소비자로 떠오르고, 서민들도 가세하면서 음악시장이 넓어진다. 상업화의 진전으로 예술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뛰어난 기량을 가진 음악가가 줄지어 나타났다. 비파연주자 송경운도 당대 ‘스타 플레이어’의 한 사람이었다. 오늘은 송경운을 다룬 문학 작품 한 편을 소개한다. 그는 ‘지나칠 정도로’ 음률에 밝았는데, 아홉 살에 시작한 비파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경지에 이르러 열두세 살 무렵에는 벌써 이름이 경향에 널리 알려졌다. 연주 솜씨뿐 아니라 ‘키가 훤칠하게 크고, 얼굴은 풍만하면서 희며, 눈은 가늘면서도 별처럼 밝고, 수염은 아름다우며, 말도 잘했으니 참으로 호남아’라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었을 것이다. ●조선 후기 음악시장 확대로 ‘스타 플레이어’ 등장 송경운이 17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우리 앞에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출생 연대도, 사망 연대도 알려지지 않는다. 생몰 연대는 고사하고, 도대체 실존인물인지조차 불분명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적 관심은 크게 불러일으킨 인물이지만 정사(正史)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문으로 쓰인 단편 ‘송경운전’의 지은이는 서귀 이기발(1602~1662)이다. 그는 문과에 급제해 벼슬을 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아 남한산성으로 진격했으나, 청나라와 화약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전북 전주로 돌아가 평생을 은거한 인물이다. ‘송경운전’은 이기발의 후손들이 유고를 모아 책으로 꾸민 ‘서귀집’(西歸集)에 실렸다. 서귀는 송경운이 당대 얼마나 명성을 떨친 인물이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예술인들의 지극한 경지를 칭찬할 때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고, 초동이나 목동의 무리가 모여 놀 때도 누가 재미있는 말을 하면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으며, 말을 배우는 두어 살짜리 아이가 자기와 관계없는 것을 가리키며 물어도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다. 송경운이라는 이름이 알려진 게 대개 이러했다.’ 한마디로 ‘송경운’이란 희한하거나 지극한 것의 대명사였고,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서귀가 서울에서 크게 명성을 떨치던 인물의 전기를 쓴 것은 송경운 또한 정묘호란 이후 전주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학계는 송경운이 피란지에 눌러앉은 것을 두고, 장악원에 예속된 신분이었음에도 복귀를 거부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서울에서 부와 인기를 누리는 노비로 살기보다 시골에서 자유로운 삶을 원했다는 것이다. 송경운은 전주 완산성 서쪽에 살았는데, 그의 집은 언제나 북적였다. 손님이 오면 송경운은 성심성의껏 연주하여 만족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신분이 높은 사람뿐 아니라 하인들에게도 똑같이 성심껏 연주했다. 20년동안 한결같았으니 전주사람들은 감복하여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에서의 명성이 그대로 전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송경운전’이 돋보이는 것은 드물게 주인공의 음악관(音樂觀)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옛가락 추구하던 그의 음악, 당대 유행 곡조도 연주 ‘비파는 옛가락과 요즘 가락이 다른데, 지금은 대개 요즘 가락을 숭상한다. 하지만 나는 홀로 옛가락에 뜻을 두어 왔다. 무릇 소리를 낼 때 옛가락에 의거하면 요즘 가락이 끼어들지 못하고, 내 마음도 흡족하여 가히 음악답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나의 연주를 듣는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인지라 이런 음악에 즐거워하지 않더라. 음악을 듣고도 즐거워하지 않는다면…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싶다. 이 때문에 특별히 곡조를 변화시켜 요즘 가락을 간간이 섞어서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송경운의 음악적 이상은 옛가락에 바탕한 느리고 고상한 음악이었지만, 별다른 음악적 교양이 없는 전주의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송경운은 자신의 음악관만 고집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는, 아마도 당대 유행하던 빠른 템포의 새로운 음악도 레퍼토리에 포함시켰음을 짐작게 한다. 자칫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한 비파 명인의 존재를 후세에 알려준 것만으로도 ‘송경운전’의 가치는 작지 않다. 나아가 조선시대 음악가들도 오늘날의 음악가들 만큼이나 순수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심했음을 알게 한다. ‘송경운전’은 음악가의 전기이지만, 동시에 한 시대의 음악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송경운도 송경운이지만 서귀가 일구어낸 예술적 성과 역시 높이 평가하고 싶다. dcsuh@seoul.co.kr
  • [사설] 美 전략자산 상시 배치로 북핵 억제력 키워야

    한·미 양국은 전략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상시 또는 순환 배치하고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의 북핵 억제책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을 재확인하고 강화한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어제 미국의 존 케리 국무 장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가진 2+2 회의에서 강력한 확장억제책을 포함한 한·미 방위공약을 재확인한 뒤 “미국 또는 동맹국에 대한 그 어떤 공격도 격퇴될 것이며 그 어떤 핵무기 사용의 경우에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북한이 남한을 실제 핵으로 위협할 경우 더 강력한 핵으로 선제타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남한이 핵무장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핵 억제 수단을 갖추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위해 미 전략자산 배치가 부상하고 있다. 전략자산 배치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집중 논의하기로 한 데서도 이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장거리 폭격기인 B1B 랜서나 이지스 구축함을 상시 또는 순환 배치하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핵 개발과 미국의 전략핵 재배치 방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양국은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완료하기로 했다. 북한 인권협의체를 출범시키는 등 전방위 대북 제재에도 나설 방침이다. 공동 성명 내용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최종안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외교 당국과 고위급이 참여하는 EDSCG를 설치하기로 한 데서도 알 수 있다. EDSCG는 국방부 통합국방협의체(KIDD) 산하 차관보 회의인 억제전략위원회(DSC)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외교 당국이 포함된 개념이다. 대북 제재 등 북핵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수단과 군사적인 수단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의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 양국의 전방위 협력체제 구축으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어제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도 변수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이번 성명을 단지 선언적 의미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략자산 배치를 반드시 실행에 옮기고 EDSCG도 이름뿐인 협의체가 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운용에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이 이제라도 체제를 유지하려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美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美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북핵·미사일 ‘확장억제’ 강화 대북 선제타격 준비태세 유지 北 무수단미사일 발사 또 실패 한국과 미국 국방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과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상시 순환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전략자산들이 최소 1개월 또는 3개월, 6개월 등 다양한 순환 주기로 한반도에서 활동하면서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열린 제4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 배치 주기는 북한 정권에 대한 억제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상시 순환 배치되는 미 전략자산은 남한의 지상과 인근 해역, 상공에서 활동하면서 유사시 자위권적 의미의 ‘대북 선제타격’까지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한·미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는 양국 외교·국방부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신설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산하에 새로 신설하는 위기관리특별협의체(KCM)와 현재 운용 중인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에서 미 전략자산 배치와 관련한 세부사항들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북한은 20일 오전 7시쯤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미사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북한은 이날 “우리의 주체위성들은 박근혜 역적패당의 가소로운 방해 책동을 박차고 만리창공 높이 계속 솟구쳐 오를 것”이라며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오패산터널 총격전 순직 경찰 유족 울린 모독글 “이게 다 여혐 나비효과”…네티즌 “사람 맞냐” 분노

    오패산터널 총격전 순직 경찰 유족 울린 모독글 “이게 다 여혐 나비효과”…네티즌 “사람 맞냐” 분노

    오패산터널 총격전에서 순직한 경찰 가족이 고인 모독에 대해 경고했다. 네티즌들 또한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고인 모독, 사람 맞냐”며 분노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이라는 한 네티즌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저는 오패산터널 총격전에서 순직하신 경찰의 친척입니다. 이런 글 발견시에 가족분들에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분명히 경고했어요. 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고인 모독 진짜 하지 마세요. 경찰분 가족이랑 주말에 할머니 생일이라고 다같이 점심먹었고요. 지금 이 밤에 다들 장례식장갔고요. 자기 얼굴 그려달라는 사진 저한테 보냈던거 영정사진 할게 없어서 그걸 보냈는데요. 기분 진짜 거지같아요”라며 고인을 모독한 트위터 게시물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글 속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남경찰 한개 재기했노. 전자발찌 끊고 도주하던 범죄남한테 총맞음”이라고 적었다. 다른 이들은 “착한 자적자 인정합니다” “이게 다 여혐 나비효과다. 처음부터 범죄자 사형시켰으면 남경놈이 죽었겠노. 남성인권 챙겨주려다 지들이 자적자 당하고 앉았음”등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댓글을 적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이런 글쓴 사람은 잡아서 처벌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서울 강북구 번동의 오패산 터널 입구에서 범죄 용의자와 경찰관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현장에 도착한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54) 경위는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나던 송모(45)씨의 총에 맞아 숨졌다. 송모씨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영 칼럼] 대선 경쟁에만 ‘올인’, 고질 도진 한국 정치

    [구본영 칼럼] 대선 경쟁에만 ‘올인’, 고질 도진 한국 정치

    아직 가을인데 벌써 북서 계절풍이 불어오는가. 근래 서울 곳곳에서 대남 선전용 전단이 쏟아졌다고 한다. 서울 은평구에서 발견된 삐라 뭉치 속에선 김정은 체제를 선전하는 조잡한 영상 CD까지 발견됐다. 이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 재밌다. “북한아, 요새 남한에선 CD 같은 거 안 쓴단다”라는. 바깥 사정에 어두운 북한 통일전선부 일꾼들이 주민을 굶기면서 헛돈만 쓴다는 조롱이다. 요즘 우리 사회도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에선 오십보백보라는 생각마저 든다. 북한의 핵 도발만이 우리 목밑의 비수가 아니다.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보라. 올 3분기 기준으로 4년제 대졸 실업자가 31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란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마저 미국 등 해외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선 백가쟁명식 원인 진단만 난무할 뿐 실질적 해법은 합작해 내지 못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경제 청사진이야 자못 화려하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화두였던 지난 대선과 달리 앞다퉈 성장 담론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유승민 의원(혁신성장론)과 남경필 경기지사(공유적 시장경제론) 등 여권 주자들의 그것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국민성장론)와 안철수 의원(공정성장론) 등 야권 주자들의 수사도 현란하다. 다만 ‘어떻게’ 경제를 살릴 건지가 없다. 그런 측면에선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제대로 정곡을 찔렀다. “(한국적 민주주의가 그랬듯이) 수식어가 붙은 건 다 가짜고, 성장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고대 희랍의 철학자 탈레스는 별자리를 관찰하며 걷다 수채에 빠진 적이 있었단다. 그는 당시 지나가던 할머니로부터 “땅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 모르면서 하늘의 이치만 찾고 있나”라는 핀잔을 들었다. 멀리만 보면서 임박한 과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일깨우는 고사다. 우리 공동체의 지도층도 ‘탈레스의 우화’를 상기할 때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되 당면 위기에도 눈감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치권엔 거대한 성장 담론을 말하는 대선 주자들은 넘쳐나지만 가라앉고 있는 경제를 살릴, 손에 잡히는 대책을 말하는 이는 드물다. 자영업자 수가 8월부터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구조조정 퇴직자들이 대리 운전대를 잡거나 언제 망할지 모를 치킨집으로 몰리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는 협치를 외치는 국회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중장년 일자리 9만개를 만들 수 있다는 파견법에 믿음이 안 간다면 무슨 다른 대체 입법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저 뭉개고만 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 대선에서 어필했던 빌 클린턴 후보의 구호다. 예나 지금이나 미국이라고 해서 경제만 문제고 정치에는 문제가 없을 리는 만무하다. 올 미 대선 레이스를 보라. 듣기에도 민망한 음담패설과 막말로 좌충우돌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뭔가 부정직한 이미지를 풍기는 힐러리 클린턴이 누가 덜 ‘비호감 후보’인지를 다투고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치 시스템이 경제를 망가뜨릴 정도로 고장났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반면 우리 정치권은 정권을 잡고 내가 당선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기세다. 미르나 K스포츠재단 의혹이든, 참여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직전의 ‘김정일 정권 결재’ 논란이든 그 진상을 규명하는 게 정치권의 소임이긴 하다. 하지만 여야가 서로 상대를 궁지에 모는 이슈에만 매달린 채 다른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그야말로 한국 정치의 고질이다. 여야의 때 이른 대권 경쟁 ‘올인’이 그래서 걱정스럽다. 임기 말로 향하는 박근혜 정부도 경제 회생을 위한 근본적 처방을 결단하긴커녕 이에 발목을 잡는 야당을 핑계 삼아 북핵 문제에만 다걸기하는 인상이다. 정부든, 여야 정당이든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무모한 도박은 곤란하다. 차기 정권을 놓고 싸우더라도 경제활성화 입법이나 4대 구조개혁안 등에 대한 타협은 게을리하지 말기 바란다. 국민을 노름판에서 개평 뜯는 구경꾼으로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면.
  • 남한강 물길 따라 수줍은 은빛 몸짓… 짙어 가는 가을빛

    남한강 물길 따라 수줍은 은빛 몸짓… 짙어 가는 가을빛

    충북 충주에 ‘풍경길’이 있다. 남한강과 충주호, 계명산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조성된 길이다. 총길이는 얼추 70㎞에 이른다. 코스는 모두 7개다. ‘내륙의 바다’ 충주호와 심항산을 휘도는 ‘종댕이길’(7.25㎞), 전국 문화생태탐방로 10선에 선정된 ‘중원문화길’(25.7㎞), 충주댐 아래 강변을 따라 걷는 ‘강변길’(1.6㎞), 새도 넘기 힘들다는 ‘새재 넘어 소조령길 마당바우 구간’(7.35㎞),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라 전해지는 ‘하늘재길’(2.3㎞) 등이다. ‘반기문 꿈자람길’(5.9㎞)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꿈과 희망을 키우던 자택과 관아공원, 향교 등을 따라 걷는다.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이맘때라면 ‘비내길’(18.29㎞)이 딱이다. 남한강을 따라 억새꽃이 군락을 이룬 비내섬을 경유하는 코스다. 비내길은 2개 구간으로 나뉜다. 두 길 모두 앙성온천 광장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삼는 원점회귀 코스다. 1구간은 광장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벼슬바위 전망대와 철새전망공원, 조대나루터를 지나 앙성온천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거리는 약 8㎞, 4시간 정도 소요된다. 2구간은 광장 북쪽을 출발해 새바지산 전망대, 비내섬, 조대나루터, 철새전망공원, 벼슬바위전망대를 지나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약 11㎞ 코스다. 약 6시간 정도 걸린다. 2구간은 새바지산 산길 전체를 돌아보는 코스, 1구간은 2구간에서 산길이 제외된 평지 코스라고 보면 알기 쉽다. ●산책하듯 부담 없는 비내길 1구간 비내길 1구간은 산책하듯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앙성온천광장에서 비내길 표석을 지나 남쪽으로 100m쯤 걸으면 앙성천 둑방길로 올라서게 된다. 잔디가 깔린 오솔길이 앙성천 둑방을 따라 털실처럼 길게 이어져 있다. 둑방길은 좁다. 남자 셋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만한 정도다. 길은 좁아도 시야는 막힘이 없다. 사방이 툭 터진 둑방 위로 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개울 주변 습지에는 억새와 갈대가 흐드러졌다. 이들이 경쟁하듯 피워낸 하얀 꽃들이 소슬바람 불 때마다 이리저리 일렁인다. 노랗게 익은 벼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고, 밭고랑 사이 잡초들도 누렇게 물들고 있다. 그렇게 가을은 깊어 간다. 복숭아밭을 지나 양진농원쯤 이르면 작은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따라 개울을 넘으면 곧 자전거 도로다. 여기서 1㎞ 정도 걸으면 벼슬바위 전망대다. 벼슬바위는 이름처럼 수탉의 벼슬을 닮았다는 바위다. 벼슬바위엔 전설도 한 자락 담겼다. 아주 먼 옛날 마고할미가 수정을 치마에 싸서 들고 가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생겼다는 것이다. 마고할미와 수정의 영험함이 깃들었다고 믿기 때문일까. 예부터 벼슬길에 오르고 싶어 하는 이들이 곧잘 이 바위를 찾아 소원을 빌곤 했다. 요즘도 입신출세를 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심심치 않게 이어진다고 한다. 벼슬바위 전망대에서 다리를 건너 300m쯤 걸으면 철새전망공원이다. 들머리에서 예까지 거리는 3.3㎞ 정도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물길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단 개울에 물이 많지 않을 때라야 가능하다. 개울 옆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습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철새 도래지·물억새 군락지 ‘봉황섬’ 철새전망공원은 비내길 1구간의 중간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철새전망공원에선 봉황섬을 굽어볼 수 있다. 봉황섬은 능암리섬이라고도 불린다. 이른바 ‘한강 8경’ 가운데 제7경에 해당되는 곳이다. 봉황섬은 남한강 변의 습지다. 비내섬이 그렇듯, ‘봉황내’ 혹은 ‘노은내치기’라고 불리는 작은 물줄기로 인해 섬이 됐다. 겨울이면 고니(천연기념물 201호)와 원앙(천연기념물 327호) 등이 봉황섬을 찾는다. 봉황섬이 한강 제7경에 선정된 이유도 바로 철새 도래지이자 물억새 군락지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텃새화된 청둥오리는 종종 볼 수 있다. 철새전망공원에서 조대나루터에 이르는 길은 남한강의 도도한 흐름을 따라가는 길이다. 거리는 2.2㎞쯤. 강변의 산비탈에 놓인 오솔길이지만 중간중간 박석이 깔려 있고, 골이 깊은 곳엔 나무다리도 놓여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철새전망공원에서 굽어본 봉황섬 너머로 목계나루가 아련하다. 한강을 따라 전국의 물산들이 오갔던 조선시대엔 물류의 중심지 노릇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도로교통의 발달로 볼품없이 쇠락하고 말았다. 충주 출신의 시인 신경림은 ‘목계장터’란 시에서 이렇게 읊조렸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라고. 아마도 시인은 바람이든, 구름이든, 늘 쇠락하는 것도 없고 한결같이 번영을 구가하는 것도 없다는 것을 말하려 했지 싶다. 조대나루터는 이름만 남아 있는 나루터다. 예전엔 서울을 오가는 배들과 강 건너 소태마을을 잇는 나룻배로 북적거린 나루터였다고 한다. 나루터 이름은 조선 숙종 때 낙향한 김익창이 읊은 시구에서 유래했다. 충주까지 찾아와 복직을 권하는 송시열에게 김익창은 한나라 광무제의 부름에도 끝내 출사하지 않고 낚시하며 생을 마친 엄광의 고사를 들어 ‘동강칠리탄 부청산조대’(洞江七里灘 富靑山釣垈)라는 시를 노래했고, 이 시구에서 나오는 조대가 마을 이름이 됐다. ●원시 늪 걷는 듯… 풍경 가장 빼어난 비내섬 비내길 1구간에 비내섬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비내길 전체를 통틀어 가장 풍경이 빼어난 섬이기 때문이다. 조대나루터 갈림길에서 강변을 따라 350m 걸으면 아치 형태의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 너머가 비내섬이다. 섬 둘레는 2.2㎞, 가장 넓은 곳의 넓이가 550m 정도 된다. 면적은 99만 2000㎡(30만평) 정도다. 섬에 들면 억새와 갈대 등이 남한강과 어우러져 있다. 특히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룬 지역은 사람의 발걸음이 뜸해 원시 늪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같은 멋스러운 풍경 덕에 ‘정도전’, ‘육룡이 나르샤’ 등의 TV 드라마가 이 섬에서 촬영됐다. 조대나루터에서 능암온천랜드를 거쳐 앙성온천광장으로 돌아오는 구간엔 차도가 부분적으로 포함돼 있다. 다만 차량 통행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거리는 2.3㎞다. 능암온천랜드는 트레킹의 땀과 피로를 탄산온천욕으로 풀 수 있는 곳이다. 지하 600m에서 솟는 25~38℃의 탄산온천수는 황산염과 탄산염이 포함되어 있어 색이 탁하고 유황냄새가 난다. 탄산 온천은 몸을 물에 담갔을 때 생기는 기포가 피부를 자극해서 혈관을 넓히고 혈류량을 늘려 고혈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충주서 만나는 국보와 보물 이야기 충주에서 둘러봐야 할 명소 몇 곳 덧붙이자. 중앙탑면 용전리의 충주 고구려비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구려 비석을 만날 수 있다. 국보 205호. 장수왕의 영토확장 공을 기리기 위해 5세기쯤인 문자왕 때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의 주력부대인 개마무사 조형물도 함께 볼 수 있다. 탑평리 7층 석탑은 ‘중앙탑’이라 불린다. 국보 6호. 신라 원성왕(785~798) 때 세워진 것으로 추측된다. 봉황리 마애불상들은 한국 불상조각 가운데 비교적 빠른 시기인 600년 무렵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보물 제1401호. 역시 중앙탑면에 있다. 글 사진 충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알기 쉽다. 비내섬은 차로 돌아볼 수 있으나 흙길인 데다 파인 곳이 많아 승용차는 어렵고, 지프형 차량만 가능하다. 종종 군 부대의 기동훈련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훈련이 있는 날에는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헬기까지 동원된다고 한다. 물론 훈련 기간에는 비내섬에 출입할 수 없다. 미리 확인한 뒤 찾아야 한다. 철새전망공원은 승용차로도 접근할 수 있다. →맛집:목계나루 인근의 실비집(852-0159)은 참마자 조림이 별미다. 매운탕과 생선국수도 맛있다. 삼정면옥(847-4882)은 평양식 냉면과 편육을 내는 집이다. 충주 시내 관아길에 있다. 탄금한우타운(843-0092)과 본가원가든(854-9447)은 한우 맛집으로 이름났다. 특히 본가원가든은 탄산잡곡밥이 맛있다. →잘 곳:시내보다는 온천욕을 겸해 수안보에서 묵기를 권한다. 가족 단위로 묵기 좋은 한화리조트(846-8211)를 비롯해 수안보상록호텔 등 다양한 등급의 숙박업소들이 밀집돼 있다.
  • 애국이라는 이름의 조작 여전한 악몽

    애국이라는 이름의 조작 여전한 악몽

    부담없이 또 스스럼없이 우리가 이야기를 나눠야 비극은 반복되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 애국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조국과 민족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 아니었을까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자백’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 전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도 남한으로 표류한 북한 어부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정부기관 요원이 나온다. 여기에 간첩 조작이 횡행했던 우리들의 어두운 현대사를 담은 ‘조국과 민족’이라는 만화가 출간돼 화제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때로는 웃프게,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이 파격적이다. ‘시국 누아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일 서울신문과 만난 강태진(44)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끔찍하고 몸서리치는 악몽일 텐데 가볍게 접근한 작품에 많은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아 난처하고,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뜻을 품고 작품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정부기관 주최 공모전의 상금을 받으러 갔던 경험담을 전해 들었던 게 단초가 됐다. 이 이야기는 만화 도입부로 차용됐다. 고문 기술자로 간첩 만들기에 앞장서는 캐릭터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캐릭터를 배치하고 1987년을 들썩이게 했던 ‘수지 킴 사건’을 비롯한 여러 조작 사건을 가져와 씨줄날줄로 엮어냈다. 시대 분위기와 사건을 섬세하게 옮기기 위해 국회도서관과 인터넷 등을 뒤져가며 온갖 자료를 긁어 모아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던 것보다 훨씬 참혹한 이야기들과 마주하게 됐다고. 강 작가는 “요즘 이런 책 내도 괜찮냐”는 걱정 섞인 인사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우리가 부담 없이 그리고, 보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마흔이 넘어 만화가로 데뷔한 늦깎이다. 어려서 소년중앙, 보물섬 등을 즐기던 평범한 아이였다. 만화가는 막연한 꿈이었을 뿐이다. 건축과를 나와 웹 에이전시에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취미 삼아 단편을 그리곤 했다. 프리랜서로 독립한 뒤에는 죽기 전에 만화책 한 번 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장편을 구상해 틈틈이 공을 들였다. 2013년 유료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와 인연이 닿아 선보인 에로틱 스릴러 ‘애욕의 개구리 장갑’이 데뷔작이다. ‘조국과 민족’은 전업 결심 뒤의 첫 작품이다.“모션그래픽 등 제가 하던 일은 40~50대까지 계속하기 힘든 게 현실이에요. 나이 들면 감도 떨어지고, 일을 주는 쪽에서도 선호하지 않거든요. 만화는 다르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첫 작품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본 셈인데 그래도 큰 결심을 하게 된 것에는 아내의 배려가 컸죠. ‘조국과 민족’의 경우 작품을 좋게 본 ‘조선왕조실록’의 박시백 작가님의 주선으로 단행본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신인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야기 짜임새가 탄탄하고 작화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강 작가는 ‘애욕의 개구리 장갑’에 이어 ‘조국과 민족’까지 거푸 영화화 판권이 팔리며 새로운 이야기꾼으로 주목받고 있다. “큰 욕심은 없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최대한 길게 그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작품은 성인 오락물을 해보고 싶어요.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6·25전쟁 당시 학살 사건과 호러를 결합한 작품도 구상하고 있죠.”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탈북자도 10년 지나면 상속 못 받아

    탈북자의 국내 상속 분쟁에서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민법상 상속회복청구 기간인 10년이 지났다면 상속을 받을 권리가 소멸한다는 대법원의 첫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탈북자 이모(47)씨가 고종사촌 등을 상대로 낸 상속재산회복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의 쟁점은 탈북자가 부모 등의 사망으로 상속권이 발생한 후 10년이 지나도 상속재산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현행 민법은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도 차별 없이 상속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 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남북가족특례법)은 북한 주민이 상속회복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정하면서도 기간에 대한 별도 규정을 두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가 실종 처리됐다. 1961년 이씨 할아버지가 숨지자 이씨의 고모와 삼촌이 재산을 상속받았다. 남한의 가족들은 이씨 아버지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의 아버지는 실제로는 북한에서 2006년에 숨졌다. 2007년 9월 탈북해 2009년 6월 한국에 들어온 이씨는 이 사실을 알고 2011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현행 민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북한의 상속인은 사실상 상속권을 박탈당하는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이씨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2심은 북한 주민에게도 현행 민법상 제척기간(권리 소멸 기간)을 적용해야 한다며 각하 판결했다. 제척기간 특례를 인정할 경우 법률적 문제가 생겨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관 대다수가 민법상 상속회복청구 기간인 10년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적용된다고 판단하면서도 향후 입법 과정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상속회복권청구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6.8 강진 ‘가상의 서울’은 참혹했다

    6.8 강진 ‘가상의 서울’은 참혹했다

    2016년 10월 19일, 규모 6.8의 강진이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을 강타했다. 고층 빌딩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버스와 승용차들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재난영화 같은 이 장면은 다행히 현실이 아니다. 서울시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가량 벌인 ‘지진 방재 종합훈련’의 가상 시나리오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역사 기록과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국내에서도 최대 7.4~7.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예정지인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 3단지 일대에서 가상 시나리오에 맞춰 지진 대비 훈련이 진행됐다. 건물 붕괴와 화재, 가스·방사능 누출 등의 상황에 대비했다. 시 공무원과 소방·군·경찰 등 47개 기관 3760명과 시민 1200명이 참여했다. 강진으로 최악의 날을 맞은 가상의 서울, 그 현장을 스케치했다. “시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금일 14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재난 경보를 발령합니다. 건물 밖 안전한 공간으로 대피해 재난방송을 청취 바랍니다.” 오후 2시, 잠자던 지축이 꿈틀대자 요란스러운 경보 사이렌이 서울 전역에 퍼졌다. 경기 의정부와 서울 중랑천, 경기 성남 등을 잇는 남북단층 선상의 한 곳인 경기 광주시 초월읍 남한산성의 땅 밑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것이다. 한 달여 전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30배 강력한 관측 사상 최대 규모다. 시는 전 구조인력을 투입하는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오후 2시 58분, 현장 총지휘를 맡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핀AS 365 유로콥터’ 14인승 헬기를 타고 고덕동 인근에 도착했다. 진원에서 가까워 초토화된 지역이다. 현장을 둘러본 박 시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이었다. 백화점과 노인요양원, 대형사우나 등 9동이 붕괴됐고 아파트 등 건물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옷조차 챙겨 입지 못한 시민과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도망쳤다. 서울 건축물의 내진설계율은 27.2%. 평소 뉴스에서 흘려듣던 수치가 재앙이 돼 돌아온 것이다. 오후 4시, 현장 지휘본부의 화이트보드에는 피해 상황이 냉정하리만큼 간략하게 적혔다. ‘16시 28분 현재 사망 35명, 부상 44명, 실종자 250명’.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는 “살려 달라”는 비명이 새어 나왔다. 매몰된 시민 수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과거 국민안전처 예측에 따르면 남한산성에 진도 6.0의 지진이 발생하면 서울에서만 79명이 사망하고 2179명의 부상자, 31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곧이어 규모 3.0의 여진이 발생하자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잡혀 가던 불길이 다시 거세져 노인회관과 호텔, 유치원, 교회 등을 집어삼켰다. 하지만 도로가 완전히 파괴돼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고 상수도도 망가져 불을 끌 물조차 부족했다. 가스선과 통신, 전기 시설이 모두 파괴돼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종합병원과 대학 등에서는 방사능, 질산 등이 누출되고 주유소 탱크에서는 기름이 흘러나왔다. 군인과 구조대원들은 삽 몇 자루를 들고 붕괴된 아파트 주변 등을 정리하며 매몰자를 찾았다. 3000명 넘는 소방대원과 군인, 공무원, 시민 등이 투입됐지만 처음 겪는 대재앙 앞에서 다소 우왕좌왕했다. 119 의용소방대원들은 붉은 플라스틱 양동이로 물을 퍼 날랐지만 신속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기관에서 나온 대원들은 의욕만큼 협업이 잘 이뤄지지는 못했다. 지진 때는 일상의 모든 집기가 무기로 변했다. 기자가 구조대원을 따라 들어간 반파된 아파트 내부에는 형광등과 샤워 꼭지, 장식장 등이 바닥에 떨어져 널브러져 있었다. 날카롭게 파손돼 주인을 공격했을 법했다. 오후 6시, 이날 최종 집계된 사망자는 86명, 부상 190명, 실종 43명이었다. 권순경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다양한 재난 상황이 복합적으로 벌어져 대응에 혼란스러운 점이 있었다”면서 “혹시라도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실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여주의 가을을 맛보다

    여주의 가을을 맛보다

    비옥한 평야에서 생산된 여주쌀과 고구마 등 경기 여주의 농특산물을 맛보고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제18회 여주오곡나루축제가 28일~30일 3일간 신륵사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여주오곡나루축제는 쌀, 고구마, 땅콩, 과일 등 여주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특산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성대한 잔치다. 여주의 옛 나루터 풍경을 재현한 축제장에서는 여주 오곡을 주제로 마당극이 펼쳐지고 신발투호, 볏섬 높이 쌓기 등의 전통 체험 행사가 열린다. 대형 고구마 통에 즉석으로 고구마를 구워먹고 가마솥에 쌀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오곡나루 풍년이요~’는 최고의 볼거리다. 여주목사와 포졸, 양반, 보부상 등이 풍물패를 앞세워 퍼레이드를 펼치며, 마당극 공연과 남한강 어죽잔치로 이어진다. 28일 오전 11시부터 두 시간 동안 펼쳐진다. 나루터에서는 옛 무명옷을 입은 장터 점원들이 자색고구마로 빚은 전통 막걸리와 빈대떡, 순대국밥, 파전 등을 파는 주막장터와 대장간을 재현한다. 토끼와 돼지에게 먹이를 주면서 뛰도록 하는 동물경주와 수십 개의 허수아비가 설치된 포토존, 민속놀이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나루마당에서는 모내기부터 추수까지의 과정을 인간의 생로병사에 비유한 마당놀이 ‘오곡들소리’가 펼쳐지며, 민속마당에서는 ‘최진사댁 셋째딸’ 노래를 모티브로 제작된 퓨전마당극에 여주 특산물인 쌀과 고구마를 삽입해 각색한 스페셜 공연이 펼쳐진다. 잔치마당에서는 대형 가마솥을 이용해 만든 여주쌀 비빔밥 체험 행사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초대형 장작불 고구마통에서 구워 먹는 군고구마 무료 시식 행사도 잊지 말자. 여주오곡나루축제추진위원회 (031)887-3718.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부검 아닌 조사 필요해”…외신 눈에 비친 백남기 사망

    “부검 아닌 조사 필요해”…외신 눈에 비친 백남기 사망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져 결국 지난 9월 25일 숨진 백남기씨의 부검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백남기씨에 대한 공권력의 가해사실 여부를 명확히 하려면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족을 포함한 ‘백남기 대책위원회’ 등은 뇌사 유발 원인이 이미 분명한 상황에서 유족의 의사에 반한 부검은 경찰의 혐의를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검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숱한 논쟁을 낳고 있는 백씨 사건과 부검 논란을 해외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주요 매체 및 국제단체들의 견해를 살펴봤다. ●제3자 눈에도 분명한 사인(死因) 백씨의 죽음이 물대포 이외의 원인에 비롯했을 수 있으며, 따라서 부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수사기관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 의원 및 보수성향의 단체들이 제기하고 있다. 반면 UN과 주요외신 등 해외에서는 백씨의 사인을 외부의 물리력에 의한 것, 즉 ‘외인사’로 보고 있다.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는 ‘물대포에 의한 죽음’(Death by water cannon)이라는 직설적 기사 제목을 통해 백씨 사고의 원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미국 LA타임즈 역시 ‘백씨는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경찰 물대포에 쓰러져 뒤통수를 땅에 부딪친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뉴욕타임즈도 백씨가 ‘박근혜 대통령에 맞선 시위 도중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진상규명 위해선 ‘부검’ 아닌 ‘조사’ 필요해 외신과 인권단체들은 백씨 사망의 원인 및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아닌 관련 공직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백씨 부검에 대한 현재 검경의 지나친 열의는 공권력의 책임 면피 시도를 의심케 한다는 것이 공통적 견해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찰은 반복적으로 백씨의 부검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백씨의 죽음에 대한) 경찰의 혐의를 벗길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보다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한국 검경의 혐의 축소 시도를 비난하고 있다. 니콜라스 베클란 국제사면회(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대표는 “우리는 시위 이후 10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관련자 조사가 거의 진척되지 않았다는 점에 놀랐다. 지금까지 해당 사안에 관련된 공직자 중 누구도 책임을 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인권감시단(Human Rights Watch)의 아시아지역 부지부장 필 로버트슨은 자체 홈페이지 기고에서 “백씨 부검을 향한 경찰의 열정은 고압 물대포 사용의 구체적 정황을 수사하는데 있어 경찰이 그간 보여 온 미온적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외의 지속적 성토에도 한국 사법기관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으며 오히려 집회 주도자 및 참가자를 탄압했다. 부검 및 시위주도자 체포를 둘러싼 현재의 논쟁은, 백씨 사망에 대한 법적 책임에 관련된 논의를 흐리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민중총궐기는 ‘폭력시위’였나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시민들이 다소간 폭력성을 띠었다는 사실을 외신들은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수의 시위 참가자들이 쇠파이프로 무장하는 등 폭력적 행태를 보였으며 이들로 인해 100여 명의 경관이 부상당했고, 약 40대의 경찰 버스가 파손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매체는 이러한 시민 행동에 대한 경찰의 대응강도가 적정수준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치블로거 임병도씨의 견해를 인용, 한국 정부가 아직도 시위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이런 강압적 태도가 결과적으로 시위 문화를 경직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뉴욕타임즈 또한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보고 내용을 통해 물대포가 ‘과도하게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을 전했다. 키아이 보고관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전반적으로(largely) 평화적이었던 군중을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다”면서 “또한 물대포는 때로 군중에서 떨어져 단독으로 서 있는 개인을 목표로 삼았으며, 이는 정당화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백씨의 죽음은 이러한 행태의 비극적 예시”라고 보고했다. ●‘시위꾼’ vs ‘민주화투사’ 백씨의 그간 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외신과 국내 일부 여론의 시각차는 두드러진다. 종편 등 국내 보수 성향의 일부 언론은 백씨를 ‘전문 시위꾼’으로 평가하는 견해가 적지 않은 반면 외신들은 그를 민주화의 투사로 조명하고 있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백씨를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80년대까지 지속된 남한의 독재정치 체제를 종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한국인들의 완강한 저항운동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즈는 백씨가 “한국의 군부 독재자 박정희에 맞서 저항한 혐의로 두 번이나 대학에서 쫓겨난 농부 겸 사회운동가”라며 “정치권에 입성해 전국적 입지를 다진 일부 운동가 동료들과 달리 가난한 농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헌신해왔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길섶에서] 느림의 기쁨/오일만 논설위원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느리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남보다 빨리 배우는 선행학습을 해야 하고 남보다 빨리 승진해 출세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다. 느리다는 것은 일등주의에 익숙해진 한국사회에서 낙오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인 것이다. 적자생존의 경쟁사회,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서 몇 년 새 느림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조금 느리게 살면서 삶을 충분히 즐기고자 하는 흐름이다. 정신의 고통이 커질수록 인간의 본질인 자연과 관계를 맺으면서 상처를 치유하려는 웰빙의 삶과 맥이 닿는다. 제주 올레길이나 도심의 둘레길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도 어찌 보면 생존 본능과도 연결된다. 지난 주말 충북 충주 비내섬과 근처 철새 도래지에서 느림의 기쁨을 맛봤다. 자동차에서 내려 잠깐 걸으려 하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 자동차로 돌아오기까지 3시간 가까이 인적 드문 오솔길을 걷는 행운을 얻었다. 늪지대를 따라 활개치는 벼 메뚜기들과 이름 모를 철새들이 떼 지어 오가는 모습이 선하다. 남한강변을 따라 지천으로 널린 물새들의 잔치도 엿봤다. ‘빠름’이란 주문에 걸려 잊혔던 느림의 기쁨이 새록새록 솟구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프레스센터·남한강 연수원 언론 공익시설로 돌려줘야”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 황호택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이강덕 관훈클럽 총무, 채경옥 한국여기자협회장 등 언론 5단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조윤선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을 만나 ‘프레스센터·남한강연수원에 대한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했다. 언론단체 대표들은 이날 건의문을 통해 “언론계의 공동 자산인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을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언론계를 위한 공익시설로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언론단체 대표들은 “언론인을 위한 시설이 방송광고 판매조직 밑에 있는 경우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의 소유권을 국가로 귀속시키고, 관리·운영은 언론정책의 총괄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구가 관리·운영하는 방식으로 언론인에게 돌려 달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신문협회 등 11개 언론단체는 프레스센터를 둘러싼 코바코의 건물 관리권 소송을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길섶에서] 가시박/박홍환 논설위원

    남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강둑을 완전히 뒤덮은 식물군락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언뜻 녹음이 우거진 듯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식물이 땅 전체를 완전히 뒤덮고 있다. 가시박.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는 한해살이 식물로 하천변을 따라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 양평에서 무시무시한 가시박 지배 세상을 목격했다. 가시박은 봄부터 덩굴을 늘리기 시작해 초여름쯤이면 일대 땅을 완전히 잠식한다. 각진 넓은 잎으로 태양광선을 차단하는 바람에 그 밑에서 다른 식물은 살아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커다란 능수버들조차 너끈히 삼켜 버린다. 강둑 밭을 일구던 농사꾼이 “어쩌다 이 땅이…” 하며 혀를 찼다. 1990년대 초 병충해에 강한 특성을 활용, 토종 박에 접을 붙여 박 농사를 짓기 위해 들여왔다고 한다. 그러다 상업성이 떨어져 방치됐고, 강한 번식성으로 습지 주변을 완전히 잠식해 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유입된 황소개구리, 배스, 블루길 등은 이제 없앨 수도 없다. 우리의 단견과 무지가 이 땅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 우리의 비대칭 전력이다/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열린세상]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 우리의 비대칭 전력이다/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 우리는 가지고 있으나 북한에는 없는 가치이자 실상이다. 이들을 북한이 가지려면 핵무기 개발에 비견될 수 없는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김정은 독재 체제가 존속되는 한 불가능하다. 우리의 땀과 눈물, 의지와 노력으로 일구어 낸 이것들은 북한 정권이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게릴라나 테러집단, 어떠한 무력으로도 대응할 수 없는 평화의 무기다. 우리만이 가진 힘, 우리의 진정한 ‘비대칭 전력’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군사도발에 대응해 다양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나 효과는 불투명하다. 가장 강력하다는 유엔의 국제 제재도 자체에 한계가 있고 중국 변수,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성과가 미지수다. 사드 배치도 소재지를 둘러싼 논쟁은 불문하고 수도권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의 독자적 핵무장까지 주장되고 있지만, 개발할 경우 직면해야 할 국가적 어려움을 고려하면 주장 이상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어떠한 군사적, 외교적 노력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폐기하거나 군사적 도발을 멈추게 하기 어렵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방과 외교란 두 축으로 대북 정책을 펼쳤다면 이젠 그 두 축을 바탕으로 하되 통일을 선두에 세우는 통일·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국방과 외교는 기본적으로 남한과 북한이라는 두 개의 정체, 분단을 전제하고 이루어지는 다양한 국가적 행위다. 무력 통일이나 선제 침공을 상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진되는 일체의 우리 국방 행위는 분단된 남쪽 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북한이 먼저 도발한다면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고, 통일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 한 우리의 국방 행위가 분단 상황의 극복으로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 북한이란 정치 체제가 작동하고 있고 유엔 회원국인 상황에서 우리가 외교적으로 한반도 전체의 국가 이익을 펼치기는 불가능하다. 북한과 경쟁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높이고 지지 세력을 넓히려는 노력만이 가능하다. 어찌 됐건 북한을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우리의 외교가 우리가 원하는 내용과 방향으로 전개되기란 쉽지 않다. 국방과 외교만을 통해서는 남한의 안보를 지켜 낼 수는 있으나 북한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현 북한 체제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한 북한은 갖은 획책을 도모하고, 우리의 국방과 외교는 그에 대응하는 데 급급한 상황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통일이 해답이다. 분단을 전제로 하는 전략과 정책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하나로 만들어 가는 통일의 길로 나서야 한다. 통일 한국을 만들어 가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공영, 그리고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방과 외교, 통일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도출해야 한다. 헌법 제4조에 따라 우리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령 독재 체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더 많은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가 있음을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을 뿐만 아니라 결단하여 우리와 함께하려고 움직이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평화의 무기를 마음껏 휘두르자.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가 무엇인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 주자. 국제 제재란 엄중한 현실에서도 전방위로 북한 주민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현실화돼 있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 아울러 이것들을 사회적으로 구현하고자 우리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려야 했던가도 알려 주자. 우리가 더 큰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수록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함께하려는 열망, 우리의 통일 유인력은 커질 것이다.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이 앞선 우리 사회이지만 곳곳에서 나타나는 안타깝고 가슴 아픈 현실을 줄여 갈수록 통일 동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의 힘,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를 더욱 키우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자. 그리고 외치자. 자의에 의해 대한민국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얼마든지 대한민국은 환영한다!
  • [기고] 북한 핵 인질화를 막는 선택/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장

    [기고] 북한 핵 인질화를 막는 선택/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장

    남한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되는 것은 이제 2~3년 이내다. 더 앞서서 현실화될 수도 있다. 한반도는 현재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동북아 주변 국가들도 역사적인 선택을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은 구한말 나라를 잃고 2차 대전 후 열강에 의해 남북 분단이 결정된 것처럼 또다시 우리의 운명을 판가름할 역사적 결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필자의 두 가지 예상은 이렇다. 하나는 주변국들의 선택에 의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면전이나 핵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도시가 북한의 핵 인질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선제적으로 취하는 결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도시가 북한의 핵 인질로 전락하는 순간 미국이 한반도 전면전이나 핵전쟁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른 하나는 한국이 북한의 핵 인질로 전락하는 것이다. 주변 강대국들 역시 북한의 충분한(?) 핵탄두 보유와 핵 투발 능력으로 간접적인 핵 인질이 될 것이다. 미·일은 북한과의 수교와 상호 불가침 조약 등을 미끼로 대화 모드로 돌입하고, 중·러는 휴지와 같이 무의미했던 북한과의 동맹을 존중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을 핵 인질로 잡고 주변 4대 강국에 그러한 요구를 할 것이고, 미·일·중·러는 여기에 굳이 위험을 무릅쓰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제 한반도는 핵전쟁이 나거나 핵 인질이 될 운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역사의 흐름은 때로는 기가 막히게 반복된다. 주변 열강들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주판알 튕기는 소리는 점점 더 명료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북한이 계속해서 지정학적인 가치를 중국에 제공하기를 바란다. 일부 중국 학자들은 이제 냉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전향적인 사고를 보여 주고 있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중국의 관점은 변함이 없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가 사드 배치 이전의 관계로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 대북 제재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도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전략은 한반도의 현상 유지에 있고, 이 정책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한·중 사드 갈등과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에 따른 우리의 대응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먼저 한국은 중국이 북한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낮추거나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대북 제재는 중국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국제 표준에 맞게 해야 한다. 끝으로 북한 핵무기 실전 배치가 가시권에 이른 지금 시간이 없는 한국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 [사설] 탈북자 급증 조짐, 관리 시스템 점검해야

    탈북자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 일가족이 북한을 이탈한 후 한동안 뜸했던 탈북 대열이 이어지면서다. 최근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10명이 단체로 우리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엊그제는 지난해 탈북한 북한의 권력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국장급 인사가 국내에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더욱이 생활고를 못 이긴 탈북자가 대종을 이루던 종전과 달리 당·정·군 간부 등 북한 체제의 기득권층까지 남한행을 감행하는 추세도 주목된다. 머잖아 대규모 ‘탈북 러시’를 예고하는 조짐일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런 징후가 실제 상황이 된다면 김정은 정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심각한 사태인 만큼 탈북자 수용·관리 시스템 전반을 치밀하게 점검할 때다. 통일부 통계를 보자.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감소세였던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9월까지 1036명이 입국한 추세라면 11월 중순에는 탈북민 3만명 시대가 열릴 참이다. 이를 김정은 정권의 붕괴 조짐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평양의 핵심 계층을 포함한 ‘이민형 탈북’이 늘어나는 배경이 뭐겠나. 북·중 접경 지대 주민들의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 탈북’과 달리 이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남한행을 결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면에는 폭압적인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한 짙은 회의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탈북 도미노’ 사태의 전조로도 읽힌다. 외교관 탈북에 분노한 김정은이 궁석웅 외교부 부상을 숙청했다는 소문까지 도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탈북민을 “먼저 온 통일”에 비유하며 관계 부처에 수용·정착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엘리트층이 김정은 체제에 등을 돌리고 있는 데다 핵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생계형 탈북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일 게다. 여기에는 북 세습 정권이 도탄에 빠진 북한 주민을 살리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인식이 깔려 있을 법하다. 그렇다면 탈북자 수용시설을 증설하는 미봉책으로만은 부족하고 탈북자들이 남한의 시장경제 체제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안착하도록 자활·자립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탈북자 성향에 따라 도시와 농촌에서 맞춤형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단기 대책과 함께 긴 눈으로 입체적 탈북자 관리 대책을 완비해 둘 필요성도 절실하다. 독일 통일 직전 사회주의 체제인 동독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한 해 30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증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아마겟돈 상태로 빠져들지 않고 난민을 흡수했던 서독 정부의 저력을 되짚어 보면서 경제력과 복지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내실을 미리 다져 놓아야 할 것이다.
  • 송파구·남양주시 자전거 정책 최우수

    서울 송파구는 자전거 안전교육을 받은 학생에게 ‘블루’나 ‘그린’ 등급으로 나눠 인증 이수증을 주는 등 자전거 안전교육에 관심과 흥미를 갖도록 했다. 지난해 28개 학교 3119명이 인증시험을 이수했다. 자전거 역사탐방,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자전거학교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전거 안전운전 습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행정자치부는 자전거 보유 1000만대 시대를 맞아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지방자치단체 자전거 우수시책 공모전에서 안전사고 예방 분야에 송파구, 이용 활성화 분야에 경기 남양주시를 각각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남양주시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경관을 따라 만든 자전거길과 물의 정원 초화단지, 능내역사 문화공원, 다산유적지 등 지역 명소를 기반으로 자전거 레저특구로 지정돼 지역특화자원과 연계한 자전거 레저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우수시책에는 이용자가 몰리는 광주천과 영산강에 자전거 서비스센터 8곳을 운영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지역 자활기관과 협력을 통해 자전거도로 모니터링 및 환경정비 협력체계를 구축한 전북 군산시에게 돌아갔다. 대구시의 도시철도 환승 자전거 주차장과 대전시의 자전거 안전교육 및 이용환경 개선, 울산시의 자전거 안전교육 확대사업, 울산 중구의 물에 뜨는 자전거 문화센터는 장려상을 받았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北 해외 노동자, 자발적 집단 한국행 첫 타진

    외화 상납·신변 불안 영향 결행 러시아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최근 우리 총영사관에 집단으로 망명 의사를 밝히고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KBS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 말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우리 총영사관에 탈북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인근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명 가까운 북한 노동자들이 우리 측에 망명 의사를 밝히며 관련 절차를 문의해 왔다고 KBS는 전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브로커 없이 대거 자발적으로 남한행을 택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설현장 숙소를 빠져나왔던 이들은 이후 국제인권기구를 통해 안전지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는 우리 정부와 국제기구가 이들의 한국행을 위한 절차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망명 소식을 알고 있었고, 열악한 근로 환경과 북한 당국의 과중한 외화 상납 압박, 신변 불안 때문에 망명을 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현장과 공장 등에서 북한 노동자 2000여명이 일하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지난 6월 노동자 2명이 추락사하는 등 열악한 환경 탓에 노동자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내가 돈 주면 해줄 수 있느냐” 성매매 여고생 꼬드겨 조건만남한 담당 형사

    “내가 돈 주면 해줄 수 있느냐” 성매매 여고생 꼬드겨 조건만남한 담당 형사

    성매매 사건과 연루된 여고생의 담당 형사가 오히려 해당 여고생을 꼬드겨 ‘조건만남’을 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이승원)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9월쯤 경기도 수원시 한 경찰서 형사과에 근무하던 중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B(18)양을 처음 알게 됐다. B양은 조건만남을 통해 용돈을 벌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B양의 아버지가 성 매수남을 경찰에 신고한 것. 당시 사건담당 경찰관이었던 A씨는 그해 11월부터 B양을 밖으로 따로 불러내 “아직도 조건만남을 하느냐”며 친근하게 굴었다. 그러나 이내 본색을 드러내며 “내가 돈 주면 (성관계)해줄 수 있느냐”고 돌변했다. A씨는 2014년 11월부터 다음 해 10월경까지 모텔 등에서 5차례에 걸쳐 B양과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관계 대가로 B양에게 음식을 사주거나 돈을 쥐어 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B양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이 성매매하고 다니는 사실이 또다시 가족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워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에 응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담당 경찰관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청소년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는 일반적인 사안과 비교해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4월 A씨를 파면 조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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