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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중국에 맞선 소국 팔라우/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에 맞선 소국 팔라우/최광숙 논설위원

    남태평양의 작은 섬 팔라우. ‘신들의 바다 정원’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팔라우는 인구 2만여명의 초미니 국가다. 이 작은 나라가 중국과 ‘맞짱을 뜨는’ 기개를 보였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이 유커의 여행 금지를 무기로 대만과의 외교 단절을 강요하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팔라우는 법치국가이자 민주국가로 우리의 결정은 우리가 스스로 한다”고 맞받아쳤다고 한다.팔라우는 국내총생산(GDP) 중 관광업의 비중이 50%에 이른다. 특히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나 지난해 외국 관광객 11만 3300여명 중 절반이 중국인이다. 국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데도 팔라우는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과 대만과의 ‘의리’를 택했다. 팔라우는 이전에도 중국에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2009년 이슬람 무장단체 활동 혐의로 미 해군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던 위구르인 5명을 정착시켜 중국의 반발을 샀다. 2012년 자국 해역에서 상어 등을 불법으로 잡던 중국 어선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 선원 전원을 체포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대만도 중국에 경제적 보복 등을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6년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하자 경제 원조 카드로 중남미의 파나마와 아프리카의 감비아 등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자신들과 수교하게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은 대만과 국교를 맺은 22개국에 대해 단체관광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이잉원은 “중국은 대만이 굴복할 것으로 오판해선 안 된다”면서 “대만은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관광업계의 중국 의존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군사력을 내세워 동남아 국가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 인공섬 영유권 문제로 대립한 필리핀은 중국에 맞서 상설 중재재판소에 제소해 승소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여러 차례 해상대치를 했다. 대륙 굴기를 보이는 중국과의 한판 대결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사드 문제로 경제 보복을 당하고도 ‘3불(不)’을 약속했다. 크게 한 대 맞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는 팔라우나 대만의 대중국 관계와 상황도 다르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국력이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작은 나라 팔라우의 당당한 행보를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bori@seoul.co.kr
  • 日·호주 새달 ‘방문부대 지위협정’ 선언…자위대, 법적 보장받으며 자유롭게 주둔

    日·호주 새달 ‘방문부대 지위협정’ 선언…자위대, 법적 보장받으며 자유롭게 주둔

    협정땐 무기·탄약 반입 간소화 英과 같은 군사협정 체결 추진 中 남중국해 진출 견제 분석도일본과 호주가 공동 군사훈련을 원활히 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문부대 지위협정’(VFA)에 대해 다음달 원칙적인 합의를 선언할 계획이다. ●턴불 호주총리 새달 일본 방문 요미우리신문은 25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다음달 일본을 방문,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와 최종 조율 중이며, 해당 방문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주일미군과의 장기주둔 외국군 지위협정을 맺고 있지만, 외국군의 일시 체류 등과 관련한 VFA을 외국과 합의하기는 처음이다. 아베 총리와 턴불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자위대와 호주군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VFA의 대략적 내용에 대해 합의, 안보협력을 심화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 상태다. 일본과 호주 양국 정부는 2019년 협정을 마무리한 뒤 같은 해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나라는 2014년에 협정 협의를 시작했다. 일본의 자위대와 호주군이 훈련 등을 위해 상대국에 일시 체류하면 해당 물품의 관세 면제, 무기와 탄약의 반입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VFA 내용에 포함시킬 방안이다. 협정이 발효되면 일본의 자위대와 호주군은 상대방 국가에서 주둔 및 활동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을 받으며 편의를 제공받게 된다. VFA는 공동훈련과 재해구호 등 일시적으로 상대국 내에서 활동하는 외국군의 지위를 정하는 협정이다. 이는 일본과 호주가 준동맹 관계를 갖는 등 군사협력을 확대, 강화해 나갈 것임을 의미한다. 일본은 영국과도 같은 협정의 체결을 추진하기로 하고 역시 2018년 큰 틀에서 협정에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 현재 호주나 영국군이 공동훈련을 위해 일본에 체류하면 휴대 물품의 관세 면제, 무기와 탄약 반입 허가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VFA를 체결하면 이 과정이 필요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협정은 북한 핵·미사일 사태에 따른 한반도 불안정성이 커지고,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등 공격적인 해양 진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역할이 주목된다. 일본과 호주, 일본과 영국은 유사시에 양국 각각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한 셈이다. 일본과 이 국가들은 소위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 대한 사실상의 견제망을 강화해왔다. ●日·호주-日·英 합동훈련 확대 추진 일본과 호주, 일본과 영국은 상대방 국가에서 합동 훈련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영국 공군은 지난해 일본을 방문해 처음으로 양국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내년엔 영국 해군의 최신 항공모함이 일본 주변 해상에 전개, 자위대와 훈련할 계획이다. 일본과 영국은 신형 공대공 미사일의 공동 시험제작 등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공동개발 범위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베 정부는 지난 1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도 체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중국이 자체 기술로 만든 세계 최대 수륙양용기

    중국이 자체 기술로 만든 세계 최대 수륙양용기

    중국이 자체 기술로 제작한 세계 최대의 수륙양용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최근 중국 국영TV방송은 수륙 양용기 AG600이 남부 광둥성 주하이공항에서 이륙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는 남중국해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중국이 첨단 군사장비·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온 성과물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AG600은 일반 공항은 물론 육지와 해상에서도 이착륙할 수 있다. 최대 비행거리는 4천500㎞, 최대 이륙중량은 53.5t이다. 터보엔진 4개를 장착한 AG600은 해양수색·구조임무 수행 시 50명을 태울 수 있으며 화재 진압 때는 20초 안에 최대 12MT(메트릭톤)의 물을 퍼 올려 진화에 이용할 수 있다고 중국 국영언론은 전했다. 사진·영상=New China TV/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태풍 ‘덴빈’ 필리핀 남부 강타…사망자 최소 75명으로 늘어

    태풍 ‘덴빈’ 필리핀 남부 강타…사망자 최소 75명으로 늘어

    필리핀 남부 지역을 강타한 태풍으로 사망한 사람 숫자가 55명에서 최소 75명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연합뉴스는 23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를 인용해 전날(현지시간) 오전 필리핀 만다나오섬에 제27호 태풍 ‘덴빈’(TEMBIN)이 상륙해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고 보도했다. 태풍으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75명이 사망하고 58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대다수는 섬 서쪽 잠보앙가 반도와 중앙부에 위치한 라나오 델 노르테주, 라나오 델 수르주에서 발생했다. 산간 지역인 라나오 델 노르테주 투보드 지역에선 강풍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와 산사태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잠보앙가 반도 끝 시부코시의 한 어촌에선 갑작스레 넘친 강물에 휩쓸려 주민 수십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봉 에딩 시부코시장은 “산에서 홍수로 인한 물이 쏟아져내려 집째로 사람들을 쓸어갔다”면서 “마을 내에서 현재까지 5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30여명의 주민이 실종된 상태”라고 말했다. 필리핀 재난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1만 5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연평균 20개 내외이지만, 태풍이 민다나오섬을 강타한 것은 드문 사례라고 한다. 현재 덴빈은 민다나오섬을 지나면서 열대성 저기압 수준으로 세력이 약화한 채 시속 20㎞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덴빈은 오는 23일 저녁 팔라완 군도에 도착한 뒤 24~25일 필리핀을 벗어나 남중국해 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16일에도 제26호 태풍 ‘카이탁’이 중동부를 강타하면서 산사태와 홍수 등이 잇따라 54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英 아시아에 최신 항모 ‘퀸 엘리자베스’ 배치 검토

    英 아시아에 최신 항모 ‘퀸 엘리자베스’ 배치 검토

    영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항공모함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동중국해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NHK는 해석했다.15일 NHK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 중인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해상에서의 항행 자유 확보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을 열린 바다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영·일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영국 항모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면 항행의 자유 확보에 있어서 존재감을 보여주게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장관은 “항행의 자유에 대해서는 영국은 이전부터 역할을 다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앞으로도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NHK는 윌리엄스 장관의 이런 발언은 이달 취역한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인식을 공유했다”며 “안보환경이 엄중해지는 가운데 영국과 협력 강화를 확인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마오쩌둥 인용 ‘中 내정 간섭’ 비판한 호주 총리

    턴불 “中 위협에 물러서지 않아” 전날 中의 관계 훼손 경고에 맞서 일각 ‘中 경제 보복’ 가능성 우려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호주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정치·안보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면서 생긴 갈등으로, 호주 내에서는 중국의 경제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주의 ‘반중국 전선’을 이끄는 인물은 맬컴 턴불 총리다. 보수파 정치인인 그는 인공섬 건설 등 남중국해 문제에서 반중국 노선을 명확하게 밝혀 왔다. 최근 14년 만에 내놓은 턴불 내각의 외교백서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패권주의라고 비판했다. 턴불 총리는 지난 6월 초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중국은 자율권과 전략적 공간을 빼앗긴 이웃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주는 미국 일본 인도와 함께 ‘4자 안보대화’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호주 야당인 노동당의 샘 다스티야리 상원의원이 자신의 법률 비용을 중국인 후원자에게 떠넘긴 것은 물론 중국의 남중국해 정책을 옹호하고 중국인 후원자들에게 호주 당국의 도청을 경계하라고 조언한 것이 드러났다. 이 파문을 활용해 턴불 총리는 외국인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고 간첩법도 강화할 뜻을 밝혔다. 그는 법안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호주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턴불 총리가) 반중국 편견에 사로잡혀 양국 관계를 해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도 “냉전적 사고에 빠져 반중국 히스테리와 편집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턴불 총리는 “호주를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호주 언론에 따르면 턴불 총리는 중국어로 “마오쩌둥이 1949년 신중국을 선포하며 ‘중국 인민이 떨쳐 일어섰다’고 말했다. 나도 같은 의미에서 말하고 싶다. ‘호주 국민도 결연히 일어섰다’”라고 말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턴불 총리의 대중국 강경 정책은 호주 저변에 깔린 반중 감정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 일각에서는 턴불 총리의 강경책이 중국의 무역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호주 라 트로브 대학의 닉 비슬리 교수는 “호주 정부가 지난 40년간의 실용노선에서 이탈하고 있다”면서 “반중국 기조가 점점 뚜렷해져 여기저기서 당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은 “재계 지도자들은 양국 관계가 계속 악화하면 무역을 통한 보복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과 호주의 무역 규모는 1750억 호주달러(약 145조원)로 호주와 미국 간 무역 규모의 3배에 이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日 재계 리더 250명, 시황제 만날까

    日 재계 리더 250명, 시황제 만날까

    1주일간 베이징·광둥성 등 방문 리커창 총리·왕양 상무위원 면담 시진핑과 만남 여부는 확인 안돼일본 재계 리더 250명이 20일 한꺼번에 베이징 땅을 밟았다. 일·중경제협회를 비롯해 일본 대기업들의 대변기구인 게이단렌, 일본 상공회의소 등의 합동 방문단이다. 무네오카 쇼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회장이 단장을 맡았다. 중국 수뇌부 및 경제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는 일정을 갖고 있어 시들해졌던 양국 경제협력의 전기가 주목된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주 각각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등 중국 국가주석 및 총리와 잇따라 정상 회담을 갖고 최근 몇 년 동안 냉랭했던 관계를 개선할 실마리를 풀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1·13일 베트남의 다낭 및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 주석, 리 총리와 각각 만나 관계 개선 및 상호 방문 등에 합의하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단계로의 출발”을 선언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도 회담에서 이에 호응, 중·일 관계 개선 실마리가 가시화되고 있는 참이었다. 현안으로 남아 있던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도 중국 측의 화답 속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어 두 나라의 전방위적인 관계 개선 분위기도 커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중국 방문단은 사상 최대 규모로 꾸며지는 등 일본 측의 기대감을 엿보게 한다. 이들은 나흘간 베이징에 머물며 리 총리, 왕양(汪洋)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면담할 계획이다. 시 주석 면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측이 어떤 수준에서 이들을 응대해 줄지가 시진핑 정부의 성의를 보여 주는 척도다. 2015년에는 이들 일본 재계 대표들의 중국 방문단은 리 총리를 예방할 수 있었지만, 관계 악화 속에서 지난해에는 중국 권력 서열 7위인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가 이들을 맞았다. 이번 방문단은 베이징 방문 뒤 중국 경제의 메카인 광저우 등을 거쳐 26일 귀국한다. 이번 방문단은 면면에서도 일본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대표, 이와사 히로미치 미쓰이부동산 회장, 고바야시 겐 미쓰비시상사 회장, 구니베타 게시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 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 1인 체제가 강화되고, 시진핑 2기가 출범함에 따라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일·중 관계를 타진하고, 향후 대중 전략을 짜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시진핑 1인 독주 체제가 굳어진 가운데, 지난주 일·중 정상 회담에서 펼쳐진 관계 개선의 기운이 경제 교류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중국 측이 어떤 의도와 경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는지를 타진하고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권력을 강화한 시 주석의 경제 정책 방향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중국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 거점으로서의 매력은 줄어들고 있고, 중·일 영토분쟁 및 남중국해 자유통항 등을 둘러싼 갈등도 더해져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과 직접 투자는 오히려 감소세이다. 방문단에 참가한 한 기업 대표는 “인건비 폭등으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매력이 줄고 있는 중국이 어떤 경제 정책을 취할 것인지, 비즈니스 거점으로서의 중국의 행방을 지켜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은 중간재를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수출거점으로서 활용해 온 중국의 입지가 흔들릴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대미 무역흑자 시정 압력이 어떻게 작용할지 등도 중국 지도부의 입장과 전략을 통해 우회적으로 가늠해 보겠다는 생각도 있다. 방문단은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의 주요 간부들과의 회동을 통해 중국 경제의 향방을 타진하는 기회도 갖는다.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해외 반출 허가 여부 등 중국이 지난 6월에 시행한 인터넷 안전법의 구체적인 적용 등도 방문단의 관심사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고, 시 주석은 2기 지도부를 출범시키며 각각 정권 기반을 다진 만큼 양국 정상은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된 셈이다. 초장기 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아베 총리로서는 중국 등 주변국 관계 개선을 다음 정치 행보로 무게를 두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경제로 풀어가는 中·日 관계

    경제 사절단 中 파견… 경협 확대 남·동중국해 문제엔 여전한 견제 일본과 중국이 남중국해 및 센카쿠열도 문제 등의 갈등 속에서도,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이용해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연일 연출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끊어진 양측 정상의 상호 방문도 재개하고, 경제적 ‘윈윈’을 위한 동반 상승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중·일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은 2008년 이후 끊어진 상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수뇌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관계 개선 추진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앞서 지난 11일 아베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베트남에서 회담을 갖고 관계 개선에 합의했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리 총리의 13일 회담은 지난 11일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회담보다 논의가 한 발 더 나아가며 구체성을 띠었다. 아베 총리는 리 총리의 연내 일본 방문을 요청했고, 상호 방문에도 의욕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의 경협 강화 의사를 밝혔고, 리 총리도 “민감한 요인도 존재하지만, 함께 노력해서 관계 개선의 기세를 만들자”고 화답했다. 중·일 양측은 국내 정치 현안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주변국 관계 등 대외관계를 안정시키고, 대미 의존도를 줄여 나가려는 데 입장이 일치하고 있다. 일본은 일중경제협회, 게이단렌 등 경제계의 대표급 인사 250여명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오는 20일부터 일주일 동안 베이징 등에 파견해 중국의 최고지도부 및 주요 정책결정자 및 경제계 인사들과 경협 확대 방안을 협의하면서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양측은 남·동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견제와 경계도 늦추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법의 지배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해양 질서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라며 중국을 견제했다. 반면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 4척은 영토 분쟁 지역인 현 센카쿠열도 앞바다 접속 수역를 항해하며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文 “北, 대화의 장으로”… 북핵 ‘평화적 해결’ 국제공조 촉구

    文 “北, 대화의 장으로”… 북핵 ‘평화적 해결’ 국제공조 촉구

    1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잇따라 열린 아세안+3(한·중·일)과 아·태 지역의 최상위 전략 포럼인 제12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아세안+3 회의에선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이 채택됐다.문재인 대통령은 EAS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지역적 차원을 넘어 전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모든 외교적 수단을 사용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는 평화적 방식으로 완전한 핵 폐기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북핵 해법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이 우리에게 와서 대화하자고 할 때까지 밀어붙여야 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아베 총리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이 다 테이블에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당사국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도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비군사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과 아세안 간 남중국해 행동규칙의 조속한 타결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앞서 제20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중·일 3국 협력의 정상화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역설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물론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이 참석한 정상회의에선 동아시아 공동체 번영 추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마닐라 선언’이 채택된다. 문 대통령은 “20년 전 우리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맞은 절박함으로 공동 대응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이제 역내 구성원들의 삶을 지키고 돌보는 협력체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금융위기를 극복한 연대의 힘으로 평화와 번영, 발전의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을 만들어 내자”고 제안했다. 아세안+3에서도 북핵 관련 발언들이 쏟아졌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은 일관되고 확고하게 북핵에 반대한다. 유엔 결의에 대해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밤 마닐라 마카티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및 인접국 동포 300여명과의 간담회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끝낸 문 대통령은 15일 귀국길에 오른다. 마닐라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연내 개최 가능성

    조기 개최 의견…도쿄서 열릴 듯 두 정상 양국 상호 방문도 추진 일본과 중국 두 정상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조기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연내 도쿄에서 추진돼 오던 3국 정상회의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1일(현지시간)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양국 관계 개선 추진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도 가능한 한 조기에 개최하는 것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밝혔다. 일본에서 개최 예정이던 3국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 개최 이후 중국 측의 미온적 태도로 성사가 지연돼 왔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조기 개최를 합의한 상황이어서, 중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연내 도쿄에서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개선을 힘차게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고 시 주석도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이번 회담은 중·일 관계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회담”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 등은 시 주석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중·일 정상회의의 마지막 회의는 2015년 11월 서울에서 열렸었다. 그동안 중국은 일본과는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남중국해 통항 자유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냉랭한 관계였고, 한국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개최를 피해 왔다. 또 국내적으로 중국은 시진핑 정부의 사정 및 당내 숙정작업이 진행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여유가 없었다. 한국도 국내 정세 불안정 등으로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한·중·일 3국이 국내적으로 정치 안정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큰 부담 없이 정상회의를 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당대회에서 2기 지도부를 발족시키며 1인 집권체제를 강화했다. 아베 총리도 의회 해산 이후 중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4차 내각을 출범시킨 상태다. 한편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이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 또한 조기에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 주석도 이에 대해 “총리의 중국 방문과 왕래를 중시하겠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일본은 실제적 행동과 구체적 정책을 통해 중·일이 서로 위협하지 않는 파트너임을 확신하는 관계를 만들기 바란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핵항모 3척 다음주 한반도 주변 공동훈련

    韓해군 연합훈련 참가 협의 중 로널드 레이건호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니미츠호 등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다음주 중 한반도 주변 해역에 모여 공동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무력시위가 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8일 “미 항공모함 3척이 모두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7함대 작전구역에 들어와 있다”면서 “다음주 중이면 근접한 상태에서 공동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도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방안을 미 해군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7함대 소속이고 루스벨트호와 니미츠호는 미 서부 해역을 관할하는 3함대 소속이다. 니미츠호는 중동 전개훈련을 마친 뒤 남중국해를 통해 귀환하는 중이고 루스벨트호는 괌 등 서태평양 전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들 3척의 항모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기간 중 근접한 지역에 모여 공동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개의 미 항모전단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공동훈련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대북 경고메시지와 함께 중국을 상대로 ‘항행자유’ 위력시위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중이던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미 항모 3척의 한반도 주변 해역 배치를 강조했었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 말∼6월 초 한반도 주변 해역에 레이건호와 칼빈슨호를 보내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일정으로 동아시아를 순방 중이다. 순방의 핵심 과제는 북한 비핵화 달성과 북한 고립을 위한 외교적 결속이며 각국에 경제·통상 이해를 관철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미·중 양대 강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북한의 직접 위협 아래 있으면서 ‘우리가 모르게 전쟁이 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미국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 동맹이자 정치·경제 파트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뿐 아니라 유엔 무대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미국 대외·경제 정책의 근간이라고 공언했다. 이 입장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중국과의 무역 패턴이 모두 미국에 불리하기 때문에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일본, 중국 등에 모두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은 협소한 의제 설정으로 국제적 책무를 축소하고 미국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경향을 우려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유네스코 탈퇴, 대외 원조 삭감, 이란 핵합의 불인정 등으로 국제적 약속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한다. 지난달 19차 당대회를 마치고 절대적 권력을 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라는 표현을 당장(黨章)에 명시해 중국의 실천적 가이드라인은 ‘중국몽(夢)’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 무대에서 명실상부하게 지도자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 거듭나 중국식 질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외교만 강화한다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시점에서 기술력과 금융, 구매력을 다 키워 미국 등 기존 선진국을 제치고 지배적 리더가 되겠다는 뜻이다. 중국굴기의 방향을 정비한 시 주석으로선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약속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만도 흡족한 일일 게다. 중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커졌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인 2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무역국이면서 최대 투자국으로 떠올랐다. 미국을 최대 무역국으로 하는 나라는 50여개이지만 중국은 우리를 포함해 100개국이 넘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애플, 구글 등 미국 초거대 기술기업들과 나란히 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이 됐다. 중국은 해마다 150만명에 달하는 이공계 학사를 배출하고 있고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 일본의 3배가량인 100만건이 넘는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기술 기업의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규모 투자를 하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서방을 능가할 것이란 생각은 꿈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시 주석은 ‘레닌표 디지털 혁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술개발 가속도는 이미 떨어졌다. 기술에선 중국에 앞선다는 건 고문서에나 나올 얘기다. 중국은 남중국해 등에서 기존 질서를 깨고 있을 뿐 아니라 1조 달러 이상을 들여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 지중해까지 중국의 질서가 미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미·일 동맹을 강화하며 헌법 개정을 거론하는 것은 북한 때문만은 아니다. 미·일이 태평양과 인도양을 동시에 거론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북한은 ‘주체적 핵전력’을 완성한다면서 슬그머니 중국굴기와 미·중 간 전략적 마찰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을 피곤하게 만들어 멀리 밀어내는 데 중국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계산 중인 것이다. 여러 모로 중국굴기는 우리에겐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경제 정책이 더 중요해진다. 지속적 평화와 번영은 안일한 진단으로는 불가능하다. 차원이 다른 디지털 혁명과 질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더운 냄비 속에서 저 죽는지 모르는 개구리라는 비유가 더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 “美·中은 대북 공동관리 협력 강화… 北, 핵 완성 이후 대화 제의 가능성”

    “美·中은 대북 공동관리 협력 강화… 北, 핵 완성 이후 대화 제의 가능성”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관리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향후 추가 핵·미사일 실험 여부 등 대외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북한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뒤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평화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6일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순방과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대외 정책과 동북아의 안보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 및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의 대표적 한반도·동북아 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명예교수는 “북한은 국제적 제재 국면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대외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유보하고 있다”면서 “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는 북한의 태도를 포함해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 및 안보구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북한에 대한 미·중 정상의 입장은 어떻게 정리될까. -미·중 두 나라는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관리를 강화하면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대회를 마치고 주요 인사이동 및 새로운 국내 권력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다 여유가 생겼고, 국내 경제문제에 더 관심을 쏟을 수 있게 됐다.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한 문제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혼자서, 독립적으로 다뤄 나갈 가능성은 적다. →이번 순방에서 중·미 간 타협이 가능한가. -이달 초 공산당 대회를 마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대립하기보다는 보다 협조적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협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갈등을 줄이기를 원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과의 공조를 넓히고,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나.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것으로 전제하는 관측이 많지만, 북한은 협상을 앞세우면서 출구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도 현재 거리를 두며 냉랭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공산당 대회가 폐막되면서 다시 총서기로 집권한 시 주석에게 보낸 북한의 축하 전문 등을 보면 북한의 반응이 얼마나 냉담한지 알 수 있다. 북한이 출구전략을 쓰면서 유화적으로 나올 경우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오던 미국 등 국제사회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지만, 북한 외교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대응에 대한 전망은. -북한은 핵·미사일 등 국가 핵무력 완수를 국가적 우선순위에 놓고 있지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등을 보면 경제 건설에 힘을 쓰는 병진노선도 추구하고 있다. 좀더 장기적으로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생각도 있고, 유엔 제재 결의가 효과를 보고 있는 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를 새롭게 시작해 나가려고 한다. 핵무력 완성 선언 뒤 대화 제의를 하면서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미사일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 동시 동결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도 그런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일본은 어떤 입장인가. -지난달 말 중의원 선거가 끝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북한에 대한 언급과 태도에 변화가 있다. 지난 9월 유엔에서 한 아베 총리의 연설은 강경 일변도였다. “협상해도 소용없다”는 자세였다. 군사력 행사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상으로 협상 가능성을 배제했었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중의원 선거가 압승으로 끝난 뒤에는 “압력의 목적은 협상”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선거가 끝난 뒤 아베 총리는 조금씩 협상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자기 입장을 수정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협상을 시작하거나, 북한에 태도 변화가 있으면 그에 따라 일본 외교를 맞추기 위해 좀더 융통성 있는 자세로 변화한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미·일 정상회담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축이라는 점과 굳건한 미·일 동맹을 다시 한번 대외에 과시하면서 대북, 대중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한·미 관계가 긴밀하다고 해도, 미·일 관계와는 수준 차이가 있다. 미국에 일본은 동북아 정책의 핵심적 기반이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에 유화적인) 문재인 정부가 반대하면 미국의 북한 정책은 성립하지 못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남중국해의 자유통항, 일본이 실효적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확인,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 등 일본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공동 외교전략 등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日 찰떡’ 과시…北엔 군사옵션 압박, 中엔 적극 역할 주문

    ‘美·日 찰떡’ 과시…北엔 군사옵션 압박, 中엔 적극 역할 주문

    12일간의 아시아 순방 첫 도착지에서, 첫마디는 북에 대한 경고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전 정부와는 “다른 접근법”을 강조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 의지를 밝힌 것이다. 강한 대북 압박과 긴밀한 미·일 동맹이란 일치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첫날인 5일 극진한 환대를 통해 화답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중국에 대한 경고란 함의도 갖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도착 직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전한 핵심 메시지가 “북한 문제 해결 논의가 순방국 지도자들과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흘 후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의 시진핑 정부에 주는 메시지이기도 한 셈이다.이날 미·일 두 정상의 골프 회동과 비공개 만찬에서도 북한 문제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앞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군사적인 압박 강화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6일 정상회담 뒤 예정된 요코다 메구미 부모 등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과의 만남도 북한 정권의 비인도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자연스럽게 전하게 될 전망이다. 대북 문제 공조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일 공조 입장도 짚고 넘어가면서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 줄 계획이다. 중·일 영토분쟁지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재확인, 남중국해 통항 자유를 포함한 아베 총리가 주창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입장 공유 등을 천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요코다 기지 연설에서 “인도·태평양에서 자유로운 활동은 많은 미국민의 희생을 통해 이뤄진 것이며 이를 지켜낼 것”이란 발언도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한 강한 견제와 경고를 담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의 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략보다는 양자 관계 및 경제적 실리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해양 진출 확대 및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기지화 진전 등 ‘발등의 불’이 커지자 이번 순방에서 일본 및 동남아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에 비중을 뒀다. 이런 급박한 안보 현안 속에서 트럼프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는 무역 역조 해소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순방 목적을 수면 밑으로 잠수시켰다. 지난해 미국의 대일 무역 역조는 689억달러로 한국의 두 배 이상이지만, 갈등 요인을 부각시키지 않겠다는 자세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붙들고 있는 아베 정부를 배려하면서 완벽한 양국 공조의 연출에도 동의한 셈이다. 또 “일본과의 동맹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번영의 주춧돌(코너스톤)”임을 부각시키면서 일본이 아시아정책의 중심에 있음도 강조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일본은 이번 순방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주시하며 우려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급속한 접근에 따른 일본의 전략적 활동 공간 축소 우려가 적지 않다. 공산당 대회에서 국내 현안을 마무리해 여유를 얻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안보팀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미·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7일 오전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의 과한 선심?… 이방카 여성기금에 57억엔 지원

    한·일 위안부 합의 10억엔과 대조적 아베, 트럼프와 골프회동으로 첫 일정 對北 핵·미사일 긴밀한 공조체제 과시 일본은 지금 ‘이방카 선풍’이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그의 장녀 이방카가 ‘국제여성회의(WAW) 2017’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 도쿄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일 우호 무드가 최고조에 달하는 모습이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별도로 일본만 방문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방카 백악관 선임 고문이 설립에 관여한 ‘여성기업가 지원 기금’에 57억엔(약 564억원)을 지원한다. 이방카 고문이 주도한 기금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세계에서 여성 활약의 기치를 높이 들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해 갈 것을 결의한다”며 “세계의 여성들이 일어서면 빈곤을 비롯해 세계의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강조하며 2014년부터 매년 세계 여성 리더들을 초청, ‘국제여성회의’를 개최해 왔다. 일본의 거금 출연은 전쟁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는 마지못해 10억엔을 낸 것과 크게 비교된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메시지를 편지로 전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는 “(위안부 합의로) 10억엔을 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일본은 5일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특별한 동맹관계의 부각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동 대응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함께 골프 회동으로 방일 일정을 시작한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토요일이긴 하지만 이 같은 일정은 개인적 친분과 두 나라의 각별한 밀월 관계를 대내외에 드러내려는 아베 정부의 공들인 ‘연출’이기도 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의 골프 경기가 열릴 예정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두 정상의 골프 회동, 스테이크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일본 소고기 와규와 전복 스테이크 비공식 만찬, 일왕의 접견 등 트럼프의 일본 일정은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돋보이게 한다. 일·중 영토분쟁지인 센카쿠열도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재확인, 남중국해 통항 자유를 포함한 아베 총리가 주창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공유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되고 있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측에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의 개시 요구 등은 물밑에서 실무진 간 논의와 협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번 회담에서는 갈등을 표면에 노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붙들고 있는 아베 정부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배려이면서 완벽한 공조에 대한 연출에 동의한 셈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동북아 정세를 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시작된다. 3일 하와이를 거쳐 5일 일본을 시작으로 14일까지 한국·중국·베트남·필리핀 등을 찾는다. “역대 미 대통령으로는 26년 만에 가장 긴 12일간의 아시아 방문 일정이며, 아시아 5개국 방문도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백악관은 소개했다.●인도 포함 美·日 공동 외교전략 조율 이번 순방은 세계 외교·안보·정치·경제 등 다방면에서 근래 최대 이벤트로 주목받아 왔다. “동북아 지형은 트럼프 순방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중국은 그간 여러 갈등과 충돌을 이번 순방 이후로 미뤄 왔다. 최근 19차 당대회를 치른 중국이 충돌을 피해 온 측면이 크다. 북핵부터 남중국해 문제까지, 이 모든 것을 꿰는 수단이 될 무역·금융상의 갈등,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까지 이번 순방이 그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2일 일본과 중국 언론에 느닷없이 등장한 ‘인도’는 이 이벤트를 관통할 분위기를 예감하게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오는 6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논의하고, 이를 미·일 공동의 외교전략으로 표명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는 “남·동 중국해를 비롯한 동북아의 패권 확대뿐 아니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진단했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인도·태평양’ 개념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이 내해(內海)로 만들려 하는 남중국해는 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내기 위한 시발점이고, 전초기지로 여겨져 왔다. 최근 중국이 특별히 남중국해에 온갖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을 못 본 체해 온 미국이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첫 방문지 일본에서의 결과물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이다. ●시, 김정은에 축전… 북핵문제 달라질 듯 반면 중국은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 명의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중국 역시 트럼프와의 대면을 앞두고 포석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 집권 2기의 북·중 관계와 북핵 문제는 기존 모습과 달라질 것”이라는 학자들의 전망이 현실화되는 신호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을 ‘북핵 해결’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백악관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결의를 강화하고,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우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미·중 담판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서도 “중국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과의 ‘빅딜’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어느 수준까지는 화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진핑 주석에게 최대 목표는 자신의 ‘신형 국제 관계’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시 주석은 자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경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세계 공동 번영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목표 때문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장면을 최대한 연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하고 있다. 한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전에 봉합한 것에는 ‘대국’의 이미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시 ‘국제관계 윤곽’ 가시화가 최대 목표 미·중 관계가 순방 결산 시점에서 ‘봉합’으로 정리될 수 있을지 전망은 엇갈린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무역에 초첨을 둔 파편적인 것이었다”면서 “종합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역’을 매개로 일정 부분 봉합의 모양새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방중단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웨스팅하우스 등 40여개 미국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의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준비해 간 선물 보따리를 풀지 않았다. 대규모 투자·구매계약 등 선물 보따리의 크기와 내용에 따라 외형적인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간 거래에 북핵까지 딸려 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베이징대 김동길 교수는 “중국이 한국을 미·중 관계의 수단이나 매개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대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국방부 동아태 차관보 ‘對中 매파’ 랜들 슈라이버

    美국방부 동아태 차관보 ‘對中 매파’ 랜들 슈라이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서 한반도·중국 문제 등을 담당하는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중국통’인 랜들 슈라이버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 등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에 슈라이버가 임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의회 상원 인준 절차가 남아 있으나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10개월째 공석이었던 국방부와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 자리 중 국방부만 채워지게 됐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아직 지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슈라이버는 중국의 군비 확장과 대외 정책에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대중 강경파로, 트럼프 정부는 이번 인선을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동중국해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임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해군 출신인 슈라이버는 1994년 국방부에 들어가 1997~98년 대(對)중국, 대만, 몽골 관련 정책을 담당했다. 또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트럼프 인수위원회에서 자문위원을 맡으며 현 정부의 아시아 정책에 개입해 왔다. 북핵 등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역할 강화를 위해 ‘채찍과 당근’ 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주한 미대사의 공석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아베, 방일 트럼프에 ‘대북 군사적 선택지’ 발언 지지 표명”

    “日아베, 방일 트럼프에 ‘대북 군사적 선택지’ 발언 지지 표명”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대북 대응 방침에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다음달 6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무력행사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자세에 대한 지지를 직접 언급해 굳건한 미·일 동맹을 과시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뜻을 밝힐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전화 통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슷한 내용을 발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측은 양국 정상이 대북 제재의 착실한 이행을 국제 사회에 함께 요청하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미국이 일본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포함한 확대억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회담 내용을 조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북한이다. 미일정상이 긴밀하다는 인상을 내외에 주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또 회담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양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재확인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다만 두 정상은 지난 2월 정상회담에서 나온 성명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이번 회담 후에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방일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 특유의 손님 접대문화(오모테나시)를 보여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관계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 두 정상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할 계획이다. 또 양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 아라벨라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그맨 겸 DJ 피코 타로를 만나는 시간도 예정돼 있다. 피코 타로는 노래 동영상 ‘펜 파인애플 애플 펜’(PPAP)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쓴 열매 삼키지 않겠다”… ‘강한 중국’으로 국제질서 재구축

    [시진핑 2.0시대] “쓴 열매 삼키지 않겠다”… ‘강한 중국’으로 국제질서 재구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제시한 집권 2기 청사진의 핵심은 ‘강한 중국’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근대 이후 고난을 겪었던 중화민족을 떨쳐 일어나게(站起來) 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을 부유하게(富起來) 했다면, 시진핑은 강대한(强起來) 중국을 만들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강한 중국’ 노선은 단연 외교·군사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와 25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상호 존중과 공평·정의, 협력·상생에 기초한 ‘신형 국제 관계’의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평화 외교’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꾸지 말라”고도 했다. 국제사회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시 주석의 진심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선 적어도 중국이 현재 갈등·대립 중인 외교·안보 분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가 묻어난다. 기존의 미·중 간 외교·안보·무역 갈등은 물론 중·일 영토분쟁,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에서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뜻이다. 특히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는 “국가 간에는 동맹이 아닌 동반자로서 새로운 교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시 주석이 강조한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 주석은 이 발언을 하면서 “냉전 사유를 버리고 대항이 아닌 대화를 통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과 북·중 혈맹 모두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미 동맹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동시에 북·중 혈맹을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돌리려는 정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신형 대국 관계’ 대신 ‘신형 국제 관계’를 강조했다. 동등한 지위를 요구하는 ‘신형 대국 관계’를 미국이 계속 무시하자 중국이 양자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 다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모든 국가를 평등하게 대하는 중국 외교의 전통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자국 우선주의로 내달리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같은 중국식 프로젝트로 국제질서를 재구축해 미국 패권을 무너뜨리겠다는 야망이 숨어 있는 셈이다. BBC 중문망은 중국의 외교 방향이 덩샤오핑이 제시한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와 장쩌민(江澤民) 시기의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 낸다)를 넘어 분발유위(奮發有爲·분발해 성과를 낸다)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BBC는 “중국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에서 광범위한 투자와 교류로 기회를 모색할 뿐만 아니라 대테러,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등 비전통적 안보 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한 중국’은 군사적 충돌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군대는 인내해야 한다’(軍隊要忍耐)고 했으나, 시 주석은 ‘싸워서 이기는 군대’(能打仗 打勝仗)를 만들고 있다. 시 주석은 2020년까지 군의 기계화와 정보화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룬 뒤 2035년에는 국방·군대 현대화를 실현하고 2050년엔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 5년 동안 마오쩌둥 이래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인민해방군을 완전히 바꾸었다.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등 4총부 형태를 중앙군사위원회 직속의 15개 부·위원회 체제로 바꾸는 한편 4대 군구(軍區) 체제를 동·서·남·북·중 5부 전구(戰區)로 개편하고 병종도 육·해·공 3군에 로켓군과 전략지원부대를 추가했다. 홍콩의 중국 문제 전문가 류쓰루는 “시 주석의 군대개혁은 옛 소련식 체제를 바꿔 미국 군대의 모델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전의 작전지휘는 중앙군사위의 4개 총부가 군구에 지시를 내리면 야전군, 사단, 여단, 연대 사령부를 거치는 단계별 상명하달 시스템이었으나, 지금은 중앙군사위가 직접 군인 한 명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미군의 지휘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장비 현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4월 자국산 최초의 항공모함 진수를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중·대형 함정 10척을 건조했다. 6월 말 진수한 055형 자국산 미사일 구축함은 스텔스 기능과 레이더 성능, 정보처리 능력, 순간 최고속도 등이 미군 주력인 줌월트보다 앞선다고 중국은 자부한다. 쉬정 홍콩 즈밍연구소 국장은 대만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군대가 되려면 실전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중국군은 새로운 체제와 무기 장비의 효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 한 차례 실전을 벌이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태국 넘어 아세안의 마음 노리고… 불꽃튀는 ‘조문 외교’

    태국 넘어 아세안의 마음 노리고… 불꽃튀는 ‘조문 외교’

    지금 태국은 ‘조문외교’가 절정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 중 한 명을 기리는 자리를 세계 각국은 놓치려 하지 않았다. 25일부터 열리는 태국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장례식은, 2015년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전 총리의 장례식과 함께 당분간 아시아에서는 갖기 힘든 형태의 외교 현장으로 꼽힌다.푸미폰 전 국왕은 1946년부터 70년이나 왕좌에 머무르며 숱한 손님들을 맞았고, 전 세계 군주·리더들과 교류를 나눠 왔다. 재위 30년이 지나고부터는 해외 순방을 하지 않았지만 직접 30개국 이상 방문했다. 여기에 더해 태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경제 2위의 대국이자 아세안의 지리적 중심이라는 중요성 등에서 이번 장례식은 ‘소프트 외교’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특별히 왕실을 보유한 나라는 이 행사를 중요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왕실이 줄어드는 추세인 가운데 왕족들끼리 끈끈한 유대를 이어 나가기 때문이다. 북구 먼 곳에서 스페인의 소피아 왕비, 네덜란드의 막시마 왕비, 스웨덴의 실바, 벨기에의 마틸드 왕비도 왕족 조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덴마크 왕국의 프레데릭 왕세자, 호쿤 마그누스 노르웨이 왕세자와 함께 영국의 앤드류 왕자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부탄의 왕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 부부와 아프리카 레소토의 레트시에 3세, 통가의 투포우 6세, 말레이시아 페락의 술탄인 나즈린 샤 등이 왕비와 함께 방콕을 방문한다. 부탄은 푸미폰 전 국왕의 ‘로열 프로젝트’를 통해 농업과 수자원관리 기술 등을 태국으로부터 배워 간 인연으로 태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현재 모든 참석자 명단이 공개된 건 아니지만 2006년 푸미폰 전 국왕이 ‘대왕’ 칭호를 받았던 즉위 60년 기념식에 25개국 28명의 왕족이 참석했던 걸 감안하면 이때와 비슷한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캄보디아, 카타르, 쿠웨이트, 요르단, 브루나이, 모나코, 룩셈부르크, 스와질랜드, 리히텐슈타인, 네덜란드, 바레인, 벨기에, 모로코,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의 왕실에서 참석했었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전 세계 왕실 관계자는 대부분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23~24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제4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 후 방문한다. 중국은 조문단 파견을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부주석급을 보낼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차남인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부부가 26일 조문을 위해 방콕을 찾는다. 앞서 일왕 부부는 지난 3월 태국을 방문해 푸미폰 전 국왕의 장남인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과 회담을 나눴다. 우리는 박주선 국회부의장, 민주당 강병원·자유한국당 백승주·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으로 정부 조문 특사단이 꾸려져 24일 방콕에 도착했다. 장례식을 하루 앞둔 이날 주요국 대사관들은 의전 준비 등으로 분주했다. 이번 장례식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태국이 속해 있는 ‘아세안’의 특수성 때문이다. 아세안은 태생부터 동남아 10개국이 ‘집단’으로 움직여 왔다. 동남아 약소국들이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로 결성된 아세안은 사회적·문화적으로 상당히 이질적인 국가들의 느슨한 연대체임에도 불구하고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포럼(ARF),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체(ADMM+) 등 다양한 지역협력체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했다. 아세안은 아무나 상대해 주지 않았다. 선진국과 강대국만 상대한다. 정식 대화상대국은 한국을 포함해 11개국뿐이다. “한국이 대화상대가 되기까지 기울였던 노력에는 서럽고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많다”고 한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아세안은 경제·외교안보적으로도 몸값이 급부상했다. 경제적으로는 인구 세계 3위(6억 3000만명),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7위(약 2조 6000억 달러·2015년 기준) 규모를 기록하는 등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967년 출범 당시 GDP 총합이 376억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다.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아세안은 남중국해를 끼고 있어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이 앞다퉈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외교전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푸미폰 전 국왕의 장례식을 계기로 펼쳐지는 소프트 외교의 이면에는 이렇듯 ‘아세안’이 있다. 각국이 조문 사절을 보내 태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고, 아세안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핵심적인 이유이다. 노광일 태국 대사는 이날 “태국인들에게 푸미폰 전 국왕은 단순한 국왕을 넘어서 아버지 같은 존재”라면서 “국왕에게 경의를 표시하고 태국 국민들과 슬픔을 함께하는 행위 자체가 앞으로의 외교 관계에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의 시초가 된 방콕 선언이 이곳 방콕에서 탄생한 것만 봐도 태국은 아세안에서 중심 국가”라고 덧붙였다. 방콕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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