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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측 “6자회담 北복귀땐 중요한 제안 할 것”

    남측 “6자회담 北복귀땐 중요한 제안 할 것”

    남북 차관급회담에 참석중인 남한측 대표단은 16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북핵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중요한 제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6자회담 조기 복귀를 촉구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차관은 이날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남북이 지난 1992년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민족공조도, 남북화해도 불가능하다.”면서 “(중요한 제안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관련국과 협의해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안내용 힐차관보에 전달 정부는 ‘중요한 제안’의 내용을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방한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게 전달했으나 미측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수석대표는 또 “북한측이 핵보유를 주장하고 영변 5㎿ 원자로 가동 중단과 핵연료봉 인출 등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 보유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 대표단장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정면 대응하지 않고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또 제15차 장관급 회담을 6월에 서울에서 개최하고,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해외 민간단체의 6·15 통일대축전에 당국 대표단을 파견할 것을 제안했다. 비료지원과 관련, 남한측은 예년 수준인 20만t 규모로 즉각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웃도는 규모에 대해서는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추가로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앞서 남북은 오전 전체회의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대축전에 남북한 당국 대표단을 파견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대표단 구성을 비롯한 절차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수석대표는 “다음달 중 장관급회담을 개최한 뒤 순서대로 당국간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며 남북관계 정상화를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 양측은 장관급회담 재개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으나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면회소 조속착공도 제의 남한측은 또 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경의선·동해선 도로연결 개통식을 갖자고 제의하는 한편 광복 60주년을 맞아 제1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고 이산가족 면회소를 조속히 착공할 것을 제의했다고 이 수석대표는 전했다. 그는 “북한측은 김일성 조문불허와 충무계획, 작계 5029 등에 대한 재발방지와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힐 차관보는 이날 송민순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대북 비료지원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점에서 필요한 곳에 적정하게 지원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북한이 차관급회담을 통해 6자회담에 대한 확신을 갖는 한편 남북관계 진전이 6자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개성 공동취재단·서울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넘치는 전통 체험행사… ‘그 나물에 그 밥’

    넘치는 전통 체험행사… ‘그 나물에 그 밥’

    16일 낮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 100여명이 조선시대 궁문을 지킨 수문장의 활동을 재현한 교대의식 행사를 지켜봤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시작된 광화문 수문장 교대의식은 올해 수문장 복식착용, 궁궐그림 탁본 등 체험행사가 더해졌지만 관람객 반응은 예년만 못하다는 게 행사를 마련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의 말이다. 유·무형 문화재를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체험행사 등을 통해 직접 참여하는 ‘문화유산 체험형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들이 전통문화를 가깝게 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문화재에 대한 ‘문턱’이 높은 현실에서 체험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문화유산,‘체험 속으로’ 서울 및 지방 곳곳에서 진행되는 문화재 체험프로그램은 민·관을 잇는 특수법인인 문화재보호재단과 국립민속박물관 등 박물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등이 개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문화재보호재단은 이달 들어 수문장 교대의식을 비롯, 닥종이인형·지승공예 만들기, 생활유물 제작 및 전통놀이 체험행사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체험형 전통혼례신행길 놀이’에서는 다섯 커플이 혼례를 올렸다. 오는 8∼9월에는 상감기법·옻칠공예, 매듭·자수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월 1∼2회씩 한지 뜨기 등 ‘전통문화 체험교실’도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현재 30여개의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청소년 대상 체험교실은 학교 수업과 연결돼 인기를 끈다. 봉산탈춤·태껸·민요 배우기와 도자기·탈·한지옷·가오리연 만들기 등 ‘우리문화 한아름’행사를 진행 중이다. 주 5일 근무에 맞춘 가족용 박물관 체험,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관 공예교실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민속박물관’도 운영한다. 밖에 서울시는 오는 11월까지 덕수궁·아차산·남산 한옥마을·소악루·탕춘대성·헌인릉·현충원 등을 찾아가는 ‘역사문화유적 탐방교실’을 운영한다. 또 덕수궁 대한문과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의식을 진행한다. ●하루 5000명 방문에 담당직원 고작 6명 문화유산 체험행사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행사가 되풀이돼 초등학생 등을 위한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호응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행사를 주관하는 문화재단과 박물관 등이 겪고 있는 인력 및 예산 부족이다. 연중 체험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문화재보호재단의 체험행사 담당직원은 15명 남짓. 연말까지 이뤄지는 광화문 수문장 교대행사에도 문화행사팀 직원 3명만 투입된다. 나머지는 외부 아르바이트생을 쓸 수밖에 없다. 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는 “당초 영국 버킹엄궁전 퍼레이드처럼 눈길을 끌 수 있도록 대규모로 기획했으나 인력 부족으로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전통공연·제작 등 문화체험 담당팀도 8명이 돌아가면서 뛰기 바쁘다. 민속박물관과 중앙박물관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 어린이박물관에만 하루 5000명 이상 방문하는 민속박물관의 행사담당 인원은 고작 6명 수준이다. 여기에 계약직 10명을 채용, 꾸려나가고 있다. 오는 10월28일 신규 개관을 앞두고 체험행사를 강화할 계획인 중앙박물관도 인력 부족에 애를 먹고 있다. 행정직 2명 등 6명이 활동하고 있지만 행사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인력이 3배 이상 충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관계부처에 전달한 상태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체험공간이 늘어나 주말·가족·소외계층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인력부족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유산 전시·공연행사에 대부분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위한 예산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문화재보호재단의 체험행사 예산은 건당 300만원에서 최고 5억원. 행사 성격마다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이 70% 정도 지원해 준다. 나머지는 자체 충당해야 하지만 수익을 내는 행사가 많지 않아 인건비도 빠듯한 상황이다. 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는 “자체 예산충당과 인력부족 부담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매년 비슷한 행사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인 행사들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보 강화해 관심 키워야 상당수 체험행사들은 홍보가 부족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일부 행사는 외국인 관광의 한 코스로만 인식돼 연중 진행되는 행사가 ‘반짝 홍보’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전통악기·미술 등 문화체험이나 혼례, 수문장 행사 등은 ‘외국인만의 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위주의 행사 홍보가 낳은 부작용이다. 아울러 매월 곳곳에서 이뤄지는 체험행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정보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계부처와 문화재보호재단, 박물관, 지자체 등이 각각 벌이고 있는 행사를 한데 모아 알려줌으로써 일반인들이 연중 생활 속에서 체험행사를 즐기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재보호재단 류관현 팀장은 “흩어져 있는 체험행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차업계, 스포츠·문화마케팅 ‘후끈’

    차업계, 스포츠·문화마케팅 ‘후끈’

    자동차업계의 스포츠·문화 마케팅이 부쩍 활발해졌다. 홍보효과가 클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유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에서 17일까지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비치 사커 월드컵대회를 공식 후원한다. 의전 및 행사 운영용으로 에쿠스와 테라칸, 스타렉스 차량을 제공한다. 대회기간 경기장에 테라칸과 투싼도 전시한다. 무엇보다 경기장 광고판과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대차 브랜드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현대차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FIFA의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로 선정돼 이번 비치 사커 월드컵뿐만 아니라 매년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를 공식 후원하게 된다. 혼다코리아도 지난 15일 끝난 여자프로골프 국내 개막전 ‘태영배 한국여자오픈’을 후원했다. 혼다가 국내 스포츠행사를 후원하기는 처음이다. 홀인원 경품으로 ‘어코드 3.0’ 2대를 내놓았다. 또 안시현 선수의 의전 차량으로 어코드 3.0과 CR-V를 제공했다. 르노삼성차는 스포츠보다는 문화 마케팅에 더 열성이다. 이달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서울 남산 국립극장 내 문화광장에서 열리는 ‘토요 문화광장’을 후원한다. 9월까지 계속되는 토요 문화광장에서는 발레, 재즈, 록(Rock), 마술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르노삼성은 후원기간 동안 관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SM시리즈의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승 행사도 마련한다. 조돈영 르노삼성 커뮤니케이션본부 부사장은 “문화공연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과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실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우디코리아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오페라 ‘투란도트’를 공식 후원한다. 아우디코리아는 ‘A6’ 등을 행사 의전 차량으로 지원하는 한편 아우디의 VIP고객을 초청해 별도로 마련된 전용 좌석에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개성·뉴욕 채널 가동] 북측 실무대표단 누구

    16일부터 이틀간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릴 차관급회담 북측 실무대표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남측이 상대적으로 중량급인데 비해 북측은 40대 신진들로 라인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서기국 부국장은 문화성 국장을 맡고 있고 수차례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로 서울을 방문했던 인물.1997년 8월 남ㆍ북ㆍ해외학자 학술대회에 참가하면서 대남사업에 처음 등장한 이후 2001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로 서울을 방문했다. 정부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만길 부국장은 서해교전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2002년 8월 금강산에서 이루어진 실무대표 접촉에서 남측 대표를 맡은 이봉조 통일부차관(당시 통일부 정책실장)과 함께 2002년 8월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7차 장관급회담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평통 국장은 남북관계 총사령관으로 김 부국장은 남북의 큰 행사가 열리면 뒤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정도로 과거보다 거물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3년 10월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에서 경질됐다가 다시 2003년 10월 제주도에서 개최된 민족평화축전에 북측 대표로 나섰다. 서구풍의 수려한 외모와 점잖은 매너를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전종수와 박용일도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로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14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회담을 제의했던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단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지난 1995년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열린 남북대학생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가했던 인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남측에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북측에서는 권 참사가 ‘권민’이라는 이름으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장 자격으로 참가했다.”면서 “그때 이봉조 차관은 남측 학생대표단의 인솔 책임자였고 권 참사는 북측 학생위원장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장직은 대학생을 조직하고 정치사상적 지도를 맡는 ‘정치 일꾼’역할을 수행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초·중·고 ‘비프렌드 걷기대회’

    사랑의 전화복지재단(회장 김도)은 15일 오전 9시30분 남산에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비프렌드 걷기대회’를 연다. 접수는 전화와 인터넷으로 받으며 행사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참가비 3000원은 전액 결식아동 돕기 기금으로 사용된다.(02)6261-1000.
  • “車없는 남산 쾌적하고 좋아요”

    “남산에 승용차가 없으니 공기부터 다르네요.”(50대 시민) 서울시는 이달 들어 남산공원에 차량 통행을 제한한 결과 휴일 통행 차량이 종전의 6%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시민들의 반응도 좋아지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평일의 하루 평균 통행 차량은 1800대였으나 통행 제한 이후 지난 9일까지 250대로 86%나 줄었으며 공휴일의 경우 지난해 3700대에서 210대로 94% 감소했다. 현재 남산에는 승용차와 택시 등의 통행을 제한하는 대신 남산 순환버스(하루 125회 운행)와 서울시티투어 버스, 관광버스, 기타 남산공원 내 방송사, 군 부대, 매점 근무자 등의 차량만 다닐 수 있다. 특히 남산 순환버스는 친환경적인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시속 25㎞의 속도로 느리게 운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산소 제조기 역할을 하는 남산공원의 차량 통행을 제한한 뒤 공기가 한층 맑아졌다는 격려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더욱 안전하고 쾌적해진 남산공원은 서울의 대표적인 산책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이야기] 애완동물 사육문화

    [서울이야기] 애완동물 사육문화

    “매일 두번 먹이 주기, 대소변 치우기, 털 빗기기, 운동시키기, 매주 목욕시키기, 매년 3∼4회 예방접종과 털 깎기.” 이상은 40대 박씨가 가족과 같이 여기는 애완견을 기르는 모습이다. 그의 애완견 기르기는 부인과 외아들이 ‘조금 적적하다.’는 하소연에서 비롯되었다. 동물 기르는 것이 자녀 양육 못지않게 까다롭고, 동물을 기르면 장시간 집을 비우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사육을 결정하기까지 박씨의 고민은 많았다.1년여의 고심 끝에 박씨는 강아지를 구입해서 사육을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이를 잘한 결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족 모두에게 공통된 화젯거리가 생겼고 아들은 먹이 주기, 부인은 목욕 시키기, 자신은 운동 시키기 등 가족간에 역할을 분담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박씨의 경우 개를 사육하고 있지만, 애완동물은 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고양이, 관상용 어류, 구관조·앵무새 같은 조류는 일찍부터 가정에서 길러지기 시작했다. 어떤 집에서는 수입용 토끼를 기르기도 하며,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병아리나 거북 등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기르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싱싱한 야채만 주면 자라는 야생의 달팽이도 예외가 아니다. 관세청의 수입목록을 보면 도마뱀의 일종인 이구아나, 몸집이 작은 돼지 등도 애완용으로 수입되고 있다. ●서울에서 사육되는 애완동물 수 사람이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는 것처럼 일부 국가에서는 개나 맹수를 사육할 경우에도 등록을 해야 한다. 사육자는 물론이고 동물도 등록대상이다. 그러한 국가에서는 사육되는 애완동물의 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서울에 얼마나 많은 애완견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추정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관련 단체에서는 사료판매량을 토대로 서울에서 약 60만 마리의 애완견이 사육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1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약 80만 마리의 개나 고양이가 사육된다고 추정했다. 서울시민 10가구 중 6가구 정도가 애완동물을 기른다는 또 다른 조사결과도 서울에 애완동물이 많이 사육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예측하건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가구구조와 소득변화 추세가 애완동물 사육이 보편화된 구미와 유럽지역의 일반적인 특징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가구당 인구는 감소하고 독신가구, 노령인구, 가구당 월소득은 늘어날 때 애완동물 사육이 증가하는데, 우리나라의 통계지표 또한 이 방향으로 변하는 징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애완동물은 하나의 산업 분야로도 자리잡고 있다. 애완견 판매점, 먹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용품점, 동물병원 등이 대표적이며 심지어 애완동물 호텔, 동물애호가들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 애완동물 장례전문업체 등도 등장하고 있다. 애완견 사육가정이 매달 약 4만 6000원의 사육비를 지출한다고 하니 서울에서만 연간 3500억원 정도의 연관산업이 형성되며, 일부에서는 전국적으로 1조 2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사회가 애완동물을 사육할 수 있는 잠재력과 기반을 갖춘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애완동물의 증가세가 멈춰지거나 감소하기보다는 늘어난다고 보는 전망이 타당할 것이다. ●애완동물, 이웃에게도 사랑받고 있는가? 공원을 걷다 보면 애완동물을 동반한 사람끼리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가끔 본다. 물론 대부분 개와 관련된 얘기다. 평소 알고 지내지 않았어도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모양이다. 외국에서 노년층들이 애완동물을 많이 사육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만큼 함께 외출할 수 있을 정도로 통제하기 쉬운 동물도 드물다. 그렇다면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이웃도 애완동물을 사랑할까? 물론 스쳐 지나갈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기심과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이웃의 애완동물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당국에 불만을 호소하거나 설문조사에서 응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 애완동물에 대해 공포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2003년 속초에서는 유치원생, 안동에서는 할머니가 개에 물려 사망했다. 같은 해 서울에서도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5건 접수되었으며 소음, 털날림, 냄새, 배설물 등으로 인해 363건의 피해 호소가 있었다. 서울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000가구 중 52%가 애완동물로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애완동물은 사육자로부터는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이웃들로부터 동일한 사랑을 받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애완동물 사육, 공공질서에 부합하고 있는가? 어떤 택시기사가 자신이 태웠던 승객 때문에 불쾌했던 경험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애완견을 가슴에 안고 있었는데 승객이 내린 후에 보니 뒷좌석에 동물의 털이 수북하게 쌓여 있더라는 것이다. 자신이 종일 일할 공간이고 다음 승객의 불쾌감을 생각해서 세차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 승객은 택시기사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 것이다. 또 애완동물의 털도 흡연·먼지 등과 마찬가지로 천식을 악화시킨다는 의사들의 견해에 따른다면 그 승객은 남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단편적인 사례 말고도 애완동물 사육은 공중보건, 환경, 공공행정의 측면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광견병은 애완견과 관련하여 우려되는 대표적인 인수(人獸) 공통질병이다. 우리나라는 광견병 간헐발생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경기북부지역 등에서는 지금도 광견병이 가끔씩 발생하고 있다. 당연히 예방접종이 필요한데, 주기적으로 접종하지 않는 사육자들이 많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에서 세균과 기생충이 검출되었다는 보고, 개 회충에 감염된 어린이가 실명되었다는 것 등은 애완동물에 의한 타인의 건강상 피해를 경고하고 있다. 외국과 같이 애완동물 묘지나 전용 화장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동물사체를 생활공간 주변에 묻게 되면 지하수 오염원으로 작용하게 된다. 탈주 고양이가 새·다람쥐 등 작은 야생동물들을 공격하는 모습도 흔히 발견되는데, 남산에서 야생고양이 포획작업이 벌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도적으로 버려지거나 탈주한 애완동물, 이른바 유기(遺棄)동물은 지금까지 나타난 애완동물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문제다. 유기동물은 통제받지 않고 이동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모든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들에 의해 서울시민의 11%가 교통사고 위험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시의 각 자치구가 유기동물을 붙잡아 보호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데 많은 예산과 행정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매년 그 수가 늘어 2003년에는 7389마리가 포획되었다. 애완동물의 사육에는 공공질서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데, 모든 사육자들이 이를 준수한다고 보기 어려운 사례들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또 다른 사회구성 요소로 정착되기 위한 조건 애완동물은 지금 많이 사육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지만 사육자와 이웃이 서로 반목하고 공공비용의 지출을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애완동물은 결코 이웃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요인으로 전락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사육자, 판매업자, 이웃, 정부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먼저 사육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애완동물을 기를 때 필요한 행동, 돌볼 시간, 주변여건, 재정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사육을 결정해야 한다. 남이 선물로 주는 경우에도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품종은 주거환경에 맞추어 선정하고, 건강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무계획적인 증식은 책임감 없는 사육자에게 애완동물이 분양돼 결과적으로 동물학대와 유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함이 좋다. 대중이 많이 모이는 곳, 식품취급업소, 어린이보호시설, 자연보호구역 등의 출입은 삼가며, 외출 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걸고 분뇨를 치울 수 있는 도구를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물의 보건과 위생상태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소음 등에 의해 이웃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한다. 무엇보다도 애완동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육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판매업자는 사육에 필요한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 건강한 동물을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어느 정도 형성된 시기에 맞춰 판매해야 한다. 사육과정에서 동물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질병이 있는 동물은 격리시킨다. 판매할 때는 구매자에게 동물의 건강상태, 습성, 질병의 예방접종시기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사육자가 동물을 빠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사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부에서 정한 애완동물 사육에 관한 각종 규정도 제공하면 사육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애완동물로 인하여 파생될 수 있는 공중보건과 환경적인 피해를 방지하는 대책을 중점적으로 마련하도록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광견병에 대한 예방접종이다. 모든 애완견은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하여야 하며,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더욱 좋다. 접종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모든 애완견 사육자와 판매업자를 대상으로 애완동물을 등록케 하는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 등록증을 부착하면 탈주동물이 발생할 경우 소유자를 찾기도 쉬워진다. 유기동물이든 탈주동물이든 복합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포획하여 격리시켜야 하며, 이 역시 정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중보건과 안전을 위해 애완동물 출입금지지역의 지정도 고려할 수 있으며, 죽은 동물의 사체가 위생적이고 경건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동물장례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애완동물에 대해 역사가 긴 외국의 관리경험은 우리 사회의 애완동물 관리시스템 마련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웃은 건전한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이유로 불만을 제기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사육자들이 자신보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강하고 사육자도 많은 고민 끝에 사육을 결정한다는 점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사회적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냉정한 비판은 건전한 애완동물 사육문화 정착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유기영 서울시정개발 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내 인생의 등대] 최용호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내 인생의 등대] 최용호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사람이 살아가는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중용(中庸)의 덕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공원에도 ‘중용’이 필요합니다. 지난 25년 동안 서울시의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는 일에 종사해 오면서 중용의 덕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최용호(51)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기술고시에 합격해 지난 1981년 시 공무원이 된 이래 공직의 대부분을 공원·녹지 분야에서 일한 ‘푸른도시’의 산증인이다. 그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우선 사람이나 공원이나 ‘중용’이 가장 어렵고 또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원이나 숲은 사람과 같습니다. 너무 많이 보호하고 감싸기만 해도 안 되고 또 되려 이용하고 개발만 하려 해서도 안 됩니다. 보존과 개발사이에서 항상 고민해야죠.” 최 국장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일이 의외로 잘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원조성 과정에서 숱하게 터져나왔던 민원사항을 해결할 수 있었던 나름의 방법도 역시 ‘중용’이었다. “어떻게 보면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단어로 설명될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중용’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들어줄 수 있는 민원과 들어줄 수 없는 것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는 것이죠. 여의도공원을 조성할 때도, 서울숲을 만들 때도 항상 ‘중용’을 염두에 뒀습니다.” 공원을 가꾸는 데도 제3의 길을 찾고 ‘중용’을 실천하기 위한 최 국장의 노력들은 이어졌다. 최근에 남산에서 철재 펜스를 철거하고 그러면서 일부에 자연친화적인 목재 펜스를 새로 만드는 것이나, 차량통행을 금지시키면서 동시에 CNG버스를 운행케 하는 것은 ‘중용’의 결과물이다. 최 국장은 ‘중용’과 함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가슴에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20여년전 공원관리계장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자신이 벌인 사업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그는 “파고다공원을 무료로 개방하는 것부터 시작해 공원을 가리고 있던 아케이드를 철거했던 일, 남산공원을 시민에게 홍보하기 위해 온갖 전략을 짰던 일, 월드컵공원 조성사업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했던 것이 없었다.”면서 “최선을 다해 만든 푸른색 서울이 나와 함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자부심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청계천 재개발 고도제한 완화 주무부서 반대의견 무시

    청계천 재개발 고도제한 완화 주무부서 반대의견 무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H사의 사업 추진과정에서 서울시가 주무부서인 도시계획과의 의견을 무시하고 건물 고도제한을 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심부 발전계획안 역시 주무부서인 도시계획과가 아닌 청계천복원추진본부가 마련한 것이어서 청계천 주변 도심 개발 사업 전체에 대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전체 개발이익만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H사는 세운상가 구역 32지구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도시계획위원회는 지하 7층, 지상 32층, 층고 109.5m에 1000%이하 용적률을 적용해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는 H사의 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관련부서 협의 과정에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은 ‘정비 기본계획상 109m까지 지을 수 있지만 향후 미시행 사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100m 이하의 범위에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전반적인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다루는 도시계획과도 “이 지역이 남산과 가깝기 때문에 ‘최고고도지구 5층이하(18m 이하)’,‘최고고도지구 3층이하(12m 이하)’,‘남산공원’ 등으로 높이를 제한하고 있어 높이 완화는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며 반대했다. 이같은 의견은 끝내 반영되지 못했으나 서울시 측은 해당자료를 통해 “관련부서의 의견을충분히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도시계획과를 배제한 도시계획 ‘도심부 발전계획’을 청계천복원추진본부에서 담당하게 된 것도 의문이다. 향후 20년 앞을 내다보는 ‘…발전계획’은 도시계획국이 5년마다 작성해 모든 도심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 업무가 2002년 양윤재 부시장이 청계천복원추진 본부장으로 영입되면서 청계천본부로 이관됐다. 서울시 측은 청계천이 도심재개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도심공동화를 막기 위해 도심부의 고도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양 부시장의 ‘아이디어’가 ‘…발전계획’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7월 당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이었던 양 부시장이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이 되면서 이같은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청계천 전체 개발이익만 1조 이상 청계천 주변 도심재개발 지역은 청계천 양쪽으로 약 7㎞ 구간에 해당한다. 대부분 상업지역이다.1978년에 마련된 도심재개발기본계획 대상 지역에 포함돼 있다. 청계천 주변의 재개발 대상 구역은 모두 7곳으로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여러 개의 지구로 나뉘어져 있다. 현재 로비 의혹이 일고 있는 M사의 사업지구가 속한 을지로2가 구역에도 13개 지구가 있다. 이들 구역의 총 면적은 5만 5000여평.7곳 가운데 미개발 지구의 비율을 절반만 잡아도 모두 2만 2000여평에 달한다. 땅값만 시세로 따져 8800억여원에 이른다. 시는 M사의 경우 개발이익이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발사업의 틀이 잡힌 을지로 2구역과 세운 4구역이 알짜배기 땅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전체적으로는 1조원 대의 개발이익이 예상된다. 특히 ‘재개발 사업의 꽃’으로 불리는 세운4구역에는 국내외 설계사 10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양 부시장과, 양 부시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M사의 길모씨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D설계사가 참여하고 있어 또다른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설계비만 275억원에 이른다. 이두걸 김유영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 [佛心 in 山寺] 만불사서 평안 빌다

    [佛心 in 山寺] 만불사서 평안 빌다

    오는 15일은 부처님오신날. 굳이 불제자가 아니더라도 두 손을 맞대고 고개라도 숙이고 싶어지는 요즈음이다. 이토록 많은 죄를 씻어달라고, 마음과 육신의 병을 좀 고쳐달라고, 상처받은 영혼에 안식을 달라고 대롱대롱 매달려보고 싶은 존재. 부처! 그는 절대자이면서 또한 절대자가 아니다. 저멀리 관념의 언덕이 아닌 바로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는 부처, 나의 눈물을 함께 울며 닦아주는 부처가 여기에 있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만불산 만불사. 속없는 이들이 구복(求福)이라 하면 어떻고 또 기복(祈福)이라 하면 어떠랴. 만불사는 쌍사자의 위용처럼 당당하게 자리행(自利行)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해가는 그런 절이다. 이제 만불의 세계에 들어 우리 모두 나를 이롭게 하고 또 남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아보자. ●하늘의 복문 열리는 계좌터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산46번지. 만불산 기슭 10만여평 너른 부지에 자리잡은 만불사는 들어가는 초입부터 예사롭지 않다. 일주문 자리부터 도량 전체를 극락정토 아미타부처님이 장엄하고 있다. 깨달음 이후 중생교화의 길을 떠난 부처님, 한평생 길 위에서 거룩한 삶을 산 부처님의 뜻을 기려 이곳에 황금빛 아미타부처님이 서 있는 것이다. 만불산은 풍수지리상 하늘의 복문이 열린다는 계좌(癸坐)터다. 남산·사룡산·구룡산·치악산·오봉산 등 5대 명산에 둘러싸여 있는 종요로운 곳으로, 부처님이 누워 있는 와불상의 형세까지 띠고 있으니 가히 ‘불국정토’라 할 만하지 않은가. 재단법인 만불회(회주 학성 스님) 만불사. 거대한 토목공사 끝에 이곳에선 지난 1992년 역사적인 만불보전 기공식이 열렸다. 이어 1998년 마침내 발원 10여년만에 만불보전 일만 옥불을 모시는 점안 대법회가 봉행돼 도량의 기초를 닦았다. 화엄불국토를 현세에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불교, 열린 불교, 대중불교를 표방하는 만불사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법회를 열며 ‘만불회 운동’을 전개, 현재 등록 가구수만 37만에 이르는 대찰로 성장했다.87년 대구,88년 부산, 그리고 89년에는 서울 서초동에 포교원을 열어 도심 포교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다. ●미소짓는 용천지 석가모니부처님 기자가 영천 만불산 만불사를 찾은 것은 지난 3일. 만불산 참배는 일반에 잘 알려진 코스대로 만불보전을 시작으로 관음전, 극락도량, 아미타대불, 대웅전 터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만불산 입구 오른 편엔 만불사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자연적으로 생겨난 용천연못이 있다. 당시 청도 용천사 주지이던 학성스님이 용천골에 자리잡은 것부터가 깊은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용천은 부처님 감로의 가르침이 샘물 솟듯 솟아오른다는 뜻. 정신과 물질이 둘이 아닌 해인삼매의 깨달음을 이 시대에 구현하기 위해 개산한 만불사의 대역사는 이렇게 아주 조그만 인연에서 비롯됐다. ●법신·보신·화신의 삼존불 만불보전은 만불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각종 법회가 봉행되고 있다. 보전에 들어서면 먼저 그 휘황함에 압도당한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단아한 부처님의 모습. 층층이 칸칸이 모셔진 부처님의 광휘가 보전을 찾는 이들을 두루 비춘다. 보전 상단에는 청전법신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원만보신 노사나불과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을 좌우에 모셔 놓았다. 높이 3m의 거대한 세 분 부처님의 인자함이 법당을 온화하게 이끈다. 만불보전 안에는 삼존불과 함께 약사여래부처님이라 불리는 유리광여래불도 봉안돼 있다. 유리광여래불을 친견하거나 만지면 병으로 고통받는 이는 건강을 회복하고 무병장수를 누린다는 경전 말씀 따라 이곳 만불산에서는 수정 유리광여래를 조성했다. 수정 유리광여래를 세 번 만지는 것은 부처님을 손수 매만져 보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전 안에는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보살님들은 공양미를 머리에 이고, 처사님들은 그것을 어깨에 멘 채 수정구슬에 비친 유리광여래를 간절히 어루만지는 모습이 처연하기까지 하다. 차라리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어나지 말것을…. 스치는 상념에 어느새 하얗게 정화되는 자신을 느끼는 것은 이곳을 찾는 이들만의 조촐한 행복이다. ●1만여 옥불에 원력 넘쳐 만불보전에는 현재 1만 7000분의 부처님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부처님을 한자리서 만나다니 다생겁(多生劫)의 인연이 아니고 무엇이랴. 경전에 따르면 부처님을 위해 불상을 조성한 이들은 모두 성불한다고 했다. 그 공덕은 수미산보다 높다고 했던가. 옥으로 빚어져 금옷으로 갈아 입은 부처님을 불자들은 저마다의 인연과 근기에 따라 선택해 모실 수 있다. 깨달음의 상징인 비로나자부처님, 정죄하는 이를 위한 석가모니부처님, 병고자를 위한 약사여래부처님, 고통받는 이를 위한 관세음보살, 보살행을 위한 보현보살, 부모님을 위한 아미타불, 내세를 위한 미륵부처님, 수험생을 위해선 지혜의 문수보살, 돌아가신 영가를 위한 지장보살, 사업하는 이를 위한 대일여래불.200평 남짓한 법당 가득 모셔진 옥불 하나하나에 불자들의 원력이 넘쳐 흐른다. ●화엄세계 형상화한 이상향 만불보전 참배를 마친 뒤 오른쪽 뒤편 입구로 들어서면 해인화장(海印華藏)의 세계가 펼쳐진다. 화엄의 세계를 형상화한 이상향이다. 다함없이 크고 넓은 연화장 세계를 체험하며 걷는 길이라니. 부처님과 중생이 둘이 아니고 번뇌와 지혜가 둘이 아니며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말없이 일러주는 현장이다. 만불보전 벽에는 수만의 원력으로 조성된 인등불이 봉안돼 있고, 외벽 기둥에는 화엄사상이 응축된 신라시대 의상 스님의 법성게를 새긴 주련(柱聯)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법성게를 친견하면 묵은 업장이 눈녹듯 사라지고 커다란 공덕이 된다고 했으니 화엄의 진리를 되새겨볼까나…. ●21세기 장묘문화 선도 도량 만불사 황동와불열반상 옆에는 또 하나의 전각이 세워져 있다.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극락정토원이다. 극락정토원은 다른 절의 명부전과 같은 곳으로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하는 전각이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의 불단식 납골당인 왕생단이 자리잡고 있다. 왕생단은 화장한 뒤 나오는 유골을 지장보살이 상주하는 법당에 안치해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도록 한 곳이다. 지장보살은 모든 인간을 구제할 때까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천상에서 지옥에 이르는 육도 중생을 낱낱이 교화하는 보살. 왕생단에는 하나의 왕생기마다 아미타부처님이 조성돼 있고 옥으로 조성된 왕생함에도 지장보살상이 새겨져 있어 영가를 극락으로 이끈다. 왕생단은 개인단과 부부단으로 구분해 안치할 수 있으며, 각각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관리비는 무료. 한가족이 하나의 단을 지정해 안치하면 선산을 준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묘지법 개정으로 2001년부터 납골이 의무화됨에 따라 왕생단은 불교적 납골문화의 유력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가들의 극락왕생 기원 극락정토원에는 또한 만년위패가 봉안돼 있다. 만년위패는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영가를 극락으로 천도하기 위한 불사다. 위패를 모시는 것은 유교적 관습이지만 불교에서 이를 받아들여 신앙생활의 하나로 정착시켰다. 만년위패는 관세음보살이 새겨진 판에 영가의 위패를 붙이도록 돼 있으며, 위패마다 옥수정으로 조각한 지장보살이 인등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집에서 제사를 모실 수 없는 사람들이 만년위패를 봉안하면 사찰에서 영구히 조상의 영가를 모시고 극락왕생하도록 축원을 올린다. ●스님들의 부도 일반에 분양 불교 장묘문화를 선도하는 만불산 만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부도탑묘다. 만불산에서는 1996년 재단법인 만불지장회를 구성해 부도탑묘 공원인 극락도량을 조성했다. 부도는 스님들의 육신을 다비한 뒤 나온 사리나 유해를 안치한 탑. 만불산에서 조성해 분양하는 부도탑묘는 스님들만 쓸 수 있던 부도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도탑묘에 안치될 유골함은 천년 동안 보존되는 화강석을 사용한다. 전면에 지장보살을 조각해 영가를 극락으로 천도하도록 했으며, 상판 뚜껑엔 불법수호의 상징인 쌍룡을 새겼다. 생전에 미리 묘터를 마련하듯 부도탑묘를 예약하면 매장의 경제적 부담과 이장의 번거로움, 관리의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보살은 “부도탑묘는 일반 납골시설과 달리 사찰 경내에 있어 영가들이 부처님 품안에서 영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설이나 백중, 추석같은 명절 때는 무료로 합동제례를 올려줘 좋다.”고 말했다. 부도탑묘가 조성된 만불산 극락도량으로 가는 호젓한 숲길은 삼림욕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문의 전국 대표전화 1600-0101.(054)335-0101. ■ 100개 석등 밝은 관세음 33m 아미타불 높은 뜻 이제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느껴보자. 관음전에는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이름 그대로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고 그 고통을 삼키시는 분이다. 관음전에는 중생의 괴로움과 고뇌를 두루 살펴 극락으로 이끄는 아미타부처님도 함께 봉안돼 있다. 스라랑카에서 모셔온 부처님 치(齒)사리가 모셔진 사리탑도 만날 수 있다. 관음전에서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관세음보살 좌우로 모셔져 있는 복주머니다. 어느 절에도 법당 안에 복주머니를 모셔놓은 곳은 없다. 이 복주머니는 만불회 회주 학성 스님의 영험담과도 같은 기인한 현몽에서 비롯됐다. 꿈 속에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화현인 복주머니를 본 스님은 이내 은행나무를 깎아 관세음보살 양편에 상징적인 복주머니를 조성토록 했다. 서로서로 복을 많이 짓고 베풀라는 뜻이다. “자연이 그대로 설법하고 있는데 따로 이야기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며 인터뷰를 극구 꺼리던 학성 스님이 유독 강조하는 견성성불, 자리(自利) 이타(利他)의 상생 정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하기야 부처님도 자리와 이타가 둘이 아닌 대원(大圓)의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았던가. 만불보전에서 관음전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5m 높이의 석조 관세음보살상이 무수한 관세음보살 석등으로 에워싸여 있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석등은 기존의 화사창으로 이뤄진 석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꽃 좌대 위에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은 점이 이채롭다.8각의 기둥은 부처님의 성스러운 진리인 팔정도를 상징한다. 관음전 바깥에는 유자(幼子)영가동자상, 법성게 법륜 등이 놓여 있다. 유자영가동자상은 낙태나 유산 등으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어린 생명을 천도하기 위한 것이다. 부모로서의 죄업을 참회하고 원한맺힌 영가들을 지장보살의 서원으로 극락왕생토록 하는 자리다. 동자상마다 빨간 색 모자와 턱받이, 가방 등이 씌워져 있다.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린 꽃 같은 생명을 저 세상으로 보낸 숙업을 이렇게나마 풀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관음전 앞에 가면 법성게가 조성된 원통형 법구를 돌리며 옴마니반메훔 진언을 외우는 불자들을 볼 수 있다. 법성게 법륜은 티베트의 기도 용구인 마니차에서 유래한 것. 티베트인들은 마니차 안에 경문이 들어 있어 이것을 한번 돌릴 때마다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연신 법륜을 돌리며 진언을 외운다. 그러면 흩어진 마음이 모아지기라도 할까. 그들은 진정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관음전을 둘러보고 비스듬한 윗 길로 올라갔다. 거대한 황동와불열반상이 객을 맞는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이 열반상은 길이가 13m, 높이가 4m로 어른 키의 두 배가 넘는다. 열반상의 모습을 곽시쌍부(槨示雙趺)라 한다. 세존이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아래서 입멸하자 입관했는데, 가섭이 다른 지방에서 이 소식을 듣고 그곳에 이르러 슬피 우니 세존이 두 발을 관 밖으로 내보여 자신의 마음을 가섭에게 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 이 모든 진리를 깨친 정각자의 발바닥에 새겨진 형상이 바로 천폭륜상이다. 천폭륜상은 모든 법이 원만함을 나타낸다. 이 부처님 발바닥을 세 번 만지고 절을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만불산 꼭대기에는 극락세계에서 삼천대천 세계로 친히 나투신 33m의 아미타대불이 조성돼 있다. 금빛 가사를 두른 아미타대불의 팔각좌대에는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불자들이 서원을 담아 소불을 만들어 놓았다. 좌대 가운데에 놓인 관세음보살과 남순동자에게 기도객들이 뭔가 소원을 빌고 있다. 밤에 불을 밝히면 멀리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올연히 서 있는 아미타대불의 모습이 보인다. 만불산 극락도량에서 마주 보이는 곳에 대웅전 터가 자리잡고 있다. 만불산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자리다. 현재 대웅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사찰측 한 관계자는 “대웅전 건물은 최첨단 공법이 동원된 유리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순수 기도공간으로 쓰일 이곳에는 또한 10만 석불전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또 하나의 ‘성역’을 예고하고 있다. 만불사 앞마당을 훤히 밝히는 인등대탑과 4층 범종각 안에 안치된 4m 높이의 황동만불대범종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특히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의 대탑을 본뜬 인등대탑에는 한 기마다 1만 4000분의 관세음보살 인등이 봉안돼 있어 시종여일 진리의 불을 밝히고 있다. 만불사에서는 누구든 성물과 친숙해질 수 있다. 부처님도 만져보고 범종도 직접 쳐볼 수 있다. 만불사는 대중과 함께 하는 만발공양에도 열심이다.1000여 명이 한자리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양소가 24시간 무료로 개방돼 있다. 정토세계를 구현하는 불사와 참배를 통해 신행과 전법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만불사는 이제 세계 불교를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 불교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할 만불총림과 함께 만불세계불교회관 건립도 추진중이다. 만불사는 고속도로로 대구, 부산, 울산 등지에서는 1시간 미만, 서울에서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영천 인터체인지나 건천 인터체인지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노란버스 타고 남산을 즐겨요

    노란버스 타고 남산을 즐겨요

    지난 1일부터 남산공원 남측순환로에 택시와 승용차 진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노란색 남산순환버스가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행되고 있다. 25인승 천연가스(CNG)버스 7대가 남산순환로를 포함해 9.8㎞노선을 5∼8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다. 첫날 이용객은 2800여명으로 많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면 볼거리, 즐길거리를 끼고 있어 ‘대박’이 터질 것으로 점쳐진다. 교통사각지대에 있었던 국립극장은 벌써부터 부푼 기대에 부풀어 있다.‘9곳 9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있는 9개 정류소를 ▲연인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어르신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경우로 나누어 알아본다. ● 순환버스 정류소 ‘9곳 9색 명소’ 남산은 남산순환버스가 다니면서 접근권이 훨씬 좋아졌다. 젊은이들도 손쉽게 찾을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연인들의 데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영화감상인 만큼 대한극장 정류소에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정류소는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2번 출구와 연계돼 있다. 우선 극장에서 2∼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표를 예매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영화상영 전까지 정상에 올라갔다 내려오기 위해서다. ‘대한극장’ 앞에서 노란버스를 타면 퇴계로 5가∼동대입구역∼국립극장을 거쳐 남산서울타워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현재 남산서울타워는 전면 리모델링 중이어서 전망대 등 모든 시설물을 11월 말까지 이용할 수 없다. 비록 남산서울타워의 시설물들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산 정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곳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돼 있고 커피숍과 편의점 등이 있다. 영화보다 공연감상을 선호하는 커플이라면 국립극장에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남산순환버스가 운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국립극장에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공연시작 40분·20분 전 단 두 번만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고작이었으나 이제는 발이 많아진 것이다. 국립극장은 매일 공연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인터넷(www.ntok.go.kr)으로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남산도서관 정류소에는 도서관 외에도 남산식물원, 소(小)동물원, 안중근의사기념관, 탐구학습관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들러볼 만하다. 남산 소동물원은 이름 그대로 ‘초미니’동물원이다. 대형 동물원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은 실망하겠지만 지난 1971년 만들어진 이곳에서는 무료로 개코원숭이·일본원숭이·너구리·꽃사슴·산양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동물원 뒤편에는 남산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어른 300원·청소년 200원·어린이 100원이다. 식물원 앞 분수광장은 야외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이곳에 있다. 안 의사의 친필 엽서와 유묵, 대형초상화, 하얼빈 의거에서부터 재판까지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이 기념관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는다.”고 말했다. 기념관 옆에는 서울시과학전시관 남산분관 탐구학습관(www.ssp.re.kr)이 있다. 지하1층부터 지하4층까지 130여종 721점의 과학 기자재들이 전시돼 있다. 모두 학생들이 직접 작동해가며 과학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이다. 특히 4계절 별자리를 직접 보면서 설명해주는 천체투영실이 인기가 좋다. 천체투영실은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으며(1일 5회), 입장객 수도 1회당 100명으로 제한돼 있다. 탐구학습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일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는 힘든 편이다. 탐구학습관을 다 돌려면 보통 2∼3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도 남산에 오면 실컷 볼 수 있다. 남산도서관을 지나면 서울애니메이션센터(www.ani.seoul.kr)가 나온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전용상영관인 ‘서울애니시네마’가 있다.1년 내내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며, 특히 13일부터 22일까지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안시·오타와·자그레브·히로시마) 수상작 58편을 상영하는 ‘최강애니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또 이곳 도서정보실에는 국내외 만화가 총 망라돼 있어 아이들이 각종 만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퇴계로 5가 정류소는 각종 강아지들을 분양하는 애견센터가 밀집해 있어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좋은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 어르신들 나들이 코스 남산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르신들도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하면 즐길 만한 곳이 여럿 있다. 퇴계로 3가 정류소 근처에는 남산한옥마을이 있다. 아담한 공원 같은 이곳은 한옥 건물들과 전시관, 벤치와 산책길, 기념비 등이 있다. 어르신들이 쉬엄쉬엄 ‘눈요기’와 ‘산책’을 하기에는 최적의 코스다. 부드러운 산책길 주변에는 인공으로 조성된 개울도 흐르고 야트막한 잔디밭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전통공예 전시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 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상품을 항시 전시하고 있으며 도자기, 목칠(인형·탈·목조각), 피모(붓·갓 등), 악기(거문고·가야금) 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남산을 한 바퀴 돈 어르신들은 동대입구역 인근의 남산공원 장충지구(장충단공원)를 찾아도 된다. 최근 장충단공원에는 길이 157m의 개울이 만들어지는 등 주변 경관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선형인 기존 수로 주변에는 통나무 계단을 놓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이곳에는 지하철 지하수를 끌어와 연중 흐르게 하고 있다. 걷기운동 겸 산책을 즐기고 싶은 어르신들은 북측산책로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남산공원 북측산책로 3.4㎞구간의 출발점으로 지난 1991년부터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된 곳이다. 노인과 장애인들이 산책로를 따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전 구간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다. ■ 남산 정상에선 맨 앞차로 바꿔 타세요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남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인 ‘남산서울타워’에 노란버스 2∼3대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운전기사들의 식사 문제와 버스 운행간격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하차할 곳이 ‘남산서울타워’가 아닌 이용객들은 타고 오던 버스에서 내려 맨 앞에 정차된 버스에 타면 된다. 물론 내리고 새로 탈 때는 반드시 버스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대야 한다.30분 이내 환승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추가 요금 부담은 없다. 단, 현금으로 승차한 이용객들은 다시 승차료를 내야 한다. 가끔 현금 승차한 이용객들은 추가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타고 오던 차에서 10여분을 기다렸다가 그 차로 다시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운전기사들은 전했다. 남산순환버스 승차료는 버스카드를 이용하면 500원, 현금은 550원이다. ■ 순환버스 이래서 좋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이곳 주차장에 차를 세울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다시피 지금은 자동차가 한 대도 없지 않습니까.” 남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달려서 올라왔다는 조범기(59)씨는 며칠새 남산 공기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며 승용차·택시 진입을 막은 서울시의 조치를 칭찬했다. 조씨는 “이왕이면 버스도 안 다니면 좋겠지만 압축천연가스(CNG)버스라니까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산에서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처럼 시의 이번 조치를 크게 환영했다. ‘남산족’들 외에도 노란색 남산순환버스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곳이 있다.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은 노란버스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다. 국립극장에는 그동안 이곳을 경유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했다. 국립극장을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국립극장과 지하철을 연계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야 했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노란버스가 지하철 충무로역과 동대입구역 등을 거쳐오기 때문에 국립극장 이용객들이 더욱 편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며 반색했다. 남산순환버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다. 동대입구역에서 노란버스를 타고 남산서울타워까지 올라간다는 이성민(24)씨는 “노란버스 안에 각 정류소마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안내물이 비치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산순환버스 정류소 9곳이 각각 특색이 있지만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관계자는 정류소가 순환방향의 끝에 위치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노란버스 이용객들은 충무로역이나 동대입구역 등 지하철에서 환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럴 경우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마지막 정류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산순환버스 노선을 담당한 서울시 관계자는 “4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기 때문에 순환방향의 끝이라고 해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또 노란버스가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면 정류소 9곳 가운데 몇 곳을 묶어 패키지 형태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WTO 가입만 시켜준다면”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대미 설득 외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WTO 연내 가입을 목표로 하는 베트남이 열쇠를 쥔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우선 다음달 21일 이뤄지는 판 반 카이 베트남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WTO 가입 문제가 핵심 의제로 협의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가입의 최대 관건인 미국과의 양자 협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베트남전쟁 종전 30주년 때도 베트남 당국은 반미 분위기 등 미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무척 조심했다. 나아가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환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고 있다.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최근 베트남 당국은 종교 관련 죄수들을 석방하고 폐쇄했던 교회들도 문을 다시 열도록 허용했다. 미 국무부도 5일 베트남이 종교자유 확대 약속을 이행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하는 등 양측간에 부드러운 분위기도 조성되는 기류다. 느슨해졌던 국영기업(SOE) 민영화작업, 금융권 개혁에도 박차를 가하며 세계 기준에 부응하려는 노력도 보여주고 있다. 국가증권위원회(SSC)의 거대 건설사 비나코넥스(VINACONEX) 보유주식 매각 추진, 베트남 최우량은행 베트콤뱅크의 민영화 발표 등도 같은 맥락이다. 카이 총리는 “미국 방문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두나라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에 적극적인 손짓을 보냈다. 경제발전에 중점을 둔 실용 외교나 다름없다. 미국은 1995년 수교 이후 10년만에 베트남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43억달러 규모의 의류 및 섬유를 수출했으나 WTO 미가입으로 미국의 의류수입 쿼터와 베트남산 수산물에 대한 관세 등이 유지되고 있다. 2000년 11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종전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바 있으나 베트남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기는 카이 총리가 처음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남산골 한옥마을 무형문화재 축제

    이번 주말 남산골 한옥 마을을 찾으면 떡메치기·옹기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기고 대취타·판소리·굿판 등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 서울시는 6일부터 8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서울 무형 문화재 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각종 무형 문화재 시연 및 전시 행사와 함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놀이 체험 코너로 구성됐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 서울무형문화재축제.kr과 www.sichf.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남산 철제울타리 6일부터 철거

    ‘서울의 허파’인 남산을 둘러싼 철제 울타리가 사라진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는 5일 “남산공원 남·북측 순환로와 산책길, 남대문시장 옆으로 난 소월길 등 25.9㎞ 구간에 설치된 높이 1∼1.4m의 철재 울타리 가운데 14㎞를 먼저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생태연못 조성, 야생동물 방사, 차량 통행 제한 등과 함께 남산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사업의 하나다. 사업소는 6일부터 작업에 들어가 다음달까지 1단계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시는 산불이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구간에는 철책을 그대로 두되 자연 친화적 소재로 바꿔 장기적으로는 철책을 모두 없앨 예정이다. 남산공원 철책은 1968년 무분별한 산림 출입을 막고 자연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처음 설치됐으나 부식, 훼손 등으로 미관을 크게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국유재산 찾아내기’ 독보적 인물 산림청 국유림경영과 노병완씨

    ‘국유재산 찾아내기’ 독보적 인물 산림청 국유림경영과 노병완씨

    컴퓨터와 인터넷이 만능으로 통하는 정보기술 시대에도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풀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더욱이 그같은 능력은 소수만이 가지고 있어 빛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산림청 국유림경영과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노병완(73)씨도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될 ‘빛’과 같은 존재다. 그는 국유재산을 식별해 분류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독보적 인물이다. 그런 만큼 국내 토지제도의 역사도 꿰뚫고 있다. 산림청 안팎에서 국보급(?) 공무원으로 불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1964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1976년 6급으로 공직을 사퇴했으나 1989년 산림청의 구애를 받고 재차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다. 국유재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션이 부여됐지만 그 업무를 수행할 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산림청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아니 “못 놓아준다.”는 표현이 정확할 법하다. 숨겨진 국유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장인의 손’을 더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 퇴임후 계약직 채용된 ‘국보급 공무원’ 그의 책상에는 모든 공무원의 필수품인 컴퓨터가 없다. 잘 깎인 연필과 일제시대 법령집 편람, 그리고 임야도와 호적등본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서류뭉치만 수두룩하다. 국유림경영과에서 그가 맡고 있는 공식 업무는 국유림 보호·관리 및 국유재산 관련 소송 자문이다. 변호사의 공직 진출이 활발하고 해박한 지식을 갖춘 공무원들이 즐비한 공직에서 굳이 고희를 넘긴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산림청이 국유재산 소송과 관련해 법정에서 펼치는 공수(攻守) 논리 및 근거는 그에게서 나온다. 개인이나 법인 등의 명의로 바꿔치기한 국가재산을 찾아내 회수하는 작업뿐 아니라 교묘히 조작된 옛날 서류를 들고 자기 재산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패 역할도 그의 몫이다.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된 뒤 만15년간 그가 찾아내 국고로 환수한 임야만 1만 2700㏊(3800만평)에 달한다. 이는 남산(340㏊)의 37.3배, 여의도(840㏊)의 15.1배나 되는 엄청난 면적이다. 1992년에는 망실재산으로 남아 있던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옛 동경제국대학 연습림 7000㏊를 찾아내 정식 등재하는 성과를 올렸다. 금강산과 맞닿은 최전방으로 접근이 어려울 뿐 아니라 지적공부조차 불타 관심이 없었던 지역이었지만 그가 1913년 제작된 기록을 국가기록원에서 찾아내면서 가능해졌다. 소송으로 환수한 임야는 관청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 682㏊로 공시지가만 23억원에 달한다. 노씨는 “국유재산 환수소송은 연 평균 200여건(지난해 377건)에 이르고 있다.”면서 “돈과 직결돼 있다 보니 소송기간도 길고 공방도 치열해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뛰는 범죄에, 나는 저격수” 노씨는 “임야 등 토지와 관련한 소송이 남발되고 대처가 어려운 것은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지대장과 지적도, 임야대장과 임야도를 통칭하는 지적공부는 일제시대에 제작됐다. 일제가 세금을 걷고 국토관리계획을 세우기 위해 만든 것이다. 구한말에 제작된 ‘결수연명부’란 토지대장이 있으나 지번이나 도면이 없어 쓸모가 없다고 한다. 더구나 제작된 지적공부 중 상당수는 6·25때 소실됐다. 특히 강원도와 경기도 등 격전지역은 더욱 심한 편이다.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관보가 유일한 자료이나 색인(목록) 역할에 불과하고 6·25 이후 복구돼 지번 등이 달라진 것도 많다. 노씨는 “1960년 민법이 공포되면서 귀속재산 등기가 이루어졌지만 혼란한 틈을 타 국유재산은 물론 남의 재산까지 ‘주워먹는’ 일이 허다했다.”면서 “당시 위·변조가 남발한 것도 이런 연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유재산을 가로챈 사람들의 수법은 혀를 찰 만큼 놀랍다. 이들은 이를 싼값에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금융권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노씨가 적발, 환수한 임야를 놓고 당사자간 손해배상소송이 벌어지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최근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경기도 파주에서는 일제때 작성된 매도, 매매계약서는 물론 호적(제적)까지도 위·변조해 자기 땅임을 주장하는 악질범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현미경 같은 노씨의 눈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한번은 빠져나갈지 모르지만 반드시 노씨에게 들통나고 말 것이라는 얘기다. 노씨는 공무 수행을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와 토지 관련 옛 법령을 마스터했다. 당시 사용한 글씨체나 문서양식 등이 그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일본인도 모르는 글씨를 읽는다.”는 평가가 농담이 아닌 듯하다. ●“임금 등 욕심 생기면 공무수행 제대로 못해” 그는 딱히 내놓을 만한 학력이나 특별한 자격증도 없다. 직장에서는 계약직이다 보니 직급 및 직위가 없어 승진, 호봉과도 무관하다. 70을 한참 넘긴 나이지만 매일 7시간을 투자해 서울에서 대전청사 산림청으로 출퇴근할 만큼 타고난 강골이다. 서울 근무를 요청할 수도, 보다 나은 대우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일절 입을 떼지 않는다고 한다. 사사로운 욕심이 생기면 제대로 공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지론 때문이다. 법원에서 패소한 상대로부터 민망한 욕을 듣고 폭행도 당해 봤지만 초지일관 흐트러짐이 없다. 노씨는 현재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하나하나 전수하고 있다. 우선 삼림법과 조선부동산등기령 등 옛 임업분야 법령 규정을 해석한 ‘국유재산관련송무자료집’을 만들었다. 한자와 일본어를 한글로 해석하고 설명을 단 역작이랄 수 있다. 관련 지식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결정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는 행정의 기본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노씨는 “특별히 빛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겸손해했다. 산림청도 지난해 송무계를 신설하고 지적업무에 대한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의 빈자리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산림청 직원들은 “우리로서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계셔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노씨의 건강을 기원했다. 평생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장인’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이기도 하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남산·월드컵공원에 야생동물 방사

    서울의 대표적 공원인 남산공원과 월드컵공원에 야생동물이 방사된다. 또 6월 개장 예정인 서울숲에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많은 수의 야생동물이 뛰어놀게 된다. 서울시가 야심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지축연결사업이 끝나면 ‘회색 서울’이 ‘녹색 서울’로 탈바꿈한다. ●잠자리·나비 등 곤충류도 풀어 서울시와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4일 남산공원에 다람쥐와 산개구리·무당개구리·나비 등을, 월드컵공원에는 꿩과 나비·잠자리 유충 등을 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재 남산공원·월드컵공원측과 야생동물 수와 방사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시에 따르면 먼저 도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인근 산과 연결이 되지 않아 생태계 형성이 어려운 남산공원에는 생태통로 연결사업과 병행해 이달부터 다람쥐를 방사한다. 이어 6∼9월에는 비오톱에 산개구리·무당개구리 등 양서류를 집중적으로 방사하며, 배추흰나비·제비나비 등 곤충류도 풀어놓을 계획이다. 시는 남산공원에 방사되는 다람쥐들이 야생 고양이와 개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곳곳에 돌무덤과 나무더미 등도 조성한다. 인근 덕양산과 연결돼 있어 생태계 형성이 상대적으로 쉬운 월드컵공원에는 상반기 중에 꿩 30마리를 방사하고 하반기에는 나비 7∼8종과 잠자리 유충을 방사한다. 시 관계자는 “남산에 자생적으로 개구리가 돌아오는 등 생태계 복원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규모 동물 방사를 통해 자연 생태계 복원에 가속도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숲에 뛰어노는 고라니 새달 중순 개장예정인 서울숲에는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사슴·오리·다람쥐·올챙이 등을 풀어 놓는다. 당초 고라니 2쌍과 노루 1쌍, 꽃사슴 1쌍 등을 방사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꽃사슴 21마리, 고라니 13마리, 다마사슴 5마리 등 동물 수를 크게 늘렸다. 서울숲에 방사될 예정인 사슴은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길들이기를 하고 있으며, 순치작업이 끝나는 대로 방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방사 초기에는 동물들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여러 마리를 풀어놓고 면밀하게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슴류 외에도 서울숲 내 4만 5000여평에 달하는 생태숲에는 다람쥐 30마리와 오리, 물닭류, 올챙이도 방사된다. 이번에 방사예정인 청둥오리 8마리·흰뺨검둥오리 8마리·물닭 2마리·쇠물닭 2마리와 올챙이 2000여마리는 생태숲에 있는 인공연못에서 서식하며 수변 생태계를 형성하게 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Zoom in 서울] 동물 뛰노는 서울 만든다

    [Zoom in 서울] 동물 뛰노는 서울 만든다

    “아빠, 오늘은 족제비를 봤어요.‘다솜이’라고 이름까지 지어줬어요.” 서대문구 무악재고개 기슭에 사는 30대 회사원 김모씨의 6살 난 딸아이는 집밖에서 종종 야생동물과 친구가 된다. 김씨 역시 생태육교를 걷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북악산-창덕궁-종묘-세운상가-남산 등 현재 단절된 24개 서울의 생태녹지축 연결사업이 완료되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이야기들이다. 자연 녹지와 야생 동물, 그리고 서울시민과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되는 셈이다. ●2010년까지 3000억들여 조성 서울시는 “북악산-창덕궁-남산 등 현재 단절된 24개 녹지축을 생태통로로 연결, 서울 도심과 외곽의 녹지를 하나로 묶는 생태녹지축 연결사업을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3일 밝혔다. 예산만 3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최근 선보인 뚝섬 서울숲에 이어 서울의 ‘녹색지도’를 다시 그리게 된다. 서울의 생태녹지축은 급격한 산업화와 무분별한 도로의 개설로 70년대 대부분 끊겼다. 생태녹지축 연결사업의 핵심은 단절된 서울의 녹지를 원래 모습에 가깝게 연결, 서울 도심부까지 녹색의 그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연결로의 형태는 생태육교나 녹지 도로, 산책로 등이 있다. 시민들이 연결로를 통해 기존 녹지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물론, 야생 동식물이 자유롭게 번식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서울시에는 산과 산이 서로 연결되는 환상녹지축, 산과 평지가 연결되는 남북육경축 등 두 개의 녹지축이 출현한다. 환상녹지축은 북한산에서 시작, 수락산-아차산-길동자연생태공원-대모산·청계산-우면산-관악산-천왕산-우장산-덕양산-봉산-안산에서 다시 북한산으로 돌아온다. 서울을 감싸 안은 형태로 서로 연결된다. 역시 북한산에서 출발하는 남북육경축은 세 줄기로 나뉜다. 덕수궁-남산-용산기지-보라매공원-관악산까지의 한 줄기와 종묘-세운상가-남산-국립묘지-낙성대-관악산, 그리고 낙산에서 동대문운동장을 거쳐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이 그것이다. ●다람쥐·족제비 도심 출현 녹지축이 연결되는 지역은 모두 24곳. 서대문 무악재고개와 북악산-창덕궁-종묘-세운상가-남산 등 도심과 서초 양재고개, 송파대로, 강북 오동근린공원 등 시 외곽을 망라한다. 서초 반포천 등 5개 하천의 생태계도 복원된다. 매봉산-월드컵경기장 등 10곳은 최근 녹지축이 연결됐다. 서울시는 올해 관악산-현충묘지공원 지역의 관악산과 까치산근린공원 사이 80.2m, 남산 지역의 매봉산∼금호산공원 사이 32m 길이에 폭 15m의 생태육교를 설치한다.60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12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도심 지역은 지상에 폭 30m 정도의 녹지 도로와 옥상 녹화사업 등을 통해 연결된다. 한강 주변과 다리도 생태적으로 조성, 동물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한다. 연결로에는 먼저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등 나무들을 심어 곤충의 이동을 유도한다. 이렇게 되면 꿩, 참새, 딱새 등 녹지에서 살던 새들이 날아든다. 이어 다람쥐, 산토끼, 족제비, 오소리 등 소형 포유류가 도심으로 이동하게 된다. 정상적인 생태계가 도심까지 이식되는 셈이다. 마지막 단계까지는 완공 뒤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협조로 5년 내 완료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24곳의 녹지축을 연결하는 데에만 3000억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또 세운상가 등 도심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에서는 개발 논리에 맞서 녹지축 연결로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완전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육교 대신 막대한 예산이 드는 터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100억원씩을 투자해도 20∼30년이 걸린다.”면서 “시의회 등의 협조로 집중 투자,2010년까지는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상파DMB 하반기에나 본다

    지난 1일 본방송을 시작한 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과 경쟁을 하게 될 지상파DMB 방송은 올 하반기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에 따르면 방송위는 지난 3월말 지상파와 비지상파 각 3개사 등 6개사를 지상파DMB 사업자로 선정했으나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은 이 달 중순 정통부에 허가 추천을 거쳐 7월에 지상파DMB 사업자만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 3사는 최근 모임에서 7월1일 1차 개국, 관악산 송출시스템을 이용해 지상파DMB 전파를 송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남산과 용문산의 송출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옥외 수신율이 정상수준의 절반 이하에 그치는 등 당분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선발 지상파DMB 사업자들의 콘텐츠 미비와 내부 준비작업 지연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MMB와 한국DMB-CBS,YTN DMB 등 비지상파군 3사는 장비 발주 및 구매, 스튜디오 설치 등 필요한 설비 확보에 수개월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서비스는 연말에 시작될 전망이다. 지상파DMB 사업 관계자는 “콘텐츠 미비 등 준비 작업이 늦어져 일부 선발 사업자의 본방송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통부 관계자는 “방송위의 허가 추천이 들어오면 빠른 시일에 허가를 할 것이며, 지상파 사업자의 경우 일정이 크게 늦은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1·6학년생 토요일 함께 보내기 인기 서울 매동 초등학교(교장 김문자)가 올 새학기부터 매월 한 차례 재량활동 수업 시간을 활용,1학년과 6학년 학생들이 형제자매처럼 함께 토요일을 보내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6학년생이 1학년생에게 재미있는 책을 읽어주는 ‘사랑의 고리 책 읽어주기’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1학년과 시소를 타거나 체스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함께 하기도 한다. 김 교장은 “이런 만남을 통해 1학년들이 6학년 학생들을 대할 때 무서워하거나 어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처럼 가까운 느낌을 가진다.”고 밝혔다. ●스스로 반성 바른생활 익히기 경기도 과천시 문원 초등학교(교장 이강신)는 전교생 ‘코시일기장 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코시’(KOCEHS)의 K는 친절,O는 질서,C는 청결,E는 예절,H는 정직,S는 봉사를 뜻하는 말로, 바른 생활을 몸으로 익히자는 취지다. 지난달 초 일기장을 나눠주고 매일 일기를 쓰게 해 6가지 덕목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바른 마음가짐을 갖게 하자는 뜻에서 도입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신초등학교 지난주 개교 서울 서신초등학교(교장 김민숙)가 지난 달 28일 문을 열었다. 은평구 신사2동 산 80번지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26학급 911명의 어린이와 51명의 교직원으로 출발했다. 과학실과 음악실 등 특기·적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14개의 특별실과 교실마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최신식 책상을 갖췄다. ●충무공 탄생기념 글짓기·그림그리기 대회 서울 중구청 관내 초등학생들이 지난달 21일 충무공 이순신 탄생을 기념해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었다. 광희·남산·덕수·리라·봉래·숭의·장충·충무·청구·흥인 등 10개 학교가 참여했다. 행사 전에는 각 학교에서 미리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부교육청, 전자도서관 개통식 서울 동부교육청(교육장 김주남)은 지난 2일 오후 면동초등학교(교장 오운홍)에서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과 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도서관 개통식’을 가졌다. 전자책은 컴퓨터나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으로 실시간대로 원하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관내 42개 초등학교 학생들이 강남구 전자도서관의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대출과 열람이 가능하며, 책 내용 중 필요한 부분은 편집하거나 인쇄할 수 있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학부모 105명 명예교사 위촉 수원 조원고등학교는 지난 26일 교내 강당에서 학부모 105명에 대한 명예교사 위촉식을 가졌다. 이날 명예교사에 위촉된 1·2학년 학부모들은 앞으로 1년간 정기고사, 학력평가 등 각종 시험에 참여해 교사들과 함께 시험관리를 하게 된다. ●영재교육기관·과학교육관 개관 인천시 서구와 계양구 지역의 우수학생을 선발, 영재교육을 맡게 될 영재교육기관과 과학교육관이 지난달 29일 문을 열었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 소재 간재울초등학교에 문을 연 서부과학교육관은 과학완구실험실과 공작실 등 완구 관련 실험실과 강의실을 갖추고 있다. 또 서부영재교육원은 수학·과학 분야의 우수한 실력을 가진 중학생 108명을 뽑아 수학·과학 심화학습, 창의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학생·학부모 과학 공동학습 개강식 인천시북부교육청은 지난달 29일 북부과학교육관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학부모 과학 공동학습’ 개강식을 가졌다. 공동학습은 초등생 3학년 학생(20명)과 학부모(20명) 등 모두 40명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11월까지 20회에 걸쳐 과학실험과 발명교육 등을 하게 된다.
  • [의회]도심에서 빠져나갈 때도 혼잡통행료 받는건 모순

    [의회]도심에서 빠져나갈 때도 혼잡통행료 받는건 모순

    서울시 의회에서 시내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데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허명화(한나라당 서초제1선거구·행정자치위원회) 의원은 지난달 21일 서울시 제155회 임시회에서 “우리나라 대중교통체제는 다른 나라의 도시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공적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혼잡통행료 징수 확대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산 1·3호 터널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과 관련,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억제해서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우리나라는 도심을 벗어날 때에도 혼잡통행료를 물리고 있다.”며 “이는 도심의 교통난을 해결하는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잡통행료를 도입해서 큰 성공을 거둔 런던·싱가포르·파리·뉴욕 맨해튼 등에서도 도심진입 통행료만 받고 있지, 도심을 벗어나는 차량에 대해 별도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의원은 “서울 도심의 교통을 혼잡하게 하는 곳이 비단 남산 1·3호 터널만은 아닌데도 관리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특정한 곳을 지나는 이용자에게만 통행료를 부담시키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허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산 1·3호 터널 통과차량 가운데 통행료 면제 차량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체의 62.1%에 달해 지난 96년(통행료 시행 전)의 31.5%에 비해 두 배 늘었다. 그는 “면제 차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남산 1·3호 터널 통과 차량만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도심교통수요관리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서울시는 혼잡통행료 징수에만 연연할 게 아니라 도심 교통을 억제하기 위한 요일제 준수 차량에 대해 자동차세·보험료 할인폭 증대 등 경제적인 유인정책을 써야한다.”면서 “교통 편익도 없이 매년 150억원에 달하는 시민들의 부담을 늘리는 징세수단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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