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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중·베트남 분쟁/정기홍 논설위원

    ‘칠종칠금’(七縱七擒)은 제갈량이 중국 남부지방인 남만(南蠻·지금의 윈난성)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잡고 일곱 번 놓아주었다는 고사다. 남만은 중국 남쪽의 오랑캐(이민족)를 이른다. 중국이 우리를 동이(東夷), 즉 동쪽 오랑캐로 불렀던 것과 같다. 제갈량은 남만 정벌때 “중국인을 남기면 군사와 군량이 있어야 하고, 이인(夷人·현지인)들이 상하면 우환이 생긴다”며 간접통치를 택했다. 이인의 소요를 우려한 것이다. 남만을 베트남 북쪽이라고 하지만 다른 지역이다. 하지만 이 고사는 고대 중국의 남부지방 통치철학을 엿보게 한다. 베트남은 오랫동안 국경을 맞대고 있는 대국(大國) 중국의 침략과 지배에 맞서 왔다. 양국의 분쟁은 기원전 2세기 말 한나라의 침공으로 남월(南越·남 비엣)이 멸망하면서 시작됐다. 당나라 때는 안남도호부(安南都護府)가 설치됐고, 이후 중국은 안남(安南)으로 칭했다. 당시 백제에 웅진도독부를, 평양에 안동도호부를 설치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후 송·원·명나라의 침략에 시달렸으나 중국에 조공을 바치면서도 굴하지 않고 인도차이나의 맹주 역할을 해 왔다. 베트남은 60년 동안 지배를 받아온 프랑스와의 독립전쟁(1946~1954년)에서 이겼고, 미국과의 전쟁(1959~1975년)에서도 승리했다. ‘30년 전쟁’으로 불리는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인 호찌민은 베트민(베트남 민주공화국·월맹)을 세우고 중국과 함께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전공을 세운 구찌터널과 베트콩은 세계 전사에서 ‘승리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베트남인들은 이를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1979년의 중·월 전쟁은 중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베트남이 소련의 편을 든데다 중국 화교들을 내친 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조그마한 베트남이 동남아의 맹주로 나선 것이 눈에 거슬린 것도 이유였다. 당시 ‘오뚝이’ 덩샤오핑(鄧小平)은 “꼬마 녀석을 혼내줘야겠다”고 호언했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베트남 민병대가 산악 지형에서 구사한 게릴라전에 중국은 혀를 내둘렀다. 양국은 이후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을 벌이다가 1988년에야 지긋지긋한 국경전쟁을 끝냈다.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원유 시추를 둘러싸고 양국이 다시 으르렁거리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벌어지고, 중국 정부는 자국민 7000여명을 본국으로 대피시켰다. 경제 보복도 밝혔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예속된 베트남 당국은 강력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베트남의 ‘구찌터널의 자부심’은 꺾일 것인가.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세계의 창] 中 해양굴기 최전선 남중국해

    [세계의 창] 中 해양굴기 최전선 남중국해

    남중국해가 중국 해양굴기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분쟁도서 석유시추에 베트남이 반발하고 미국이 중국에 ‘도발 중단’을 경고하고 있으나 중국은 남중국해가 자국의 ‘핵심이익’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내 반중(反中)시위 보도를 자제하던 중국 관영 언론들은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베트남 내 반중 정서를 대대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중 시위가 수그러들고 있음에도 중국인 철수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석유시추 주변 배치 선박도 130척으로 늘리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전쟁 준비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관련 국가 간에 국지전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중국해는 350만㎢의 광대한 바다와 수많은 섬 및 산호초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는 중국과 베트남 간 영유권 분쟁지다. 중국은 1974년 무력으로 이곳을 점령해 실효지배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지금도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 간 분쟁은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으나 중국이 이달 초 이 군도 인근에 10억 달러 규모의 석유시추 시설을 설치하면서 폭발했다. 시추시설은 베트남 연안으로부터 130해리(240㎞) 거리에 있는데 베트남은 이를 근거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공사는 불법이라며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시사군도 해역 안에서 진행되는 공사라며 맞서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공사에 항의하는 베트남 감시선에 물대포 세례를 퍼붓고 인근 상공에 초계함을 띄우는 식으로 베트남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 베트남 내 반중 시위로 중국인 2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지만 중국은 18일 시추 시설 주변에 함선 17척을 추가하면서 베트남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베트남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은 베트남이 군사적으로 약세이고 경제적으로는 자국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타이완 타블로이드지 왕보(旺報)는 19일 “베트남 내 반중 시위에 침묵하던 중국 관영 언론들이 18일부터 태도를 바꿔 베트남 비난 공세에 나선 것은 중국 내 민족주의를 고양시켜 수시라도 국지전에 나서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존슨 남 암초(중국명 츠과자오)에서 군사기지 건립을 강행해 필리핀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필리핀은 존슨 남 암초가 자국의 EEZ 안에 있다는 이유로 중국의 기지 건립에 반발하고 있으나, 중국은 필리핀 측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중국이 츠과자오에 군사기지를 건립하는 것은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난사군도에 제2의 남중국해 전략기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친중국계인 홍콩 대공보는 최근 “시사군도 융싱다오(永興島)에 군사기지가 들어선 뒤 하이난(海南)섬 기지 대신 융싱다오 기지에서 전투기를 출격시키면서 남중국해 방위 부담이 크게 줄었다”면서 “이처럼 난사군도 츠과자오에 제2의 기지가 들어서면 남중국해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2년 남중국해 주권 강화를 위해 시사군도 융싱다오에 난사·시사·중사 등 3개 군도를 통합한 싼사(三沙)시를 설립하면서 첫 번째 남중국해 군사기지를 건립한 바 있다. 필리핀은 중국이 2012년 자국과 분쟁 중인 남중국해 스카버러(중국명 황옌다오)를 무단 장악했다며 반발,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분쟁 중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영토라며 중재를 거부하는 등 일방통행식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집착하는 것은 우선 남중국해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석유, 천연가스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천연자원의 보고인 데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해 원유를 수송하는 해상교통의 요충지다. 중국의 국가전략 최우선 순위는 경제발전이며,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풍부한 자원과 물류 및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송로 확보가 필수적이므로 남중국해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국내 정치적 요인을 감안할 때도 남중국해는 일본과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만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이다.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은 세진 힘을 바탕으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 고유의 권리를 되찾는 의미가 있으며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세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남중국해가 중국 고유의 영토라고 교육받았으며, 이에 따라 당국이 남중국해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공산당은 국내 정치적 압력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베트남과의 갈등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강화하는 미국을 향해 남중국해가 자국의 ‘핵심이익’이란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을 방문한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지난 15일 미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석유시추 시설은 반드시 완공될 것이며, 미국이 객관적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 중국과 미국 간 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세계의 창] “中, 저질러 놓고 분쟁지 야금야금 수복 전략”

    [세계의 창] “中, 저질러 놓고 분쟁지 야금야금 수복 전략”

    “중국이 남중국해 현상변경을 통해 과거 강성시대를 재현하려는 시도를 구체화할 수록 주변국들의 반발과 공동 대응 그리고 미국의 ‘중국 억제’ 강화를 초래할 것이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샹(梁雲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서도 주변국들과 충돌을 빚는 현재 상황이 결과적으로 ‘중국 위협론’만 확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은 지난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베트남 지도자와 분쟁해역 공동개발 원칙에 합의해 놓고 왜 파라셀군도 인근 해역에서 석유시추 개발을 강행하나. -중국이 과거 남중국해 제도를 두고 주변국들에 공동개발 원칙을 내세운 것은 관리 능력이 없는 곳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동남아국들은 자신과 가까운 남중국해 섬들을 단독 개발해 왔고, 중국은 능력 부족으로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추면서 실효지배 강화에 나선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된 시사군도는 이미 1974년부터 중국이 통제했기에 중국 입장에선 분쟁이 없는 곳이므로 총리가 선언한 공동개발 원칙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은 자신들이 통제했던 곳은 분쟁이 없는 자신의 땅으로, 통제하지 못했던 곳은 분쟁이 있어 담판을 통해 공동개발해야 하는 땅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80%를 모두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운데. -중국이 역사 인식과 실력만으로 해결하려는 게 문제다. 법을 믿고 중재를 통해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의 수준으로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 →중국과 영토분쟁이 격화된 일본, 베트남, 필리핀 가운데 중국이 가장 상대하기 힘든 나라는. -일본은 자체적으로 강한 해·공군을 가지고 있어 중국이 선뜻 맞붙기 어렵고, 필리핀은 가장 약해 보이지만 미국이라는 동맹이 있어 중국이 함부로 힘을 쓸 수 없다. 베트남은 비록 미국이 지지 의사를 표하고 있으나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어서 중국과 충돌해도 미국이 나설 명분이 없다. 이런 이유에서 중국은 베트남에 물대포 등 무력도 쓰고 있다. 향후 국지적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고, 동남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다. →중국의 ‘해양굴기’ 승산은.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저질러 놓고 외교적으로 수습한 뒤 다시 일을 벌이고 있다. ‘살라미 전술’처럼 분쟁 지역을 야금야금 수복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충돌이 한 번 일어날 때마다 동남아 국가들을 단결시키고 미국에 개입 명분을 주게 된다. 미국은 이 같은 중국의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동남아국가들을 지원하면서 중국의 해양굴기 억제를 강화할 것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진핑, 北 방문 않고 한국 먼저 간다면 ‘정치적 의미’ 중요”

    “시진핑, 北 방문 않고 한국 먼저 간다면 ‘정치적 의미’ 중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 이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과 일본의 집단 자위권 추진 표명,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의 충돌 등 동북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이르면 6월 중 추진되는 것을 계기로 미국 내 활동 중인 한·미·중 3국 전문가를 초청해 중국과 미국, 한국, 북한 관계의 향방을 전망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현재 이 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체류 중인 주펑(朱鋒) 베이징대 교수, 주재우 경희대 교수가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한 평가는. -폴락 연구원 지난해 가을 취소됐던 말레이시아, 필리핀 방문을 재추진하면서 4개국 개별 접근에 그쳤다고 보지만 현지 발표 내용 등으로 볼 때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은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 그 지역 누구나 정책에 수긍해야 하는데 미국이 여전히 중동·유럽 등에 치중하면서 책임감에 대한 확신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에 가는데 재균형 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중국과 협력적 관계가 돼야 한다. 동맹국들의 이익과 중국과의 관계를 잘 섞는 것이 지역의 전략 이슈가 될 것이다. -주재우 교수 한국 관점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진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국인과 한국 정부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여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펑 교수 동맹에 대한 헌신과 아시아 안보를 위한 억지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아시아 중시·재균형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겠다는 것을 보여줬다. 필리핀과의 군대 재주둔 협정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 순방 임무가 ‘중국 봉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중국 요인’은 있다. 일본에서 영유권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중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다룰지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본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예고했는데 실제 가능성과 중국의 역할은. -폴락 연구원 북한의 지도자(들)가 중국의 의중을 신경 쓰느냐가 항상 문제다.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때가 되면 당연히 할 것이다. 북한이 지금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기술적 측면으로는 핵실험장 지하에 지금 실험을 할 핵무기가 있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이는 정치적 이유보다는 기술적 이유가 더 많이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무기 기술이 개선됐는지, 실제 사용할 수 있을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핵실험이 될 것이다. -주재우 교수 중국이 북한에 얼마나 더 압력을 넣을지, 또 김정은이 이를 수용할지는 회의적이다. 이 같은 평가는 6자회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나 중국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지난해 대북 독자 제재에 이어 고위층 방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할 등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본다. -주펑 교수 과거 15년을 돌아볼 때 평양이 베이징의 설득을 심각하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평양은 그동안 핵실험을 통해 식량 등 지원을 받으려는 측면이 강했는데 이제는 기술적으로 핵능력 확인을 위해 핵실험을 강행한다고 하면 또 다른 문제다. 흥미로운 것은, 베이징이 이번에는 북한에 상당히 강경하다.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엄중한 제재를 가할 것이고, 북한은 한 번의 핵실험으로 상처를 크게 입고 대가를 치를 것이다.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북한과 중국, 한국 등 관련국들 간 관계에 대한 평가는. -폴락 연구원 중국은 대북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 간 관계는 유지하지만 당 관계는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동시에 남한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재균형 정책’을 쓰고 있다. 중국이 김정은을 초대하지 않고 있는데 정권을 잡은 지 2년 반이나 된 김정은의 방중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정치적인 처벌 신호라고 본다. 더욱이 시 주석이 조만간 한국에 가는데 시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친밀해 보인다. -주재우 교수 중국이 북·중 관계를 예전보다 덜 강조한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시 주석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지 않고 남한에 먼저 간다면 이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던질 것이다. 중국 측에 물어보면 김정은 정권에 대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김정은 정권의 행동은 예측도, 이해도 어려우니 난감할 것이다. -주펑 교수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도발 행위를 일삼는 것이 중국 국익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예전처럼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주지 않을 것이다. 시 주석은 상대적으로 젊은 지도자이고 실용적이어서 박 대통령을 환대하는 반면 유치하고 일관성 없는 김정은은 좋게 보지 않고 있다. 중국과 한국, 북한의 새 지도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본다. →미 일각에서 한·중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폴락 연구원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어떤 협의도 마음을 열고 할 수 있을 만큼 관계가 좋다. 따라서 한·중이 가까워지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도 한·중 간 협의를 잘 듣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좀 불안할 수 있겠지만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다면 3국 간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중은 또 과거사 및 영유권 분쟁, 집단 자위권 등의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겪으면서 일본 정부에 공동 대응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도 서울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등 이에 어느 정도 동참했다고 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제로섬’ 상황이 되는 것을 선택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선택할 필요도 없다. -주재우 교수 한·미 동맹이 견고하다는 점과, 한·미·중이 북한 문제 등에서 현실적으로 같은 선상에 있다는 점, 한국 내 반미 정서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중, 한·미 관계는 절대로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없다. 한국은 과거 정부로부터 많은 경험을 얻었기 때문에 동맹에 기초해 균형을 잡고 있고 미·중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 -주펑 교수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한·미·중 간 북한 비핵화 및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등에 대한 목표와 방법에 대한 협의가 조금씩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3국 간 여전히 논쟁은 있지만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한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해 3국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서 협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연설’ 이후 통일에 관심이 많다. 미·중의 반응과 역할은. -폴락 연구원 미·중이 장기적으로 건설적인 관계를 정립하고 협업하려면 한반도의 통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연설 내용이 다소 정치적인 데다가, 중국이 여전히 북한(의 붕괴)에 대해 주저하기 때문에 시 주석이 방한하면 ‘독립적이고 평화로운 통일’ 정도만 언급하며 신중할 것이다. 미국은 남한 주도의 통일을 지지해 왔고,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지역 안정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미국에도 엄청난 이득이다. -주펑 교수 북한이 갈수록 약해지고 고립되면서 통일 얘기가 나오는데, 남북이 통일에 대해 컨센서스를 마련한다면 통일은 핍박받는 북한 주민들을 구제하고 동북아 평화와 비핵화 실현에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전문가들도 이전에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불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절반 정도가 지지하는 여론으로 바뀌었다. →최근 남중국해 문제 등 미·중 간 갈등은 어떻게 보는가. -주펑 교수 미·중은 전략적 라이벌로, 경쟁관계가 적대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지만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해야 한다. -폴락 연구원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이 관련국들과 남중국해행동강령(COC) 협상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역할은, 국제법을 지키라는 입장을 강조하는 선에서 중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베트남 반중 시위 불똥 우리 기업에 안 튀도록

    중국의 남중국해 원유 시추시설 설치로 촉발된 베트남의 반중(反中)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베트남의 20개 시민단체는 18일 오전(현지시간) 하노이와 호찌민, 롱안, 나짱 등 4곳의 대도시에서 반중 시위에 나섰다. 중국인 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지난 13일의 반중 시위에 이은 2차 시위다. 이날 시위는 베트남 정부가 원천 봉쇄를 하면서 큰 충돌 없이 끝났다. 하지만 대규모 시위가 재개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시위 사태로 자국 교민 3000명을 급히 귀국시킨 상태다. 지난 13일 시위에서는 시위대가 한국기업을 중국기업으로 오인해 50여곳이 기물 파손과 약탈 등의 피해를 입었다. 시위대로부터 탈출하던 우리 기업의 현지 사장이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시위가 발생한 하띤에서 일하던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의 근로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긴급 대피한 상태다. 우리 외교당국은 베트남 정부에 우려를 표시하고 우리 기업에는 태극기를 거는 등 긴급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중·베트남의 관계는 쉽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칫 외국기업에 대한 ‘노동 시위’로 변질될 우려도 없지 않다고 한다. 이번 시위가 해상 자원을 둔 양국 간의 이해관계에서 시작됐지만, 그 이면에는 외국 고용주에 대한 불만과 반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을 포함한 외국기업들은 저렴한 베트남의 임금 때문에 진출한 터라 불똥이 근로조건 개선 요구 등으로 번져갈 우려가 있다. 최근 수년간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급증했다. 삼성·LG와 포스코, 금호 등은 통신·가전과 전력, 도시개발, 공항, 조선소 분야에서 현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 1분기에는 한국의 직접 투자액이 7억 6560만 달러로 그동안 수위를 차지하던 일본을 제치고 외국인 투자액(전체의 22.9%)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LG전자의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휴대전화는 베트남 수출액의 18%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제1공장(연 1억 2000만대 생산)에 이어 3월에 비슷한 생산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해 양국 간의 투자·교역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베트남에는 이들 대기업의 근로자와 연관된 중소업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있다.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호찌민 등 남부 지역에 8만명, 하노이 등 북부 지역에는 7000여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호찌민 주변엔 15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있다. 베트남 당국과 우리 현지 공관은 기업과 근로자 등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책을 세우기를 바란다.
  • 펜타곤서 목청 높인 中 “美, 베트남 편들지 말라”

    중국의 남중국해 석유 시추로 촉발된 베트남 내 폭력 반중(反中) 시위가 일단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중국명 시사군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어서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6일 베트남 내 타이완 기업 공장의 노동자들이 작업에 복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폭력 양상을 띠던 반중 시위도 나흘 만에 수습되는 분위기라고 타이완 중앙연합신문망이 보도했다. 이번 시위로 가장 피해가 컸던 타이완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 등은 당국의 개입 아래 직원들이 작업장으로 복귀해 흐트러진 집기를 재정비하며 작업 재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 투자 이탈을 우려해 시위 참여자 1000여명을 체포하고 병력을 대거 동원해 추가 시위를 억지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도 파라셀이 베트남 영토임을 입증하는 역사 유물 전시회를 오는 26일까지 열기로 하는 등 중국에 맞서기 위한 비폭력 시위는 지속할 방침이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면서도 베트남이 ‘아시아 회귀·재균형’을 선언한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 힘겨루기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시추 행위는 중국 영해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중국은 시추 장비 공사를 반드시 완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 베트남 간 긴장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과 미국 간 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며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이에 뎀프시 합참의장은 “우리는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상황과 도발적인 행위가 어떻게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협의했다. 이런 문제들은 대화와 국제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석유 시추 공사를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팡 총참모장은 또 “남중국해에서 도발하는 나라들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편승해 자국의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라며 미국의 아시아 회귀·재균형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베트남 반중시위 이유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베트남 소요사태로 남중국해 동아시아 화약고 되나

    ‘베트남 반중시위 이유’ ‘베트남 시위’ ‘베트남 소요사태’ 베트남 반중시위로 중국인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현지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소요사태 배경이 된 남중국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이 주권을 앞세워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석유 시추에 나서자 베트남이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는가 하면 과격한 반중시위까지 벌어져 양국 충돌이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급기야는 14일 밤 베트남 중부 하띤성과 빈즈엉성 등에서 일어난 반중 시위로 중국인 노동자 2명이 숨지는 사망 사고까지 발생했다. 중국과 베트남 갈등은 지난 2일 중국 해양석유총공사가 베트남 해안에서 240㎞ 떨어진 파라셀 군도 인근에 석유 시추 시설을 설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중국 해사국은 오는 8월까지 석유 굴착을 진행하겠다면서 모든 선박의 주변 접근을 금지한다고도 선포했다. 베트남 당국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서 이뤄지는 원유 시추가 불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베트남 당국이 연안경비대 초계함과 어업지도선 등을 현장에 급파해 항의하면서 양국 선박 간 ‘충돌’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 선박 일부가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남부 호찌민 등에서는 “중국은 베트남의 석유를 훔치지 마라”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위가 벌어졌고, 이들 시위는 현지에 진출한 중국, 대만, 싱가포르 기업과 한국 기업 등을 공격하는 형태의 과격 시위로 번졌다. 외신 등은 중국의 석유 시추 조치가 자원개발 자체보다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지난해 11월 동중국해에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를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파라셀 군도 일대는 중국이 1974년 베트남과 전투를 벌여 이를 물리적으로 차지한 뒤 오랜 양국 갈등의 대상이 됐다. 쯔엉 떤 상 국가주석 등 베트남 최고 지도부는 과격시위 선동세력에 대한 처벌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분쟁도서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 중국에 원유장비를 철수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베트남 최고 지도부는 중국의 분쟁도서 원유시추를 강력히 비난하며 파라셀 군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이날 남부도시 호찌민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이 시추장비를 철수해야 한다”며 “이곳은 우리의 터전으로 결단코 중국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 총리 역시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을 찾아 현지 주민들과 만나 “영토는 신성한 것”이라며 국가주권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국제법에 따라 베트남해역에서 시추장비와 주변에 배치된 선박들을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반중시위로 중국인 1명 사망…베트남 시위 소식에 중국 반응은?

    ‘베트남 반중시위’ ‘베트남 시위’ 베트남 반중시위로 최초로 중국인 사망자가 나왔다. 베트남 중부 하띤성에서 14일(현지시간) 밤 벌어진 반(反)중국 시위 과정에서 중국인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가 15일 밝혔다. 중국이 최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중국명 시사군도)에서 원유시추를 강행하면서 베트남에서 반중시위가 빈발했지만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충돌은 반중 시위대가 하띤성에 건설 중인 대만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의 철강공장으로 몰려가 중국인 노동자들을 공격하면서 일어났다. 로이터 통신은 애초 현지 의사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인으로 보이는 16명과 베트남인 5명 등 모두 2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포모사 측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면서 1명이 숨졌다고 밝히자 로이터도 사망자가 1명이라고 전했다. 신화 통신은 그러나 전날 공격 이후 지금까지 약 10명의 중국인이 행방불명이라는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포모사 철강 공장은 한국의 포스코건설과 삼성물산이 수주를 받아 건설하던 것으로 한국인 노동자도 200여명 일하고 있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한국인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업체가 다수 있는 남부 빈즈엉성 공단에서도 14일 낮부터 베트남 근로자들이 공장 기물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과격시위를 벌여 50여개의 한국업체를 포함해 약 460개의 외국업체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곳에서 600여명의 시위대를 연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4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위대의 공격을 피해 베트남을 떠나 인근 캄보디아로 피하는 중국인도 수백명이라고 캄보디아 경찰이 밝혔다. 커트 찬타리스 캄보디아 경찰 대변인은 “어제 중국인 600명이 바벳검문소를 통해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왔다”며 “이들은 프놈펜의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로 갔으며 100여명은 바벳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은 현재 시위가 베트남 전체 63개주 중 22개주로 확산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 철회에 나서기 전에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민 사망 소식과 관련해 베트남 정부에 엄중히 항의하며 자국민의 안전과 법적 권리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反中시위로 중국인 사망… “중·월 전쟁 이래 최악”

    중국과 베트남 간 남중국해 영토 갈등으로 촉발된 베트남 내 반중(反中) 시위로 중국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 중부 하띤 성에서 지난 14일 밤 벌어진 반중 시위로 중국인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90여명이 다쳤다고 타이완 중앙연합신문망이 15일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베트남 내 중국인 10명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사망자 수를 21명으로 보도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베트남 내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공격 목표가 되자 베트남과 인접한 캄보디아로 피란 중이라고 홍콩 대공보가 보도했다. 사고는 반중 시위대가 하띤 성에 건설 중인 타이완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의 철강 공장으로 몰려가 중국인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중국이 양국 간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인근 해역에서 진행 중인 석유 시추 공사의 중단을 촉구하는 반중 시위가 계속돼 왔다. 시위대가 한자(漢字)로 표기된 공장이나 상점 간판만 보면 무조건 공격할 만큼 격앙돼 있다. 노동자들은 주말인 17∼18일에도 대규모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양국은 지난 수십년간 분쟁과 화해를 거듭해 왔지만 이번 갈등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중월전쟁)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문제가 된) 석유 시추 공사는 이미 10년 전부터 하던 것인데 베트남이 갑자기 야만적인 선박 충돌로 형세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베트남의 ‘도발’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충돌에서 베트남을 제압해야 미국의 ‘아시아 귀환’ 의지에 대해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인 사망 소식과 관련해 “중국이 경악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책임자가 곧 주중 베트남 대사를 재차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고 베트남 내에 있는 중국인들의 안전과 중국 기업, 기구들의 재산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 기업과 중국인을 때리고 부수고 약탈하고 방화하는 행위는 베트남 측이 일부 반중 세력과 불법 세력을 관용, 종용한 것과 관련 있다”면서 “베트남은 불법 행위자들을 강력히 처벌하고 (중국 측 손실을)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베트남 당국은 이날 시위대 700여명을 체포했다고 베트남 언론을 인용해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같은 사회 통제 국가로, 국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소요는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국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자국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군도) 북부의 존슨 남 암초(중국명 츠과자오)에 군사기지를 건립하는 것을 두고 중국과 필리핀도 갈등을 빚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14일 중국이 존슨 남 암초에서 벌이는 건설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에 중국은 “주권 영토 내의 일”이라며 간섭 말라고 일축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베트남 반중 시위 이유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때문…남중국해 ‘동아시아 화약고’ 되나

    ‘베트남 반중시위 이유’ ‘베트남 시위’ 베트남 반중시위로 중국인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현지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소요사태 배경이 된 남중국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이 주권을 앞세워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석유 시추에 나서자 베트남이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는가 하면 과격한 반중시위까지 벌어져 양국 충돌이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급기야는 14일 밤 베트남 중부 하띤성과 빈즈엉성 등에서 일어난 반중 시위로 중국인 노동자 2명이 숨지는 사망 사고까지 발생했다. 중국과 베트남 갈등은 지난 2일 중국 해양석유총공사가 베트남 해안에서 240㎞ 떨어진 파라셀 군도 인근에 석유 시추 시설을 설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중국 해사국은 오는 8월까지 석유 굴착을 진행하겠다면서 모든 선박의 주변 접근을 금지한다고도 선포했다. 베트남 당국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서 이뤄지는 원유 시추가 불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베트남 당국이 연안경비대 초계함과 어업지도선 등을 현장에 급파해 항의하면서 양국 선박 간 ‘충돌’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 선박 일부가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남부 호찌민 등에서는 “중국은 베트남의 석유를 훔치지 마라”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위가 벌어졌고, 이들 시위는 현지에 진출한 중국, 대만, 싱가포르 기업과 한국 기업 등을 공격하는 형태의 과격 시위로 번졌다. 외신 등은 중국의 석유 시추 조치가 자원개발 자체보다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지난해 11월 동중국해에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를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파라셀 군도 일대는 중국이 1974년 베트남과 전투를 벌여 이를 물리적으로 차지한 뒤 오랜 양국 갈등의 대상이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반중시위, 당국 강경 대응으로 진정세…베트남 반중시위 왜 일어났나

    ‘베트남 반중시위’ 베트남 반중시위가 당국의 강경대응으로 진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주 호치민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14일 과격시위의 진앙지인 남부 빈즈엉성 공단 주변에 공안과 군 병력을 대거 배치,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 특히 중국기업들이 몰려있는 일부 공단에는 군이 장갑차 등 중화기까지 동원, 근로자들의 집단 시위를 원천 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공안은 최근 시위 현장에서 방화나 폭력, 약탈행위를 한 500여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 48곳에 피해가 발생한 빈즈엉성 지역에 상주, 한국 피해업체들을 지원하던 한국총영사관 영사들도 이날 밤 철수하는 등 주변지역이 빠르게 정상을 되찾고 있다. 특히 이번 근로자 시위의 진앙지인 빈즈엉 지역의 일부 한국업체들은 당장 15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위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54개 업체들의 경우 피해 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아 조기 조업재개가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 소식통들이 전했다. 지역별 피해업체 수는 빈즈엉 성이 48개사로 가장 많고, 이어 동나이성 5곳, 떠이닝성 1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피해업체 가운데 일부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복구에 차질이 우려된다. 베트남 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만간 중국과 대만, 한국, 일본업체 대표들을 불러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대책들을 밝힐 예정이다. 대만업체들은 이번 근로자 시위기간에 공장 10곳이 불에 타는 등 가장 많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잠정 추정됐다. 대만 측은 시위 와중에서 1명이 부상하고 약 300명이 베트남 공안의 보호 아래 한 호텔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베트남 반중시위는 사상 최대 규모로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 인근에서 원유 시추를 강행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일어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붙은 베트남 ‘反中시위’… 한국업체까지 불똥

    중국과 베트남 간 남중국해 석유 시추를 둘러싼 대립이 베트남 내 반중(反中) 폭력 시위로 격화되면서 한국 업체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베트남 정부에 항의했으며, 교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당부하고 있다. 14일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석유 시추 중단을 촉구하는 반중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시위대가 한자(漢字)만 보면 불을 지르거나 때려 부숴 중화권 업체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봉황망은 현지 타이완 업체들의 말을 인용해 “시위대가 한자로 표기된 공장이나 상점 간판만 보면 무조건 공격할 만큼 격앙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중화권 업체 1000여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타이완 사업가 2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 시위로 인한 피해는 한국 업체에도 미치고 있다. 주베트남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 기업 관계자 1명이 몰려오는 시위대를 피하려다 2층에서 떨어져 다쳤다. 일부 공장에도 방화 사건이 발생하는 등 50여개 한국 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빈즈엉 성의 한국 기업 400여개 가운데 상당수가 조업을 중단했으며 인근 호찌민 국제학교도 휴교에 들어갔다. 호찌민 총영사관은 한국 기업에 “태극기를 게양해 중국 공장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베트남 현지 직원을 동원해 시위대가 한국 업체를 공격하지 말도록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은 시위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나라로 알려졌으나 이번 시위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중국과의 영토 분쟁 대응 차원에서 반중 시위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화춘잉(華春塋)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부 책임자가 주중 베트남 대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면서 베트남 측에 즉각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고 위법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일단 외교적으로는 대응하되 확전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중 시위가 잦아들지 않을 경우 중국도 ‘맞불 대응’ 쪽으로 방침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시위는 지난 2일 중국이 베트남 해안과 150해리 떨어진 남중국해 시사군도 인근에서 석유 시추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양측 선박 간 충돌이 계속되고 물대포 공격이 더해지면서 베트남 측 부상자가 9명까지 늘어났다. 양국은 1974년과 1988년 남중국해에서 해전을 벌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중국의 석유 시추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며 중단을 촉구하고 이에 대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남중국해 분쟁이 미·중 간 갈등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석유 시추와 정부 소유 선박들의 출현은 도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왕 부장은 “말과 행동에 신중하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베트남 반중시위 격화 왜?…현지 한국기업까지 피해

    ‘베트남 반중시위’ 베트남 반중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현지 한국 기업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치민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우리 기업 400여 곳 가운데 수십 곳이 베트남 반중 시위의 영향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전했다. 일부 공장에선 시위대가 난입해 집기를 부수는 등 조업을 방해하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총영사관측은 시위대가 한국 기업을 목표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닌 걸로 보고 공장 주변에 태극기를 달 것을 당부하는 한편 베트남 당국에 한국 기업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베트남 반중시위는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분쟁 도서에서 베트남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유 시추를 강행하면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반중시위에 현지 한국기업 방화 피해…총영사관 “태극기 달아라”

    ’베트남 반중시위’ 베트남 반중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한국 기업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14일 베트남 호치민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우리 기업 400여 곳 가운데 수십 곳이 베트남 반중시위의 영향으로 공장 중단을 가동한 상태라고 전했다. 시위 과정에서 한국 제조업체 1곳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일부 공장에서는 시위대가 난입해 집기를 부수는 등 한국 업체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영사관 측은 시위대가 한국 기업을 목표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닌 걸로 보고 공장 주변에 태극기를 달 것을 당부했다. 또 베트남 당국에 한국 기업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호치민과 하노이, 빈즈엉 등 주요 도시의 한인회 등도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반중시위는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분쟁 도서에서 베트남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유 시추를 강행한 데 따라 일어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반중시위, 애꿎은 대만기업 피해에 대만 우려 표명

    ‘베트남 반중시위’ ‘대만 베트남’ 베트남 반중시위가 점점 확대되는 과정에서 베트남 현지 대만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자 대만이 우려를 표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14일 공식 논평에서 “베트남인들은 비이성적인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뒤 “잇단 폭력행위는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과 베트남 간 장기 우호 관계를 해치고 대만 기업인의 베트남 투자 의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주(駐) 타이베이 베트남대표부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 대만 기업인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만 당국은 반중 시위가 가열되고 있는 베트남 남부 빈즈엉성 일대를 대상으로 황색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자국민의 접근 자제를 부탁했다.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은 이번 사태로 베트남에 진출한 1000개 이상 기업 등이 직간접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대만 언론은 시위대가 중국과 대만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한자 간판을 쓰는 업체와 상점 등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반중국 시위가 대만 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반중시위는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분쟁 도서에서 베트남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유 시추를 강행하면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베트남 남중국해서 또 충돌

    중국과 베트남 선박이 분쟁 해역에서 중국의 석유 시추를 둘러싸고 지난 7일에 이어 9일 또다시 충돌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주변 동남아 국가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지난 10일 “베트남과 중국 선박들이 9일 양국 영토분쟁 지역인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해역에서 충돌했다”면서 “앞서 지난 7일에 이은 두 번의 충돌로 베트남 연안경비대원 부상자가 총 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충돌은 중국 선박들이 자신들의 석유시추장비 설치를 저지하려던 베트남 연안경비대 초계함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중국해에서 양국의 충돌이 계속되자 베트남 전역에서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11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도심의 중국 대사관 주변에서만 시민 500여명이 모여 중국의 시추작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은 선박 90여척과 함께 항공기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베트남 선박의 접근을 막고 있다. 지난 9일 이셴량(易先良) 중국 외교부 변경해양사무사 부국장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7일 베트남은 35척의 각종 선박을 동원해 중국 선박에 171차례 충돌했다”며 베트남 측에 작업 방해 중단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무장관들은 10일 공동 성명을 내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아세안 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과 필리핀의 대립도 심화되고 있다. 필리핀은 분쟁 해역에서 나포한 중국 선원들을 석방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묵살하는 한편 분쟁도서 일부 해역을 석유가스 탐사 입찰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반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필리핀, 中어선 억류… 남중국해 긴장 고조

    필리핀과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상대로 잇따라 ‘실력 행사’를 하면서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 등 미국의 남중국해 귀환을 계기로 필리핀과 베트남이 중국을 향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홍콩 봉황망은 7일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의 반웨자오(半月礁)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 연락이 끊긴 중국 어선 1척이 필리핀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반웨자오는 최근 필리핀이 미군과 합동훈련을 벌이는 팔라완 섬과 불과 100여㎞ 떨어져 있어 필리핀이 미국을 믿고 도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반웨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와 부근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영토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필리핀은 즉각 어민과 어선을 석방하고 어떠한 도발적인 행동도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남중국해 시사(西沙)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인근에서는 석유 시추 작업을 하던 중국 선박과 베트남 해군 함정이 충돌했다. 베트남 연안경비대는 “중국 선박들이 베트남 초계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고 선체로 들이받아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중국의 시추공사에 반발해 함정과 초계함을 부근 해역에 보내 ‘무력 시위’를 해 왔다. 미국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최근 “중국이 분쟁 해역에서 석유 시추 장비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평화와 안전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베트남 편을 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해역이라며 베트남과 미국의 요구를 묵살해 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화약고’로 불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베트남이 긴장감을 키우면 국지적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오바마 순방이 남긴 외교과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오바마 순방이 남긴 외교과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은 미국이 다시금 동북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 방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부는 끔직한 인권침해’라며 과거사문제에 대해 미국이 일본의 인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강조도 잊지 않았다. 방일에서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방어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면서 일본의 편을 들어줬다. 그러나 중국에 일정 부분 배려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28일 필리핀과의 군사협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중국을 의식한 나머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고 있다. 즉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도 조정자로서 역할에 충실한 것이었다. 한·일관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기대했던 한국으로서는 한국의 외교 방향을 새롭게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오바마 순방에서 미국이 보여준 모습은 동아시아에서의 세력 전이 현상과 깊은 연관이 있다. 현재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동맹 체제를 다양한 형태로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도 동북아 지역의 경제활동의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한국, 일본, 호주 등은 중국과의 무역과 투자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에 경제적인 기회를 확대시켜주는 것은 중국이다. 미국도 중요 시장이지만 중국이야말로 동아시아 경제활동의 중심지이며 이 지위는 앞으로도 점차 심화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동아시아는 미국이 지배하는 안보 질서와 중국이 지배하는 경제 질서의 이원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 동아시아 지역은 미국 주도의 단순한 패권적 질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두해 지역 안보의 패권적 지위를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대부분 동아시아 국가들은 안보와 경제 중 어디를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선택지를 강요받고 있다. 즉 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와 안보의 이해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할 필요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일본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일동맹에 더욱더 매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결과 미국이 요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일본이 참가하지 않을 수 없게 돼 일본의 정치적인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활발한 지역전략을 취함에 따라 많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안전보장관계를 한층 더 심화시키는 현상이 나타났다. 동아시아 각국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미국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동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은 이전과 달리 단순히 미국 혹은 중국과 동맹을 강요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또한 미국, 중국과의 선택이 강요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최대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안정된 관계를 원하다. 한편 최대의 안전보장 파트너인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안정적 동맹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 결과 미국 또한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동맹의 코스트를 늘리려는 유인은 적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영토분쟁 및 경제적인 분쟁을 둘러싸고 지역 내 과도하게 강압적, 공격적인 태도는 지속할 수 없게 됐다. 만약 중국이 공격적인 분쟁을 야기한다면 동아시아 국가와 미국의 결합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지역시스템의 과도기적인 현상은 한국에는 역설적으로 동북아 협력을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촉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6자회담이 오랜 동면기간에 들어가면서 북한발 지역 불안정 가능성이 커졌다. 센카쿠에서 중·일갈등, 남중국해에서 베트남과 필리핀과 중국의 다양한 영토분쟁과 민족주의적 충돌 양상이 빈발함에 따라 역내 국가들 간 어떤 식으로든 이러한 갈등들을 관리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발전을 지속하고 역내 국가 간 교역규모가 커지면서 평화적 공존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증대되고 있다. 한국의 위상이나 국제적 역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동북아 협력에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취하기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조속히 역내 다자 간 협력을 견인하는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구체화해 한국이 지역 협력에 대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美軍, 22년 만에 필리핀 재주둔한다

    미군이 22년 만에 필리핀에 주둔한다. 미국과 필리핀 정부는 미군 병력의 필리핀 순환배치를 확대하는 내용의 10년 기한 협정안에 공식 합의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필리핀 관료들의 말과 기밀 문건들을 인용해 양국 정부가 최근 미군의 순환배치 확대를 위한 실무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28일 필리핀 국방부에서 이런 내용의 방위협력증진협정(EDCA)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은 필리핀 군사기지에 순환배치 형태로 병력과 전투기, 함정들을 배치해 사실상 아시아 지역에 복귀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하게 된다. 필리핀은 미군의 순환배치가 확대되면 그동안 남중국해 일부 분쟁도서에서 공세적 행보를 거듭해온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EDCA협정에 서명한 직후 마닐라를 방문해 필리핀과의 전통적인 군사공조를 과시할 계획이다. 미군은 1991년 필리핀 상원에서 군사기지 조차 연장안이 부결되자 이듬해 수비크만과 클라크 공군기지 등에서 철수했다. 이후 2002년부터 대테러 훈련을 명목으로 수백명의 소규모 미군 병력이 민다나오 일대에 배치돼 있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미·일 TPP 타결 실패… “속도낼 것” 반쪽 성명만

    24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의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타결이 끝내 무산됐다. 이례적으로 공동성명까지 미뤄가며 협상에 박차를 가했던 미국과 일본은 25일 “TPP 협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TPP와 관련해 “양국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TPP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대담한 조치를 약속한다”면서도 “TPP 타결에는 아직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혀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전날 정상회담 직후 재개된 각료급 협상은 돼지고기와 자동차 분야에서 난항을 겪었고, 밤새 실무급 협의가 계속됐지만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각료급 협상이 열리지 않으면서 극적 타결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은 또 중·일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에 대해 “미국은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통치를 침해하는 어떠한 일방적인 행동에도 반대한다”면서 “미·일 안보조약은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일본의 시정하에 있는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고 명기했다. 미·일 양국이 센카쿠열도를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라고 문서로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해서도 성명은 “미국은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검토하는 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에 대해서는 “사전 조정 없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 동·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최근 행동에 대한 강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양국 언론의 평가는 다소 회의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빠져 있는 것 하나는 바로 뉴스를 만드는 일”이라면서 미국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을 비판했다. 교도통신 역시 “일·미 간 보조가 맞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동맹 관계에 손상을 입히는 사태는 피했다”면서도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이 신뢰관계를 얼마나 재구축할 수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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