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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 깨고… ‘북핵’ 충실 반영… ‘친북’ 라오스서 韓외교 성과

    예상 깨고… ‘북핵’ 충실 반영… ‘친북’ 라오스서 韓외교 성과

    北 미사일 발사까지 직접 거론… 유엔 안보리 2270호 준수 촉구 작년보다 구체화… 수위 강해져 ‘사드 외교전’ 추후에도 공 들여야 27일 우여곡절 끝에 채택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 포함된 북핵 관련 문구는 지난해보다 상당 수준 구체화되고, 그 수위 역시 상승했다. 특히 올해 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구체적인 도발 행위를 거론한 데다 북한을 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로써 남북한이 라오스 현지에서 벌인 치열한 외교전에서 우리 정부가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올해 ARF 의장성명은 상당 기간 진통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의장성명은 참가국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 만장일치 형식으로 채택된다. 때문에 쟁점이 많으면 문구 조율에만 며칠씩 걸린다. 지난해와 2014년에는 나흘이 걸렸고, 2012년에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으로 성명 채택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 올해는 북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등 ‘메가톤’급 이슈들이 즐비한 탓에 단시간 내 성명 채택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기류였다. 특히 대표적인 친북 국가인 라오스가 올해 의장국을 맡은 탓에 북핵 관련 강도 높은 문구를 넣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성명이 예상 외로 빠른 시간에 채택됐으며 북핵 관련 내용도 충실히 반영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반영코자 하는 요소들이 사실상 충실히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전 양자 협의 등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미·일·호주 등과 견고한 공조를 이뤄 왔던 것이 만족스런 결과를 도출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성명에 담긴 “장관들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갈등을 평화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장관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그 어떠한 비생산적 행동(any counter-productive moves)도 자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는 내용에서 진일보한 표현을 성명에 담아냈다. 아울러 올해 성명에 중·러가 주장한 사드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적잖은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중·러가 최근 유엔에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제출하는 등 연합전선을 펴고 있어 앞으로도 ‘사드 외교전’에는 계속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까지 현지에 남아 문구 조율에 관여했지만, 우리 정부와 동맹국들의 공조를 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가 남아 현장을 지휘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ul.co.kr
  • ARF 의장성명 “북핵·미사일 우려”… ‘사드’ 언급 없었다

    남중국해 평화적 해결 재확인 남북한을 비롯해 6자 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석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는 27일 북한의 핵·미사일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는 표현이 담긴 의장성명을 진통 끝에 채택했다. ARF 폐막 하루 만이다. 우리 정부가 우려했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표현은 의장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고전’을 예상했던 우리 외교당국으로서는 최상의 성과로 평가된다. ARF 의장국인 라오스가 이날 공개한 의장성명은 “장관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1월 6일 핵실험과 2월 7일 로켓 발사, 7월 9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현 상황 전개에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의장성명은 이어 “장관들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를 재언급했다”면서 “대부분의 장관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 2270호를 포함한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모든 관련 측이 평화적 한반도 비핵화의 추가적 진전을 위해 역내 평화 안보를 유지하고 6자 회담의 조기 재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통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장관은 인도주의적 우려에 대응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사드 한반도 배치 관련 문안의 포함 여부를 놓고는 한·미 대표단이 강력한 공동 전선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 등 일부 국가가 집요하게 사드 배치를 비난하는 문구를 포함하고자 시도했지만 관련 양자 접촉과 문안 교섭을 통해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활동 수행에서 자제력을 발휘하며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행동을 피하고, 당사국이 유엔해양법협약을 비롯한 국제법에 따라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27개 ARF 참가국은 전날 ARF 리트리트 및 총회에서 의장성명 문구를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특히 북핵과 사드, 남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커 폐막 직후 성명을 채택하지 못 했고 문구 조율이 이날까지 이어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국제무역에서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티베트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그 국가는 중국에 경제 보복을 당한다는 뜻이다. 독일 괴팅겐대학의 안드레아스 폭스와 닐스 헨드릭 클란 교수가 ‘국제무역에서의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연구를 통해 제기한 학설이다.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시대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해당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무조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장관급 각료의 경우 무역 감소폭은 8.5%였고 대통령급이 만나면 16.9%로 대폭 줄어들었다. 두 교수가 159개국의 사례를 통해 조사한 결과다. 2008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달라이 라마와 만난 일이 있었다. 중국은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중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진행됐던 에어버스 항공기 150대 구매 협정을 무산시켰다. 프랑스 외무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통합된 일부분이라는 것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실상 백기 투항이었다. 달라이 라마 효과는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깊다. 핵심 이익에 대한 정의는 다소 모호하지만 후진타오 정권 시절 당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상세한 설명을 했다. 2000년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통해서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 유지와 국가 안보와 영토·주권 수호, 경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중국의 3대 핵심 이익으로 제시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대만 문제)과 티베트·위구르 분리독립, 서구식 다당제 반대, 남중국해 및 센카쿠 영토 분쟁 등이 해당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 기념식에서 “그 어떤 외국도 우리가 핵심 이익으로 거래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10년 노벨상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중국은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금지했고 2010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격화될 당시 일본이 중국 어선의 선장과 선원을 억류하자 즉각 희토류 수출을 중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했던 중국 칭다오시가 불참을 통보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아니냐는 보도가 적지 않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날 선 공세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핵심 이익이라고 단언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이미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중국이 국제 시선 때문에 대놓고 경제 보복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카드를 갖고 우리를 흔들 가능성은 크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ARF 폐막] 북핵 급한데 사드 발목… 정부, 美·中 사이 ‘균형 외교’ 기로에

    [ARF 폐막] 북핵 급한데 사드 발목… 정부, 美·中 사이 ‘균형 외교’ 기로에

    2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끝으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2박 3일간 벌어진 연쇄 다자외교 일정은 모두 막을 내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기간 동안 각종 다자·양자회담에 참석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 남중국해 문제로 대립이 격화된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외교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윤 장관은 라오스 방문 기간 동안 미·중·일을 비롯, 15개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 해결과 대북 제재 이행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윤 장관은 지난 24일에는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분명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가까운 라오스가 올해 ARF 의장국을 맡으면서 의장 성명에 우리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북핵 관련 내용이 반영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우려한 대로 이날 의장성명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의장성명 초안에 사드 배치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 정부가 대응에 진땀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NHK 방송은 이날 의장성명 초안에 사드 배치와 관련해 “복수의 외무장관이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언급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중·러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지난 8일 유엔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러가 역내 이슈였던 사드 문제를 유엔 차원의 문제로 확산시키기 위해 연합 전선을 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와 관련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향후 중·러가 협력해 사드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면 우리 외교당국의 부담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ARF로 남중국해 문제 역시 중재판결만으로 일단락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중국은 미·일·호주 등 연합 전선의 압박을 받았지만 아세안 국가들을 규합해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 헤이그 중재판결 관련 문구를 삽입하는 것을 막아냈다. 결국 우리 정부는 이후에도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리용호 “5차 핵실험, 美 태도에 달렸다”

    남중국해·사드 등 폭넓게 논의 의장성명 채택 밤늦도록 진통 남북을 비롯해 6자 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다자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6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참가국들 간에 의장성명 문구를 둘러싸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성명 채택에 진통이 이어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에서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일치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ARF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비판과 우려,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엄격히 이행할 수 있는 발언을 해주도록 요청했고 대부분의 나라 외교장관들이 그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ARF에 앞서 이날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 및 대북 제재 협력을 촉구했다. 반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ARF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핵실험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면서 5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했다. 이날 ARF에서는 남중국해 문제 및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도 폭넓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ARF 의장성명에 사드문제 포함되나…정부, 가능성에 촉각

    ARF 의장성명에 사드문제 포함되나…정부, 가능성에 촉각

    회원국들 문안협상, “북핵문제엔 공감대”…北, 대북 적대시정책 포함 시도할듯 남북한을 비롯한 2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26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회의 결과 문서인 의장성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의장국 라오스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남중국해 등 다양한 역내 정세 현안에 대해 각국 외교장관들이 밝힌 내용을 정리해 성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각국은 라오스가 마련한 의장성명 초안에 의견을 제기하며 문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 등이 의장성명 초안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우리 정부가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방송은 의장성명 초안이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복수의 외무장관이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언급,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주장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드’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최소한 사드 배치를 시사하는 간접적 표현을 포함시키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문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현재까지는 (다자) 회의에서 사드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실제 성명에 포함된다면 강력한 대북 메시지도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문안에서 사드 관련 내용을 빼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핵 위협이라는) 본질이 아닌 것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가진 라오스가 의장국으로서 재량권이 크다는 점도 우리에게 부담이다. ARF는 회원국인 북한의 목소리도 반영되기 때문에 통상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들어가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초안이 수차례에 걸쳐 회람되면서 내용이 바뀐다는 점에서 실제 문안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만큼 실제 최종 성명에 반영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정부 안팎에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문안 협상 상황과 관련해 “실제 모여서 협의하는 것은 오늘부터”라며 “ARF 회의가 끝나고 나면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문안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연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상황에서 북핵과 관련해 이전 회의보다 진전된 문안이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핵개발은 대북 적대시정책 때문’이라는 기존 주장을 올해도 의장성명에 포함시키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가 의장국을 맡은 지난해 ARF 의장성명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장관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그 어떠한 비생산적 행동도 자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며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북한에 안보리 결의상 모든 관련 의무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올해 의장성명 초안에는 북한의 ‘핵 개발 및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NHK는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성명의 북핵 문안과 관련,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대북 결의는 엄격히 이행한다’고 한 점을 들며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대부분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면초가 중국, 사방이 적?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면초가 중국, 사방이 적?

    현대 국제질서는 국가 간 주권평등과 주권 간섭 금지를 원칙으로 하는 베스트팔렌 체제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체제 하에서 침략이나 내정간섭 등의 형태로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인식되어져 왔고, 이러한 범죄 행위가 발생하면 세계 각국은 국제연합(UN) 등 국가 간 공동체의 힘으로 침략자를 응징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체제가 대단히 불편한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인 입장에서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결코 동등할 수 없다.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이라는 국호 그대로 화족(華族)은 세계의 중심이며, 다른 나라와 민족은 변방 오랑캐일 뿐이다. 동쪽은 동이(東夷), 서쪽은 서융(西戎), 남쪽은 남만(南蠻), 북쪽은 북적(北狄)이며, 이들은 모두 천자국(天子國)인 자신들의 속국이나 야만인으로 취급했다. 이러한 중화사상의 영향 때문에 중국인들은 타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희박하다는 평가가 많다. 광활한 영토와 세계 1위의 인구를 바탕으로 미국과 더불어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넘보는 G2까지 성장했지만, 국경 또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주변의 모든 국가에 영토·영유권 시비를 걸고 있는 중국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태평양에서의 압박 냉전 붕괴 이후 세계 주요국들의 국방예산 지출은 20여 년 가까이 감소세를 보여 왔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오히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국가들이 여럿 등장하며 치열한 군비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시아·태평양 일대 국가들의 군비증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군비증강의 목적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11개 관련 법안을 제·개정한 일본은 헌법상 교전권 행사가 불가능한 군대인 자위대를 보통 군대, 즉 국방군으로 만들기 위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개헌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지만 방위성은 자위대를 해외 군사 작전이 가능한 보통 군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 프로그램을 진행시키고 있다. 육상자위대 내에는 사실상의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이 창설되어 MV-22B 수직이착륙기와 AAV-7A1 상륙돌격장갑차가 납품되기 시작했고, 해상자위대는 항공모함으로 전용될 수 있는 3만톤급 헬기항공모함 2척의 전력화가 진행되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을 8척으로 늘리는 것을 포함,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전력을 크게 증강시키고 있다. 항공자위대 역시 내년부터 F-35A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0대 이상의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주변국들은 이처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공세적 군비 증강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일본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의 적극적인 배려에 힘입어 일본은 동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착착 갖춰 나가고 있다. 남중국해 일대에서는 중국과 바다를 두고 다투고 있는 국가들의 군비 경쟁이 한창이다.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으로 최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은 필리핀은 1991년 미군 철수 이후 극도로 궁핍해진 재정 때문에 30년 가까이 방치했던 군사력 재정비에 나섰다. 우리나라로부터 FA-50 경전투기를 구매하는가 하면, 방공 미사일과 호위함 도입을 위한 사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파라셀 군도에서 중국과 분쟁 중인 베트남은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을 편성,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Su-30MK2 전폭기 36대 구매를 진행 중이며,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제외하고 가장 강력하다는 Su-35S 전투기 도입도 준비 중이다. 또한 러시아에서 신형 호위함과 잠수함 도입을 마무리 짓고, 최근에는 미국의 예산 지원을 받아 초계정은 물론 해상초계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해양 영유권 및 배타적 경제수역을 놓고 대립 중인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등도 잇따라 신형 전투기와 초계함, 미사일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과 직접적인 분쟁 요소가 없는 호주도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자국 주요 군사기지에 미군 지상 전투 병력과 전투기, 군함 등의 순환 배치에 합의했고, 미국과의 협조 하에 대대적인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는 경항공모함으로 운용할 수 있는 대형 상륙함 2척 전력화를 최근 끝냈고, 3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12척의 대형 잠수함 확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와도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전자전 전투기 EA-18G를 도입했으며,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 계약도 체결하는 등 해군력과 공군력 증강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군사력 증강은 최근 중국의 급속한 군사적 팽창으로 인해 역내 국가들의 안보 불안 위기가 심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역내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이 미국의 지원 또는 배려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역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표방하며 태평양 지역 미군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고, 역내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을 돕는 것은 물론 동맹·우방국들과의 군사적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을 포위·압박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이 아태 지역의 군비 경쟁 도미노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쪽에서의 압박 중국을 옥죄고 있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일본-호주+동남아시아 세력만이 아니다. 사실, 태평양 인접국들이 중국에 대한 봉쇄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원유 등 자원을 수급해오는 루트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말래카 해협과 인도양을 틀어막지 못한다면 중국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 어렵다. 하지만 이 말래카 해협과 인도양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들도 중국을 겨냥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을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태로 만들고 있다. 인도양 일대에서 중국에게 가장 골치 아픈 상대는 인도다. 인도는 인구 면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지 않는 대국이고, 무엇보다 핵무기와 중거리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나라다. 문제는 중국이 이런 나라를 상대로 수차례 도발과 침략을 반복해 왔고, 이에 대한 인도의 인내심이 점차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중국은 1959년 인도와의 국경 지역인 롱주(Longju)에서 두 차례나 인도를 침략했다. 첫 번째 공격에서는 인도군의 초소를 점령했고, 두 번째 공격에서는 인도군 순찰대를 기습 공격해 다수의 인명피해를 입혔다. 두 차례 모두 인도 영토 내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1962년에는 3개 사단을 동원해 대대적인 침공에 나섰고, 그 이후에도 수차례 총격전 형태의 도발이 이어졌다. 이 분쟁으로 인도는 2400여 명이 죽거나 다치고 1700여 명이 실종되었으며, 4000여 명이 중국에 포로로 잡히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양국 관계는 2013년 6월 인도령 카슈미르 주의 인도군 초소를 중국군이 공격함으로써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소대급 병력을 동원, 인도군 경비초소를 공격해 초소를 파괴하고 여기에 설치되어 있던 고가의 감시 카메라와 컴퓨터 등을 훔쳐갔다. 사건 직후 인도군이 이 지역에 증강 배치되고, 중국도 맞불을 놓으면서 3주 가까이 대치 상황이 이어졌으나, 인도가 먼저 외무장관을 베이징에 보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뜻을 보임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된 바 있었다. 문제는 인도가 상대적으로 관대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중국이 인도를 만만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3년 충돌에 대한 양국 정부의 대화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도발을 재개했고, 중국군은 2014년과 2015년에도 수시로 국경을 넘어 인도 지역을 침범했다. 이 때문에 인도는 2014년부터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약 5만여 명 규모로 편성된 산악타격군단을 창설해 국경 경비 병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한데 이어, 최근에는 T-72 전차 100여 대와 장갑차, 차량 등으로 편성된 2개 전차연대를 국경 지역의 라다크(Ladakh) 지역에 전진 배치했다. 인도는 여기에 1개 전차연대를 추가로 증파해 여단급 이상의 기갑부대를 이 지역에 상시 배치할 뜻을 밝혔는데, 인도가 중국 국경에서 불과 수km 떨어진 이 지역에 전차를 배치하는 것은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인도가 국경 지역에 대규모 기갑부대를 전진 배치하자 중국은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인도의 조치는 중국 기업들의 인도 투자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 투자 중단과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제기하며 인도를 위협했다. 하지만 인도는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을 겨냥한 동부 지역 육·해·공군 전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인접한 동부 아쌈(Assam)주 테즈프루(Tezpur) 공군기지에 최신예 수호이 Su-30MKI 전투기를 증강배치한 데 이어 프랑스로부터 도입되는 최신예 라팔(Rafale) 전투기 역시 아쌈 지역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오는 2018년 취역 예정인 신형 항공모함 비크란트(INS Vikrant)는 벵골만을 담당하는 동해함대에 배치될 계획이며, 러시아로부터 추가 임차 예정인 아쿨라급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과 인도가 자체 건조한 아리한트(INS Arihant)급 전략원자력잠수함 역시 동해함대 지역에서 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그동안 인도의 군사력 증강은 파키스탄을 겨냥한 측면에 많았는데, 최근 일련의 군비증강 및 군사력 배치 현황을 들여다보면 인도 군사력 창끝의 무게 중심은 파키스탄에서 중국을 향해 서서히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방증하는 것처럼 인도는 최근 수상전투함과 군수보급함으로 구성된 함대를 동중국해로 보내 미국, 일본과 중국을 겨냥한 해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이 함대는 돌아오는 길에 말레이시아 해군과도 연합 훈련을 하며 노골적으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사실상 3면이 포위된 중국의 입장에서 이제 협조를 기대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등 서방세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뿐이지만, 러시아도 중국 편은 아닌 듯하다. 최근 러시아는 한반도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하여 중국과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고, 중국이 러시아 최대의 가스 구매 고객이라는 현재의 상황 배경이 크게 작용한 것이지, 여기에 ‘인도’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러시아는 언제든지 중국을 버릴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인도가 중국과 대립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도에 온갖 최첨단 무기를 판매해 왔고, 심지어 중국이 대단히 불편해하는 전략무기들도 인도에 먼저 제안하고 있을 정도로 인도와 긴밀한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T-50 PAK-FA는 인도의 FGFA(Fifth Generation Fighter Aircraft) 사업과 함께 진행된 사실상 공동개발 프로젝트였다. 인도는 러시아의 최대 무기 수입 고객으로써 최근 80대의 수송헬기와 6대의 수송기 도입 계약 체결을 마무리했으며, 여기에 더해 12개 포대 규모의 S-400 방공 미사일과 4대의 Tu-22M3 전략폭격기 구매 협상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인도에 자국 해군용 아쿨라(Akula)급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 2척 임대를 제안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자국 해군용으로 개발 중인 10만 톤급 초대형 차세대 원자력 항공모함 판매까지 제안하고 있다. 중국의 신형 전투기 및 미사일 판매 요청에 난색을 표했던 것과 대단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동쪽과 남쪽에서는 미국과 일본, 호주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 중국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고, 서쪽에서는 인도가 중국을 향한 창끝을 날카롭게 갈고 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우방으로 믿었던 러시아는 중국보다는 인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현재 이러한 중국의 모습을 보면 2100여 년 전 항우가 떠오른다. 서초패왕(西楚覇王)을 칭하며 중원을 호령했던 항우는 그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변국과 백성들을 괴롭혔고, 결국 그는 한신(韓信) 등 과거 자신의 부하를 포함한 모두를 적으로 돌리고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 몰락했다. 지금 중국이 빠진 이 사면초가의 상황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믿고 중화사상(中華思想)의 깃발 아래 주변을 업신여기고 짓밟으려 했던 그들의 모습이 불러온 결과라는 사실을 중국은 항우의 교훈을 상기하며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총성 없는 외교전쟁 무대’ ARF란…北 참여 유일 다자협의체

    ‘총성 없는 외교전쟁 무대’ ARF란…北 참여 유일 다자협의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외교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매년 ‘총성 없는 외교전쟁’이 펼쳐지는 무대이자 ‘전쟁터’이다. 올해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리고 있다. ARF는 1994년 역내 정치·안보 문제를 논의할 목적으로 아세안(ASEAN)의 확대외무장관회의(PMC)를 모태로 출범했다. 27개 회원국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북한과 몽골 등 기타 7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남중국해 문제, 테러·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등이 의제로 다뤄진다.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의 다자협의체라는 점에서 남북한의 외교전쟁 무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등 역내 안보 문제로 충돌하는 경향도 보인다. ARF를 계기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ASEAN+3(한·중·일), 한-ASEAN, 한-메콩 등 ASEAN 관련 다자 회의체의 외교장관회의도 연쇄적으로 개최된다. EAS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해 동아시아연구그룹(East Asia Study Group: EASG)이 권고한 26개 협력사업의 하나로 2005년에 출범했다. 회원국은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8개국이다. 연례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가 있으며 △에너지 △금융 △교육 △보건 △재난관리 △ASEAN 연계성 등 6개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각료급 및 고위급 협의채널이 신설되는 추세다. ASEAN+3는 ASEAN이 1997년 12월 아시아 금융위기 해결 방안 등 논의하기 위해 한·중·일 3개국 정상을 동시에 초청한 것을 계기로 발족했다. 한-ASEAN 외교장관회의는 양측 간 협력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2011년에 출범한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는 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사드, 연합방위력 향상 기여…중국과 더 소통”

    한미 “사드, 연합방위력 향상 기여…중국과 더 소통”

    中 사드반발 국면서 ‘동맹 강력’ 재확인…연내 ‘2+2’ 개최 논의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거세진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의 외교수장이 만나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ASEAN) 관련 회의가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회담했다. 이날 비엔티안에서 북중이 ARF 무대에서는 2년 만에 회담을 개최하며 밀착을 과시한 것에 맞춰 한미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 장관은 이번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동맹 차원의 결정을 평가하고, 이것이 한미 연합방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전날 있었던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25∼26일)을 거론하며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미 양국의 중국에 대한 협의와 관련해 중요한 소통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 이후에도 한미 양국이 중국과 소통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보인 반응에 대해 “미측의 평가는 특별히 없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설적으로 항의한 바 있다. 윤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현재 우리는 북한 등으로부터의 핵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의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며 깊고 넓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북핵 위협과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언급한 것은 사드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흔들린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 결국 스스로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특히 양 장관은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북핵 공조로 계속 강력하게 견인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내일 있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의 계기를 국제사회에 북핵불용 의지를 보여주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 오늘 논의의 핵심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양 장관은 올해 안에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 ‘2+2’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국방 2+2 회의가 올해 열리면 4차로, 직전 회의는 2014년 10월 워싱턴에서 열렸다. 케리 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의 뜨거운 감자인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했으나 “가볍게 언급됐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날 있었던 북중 회동도 구체적으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아세안 ‘남중국해 외교전’ 일단 승리

    베트남·말레이 등 관련국은 반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많이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흔들기에 성공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진통 끝에 공동성명을 냈으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비판이나 중국의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대한 반응 등 핵심 문구가 빠졌기 때문이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은 연례 외교장관회담 이틀째인 이날 남중국해 분쟁 등에 대해 원론적인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최근 진행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PCA 판결이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입장은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PCA에 소송을 제기해 유리한 판결을 끌어낸 필리핀과 분쟁 핵심 당사국인 베트남 등은 이런 내용을 성명에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가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결국 전날 3차례 회의에 이은 25일 긴급회의를 거치고도 아세안의 ‘전원합의’ 의사결정 원칙 앞에 무너진 필리핀은 요구를 접었고 중국은 공개적으로 캄보디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4일부터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외교 수장과 연쇄 회동하며 아세안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아세안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에서 공동성명 발표에 실패하면서 회원국 간 불신이 커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베트남은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는 아세안 회원국의 연대를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지만 외교장관들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중국의 압력에 불만을 품었던 말레이시아의 외교장관은 아예 회담에 불참하고 사무국장을 대신 참석시켰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동남아연구소의 말콤 쿡 연구원은 “캄보디아가 아세안을 마비시키고 회원국 간의 연대와 결집력을 훼손했다”면서 “아세안은 남중국해 문제의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 호주는 중국을 협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3개국 전략대화를 열고 PCA 결정을 수용하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한편 왕 부장과 기시다 외상 간 중·일 양자회담에서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PCA 판결을 수용하지 않는 중국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왕이 부장은 “분쟁 당사국이 아닌 일본은 개입하지 말라”고 맞섰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해명없이 일방통보… 中 ‘사드 보복’ 전초전?

    해명없이 일방통보… 中 ‘사드 보복’ 전초전?

    한국 기업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거부 움직임, 한국산 전기강판에 대한 중국 상무부의 고율 반덤핑 관세부과 결정,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의 대구 치맥페스티벌 참가 일방 취소 통보….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한국 기업을 향한 중국의 정책 결정이 우리에게 가장 불리한 선택지로 흐르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중국 환구신보가 사설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8일)거나 ‘중국 관련부처는 성주군, 경상북도와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14일)고 노골적으로 주장하던 바가 실현되는 측면마저 엿보인다. 앞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전기차 배터리 역시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미래 자동차 분야에 연관된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사드 논란 국면에 자국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 기업에 보호막을 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한국산 휴대전화 수입을 중단시켰던 2000년의 ‘마늘파동’ 재현을 예상하는 통상 전문가는 드물다. 이후 중국이 국제무역기구(WTO)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대신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이 국제 분쟁에 대응하는 방식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국내 경제에 지속적인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관측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0년 이후 중·일 간 센카쿠 영토 분쟁 중 중국은 일본으로의 유커 관광을 줄였고, 비슷한 시기 남중국해 영토 분쟁 국면에서 중국 내 베트남 기업의 사업입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중 2010~2013년 일본 대신 한국을 찾은 유커를 겨냥해 우리 정부가 시내면세점 확대 정책을 펴 둔 터라, 중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내수 경기가 영향을 받을 여지도 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고위층이 한국을 향해 통상전쟁을 선언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대응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각종 검역·기술 인증을 지연시키는 비관세 장벽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제재 대상이 된 한국 기업들은 이의제기, 행정소송과 같은 법적 구제절차를 먼저 충실히 따라야 한다”고 제언하는 한편 “한국 관료들은 ‘(통상보복에)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천명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통상마찰 가능성에 내실 있는 채비를 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韓엔 대립각·北엔 밀착 ‘노골적인 中’

    韓엔 대립각·北엔 밀착 ‘노골적인 中’

    왕이, 윤병세 장관 발언 도중엔 손사래·턱 괴는 등 ‘외교적 결례’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노골적으로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사드 배치 결정 후 처음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격앙되고 직설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북한과는 25일 2년 만에 북·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온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이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 지도부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왕이 부장은 전날 회담에서 사실상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하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괸 채 이야기를 듣는 등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행동까지 했다. 늦은 시간에 중국 대표단 숙소까지 찾아간 한국 측에 작심하고 무안을 준 셈이다. 반면 이날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는 1시간가량 회담을 개최하며 친선을 과시했다.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이번 접촉은 두 나라 사이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외무상들이 조·중(북·중) 쌍무 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과 리 외무상은 공개 일정 중에도 서로 축사를 건네고 악수를 하는 등 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듯한 제스처를 자주 취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한반도 신균형자론’ 기조에 따라 한반도 정책을 펼쳐 왔다. 중국몽(夢) 실현을 위해 미국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에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완충지대로 삼자는 전략이다. 이에 중국은 한·중 관계 개선에 힘을 써 왔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갈등을 부각시키며 북한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핵이 있는 한 북·중 관계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중국이 이번에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건 사드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갈등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어서 북·중이 전통적 관계를 회복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일본과 미국 측은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및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 메시지 확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사드·북핵 창조적 해법 발휘해야 할 ARF 외교

    어제부터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중국과 핵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 아시아에서 힘의 우위를 유지하려는 미국 등 6자회담국 외교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근 폐막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모멘텀을 이어 간다는 구상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출국에 앞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문제, 남중국해 문제, 테러 문제 같은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드와 남중국해 문제로 더 복잡해진 정세와 이번 ARF 의장국이 북한과 중국에 가까운 라오스라는 점에서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윤 장관은 아세안 각국을 포함해 25일 한·미, 한·일 회담을 갖지만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사드 배치와 관련, 양국의 불편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은 사드 배치를 통해 다소 소원해진 한·중 관계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갖은 책략에 골몰할 것이다.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해 이런 외교·안보적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미 대 중·러, 또는 한·중 간 갈등 구도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한국 외교는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분쟁, 북핵 문제가 중첩적으로 얽히면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북한을 압박함으로써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한다는 외교·안보 전략이 심각한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군사 주권과 자위권 차원에서 결정한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격한 반발은 물론 고립된 북한의 입지만 강화시키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유엔 대북 제재망이 허물어질 위기에 처해 있고 냉랭했던 북·중 관계에 복원의 에너지를 불어넣은 꼴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번 외교무대를 통해 북핵 저지와 함께 사드 배치가 북핵을 겨냥한 전략적 조치임을 중국에 이해시키면서 지속적인 한·중 협력을 추진해 나가도록 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에 서서히 닥쳐오는 신냉전 구도가 정착되지 않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조적 외교 해법을 이번 ARF 외교 무대에서 도출해야 한다.
  • 사드·남중국해 긴장, 北제재 영향 미치나

    사드·남중국해 긴장, 北제재 영향 미치나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강화 對北제재 공조 결속 약화 우려 속 북핵·한국외교 방향 가늠자 될 듯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문제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4일 남북을 포함해 6자 회담 당사국 외교수장들이 모두 라오스에 집결하면서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까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연쇄 회의는 향후 북핵 문제를 포함한 우리 외교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쇄 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먼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모멘텀이 어느 정도 유지되느냐다.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이어진 대북 제재 공조는 최근 사드 및 남중국해 문제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강화되면서 결속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는 지난 16일 막을 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강력한 북핵 규탄 내용이 담긴 의장 성명이 나온 것을 근거로 “중·러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올해 ARF 행사는 친북 국가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성명을 작성하는 데다 리용호 외무상을 위시한 북측의 공세 역시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회원국들의 관심이 사드와 남중국해에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북핵 문제는 등한시될 우려도 있다. 남북 외교장관이 조우할지도 관심사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전날 출국 당시 리 외무상과의 회동에 대해 “계획 중에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자회의 중에 마주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 남북 외교장관이 조우할 경우 북측이 대화 재개 등을 위한 준비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둘은 25일 환영만찬 및 26일 ARF 회의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북·중 외교장관 회담도 향후 정세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날 북·중 외교장관은 같은 비행편으로 입국했지만 장관 회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북·중 외교장관 회담의 개최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리 외무상은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제스처만 취했고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알려 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북·중은 2014년 ARF에서는 회담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회동이 불발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회담이 다시 성사된다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중 관계 개선에도 속도가 붙게 된다. 외교 소식통은 “리 외무상 출국을 주북 중국대사가 전송하고, 북·중 대표단의 숙소와 비행편도 같았다”면서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기관지도 엇갈린 ‘애국주의 사상투쟁’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그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애국주의 논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17일 허베이성 KFC 매장에서 벌어진 시위가 발단이 됐다. 시민 수십명이 KFC 매장 입구를 봉쇄한 채 ‘미국·일본·한국·필리핀을 배척하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불매운동을 벌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8일 남중국해 영유권 재판에서 중국에 완패를 안긴 이후 자칭 애국주의자들이 처음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행동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관영 신화통신이 19일 사설을 통해 “KFC에서 음식을 사 먹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은 자해에 가까운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이날 논평을 통해 “KFC 시위가 옳은 방식은 아니지만, 인민의 영토주권 수호 주장은 정당하다”고 되받아쳤다. 관영언론 간 논조가 엇갈리자 ‘맏형’ 격인 인민일보가 20일 “KFC 불매운동은 어리석은 애국”이라며 신화의 손을 들어줬다. 인민일보는 “다른 사람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지 않은 채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선동행위는 동포 간 투쟁으로 변질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2012년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당시 자국민이 일제 자동차를 부순 사건을 상기시켰다. 환구시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이들은 과거 발생한 차량 파손을 예로 들며 애국주의를 비웃고 있지만, 지금 중국 인민들은 진중하고 이성적으로 애국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를 겨냥한 논설이었다. 결국 이 논평은 지난 20일 오후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관영매체 논평이 삭제된 것은 이례적이다. 환구시보는 21일 3차 논평을 냈다. 제목은 ‘애국과 급진적 언행을 확실히 분리하자’였다. 제목만 보면 인민일보에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곳곳에 “애국주의에 대한 조소를 경계한다”며 발톱을 세웠다. 애국주의가 맹목적 국수주의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인민일보, 자발적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환구시보. 두 이념지의 사상 투쟁에서 중국 공산당의 고민이 묻어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누리꾼, “위안화가 세서 미안” ’대만에 사과 대회’ 반격

    中 누리꾼, “위안화가 세서 미안” ’대만에 사과 대회’ 반격

    최근 대만 누리꾼들 사이에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킨 ‘중국에 사과하기 대회’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지난 17일 웨이보를 통해 ‘대만에 사과하기 대회’ 계정을 열고 “10배로 갚아주겠다”며 반격에 나섰다고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대만이 국제조직에 참가할 때마다 중국 눈치를 보게 해서 미안해”, “우리는 대만 섬만 원하지, 너희들은 원하지 않아, 미안해”, “대만 독립을 외치지만, 정작 무능력한 너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서 미안해”, “중국 정부가 대만 통신사기범들을 체포해 대만경제에 해를 입혀서 미안해", “대만에서 쓰는 국어와 민난어(闽南语), 번체자까지 모두 중국 것이라서 미안해”라는 등의 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앞서 대만의 사회운동가인 왕이카이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에 사과하기 대회’ 계정을 열어, 유명 연예인들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때마다 머리 숙여 사과하는 관행을 꼬집었다. 올들어 일본 배우 미즈하라 키코에서부터 한국 걸그룹 멤버인 쯔위에 이르기 까지 중국인의 심기(?)를 건드린 유명 연예인들이 줄줄이 고개 숙여 중국에 사과했다. 최근에는 대만배우 다이리런이 중국 영화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가 중국내 반대여론에 밀려 하차했다. 다이리런이 반중국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였다. 해당 영화사는 “잘못된 사람을 캐스팅한 것을 사과한다”고 발표했고, 다이리런은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사과했다. 이에 왕이카이는 “대만의 하늘이 맑아서 미안해”라며,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비꼬는 글로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대만 누리꾼들은 “민주사회에 태어나 미안해”, “구글은 사용할 줄 아는데, 바이두는 사용할 줄 몰라 미안해”, “아이를 셋 낳아서(중국의 산아정책을 겨냥) 미안해”라고 올렸고, 해외 중국 여행객들의 추태를 비꼬아 “부페 접시에 새우를 가득 채우지 않아서 미안해. 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새우를 남겨 두거든”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최근 남중국해로 유발된 사태에 중국 인민일보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는 사진을 개재하자, 몽골인의 입장에서 “몽골,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는 사진을 패러디해 올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가 큰 반향을 불러오자, 왕이카이는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에 사과하기 대회’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안간 ‘사과’를 빙자한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인터넷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급진주의자들의 과격한 언쟁에 불과하며, 이성적인 소양이 부족하다”며, “'백치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환구시보(环球时报)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구본영 칼럼] 중국은 통일 도우미일까, 걸림돌일까

    [구본영 칼럼] 중국은 통일 도우미일까, 걸림돌일까

    “잠자는 사자 중국을 깨우지 마라. 세계가 흔들린다.” 유럽을 석권했던 프랑스 나폴레옹 1세의 경고였다. 세계는 지금 잠자던 중화(中華)제국의 기지개에 아연 긴장하고 있다. 중화 패권주의는 얼마 전 남중국해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을 부인하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물론 중국은 재판 결과에 불복을 선언했다. 필리핀·베트남 등 분쟁 중인 국가들로선 뾰족한 해법이 없어 미국만 쳐다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조차 일대일 견제가 버거운 모양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앞장서 인정하는 등 그가 즐기는 농구에서처럼 지역방어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야말로 어느새 팔뚝 힘을 키운 중국의 위세를 실감 중이다.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 미군 배치를 결정하자 온 나라가 벌집을 건드린 꼴이다. 찬성론을 펴는 쪽에서 10가지 이유를 말하면 반대론자들도 그만큼의 근거를 댄다. 사드 레이더로 인한 전자파가 문제라고? 괌의 사드 기지에서 2013년부터 근무해 온 미군의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걸 보면 일단 과도한 걱정으로 보인다. 역시 논란의 핵심은 중국 변수다. 배치에 찬성하는 쪽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순수 방어용임을 강조한다. 사드의 엑스밴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가 최대 800㎞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할 탄도미사일의 궤적은 그 범위 밖이란 게 그 근거다. 그럼에도 반대파들은 실효성 없이 중국만 자극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중국의 뺨을 때린) 사드 배치 결정이 북·중 관계의 강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라며 지레 켕겨 하는 듯한 관점이 그것이다. 전자는 미·중 패권 경쟁 국면에서 중국의 우려를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중국도 사드 그 자체가 실질적 위협이 아니라는 걸 모를 리 없다. 다만, 한·미가 밀착하는 게 탐탁지 않을 뿐이다. 반면 후자는 남북 관계에 대한 중국의 긍정적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격이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북한의 후견국으로 ‘되돌아간다는’ 시각은 착시란 뜻에서다. 중국이 언제 북한을 포기했나. 중국이 한·일의 핵무장이나 군사력 강화라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막기 위해 북핵을 반대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 번도 대북 제재 국면에서 북한으로 열린 뒷문을 완전히 닫은 적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톈안먼 망루에 오르고 4조 3000억원을 들여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다. 하지만 경북 성주로 사드 배치가 결정된 후 중국의 태도를 보라. 관영 환구시보는 ‘성주군 제재를 준비하고 미사일로 사드를 겨냥하라’는 위협적 사설을 실었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북·중 관계의 본질이 그대로라면? “외적과 싸우는 데는 등신이지만, 우리끼리 싸우는 데는 귀신”이라고 탄식만 하고 있을 건가. 남중국해와 동아시아에서 미·중의 헤게머니 다툼이 본격화하는 요즘 우리의 갈 길은 분명하다. 통일한국이라는 중견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 미국과의 동맹도 강화하고 중국과도 협력하는 ‘연미협중’(聯美協中)이 답이긴 하다. 그러나 통일 과정에서 중국이 우리 편을 들 것이란 희망은 그야말로 짝사랑일는지도 모르겠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과민 반응이 새삼 그런 심증을 갖게 한다. 고구려를 자국의 지방 정권으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보면서 진작에 일본의 독도 야욕 못잖은 불길함을 감지했어야 했다. 우리의 외교적 역량에 따라 중국은 통일의 걸림돌이 될 수도, 도우미가 될 수도 있다. ‘먼 길을 가려면 부드러운 말(言)과 함께 큰 몽둥이도 들어야 한다.’ 국제정치에서 회자되는 서아프리카 속담이다. 그렇다면 굳이 거친 외교적 언사로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군사주권까지 내려놓고 비위를 맞추면 중국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란 기대도 근거 없는 ‘소망적 사고’에 불과하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거나, 통일이 되면 사드는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히 밝혀야 할 이유다.
  • ‘親北’ 라오스가 의장국인 ARF… 대북제재 공조 시험대

    의장성명에 ‘북핵 포함’ 쟁점 北 리용호 외무상 참석할 듯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의지를 확인하는 시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역내 갈등이 격화된 데다 ‘친북 국가’로 알려진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북핵 문제에 관한 강도 높은 의장 성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ARF 의장 성명에 북핵 문제를 포함하는 것을 두고 “올해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회원국 사이에서는 의장 성명의 1차 초안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 성명은 초안 회람 과정에서 회원국들이 내놓은 입장과 ARF 회의 당일 회원국 장관들의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작성된다. 회원국 전체의 입장을 반영하는 합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회원국 간 갈등이 첨예한 이슈는 포함되기가 힘들다. 즉 우리나라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고강도 비난을 의장 성명에 넣으려 해도 북한의 반대 탓에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북한에 우호적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성명 문안을 쓰는 게 의장국인데 의장국은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있다”면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ARF에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을 비롯, 6자 회담 당사국의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국 대표가 어떤 형태로 회담을 진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 리 외무상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및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조우할지도 관심사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각국 장관들과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감정이 상한 중국 측과의 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면서 “양자회담 추진 여부를 내부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중국판 쇼비니즘을 경계한다/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중국판 쇼비니즘을 경계한다/오일만 논설위원

    우려했던 일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 패소 이후 중국에서 부는 극단적 민족주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랴오닝성 다롄시 지하철에서는 한 청년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었다는 이유로 한간(漢奸·매국노)이란 욕설을 듣고, 탕산시의 한 KFC 점포 앞에선 중국 청년 수십 명이 불매운동에 나선 동영상이 나돌았다. 이런 불매 운동을 비판한 한 주민이 구타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동영상들이 끊임없이 전파되는 곳이 작금의 중국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해방군보는 “외세가 침략해 오면 반드시 때려 줘야 하고, 그것도 완전히 부숴 놔야 한다”는 마오쩌둥 어록을 인용하는가 하면 중국군 관영 웨이보 싼젠커(三劍客)는 “남중국해 중재 판결 패소는 중화민족에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반(反)외세 분위기 고취가 한창이다. 이런 ‘중국판 쇼비니즘’은 1990년대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中國可以說不)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예견된 일이다. 1999년 나토군의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 오폭 사건이나 2005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이미 파괴력을 과시했다. 아편전쟁 이후 100여년에 걸친 치욕을 자양분으로 삼아 중국이 세계 중심에 서야 한다는 중화 민족주의가 다시금 위세를 떨치는 중이다. 2016년 중국에서 부는 민족주의 바람은 과거와 달리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호전적 민족주의를 외치는 세력들의 칼끝은 외세에 머물지 않고 공산당 정권도 삼킬 기세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조금이라도 타협적 태도를 취하면 난리가 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마저 ‘시겁쟁이’(習軟蛋)라고 조롱한다. 중국의 통치자들은 1989년 톈안먼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로 더이상 중국을 이끌 수 없음을 직감했다. 중국은 이때부터 사회주의 체제를 대신할 중화 민족주의 이론을 정교하게 다듬으면서 국가 통치 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죽은 공자를 부활시켜 국학 바람을 일으켰고 중화부흥을 기치로 강한 국가주의적 색채를 가미했다. 정치적으로는 신권위주의,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 문화적으로는 전통주의로 무장한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탄생한 것이다. 체제 결속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유용한 수단이 됐지만 거꾸로 공산당 정권마저 거센 민족주의 파고를 통제하기 어려워졌다. 호전적 민족주의의 뿌리는 마오쩌둥에 맥이 닿는다. 중국인들은 미국과 소련에 맞서 당당하게 ‘노’라고 말한 마오를 그리워한다. ‘동풍이 서풍을 제압한다’(東風壓倒西風)는 문화대혁명 당시 슬로건이 지금 중국 곳곳에서 나부끼는 이유다.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분쟁 등 ‘핵심 이익’에 대해 유약한 태도를 보이는 순간 겁쟁이로 낙인찍히는 분위기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배타적 민족주의와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다. 극우적 시각이 강한 환구시보는 최근 중국인 10명 중 9명이 한국 제재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무역 보복을 선동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이 한국을 통해 사드를 배치, 중국을 압박한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질세라 한국 내에서도 반중(反中) 감정을 건드리는 정치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전직 국회의원이 사드 배치 찬반 토론 중 “20년 전 11억 중국 거지 떼들이 어디 겁도 없이, 우리 한국에”라고 발언하며 중국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강경 대응에 맞불을 놓는 저속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 관계라는 것이 원래 냉정한 이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배타적 민족 감정이란 어두운 늪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우리는 군사 주권과 자위권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지만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국익이란 측면에서 서로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는 열린 마음 없이 한·중 관계는 격렬한 쇼비니즘의 덫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수교 24년을 맞는 한·중 양국은 어렵게 쌓아 올린 공든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oilm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금 사재기에 나선 중국의 다마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금 사재기에 나선 중국의 다마들

     중국의 금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복부인 격인 ‘다마부대’가 주식시장을 떠나 금 사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이 올 상반기 동안 홍콩으로부터 수입한 금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5배나 많은 458억 위안(약 7조 7550억 원)에 이른다고 홍콩 해관총서(세관)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이같은 규모는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금 수입액 1730억 위안(29조 2920억 원) 가운데 25%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전년 같은 기간의 경우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이 홍콩에서 들여오는 금 수입 실적이 급증한 것은 다마부대가 미국의 금리인상 등 시장 불안 요인에 대비해 주식보다는 금을 집중적으로 매집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재스퍼 로 킹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금값이 지난 3주간 6% 상승하는 등 올들어 28%나 올랐다”며 “중국의 다마 투자자들이 주요 금 구매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값 상승세가 연초부터 시작됐다”며 “미국 금리인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 등의 악재가 겹치는 바람에 금이 안전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 매입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헤지(위험 회피)를 위한 목적도 있다. 위안화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지난해 5% 절하된 데 이어 올들어 3% 이상 추가 절하됐다. 앞으로도 위안화 가치는 중국의 경기둔화 탓에 더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금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물인 점도 다마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전란을 많이 겪은 중국인들은 긴급 상황에서 재빨리 챙길 수 있는 금붙이를 몸에 지니는 관습도 있다. 다마들의 금 투자는 시진핑(習近平) 정권 출범 이후 반부패운동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중국 사법당국의 눈을 피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기 어렵게 되자 금을 사 모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중국과 홍콩 간 금 거래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국경 간 선적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인 까닭이다. 이에 따라 스위스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금 거래업자들은 중국의 금 수요 증가를 고려해 홍콩에 전문업체를 설립하고 있으며 일부는 아시아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마부대의 투자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 2013년 4월 들어 국제 금가격이 떨어졌을 때 다마부대는 10일간 300t의 금을 집중 매집했다. 하지만 4월 12일 온스당 1550달러였던 금값이 3일만에 1321 달러, 다시 110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다마들은 치명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금 300t 매입을 기준으로 다마부대의 손실을 추정해본 결과 우리 돈 2조 5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다마들은 금을 장기 투자종목으로 생각하는 까닭에 금 시세 등락에 크게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 10만 위안 어치의 금을 구매한 한 다마는 “20년이 지나도 금은 제값을 할 것”이라며 “급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금은 최고의 투자 종목”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다마(大媽)부대 한국의 ‘복부인’ 일본의 ‘와타나베부인에 해당하는 중국의 ‘아줌마부대’ 정도로 해석된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막강한 재력을 갖춘 40~50대 중년 여성들이 소비와 재테크 부문에서 중국 경제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다마부대’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중국 증시의 주력 투자자들인 이들이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등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불확실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한 금 현물시장에 손수레를 끄는 중년 아줌마들이 몰려와 매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널리 알려졌다. 2013년 다마들이 국제 금시장에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다마(dama)’가 미국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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