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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탐험] 시골역장(4)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경강역(경춘선)에 가면 플랫폼 옆에 ‘아름다운 시골역’이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지난 98년 말부임한 김진만(金鎭萬·45)역장은 철로옆 공간에 토끼 사육장을 설치하고 화단에 장독대·절구·지게·소쿠리 등 시골정취가 풍기는 소품들을 비치했다. 또한 메밀밭(200평)과 조롱박·수수·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자연생태학습장(80평)도 만들어 놓았다.이러한 일에는 김씨의 개인돈 400여만원이 들어갔다.이로 인해 경강역은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오고 TV 촬영장소로 각광받는 명소로 떠올랐다.김씨는 “역에 향토적 이미지를 심기 위해 쉬는 날이면 지방을 돌면서 방치된 옛 물품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반면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역(영동선·역장 金在根)은 지난 97년부터 해돋이 관광열차가 운행되면서 하루 10여명이 드나들던 시골역에서 4,500여명이찾는 ‘스타역’으로 탈바꿈했다.열차 수익을 엄청나게 늘린 효자역이지만개발과 더불어 역주변에 100여개의 음식·숙박업소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한적하고 운치있는 역으로 기억하던 사람들을 아쉽게 한다.최근에는 동해시부평동 추암역도 해돋이를 관광상품으로 내놓고 정동진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태백시 삼수동 추전역(태백선)은 ‘하늘아래 첫 역’으로 불린다.해발 855m로 전국 철도역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주변에 마을이없어 이용객이 1년에 서너명에 불과하지만 열차 교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때문에 직원은 6급역답지 않게 10명이나 된다.황병청(黃炳淸·36)역장은 “역에는 사람들이 드나들어야 하는데 ‘눈꽃관광열차’가 정차하는 겨울철외에는 사람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정선군 남면 무릉리 증산역(정선선·역장 韓文熙)은 미니열차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구절리역까지 7개 역 45.9㎞를 운행하는 열차는 이용객이 적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관차가 객차 1량만을 달고 운행하기 때문에 ‘꼬마열차’로 불린다.주말과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에만 특별히 2량을 달기 때문에 꼬마열차를 면한다. 경주시 안강읍 안강역(동해남부선) 최해암(崔海岩·48)역장은 특이한 부업(?)을 하고 있다.10년이 넘게 결손가정 아동과 불우이웃을 돕는 ‘카루나의모임’을 주도하고 있으며 경주YMCA ‘10대의 전화’ 상담실장도 맡고 있다. 최씨는 “철도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보아와 조그만 보탬이라도 주려고 이러한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골역에는 주민들의 삶과 시대의 변화,철도인의 마음과 애환이 투영된 채오늘도 기차가 달리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
  • “지리산 폭우때 숨진유족에 국립공원공단 13억원 배상하라”

    서울지법 민사합의26부(재판장 沈昌燮 부장판사)는 20일 지난해 여름 지리산 폭우로 숨진 야영객들의 유족 권모씨 등 33명이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을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유족들에게 12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그러나 국가와 경남산청군에 대한 유족들의 청구는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시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이 야영객들의 대피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과실책임이 인정되므로 유족 1인당 1,103만원∼1억898만원씩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지난해 7월31일 밤부터 8월1일 새벽 1시까지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려 지리산 대원사 계곡 주변에서 야영을 하던 가족 23명이 숨지자 같은 해 10월 19억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 남산공원‘야생동물의 낙원’…현재 59종 서식

    서울의 한복판 남산이 야생동물들의 낙원으로 바뀌고 있다. 19일 서울시와 남산공원관리소에 따르면 현재 남산공원에는 고라니와 솔부엉이를 비롯해 다람쥐,들쥐,조류 등 모두 59종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중인 ‘남산공원 야생동물 증식사업’에 따라 지난 6월 처음방사된 고라니 4마리는 당초 우려와 달리 남산 생태계에 잘 적응하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남산공원관리소는 앞서 지난 5월 서울대공원 인근 청계산에서 채취한 산개구리와 도롱뇽 알 수백개씩을 방사했고 야외식물원 연못에는 흰뺨검둥오리새끼 12마리를 풀어놓았다. 관리소는 흰뺨검둥오리 새끼가 아무 탈없이 잘 자라자 8월에는 한국조류협회의 협조를 받아 청둥오리를,지난달 14일에는 솔부엉이 7마리를 방사했다. 솔부엉이는 서대문구 신촌동과 성북구 장위3동,국방부 영내 등지에서 부상당한 상태로 구조된 것들로 방사후 빠른 적응상태를 보이고 있다. 관리소는 야생동물이 이처럼 늘자 이들의 서식환경을 알맞도록 가꿔주기 위해 공원내 모든 지역에 걸쳐 귀화식물을 제거했고 자연학습장 주변에 생태연못도 만들었다. 19일 공원을 찾은 시민 이승혜(서초구 서초동)씨는 “서울 한복판의 야산에서 야생동물들을 관찰할수 있다는게 신기하다”면서 “아이들도 동물원이나식물원의 꽉 막힌 공간에서 관찰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제형(李濟炯) 남산공원관리소장은 “멀지않아 남산을 찾는 시민들이 각종야생동물들의 뛰노는 모습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야생동물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대형 전기히터를 설치하고 냇물 결빙으로 마실 물이 부족하지않도록 물받이통도 달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moon@
  • 내년부터 남산순회 셔틀버스 내년부터 운행

    서울시는 남산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내년 상반기부터 ‘남 산순회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셔틀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중·소형 버스가 투입될 예정이다.요금은 500∼1,000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시는 셔틀버스 운행에 앞서 오는 20일 서소문별관에서 시 관계자와 전문가 들이 참가하는 자문회의를 갖고 운영형태,순회코스,요금 등 세부적인 내용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용수기자
  • 용산·중구 8개동 1만여가구 오늘 오후∼내일 오전 단수

    중구와 용산구 8개 동 1만6,635가구에 대한 수돗물 공급이 남산배수지 공사 로 12일 오후 7시부터 13일 오전 5시까지 중단된다. 급수중단 지역은 중구 신당2동 432의2165∼832의3 일대 약수가압구역과 신 당3동 366의160∼369의7,장충동2가 산14의67∼208호,용산구 보광동 247,265 일대와 이태원1,2동 5·73·96·101·102·119·126·135·193·196·203∼2 05 일대,한남1,2동 620·686·732·733·737·744 지역 등이다. 또 서초구 방배1·2·3동과 관악구 남현동,동작구 사당1∼5동과 동작동 일 부지역 2만7,000여 가구도 방배가압장 수전반 교체공사로 14일 자정부터 당 일 오전 4시까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유서같은 유고소설-장용학 ‘빙하기행’

    “아픔에는 어디까지라는 한계가 없었다.숨이 끊어지지 않는 한 어디까지라도 아파질 수 있는 육신이 저주스러웠다.그런 육신과 인연을 끊고 싶었다.비명을 흘리면서 뒹구는 자기 자신을 거기에 떼쳐 버리고 도주하고 싶었지만아픔은 놓아주지 않았다” 지난 8월31일 타계한 장용학(張龍鶴·사진)의 유고(遺稿)소설 ‘빙하기행(氷河紀行)’의 일부다.‘문학사상’이 발굴하여 10월호에 실은 이 작품은 미발표작 ‘천도시야비야(天道是也非也)’의 초고에 해당한다. 장용학은 ‘요한시집’과 ‘역성서설(易姓序說)’‘비인탄생(非人誕生)’등 실존주의적 색채를 띤 일련의 우의(寓意)적 작품들로 한국 지식인 소설의개척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들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어 읽기가 쉽지않은 편이다. ‘빙하기행’은 그러나 이례적일 정도로 정치체제의 비판이라는 현실적인문제를 다루고 있다.특히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고문에 대한 묘사가 매우 사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전작들과 차별적이다. 장용학은 1962년 ‘원형의전설’ 이후 반절필상태에 들어가 1987년 ‘하여가행’ 이후로는 침묵해 왔다.그런 그가 왜 이런 작품을 썼으며,왜 발표하지않았을까. 문학평론가 박창원(청양대교수)이 말년의 작가와 이야기를 나눈 데 따르면장용학은 1960년대 ‘경향신문’과 ‘동아일보’의 논설위원을 지냈으나 박정희정권에 대한 부정적 입장 때문에 해직됐다. 당시 그는 ‘남산’에 두차례 끌려갔고,이후 감시를 받는 생활을 했다.이런와중에서도 ‘문학실천협회’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이런 제3공화국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칩거를 시작했으나,임종 때까지 이어질줄은 몰랐다고 한다. “개 돼지처럼 취급되는 수모에서 오는 수치감에 자기 혐오의 수렁에 빠졌고,늘 자기를 보고 있는 누구의 눈을 느껴야 했는데 암만 해도 그것은 자기의 눈인 것 같았다.그 눈앞에서 그는 나날이 비굴해지고 천해져갔고 그 눈이두렵고 부끄러워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그는…겨울만 있는 세계로쫓겨났고,자기를 보고 있는 눈을 의식하면서 살아야 했다” ‘빙하기행’의 한 대목이다.바로 장용학이 왜 수모를 당한 이후 오랜 칩거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작품활동도 이어갈 수 없었는지를 밝힌 대목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그런 점에서 ‘빙하기행’은 유고이자,유서라고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 [서동철기자]
  • 경산 신지식인·마을 선정

    경북 경산시(시장 崔喜旭)는 30일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적으로 노력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한 신지식인 3명과 신지식인마을 1곳을 선정,발표했다. 시는 새 천년을 앞두고 주민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신지식운동을 확산시키기위해 신지식인과 신지식인 마을을 분기별로 추천과 심사를 거쳐 자체 선정,시장 명의의 인증패를 주고 시상할 계획이다.시는 이들의 생산품 판로를 개척하고 관련정보를 지원하며 각종 교육때 이들을 강사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1차 신지식인으로 뽑힌 김진수(47·남산면 전지리)씨는 12년동안 4,500여평에 거봉 포도를 시설재배해 연간 1억2,000여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생장 조절제 처리와 씨없는 무핵 비대화 기술 등을 해당 농가에 보급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화의(64·남천면 하도리)씨는 선진 영농기법에 의한 아콰리쿠스버섯 재배로 연간 2억여원의 안정된 수입 확보와 일본 시장 판로 개척,버섯효소를 추출해 만든 고부가 보조·가공식품 개발 등이 높이 평가됐다. 중졸 학력으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김종암(40·사동)씨는 지난 92년 자장면에 야채를 면(麵)처럼 잘게 썰어 넣어 음식찌꺼기를 90%이상 줄인 환경자장면과 항암효과가 있는 된장 자장면(97년 특허출원) 개발 노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지식인 마을로 선정된 남천면 산전리는 농가 77호가 기후와 토질 등 지역 여건을 최대한 감안한 MBA포도 재배로 연간 25억원(농가당 3,200여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마을로 지난 97년 새마을중앙회장상 등 13차례 수상했고올해 제5회 세계농업인상 수상후보로 추천돼 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
  • [시·구의원 초대석] 鄭東一 중구의원

    중구의회 정동일(鄭東一)의원(사진)은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한다.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도심재개발을 비롯해 경로당 건설,쉼터 조성 등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정의원이 평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체계적인 도심 재개발과 가로정비다. “관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공사가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진행,중복공사 등으로 인한 경제손실이 없도록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의원은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강한 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가로정비 방안의 하나로 남산동 일대 주택가에 널려있는 전선과 통신케이블을 땅속에 묻는 지중화사업을 위해 두달여동안 한국전력을 쫓아다닌 끝에 지난해한전으로부터 14억의 예산을 따낸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요즘은 제일 큰 관심사가 ‘명동 관광특구’ 지정문제다.그 스스로 자율추진위원회 위원을 맡아 서울시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펴고 있는 중이다. “중구는 서울의 중심지이면서도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지역개발이 뒤쳐지는 등 발전이 더뎠습니다.다행히 최근 상주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떠났던 주민이 되돌아오는 살기좋은 지역이 될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 하겠습니다”김재순기자
  • 서울 각 자치구 가을맞이 축제…마음이 살찐다

    서울 각 자치구가 결실의 계절 10월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를 마련,주민들에게 풍성한 가을을 선사하고 있다. 운동회철에 맞춰 주민화합을 다지는 체육대회가 곳곳에서 펼쳐지는가 하면지역특성을 살린 문화행사도 다양하다. 강동구는 다음달 1일 한강 광나루둔치에서 ‘새천년맞이 구민체육대회’를연다.농악놀이에 이어 족구 등 11개종목의 경기를 갖고 부대행사로 농산물공산품 판매장도 운영한다. 22∼24일에는 암사동 선사주거지,해공공원,구민회관 등에서 ‘강동선사문화축제’를 마련,원시인시절 등 조상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지역 문화유산인 ‘바위절 호상놀이’ 재현행사도 갖고 구립예술단 공연,청소년 사생대회,액세서리박람회,옛날자장뽑기 경연 등 부대행사 역시 풍성하다. 종로구는 개천절인 3일 사직공원에서 개천절 대제전을 올리고,중구는 구민의날인 1일부터 10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동국대운동장 등에서 전통축제,구민체육대회,맛자랑 경연대회 등을 연다.강남구 역시 1일 구민의 날을 맞아축하공연을 갖는다. 성북구는 22일 구민회관에서 유명 연예인 등이 출연하는 가을음악회를 열고,29일에는 개운산 운동장에서 개청 50주년을 기념해 주민화합을 다지는 체육대회를 마련한다. 이밖에 은평구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통일로파발제를,영등포구는 이미 주민과 함께하는 풍성한 행사를 마련,다음달 8일까지 계속중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지하철 5·7·8호선 역사-터널 1,271곳 금가고 물새

    개통된 지 2∼4년밖에 안된 서울시내 지하철 5·7·8호선의 역사와 터널 곳곳에서 누수와 균열 등 결함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가 28일 국회 건설교통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7·8호선에서는 균열 825건,누수 446건 등 모두 1,271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특히 하자발생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1,001건(균열 729건,누수 272건),하반기 1,124건(균열 557건,누수 567건)에 이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개통시기가 14∼25년이 지난 지하철 1∼4호선도 올 상반기 안전점검결과 균열 2,288건,누수 910건,기타 2,839건 등 모두 6,137건의 크고 작은 결함이생겨 보수공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시 관계자는 “지하철 시설물의 균열과 누수는 주로 온도변화에따른 콘크리트 신축작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구조적 안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서 “현재 시공회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산 1∼3호터널 등 서울시내 대부분의 터널에 대한 안전점검결과 벽면과 천장 등 곳곳에서 균열과 누수 등 크고 작은 결함이 나타나 보수공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재순기자 fidelis@
  • 한가위 맞이 행사‘한아름’

    추석을 전후해 서울과 경기지역 명소와 고궁,박물관,놀이시설 등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행사는 상당수가 무료여서 교통난과 경제적 부담이 없이 가족단위로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23∼26일 안성유기전과 전국민속주축제 등 풍성한행사가 마련되고 운현궁에서는 26일 우리춤공연이 펼쳐진다. 경복궁에서는 다음달 1일 새천년맞이 한가위 국민음악회가 열리고 어린이대공원에는 군악대연주,풍물공연,민속놀이 등이 준비되는 등 시내 곳곳이 한가위맞이 공연으로 채워진다. 경기도내에서도 23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재이북 부조 합동 경모대회’가열리는 것을 비롯해 지역별로 다채로운 잔치판이 펼쳐진다. 24일 성남에서는 외국인 노래자랑대회가,23∼24일에는 안양에서 안산,군포,의왕지역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체육대회가 열린다.부천시는 26일 복사골한가위시민축제를,군포시는 25일 축구시합 등을 준비했다. 각 행사는 비가 올 경우 취소될 수도 있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원 김병철·조덕현기자 kbchul@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5)’순인 삼촌’

    필화 10년 뒤인 1988년 현기영은 자신이 겪었던 고초를 ‘위기의 사내’란소설에서 그대로 재생시켜 놓았는데,이 장면은 아마 YWCA위장 결혼 사건의역사적인 증언이 될법 하여 여기 옮겨본다. “위장 결혼식의 신랑은 카네이션 꽃에 흰 장갑 끼고 서서,해사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손님들은 ‘신랑 그만하면 잘 생겼는걸’,‘혹시 신혼여행은 빵깐으로 가는 거 아냐’하고 농담을 걸며 입장하고,예정시간보다 훨씬늦어져 강당이 사람들로 빼곡 들어차자 돌연 단상에 현수막이 내리 걸리고잇따라 강당 곳곳에서 삐라가 분수처럼 솟아올라 사람들 머리 위로 떨어지고,마이크에서 격정적인 목소리가 폭포수처럼 터져나오고,사복들이 급히 강당을 빠져나가고,반 시간도 못되어 경찰진압대가 들이닥치고,대회장은 연행조의 난입으로 금방 수라장으로 변하고,뒤이어 벌어진 대회장 밖 명동길 시위도 얼마 후 진압되었다.상황은 끝나고 호송차량 두 대가 연행자로 만원이었다.”그 이틀 뒤인 11월26일,계엄사는 위장결혼 사건으로 함석헌·박종태·양순직·김병걸 등 96명을 포고령 위반으로 검거,조사중이라고 발표했다.바로 이날 종암동 소재의 서울사대 부속고교로 출근한 작가 현기영은 수업에 들어가려던 교실 앞 복도에서 관할 성동경찰서원들에 의하여 연행당했으나 바로 중부서로 인계되어 갇혀 있는데 실내 방송으로 수배자 명단이 흘러 나오는 속에후배들 이름이 넷이나 포함되어 있어 필시 제주 출신 친목회를 겨냥한 것이려니 여겼다.며칠 뒤 현기영은 중부서 지하실로부터 끌려나와 검정색 승용차에 실려 남산으로 넘어갔다.도착지는 유명한 서빙고동 보안사였고,당시로서는 중범자를 다뤘던 합동수사본부로 인계된 것이었다. 체험자들의 수기를 통해 알려진대로 그는 군복으로 갈아 입혀진 뒤 2박3일동안 혹독한 육체적인 학대를 당했다.애초에는 친목회 명단을 밝히라며 매질만 반복하다가 소설 ‘순이 삼촌’을 거론하고 부터는 “왜 이렇게 썼느냐”고 추궁하면서 아예 빨갱이로 몰아갔다. 소설 ‘위기의 사내’에서 작가는 당시의 고문을 이렇게 묘사했다. “해병대에서 5파운드 곡괭이 자루를 대여섯 대까지는 신음소리 내지 않고맞아본 그였지만,당장 첫 매에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매가 몸에 터질때마다 강한 충격이 살속을 파고들어 뼈를 울리고 골수를 후볐다.(중략) 매는 한쪽 허벅지 주위를 나선형으로 돌며 빈틈없이 골고루 타격한 뒤,다른쪽허벅지로 옮아가고,이어서 정강이 뒤쪽,팔뚝,어깻죽지….매는 뼈를 피해 살집만 골라 정확히 타격했다.(중략) 아,이 고통스러운 육체를 벗어버릴 수만있다면! 정신을 배반하는 육체,제 몸이 이렇게 저주스러울 줄이야.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어,차라리 죽을 수만 있다면! 가무라치기라도 했으면….”이어 작가는 매질의 심리학적 파급효과를 “매질이 끝났을 때 그는 교사도,작가도 아닌,세 아이의 아버지도,한 여자의 남편도 아닌,그 무엇도 아닌,팬티에 겁똥을 깔긴 한 마리의 사냥감 짐승이었다”고 쓴다. 현기영의 성장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 군에 몸 담았던 아버지를 추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그게 이 위기의 돌파구에 어느 정도 작용을 했을까. ‘빨갱이’에서 벗어난 그는 마지막 단계로 구둣발 세례를 받고는 집시법 위반으로 20일간 남부경찰서에서 구류를 살고 석방되었는데,그건 “잉크빛,보랏빛으로 물든 그의 몸뚱이”에 남겨진 맷자욱을 치유시켜 내보내려는 기간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20일 구류를 무사히 살고 출감한 작가 현기영 앞에 기다리고 있었던것은 ‘순이 삼촌’ 제 2막이었다.
  • 중구 10월1일 구민의 날, 각종 문화행사 풍성

    서울 중구(구청장 金東一)가 구민의 날을 제정,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다양한 주민축제를 마련한다. 지난 1943년 중구라는 명칭을 사용한 이래 처음으로 갖는 구민의 날 행사다. 구민의 날 제정과 관련,구는 그동안 신당동과 중림동이 편입돼 현재의 행정구역이 확정된 75년 ‘10월 1일’안과 일제때인 43년 경성부 안에 중구가 생긴 ‘6월 10일’안,숭례문 건립일인 1396년 ‘3월 4일’안 등 세가지를 놓고몇차례 여론조사를 거치는 등 고심해오다 최근 10월 1일을 구민의 날로 확정했다. 첫날인 1일에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널뛰기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떡메치기도자기빚기 등 전통놀이와 문화행사가 마련되고, 2일은 동국대 운동장에서‘중구민 한가족 체육대회’가 열린다. 이어 노인장기대회(5일 구민회관),‘우리집 맛자랑 경연대회’(6일 구청 강당),‘어린이 글짓기·그림그리기 대회’및 ‘주부백일장’(7일 남산),‘장충단제’(8일 장충공원),‘중구민 한가족 걷기대회’(10일 남산) 등이 개최된다. 김재순기자 fidelis@
  • 한가위 두배로 즐기는 전통민속놀이

    추석은 우리민족의 가장 풍요로운 명절이다.한 해의 농사를 수확한 후 그햇곡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하는 민족 고유의 최대 명절이다.옛부터소놀이·거북놀이·씨름·줄다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겼다.현대화 과정에서 민속놀이는 대중속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추석을 맞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가 여러 곳에서 펼쳐진다.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의 추석연휴동안 민속놀이와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경복궁·창경궁·덕수궁 추석을 맞아 전통문화와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옛 궁궐에 가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경복궁·창경궁·덕수궁서는 특히 전통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널뛰기·제기차기·팽이치기·윷놀이·투호(화살을 던져 병속에 넣는 놀이) 등을 관람객들이 즐길수 있다.경복궁 (02)732-1932,창경궁 (02)762-4868,덕수궁 (02)771-9952. 국립민속박물관 관람객들이 직접 즐길 수 있는 윷놀이·제기차기·팽이치기·투호·널뛰기·굴렁쇠 굴리기 등 전통민속놀이 행사가 20일부터 27일까지 박물관 앞마당에서 열린다.(02)734-1341. 한국민속촌 고향에 못간 사람들을 위한 추석차례 지내기가 추석날 양반가에서 열리고 장터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송편만들기 행사가 있다.중요무형문화재공연으로 북청사자놀이(24일)와 송파산대놀이(26일)가 펼쳐진다.전통혼례식,호남우도 농악,성주맞이 고사,택견 배워보기 한마당,민속놀이한마당(널뛰기·그네뛰기·투호·윷놀이·제기차기·팽이치기 등),전통생활체험(괴나리봇짐 져보기·디딜방아·맷돌·새끼꼬기 등)은 24∼26일까지 매일 있으며 닭싸움(24·25일),떡치기(25·26일)도 예정돼 있다.(0331)286-2111,2116. 남산골 한옥마을 추석 상차림 전시 및 차례 예절 시범과 강좌가 9월18·19·23·24일 개최된다.공동마당에서는 23일부터 26일까지 개설되는 추석먹거리 코너에서 송편·식혜·한과 등 추석 음식을 맛볼 수 있다.한옥마을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4일 천우각 광장에서 열리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추석잔치.산업근로자 등 200여명의 외국인을 초청하여 강강술래를 체험케 하고,전통혼례 시범도 선보인다.사물놀이,남사당 놀이,안성 농악,전국 민속주 전시등도 예정돼 있다.(02)2266-6937. 롯데월드 춘향전,시집가는 날,사물놀이,차전놀이 등 전통민속놀이를 길놀이 형태로 보여주는 전통민속 퍼레이드가 20일부터 26일까지 매일 펼쳐진다. 한가위 큰 잔치(24·25일)에서는 전통 민속무용단의 부채춤,북춤,어린이 사물놀이,인기가수 공연을 볼 수 있다.가족민속놀이 대회(24·25일)에서는 온 가족이 참가하여 제기차기·윷놀이·노래자랑 등을 즐길 수 있다.롯데월드민속박물관에서도 국악한마당(25·26일)과 민솔놀이 경연대회(23∼26일)가펼쳐진다.(02)411-2102∼7. 에버랜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23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진다.투호·줄넘기·윷놀이 등의 전통놀이와 서울풍물단의사물놀이 및 록음악의 이색적 만남인 ‘두드락’ 공연과,임금·왕비·장군의 전통의상을 입은 연기자들이 손님과 사진을 찍는 ‘임금님과 함께 사진을’ 행사가 열린다.(0335)320-8661∼5. 이창순기자cslee@
  • 보라매·용산공원내 ‘맨발공원’ 오늘 개장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온통 뒤덮이다시피 한 서울 도심에 맨발로 걸어다닐 수 있는 ‘걷고싶은 맨발공원’이 문을 연다. 서울시는 9일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5월부터 보라매공원과 용산가족공원에서 벌여온 ‘걷고싶은 맨발공원’ 조성공사를 최근 마무리,10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맨발공원은 시민들이 걸으면서 지압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공원 안에 자갈 호박돌 해미석 등을 깔아놓은 공간.보라매공원에는 폭 1.5∼2m에 길이 192m,용산가족공원에는 폭 1.5∼2m,길이 146m로 조성됐다. 시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내년에 남산공원에도 맨발공원을 추가조성할 계획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市, 건축물 높이제한 고도지구 지정 추진

    서울시는 6일 무분별한 개발로 나날이 훼손돼가는 관악산과 아차산 주변의자연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경관관리구역으로 지정,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키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이달 안에 서울시립대 도시과학연구원에 두 곳에 대한 경관풍치 보전계획 마련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시는 내년 4월쯤 용역결과가 나오는대로 해당 구역을 도시계획법에 따른 풍치 또는 고도지구로 지정,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는 등 경관보전조치를 취할계획이다. 시는 이에 앞서 서울 경관의 근간을 이루는 북악산 남산 낙산 인왕산 북한산 관악산 아차산 덕양산 등 8대 산 가운데 관악산과 아차산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산을 풍치 또는 고도지구로 지정,경관 보전조치를 취한 바 있다.시관계자는 “8대 주요 산의 경관풍치를 보전하기 위해 앞으로 이들 지역에서재개발·재건축사업이 시행될 경우 층수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순기자fidelis@
  • “내고장 문화유적지 우리가 직접 가꿔요”

    중구(구청장 金東一)는 5일 관내 문화유적지와 자연정화구역을 직능단체별로 유지·관리하는 ‘내고장 우리문화 가꾸기 운동’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직능단체에 관리책임을 맡겨 애향심과 문화의식을높이자는 취지다. 현재 구 관내에는 숭례문 등 문화재 25곳과 국내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제중원터 등 표석 55곳, 이순신장군 탄생지 등 기념비와 집터 20곳,안중근의사상 등 동상과 시비(詩碑) 14곳 등 모두 114곳의 문화유적지가 있다.이 가운데 이미 별도 관리자가 있거나 소유주가 있는 14곳을 제외한 100곳에 대해자연보호협의회,새마을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등 직능단체에 관리를 위임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남산 등산로를 코스별로 지정해 자연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이들 단체로 하여금 훈련원공원,서울성곽 등 환경취약지역을 순찰·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의열 독립투쟁(2)-강우규 의사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 가운데서 의사(義士)라고 하면 흔히 20∼30대 열혈청년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실제로 윤봉길(尹奉吉)·조명하(趙明河)의사는의거 당시 24세였고,이봉창(李奉昌)의사는 32세, 김상옥(金相玉)의사는 33세,그리고 나석주(羅錫疇)의사는 36세였다. 1924년 일황의 궁성 정문 앞 니주바시(二重橋)에 폭탄을 던진 김지섭(金祉燮)의사가 의거 당시 44세로 드물게 40대에 속하는 정도다. 그런데 환갑이 넘은 60대 나이로 의거를 행한 의사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지.그러나 실제 우리 의열투쟁사에는 60대 노(老)투사의 의거기록이 있다. 1919년 9월2일 오후 5시경.서울의 관문인 남대문역(현 서울역) 주위에는 일본 군경이 삼엄한 경계를 펼친 가운데 어느 고관의 도착을 기다리는 준비가부산하게 진행되고 있었다.이윽고 5시가 되자 사이토 마코토(齋藤實)신임 총독 일행을 태운 열차가 플랫폼으로 도착하였다.사이토 총독 내외와 일행은출영나온 내외 인사·신문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이내 귀빈실로 들어갔다. 얼마 후 사이토가 귀빈실에서나와 입구에 마련된 쌍두마차에 오르려 하자인근 한양공원(현 남산공원)에서는 그의 부임을 축하하는 21발의 예포(禮砲)소리가 울려퍼졌다.예포가 끝나고 사이토가 마차에 오르는 순간 사이토가 탄마차 인근에 폭탄 한 발이 굉음을 울리며 작렬하였다. 마차를 호위하던 호위병을 비롯해 신문기자 등 30여명이 일순간 현장에서 고꾸라졌다.폭탄이 떨어진 곳은 사이토가 탄 마차로부터 불과 7보(步)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3·1의거 후 격앙된 조선민족의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소위 ‘문화통치’라는 허울을 내걸고 부임한 신임 총독 사이토.그가 조선 땅에 첫 발을 내디딘후 받은 첫번째 선물은 ‘폭탄세례’였다.이날 신임 총독이 부임하는 자리에폭탄을 던져 조선인의 기개를 만천하에 드높인 의사가 바로 강우규(姜宇奎)의사다.강 의사의 그때 나이는 64세,이미 환갑이 지난 노인이었다.일제하 숱한 의·열사 가운데 강 의사는 가장 고령에 속한다. 1855년(철종 6년) 평안남도 덕천(德川)에서 태어난 강 의사는 한일합병으로 나라가 망하자 “눈에 들어오는 것이모두 보고싶지 않은 사람,보고싶지 않은 물건”이라며 이듬해 봄 가솔(家率)을 이끌고 북간도로 이주하였다.만주길림성에 정착하여 신흥촌을 건설하고 동광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에 진력해온 강 의사는 1919년 국내에서 3·1의거가 일어나자 이에 호응하여 만주·노령(露領) 등지에서 만세시위를 전개하였다. 그해 5월 노령의 ‘노인동맹단’에 참가,노인단을 대표하여 조선총독을 폭살키로 작정한 강 의사는 시베리아에서 러시아인으로부터 러시아 돈 50원을주고 영국제 폭탄 한 개를 구입한 후 6월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본 배를타고 원산을 거쳐 8월5일 서울에 도착하였다. 국내로 들어와 안국동 김종호(金鍾鎬)의 집에 머물면서 최자남(崔子南)·허형(許炯) 등과 거사 계획을 세운 강 의사는 마침 하세가와(長谷川好道)에 이어 사이토가 신임 총독으로 부임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남대문역에서 그를 처단키로 결심했던 것이다. 9월2일 의거 당일 강 의사는 폭탄을 명주수건에 싸 허리춤에 차고 그 위에저고리와 두루마기를 걸쳐 입었다.또 시골영감 티를 내기위해 파나마 모자에 가죽신을 신고 양손에는 양산과 수건을 하나씩 들고 남대문역으로 향했다.이런 강 의사를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역 구내 다방에서 군중 틈에 끼여 기회를 엿보고 있던 강 의사는 사이토가 귀빈실에서 나와 마차에 오르려하자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졌다.그러나 강 의사가 던진 폭탄은 투탄거리가 불과 6∼7m 정도에 그쳐 사이토가 탄 마차에는 미치지 못한데다 폭탄의위력이 약해 사이토를 처단하는 데는 실패했다. 사이토는 폭탄의 파편이 혁대를 스치는 정도에 불과했고 같이 부임한 정무총감 미즈노(水野鍊太郞)는 경미한 부상을 입는 데 그쳤다.그러나 성과가 적은 것은 아니었다.이 사건으로 현장에서 총 37명의 부상자를 냈는데 이 가운데 스에히로(末弘又二郞) 경기도 경시(警視)는 파편이 왼쪽 엉덩이를 관통하는 상처를 입어 9일 후인 9월11일 사망하였다.또 ‘대판조일(大阪朝日)신문’의 다치바나(橘)특파원은 파편이 복부를 뚫고 들어가 11월1일 사망하였으며야마구치(山口諫男)특파원은 오른쪽 어깨에 중상을 입고 결국 팔을 절단 하였다. 한편 사건 직후 일경·헌병들은 남대문 일대에 비상령을 선포하고 범인 검거에 혈안이 돼 수색을 벌였다.그러나 60대 노인인 강 의사는 별다른 검문도받지 않은 채 무난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며칠간의 수소문 끝에 투탄자가 노인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일경은 의거 보름 만인 9월17일 가회동 하숙집에서강 의사를 체포했다. 강 의사를 체포한 사람은 조선인 경찰 가운데 애국지사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김태석(金泰錫)이었다. 강 의사는 재판 과정에서도 의연함과 당당한 기개를 잃지 않아 일본인 재판장이 ‘영감님’ ‘강선생’으로 호칭하였다고한다.고등법원의 항소가 기각되어 사형이 확정되자 강 의사는 면회온 장남중건(重健·작고)에게 “사람은 한번 나면 죽는 것이다.네가 나의 사형을 슬퍼한다면 내 아들이 아니다.나는 내가 우리 민족을 위하여 아무 일도 이루어놓지 못하였음을 슬퍼할 뿐이다.내가 이때까지 자나깨나 잊지 못하는 것은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이다.내가 이번에 죽어서 우리 청년들의 가슴에 어떠한 감상과 인상을 주게 된다면 그 이상 보람 있는 일이 없겠다…”고 하고는그 뜻을 전국 13도의 각 학교와 교회에 알릴 것을 부탁하였다. 노 투사는 최후까지 조국을 걱정하였다.1년간의 옥고를 치른 강 의사는 이듬해 11월29일 오전 9시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였다.그때 나이 65세였다. 교수형이 집행되기 직전 형 집행자가 “유언이 없느냐”고 묻자 대답 대신사세시(辭世詩) 한 편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사형대에 홀로 서니(斷頭臺上) 춘풍이 감도는구나(猶在春風) 몸은 있으되 나라가 없으니(有身無國) 어찌 감회가 없으리요(豈無感想) 강 의사의 유해는 처음에는 현 은평구 신사동 소재 공동묘지에 묻혔는데 54년 수유리로 이장됐다가 67년 다시 국립묘지(애국지사 묘역)로 이장됐다.1962년 정부는 강 의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추서하였다.강 의사의 의거현장인 서울역 역사(驛舍) 앞에는 강 의사의 의거를 알리는 기념표지석이 오가는 행인들의 눈길도 끌지 못한 채 쓸쓸히 서 있다. 한편 강 의사의 직계 후손은 대가 끊긴 상태다.장남 중건씨는 연해주에서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친손녀 영재(榮才)씨도 수년 전 작고했다.영재씨의부군은 도쿄제대 출신의 농학자로 수원농사시험장장을 지낸 최병석씨.현재강 의사와 가장 가까운 친족으로는 조카 항렬의 강영복(姜榮福·72·서울 거주)씨로 강씨가 강 의사의 훈장과 훈장증을 보관하고 있다.그러나 직계 후손이 아니어서 연금수령은 못하고 있다.강 의사의 제사는 평안남도 중앙도민회에서 매년 순국일인 11월29일 지내고 있다.변변한 일대기 한 권도 없고 그흔한 추모사업회,기념사업회 하나 없는 것은 대가 끊겨 돌보는 이가 없는 탓이다.강 의사가 살아서보다 죽어서 더 고적(孤寂)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기고] 금강산 관광 시대에 國保法 개정은 당연

    한국 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의 개폐 문제는 해묵은 논쟁의 대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주제다.한국은 아직도 분단의 대치적 상황에 있으며 이데올로기적적대자가 서울 남산 타워의 가시(可視)거리에 존재하고 무력에 의한 상호 파괴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1948년 제정,1980년 12월31일 전면개정)은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 확보를 위하여(제1조) ‘반국가 활동을 규제’하려고,정부를 참칭(僭稱)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단체인 ‘반국가단체’를(제2조) 구성하거나 그를 위한 목적수행,자진지원·금품수수 내지 그곳에로의 잠입·탈출,‘찬양·고무’(제7조 제1항),회합·통신을 행함은 물론 편의제공을 하거나 관련 ‘이적 표현물’을 제작·소지·운반(제7조제5항)하는등의 행위를 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그러한 행위를 행한 자임을 알고 있음에도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에 알리지 않으면 ‘불고지죄’(不告知罪)로 처벌하고(제10조)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리는 이 법이 ‘반통일법’이며 국가가 아닌 ‘정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국민의 인권을 필요 이상으로 억압했다는 점을든다. 국가보안법 제정 당시의 주된 적용대상이 북한과 남로당 지하세력이었고 이후 반정부적 단체나 재야인사들에게 과잉 적용돼 왔다는 사실,“공산주의는목적은 나쁘지만 그 방법은 나쁘지 않다”는 말도 처벌하는 등 규정의 모호함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헌법상’ 북한은 대한민국의 영토인 북위 38도선 이북지역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단체다.이를 무시한 채 북한이 합법 정권이며 이를 반국가단체로 보는 국가보안법은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은,반공이데올로기를 체제수호의 방편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집단의 집착을 증폭시키는 역작용을 가져온다. 헌법재판소는 1990년 4월2일 국가보안법(제7조 제1항,제5항)에 대한 한정합헌 결정에서 국가보안법 자체의 합헌성을 인정하고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고 있다.다만 1990년 8월1일 공포·시행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군사분계선 이북지역’(북한)으로 표현했다. 그러고도 10년 가까이 된 이제 북한은 존재하는 ‘사실’이며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라기보다는 ‘사실상 정권(政權)’으로 인식하는 바탕 위에서국가보안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 북한 식량 지원 및 금강산 관광을 통한 인적·물적 교류와 민간 사이의 법률적 협상이 진행된 상황이 아닌가. 국가보안법 개정의 요점은 제2조와 제7조다.개정의 기준은 헌법에 따른 법치국가적 질서 및 필요한 한도 내의 기본권 제한 그리고 죄형법정주의다. 따라서 지난 정권 국가보위입법회의라는 초헌법적 기구가 만든 이 법을,반국가단체라는 ‘모호한 개념’의 삭제 내지 명확화,반국가단체라는 개념을 전제로 그 찬양·고무·동조 내지는 이적 표현물의 소지 등을 처벌하는 규정의 구성요건 명확화·특정화,이에 대한 불고지죄 등의 삭제,기타 법 명칭의 ‘민주질서수호법’ 등으로의 변경 등을 국민의 정부의 ‘국회’가 행해야 할것이다. [姜京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남산 최고의 명물 ‘서울타워’ 팔린다

    남산 서울타워가 민간에 팔린다. 정보통신부는 18일 체신공제조합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타워를 오는 10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국내 민간기업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통부와 한국통신 직원들의 출자로 설립된 체신공제조합이 지난 6월말부터 청산 작업에 들어간데 따른 것으로 당시 조합은 정부와 공기업 구조조정으로 조합원의 탈퇴가 잇따르자 자발적으로 해체를 결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타워 매각가격은 건축비,지리적 위치에 따른 상징성과 관광효과,영업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할 때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매각대금은 조합원의 출자금 상환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서울타워는 해발 475.5m에 연면적 4,652평으로 75년 일반에 처음 공개된 이후 케이블카와 함께 남산 최고의 명물로 꼽혀 왔다.때문에 이번 입찰에는 대기업과 유통·관광업체들이 대거 참여,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기자 wind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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