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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국시대 마애불상군 발견/암벽에 불상12개·연꽃 새겨

    ◎경주 남산서/5층목탑… 보리수나무도 그려져 【경주=남윤호기자】 경북 경주시 배반동 경주 남산 동북쪽 불곡과 탑곡 사이 산기슭에서 수많은 불상과 목탑이 새겨진 마애불상군이 12일 발견됐다. 이 불상군은 높이 4m,가로 8.4m,세로 3.6m의 거대한 바위 두면에 높이 50㎝내외의 불상 12구와 5층목탑,보리수나무및 연꽃이 새겨져 있다. 서북쪽면이 산기슭에 파묻힌 이 바위에는 동쪽면에 천개를 쓴 불상을 비롯,9구의 불상을 조각하고 가운데 5층목탑을 새겼다. 또 높이 1.3m,너비 3·6m인 남쪽면에는 상반신이 잘린 3구의 불상 하반신이 확인됐다. 이처럼 대규모 불상군이 조성된 곳은 남산의 경우 탑곡 불상군을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조성경위및 당시 신앙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불상의 뺨이 두툼하고 밝은 미소가 숨겨져 있는 이들 불상의 조각솜씨로 미뤄 이들 조각은 삼국시대인 6세기말∼7세기초 작품으로 보여 남산의 불상 가운데 감실불상과 함께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상군은 경북산림환경연구소에 근무하는 최병문씨(49·경주시 배반동 1025)가 발견,이날 경주신라문화동인회및 문화재관리국의 현지조사로 불상조각이 확인됐다.
  • 국내최고 송신탑 선다/높이 5백m/한강고수부지에 96년 착공

    국내에서 가장 높은 방송통신용 전파탑이 한강 고수부지에 건설된다. 체신부는 6일 지방방송국 등의 신규 설립으로 현재 포화상태에 이른 방송용안테나의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민간자본으로 오는 96년 한강 고수부지에 5백m(해발 5백50m) 높이의 전파탑을 착공,2000년 이전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와함께 부산 동래의 황령산에도 지상 1백m 높이의 전파탑을 96년 착공,오는 98년 완공할 예정이다. 새로 건설되는 서울탑은 현재 남산타워(탑높이 2백37m,해발 4백80m) 보다 70m 더 높고 해발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엔타워(캐나다 토론토,해발 5백53m)에 이어 두번째로 높게 세워진다.
  • 가정용 타임캡슐 나온다/가보 등 4백∼5백년 보관 가능

    ◎실제모델 축소판… 값은 99만원 「서울 천년 타임캡슐」의 축소판인 「가정용 타임캡슐」이 나온다. 서울 천년 타임캡슐 제작사인 금강기획은 2일 가정에서 영구보관할 수 있는 타임캡슐을 주문,제작키로 하고 이날부터 일반인의 신청을 받는다. 가정용은 매설된 실제모델의 10분의1 크기로 지름 16.5㎝,높이 28.5㎝,무게 20㎏에 이른다. 수장품을 보관할 진공밀폐용기는 유리와 스테인리스로 제작된다.이 용기는 다시 1백% 구리로 만든 내용기로 덮어 씌운 뒤 외관은 남산에 매설된 타임캡슐과 마찬가지로 보신각종모양을 본뜬 청동으로 마무리한다. 가정용 캡슐 역시 각 가정에서 후손에게 남기고 싶은 물건이나 사진·메시지 등의 영구보관이 가능하다.용기안을 진공처리하고 아르곤가스를 주입하는 등 특수제작해 4백∼5백년에도 수장품이 변형되지 않도록 제작되기 때문이다. 캡슐은 전량 주문을 받아 1∼2개월내 제작되며 개당 가격은 부가세 포함,99만원이다.
  • 「파괴의 예술」에 대하여(임춘웅칼럼)

    지난달 20일 서울시민들은 실로 오랜만에 통쾌하고 스릴 넘치는 하루를 보냈다.남산 외인아파트가 폭파되는 날이었던 것이다. 이날 시민들은 이 거대한 괴물이 무너지는 순간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부터 집을 나섰으며 영업을 하는 택시운전사들은 차를 세워두고 이 장쾌한 순간을 만끽했다.성수대교 붕괴사고로,인천세금도둑얘기로 나라안이 온통 비분에 싸였던 터에 이날의 시원스런 파괴의 순간은 시민들에게 더 없는 청량제 였는지 모른다.외인아파트 파괴에는 거의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폭넓은 공감대 같은 것이 형성돼 있었던 것이다. 바로 한주일 후인 27일엔 여의도의 라이프 빌딩이 사라졌다.이때도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예술』 『파괴도 창조다』라는 현학적인 조어들이 유감없이 진가를 발휘하던 순간들이었다. 요즘 신문을 보면 가끔 하얏트호텔이 서 있는 현재의 남산모습과 호텔이 없어졌을 때의 시원스런 남산의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구성해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다음 차례는 하얏트호텔이 돼야하지 않겠느냐는 다분히 암시적인 기사다. 외인 아파트 파괴에 왜 그토록 많은시민들이 환호했던 것일까.첫째는 자연보호라고 할까,환경보호 의식이 우리나라에도 상당 수준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일 것이다.다음으로는 그 좋은 자리에 하필이면 왜 외국인아파트냐 하는 민족적 자존심 같은 것도 적지않이 작용했을 법하다.이 아파트가 세워졌던 72년께만 해도 이런 의식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 통쾌한 「파괴의 미학」이 남기고 간 잔해 속에서 달리 봐야하는 지혜도 가질 때가 되지않았나 생각한다.남산을 되살리고 민족적 자존심을 찾는 일이 잘못됐다는 얘기가 아니다.다만 왜 그런 것들을 지금 당장 해치워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미 보도된대로 이번 외인아파트 철거엔 모두 1천6백억원의 돈이 들어야했다.그중 1천5백억원은 아직 멀쩡한집을 헐어내야 하는데 드는 보상비였다.1천5백억원이면 성수대교 같은 엉터리다리가 아니라 실하고 아름다운 다리하나를 한강에 더 걸쳐 놓을수 있는 돈이다.30년이 됐든 50년이 됐든 아파트의수명이 다한 다음 철거하면 어땠을까.22년이나 보아왔다면 한30년 더 못볼 이유도 없지 않은가.이런 것은 우리민족의 성급성과도 관련이 있을테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역사를 생존해 있는 몇세대의 것만으로 좁혀보고 있다는 점이다.우리의 역사는 앞으로도 누천년 누만년 지속될 성질의 것이다.긴 역사 속에서 몇십년은 그렇게 긴세월이 아니다. 영화 쿠오바디스로 널리 알려진 얘기이지만 서기 64년 로마제국의 네로황제는 로마를 불태워버렸다.기독교도 탄압의 빌미를 만들려는 저의도 있었지만 보다 원천적으로는 네로의 뛰어난 미적감각 때문이었다.네로의 눈으로는 지저분하고 엉성하기 이를데 없는 로마를 불태워버리고 거기에 아름다운 새 로마를 건설하자는 발상이었다. 비유가 적절치 않았는지 모르지만 잘못됐다고 해서 당장 바로 잡으려는 조급성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우리들의 숙제다.
  • 「서울 1994」 타임캠슐 묻다/정도600년 기념사업

    ◎서울신문 등 시대 문물 6백종/정도 1천돌 2394년 개봉/“서울! 인류문명 중심 되라”/김대통령 메시지 서울의 오늘 모습과 시민들의 생활상을 담은 타임캡슐이 서울 정도 6백년 기념일인 29일 하오 3시 서울 중구 필동 남산골공원에 매설됐다. 이 타임캡슐은 400년후인 정도 1000년이 되는 오는 2394년 후손들의 손에 의해 개봉된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삼대통령과 손명순여사,최병렬서울시장,각계 인사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하오 3시2분.김대통령과 손여사,최시장,모범근로자,국악인등 주요 인사 12명이 매설용 하강버튼을 눌렀다. 순간,원통형 홈주변에 가설된 12개의 철제기둥에 매달려 있던 타임캡슐은 4분간에 걸쳐 지하 16m의 매설구로 서서히 묻혔다. 그리고는 400년간의 긴 시간여행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는 지난 2년동안 이어진 서울 정도 6백년 기념사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으로 현 시대인과 후손들을 연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신각종을 본뜬 타임캡슐은 지름 1.3m,길이 1.7m,용량 5백t,무게 2.5t으로 400년을 견딜 수있도록 특수재질로 만들어졌다. 두차례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수장품들은 벼·보리 등의 씨앗을 비롯,서울의 주택난을 반영하는 아파트 청약행렬을 담은 컴퓨터 CD롬,올림픽경기장 축소 모형물,신용카드,토큰,「황영조 히로시마 영웅됐다」는 제목의 10월10일자 서울신문 등 이 시대의 단면을 나타내는 6백점의 문물이 실물·영상기록·마이크로필름·축소모형 등의 형태로 보관됐다. 서울시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자매도시 시장의 경축메시지를 새겨넣은 판석과 시간의 순환성을 상징하는 12개 기둥,은행나무 등으로 남산골광장을 꾸며 관광명소로 개방하기로 했다. ◎자랑스러운 나라/영광 영속을 축원 서울! 인류문명의 중심이 되어있으라. 김영삼대통령은 29일 서울 정도 6백년을 기려 남산에 400년 뒤에 열어볼 「서울 1000년 타임캡슐」을 묻고 후손들에게 「이시대의 사랑」을 이렇게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타임캡슐 속에 넣은 대통령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올해 민주공화국으로 출범한지 46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짧은 기간동안에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성과를 거둔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전하고 『국민 모두는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고 가정의 가치를 존중하며,교육과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기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아직 한민족의 소망인 통일은 이루지 못했지만 멀지않아 겨레의 통일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번영하는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땀을 흘려야 했다고 회고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보다 정의롭고 보다 풍요한 나라 그리고 통일된 조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을 간절히 소망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히고 『나는 400년후의 서울도 한강의 기적과 민주주의의 기적을 만든 오늘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받아 인류문명과 번영의 찬란한 중심지가 되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타임캡슐에 담긴 모든 것들이 여러분 모두에게 커다란 기쁨이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민족의 영광이 영속하기를 축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타임캡슐을 지하 15m에 하강시키고 관계자들과 기념식수를 했다.
  • 외인아파트 철거 유감/강한섭 서울예전교수·영화평론가(굄돌)

    남산 외인아파트를 철거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이제 역사가 제대로 갈길을 잡는구나 싶었다.외인아파트에 대형 경축 플래카드가 내걸리면서부터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차창 밖으로 힐끔 호기심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그러나 폭파철거의 중계방송을 보면서 「이게 이상하게 돌아가는 구나」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의 의미나 중요성이야 한국인이라면 그 누구라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외인아파트 철거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게 무슨 축제냐 싶었다.거대한 콘크리트 건물 두채가 순식간에 넘어지는 광경이 시각적으로 짜릿한 흥분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그게 박수까지 치면서 환호할 일인가.사람들은 20년전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남산 중턱의 전망좋은 아파트를 선사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던 70년대 정책결정자들의 생각을 하나도 헤아리지 않고 있었다.그때 지도자들의 생각과 결정.미련하지만 순진하지 않은가.필자는 철거장면을 보면서 기뻐하기는 커녕 가슴속으로울었다.우리는 남의 결점을 찾아내는데는 선수들이다.그렇지만 도대체 남의 입장을 생각해 주지 못한다.유신통치시대에도 남산외인아파트 건설에 시비건다고 잡아가지 않았다.그때 우리 모두가 어리석었고 순진했던 것이다. 외인아파트 철거사건의 또 하나 유감은 언론의 보도다.폭파성공을 알리는 텔레비전 뉴스의 젊은 기자는 흥분에 겨웠는지 앞으로 반드시 폭파철거되어야 할 건물들을 예리하게 짚어나간다.서울에서 전망이 제일 좋읕 특급호텔이 영순위로 지목되고 서울역 쪽에서 남산의 시야를 방해하는 어떤 재벌사의 본사건물도 흉물로 지목된다.게다가 더욱 섬뜩하게 남산에 자리한 대학교와 국민학교까지 거론된다. 이쯤되면 외인아파트 철거는 한국인들의 무책임한 파괴본능이 부른 일대 페스티벌의 전주가 되고 말았다.개집이라도 한번 만들기 위해 땀흘려 본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역사는 파괴보다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 「타임캡슐」 오늘 묻힌다/하오3시 필동 남산골공원 광장에 매설

    ◎창덕궁∼돈화문로∼종묘공원 어가행렬도 「서울 천년 타임캡슐」이 정도 6백년 기념일인 29일 하오 매설된다. 서울 정도 6백년 기념사업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타임캡슐 매설은 오늘날의 시민생활 및 서울의 모습을 대표할 수 있는 문물 6백점을 캡슐에 담아 4백년 뒤인 서울 정도 1천년에 후손에게 유산으로 전하는 사업이다. 타임캡슐 매설은 하오 3시 중구 필동 남산골공원 광장 1천5백여평에서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시민 공모를 통해 채택된 캡슐광장은 분화구 모양으로 시간의 영속성을 의미하고 있다. 캡슐은 보신각종을 본뜬 모형이며 실물·축소모형·마이크로필름·영상기록 형태로 수장된다.실물은 한복·유아복 등 섬유류,신용카드·전화카드·식기세트 등 화학제품류,서울 2000년 도시계획·토지매각제도·농수산물유통구조·교통지도 등 기록류,수지침·토큰 등 금속류,전자제품류,씨앗류,약품류 등 2백50개 품목이 보관된다. 또 식생활관습·일간지·공직자재산등록양식·낙찰계·신장기증자명단·입시참고서·과외실태·대형교통사고·한강교량설계도·재개발사업·유행농담집·북한핵·올해 히트상품 등 1백4개 품목은 마이크로필름으로 만들어져 수장된다. 이밖에 경찰관복장·양식·중식·개소주·가정의례·복덕방·서울야경·대학로·오렌지족·서편제 등 2백46개 품목은 영상자료로 보관된다. 29일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수도로 정하고 문무 백관들과 함께 입성한지 6백돌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맞아 서울에서는 서울의 과거를 돌아보는 조선조 한양입성 어가행렬이 하오 2시부터 3시30분까지 창덕궁∼돈화문로∼종묘시민공원간 1.2㎞에서 화려하게 재현된다. 한편 이날부터 12월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천도과정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삶을 되돌아본 뮤지컬 「서울사람들」이 공연된다.
  • 폭파=축제(외언내언)

    온갖 우울한 뉴스를 전하던 저녁시간의 한 뉴스 앵커가 이렇게 말했다.『…어두운 뉴스만 보내드리다가 오랜만에 시원한 뉴스도 한토막 전해드리겠습니다』 기대를 하며 지켜보았더니 그가 전한 것은 남산의 외인아파트 「폭파」장면이었다. 답답하고 속상하는 일들이 연이어서 마음이 어둡던 시민들로서는 이 신기한 그림이 다소 재미가 있는 듯했다.그러나 글자 그대로 그것은 「파괴」의 모습이었다.가려졌던 남산이 그 수려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그보다는 수십길의 고층건물이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쓰러지는 그 「파괴의 미학」이 사람들을 더많이 몰입시켰다.특히 첨단기술의 TV영상작업이 역회전법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세웠다 쓰러뜨리기를 거듭하는 그 영상놀이에 더 재미있어 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의도의 라이프 빌딩을 폭파하던 27일 저녁에도 뉴스앵커는 같은 말을 했다.『우울한 뉴스만 많이 보내드리던 시청자 여러분께 시원한 소식 하나 전하겠습니다』지난번과 같은 앵커도 아닌데 역시 폭파의 장면을 그렇게 전제하며 전했다.이건물은 남산을 가렸던 것도 아니므로 단순하게 폭파를 찬양하는 의미밖에 없는 보도였다. 결과적으로 이 「파괴」는 피해를 사방에 흩날렸다.이웃 빌딩의 유리창들을 상했고 20m나 날아간 시멘트 파편때문에 까딱했으면 사람이 다칠뻔도 하였다.남산에서의 파괴공법이 축제처럼 진행되는 것을 보고 빌딩숲속의 고층건물을 파괴하는 일을 서두르다가 위험에 대한 사전대비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파괴」를 『시원한 소식』으로 전하는 앵커의 정서는 당혹스럽다.답답한데 뭔가 땅땅 부수고 싶다는 사람들의 심정이 있더라도 앵커 같은 공인은 파괴충동을 자극하는 듯한 것은 조심해야 한다.피해를 무릅쓴 무모한 「파괴」에 박수를 보낸 결과가 된 일만으로도 반성할 일이다.『수틀리면 싹 헐어내고 다시 짓는다』는 정서의 만연은 더욱 곤란한 일이다.
  • 사고다발지역/양해영(서울광장)

    우리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온갖 사건사고가 다발로 터져나오고 있다.그런 한편에서는 세계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하나는 과거 병리의 노출이고 다른하나는 그같은 병리의 수술이라 미래상의 제시다.이같은 혼조속에서 국민들은 갈피잡기조차 힘든 처지다. 어쨌든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은 이러한 혼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화의 바람은 더욱 강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부대로,기업은 기업대로 세계화의 작업과 그 추진에 몰두해야 할 입장이고 국민도 그 대열에 동참해야만 시대흐름과 동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는 거역할 수 없는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임에는 틀림없다.창의와 생산성이 중시돼야 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선진국의 대열에 동참해야 하고 그래서 차세대에 세계경영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일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추진작업의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적지않은 혼돈에 빠져 있는 것 같다.얼마전 민자당 고위당직자회의는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한사람은『세계화와 국제화가 어떻게 다르냐』고 했고 또한 사람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했으며 또다른 사람은 『조금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혼란이 많다는 얘기다. 또 구체안 마련을 위해 청와대는 내각에 지시하고 내각은 다시 각부처에 지시하고 각 부처는 그러한 안을 마련하는데는 숙달돼 있는 관료에게 지시하고 있다.얼핏 일사불란한 행정체계같다.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세계화의 기본바탕에는 국민모두가 참여해야 세계화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과거 「계획」의 답습처럼 세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초기과정을 볼때 제대로 된 길이 찾아지고 있는지 의문이 많다.지난 2년여 사이에 개혁의 바람이 불었고 국제화의 바람이 불었다.아직까지도 기업들은 국제화추진대회라는 걸 열심히 벌이고 있다.이제는 세계화 추진대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들이 나오고 있다.사실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는 세계화의 기본틀은 국제화추진계획이나 또는 신경제추진계획과 흡사하다.신경제구상의 체계를 보면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정부의 지시와 통제를 국민의 참여와 창의로 대체하고 있으며 공직자·기업인은 물론이고 국민개개인의 의식개혁을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다.언뜻 보면 세계화의 근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표현상의 뜻은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화의 구상이 나온 배경이나 최근 우리사회의 악순환적 구조의 배경분석을 통해 본다면 세계화작업의 추진은 그야말로 정신혁명을 시작한다는 각오로서만이 가능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금 우리사회가 혹독하게 겪고있는 일들은 일과성의 구호나 몇가지의 지시나 어느 한쪽의 개혁같은 것만으로 치유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정신의 바탕위에서만이 선진화도 세계화도 가능하지 그렇지 않다면 일시적인 바람으로 끝나고 지금보다도 더 무서운 사회적 파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화에 대한 혼돈을 없애주면서 구체안은 의식개혁이 주된 내용이 돼야 할 것이다.또 요란하게 무슨 행사나 현수막같은 캐치프레이즈를앞세울 일이 아니라 조용하게,그러면서도 국민들 스스로가 필요성을 자각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교한 유도계획이 있어야 한다. 성수대교붕괴이후 한달여 사이에 우리는 남산의 외인아파트를 헐어냈는가 하면 같은날 육교의 붕괴도 보았다. 하나는 과거를 도려내는 파괴미학으로 갈채를 받았고 또다른 하나는 지탄을 받았다. 또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화의 구상과 때를 같이해서 각 관공서에 걸려있는 김영삼대통령의 사진을 근엄한 표정에서 부드럽게 웃는 내용의 것으로 바꿔 달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터지고 있는 사건들은 단순한 수술대위의 작업으로 그칠일이 아니다.도로위에 아무리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고 써 붙여 놓아 봤자 도로의 구조를 바꾸기 전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파괴공법만이 세계화 작업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그렇지 않다면 세계화도 한낱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다만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 안정을 주는 부드러움의 미학도 있어야 할 것이다.그런 뜻에서 비록 대통령 사진 한장의 교체일지모르나 그것이 국민에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닐 것이다.표정 하나가 국민의 분위기를 크게 바꿀 수도 있다는 진리를 실천해 보기를 기대한다.
  • 태 건설공사/한국업체 참여 배제/성수대교 파장

    ◎현대 등 기술심사서 탈락 수모/동남아 전지역 확산 조짐 【방콕 연합】 서울의 성수대교 및 육교 붕괴사고 이후 우리나라 주요 건설시장의 하나인 동남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업체들의 공사수주에 제동이 걸리는 등 수주활동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태국 건설시장에 진출해 있는 현대건설,삼성종합건설,선경건설,럭키개발엔지니어링,대우건설,대림엔지니어링,유원건설,풍림산업,삼성엔지니어링,석원산업,범진기공,아남산업,남양계전 대표등 15명은 24일 김영휘 삼성종합건설상무이사(삼성개발 타일랜드사대표) 주재로 긴급 모임을 갖고 앞으로의 수주활동을 위한 자구책마련과 함께 공동보조를 위한 대책을 심각하게 논의했다. 업체들에 따르면 현대와 삼성,동부,선경건설등 한국 4개 업체가 응찰한 태국 룸루카 및 사라부리 지역 유류저장탱크 건설공사(6천만달러규모)는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최근 기술심사 과정에서 탈락돼 우리업체의 참여가 사실상 배제됐다. 태국석유청(PTT)이 발주한 이 공사는 당초 15개 업체가 응찰했으나 성수대교 사고 파문이후 우리 업체들은 모조리 최종낙찰자 검토대상업체명단(쇼트 리스트)에서 빠져 공사 참여가 불가능해졌으며 현재 일본,싱가포르,독일업체및 태국과 일본업체의 컨소시엄이 유력한 낙찰사의 하나로 거명되고 있다. 김영휘상무와 이곳 현대건설의 김성배이사(타이·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성수대교 사고이후 추안 리크파이 태국총리가 내각에 방콕의 차오 파야강을 가로지르는 모든 교량및 외국업체가 시공한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지시했으며 한국업체들에 대한 주재국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고 외국업체들의 우리업체 배제압력등 방해공작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바른길을 걷자/노영현 한국물가정보 회장(굄돌)

    최근 우리사회에서 잇따라 벌어지는 사건·사고의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는가를 국민 누구나 한번쯤 깊이 생각해 봤을 것이다.식민시대의 상처가 아물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성장,개발에 매달려온 우리는 얻은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잃은채,아니 잃은 것도 미처 깨닫지 못한채 오늘을 살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느긋함과 고귀한 품성은 어디로 가고,각박하고 살벌하며 초조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가.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지름길을 너무 선호하게 되었다.「나만 잘 되고,잘 살면 그만이지 과정은 무시돼도 좋다」는 이기주의로 가득 차 있다. 「지름길이란,때로는 잘못된 길일 수도 있다」는 서양속담을 들추지 않더라도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인륜도덕에 이르기까지 정도를 벗어난 서두름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잉태하고 사회를 왜곡시켜 왔는지를 수없이 보아왔다. 남산 외인아파트도 헐렸고 옛 조선총독부건물(국립중앙박물관)도 내년에 헐린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에 알게 모르게 쌓이고 엉겨붙은 묵은 때는 긁어낼 수도,건물처럼 헐어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이제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근본적으로 고쳐 나가자. 정부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정책개발에 힘쓰고 국민교육 차원에서 교육투자를 늘려 나가고,국민은 나 보다는 공동체의식으로 의식개혁에 앞장서는 노력을 전개할 때다.자식이 부모를,제자가 스승을 구타하는 가치관의 전도현상이 다시는 이땅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조금은 더디고 고지식해 보여도 바른 길을 걷자.이 길만이 우리의 본 모습을 찾는 길인 것이다.
  • 성장나르시즘(외언내언)

    경제개발초기에 급속하고 무비판적인 공업화가 엄청난 산업공해의 후유증을 부를 것이란 일부 뜻있는 인사들의 경고성 지적이 없지 않았다.그렇지만 『배부른 걱정』으로 일축당했다.굶주리는 국민들이 적잖은 터에 공해운운하며 한가로이 앉아 있을 여유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시절 제2인자이던 한 실력자는 회의도중 담배를 피우려고 그어 댄 성냥의 불똥이 튀어서 양복에 구멍을 내자 국산성냥 못쓰겠다며 담당장관에게 화를 냈다가 그래도 성냥수출이 호조라는 설명에 『수출만 잘되면 그만』이라면서 크게 웃었다는 일화도 있다. 성장이 유일한 가치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졌고 모든 국가정책은 목표달성과 실적위주로 운용됐던 시절의 이야기다.성장 그 자체로 인식되는 GNP(국민총생산)가 늘어나는 것이라면 웬만한 부작용쯤은 문제가 안되었던 것이다.국가지도자를 비롯,정치인 행정관료 기업인 근로자 모두가 조건달지 않고 열심히 뛰면서 일만했다.그것이 최고의 미덕이었다. 연간 십 몇%씩 늘어나는 세기적 GNP신화를 창조한다는 자기도취의 성장나르시즘을 즐겼고 우리사회는 일단 크고 화려한 겉모습을 갖추는데 성공했던 것이다.그리고 급속한 성장일변도의 경제제일주의로 인한 불가피한 졸속건설,자연파괴,공해배출,사회혼란,황금만능 같은 부산물을 감당하고 정리해야하는 멍에도 동시에 지게된 것이 오늘의 우리들 자화상이다. 무분별한 건설계획으로 세워진 남산의 흉물 외인아파트를 해체한 것은 뒤늦게나마 우리가 지난날 시행착오를 뉘우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바로 잡았다는 의미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육교가 쉽게 무너지는 사실도 밀어붙이기식 성장전략의 부작용으로 풀이할수 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해체하고 고쳐나가야 할 과거의 실수가 너무 많다.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어쩔수 없었던 고도성장의 부산물이다.이제부턴 서두름 없이 잘 보고 뛰면서 성장의 내실을 갖추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성공적인 세계화를 위해서 더욱 그러하다.
  • 「수난의 남산」 제모습찾기 “본격화”

    ◎외인아파트 철거 계기로 본 청사진/주변시설 옮기고 건물 3∼5층이하로/“하얏트 등 산자락 호텔 철거” 여론 고조 22년간 서울 남산의 흉물로 자리 잡아온 외인아파트가 철거됨에 따라 남산 제모습찾기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 91년부터 2000년까지 10개년 장기계획으로 추진중인 이 사업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각종 시설물을 옮긴뒤 공원을 조성하는 일과 남산 주변 2백44만㎡의 건물높이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 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필동 수방사가 91년 5월 관악산쪽으로 옮겼고 같은해 12월 장충동 국악고교가 남산을 떠났다.국가안전기획부 건물도 지난해말 보상이 거의 끝나 내년말이나 96년초 남산에서 모습을 감춘다.한남동 일대의 외인단독주택 52채는 이전보상비 1천5백34억원중 절반 가량이 지급돼 내년에 철거된다. 또 중구 장충동의 어린이야구장도 다른 부지가 확보되는대로 96년쯤 헐린다.남산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미군 통신시설과 미군휴양시설은 98년 이후 이전,철거되며 한남동 남산맨션아파트와 개인주택들도 98년까지 보상을 마치고 철거된다.이들 시설물이 있던 자리는 한남·회현·장충·필동지구로 나뉘어 각종 공원시설이 들어서 시민의 보금자리로 새롭게 태어난다. 외인아파트 및 주택이 헐린 한남지구 15만8천㎡에는 식물전시장이 조성돼 96년에 문을 열고 체력단련시설·산책로·전망대·잔디광장도 들어선다. 수방사와 안기부 자리인 필동지구는 6만2천㎡에 96년까지 7채의 한옥촌과 공원이 들어서 전통문화동네로 가꾸어진다. 장충지구는 어린이야구장이 이전한뒤 남산의 자연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는 계류천이 복원돼 장충단로와의 완충공간 역할을 하게 된다.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하수를 개발,길이 3백70m,너비 2.5∼7m의 하천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남산의 제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이들 시설물뿐 아니라 남산자락을 에워싸고 있는 호텔 건물들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공원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남산 아래쪽 기슭에 버티고 있는 하얏트호텔은 이번에 외인아파트가 해체됨으로써 남산을 가리는 흉물 제1호 자리를 넘겨받았다. 타워호텔과 신라호텔은 하얏트호텔을 오른쪽으로 돌면서 남산을 에워싸듯 서 있다.서울역 앞 힐튼호텔은 남산의 왼쪽기슭을 가로막고 있다. 남산 제모습찾기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공청회를 열었을 때 가장 많이 지적돼온 이들 호텔 건물들은 서울시의 공원용지 지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거대상에서 제외됐다. 호텔건물 이외에 남산속에 지어진 남산시립도서관,국립극장,서울과학교육원,자유센터 등 대형 건물들도 남산의 제모습을 해치고 있다. 건물 높이가 3층 이하로 규제되는 지역은 수방사터,하얏트호텔 주변,장충체육관 일대이며 5층 이하로 묶이는 곳은 다산로·후암로·반포로 주변 등이다.
  • 22년만에 남산다운 남산 본다/외인아파트 철거되던날

    ◎수천시민 몰려 폭파 지켜봐/콰광 쾅쾅… 4분간격으로 폭삭/B동 폭파지연에 한때 불안감 72년 지어져 22년 동안 남산의 남쪽 얼굴을 흉물스럽게 가로막고 있던 남산외인아파트 16·17층짜리 2개동은 4분간격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차례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서울시민과 서울시,시공회사 관계자,TV로 이 순간을 지켜보던 국민 모두가 한꺼번에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 심장부에 있는 남산을 본래의 모습대로 되살리고,잘못된 도시계획을 바로잡기 위한 신호탄이 울렸다는데서 뿌듯함이 일었고 국내 고층건물에 처음 도입된 발파해체작업의 성공에 찬사를 보냈다. 「잘 지은 건물」이었으나 곧 남산의 자연경관을 해치는 「흉물」이 돼버렸던 이 아파트는 결국 서울정도 6백년을 맞아 「남산 제모습 찾기」의 일환으로 그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일 하오 3시.10에서부터 1까지 초단위 카운트다운이 이뤄지고 정각에 발파 버튼이 눌러진 순간 A동 16층짜리 아파트는 「꽝 꽝 꽝…」하는 폭파굉음과 함께 큰 새가 양날개를 접듯 건물 가장자리부터 땅으로 꺼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15초가 채 되기도 전에 중앙부마저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 아파트는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아래층에서 위층으로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지며 직사각형에서 사다리꼴로,다시 삼각형으로 시시각각 모습을 바꾼 뒤 끝내 먼데서는 흔적도 믿을 수 없게 사라졌다. ○…이어 『당초 2개동을 동시에 폭파철거할 예정이었으나 먼지가 가라앉은 뒤 두번째 발파를 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B동마저 허물기 위한 버튼이 눌러졌다.사람들은 『혹시 실패하는게 아니냐」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역시 A동처럼 15초도 되지않아 흔적을 감추고 말았다. 서울 남산이 본래대로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한편 강풍이 부는 가운데 운집한 구경꾼들이 폭파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하오 2시59분쯤 폭파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이 두차례 울리고 곧이어 동쪽 아파트건물에서 7∼8차례 굉음이 들리더니 건물이 주저앉듯 내려앉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1차폭발이 있은 뒤 4분쯤 지나자 다시 서쪽아파트건물에서 연속 굉음과함께 건물이 내려앉자 사방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 “20세기의 파괴예술”/해체공법은 어떤것

    ◎건물 무게중심파괴가 기술의 핵심/안전 중시 단축·점진붕괴기법 혼용 남산 외인아파트 2개 동을 4분여의 시차를 두고 불과 15초씩 이내에 완전 해체시킨 발파해체공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약의 폭발력을 이용,순식간에 건물을 붕괴시키기 때문에 「20세기의 파괴예술」이라고 불리는 이 공법은 건물의 무게중심을 화약으로 파괴해 주저앉게 하는 비교적 단순한 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의 무게중심은 물론 폭약의 적정량 등을 정확히 계산해야 하는 최첨단 공법이어서 미국 등 선진 10여개국에서만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또 지으려면 여러 해 걸리는 거대 건물을 일순간에 해체하다 보니 지반의 진동,폭발소음,폭풍압,파편의 비산 및 분진등 예기치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철저한 사전 안전대책이 필수적이다. 이날 폭약이 장치된 층은 A동의 경우,1·2·6·10·14층이고 B동은 1·2·5·9·12·15층. 화약이 0.5초 간격으로 터지면서 아파트는 산기슭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어져 아래층에서 위층으로,외벽에서 중앙으로 동시에 무너졌다. 하얏트 호텔,보광동 수원지,남산1호터널 등 붕괴현장과 이웃한 시설물과 아파트 앞쪽 사이가 비스듬히 경사진 점을 고려,파편물이 산비탈 아래로 굴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발파해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붕괴패턴의 선택. 코오롱측은 이번 해체 작업에 단축붕괴와 점진붕괴 기법을 혼합했다.단축붕괴는 구조물의 하부가 마치 천체망원경이 접히듯이 제자리에서 함몰되는 형태로 시각적 효과가 좋은 점이 특징이다. 붕괴에 따른 안전을 중시한 점진붕괴는 건물 끝에서부터 남산 기슭쪽으로 약간 치우쳐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뜨리는 기법이다. 시공을 맡은 코오롱건설과 미국의 발파전문회사인 CDI측은 「절대안전시공」 「완벽시공」 「저공해시공」을 기본으로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9월12일부터 50일 계획으로 연인원 3천5백명을 동원한 코오롱측은 22년전 이 아파트를 지은 주택공사의 설계도면을 토대로 골조등을 정밀분석,적정 폭약량등 세부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폭파때 부근으로 파편이 튀지 않도록 천장과 유해성분이 함유된 바닥재인 아스타일을 제거했으며 철망과 부직포 등을 이용한 이중방호막도 설치했다.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이날 남산 외인아파트가 성공적으로 해체됨으로써 서울 동부이촌동 한강 민영아파트 등 재건축 사업에 「파괴예술」로 불리는 이 공법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남산아파트 해체 총지휘 구돈회 시본부장(인터뷰)

    ◎훼손된 환경 복구 어려움 절감/역사적 장면 극적효과에 보람/출근때 사찰 들러 성공 빌었다 서울 남산 외인아파트 해체작업을 총괄지휘한 구돈회 서울시종합건설본부장(57)은 20일 발파현장에서 해체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지켜본 뒤 『자연을 훼손하기는 쉬워도 제모습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어려웠던 점은. ▲국내에서 처음 실시한 고층건물 발파 해체 작업이라 마음 걱정을 많이했다.그러나 1천1백만 서울시민들이 남산을 되돌려 주기를 원했던 만큼 추진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또 20여차례에 걸쳐 실시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공학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난 상태여서 성공적으로 끝나리라 확신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나오다가 부근 사찰에 들려 이번 해체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빌었다. ­이번 공법을 선택한 이유는. ▲외인아파트처럼 고층이면서 견고한 건물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붕괴시키는 방법이 최선책이다.역사의 한 장면을 극적으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15초 이내에 주저앉히는 방법이 좋았다. ­미국 전문회사인 CDI와 코오롱측이 같이 참여하게 된 동기는. ▲당초 외국전문회사만에게 해체작업을 맡길 계획도 세웠었으나 국내 기술력도 높인다는 차원에서 고단위기술인 이 공법의 노하우 이전을 조건으로 코오롱이 참여하게됐다.CDI회사는 발파해체공법의 원조격인 전문회사로서 그동안 실적이 뛰어날 뿐만아니라 이번 공개입찰을 통해서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발파과정에서 남산 1호터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발파충격으로 인한 균열가능성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에게 의뢰,시뮬레이션 작업까지 했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차량통제를 했다. ­성공 소감은. ▲자연환경이란 훼손하기는 쉬워도 원상대로 복구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을 느꼈다.시민들 스스로 환경 감시자가 되어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데 협조해 주기 바란다.
  • 오늘 15초만에 해체/남산 「22년 흉물」 외인아파트

    ◎하오 3시 국내 최초 폭파공법으로/다이너마이트 4백70㎏ 연쇄 폭발/안전위해 인근일부도로 교통통제 서울 남산의 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지적돼왔던 외인아파트 2동이 건립된지 22년만인 20일 하오3시 국내 최초의 폭파공법으로 철거된다. 연건평 1만8천평의 이 아파트는 2천3백개의 구멍에 설치된 4백70㎏의다이너마이트가 1백10차례에 걸쳐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15초만에 완전 해체될 예정이다. 아파트 폭파를 맡은 코오롱건설측은 지난 9월12일부터 연인원 4천여명을 동원,폭파에 따른 세부준비작업을 벌여 폭파시 주변으로 파편이 튀지 않도록 유리창과 천장 및 바닥재를 제거했으며 아파트기둥에 2천3백개의 구멍을 뚫어 4백70㎏의 다이너마이트를 장치한뒤 19일 마지막 도화선연결작업까지 마무리했다. 폭파방법은 화약과 뇌관사이에 폭발지연제가 장치돼 폭발시 순간적인 시차를 두어 가장자리에서 중심부로,아래층에서 위층으로 폭파가 진행돼 직사각형에서 사다리꼴로,다시 삼각형으로 변해가며 해체된다. 다이너마이트가 1백10차례에 걸쳐 연쇄폭발하는 시간은 8초,건물이 완전히 내려앉는데까지는 모두 15초가 걸릴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 작업과 관련,발파시작 30분전인 하오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하얏트호텔입구∼한남동고가도로와 남산1호터널,발파 15분전인 하오2시45분부터 3시30분까지는 용산2가동사무소입구∼하얏트호텔입구의 교통을 각각 통제한다. 또 인근주민의 안전을 위해 ▲80m이내는 발파시작 2시간전인 하오1시부터 ▲1백30m이내는 하오2시부터 ▲2백m이내는 하오 2시45분부터 출입이 통제된다.
  • 남산외인아파트 폭파지휘 최수일소장(인터뷰)

    ◎“한치 오차없는 「폭파 예술」 선보일터”/철저한 사전준비로 성공 확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발파해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습니다』 서울 정도 6백년을 맞아 남산제모습찾기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남산외인아파트 폭파철거를 현장지휘하고 있는 최수일 현장소장(코오롱건설 이사·47)은 발파해체에 대한 시민들의 성공여부를 의식한듯 『순간폭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심적으로 다소 부담이 되긴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깨끗이 씻길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이번 폭파철거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잘 알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철저한 준비작업을 해와 성공적으로 끝날 것으로 확신한다. ­코오롱건설이 발파해체작업을 맡은게 처음이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 발파해체작업은 코오롱건설의 데뷔작이다.그런만큼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결과만 기다릴 뿐이다.특히 발파전문회사인 미국 CDI와 완벽하게 협조체제를 이뤄 잘 될 것으로 확신한다.비록 우리는 처음 도전하지만 CDI는 47년동안 6천여건의 발파작업을 해오면서 한번의 실패도 없었다.그래서 이번 폭파작업을 계기로 축적된 경험을 전수하려 한다.기술개발의 과도기에 있는 국내기업들로서는 경험전수가 중요한 요소다. ­국내기업들가운데 발파작업이 실패한 예도 있는데. ▲그동안 한국화약·대림엔지니어링·동부건설·성도건설등이 발파작업에 참여해 더러 실패도 했다.그 원인을 살펴보면 제휴사와의 불협화음,국내기업의 자만감,그리고 외국회사의 국내기업에 대한 인식의 차이등을 들 수 있다. ­얼마동안 준비했으며 발파는 어떻게 하나. ▲지난 9월12일 수주한 이후 50여일을 밤낮없이 준비해 왔다.발파는 대략 7단계로 나뉘는데 내부의 수장재를 철거하고 내벽을 해체한 다음 사전파쇄작업에 들어간다.이어 천장에 구멍을 뚫어 폭약을 설치하고 선을 연결한 다음 발파하게 된다.약 2천3백개의 구멍을 뚫어 4백70㎏의 폭약을 설치했다.그동안 남산외인아파트내에서 두번의 시험발파작업을 했는데 성공적으로 끝났다.우리회사 기술진 12명과 CDI 전문요원 6명이 참여했다.
  • 「나뭇잎 흰반점 현상」 피해 극심

    ◎기준치 넘는 「오존」 오염이 원인/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조치 시급/응용생태연 조사 결과 자동차 매연가스의 오염이 극심한 지역에 나타나는 나뭇잎의 흰반점 현상이 서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한 학회의 관찰에 의해 밝혀졌다. 한국응용생태연구회(회장 이경재 서울시립대교수)는 9일 서울시내 전역의 나뭇잎에 오존의 피해로 깨알같은 반점이 나타나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자동차 덜타기 시민의식 전환과 당국의 교통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 연구회는 지난해부터 이같은 현상이 일부지역의 진달래,철쭉,개나리,복숭아나무의 잎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던 것이 올해들어 서울시내 전역으로 번졌는데 특히 진달래와 철쭉의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이같은 현상이 심한 지역은 남산 팔각정 주차장인근,남대문인근,잠실 장미아파트,서울시립대교정,개포동 시립도서관,종묘주차장 시민공원 등이었다. 이교수는 『피해가 심한 진달래,철쭉이 지난 8월 초록색 대신 탈색된 잎으로 변한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며 가을들어 잎이 말라 버리는오존피해는 식물의 성장을 정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말라죽게 돼 생태계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이제 아황산가스 대신 매연가스를 걱정하는 선진국형 대기오염피해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서울시내에 1백80만대의 자동차가 운행중인데 이중 36%가 디젤유를 사용하고 있어 올들어 오존농도가 10회 이상 기준치를 넘어선데다 더위와 가뭄의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생태연구회는 이에따른 대책으로 시민들의 자율적인 자동차운행 횟수 줄이기와 당국은 자동차 배기가스의 배출규제를 현행의 3분의 1까지로 강화하고 엔진에 촉매장치 부착을 의무화해 엔진의 효율을 높여 배기가스를 줄이는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회는 독일의 경우 산림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어 국민운동으로 자동차 대신 자전거타기를 권장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우리나라도 멀지않아 심각한 오존피해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처 박희만교통공해과장은 『자동차가 대기오염의 70%를 점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버스의 디젤유 배출이나 저공해차개발이 외국에 비해 5∼10년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에따라 디젤유 엔진의 후처리장치를 개발중에 있으며 매연배출의 규제도 강화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선시대 통신수단 집중연구/“순천∼서울 「봉수」에 7시간 소요”

    ◎청주대박물관 박상일씨/해안선 연결한 62개 봉수대 총800㎞/왜적 육지 침범하면 「5거」로 소식전달 봉수는 횃불(봉)과 연기(수)로 급한 소식을 알리던 선사시대 이래 인류의 주요 통신수단이었다.우리도 삼국시대 이래 역대 왕조가 이 봉수제를 운영한 것으로 기록에 나타나 있다.조선시대 변방에서 일어난 변란이 봉수제를 통해 조정에 알려지려면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박상일 청주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서울나들이」를 주제로 1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향토사연구 전국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순천에서 서울까지의 봉수제 운영」이라는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이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박씨에 따르면 조선시대 봉수제도는 세종대에 정비되어 큰 변화없이 유지되다 1895년 봉수군이 해체되며 폐지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봉수제는 크게 다섯개 노선으로 운영된 것으로 전한다.제1거는 함경도 경흥에서 은성 북청 안변 철원 양주,제2거는 경상도 동래에서 영천 순흥 충주 광주,제3거는 평안도 강계에서 의주 평양 개성,제4거는 의주에서 삼화 장연 해주를 각각 거친다.제5거가 바로 순천에서 출발하는 노선으로 모든 노선의 종착점은 서울 목멱산(남산)이다. 「증보문헌비고」(1908년)에 따르면 순천(여수) 돌산섬에서 서울 남산까지 소식을 전달하려면 모두 62개의 봉수대를 거쳐야 했다.장흥 강진 영암 해남 진도 나주 목포 무안 함평 영광 부안 옥구 서천 보령 홍주 서산 태안 해미 당진 면천 양성 수원 남양 안산 인천 김포 강화 교동 통진 양천이 대표적인 중개지점이다.서남해안의 해안선과 섬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임을 알수 있다. 한편 제5거는 옥구 점방산에서 또 하나의 노선으로 갈린뒤 임피 함열 은진 공주 천안 아산을 거쳐 양성에서 다시 해안을 따라 올라온 노선과 합쳐진다.이 내지봉수는 전라도 지방의 소식을 복잡한 연변봉수를 거치지 않고 빨리 조정에 전달하기 위해 세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62개의 봉수를 거치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서울에서 여수까지의 직선거리는 4백㎞ 정도이다.그러나 봉수는 해안선을 끼고 도는데다 굴곡 또한 심해 제5거의 경우 8백㎞ 정도는 된다는 것이 박씨의 추정이다.봉수는 대략 1시간에 1백10㎞ 가량 전달된다고 한다.그렇다면 소식을 순천에서 서울까지 7시간 정도가 결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씨는 그러나 선사시대 이래 인류의 통신수단이었고 중앙집권적 군주국가 시대에 중앙정부의 권위를 상징하던 봉수유적이 이제 황폐화되어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됐다고 개탄했다.봉수대는 전망이 매우 좋은 곳에 있었던 만큼 봉수를 파괴하고 군사시설 통신·방송 중계소 등이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학계가 봉수터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연구를 벌이고 보존대책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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