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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쫀달고 옥수수’… 이 맛에 반해 또 왔니?

    ‘쫀달고 옥수수’… 이 맛에 반해 또 왔니?

    “검은색 찰옥수수 한 봉지 주세요.” “예, 한 봉지 5000원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지난 10일 오후 경남 고성군 고성읍 월평리 앞 국도 14호선 도로변.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가리는 파라솔과 간이천막 50여개가 거운마을과 곡용마을 앞 국도 양쪽 공터를 따라 줄지어 설치돼 있다. 옥수수 농사를 짓는 마을 농민들이 옥수수를 판매하는 노점이다. 차량들이 잇따라 노점 앞 갓길에 잠깐 멈춰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삶은 옥수수 한두 봉지씩을 사간다. “맛이 어떤지 먹어 보라”며 크기가 조금 작은 옥수수 1개씩을 덤으로 주는 인심 좋은 노점도 있다. 승차판매·구입(드라이브스루)을 이용하는 차량도 많다. 고성 옥수수 판매 거리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인기를 끄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이미 30년 전부터 시작했다.●1개 덤으로~인심 좋은 노점도 창원시~고성군~통영시를 잇는 국도 14호선 고성군 구간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옥수수 판매 노점 거리’가 형성된다. 고성에서 생산되는 지역 특산품 옥수수를 즉석에서 삶아 판매한다. 특히 월평리 국도 200m 구간 양편에는 노점 40~50개가 몰려 시장을 이룬다. 모두 월평리 옥수수 작목반 농민들이 운영한다. 이곳에 노점이 생긴 지는 30년이 넘었다. 마을 주민 몇몇이 수확한 옥수수를 길가에서 삶아 팔았는데 반응이 좋자 주민들이 하나둘 동참, 명소가 됐다. 월평리는 남해안 바닷가에 있다. 월평리 국도 주변에선 해마다 6~9월이면 넓은 옥수수밭을 볼 수 있다. 고성군과 옥수수 재배 농민들은 “월평리 옥수수는 수확 때까지 밤낮으로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맛이 더 달고 쫀득하다”고 자랑한다. 농민들은 날마다 아침 일찍 옥수수를 수확해 집이나 노점에서 삶아 판다. 거운마을 김갑수(75)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1000여평에 농사를 지어 노점에서 판매한 지 30년이 넘었다”며 “월평리 옥수수 거리에서 한번 옥수수를 사먹어 본 손님은 ‘맛있다’며 다시 찾는다”고 했다.월평리 옥수수 농가와 고성군은 재배환경이 비슷하고 삶는 방식도 큰 차이가 없어 어느 집에서 살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고성군은 옥수수를 맛있게 삶는 방법을 표준화했다. 센불과 중간불, 약한불에 20분씩 1시간 동안 삶은 뒤 불을 끄고 10분쯤 뜸을 들인 다음 건져내면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최고로 맛있는 옥수수가 된다. 삶을 때 약간의 소금과 합성감미료를 넣기도 한다. 곡용마을 주민 황모(67·여)씨는 “6년 전 남편과 함께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옥수수 농사를 지어 노점에서 판매한다”며 “단골이 많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노점을 한다는 강모(65)씨는 “6월 중순부터 노점을 열고 그해 농사지은 옥수수를 다 팔 때까지 운영한다”며 “주말이나 휴가철 바쁜 날에는 며느리가 나와 도와준다”고 말했다. 강씨는 “노점이 늘어나면서 손님이 분산되다 보니 해마다 수입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군에 따르면 고성 지역에는 모두 432농가에서 137㏊에 옥수수를 재배한다. 월평리는 70여 농가 45㏊다. 고성 옥수수는 미흑찰, 미백2호, 흑점2호 등 찰옥수수 3품종이다. 종자는 강원도 옥수수연구원에서 공급한다. 미흑찰은 알 전체가 검은색으로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많다. 파종해 95~110일 뒤 수확하는 중생종이다. 미백2호는 알이 흰색으로 병해충에 강하며 고소하고 씹는 느낌과 맛이 좋다. 파종한 뒤 85~100일 지나 거둔다. 흑점2호는 점박이 옥수수다. 고성 찰옥수수는 2~5월 파종해 6월 중순부터 수확한다. 본격 수확기는 휴가철인 7월이다. 한 노점 주인은 “7월에는 주말이나 휴일에 하루 100만원어치 넘게 파는 노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고성 옥수수거리에서 노점하는 농민들은 그해 생산한 옥수수가 모두 팔리면 철수한다. 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9월 초다. 고성군 거류면은 올해 처음으로 9~10일에 옥수수 축제를 했다. 해풍을 맞고 자라 쫀득하고 달콤하다고 해서 ‘쫀달고 옥수수’라고 부르는 고성 옥수수를 명품 브랜드로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올해 첫 축제는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판매와 고성동부농협 외곡지점 앞에서 승차판매 등만 했다.●빵·과자·물엿·술로 변신하는 옥수수 옥수수는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뒤 유럽으로 전파돼 전 세계로 퍼졌다. 옥수수는 밀, 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로 꼽힌다. 최대 생산국 미국은 대부분을 사료와 바이오 에너지인 에탄올을 만드는 데 쓴다. 우리나라에 옥수수가 들어온 것은 고려시대 원나라 설과 조선시대 명나라 설이 전해진다. 옥수수 이름은 중국 음인 ‘위수수’(玉蜀黍)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강냉이’로도 불리는데 중국 강남 지역인 화난지방(양쯔강 유역)에서 들어왔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옥수수는 수확하면 당분이 빠르게 녹말로 바뀌어 단맛이 급속히 떨어진다. 그래서 수확하자마자 찌거나 삶는 것이다. 고성 국도변 노점 옥수수가 맛있는 이유다. 바로 먹을 수 없을 때는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삶는 것보다 찌는 게 더 맛이 좋다. 옥수수는 우유와 궁합이 잘 맞아 대부분의 시리얼은 옥수수로 만든다. 옥수수 품종은 사료용과 식용이 다르다. 공업용과 사료용은 오목씨(마치종)다. 통조림용은 굳음씨(경립종)다. 찌거나 삶아 먹는 품종은 찰옥수수(나종)이며 스위트콘(감미종)은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아 식용과 통조림으로 쓴다. 전분은 연립종으로 만든다. 팝콘은 유일하게 튀김옥수수(폭렬종)로 만드는데 쥐이빨 옥수수라고도 부른다. 생으로도 먹는 초당옥수수는 단옥수수(감미종)를 개량했다. 경북 지방에서는 단옥수수와 초당옥수수를, 강원도에서는 찰옥수수를 주로 재배한다. 옥수수는 가루로 빻아 빵, 과자, 물엿, 술도 만든다. 옥수수는 속대, 수염 모두 버릴 게 없는 건강식품이다. 식이섬유가 많아 장 건강에 좋다. 옥수수 씨눈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나쁜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과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E의 한 종류인 토코페롤이 풍부해 피부노화 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다. 항산화 성분인 루테인도 있어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트립파톤 성분도 풍부해 위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잠을 깊이 잘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로테아제 성분을 고농도로 함유해 결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대에는 잇몸질환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는 인사돌 주요 성분인 베타시토스테롤도 많이 있다.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입안을 헹구면 잇몸 질환과 입안 염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옥수수수염은 이뇨작용을 촉진하고 부기를 없앤다. 말려서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 옥수수는 필수 아미노산 등이 부족해 식사 대용으로 오래 먹는 것은 좋지 않고 혈당지수(GI)가 높아 주의해야 한다.
  •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진실 승리’. 1989년 ‘6·25 전쟁 북침설’을 가르쳤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된 강성호(59)씨의 첫 재판 날, 법정으로 가는 길목에서 수갑 찬 손을 들어 올린 그의 손바닥에는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의 염원과 달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가시밭길이 계속됐다. 8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고 10년 동안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빨갱이 교사’라는 꼬리표는 평생 그와 가족들을 따라다녔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결국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면서 30년 만에 재심을 신청한 강씨는 다음달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일 강씨와 아내 서유나(56)씨를 서씨가 재직 중인 충북 청주시 수곡중학교에서 만났다.●노태우 정부, 전교조 와해 목적 기획한 정황 1989년 강씨는 충북 제천시 제원고등학교에 갓 부임한 초임 교사였다.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변해 학교의 불합리한 관행에 문제를 제기한 강씨는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그해 5월 24일의 기억은 32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다. 여느 때처럼 수업을 하다가 교무실로 불려가 그대로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제천경찰서 대공과로 끌려가 수갑을 찬 내 손을 내려다보는데 분필 가루가 묻어 있었다”고 했다. 그의 죄목은 국가보안법 7조 1항 위반. 6·25 전쟁을 미군에 의한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고무하는 교육을 했다는 혐의였다. 교장이 그를 고발했고 학생 6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형사에게 ‘나는 북침설을 가르친 적이 없다,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학생들이라고 하더군요. 다음날 새벽에 대질조사를 했어요. 불과 몇 시간 전에 교실에서 보았던 제자들이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경찰 조사부터 검찰의 기소, 사법부의 판결까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강씨가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의 일환으로 일본인 기자가 발간한 사진첩 속 평양 시내·금강산·백두산 사진을 수업시간에 보여 준 행위는 북한 ‘찬양’ 교육으로 둔갑했다. 6명을 제외한 반 학생 전체가 “강 선생님은 북침설을 가르친 적 없다”고 했고, 300여명의 학생들이 강씨의 구명을 위한 탄원서를 냈지만 철저히 무시됐다. 재판 과정에서 6명 중 2명은 출석부를 통해 그 수업시간에 결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도 “잠결에 들었다”, “수업시간에 엎드려 있었다”며 전후 맥락을 제대로 증언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1989년 10월 강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선고했다. 북침설 교육 사건은 노태우 정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와해할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볼 단서가 있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가 2007년 발간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보고서에는 “안기부는 교직원노조 내사를 하면서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전후로 본격화된 교사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을 통해 이른바 대국민 홍보심리전을 병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보다 앞서 2006년 강씨는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강씨는 “나와 제자들 모두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라고 말한다. 재심 재판부는 과거 북침설 교육 사실을 증언한 학생들을 지난 1월 다시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일부는 끝내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강씨는 “이제는 쉰이 된 그 제자들도 죄책감 속에 힘들게 살고 있다더라”며 “오죽했으면 얼마나 그때의 기억을 지우고 싶었던지 다들 개명을 했다”고 했다. 한 제자는 동문회 총무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조차 꺼내기 죄스럽지만 (선생님의) 얼굴을 뵙고 싶지 않다. 살아가면서 더 벌받고 살라고 하면 그리할게”라고 전했다. 제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강씨는 이렇게 말했다. “얘야, 네 잘못이 아니다. 선생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널 미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다. 다시 스승과 제자로 돌아가 따뜻하게 손도 잡아 주고 어깨도 두드려 주고 이름도 부르고 싶구나.”●법정 가는 길 손바닥엔 ‘진실 승리’ 네 글자 강씨가 다시 학교로 돌아온 건 10년이 지난 1999년 9월. 1994년 전교조 해직 교사 상당수가 복직했지만 강씨의 복직은 계속 미뤄졌다. 국보법 위반 ‘유죄’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교육청 1인 시위와 ‘강성호 교사의 진실을 알리는 모임’의 연대 투쟁 끝에 강씨는 충북 영동군 영동농고에서 다시 교편을 잡았다. 국보법으로 인한 낙인은 가족들의 삶도 뒤흔들었다. 경남 진주에 있는 강씨의 고향집에 경찰이 다녀가자 동네에는 “교사 됐다는 그 집 큰아들이 빨갱이라더라”는 소문이 퍼졌다. 해직 교사로서 강씨의 곁에서 어려움을 함께 견딘 건 아내이자 동지인 서유나씨였다. 영어 교사인 서씨 역시 전교조 소속이다. 서씨는 1990년 강씨가 쓴 책 ‘우리는 하나다’를 읽고 일면식도 없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충청도 아가씨한테 장가들고 싶다’던 강씨와 ‘민주 운동을 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던 서씨는 꼭 맞는 한 쌍이었다. 서씨는 “나는 현장에서, 남편은 전교조 사무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함께 참교육을 실천하자”는 마음으로 해직 교사인 강씨와 결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1991년 전교조 제천지회 사무실 인근의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서씨가 학교에서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의 일이다. “교장에게 남편의 책을 선물하면서 이 사람과 결혼을 한다고 했어요. 축하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악담을 하더라고요. 혁명가의 아내는 매우 비참할 거라고요.” 강씨는 “지역사회의 교육계는 서로 알음알음 다 아니까 사실상 연좌제처럼 아내가 학교를 옮길 때마다 ‘남편이 국보법 유죄 판결받은 교사’라는 얘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복직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 초반에는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 서씨는 교사 월급 45만원, 강씨는 전교조에서 한 달 13만원의 활동비를 받던 시절이었다. 서씨 역시 학교의 전교조 탄압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 “1990년대만 해도 전교조 조합원이 된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저도 전교에서 유일했고요. 교장은 전쟁 세대니까 ‘북침설’ 교사의 아내인 저를 더 경계했지요. 제 수업 때면 빗질을 하는 척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염탐을 하거나 교무실에서 이유 없이 화를 내곤 했어요. 교장 직권으로 원치 않는 지역으로 전보시킨 적도 있고요.” 전교조 결성 30주년을 맞은 2019년 5월, 강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늘 생각했던 일”이었다. “이 사건을 본 제자들도 국가 사법시스템에 배신감이 생기고 언론에 불신을 품게 됐지요. 교사로서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 거짓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제 삶을 통해 알려 줘야 하지 않겠어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재심 재판은 선고 공판만 남겨 두고 있다.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또다시 유죄를 구형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형량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이었다. 강씨는 “검찰의 시각은 1989년이나 2021년이나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통일교육과 국보법 공존 못 해… 폐지를” 이번 재심을 계기로 수사기관과 사법부, 언론 모두가 반성하기를 강씨는 바란다. 그는 “이 사건은 이미 유무죄 차원을 떠났다. 내가 무죄라는 건 세상이 다 안다”면서 “재심으로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권위주의 정권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해 한 교사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과정에서 경검과 재판부, 언론은 각각 어떤 잘못을 했는지 돌아보고 교훈을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 부부는 궁극적으로 국보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화통일 교육과 국가보안법은 공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보법은 학교 교육에서 남과 북의 분단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남겨 준 법입니다. 제가 ‘빨갱이 교사’가 됐을 때 동료 교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강성호 그런 사람 아닌 것 다 알아도 북한 얘기는 절대 수업 시간에 꺼내면 안 되겠다 싶었겠죠. 편을 가르고 분단을 고착화하는 법은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 [단독] 막막한 독박육아·막연한 자책… 엄마는 핏덩이와 몸을 던졌다

    [단독] 막막한 독박육아·막연한 자책… 엄마는 핏덩이와 몸을 던졌다

    ‘산모 3명 중 1명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 출산 후 겪는 산후우울증을 방치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 주는 통계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5년 전국 20~40대 기혼 여성 1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비율은 2%나 됐다. 애꿎은 갓난아기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응답자의 절반(50.3%)은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아기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1명(11.8%)은 ‘아기에게 욕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산후우울증을 단순히 개인과 가족의 영역에만 놔 둬선 안 되는 이유다. 11일 서울신문은 지난 5년간 법원에서 확정된 33건의 산후우울증 관련 사건을 분석했다. 산후우울증이 원인이 된 범죄 중 가장 많은 것은 ‘살인’으로, 전체 사건의 절반인 16건을 차지했다. 또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7건), 마약·약물(3건), 음주운전(2건), 공무집행방해(1건), 절도(1건), 방화(1건) 등 다양했다. 방치된 산후우울증이 개인은 물론 사회를 위협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특히 판결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산후우울증에 빠진 이들을 방치하면 어떤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이주 여성, 타국 생활에 육아는 공포 그 자체 “나는 진짜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는 못된 사람이다.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 모두에게 미안하다. 안녕.” 출산 후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던 국내 거주 외국인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속 육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던 A씨에게 들이닥친 산후우울증은 그의 삶을 한순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베트남 출신 A씨는 2019년 말 딸을 출산했다. 산부인과에서 퇴원해 집에 와 보니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다. 가뜩이나 타국 생활에 외로움을 타던 A씨에게 육아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출산 후 육아를 도와 달라고 베트남에 있던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한국으로 모셔 왔지만, 이들은 금전을 요구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산후우울증에 걸린 A씨에게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출산인데 뭘 그렇게 유별나게 하나’라며 꾸짖고 나무랐다. A씨는 점점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딸이 태어난 지 13일 되는 날. A씨는 남편에게 아기를 키우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자, 남편은 A씨를 근처 병원의 정신과에 데려갔다. 그러나 병원 측은 입원한다 해도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이라 치료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엇보다 A씨가 입원을 하면 아기를 돌볼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대신 A씨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병원 측은 A씨의 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남편에게 아내를 혼자 두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라는 메모를 남기고 딸과 함께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졌다. 딸은 사망했고,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장애를 갖게 됐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A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어머니인 A씨의 범행으로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고귀한 생명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게 됐다는 점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외국인인 A씨가 남편 외에는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었다는 점을 감안했다. A씨가 자신의 손으로 어린 딸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모든 게 내 탓”… 숨쉬기도 힘든 고통의 나날 B씨는 2015년 결혼한 지 2년 만에 아기를 낳고 산후우울증에 빠졌다. 무기력증과 우울감, 판단 능력 저하 등 여러 감정이 B씨를 덮쳤다. 아기를 잘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항상 가슴을 짓눌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우울증이 깊어진 어느 날 B씨를 대신해 남편이 퇴근 후 밤늦게까지 아기를 돌봤고, 다음날 늦잠을 자게 되면서 지각을 했다. 그러자 B씨는 또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며 한동안 내조를 못 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어떤 날 그런 감정에서 겨우 벗어나는 것 같다가도, 얼마 뒤에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B씨의 상태는 나빠졌다가 좋아지기를 반복했다. 무려 7개월이나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충동적으로 생후 7개월 된 아이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극단적인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전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번에는 아이를 잃게 됐다. 재판부는 “B씨는 산후우울증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면서 “피고인만 살아남게 된 점, 이 범행으로 인해 받게 되는 국가의 형별 이외에도 자신의 어린 자식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므로 어떤 의미에서 형벌보다 더 큰 고통을 추가로 받게 될 수 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밤샘 수유에 수면 부족… 기댈 곳이 없다 ‘대한민국 엄마’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독박육아와 수면부족은 산후우울증에 빠진 엄마들을 더 극단으로 밀어 넣는다. C씨는 출산 이후 수유를 하느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늘 피곤함에 시달렸다. 심한 젖몸살까지 앓아 몸 상태도 안 좋아졌다. 남편은 오전 6시에 직장에 출근해 밤 9시 넘어 돌아왔다. 남편을 포함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자 C씨에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고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덧 아기는 만 3세가 됐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등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더뎠다. C씨의 스트레스는 깊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손가락질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병원에 입원해 우울증 치료를 받았음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기 때문에 내 인생이 힘들게 됐다’는 생각이 C씨를 삼켰다. 조현정동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그는 결국 아기의 생명을 빼앗으려 했다. 다행히 그때 집에 돌아온 남편이 그를 제지하고 아이를 구했다. 재판부는 C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들뿐만 아니라 판결문에는 산후우울증의 영향으로 물건을 훔치거나 건물에 불을 지른 사례도 담겨 있었다. 산후우울증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술을 마신 뒤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기 위해 음주운전을 한 사건도 있다.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빠진 다른 엄마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병원 처방을 받고 이를 이용해 수차례 부적절한 방법으로 수면제를 구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정신·신체적으로 각종 변화를 겪는 산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단독] ‘우울한 엄마’ 3배 늘었다

    [단독] ‘우울한 엄마’ 3배 늘었다

    “아기까지 버리고 도망가고 싶었다”2019년 고위험군 1000명당 24.4명정신건강센터 연계 비율 절반 안 돼관리·지원 미흡… 국가시스템 시급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산후우울증은 축복이었던 출산을 한순간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이고 가벼운 우울감에 육아 스트레스와 정체성 혼란까지 더해지면 ‘산후우울증’이란 깊은 늪에 빠진다. 동반 자살이나 영아 살해 등 파국에 이른 사례도 우리 주변에 흔하다. 이런 심각성에도 국내에서는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신문은 5회에 걸쳐 ‘처음 쓰는 산후우울증 리포트’를 연재하고 산후우울증 관련 통계와 연구자료, 설문, 산모들의 사연 등을 바탕으로 정책적·제도적 개선 방향을 찾고자 한다. 출산 후 우울증을 겪는 ‘우울한 엄마’의 비율이 5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을 통해 입수한 ‘보건소 산후우울증 관리 실적’의 고위험군 산모와 ‘연도별 출생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1000명당 7.3명이던 산후우울증 고위험 산모는 2019년 24.4명으로 3.34배 급증했다. 2016년 14.3명(5810명), 2017년 23.1명(8291명), 2018년 26.8명(8747명) 등 해마다 증가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검사 건수 자체가 급감하면서 17.0명(4623명)을 기록했다. 산모 가운데 극히 일부만 보건소에서 산후우울증 검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실제 고위험군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별검사를 받은 산모 중 고위험 판정을 받은 비율은 2015년(10.95%) 이후 2020년(10.81%)까지 꾸준히 1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아기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 형성, 유아 발달, 가족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던 김현주(35·가명)씨는 “그토록 바라고 기다렸던 아기를 버리고 도망가고 싶었다”면서 “차라리 내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단 생각만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면 부족과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김씨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고 말했다. 남편과의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으며, 급기야 베란다에서 몸을 던지는 상상까지 했다고 한다. 이처럼 산후우울증은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지만 이에 관한 정부의 대책이나 관리 시스템은 미흡하다. 특히 고위험 판정을 받고 정신건강센터 연계 등 후속 관리가 이뤄진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고위험 산모의 정신건강센터 연계 비율은 2015년 59.95%에서 2019년에는 43.24%로 오히려 16%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산후우울증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당장 아기의 정서적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아기가 성인이 되면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루빨리 산모의 우울증 관리 및 양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기는 중국] 대변 제공하고 돈버는 알바 등장…월급 118만 원

    [여기는 중국] 대변 제공하고 돈버는 알바 등장…월급 118만 원

    대변으로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가 등장해 화제다. 중국 선전시에 소재한 선전웨이즈쥔바이오텍유한공사는 최근 대장 세균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대변 제공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해당사는 중국 최초로 AI를 활용한 장내 미생물 박테리아 연구 업체로 알려져 있다. 업체 측은 일명 ‘건강한 똥균 이식 연구’를 위해 18~40세의 건강한 대변 제공자를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제공받은 대변은 대장암 등 대장 질환 치료제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제공자는 1개월 내 최대 22회 대변 기증이 가능하다. 1회당 제공료는 300위안으로 월 최대 6600위안(약 118만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아르바이트 모집 소식을 공유, 참여를 권유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선전시는 중국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고 살아남기 힘든 도시이지만, 돈을 가장 쉽게 벌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면서 “오늘 당장 대변 제공자 신청서를 제출하겠다. 똥 한 번 시원하게 누고 2~3선 도시 회사원 평균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니 이만한 꿀 알바가 또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내 남편과 아들을 당장 대변 제공자로 신청하겠다”면서 “하루에도 두세 번 씩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남편과 아들 모두 이 아르바이트만 선발되면 더 이상 힘든 회사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의 진가가 발휘될 날이 왔다”는 등의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이 같은 화제성에 대해 업체 측은 엄격한 기준으로 참여자를 선별하고 있다는 추가 입장을 밝혔다. 업체는 참여자 선발 시 흡연, 음주 여부를 고려하여 평소 건강한 장을 관리해온 인물을 선별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 4일 이상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지, 잠은 충분히 자는지, 평소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지 등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참여 전 6개월 이상 금연 유지, 일 평균 2시간 이상 꾸준한 운동, 기름지고 튀긴 음식 섭취 금지 등을 선발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B형간염, C형 간염, 매독, 에이즈, 폐결핵, 우울증, 조현병, 자폐증 등의 질환자도 선발이 제한된다. 다만 업체 측은 해당 기준을 통과한 사람은 장기적인 대변 제공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까다로운 조건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보아하니 대변으로 돈을 버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대도시에서 돈을 버는 것은 반드시 진입장벽이 높다. 이번에도 역시나 돈 버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쉽게 돈을 벌려는 시도는 역시나 꿈에 불과했다. 금연에 금주, 잠도 푹 자고 평소 우울증도 없는 대도시 거주민이 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생후 20개월 딸 시신 아이스박스에 버린 엄마 구속영장

    생후 20개월 딸 시신 아이스박스에 버린 엄마 구속영장

    생후 20개월 된 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버려둔 엄마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2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중순쯤 숨진 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대전 대덕구 자신의 주거지 안에 방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A씨 다른 가족으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 집에서 피해 아동 시신을 발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시신 곳곳에는 골절과 피하 출혈 등 학대 흔적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피해 아동은 A씨 남편 등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하다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종적을 감춘 A씨 남편 행방을 쫓는 한편 A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시신 곳곳에 학대 흔적…20개월 딸 아이스박스에 버린 母 영장

    시신 곳곳에 학대 흔적…20개월 딸 아이스박스에 버린 母 영장

    생후 20개월 된 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버린 엄마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11일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2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중순쯤 숨진 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대전 대덕구 자신의 주거지 안에 방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A씨 다른 가족으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 집에서 피해 아동 시신을 발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시신 곳곳에는 골절과 피하 출혈 등 학대 흔적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피해 아동은 A씨 남편 등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하다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종적을 감춘 A씨 남편의 행방을 쫓고 있다.
  • [단독]엄마는 신생아를 안고 몸을 던졌다…위험한 ‘산후우울증’

    [단독]엄마는 신생아를 안고 몸을 던졌다…위험한 ‘산후우울증’

    ‘3명 중 1명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 출산 후 겪는 산후우울증을 방치하면 얼마나 위험한 지 보여주는 통계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5년 전국 20~40대 기혼 여성 1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비율은 2%로 조사됐다. 애꿎은 갓난아이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응답자의 절반(50.3%)은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11.8%)은 아이에게 욕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산후우울증을 단순히 개인과 가족의 영역에만 놔둬선 안되는 이유다.11일 서울신문은 지난 5년 간 법원에서 확정된 33건의 산후우울증 관련 사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후우울증이 원인이 된 범죄 중 가장 많은 것은 ‘살인’으로 전체의 절반인 16건을 차지했다. 또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7건), 마약·약물(3건), 음주운전(2건), 공무집행방해(1건), 절도(1건), 방화(1건) 등 다양했다. 방치된 산후우울증이 개인은 물론 사회를 위협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특히 판결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산후우울증에 빠진 이들을 방치하면 어떤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생후 13일 핏덩이와 몸을 던진 베트남 엄마 “나는 진짜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는 못된 사람이다.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 모두에게 미안하다. 안녕.” 출산 후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던 국내 거주 외국인 A씨는 이 말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속 육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던 A씨에게 들이 닥친 산후우울증은 그의 삶을 한순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베트남 출신 A씨는 지난 2019년 말 딸을 출산했다. 산부인과를 나와 집에 와보니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다. 가뜩이나 타국 생활에 외로움을 타던 A씨에게 육아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출산 후 육아를 도와달라고 베트남에 있던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한국으로 모셔왔지만, 이들은 금전을 요구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산후우울증에 걸린 A씨에게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출산인데 뭘 그렇게 유별나게 하나며 꾸짖고 나무랐다. 그리고 A씨는 점점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딸이 태어난지 13일 되는 날. A씨는 남편에게 아기를 키우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자, 남편은 A씨를 정신과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 측은 처음에는 A씨의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며 입원을 권유했다. 그러나 입원한다 해도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이라 치료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엇보다 A씨가 입원을 하면 아기를 돌볼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 병원에서는 대신 A씨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병원 측은 A씨의 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남편에게 아내를 혼자 두지 말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라는 메모를 남기고 딸과 함께 몸을 던졌다. 딸은 사망했고,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장애를 갖게 됐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A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어머니인 A씨의 범행으로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고귀한 생명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게 됐다는 점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외국인인 A씨가 남편 외에는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었다는 점을 감안했다. A씨가 자신의 손으로 어린 딸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무기력·우울감·죄책감에 늪에 빠진 엄마 B씨는 2015년 결혼한 지 2년 만에 아기를 낳고 산후우울증이 뒤따라왔다. 무기력증과 우울감, 판단 능력 저하 등 여러 감정이 B씨를 덮쳤다. 아기를 잘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항상 어깨를 짓눌러 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어느 날은 우울증이 깊어진 B씨를 대신해 남편이 퇴근 후 밤늦게까지 아기를 돌봤고, 다음날 늦잠을 자게 되면서 지각을 했다. 그러자 B씨는 또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며 한동안 내조를 못 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어떤 날 그런 감정에서 겨우 벗어나는 것 같다가도, 얼마 뒤에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B씨의 상태는 나빠졌다가 좋아졌다를 반복했다. 무려 7개월이나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B씨는 충동적으로 생후 7개월 된 아이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극단적인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전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번에는 아이를 잃게 됐다. 재판부는 “B씨는 산후우울증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며 “피고인만 살아남게 된 점, 이 범행으로 인해 받게 되는 국가의 형별 이외에도 자신의 어린 자식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므로 어떤 의미에서 형벌보다 더 큰 고통을 추가로 받게 될 수 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독박육아·수면부족에 증상 악화돼 대한민국 엄마들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독박육아와 수면부족은 산후우울증에 빠진 엄마들을 더 극단으로 밀어 넣는다. C씨는 출산 이후 수유를 하느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늘 피곤에 시달렸다. 심한 젖몸살까지 앓아 몸 상태도 안 좋아졌다. 남편은 오전 6시에 직장에 출근해 밤 9시 넘어 귀가했다. 남편을 포함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자 C씨에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고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덧 아기는 만 3세가 됐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등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더뎠다. C씨의 스트레스는 깊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손가락질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병원에 입원에 우울증 치료를 받았음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기 때문에 내 인생이 힘들게 됐다’는 생각이 C씨를 삼켰다. 조현정동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그는 결국 아기의 생명을 빼앗으려 했다. 다행히 그때 집에 돌아온 남편이 그를 제지하고 아이를 구했다. 재판부는 C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들 뿐만 아니라 판결문에는 산후우울증의 영향으로 물건을 훔치거나 건물에 불을 지른 사례도 담겨 있었다. 산후우울증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술을 마신 뒤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기 위해 음주운전을 한 사건도 있다.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빠진 다른 엄마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병원 처방을 받고 이를 이용해 수차례 부적절한 방법으로 수면제를 구했다. 그는 약국에서는 약사가 조제실에 들어간 사이 앞에 놓여 있던 다른 사람들 처방전 14장을 가방에 몰래 가지고 나오기도 했다.
  • 아이티 대통령 부인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 채 총알에 벌집이…”

    아이티 대통령 부인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 채 총알에 벌집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 옆에서 총상을 입은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육성을 공개했다. 모이즈 여사는 10일(현지시간) 대통령 부인 공식 트위터에 아이티 크레올어로 된 음성 메시지를 올려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한밤중 집에 쳐들어와 남편에게 한 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로 벌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당시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에 열두 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모이즈 여사는 “난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난 여러분(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SNS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또 생전의 남편이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 개정을 놓고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몸이 낫는대로 남편의 일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모이즈 여사가 이렇게 남편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한 것은 미주 대륙 최빈국인 아이티의 정국 혼란에 더욱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누가 정국을 수습할 총리를 맡을지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상원은 자체적으로 임시 대통령을 지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이티의 국정 책임을 맡고 있다. 조제프는 지난 4월 조제프 주트 총리가 갑자기 사임하자 외교장관에서 임시 총리로 임명됐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 7일 관보 특별호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총리와 내각이 통치한다고 밝혔고, 마티아스 피에르 선거장관도 오는 9월 26일 대통령 및 의원 선거 때까지 조제프 총리가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제프 총리는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암살 이후 정부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티에는 대통령 유고시 대법원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1987년 헌법, 의회가 투표를 통해 임시 대통령을 뽑는 2012년 개정 헌법이 있다. 그런데 2012년 개정 내용이 프랑스어로는 반영됐지만, 또 다른 공용어인 크레올어로는 번역되지 않아 두 헌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두 헌법을 모두 적용해봐도 후계자를 찾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최근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사망해 1987년 헌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아이티의 정국 혼란 탓에 의회 선거가 제때 치러지지 못해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3분의 2가 임기가 끝난 상태다. 2012년 헌법을 통해 의회가 임시 대통령을 선출할 길도 막혀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의사 출신의 아리엘 앙리가 최고 권력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 전에 조제프 총리를 대신할 새 총리로 지명됐지만 공식 취임 선서는 하지 못했다. 앙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나라 자신이 아이티를 이끌어야 하고 그에 부합하는 새 정부를 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새 내각은 정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현재 선거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것이고, 이 위원회가 새로운 선거일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26일인 선거일이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아이티 상원은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제프 총리를 향해 앙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랑베르 의장이 임시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원은 아예 없고 상원 의원 역시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남지 않아 임시 대통령 선출이 가능한 정족수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아이티 대통령 사후에 경쟁자 간 권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 뒤 “암살 직전 지명된 총리가 주도권을 주장하면서 권력투쟁이 태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아이티의 대선과 총선을 예정대로 9월에 치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아이티 대통령 암살 가담한 미국인 둘 “우린 통역일 뿐, ‘마이크’가 주동자”

    아이티 대통령 암살 가담한 미국인 둘 “우린 통역일 뿐, ‘마이크’가 주동자”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17명 가운데 미국 국적 용의자 둘이 일당의 통역을 위해 고용됐을 뿐이라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이틀이 지난 9일까지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19명이다. 경찰은 콜롬비아인 17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을 체포하고 전날 취재진에 공개했다. 교전 중 사망한 콜롬비아인 4명과 도주 중인 콜롬비아인 5명을 포함해 총 28명이 암살 작전에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용의자 11명은 아이티 주재 대만대사관에 침입했다 체포됐으며, 2명은 시민들에게 발각돼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아이티 대통령 암살에 가담하게 됐는지, 범행을 사주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클레멩 노엘 판사는 9일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체포된 두 용의자는 그룹 내 통역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판사에 따르면 아이티 태생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주민인 제임스 솔라주(35)와 조제프 뱅상(55)은 체포 직후 신문에서 이번 작전이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모의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전달받은 임무는 대통령을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하는 것이었으며, 둘은 대통령이 살해된 방 안에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판사는 전했다. 뱅상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마이크’라는 이름의 외국인이 계획의 주동자라고 말했으며, 솔라주는 인터넷에 올라온 통역 구인 공고를 보고 합류했다고 진술했다. 솔라주는 인터넷에 자신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이티 크레올어를 구사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보수를 얼마나 받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노엘 판사는 솔라주가 “매우 얼버무리는 방식으로 대답했다”고 NYT에 전했다. 뱅상은 사건 전 6개월 동안 아이티에서 사촌과 머물렀고 솔라주는 한 달 동안 머물렀다고 했다. 미국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 등에 따르면 솔라주는 건물 유지보수업체와 소규모 자선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범죄 기록은 없다. 그는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자신을 ‘외교 에이전트’라고 소개했으며, 20대 때 보안회사를 통해 아이티 주재 캐나다대사관의 경호인력으로도 잠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암살 당일 사저 바깥에서 촬영된 동영상에서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이라고 외친 인물이 바로 솔라주라고 노엘 판사는 NYT에 확인해줬다. 앞서 아이티 경찰은 두 미국인과 콜롬비아인 26명이 모이즈 대통령 암살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나머지 콜롬비아인 용의자들도 보안회사 등을 통해 고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콜롬비아 경찰은 17명의 전직 콜롬비아 군인들이 암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4개 업체가 모집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용 당시 이들이 아이티 대통령 암살 임무를 맡게 될 것을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체포된 콜롬비아인 용의자 프란시스코 우리베의 아내는 이날 콜롬비아 W라디오 인터뷰에서 남편이 ‘CTU’라는 업체로부터 월 2700달러(약 310만원)에 고용됐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내는 남편이 업체로부터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유력 인사의 가족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우리베가 실제로 단순 경호 업무인 줄 알았는지, 아니면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아내는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인 7일 밤 남편과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다며, 아이티로 건너간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군 출신인 우리베는 2008년 동료 군인과 함께 민간인을 살해한 후 교전 중 사살된 범죄자로 위장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또 다른 콜롬비아 국적의 용의자 마누엘 안토니오 그로소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미니카공화국 수도의 관광 명소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콜롬비아와 미국 정부는 자국민의 연루 가능성이 있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7일 새벽 사저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 2월 취임 후 야권과 첨예하게 대립해와 정적이 많았다. 정권의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 치안 악화 등에 분노한 시위대가 2018년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 [여기는 중국] “공산당 행사 때문에”…결혼식 불참한 신부, 신랑만 홀로

    [여기는 중국] “공산당 행사 때문에”…결혼식 불참한 신부, 신랑만 홀로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사전 행사를 위해 본인 결혼식을 불참한 신부의 행동에 이목이 쏠렸다. 지난달 13일 산둥성 웨이팡에 소재한 중대형 결혼식장에 신랑 혼자 덩그러니 남아 식을 치룬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중국 베이징러바오 등 다수의 유력 언론들은 자신의 결혼식에 불참하고 공산당 100주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부 한디 씨에 대한 사연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산둥성에서 있었던 결혼식의 주인공 신부 한디 씨는 베이징 시소속의 공정위원회 간부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생의 한디 씨에게는 약 2년 전부터 결혼을 약속한 지금의 남편 차 모 씨가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고향인 산둥성에서 조촐한 약혼식을 가지고, 지난달 13일 고향인 산둥성 웨이팡에서 결혼식을 치루기 위해 식장과 호텔 예약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한 씨가 소속된 당 위원회에서는 공산당 창립 100주년 기념 사전 행사에 반드시 참석하라는 공고문이 내려졌다. 위원회에서는 한 씨에게 100주년 축하 행사 봉사단의 지휘, 통솔토록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한 씨를 비롯한 동료들이 약 7만여 명의 봉사단원들을 인솔, 천안문 광장까지 안전하게 통솔하는 담당자로 내정됐던 것이다. 한 씨는 위원회의 이 같은 내용의 통보가 내려진 직후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결혼식에 불참하고 당 위원회의 지시를 따르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곧장 신랑 차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결혼식 당일 불참해야 한다는 소식과 식장에 참석하는 수 백 명의 하객들을 위해 신랑 홀로 식을 진행해달라는 부탁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차 씨에게 “반 년 동안 준비한 결혼식을 함께 할 수 없어서 미안하다”면서도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직접 현장에서 축하할 수 있다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다. 내게는 (결혼식보다)더 무거운 책임과 사명이 주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산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 당과 국가가 필요하다고 (나를)부를 때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씨의 이 같은 통보로 차 씨는 어쩔 수 없이 하객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이후 차 씨가 모색한 방법은 온라인 영상을 통한 비대면 결혼식이었다. 신랑 차 씨는 행사 직전 신부 한 씨에게 웨딩드레스를 착용한 채 하객들에게 인사말과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영상을 촬영, 전송해 줄 것을 부탁했다. 물론 미리 사전에 녹화된 영상을 식장에서 방영하는 방법이었다. 이후 ‘신부 없는’ 결혼식장은 미리 촬영해뒀던 신부 영상으로 채워지면서 쓸쓸한 결혼식을 시작했다. 결혼식이 시작된 직후, 신랑 차 씨는 식장에 구비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웨딩드레스를 착용한 신부 한 씨의 영상과 연애 시절 촬영해뒀던 사진들을 연결해 만든 짧은 영상들을 연이어 상영했다. 영상 속 한 씨는 “앞으로 남편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면서도 “비록 식장에 참석하지 못해서 아쉽고 안타깝지만, 공산당원으로의 책임을 다해서 앞으로도 당과 인민이 영원이 나의 인생의 가장 맨 위 자리에 둘 것”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홀로 결혼식장을 지킨 신랑 차 씨에게 현장에 참석했던 수 백명의 하객들은 ‘신부없는’ 결혼식에 대해 문의와 질문을 쏟아냈다. 상당수 하객들은 남편 차 씨의 어깨를 두드리는 등 힘을 내라는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신부 없는 결혼식’에 대한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현지 누리꾼들은 신부 한 씨에 대한 찬반 논란의 댓글을 뜨거운 양상이다. 한 씨의 행동을 두둔한 누리꾼들은 “당 창립 100주년 축하 행사장에 참여하겠다는 신부의 선택으로 당이 향후 100년 동안 지금보다 더 빛날 수 있게 됐다”면서 “결혼식이야 한 번쯤 미룰 수도 있지만 당원으로 100주년 행사장에 참석해 자리를 빛낼 수 있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자 개인 스스로의 인생에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며 그의 선택에 응원을 보냈다. 반면 신랑 홀로 식장을 지키게 한 한 씨의 행동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누리꾼들도 다수 있었다. 누리꾼들은 “결혼식장과 100주년 기념 행사장은 거리로는 500km, 비행기로 이동하면 약 1시간 남짓한 거리”라면서 “직접 자가용을 운전해서 이동해도 단 6~7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 남편에게 이렇게 큰 피해를 줄 필요는 없었다. 결혼식 날짜를 변경하거나 무리를 해서라도 식장에 참석했더라면 남편은 물론이고 하객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 尹부인 논문 의혹에 與, 조국 의식 “표창장·인턴십 증명서도 아니고 저급” (종합)

    尹부인 논문 의혹에 與, 조국 의식 “표창장·인턴십 증명서도 아니고 저급” (종합)

    “저급해…먼지털이식 수사해도 할 말 없어”조국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정경심 징역형“연좌제 운운 전 영부인 의미부터 되새겨야”“이렇게 낯부끄러운 케이스는 처음” 尹저격윤석열측 “이재명 추미애 논문 표절 조치나”더불어민주당이 9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의혹을 거듭 부각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인턴십 증명서 위조 의혹과 비교해 맹공을 퍼부었다. 정 교수는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으로 인한 사문서, 입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김용민 “범죄 혐의 있다면 신속히 수사 착수해야” 김영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턴십 증명서나 대학 표창장도 아니고 석박사 논문”이라면서 “온 가족과 주변이 먼지털기식 수사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보다 더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검찰이 윤 전 총장의 부인을 포함해 윤 전 총장 등 온 가족이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 부인의 논문 표절 문제가 커지고 있다”면서 “범죄 혐의가 있다고 하면 신속히 수사를 착수해야 한다. 남편이 검찰총장 출신이라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학 청년최고위원은 “저급한 논문으로 어떻게 학위를 받을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연좌제를 운운하기 전에 대한민국 영부인의 의미부터 되새겨야 한다”고 꼬집었다.“결혼 전 배우자 논문도 단연 검증대상”“뻔뻔함 Yuji 해 석박사 명함 팠나” 김의겸 “김건희, 쥴리할 시간 없었다더니멸문지화 수준으로 尹에 철저히 적용하라”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러 논문 의혹을 봐왔지만 이렇게까지 낯부끄러운 케이스는 처음”이라면서 “결혼 전에 쓴 배우자 논문도 당연히 검증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도 직접 아내가 석사학위도 2개나 받았다고 자랑한 바 있다”면서 “그래놓고 이제 와 검증을 거부하는 것은 너무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위 소속 박찬대 의원은 김씨 논문의 ‘회원 유지’가 영어로 ‘member Yuji’로 표기된 것에 빗대 “뻔뻔함 Yuji 하고 논문만 통과시켜 석박사 명함 파자?”라고 비꼬았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전날 “김건희씨는 석사학위 2개에 박사학위까지 받느라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면서 “이 정도로 거칠고 조악한 논문을 쓰느라, 게다가 베끼느라 바빴느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조국 장관 가족을 멸문지화에 이를 정도로 혹독하고 가혹한 수사를 펼쳤다”면서 “부당한 방법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 강의까지 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조국 가족에게 했던 철저한 조사를 자신에게도 적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법원, 정경심 1심서 징역 4년 법정구속“동양대 표창장 등 7대 스펙 모두 허위” 앞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 교수는 2013∼2014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한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아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1심에서 자녀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한 ‘7개 스펙’을 모두 허위로 보고 업무방해와 사기, 사문서 위조·행사 등 혐의로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당시 “단국대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아쿠아팰리스 호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분자인식연구센터 등 모든 인턴 활동 확인서가 허위”라면서 “피고인은 자기소개서와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하는 데 적극 가담했고 입시비리 관련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라고 밝혔다.특히 쟁점이 됐던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서는 “위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가 컴퓨터를 할 줄 몰라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를 위조한 것은 조 전 장관이고, “정 교수가 딸 인턴확인서 작성을 위해 조 전 장관과 공모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허위 경력서가 제출되면서 서울대와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도 맞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정 교수를 향해 “피고인은 단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입시 비리를 진술한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 개인적 목적을 위해 허위주장을 했다고 함으로써, 법정에서 증언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계기를 제공했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했다.尹측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논문은?”“與, 자당 대선후보 표절 조치해라” 맞불 이와 관련 윤 전 총장 측은 김씨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여당의 공격에 대해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등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해명을 공개 요구했다. 부인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부정 의혹 관련 여권의 공세에 대한 ‘맞불’ 놓기다. 윤 전 총장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단 알림에서 “김건희씨 결혼 전 논문 문제는 해당 대학 조사라는 정해진 절차를 통해 규명되고 그 결과에 따를 문제”라면서 “여당은 자당 대선 후보들 본인의 논문 표절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대는 연구윤리위원회를 꾸리고 김씨의 2008년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 논문 등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대변인실은 “여당의 대선 후보와 최고위원 등은 결혼하기도 한참 전인 2007년도 배우자 논문을 직접 평가하면서 ‘검증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당이라면 배우자가 아닌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등 자당 유력 대선후보들 본인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백신 부작용 무서워 피하다…코로나로 숨진 美 여성의 사연

    백신 부작용 무서워 피하다…코로나로 숨진 美 여성의 사연

    미국 중서부 미주리 주의 한 중년 여성이 백신 부작용이 두려워 접종을 피하다가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뉴스위크 등 현지언론은 지난달 9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투병 끝에 사망한 미주리 주 그레인 벨리 출신의 트리시아 존스(45)의 사연을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 수가 무려 62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의 사연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존스는 백신 접종자 중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혈전(혈액 응고) 부작용과 같은 여러 뉴스를 접하고 백신 접종을 계속 주저해왔다. 특히 그의 모친인 데보라 카마이클이 올 봄 백신을 맞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이같은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모친은 "딸이 백신과 관련된 여러 부작용 관련 뉴스를 보고 접종을 매우 두려워했다"면서 "결국 접종을 망설이며 미룬 것이 최악의 선택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이같은 결정은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중학교에 다니는 존스의 아들이 지난 4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후 존스와 남편이 차례차례 감염된 것. 특히 존스의 병세는 악화돼 5월 초 병원에 입원했고 얼마 후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상황이 됐다. 이후 조금씩 병세가 호전되는가 했으나 호흡기 건강이 나아지지 않아 결국 지난달 9일 세상을 떠났다.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은 존스의 모친을 통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모친은 "45세 나이의 딸을 잃게 될 것이라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면서 "백신 접종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싶지 않다면 백신 접종을 제발 중요하게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 “불미스러운 일로 오니 알려고 하지 마라” 軍은 성추행 피해자 보호해주지 못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오니 알려고 하지 마라” 軍은 성추행 피해자 보호해주지 못했다

    ‘공군 중사 사망사건’ 중간수사 발표 관련자 22명 입건·10명 재판 넘겨 초동 ‘윗선’ 공군 법무실 수사는 ‘뒷전’“새로 오는 피해자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전입을 오니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마라.” 성추행 피해 후 부대 상관으로부터 회유와 압박 등 2차 가해에 시달리다 2개월만에 새 부대로 옮기게 된 고 이모 중사에 대해 새 부대 정보통신대대장(중령)은 주간회의에서 준·부사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중대장(대위) 역시 부하들에게 “이번에 전입오는 피해자에 성 관련된 일로 추측되는 사건이 있었다”며 이 중사의 피해사실을 전했다. 작전지원전대장(대령)은 소문 유포 금지 등 2차 피해 단속을 지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대장도 이를 확인·감독하지 않았다. 이 중사는 부대 전출 후 이틀 동안 부단장 신고를 비롯해 17곳을 돌며 전입인사를 해야 했다. 이 중사는 성추행 피해가 발생하자 군에 신고하고 상담을 받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군은 피해자 보호에서부터 수사와 보고 전 과정에서 총제적으로 부실 대응한 것이다. 이 중사의 남편은 “(아내가) 단장이든 지휘관이든 ‘성추행 당한 여군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보자’는 식으로 느꼈다고 했다”고 말했다.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은 9일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중사 사망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관련자 22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1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1일 국방부가 공군으로부터 사건을 이관받아 대대적 수사에 착수한 지 38일만이다. 검찰은 이미 보직해임된 6명 외에도 이 중사의 원소속 부대이자 성추행 및 2차 가해가 발생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장 등 9명을 보직해임 의뢰하기로 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누락한 공군 본부 군사경찰단장(대령)과 늑장 보고를 한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 등 16명은 과실이 중대하다고 판단돼 형사 처분과 별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검찰단 수사 결과 20비행단부터 공군본부에 이르기까지 사건 발생 이후 처리 과정에서 부실 수사, 사건 은폐 등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특히 이 중사 사망은 발견 당일인 5월 22일 이성용 당시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지만, 국방부 조사본부에서는 강제추행 사실을 누락시키고 ‘단순 변사사건’으로 허위보고했다. 군사경찰단장과 중앙수사대장 등 2명은 재판에 넘겨졌다.성추행 피해 직후 피해자와 가해자의 즉각적인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오히려 상관들로부터 피해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회유·압박 등 2차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 중사가 청원휴가 이후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속하기 위한 공문 처리에서도 첨부한 인사위원회 결과와 전출승인서, 지휘관 의견서 등 관련 문건에 성추행 피해 사실이 고스란히 노출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단은 피해자가 군사경찰에서 최초 조사를 받은 3월 4일 ‘진술 녹화영상’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공군중앙수사단 캠코더 9대와 메모리카드 34개 전량을 포렌식한 결과 당시 촬영 및 파일삭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 진술조서상 영상녹화 부(不)동의서에 수기로 기재된 ‘부’자 등에 대한 필적과 지문 등을 감식한 결과 피해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녹화영상은 현재로선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번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사건 초기 20비행단 군검찰 수사 과정에서 상부 조직인 공군검찰이 당시 어떤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등 핵심 내용은 빠졌다. 초동수사의 ‘윗선’으로 지목된 공군본부 법무실에 대해 검찰단은 지난 16일 전익수 법무실장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24일째 한 차례 소환 조사나 포렌식도 이뤄지지 않았다.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감내하기 힘든 고통으로 군인으로서의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고인과 유족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삼가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광혁 국방부 검찰단장은 “향후 남은 추가 의혹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기소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될 수 있도록 비위사실을 확인해 보직해임·징계 등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집행유예 중 마약’ 황하나 징역 2년 실형

    ‘집행유예 중 마약’ 황하나 징역 2년 실형

    재판부 “범행 부인하며 반성 안 해”황씨 측 “지인들 주장일 뿐 증거 없어”마약 검사 방해하려 제모·염색도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마약을 투약하고 물건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하나(33)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이선말 판사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절도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40만원을 명령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3일 황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5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마약 관리법을 위반해 집행유예 기간에 있었음에도 동종 범죄와 절도 범죄를 저질렀고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을 하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황씨는 지난해 8월 남편 오모씨와 지인인 남모·김모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고, 같은 달 말에도 오씨와 서울 모텔 등에서 필로폰을 맞는 등 5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29일 김씨의 주거지에서 에르메스 벨트, 루이비통 신발 등 시가 50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도 받는다. 기소 당시 황씨는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앞서 그는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3차례 투약하고,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황씨 측은 모든 혐의에 대해서 부인해왔다. 황씨 측 변호인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수사기관이 지인들의 자백 진술 등에만 근거해 기소했으며 범죄 장소에 피고인이 실제 있었다고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황씨 등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내용이 담긴 황씨 남편 오씨의 유서와 주사기에서 검출된 황씨의 DNA, 혈흔 등을 근거로 마약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황씨가 수사기관에 출석하기 하루 전날 왁싱 샵에서 전신을 제모하고 모발을 염색한 것은 마약 반응 검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강하게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 與 최고위 ‘윤모닝’…최고위원 6명 중 4명 ‘윤석열 공개 발언’

    與 최고위 ‘윤모닝’…최고위원 6명 중 4명 ‘윤석열 공개 발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9일 야권 1위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릴레이 비판을 이어가 ‘윤모닝’을 방불케 했다. 지난 2016~2017년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아침 회의마다 문재인 후보 비판으로 회의를 시작해 ‘문모닝’이라는 말이 나왔던 상황과 흡사하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는 최고위원 6명 중 4명이 자신의 공개 발언을 윤 전 총장 비판에 할애했다. 이날 발언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의혹에 집중됐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통해 국민 누구나 납득할 결과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그 과정에 범죄 혐의가 있다라고 하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남편이 검찰총장 출신이라도 처벌을 피해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김영배 최고위원은 김씨의 논문 표절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을 비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인턴십 증명서나 대학 표창장도 아니고 석사·박사 학위 논문”이라며 “비교해 이름 꺼내기도 미안한 조 전 장관과 가족 수사할 때 입시자율성 이런 것은 고려했느냐”고 말했다. 또 “인턴십도 아니고 박사학위 논문인데 최소한 압수수색과 기소부터 당하고 먼지털이 수사당해도 할 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 시절 내세운 엄격한 잣대 앞에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동학 청년최고위원도 윤 전 총장 협공에 힘을 보탰다. 이 청년최고위원은 “윤석열 신기루가 걷히고 있다”며“ 박사학위 논문 절반이 표절이고, 기본 양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좌제 운운 이전에 대한민국 영부인의 의미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발언을 거론했다. 강 최고위원은 “어떤 분이 ‘원전 오염수 태평양 방류는 과거에 문제 삼지 않았고 정치적 차원에서 볼 문제 아니다’고 했다. 일본 아베 전 총리일까, 스가 총리일까. 바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석열씨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로 삶의 터전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어민들의 절규 앞에 유독 윤석열씨만 태평하다”고 비판했다.
  • [씨줄날줄] 아이티 대통령 암살/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이티 대통령 암살/김상연 논설위원

    ‘대통령 암살’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일 것이다. 케네디는 1963년 11월 22일 낮 12시 30분 링컨 컨티넨탈 무개차를 타고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퍼레이드를 하다 인근 건물에서 날아온 총탄에 사망했다.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는 백주대낮에 젊고 앞날이 창창한 대통령이 화려한 카퍼레이드 도중 순식간에 쓰러지는 장면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1981년 3월 30일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도 수도 워싱턴의 힐튼호텔 앞에서 총을 맞고 죽을 뻔했다. 존 힝클리라는 청년이 권총을 발사하자 경호원들이 일제히 보여 준 민첩함이 인상적이었다. 말쑥한 양복 차림의 경호원이 어느새 기관총을 뽑아들고 사방을 경계했고, 다른 경호원은 레이건을 짐짝처럼 거칠게 전용차 뒷좌석으로 밀어넣고 차를 출발시켰다. 병원에 도착해 수술실로 실려 가는 와중에 공화당 출신인 레이건이 의료진에게 “제발 당신들이 공화당원이면 좋겠소”라는 농담을 던졌다는 일화는 지도자의 여유와 낙천성, 인간미를 보여 주는 사례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민간인의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 미국에서는 이처럼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종종 있었지만, 레이건을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총을 맞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호 기법이 발달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야만성이 감소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카리브해에 있는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7일 새벽 1시쯤(현지시간)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살해되는 충격적 사건이 일어났다. 부인 마르틴도 총격에 중상을 입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8일 긴급 소집되는 등 국제사회는 경악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암살은 큰 트라우마를 남긴다. 레이건이 피격을 당한 이후 부인 낸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한다. 낸시는 ‘암살 트라우마’로 대통령의 일정과 안전을 점성술사에게 의지하는 등 경호에 과도하게 개입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케네디 사망 직후 린든 존슨 부통령이 창졸간에 권력을 승계하는 장면은 형용하기 힘든 슬픔과 숙연함을 던진다. 암살 후 불과 2시간 8분 뒤 존슨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그의 옆에는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이 서 있었다. 재클린은 카퍼레이드 중 남편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바로 옆좌석에서 지켜봤다. 그 충격과 슬픔을 통곡할 겨를도 없이 공식 의전에 따라 권력 승계 의식에 참석한 것이다. 공인의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역자 정은귀영미문학 중심도 엘리엇 같은 男작가섹스턴, 작품에 본인 상처 그대로 담아삶에 밀착된 여성 목소리 소개 나설 것 리치 ‘우리 죽은 자들…’ 옮긴 이주혜2016년 문단 미투 통해 여성서사 갈구‘기획된 작가 ’리치도 생존 위해 애써타인 여성이 가족보다 더 이해할 수도지난해 출간된 두 권의 주목작. 미국의 여성 시인 앤 섹스턴(1928~1974)의 시집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다. ‘제2물결’이라 불리는 페미니즘 논쟁이 첨예했던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열렬히 활동했던 두 시인의 행보는 그 자체가 ‘문제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던 시절 섹스와 낙태, 우울증, 불륜 등 금기의 소재를 가감 없이 건드린 섹스턴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성애는 강제됐다고 주장하며 성애의 범위를 심화·확장한 ‘레즈비언 연속체’ 개념을 다룬 리치의 산문이 출간된 것도 처음이었다. 섹스턴의 시집은 정은귀(52)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가, 리치의 책은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주혜(50) 작가가 각각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는 산문집에 나오는 리치와 페미니스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만난 일화에서부터 출발해 가부장제하에서의 돌봄 노동을 말하는 소설 ‘자두’(창비)를 써서 역자 후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여성상과 불화하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인(섹스턴)과 세 아들의 엄마로 남편이 권총 자살하고 나서 레즈비언으로 살다 간 페미니즘 사상가(리치). 이들의 삶을 옮긴 또 다른 두 여성을 만나 ‘번역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왜 오늘에 와서 그 시절 미국 여성 시인들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될까요. 이주혜 전적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은 걸 그즈음 깨달은 거죠. 문학계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일어났잖아요. 문학 독자들은 2030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더이상 이런 식의 흐름을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구가 당연한 흐름이어서 한국에서도 여성 작가들이 약진해 세계로 뻗어 나갔고요. 한켠에서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았을까요. 정은귀 지금까지 그 부분이 제대로 들려지지 않았던 거죠. 저는 영미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소위 정전화된 작가들은 다 남성 시인들이에요. 한국에서는 T 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현대 시사에서 양대 산맥인 것처럼요. 미국에서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퓰리처상을 네 번 받을 동안 리치는 한 번도 못 받았고, 앤 섹스턴은 한 번 받았어요. 그만큼 기울어진 지면이었고요. 사실 섹스턴은 제가 3년 이상 원고를 끌어안고 있느라 늦어진 면도 있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늦었지만 시기적으로는 가장 적절한, 적시의 도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10년 전에 나왔으면 안 읽혔을 거 같아요. 이 ‘적절한 도착’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요(웃음). 리치는 남편이 죽고 나서 생계를 책임지려고 나섰는데 교수 자리에 전부 남자 시인들만 있었던 게 불만이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교수가 됐을 때는 의도적으로 여성 문인,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들을 더 발굴하려고 했고요. 그때 연구한 작가가 산문집에도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 뮤리얼 루카이저와 제임스 볼드윈(흑인 게이로 차별 타파에 앞장섰던 민권 운동가) 같은 인물이에요. 한국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에 루카이저 시집(‘어둠의 속도’, 봄날의책)이 처음 나왔어요. 볼드윈도 다시 나왔고요. 한국의 출판 편집자들도 사실 독자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예요.-두 분이 생각하는 앤 섹스턴과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 두 사람 다 살고 싶은, 생명에의 의지가 여성으로서 너무 컸던 사람들이죠. 리치가 시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많이 받은 쪽이라면, 섹스턴은 전혀 트레이닝돼 있지 않았던 인물이고요. 출산 후유증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으면서 치유를 위한 시를 썼어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았지만 항상 사랑이 고팠고,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어요. 그게 또 딸과의 관계로 전이가 됐구요(알코올 중독이었던 섹스턴의 어머니는 딸에게 질투와 비난을 일삼았고, 섹스턴은 자녀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보람됐던 게 섹스턴은 자신의 통증을 시에 고스란히 가져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리스트인데요. 아픈 목소리로 꺼끌꺼끌하게 표현해요. 그가 시를 써 나가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이에요. 저 또한 매일 여성으로서 부여받는 여러 역할에서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데요. 섹스턴처럼 앓으면서 번역을 하는데, 이제서야 섹스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리치 산문집을 번역하면서 ‘정말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웃음). 리치는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기획된 작가’거든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전에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인식을 고스란히 답습했던 인물이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들 셋을 내리 낳으면서 삶이 흔들린 거죠. 내가 원한 건 시를 쓰는 것뿐이었는데 그것조차 보장이 안 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좌절감, 여성들은 다들 한 번씩 느끼잖아요. 거기서 분열이 시작되는 거죠. 저는 리치를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삶의 위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봐요. 미국의 백인 지식인 여성으로서 미국이 저지른 수많은 세계적 범죄들에 자신의 책임이 있으며, 인종차별,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리치는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투과막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그걸 표현한 것이 시라고 얘길 해요. 생각해 보면 섹스턴도 정치적인 책을 쓰진 않았지만 사실 그 자체로 정치적이에요. 여성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잖아요. 그래서 리치도 섹스턴에 대해 “두뇌는 가부장적이지만 뼈와 피는 여성의 문제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인”이라고 말해요. -이들의 글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정 저는 학생들한테 번역은 시 비평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얘기를 항상 해요. 그러나 비평가로서 과도한 해석은 안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번역할 때 최대한 윤문을 자제해요. 원문에 모호하게 표현돼 있으면 그 모호함을 살리고, 풀어 쓰기를 안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윤문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긴장을 끝까지 줄타기하듯 가지고 가죠. 제가 느끼는 원래 시의 목소리 결을 한국어에 담으려는 노력을 최대한 많이 합니다. 이 산문은 문장도 중요하지만 그 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이 책 번역하는 데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가 했던 작업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참고해야 할 자료들도 많았고요. 아까 시 번역에서 중요한 게 비평이라고 하셨는데, 산문은 이해죠. 제 선에서 이해가 안 되면 엉뚱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게 바로 오역이거든요. 특히나 리치의 주요 개념인 레즈비언 연속체, 정치적 레즈비어니즘에 관한 논쟁이 트위터 등에 있어서 이 산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존재가 실체감 있게 다가왔어요. 리치에 관해 번역된 쪽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참고하며 그 번역이 갖고 있는 아쉬움을 한 번 더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죠. -여성 번역가로서 여성 문인들의 삶을 옮기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 역자로서 의식적으로 여성 시인만을 고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를 너무 좋아하니까 번역을 하다 보면 그 시인의 시와 사랑에 빠지고 최대한 그 목소리로 갈아타는 거죠. 스스로의 경험이 언어화되는 게 시고, 가장 실험적이고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는 게 시인데요. 남성 시인과 여성 시인의 시는 목소리가 달라요. 남성 시인들이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여성 시인들의 시는 삶과 밀착된 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 삶이 호흡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죠. 연구자·교육자로서 여성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도 해요. 이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고요. 남편이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게 결혼 제도이고 이성애 제도고요. 리치가 말하는 ‘제도로서의 모성’이 무엇인지를 제 생활에서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제 삶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번역이었고 소설 쓰기였어요. 그래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 서사를 읽었을 때 위안을 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자두’에서도 하려고 했던 얘기지만,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건 오히려 가족보다도 타인인 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번역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끈’을 느껴요.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 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읽고 자기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면에서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를 여성 번역자가 그나마 근접하게 틀리지 않고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가님은 소설을 쓰고, 정 교수님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와 산문을 쓰시죠. 두 분 인생에서 번역이라는 일은 나머지 다른 삶과 어떻게 연계돼 있나요. 이 저에게 번역은 읽기로 시작해서 쓰기로 완성되는 스펙트럼이 긴 작업이거든요. 읽고 해석하고 비평해서 다시 문장으로 쓰는 그 사이클이 익숙해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러다 보면 리치와 비숍의 일화처럼 어떤 화소(모티프)들이 저에게 다가와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들이요. 번역은 제게 일종의 허브 같은 거예요. 읽기에서 쓰기로 가는 긴 과정들 속에 많은 것이 뻗어 나가는. 정 진은영 시인이 제게 “시와 시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모든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매번 한국어와 영어를 가지고 더블플레이를 해요. 두 언어 사이의 한계를 항상 느끼고, 번역한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 생각에서도 놓여나려고 노력을 해요.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번역은 번역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번역도 딱 제 나이, 이 시점에서의 읽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거운 느낌에서 약간 놓여난다고 할까요. 읽는 경험을 나눔으로 만드는 게 번역이고, 그걸 조금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 마음 속 뚫린 구멍들에 따뜻한 위로 스며들다

    마음 속 뚫린 구멍들에 따뜻한 위로 스며들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주인공저마다 아픔 간직하며 일상 살아가희로애락 끝은 인간·삶에 대한 긍정한여름 선물 같은 열한 편의 이야기60대 할머니인 ‘나’는 어느 날 아파트 단지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킥보드를 훔쳐 타면서 가족들로 말미암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어느 밤’). 오래 근무하던 회사에서 잘리게 되자 오빠들과 돌림자를 쓰는 게 싫었던 나는 과거와 절연하려고 이름을 바꾸려 한다(‘여름방학’). 어머니가 살인 혐의로 감옥에 간 뒤 세 자녀는 집을 팔고자 모인 자리에서 각자 인생의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운다(‘블랙홀’).‘단편소설의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중견 작가 윤성희의 여섯 번째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 속 인물들은 이처럼 저마다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인공들은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비틀려 있는 삶을 다각도로 보여 준다. 작가는 이 일그러진 틈새를 차분히 들여다보며 분열과 미움을 심는 대신 따뜻한 말투로 위로를 전한다. 소설에는 노년 여성의 삶을 여러 시선에서 조명한 서사가 적지 않다. ‘여름방학’의 나는 적금 만기를 몇 달 앞두고 퇴직한 상황이 불만스러울 법도 한데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한다. ‘남은 기억’의 나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 영순을 만나 그와 함께 한 국수 가게에 욕을 해주러 간다. 이 가게는 영순의 남편과 내연 관계였던 여자가 차린 곳으로, 그렇게 영순과 친구 사이의 앙금이 메워진다. ‘어느 밤’에서 킥보드를 타고 아파트 단지를 돌다 넘어진 나는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지난 삶의 궤적을 훑는다. 노년에 접어든 여성들은 고요히 멈춰 있기를 거부하고 활기와 생명력을 되찾고자 노력한다. 이를 읽는 독자들은 나는 어떤 식으로 나이 들어가게 될까, 정갈하게 늙는 것이 무엇일까 자문하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은 또한 상처받은 일상을 여러 겹의 감정으로 덧댄 채 앞으로 나아간다. ‘눈꺼풀’의 나는 10대 남자아이로 단짝 친구의 배신에 상심하다 버스에 치여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다. 그러나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같이 찾아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족의 목소리는 ‘나’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표제작 ‘나만의 만우절’에서 가족은 아빠와 사이가 안 좋은 고모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3년 만에 고모를 만나러 가지만, 거짓말이라는 말을 듣고 각자가 품고 있던 이야기를 서로에게 내보인다. 마음을 답답하게 옥죄던 비밀의 부피가 줄어들며 가족끼리 세웠던 칼날도 무뎌지는 것이다. ‘네모난 기억’의 주인공 정민이 “인생 새옹지마란다. 아버지는 늘 그렇게 말했어요”(165쪽)라고 한 말은 지금 우리의 삶이 버거워 보일지라도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작가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사람들 마음에 뚫린 구멍을 들여다보았고, 그들에게 구멍을 빠져나올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따뜻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고 싶었다”며 “불행에 처한 삶이 많더라도 우리는 어쨌든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펼쳐 놓은 끝에 인간과 삶에 대한 긍정으로 나아가는 단편 열한 편은 한여름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쏠쏠한 감동을 준다. 이는 결국 완숙하고 예리한 작가의 시선 덕분 아닐까.
  • 원자력연구원, 北 추정 해킹조직에 12일간 뚫렸다

    원자력연구원, 北 추정 해킹조직에 12일간 뚫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근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에 12일간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올 상반기 국가 배후 해킹조직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9% 증가했으며,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지난달 피해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정보위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정원은)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6월 1일 피해를 신고받고 조사 중이며, 12일 정도 해킹에 노출됐다”면서 “국정원이 그간 패스워드를 바꾸라고 했는데 연구원이 이행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고 전했다. 해킹의 배후에 대해서는 북한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핵심 기술자료가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해킹 정황이 포착돼 조사 중이며, 항공우주연구원도 지난해 일부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11월 해킹을 당했으나 북한 소행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최근 북한 당국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한식 말투와 옷차림이 유행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오빠’라는 호칭까지도 단속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북한 당국이)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고 ‘여보’라고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도 오빠라는 표현을 쓰지만, 남편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것은 남한식 표현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남친’(남자친구)이라는 단어와 ‘쪽팔린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각각 ‘남동무’, ‘창피하다’로 쓰도록 단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남측 옷차림이 유행하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집중 단속하고 있고, 길거리에서 남녀가 포옹하는 등 스킨십 역시 청년층의 일탈행위로 보고 ‘혁명의 원수’라며 이를 근절하자는 영상까지 제작한 것으로 국정원은 확인했다. 그만큼 북한 내에 남한의 대중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사회주의 수호전’을 내걸고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남한 문물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다. 남한 영상물 유포자는 최대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이 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장마당 등 시장경제 통제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불만 표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현재까지 대규모 코로나19 발병 징후나 백신 반입은 파악되지 않았다. 하 의원은 “확진자도, 백신도 없다”며 “그래서 김정은도 백신을 맞았다는 동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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