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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 보고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외부 기관 대상으로 한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 ’무마·마사지용’”쟁점 분석보고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됐으나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어”검찰의 신문에 “생각 강요하지 말라···보고서는 오히려 사법부 재판 독립 위한 것”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입니다.” 법정 곳곳에서 이따금씩 피식거리는 얕은 웃음들이 삐져나왔다. 법정에 나온 15번째 증인이 그 앞의 14명의 증인들에 비해 가장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나와서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단호한 어투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증인에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들이 마주한 법정 앞쪽에는 한껏 긴장이 높아졌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9회 재판에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박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박 판사가 작성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관련 보고 문건이 쟁점이 됐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2월 9일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에게 1, 2심 판결문을 분석해 상고심에서 예상되는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의견 등을 정리해 2월 10일 보고했다. 박 판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쓰인 내용이 자신이 한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에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서를 다 읽고 날인한 것은 분명하고요. 형사소송법상 진정성립을 물으신다면 부인은 안 합니다. 다만 1회 조서 같은 경우 문답 내용이 실제 조서에 적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요. 제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받으면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한 걸 나중에 검사님이 재구성해서 만든 조서인데 제가 충분히 검토를 해봤고 그에 대해 적어도 제가 진술한 부분은 동의하기에···”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 이렇게 시작된 검찰의 주신문을 통해 박 판사는 사법지원실에서 심의관으로 일하며 각종 대외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보고와 중요사건 등에 대한 쟁점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생각해 본 적 없고 국회와 언론, 검찰, 변호사협회, 기타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와 판결 관련해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건을 작성하기 위해 재판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거나 선고 전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쟁점을 보고하기 위해 재판부의 의중이나 심리방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일선 재판부에 대한 재판개입 의혹도 차단했다. 아직 선고가 되지 않은 상급심의 결론을 보고서에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인 상급심 사건의 쟁점에 대해서는 “예상 쟁점을 언급한 것은 당연히 정당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상급심의 예상 쟁점이 외부에 설명되거나 알려지면 외부의 입장이나 견해가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판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잘못됐다. 쟁점을 알려준다고 재판부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 설명된다고 해도 외부 의견이 재판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라고 검찰이 재차 묻자 박 판사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다”면서 “예상 쟁점을, 설명자료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기대를 품게 하는 거다. 원세훈 사건의 경우 1심은 야당(당시 민주당)이 반발했고 2심은 여당이 반발했다. 극렬히 반발하는 정치적 집단에게 ‘다음 쟁점은 이거니까 기다려보라’는 게 설명자료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맥락이 정다주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이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날인 2015년 2월 8일 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검토‘ 보고서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시 청와대가 불만 표시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에 대한 암시를 전달하고 국정원 사건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 통해 사법부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라는 내용이 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법원이 청와대에 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적으로 ’무마·마사지용’” 박 판사가 선고 직후 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 보고’ 문건에는 특히 목차 가운데 ‘심각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아래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했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 ‘대법원 구성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판사는 기조실 보고서와 자신이 쓴 보고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왜 했냐고 말씀하시면 근본적으로는…최소한 설명자료는 ‘우리 법원 좀 그만 비판하라’ 이거다. 기다려봐라.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유화적 제스쳐이고 당시에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무마인데, 만날 국회에서 비판성명 때리며 재판부가 날로 모든 비판을 다 받아야 하니까 우리(행정처)가 중간에서 완화시키는 그런 의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비판하고 의문을 갖는 외부를 상대로 법원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박 판사는 이 문건의 내부용 보고서를 먼저 작성했다가 대외용 보고서를 다시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빠진 내용이 있는데 바로 박 판사가 ‘사견(私見)’이라며 적은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박 판사는 “사견이라는 게 저, 기조실장, 사법지원실장, 차장, 처장, 이 몇 명 사이에서만 하는 말이다. 나를 믿으시는 거니까 내가 그 분들에게만 이 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누가 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용으로 특정 사건의 쟁점을 분석하면서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니 (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생각을 궁금해 하니까 적은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용 보고서는 당시 윤성원 사법지원실장, 임종헌 기조실장,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말했다. “제가 대법원장한테 보고한 건 아니고 보고된 건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장 방 자체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원 전 원장의 상고심이 진행되던 도중 박 판사는 신모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보고서를 아주 잘 썼던데, 내가 종이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파일로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몰라 실제로 재판연구관이 맞는지 검색을 해본 뒤 선배 법관인 것을 알고 대외용 파일을 보내줬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보고서가 넘어가면 재판연구관에게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판사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쟁점 분석 보고서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었다” 박 판사가 보고서에 쓴 ‘상고심 쟁점 검토사항’에는 증거능력과 선거운동 인정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거론됐다. 특히 다음의 문구들이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 사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인 핵심 쟁점일 듯.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너무나도 구체적임.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히 전제법리 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1심과 2심 판결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포섭 범위에 대한 법리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고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은 증거능력 인정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이므로 당연한 논리적 흐름’ 지난해 5월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는 박 판사의 문건에 대해 ‘보고연구관이 사법행정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을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조한다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사건에 관한 지식 내지 시각이 소송 외적인 통로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떠나 부적절함’이라고 지적됐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공모해 원 전 원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상고심 재판부와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박 판사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재판연구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 제 사견이나 쟁점에 대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한 쪽 방향을 설명한 게 아니다. 다른 분들의 보고서를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넘어갔으면 예단이지만 제 보고서에는 (2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를 날려야 한다… 뭐 그렇게 보고 싶은 분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재판 연구관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면인 분한테 내가 쟁점을 이렇게 뽑았는데, 자기가 검토해보니 그게 아닐 수 있어 부끄러워서 사견을 알려주지 않고 대외용 보고서를 보내줬다. 재판연구관의 예단에는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자체도 보고서에 그렇게(재판연구관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판단해 뒀는데 판결만 비교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거라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안 본다”고 말했다.검찰은 이어 “하나만 보충하면 이 보고서는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대법원장에까지 보고된 보고서라는 것을 알고, 그 보고서에 이 사건의 심각성이라든지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 그 자체로 검토하는 연구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을 더했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의 중대성을 어떻게 재판연구관이 모를 수 있냐는 취지다. 약간 당황한 듯 검찰이 다시 “당연히 알아야 되는 거지만, 지휘부에 보고된 보고서라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고 묻는 동안 박 판사와 두어 번 말이 엉켰고 박 판사는 이내 “아니,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쭤보는 것”이라는 검찰의 말에 박 판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 기조실과 사법지원실에서 국정원 사건을 두고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고 특히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기조실 보고서에 판결과 관련된 ‘각계 동향’에 청와대 입장도 있었던 것을 들어 검찰은 “증인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나 청와대 입장에 대한 행정처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판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박 판사가 보고서에 작성한 ‘심각성’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있어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보고서가 이렇게 공개될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했고, 만약 공개될 거라고 알았다면 지금 제가 제일 후회되는 게 목차를 ‘심각성’으로 고친 거다. ‘판결의 파장’이라고 했으면 아전인수격 해석을 덜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심각성이라고, 굳이 후회할 만한 표현을 썼을까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상고심 심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강행 규정으로 2개월씩 심리기간이 다 정해져 있어 상고기간을 빨리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라면서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이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이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는 뜻이 있다는 어떤 종류의 느낌이라도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박 판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법원행정처 무용론자’들이 말하는 건 판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는 건데, 저희는 판사로서 하는 게 아니라 사법행정 담당으로 한 것이다. ‘왜 법관 신분이 그런 일을 해야하냐’는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재판독립성은 언제나 충돌할 위기가 있다. 재판독립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게 법원인 것은 당연하다.” 박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현안보고는 국회나 언론에 대응해 재판부 또는 재판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이지 재판에 영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했냐면, 지금 (검찰이) 무슨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의심이 현안보고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면 정반대라고 말한 것이다. 법관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법관 독립이 최우선이었고, 현안보고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했을 때 저희(행정처)가 중간에서 속된 표현으로 마사지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처장이나 차장님이 직접 화살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재판부에 직접 화살을 돌린다. 신상 털리고 그러는 건 당시엔 없었는데. 처장, 차장이 나와서 재판부가 이렇게 해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거고, 또 어떻게 보면 최종적으로 상급심이 남아있다고 말해줌으로써 일종의 진정효과가 있는 거다. 재판부 개개인이 예뻐서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사법부 재판이 독립되기 때문에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의미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법원 “초등학교 인근 만화카페,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시설제외 처분 정당”

    법원 “초등학교 인근 만화카페,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시설제외 처분 정당”

    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만화카페’도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유해한 시설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특히 다락방 모양의 좌석이나 침대를 만들어 놓고 남녀가 누워서 만화를 보는 구조거나 성인매체물을 학생들이 접근하도록 돼있는 환경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A씨가 서울시 남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 제외신청에 대한 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7년 5월부터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주변 건물에서 만화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6월 남부교육지원청에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에 따른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에서 만화카페를 제외해 달라고 신청했다. 만화카페에 대한 단속요청 민원이 제기되면서 남부교육지원청에서 조사한 결과 만화카페가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서 금지돼야 할 시설이라고 결정했는데 이를 취소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부교육지원청은 해당 만화카페가 학습과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서 해당 행위 및 시설을 금지하도록 한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8월 서울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재결정을 청구했다가 심판위원회 역시 같은 결정을 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만화카페가 학교 정문이 아닌 쪽문에 인접해 위치하고 있고 이 쪽문은 학생들 하교시간에는 개방하지 않는다”면서 “학교에서 만화카페의 출입문이 보이지 않고 전체 재학생 중 약 11%에 해당하는 58명만이 만화카페 앞 도로를 주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다”며 교육환경보호구역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밤 10시 이후에는 청소년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데다 주류 판매도 하지 않고, 전체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이용불가 도서도 별도로 분류, 관리해 학생들이 유해환경을 접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닌데 교육지원청의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많은 돈을 들여 만화카페를 열었는데 이를 폐업하게 되면 재산적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에서도 A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만화카페가 있는 건물이 학교의 출입문(쪽문)으로부터 137m 떨어진 곳에 있고, 쪽문 개방시간이 하루 중 두 차례 뿐이지만 실제로 이 학교의 학생들 중 58명이 이 건물의 앞길을 이용해 통학하고 있는 이상 학생들의 만화카페로의 출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6월 12일자로 만화카페에 대한 단속요청 민원이 제기된 것을 보면 학부모나 주민들의 불만이 지속됐을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건물의 2,3층을 사용하고 있는 만화카페는 공간에 대한 관리가 분산돼 있어 사각지대에서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층에 설치된 다락방에는 쿠션 등이 있어 남녀가 누워서 “만화를 보는 것도 가능하고 애초 다락방 입구에 커튼이 설치돼 외부의 시선까지 차단할 수 있었다”면서 “사실상 사방이 밀폐된 공간으로 외부의 관리·감독을 쉽게 피할 수 있는 장소에 해당해 얼마든지 불량한 청소년들의 모임 장소 내지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인물 등 유해매체물도 미성년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관리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진열대 중 일부는 만화카페의 각 내벽과 수직을 이뤄 여러 줄로 겹쳐 늘어서 있는데 청소년 구독 불가의 청소년 유해매체물도 그와 같은 진열대에 있어 전면으로 개방된 공간에 위치한 게 아니라 사각지대에서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재판부는 “남부교육지원청의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거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국 부인 정경심 교수, 이르면 이달안에 재판 시작

    조국 부인 정경심 교수, 이르면 이달안에 재판 시작

    정 교수 측 변호사 8명 선임‘검찰 기소권 남용’ 주장할 듯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에게 수여한 혐의를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이르면 이달 말 첫 재판 일정에 들어간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 사건은 협사합의 29부(부장 강성수)에 배당됐다. 주로 성범죄나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다. 지금은 가수 정준영씨와 최종훈씨의 성폭행 및 불법 촬영 사건을 담당 중이다. 법원조직법상 통상 합의부는 사형이나 무기,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을 심리한다. 사문서위조 혐의는 법정 하한 형이 징역 1년 이하여서 원칙적으로는 단독 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돼야 한다. 다만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대법원 예규는 선례·판례가 없거나 엇갈리는 사건,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 등은 재정합의를 통해 합의부에 배당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원은 정 교수의 사건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고 보고 합의부에서 심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딸 조모(28)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자기소개서 실적에 기재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위조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소환 조사 없이도 위조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갖춰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 교수 측은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수사해 온 검찰이 기소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며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일했던 이인걸(사법연수원 32기) 변호사 등을 선임해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이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다전 소속의 변호사 8명이 정 교수의 변호인으로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이날 내곡동 사저 특검 출신 이광범 변호사가 이끄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의 김종근(18기) 변호사 등 6명도 선임계를 제출했다. 통상적인 사건의 진행 절차에 비춰 보면 정 교수 사건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첫 재판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당선무효형? 상식 반하는 판결” 이재명 2심 불복…檢도 맞상고

    “당선무효형? 상식 반하는 판결” 이재명 2심 불복…檢도 맞상고

    檢 “4가지 혐의 모두 대법 판단 구해”연말까지 대법 판결 나올 지 주목100만원 이상 확정시 지사직 상실1심은 李 혐의 모두 무죄 판결2심 “친형 강제입원 지시 숨겨”친형을 강제로 입원시켜 직권남용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11일 수원고법에 따르면 이 지사 변호인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이날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고장에는 ‘2심 재판부가 내린 결과에 법리적 오인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 변호인 측은 지난 6일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법원은 친형 강제진단 관련 직권남용 부분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판단을 내렸다”면서 “그런데 같은 사안에 대해 선거 방송토론 발언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공표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모순된 해석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사직 상실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은 상식에 반하는 판결”이라면서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겠다. 대법원이 진실에 입각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돼 지사직이 박탈된다. 검찰도 판결문을 검토한 끝에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상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죄 판결 부분을 포함해 이 지사가 받는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대법원의 판단을 구한다는 취지로 상고했다”고 말했다. 수원고법은 추석 연휴가 끝난 오는 17일 대법원에 재판 관련 기록을 송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공직선거법은 선거범에 관한 3심 재판의 경우 전심 판결 선고가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결은 오는 12월 안에 내려져야 하지만 법정 기한 내 처리되지 않는 사건도 있어 연내 최종 결과가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 앞서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지시가 친형의 강제입원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둔 5월 29일 열린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김영환 후보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묻자 “그런 일 없다. 어머니를 때리고 어머니한테 차마 표현할 수 없는 폭언도 하고 이상한 행동도 많이 했고 실제로 정신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데 계속 심하게 하기 때문에 어머니, 저희 큰형님, 저희 누님, 저희 형님, 제 여동생, 제 남동생, 여기서 진단을 의뢰했던 것이다. 그런데 저는 그걸 직접 요청할 수 없는 입장이고 제 관할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라고 답했다.이 지사는 같은 해 6월 5일 방송 토론회에서도 “사실이 아니다.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은 형님의 부인인 제 형수와 조카들이었고, 어머니가 보건소에다가 정신질환이 있는 것 같으니 확인을 해 보자고 해서 진단을 요청한 일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 권한은 제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를 설득해서 정치적으로 너무 시끄러우니 하지 말자 못하게 막아서 결국은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지사가 친형의 강제입원 절차 진행을 지시해 일부 진행됐음에도 이를 숨긴 채 발언함으로써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의 변호인 측은 “이 발언은 의도를 나타낸 내용일 뿐이며 상대 후보자의 악의적 질문을 단순 부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절차 지시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검사 사칭에 관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 혐의 등 네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관련한 각각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 나머지 3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1심 재판부는 네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해외 가이드 폭행 예천군의원 제명취소 소송 패소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가 제명된 박종철·권도식 전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군의회를 상대로 낸 ‘의원 제명의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대구지법 행정1부(박만호 부장판사)는 11일 박·권 전 군의원이 낸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미국 동부와 캐나다 연수 과정에서 물의를 빚어었다. 박 전 의원은 가이드 폭행이, 권 전 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가이드에게 요구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군의회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 2월 제명 처분하자 법원에 효력 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송에서 “주민들은 군의원 9명 전원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특정 정당 소속 군의원들이 중심이 돼 자신들만 제명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징계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선고 공판에는 박종철 전 의원은 나오지 않았고 권도식 전 의원만 출석했다. 권 전 의원은 법정에서 나오며 “지지해준 군민들에게 죄송하다.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지현 이어 임은정도 “조국 부인 수사에 검찰 폭주”

    서지현 이어 임은정도 “조국 부인 수사에 검찰 폭주”

    “검찰, 수사권을 공격수단으로 삼아”“보아라 파국이다…바꾸라 정치검찰”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33기)에 이어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0기)도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조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기소된 직후에도 “어떤 사건은 1년3개월이 넘도록 뭉개면서, 어떤 고발장에 대해선 정의를 부르짖으며 특수부 화력을 집중해 파헤친다”며 “역시 검찰공화국이다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임 부장검사는 10일 페이스북에 “귀족검사의 범죄가 경징계 사안에 불과하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검찰과, 사립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등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조사 없이 기소한 검찰이 별개인가 싶다”라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2015년 부산지검의 한 검사가 고소장 분실 사실을 숨기려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한 뒤 상급자 도장을 찍어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검사는 이듬해 사표를 냈지만, 당시 검찰은 해당 검사에 대해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하지 않았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4월 당시 검찰 수뇌부를 경찰에 고발했다. 임 부장검사는 “상식적으로나, 검사로서의 양형감각상 민간인인 사립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등 사건보다 그 귀족검사의 범죄가 훨씬 중하다”며 “후보자의 부인이라 오해를 사지 않도록 더 독하게 수사했던 것이라면, 검사의 범죄를 덮은 검찰의 조직적 비리에 대한 봐주기 수사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그 부인보다 더 독하게 수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공화국은 수사권을 공격수단으로 삼고, 수사지휘권과 수사종결권을 방어수단으로 삼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대한민국 법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검찰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엄격하게 그리 이중 적용한다면 그런 검찰은 검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며 “검찰의 폭주를 국민 여러분들이 감시해달라”고 부탁했다.서지현 검사 역시 조국 장관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유례없는 수사에 정치적 의심이 든다”는 글을 올렸었다. 서 검사는 지난 8일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 누가 장관이 되든 검찰 개혁은 불가능하지 않나 회의적인 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이 정도 걸어나온 것도 실은 기적같은 일이고 검찰이 두려운 것 역시 사실이라 ‘할말하않’(‘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으로 입다물고 있었다”며 “하지만, 검찰권 남용 피해의 당사자로서 유례 없는 수사에 정치적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하는 것, 그것도 신속히 수사하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 수사에 속이 후련한 분들도 같은 방법으로 칼끝이 자신을 향한다면 과연 괜찮을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서 검사는 조 후보자의 부인이 불구속 기소된 뒤에도 “유례없는 신속한 수사개시와 기소만으로도 그 뜻은 너무나 명확하다”고 지적하며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봐라 안변한다.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검찰”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9회] “이재용 영장청구서, 유일하게 대면 보고···위법하다 생각 안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9회] “이재용 영장청구서, 유일하게 대면 보고···위법하다 생각 안해”

    박상언 두 번째 출석 “중요 사건 영장청구서 종국 전 보고받아”“이재용 영장청구서는 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직접 대면 보고”“내용 외부 유출이 아니라면 특별히 위법할 게 없다고 생각해”고영한 측 “영장 입수 지시나 영장 심리 결과에 개입 안 해”양승태 측 “각종 보고서 실행 전제 아닌 정무적 ‘로드맵’일 뿐” “청구 전에 보고를 공유하는 것을 다소 조심스럽게 생각하긴 했지만 위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네.” “주요 사건이 접수되자 이를 보고한 것으로 법원행정처에 필요한 조치라 생각해서 한 것이죠?” “네.”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8회 재판에 두 번째로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변호인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법원에 접수된 구속영장 청구서가 발부나 기각 결정이 나기 전에 법원행정처가 보고받고, 법관들의 연구회 활동을 분산시키기 위한 ‘로드맵’이 만들어지고, 청와대를 설득할 보고서를 보강한 것은 모두 ‘사법행정’의 일환이었고 ‘정무적 판단’을 위한 업무였다는 설명이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박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달 14일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 처음 증인으로 나왔을 때는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한 행정처의 조치들을 비롯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 및 국회의원 설득 방안, 각종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 검찰의 증인신문이 있었고, 이날은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박상언 두 번째 증인 출석 “중요 사건 영장청구서 종국 전 보고받아” 변호인들은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들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에게까지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과 통상적으로 해오던 사법행정 관련 업무였다는 답변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가장 먼저 반대신문을 한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의 질문 가운데 구속영장 청구서 유출 관련 내용이 나왔다.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은 임 전 차장과 함께 2016년 4월 ‘정운호 게이트’에서 비롯된 법조 비리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비롯해 2017년 2월까지 10개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서 사본을 일선 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혐의가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던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영장전담법관이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과거 대법원의 ‘중요사건 예규’에 따르면 영장 보고는 종국된 때, 즉 결정이 난 뒤에 보고해야 한다.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잇따라 중요사건 보고가 문제되자 지난해 9월 중요사건 예규를 폐지했다.)고 전 대법관 측은 박 부장판사가 전국 법원의 기획·공보법관 워크숍을 통해 “판사 등의 비위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신속한 보고가 원칙이며, 보고 후 대책 수립 필요성이 있는 경우도 신속하게 보고하고 원칙적으로 구두 보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면서 기획이나 공보 업무를 맡은 법관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업무였음을 강조했다. 2012년 11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사법부 홍보 및 위기 관리 매뉴얼’에서도 각급 법원에 위기 상황이 감지되면 소속 법원장에게 즉시 보고하고, 해당 법원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돼있다며 법조 비리에 연루된 법관들의 영장청구서를 보고한 것이 직권을 남용하거나 특별한 업무가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박 부장판사의 답변도 비슷한 취지였다. 그는 “증인 스스로도 사법 행정상의 필요로 영장 청구서를 일선 법원에서 받는 게 문제 없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지 않느냐”는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의 질문에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게 아니라면 위법하다는 의식은 없었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는 뇌물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수천 전 부장판사를 비롯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영장 청구서를 법원에서 결정이 나기 전에 서울중앙지법 형사공보관을 통해 받아봤다. 이 가운데 특히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서는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에게 대면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하자 “처장님께도 보고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처장님께 보고한 것은 그게 유일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자신이 법원에서 제공받아 이민걸 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임 전 차장 등에 보고한 영장 청구서에 대해 “대법원장에게 보고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영한 측 “영장 입수 지시나 영장심리 결과에 개입 안 해” 고 전 대법관 측은 먼저 박 부장판사가 각급 법원에서 전달받은 영장 청구서를 고 전 대법관이 먼저 입수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가 “없다”고 하자 변호인은 “‘이재용 영장 청구서’를 고 전 대법관에게 보고할 당시 이 부회장의 영장 발부 여부 결정과 관련한 지시나 언급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영장 청구서 내용을 보고받기는 했지만 영장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박 부장판사는 “없다”고 답했다.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은 “피고인을 비롯해 법원행정처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국가 비상상황 아래서 이재용 등 사건 관련자의 구속 여부에 대해 중요사건으로 관심을 둔 것으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확인했고 박 부장판사도 “그런 취지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법원행정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현안 질의나 언론 보도에 대응하고 현직 법관이 구속되고 사법부의 신뢰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에서 사법부 신뢰 회복 대응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국정농단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이재용 등의 구속 여부와 같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상황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거듭 물었다. 박 부장판사도 “법사위에서 (처장에게) 관련 내용의 질의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거들었다.고 전 대법관 측에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도 ‘정무적’ 업무에 집중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5년 4월 21일자 ‘성완종 대응 방안 검토’ 보고서를 제시했다. 박 부장판사는 해당 보고서가 정무적인 사안과 관련해 작성한 첫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증인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와 관련, 임 전 차장이 준 기존 기획조정관 심의관 컴퓨터에 있던 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했다는데 맞느냐”면서 “정무적 내용의 보고서가 기존 컴퓨터에 많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대단히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가 5~10년 전쯤 보고서까지 수십 건이 컴퓨터에 보관돼 있었다고 하자 변호인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작성된 것도 있느냐”고 물었고 박 부장판사는 “구체적으로 내용을 특정하라고 하면 어렵지만 기억과 느낌으로는 없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에만 행정처가 정무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보고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질의응답으로 해석된다. ●양승태 측 “실행 전제 아닌 정무적 ‘로드맵’ 담은 보고서” 역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또 기획조정심의관에게 ‘정무’ 관련 업무의 비중이 높다는 답변도 끌어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문건들은 일종의 ‘로드맵’을 담은 것이라면서 “로드맵이라는 것은 앞으로 천천히 하나씩 해결될 것을 전제로 해서 쓴 게 아니고 (아이디어를) 다 넣는 형태로 작성한 것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기획조정실에서 실행을 전제로 (작성 지시를) 했으면 실행 주체와 시기, 방법을 구체적으로 작성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실행을 전제로 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모 와해, 각종 재판 개입 의혹 관련 내용이 담긴 보고서들이 그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넣은 것이라는 심의관 출신 법관들의 진술과도 같은 맥락이다. “실행이 무의미한 것이고 로드맵이 터무니없더라도 페이퍼(보고서)의 기본으로 (작성에) 임해왔기 때문에 여기 있는 방안이 현실성이 없거나 기존에 논의한 것 빼고는 적절하지 않은 것도 포함된 것을 알기 때문에 전문적인 부분은 실장선에서 결정하니까 저희는 자료 정리만 한 것”이라는 게 박 부장판사의 설명이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2016년 8월 25일자로 작성한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 방안’ 보고서를 두고서는 일부 부적절한 내용이 있어 일부 방안을 제외하고 작성했다고 밝혔다. 인사모 대응 방안 보고서는 그해 3월 10일자로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했는데, 인사총괄심의관실 보고서에 인사모 핵심 회원 법관들에게 선발성 인사나 해외연수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포함된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며 자신이 쓴 인사모 대응 방안에는 법관 불이익 방안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안희정·이재명·김경수… 여권 대선주자에서 멀어지는 그들

    여권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실형을 확정받은 데 이어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녹록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의 대선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역시 대선주자로 꼽히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각종 의혹으로 대선주자에서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에서 9일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은 안 전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좌희정·우광재’로 불리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 때문에 감옥에 가면서 개국공신이었으나 어떤 공직도 맡지 못했다. 안 전 지사는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뒤 2010년에 이어 2014년 충남지사에 당선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2017년 4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드러나자 민주당은 그를 출당 및 제명 조치했고, 결국 충남지사 직에서도 물러나면서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나게 됐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안 전 지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도 위태롭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반면 최근 2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도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도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경남지사 당선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김경수 경남지사의 상황도 쉽진 않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오는 11월에 열릴 2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외에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여당의 대선주자로 꼽힌다. 한편 야 4당은 이날 안 전 지사의 유죄 판결을 존중한다고 논평을 냈지만 안 전 지사가 몸담았던 민주당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포토] 공판 출석하는 고영한 전 대법관

    [포토] 공판 출석하는 고영한 전 대법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9.9 연합뉴스
  • [포토] 법정 향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포토] 법정 향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9.9 연합뉴스
  • 독재자 무가베 95세로 사망…아내 그레이스 심판대 오를까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에서 축출된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가 95세로 사망하면서 그의 생전에 권력 남용과 사치를 일삼은 아내 그레이스(54)의 신변과 앞날에 이목이 쏠린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레이스는 1980년대 후반 무가베 대통령의 개인비서로 일하다가 그와 불륜관계로 지냈다. 1996년 자신보다 마흔 살 이상 나이가 많은 대통령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구찌 그레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외국 사치품 쇼핑을 즐겼다. 결혼 기념 선물로 주문한 135만 달러(당시 기준 약 15억원) 상당의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이아몬드 판매상을 고소한 일화는 유명하다. 무가베는 장기 집권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그레이스 자신도 여러 이권에 개입해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무죄→징역형→?… 안희정 오늘 대법 판결

    무죄→징역형→?… 안희정 오늘 대법 판결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9일 나온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안 전 지사의 운명이 대법원 판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9일 오전 10시 10분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한다. 1심과 2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위력의 범위를 놓고 정반대 해석을 하면서 ‘무죄’와 ‘실형’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내놨기 때문에 대법원도 이 부분을 핵심 쟁점으로 판단해 면밀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상대로 피감독자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 모두 10차례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선 김씨 진술이 사실상 배척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언행에 다소 모순이나 비합리성이 있더라도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범행 당일 저녁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동행하는 등 피해 전후 행동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2심은 “피해자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 일관성이 없거나 최초 단정적인 진술이 다소 불명확하게 바뀌는 부분이 있어도 신빙성에 대해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2심이 유일하게 무죄로 본 건 도지사 집무실에서 김씨의 신체를 만지고 강제로 껴안았다는 혐의뿐이다. 업무상 위력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1심은 “안 전 지사가 위력을 일방적으로 행사했다거나 이를 남용해 위력의 존재 자체로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했지만 2심은 “적어도 김씨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안 전 지사의 지위나 권세는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인 세력”이라고 판단했다. 하급심 재판부 모두 각자의 논리를 갖고 접근했지만 대법원 판단에 따라 둘 중 한 재판부는 “법리를 오해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무리한 기소? 공소시효 임박 때문?…피의자 소환 없이 승부수 띄운 검찰

    무리한 기소? 공소시효 임박 때문?…피의자 소환 없이 승부수 띄운 검찰

    “사퇴 압박?… 檢 무리수” 비판 거세져 檢 “소환했다면 더 큰 비판 있었을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소환 조사 없이 곧바로 기소한 것은 검찰이 사실상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수사 개입 논란을 놓고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 속도를 늦추기보다 오히려 ‘후보자 부인 기소’라는 초강수를 택했기 때문이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6일 밤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이로써 정 교수는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사건의 첫 사법 처리 대상이 됐다. 검찰은 정 교수의 ‘동양대 총장상 위조 의혹’과 관련한 공소시효가 6일 밤 12시 완성되기 때문에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 진행 정도를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한다.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면서 진술도 들어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검찰은 “소환 조사 없이도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물론 소환 조사 없이 기소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방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은 전두환씨도 검찰 조사 없이 재판에 넘겨졌다. 게다가 이번에는 공소시효 만료와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돌발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검찰로서도 소환 조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청문회가 갑자기 잡히지 않았느냐”면서 “만일 청문회 진행 중에 소환했다면 더 큰 비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소로 일각에서 제기된 ‘면죄부 수사’라는 비판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반면 “검찰이 검찰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정 교수의 직장인 동양대를 압수수색한 지 사흘 만에 그리고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진행되는 중간에 기소한 것은 ‘검찰 개혁’을 표방해 온 조 후보자에 대한 사퇴 압박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리한 기소인지 여부는 결국 재판에서 가려지게 됐다. 검찰이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해 내지 못하면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민주, 조국 부인 PC ‘직인 발견’ 보도에 “검찰이 흘렸을 것”

    민주, 조국 부인 PC ‘직인 발견’ 보도에 “검찰이 흘렸을 것”

    더불어민주당은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컴퓨터에서 이 대학 총장의 직인이 발견됐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검찰이 흘리지 않고서야 보도될 리 만무하다”며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 교수의 개인용 컴퓨터는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검찰청사 내에 보존돼 있는데 그 파일의 존재가 어떻게 외부로 알려질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수사정보나 피의사실을 유출하는 것에 대해 법무부에서 수차례 공문을 보내도, 집권 여당의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시계 사건까지 환기시키면서 강력한 경고를 해도, 검찰은 소 귀에 경 읽기”라며 “이런 검찰의 무소불위 수사권 남용이야말로 권력기관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조사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피의자의 방어권이 철저히 봉쇄된 가운데 피의자도 알 수 없는 내용들을 언론에 흘린 검찰의 바닥에 떨어진 도덕성을 강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도 이러한 정보를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것은 사법절차의 공정성에 해를 끼치고 나아가 심각한 인권 침해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정 교수의 개인용 컴퓨터에서 발견된 동양대 총장 파일의 존재가 사실이라 해도 정 교수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못된다”며 “박지원 의원에 의해 공개된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 사진 만 봐도 직인을 표창장에 직접 찍은 인주본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것이며 전자직인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근느 “검찰의 정보 유출과 한 언론의 분별 없는 보도는 검찰의 정 교수에 대한 기소가 무리한 것이라는 여론을 의식한 ‘일회용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거듭 검찰과 해당 방송사에 유감을 표하며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한다면 우리 당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곧 죽는다는 걸 아는 일은” 루게릭 환자 스위스에서 품위있는 죽음

    “곧 죽는다는 걸 아는 일은” 루게릭 환자 스위스에서 품위있는 죽음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일은 초현실적인 경험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선택한 일이다.” 스코틀랜드 교사 출신으로 일찍부터 블로그와 책을 통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창해 온 리처드 셀레이(65)가 스위스의 한 클리닉에서 숨을 거뒀다. 흔히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운동신경질환(MND)과 4년 동안 투병해온 그는 이번 주초 스코틀랜드 퍼스 근처 글레날몬드 집을 떠나 취리히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임종을 한 부인 일레인은 “취리히의 호텔 객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리처드가 오늘 점심 시간에 아주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형 피터와 내가 그의 곁을 지켰다”고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이어 “(조력 자살을 돕는 기관인) 디그니타스(Dignitas)의 의학적으로도 깨끗한 방에서 잘 정돈된 상태로, 어떤 개인적 접촉도 배제된 채 우리는 지난 세월 함께 나눠온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마지막은 자신이 정확히 원했던 대로 위엄 있고 평온했다. 그는 스스로의 운명을 온전히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전에 몸 안에 갇힌 “죄수”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며 법 개정을 통해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달에도 의원들에게 편지를 띄워 같은 요구를 했다. 또 스위스로 떠나기 전 동영상을 촬영하며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바랐던 것보다 훨씬 빨리 죽는 길을 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코틀랜드에서 조력 자살이 가능했다면 내 집에서 스스로 죽는 순간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스코틀랜드 의회 의원들이 조력 자살 법안을 지지할 것을 희망한다. 법 개정의 모멘텀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캠페인 단체 ‘디그니티 인 다잉(Dignity in Dying)’은 이번주 보고서를 냈는데 “말기 환자나 정신적 금치산자들에게 삶의 마지막 순간에 겪을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회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력 자살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리 톰슨 국장은 구태의연한 법 때문에 부정의로 괴롭힘을 당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에 법을 어기게 만든다며 “리처드만이 아니다. 최고의 호스피스에서 보살핌을 받는 보편적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아 한 주에 11명 정도의 스코틀랜드인이 고통 속에 죽어간다고 지적했다. 여러 차례 스코틀랜드 의회의 법 개정 움직임은 좌절됐다. 기독교 자선단체 케어(CARE)의 스튜어트 위어 국장은 조력 자살을 허용하면 남용되거나 악용될 위험이 따르는데 디그니티 인 다잉과 같은 찬성론자들은 이를 막을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디그니티 인 다잉의 보고서가 “말기 치료와 조력 자살이 동전의 앞뒷면이라고 주장해 물을 흐리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국 청문회 끝난 날, 부인 겨눈 검찰...혐의 입증 자신있나

    조국 청문회 끝난 날, 부인 겨눈 검찰...혐의 입증 자신있나

    공소시효 7년, 6일 자정 완성피의자 조사 없이 소환 이례적검찰 무리수는 재판서 가려져추가 수사로 혐의 늘어날 수도증거인멸 의혹도 영향 미친 듯장관 임명, 대통령 결단 남았다검찰이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불구속 기소한 것은 범죄 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의자 조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에 넘겼다는 점도 검찰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발견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검찰이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긴 혐의는 사문서 위조다.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기소하면서 혐의를 하나밖에 적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사를 더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의 혐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가 받는 사문서 위조 혐의는 자신의 딸인 조모(28)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면서 표창 및 수상 실적에 기재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돼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씨에게 표창장을 발급해준 기억이 없다. 기존 표창장 양식과도 다르다”고 하면서 위조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지난 3일 경북 영주에 위치한 동양대의 정 교수 연구실과 총무복지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최 총장은 지난 4일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부산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조씨가 제출한 표창장 등 입학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해 정 교수를 직접 불러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최 총장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바탕으로 사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조사 없이도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부산대에 제출한 표창장 발급 날짜는 2012년 9월 7일이다. 사문서 위조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6일 자정을 넘으면 기소할 수 없게 된다. 형법상 사문서 위조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위조를 하려고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관건이다. 이 사건에서는 대학원 입시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이제 검찰은 정 교수를 조사하면서 의심이 간 대목들을 하나씩 확인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위조사문서 등의 행사 혐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여지도 있다. 다만 추가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검찰이 동양대 연구실 압수수색에 실시하기 전, 정 교수가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는 증권사 직원과 함께 연구실에 들러 PC를 외부로 갖고 간 것도 수사 속도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거인멸을 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교수는 “압수수색 당일 PC를 검찰에 제출했고, 자료를 삭제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도 없었다”고 했다.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공소시효 완성으로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기소권 남용을 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결국 이 부분은 재판에서 가려지게 됐다.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남과 동시에 부인이 기소되면서 조 후보자의 임명에도 변수가 생겼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이 기소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경우든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면서 자신이 사퇴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판깨스트] 안희정 9일 대법 선고… ‘정반대’ 하급심 판결 중 어느 쪽 손 들어줄까

    [판깨스트] 안희정 9일 대법 선고… ‘정반대’ 하급심 판결 중 어느 쪽 손 들어줄까

    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오는 9일 상고심 선고를 합니다. 안 전 지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에서 판단이 완전히 뒤집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 됐는데요. 아예 정반대의 판단이 이뤄졌던 만큼 과연 대법원은 1심과 2심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 관심이 모입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수행·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감독자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 모두 10차례 성폭력을 가했다는 게 공소사실 내용입니다.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와 수행비서 김지은씨의 관계에서 ‘위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입니다. 1심에서는 모든 공소사실을 무죄로 봤고, 2심에서는 한 차례의 강제추행 혐의를 제외하고 9번의 성폭력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그 판단의 기준이 바로 위력이 행사됐는지였습니다. ●1심 “두 사람 위력관계 맞지만…자유의사 억압은 아냐” 지난해 8월 1심인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유력 정치인 및 도지사라는 지위와 그 비서의 관계는 위력에 해당한다”면서도 “피고인이 위력을 일반적으로 행사해 왔다거나 이를 남용하여 ‘위력의 존재’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부족하다”며 위력에 의해 성폭행과 추행을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지난 2월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2심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방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특징과 도지사와 비서라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로 인해 피고인의 지시에 순종해야만 하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내부적인 사정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취약한 처지에 있음을 이용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판단이 다른 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각 재판부의 판단이 달랐던 것이 결정적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김씨의 진술이 거의 유일한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1심에서는 김씨가 일관되게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언을 해왔다면서도 김씨의 피해 전후 행동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등을 이유로 김씨의 말을 그대로 믿기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 법체계서 처벌 어렵다”… ‘비동의 간음죄’ 입법 요구 높아져 1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이른바 ‘No means, No rule(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도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이나 ‘Yes means, Yes rule(상대방의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표시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고 성관계를 했을 때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이 입법화되지 않은 현행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 법제 아래서 피고인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협박·폭행이 없어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상하관계에서 일어난 성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1심 선고 이후 ‘비동의 간음죄’ 처벌 조항을 둬야 한다는 요구가 그래서 높아졌죠. 그러나 2심은 김씨의 진술 대부분에 신빙성이 있다며 현행 법체계에서도 안 전 지사에게 죄를 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위력의 범위를 판단하는 것에 대해 “권세의 종류와 피해자의 연령, 경위, 객관적 상황과 두 사람의 관계,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1심이 지나치게 위력의 범위를 좁게 적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다소 일관성이 없거나 최초 진술이 다소 불명확하게 바뀌었다 해도 그 진정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2심 “위력으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피해자 특수 사정 고려해야” 당시 2심 재판부가 인용하고 강조한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표현이 처음 언급된 판결과 그에 이어 지난해 10월 또 다시 ‘성인지 감수성’이 강조된 판결인데요. 지난 4월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는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은 대학 교수가 자신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해임이 지나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한 2심을 뒤집었습니다. 성희롱을 판단할 때 ‘우리 사회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해당 행위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2차 피해를 우려해 성희롱을 당하고도 가해자와 관계를 유지하거나 신고를 주저하거나 하는 등의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성폭력 경험이 있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공소사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판결은 남편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1·2심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자 피해자와 남편이 함께 자살한 사건의 상고심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가해자의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2심 재판부는 두 사건의 판단을 인용하며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고 결국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미투 운동’으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은 더욱 자주 사용되고 많이 친숙해졌고, 특히 대법원 판결 이후 어떤 성폭력 사건이든 ‘성인지 감수성’이 아주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특히 안 전 지사의 사건은 상하 위력관계가 뚜렷한 남녀의 관계에서의 사건을 판단하는 데 ‘성인지 감수성’이 어떻게 작용할지, ‘위력’을 어느 범위까지 해석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또 한 번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중석 서울시의원, 청소년 마약예방 교육 지원근거 마련

    오중석 서울시의원, 청소년 마약예방 교육 지원근거 마련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오중석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구 제2선거구)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마약류 및 유해약물 오남용 방지 및 안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제28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마약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마약의 판매경로도 인터넷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청소년들도 마약 및 유해약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급속히 변모되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이 증대됐다. 이에 오 의원은 청소년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할 근거의 마련을 위해 본 조례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누기 위해 생활정책연구원 ‘대학생정책연구단 myPOL’의 ‘양송이와 김’ 조의 대학생들과 함께 논의하며 좋은 의견들을 조례안에 담고자 노력했다. ‘대학생정책연구단 myPOL’ 대학생들은 마약 예방 교육 강화 촉구 3000명 서명운동을 추진했다. 현행 조례의 제4조는 시장이 마약류 등과 관련한 사업추진에 있어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마약관련 교육에 대한 규정은 없어 이에 대한 개정이 필요했다. 본 조례안에서는 청소년에 대한 예방교육 등을 새로이 신설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오 의원은 “최근 마약에 대한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제도적 근거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느꼈다“며 ”청소년들을 마약에서 보호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 조례안이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보호하는 힘찬 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포렌식 자료 유출 의혹 일자 즉각 반박 “사실 아냐“

    검찰, 포렌식 자료 유출 의혹 일자 즉각 반박 “사실 아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의 의학 논문 초고 파일에 대한 포렌식 자료를 검찰이 유출했다는 논란이 일자 검찰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며 해명에 나섰다.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포렌식한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닌다. 포렌식 자료를 검찰 말고 누가 갖고 있나. 이럴 수 있는 것인가. 참담하다.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 모양인가”라고 말했다. 포렌식 자료는 과학수사 기법으로 복원하거나 찾아낸 디지털 증거물을 말한다. 앞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조씨의 영어 논문 초고 파일의 속성 정보를 공개하며 “포렌식으로 나온 거다. 그 파일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소속 PC 프로그램에 의해서 작성됐다는 게 나왔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논문 초고를 대신 작성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것. 이날 한 언론은 이 논문의 책임 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와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초고 파일의 속성 파일에 문건 작성자와 수정자가 조 후보자로 기록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김진태 의원의 발언 뒤 그간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제기해오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자료가 검찰이 확보한 디지털 증거물 가운데서 유출된 것이 분명하다며 검찰을 거듭 비판했다. 송기헌 의원은 “검찰이 정치한다고 생각한다. 수사를 잘못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수사했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게 나온다. 검찰 포렌식에서 나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검찰 포렌식에서 어떻게 나오나. 경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도 같은 지적을 했다. 검찰의 포렌식 자료 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압수물 포렌식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니는 등 외부로 유출됐다는 취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확인 결과 언론이 관련 대학 및 단체 등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취재한 것이고 검찰 압수물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또 조 후보자가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윤모 총경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인사청문회에서 공개된 것을 두고 검찰의 포렌식 자료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 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파일 속성에 자신의 이름이 기록된 것은 기기 교체로 사용하지 않게 된 학교 PC를 집으로 가져와 사용했고, 딸이 그 PC를 이용해 논문 초고를 작성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학교에 반납해야 하는 PC를 집으로 가져온 것은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명 항소심, 원심 뒤집고 벌금 300만원 선고…당선무효 위기

    이재명 항소심, 원심 뒤집고 벌금 300만원 선고…당선무효 위기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4가지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이날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어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와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 나머지 3가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그대로 유지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이번 선고형이 최종 확정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이번 판결로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사의 운명을 가른 ‘친형(고 이재선) 강제입원’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와 관련해 방송토론회 등에서 발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 이재선 씨에 대해 구 정신보건법 25조에 따라 강제입원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한 점은 인정되지만,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분당보건소장이나 정신보건센터장 등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지시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고 이재선 씨에 대한 강제입원 절차를 지시했고, 이런 절차는 일부 진행되기도 했다”며 “피고인이 경기도지사 후보자로서 TV 합동토론회에 나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오도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발언은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공중파 방송에서 행해져 선거기간 내내 해당 발언을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서는 이 지사가 사실 주장이 아니라 의견 표현을 한 것에 불과하고,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대해서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었을 뿐이라며 무죄로 봤다.  40여분간 진행된 판결문 낭독이 끝나자 재판을 방청하던 일부 지지자들은 재판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포토라인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뒤로한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4일 결심 공판에서 1심과 같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3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6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으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해 권한을 남용하고, 유권자에게 거짓말을 한 피고인이 국내 최대의 지방자치단체를 이끌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7월 10일 첫 재판을 시작으로 결심 공판까지 총 5차례의 재판을 진행한 끝에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이날 선고 공판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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