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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종거부’ 조코비치, 호주서 재구금…정치적 희생양? [이슈픽]

    ‘접종거부’ 조코비치, 호주서 재구금…정치적 희생양? [이슈픽]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로 호주에서 재구금됐다. 조코비치는 1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테니스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멜버른에 머물고 있었다. ‘호주오픈 최다승’ 조코비치는 백신반대론자조코비치는 스포츠계 대표적인 백신 반대론자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도 본인의 백신 접종 여부를 공개하기를 꺼려왔고, 백신 접종 의무화에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조코비치는 질병을 약보다 음식이나 기 치료 등으로 고칠 수 있다고 믿는 대체의학 신봉자로도 알려져 있다. 2020년 6월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는데, 조코비치는 감염 전력을 내세워 접종 면제를 정당화해왔다.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은 조코비치가 최근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독 강세를 보이는 대회다. 조코비치가 역대 통산 20회의 메이저 대회 우승 중 절반에 가까운 9번이 호주오픈일 정도다. 코로나19 유행 이전 호주에서 조코비치의 인기는 높았고, 조코비치 역시 호주를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 자국민도 입국 차단할 정도로 강력한 ‘국경봉쇄’그러나 조코비치의 백신 반대 신념은 코로나19 해외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호주 방역당국의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호주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국경을 철저히 봉쇄할 정도로 해외유입 차단에 초강경으로 대응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마저 2년 넘게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 시민들조차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무려 262일 동안 도시가 봉쇄돼 이동이나 외출이 극도로 제한되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으면 사회 활동이 불가능해 16세 이상 인구의 90%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호주 내에서도 이토록 강력한 방역 기조에 반대의 목소리가 있지만 여론은 정부의 대응에 대체로 지지를 보냈다. 조코비치 “12월에 코로나 양성…접종 면제 요건”올 시즌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는 대회 4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2020년 6월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조코비치는 지난해 12월 16일 또다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차 감염이 백신 접종 면제 요건에 해당한다고 조코비치 측은 주장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출전이 대회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 정부와 호주테니스협회는 이를 인정해 그에게 면제 혜택을 부여했다. 이에 조코비치는 지난 4일 인스타그램에 이를 공개하며 “호주 정부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서 떠난다”고 밝혔다. 공항서 입국 거부…법원 허가에도 재차 직권 취소그러나 5일 오후 11시 30분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그는 입국을 거부당했다. 백신 접종 면제의 당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국을 담당하는 호주연방국경부(ABF)는 조코비치가 적절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충족하지 못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반년 전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했기 때문에 백신이 필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까지 나서서 주세르비아 호주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조코비치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6일 기자회견에서 “규정은 규정이고 특별한 경우는 없다”며 조코비치의 입국을 거부한 ABF의 결정을 옹호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에 남아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고, 난민 수용 시설로 쓰이는 멜버른 시내의 한 격리 호텔에 머물렀다. 사실상 구금 상태인 것으로 언론은 지적했다.이후 호주 법원은 지난 10일 화상심리를 통해 ‘입국비자를 취소한 호주 정부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조코비치 측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여권을 비롯한 소지품을 조코비치에게 돌려주고, 호주 정부의 소송 비용 부담, 조코비치의 격리 해제 등을 결정했다. 그러나 앨릭스 호크 호주이민부 장관은 14일 직권으로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비자를 재차 취소했다. 이에 따라 조코비치는 15일 멜버른의 구금시설에 재구금됐고, 호주 법원에 낸 비자 취소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시설에 구류될 예정이다. 호주 법원은 대회 개막 전날인 16일까지 막판 심리를 열 예정이다. 호주 정부는 조코비치의 사례가 자국 내 백신 반대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여당, 5월 총선 위해 조코비치 희생양 삼아”일각에서는 호주 정부의 강경 대응이 5월 선거를 앞둔 모리슨 총리와 여당의 정치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모리슨 총리가 처음에는 빅토리아 주정부와 호주테니스협회의 조코비치에 대한 백신면제 결정을 지지했으나 국민 여론이 좋지 않자 입장을 바꿨다”며 “모리슨이 이번 이슈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립여당은 최근 코로나 방역 실패 논란이 커지면서 궁지에 몰려 있다. 지난 6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을 넘어설 정도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점점 늘면서 의료체계 마비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겨울인 북반구와 달리 여름이 한창인 호주는 크리스마스부터 이듬해 1월 중순까지가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많은 호주인이 코로나 확산세 탓에 휴가를 망쳐 여론이 좋지 않다. 그런데도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다시 봉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와 함께 살아갈 것”이라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위드 코로나’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과 코로나 검사 방식을 둘러싼 난맥상 등으로 위기에 처한 모리슨 총리가 코로나 관련 악재를 덮기 위해 조코비치 이슈를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처음에는 코로나19 백신에 반대하는 유명인의 비자 취소는 모리슨 총리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소송에 패소해 조코비치가 풀려나고 비자가 복원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를 호주 평등주의를 무시하는 오만한 인물로 몰아가려 했지만, 패소 후 그의 선택이 실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BBC도 “방역 실패로 지지율이 추락한 모리슨 총리가 5월 호주 총선을 앞두고 조코비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 “연락 차단 풀어라”…70대男, 복제열쇠로 침입해 쪽지 ‘스토킹’

    “연락 차단 풀어라”…70대男, 복제열쇠로 침입해 쪽지 ‘스토킹’

    만나주지 않는다며 열쇠를 복제해 여성의 집에 침입해 협박성 쪽지를 남기는 등 스토킹 행위를 일삼은 7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이청현)는 여러 차례 상대 여성의 주거지를 침입하고 행패를 부린 혐의(주거침입 등)로 재판에 넘겨진 A(74·남)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피해 여성이 자신의 연락을 차단하고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24일부터 11월 11일까지 피해자 주거지에 있던 항아리를 깨뜨리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가 현관 앞에 놔둔 10㎏짜리 쌀 포대를 흉기로 난도질해 찢어놓고는 무단으로 복제한 열쇠로 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가 부엌에 협박성 쪽지를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쪽지에는 “휴대전화 차단한 거 빨리 풀어주라. 차단 안 풀면 가만 안 둘 거다. 남자 만나고 다니면 가만 안 둔다”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며칠 뒤 다시 피해자 집을 찾아가 출입문을 열쇠로 열고 안방까지 들어가 “내 돈 1500만원 안 주면 인간이 아니다. 남자들 데리고 사기 치고 술 먹고. 마지막 경고다. 전화 차단하지 마라”는 내용의 쪽지를 탁자 위에 올려뒀다. 피해자가 출입문 열쇠를 바꾸자 A씨는 주방 유리창 여러 개를 부쉈고, 깨진 창문 쪽으로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라이터로 방화를 시도했다. 이때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소리를 듣고 달아나 방화는 미수에 그쳤다. 그 밖에도 피해자 집 출입문을 발로 차고 흉기로 문을 그어놓았으며, 출입문을 흔들어 위협을 가하는 등 지속적·반복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저질렀다. 재판부는 “주거에 반복적으로 침입하여 재물을 손괴하거나 협박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연락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큰 공포감을 느꼈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 화제의 드라마들 뮤지컬로 재탄생…M, 또 오해영

    화제의 드라마들 뮤지컬로 재탄생…M, 또 오해영

    ‘M’, ‘또, 오해영’ 등 화제의 드라마들이 뮤지컬로 돌아온다. 1994년 여름 파격적인 소재와 연출로 숱한 이야기를 낳았던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 ‘M’은 다음달 뮤지컬 ‘M’으로 탄생한다. 당시 배우 심은하의 초록색 눈과 변조된 목소리는 엄청난 몰입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또 ‘내 영혼이 아파오네, 세월은 고독을 고독은 침묵을 침묵은 미움을 기다리고 있는 걸…’ 등의 가사로 OST ‘나는 널 몰라’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이 작품은 ‘마리’의 몸에 잠재된 상태로 존재하던 ‘M’이 어느 사건을 계기로 ‘마리’를 보호하기 위해 각성하게 되고, ‘마리’가 사라진 기억을 찾아 돌아오면서 전개된다. 돌아온 그녀의 비밀을 파헤치는 ‘지석’으로 인해 ‘마리’ 속에 숨겨져 있던 ‘M’과 ‘프럼박사’가 그토록 숨기고 싶어 하던 진실이 드러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긴장감을 전달한다. 공연에서는 원작과 달리 1인 2역이었던 주인공을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영혼 ‘M’과 그를 품은 채 살아야만 했던 ‘마리’를 둘로 분리해 이야기를 각색했다. 영혼 ‘M’ 역은 배우 한지상, 정동화가 맡았다. 사라진 기억을 찾아 돌아온, 비밀의 키를 쥐고 있는 ‘마리·김주리’ 역에는 배우 이한별, 김수진이 캐스팅됐다. 공연에서는 원작이 가진 드라마에 캐릭터의 매력을 부각시켜줄 음악과 조명, 장면의 특징을 강조할 영상까지 더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M의 제작사 빅오션이엔엠 관계자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를 뮤지컬로 선보이는 만큼 창작진들과 의기투합해 정성껏 만들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현대의 감성으로 재창작해 관객에게 숨 쉴 틈 없이 긴장감 넘치는,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오는 3월에는 2016년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했던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또!오해영’이 돌아온다. 앞서 2020년에도 무대에 올랐던 이 작품은 벤의 ‘꿈처럼’, 정승환의 ‘너였다면’ 등 기존 원작의 OST는 물론, 신곡을 추가해 뮤지컬 버전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탄생시켜 화제가 됐다.뮤지컬 ‘또!오해영’은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도경의 오해에서 시작된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두 오해영이 가진 결핍을 채워주고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성장 스토리로 재구성해 주인공들이 가진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힐링’ 뮤지컬로 재탄생 될 예정이다. 외모도 능력도 완벽하지만 까칠한 성격에 예민함까지 가진 남자 ‘박도경’ 역에는 손호영, 장동우, SF9의 재윤이 열연한다. 마음이 가는 일은 절대 멈추지 않는 씩씩한 보통 여자 ‘오해영’ 역에는 레이나, 양서윤, 길하은이 함께한다. 뮤지컬 ‘M’은 다음달 3일부터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뮤지컬 ‘또!오해영’은 3월 8일부터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 돼지 심장으로 살아난 그 남자, 친구 9차례 찌른 흉악범이었다

    돼지 심장으로 살아난 그 남자, 친구 9차례 찌른 흉악범이었다

    피해자 누나 “그는 결코 영웅 아냐”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아 살아난 환자가 34년 전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의 가족은 “사람들이 그를 영웅으로 부르는 게 가슴 아프다”며 “우리 가족에게 그는 결코 영웅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에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은 34년 전 22살인 에드워드 슈메이커를 흉기로 찔러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베넷은 1988년 4월 자신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던 고교 동창 슈메이커를 흉기로 9차례나 찔렀고, 재판에서 의도적 살인 기도 등 중범죄 혐의는 벗었으나 폭력과 흉기 은닉·소지 등으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슈메이커는 장애인이 됐고, 19년간 휠체어 생활을 하다 2007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슈메이커의 누나는 “돼지 심장 이식 소식을 보고 획기적인 과학성과라고 생각하다가 환자 이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그는 새 심장으로 새 삶의 기회를 얻었지만 내 동생은 그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 심장은 자격 있는 사람에게 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메릴랜드대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동물의 심장을 베넷에게 이식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심장질환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베넷은 수술 7일째인 13일 현재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상태로 회복 중이고, 이번 이식은 의학계에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베넷의 과거 범죄가 밝혀지면서 흉악범에게 의료 기술로 삶의 기회를 주는 게 옳으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WP는 현재 10만 6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장기 이식 대기 명단에 있고 매일 17명이 이식받지 못해 죽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넷의 이번 수술과 관련한 비용은 얼마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새로운 치료법의 시험 적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메릴랜드대 병원 측이 전액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슈메이커의 누나는 동생의 치료비 등을 위해 베넷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40만 달러(약 40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으나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분노했다. 메릴랜드대 측은 베넷의 범죄경력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베넷의 범죄 경력 논란에 대해 그의 아들은 “아버지 과거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임대업 하는 환경미화원…“해고해라” 악성민원 시달려

    임대업 하는 환경미화원…“해고해라” 악성민원 시달려

    “단지 20대, 30대에게 희망과 동기부여가 됐으면 해서 출연한 것인데… 구청에 저를 해고하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환경미화원 일을 하면서 임대업을 통해 27억 원의 자산을 모은 30대 남성이 유튜브에 출연했다가 악성민원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치남(사고치는남자)이라는 채널에 출연한 A씨(38)는 “해고하라는 전화가 많이 와서 구청에 불려가 주의를 받고, 불합리한 인사이동으로 근무시간도 변경됐다”고 말했다. A씨는 “자산이 많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해야 하나. 저 역시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있다”라며 “돈자랑, 차자랑으로 변질돼 사진들이 돌아다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저와 환경미화원 분들에게 피해가 안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A씨는 경매를 통해 11채 빌라를 소유하고 월세로만 400만 원, 월수입 1000만 원을 벌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BMW를 타고 출근하는 27억 자산 환경미화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높은 조횟수를 기록하고 공유되면서 화제를 모았다.A씨는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좀 지저분해 보이지만 그렇게 지저분한 직업도 아니고, 어딜 가든 힘들지만, 충분히 매력있는 직업”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초봉 4400만원에 미화원 일을 시작한 그는 “아직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은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더 큰 돈을 벌고 싶어 부동산 경매를 시작했고, 지금과 같은 자산을 모을 수 있었다. 그는 “저 같은 사람도 성공할 수 있었다”라며 “헬조선 헬조선 하시는데 여러 나라를 봤지만 한국은 정말 좋은 나라다. 희망을 놓지 마시고 실천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오전에는 세를 주고 있는 집 인테리어 등을 직접 관리하고,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살고 있다. 그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해도 부자가 안되기 때문에 빌라투자를 했다.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제 저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 제 가족들을 지키고 싶다”면서 거듭 악의적인 민원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실업·산재·부동산… 대도시 부산도 ‘서울 공화국’에선 乙

    실업·산재·부동산… 대도시 부산도 ‘서울 공화국’에선 乙

    1990년대 부산에서 사춘기를 보낸 소녀들에겐 서울 롯데월드에 다녀온 경험은 일종의 권력이나 마찬가지였다.(‘우리들의 낙원’) 지방대 출신 공시생에겐 서울에서 사는 ‘인 서울’은커녕 ‘인 부산’만 할 수 있어도 감지덕지하다.(‘호텔 해운대’) 유명 작가가 되려면 서울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부산을 떠나지 못한다.(‘바람벽’) 오선영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호텔 해운대’에 담긴 단편 7편에는 이처럼 부산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사회·경제·문화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과 비교해 열악한 지방의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부산 특유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 내면서도 실업, 비정규직, 산업재해, 부동산, 성폭력 등 다양한 문제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불안감을 재치 있게 묘사한다. 표제작 ‘호텔 해운대’의 주인공 수정은 운 좋게 해운대 고급 호텔 숙박권을 선물로 받아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남자친구와 평소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값비싼 호텔 식당 음식 가격에 놀라 돼지국밥을 먹으러 나오는 두 사람의 하룻밤은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여실히 드러내듯 비참하다. ‘다시 만난 세계’의 주인공인 시간 강사 희정은 몸담은 지역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피해자와 연대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반(反)페미 학생들의 표적이 돼 ‘다음 학기 피해야 할 강사’ 명단에 오르고, 같은 성명서에 서명한 남성 강사는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을 보고 좌절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남성 중심 사회 속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고 그에 따른 생활 방식을 결정지어야 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부산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는 인물들이 서울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이유는 공통으로 느낄 만한 삶의 고민을 실감 나게 대변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직장이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 가끔은 고급 호텔로 호캉스를 떠나고 싶다는 푸념 등은 누구나 공유하는 정서다. 활력 넘치는 문장으로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왜 벌어지는지를 진지하게 되물으며, 사회에 자리잡지 못하는 청년들을 대변한 이 책은 마치 부산 앞바다의 짠맛과 같은 여운을 남긴다.
  • 사과문 삭제 후 소송, 해외리그 간 쌍둥이…사과 후 슬쩍 복귀, 시즌 접고 군 복무도

    지난해 2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스타’ 이재영·다영(26) 자매가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과거 행각에 대한 폭로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학폭 사실이 확인돼도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려운 건 똑같았지만, 선수들의 대응은 제각각이었다. ●이재영·다영 국대 자격 박탈 이재영·다영은 자필 사과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사과문을 삭제하고 피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등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비난이 쏟아졌다. 대한배구협회는 두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고, 흥국생명은 둘을 자유신분선수로 방출했다. 이재영·다영은 현재 그리스 배구팀인 PAOK 테살로니카와 계약을 맺은 뒤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학폭 사실이 알려진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29)은 곧바로 시즌을 포기했다. 3개월에 걸친 사과로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았다. 현재는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 중이다. 삼성화재의 박상하(36)는 두 차례의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원만한 관계를 회복했다는 이유로 슬그머니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뛰고 있다. 지도자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이상열(56) 전 감독은 2009년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 신분으로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던 중 선수 박철우(37)를 구타했던 과거의 사건이 다시 입에 오르내리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 전 감독이 명확한 사과나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사이 또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도 이어졌다. 이 전 감독은 스스로 2020~21시즌 잔여 경기 출장정지라는 해괴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여론이 잠잠해지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시즌 중에 자진 사퇴했다. ●기성용, 즉각 반박·고소까지 축구 국가대표 FC 서울의 기성용(33)은 성폭력 의혹에 정면 대응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폭로가 나오자마자 바로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고, 이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대질조사까지 받았다.
  • 대표팀 ‘막내 에이스’ 정재원,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5000m·500m 우승

    대표팀 ‘막내 에이스’ 정재원,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5000m·500m 우승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대표팀 막내 에이스’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제76회 전국남녀 종합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5000m와 500m에서 우승했다. 정재원은 1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남자 5000m에서 6분40초5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정재원과 함께 올림픽 매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이승훈(34·IHQ)은 6분43초44로 2위를 기록했다. 정재원은 앞서 열린 남자 500m에서도 37초 46으로 1위에 올랐다. 종합선수권대회는 남녀 500m와 1500m, 5000m, 남자 1만m, 여자 3,000m 경기를 치른 뒤 올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최종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정재원은 종합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종합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출전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올림픽 전에 각자의 기량과 컨디션을 점검하는 자리로 의미가 있다. 여자부는 박채원(한국체대)이 3000m에서 1위(4분26초50), 황현선(전라북도청)이 500m에서 1위(41초15)에 올랐다. 올림픽 여자 팀추월에 출전하는 김보름(29·강원도청)과 박지우(24·강원도청)는 불참했다. 이날 태릉에서는 단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제48회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도 별도로 열렸다. 베이징 올림픽 기대주인 남자부 차민규와 여자부 김민선(이상 의정부시청)이 1위를 휩쓸었다. 차민규는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5초22, 1000m 1차 레이스에서 1분11초03으로 모두 우승했다. 여자부 김민선은 500m 1차 레이스에서 대회 신기록인 38초13으로 우승했고, 1000m 1차 레이스에서도 1분17초4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 올해 뮤지컬 관람객들이 가장 보고 싶은 뮤지컬은?

    올해 뮤지컬 관람객들이 가장 보고 싶은 뮤지컬은?

    올해 뮤지컬 관람객들이 가장 보고 싶은 창작 뮤지컬은 ‘프리다’와 ‘엑스칼리버’, 라이선스 뮤지컬은 ‘데스노트’로 나타났다. 인터파크는 13일 올해 개막 뮤지컬 53편 중 관객들이 가장 관람하고 싶은 기대작과 관람 계획을 조사해 발표했다. 설문은 뮤지컬 관객 1884명을 대상으로 지난 7~1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창작 초연, 창작 재연, 라이선스, 내한 뮤지컬로 작품을 분류해 각 문항당 한 작품씩만 선택할 수 있게 했다.먼저 초연 창작 뮤지컬 열 다섯 작품을 대상으로 한 가장 관람하고 싶은 작품은 오는 3월 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는 ‘프리다’가 26.7%(49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프리다’는 멕시코의 위대한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3위는 9.6%(177표)의 득표를 한 ‘웨스턴스토리’, 4위는 7.6%(141표)의 ‘디아길레프’, 5위는 7.5%(139표)를 얻은 ‘렛미플라이’가 차지했다. 반면 2위가 초연작들 중에서는 ‘관람하고 싶은 작품이 없다’는 응답이 23.6%(436표)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재연 창작 뮤지컬에 해당하는 25편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는 42.7%(802표)의 높은 득표를 한 ‘엑스칼리버’가 1위에 올랐다. ‘엑스칼리버’는 오는 29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이 열린다. 2위는 12.4%(232표)의 선택을 받은 ‘옷는 남자’가 올랐고, 3위는 4.3%(80표)를 얻은 ‘HOPE: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4위는 3.9%(74표)를 얻은 ‘미오 프라텔로’, 5위는 3.7%(69표)를 얻은 ‘시데레우스’가 뽑혔다. 라이선스 뮤지컬 11편 중 가장 관람하고 싶은 작품은 4월부터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데스노트’가 39.6%(738표)의 득표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엘리자벳’이 22%(410표), 3위는 ‘넥스트 투 노멀’ 9.9%(185표), ‘리지’가 7%(131표), ‘베어 더 뮤지컬’이 6.1%(114표) 순이었다. 내한 뮤지컬 분야에서는 ‘보고 싶은 작품이 없다’는 응답이 33.8%(631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올해 예정된 4편의 내한 뮤지컬 가운데서는 ‘라이온 킹’이 30.5%(570표)의 선택을 받았다. 한편 올해 몇 편 정도를 관람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5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1%(770표)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 맞선남 집 찾았다가 코로나19 봉쇄, 나흘간 함께 지낸 중국 여성

    맞선남 집 찾았다가 코로나19 봉쇄, 나흘간 함께 지낸 중국 여성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직장이 있는 32세 여성이 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맞선을 보러 허난성 정저우로 귀향했다가 갑자기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내려지는 바람에 맞선을 본 남자 집에 나흘 동안 갇혀 지냈다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왕씨라고만 알려진 이 여성은 최근 소셜미디어 위챗에 동영상을 올려 식사 초대를 받아 맞선남의 집을 찾았다가 봉쇄령이 떨어진 것을 알게 돼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음력 설인 춘제(春節)를 쇠려고 고향 정저우에 돌아왔다는 그녀는 “내 나이가 꽉 차, 부모님이 맞선 약속을 10차례 이상 잡아놓으셨더라”고 적은 뒤 다섯 번째 맞선남이 “요리를 잘 해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날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고 했다. 그런데 식사 도중 정저우에 전격적으로 봉쇄 명령이 떨어진 것을 알게 돼 며칠을 그의 집에서 함께 보내게 됐으며 그가 요리와 청소 일을 도맡아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지난 8일 선전 TV 인터뷰를 통해 나흘쯤 그의 집에 갇혀 있었다며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그가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고 덧붙였다. 그녀가 지금도 그의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지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요리 영상을 올려달라”고 조르는가 하면, “이참에 결혼해라”, “이것도 인연” 등등의 글을 올려 응원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자상거래 일을 하는 여성이 상황을 꾸민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길이 늘었다. 맞선을 본 남성들의 얘기가 순서대로 정리돼 있는데 그들의 손 모양이 모두 비슷한 것처럼 보이는 데다 누군가 찍어준 것 같은 영상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남성이 담긴 동영상은 사생활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삭제된 상태다. 정저우에서는 계속 확진자가 늘어나 지난주에만 100명 이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환구시보가 전했다. 필수용품을 팔지 않는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명령이 11일 내려졌고, 대규모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검사소가 설치돼 1260만명의 시민들 전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제로 정책을 표방해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확인되면 시 전체가 봉쇄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저우만 해도 지난해 8월에도 한 차례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왕씨가 호소하는 것처럼 난데없이 내려진 봉쇄 조치 때문에 봉변을 당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달에도 북부 시안에서 이사를 하던 남성이 자동차에서 짐들을 내리는 작업을 마치기 전에 봉쇄 조치가 내려지는 바람에 이웃들에게 누비이불을 빌려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일이 있었다. 62세 인테리어 업자 량엔핑과 동료들이 아무 것도 갖춰지지 않은 공사 현장에서 단지 전체가 봉쇄되는 바람에 열이틀째 노숙 생활이나 다름 없이 지내기도 했다. 량씨는 2년 전 춘제 때도 고향 후베이성 텐먼에서 한달 넘게 자택에 격리된 일이 있었다. 공유 자동차를 빌렸다가 반납하지 못해 연체료 폭탄을 맞은 사례도 있다. 시안에 사는 류씨는 24일 이상 차를 반납하지 못해 휴대전화 지불 시스템의 연체료가 1만 위안(약 190만원)을 넘었다는 경고문을 받았다며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다행히 공유 업체가 흥정이 가능하다고 달랬지만 류씨는 실제로 얼마나 깎아줄지 모르겠다며 초조해 했다.
  • [데스크 시각]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질 때다/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질 때다/최여경 사회정책부장

    “어머니의 권리를 아버지와 같게, 아내의 권리를 남편과 같게, 딸의 권리를 아들과 같게.” 1987년 김대중 당시 평화민주당 대선후보는 군중 앞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10년 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후보로서 그는 ‘여성부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 “실현 불가능한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대통령이 된 뒤 공약을 지켜 여성부를 출범시켰다.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여성운동에도 적극적이었던 대통령의 지원 아래 여성부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와 일본군 위안부 생활안전 지원, 일하는 여성의 권익 보호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보육 분야를 뗐다 붙였다 하는 부침은 있었지만 미혼모자와 다문화가족 지원,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양성평등 실현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해 갔다. 여성부와 여성가족부(여가부)로 명칭을 바꿔 가다 정체성을 잃은 것일까. 최근 몇 년 사이 여가부가 내놓는 정책은 논란을 부르기 일쑤였다.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성인지적 지침을 마련하겠다더니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식의 성평등 방송 제작 안내서를 내놓은 게 3년 전 일이다. ‘김치남’은 혐오 표현이 아니라거나, 남성 심사위원이 많아서 남성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더 많다는 내용을 담은 ‘초중고 성평등 교수·학습 지도안 사례집’도 문제가 됐다. 더 앞서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겠다고 셧다운제(심야 청소년 게임 제한)를 추진하면서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을 법률로 박탈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시대착오적 발상이 여가부를 잠식하고 있다면 조직의 존재 이유를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젠더 감수성의 결핍과 인식의 오류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일곱 글자로 젠더 갈등에 기름을 부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그의 아내에겐 지극히 다정하고 속깊은 남편의 모습을 보였다. 김건희씨가 허위 이력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여자로서 남편 위로를 받고 싶지 않겠나”라고 했고, 김씨 관련 수사를 언급하면서는 “여성으로서 굉장한 스트레스도 받았다”고도 말했다. 공적 문제를 사적 감정으로 치환했다는 비난은 차치하고라도 이런 대상화의 모순은 어찌 해석해야 할까. 정치권의 여성에 대한 말실수는 다양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마사지는 못생긴 여자한테 받아야 서비스가 좋다”고 했고, 당시 라이벌이던 박근혜 후보에게는 “애를 낳아 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비아냥댔다. 남성도 젠더 감수성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군대를 다녀와야 남자”라거나 ‘개저씨’라는 비하도 요즘 얘기다. 정권 말 대선 정국에서 정부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주장은 늘 있는 풍속도다. 아무리 힘센 부처라도 도마에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부 폐지 주장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건 우리 사회의 젠더 인식이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한 상태라는 걱정 때문이다. 여가부 폐지라는, 누군가가 좋아할 만한 답을 내놓기에 앞서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 성차별은 35년 전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이 더욱 공고해지지는 않았나. 성폭력과 아동폭력, 성별 임금 격차, 성소수자의 권리, 다양한 인권 문제를 다룰 장치를 우리는 갖고 있나.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여가부의 미래를 말하는 게 맞지 않을까.
  •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마음이 통하는 데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석가모니가 연꽃을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웃었다’(염화시중의 미소)는 이야기처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침묵의 메시지가 그렇다. 지난 1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경기 2세트는 경기 내용보다 현대캐피탈의 두 차례 작전타임이 더 화제가 됐다. 보통의 작전타임과 달리 최 감독이 벤치로 들어오려는 선수들을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6-8의 테크니컬 타임아웃 상황에서 그러더니 이후 19-12가 됐을 때 최 감독은 직접 작전타임을 부르고도 말없이 손짓하며 선수들을 또 벤치로 못 들어오게 했다. 작전타임 때 감독이 침묵하는 건 낯선 장면이었지만 선수들은 멍하게 서 있는 대신 서로를 다독이며 자신들만의 작전타임을 가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아쉽게 1,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마치 각성한 것처럼 나머지 3, 4, 5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12일 “아무래도 작전타임은 상황이 안 좋을 때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잔소리를 할까 봐 그랬다”면서 “경기가 안 될 때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게끔 뭉쳤으면 했다”고 전날 일을 떠올렸다. ‘웅버지’(최태웅+아버지)란 별명답게 평소 작전타임 때도 배구를 넘어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을 전하는 최 감독이 이제는 ‘침묵’이라는 새로운 가르침까지 들고나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말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성과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르다. 최 감독도 “선수들이 제 의도와 메시지를 잘 눈치챈 것 같다. 전광인을 중심으로 잘 뭉쳤다”고 웃었다. 허수봉도 “선수들끼리 코트 안에서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을 정도로 최 감독과 선수들은 석가모니와 마하가섭 못지않은 환상의 호흡을 뽐낸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한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현재 중위권(5위)에 머물고 있지만 때론 침묵으로, 때론 명언으로 인생을 가르치는 최 감독과 선수들은 V리그의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 “다리에 못질 했나” 버럭한 ‘호요미’

    “다리에 못질 했나” 버럭한 ‘호요미’

    지난 11일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경기.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이 경기 도중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기업은행 선수들의 어중간한 움직임이 나오자 김 감독의 질책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전부 다리에 못질해 놨냐”며 예사롭지 않은 표현으로 선수들을 다그쳤다. 최근 기업은행 작전타임에 시선이 쏠린다. ‘호통왕’ 김 감독이 연일 아슬아슬한 표현으로 선수들을 질책하자 팬들은 ‘경기보다 재밌다’는 반응이다.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았던 초반에는 과거와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 ‘호요미’(호철+귀요미)란 별명을 얻었다. 남자부를 지휘할 때와 달리 호통을 자제했다. 대신 나긋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 감독 자신도 선수들이 긴장할까 봐 목소리를 낮추고 있어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최근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김 감독 특유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허술한 플레이를 하자 김 감독의 ‘명언(?) 릴레이’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선수들의 연결 동작을 지적하며 “점심을 뭘 잘못 먹었냐”고 웃음기 섞인 질책을 했다. 선수를 독려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조송화의 무단 이탈 사태로 침체한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던 지난달 2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어떻게든 싸움닭이 돼서 갖다 처박든지, 기절하든지 하라”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특히 명세터 출신인 김 감독의 질책은 세터 김하경에게 향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26일 현대건설전에서 김하경에게 “힘 빠진 놈처럼 한다”고 하더니, 지난 6일 GS칼텍스전에서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질이 나빠진 토스를 지적하며 “이 새끼는 꼭 20점에 오면 그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김 감독은 흥분하면 ‘인마’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언뜻 선을 넘는 표현들이지만, 팬들은 기업은행의 달라진 경기력에 미소를 짓는다. 김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호통보다 대부분 선수에게 기초적인 부분을 세세하게 설명하느라 분주하다. 30초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입이 쉬지 않는다. 김 감독도 “하루아침에 팀을 바꾸기는 힘들다”고 했다. ‘김호철 매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 내가 먼저 돌아버리겠어 ‘스키 여제’ vs ‘신흥 챔프’

    내가 먼저 돌아버리겠어 ‘스키 여제’ vs ‘신흥 챔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에는 모두 1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활강과 슈퍼대회전, 회전, 대회전, 알파인 복합까지 남녀 성별 각각 5개씩에 혼성 1개다. 이 가운데 여자부에 걸려 있는 5개 금메달에 모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소치올림픽과 평창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27·미국)이 주인공이다. 시프린은 1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슐라드밍에서 열린 2021~22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회전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32초 66으로 우승했다. 시프린은 이번 우승으로 월드컵 회전에서만 통산 47승째를 기록했다. 알파인 월드컵 단일 종목에서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시프린의 회전, 남자부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은퇴·스웨덴)가 대회전에서 따낸 월드컵 46승이었다. 시프린은 또 이날 우승으로 월드컵 73승을 기록해 남녀를 통틀어 현역 최다승, 은퇴 선수를 포함해서는 86승의 스텐마르크와 82승의 린지 본(은퇴·미국)에 이은 3위에 올랐다. 시프린은 2013년 세계선수권 회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알파인 스키에서 독주해 왔다. 2016~17시즌부터 3년 연속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과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하나씩 목에 걸었다. 종목도 가리지 않는다. 소치올림픽 땐 회전에서 금메달을, 평창올림픽에선 대회전과 복합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특히 2016~17시즌 FIS 알파인 월드컵에서는 회전, 활강, 대회전을 석권했다. ‘여제’ 시프린이 유일하게 경계하는 선수는 이번 시즌 월드컵 회전과 종합 순위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페트라 블로바(27·슬로바키아)다. 소치와 평창 대회에 참가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던 블로바는 2018년 겨울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스키장 식당 집에서 자란 블로바의 재능이 이탈리아의 리비오 마고니(49) 감독을 만나면서 꽃피우기 시작했다. 블로바는 2018~19시즌 월드컵 회전 누적 2위, 종합 2위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2019~20시즌에는 시프린을 제치고 회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회전 3위, 종합 1위에 올랐다. 블로바는 올 시즌 회전에서만큼은 시프린에게 앞서고 있다. 블로바는 올 시즌 회전에서 5승을 챙겼고, 월드컵 회전 시즌 누적 점수 660점으로 2위 시프린(440점)에 여유 있게 앞서 있다. 물론 알파인 종합 순위에선 시프린이 966점으로 1위이며, 2위 블로바가 911점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마고니 감독과 결별하면서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시프린은 지난해 말 베이징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전 종목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시즌 활강, 슈퍼대회전, 알파인 복합 기록은 모두 4위권 밖이다. 현실적으로 금메달이 가능한 종목은 블로바와 맞붙는 회전과 대회전으로 좁혀진다. 다음달 두 미녀 스키선수의 격돌이 펼쳐질 장자커우 지구 국립 알파인 스키 센터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말보다 센 침묵… 반전의 ‘웅버지’

    마음이 통하는 데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석가모니가 연꽃을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웃었다’(염화시중의 미소)는 이야기처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침묵의 메시지가 그렇다. 지난 1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경기 2세트는 경기 내용보다 현대캐피탈의 두 차례 작전타임이 더 화제가 됐다. 보통의 작전타임과 달리 최 감독이 벤치로 들어오려는 선수들을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6-8의 테크니컬 타임아웃 상황에서 그러더니 이후 19-12가 됐을 때 최 감독은 직접 작전타임을 부르고도 말없이 손짓하며 선수들을 또 벤치로 못 들어오게 했다. 작전타임 때 감독이 침묵하는 건 낯선 장면이었지만 선수들은 멍하게 서 있는 대신 서로를 다독이며 자신들만의 작전타임을 가졌다. 효과는 굉장했다. 아쉽게 1,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마치 각성한 것처럼 나머지 3, 4, 5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12일 “아무래도 작전타임은 상황이 안 좋을 때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잔소리를 할까 봐 그랬다”면서 “경기가 안 될 때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게끔 뭉쳤으면 했다”고 전날 일을 떠올렸다. ‘웅버지’(최태웅+아버지)란 별명답게 평소 작전타임 때도 배구를 넘어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을 전하는 최 감독이 이제는 ‘침묵’이라는 새로운 가르침까지 들고나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말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성과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르다. 최 감독도 “선수들이 제 의도와 메시지를 잘 눈치챈 것 같다. 전광인을 중심으로 잘 뭉쳤다”고 웃었다. 허수봉도 “선수들끼리 코트 안에서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을 정도로 최 감독과 선수들은 석가모니와 마하가섭 못지않은 환상의 호흡을 뽐낸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돌입한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현재 중위권(5위)에 머물고 있지만 때론 침묵으로, 때론 명언으로 인생을 가르치는 최 감독과 선수들은 V리그의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 사면초가 조코비치

    사면초가 조코비치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의 입국이 거부된 것은 불합리하다는 호주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세르비아 정부가 조코비치에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해 연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고도 외부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서다. ●총리 “명백한 방역 위반” 압박 아나 브르나비치(46)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만약 조코비치가 양성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외출했다면 세르비아의 방역수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조코비치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그는 12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12월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다음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유소년 행사에 참석한 사안에 대해 “그 행사 직전에 신속 검사를 받았는데 그때는 음성이 나왔다”며 코로나19 양성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다만 확진 판정을 받은 이틀 뒤인 18일에는 이 사실을 알고도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만났다고 밝히며 일정을 조정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입국서류 허위, 호주오픈 불투명 조코비치는 호주에 입국할 때 제출한 서류에 허위 내용이 기재됐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호주 입국 전 2주 동안 세르비아와 스페인을 방문했는데도 여행한 적이 없다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조코비치는 “매니저의 실수이며 고의성이 없는 인간적 실수”라며 사죄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들은 최근 입국 관련 서류를 추가로 호주 이민부에 제출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민부 장관 대변인은 “그의 ‘거짓 선언’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 이는 입국 비자 취소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호주오픈 개막을 앞두고 대회 참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기시감이 들었다. 충남 홍성. 서해안고속도로를 오갈 때 홍성나들목이란 이름을 자주 봐서 그랬을까. 여러 차례 돌아본 곳 같았다. 혹은 홍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많아 그랬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기억은 착각이었다. 큰 눈이 예보된 날, 홍성으로 발걸음을 이끈 건 ‘이응노의 집’이었다. ‘한국 출신의 프랑스 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를 기리는 공간이다. 시대와 불화했던 한 화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들을 둘러보자니 여태 모르고 있던 홍성의 진짜 모습들이 딸려 나왔다. ‘이응노의 집’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건축 기행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선 이미 많이 회자됐다. ‘건축학 개론’은 잘 모르더라도 누구나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이라는 평들이 많았다. 고암은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근현대 공간에서 ‘빨갱이’로 몰려 타지를 전전하다 숨을 거둔 화가다. ‘문자추상’이란 장르를 정립하며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국내에서 2년여 실형을 산 데 이어, 1977년 ‘백건우·윤정희 부부 납치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후 국적을 프랑스로 바꿨다.●돌다리·개울… 소박한 쌍바위골 풍경 ‘이응노의 집’은 고암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홍성 북쪽의 홍북읍에 세워졌다. 생가를 재현한 초가집과 북카페 등 부속건물로 이뤄져 있다. 쌍바위골이라 불렸던 이 일대의 옛 모습 자료에, 설계를 맡은 조성룡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상상이 더해져 조성됐다. 건축가로서 자신의 설계작이 단순히 그림을 수집해 보여 주는 미술관이 아니라, 한 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드러내 주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랐던 듯하다. 그래서 이름도 미술관이나 기념관이 아닌, ‘집’이 됐을 것이다. ‘이응노의 집’은 야트막한 산들이 감싼, 평이한 풍경의 구릉 위에 없는 듯 서 있다. 다분히 의도적이면서도 노련하게 스스로의 존재를 주변 풍경과 합치시키는 느낌이다. 마을 밖에서 ‘이응노의 집’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주차장에서 얕은 개울 위의 돌다리를 건너면 ‘이응노의 집’으로 곧장 갈 수 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녹이 잔뜩 슨 것 같은 코르텐강의 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 고향 마을을 돌아보듯, 생가를 거쳐 우회하는 방법이다. 아마 오래전 쌍바위골 사람들이 제집을 오가던 모양새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사라진 시간들의 되새김질 ‘이응노의 집’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큐브 모양의 건물 4동과 직사각형의 건물 한 동이 어우러진 형태다. 긴 섞박지 하나에 깍두기 네 개가 매달린 모습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건물 외벽은 황토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섞박지’와 ‘깍두기’ 사이엔 매개공간을 뒀다. 이 공간에 외부의 빛과 풍경을 건물 안으로 이끄는 창을 여럿 뒀다. 차가운 느낌의 건물 안에서도 따스한 겨울 볕과 온화한 시골 풍경에 안도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전시장 사이엔 야트막한 단차도 뒀다. 이 땅의 생김새와 호응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내부에선 ‘먼 먼 산-헤치고 흐르고’전이 열리고 있다. 화가 이진경의 개인전으로, 고암의 작품 세계를 기리고, 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굿의 의미를 담은 전시다. 고암의 아카이브전도 열리고 있다. ‘군상’을 테마로 한 그의 작품들과 동백림 사건 등의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두 전시 모두 4월 2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전시실 아래는 고암의 생가다. 생전 고암의 기억 등을 토대로 지었다. 생가 앞엔 작은 텃밭과 연밭 등도 조성했다. 조 전 교수는 완공 당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건물만이 아니라 산과 들판, 길 등이 모두 어우러진 풍경 전체가 기념관”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관람객들이 건물의 앉음새와 땅의 생김새, 한 인간의 삶 등을 고루 살펴 이 공간에서 사라진 시간들을 복원해 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이응노의 집’ 북동쪽엔 용봉산, 남서쪽엔 백월산이 있다. 둘 다 ‘이응노의 집’ 설계 당시 모티브가 됐던 곳이다. 용봉산은 홍성의 진산이다. 우람한 암릉이 인상적이다. 들머리인 용봉사에 신라시대 조성된 마애불 등 볼거리가 있다. 백월산은 정상 언저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서 보는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다만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팔라 눈이 쌓인 날엔 찾지 않는 게 좋겠다.●예산 수덕여관, 일엽·나혜석 머물기도 고암의 여정을 짚으려면 예산 수덕여관까지는 가야 한다. 수덕사 일주문 옆에 있는 옛 여관이다. 현재는 수덕사 소유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거리도 멀지 않다. 지역만 다를 뿐 ‘이응노의 집’에서 홍성 읍내로 나가는 거리나 예산 수덕사로 가는 거리나 엇비슷하다. 수덕여관에는 몇몇 인물들의 인생이 얽히고설켰다. 이를 보는 시각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당대를 봤기 때문이다. 수덕여관은 원래 비구니 스님들의 거처였다고 한다. 탈속하려는 여성들이 머물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일엽’으로 알려진 일엽스님(속명 김원주, 1896~1971)과 나혜석(1896~1948)이다. 둘 다 개화기의 깨어 있는 여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먼저 발을 들인 이는 일엽이다. 이화학당을 나와 일본 유학에 이어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1933년 수덕사를 찾아 불교에 귀의했다. 동년배인 나혜석이 수덕사를 찾은 건 4년 뒤인 1937년이다. 비구니로서의 삶에 안착한 일엽과 달리 나혜석은 이듬해인 1938년에 경남 합천 해인사로 건너갔다가 다시 수덕여관으로 돌아오는 등 좀처럼 불교에 발을 붙이지 못했다. 지금도 나혜석이 비구니가 되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 와중에 고암과도 인연이 닿았다. 당시 30대 초반의 미술가였던 고암은 나혜석과의 교류를 통해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힌 것으로 전해진다. 고암이 수덕여관을 인수한 건 1944년이다. 한데 실제 여관을 운영한 이는 전처 박귀희(1909~2001)였다. ●고암 전처, 기약 없는 기다림 켜켜이 그리고 1958년. 22세 연하의 여제자와 사랑에 빠진 고암은 프랑스로 날아간다. 하루아침에 ‘신여성’에게 남편을 뺏긴 아내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덕여관이 다시 주목을 받은 건 1969년이다.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고암은 수덕여관으로 내려와 몸을 추스렸다. 여관 뒤뜰 바위에 남은 추상문자 암각화 2점은 이때 새긴 것이다. 앞서 고암의 옥바라지를 했던 박귀희는 고암이 몸을 추슬러 프랑스로 떠나기까지 옛 남편을 보살폈다. 그리고 수덕여관을 운영하며 평생을 홀로 지냈다. 언젠가 고암이 돌아오리라 믿으며. 이후 박귀희에겐 ‘조강지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된다. 남자에겐 더없이 애틋하지만 여자에겐 멍에이자 족쇄였을 그 말. 그에게 그 수식어는 화관이었을까, 가시관이었을까.
  • 2500원 머핀 주문하고 2370원만 낸 남매…사장은 이런 결정했다

    2500원 머핀 주문하고 2370원만 낸 남매…사장은 이런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영업 제한 등 방역조치 강화로 자영업자들이 최고로 힘들다고 말하는 요즘, 자신의 매장에 찾아온 아이들에게 선행을 베푼 한 사장님의 사연이 12일 전해졌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아이 두 명이 매장에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15살 정도로 보이는 여중생과 8-9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들어왔다”며 “(아이들은) 이상하게 디저트 쪽 쇼케이스만 계속 보면서 쭈뼛쭈뼛 서있더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주문할 거냐고 묻자, 누나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초코머핀 하나 주세요’라고 하더니 10원, 50원, 100원 동전을 여러 개 모아 정확히 2370원을 주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 매장에서 판매하는 머핀은 2500원이었다. “그제야 대충 눈치를 챘다”며 A씨는 이 아이들이 결식아동일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A씨는 “머릿속으로 최대한 아이들이 부끄럽지 않게 뭐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아이들에게 “마침 잘 됐다. 유통기한 오늘까지인 브리또가 엄청 많은데 혼자 먹기 그랬는데 너네가 같이 좀 먹어줘”라고 권하며 가장 인기가 많은 치킨브리또와 불고기브리또 6개를 구웠다고 전했다. 그러자 남자아이는 이 브리또들을 며칠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먹었다고 한다. A씨는 “그런데 아이들은 고개만 푹 숙이고 마치 죄인 마냥 그러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다 먹이고, 내 번호 알려주며 연락하라고 했지만 올 줄은 모르겠다”고 첫 글을 마무리했다.“여자아이, 매장에서 알바 시켜줄 것…월세 지원도” 며칠 뒤 추가 수정글이 올라왔다. A씨는 “여자아이에게 감사하다는 문자 한 통이 왔다”며 “몇 번의 통화 후 사는 위치까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여자아이는 저희 매장에서 알바를 시켜줄 생각이다.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돈을 벌게하는 게 인생의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아이들 월세랑 가스비, 수도세 정도는 지원해줄 생각이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결식아동을 처음 도와줘 보니 나름 뿌듯하다. 먼 훗날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 또 다른 선행을 베푼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5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14.2%(110조1000억원)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분기 10.0%에서 2분기 15.4%, 3분기 15.9%, 4분기 17.3%, 2021년 1분기 18.8%로 뛰었다. 매출 부진 속에 뛰는 재룟값과 인건비, 임대료 등 각종 비용 증가로 대출 수요가 커진 것이다. 이렇듯 힘든 와중에도 배고픈 아이들을 챙긴 자영업자의 온정에 네티즌의 칭찬이 이어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사장님 응원합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지역 알려주세요. 저도 함께 돕고 싶네요”, “이런 분들이 있어 세상이 따뜻합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 “여장이 취미라서” 여탕·여자화장실에 불쑥…日여장남자들 ‘골머리’

    “여장이 취미라서” 여탕·여자화장실에 불쑥…日여장남자들 ‘골머리’

    일본에서 남성이 여장하고 여탕에 들어간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야후재팬 등에 따르면,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사는 48세 남성은 지난해 9월 여장을 하고 시내 대중목욕탕의 여탕에 침입한 혐의로 지난 6일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 당일 남성은 긴머리의 가발을 쓰고 여성복을 입는 등 여장을 하고 있어 여탕에 들어갈 때 어떤 제제도 받지 않았다. 그는 가발만 남긴 채 유유히 옷을 벗고 약 30분간 목욕을 즐겼다. 당시 여탕에 있던 5명의 여성 고객 중 1명이 그런 그를 보고 프런트로 달려나가 “남자 같은 사람이 여탕에 있다”고 알렸다. 남성은 목욕탕 종업원에게 붙잡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이후 남성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경찰서로 나가 “성별은 남자이지만, 마음만은 여자라서 여탕에 들어가고 싶었다”며 아직 성전환 수술을 받지 못한 트랜스젠더(성전환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후 조사에서 남성은 “여장이 취미라서 여성처럼 보이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면서 “여장한 내 모습에 성적 흥분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최초 진술을 번복했다. 일본에서는 남성의 여자화장실 사용을 둘러싼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오사카에서는 한 남성이 여자화장실을 이용하다가 다른 여성 이용객의 신고로 불구속 입건된 사례가 있다. 당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호적상 성별은 남성이지만, 마음은 여자인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하며 “여자로 인정받는 것 같아 여자화장실에 들어갔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평일 직장에서 남성으로 일하며 휴일에만 여성복을 입고 외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나우뉴스] 가게에서 훌렁훌렁 옷 벗은 여자... 방역수칙 해프닝

    [나우뉴스] 가게에서 훌렁훌렁 옷 벗은 여자... 방역수칙 해프닝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민망한 상황을 연출한 여자가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아르헨티나 지방 멘도사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공개된 CCTV영상을 보면 30대로 보이는 문제의 여성은 속옷만 입은 상태로 당당히 가게에 들어선다. 손에는 벗은 옷을 들고 있다. 당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안에는 4명 일가족을 포함해 7~8명 손님들이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속옷만 걸친 채 가게에 들어온 여자를 본 손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지만 여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자녀들을 데리고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기다리던 한 남자는 “아이들도 있는데 너무 민망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했다. 당황한 건 종업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영문을 모르는 종업원들은 여자에게 “그런 차림으로 매장에 오시면 안 됩니다. 퇴장해주세요”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여자는 이에 “마스크 착용하라고 할 거잖아요. 지금 마스크 착용하고 있다고요”라고 답하며 손에 들고 있던 옷으로 복면을 하듯 입과 코를 가리려 했다. 사정이 알려진 건 여자가 종업원들이 빗발치는 요구를 이기지 못해 결국 가게에서 나간 후였다. 여자는 이날 친구 11명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이 가게를 찾았다. 아르헨티나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재유행하면서 상점 이용 때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되어 있지만 여자와 친구 중 마스크를 한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궁여지책 끝에 여자는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마스크 대용으로 사용하려다 황당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었다. 종업원은 “우리 가게를 찾아준 건 고맙지만 마스크 없는 손님을 그대로 받을 수는 없었다”면서 “다른 손님들도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선 코로나19가 초특급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0명 아래였지만 최근엔 10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 사용률은 크게 낮은 편이다. 보건부 관계자는 “마스크 사용은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이 워낙 뿌리 깊은 데다 한여름 더위까지 본격화하다 보니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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