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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자백 안했으면 지금 땅속에 있을 것”

    “거짓자백 안했으면 지금 땅속에 있을 것”

    1980년 8월21일, 석달윤(76)씨는 신군부가 장악한 당시 중앙정보부로 끌려갔다. 남산 대공분실 168호에서 47일간 고문을 당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한국전쟁 때 행방불명된 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고종 10촌 형님 박양민씨 탓이었다. 석씨가 간첩으로 남파된 박씨에게 전남 진도 해안 경비상황을 보고했다며 중정은 자백을 강요했다. 남파공작원 오모씨의 “박씨 간첩활동을 북에서 들은 바 있다.”는 막연한 진술이 근거였다. 수사관들의 고문은 가혹했다. 발로 배를 차고, 머리를 욕조에 담그고, 송곳으로 하반신 곳곳을 찌르고…. 잠은 안 재우면서 잠깨라고 볼펜 심지를 성기에 집어넣고…. 당시 중정 조사실은 피범벅이었다고 한다. 석씨는 결국 “내가 형님의 간첩활동을 도운 게 맞다.”고 자백했고,1981년 1월 안기부는 “고정간첩 15명을 일망타진했다.”고 발표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47차 전원위원회에서 1980년 발생한 ‘석달윤 등 간첩 조작의혹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진실위 “반인권적 사건… 재심조치를” 진실화해위는 “장기간 불법구금 및 강압적 상태에서 자백을 받아 간첩으로 조작하고, 사형 등 중형으로 처벌한 비인도적이고 반인권적 사건”이라면서 “국가는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화해 및 재심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27년 만의 진실규명 결정이다. 석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떳떳하므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짓으로라도 자백하지 않았으면 난 아마 지금 땅속에 있을 것”이라면서 “일주일만 그런 고문을 받으면 김일성이라도 만났다고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18년 복역… 지금도 보안관찰 대상 석씨는 무기수로 징역 18년을 살았다. 함께 누명이 벗겨진 박씨의 외조카 김정인씨는 이미 1985년 10월31일 사형당했다. ‘간첩’의 처자식은 생계가 끊겨 두 달 동안 고구마로 연명했고, 고향 진도에서 살지 못해 내쫓기듯 이사했다. 1998년 8월15일 가석방된 석씨는 여전히 공안당국의 보안관찰 대상이고, 고문으로 굽은 허리는 지금도 하루 턱걸이 70개를 해야 펴진다고 한다. 진실화해위 결정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한 것에 불과하다. 석씨의 ‘법적’ 간첩혐의는 바뀐 게 없다. 석씨는 “당연히 재심 청구한다. 백번 천번이라도 청구해서 무죄를 인정받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교도소에서 배운 서예솜씨로 석씨는 국전에 수차례 입선했다. 그는 안산에서 통일운동가와 서예가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기초단체 첫 전문 관악단

    중구가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관악단인 ‘중구 심포닉밴드’를 창단했다. 구는 2일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전문 음악가들로 이뤄진 관악단을 결성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창단 공연을 오는 5일 충무아트홀에서 갖는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가 관현악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군악대 또는 동호회 출신 등의 아마추어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중구 심포닉밴드의 음악 감독은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인 강선정씨가, 상임 지휘자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석 연주자인 김연근씨가 각각 맡는다.12명을 뽑는 일반단원 모집에는 136명이 몰려 11.3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탤런트 강석우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5일 창단 공연에서는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전람회의 그림’ 등이 연주된다. 또 창단을 축하하는 무대로 강석우씨가 색소폰으로 ‘꽃밭에서’를 연주한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최정원씨가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의 주요 노래를 부른다. 중구 심포닉밴드는 앞으로 충무아트홀을 둥지로 삼아 연 2회의 정기연주회를 갖고, 연 4회의 구민 음악회도 연다. 또 청계천, 남산 한옥마을 등에서 시민들을 위한 테마 음악회와 학교·복지시설, 기업체, 공공기관 등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도 마련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우승구 이정권(파견복귀)■ 법무부 △통합지원정책관 權永洙■ 문화관광부 ◇전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李炳勳 ◇부이사관 승진 △문화정책국 문화정책팀장 朴淳泰 △문화산업국 문화산업정책팀장 沈東燮 △청와대 파견 예정 金起弘 △감사관실 감사팀장 李漢照 ■ 산업자원부 ◇국장급 △주미 대사관 참사관 禹泰熙 ◇팀장급 △자동차조선팀장 金昌圭 △전략경제협력팀장 金庠摸 △디지털혁신팀장 黃修盛■ 해양수산부 △차관보 崔壯賢△해양정책본부장 申平植△해운물류본부장 文海男△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李仁洙△장관정책보좌관 黃煥植△유엔식량농업기구(FAO) 方泰振■ 문화재청 ◇서기관 승진 △문화재정책국 무형문화재과 李廷勳 ■ 식품의약품안전청 ◇전보 △감사관 공방환 △혁신기획관 이건호 △정책홍보관리본부 재정기획팀장 양진영 △식품본부 수입식품팀장 서갑종 △식품본부 유해물질관리단 위해관리팀장 나병헌 △국립독성연구원 연구기획팀장 우기봉 △성과관리T/F팀장 김성만 △정책홍보관리본부 연구기획조정팀장 임철주 △의약품본부 의약품평가부 의약품동등성팀장 최돈웅 △국립독성연구원 약리연구부 일반약리팀장 김혜수 △부산청 시험분석센터 식의약품분석팀장 조대현 △경인청 시험분석센터 식의약품분석팀장 김옥희 ◇서기관 승진 △식품본부 유해물질관리단 위해정보팀장 정의섭 △부산청 운영지원팀장 정지학 △통상협력지원T/F팀장 이동희 △영양기능식품본부 건강기능식품팀 김상구 △의약품본부 마약관리팀 안수호 △국립독성연구원 연구기획팀 이상군 △정책홍보관리본부 종합상담센터 장정기 △식품본부 식품안전정책팀 황성휘 △경인청 의왕수입검사소장 임기선■ 서울시 ◇2급 승진 △산업국장 정순구△복지건강국장 이정관△한강사업본부장 최종협 ◇3급 승진 △주택국장 김효수△상수도연구소장 한상열 ◇4급 승진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장 오순환△한강사업본부 사업총괄부장 이성혁△한제현 홍강개발지원반장△남산공원관리사업소장 직무대리 김덕현(승진 예정)◇4급 전보 △언론담당관 강태웅△농수산유통과장 겸 생활경제과장 김용복△자원순환과장 김경중△체육시설관리사업소장 김재정△동부도로관리사업소장 정진호△건설안전본부 시설관리1부장 겸 시설관리2부장 천석현△지하철건설본부 건설1부장 신한철△지하철건설본부 공무부장 고동욱△도로계획과장 고인석■ 금융감독위원회 ◇과장급△기획행정실 혁신행정과장 고승범△감독정책1국 감독정책과장 서태종△민간근무휴직 정지원■ 방송위원회 ◇실국장급 전보 △기획관리실장 정순경△연구센터 연구위원 정진우△방송정책실장(방송통신구조개편기획단장 겸직근무) 조광휘 ◇부장급 〃 △정책1부장 오용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기획조정실장 林淙玉 △연구행정팀장 金泰亨 △교학실장 姜晟坤 △총무팀장 權美五 △경리팀장 安東浩 △시설관리팀장 孫禹鎬■ 한국소비자원 ◇부서장급 전보 △감사실장 최주호 △홍보실장 임순욱 △정책연구실장 이득연 △정보전략실장 조창은 △소비자안전국장 전효중 △분쟁조정1국장 장학민 △분쟁조정2국장 신용묵 △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 권재익◇팀장급 전보 △비서실장 오흥욱 △기획관리실 대외지원팀장 이경진 △소비자교육국 교육기획팀장 장수태 △소비자안전국 생활안전팀장 손영호 △분쟁조정1국 금융보험팀장 박현서 △분쟁조정2국 정보통신팀장 김정옥 △분쟁조정2국 의료팀장 박정용 ■ 전자부품연구원 △메카트로닉스연구본부장 成夏慶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장 李宗培 △지능메카트로닉스연구센터장 許眞 ■ 중앙일보 ◇실국장급 전보 △정치ㆍ기획에디터 김교준△영상에디터 겸 코디네이터 주기중△영상데스크 김춘식△편집미술〃 신재민 ◇중국연구소 △소장 유상철△부소장 유광종 ◇전략기획실 △CR팀장 유권하 ◇디자인센터 △디자인개발팀장 김호준△중앙SUNDAY제작〃 방진환 ◇CRM본부 △사업개발담당 겸 강남중앙미디어㈜ 마케팅담당 최병규△프리미엄담당 직무대행 엄태민△섹션1팀장 홍창업△〃2〃 조한필△제휴사업〃 직무대행 구두훈△전략사업〃 김래원△중앙일보미디어마케팅㈜ 대표이사 한상진(겸직)△중앙리플렛㈜ 〃 박노근△중앙엠앤비㈜ 경영담당 상무 이상묵△강남중앙미디어㈜ 대표이사 박수진△〃 유통담당 신우식△〃 서초지점장 박종근△〃 강남〃 김임천△〃 송파〃 이근호△〃 SP매니저 조삼용△〃 비즈〃 김득주△〃 플래닝〃 유영균△중앙방송㈜ 골프사업부장 성백유 ■ 뉴스포스트신문사 △회장 이상욱 △상임고문 박상환 ■ KBS N △기술팀장 金明煥 ■ 코스콤 ◇부장 △영업본부 정태영 △기술연구소 박만실 ◇부부장 △경영지원본부 박종현 박병윤 △영업본부 김성현 △증권정보본부 김상운 정해경 이상기 △시스템본부 윤성배 △기술연구소 이대근 ■ 코엑스 ◇임원선임 △센터운영본부장(상무) 박양섭 △경영지원본부장(상무보) 김석호 ◇보직변경△전시컨벤션사업본부장(상무) 진동언■ 한화손해보험 ◇지점장△강북 朴烘石 △부천 黃琮澤 △대전 任義淳 △인천 李石巖 ◇지사장 △전주 李承喆 △울산 池日權 △한라 金德暻 ■ 솔로몬저축은행 ◇부장승진 △기업금융팀장 신경철 △ 청담지점 이종성 △ 감사팀 조홍래 ◇팀장 전보△ 종합금융 오선근 △ 전략영업 김규광 △ 금융투자 최린■ 유네스코본부 △정일용(파견복귀)■ 창원대 △사무국장 노일숙■ 순천대 △사무국장 강대윤■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장 서주원 △사회교육대학원장 김숙자 △사회복지대학원장 박천오 △고시원장 김광수 △출판부장 이미숙 △사회교육원장 겸 보육교사교육원장 김선호 △사회교육원 교학부장 김용태 △방목기초교육대학학장보 최창규 △과학기술사회연구소장 남백희■ ㈜한솔DK △대표이사 裵在鶴 △K사업본부장 金炳德 △디지털사업본부장 李炅娥 △DK프로젝트팀장 鄭然重■ 메리츠화재 ◇본부장 승진△기업고객2사업부 기업영업4본부장 문용식 ◇임원급 담당 승진 △기업영업6부장 유방훈 ◇부장 전보△부천지점장 김상호 △기업영업8부장 최학용△제휴영업부장 이종훈 △ Agency지원부장 김흥수■ 해태음료 ◇승진△영업부문장 이사대우 한석원■ 현대증권△상품개발부장 겸 자산관리영업기획부장 李完圭△온라인영업부장 權用旭△업무개발부장 尹炳基
  • 전국이 화랑으로 물든다

    전국이 화랑으로 물든다

    한국 미술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낙찰금액과 아트페어 판매액을 합하면 730여억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또한 김달진미술연구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새로 생기는 화랑이 3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베이징 등 해외에 생긴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83개의 화랑이 새로 생겼다. 전국적으로는 모두 400곳의 화랑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긴 지 1년 이상된 화랑을 심사해 등록시켜 주는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112곳이었던 화랑이 현재 123곳으로 늘었다. 신생 화랑들은 기존 화랑 밀집지역뿐 아니라 지방, 해외 등을 가리지 않고 생겨나고 있다. ●청담동, 부산 달맞이고개 새로운 미술 명소로 지난 5월부터 기존 서울 사간동 건물이 협소해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을 경매장소로 이용하고 있는 K옥션은 다음달 아예 압구정동으로 이전한다. 청담동 네이처포엠 건물에는 독일화랑인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점에 이어 미화랑, 갤러리2가 새로 둥지를 틀었다.9월초에는 해외 작품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오페라 갤러리가 같은 건물에 생길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역시 신흥 화랑가로 떠오르고 있다. 1983년 서울 인사동에서 시작한 가나화랑은 해운대의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점 4층에 150여평의 전시공간과 3개 동의 작가 화실을 운영하게 된다.5일 사석원의 바다 풍경 전시회를 시작으로 사진작가 배병우전, 근현대 명품전이 이어진다. 부산의 조현화랑은 지난달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4층짜리 본관을 신축해 개관했다. 서울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 내에서 화랑과 경매를 운영한 코리아아트도 역시 달맞이고개에 코리아아트센터를 열었다. ●늘어나는 미술경매 회사 미술품 경매회사 역시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전주에서는 서정만 솔화랑 대표가 만든 A옥션이 지난달 1일 첫 경매를 실시했다. 전주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서 국내 첫 여류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작품 ‘풍경’이 2억 45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서는 출품된 114점 가운데 44점이 낙찰돼, 총 낙찰가 4억원을 기록했다.2회 경매는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K옥션은 대구MBC와 협력해 다음달 28일 대구경북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옥션M’이라는 미술경매를 연다. 가구수입업체 엠포리오도 오는 9월 D옥션을 설립해 한국과 해외 근현대미술품으로 첫 경매를 열 예정이다. 박영덕 화랑 등이 참여한 ‘한국미술투자’도 경매회사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사동에서 30년째 선화랑을 운영 중인 김창실 대표는 “미술시장이 활황세라고 하나 시장에서 잘 팔리는 작가는 불과 100명 안쪽”이라며 “문화사업을 한다는 윤리의식 없이 화랑 경영에 덤볐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하나 “벌써 종방 후유증 걱정”

    이하나 “벌써 종방 후유증 걱정”

    MBC 수목 미니시리즈 ‘메리대구공방전’이 이제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7월 5일이 마지막 방송. 청춘백수의 삶을 밝게 그린 이 드라마는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마니아 팬을 형성할 정도로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 메리역을 맡아 한껏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하나를 만나기 위해 지난 23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촬영현장을 찾았다. 이하나는 하루 25시간으로도 부족할 만큼 바쁜 일정이지만, 흔쾌히 쉬는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했다. “니가 내 마음 속에서 없어지질 않아. 너무 보고 싶었어. 니가 너무 좋아.” 지난 21일 12회 방송에서 이렇게 울먹거리며 어렵사리 대구(지현우)에게 진심을 고백했던 메리(이하나)가 이제는 하늘로 날아갈듯 환한 웃음을 짓는다. 23일 오후 효창공원을 찾았을 때, 이하나는 13회 촬영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구와 정식으로 사귀게 된 메리가 달리는 자전거 뒷좌석에서 대구의 넓은 등에 얼굴을 묻고 행복을 만끽하는 장면. 고동선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질 때까지 자전거를 이끌고 언덕받이를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지만, 두 배우는 전혀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첫 주연 맡아서 힘든 점이요? 분량이 늘어나서 잠이 줄어든 거요. 밤을 꼬박 새우거나 2∼3시간밖에 못 자는 날이 많죠.” 하지만 처음 뮤지컬 배우 지망생인 메리역을 맡았을 때 수첩에 ‘이하나는 없고 메리는 있다.’는 말을 적어 넣었을 만큼, 단단한 각오로 시작한 작품이었다. 지금은 벌써부터 종방 후유증이 걱정될 만큼 메리와 이하나는 하나의 인물에 다름 없다. 슬픈 감정을 연기할 때도 정든 스태프와 헤어지는 장면을 떠올리면 금방 눈물이 흐른단다. “저와 메리가 닮은 점은 실수가 잦다는 거예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의욕이 넘치다 보니 창피한 일들을 많이 겪게 되죠. 다른 점은 제가 메리보다 ‘덜’ 낙천적라는 거예요. 늘 긍정적인 메리를 통해 제가 많이 배웠어요.” 메리가 자신에게는 참 감사한 존재라고 이하나는 말한다. 엄마와 싸워 펑펑 울음을 쏟다가도 “괜찮아. 하드 하나 사먹고 기운차리면 돼.”라고 말하는 메리의 모습이 마치 몸에 딱 맞는 옷인양 보이지만, 실제의 그는 사실 조용하고 말이 없는 편. “옛날에는 무대공포증이 있었어요. 남경읍 선생님의 도움으로 무대에 서는 연습을 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지만, 처음에는 학생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단국대 생활음악학과 2001학번인 이하나는 5년전 그때의 일을 아직 잊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시련을 뛰어넘으면 인생에 작은 꽃이 피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이하나. 지금의 메리도 어쩌면 그때의 이하나가 피워낸 꽃망울인지도 모른다. 가수 오디션에서 숱하게 떨어졌던 그가 지난해 ‘연애시대’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뒤 3번째 작품만에 주역을 꿰차게 된 것도 이런 내공 덕분이었을 것이다. 25일 낮 남산 황제슈퍼 앞에서 이하나는 신나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메리의 모습을 열연하고 있었다. 촬영 중간중간 함께 사진을 찍자는 팬들의 요구에도 선뜻선뜻 응하는 그의 모습은 전날 새벽 5시까지 강행군을 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생기있어 보였다. “‘코미디의 왕’에 나오는 로버트 드니로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은 목표지만 자신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부러웠고 저도 꼭 닮고 싶어요.” 앞으로 코미디든 멜로든 진한 감동을 안겨 주는 영화를 찍어 보고 싶다는 그.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보다는 그때그때 주어지는 현실에 충실하고 싶다는 이하나에게 마지막으로 꿈을 물어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말이 많지 않아도 취향이 비슷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웃음)”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Seoul In] 남산서 ‘한가족 걷기대회’

    중구(구청장 정동일) 민선4기 취임 1주년을 맞아 1일 오전 6시30분부터 남산 국립극장에서 ‘중구민 한가족 걷기대회’를 연다. 국립극장 광장을 출발해 석호정, 신약수배드민턴장을 돌아 다시 국립극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출발에 앞서 에어로빅 시범이 펼쳐진다. 담장과 대문을 헐어 주차 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그린파킹’사업과 관련된 사진 전시회도 연다. 먹거리 장터도 있다. 문화체육과 2260-1089.
  • 수도권 대중교통 환승할인… ‘새달 바뀌는 시정’

    7월1일부터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버스와 수도권 전철을 갈아탈 때 환승 할인 혜택을 받는다. 하반기에 달라지는 서울시 정책을 소개한다.#1. 교통정책 분야●통합환승 할인 수도권 확대 교통카드로 서울시와 경기도의 일반형 시내버스, 마을버스, 지하철을 이용할 때 통행거리를 합산해 기본 구간(10㎞ 이내)에서는 900원을, 기본구간에서 5㎞ 초과 때마다 100원씩을 더 낸다.●스티커 요일제 차량혜택 폐지 전자태그가 아닌 종이스티커 방식으로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는 차량은 혜택을 전혀 못 받는다. 자동차세 5% 감면 등 인센티브도 폐지된다.●중앙버스전용차로 확대 설치 11월부터 양화·신촌로(양화대교∼아현삼거리 5.2㎞)와 송파대로(복정역∼잠실대교 남단 5.6㎞)에서 중앙버스 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2. 보건복지 분야●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개원 마포구 성산동에 250명 정원의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 요양기관이 문을 연다.●의료급여 수급권자 본인 부담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가 병·의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을 때 과다 진료 및 약물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진료비 및 약제비 일부를 본인이 부담한다.#3. 정보화 분야●인터넷 건축행정정보 시스템 운영 민원인이 시·구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건축·주택 인·허가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다.●게시판 본인확인제 서버 운영자는 인터넷 게시판 이용때 이용자의 본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4. 환경 및 상수도분야●오염물질 배출사업장 총량관리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농도기준 이외에 배출총량을 기준으로 사업장을 관리하는 총량제가 시행된다.●옥내 급수관 관리 개선 낡은 옥내 급수관 개선공사 때 공사비의 일부 또는 전부 지원된다.#5. 관광·문화 분야●문화·디지털 청계천 조성 청계천에 무선인터넷 거리를 조성하는 등 청계천이 디지털 구역으로 변모한다.●남산 야간관광 자원화 남산에 옛 봉수대 행사가 재현되고 정상에는 빛을 소재로 한 경관조명이 설치된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강덕수 STX회장 “펀경영 출발지는 일터”

    강덕수(사진 왼쪽) STX그룹 회장의 요즘 화두는 ‘행복한 일터’다. 일터가 편하고 재미있어야 일도 신바람나게 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마침 서울 남산의 신사옥으로 얼마 전 이사해 강 회장의 ‘행복 지수’ 주문이 더 잦아졌다. 25일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주말 서울 남대문로 신사옥에서 열린 ‘집들이’ 기념 음악회에 참석했다. 계열사 임직원들과 함께 비보이 춤 공연과 전자음악 4중주 선율에 흥겹게 몸을 맡겼다. 강 회장은 같은날 문을 연 ‘피트니스 클럽’과 ‘옥상 야외정원’도 둘러봤다.500평 규모의 피트니스 클럽에는 러닝 머신 등 160개 운동기구와 실내 골프 연습장까지 갖춰져 있다. 야외 정원은 대추와 살구 등 유실수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강 회장은 “직원 개개인의 핵심 역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인간 중심 경영의 키워드가 펀(fun) 경영이며 이 펀 경영의 출발점은 행복한 일터”라며 “신사옥 입주를 계기로 임직원 모두 새로운 느낌, 새로운 생각, 새로운 행동으로 하나의 STX를 만들어나가자.”고 주문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 도심 확 바뀐다

    [Zoom in 서울] 서울 도심 확 바뀐다

    서울시가 짓고 있는 새 청사와 인근 지하상가 등을 잇는 전방위 지하보행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구축된다. 여기엔 소공로 인근 지하상가가 포함되며, 시청 서소문별관과 청계천쪽의 지하상가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시청을 중심으로 한 도심상권 활성화와 시민의 행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의 하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서울을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도심을 남북 4대 축으로 나눠 재정비한다. 도심 1축은 경복궁·광화문∼세종로∼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남산 구간으로, 국가 상징가로로 조성한다. 서울역 광장은 주변 민간건물 12동을 철거해 광장면적을 2000㎡(606평) 확장한다. 서울역 앞 고가도로는 2009년 철거에 들어가 2011년 작품성을 가미한 도시명물로 새로 건설한다. 북촌·인사동·삼청동∼관철동∼청계천∼삼각동∼명동을 잇는 도심 2축은 역사·전통과 첨단공간으로 조성한다.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을 잇는 도심 3축은 녹지로 연결된다. 도심 4축은 대학로∼흥인지문(동대문)∼청계천∼동대문운동장∼장충단길∼남산 구간은 패션·디자인 산업의 메카로 육성된다. 동대문 주변에는 1800여평 규모의 녹지광장이 조성된다. 이와 관련, 오는 2010년 6월 완공 예정인 서울시 신 청사와 소공로 등 주변 지하공간을 잇는 지하 네트워크를 추진한다. 시청사∼소공로 상가 구간 140m는 2010년 연결된다. 또 시청사에서 남대문지하상가∼소공동 지하상가, 을지로 입구∼시청으로 이어지는 2.2㎞를 잇는 방안도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시는 오는 9월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심재창조 사업에 모두 6243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Seoul In] ‘내 몸 개혁 프로젝트’ 실시

    중구(구청장 정동일) 보건소가 오는 8월까지 구청 직원 40명을 대상으로 ‘내 몸 개혁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프로젝트는 12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매주 수요일마다 운동 및 영양상담을 통해 실천 유·무를 확인한다. 운동과 영양일지를 통해 잘못된 습관을 교정받게 된다.7월18일에는 결연시설 어린이들과 함께 남산·청계천에서 사랑의 건강 걷기도 펼친다. 지역보건과 2250-4424.
  • 청계천서 단오맞이 씨름 한판

    청계천서 단오맞이 씨름 한판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음력 5월5일)를 앞두고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16∼17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2007 서울단오민속축제’를 진행한다. 첫날 오전 10시부터 임실 필봉 농악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봉산탈춤·사물놀이·줄타기 등의 공연과 씨름·태껸의 시범경기가 이어진다. 또 이 기간동안 단오 놀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네타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 창포 비녀 만들기, 봉숭아 꽃물 들이기 등의 세시풍속을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17일 청계광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청계천 민속놀이 행사’가 열린다. 씨름과 고누(말판놀이), 승경도, 가마 타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이 진행된다. 조선시대 풍속화가인 신윤복의 ‘단오풍정(端午風情)’을 재현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자치구들도 단오 맞이 행사를 준비했다. 영등포구는 16일 영등포공원에서 그네뛰기, 투호, 민속씨름뿐만 아니라 기본예절 배우기, 절하기, 다도이론, 차 마시기 등 외국인들도 단오 풍습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송파구는 17일 서울놀이마당에서 민속놀이체험과 전문 시연단이 보여주는 창포머리감기·널뛰기 등을, 성동구는 18일 성동문화광장에서 민속공연과 동(洞)별 민속경기 대항전 등으로 구성된 ‘성동 단오 민속축제’를 진행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 4대문 안 40층이상 못짓는다

    [Zoom in 서울] 서울 4대문 안 40층이상 못짓는다

    앞으로 서울의 4대문 안에서는 40층대를 넘는 건물의 건축이 금지된다.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은 물 건너 갔다. 하지만 서울 중구는 세운상가 부지에 높이 960m,220층의 세계 최고층 건물을 계속 짓겠다는 입장이어서 서울시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12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등의 간담회와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만든 ‘초고층 건축에 대비한 도시계획적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시는 4대문 안은 ‘내사산’(남산·북악산·인왕산·낙산)으로 둘러싸인 자연경관 및 600년 역사성과 문화적 정체성 등의 보호를 위해 초고층 건축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도심부 발전계획’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높이 기준을 적용한다. 현행 규정은 도심부 건물의 높이를 90m로 제한하고 있다. 도시환경정비구역은 이를 20m가량 완화해 최고 110m까지 허용하고 있다. 또 공개공지를 확보하면 20%를 완화해 준다. 이 경우 최대 122m까지 가능하다. 시는 그러나 4대문 안 외에 ▲도시기반시설과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갖춘 전략개발지역 ▲기반시설을 잘 갖춘 부도심 ▲주변이 초고층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신개발 지역 등은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초고층 건물이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이나 토지의 활용도가 높아 여러 곳에서 추진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역사·문화자원과 도시경관 등을 해칠 수도 있어 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부지에 220층짜리 건물 건립을 추진해온 중구가 타격을 받게 됐다. 시의 방침대로라면 인센티브를 받더라도 최고 높이는 122m에 그친다. 이는 40층대의 높이다. 중구는 이날 “후손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세계 최고의 초고층 빌딩 건립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높이제한을 완화하지 않으면 초고층 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해 중구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달리 잠실 제2롯데월드(555m·112층),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의 랜드마크 건물(540m·130층),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랜드마크 건물(620m·150층) 등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남편을 사고팔고 9년이 흘렀더니

    남편을 사고팔고 9년이 흘렀더니

    포목 장사로 살림을 꾸려오던 아내가 빚에지쳐 참다못해 남편을 팔았다. 무능이 죄가 되어 팔려가야 했던 남편의 몸값은 일금 1백만원정-. 그로부터 날과 달이 흐르기 9년, 옛 아내는『남편을 돌려 달라』하고, 사간 아내는『못 주겠다』하는데, 남편의 말은『어찌 하오리까』-. 화투하다가 곗돈 독촉에 서방이나 사가란 농담이 61년- 고양이도 졸음을 이기지 못한다는 화사한 봄철인 4월의 어느 날. 영남 포목의 집산지인 대구시 대신동 115 서문시장 포목상가가 유난히 며칠동안 손님이 뜸했다. 이럴때면 으례 그러했던 것처럼 포목부 여주인들은 가까운 이웃 점포끼리 모여 화투놀이로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화투놀이가 한참 돌아가다가 그중의 김숙아(金淑亞·가명·당시 34)여인은 왈칵『서방이나 누가 사가면 몰라도…』내뱉듯한 농담끝에 들었던 화투장을 홱 던져버렸다. 그녀는 화투를 치던 친구이며 계주(契主)인 허이옥(許伊玉·가명·당시 35) 곗돈 독촉에 순간 기분이 언짢았던 것이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가 뭣이냐는듯 빤히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던 허여인은 『그래 내가 살꼬마』하고 응수했다. 친구의「히스테리」를 농담으로 얼버무리려고 짐짓 말한 것이다. 그러나『내사 정말이지 백만원만 누가 준다면 남편같은거 주겠다』-이런 김여인의 잇따른 푸념이 여러사람의 운명을 기구하게 만들어 놓을줄이야…. 이때 과부 허여인의『그렇다면-』하는 집념이 결국 그녀들 사이에 돌이킬수 없는 깊은 강을 파놓고 만 것이다. 이로부터 한달 후 박동하(朴東夏·가명·당시 40)란 남자는 진짜로 김여인 아닌 허여인의 남편이 되고마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여인네의 농담때문에 어처구니없게도 사고 팔린 박씨는 물론 전 아내가 이혼 수속을 깨끗이 해주었고, 몸 하나만을 가지고 다시 장가온 셈인 박씨와 허여인은 비록 식은 올리지 못했지만 의젓한 박씨의 호적상의 아내로 뒤바뀌었다. 『아내와 결혼한지 10년동안 돈이라곤 한푼도 벌어보지 못한 주제에 사업을 한답시고 2백만원을 털어먹고 나니 빚에 쫓기는 아내에게 그렇게라도 해주는 것이 내가 위해주는 마지막 길 같았다』고 박씨는 그때를 돌이켜 말했다. 남편팔아 빚갚고 서울로 상경(上京)길 우연히 다시만나 스스로 빚때문에 과부가된 김여인은 빚을 갚고 남은 살림을 정리해 어린 남매를 데리고 한많은 대구를「아듀」- 서울로 터전을 옮겼다. 그 후에도 기구한 박씨의 일과는 전아내와의 생활에서 처럼 집에서 온종일 어린애 보는 일이 고작이었다. 다만 달라진 것은 자기 어린애 아닌 허여인의 전남편 딸 아이라는 것뿐. 이렇게 해서 헤어진 그들은 소식을 서로 끊은채 9년이 흘렀다. 그러나 사람의 운명은 잠재한 감정을 터뜨리게 하는 어떤 계기를 만들어 주고 마는 것일까? 공교롭게도 허여인의 집안어른 상사(喪事)로 박·허 부부가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가 박씨 홀로 시내에 나온 나들이 길에서 옛 아내 김여인과 마주쳤다. 그것은 정말 우연한 일이었다. 지난 겨울인 1월. 숨막힐듯 따분한 초상을 치르고난 박씨는 바깥 바람을 쐬러 나온 길이었다. 남산을 오르내리고나서 서대문을 지나 교남동까지 터벅터벅 걸어온 박씨는 온 얼굴이 얼얼하는 추위를 느꼈다. 문득 고개를 든 그의 눈에 허름한 대중식사 집이 눈에 띄었다. 머뭇거릴 것없이 들어가 뜨끈한 국물을 청하고난 박씨는 식당 주인 여자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무리 9년의 세월이 흘렀다 치더라도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안다는 아내와 남편의 사이가 아니었던가…. 얼굴을 첫눈에 못 알아볼리가 없다. 어느덧 50대 초로에 들어선 옛남편, 40이 넘어 이마에 잔주름이 더한 옛아내. 그렇다고 어찌 돌아설 수 있으며 어떻게 돌려세울 수 있겠는가. 2백만원 배상하겠다에 그만큼 위자료주겠다고 코흘리개던 남매가 중학생이 되어있었다. 이날밤 아들딸의 큰절을 받고난 박씨는 야위고 거칠어진 옛아내의 손을 감싸쥔채 목이 메었다. 길거리에서의 국수 장수며「리어카」끌기에서 참새구이장수등 애절했던 서울살이 지나간 이야기를 밤새워 들었다. 이제와서 팔았다고 노여워하고 팔려갔다고 섭섭해 한들 한번 터진 봇물이 쉽게 멎을 수 있겠는가. 이들 옛부부는 그로부터 한달이 멀다하고 김여인이 대구로 내려와 밀회를 가졌다. 그러나 어엿한 아내인 허여인이 수상쩍은 남편의 행동을 끝내 모를리가 없었다. 드디어 지난 8월-. 문제의 세사람이 대구에서 자리를 같이했다. 그리고 조용히 해결의 방안을 찾았다. 그러나 협상은 2차 3차 그때마다 깨지고 말았다. 김여인은 남편을 물리기 위해 피맺혀 번돈 원금의 2배(2백만원)를 배상하겠다고 제의했으나 허여인은 오히려 2백만원의 위자료를 줄테니 남편과 손을 끊으라 했다. 박씨와의 사이에서 그간 형제까지 둔 허여인은 그래도 이혼하기 싫어 간통 고소만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만큼 현 남편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김여인 역시 변호사와 의논, 원인무효로 인한 남편반환 및 이혼무효확인 청구소송 같은거라도 해서 남편을 돌려 받을 수 없겠느냐고 눈물짓고 있다. 박씨는 오래전에 포목 장사를 그만 두고서도 살림을 꾸려나가는 아내(허여인)에게 계속 의존해 살고있다.(대구시내당동) 여복(女福)?에 치여 되레 고생이 되고있는 이 남자는『나는 어쩌면 좋겠느냐』고 울부짖는다. [선데이서울 70년 10월 18일호 제3권 42호 통권 제 107호]
  • [Seoul In] 공무원 ‘영어자원봉사대’ 발족

    중구(구청장 정동일) 공무원들로 구성된 ‘영어자원봉사대’가 발족했다. 해외 유학파 및 영어에 관심 있는 직원 41명으로 이뤄진 영어자원봉사대는 앞으로 중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현황 브리핑, 남산·남산골 한옥마을·청계천 등에 대한 안내를 맡는다. 또 10월에 열리는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 영어 통역 등의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글로벌 시대에 맞춰 국내 다른 도시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세계의 도시들과 경쟁을 해야 할 때”라면서 “앞으로 영어자원봉사대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영어 통역만큼은 직원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광홍보과 2260-2115.
  • [서울 4色탐험 밤 스케치] (9)한강의 야경

    [서울 4色탐험 밤 스케치] (9)한강의 야경

    서울 한강은 불야성이다. 황금빛 가로등이 빼곡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리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초록·파랑·빨강으로 치장한 한강다리들, 밤새도록 빛을 내뿜는 키다리 빌딩들….‘서울4色탐험’은 한강의 밤 풍경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무료 여행지 두 곳을 다녀 왔다.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9층 야외정원인 ‘하늘공원’과 동작구 흑석1동 효사정(孝思亭)이 그곳이다. ●하늘공원에서 감상하는 두개의 한강 테크노마트는 콘크리트 빌딩 9층에 나무와 잔디를 심고 조각으로 장식해 1000평 크기의 전망공원을 만들었다. 어둠이 내려 앉으면 초록빛 나무가 황금빛으로 옷을 갈아 입고, 금계와 앵무새가 도심의 밤을 반갑게 노래한다.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분수에서는 큐피드가 ‘소망의 동전함’을 들고 유혹한다. 소망과 사랑이 동시에 이뤄지길 기원하며 동전을 던지라는 것. 동전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여진다. 공원 전망대로 올라서자 두 개의 한강이 펼쳐진다. 하나는 강변북로 저 너머에서 도도히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고, 다른 하나는 테크노마트 빌딩의 대형 유리창에 비친 한강 그림자이다. 잔잔한 물결이 넘실대는 한강 위로는 올림픽대교와 잠실철교, 잠실대교가 곧게 뻗어 있다. 송파·강동·강남구 등 서울 남부지역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병풍처럼 시야를 가린 한강변 고층아파트가 아쉬울 뿐이다. 연인, 친구들이 공원 벤치에 앉아 힘들었던 하루를 도란도란 얘기한다. 아름다운 풍경에 흐려진 눈을 씻어내고, 산들산들 불어 오는 강바람에 오늘의 시름을 털어 버린다. ●효사정은 최고의 한강 조망지 이제 서울 북부지역을 감상하러 강서쪽으로 달려 가자. 동작대교를 건너 현충원로를 가다 보면 흑석1동 효사정에 도착한다. 한강변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정자(亭子)이다. 지하철 9호선 공사가 한창인 현충원로를 벗어나자 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이 보인다. 사람 2명이 간신히 오갈 만한 계단을 5분쯤 오르면 정자가 보인다. 효사정은 조선초 문신 노한(1376∼1443)의 정자다.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노한은 모친상을 당해 선영인 이곳에 어머니를 모시고 무덤 옆에 초막을 짓고 3년간 지냈다. 그런데도 서러움이 밀려와 이 언덕에 별장을 짓고 일생을 이곳에 살며 어머니를 추모했다. 이에 후세들이 효도의 상징이라며 별장 이름을 ‘효사정’이라 지었다. 정자는 93년에 신축했다. 정자에 올라 서면 서울 북부지역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깎아지는 절벽이 올림픽대로와 맞닿고 그 위로 동작대교와 남산, 북한산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야경은 이곳이 훨씬 다채롭다. 강남에는 노랑뿐이었지만, 강북에는 파랑·빨강·초록 등이 어우러진다. 우뚝 솟은 남산 N서울타워도 시시각각 옷을 갈아 입는다. 서울의 밤이 화려하게 깊어갔다. 효사정은 꼭꼭 숨어 있는 터라 초행이라면 헤매기 십상이다. 시내버스 360번,361번을 타면 편리하다.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중앙대 입구 맞은편에 자리한 흑석체육센터를 찾아가면 된다. 동작대교에서 한강대교 방면으로 가다 보면 체육센터가 오른쪽에 있다. 규모가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체육센터 옆쪽 언덕을 올라가면 효사정 입구가 보인다. 밤 12시 이전에 효사정에서 내려 오는 것이 좋다. 자정이 되면 오솔길과 정자를 비추던 조명이 일제히 꺼지기 때문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내금강’ 시범관광 동행기

    ‘내금강’ 시범관광 동행기

    금강산의 진수라 할 내금강이 지난달 말 시범관광을 갖고 6월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지난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이 9년 만에 외금강, 해금강에 이어 내금강으로까지 외연이 확대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마련한 2박3일 일정의 내금강 시범관광에 동행했다. 금강산 임태순기자 stslim @seoul.co.kr 사진 금강산 공동취재단 내금강과 외금강은 말 그대로 안과 밖이다.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바깥쪽이 외금강이고 내륙으로 면한 안쪽이 내금강이다. 유홍준은 ‘나의 북한문화유산답사기’에서 예부터 금강산을 유람한다는 것은 바로 내금강을 의미한다고 했다. 신라의 최치원, 고려의 이제현, 조선의 퇴계와 율곡, 근대의 이광수 최남선 등 당대의 쟁쟁한 문인들이 내금강을 노래했다. 내금강 계곡의 폭포와 못, 기암괴석엔 전설이 서려 있다. 나옹화상과 불상제작 경쟁을 벌였던 금동거사는 지는 바람에 내금강 울소바위에서 목숨을 끊었다. 방랑시인 김삿갓은 표훈사에서 ‘청산아 나는 안으로 들어가는데 녹수야 너는 왜 밖으로 나오느냐.’(我向靑山去 錄水爾何來)라고 읊었다. 일제시대에는 서울에서 경원선 열차를 타고 내금강으로 들어갔지만 지금은 멀리 강원도로 돌아가야 한다. 최근 남북철도 연결로 주목을 받았던 화진포 북단의 제진역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수속을 받고 버스는 북측 감호역으로 향했다. 온정리에서 북측 교예공연을 관람한 뒤 첫날 여장을 풀었다. 이튿날 아침 7시20분쯤 호텔 앞에서 인원점검을 마치자 버스는 북측 관리사무소로 이동했다. 잠시후 북측 안내원 2명이 올라탔다. 남자와 여자였다. 리남송이라는 남자 안내원은 자신의 이름은 ‘남산의 소나무(南松)’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며 ‘반갑습니다’라는 노래로 분위기를 풀어갔다. 버스는 외금강 만물상을 끼고 굽이굽이 힘겹게 올라간다. 온정령 정상까지는 고개가 106개나 있다고 한다. 차창 밖으로는 중국의 장가계를 연상시키는 만물상이 있지만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버스는 온정령 정상에서 가쁜 숨을 토해내고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마의태자의 묘, 장안사, 울소바위를 뒤로하고 2시간을 달려 버스는 표훈사에 도착했다. 경내의 능파루, 반야보전, 칠성각 등의 전각이 모두 단아하고 정갈하다. 오른쪽 길을 따라가자 잠시후 두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금강문이 나온다. 이제 속세를 떠나 신선세계로 들어오라고 하는 듯하다. 소나무 2개가 사이 좋게 맞붙은 부부소나무가 눈길을 끌더니 만폭동 계곡이 나온다. 원통골에서 흘러나온 물이 널찍한 바위를 타고 흐르며 못과 폭포를 형성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계곡에서 눈을 돌려 전후좌우를 바라보면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목이 반긴다. 갑자기 눈이 바빠진다. 조선시대 봉래 양사언은 금강대 너럭바위에 ‘만폭동(萬瀑洞)’과 ‘봉래풍악 원화동천(蓬來楓嶽 元化洞天)’이라는 글을 초서로 남겼다. 신선이 바둑을 둔 바둑판도 새겨져 있다. 비파담, 벽파담, 분설담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깎아지른 바위에 조그만 암자가 밧줄을 생명줄로 해 위태위태하게 걸려 있다. 보덕암이다. 안내원은 하산길에 보라며 갈길을 재촉한다. 진주담, 구담, 선담이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산행길의 더위를 식혀 준다. 마하연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는 세 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200여m 오르면 불교교리를 가르쳤던 마하연터가 나오지만 가볼 수 없다. 최종 목적지인 묘길상(妙吉祥)은 계곡 옆으로 난 외길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두 사람이 간신히 서로 교행할 수 있을 정도다. 마침내 다다른 묘길상은 산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높이 15m, 좌우 폭 9.4m의 바위벽에 가부좌한 부처가 새겨져 있다. 불상 옆에는 묘길상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상호의 입초리에는 웃을 듯 말 듯한 미소가 머금어 있어 보는 이에게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안내원은 조금 더 올라가면 비로봉이 나온다고 설명하지만 더 이상 갈 수 없다. 하산길에 구름다리를 건너 보덕암으로 향했다. 계단이 가팔라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몇백미터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코스였다. 왜 하산길에 구경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 보덕암 뒷마당에 이르자 만폭동 계곡에선 잘보이지 않던 금강대, 무선대, 대·소 향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내원은 소 향로봉 위에 있는 작은 바위는 중 회정을 수도의 길로 이끈 보덕각시가 파랑새로 변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망은 좋지만 바위마다 새겨진 글귀가 마음을 개운치 않게 한다. 표훈사로 내려와 뷔페로 점심식사를 하고 난 뒤 버스에서 설명으로만 들었던 울소바위, 장안사터를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다.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표훈사에서 묘길상에 이르는 3㎞ 남짓의 산길은 평탄하고 완만하다. 일정에는 왕복 2시간30분이라고 했지만 건장한 성인의 걸음걸이로는 여유있게 다녀오고도 남는다. 만폭동, 보덕암, 마하연, 묘길상 등에 북측 안내원이 배치돼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미리 금강산과 관련된 책을 읽고 가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필수. 바위가 많아 비 오는 날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계곡을 잇는 구름다리가 있지만 조금 불안하다. 더 많은 보조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 같다. 온정리∼표훈사 간은 40여㎞에 불과하지만 비포장이어서 두 시간가량 걸린다. 또 이동 중에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어 미리 용변을 해결해야 한다. 표훈사∼묘길상 산길에는 마하연에 화장실이 있지만 시설이 충분치 않다. 하산후 온천욕도 피로를 풀기에 족했으며 옥류관에서 맛본 소천엽, 쏘가리즙 튀김, 더덕철판, 돼지죽순볶음, 지짐, 냉면은 양도 적당했으며 조미료를 많이 쓰지 않아 담백했다.
  • [데스크시각] 도시 디자인의 기대와 우려/김성곤 지방자치부 차장

    영국 런던에서 190㎞ 가량 떨어진 브리스톨시. 인구는 50만여명으로 잉글랜드 남서부의 유서깊은 도시이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브리스톨은 공공디자인 분야에서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원래부터 브리스톨이 명성을 얻었던 것은 아니다.2차 세계대전의 폐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무원칙하게 건물과 도시시설이 들어서면서 무질서가 자리를 잡았다. 지난 50·60년대 우리의 서울과 흡사한 모습이다. 이 도시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들고 도시 개조에 나서면서부터다. 예술가, 건축가, 공무원 등이 모여 ‘사는 사람이나 찾는 사람이나 쉽고 불편이 없는 도시’를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신호등 체계에서부터 간판, 각종 도시정보체계 등을 바꿨다. 이후 도시는 서서히 달라졌고, 지금 브리스톨은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모범 도시로 꼽힌다. 특히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간판은 독보적이다. 리옹은 프랑스의 유서깊은 도시이지만 80년대에는 그저 그런 파리의 위성도시였다. 역사가 깊어 각종 회의는 자주 열렸지만 회의만 끝나면 사람들은 모두 파리로 갔다. 이 도시를 변화시킨 사람은 당시 미셸 르와르 시장. 그는 선거 때 내건 공약대로 매년 리옹의 야간경관 개선에 전체 예산의 1.5%를 사용했다. 지금 리옹은 프랑스의 제2 도시의 위상을 되찾았고, 거꾸로 파리를 찾는 사람의 상당수는 야경을 보려고 리옹을 찾는다. 서울시가 도시디자인을 총괄할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지난 4월 발족했다.CDO(Chief Design Officer)로 국내 공공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권영걸 서울대 미술대학장을 영입했다. 최근 부본부장, 기획관 등의 인선도 마쳤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껏 서울에서 공공디자인이라는 개념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관심의 등 건축분야에서 노력이 있었지만 거대한 개발 압력과 맞서기에 역부족이었다. 1991년 서울시에 처음으로 만들어졌던 도시경관과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8년에 건축과내의 한 팀으로 쪼그라들었다.90년대 초엔 남산이나 북한산 경관을 고려해 아파트에 스카이라인을 두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도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생겨난 것이 병풍아파트들이다. 한강대교 하류쪽을 지나다 보면 20여층 높이로 병풍처럼 늘어선 판상형 아파트 단지들을 볼 수 있다. 한강에서는 북한산과 도심을 가리고, 도심에서는 한강을 가린다. 눈에 쉽게 띄는 아파트마저 이런 마당에 도시의 간판이나 도시정보체계 등에 디자인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는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발족하면서 모든 디자인 관련 업무는 이 본부를 거치도록 했다. 막대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가 어번(urban) 디자인보다는 너무 작은 것에 집착한다는 말에서부터 기존 조직과의 충돌을 우려하는 얘기도 나온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가 출범한 지 겨우 한달 보름이다. 이 보름에 뭔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 일부 기존 조직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반발할 수 있지만 이는 단견이다. 먼 훗날 한강의 병풍아파트처럼 ‘그 때 공무원들은 뭐했느냐.’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디자인서울총괄본부가 제기능을 할 여지를 둬야 한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도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먼저 서울의 컬러를 정해야 한다. 서울의 정체성을 도외시한 채 작은 것에 집착하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할 수 있다. 디자인은 시대를 반영하는 종합예술이다. 이 점에서 ‘디자인은 타협의 산물’이라는 어느 학자의 얘기를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김성곤 지방자치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Local] 춘천호변 농촌마을 도로 확충

    강원 춘천호와 소양호 등 호수변 농촌마을의 도로망이 확충된다. 춘천시는 사업비 25억원을 들여 ▲사북면 송암리∼가일리 ▲사북면 원평리∼신포리 ▲북산면 부귀리∼산막골 ▲동면 상걸리∼품걸리 도로 등 총연장 3.2㎞에 이르는 4개 노선의 농촌 마을도로를 확·포장한다. 또 청평호 수변지역인 남산면 ▲서천리∼방하리 ▲발산리∼한덕리 ▲관천리∼방하리에 총연장 20㎞의 도로 확포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 [Seoul In] 승용차요일제 전자태그만 효력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다음달 1일부터 승용차요일제를 전자태그 부착 방식으로 일원화한다. 기존의 종이스티커는 효력을 잃는다. 전자태그 부착 대상은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승합 차량이다. 구청이나 동사무소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혜택도 많다. 우선 자동차세를 5% 감면해 준다. 남산 1·3호선 터널 혼잡통행료를 50% 감면한다. 거주자우선주차권을 우선 발급하고 주유 요금·정비 공임·세차 요금 등도 할인해준다. 자치행정과 2289-1133.
  • [Seoul In] 10일 ‘중구민 한가족 걷기대회’

    중구(구청장 정동일) 10일 오전 6시30분에 남산 국립극장에서 ‘중구민 한가족 걷기대회’를 연다. 남산 국립극장 광장을 출발해 석호정을 거쳐 신약수 배드민턴장을 돌아 다시 국립극장으로 오는 코스다. 걷기에 앞서 에어로빅 시범이 펼쳐진다. 국립극장 광장에 검진, 영양, 운동, 건강, 홍보 등 건강 다섯마당 및 건강배너를 설치해 걷기대회에 참가한 주민들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문화체육과 2260-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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