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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싱가포르 아지트 Cool Agit in Singapore

    해외여행 | 싱가포르 아지트 Cool Agit in Singapore

    다양한 민족과 그들의 문화가 오밀조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 국가임에도 결코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 다채로움 속에서도 마음에 쏙 드는 곳들이 있었으니 아지트 삼고 싶은 싱가포르의 틈바구니 속으로 퐁당퐁당. ●Green Green Grass of Singapore 클린clean & 그린green, 싱가포르는 정원 도시를 꿈꾼다고 했다. 단순히 도시 안에 많은 정원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도시가 정원 속에 자리한다는 개념이다. 굴곡진 시간을 지나 독립 50주년을 넘긴 싱가포르는 우리나라가 그러했던 것처럼 급박한 도시화를 겪었다. 때문에 싱가포르의 초록은 이 좁고 척박한 땅에서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싱가포르의 도시 계획 아래 10년 넘게 연구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문을 연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싱가포르에 보기 좋은 구경거리 하나가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둥 없이 수천장의 유리 패널을 연결해 만든 두 개의 돔은 각각 플라워 돔Flower Dome과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 플라워 돔에서는 지중해, 아프리카, 호주 등 싱가포르에는 없는 기후 지대에서 자라는 꽃들이 피어난다. 한편 높이가 58m, 건물 7층 높이에 달하는 클라우드 포레스트 안에는 인공의 산이 들어앉았다. 꼭대기서부터 내려오는 동선은 높은 산에 올랐을 때의 긴장감과 함께 산중에서 느껴지는 바람, 절벽과 그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 등 열대기후의 싱가포르에서는 낯선 시원한 날씨와 산악 지형을 그려냈다. 야외 공원의 슈퍼트리Supertree는 나무를 형상화한 구조물인데 이 또한 범상치 않다. 다양한 식물이 구조물을 감싸 안으며 자라는 수직정원 그 자체도 멋있지만 그 안에서 싱가포르 전역에서 나오는 정원 쓰레기들을 태워 에너지를 만든다. 또한 비가 올 때면 빗물을 저장해 온실 용수로 활용하고, 밤에는 낮에 모은 태양열로 레이저쇼를 선보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세계 최대 규모의 식물원. 천천히 산책하듯 둘러보려면 3시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18 Marina Gardens Drive, Singapore 018953 클라우드 포레스트 & 플라워 돔 09:00~21:00, 슈퍼트리 그로브 05:00~02:00 성인 SGD28, 3~12세 아동 SGD15(슈퍼트리 그로브는 무료) +65 6420 6848 www.gardensbythebay.com.sg 폭신폭신한 풀밭 위를 걷는다. 보도블록에 익숙해진 발바닥이 낯가림을 하는지 걸음새가 어색해졌다. 얼마 가지 않아 정수리가 따끔거리고 후끈한 공기에 이따금씩 큰 숨을 내쉬어야 했다. 그러나 참 오랜만에 싱그러운 초록을 맛본다. 조깅이든 체조든 기꺼이 땀 흘리는 사람들, 나무 그늘 아래로 소풍 나온 사람들, 그저 천천히 걷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푸름을 흡수한다.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의 아침풍경은 어딘가 생산적이면서도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는 말을 곱씹게 된다. 말레이 반도 남쪽 끄트머리, 적도 가까이의 작은 섬. 그러니까 이 싱가포르는 자연환경만 놓고 봤을 때 서울시만한 좁은 땅에 이렇다 할 자원도 마땅찮은 이른바 ‘도시국가’로 익히 알려져 있지 않던가. 보타닉 가든은 개념적으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대척점에 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가 싱가포리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자원들을 모았다면,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에 자생하는 수종들을 한데 모아 놓은 식물원이다.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영향권 아래 있을 당시부터 계획된 것이라 했다. 싱가포르 개발에 착수한 래플스경이 1822년 경제성 있는 작물 중심으로 보타닉 가든의 모태가 되는 실험적 정원을 조성해 수년간 공을 들였다고. 그러나 쉽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토양이 다소 척박했다. 결과는 실패. 현재의 보타닉 가든은 이후 1859년에 다시 문을 열어 잠재적으로 유용한 식물을 끊임없이 수집하고 성장시키고 다양한 작법을 실험하고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오늘날 이 자리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한 바퀴 산책하는 데만도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난다. 150여 년이라는 역사만큼이나 보타닉 가든의 자연스러움은 놀라움으로 치환된다. 이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대체로 기념사진 담기 바쁜 여행자. 대부분의 싱가포리언Singaporean들은 훨씬 느긋하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시간을 누리는 듯 보였다. 오차드 로드에 빼곡한 쇼핑몰, 리버사이드에서부터 마리나 베이로 유유히 이어지는 야경까지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싱가포르는 언제나 화려한 빛을 반짝거린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만 같은 싱가포르지만 나는 그 무엇보다 싱가포르의 초록이 조금 더 눈부시게 느껴졌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 운동을 하거나 피크닉에 나선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많다. 그만큼 힐링이 되는 곳이란 방증. 1 Cluny Road, Singapore 259569 매일 05:00~00:00 무료 +65 6471 7361 www.sbg.org.sg ●What a Unique Place in Singapore! 19세기 싱가포르로 건너온 영국인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즐기던 문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경마다. 처음에는 사교 클럽으로 운영하다 1933년 부킷 티마Bukit Timah 지역에 경마장을 세우게 된다. 부킷 티마는 도심에서 가까우면서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구릉지로 당시 영국인들이 여가를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였을 거라 충분히 짐작이 간다. 현재 경마장은 북쪽 외곽 크란지Kranji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부킷 티마에 남은 도로명 ‘터프 클럽 로드Turf Club Road’와 함께 옛 경마장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오랜 기간 부유층의 비밀스런 장소였던 경마장 일대에 최근 감각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문을 열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마구간이 녹아든 신록의 풍경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여유롭다. 브런치를 즐기기 좋다는 마말레이드 팬트리The Marmalade Pantry. 시원하게 낸 유리창으로 바깥 풍경이 가득 들어오는데 자연스럽게 등을 의자 깊숙이 기대게 된다. 지나는 사람과 시시때때로 어깨를 부딪치기 마련인 싱가포르 도심과는 확실히 다른 공기가 흘렀다. 입 안 한가득 컵케이크 또한 새콤달콤한 엔도르핀. 한편, 옛 경마장은 터프 시티Turf City라 명명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단장했다. 각종 식료품과 잡화를 판매하는 매장과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어 대체로 조금 비싼 편이라지만 주말이면 드라이브 삼아 장을 보고 오거나, 느긋하게 점심을 즐기는 싱가포리언들이 많다. 특히 파사벨라Pasabella는 신선한 농산물과 함께 각종 식료품을 판매하고 한쪽에는 세계 각국의 대표 메뉴를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 레스토랑 구역이, 다른 한쪽에는 사탕 가게, 풍선 가게, 향초 가게 등 인테리어 소품과 생활 잡화 등을 다루는 숍들이 오밀조밀 들어차 있어 이것저것 들었다놨다 도무지 구경만 할 수 없게 만든다. 1930년대에 지은 주공아파트와 숍하우스가 그대로 남아 있어 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 단지가 되어 버린 티옹 바루Tiong Bahru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다. 그 시작은 싱가포르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서점 북스 액츄얼리Books Actually가 2011년 티옹 바루에 정착하고, 호주 출신의 유명 바리스타 래그 그로버가 싱가포르의 유명 기업인 스파 에스프리 그룹Spa Esprit Group과 함께 론칭한 포티 핸즈 커피40 hands Coffee가 문을 열면서부터다. 북스 액츄얼리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딘가 헌책방 분위기가 나는 정말로 작은 동네 책방이다. 죄다 새 책인데 왜 헌책방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을까. 나 역시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 그리고 모니터를 통해 읽는 글이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겠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풍기는 종이책 특유의 냄새에 코를 킁킁거리며 꼬부랑글씨의 책들을 휘리릭 넘겨 본다. 싱가포르 예술가들의 새로운 아지트가 되었던 이 책방을 따라 골목골목 규모는 작지만 개성 강한 숍들이 하나둘 간판을 내걸어 동네 분위기를 더욱 빈티지하게 물들이고 있다. 골목 어귀에서부터 크루아상 굽는 냄새가 절로 길을 인도하는 티옹 바루 베이커리Tiong Bahru Bakery는 시내 곳곳에 분점을 낼 만큼 인기 있는 동네 빵집. 주인의 취향에 따라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골라 놓은 셀렉트 숍이며 감각적인 소품으로 가득한 인테리어 숍, 그림책만으로 빼곡한 서점 등 한 집, 한 집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래된 풍경 속에 어우러진 트렌디한 감각들. 물론 가게들 때문에 동네가 시끄러워졌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네 어르신들도 많다지만, 덕분에 동네가 살아났다고 좋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티옹 바루는 빛바랜 풍경이 빛을 발하는, 모순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동네다. ▶Unique Agit 마말레이드 팬트리The Marmalade Pantry 부킷 티마 지역에 자리한 모던 비스트로. 다양한 양식 메뉴와 함께 컵케이크가 인기. 55 Fairways Drive, Singapore 286846 화~금요일 12:00~23:00, 토·일요일 10:00~23:00, 월요일 휴무 +65 6467 9328 www.themarmaladepantry.com.sg 파사벨라Pasabella 터프 시티 안의 복합매장. 식료품 매장, 레스토랑과 함께 인테리어, 주방 용품 등을 파는 다양한 팝업 매장과 꽃가게, 카페 등이 한데 모여 있다. 200 Turf Club Road, Singapore 287994 상점 09:30~19:00, 레스토랑 10:00~22:00 +65 6887 0077 www.pasarbella.com 북스 액츄얼리Books Actually 티옹 바루의 터줏대감 격이다. 싱가포르 예술가들 사이에서 사랑받다 이제 도심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만큼 싱가포르는 물론 세계적으로 입소문이 난 동네 책방. 9 Yong Siak Street, Tiong Bahru, Singapore 168645 월요일 11:00~18:00, 화~금요일 11:00~21:00, 토요일 10:00~21:00, 일요일 10:00~18:00 +65 6222 9195 www.booksactually.com 플레인 바닐라Plane Vanilla 꽃가게를 겸하고 있어서일까. 싱그러운 기운을 가득 담은 컵케이크 전문점. 1D Yong Siak Street, Singapore 168641 화~금요일 11:00~20:00, 토요일 09:00~20:00, 일요일 09:00~18:00, 월요일 휴무 +65 6465 5942 www.plainvanillabakery.com ●What Would You Like to Drink? 반갑지 않은 단골손님, 갈증이 찾아왔다. 바삐 움직이지 않더라도 무덥고 습한 싱가포르에서는 늘 목이 마르다. 가만, 꽤 오래 영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니 근사한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를 즐길 수 있을 텐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TWG 티tea도 이곳 싱가포르 브랜드가 아니던가. 싱가포르에서는 하이 티High Tea라고 했다. 애프터눈 티가 오후시간 차와 함께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 등 간단한 티 푸드를 곁들이는 다과라면, 하이 티는 차와 함께 저녁을 조금 일찍 당겨서 먹는 식사에 가깝다. 예전에는 전자를 귀족들의, 후자를 서민들의 티타임이라고 했는데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이 둘을 통칭하여 하이 티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식사를 겸하기에 티룸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앙증맞은 3단 티어와 함께 뷔페를 제공하는 티룸도 여럿인데 점점 본래의 하이 티보다는 애프터눈 티 형식으로 그 차림이 단출해지고 있다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우아하게 즐기기에는 호텔 로비의 티룸도 좋지만 도심 곳곳 티 하우스 또는 티 살롱 간판을 내건 카페에서도 충분히 티타임을 가질 수 있다. 최대 번화가 오차드 로드만 하더라도 TWG 티 살롱 & 부티크, 아티스티크 부티크 티 하우스Arteastiq Boutique Tea House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으니 지칠 수밖에 없는 여행지에서의 오후가 한결 가뿐해진다.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이내 마음을 야릇하게 만들었던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도 제대로 맛보아야겠다. 핑크라기엔 보다 정열적이고, 빨갛다고 말하기에는 곱절로 세련된 빛깔이다. 적도로 넘어가는 싱가포르의 석양빛을 닮았다고 했다. 1915년 래플스 호텔에서 그 이미지를 토대로 처음 만들어낸 칵테일이 바로 싱가포르 슬링. 진을 베이스로 체리브랜디와 레몬주스, 시럽, 소다수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하는데 재료가 같다고 맛도 같을까? 싱가포르 슬링이 탄생한 래플스 호텔의 롱바Long Bar에는 매일같이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1920년대 말레이시아 농장의 분위기를 살린 홀과 영국 스타일의 클래식한 바 인테리어가 묘하게 어우러진다. 테이블마다 한 됫박씩 푸짐하게 땅콩을 서비스하는 것도 독특하지만 땅콩 껍질을 바닥에 버려도 되는 자유는 롱바만의 재미있는 전통이다. 그러는 사이 라이브 밴드가 연주를 시작하고, 연주자는 눈짓으로 춤을 권한다. 흔히들 롱바 그리고 싱가포르 슬링을 두고 ‘낭만적’이라 표현하지만 실제 그곳의 그 향과 맛과 분위기는 훨씬 유쾌하고도 흥겹다. 싱가포르의 기분 좋은 밤에 시원한 맥주 또한 빠질쏘냐.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타이거 맥주의 인기도 여전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크래프트 비어를 맛볼 수 있는 소규모 브루어리brewery가 인기다. 브루워크Brewerkz처럼 캐주얼한 브루어리가 있는가 하면, 마리나 베이의 야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레벨 33Lever 33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브루어리로 웬만한 루프탑 바 못지않은 분위기를 뽐낸다. 브루어리마다 대표 맥주 또는 원하는 대로 대여섯 종의 맥주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메뉴가 있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선택지가 많아도 탈이다. 다양한 종류에 어떤 것이 좋을까 한참을 망설이게 되는데 고르기 힘들 때엔 망설이지 말고 브루마스터의 추천을 받으면 그만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서진영 사진 Travie photographer 문미화 취재협조 싱가포르관광청 www.yoursingapore.com ▶Drink Agit TWG 티 살롱 & 부티크TWG Tea Salon & Boutique 리퍼블릭 프라자점, 마리나 베이 샌즈점, 아이온 오차드점, 타카시마야점 등 싱가포르 주요 지점에서 TWG의 티를 맛볼 수 있다. TWG 브랜드명 아래 1837년은 상공회의소가 설립된 해다. 이때부터 싱가포르가 동서양 차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기에 이를 상징하는 의미로 브랜드 로고에 넣은 것이라고. 실제 TWG는 2007년에 론칭했다. 매일 10:00~22:00 티타임 1837 1인 SGD19 정도 www.twgtea.com 아티스티크 부티크 티 하우스Arteastiq Boutique Tea House 카페 한쪽 벽이 모두 오차드 로드의 푸른 가로수를 마주볼 수 있게 통유리로 되어 있어 도심 속에서도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티룸. 아기자기한 분위기 또한 매력적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하이 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더더욱 반갑다. Mandarin Gallery, #04-14/15, 333A Orchard Road, Singapore 238867 매일 11:00~22:00 하이 티 2인 SGD52 정도 +65 6235 8370 www.arteastiq.com 롱바Long Bar 싱가포르 슬링이 탄생한 래플스 호텔의 바. 이곳의 인기는 낮밤이 따로 없다. 1 Beach Road, Singapore 189673 일~목요일 11:00~00:30, 금·토요일 11:00~01:30 +65 6412 1816 www.raffles.com/singapore 브루워크Brewerkz Microbrewery & Restaurant 캐주얼한 분위기의 브루어리. 4종류의 수제 맥주를 선택할 수 있는 샘플러 메뉴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오트밀 비어. 리버사이드, 뎀시, 스타디움 세 곳에 브루워크 지점이 있다. 30 Merchant Road #01-05/06 Riverside Point, Singapore 058282 월~목, 일요일 12:00~00:00, 금·토요일 12:00~01:00 +65 6438 7438 www.brewerkz.com 레벨 33LeveL 33 파이낸셜 센터 1층에서 전용 승강기를 이용해 단번에 33층 브루어리로 올라간다. 입구에 맥주가 무르익어 가는 현재의 상태를 보여 주는 모니터가 있어 더욱 현장감이 느껴진다. 8 Marina Boulevard #33-01, Marina Bay Financial Centre Tower 1, Singapore 018981 월~수요일 11:30~00:00, 목·금요일 11:30~02:00, 토요일 10:00~02:00, 일요일 12:00~00:00 +65 6834 3133 www.level33.com.sg ▶travel info Singapore 정리 Travie writer 서진영, 차민경 기자 AIRLINE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스쿠트항공 등 다수의 항공사에서 인천-싱가포르 간 노선을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6시간 30분. AQUARIUM S.E.A 아쿠아리움S.E.A Aquarium 유명한 여행지마다 꼭 하나씩 있는 것이 아쿠아리움. 어디든 비슷비슷하지만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에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다. 싱가포르의 S.E.A 아쿠아리움도 그렇다. 인도양과 남중국해에서 공수해 온 800종류, 10만 마리의 물고기가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200마리에 달하는 상어는 S.E.A 아쿠아리움의 가장 큰 자랑거리.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돌고래를 만져 보고 같이 수영을 할 수 있는 ‘돌핀 아일랜드’도 운영하고 있고, 워터파크인 ‘어드벤처 코브’도 지척이다. 8 Sentosa Gateway, Sentosa Island, Singapore 098269 매일 10:00~19:00 +65 6577 8888 www.rwsentosa.com SHOP 오일숍 여행에 지친 몸의 피곤함을 달래 주는 것은? 누군가에겐 시원한 커피가, 달달한 아이스크림이 될 수도 있지만 좋은 향기를 맡는 것도 기운을 북돋는 데 도움이 된다. 싱가포르의 아랍 스트리트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오일과 향수를 만날 수 있다. 오일숍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을 현혹시키는 것은 손가락 크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크리스털 오일병. 이슬람 왕국에 들어선 듯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6ml 단위로 오일을 판매한다. 6ml에 10달러, 크리스털 오일병은 12달러에서 50달러 선. 키퍼스Keepers 지금 싱가포르를 이끌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싶다면, 당장 NS23서머셋역으로 달려가자. 의류는 물론 가방, 장신구, 그릇, 가구 및 인테리어 오브제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가 기다리고 있다. 싱가포르의 수많은 쇼핑몰들 중에서도 이곳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이곳에 입점한 3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모두 싱가포리언이라는 것. 그야말로 싱가포르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크고 작은 쇼에 3번 이상 출전해야 입점이 가능하다고 하니 뛰어난 물건들만 모인 것은 당연지사. 재치가 엿보이는 오브제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향수 등 매력적인 물건들이 많다. Orchard Green, Junction of Cairnhill Rd & Orchard Rd, Singapore 2015년 2월15일까지, 매일 11:00~22:00 +65 8299 7109 keepers.com.sg 콜롬비아나Kolombiana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등등 온갖 지역 사람들이 싱가포르로 모여들지만 싱가포르의 매력에 빠진 건 아시아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아기자기한 숍들이 모여 있는 하지레인 거리에서 원색의 간판을 뽐내고 있는 콜롬비아나는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에서 온 카렌 로드리게즈Karen Rodrigreg가 운영하는 편집숍이다. 콜롬비아의 문화를 알리고 싶어 1년 전 숍을 오픈하게 됐다고. 이곳의 물건들은 모두 콜롬비아에서 만들어졌다. 빨강, 노랑, 주황 등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것이 매력적이다. 큼직큼직한 귀걸이나 반지, 편하게 매치할 수 있는 천가방, 높은 웨지힐 등 그야말로 남미의 냄새가 확 풍긴다. 64 Haji Lane, Singapore 매일 12:00~20:00 +65 9620 6039 www.kolombiana.com RESTAURANT 야쿤 카야 토스트Yakun Kaya Toast 카야 토스트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아침식사 메뉴. 바삭하게 구운 식빵에 카야 잼과 버터를 발라 반숙 달걀과 연유를 듬뿍 넣은 커피 또는 밀크티를 곁들인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야쿤 카야 토스트는 카야 토스트의 원조. 야쿤이라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이 1944년에 문을 열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카야는 말레이어로 달콤하다는 뜻. 18 China Street #01-01, Singapore 049560 월~금요일 07:30~18:30, 토·일요일 08:30~17:00 +65 6438 3638 www.yakun.com 레드 하우스Red House 토마토 칠리소스로 볶은 게요리 ‘칠리크랩’은 싱가포르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음식. 매콤달콤한 칠리소스는 곁들여 먹는 번과도 궁합이 잘 맞다. 여행자들에게는 점보 시푸드가 절대적이지만 현지인들은 레드하우스를 선호한다고. 1976년부터 쭉 영업을 해오고 있으니 내공이 두둑하단 말씀. #01-14 The Quayside 60, Robertson Quay, Singapore 238252 월~금요일 15:00~23:00, 토·일요일 11:00~23:00 +65 6735 7666 www.redhouseseafood.com 채터박스Chatterbox 싱가포리언의 소개에 따르면 우리가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먹듯 싱가포르 사람들의 일상식 가운데 하나가 치킨라이스라고 했다. 닭을 푹 삶아낸 육수로 밥을 짓고 고기는 간장, 생강, 칠리소스를 찍어 반찬으로 먹는다. 만다린 호텔의 채터박스는 로컬푸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치킨라이스를 고급화했다. 로컬푸드지만 삼계탕과 유사한 풍미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Level 5 Mandarin Orchard Singapore, 333 Orchard Road, Singapore 238867 일~목요일 11:00~01:00, 토·일요일 11:00~02:00 +65 6831, 6291 www.chatterbox.com.sg 원앨티튜드1-Altitude 싱가포르의 화려한 밤은 직접 즐길 때 더욱 실감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바bar 원앨티튜드를 찾는다면 밤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원앨티튜드는 원래플스플레이스 빌딩 꼭대기인 63층에 자리한 루프탑 바. 싱가포르의 야경을 360도로 즐길 수 있음은 물론 마리나 베이 샌즈를 내려다볼 수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매일 저녁 열리는 레이저쇼를 감상하기에 단연 좋은 장소다. 좌석을 예약할 경우엔 1명당 SGD100지만 곳곳에 스탠딩 테이블이 있으니 입장료(SGD30)만 내고 입장해도 괜찮다. 매주 수요일은 여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레이디스 나이트’니 참고하자. 그래도 가장 뜨거운 날은 금요일과 토요일이라고. 1 Raffles Place, Singapore 048616 18:00~03:00 +65 6438 0410 www.1-altitude.com 인도친IndoChine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돔에서 형형색색의 식물들을 보는 것도 경이롭지만, 진짜 우아한 풍경은 멀리서 두 개의 돔이 유려한 곡선을 뽐내며 둥그스름하게 누워 있는 모습. 그리고 이것을 가장 환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가장 높은 슈퍼트리 꼭대기다. 50m 높이, 건물으로 치자면 15층 높이인 이곳에는 프렌치 스타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인도친 레스토랑이 있다. SuperTree by IndoChine, 18 Marina Gardens Drive, Gardens by the Bay, #03-01, Singapore 018953 일~목요일 10:00~01:00 무렵, 금·토요일 10:00~02:00 무렵 +65 6694 8489 www.indochine.com.sg 할리아The Halia 꾸미지 않은 멋스러움이 있는 이곳은 래플즈 호텔에 자리한 레스토랑, 할리아다. 바질, 타임, 생강 등 아시아 향신료를 이용한 유러피안 음식을 선보인다. 추천 메뉴는 칠리크랩 위드 스파게티. 칠리크랩은 직접 손으로 속을 발라먹는 것이 일반적. 할리아의 메뉴는 속을 발라낸 칠리크랩에 스파게티를 더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1 Beach Road, #01-22/23, Raffles Hotel, Singapore 189673 월~금요일 12:00~21:30, 토요일 11:00~22:00, 일요일 11:00~21:30 +65 9639 1148 www.thehalia.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격동의 한·일 70년] 영토분쟁

    [격동의 한·일 70년] 영토분쟁

    해마다 2월 22일 무렵이 되면 주한 일본대사관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린다.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의 날’로 지정해 행사를 개최하는 걸 규탄하기 위해서다. 일부 시민단체는 신한일어업협정 파기와 쓰시마섬 반환까지 주장하고, AP 등 외신은 “오랜 지역 분쟁 사안”으로 보도한다. 하지만 독도 ‘분쟁’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되면 일본에는 무조건 ‘수지맞는 장사’다. ‘강력한 의지 표현’이 결과적으로는 일본을 도와주게 되는 역설이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부분을 ‘독도 문제 새롭게 보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독도 문제는 여러모로 독특하고도 복잡하다. 일단 식민지배를 당했던 국가와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해외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데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독도는 한·일 간 갈등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가 돼 버렸다. 한국은 분쟁이라는 말 자체를 막아야 하는 처지다. 일본으로서는 ‘밑져야 본전’이다. 결국 일본은 쓸 수 있는 카드가 아주 많고, 한국은 아주 적다고 할 수 있다. 국제법과 해양법 전공자로서 오랫동안 독도 문제를 고민해 온 이 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영토 문제의 해결에서 식민지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경우는 흔치 않다. 과거사 청산이라는 역사적 접근 방법을 중심에 두고 해법 위주의 접근을 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특히 그는 “그런 관점을 당사국이 아닌 제3국에서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독도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만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라면서 “제3자가 보기에도 한국의 주장이 타당한지 반문하는 것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럽지만”이란 말을 자주 썼다. 또 한 가지 설명을 위한 전제를 길게 언급함으로써 독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조심스러운 상황인지 떠올리게 했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넓은 의미의 독도 문제가 국제사법기관으로 가는 상황”이라면서 “세계를 아우르는 전략적 접근이 절실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정부 안에 독도 문제를 포함해 통일 이후 전체적인 영토 문제까지 고민하는 상설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06년 유엔해양법협약 제298조에 따라 해양경계획정 등의 문제에 대한 국제 법원의 강제관할권을 배제하는 선언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재판 참가 자체를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해양분쟁은 현재 중재재판소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계획정 관련 사안의 강제적 분쟁 해결에 대한 선택적 배제 선언을 한 한국 역시 선언의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제소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순 없다. 가령 현재 건설이 잠정 중단된 독도 해양과학기지를 두고 일본이 건설 중단의 잠정 조치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컨트롤타워 설치’를 빼고는 여러모로 ‘상식’과 배치된다. 그는 “2006년 이후 급증하는 독도 관련 예산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나서서 독도 교육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독도 열기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주문한다. 특히 미국 신문에 독도 광고를 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국제사회에 외치는 것은 곧 갈등이 있나 보구나 하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레임 이론에서 말하듯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코끼리를 떠올리는 것과 동일한 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에 독도 문제는 꽃놀이패 같은 것”이라는 지적도 곱씹어 볼 대목이다. 그는 “일부에선 일본 정부가 치밀한 계획 아래 차근차근 도발(?) 수위를 높인다고 말하지만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일본 정부에 1순위는 센카쿠, 2순위는 남쿠릴 4개 섬, 그 다음이 독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측 ‘도발’에 즉각 즉각 반응하는 것이 오히려 일본에 학습효과를 심어 준 측면도 있다”면서 “역설적이게도 독도에 대한 일반의 지나친 관심이 독도 해법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기존 독도 정책에 대해 “‘내 아내론’과 적극 대응 사이에서 갈지자 걸음을 했다”고 평가했다. ‘내 아내론’이란 자기 아내를 두고 ‘내 아내다’라고 떠들 이유가 없듯이 독도가 명백한 한국 땅인데 국제사회에 강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으로,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상징한다. 하지만 이는 국내 비판 여론과 ‘독도 문제의 정치화’에 밀려 정책적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6년 4월 대국민 담화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2년 8월 독도 방문에 대해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어 버렸고,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시켰다”고 지적했다. 2006년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특별담화문을 통해 독도 문제를 식민지배와 연관시키며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그 전까지 견지하던 동북아평화 노선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워낙 거셌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대통령까지 굳이 나서야 했을까 싶다. 독도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에서 담화문이 일종의 마지노선이 되면서 정부 스스로 퇴로를 막아 버렸다”고 말했다. 2012년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독도 방문을 계기로 이른바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발언권을 잃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대륙 갑부들이 달라졌어요] “육질 연한 미국산 랍스터 먹기 好好”

    [대륙 갑부들이 달라졌어요] “육질 연한 미국산 랍스터 먹기 好好”

    중국인들은 섣달 그믐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다. 이를 ‘녠예판’(年夜飯)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집에서 만두(餃子·자오쯔)나 국수(長壽面·창서우몐)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호텔 등에서 외식하는 가정이 늘었다. 누리꾼들은 춘제(春節·설) 연휴 동안 마이크로블로그인 웨이보(微博)에 자신들이 먹은 ‘녠예판’ 사진을 올리는데 올해는 특히 랍스터(바닷가재)를 먹는 장면이 많다. BBC중문망은 24일 이번 연휴 동안 중국을 휩쓴 랍스터 열풍을 ‘중국의 만찬, 랍스터의 해’라고 불렀다. 중국인들이 소비하는 랍스터는 주로 미국 메인주에서 수입된다. 이전에는 남중국해에서도 랍스터가 잡혔으나, 랍스터 맛을 알아본 중국인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거의 씨가 말랐다. 메인주 랍스터는 육질이 부드러워 특히 환영을 받는다. 메인주에서 랍스터 도매업을 하는 스테파니 날도는 “이전엔 크리스마스 전날 하루만 대목이었지만 지금은 춘제를 전후로 4주 동안이 가장 바쁘다”고 말했다. 미국 동해안에 한파가 몰아친 이번 겨울에는 랍스터 포획량이 크게 줄어 중국 수요를 맞추느라 뉴잉글랜드 지역 어부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BBC에 따르면 메인주에서만 이번 겨울에 랍스터 500t을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의 선주문이 많아지면서 인접국인 캐나다 소비자들은 이제 메인주 랍스터를 먹지 못하게 됐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랍스터 수출은 2009년 26만 달러에서 지난해 3760만 달러(약 417억원)로 무려 145배나 증가했다. 홍콩 소비자들은 1㎏짜리 랍스터를 주로 먹지만 본토인들은 2~3㎏짜리 대형 랍스터를 선호한다. 랍스터 1㎏당 소비자 가격은 200위안(약 3만 5000원) 정도다. 그러나 호텔에서 랍스터를 먹으려면 1인당 600위안은 잡아야 한다. 취업정보사이트인 중국인재망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0%가 ‘녠예판’을 위해 외식을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9월 미국행… 취임 후 첫 국빈 방문

    시진핑 9월 미국행… 취임 후 첫 국빈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11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9월 미국 방문 요청을 수락했다고 CCTV는 전했다. 앞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일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시 주석에 대해 방미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2013년 6월에 이어 국가주석 취임 후 두 번째이나 국빈 방문은 처음이다. 시 주석의 9월 방미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겸해 이뤄진다. 회담에서는 2년 전 두 정상이 미국에서 합의한 양국 간 신형 대국관계 구축 문제, 해킹 문제, 미·중 투자협정 등 양자 현안과 동·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북핵 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 주요 이슈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미·중 투자협정 협상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의 소비중심 경제로의 이행 및 외환시장 자유화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사이버안보 문제와 이란 핵협상 등 안보 부문에서도 중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언급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시 주석이 양국 투자협정 협상을 가속화해 나가자고 했으며 미국 측에 첨단기술 분야의 대중 수출제한 조치 완화, 중국기업의 대미 투자 편의 확대 등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양국은 서로 핵심이익과 중대관심사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대만, 시짱(西藏·티베트) 문제 등에 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중시함으로써 중·미관계에 불필요한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DC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공개회동한 것과 미국이 지난해 말 대만에 군함 4척을 판매하기로 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유사상황 재발방지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언론사 해킹당해 “3차 세계대전 발발” 오보 해프닝

    美언론사 해킹당해 “3차 세계대전 발발” 오보 해프닝

    미국 언론 매체인 ‘뉴욕포스트’와 통신사인 ‘UPI통신’의 트위터 계정이 한때 해킹당해 “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내용의 트윗이 게재되어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들 두 매체의 트위터 계정은 16일(현지시각) 오후 1시 전후 해킹을 당한 직후 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그럴듯한 내용의 트윗이 게재됐다. 해커는 미군 합참본부가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을 받았으며 미 해군이 중국 함대를 대상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을 올렸다. 이후 해커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오바마의 아시아 중심 정책을 비난하면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교황이 “3차 세계 대전이 시작됐다”고 발표했다며 교황 사진과 함께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졸지에 해킹을 당한 해당 언론사들은 급히 해당 가짜 트윗 내용을 지우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포스트 트위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옐런 의장이 공적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채권자들에게 손실을 부담하게 결정했다”는 가짜 트윗이 올라오는 등 한동안 곤혹을 치렀다. 지난 13일에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트위터 및 유튜브 계정이 해킹을 당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자처하는 해커가 미군에게 공격을 경고하는 트윗을 올려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해킹 공격에 미 백악관은 민간 부문에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는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나, 언론사 트위터 계정마저 해킹을 당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내용의 가짜 트윗이 올라온 UPI 통신 (해당 트위터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뉴노멀 시대/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뉴노멀 시대/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지 3년째 접어들면서 중국에선 ‘뉴노멀’(New normal)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어로 ‘신창타이’(新常態)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시 주석이 지난해 5월 지방 순시 때 연간 7%대 성장에 그치는 중국 경제에 대해 “‘경제 뉴노멀’(초고속 성장 시대가 끝나고 중고속 성장이 일반화한 상태)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뉴노멀’은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분위기다. 반(反)부패는 시진핑의 ‘정치 뉴노멀’이다. 2013년 말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체포설이 나돌던 때만 해도 ‘호랑이(거물급 부패 인사) 잡기’는 저우융캉 처벌로 끝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중국 정치는 각 파벌 간 경쟁과 합종연횡이 심해 새 지도부의 부패 청산 작업이 쉽지 않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우융캉은 물론 최근 낙마한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부장(장관급)까지 ‘부패 호랑이’가 잇달아 반부패 칼날에 쓰러지자 다음 타깃에 주목해야 하는 ‘새로운 상태(常態)’가 만들어진 것이다. 시 주석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지도자의 신년 메시지에서 ‘반부패’를 언급한 것은 올해도 부패 척결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종전의 집단지배 체제를 깨고 1인지배 체제를 굳힌 것도 ‘정치 뉴노멀’에 해당한다. ‘문화 뉴노멀’은 시진핑 띄우기로 정리된다. 시진핑의 ‘말씀’을 담은 책은 중국 서점가에서 추천 도서이자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시진핑을 찬양하는 노래와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가 다녀간 식당은 하루아침에 명소가 되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시 주석이 먹은 음식은 유행이 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모옌(莫言)은 “이제는 반부패를 주제로 한 소설을 써야 할 때”라며 시진핑의 반부패 조치를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시 주석이 언급한 ‘APEC 블루’(스모그 없는 파란 하늘)는 중국의 ‘환경 뉴노멀’이다. 전 도시와 부처가 앞다퉈 환경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치·경제·문화 분야의 뉴노멀이 중국인의 사회 의식을 바꾸는 ‘사회 뉴노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지금 중국은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에 ‘뉴노멀’이라는 간판을 붙이고 있다. 관영 언론들 사이에는 혁신과 개혁이 ‘뉴노멀’의 핵심이라며 시 주석 집권 이후 변화하는 중국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의 뉴노멀은 이제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기준이 된 것처럼 보인다.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가진 신년회에서 “중국과 국제 사회가 밀접해지는 추세로 볼 때 중국은 중국 특색의 외교 이념을 명확히 해야 하고, 세계 각국 인민들로 하여금 (중화민족의 부흥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꿈’을 이해하고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핵심이익’(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 대한 주권)을 존중하고 자신들이 정한 규칙에 도전하지 않을 것을 강요하는 중국의 ‘외교 뉴노멀’에 대한 대응을 고민해야 할 때가 머지않은 것 같다. jhj@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가 중국보다 하수인 까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가 중국보다 하수인 까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지난 세기 공산주의 환상을 좇았던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 스타일은 딴판이다. 중국이 강온 양면 전략으로 실리를 챙기는 편이라면 러시아는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쪽이다. 1999년 5월 미국 주도의 나토군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신유고연방의 병참본부로 오인해 폭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등 나토 지도자들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시민·학생들이 반미 구호를 외치며 중국 전역에서 들끓었다. 중국은 ‘실수로 인한 오폭’이라는 미국의 해명을 수용하고 보복 조치 없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2001년 4월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 정찰기가 중국 전투기와 충돌한 뒤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비상 착륙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인들은 미 정찰기를 억류해야 한다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중국은 억류하고 있던 미 정찰기 승무원을 풀어 줌으로써 파국으로 치닫던 외교 갈등을 극적으로 해결했다. 미국과 ‘맞짱 뜨기’보다 물밑 협상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어 냈다. 그러나 2000년 6월 중국산 냉동 마늘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한 한국에는 핸드폰 수입 중단, 2010년 10월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노르웨이에는 연어 수입 중단,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도발하는 일본에 대해서는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보복 조치로 짓눌러 버리기도 했다. 2007년 10월 테헤란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반대한다며 미국과 정면 충돌했다. 러시아는 강력히 제재하자는 미국 요구를 번번이 거절하며 이란 감싸기에 바빴다. 2014년 3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시민혁명에 의해 축출되고 친서방 성향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이 들어서자 군 병력을 투입해 크림자치공화국의 주요 지역을 장악했다. 미국 등 서방이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력한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러시아는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에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이를 뭉개 버렸다. 경제제재 조치가 본격화되고 국제 유가도 급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루블화 환율이 요동치며 러시아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렸다. ‘강공이 최고의 선’이라며 힘을 뽐내던 러시아는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 중국이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분별하는 ‘스마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면 러시아는 무모하게 힘으로만 상대하려는 ‘하드파워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쯤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일까.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청와대 문건 파동, 통합진보당 헌재 판결 등 국내 문제에 매몰돼 지내는 동안 국가경제는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었고 ‘미우나 고우나’ 가까이 지내야 하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이나 남북관계 회복 등 주요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분노를 터뜨리면 한때 속이야 시원해지겠지만 결과까지 늘 만족감을 안겨 주지는 않는다. 국정을 운영하는 데 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탈레반처럼 근본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거꾸로 흐르는 역사의 시계/이순녀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거꾸로 흐르는 역사의 시계/이순녀 국제부장

    국내 개봉 한 달 만에 900만 관객을 넘기고 순항 중인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우주 속 통로 웜홀을 통과해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이 핵심 모티브로 등장한다. 아직은 영화 속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가상의 이론이지만 언젠가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은 관객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인터스텔라’ 이전에도 과거로 혹은 미래로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재깍’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의 1초가 쌓여 1분이 되고 1분이 모여 1시간, 하루, 일년이 되는 그 정직한 전진의 법칙을 거스르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 호기심을 반영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런데 종종 역사의 시계는 시간을 뒤로 돌리는 마술을 부리곤 한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다. 숱한 희생을 딛고 힘들게 쟁취한 역사적 진전이 한순간에 도루묵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올 한 해 나라 안팎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필립 스티븐스는 최근 칼럼에서 올해를 “정치적 독재자의 해”로 규정하며, 19세기 제국주의 열강체제로 회귀하려는 일부 지도자들의 면면을 지적했다. 가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올 초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를 공격하는 등 강력한 민족주의를 내세워 이웃 나라를 힘으로 제압하려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 이래 가장 막강한 1인 지배 체제를 형성하면서 군사대국화 등을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며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또 어떤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 왜곡 망언도 모자라 “일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헛소리까지 일삼고 있다. 오죽했으면 뉴욕타임스가 며칠 전 사설에서 “아베 정부는 전쟁 역사를 세탁하려는 요구에 영합하며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을까. 그런데도 오는 14일 중의원 총선거에서 집권당 자민당이 반수를 넘어 단독으로 3분의2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는 걸 보면 일본 국민들의 진짜 속내가 뭔지 무척 궁금해진다. 시야를 중동으로 돌리면 ‘아랍의 봄’을 통해 가까스로 독재자들을 축출한 나라들의 시간도 역주행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기소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도 혼란한 국내 정세를 틈타 막후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선 인종 갈등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서 인종 갈등이 오히려 악화됐다는 응답자가 53%에 달했다. 미주리주 퍼거슨시와 뉴욕에서 각각 발생한 백인 경관의 흑인 총격 사살 사건에 대한 대배심의 경찰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남 눈의 티만 볼 게 아니다. 진위를 떠나 십상시(十常侍)라는, 중국 고대 역사서의 환관 무리가 이웃집 강아지 이름처럼 장삼이사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요즘 대한민국 청와대의 시계는 어디를 가리키고 있을까. 역사의 진전은 시간의 흐름만으로 결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새삼 곱씹게 되는 수상한 시절이다. coral@seoul.co.kr
  • 40년 전 ‘낙후의 상징’ 코리아가 이젠 ‘희망의 상징’

    40년 전 ‘낙후의 상징’ 코리아가 이젠 ‘희망의 상징’

    “한국 대학을 졸업한 뒤 스리랑카로 돌아와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18세 스리랑카 소녀 파와니 푼짜라는 한국어가 유창하다. 스리랑카 마타라 지역에 파견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단원에게 5년 전부터 한국어 수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파와니는 본래 공부와는 담을 쌓았었지만 코이카 봉사단원들의 지도를 받으며 조금씩 학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어를 좋아해 지난해 열린 ‘제6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역대 최연소로 1등을 차지했다. 심지어 순자라는 한국 이름도 지었다. 대입을 앞두고도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은 가난에 신음하던 스리랑카 소녀가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이다. 지난달 27~30일 코이카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한 스리랑카 곳곳에서 한국 봉사단원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수도 콜롬보에 있는 ‘코리안 클리닉’은 한방치료를 받으려는 현지인들로 이른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많은 현지인이 우리나라 1960~1970년대 수준의 시설을 갖춘 일반 병원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한방치료를 받길 희망하고 있었다. 코리안 클리닉에서 한 시간가량 차량으로 이동하면 나오는 돔페 지역에는 코이카 지원으로 완공된 스리랑카 최초의 위생 폐기시설이 위치해 있다. 지난달 27일 이 시설 개소식에 참석한 수질 프리마자얀트 스리랑카 환경재생에너지부 장관은 “그동안 쓰레기를 그냥 매립하는 바람에 전염병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젠 걱정을 덜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스리랑카 남부에 위치한 마타라 지역에서는 2004년 쓰나미로 인해 부서졌던 왕복 2차선 다리가 코이카에 의해 6차선 다리로 재탄생됐다. 소신드라 한둔게 마타라 시장은 “당시 스리랑카에서만 4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피해가 컸는데 다리가 복구돼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1960~1970년대 스리랑카 사람들은 낙후한 지역을 가리켜 코리아라고 불렀다. 당시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5년간 내전에 신음했던 스리랑카 사람들은 그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코리아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이에 호응하며 1987~2012년 사이에 무상원조로 9900만 달러(약 1100억원), 유상원조로 3억 15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지원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적원조(ODA)는 스리랑카 공여국·기관 가운데 6위다. 현재 코이카를 통해서도 76명의 단원을 스리랑카 전역에 파견해 현지인들을 돕고 있다. 장원삼 주스리랑카 대사는 “스리랑카의 경우 과거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에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있으며 천연자원도 풍부하지 않다”면서 “이런 점들이 한국과 닮았다고 생각한 현지인들은 코리아에 더욱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집중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물량 공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초라하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9월 스리랑카를 방문해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가 소요되는 화력발전소 추진을 약속했고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콜롬보항에 건설되는 인공섬 프로젝트에도 14억 달러(약 1조 5600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인공섬의 3분의1을 중국이 소유하기로 했다. 같은 달 아베 신조 총리도 일본 정상으로서는 24년 만에 스리랑카를 방문해 안테나탑과 송신소 등의 정비비용으로 137억엔(약 1335억원)을 지원하고 연안 순시선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과 중국이 ODA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스리랑카가 해상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이미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 운영권과 파키스탄 과다르항 운영권을 확보한 중국은 콜롬보항까지 영향권에 넣어 남중국해-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계획 중이다. 이들 세 곳을 지도에서 연결해 보면 진주 목걸이와 비슷한 모양이어서 ‘진주 목걸이 전략’이라고도 불린다. 일본·하와이(미국)·호주·인도를 잇는 ‘다이아몬드 전략’을 구상 중인 일본은 스리랑카에 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의 ‘진주 목걸이’를 자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코이카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2010년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며 매년 해외 원조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리랑카는 2009년 내전이 종결된 뒤 매년 6~8%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해상 교통의 요지로서도 중요하다”면서 “꾸준한 ODA 지원을 통해 한국과 스리랑카가 함께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보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글로벌 시대] 남중국해 격랑 속 미·베트남 공동 전선/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그리스·태국 대사

    [글로벌 시대] 남중국해 격랑 속 미·베트남 공동 전선/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그리스·태국 대사

    남중국해 도서와 바다의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필리핀 그리고 중국과 아세안 간 분쟁의 파고가 좀처럼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올 5월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주변에 대형 석유 시추 장비를 설치하자 중·베트남 관계는 1991년 관계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닫게 되고 베트남 안보의 취약성을 노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근의 미·베트남 관계를 보면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한 국제정세 흐름 속에서 국가이익을 보호하고 신장시켜 나가려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교과서처럼 명료하게 보여 준다.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적은 없으며 오로지 국가이익만 있을 뿐이며 적의 적은 친구라는 자명한 이치를 새삼 일깨워 준다. 내년 미·베트남 관계 정상화 20주년을 앞두고 이들 양국 관계가 매우 긴밀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의 팽창을 제어하는 데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전에 맞서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의 상징으로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치사무기 금수조치를 부분적으로 해제하기로 하고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기술 수출도 허가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베트남은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구축하고 있는 중국 견제 평형추의 주요 국가로 부상한 셈이다. 미국은 1964년부터 약 10년간 지속된 베트남전의 상흔을 뒤로하고 동아시아에서 미국 중심의 기존 질서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베트남과 다시 손잡고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이 일찍이 아시아에서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를 간파해 1975년 베트남 공산화 통일 이후부터 미국 내에서 베트남과의 국교 정상화 목소리가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중심으로 계속 불거져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쟁 영웅 보응우옌기업 장군이 미국에 대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며 미래를 함께 열어 가고자 한 제스처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역사상 천여년간 중국의 직간접 지배를 받은 베트남은 1979년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10만명의 기습공격을 물리치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적 연유로 베트남 국민의 마음에는 중국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여전히 뿌리 깊게 내재돼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을 완화하고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종전 20년 만인 1995년 대미 수교를 관철함으로써 대외 관계에서 큰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수출입 화물 및 원유 수송로로서 남중국해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번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지속적 경제 발전에도 대단히 중요한 생명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중국해 해상 교통로의 안전한 확보는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대한 관심사가 됐다. 우리로서는 남중국해 관련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 지난주 베이징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네피도 동아시아정상회의를 계기로 동아시아와 아·태 지역의 경제통합 논의가 기존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과 함께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아와 아·태 지역 경제통합의 가속화는 생명의 바다로서 남중국해의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대결의 남중국해를 공존의 남중국해로 바꾸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 中, 아세안 환심사기 ‘머니 외교’

    중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N)의 기간산업 건설을 위해 200억 달러(약 21조 92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3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중국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자국 중심의 주변 경제영토 통합을 목표로 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실크로드 기금’을 위해 각각 500억 달러와 400억 달러를 출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두 기금도 사실상 아세안 지역 인프라 건설 지원에 상당 부분 사용될 것이란 점에서 중국이 돈으로 아세안의 환심을 얻기 위한 전방위적인 ‘머니 외교’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또 중국과 아세안 간 핫라인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2015년 아세안 국가들이 참석하는 비정식 국방장관 회담을 주재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자국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이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아세안 간 핫라인 개설이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을 겨냥해 이 지역에서 자국의 안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지난 12일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만나 미얀마에 대한 인프라 구축 지원 명목으로 260억엔(약 2471억원)의 차관 제공 계획을 밝혔다. 같은 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도 만나 하천 정비 등을 위해 약 200억엔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오바마·시진핑 “한반도 원칙은 완전한 비핵화”

    오바마·시진핑 “한반도 원칙은 완전한 비핵화”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조속한 6자회담의 재개를 강조했다. 최근 북한이 억류 미국인 2명을 석방하는 등 미국에 호의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만큼 북핵 문제를 둘러싼 관련국들 간 움직임이 빨라질지 주목된다. 양국 정상은 또 온실가스 감축 합의 등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해 반(反)테러, 에볼라 대응에 대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양국 간에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것과 관련, 앞으로 육상 및 해상에서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홍콩 민주화 시위, 사이버 테러 등을 놓고서는 이견을 노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 시위와 관련해 “미국은 그들(시위대)을 돕지도 않았고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선거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 주석은 “홍콩에서 일어난 점거 사태는 위법 행위이며 중국의 내정으로 그 어떤 국가도 관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美·中, 군사충돌 방지·온실가스 감축 합의

    美·中, 군사충돌 방지·온실가스 감축 합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기로 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합의해 주목된다. 태평양을 둘러싼 양국 간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룩했다는 평이다. 두 정상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군사 대 군사 신뢰구축 메커니즘(Confidence-Building Mechanisms·CBM)을 구축해 의도치 않은 사건 발생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군사 훈련 계획을 서로에게 알려주고, 양국 전투기와 군함이 마주쳤을 때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행동 방침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이 주변국들과 영토분쟁이 격화된 동·남중국해에서 미·중이 동시에 군비를 늘리고 군사활동을 강화하면서 양국 간 우발적 충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 순양함에 중국 군함 한 척이 접근해 충돌할 뻔했으며, 당시 두 선박 사이의 거리는 457m에 불과했다. 양국은 온실가스 감축에도 전격 합의했다. 중국은 오는 2030년을 전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늘리지 않기로 했다. 중국이 특정 시점을 적시하며 감축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온실가스 감축과 더불어 화석연료가 아닌 다른 대체 에너지원의 비중을 2030년쯤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도 약속했다. 미국도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에서 26∼28%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7% 줄이겠다던 오바마 대통령의 기존 공약보다 한층 강화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관계의 획기적 사건”이라며 “양국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유엔 기후변화협약 체제에서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회피해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中 정치1번지서 만난 G2… 해킹·AIIB 신경전 예고

    中 정치1번지서 만난 G2… 해킹·AIIB 신경전 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저녁 중국 권부의 핵심인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두 정상이 중난하이 잉타이(瀛臺)를 함께 거닌 뒤 한위안뎬(涵元殿)에서 회오(會唔·만남)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격식을 차린 국빈방문 행사뿐 아니라 자유로운 장소에서의 활동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일정에 중난하이 산책 코스를 넣은 것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막 휴양지인 랜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격식 없는 대화’로 친분을 다진 두 정상이 당시 자유로운 분위기의 만남을 다시 갖자고 약속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12일 중난하이에서 만찬과 티타임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 10일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13일 출국한다. 중난하이는 중앙정부인 국무원과 시 주석의 비서실 격인 당 중앙판공청 등 당·정 핵심 기관과 전·현직 수뇌부의 관저가 몰려 있는 곳으로 중국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중국이 중시하는 일부 외국 정상들에게는 개방돼 왔다. 1972년 개국원수 마오쩌둥(毛澤東)이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을 초청한 바 있으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1998년과 2002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이곳에서 만났다. 총 100만㎡의 부지 위에 중해(中海)와 남해(南海) 등 초대형 호수가 들어서 있고 명·청(明·淸)시대 때 지어진 고색창연한 건축물까지 한데 어우러져 중국 특색을 과시할 장소로 꼽힌다. 그러나 두 정상은 사이버 해킹, 동·남중국해 분쟁, 홍콩 민주화 문제 등 양국이 충돌할 수 있는 의제들을 폭넓게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장 미 우체국(USPS)이 이날 사이버 공격을 당해 80만명에 달하는 직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개인 정보가 해킹당했다고 밝힌 뒤 일각에서 중국 해커들의 소행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이버 해킹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심각하게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회담 테이블에 북핵 문제가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 APEC을 전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실크로드 기금 조성 등을 통해 자국 중심의 경제 영토를 구축하려는 데 대해 미국이 견제에 나서는 등 태평양을 둘러싼 양국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인 점도 회담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번 회담 직후 중국은 호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이어 또 다른 동맹인 호주와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예정이다. 미국도 호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 별도의 회동을 통해 중국을 겨냥한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중국의 굴기(崛起·우뚝 섬)를 견제할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진핑 2.0 시대] (중) 외교 衝(충:부딪치다)-자가당착

    [시진핑 2.0 시대] (중) 외교 衝(충:부딪치다)-자가당착

    중국은 5일 개막하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회의에서 아·태지역 경제통합의 주도권을 틀어쥔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회의에서 APEC의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본격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선언, 미국의 동맹인 한국 및 호주와의 경제적 관계 강화를 위한 중·한, 중·호주 간 FTA 체결 등을 관철한다는 목표다. 미국은 FTAAP가 자국 주도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다며 APEC 선언문에서 FTAAP를 삭제시키고, 한국·호주 등에 AIIB 참여를 제한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중·미 간 신형 대국 관계 구축을 통해 양국이 평화롭게 발전하자면서도 중국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공격 행보로 APEC 무대에서 미국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미국과 말로는 윈윈, 행동은 충돌 중국은 ‘굴기’(?起·우뚝 섬)를 실현하려면 현재 패권국인 미국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주석 시절부터 중국은 미국에 도전할 뜻이 없고, 신형 대국(중국)과 기존 대국(미국)이 부딪치지 않고 잘 지내는 새 모델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 주석의 신형 대국 관계란 미국이 중국의 영토·주권 등 핵심 이익만 건드리지 않으면 중국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동에서는 미국이 ‘중국 봉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있다. 실제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미국의 공격에 강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중국은 미 사법 당국이 지난 5월 사이버 범죄 혐의로 중국군을 기소하자 양국 간 ‘인터넷 업무조’의 활동을 아예 중단시켰다.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대한 강압적인 대응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자 “홍콩 사무는 중국의 내정이므로 간섭하지 말라”고 맞섰다. 올 들어 미·중은 남중국해에서 전투기와 군함이 각각 충돌 직전의 상황까지 간 적도 있었다. 중국은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며 충돌하지는 못하지만 미국에 대항할 힘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먼저 러시아와 경제·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미국의 중국 봉쇄에 이용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한국 등 미국의 아시아지역 동맹국들을 공략하는 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배제한 아시아 중심의 안보협력기구 창설을 목표로 한 데 이어 이번 APEC 회의에서 중국 중심의 아·태 경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평화발전 외치면서 군사 근육 과시 시 주석은 외교 목표로 평화로운 발전을 뜻하는 화평발전(和平發展)을 내세운다. 또 주변 외교정책으로는 친밀·성의·혜택·포용을 의미하는 친성혜용(親誠惠容)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친근하게 성의를 가지고 서로 윈윈하면서 함께 발전하자는 뜻이다. 이웃 국가와 운명 공동체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동은 반대다. 당장 동중국해에서는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베트남 등과 연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 행보는 시 주석이 2012년 11월 총서기 취임 당시 “중화민족의 부흥”을 선언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다. 지난 3월 말 프랑스 방문에선 “중국이라는 사자가 이미 깨어났다”며 맹주의 지위를 되찾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중국은 국력이 강해짐에 따라 ‘힘’을 적절히 사용하면 충돌 발생을 통제하면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평화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전임자 때와 같은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힘을 기르다)의 보수적인 외교로는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주동작위(主動作爲·할 일을 주동적으로 한다)를 통해 평화와 굴기를 동시에 달성하려 한다. 그러나 평화와 굴기는 상호 충돌이 불가피한 개념이다. 강국이 되기 위한 공격적 행보는 타국의 이익을 침해해 대중국 견제를 유발한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일본, 필리핀 등의 국가들이 미국에 밀착해 반중 연대가 형성됐다. 주변국들과 부딪치고 미국과 모순이 커지는 시 주석의 외교는 중국의 대외 환경을 영토 분쟁 속에 가두면서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평이 나온다.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조차 시 주석의 외교가 ‘자가당착’(self-contradictory)에 빠졌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스인훙(時殷弘) 원장은 “미국과의 전략적 모순을 확대하고 동아시아 주변국들과의 영토 분쟁을 키우면서 중국은 사방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중국이 러시아와 밀착할수록 (중요한 파트너인) 미국의 우려와 반감을 키우고, 중국과 원래 친했던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불만까지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강대국이 되고 싶은 중국, 국내외 저자들의 평가는

    강대국이 되고 싶은 중국, 국내외 저자들의 평가는

    중국의 성장은 거침없다.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실력을 기르다)라며 웅크린 채 발톱을 감추고 때를 기다려 온 중국은 이제는 공공연히 ‘대국굴기’(大國?起·큰 나라로 우뚝 일어서다)를 표방하고 있다. 그들만의 부질없는 포효가 아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했을 정도로 경제력이 급성장했고, 항공모함을 개발하는 등 군사력까지 확장시키며 패권국가로서 위용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에 있어서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가인 동시에 6자회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서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을 빼놓고는 논의가 진전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동남아시아 등 주변 국가와 아프리카, 중동 등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기존 선진국들 역시 미래의 패권 국가로서 중국의 급부상을 인정하며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중국이 애써 감추고자 하는 아킬레스건은 있다. 타이완 양안 갈등,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벌이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 대외적 문제를 비롯해 내부적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농민공 문제, 신장위구르, 티베트 등의 분리 독립 추진, 도시와 농촌 혹은 서부 내륙과 동부 연안 등 지역 불균형 발전, 경제적 양극화 문제,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양강 체제 국가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 넘어서야 할 대목이다. ‘중국, 세계로 가다’는 중국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이의제기다. 2025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 등에도 불구하고 책은 중국이 아직 세계 강대국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외교, 경제, 문화 등 분야에 걸쳐 꼼꼼한 논리와 적나라한 사실관계의 조합으로 풀어낸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저자는 중국이 강대국이 되기에는 불완전한 요소로 국제적 이해 당사국가로서 책임감 부족 등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몰이해를 비롯해 저가 소비재 중심의 수출 국가로서 산업 및 무역적 불균형,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의 미약함, 다른 국가로 확장될 수 없는 보편성이 결여된 사회 시스템 등을 꼽았다. 그가 중국에 들이대는 잣대는 바로 ‘글로벌 영향력과 책임감’이다. 그 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본질적으로 자국의 이익과 세력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현실적인 국가’에 불과하며 글로벌 리더의 자리를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100명이 넘는 중국의 학자 및 정부 관리들을 인터뷰하는 등 학문적 성실함이 돋보이긴 하지만, 철저히 서구 중심의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본 측면이 크다. 오히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 농민 르포’가 아프다. 2004년 중국에서 출간하자마자 판금도서로 묶였다. 그럼에도 해적판으로만 1000만부 이상 판매됐고,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중국 농촌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부부 르포작가인 저자들은 농업을 주 산업으로 삼는 안후이(安徽)성을 3년 동안 꼼꼼히 돌며 중국 농촌의 적나라한 실상을 취재했다. 중국의 산업화 정책은 농업의 희생 위에서 이뤄졌다. 농촌의 생활은 너무 궁핍했고, 농민들은 중국공산당 또는 지방정부의 부패한 관리들에 의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견디다 못해 베이징 중앙정부와 상급기관을 찾아가 하소연하려는 상방(上訪)을 택했지만 별 뾰족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 등과 함께 실정법을 무기 삼아 해결책을 찾아가는 농민들의 지난한 분투도 함께 소개한다. 갖은 굴욕과 폭력을 감내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바쳐 가며 노력한 결과, 안후이성 차원에서 농민 부담을 덜어내는 농촌세비개혁정책을 채택하도록 만들었다. 주룽지 전 국무원 총리는 금서 목록에서 풀지 않으면서도 2011년 칭화대를 찾아 “비판의식을 갖고 이 책을 읽어 보라. 국외 ‘이견분자’로부터 과도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중국의 엘리트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중국의 무서움은 또한 여기에 있다. 지금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낙관도 무시도 아닌,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해외여행 | 당신에게도 하롱베이

    해외여행 | 당신에게도 하롱베이

    Vietnam Ha Long Bay 당신에게도 하롱베이 내가 하롱베이를 사랑하게 된 것은 하롱베이가 보여 준 어떤 풍경 때문이었다. 바다와 섬, 새벽의 안개와 밤의 별, 쓰다듬 듯 불어와 주는 바람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스쳐가며 만들어 준 풍경. 그것들로 인해 이제 나는 하롱베이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하롱베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70km에 있는 북부 통킹만 인근의 넓은 바다를 지칭한다. 석회암 지대가 오랜 시간 바닷물과 비바람에 침식되어 생긴 수천개의 섬들이 잔잔하고 투명한 바다 위로 솟아 있다. 섬과 섬 사이로 유람선을 타고 지나며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 넓고 신비로운 동굴과 기암괴석 등 자연의 신비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하롱’은 용이 내려왔다는 뜻이다. 베트남의 국립공원이며 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하롱베이 사실 하롱베이에 뭐가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짐을 꾸렸다. 왜 하롱베이였는지도 기억에 없다. 오래 전의 영화 <인도차이나>에서 봤던 바다와 사람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을 뿐. 푸껫, 세부, 보라카이 등의 휴양지를 두고 굳이 하롱베이여야 하는 이유 또한 알지 못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하롱베이로 갔다. 그저 어딘가에서 잠시 쉬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하노이 공항에 내려 하롱베이로 향할 때 보았다. 숙소에서 준비해 준 승합차를 타고, 앉아서 가며 보았다. 천천히 달리는 베트남의 자동차들, 자동차를 추월해 가는 많은 오토바이들. 고속도로의 모든 차가 저속의 협약이라도 맺은 듯 느리게 달렸다. 물론 내가 사는 나라의 기준으로 그랬다. 시속 60km 남짓. 답답해 보였다. 좀 밟아요, 아저씨. 나는 속으로 말했다. 내가 아직 베트남의 속도에 익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아직 여행의 속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 여행은 느려야 아름다운 법이니. 나는 천천히 맥주를 한 캔 마셨다. 깨어 보니 하롱베이였다. 호텔의 정문이었다. 파라다이스 호텔이었다. 깨어 보니 ‘파라다이스’,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자 호텔 직원이 답했다. “Here is your paradise.” 그래서였을까, 정말 파라다이스였다. 맑고 부드러운 남중국해의 바람. 유럽을 옮겨 온 듯한 호텔. 조금만 걸어가면 볼 수 있는 항구와 떠날 채비를 마치고 나를 기다리는 유람선들. 멀리서 찾아온 친구처럼, 저기 손 흔드는 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롱베이에 가면 누구나 유람선을 타게 된다. 낮시간 동안 짧게 인근해에 머물다 돌아와도 되고 하룻밤 또는 그 이상 바다에서 묵어도 된다. 크고 작은 배들이 항구에서 여행객을 기다린다. 호텔과 연계된 크루즈 상품을 미리 선택하면 편하다. 호텔 근처 선착장에서 쉽고 가깝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유람선을 타고 항구를 빠져나가면 쉽게 섬의 바다에 닿는다. 먼 옛날, 외세의 침략에 맞선 용이 적들을 향해 뿜어낸 여의주가 그대로 섬이 되었다는 전설을 기억하며 그 풍경 속에 젖어 든다. 그것이 하롱베이를 즐기는 최선의 방법. 나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하롱베이에 간다는 것은, 바다 위를 아름답게 떠돌며 수많은 섬들과 직접 만난다는 것이니까. 그렇게 하려고 나는 하롱베이에 왔다. 짐을 풀고 바다로 나갔다. 크루즈에 올랐을 때 놀랐다. 당신도 놀라게 될 것이다. 호텔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침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배의 몸으로 호텔이 떠서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침실과 바다 곁의 발코니. 텔레비전과 커피머신. 따뜻한 물이 끝없이 나오는 샤워룸. 커튼을 닫으면 호텔이고 창문을 열면 크루즈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 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내가 하롱베이를 사랑하게 된 것은 아니다. 돛을 펼치고 배가 움직이자 풍경이 다가왔다. 섬들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웠다. 섬들은 나와 가깝고 또 나와 멀었다.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 섬들이 내게 다가오고, 내게서 멀어져 갔다. 어쩌면 그때 나는 섬이었고 하롱베이의 모든 섬들은 여행자였는지도 모른다. 수천개의 섬이 오히려 나를 여행한 것. 하롱베이에서 크루즈가 움직이자 오후의 바람이 한잔처럼 취하게 불고, 나는 그대로 섬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여행의 속도에, 하롱베이의 속도에 동행할 수 있게 되었다. 섬이 내게 오는 속도와, 내가 섬을 지나는 속도가, 이 유람선이 바다 위에 안기 듯 나아가는 속도가, 나란히 내 삶의 평속이 된 것이다. 나는 느려졌고 느려지면서 느긋해졌고 더 오래, 길게, 하롱베이에 닿을 수 있었다. 아마도 그때쯤 나는 하롱베이를 사랑하게 된 것이리라. 그러니까 당신도 언젠가 하롱베이에 와야 한다. 섬들의 향연 속에서 내가 스스로 섬이 되는 놀라움을 느껴야 한다. 아니, 섬이 나를 마음껏 여행하도록 허용하며 생에 한 번쯤 내가 섬이 되는 경험을 해야 한다. 작은 배로 갈아탄 뒤 내려 걷게 되는 신비로운 동굴과 어느 섬에 올라 바라보는 대양의 석양 속에서, 작은 배를 타고 다가와 과일과 음료수를 판매하는 현지인의 웃음 속에서, 붉고 노랗고 파란 현지인의 의상 속에서, 오랜 정박과 섬의 도열과 바람의 회항 속에서, 당신도 이제 하롱베이를 만나야 한다. 그때 당신은 나와 같이 하롱베이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도시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덧붙여 나는 이야기한다. 그 밤, 크루즈에서 바라보던 섬의 어두운 실루엣과 저 멀리 하늘의 수많은 별빛을. 만져질 듯 가까워서 별을 향하여 손을 올렸다가 내린 사실을. 그 손으로 한잔의 술을 마시고 바다와 함께 취한 이야기를. 그 밤이 너무 아름다워서 잠깐 울어 버렸다는 고백을. 잠들지 못한 채 당신께 편지를 썼다는 말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바다의 가득한 안개 속에서 바라본 희미한 섬들은, 전날의 선명함보다 더 아름다웠다는 것을. 그것은 현실 속에 이미 다가와 있는 추억 같은 것이었음을. 잊어야 할 것은 잊을 수 있고 잊지 못할 것은 더 선명해지는 풍경이었음을. 그리고 그런 풍경들 속에서 나는 이미 하롱베이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최성규 취재협조 호텔앤에어닷컴 사진제공 Paradise Cruises ▶travel info Airline 하노이까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 등에서 매일 운항한다. 인천공항에서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까지 4시간 30분,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느리다. 공항에 내려 고속도로를 4시간쯤 달리면 하롱베이에 닿는다. 일반 버스를 이용할 경우 6시간 정도 소요된다. Luxury Cruise 하롱베이에 가면 누구나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신비로운 섬들을 관광하게 된다. 바다에서 하룻밤 이상 묵을 것인지, 짧게 인근의 섬들만 보고 돌아올 것인지를 선택하면 된다. 하루쯤 바다에 머무는 일정을 추천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크루즈 상품을 선택할 경우,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를 크루즈 안에서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크루즈에서 작은 배로 갈아탄 후 근처 섬과 동굴 등을 둘러보거나 카약 등의 수상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하노이로 입국하여 하롱베이를 즐긴 뒤, 근처 앙코르와트 등의 도시를 여행하는 연계 상품도 많다. Hotel 하롱베이에서 즐기는 풍요로움 파라다이스 스위트 호텔 지금까지 하롱베이 여행은 은퇴 후 효도 관광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막상 하롱베이에 가보면 휴양을 즐기러 온 젊은 유럽 여행자를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에게도 하롱베이는 유럽인들에게처럼 근사하고 럭셔리한 여행지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그 출발점에 호텔 파라다이스가 있다. 하롱베이 최초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 하롱베이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럭셔리 호텔이다. 크루즈 선착장과 가깝고 아늑한 경관으로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뚜언처우섬에 있다. 2008년 건설을 시작하여 최근 완공된 유럽형 부티크 호텔이다. 156개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높지 않은 가격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노이, 사이공 등 베트남 주요 도시 이름을 딴 4개의 건물로 구분되며, 옛 도시의 사진을 각층 복도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하롱베이 전통 음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1층에 있고 그곳에서 밤마다 유명 밴드의 공연이 진행된다. 피트니스센터, 스파, 컨퍼런스룸까지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춰져 있다. 편안한 여행을 즐기려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파라다이스 호텔의 경우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은 물론, 호텔과 연계된 다양한 여행 상품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롱베이 여행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는 크루즈 상품을 직접 운영하여 서비스와 가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크루즈 상품의 경우 원하는 여행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등급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크루즈 내부에 호텔 객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시설도 훌륭하다. 호텔과 같은 침실 및 완벽한 냉난방, 객실별 샤워시설, 다양한 요리의 레스토랑, 선상의 일광욕과 바비큐 등의 서비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작은 배로 잠시 갈아탄 후 승솟동굴, 원숭이섬, 티톱 전망대 등의 연계 관광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프러포즈 등 나만의 특별한 이벤트를 원할 경우 신비로운 동굴 속 만찬도 선택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하롱베이 시티 투어, 골프 등의 연계 상품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Place 베트남 불교의 본산 옌뜨YEN TU 국립공원 하롱베이와 하노이의 중간쯤에 위치한 국립공원으로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백년 불공을 드려도 옌뜨에 가보지 못하면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는 베트남 속담이 있을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에게 유명한 산이다. 외세의 침략에 맞선 3명의 왕이 부처가 되어 산을 지킨다는 전설도 함께한다. 10여 개의 사찰과 수백개의 사리탑이 남아 있다. 매년 정월 초하루가 되면 수많은 인파가 소원을 빌러 찾아가는 곳이다. 봄마다 불교축제가 열리고 이때 수백만명이 찾는다. 케이블카를 두 번 갈아탄 후 조금 더 걸으면 정상까지 오늘 수 있다. 중간 지점에 천년고찰 화옌HOA YEN이 있다. 계단을 걷는 도중 많은 사탑과 유적을 지나게 된다. 정상까지는 가파른 계단을 걸어야 하므로 무릎이 안 좋을 경우 정상까지의 관람은 힘들 수 있다. 전설이 깊은 승솟SUNG SOT동굴 하롱베이의 섬 속에 있는 동굴이다. 무인도에 원숭이가 살고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긴 어부에 의해 1993년 우연히 발견되었다. 유람선에서 작은 목선으로 갈아탄 후 섬에 내려 조금 걸어 오르면 동굴 입구가 나온다. 스피드보트 등으로 동굴만 관람하는 코스도 있다. 길이가 100m를 넘을 정도로 넓고 긴 석회암 동굴인데 다른 동굴과 달리 석회암이 위로 자란다 하여 솟아오른다는 뜻의 ‘승솟’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오랜 시간 석회암이 자라고 변형되며 기묘한 풍경을 이루었다. 가이드가 곳곳에 서서 동굴 벽을 향해 레이저 포인터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닮은 형상을 설명해 준다. 천궁동굴天宮洞窟이라고도 불린다. 신비로운 고립 원숭이섬HANG LUON 병풍처럼 둘러싸인 섬 한쪽에 낮고 좁은 구멍이 있고 그 사이로 작은 배 또는 카약 등을 타고 겨우 들어갈 수 있다. 안쪽에 들어서면 섬 사이로 호수처럼 넓고 둥그런 공간이 나오는데 한쪽에 원숭이들이 모여 살고 있다. 준비해 간 사과 조각을 던지면 원숭이들이 가까이 다가와 먹이를 먹는다. 물결은 잔잔하고 기암절벽과 그 위로 푸른 나무들이 아름답다. 원숭이를 보러 들어가지만, 섬의 중심에 들어가 잔잔한 바다 위로 떠 가는 경험이 더 이채롭다. 중앙쯤에서 박수를 치면 그 소리가 메아리쳐 들려온다. 바닷물의 수위가 올라가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우주비행사의 이름을 딴 티톱TI TOP섬 러시아의 유명한 우주비행사 티토프Gherman Titov, 1935~2000의 이름을 딴 섬. 그는 호치민이 러시아에 유학생 신분으로 머물 때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베트남에 초대된 티톱이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절경에 반하게 된 것을 기념하여, 호치민의 배려로 섬 하나를 그의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월남전을 대비하여 소련에 원조 및 비행술을 지원받기 위해 러시아 최고의 비행사 티토프를 초대했다는 말도 있다. 400여 개 계단을 한참 걸어오르면 하롱베이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잔잔한 바다 위로 아름다운 하롱베이의 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저 멀리 유람선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섬 아래 인공으로 조성한 작은 해변에서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파라다이스 스위트 호텔(베트남) Tuan Chau Island, Halong City, Quang Ninh Province, Vietnam +84 33 3842 368 www.paradisecruises.vn 호텔앤에어닷컴(국내)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 91-1 02-310-2600 www.hotel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美·日, 집단자위권 지리적 제약 없앤다

    일본 자위대의 행동 반경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재개정의 윤곽이 8일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의 국방·외교 당국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국장급 인사가 참가한 방위협력 소위원회를 열고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위한 중간 보고서를 정리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아베 신조 내각의 지난 7월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반영해 자위대의 역할을 넓히고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보고서의 핵심은 대(對)미군 지원과 관련한 자위대의 활동범위 제한을 없앤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에 대한 공격이 아니더라도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양국은 평시에서 유사시까지 일본의 안전보장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존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평시 ▲일본 유사시 ▲주변사태(전쟁)의 분류를 없앰으로써 미·일 방위 협력의 지리적인 제약을 지운 것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한반도, 타이완해협 등에서의 유사시를 염두에 둔 ‘주변사태’를 상정했기 때문에 미군을 지원하는 자위대의 활동 영역은 일본 주변에 한정됐다. 다만 보고서에는 한반도나 북한 등 특정 국가나 지역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또 새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일본 내각의 각의 결정을 반영,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뿐 아니라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 미·일 간 협조 사항에 대해서도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부에서마저 의견이 엇갈리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는 보고서에 적시하지 않았다. 양국이 협력하는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 보고서는 수송 협조, 수색과 구조, 비전투용 구출 작전, 해상 안보, 효율적 경제 제재를 위한 활동 등을 명시했다. 보고서에 미군에 대한 지원활동의 사례들을 이같이 열거한 것은 해양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과 충돌할 때 자위대가 새 가이드라인에 입각해 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활동이 활발한 우주·사이버 공간에서의 미·일 공동 대처도 보고서에 새롭게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연내를 목표로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추진해 왔지만 자위대법을 비롯해 일본의 법제 정비가 지연되는 바람에 미국과 협의를 거쳐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역할분담을 규정한 양국 정부 문서로 1978년 소련군의 일본 침공을 상정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으로 상황이 달라지면서 1997년 한반도 유사시나 중국·타이완의 양안(兩岸) 사태 가능성 등을 반영해 개정안을 발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 베트남 무기수출 금지 40년 만에 해제

    美, 베트남 무기수출 금지 40년 만에 해제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베트남에 40년간 적용했던 살상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일부 해제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더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돼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회담한 뒤 무기 금수 해제 조치를 발표했다. 젠 사키 대변인은 “미 정부는 베트남에 해양 안보를 위한 살상·정찰용 무기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베트남전쟁 종전 이후인 1975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을 금지해 왔다. 1995년 수교한 뒤 경제협력을 강화해 왔으나 무기 금수 조치는 유지했다. 국무부는 이번 조치가 베트남 당국이 정치범을 석방·사면하는 등 민주화 조치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며, 인권 현안에서 더 진전이 있으면 무기 수출 규제도 더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 관리들은 베트남 정부가 미 측에 특정 무기 구매를 요청하면 의회와 협의해 사례별로 판매 허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계약을 검토 중인 구체적 무기 시스템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베트남의 남중국해 초계·방어 임무를 증강하는 무기가 될 것이고, 경우에 따라 전투기·전함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베트남에 해상 초계기 ‘P3’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관리는 “양국 간 향후 군사 협력을 위한 중요한 첫 단계로,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의 자위 능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동맹 논리냐 경제 실익이냐… 美·中 금융패권 겨루기에 곤혹

    동맹 논리냐 경제 실익이냐… 美·中 금융패권 겨루기에 곤혹

    한국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유보를 결정한 데는 동맹 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강력한 반대와 자국 중심의 금융 질서 구축을 밀어붙이고 있는 독불장군식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곤혹스러운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AIIB 가입 협의가 본격화되면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 재무부 등 각 대화 채널의 고위급 ‘입’을 통해 집요한 반대 공세를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AIIB 가입 문제가 양국 간 동맹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미측이 경고하는 등 압박 수위도 거셌다는 지적이다.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들어 한국과의 각종 양자 회담에서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20~21일 호주 케언즈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미국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캐럴라인 앳킨스 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우리 측의 AIIB 불참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엔총회를 계기로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의 AIIB 연내 가입 움직임을 우려하며 유보 취지의 발언을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 같은 전방위적인 반대 표명은 우리 측의 AIIB 가입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구체적 정보를 토대로 진행됐다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8월 초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등 유관부처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AIIB 가입을 유력하게 검토했고, 지난 7월 기준으로 3665억 달러에 달하는 우리 외환보유고에서 50억 달러 규모를 AIIB에 지분 투자하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가입국을 대상으로 한 4차 AIIB 설명회에 우리 측이 참석하는 등 한·중 간 협의가 지속됐다. 미국은 당초 한·중 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원론적인 우려 표명 수준에 머물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AIIB 참여를 요청한 이후 협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의 우려는 구체적인 반대 표명으로 변했다. 우리 측의 대미 설득도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미 재무부 고위 관료는 시 주석 방한 후 한국 측의 AIIB 가입을 설명하기 위해 방미한 우리 측 인사에게 “한국이 (AIIB) 깃발을 들어 올려서는 안 된다”며 불편한 인식을 전했다. 이는 미국의 다른 우방국보다 먼저 한국이 AIIB에 가입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주요 동맹국인 한국의 가입이 몰고올 정치 경제적 파문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뿐 아니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대립하고 있는 베트남까지 20여개의 아세안 국가들이 이달까지 중국과의 AIIB 가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가입을 종용하면서도 협의 과정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중국의 이중적 태도 역시 우리 측 선택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AIIB 지배구조 개선과 우리 측 지분율에 따른 수석부총재 배정 등 한국 요구에 대해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냉정하게 선을 긋는 등 중국 중심적 AIIB 운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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